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는 길에 아들이 찍어보내온 사진입니다.

거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중이랍니다.

근처 대학 캠퍼스에 거주하고 있는 거위들이지요.

 

 

 

 

 

 

 

 

 

 

 

 

 

새들이 무리지어 하늘을 날때 보면 대열을 만들어 비행을 하는데 육로 (!)를 보행할때도 저렇게 줄을 서서 하나봅니다. 아마 이동할때 줄을 지어 하는 본능이 있나봐요.

 

줄 서는 것 자체가 본능인지, 혹은 리더쉽이 작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무리가 있으면 그 중 한 마리는 리더 역할을 하여 나머지 무리들의 행동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식으로.

궁금 궁금.

 

동영상도 있는데 올리지 못해 아쉽네요.

 

 

 

 

 

(두번째 사진에서 표지판 그림 보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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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쟁이 2018-12-1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위와 더불어 사는 캠퍼스. 표지판 넘 귀여워요 ㅎㅎ

hnine 2018-12-16 15:54   좋아요 0 | URL
표지판이 따로 있는 걸 보니 거위들이 자주 건너다니는 곳인가봐요.
귀엽죠? ^^

stella.K 2018-12-16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거위를 위해 표지판도 설치하고
의식있는 동네네요. 멋집니다.^^

hnine 2018-12-17 06:04   좋아요 0 | URL
저도 자세히 보기 전에는 표지판의 그림이 사람인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사람이 아니라 거위더라고요.
거위가 걷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까지 해요. 뒤뚱뒤뚱 ^^

책읽는나무 2018-12-17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판의 그림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네요^^

hnine 2018-12-17 15:35   좋아요 0 | URL
저기가 분명 차도이기 때문에 위험할수있거든요. 차들이 모두 서서 기다려주고 있어요 ^^

서니데이 2018-12-1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리가 자주 다니니까 표지판도 생겼나봐요.
사진 찍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저도 보면 사진 찍었을 것 같고요.
재미있는 사진 잘 봤습니다.
hnine님, 기분 좋은 월요일, 좋은 12월 보내세요.^^

hnine 2018-12-17 15:38   좋아요 1 | URL
오리인가 했는데 거위더라고요. 거위도 오리과이긴 하죠 ^^
저는 거위가 잔디에서 돌아다니는 것만 봤지 저렇게 무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는 건 못봤어요.
서두르지 않고 유유히 ^^ 오히려 서두르다 사고 날 수 있다는 걸 거위가 아는 것 같죠? ^^
 
토지 13 - 4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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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의 우리 나라 풍경을 토지13권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고 있다.

어디로 가든지, 특히 소도시나 소읍 같은 곳은 거의가 다 그러한데, 양과점을 위시하여 담배 가게, 이발소, 목욕탕, 대개 그런 비슷한 업종은 일본인 경영이다 (10).

조선땅은 이제 조선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고 조선 물건만 사고 파는 곳이 아니며 우리 말만 사용되는 땅이 아니라는 것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메이지 캐러멜, 모리나가 밀크, 센베이 과자, 지쿠 (머릿기름), 활동사진관.

이제 토지의 무대도 경상남도 하동 평사리 최참판가 중심에서 벗어난지 오래. 간도도 이미 지나왔다. 서희가 간도에 머물다가 조선땅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새로이 정착한 곳인 진주와 서울이 주요 등장 무대가 되고 평사리는  이제 간간히 언급되는 정도이다.

토지13권 역시 큰 사건 보다는 등장 인물들의 인생 역정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져가는 식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 진행은 서희가 조준구로부터 재산을 되찾은 후 부터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결말까지 아직 일곱 권이 남아 있으니 모르겠지만 이런 식의 진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 길상이 감옥에 있고, 환국과 윤국이 학생 신분이다 보니 이들에게 아직 변수가 기대되고 있긴 하지만 그 이상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날까? 13권에도 지면을 채우고 있는 것은 토지 처음부터 등장하던 인물들과 그 자손들이고 여기에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더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인물들이 계속 더해지니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얘기거리는 계속 공급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일본의 영향이 조선의 꽤 하부적 일상까지 넓혀져 가고 있던 시기이니 만큼 일본과 조선의 문화 비교, 비평을 담은 내용들이 자주 나올 수 밖에 없고 이 권에는 특히 많이 나오는데 물론 등장 인물들의 토론이라는 형식을 통해서이다.

