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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약 사용설명서 - 의사, 약사도 궁금해하는 약의 모든 것
이지현 지음 / 세상풍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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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함께 늘어가는 것중 하나는 테이블 한켠의 약 봉투 혹은 약병 수.

건강 체질이시던 아버지께서 부정맥을 시작으로 혈압약을 처방받은 날로부터 약의 종류와 수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보고, 그러면서 점차 달라져가는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하는 치료제가 아닌 이상 약은 가까이 할게 못된다는 생각이 굳어져 갔었다. 그후 이런 저런 경험을 해오면서, 제대로 알고 먹는 약의 혜택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다.

 

약사도 알려주기 힘든 약물 부작용의 진실 (36)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약은 부작용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바꿔 말하면 어떤 약의 부작용이 밝혀졌다고 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내가 먹는 약의 가능한 부작용을 잘 알고 먹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이 일일이 설명서를 읽어가면서 부작용을 식별해내기란 쉽지 않으므로, 약을 공급하는 약사와 약을 공급받는 환자의 공동 책임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모든 약은 간을 손상시키는가 (62)

당신의 간을 손상시키는 것은 지금 먹어야 하는 약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인 경우가 훨씬 많다.

 

의약품과 구별되는 건강기능식품

'효능'이나 '효과'라는 말은 의약품에만 쓴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선 '기능성'이라는 말로 대신하는데, 의약품과 같이 직접적인 질병의 치료나 예방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 질병 발생 위험 감소 기능
  • 생리활성기능
  • 영양소 기능

 

탄산은 소화를 돕는가? (149)

탄산은 위장벽을 자극해 위산을 분비시킴으로써 소화를 돕는다.

(소화가 안될땐 약을 먹기 전에 콜라나 사이다등 탄산 음료를 마셔보라는 말이 근거가 있는 말인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제 알게 되었다.)

 

소화제

■ 소화 효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은, 생약성분의 마시는 소화제 (소위 '드링크') (149)

 

 ▒ 탄산 포함

      • 까스활명수- 평소 위장관 기능 저하로 인한 소화불량, 가스가 잘 생기는 경우
      • 까스명수- 위장관 기능과 상관없이 음식으로 인해 위장관 운동이 저하된 체증에 사용

▒ 탄산 포함하지 않음

위청수, 속청, 노루모플러스, 베나치오 등

 

■ 소화효소를 함유한 알약 소화제

- 예. 훼스탈플러스, 베아제 등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는 간독성이 있어 간을 해친다. 예. 타이레놀

약이 몸에서 한꺼번에 녹지 않고 서서히 녹으면서 오래 작용하는 '서방정' (타이레놀의 경우 노란색 타이레놀. ER -extended released- 이라고 표시되어 있음) 을 하루에 여러알씩 자주 먹게 되면 몸 안에 약이 점점 더 많이 쌓이게 되어 독성에 더 쉽게 노출된다.

 

고지혈증 약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횡문근 융해증-콜레스테롤 약의 부작용. 횡문근의 근육세포가 괴사하는 병으로 근욱이 아프고 굳는 증상을 동반한다.

달걀노른자나 육류를 먹지 않는 것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운동은 콜레스테롤과 무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 생성은 전체의 약 20-30%를 차지하며 70-80%의 콜레스테롤은 대부분 몸속에서 만들어진다.

고열량 야식 습관,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량이 일정하지 않은 식습관이 체내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우리 몸은 굶거나 식사량이 너무 적은 경우 당을 더 많이 흡수하려 하고 간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 미리 음식이 많이 들어오지 않을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우울증약은 중독될까 (214)

우울증 약으로 함께 처방되는 수면제류가 의존성이나 중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같이 먹는 우울증약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 오해하기 쉽다.

 

고혈압 (217)

  • 일차성(본태성)고혈압-이유없이 유전적, 체질적 영향때문에 발생하는 경우. 치료되지 않고 평생 관리만 할 수 있다.
  • 이차성 고혈압-신장, 갑상선질환 혈관 이상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 경우.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영양제

흡연자-비타민 C 필수!

채식주의자-비타민 B12 필수!

