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도 올린 '버림받은 성적표'라는 고등학생들의 시집을 엮은 구 자행님이 이 시집의 후기로 쓰신 글을 읽다가 적어 두었다. 언젠가 도움이 되려나? ^ ^

-시를 잘 쓰려면 순간에 일어나는 마음의 결을 붙잡아 보려고 애를 써야하고, 삶이 보이도록 장면을 환하게 그려 내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합니다.

-시는 또 지금 막 그 일을 겪는 듯이 써야 합니다.

-또, 시는 말을 아끼면서 써야합니다. 필요없는 말을 버릴줄 알아야 합니다. 시를 다 써 놓고 뺴도 좋은 말은 없는지 다시 살펴야 합니다. 이게 군더더기일까 싶은 구절이 있으면, 그 구절만 가리고 읽어 보세요. 그렇게 읽었을때 시맛이 더 살아나면 그 구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빼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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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9-0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가옵니당^^

hnine 2006-09-06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은 이미 마음 속에 두고 계신 것들이지요? ^ ^
시를 쓰는 마음은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버림받은 성적표 - 고등 학생, 우리들이 쓴 시 보리 청소년 6
고등 학생 81명 시, 구자행 엮음 / 보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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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시기를 그저 좋~은 때라고만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나 자신도 돌이켜보건대, 꼭 그렇지만은 아니었음을.

부산의 고등학생 81명의 자작시들의 엮음집 이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들도 아니고, 꾸미거나 치장하려 들지도 않은, 무심해 보이는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담은 솔직하고 풋풋한 시들이다.

 

 

종이 울린다

동시에 매로 문을 두드리며

고함치는 소리가 들린다

 

문은 닫히고

이상 자유는 용서 받지 못한다

 

매시간 10분전이 고비다

그때 마다 몇몇 죄수가 탈옥을 시도한다

그러나 결과는 종아리에 그이는 붉은

 

죄수명단을 들고 교관이 들어와 인원 수를 체크한다

압박감에 시달려 탈옥을 체념한

허리를 굽히고 눈을 감으며

엎드리는 죄수는 늘어만 간다

 

종이 울린다

동시에 죄수 수십 명이

발광하며 뛰쳐나간다

 

문은 열리고

그러나 자유여야 밖은 온통 학원

다른 감옥으로 옮겨지는 종소리일 뿐이었다.

( . 라는 구속 영장 全文)

 

우리학교 벚꽃은

소나무 옆에 있다

아이들은 벚꽃만 본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소나무는 서운해진다

( 우리학교 벚꽃 全文)

 

주목 받는 벚꽃보다는 그 옆의 소나무에 감정이입이 되어 쓴 시이다.

 

기성 시인들의 시도 좋지만, 기성이 되기 전의 이런 시인들의 시는 또 다른 느낌으로 와 닿는다. 시인을 만드는 사회와 교육, 입시 제도, '덕분'이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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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9-05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풍경들이 눈 앞에 떠오르는 살아있는 시입니다.
지금에서야 아련한 추억으로 남지만 절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네요.
불쌍한 아이들...

hnine 2006-09-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시라도 쓰는 동안 어떤 카타르시스가 되긴 되겠지요 그나마.

씩씩하니 2006-09-0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이렇게 느낄 정도루 힘이 들다니..이런 생각 해봅니다,..
많이 안스러워요...울 애들 크기 전에 제도적으로 뭔가 바뀔까요??

hnine 2006-09-0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우리 아이들도 맞이할 시기일텐데, 꿋꿋하게 잘 버텨나갈 수 있는 좀 낙천적인 성품을 길러주어야겠어요. 제도적으로 뭔가 바뀔까요...글쎄요 ^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홍신자 지음 / 명진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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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홍 신자 라는 이름과 함께 자유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이 널리 읽혀졌던 적이 있었다 (1993년 출간). 스물 일곱 살의 늦은 나이에 느닷없이 무용가의 길로 나선 작가의 독특한 여정과 명상을 통한 자유의 부르짖음이 생소하면서도 참신하게 다가왔었다. 그 때 아마 한참 그런 류의 책들이 많이 보급되던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저자의 나이 예순 둘에 쓴 것으로, 여전히 춤과 명상, 내 몸과 마음의 자유를 누리려는 걸음을 계속하면서 쓴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이 책에서 특이한 점은 우리의 이 주는 메시지의 중요성에 대한 역설이다. 몸은 마음보다 훨씬 정직하며 몸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순간 그것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쓰고 있다. 마음 다스리기를 위해 몸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아니,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몸을 어떻게 섬기고 보살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놓았다. 1. 식사시간에는 책을 덮어라. 2. 오랜 친구를 만난 듯이 음식을 대하라. 3.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선택 하라. 4. 왼손으로 먹어라. 5. 50번 이상 씹어서 혀에서 식도, 위로 넘어가는 느낌을 상상하라. 6. 좋아하는 그릇을 마련하라. 예를 들어, 만일 다시 태어나 새롭게 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두말없이 단식을 권하겠다고 한다. 단식을 그저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며, 반죽음의 상태, 절실해진 내면과 육체의 만남이며, 세상에 나온 이후로 영혼이 맞이할 수 있는 가장 큰 침묵의 시간이라고.

 

인간도 근원적으로 자연의 일부이므로, 자연스럽게 본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 거기에 참자유가 있다는 것.