우선 임명희를 좋아했지만 결국 시동생으로 남게 된 조찬하. 그가 일본인인 오가타 지로와 만난 자리에서 조선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 비평하는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 있다. 오가타 지로는 조선의 미신, 민중 심리, 개인의 일방적인 희생 등을 예로 들며 조선의 문화를 감상주의로 보았다. 그 자리에서는 정리되지 못한 생각에 다 말 못하고 나중에 혼자된 다음 되돌려 생각하는 조찬하는 자신의 생각을 비로소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혼잣말을 한다. 일본 군국주의야말로 센티멘털리즘으로 무장되어 있다고. 할복자살하는 행위, 천황에 대한 만세를 부르며 쓰러지는 병사의 행위 등 민족적 자해의식을 미담으로 꾸미고 감상이라는 설탕을 발라서 그걸 먹고 자라는 것이 당신네 일본인이라고. 조선이 로맨티스트라고 하지만 실제로 로맨시스트는 일본인이고 조선은 예로부터 리얼리스트였었다고 생각하면서 리얼리즘에 접근했다고 알려져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 <겐지모노가타리>는 조선의 <삼국유사>의 세계에도 못미친다고 본다 (192,193쪽 참고).

일상적인 대화라고 보기엔 진지한 이런 조선과 일본에 대한 비평은 뒷부분에 또 나오는데, 388쪽에서 시작하여 392쪽까지 길게 이어지는 남천택의 비교적 신랄하고 직선적인 대사 속에서도 보여진다. 그는 당시 신흥지식인들을 서양의 사조에 대해 줏대 없이 휘둘리며 유행으로서 흉내나 내는 수준이라며 비판하고, 맥을 못추는 점에서는 일본과 조선이 크게 다르게 않다고 주장한다.

조찬하와 조용하 형제 사이의 대화 장면에서는 좀 더 일상적인 소재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얘기하는데 의상과 색채에 있어서 일본을 딱정벌레, 조선을 나비, 학으로 비유했다. 건물의 형태에 대한 비교도 덧붙인다.

작가는 이런 내용을 위해 일부러 공부를 한 것일까 아니면 비교 문화, 문화 인류학적 식견이 원래 높았던 것일까.

 

"아예 친일파가 된다면 모를까 중간지대에서 어물쩍거리다 보면 해괴한 사회잡기나 쓰게 되지. 그 대표적 인물이 이 모 (李某) 아니겠나.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발붙일 곳이 없는 게 현실이라구." (395)

임명빈이 남천택에게 향후 계획을 물으며 한 말인데, ‘이 모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짐작이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뚜렷한 소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참으로 처신이 복잡했었을 시대이다.

중국의 통일, 공산화 가능성을 초조해하고 두려워하는 (그렇게 되면 확실히 중국이 일본의 우위에 서게 될 것이므로) 일본에 대해 언급하면서 일본이 과연 전쟁을 일으킬까 타진해보는 대목도 나온다. 그러면 우리 조선은 또 어떤 운명에 휘말리게 되는 것인지.

13권을 읽는 동안은 소설로서의 소소한 에피소드보다 어떻게 보면 이런 비소설적 내용으로 담은 작가의 목소리가 더 귀에 눈에 들어왔다. 정작 누가 누구에게 한 말인지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지 벌써 잊어버려 리뷰 쓰며 다시 들춰서 확인해야 했다.

아마 다음 권 (14) 쯤에는 길상이 출옥하지 않을까. 그래도 서희와의 관계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고, 이들의 아들 환국과 윤국의 행보가 차라리 더 기대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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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2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토지>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가깝지도 그리고 멀지도 않은 시대 같아요.
근현대사에 해당되는 그 시대는 한국사에서 외울 것들이 많은 시기였던 것이 생각나네요.
‘이 모‘는 누구였을까요?
잘읽었습니다.
hnine님, 추운 날씨 따뜻하게 보내세요.^^

hnine 2018-12-13 16:45   좋아요 1 | URL
서울 다녀왔어요. 오늘 서울은 눈이 펑펑. 제가 사는 곳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는 것인데 그래도 더 북쪽은 북쪽인지 더 추워요.
토지 13권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 말. 거의 백년 전이죠. 학교에서 국사 수업을 들으면서는 그 시대를 궁금해하고 상상해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문학 작품을 읽는 동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상상을 하며 읽게 돼요. 더 재미있죠.
이 모 씨는 그냥 상상만 해보는 것으로~ ^^
 
그린 마일 스티븐 킹 걸작선 6
스티븐 킹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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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작품을 일부러 찾아 읽은 기억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그 많은 작품 리스트를 보니 영화로는 본 것이 꽤 있다. <캐리>가 그렇고, <돌로레스 클레이본>, <미저리>, <스탠 바이 미> 그리고 <쇼생크 탈출>, 눈에 띄는 것만 꼽아도 그렇다. 아마 자세히 보면 더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 <그린 마일>도 영화화된 작품이고, 볼까 했다가 그 스토리를 알고 망설이다가 피해갔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어떻게해서 이 책이 손에 들어오게 되었으니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읽기 시작하하면 재미있게 읽는다. 거의 600쪽에 달하는 두터운 책이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읽고 있던 토지 13권을 잠시 미루기 충분할 정도로 흡인력있다.

