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 (不發)"이라는 글자가 화면에 나타날 때 혹시 영화 속 저 인생, 불발인가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저는 오히려 이 세상에 불발인 인생은 없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추천해드립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2017)

 

 

 

감독, 각본: 임대형

주연: 기주봉, 오정환, 고원희, 전여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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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빛에 한나절 한눈을 팔다가

깜빡 졸았던가? 한평생이 그새 또 지나갔던가?

할머니들은 가끔 눈을 비빈다

 

 

 

- 김기택 시 <봄날> 일부 -

 

 

 

 

 

 

 

 

 

 

 

 

 

 

 

 

 

 

 

 

 

 

 

 

 

 

 

 

 

 

 

 

 

 

 

 

 

 

 

 

 

 

 

 

 

지난 주말

아버지 산소에 갔더니 

철쭉이 활짝 피어 있었다.

 

나비는 얼마나 바쁜지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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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5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8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8권에 이르고 보니 이제 이야기가 관성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런 관성 형성 자체가 쉽게 이루어질 일은 아니고 그만한 누적된 분량 덕을 보는 것이라지만 18권에서는  특별한 큰 사건이랄 것 없이, 강물이 하류를 향해 천천히, 넓고 얕게 흘러가는 느낌으로 진행된다.

앞권에서 도솔암에 관음탱화를 그린 길상은 다시 체포되어 감옥에 가있느라 이 권에서는 한번도 등장을 하지 않고, 봉순과 이상현의 딸이자 서희가 양딸을 삼은 양현의 애정문제와 혼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서희는 둘째 아들 윤국과 양현을 부부로 맺어주고 싶어하고 윤국도 양현을 마음에 두고 있지만 양현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윤국을 오빠로만 생각하며 자라왔다는 것과 양현의 마음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이 너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서희의 마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서희 자신도 그 마음의 정체를 발견해가며 고민한다.

임이네와 이용의 아들인 이홍. 이홍의 딸 상의. 진주에서 여고를 다니는 상의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 하 조선의 고등교육 현장이 어떠했는지, 어떻게 친일 교육이 이루어졌고 학생들의 생활은 어떠했는지 꽤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어 흥미로왔다.

상현을 좋아했으나 거절당하고 조용하와 결혼했던 임명희는 앞권에서 조용하와 이혼, 자살 시도 등 어려운 시절을 보내다가 친구 여옥의 도움으로 재기하고 유치원을 경영하기도 한다. 좋아하던 상현의 딸인 양현을 피붙이처럼 여기고 도와주고자 한다.

임명희의 오라버니 임명빈은 건강이 좋지 않아 심각한 지경까지 가는데 몸과 더불어 어지러운 마음과 자책의 무게를 힘겨워 하다가 임명희의 권유로 요양차 해도사와 소지감이 있는 지리산 도솔암으로 가서 머문다.

도솔암에서 이범호와 해도사, 임명빈의 대화에서 '민주주의'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람들 뽑아서 맨드는 대통령, 그런 제도를 민주주의라 하는 모양인데." (448쪽)

해도사는 민주주의는 서양 것이 아니라 요순시대에서 나왔다고 이범호에게 주장하기도 한다.

"산골 늙은네들도 요순시대를 알고 있는데 자네가 모를 까닭이 없지. 바로 그게 민주주의인게야. 황하를 다스리는 사람이 만백성에게 뽑히어 제왕이 되었으니, 국토를 바르게 관리하고 백성들을 재난에서 지켜주며 일하여 먹고 살게 했으면 그게 바로 태평성세요 민주주의 아닌가. 각별하게, 어렵게 이러고 저러고 꿰어맞출 필요 어디 있누. 하하핫..." (448쪽)

한편 토지에서 계속 끊이지 않고 이어져가는 사상은 동학이 아닐까 한다.

이범호가 해도사에게 과거 동학을 했느냐고 묻자 해도사는 그냥 구경했노라며 대답한다. 여지껏 동학에 대해 한참 설을 풀던 것과는 다른 대답에 반문을 하는 이범호에게 해도사는 한마디 덧붙인다.

"밖에서 보았으니까 잘 보였던 게지." (452쪽)

참, 모순 아닌가. 어떤 생각이나 사건의 중심에 있을땐 안 보이는 것이 정작 거기서 나와야 잘 보인다는 것 말이다.

사랑도 끝나봐야 그 실체를 더 잘 알고 사람도 헤어진 후 그 관계가 더 잘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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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니콘 스토어 (Unicorn store), 2017

 

 

 

 

 

 

현재 상영중인 엔드 게임 여주인공 브리 라슨이 주연, 제작, 감독까지 한 영화이다.