 

비타민을 먹으면 입에서 마늘냄새가 나요

복합비타민중 특히 아로XX을 먹으면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럴리가~' 했는데 근거 없는 말은 아니었다. 몸에 비타민 B1 전달 활성화를 위해 비타민 B1과 알리신 (마늘의 성분)이 결합된 푸르설티아민 (Fursultiamine) 이 주성분으로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타민 주사제의 경우 비타민 B1을 빨리 주사하면 코에서 잠시 마늘 냄새를 느끼게 된다. 한때 영양주사를 마늘주사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기는 했으나 책의 전반적인 수준이 고르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즉, 어느 내용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인 반면 어떤 내용은 매우 전문적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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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8-2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데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이유를 보니 이해가 됩니다~끼니를 잘 챙겨먹는 게 중요하네요!♥

hnine 2016-08-27 06:41   좋아요 0 | URL
고지혈증의 경우 특정 음식을 제한해서 먹는 것보다는 생활 속에서 식습관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제 경우엔 끼니때 밥 대신 빵 먹는 것을 안하려고 노력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요. 콜레스테롤 수치에 너무 과민할 것도 없지만 신경은 쓰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사랑이란 무엇인가 - 진정한 자유를 위한 관계맺기와 홀로서기 지혜의 연금술 시리즈 9
오쇼 지음, 손민규 옮김 / 젠토피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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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권하면서 덧붙였다 "당신이 떠올리는 그런 사랑 얘기가 아니야".

원제는 사랑, 자유, 홀로 있음 (Love Freedom Aloneness). 세 단어 모두 참으로 매력적이고 갈구하는 단어들 아닌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가장 심오한 불교의 경문 중 하나이다. 오직 깨달은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통찰이기도 하다. (20)

사랑은 고통스럽다. 사랑은 하나의 큰 전환이기 때문이다. 자아가 있는 상태에서 자아가 사라지는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에 그 슬픔은 매우 깊다. 그러나 슬픔을 통하지 않고서는 황홀경을 맛볼 수 없다. (53)

사랑을 피해버리면 성장할 기회를 놓친다. 사랑은 인생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랑을 모른다.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인생에서 사랑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로 들으면 된다. (59)

 

가족은 가치를 잃었다

207쪽에서 Osho는 가족제도는 이미 가치를 잃었다고 한다. 가족제도는 이제 그 기능을 다 했고 새로운 상황과 갓 태어난 새로운 인류에게 가족은 더 맞지 않는다면서 그 대안으로 공동체를 들었다. 가족보다 덜 구속적이고 더 융통성 있고 자유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Osho가 가족제도를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제 인류에게 기존의 가족제도가 할 수 있는 기능이 꼭 최선이 아니게 되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말을 인정해야할지 더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알겠다. 이제 가정에서 사랑은 자취를 감춰버렸고 권위와 갈등만 더 커져가고 있으며 아이들의 희망은 파괴되고 있다면서, 자기 생각에 가장 좋은 대안은 공동체라는 것이다. 공동체는 유동성 있는 가족제도를 의미한다.

 

집착

그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집착이 존재한다. 그대 내면의 자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감을 얻기 위해 무엇에든지 자꾸 매달리는 것이다. 그대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 그대의 뿌리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대가 자기 자신에게 뿌리를 내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그대 안에 바로 이것이 있고 그대 안에 바로 이 의식이 있을 때, 그대는 누구에게도 매달리지 않는다. (233)

 

무엇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세상은 너무나 불행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세상이 원래 불행한 곳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릇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가 행복하다면 그냥 앞으로 나아가라. 행복하고 중심이 잡혀 있고 이전보다 더 활기 있다면 그냥 계속 나아가라. 행복을 시금석으로 판단하라. 다른 무엇도 기준이 될 수 없다. 경전에서 무엇이라고 말하든 상관없다. 그대의 가슴이 행복으로 고동치는 것이 바로 기준이다. (248)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

그들은 서로에게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는 사랑받기를 원한다. 사랑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랑받는 게 진짜 문제이다. 그들은 사랑받기 위해 사랑한다. 근본적인 욕구는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인은 서로에게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다.

"당신은 나를 충분히 사랑해 주지 않아요."

충분한 것이란 이 세상에 없다. 인간의 욕구는 무한하므로 충분한 사랑이란 불가능하다. (281)

 

홀로 있음의 경지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지 않는 한 그대는 홀로 있을 수 없다. 히말라야로 간다고 해도 그대는 그곳에 사회를 만들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면 시장이나 도시 한복판이나 어디에 살아도 홀로 있을 수 있다.

