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3시간의 자유시간.

영화 엘리자베스타운을 보았다.

개인적인 실패, 실연, 자살시도 직전에 받은 아버지의 부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한 엘리자베스타운으로 가는 주인공 드류 베일러.

하지만 영화가 그리 칙칙한 분위기는 아니다.  드류에게 호감을 보이는 승무원 클레어의 조언대로 자기 자신을 다지는 의미의 여행을 시작하고, 종착지에서 클레어를 다시 재회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개된대로 로맨틱 코메디라기 보다는, 로드무비라고 이름 붙치고 싶었던 영화.       

재미? 시간가는줄 모르는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입으로, 그래도 내게는 볼만은 했던 영화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패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좌절하고, 또 좌절하고, 또, 또... 그냥 일어서면 되는 것을, 툭툭 털고 일어서버리면 되는 것을. 하하

드류 아버지 추도식장에서 흘러나오는 Moon river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 내 장례식에도 저 음악을 틀어달라고 할까 (원래 다른 곡을 생각해놓은것이 있었으나) 엉뚱한 생각도 잠시 해보고.

길 잘 못찾는 주인공이 켄터키 주 일대를 자동차를 타고 헤매는 장면에서는, 5년전 내가 Colorado에서 예정일보다 2주나 일찍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켄터키에 살던 남동생 내외가 부랴부랴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 내가 있는 병원까지 와준 일도 떠오르고...        

실패는 두려운게 아니야...일어서 다시 시작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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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Photo 2005-11-27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확히 스물 세시간 반을 휴게소 들려 볼 일들만 잠깐씩 보면서 쉬지 않고 달려갔었는데.....
그게 벌써 5년 전이군요.....

비로그인 2005-11-29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 Lovephoto님의 정체를 알게됐군요. hnine님은 콜로라도서 사셨었으면 한국 겨울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겠습니다 그려.

hnine 2005-11-3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역시 추리력이 대단하십니다, 아니 그것보다도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Rules for aging 이 원제인데,  우리말로는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이라고 검색이 된다.

aging을 단순히 나이듦이라고 보기보다는, 성숙한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종의 Guide to life, 어느 연령대에 읽어도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원서 자체도 부담없는 두께에, 58가지 항목이 비교적 군더더기 없이 설명되어 있어, 별로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책이다.

58가지 항목중 내가 특히 동그라미 쳐놓은 rule들을 소개하자면,

#18 Consult everyone on everything and don;t forget to send ingrating notes.

#21 Male and female conpatibility rules

#38 Push the wheel forward

#40 A long and happy life lasts five minutes

# 42 The unexamined life lasts longer

내 서재의 '내가 만든 생활백서' 란은 처음에 나도 이런 rule을 나름대로 적어보자고 시작했던 것이었다 쑥스럽지만~ 천천히 항목들을 보태나갈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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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다린이가 나에게,

다린: "엄마, 나 꿈 꾸었어요!"

나: "그래? 어떤 꿈 꾸었는데?"

다린: "나랑 엄마랑 할머니랑 산엘 갔어요...그런데!  으~응, 유괴범이 쫓아왔어요."

나: "유괴범? 다린이 유괴범이 뭔지 알아?"

다린: "아이들 잡아가는 사람이요."

나: "맞아 맞아,  그런데, 도망갔어?"

다린: "내가 막 도망가다가 산 꼭대기까지 왔지 모에요~" (흥이 났는지 진짜 이 말투로 말한다)

나: "꺄~악, 너 그래서 산에서 떨어졌구나! " (떨어지는 꿈 꾸면 키 크는 꿈이라던데, 은근 기대하며)

다린: "아니요, 갑자기 내가 하늘을 마악 날았어요~ 유괴범이 자기도 날라서 쫓아오려고 하다가 떨어졌어요~" (유괴범은 떨어지고 자기는 날아서 도망갈수 있었다는 얘기이다)

나: "야~ 멋진걸 (유괴범만 키 컸겠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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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1-24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그럼 유괴범이 키가 크겠군요. (썰렁한 농담..^^;;) 그래도 꿈 속에서 유괴범에게 잡혀서 고생하지 않고-그건 악몽이야..ㅡㅜ- 휘리릭~ 날아 올랐다니 정말 멋지네요. ^^

hnine 2005-11-2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그런데요, 이 녀석이 요즘 워낙 얘기를 꾸며대기를 잘하는지라, 지금 생각하니 어디까지가 진짜 꿈인지 어디서부터가 각색인지 잘 모르겠네요. ㅋㅋ 그래도 진진한척 들어주는 저는 좋은 엄망니지 나쁜 엄마인지...

