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번뜩이는 지성과 반짝이는 감성으로 나를 포장하자 눈으로 보는 시리즈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 인서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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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팟캐스트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것을 들었다. 너무 익숙해서 새로울 것이 있겠나 싶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새로울 것이 없다면 이렇게 그에 대해 계속 누군가 책을 쓰고 읽고 하겠는가. 1452년에서 1519년까지 살았으니 올해는 그가 세상을 떠난지 500년이 되는 해. 도서관에 간김에 그에 대한 책을 한권 빌려왔다. <눈으로 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눈으로 보는'이라는 제목은 원제에는 없다. 이 책의 저자 이케가미 히데히로는 서양 미술사, 문화사를 전공한 사람으로 이미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관한 책들을 몇권 출판한 경력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름 중 '다 빈치'는 아버지부터 물려 받은 성이 아니라 그가 빈치 마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붙여졌다.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없었고 정식 교육도 받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엄마와 결혼하지 않고 그녀를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하였고, 대신 레오나르도는 할아버지와 숙부의 손에서 자라야했다. 그가 받은 최초의 교육은 아버지의 지인인 예술가 베로키오의 공방에 입문하게 된 것인데 그때 그의 나이 열 세살 무렵이었다. 그 당시 공방에서는 회화, 조각, 건축, 금속공예 등 온갖 종류의 작업을 처리했다고 한다. 이것은 르네상스 시대라는 시대적 환경과 함께 장래 레오나르도가 다방면에 두각을 나타내는 기초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1400년대 사람인 그가 죽은지 500년이 되도록 계속 그의 특별전이 열리고 새로운 책이 출판되고 새로운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낙 그가 여러 분야에서 만능인이기도 했고, 작품에 대한 의혹이 지금까지 끊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많은 회화 작품들이 레오나르도 혼자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제자, 또는 동료와 합작인 것들이 많고, 남아있는 회화 작품들 중 어느 것은 레오나르도 작품이라고 알려져있다가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작품의 진위, 진품 여부에 대한 조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 <모나리자>의 경우 그와 비슷한 그림들이 여럿 남아 있으며 그중엔 작가가 확실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며 그가 그리지 않은 그림일지라도 작품 수준이 매우 높은 것들이어서 세밀한 감정이 요구되고 있다. 레오나르도 화법의 특징으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두가지로 스푸마토 기법공기 원근법을 들 수 있다. 스푸마토 기법은 물체의 윤곽선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손이나 천으로 문질러서 안개에 싸인 것처럼 사라지게 하는 기법이며, 공기 원근법은 가까운 것은 크게, 멀리 있는 것은 작게 그리는데서 나아가 물체가 멀어질수록 푸르고 희미하게, 가까울수록 붉게 그리는 원근법을 말한다.

새를 관찰하다가 비행을 연구하게 되었고, 물의 흐름을 연구하다가 물의 순환에 관한 실험을 하기도 했다. 30구 이상의 시체를 해부하여 해부도를 그렸는데 교회의 반대로 중단해야했다. 레오나르도가 그린 여인은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이상적인 어머니상을 투영하는 쪽에 가까왔는데 어릴 때 생모와 떨어져 지냈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점은 후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레오나르도가 동성애자였다는 소문 또한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렇게 보는 근거 중 하나는 그가 그린 세례 요한의 그림들의 중성적인 특징으로서 그가 완전체로서의 양성구유 (兩性具有) 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태생이 그가 나중에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한 이유는 라이벌 (미켈란젤로) 과의 관계, 후원자에 대한 실망, 프랑스 왕의 초청 등이 원인이 되어 64세 되던 해에 프랑스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죽기 전 그는 대부분의 작품은 제자 살라이에게, 원고는 다른 제자 멜치에게 남겼다. 레오나르도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선 제자들의 특징을 구분해서 정의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죽은지 500년이 지난 지금도 레오나르도에 대한 관심은 죽지 않고 있다. 2010년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그의 작품 <아름다운 공주>는 1억 파운드 (약 1,700억원)로 평가되었다. 불과 몇년 전 이 그림이 다른 사람의 작품으로 잘못 감정되었을때 낙찰가는 1,960만원 정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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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5 - 4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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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권까지 왔다. 이제 토지는 주요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기 보다 인물들을 번갈아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느낌이다. 1권부터 등장한 인물들을 다 합치면 적은 수가 아니라서 그들을 한번씩 등장시키며 근황을 펼쳐도 이야기 거리로 충분하다.