일이 벌어진 때는 1932년이고 장소는 콜드마운틴에 있는 주 형무소. 화자는 형무소의 사형동 간수인 폴 에지콤이다. 이 사람이 나중에 조지아 파인스 양노원에서 1932년 당시를 회상하며 쓴 회상록 형식으로 되어 있다. 사형동에 수감되어 있는 사형수들이 나오고, 폴과 함께 근무하는 다른 간수들, 형무소장 등이 당연 등장한다.

책보다 훨씬 리얼했을 전기 의자 사형장면을 숀펜이 주연한 영화 <데드맨 워킹>에서 보고 그 후유증도 오래 겪었음에도, 이 책 속에 얼마나 자세하게, 여러번 나오는지 또 한번 후유증을 겪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할 정도로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듯이 작가는 쓰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뿐 아니라 예기치 않은 상황까지 나오는 건 덤이라고 해야하나.

존 커피라는 (여기서 커피는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성(姓)으로서의 커피) 사형수는 아마 이 소설에서 작가가 그려낸 메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왜 하필 이름을 존 커피라고 했을까.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작품의 기독교적 의미와도 상통해있는 작명이다 (J. C). 존 커피는 어린 쌍둥이 자매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거구의 몸집을 한 흑인에다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웅얼거리는 덜 떨어져 보이는 그에게 작가는 겉에서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능력을 부여하였다. 어쩌면 21세기 과학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영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사형수라는 것과 모순되게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의 이런 능력을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간수 폴 에지콤은 그동안 덮여져 있던 사실을 알게 되는데.

다 읽고 난 후 마음이 영 불편하다.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도 그렇게 결과가 흘러가게 두었어야 했는가. 법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그렇게 생명이 끝나도록 해도 되었는가.

양노원에서 회고록을 쓰며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은 좋다. 양노원 헛간에서 또다시 딸랑쥐를 만나게 되는 설정도 훌륭하고 멋진 의미 부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가 100세 넘은 나이까지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누가 불어넣어준 생명의 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석하는 것은 나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의미 붙임이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의 마음치고 너무 자의적인 해석이 아닐지.

이 세상에 생명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고, 죽음만큼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누구의 생명이 더 중요한 법은 없다. 이 소설의 결말은 잘못되었다! 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이해 못하겠다 불편했던 점을 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해설을 방금 보았다. 그렇게 해석하니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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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1-2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로 봤는데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스티븐의 책은 한 권도 읽어 보질 못 했습니다.
<캐리>도 초등학교 시절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흑인 거인의 입에서 무슨 녹색 입김이 나오고 그랬던 것 같은데...ㅋ

hnine 2018-11-29 22:36   좋아요 0 | URL
책에서는 존 커피의 입에서 하얀 벌레 같은 것이 쏟아져 나온다고 되어 있어요. 이게 실제 상황인가 헛것을 본것인가 읽으면서도 금방 파악이 안되었는데 다 읽고 나서 여기 저기 이 소설에 대한 해설을 찾아 읽어보니 이해가 되네요.
별점을 세개에서 네개로 고치려고 합니다 ^^

카스피 2018-11-30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영화를 먼저 봤는데 아마도 톰 행크스가 교도관으로 나오는것 같더군요.책을 읽은 후에 영화를 보셔도 재미있을 거에요.

hnine 2018-11-30 12:12   좋아요 0 | URL
톰 행크스가 나왔다는건 알고 있는데 폴 에지콤으로 나왔군요. 배역이 그와 어울려요. 기독교적 영화라는걸 해설을 읽기전엔 전혀 몰랐어요.
 

 

 

이효석은 그의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에서 낙엽을 '꿈의 껍질'이라 하였는데,

나는 오늘 땅에 구르는 낙엽을 보며 이루지 못한 꿈 조각들이 굴러다니는 것을 보는 듯 했다.

쓸쓸한 마음으로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그 낙엽 위를 걷는데 그순간 내 발 밑에서 얘들이 '바사삭'하고 소리를 내는 것이다.