홀로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바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를 버린 사람이다. 자기 자신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당신은 중요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해주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의미는 자기 내면에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지 않는다. 그는 의미를 구걸하지 않고, 의미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의 의미는 자기 존재에서 나온다. 그 사람은 이제 걸인이 아니므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284)

 

홀로 있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는 홀로 사는 방법을 깨달았으며, 홀로 지내는 것을 행복해하기 때문이다. 홀로 있으면서 그는 충분히 만족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지내는 사람들이 결코 종교적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남편이 명상하고자 하면 아내는 그것을 방해하고 싶다. 왜 그럴까? 아내가 종교적이 되려고 하면 남편이 그것을 방해하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무의식적인 공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자기 남편이나 아내가 홀로 있어도 충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두렵다. (290)

 

외로움 (Loneliness)과 홀로있음 (aloneness)는 다른 것

외로움은 어둠이라는 말처럼 부정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외로움은 누군가의 부재를 허전해하면서 그 커다란 빈자리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홀로있음은 전혀 다른 의미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발견한 것을 뜻한다. 전적으로 긍정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인간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으로 인생의 의미와 기쁨을 찾는다.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큰 발견이며, 오직 홀로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의식이 사물이나 사람들로 인해 혼란스럽지 않고 맑게 비어 있을 때, 그 공과 무 속에서만 기적은 일어난다. 자신을 발견하는 기적은 모든 종교의 토대이다. (297)

 

문제 만들기 좋아하는, 고민하기 좋아하는 사람

모든 것을 문젯거리로 만드는 것은 인간의 마음 때문에 일어나는 재앙이다. 그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바꾸어라. 자기 자신을 외로운 인간이라고 부르지 말라. 그대는 잘못된 단어를 사용했다. 그 단어는 비난의 암시를 담고 있다. 그대는 홀로 있으며 홀로 있음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그대는 외롭지 않다. 외로운 것은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홀로있음은 자기 존재에 완전히 뿌리를 내려 중심을 잡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만으로 충분하다. (309)

 

슬픔을 이용하라

홀로 있지 않을 방법은 없다. 자신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성공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속인다. 관계를 맺고, 야심을 품고, 유명해지려고 노력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혼자가 아니라고 자신을 속인다. 혼자가 아니기에 슬프지 않다고 자신을 확신시키려 애쓴다. 그러나 곧 가면은 벗겨진다. 그것은 가짜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또 다른 가면을 쓴다. 이 짧은 생애 동안 얼마나 많은 가면을 써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가면이 벗겨지고 또 씌워지는가? 그러나 우리는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진실한 인간이 되길 원한다면 슬픔을 이용하라. 슬픔으로부터 달아나지 말라. 슬픔은 소중한 축복이다. (315)

 

 

"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 두려운게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좋은 제 자신이 두렵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맞는건가요?"

먼 거리까지 달려와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바로 이날, 이 책의 홀로있음에 대한 부분을 읽게 된 것은 우연인가. 행운인가.

OSHO의 책은 이것으로 세권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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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9-0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어머니를 보니까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시다가 이제 연세가 많아지니 쓸쓸하다며 제가 자주 오길 바라시더라고요.
기운이 넘칠 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더니 이젠 기운 빠지니까 그것도 귀찮대요.
저는 그래서 자식이 필요한가 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결국 의지할 것은 자식밖에 없나 보다 하는 생각이...

혼자 있는 시간이 아직 좋은 것은 우리가 아직 젊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혼자 있는 시간이 좋습니다. 혼자 있으면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안 덥더라고요. ㅋ
혼자 할 게 얼마나 많은데... 혼자 있는 시간이 부족해요.


˝그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바꾸어라.˝ - 이 말에 한 표 던집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마저 생각을 달리 하면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지요.

hnine 2016-09-02 18:21   좋아요 0 | URL
제 친구들이 저를 걱정해요. 나이 들수록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치매걸릴 확률이 늘어난다나요 ^^ 일리 있는 말이지요. 걱정해주는 친구들도 고맙고요. 혼자있기를 선택할 수 있는 동안은 아직 건강하고 젊은 거죠. 혼자 있고 싶어도 혼자서는 버틸 수가 없는 때가 오면 그게 걱정입니다 ㅠㅠ 에잇, 미리 걱정할 건 없죠.
그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바꾸렵면 너무 깊이, 오래, 많이 생각하면 잘 안되더라고요 ^^
 
지금 여기 깨어있기
법륜 지음 / 정토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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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제목이라는 생각으로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

여기. 내가 서있는 곳. 숨쉬고 있는 공간.