15권의 배경은 주로 간도. 간도란 지형적으로 백두산 북쪽의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인데 지금은 이 이름이 사용되지 않고 있고 연변, 길림성 등이 예전의 간도 땅을 대신해 쓰이고 있지 않나 싶다. 간도의 북쪽 위로는 만주 땅이 있다.

지형에 대한 것은 그렇고, 조선과 관련된 간도의 역사적인 내력에 대해 토지에서 언급하고 있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한말 (韓末), 일본이 조선을 먹어 들어올 무렵, 의병 봉기에 이어 오늘 현재까지 (토지 15권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30년대를 말한다) 가히 민족의 대이동이라 할 만한, 수많은 조선인들이 고향을 버리고 남부여대, 이주해갔고 항쟁의 터전으로 부상된 곳, 조선 민족에게는 서사시적 무대이며 아득한 옛적부터 민족의 혈흔이 점철된 그곳 간도의 땅을 중국에게 결정적으로 넘겨준 것은 일본이었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두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사살했던 그해, 1909년 청일 간간도협약을 맺음으로써 그 땅은 청국으로 넘어갔다. 말하자면 일본은 두 걸음 전진하기 위하여 한 걸음 후퇴한 것이다. (165쪽)

 

간도 내에 거주하는 유민중 조선인이 십만이요 청인이 삼만, 십 대 삼이었지만 그간 대국의 세를 믿고 청인의 핍박을 조선 백성은 겪어야 했고 그 고초는 오죽했겠는가. (1885년 무렵 상황, 168쪽)

 

간도협약 이후의 간도 사정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말하여 간도의 백만을 헤아린다는 조선인은 중국와 일본 사이의 쿠션 같은 존재였다. 중국은 조선인을 때림으로써 일본을 때리는 효과를 얻으려 했고 일본은 조선인을 방패 삼아 밀고 나간다 할 수 있었으니까. 조선인의 대부분이 소작농과 고용의 입장에서 비참하게 살아야 하는데, 착취는 중국이, 탄압은 일본이,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간도 주민 자체가 완강한 저항세력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경찰권은 강화되고 일본 경찰권의 강화에 불안을 느끼는 중국은 조선 독립운동을 지지하려 들었고 일본이 중국침략을 계획하는 만큼 조선인을 앞세워 토지매수를 공작하고 중국은 또 불안하여...조선인은 이중의 탄압에 신음해야 했다. (169-170쪽)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낀 조선의 상황이 그려지면서, 이중 탄압에 신음하면서도 왜 간도가 독립운동의 한 거점이 되어야 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시대적 배경이 그러한지라 토지 15권에는 소설인지 역사서인지 모를만큼 시대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자주, 많이 나온다. 그것이 일방적인 설명의 형태이든, 대화의 형태이든, 좀 딱딱하고 읽는 재미가 덜하긴 매한가지였지만 한번은 알고 넘어야 할 부분이라서 꾹 참고 읽었다.

다음은 이 시대 문학을 비롯한 예술의 경향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남천택이라는 사람과 아예 이름도 김 모 라고만 되어 있는 두 사람 사이의 대화 형식을 하고 있다.

"복고주의든 신파든, 낭만주의일 때 뭔가 근사하고 진짜처럼 보이긴 하지. 지금 국내에서 뭐 한다 할 만한 사람들, 바이런이 아니면 하이네다." (206쪽)

이 당시 유행하던 낭만주의의 실체를 요약하고 있는데 '선봉장은 기독교요 동경 유학생, 후원자는 일본'이라면서, 낭만주의는 애국주의도 되고 감상으로도 변신하며 선동적으로 하부에까지 침투하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 아주 대중적이기도 하지만 그건 착각이라고 단파한다. 

 

검 (劒)과 우애를 각각 한 손에 쥔 그들 (일본)의 역사, 그것을 환상화하고 교묘히 합리적으로 써먹는 낭만인지 감상인지 알쏭달쏭한 그것, 밟을 땅도 없는 만주벌판 설한풍을 가는 망국인, 임금노예가 된 일본 땅의 우리 조선인 노동자들, 한 (恨)이 있을 뿐이야. 오직 불변한 것이 있다면 내가 살아 있다는 자각과 죽을 것이란 그것 뿐이지. (206-207쪽)

 

페이지를 넘겨 되돌아가서 다시 한번 읽고 넘어가야 했던, 뼈있는 대화이다. 우리 나라에 낭만주의 사조가 들어와서 이용되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되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친일귀족 조병모의 장남, 조강지처를 버리고 임명희와 결혼했으나 동생 찬하와 명희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질투해오던 끝에 명희와도 헤어진 조용하. 그가 최후를 맞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인간형으로 그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작가는 그도 역시 한 인간이었다는 연민의 눈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시대 친일지식인의 한 비애를 조용하를 통해 그리는 듯 한.

