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주말 제가 사는 동네 그냥 산책하기 심심해서 사진 찍으며 돌았습니다.

사진 아래 이름을 달아놓긴 했는데, 틀릴지도 모르겠어요.

 

 

 

 

 

1. 꼬리조팝나무

 

 

 

 

2. (자목련인줄 알았는데) 앤목련

 

 

 

 

 

3. 도라지

 

 

 

4. 도라지

 

 

 

 

 

5. 도라지

 

 

 

 

 

 

6. 수국

 

 

 

 

 

7. 토마토

 

 

 

 

 

8. 아욱

 

 

 

 

 

9. 옥수수

 

 

 

 

 

 

10. 들깨

 

 

 

 

 

 

11. 비비추

 

 

 

 

아파트 숲 가운데 작은 땅에 이렇게 알뜰하게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 계시네요. 돌무더기 많았을 땅을 밭으로 일구기 위해 돌 골라내는 일부터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농산물 외 꽃나무들은 저희 아파트 단지 내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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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7-0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목련은 처음 듣는 이름인데, 꽃이 다른 목련보다 늦게 피는 나무인가봐요.
예쁜 정원 같습니다.
hnine님, 시원하고 좋은 여름밤 되세요.^^

hnine 2018-07-05 22:22   좋아요 1 | URL
천리포 수목원에 가면 아주 다양한 종류의 목련이 있답니다. 앤목련도 그중 하나이지요. 그런데 막상 제가 사는 아파트 정원에 심어져 있는 저 목련이 앤목련인줄은 모르고 있었어요. 이번에 알았지요.
여긴 지금 비가 많이 와요. 저녁 9시부터 호우주의보가 내렸네요.
그래도 마음만은 시원하게! ^^
서니데이님도 편한 밤 되세요. 좋은 내일 맞으시고요.

자목련 2018-07-1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위를 날려주는 빗줄기처럼 맑고 시원한 사진들, 감사해요^^

hnine 2018-07-19 18:37   좋아요 0 | URL
사진 설명중에 자목련이 나왔어요 ^^
여름은 자라는 계절이라고 문태준 시인이 그의 에세이집에서 한 말을 일부러 떠올리며 더위를 견뎌내보려 하고 있어요. 이 더위의 댓가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성장한다고.
맑고 시원하다 해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앞서 소개한 조은의 시들은 그나마 공감하고 좋아하고 부러워할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반해, 뒤이어 읽은 신용목의 시들은 부러워도 못하겠다. 시가 너무 난해해서 이해도 안되고 공감도 못하겠다면 차라리 이건 내가 좋아할 타입이 아니라고 제껴두고 말았을텐데. 그런 시집일거라 지레 짐작하고 여태 읽어볼 생각을 안하고 있었던 것을 얼마전 '노을 만평'이라는 시를 만나게 된 것을 계기로 마침내 구입하여 읽게 된 것이다.

 

 

 

 

 

 

 

 

 

과연 언어를 부리는 능력이 특별했다. 

 

고생대가 데려가지 않은 은행나무 아래서 빗소리를

듣는다

버려진 그늘

 

-'투명한 뼈' 중에서-

 

한 상황에서 이 시인은 도대체 얼마나 광범위한 시간대와 단어들과 소리와 감각과 경험을 동시에 떠올릴 수 있는 것일까. 그렇게 조합되어 나오는 한줄 문장이 어찌 독특하고 세밀하고 정확하지 않으며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

...

바람에도 지층이 있다면 그들의 화석에는 저녁만이 남을 것이다/

...

내 각오는 세월의 추를 끄는 흔들림이 아니었다/

...

아버지의 뼈 속에는 바람이 있다 나는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시 '갈대등본'중에서 몇 구절 뽑아본 것인데 이 시 마지막 구절이 이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몇번 반복해서 읽다가 생긴 의문점. 여기서 '걸어야 한다'가 다음 중 어떤 뜻으로 쓰인 것인지. walk?  hang?  bet?

