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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크로메가스.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0
볼테르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긍정적이라는 것과 낙관적이라는 것을 그동안 구별없이 사용해왔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볼테르는<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낙관주의를 아주 천재적으로 비꼬고 있다.

순진한 소년 캉디드는 모든 것은 최선의 상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 팡글로스를 스승으로 모시며 아름다운 툰더 텐 크론크 성에서 살고 있다. 성의 주인인 남작의 딸 퀴네공드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이 남작의 눈에 발각되자 캉디드는 지상 낙원 같은 남작의 성에서 쫓겨나고 갈곳 없이 거리를 떠돌다가 불가리아 병사들에게 붙잡힌다. 이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파라과이, 엘도라도, 베네치아, 영국, 콘스탄티노플 등을 거치며 추위와 배고픔, 폭력, 자연재해의 위기 속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겨가는 가운데 오로지 희망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랑하는 퀴네공드를 다시 만나는 것이다. 스승 팡글로스에게 배운 진리, 즉 모든 것은 최선의 상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현재 어떤 어려움과 부당함이 있어보이더라도 그것은 과거의 어떤 원인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결과는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는 가르침을 추호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던 캉디드. 그는 생사의 고비를 여러번 넘기고 다른 생각을 주장하는 여러 종류의 인간들을 만나면서 그 믿음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모든 것은 최선으로 존재하는가?'

 

 "재미 삼아 배에 탄 사람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한번 하라고 해보세요. 가끔 자기 인생을 저주하지 않는 사람,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나를 바다에 거꾸로 처넣어도 좋아요." (98쪽, 노파의 이야기)

 

나중에 팡글로스를 만나 캉디드는 마침내 다음과 같이 묻는다.

"오, 팡글로스! 이런 끔찍한 일을 당신은 예측하지 못하셨습니다. 이렇게 되었으니 결국 나는 당신이 말씀하셨던 낙관주의를 포기할 수밖에 없군요." (135쪽)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하인 카캄보가 낙관주의가 뭐냐고 묻자 캉디드는 대답한다.

"그건 나쁠 때도 모든 것이 최선이라고 우기는 광기야." (135쪽)

 

프랑스의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볼테르. 그의 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이다. 절대군주 루이 14세가 통치하던 시절이었고 오직 하나의 종교만이 허용되던 시대였으나 그는 독설과 비판을 서슴치 않아 불경죄로 감옥살이를 겪었고 영국으로 추방되기까지 한다. 이후로 이 책 속의 캉디드가 그랬듯이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벨기에 등 여러 곳을 떠돌며 살았던 그는 84세때 파리에서 사망하기 까지 다양한 종류의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 "나는 행동하기 위해 쓴다."는 볼테르의 계몽주의 사상,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후대의 평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생사를 넘나드는 긴 여정 끝에 그들이 찾아낸 정원 (jardin)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캉디드, 팡글로스, 마르틴. 팡글로스는 털어놓는다. 끔찍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지만 일단 모든 것이 최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변해왔기 때문에 계속 그것을 주장하긴 했어도 사실은 아무것도 믿지 않았다고. 철학자 마르틴은 인간은 불안의 격동 속에 살거나 권태의 혼수상태 속에서 살기 위해 태어났다고 결론 지었으며, 캉디드는 아무것도 확신하지 못했고 팡글로스나 마르틴 어느 쪽에도 동의하지 못했다.

결말에서 캉디드는 고견을 듣기 위해이슬람교 수도승을 만나러 가지만 그는 그저 침묵을 지키라는 말만 해준다.