 

이 권에서 계속 연급되는 두가지 사건이 1931년 만보산 사건과 1932년 홍구공원 사건 (윤봉길) 인데, 만보산 사건은 일본의 침략에 더해진 중국국내 사정, 만주군벌의 복잡한 내용, 조선 독립권의 활동이 배경이 되어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 들 중 하나였다. 조선은 이렇게 늘 중국와 일본의 세력 다툼에 끼인 나라였다. 뒤이어 1931년 만주사변, 1937년 중일전쟁,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고 여기에 러시아, 서양 세력까지 얽히고 들어가니 복잡하지 않을 수 없다.

 

15권까지 왔으니 이제 다섯권이 더 남아있다. 20권까지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다 읽는다면 그 순간 느낌은 아마도 책을 다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한동안 살던 동네를 떠나는 느낌이 들것 같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지루한 부분도 있고,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것도 닮지 않았는가 우리 사는 일이랑.

 

15권은 이중 읽기 쉽지 않았던 권 중에 속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소설보다 역사서 같은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인실이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도, 길상이 봉순과 이상현 사이의 딸 양현을 이부사댁에 처음 데리고 가서 인사시키는 대목도, 마지막 부분에 일본인 중에 이런 인물들이 과연 있었을까 싶게 코스모폴리탄적 시국관을 보여주는 일본인들 모습도, 부록처럼 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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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너무 길었나보다.

그림 연습까지 하다니.

 

 

 

1.

 

 

 

2.

 

 

 

 

 

3.

 

 

 

 

 

 

 

1번과 3번은 모르는 새, 모르는 여자.

사진 보고 그렸고요,

2번은 우리집 강아지 입니다. 시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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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2-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모르는 여자. 뭔가 연막이신 것 같다는 느낌이...!
근데 그림 잘 그리시네요.^^

hnine 2019-02-06 16:45   좋아요 0 | URL
진짜 모르는 여자분이십니다. 인터넷 구글 이미지에서 골라서 쪼끔 변형해서 그렸어요.
그림은 잘은 못그리지만 그리는 동안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책읽는 동안엔 딴생각 곧잘 하잖아요 ^^

나와같다면 2019-02-06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채워지지 않은.. 뭔가 여백이 느껴지는 그림이 편안하네요

hnine 2019-02-06 20:20   좋아요 0 | URL
ㅋㅋ 마음은 더 채우고 싶지만 아직 실력이 그 정도가 안되서요.
겨우 사용법 손에 익히는 중이랍니다.
편안하게 봐주시니 고마와요.

카알벨루치 2019-02-0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ow~

hnine 2019-02-06 20:21   좋아요 1 | URL
더 잘 그릴수 있도록 연습하겠씀다~ ^^

Nussbaum 2019-02-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 ^^

hnine 2019-02-08 04:37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물감, 붓, 이런 것 준비안하고 틀리면 막 지워가며 그릴 수 있는 것도 신기하고 편하고요.
직접 손에 연필 쥐고 스케치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그려보는 것도 색다르네요.
Nuss baum님, 잘 지내시지요?
 

 

2018년, 2019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영화들이다.

 

 

1. 우리, 별들의 세계로 (2018) 스페인

 

- 보살핌이 필요한 아버지와 아버지를 보살펴주고 싶은 아들의 이야기

 

 

 

 

 

 

흑백 화면이 가끔씩 삽입되고, 만화 처리된 장면도 간간이 나오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아버지와 세상을 일찍 배우는 아들 얘기도 처음은 아니라서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볼 정도는 되었다.

 

 

 

 2. 벨벳 버즈소 (2019) 미국 

 

- 예술이 상품화되기까지 예술가가 담당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현재 미술계를 풍자

 

 

 

 

 

'버즈소 (buzzsaw)'는 동그란 모양의 톱을 말한다. 갤러리 관장인 로도라 (르네 루소 역) 의 한때 별칭이었다고 한다.

르네 루소를 영화에서 오랜만에 보는 것 같고, 제이크 질렌할, 존 말코비치도 낯익은 배역이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할 인물은 코코 역이 아닐까. 영화를 다 보고도 아리송하긴 하지만.