깨어. 정신을 다른데 두지 말고 지금 내가 어디 있고 무얼 보고 무얼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있기. 존재하니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한 것.

더 줄여 한 단어로 하자면 이렇게 될까? 내 인생의 키워드로 삼고 있는 말, 관(觀).

 

직지, 자기 마음을 자기가 바로 꿰뚫어보게 된 침묵 (33)

무섭고 날카로운 말이다.

 

더럽다와 반대되는 뜻으로 청정하다는게 아니라 더럽고 깨끗함이 없는 불구부정 (不垢不淨)의 자리 (39)

불교의 중심사상은 역시 무(無).

 

부모님 말을 다 듣다보면 바른길로 가기 어렵다. 부모가 자식 인생의 길잡이가될 수도 없다. 부모는 자기 나름의 어리석은 생각 속에서 자식이 오직 안전하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자식을 해탈시키지 못한다. 그러니 자기 인생의 문제를 자기가 단도직입으로 살펴서 해결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애써도 해결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잠깐이면 해결하고 나머지 인생은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죽을 때까지 수행해서 죽기 전에야 깨닫는 것이 목표가 되면 안 된다. 단박에 깨닫고 나머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43)

화두를 붙잡고 나선 스님이 아닌 이상, 단박에 깨닫고 행복하게!

내 아들이 너무 부모님 말씀 잘 듣는,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으로 크지 않기를 바란지 오래이다. 진심이다.

 

남편이 술을 마셔서 못 살겠다고 하소연하는 부인의 생각에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 전제 위에서 남편을 고치려 듭니다. 그런데 남편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러니 그런 전제 위에서는 3년이든 30년이든 아무리 기도를 해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전제를 무너뜨려버리면 문제의 본질을 보게 된다. (60)

나이 먹어갈 수록 자꾸 길어져가는 전제, 선입견 리스트. 그래서 나이먹은 사람이랑 얘기가 통하기란 더 어려워지는지. 어쩌면 오늘도 책을 한권 더 읽으면서 그런 전제를 하나씩 늘려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더구나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흐뭇해하면서.

 

어떤 사람이 논두렁 밑에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바로 중이고 그 곳이 절, 그게 바로 불교. (195)

지금 여기.

 

깨달음이라고 하는 것은 이론을 훨씬 뛰어넘는다. 지식으로, 머리를 굴려서 아는 알음알이가 아니다. 이것이 연기법 (緣起法). 한 면만 보지 말고 양면을 같이 보라는 것. 그러면 모든 모순이 해결된다. 한 면만 보니까 '내가 살려면 네가 죽어야지.' 하지만 두 면을 같이 보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 열린다. (228)

결혼해서 남편 사람과 부대끼며 살다보니, 알게 모르게 이런 생각의 기술이 늘어가는 것 같다. 그것이 연기법이라고 부르는 것인지 모르면서도 매일 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을 찾다보니.

 

'내가 옳다', '네가 옳다' 이렇게 시비하는 것이 색 (色).

옳다 그르다 하지만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고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다. 이쪽저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면 그냥 두 사람의 생각이 다른 것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공 (空).

이 동네에서는 동산이라 하고 저 동네에서는 서산이라고 하지만 이 동네와 저 동네를 떠나서 바라보면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다. 이게 공이다. (229)

 

법륜 스님에 대해, 그리고 그분의 말씀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불교 신자이신 내 어머니도 이분을 그닥 마땅찮게 생각 하시지만, 딱히 불교도가 아닌 나는 거부감보다 공감이 훨씬 커서, 내 생각을 닦고 고쳐먹고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도움 받고 있는 처지에, 그저 감사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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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8-2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륜 스님의 글, 좋군요.

˝부모님 말을 다 듣다보면 바른길로 가기 어렵다˝ - 이 말을 새기겠습니다. 이미 다 커 버려서, 저보다 기가 더 세서
제 말이 먹히지 않는 아이들이어서 제가 해 줄 말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알고 있어야겠어요.

(229)쪽의 글을 공감합니다. 옳고 그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음을 종종 경험합니다.
생각할 시간을 주셔서 님께 감사드립니다.

hnine 2016-08-22 04:36   좋아요 0 | URL
제 아이는 이제 열여섯 살인데도 말 잘 안들어요. 말 잘 듣는 아이가 부모 입장에선 키우기 수월하긴 하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선 그리 바람직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생각을 누르는 일이 더 많다는 뜻이니까요.
아이가 말을 잘 안듣는다고 생각할때마다 저 말씀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른답니다 ^^
 
피터 팬 펭귄클래식 45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이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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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은 아닌 또 하나의 예이다.