2017년 영화인데 최근 네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유니콘 스토어. 말 그대로 유니콘을 파는 가게라는 뜻.

화가가 되고 싶어 미대에 진학하지만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자 좀 더 현실적인 삶을 살기로 하고 학교를 중퇴, 회사에 취직한 여주인공 키트. 하지만 거기서도 만족을 못느끼던중 유니콘을 파는 가게에서 초대장을 받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주제를 환상적인 색채와 디즈니 영화 같은 플롯에 담아 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뻔한 줄거리와 뻔한 결말.

개인적 평점은 ★★☆☆☆

 

 

 

 

 

 

2. 보살핌의 정석 (The fundamentals of caring), 2016

 

 

 

 

 

이 영화 역시 뻔할 수 있는 얘기임에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보았다.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는.

큰 주제는 뻔할지 몰라도 디테일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일까.

근위축증을 앓고 있어 혼자서 화장실도 못가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트레버.

아버지는 세살때 엄마와 이혼하고 집을 떠났고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트레버는 낮에 엄마가 직장에 가있는 동안 보살펴줄 간병인이 필요했다.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고 부인으로부터는 이혼을 요구 받고 있는 벤이 트레버의 간병인으로 오게 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트레버도, 벤도, 그 밖에 출연하는 피치, 도트, 모두 개인적인 아픔이 있는 사람들.

자기의 아픔을 혼자의 힘으로 극복하는건 어렵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보는건 가능하다는것이 새삼 눈에 들어오는 영화이다. 그렇게 서로 상처를 인정하고 돌보며 어떻게 어떻게 삶을 끌고 나가는 모습에서 보는 사람은 말없는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개인적인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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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 하루 5분 국민 영어과외 김영철.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2
김영철.타일러 라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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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2권 함께 구하여 읽었는데 책이 따로 검색되어 리뷰도 따로 쓴다. 검색해보다 알았다. 이미 3권도 나와있다는 것을. 앞으로 시리즈로 계속 나올 가능성이 충분해보인다.

2권 역시 1권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50개의 표현을 담고 있다는 것도 같다.

실제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들어본 적은 없지만 원하면 팟캐스트로도 들을 수 있는 모양이다.

요즘 많이 쓰이는 표현, 유용한 표현 위주로 하다보니 거기에 딱 맞는 표현이 영어에 없기도 하다. 그래서 심지어 2권에는 영어로는 없다고 비워놓은 페이지도 있다.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라는 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는, 아마도 라디오 청취자의 질문인 것 같은데 타일러는 이런 상황 자체가 미국에선 부자연스럽고 절대 이런 말 하지 않는다면서, 친해지고 싶은 상대방이 있으면 오늘 일끝나고 뭐하느냐, 일 끝나고 한잔 하면 어떻느냐 등, 구체적인 제안으로 다가가지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라고 말하진 않는다고 한다. 완전 애기들만 쓰는 표현이라면서. 그래서 이것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은 '없다'이다.

운전할때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은 왜 네비게이션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영어로 바른 표현은 GPS이다.

금연구역을 표현하는 말로서 You can smoke here on days that don't end in Y. 라는 말도 재미있다. Y로 끝나지 않는 날에는 여기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 라는 뜻으로 영어의 모든 요일은 Y로 끝나는 걸 생각하면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말이다.

good을 꼭 좋다, 착하다는 뜻으로 쓰지 않는다는 것은 다음 표현에서 알 수 있다. 우리 말로 "기대했던 그대로네."를 영어로 표현할때 보통 It's as same as expected. 라고  하지만 더 많이 자주 쓰는 것은 as same as 보다는 as good as 가 들어가는 표현으로서 It's just as good as I thought it would be. 라는 것이다. 며칠 전 우연히 우리 영화 한글 자막에 잘못된 예로서 Your guess is as good as mine. 의 의미를 알고 놀란 적 있다. 이 문장이 우리 말 자막에 "당신도 나만큼 촉이 좋네." 라고 되어 있었다. 이것은 완전 잘못된 번역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뜻은 '나도 모르겠다/너나 나나 잘 모르겠는 건 마찬가지다.' 라고 하니까 말이다.

2권을 훑어보는 중에 나도 모르게 김영철의 그 수다스런 말투, 큰 입, 어딘지 모르게 특이한 영어 억양 등이 떠오르고, 그 옆에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가르쳐주는 타일러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They just click."--> 죽이 잘 맞는다는 뜻으로 1권에서 배운 표현)

시작하는 글에서 김영철이 하는 말. 먹는 만큼 살이 찌듯, 잠은 자면 잘수록 늘듯, 영어도 한 만큼 결실을 맺더라고 한다.

타일러에게서 영어를 배운다면 김영철에게서도 배우는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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