수분이 다 빠져나간 나뭇잎 온몸이 부스러지며 내는 소리겠지만, 어쩐지 나 아직 살아있다고 외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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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22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낙엽이 보기는 좋은데 청소해야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은 아마도 꼴보기 싫을듯 싶어요.

hnine 2018-11-23 05:02   좋아요 0 | URL
그러시겠지요. 어제 바람이 많이 불어 또 낙엽이 와장창 떨어졌을텐데 오늘 일감이 배는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날도 추워졌는데.

stella.K 2018-11-23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무슨 낙엽이 저렇게 화려하죠?
저런 낙엽은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hnine 2018-11-23 22:44   좋아요 1 | URL
역시 예리하십니다.
저도 저런 낙엽 처음 봤어요. 지난번 런던 갔을때 찍어온 사진이어요. 떨어지지 않은 잎들도색깔이 다 저렇게 그라데이션이더라고요.

Nussbaum 2018-11-2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오랜만입니다. ^^

잘 지내셨지요?

hnine 2018-11-27 21:55   좋아요 0 | URL
어제보다 나쁜 일 없는 오늘이었다면 저는 오늘 하루 잘 지낸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살고 있어요 ^^
Nussbaum님 오랜만이면서 꼭 그렇지 않은 느낌인게, 제 서재 자주 들러주시고 좋아요도 눌러주시는 흔적을 고맙게 보아오고 있었기 때문인가봐요.
어떤 새로운 일이 있으셨나요?

Nussbaum 2018-11-28 00:54   좋아요 0 | URL
네 어딘가에서 뭔가를 하고 있지만 알라딘서재 이웃분들 쓴 글은 챙겨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은 없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일상이네요 ^^

2018-12-06 0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12-06 04:40   좋아요 0 | URL
저도 참 신기했어요. 떨어진 잎만 저런 색인가 싶어 나무를 올려봤더니 사진으론 안 올렸지만 나무에 아직 달려있는 모든 잎이 다 저렇게 그라데이션으로 물들어 있는거예요. 나무도 아주 큰 나무였거든요.
나이가 좀 더 들어서인지, 두번째 방문이어서인지, 이십년전에 안보고 지나쳤던 것들에 눈길이 많이 머문 여행이었어요. 특히 런던 어디가나 볼 수 있었던 우람한 나무들, 공원들이요. 단번에 급조할 수 없는 것들이지요. 오랜 시간이 들여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들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토지 12 - 3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2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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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전체 20 5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12권은 3부의 마지막 권이다. 조선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면서 주변국 언급의 분량과 빈도가 점차 늘어가는 것으로도 시대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지식인이자 극작가 권오송, 길상과 젊은 시절부터 친구이자 동학운동, 형평사 운동, 의병활동에 가담한 송관수, 전문학교 중퇴의 인텔리이자 형평사 운동 가담자인 이범준, 아버지와 형을 잃고 방황 끝에 출가하여 도솔암 주지가 된 소지감, 이 네사람의 대화를 통해 당시 시대 상황을 알 수 있게 한다. 작가가 즐겨 쓰는 방식이기도 하다.

"일본이 장개석하고 손을 못 잡아 환장하고 있질 않나. 자네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장개석의 국민당 정권과 우리 조선독립의 유관(有關)이지?”

일본의 보수파가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두려워하는 것은 거의 광적인 것인데 (…) 중국으로부터 탈취한 권익을 잃는 것도 그러려니와 보다 심각하고 치명적인 것은 중국과 소련의 접근이지요. 따낸 기득권은 커녕 그들의 발뿌리가 흔들릴 테니 말입니다.” (83, 84)

당시 일본의 보수파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예민해지고 있는 것과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조선에서도 점차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이 도입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겠다. 작가는 이런 배경을 소개함과 동시에 갑자기 들어오는 다소 생경한 사상의 맹점 가능성도 권오송의 입을 빌어 슬쩍 던져준다.

계급과 착취를 부정하는 소위 사회주의자들, 사실은 그 사회주의자들이 안고 있는 허약성은 지식인으로서 착취를 당하는 계급이 아니라는 점, 하여 일본의 사회주의 지도라들 거반이 힉벌이나 가문을 볼 때 명문출신이며 선택 받았다는 의식이 새로운 사상을 영합하게 한 것이고 따라서, 보호받고 잘 자란 아이가 새로운 세계를 엿본 흥분이나 호기심이라 할 수 있는데 과연 그네들이 자신들 계급과 완전히 절연하겠는가?” (86)

당시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 있던 조선은 여기에 민족의식에 기반한 민족주의가 더해져 그 경계를 모호하게 긋고 있기도 하였다.