근래 읽은, 가장 상상력 넘치고 기발하고 유쾌하고, 한편 서글픈 이야기. 부디 내용을 안다고 해서, 그것도 대충 안다고 해서 피터팬을 안다고 하지 말기를.

이 책을 쓴 제임스 매튜 배리는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대식구 가정의 아홉번째 아이로 태어났다. 식구가 많으니 가정 형편이 썩 좋지는 않았으나 배리의 부모는 자식들을 키우며 종교와 교육의 힘을 강조하였고 기대도 컸다고 한다. 어머니가 제일 아끼고 기대하던 형이 죽고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배리는 어머니에게 건강과 행복을 되찾아 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보살핌과 배려를 받으며 커야할 아직 철없는 시기에 이미 거꾸로 어머니에게 그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 같은데 그것은 이후로 배리의 평생 역할이 되었고, 그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피터 팬이 등장하는 작품은 이것 하나가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의 원제는 <피터와 웬디 (Peter and Wendy)>. 이 외에도 이 책에 말미에 실려 있는 또다른 짧은 소설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Peter Pan in Kensington Gardens)>, 희곡으로 쓰여진 <자라지 않는 소년 (Peter Pan, or The Boy Who Would Not Grow Up)>등이 있을 뿐 아니라 제목에는 들어가있지 않지만 피터팬의 전조는 이미 <토미와 그리젤 (Tommy and Grizel)>이라는 소설에서 나타나고 있다.

작가가 자신을 자라지 않는 소년으로 이미지화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여러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책 <피터팬>에서도 첫 문장부터 의미 심장하다.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명만 제외하고. (All childeren, except one, grow up.)

첫 문장이 유명한 소설들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의 첫 문장도 그 리스트에 넣어두고 싶다.

피터가 아기였을 때 엄마 아빠가 피터가 어른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될지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죽어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집에서 켄싱턴 공원으로 도망쳐 나온다. 켄싱턴 공원은 실제 런던 시내에 있는 여러 공원들 중의 하나이고 저자인 배리가 자주 산책을 다니던 곳이라고 한다. 이후로 피터는 네버랜드에서 '잃어버린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잃어버린 아이들'이란 보모가 한눈을 판 사이 유모차에서 떨어진 아이들을 말한다. 이 아이들은 일주일 안에 부모를 찾지 못하면 네버랜드로 보내지게 되고, 피터 말에 의하면 그 대장은 자기이다.

 

수줍음이 지나쳐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에, 키도 열여덟 살이 되어서도 150cm 남짓했다고 하는 제임스 매튜 배리.그는 여학생과 교제를 해본 적도 없고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수줍은 성격과 작은 체구의 배리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코 기다려지는 일이 아니었으며 어쩌면 그에게 있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남들처럼 저절로 자라서 되는 무엇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자기 모습을 힘들게 극복하거나 변신에 가까운 노력을 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단계, 그래서 굳이 가고 싶지 않고 되고 싶지 않은 것이었을 수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부모, 특히 엄마와 아이에 대한 부분에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역할, 즉 배리가 바라는 엄마의 역할, 자기가 엄마로부터 받았으면 했던 모습이 여기 저기서 발견된다.

훌륭한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잠든 밤이 되면 아이들의 머릿속을 샅샅이 뒤져서 낮 동안 마구 어질러진 생각들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다음 날 아침을 위해 머릿속을 정리한다. 만약 밤에 안 자고 깨어 있는다면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여러분 역시 엄마가 이렇게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걸 지켜보는 건 정말 재밌다.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은 서랍을 정리하는 것과 비슷하다. 여러분의 엄마는 우스꽝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아 '도대체 이런 건 어디서 주워 왔지?' 하고 의아해하며 여러분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들을 찬찬히 살펴 볼 것이다. 그러고는 착한 생각은 마치 귀여운 새끼 고양이인 양 뺨에 갖다 대보고 나쁜 생각은 서둘러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아침이 되었을 때에는, 여러분이 꿈나라까지 갖고 갔던 심술궂은 장난과 못된 생각들은 조그맣게 접힌 채로 머릿속 맨 밑바닥에 놓이고 맨 위에는 그보다 예쁜 생각들이 펼쳐진 채로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다. (46, 47)

실제 이런 일을 하는 엄마는 세상에 없지만 엄마에 대한 저자의 로망과 기대와 결핍이 가늠되지 않는지.

