내가 다시 직업을 택할 수 있다면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 없이 하는 말이 아니니
막상 해보면 힘든 일인 거 조금은 알고도 드는 생각이다.
졸린 눈 비비며 엄마가 챙겨주는 가방 매고
하나 둘씩 셔틀버스에 태워 맞이하고
먹이고, 그 날 일정에 따라 수업 진행시키고,
점심 먹이고, 낮잠 재우고,
제일 재미있는건 아무래도 아이들끼리 노는 모습을 볼때일것 같다.
자기들끼리 하는 말을 들으며.
아이들마다 성격도 다 다를 것이고 재능도 다를 것이고
그러면 난 잘 관찰해놓았다가
부모님과 통화할 때 귀뜸도 해주고 할텐데.
무엇보다도 내가 이 직업을 부러워 하는 이유는,
파릇파릇 때묻지 않은 어린 눈동자를 보면서
어둡고 우울한 생각을 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어휘로 자기 생각을 주어 섬기는
순진한 아이들 앞에서
난 오히려 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수 있도록
나를 아끼지 않으리라는, 새삼스런 삶의 의욕까지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가 어린 친구들로부터 배우는거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기로 결정하던 약 1년전,
사실 어린이집을 하나 운영해볼까
알아봤더랬다.
당장은 여러가지로 부족하여 시작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추진하려는 생각으로.
그러다 어찌어찌하려 다른 일에 불려다니느라
그 장기적인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일을 완결짓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 생각은 내 맘 한켠에 가지고 있단 말이지...
어린이집에서 서울대공원 원숭이학교로 소풍간다고
신나서 간 아이.
싸준 도시락, 과일 가방에 메고 달려가는 모습이
오늘 아침 또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