돌아오는 길에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노인을 만나고 그 노인은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내가 가꾸는 정원의 과일을 내다파는 것으로 만족한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노동을 하면 우리는 세가지 악에서 멀어질 수 있으니, 그 세 가지 악이란 바로 권태, 방탕, 궁핍이라오." (204쪽)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메모하거나 밑줄 긋지 않았을까? 우리가 오늘도 하기 싫어하면서도 일터로 향하는 이유이면서 동시에 막상 노동에서 벗어나는 기회가 주어져도 그 자유로움을 그리 오래 즐기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이유이다.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말고 일하자, 그것이 인생을 견딜만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라는 마르틴의 말에 캉디드와 팡글로스 모두 동의한다. '우리의 정원은 우리가 가꾸어야 합니다' 라는 마지막 문장도 의미심장하다. 신의 정원이 아닌 우리의 정원이고 그 정원은 우리가 가꾸어야 하는 것이다. 내 앞의 정원을 내 손으로 가꾸는, 사소해보이는 일상의 의무를 잘 수행해내는 것 외에 무엇을 더 바랄까.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와 함께 실린 <미크로메가스>도 분량은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보다 짧다고 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의미를 담고 있는 글이다. 볼테르가 살던 1700년대에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다는게 우선 놀랍다. 인간이 결코 눈으로 볼 수 없고 인식할 수도 없을, 비교도 안될 크기의 생명체가 있고, 그 생명체가 미물로 보일만한 더 큰 거인이 있다는 상상. 여기서 그 거인들은 지구를 지구라고 부르지 않는다. '눈곱만한 개미집'. 그들이 지구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루이 14세가 통치하던 시대, 오로지 하나의 종교만 허락되던 시대에 볼테르는 이런 상상을 하며 나와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려 들지 않는 오류를 비웃어 주고 있다.

<미크로메가스>마지막에서 사물의 궁극을 보게 될 거라고 하며 건네준 책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문장에 나와있다.

 

풍자와 비유로 가득한 책이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 그 의미를 다 파악하며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책 뒤의 해설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른 출판사 책은 살펴보질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문학동네 역자 해설은 이 책의 읽기를 완성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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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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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저자의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해맑고 명랑해보이는 아가씨로 보이는데 오래 동안 우울증을 앓았고 자살 시도까지 한적 있어 정신 병원에 입원 치료 받아왔다는 고백을 하고 있었다. 고백이라고 했지만 그 말을 하는 모습이 결코 어두운 표정이 아니라 모든 걸 다 지나온듯 밝아보였다. 그래서 이제 다 나았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도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고 회복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책을 내게 되고 이렇게 사람들 앞에 서서 얘기까지 하게 된 이유는 사랑하는 남편을 비롯해서 병원 주치의 선생님의 도움에 대한 보답이 되고 싶었고, 결정적으로, 너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우울증에 대한 글을 찾아봤는데 어떤 것도 너를 말해주는 책은 없더라는 엄마의 말이 원인이 되어 용기를 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쓴 책에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그래도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그 큰 우울의 원인은 무엇일까.

책은 하루 하루 일기 형식으로 쓰여져 있었다. 매일 매일 저자의 기분에 대한 설명, 주치의 선생님과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에 대한 것이 주 내용인데 이상하게도 이 책은 읽는 동안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저자보다는 저자를 치료하는 주치의의 입장에 더 동화가 되는 느낌이 들곤 했다. 의사로선 이런 환자를 많이 대할텐데 성의있고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부분이 읽는 사람에게도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저자의 기분은 그날의 기분이 어떠했고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에 대해 주로 썼지 저자의 우울증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과거에 대한 설명은 많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저자 입장에 공감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저자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보이고 충분히 이성적이며 조금만 노력하면 자신을 일으켜세울 능력도 있어보였다. 사소한 일상은 버텨나갈 힘이 없지 않아보이는데 문제는 전반적으로 삶 그 자체에 대한 이유를 못찾고 있다는 것, 아니, 사는 이유를 자꾸 찾으려 한다는 데 있지 않나 싶었다. 사는 이유란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나를 사랑하는 일이 이 아픈 삶을 마무리 짓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늘 자살의 위험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고 그것을 염려한 주치의는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보기를 권유하지만 그녀는 약물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싶진 않다, 그건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이 아니라고 대답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고를 할 만큼 이성적이었다. 생각과 마음이 달라서 마음은 '죽고 싶어'라고 말하고 생각은 '죽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고 있다고. 중독에 관한 글을 읽다가 발견한 한 구절에서 행복하려고 노력해도 행복해지 않는 이유는 노력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녀는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

우울하다고 자살하기에 삶은 우울보다 더 가치있는 일 아닌가. 포기보다는 버텨볼만하다고.