사회주의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던 소지감이 다음과 같이 민족주의를 꼬집는다.

민족의식이란 가지가지 낯판대기를 지닌 요물이야. 악도 되고 선도 되고 야심의 간판도 되고 약자를 희생시키는 찬송가고 되고…… 피정복자에게 있어서 민족의식이란 항쟁을 촉구하는 것이 될 테지만 정복자에게 있어서의 민족의식이란 정복욕을 고무하는 것이 되니 말씀이야. 민족의식, 동포애, 애국심, 혹은 충성심, 따지고 보면 그것들은 인간 최고의 도덕이면서 참으로 진실이 아닌 괴물이거든. 집단의 생존본능이요 집단의 참욕을 아름답게 꾸며대는 허위, 어디 민족이나 집단뿐일까? 일가에서 개인은 어떻고? 결국 뺏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투쟁 아니겠나?” (87)

지금 봐도 하나도 틀리지 않는 말이다. 민족주의는 국수주의와 동의어가 되었다가 공산주의와 동의어가 되었다가 하는 그 혼돈의 시기인 것이다.

기화 (봉순)가 이상현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양현을 두고 세상을 떠나자 서희는 양현을 거두어 자신을 어머니라고 부르게 하며 딸처럼 키운다. 양현도 환국과 윤국을 친오빠처럼 따르며 지내는 가운데 상현을 좋아했던 임명희는 서희를 찾아와 자식이 없는 처지이니 자기가 양현을 거두면 안될까 서희에게 의향을 묻지만 서희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어보이던 서희도 이 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들 윤국과의 대화에서 이제 윤국도 어린 아이가 아님을, 어미 품에서 떠날 차비를 하는 다 자란 한 마리 매임을 깨닫는다. 읽으면서 왜 마지막 소제목이 <젊은 매>인가 했었다.

작가는 오로지 문장을 통해, 문학만 보여주겠다는 생각 대신, 사회, 철학, 정치, 문화 등 실로 다양한 세계에 대해 귀 기울이고 깨어있어야하며 섭렵하여야 함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권외로 이런 인물 사전이 나와있어서 읽으며 수시로 참고하기에 좋다. 157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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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8-11-1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3권을 읽고 있는데... 대단하세요.
인물사전엔 은근 스포가 많아서요... 정말 조심히 읽어야 할 것 같아요.

hnine 2018-11-16 13:22   좋아요 1 | URL
뒷북소녀님도 읽고 계시는군요.
중간 중간 다른 책도 읽어가면서 슬슬 읽고 있는중인데 어느 새 12권 까지 왔네요.
맞아요! 저도 인물사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인물의 결말까지 다 나와있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데 알고 읽으면 또 그것대로 재미가 있더라고요.
올해안에 다 읽겠다! 이런 생각 안하려고요. 그냥 슬렁슬렁~ ^^

뒷북소녀 2018-11-16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주에 한편 읽는게 목표인데 점점 느려지고 있어요^^

hnine 2018-11-17 22:20   좋아요 1 | URL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는데 대출 기간이 2주예요. 처음엔 두권씩 빌려서 2주만에 읽고 반납했는데 이제는 한권씩만 빌려요 ^^

서니데이 2018-11-1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는 책 뒤쪽이 인물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인물사전을 보면 더 정리가 잘 될 것 같기는 해요.
벌써 절반이상 읽으셨네요.
hnine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hnine 2018-11-17 22:22   좋아요 1 | URL
예, 각권마다 뒤에 인물 설명이 있는데 주로 그 권에 나온 사람 위주로 되어 있지요. 인물사전에 보면 모든 등장 인물이 다 나와있어요. 아주 잠깐 나온 사람도 모두요.
오늘 낮은 따뜻하던데 밤이 되니 옷 하나를 더 껴입어야 하네요. 11월다워요.

카스피 2018-11-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예전에 토지 읽었는데 워낙 방대해서인지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나네요ㅜ.ㅜ

hnine 2018-11-18 04:49   좋아요 0 | URL
포기라기 보다 잠시 중단하신거죠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수 있는 ^^
읽다가 더 재미있어보이는 책이 있으면 그리로 손이 가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미루게 되고, 그러다 잊혀지고, 그렇겠더라고요. 시간 되실때 다시 시작해보세요. (이리 말했으니 저는 중단하지 말고 계속 읽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