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3시간의 자유시간.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을 보았다.
개인적인 실패, 실연, 자살시도 직전에 받은 아버지의 부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한 엘리자베스타운으로 가는 주인공 드류 베일러.
하지만 영화가 그리 칙칙한 분위기는 아니다. 드류에게 호감을 보이는 승무원 클레어의 조언대로 자기 자신을 다지는 의미의 여행을 시작하고, 종착지에서 클레어를 다시 재회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개된대로 로맨틱 코메디라기 보다는, 로드무비라고 이름 붙치고 싶었던 영화.
재미? 시간가는줄 모르는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입으로, 그래도 내게는 볼만은 했던 영화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패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좌절하고, 또 좌절하고, 또, 또... 그냥 일어서면 되는 것을, 툭툭 털고 일어서버리면 되는 것을. 하하
드류 아버지 추도식장에서 흘러나오는 Moon river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 내 장례식에도 저 음악을 틀어달라고 할까 (원래 다른 곡을 생각해놓은것이 있었으나) 엉뚱한 생각도 잠시 해보고.
길 잘 못찾는 주인공이 켄터키 주 일대를 자동차를 타고 헤매는 장면에서는, 5년전 내가 Colorado에서 예정일보다 2주나 일찍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켄터키에 살던 남동생 내외가 부랴부랴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 내가 있는 병원까지 와준 일도 떠오르고...
실패는 두려운게 아니야...일어서 다시 시작하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