 

70%쯤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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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9-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를 위한 변명> 좋았죠?
항구에 정박중인 배는 어쩌구 하던 구절이 그 책 맨 앞장에 적혀 있었던가요?
홍신자 씨의 책을 읽고 글 속에서 소개받아 <마하무드라의 노래>를
샀던 기억이......^^

비자림 2006-09-0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홍신자의 글을 읽고 난데없이 춤을 배우고 싶은 욕구가 일더라구요.
멋있는 분이세요.^^

hnine 2006-09-05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자유, 본성, 본연의 소리, 집중, 뭐 이런 키워드들의 책이면 요즘 저에게는 필이 팍! 꽂힙니다 ^ ^ <마하무드라의 노래> 저도 한번 읽으볼까 합니다.

비자림님, 뭔가를 배우고 싶은 욕구가 일게 하는 책, 좋은 책 맞지요? 요즘 고미숙남의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라는 책 읽고 있는데, 제 전공이 아닌 분야에 대한 공부 욕구가 살 살 일어나더라구요.

가을산 2006-09-0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덕에 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hnine 2006-09-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저도요 ^ ^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敬友錄)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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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지 않는 일에는 더 이상 구애받고 싶지 않다>
인생의 절반을 살았고 이제부터 후반부에 접어든다는 생각을 하면 내키지 않는 일에는 더 이상 구애받고 싶지않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그것은 선악이나 도덕과도 전혀 별개의 사고이다. 단 일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아름다운 것, 감동할만한 것, 존경과 경이로 바라볼수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추하다고 느끼거나, 때로는 업신여기고 싶은 마음으로 내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40쪽

<세상의 악평이 주는 이점>
'세상의 악평'은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더 바랄 나위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그런 이유 없는 비난과 싸우고 있는 한, 인간은 추락하지 않게 되고 용기가 넘쳐나게끔 되어 있습니다.-137쪽

<잘 모르는 일들에 화내지 않는다>
평상시 굳게 믿고 있는 가치가 어긋나게 되면 화를 내는 사람과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나는 후자 쪽인데, 그 이유는 내가 무책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화를 내는 쪽은 책임감이 강하며 새로운 사태에 항상 자신이 충분히 관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앞길이 가로막히면 화를 내게 된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다. 내 집 부엌이나 손바닥만한 야채밭 관리에 대해서는 굉장히 말이 많지만, 내가 소속한 단체의 운명, 국가의 운명, 21세기 지구의 운명은 솔직히 말해 어떻게 되든 알 필요도 없다. '어떻게든 마음대로 생각하라'라는 입장이다.-222쪽

<반드시 홀로 해야 하는 일>
자신의 생활 방식이나 장차 나아갈 방향을 타인이나 조직, 혹은 사회나 국가가 결정해주길 바라는 자세만큼 위험 천만한 것은 없다. 자신과의 내면의 싸움이란 언제나 홀로 하는 것임을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된다.-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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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9-0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지랍이 넓어서 어쩐대요? 그래서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지 않나봐요,,훌쩍...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질꺼란 말씀은 동감해요,,
가끔 그렇게 노력을 하기도 하구요..
대부분의 일이 나와는 상관없다구 생각할 때 얼마나 자유로워질까요....
꼭 읽어볼래요,,,

hnine 2006-09-03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 이 책 읽으면서 100% 모두 공감하지는 않았어요. 세상이 너무 삭막해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 너희 뜻대로 해라
신광철 외 22인의 대학 교수 지음 / 황금가지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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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한 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23인의 대학 교수가 자녀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들로 묶여져 있다. 저자들의 전공도 다양하고, 편지글의 대상이 된 자녀들의 연령은 대개 십대에서 대학 초년생, 혹은 결혼을 앞둔 성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느낌은,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얘기는 결국 비슷한 톤의 비슷한 주제일 수 밖에 없나 하는 것이다.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서 매진하라는 것. 제목처럼 '너희 뜻대로 해라'라는 메시지 보다는, 그 '너희 뜻'세우는 것에 염려하고, 관여하고 싶은 부모 마음이 여실하다. 왜 아닐까. 어느 정도 인생의 경험으로 바람직한 인생에 대한 길이 보이고, 더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기반을 이룩한 분들이니. 이런 생각과 마음을 어떤 특별한 날을 잡아, 특별한 형식을 통해서 전달하기 보다는, 자녀들과 자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식이라면 더욱 좋겠다. 본인의 그 시절 경험을 곁들여서, 하지만 나도 겪어봐서 다 안다는 그런 섣부른 편견을 버리고 하는 '이야기'라면 참 좋겠다. 훈계, 훈시, 일방적인 전달, 지시, 이런 마음을 견제할 수 있다면.

옆집사는 친하게 지내는 지인의 자식이라면, 아니, 가까운 친지의 자녀만 되어도, 친구처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란 훨씬 수월할지 모르나, 자기 자식에 대해 그렇게 되기란 아마도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에 비유한다면 너무 과장일까. 자식 교육에 대해 맞다 그르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워 지는 나이에 이른 것이다.

23인의 저자 중에서, 캐나다 메모리알대 김기수 교수의 '체벌'에 대한 글 -체벌에 대해 학생들도 이의를 제기할 줄 알아야한다고 썼다-,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멋진 생각을 보여준 김의수 교수의 글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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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9-0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었는대...
흠,,저는 자꾸 아이들을 보면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치고 지시하구 그러려는 제 모습에 스스로 놀라곤해요,,이게 나이인가 싶어서 두렵구..

hnine 2006-09-03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도 읽으셨군요 이 책. 대부분의 글들이 교수님이 쓰신 글 티가 역력히 나는 것 같더라구요 다 옳으신 말씀이었지만 ㅋㅋ
서문에도 나와있듯이 부모 노릇에는 정도가 없다는 것이 맞는 말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