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용인 수지엔 지금에서 눈 다운 눈이 사륵 사륵 오고 있다.
6시쯤 집에 돌아올때만 해도 안 오고 있었는데,
잠깐 들르신 친정 부모님 배웅하러 나가보니 자동차들이 모두 하얀 모자를 덮어쓰고 있다.
아이는 지금 나가서 눈싸움을 해야겠다고 하고,
난 들어와서 베란다 창으로 오는 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티격대격하다가 나에게 심한 말 하고 나가서 안 들어오는 남편이 잠깐, 아주 잠깐 생각났고,
Colorado있을때 원없이 보던 눈 (일년중 5,6,7,8, 네 달을 제외하곤 눈구경을 할수 있는 곳이다) 생각도 났다.
학교가는 아침 길, 뒤뚱뒤뚱 하며 가노라면 남편이 학교까지 같이 손잡고 데려다 주곤 했었다 (그때 지금의 아이가 뱃속에 있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있을까...
있겠지, 있을거야. 인생 다 살아본 것처럼 단정지으면 안되지...
이제 여기선 Colorado만큼 눈이 많이 자주 오는 일도 없겠지만,
뒤뚱거리며 걷는 눈길을 손잡고 걸어줄 마음이 있을까.
--- (아이가 졸린가보다, 책 읽어달라고 옆에 와서 꼼짝도 안한다) ---
Silent night...Holy night...오늘의 자장가로 불러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