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에너지가 필요할 땐 음식을 먹어주면 되고

마음이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저는 연극 보기를 좋아합니다.

영화 말고 이럴 땐 연극이요.

아무리 재미 없는 연극이라 할지라도 보는 동안 딴 생각을 못해요.

영화보면서는 가끔 딴 생각에 빠지기도 하는데 연극은 못그래요.

몰입하여 연기하는 배우들을 눈 앞에서 보고 있기 때문일까요.

그들의 기를 전해받아서인지 마음이 어느 정도 충전되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에 살면 훨씬 더 자주 연극을 보러 다녔을테지요.

오랜만에 연극 소식을 보고, 그것도 딱 사흘, 첫날인 어제 보러 갔습니다.

연극 제목은 <진실, 거짓>

서울에선 이미 공연마치고 지방 공연 다니는 모양입니다.

특이하게 두 편의 연작을 두 회로 나누어 공연하기 때문에 어제 한편 보고 오늘 저녁에 다른 한편 보러갈 예정입니다.

알리스 역을 배우 김정란과 배종옥 두 사람이 하는데 한편은 김정란이 하는 알리스를, 다른 한편은 배종옥이 하는 알리스를 선택하여 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주인공을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는지 궁금했어요.

 

 

 

 

 

공연장 앞의 나무.

나무도 멋있게 잘 가꾸어져 있지만 오후 2시 해가 만들어낸 나무 그림자도 못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늘 가던 길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할미꽃이 필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작년에 봤던 그 장소를 찾아가보니 솜털만 보송보송하고 꽃은 아직 안피었더라고요.

다음 주 다시 가보게 될 것 같습니다. 산책길 한편에 있는 어느 분의 산소 앞이랍니다.

 

 

 

 

 

 

 

 

 

 

바람이 제법 불고 쌀쌀했지만 걸을때 발 밑에서 느껴지는 흙의 감촉이 겨울과는 완전 다릅니다. 딱딱하지 않고 몰랑몰랑해요.

발로 느끼는 봄. 흙을 걸어야만 느낄 수 있는 차이겠지요.

 

 

 

 

 

 

 

 

 

 

 

 

 

 

 

 

 

홍매화도 막 피기 시작했고요.

 

 

 

 

 

 

 

하얀 매화는 제법 활짝 피었어요.

 

 

매화와 벚꽃은 멀리서 보면 구분이 잘 안가기도 하지만 꽃 모양이 다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아직 벚꽃은 피지 않았어요.

벚꽃잎은 가운데가 옴폭 들어가있어서 하트 모양이고요,

매화꽃은 꽃잎 가운데가 들어가있지 않아요.

 

 

 

 

 

 

 

 

 

 

 

하늘이 흐리다 했는데 결국은 산책 도중 비를 만났습니다.

우산도 없고 강아지까지 데리고 나와서 낭패다 싶었는데, 에이 그냥 맞아버리자 하고 걸었더니 괜찮더군요.

집에 와서 강아지 목욕부터 시키고 (이건 남편이 ^^), 저도 아침에 이어 두번째 머리를 감았습니다.

 

오늘 새벽 학교에서 단체봉사활동으로 태국 치앙마이로 떠난 아들은 지금쯤 비행기를 타고 하늘 어딘가를 날고 있겠지요.

어제 밤에 짐가방 싸는걸 옆에서 구경하자니 일주일 묵을 가방을 싸는데 5분이나 걸렸으려나요. 칫솔을 따로 넣지도 않고 가방 속 옷가지 위에 휙 던져넣기에 다른건 몰라도 칫솔은 따로 넣게 했네요. 남자아이들이란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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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3-23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종옥 씨 TV에 잘 안 나온다 했더니 연극하느라 그랬나 보군요.
좋은 시간이셨겠습니다.

봄이 빨라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날씨가 들쑥날쑥인 것 같습니다.
오늘 서울은 잠깐이긴 하지만 눈이 날리더군요.
역시 봄다운 봄은 4월이나 되야하려나 봅니다.^^

hnine 2019-03-24 05:00   좋아요 1 | URL
배종옥씨 연극은 저도 어제 처음 보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극에서 더 잘 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정난씨는 TV에서와 거의 흡사해서 연극 발성이라고 하기에 좀 약해보였고 발음도 더 강조되었으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특별한 주제는 아니었지만 100분동안 지루하지 않게 내용을 끌고 가는건 극작가의 능력이겠지요. 프랑스 작가인데 머리가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어제는 꽤 추워서 저는 히터까지 켜놓고 잤답니다. 한겨울보다 이럴때 감기를 더 조심해야 한다네요.
 