소설 중 웬디는 결코 피터의 친구 캐릭터가 아니라 오히려 피터의 엄마의 대변인, 저자인 배리의 엄마의 대변인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아이들은 처음으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 이와 같이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은 부모의 자녀로 태어나면서 자신들이 공정하게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모가 아이에게 부당하게 대하더라도 후에 아이는 부모를 다시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는 더 이상 예전의 그 아이는 아닐 것이다. (155)

피터팬에 나오는 악인 '후크'선장. 이 책에서 후크가 단순히 아이들을 잡아가는 나쁜 해적선장으로만 그려져 있다면 그 단순함과 전형성때문에 이 책에 이렇게 애착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4장에서 그리고 있는 후크에 대한 묘사는 이런 선입견을 부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까워지고 싶지만 왜 아이들은 나보다 누구를 더 좋아할까 고민하는 모습, 후크의 악행 이면의 외로움, 인간적인 면모를 파고들어갔다.

 

자라지 않아서, 자라고 싶지 않았던 피터팬, 아니 제임스 매튜 배리.

당당히 장편이면서, 읽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고, 지루하기는 커녕 내가 왜 아이들 책을 읽고 있나하는 생각 한번 들새 없이 손에서 놓지 않게 하는 책. 실제로 이 책은 난 아무 결핍 없이 자랐다고 믿거나 '결핍이 뭐야?' 라고 할 어른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들이 읽으면 안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모름지기 결핍이란 그 시기를 지나고 봐야 그게 결핍이었는지, 그리고 그게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게 되기 때문에 어른이 읽었을 때 더 공감할 것이라는 뜻이다.

 

나의 선입견을 완전히 깨부순 책 피터팬. 읽고 나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뭔가 더 파고들어야 할 것 같아 자꾸 책장을 이리저리 넘겨 보게 되는 책.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보다 먼저 읽은 다음 책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어른이 된 피터와 앨리스가 다시 만나게 되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연극 대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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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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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들어왔던 말이고, 이후로 삼십년 넘게 영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지금까지, 크게 부정하지 못할 말이 있다. 영어 공부엔 외우는 것 이상이 없다는 말. 이렇게 가든 저렇게 가든 결국에는 외울때까지, 외워질때까지 가는 것이라고 본다.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시리즈는 기본패턴, 응용패턴, 완성패턴, 현재까지 이렇게 세권으로 나와있는데 네이버 영화 평점 9.0 이상인 230개 영화에서 2,300개 명대사를 선정하여 문법패턴으로 분류하고, 실력 향상에 도움되는 대사 234개를 뽑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단순히 명대사를 뽑아놓은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특히 영작문에 활용할 수 있을만한 문장을 선별해놓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록되어 있는 문장들을 보면 읽어서 좋은 문장들이긴 하지만 과연 4시간 집중하여 끝내기로 작정할 정도로 영작에 많이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유용한 문장들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첫 단원에 나오는 문장을 보자.

이렇게 확실한 느낌은 일생에 한번만 옵니다. This certainty comes once in a life time.

한국 사람이 영작할 때 자연스럽게 만만하게 이용되는 문장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쯤 짚고 넘어갈만 하긴 하다. 하지만 꼭 기억해놓았다가 이용해야지 까지는 아닌 것 같다.

이어서 나오는 문제들도 꼭 이 문장의 패턴과 연관성이 없다.

1. 너는 너의 엄마의 눈을 가졌구나.

2. 나의 엄마는 (눈에) 단추들이 없어.

2번 문제는 영화 코렐라인에 들어가 있는 대사이긴 한데 과연 실생활에서 저 문장을 쓸 일이 있을까?

 

3단원의 문장은 반면 너무 평범하여 굳이 영화 속에서 찾지 않아도 될 문장이다.

당신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I would like to have dinner with you.

8단원의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는 중인가? What are you thinking about?

11단원의 내 배에 구멍 내지 마 Stop blowing holes in my ship! 이라는 문장도 그 활용도와 이용도를 생각해보게 한다.

첫째, 에릭의 절친이 오늘 죽었어요 First, Erik's bestfriend died today.

17단원의 위와 같은 문장은 부디 사용할 일이 없기를.

 

기획 의도는 나름 새롭고 문장 선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되었으리라 생각되지만 단순히 영화속 명대사를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면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문장들이 더 세심히 선별되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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