어떤 걸 넣어도 뜻이 안통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행을 나누는 방법이 독특한 것을 모르고 잘못 교정이 된 줄 알았다.

 

 

신촌 현대백화점 앞

누에처럼 꿈틀거리는 버스들이

비 먹은 옷깃을 싣고 떠날 때

쓸모를 다한

복권이 젖는다

 

-'복권 한장 젖는 저녁' 중에서-

 

 

'한 장 복권'의 한 과 장을 저렇게 띄어쓸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뒤에 다른 시에도 비슷한 예가 나와서 이건 시인이 의도한 바 임을 알았다.

 

어둠을 길들이던 달빛이 어둠이 될 때까지

내가 깎은 내

마음의 절벽을 긁어내리는

 

-'목련꽃 지는 자리' 중에서-

 

 

그래도 이 시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수작이라고 꼽고 싶은 시가 있었을까?

있다. 한번 베껴써보지 않을 수 없었던.

 

 

다비식

 

 

 

 

바위 위에 바위보다 한 발은 더 바다로 나가 석양볕에

늙은 뼈를 태우는 해송을 본다

 

 

서해 변산

물 위에,

하늘의 다비식

 

 

가지 저 끝에서 타올랐으니 그래서 어두웠으니

휘어진 허리 감고 사리 같은 달과 별 더러 나오리

 

 

날마다, 그러나 파도 끝 붉게 젖는 때

 

 

또 한 줄 바람을 긋고 갈라지는 채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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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07-04 04:59   좋아요 0 | URL
유레카를 외쳐야하나요. 이유까지 이렇게 명확하게 이해가 될수가.
이 페이퍼를 쓴 소득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비오는 날 남편과 카페에 가서 찍은 것인데, 촛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유리창 빗물이 보이기도 하고, 비가 바닥에 그리는 동심원이 보이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마침 읽고 있던 시의 ‘투명한 뼈‘란 말도 읽어보니 ‘비‘를 의미하는 것 같기에 사진도 올렸어요.

일찍부터 새소리를 듣는 새벽입니다.



Nussbaum 2018-07-04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 짧은 생각을 남기고, 잠시 어디 가려다가 벤치에 앉았습니다.

마침 서늘한 기온에 바람도 불어주어서 7월의 사치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서일지 올려주신 사진과 시도 더 정겹네요 ^^

hnine 2018-07-05 08:29   좋아요 0 | URL
벤치에 앉아 한숨 돌리시던 중이군요. 아직은 해 떨어지면 서늘하니 못견딜 더위는 아니니 말씀하신대로 7월의 사치를 누릴 수 있지요. 저 지금 pek님께서 알려주신 문태준 시인의 수필집을 읽고 있는데 시인은 여름을 좋아한다고, 모든 것이 자라는 계절이기 때문이라고 썼더라고요. 그 생각 하면서 올 여름 본격적인 더위도 버텨보려고요.
여긴 새벽에 잠깐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어제보다 좀 덜 더울지 모르겠어요.
 

 

 

 

 

 

 

 

 

 

산책하면서 버릇대로 아파트 주위 나무들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나무 가지에서 새둥지와 그 속에서 아기새를 발견했었다.

놀라워서 그날 이후 매일 그자리를 찾아가 아기새와 새둥지가 잘 있나 보고 오곤 했다.

무슨 새일까. 둥지 속 아기새를 봐서는 아직 특징적인 형태 구별이 잘 안갔지만 나무 주위에 많이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면 유독 한 형태의 새가 우세했다. 아마도 그 새들의 새끼이겠지 짐작하고 집에 와서 조류도감을 뒤져보니 물까치인 것 같다.

 

 

 

 

 

 

 

 

 

 

 

매일 가서 보고 오기를 일주일쯤 한 어느 날.

둥지가 비어있다.

아기새가 이제 다 커서 자기 날개로 날아갔나보다.

빈둥지만 남기고.