 

 

 

 

 

 

 

 

 

 

 

 

 

 

 

 

 

 

 

 

 

 

 

 

 

 

 

 

 

 

 

 

 

 

 

 

 

 

 

 

 

 

 

 

 

 

 

 

 

저만큼 자라는데 수십년 걸렸을텐데.

 

 

베어버린지 얼마되지 않았나보다.

톱이 지난 자리에 품고 있던 수액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다 타고 버려진 연탄

 

너의 본분을 다 했구나.

누구의 몸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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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으면 눈에 쏙 들어올 책 한권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보고 리뷰도 올렸던 책인데 책꽂이에서 다시 꺼냈어요.

 

 

 

 

 

 

 

 

'어린이를 위한' 이라고 되어 있지만 어린이 스스로 이런 책 찾아서 읽지는 않을거예요.

엄마에게 더 유용할 책. 엄마가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혹시 아이도 무슨 책인가 호기심에 옆에 와서 볼 수도 있는 책.

 

 

 

 

 

 

 

낮에 장 보러 가서 달래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듬기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돌아와서는 미련이 남았나봅니다.

예를 보여주기 위해 하필 달래 나와 있는 페이지를 골랐네요.

 

 

 

 

 

 

 한바닥을 읽을 동안 어려운 단어 한번 안나옵니다.

 

 

 

 

 

 

 

그림 옆에 가로선 죽죽 그어 어려운 명칭, 설명,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접하지도 않아요.

 

 

 

 

 

 

 

우리 밥상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영양 정보와 열량까지 실었어요.

 

 

 

 

 

 

 

 

더 궁금한게 있으신가요?

 

 

요즘 참 유용한 책.

제철 도서로 추천합니다.

모든 책이 다 이렇게 쉽게 쓰이면 좋겠어요 적어도 정보책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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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3-20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래 그림 신기하네요. 달래에 정말 이렇게 분홍분홍한 꽃이 피는가봐요.
넘 신기하네요^^

hnine 2019-03-20 12:16   좋아요 0 | URL
저도 저런 꽃이 핀 밭을 지나면서 보긴 본 것 같은데 그게 달래밭이라는건 모르고 궁금하기만 했었지요.
마늘의 사촌이라는 것도, 그래서 영어 이름이 wild garlic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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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읽을 때마다 그저 그렇게 끝나는 법이 없다. 제목에 이미 익숙해있어 오히려 큰 기대나 호기심이 없이 읽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읽으면 빠져들고 집중하게 만든다.

이유가 뭘까.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근원적 고민을 건드리기 때문이 아닐까. 헤르만 헤세는 그 고민들을 해보는데 그치지 않고, 그치지 못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몸과 정신을 소진시키고 앓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물을 우리가 읽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소설 <싯다르타> 역시 1922년, 헤르만 헤세 나이 45세 되던 해 일년 반 동안 창작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우울증을 앓고 정신 치료까지 받은 후 발표한 작품이다.

지금도 독일과 스위스에서 헤르만 헤세를 서로 자기 나라 사람이라고 우긴다는 얘기를 들었다. 독일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이후로 스위스와 독일의 국적을 왔다 갔다 하며 살다가 스위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미 22세때 소설 '한밤중 이후의 한 시간'을 발표하였고 25세때 시집 'Gedichte'을 출간하여 이른 문단활동을 시작하였지만, 더 앞서 15세때 벌써 자살 기도를 하여 신경과 병원에 입원한 경력이 있는 그였고, 여행, 이 나라 저 나라 이주, 정치활동, 군 입대, 잡지 발간, 그림 활동 등 다양한 생을 살다간 사람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는 '싯다르타'라는, 석가모니 세존과 비슷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이 책이 석가모니 전기문은 아니다. 바라문을 아버지로 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싯다르타. 그러나 그에게 다른 사람이 가르쳐준 것을 성실하게 공부하고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다른 사람이 보통 수행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싯다르타에게는 진정한 수행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아버지는 과연 행복하게 살며,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가?

무엇때문에, 아무 흠잡을 데 없는 아버지가 날이면 날마다 죄업을 씻어내어야만 하며, 날이면 날마다 스스로를 정화시키려고 애써야만 하며, 날이면 날마다 똑같은 그 일을 새삼스럽게 반복하여야만 하였을까?

바로 자기 자신의 자아 속에 있는 근원적인 샘물을 찾아내어야만 하며, 바로 그것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탐색하는 것이요, 우회하는 길이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데 불과하다.