예술계의 생리를 잘 보여주는 영화. '예술인가 비즈니스인가', '예술판도 시장판?'  영화 소감이랍시고 이렇게 쓰자니 부끄러울 정도로 영화에는 촌철살인, 신선한 문구와 표현이 툭툭 던지는 대사 중에 많이 나온다. 영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때문이라도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 

현재 미술 시장에서 수억에 팔리는 예술 작품들을 그만한 작품이게 하는 것은 예술가, 평론가, 갤러리 관계자, 미술품 소장가, 과연 누구 손에 달려있는가.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이중 그 누구도 아니다. 형체가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탐욕, 허세, 큰손, 이런 것들이 오히려 사람보다 꼭대기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장면에 피어스가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이런 예술나부랑이 모두 부질없고 금방 사라질 것들이라는 의미인가.

 

 

 

3. 버드 박스 (2018) 미국 -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기발한 상상력. 가수 출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대 히트를 하더니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책은 아직 읽어보기 전이지만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보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의 재미가 있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영화이다.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 출발하지 않았던가? 산드라 블록은 언제부터 이렇게 여전사 이미지의 배우가 되었나. 그것도 이렇게 완벽하게. 그래비티에서 홀로 남는 우주비행사 역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내더니, 이 영화에서 말로이 역할 역시 배우가 연기한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고 끝까지 볼만큼 완전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인 얘기인데 언제부터인가 우연히 새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뒷산을 산책하면서 또 해뜨기전 새벽에 들리는 새소리를 녹음헤놓기도 했다. 버드 박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언급되며 나온다.

몰입감 최고. 추천할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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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2-0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영화들인데 개봉관에서 보셨나요?
부지런하시네요.
산드라 블록이 액션 영화에도 제법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극찬하시니 보고 싶네요.^^

hnine 2019-02-06 20:21   좋아요 0 | URL
다운 받아놓고 산소 오가는 길, 차 안에서 봤어요.
산드라 블록이 그러고 보니 액션 영화에도 출연해왔었네요. 연기가 점점 무르익어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아요. 카리스마 하며, 산드라 블록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작품 속 인물에 혼연일치한것 같은 느낌이 마구 들게 합니다.
위 세 영화중 추천 순위를 말씀드리자면 3, 2, 1 순입니다. 위에도 썼지만 버드 박스는 작가의 첫 작품이라네요. 원래 작가도 아니고 뮤지션 출신이고요. 타고났나봐요.

목나무 2019-02-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영화 모두 금시초문인 영화인데 <버드 박스>는 꼭 보고싶네요. ^^
그나저나 에이치나인님 설 연휴 잘 보내셨어요?
설 지나면 이제 봄이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던데(추위에 약해서 그런가봐요) 다가오는 봄 잘 맞으시기를요. ^^

hnine 2019-02-07 12:15   좋아요 0 | URL
세편 모두 최근에 출시된 영화라서 그럴거예요.
1번 영화는 아버지 짐을 아이까지 지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아버지가 막 미워졌고, 2번 영화는 쫓아가기 쉽지 않은 영화이지만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영화였고, 3번 영화는 여러 가지 상징 요소를 찾아가며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강추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책도 나와있다니까 책이나 영화나 꼭 보시라고 권해드려요.
이번 설엔 다만 1시간이라도 집에서 일찍 출발하는게 그나마 도로가 덜 막히는 것 같아서 동서한테 차례 지내러 일찍 오라고 해서 차례 지낸후 아침만 먹고 설겆이도 그대로 두고 산소로 향했더니, 그래서인지 도로가 그나마 덜 막히더라고요. 별로 힘들지 않게 다녀왔어요.
설해목님은 고향에 잘 다녀오셨나요? 설 지나면 이제 봄이라는 말씀에 갑자기 마음이 ˝바운스 바운스~˝ 합니다. 봄은 생각도 못하고 있던 중이거든요.
 
당신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 - 조금 불편해도, 내 소신껏
최명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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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제목이지만 저자의 이름이 낯익어 고른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 저자 소개를 보니 우리 나라 처럼 되도록 곁가지 없이 빠른 코스 밟는게 경력에 유리한 나라에서 꽤 이력이 다채롭다. 의대 졸업하고 전문의 취득후 미국 듀크대학교로 가서 MBA를 취득했고 건강 부문 매니지먼트라는 과정을 수료했다. 일반적인 의사들이 선택하는 길은 아니다. '마음 경영' 전문의라는 꼬리표가 방송의 작품인지 출판사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은 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하다. 이기적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게 다름아닌 부모로부터, 그것도 어릴때라는 나 개인적 경험도 떠올린다. 아래 여동생과 똑같은 옷을 입히고 싶어하셨던 부모님, 어디 가든 동생을 꼭 데리고 같이 가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고 나는 때로 그러기를 거부했고 그때 엄마는 내게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라고 하셨다. 이기적이라는게 무슨 뜻인지도 아직 모를 나이. 알고 난 후에도 난 그게 왜 이기적인 행동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었다.