깍두기 2005-11-2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제가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다고 했더니 옆에서 누가 '그거 성적인 의미의 꿈인데?'라고 하더라구요.
에구, 이쁜 아가 얼굴 보고 이 무슨 망발....=3=3=3
에이치나인님, 저랑 옆모습이 비슷하세요^^(미인이시란 얘기죠 ㅎㅎ)

hnine 2005-11-2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깍두기님, 정말이요? 이제 다섯살 녀석이 그런 꿈을...음...각색한게 분명해.
옆모습이요, 저거 눈 반쯤 감은겁니다. 다 뜬거 아닙니다~ ㅋㅋ

세실 2005-11-2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다린이 꿈속에서 신났겠어요~ 하늘도 날고.....
hnine님의 안타까워하는 심정도 공감합니다~ (조금이라도 키가 컸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 제 아들이 숏다리예요. ㅠㅠ)

세실 2005-11-24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hnine님 불혹의 나이 맞으세요? 30대 초반밖에 안보인다는~~~
다린이 헤어 스따일 환상입니다. 잘 생겼네요~~~

hnine 2005-11-2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30대 초반, 좋아라~좋아라~ 감사합니다 세실님~

비로그인 2005-11-24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이 훤하게 이쁘게도 생겼군요. 아참 hnine님, 이사할 집도 아이 유치원도 잘 정하신 것 축하드려요. 전에 걱정하던 일들이 다 잘 해결되는것 같아 좋습니다.

LovePhoto 2005-11-27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사진 속의 모자가 똑같이 눈을 반쯤씩 감은 건 또 무슨 이유인가요?)
^______^
 

1. 대전의 이사갈 집 계약했다.

직장과 가까와야한다, 1층이어야 한다 (개구장이 아들녀석때문)는 조건이었는데

다행히 그런 집을 찾아 아침부터 대전행 한 결과,

27평, 1층, 마루로 햇빛이 포근히 들어오는, 깨끗한 집.

노부부 두분이 쓰시던 집을 계약했다.

1월 19일 이사.

2. 아이 유치원 등록했다.

전화로 미리 알아본 후, 오늘 방문해서 원감 선생님과 상담후, 입학 원서 내고 왔다.

아이에게도 미리 유치원 내부를 보여주고,

가방과 원복을 미리 받고 신나서 메고 다녔다.

3. 이것도 오늘 한일에 적을까...

오랜만에 점심으로 일식을 먹었다.

원래 일식을 좋아하는데, 찬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먹다보니

일식집 가본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오늘 모처럼 ^ ^.

역시 아이는 우동 몇 자락과 미소국에 밥 조금 말아먹고 말았지만

나는 회에, 구운 생선에,

맛나게 먹었다지.

위의 두가지, 집과 아이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그런지

더 맛있게 먹은것 같다.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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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1-19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때면 살 집이랑 아이 유치원이 젤 걱정인데, 큰일을 두 건이나 하셨네요~
좋아하는 회를 드셨다니 기분도 괜찮으실듯~~~ 편안한 밤 되세요~

hnine 2005-11-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세실님도 좋은 주말 되시길...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요.

싸이런스 2005-11-22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냐세요. 처음 보는 닉이어서 반가와 쪼르르 달려와 봤어요! 에취나인 멋진 이름이어요. 방가와요.

울보 2005-11-2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인가 아닌가요,,호호 제가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이사를하시는군요,
그 어렵다는 이사,,
아이유치원도 벌써 다 알아보시고 부지런하신분같아요,,
이사잘하세요,,,춥지 않아야 할텐데,,

hnine 2005-11-2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저도 오늘부터 싸이런스님 서재에 자주 갈겁니다 ^^ 에이치나인은 별 뜻은 없는 이름이어요. 세포주 이름을 따서 F9이라고 하려고 했더니 이미 쓰고 있는 아이디라서 그냥 H9이라고 바꿔불렀지요.

울보님 저는 낯익은 분이지만 울보님은 제가 아직 낯 설으시지요?
류를 사랑하는 마음이 글마다 절절히 배어나오는...
같은 엄마로서 이심전심을 느끼곤 했었어요.

비자림 2005-11-26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전에 산답니다.
제 서재에 들러 주신 것 같아 여기도 한 번 들어와 봤어요.
근데 대전이라니! 반갑습니다.
 

(알라딘 상품 검색이 안된다. 나중에 표지 사진 찍어 삽입해야겠다 꼭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Bill Bryson은 이미 많이 알려진 글쓰기의 재간꾼이다.

제목에서 small island란 바로 영국을 가리키는 말. 미국인 작가의 익살이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외국이라곤 다 미국 같으려니 생각하고 영국에 가서 살면서 매순간 부딪혔던 그 당혹스러움을, 이 저자도 분명히 느꼈으리라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다.

과연~ ... '그렇지? 맞아 맞아~' 읽는 내내 무릎을 치기도 하고 낄낄거리기도 하며 읽었다. 정말 재미있어 하면서.

영국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쓴 기행문인데, 기행문을 이렇게 재미있게,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를 적절히 섞어가며 잘 쓸수 있다니. 다소 허풍과 과장의 기미가 살짝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으나, 그 정도야 하고 넘어가 줄수 있는 수준.

특히 이 책 맨뒤에 있는 Glossary는 압권이다. 같은 영어권 국가에 살면서, 영어 낱말 풀이를 해 놓았다. 예를 들면 Bank holiday (영국의 공휴일), fag (담배), jumper (스웨터), loo (화장실), Tesco (영국의 수퍼체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쓴 책 'Neither here nor there'도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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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1-18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저도 Billy Bryson좋아합니다. 저도 이렇게 두권 읽었는데, 미국다니면서 쓴 책도 보고싶더라구요.

hnine 2005-11-19 0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오랜만이시네요.
The Lost continent말씀이시지요?
저도 읽어보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