 

서운했지만 대견하고 다행스러웠다.

빈둥지.

그건 서운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괜히 감정이입해보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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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30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06-30 10:09   좋아요 1 | URL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부모가 되어보니 저런 장면들 하나하나가 예사로 보이지가 않아요. 더구나 제 아이도 언젠가 저렇게 둥지를 떠날 생각을 미리 해보면서 빈둥지 증후군은 사람한테나 있는것 아닌가 생각을 했답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데 부모 욕심이고 애착이고 집착이라고, 미리 마음도리를 하는거죠.

양철나무꾼 2018-06-3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제 곁에서 벗어나려는 저희 아들(무려 스물 셋입니다~--;)을 보면서 서운하기도 하고 대견하고 다행이라는 양가감정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님의 저 표현 ‘그건 서운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말에 저도 감정이입하게되고,
그렇게 표현해주신 님께도 많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그건 서운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는 저 표현 많이 위로가 되네요~^^

hnine 2018-06-30 19:58   좋아요 1 | URL
스물 셋이면 엄마 곁에서 벗어나려고 하는게 그야말로 자연스런 일이지만 엄마 맘은 자식이 몇살이든 서운한건 여전할거예요. 어릴 때 수다꾼이었던 제 아들은 갈수록 말이 없어져가고, 원래 말이 없던 저는 갈수록 말수가 더 많아져간답니다. 제가 세마디 하든 열마디 하든 아들은 늘 한마디로 대답만 하고 마니까요. 저 녀석이 이제 부모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구나, 엄마 유효기간은 이제 다해가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서운, 섭섭, 내 인생 돌아보기 등등, 저의 정서가 심히 불안정한 상태거든요. 그래서 저 새둥지도 예사로 안보였을거예요.
양철나무꾼님, 부모가 놓아주는 때가 바로 아이가 어른으로 되는 날이래요.
저의 별스럽지 않은 글에 공감해주시는 양철나무꾼님 마음이 저도 너무 잘 이해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내가 만약 재주가 있어 시인이 되었다면 이런 느낌의 시를 비슷하게라도 쓰지 않았을까. 감히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시인이 있었다.

조은.

1960년 안동 출생. 1988년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를 <세계의 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이고 에세이집도 냈으며 동화도 썼다.

사실 내가 조은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시도 아니고 에세이도, 동화도 아니었다.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을 처음 만났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바로 이 책에서.

 

 

 

 

 

 

 

 

 

 

 

 

 

 

 

 

 

 

사직동에 있다는 그녀의 작고 소담한 집이  이 책에 다른 집들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드러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잘 보면 그녀 방식으로 나름 치장되어 있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한동안 눈길을 붙잡아 두는 그런 집이었다.

 

 

 

 

 

 

 

 

 

 

친한 문인들이 놀러와서 낮잠을 자고 가기도 한다는 말이 이해될 만큼 처음 방문한 사람도 푸근하게 쉬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집. 익숙한 물건들이 정갈하게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

집 주인에게는 물건들이 아니라 한 식구이고 친구인 것 같은 사물들, 그리고 집 자체.

이렇게 혼자 집을 꾸미고 사는 사람이 쓰는 글은 어떤 글일까 궁금해서 그녀의 책을 사서 읽어보기 시작했던 것이 그녀 글과의 본격적인 만남이 되었다. 에세이, 시, 그리고 동화의 순서로.

 

최근에 읽은 조은의 책은 hellas님 서재에서 보고 오랜만에 구입한 시집이다.

 

 

 

 

 

 

 

 

 

 

 

 

 

 

 

 

 

 

 

그녀가 서 있는 곳이 비록 벼랑이긴 하지만, 떨어질 자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버티고 있는 자세. 그래서 알면 알수록 시인에게서 처음에 안보이던 생에 강단과 애착이 느껴지는 그런 시들.