우리 나라처럼 획일화가 여기 저기로 뿌리 내려져 있는 사회에서는 이기적인 것과 독립적인 것의 구분에 둔감해져있기 마련이다.

이기적인 것과 자기중심적인것 (self-centered)사이의 구분은 차치하고라도.

독립적인 삶을 위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에는 미래나 과거가 아닌 현재 중심으로 살라는 것, 주위의 시선, 또는 그것에 의해 포장되어 있는 자기의 가짜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 내 삶의 결정권을 내가 가져야 한다는 것, 실수, 거절, 사소한 말 한마디 등에 자신이 얽매일 정도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 등,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쉬우면 누구나 그렇게 살 것이고 누구나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기적이긴 쉬우나 독립적이긴 어렵다. 저자는 엄청난 고생이라는 말까지 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고생이 시작되게 마련입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이란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고난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자기 독립적 삶의 조건인 셈입니다. (12쪽)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있다는 말도 했다.

 

현재를 굳건히 하는 것, 그것이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입니다. 매일을 잘 살다 보면 성공하는 것이지, 성공을 위해서 현재를 매일 거지처럼 살아선 안 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행복한 삶은 결과와 상관없이 내 인생에 무언가를 남깁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았는데 불운으로 인해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인생이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29쪽)

 

독립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선 타인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그 말은 진짜일까? 실상은 타인에게 물어보고 그들의 말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 않는지. 내가 주인이 되어 결정내리는 일에 어쩔 줄 몰라하며 결정 장애를 보이는 어른들이 많은 이유로서 저자는 첫째, 불확실성때문에 불안해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둘째, 한가지를 결정하면 다른 한 가지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다 완벽하고 싶은 강박적 습성 때문이며, 세째, 무기력한 것을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맞는 말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인생이면서도 나혼자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는 무책임성, 깊이 생각하고 알아보기를 귀찮아하는 일종의 사고의 게으름이라고 본다. 저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진 않다.

무소유 대신 반소유가 더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한 생각이며, 세상에 맞서는 대신 운명의 결에 맞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무소유, 운명에 맞서는 삶 등의 말에 더 매혹되던 시기를 지나면 이렇게 절충하고 실천 가능한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게 나이 먹음이고 연륜이고 사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별점을 세개만 주고 만것은 책의 많은 내용에 동의하지만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어 스윽 넘어가는 부분이 90, 새겨둘만하다고 눈여겨 본 부분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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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0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저자의 책은 <게으름도 습관이다>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직 게으름을 고치지는 못하고 있어서, 이 책은 아직 읽기 전입니다.^^;
인용해주신 부분, 좋은 것 같아, 두번 읽었습니다.

hnine님, 오늘부터 설연휴 시작인 것 같아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즐겁고 좋은 설명절 보내세요.^^

hnine 2019-02-02 20:43   좋아요 1 | URL
저자의 그런 책이 있었군요. 게으름도 습관인 것 맞는데, 인간의 본성이기도 한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는한 게으를 수 밖에 없는. 그렇다면 성실도 습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실이 습관이 된 사람과 게으름이 습관인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요.
설날 당일 산소 두군데를 가기 어려울 것 같아 오늘은 제 친정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도로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운전하기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가 하여 마음이 짠 했어요.
명절은 일단 좋은 마음으로, 잘 먹고 잘 웃고 보낼 각오로 맞이해야 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늘 해피하소서^^

hnine 2019-02-02 20:50   좋아요 1 | URL
네, 카알벨루치님. 즐겁고, 해피하게 보낼 수 있는 열쇠는 제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겠어요.
제가 맏며느리이고 시부모님 두분 모두 작고하셔서 제가 차례 준비하여 모시느라 부담도 되지만 남편도 많이 도와주고, 눈치볼 사람도 없어서 나름 편한 점도 있어요^^
카알벨루치님도 즐겁고 해피하게!!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2 21:12   좋아요 0 | URL
지치지 마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hnine 2019-02-02 22:14   좋아요 1 | URL
네, 그럴께요. 감사합니다.

방금 설 차례상 위한 장보기 마쳤답니다. 인터넷으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