싯다르타의 생각들은 이러한 것이었으니, 이것이 그의 목마름이었고, 이것이 그의 고뇌였다. (18쪽)

 

그의 출가 이유이다. 다른 사람이 전해준 가르침, 지혜, 깨달음은 모두 소용없다는 것.

출가 이후로 싯다르타가 만나게 되는 사람중에는 석가모니 세존도 포함되어 있는데 한동안 석가모니 수하에서 수행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 스승과 대담하게 논쟁을 한다. 석가모니 세존이 말하는 해탈에 대하여 그것은 당신 스스로 겪은 구도 행위, 생각, 침잠, 인식, 깨달음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지 가르침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자기 생각을 말한다. 덧붙여, 모든 가르침과 스승을 떠나서 홀로 목표에 도달하든가 아니면 죽든가 하겠다고 한다.

내가 그렇게 벗어나려고 했던 나 자신이 곧 내가 스스로 배워야 할 것이고 나는 나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이며 내가 탐구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비밀이라고 생각하게 된 싯다르타. 그래서 내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알게 된다. 그 순간 한 마리 작은 짐승이나 한 마리의 새, 한 마리의 토끼가 자기와 다름없음을 알고 가슴속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유아독존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에서는 "함께"라는 말보다는 "홀로"라는 말을 더 자주한다. 그 이유가 여기 있다.

석가모니 수하에서 벗어나와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싯다르타는 아름다운 기생을 만나 즐거움을 맛보는 생활도 하고, 노름꾼도 만나며 강가의 뱃사공과 함께 지내기도 한다. 나중에 깨닫는다. 그들이 모두 스승이었음을. 여행을 떠나기전 가르침을 받았던 석가모니 세존뿐 아니라 그가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그는 자기 자신의 비밀을 찾아나갔던 것이다.

싯다르타는 피안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를 나타내는 말)의 세계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않는다. 깨달음 자체에서 자유로와진 그는 차안 (삶과 죽음이 있는 세계. 열반을 통하여 도달할 수 있는 이상의 세계에 상대되는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의 세계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오로지 그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 이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 그것은 좋은 일이었으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75쪽)

 

구도를 할 경우에는 오로지 자기가 구하는 것만을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는 대목을 읽으며 얼마나 섬찟했는지. 차라리 싯다르타가 맨 마지막에 함께 지냈던 뱃사공이 구도자였다. 그는 따로 수행을 하지 않았고 가르침을 받기 위해 애쓰지 않았으며 더구나 남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도도한 강물의 흐름에 따라 배를 저으며, 강물의 단일성의 일부를 이루면서 그 흐름에 동의하고 있었다.

읽다가 여기서 '단일성'이라는 말의 뜻을 곱씹어봐야했다. 영어번역본 "Siddhartha" (아래 사진) 를 찾아 보니 단일성이 'the unity'라고 되어 있었다. 일체의 소리들, 일체의 목적들, 일체의 그리움, 일체의 번뇌, 쾌락, 선, 악, 이 모든 것들이 따로 따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합해져서 이 세상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그 일부에만 자기 영혼을 열어놓는다거나 몰입하지 말고 모든 것에 귀울이라.

<데미안>에서 아프락사스가 모든 양극성을 한몸에 지닌 채 세계의 대립적 다양성을 포괄하여 하나로 합일시키는 존재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지도 모른다.

<데미안>의 싱클레어가 그랬듯이 <싯다르타> 역시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말한다면 아니라고는 못하겠으나 정확하다고 말하기도 그렇다. 성장이란 것 자체가 어린 아이와 어른 사이의 간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헤르만 헤세는 모든 것을 하나의 단일한 세계 속에서 볼 것을 말하지 않았는가. 하나 하나가 다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한때 함께 수행의 길을 걸었고 여전히 수행자로 살아가는 친구에게 싯다르타는 뱃사공 얘기를 하며 말한다.

 

"그는 스승도 없고 책도 없이 자네나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던 거야." (213쪽)

 

가르침이라는 것은 말, 사상 이런 형태로 전달되는데, 정작 진리나 지혜는 말로 전달될 수 없는 속에 그 본질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믿고 추구한다고 하는 것들은 모두 본질 밖에 있는, 허상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몇번이나 더 이 책을 읽게 될까. 언제, 삶의 어느 대목에서 다시 읽게 될 것인가.

내가 스스로 겪고 내가 발견한 것 외에 다른 것이 무슨 소용 있냐는 것은 곧 다른 사람이 쓰고 말하고 가르치는 것에 몰입하기 보다는 나의 내면을 잘, 제대로 들여다보라는 뜻이다. 스승도 없고 책도 없이.