 

내가 만약 시인이 되었다면 이런 느낌의 시를 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그녀의 집을 보면서도 내가 만약 혼자 살았다면 이런 방에서, 이런 집에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만한 일은 세상에 널렸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나는

엉덩이를 의자에 다시 내려놓고

종착역까지 갔다

 

 

 - 조은의 시 <옆자리> 중 -

 

 

 

웬만한 일은 세상에 널린 일이라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받아들이며 어쨌든 종착역까지 가겠다는 마음.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우리? 시인에게, 동시에 나 자신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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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6-30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태준 시인의 <느림보 마음>이라는 수필집을 읽으면서 든 생각. - 내가 수필가였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었을 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작가가 있더라고요.

hnine 2018-06-30 12:58   좋아요 1 | URL
=3==3=3 --> 문태준 시인의 수필집 사러 가는 제 발걸음입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어서요.

Nussbaum 2018-07-02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은 시집이 곧 옵니다.

오면 다이어리에 시 하나 적어보렵니다. 어쩌면 hnine님께 답페이퍼를 쓸지도요^^

hnine 2018-07-02 23:31   좋아요 0 | URL
선입견 없이 무심한듯 만나보시길. 그녀의 시들을요. ^^
 
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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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의 노래 제목 A winner takes it all 은 아마도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지 않나 싶다. 금메달과 은메달, 1등과 2등의 세계는 비슷하지도 않다. 결과의 잘한 순서가 아니라 승자와 패자로 부르는 세계. 스포츠의 기원 자체가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현대로 오면서 비즈니스와 연결되며 변질된 것인지 모르겠다. 스포츠에 대해 취미도, 관심도, 잘 하지도 못하는 내가 이 책을 읽기로 한데는 아마 우리 아이가 한때 아이스하키에 열중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다.

가상의 마을 베어타운. 작가가 스웨덴 작가이기때문에 소설의 배경 역시 스웨덴이 아닐까 짐작할뿐 책 어디에도 특정 나라이름이 나오진 않는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차차 궁금하지 않게 되었던 것은 어느 나라 어떤 국민인지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베어타운이라는 작은 마을. 있던 공장 마저 폐쇄 위기에 있을 만큼 쇠락해져가는 마을이다. 이 마을이 오로지 희망을 거는 것은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팀이 우승을 하여 마을 입지를 회복시켜주고 마을이 다시 활기를 찾아 일자리 걱정 하며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유망주 케빈에 거는 기대를 거는 것은 그래서 단지 팀 단장, 코치, 가족 뿐 만이 아니다. 온 마을의 문제이다. 케빈을 위해서가 아니고, 아이스하키를 위해서가 아니다. 마을 주민들의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시합을 코 앞에 두고 마을 청소년아이스하키팀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뚜렷하고 목격자도 있지만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교묘하게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뀔 상황까지 치닫는다. 이렇게 몰고 가는 주체는 누구일까. 단순히 처벌을 피하고 싶은 피해자와 그의 가족이 주체일까. 그렇다면 오히려 예측 가능하고 뚜렷하므로 당당히 비난할 대상에 올릴 수 있다.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나만 관련된것도 아니니 책임질 일도 없고, 하지만 큰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실을 암묵하는 것으로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이 오지 않게 하려는 생존과 관련된 인간의 이기심이다.

작가는 숲 속에서 누군가에게 쏘는 총소리가 나는 것으로 책의 첫 페이지를 시작함으로써 독자의 주의를 끌고자 했다. 이야기의 플롯 자체는 아주 새로울게 없는데도 560쪽까지 끌고 간 능력이 대단하다. 동시에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더 간추려 썼더라면 오히려 긴박감과 흥미가 더 했을텐데. 등장 인물의 숫자도 지나친 감이 있는 것이, 모든 등장 인물들 충분히 그 역할을 다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게 긴 전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보면 소극적인 대응이라고 볼 수 있는 결말도 시원치 않다. 민감한 반응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결말 역시 당연한 처벌을 벗어나 미화된 경우 아닌가 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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