 

싯다르타가 찾아낸 단일성이라는 말은 평소 복잡하고 확장만 일삼는 나의 사고 방식에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스승도 없고 책도 없이.

뱃사공이 강물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배를 젓듯이.

갈 길이 요원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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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6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3-17 04:53   좋아요 0 | URL
제가 보내드렸었다는 것도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렇게 침울한 내용 말고 밝은 기억으로 남을 책이면 좋았을걸 ^^

2019-03-17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9-03-1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싯다르타, 2007년 아니면 2008년쯤 읽었는데 저는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으로 읽은 책이 아니었어요.
지금 읽으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작품을 읽고 작가의 명성에 비해 실망하게 될 때 저의 수준을 의심하게 됩니다.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건가, 하고요. 이 책도 그랬어요.
단 하나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강물을 보고 주인공의 독백이 길게 이어지던 장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읽었던 것을 하나 하나 다시 읽어 보고 싶군요. 그때와 다른 느낌으로 읽을지 모르므로...ㅋ

hnine 2019-03-19 21:12   좋아요 1 | URL
책과의 인연도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 책, 그리고 상황. 아마 지금의 저의 상황이 이 책을 쏙 빨아들이기 적합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읽어볼 생각도 안하던 책이었어요. 그런데 제 아이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읽는 책이라고 사다놓고 제대로 안 읽고 있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어느 팟캐스트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데 소개하는 문학평론가, 나이도 그리 많지 않은 분께서 이 책을 고등학교때인가 읽고 너무 좋아서 필사까지 했다는 거예요. 그 말 듣고 어디 어떤 책이기에 그런가 궁금해져서 안읽어볼 수 없었어요.
저는 필사까지는 아니지만 밑줄을 마구 그으면서 읽었답니다. 말씀하신 강물을 보고 싯다르타가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는 장면을 기억하시다니, 이 책의 거의 정수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요.
혹시 인연이 된다면 다시 읽으시게 될지도 모르지요. 저도 그렇고요.
 

 

 

 

 

 

 

 

 

 

 

 

 

 

 

 

 

 

 

작년에 이어 올해는 한국사, 그중에서도 고려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공부해보기로 했다.

세부 분야 별로 네 분의 교수님께서 돌아가며 강의해주시는데 우선 불교미술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불교미술 강의해주시는 분 이름을 보니 알아보겠다. 그 선생님.

대학교때 전공을 제외하고 교양으로 들은 과목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나는 4학년때 들은 <한국미술사>를 꼽는다. 전공이 자연계열이었다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역사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으면서 미술사라니. 학점 관리 해야하는 4학년이 들을 과목이냐 싶기도 했지만 뭔가에 이끌리듯 수강신청을 하고 말았다.

그때 그 과목 강의해주시던 외부 강사님, 지금은 대학의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님으로 계신 그분의 조근조근한 음성의  강의를 30여년 지나 다시 듣게 된 것이다.

 

참고서적으로 읽을만한 책을 찾으니 집에 옛날옛적 남편이 보던 오래된 책이 있다. 펼쳐보니 밑줄까지 그으며 공부를 한 흔적. 흠, 적어도 장식용은 아니었군. 그런데 너무 오래된 책이라 혹시 개정판이 나와있나 알아보니 동일 저자의 개정판은 없고 마침 이번에 강의해주시는 교수님께서 쓰신 책이 나와 있기에 구입하였다. 두툼하고 칼라 도록이 포함되어 있어 가격은 좀 되지만 망설임없이.

확신하건데 이 책은 끝까지 나와 함께 할, 나의 소장도서가 될 것이다.

 

 

 

 

 

 

 

 

 

 

 

 

 

 

 

 

 

 

 

 

 

 

 

 

 

 

 

 

 

 

 

 

 

 

 

 

 

 

 

 

 

 

 

 

 

 

 

 

 

 

 

 

 

 

 

 

 

 

 

 

 

우선 고려시대 전반에 대한 기초를 짧은 시간에 복습하기에 아이 어렸을 때 사준 이런 책들이 아주 유용했다.

아이가 컸어도 아이 어릴 때 보던 책들을 선별해서 버려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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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3-1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저도 그럴 때 있어요. 애들 책을 버리려고 보다가 제가 갖는 경우요.

hnine 2019-03-19 22:50   좋아요 1 | URL
그런데 모순인것이, 버리려고 마음 먹을때 다시 한번 들춰보게 된다니까요. 계속 두겠다 싶으면 좀처럼 다시 들춰보게 되질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갖고 있을거라 생각해서요.
저 두권 아주 유용하게 보았답니다. 최단 시간에 고려시대 한번 쭉 훑는 용으로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