포기는 쉽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용기를 내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삶이 나에게 어떤 행복을 가져다 주리라고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는지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이 '나아가지 못해도 살아갈 이유는 있습니다' 이다. 지금 행복해서 사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는데는 이유가 없다. 없는 것을 찾는다고 찾아질까. 찾아진다면 그것은 사는 방법을 한가지 더 알아내는 것이겠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는 용기를 내는 방법을.

책을 읽고난 소감은 그렇다 하더라도 저자인 이수연씨를 비롯하여 우울증을 기조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외로움, 누군가의 위로와 이해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너무 오래동안 채워지지 못한채로 살아왔다는 데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덧붙여본다.

마지막으로 주치의가 이수연씨에게 쓴 편지글이 마음에 남는다. 처음 이수연씨를 만났을때 가르치려 들고 맞서면서 논리의 비약을 찾아내 심리 구조에 생긴 빈틈을 채우려했었노라고.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이수연씨의 자기 파괴적인 부분들이 모두 자신을 보호하려는 노력에서 생겨났다는 점을 알 수 있었노라고. 이런 주치의를 둔 이수연씨. 꼭 다시 일어설 것을 믿는다. 이수연씨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엔 많노라고. 그것만으로도 외롭지 않을 이유 하나를 보태면 안되겠냐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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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4-20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울증은 타고난 기질의 문제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생기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일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우울증에 걸리지는 않아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들 중 3분의 1가량만
우울증을 앓는다고 합니다. 나머지 3분의 2는 우울증이 없다는 거죠.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증 환자가 되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hnine 2019-04-20 22:06   좋아요 0 | URL
아까 다 못쓰고 낙가느라 임시저장을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올라갔던 모양이어요. 이런 당황스러울데가 (ㅠㅠ).
지금 발견하고 얼른 마저 다 쓰고 났더니 페크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우울증도 그렇지만 현대인의 많은 문제점이 소통의 부재, 외로움이 한 원인이 되는 것 같아요. 저 책에서 주치의가 말한대로 우울증은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기제의 한 가지라는 데도 동의하고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드러나게, 혹은 드러나지 않게 우울증을 안고 살기 때문에 이제는 오히려 친숙해진 느낌마저 드니 어떡해요.

페크pek0501 2019-04-21 11:43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어쩐지 미완성 글인 것 같은 생각이 스쳤는데 일부러 간략하게 쓰실려고 그랬나 생각했어요.

우울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너무 진지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 것. 그리고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무엇을 갖기, 라고 말하고 싶어요. 일도 좋고 취미도 좋겠지요. 시간 가는 줄 모를 무엇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아요. 설령 우울 성향을 갖고 태어났어도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으리라 믿어요.
이 저자처럼 책을 쓸 정도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해요.
잘 읽었습니다.

서니데이 2019-04-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는데, 아직 안 읽은 것 같아요. 표지는 익숙한데, 내용은 그보다는 조금 더 낯설게 느낍니다.
이 리뷰 읽고 나니, 나중에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요즘은 다들 스트레스를 많이 안고 사니까, 정신적인 고통과 어려움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같은 일이 있어도 개인차도 있을 것 같고요.
잘 읽었습니다.
hnine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hnine 2019-04-22 04:35   좋아요 1 | URL
저는 전자책으로 대여해서 읽었어요. 전자책 구입은 해본적있어도 대여까지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박찬순 지음 / 강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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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순이라는 이름을 소설가로써 기억하는 사람은 그녀의 나이 일흔 셋이라지만 많지 않을 것이다. 작가로 알려지기 이전에 라디오 PD, 외화 번역가로 오랫동안 일해오다가 예순 나이 되어서야 신춘문예에 4전 5기 끝에 당선함으로써 등단한 늦깍이 소설가이기 때문이다.

"암스테르담 완행열차"는 그녀의 세번째 소설집이다. 작년에 이 소설집을 내고서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의 소리에 초대손님으로 나와 얘기하는 그녀는 유쾌했고 강단있었다. 읽어보아야겠다고 벼른지 일년만에 드디어 그녀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 보았다. 모두 열한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 ★★★

기차의 출발 실수로 일정이 뒤틀리고 대신 다음에 온 완행열차를 타야했다는 것으로서 예기치 않은 상황 설정을 하였다. 그외에도 이혼을 앞두고 있는 화자의 개인적 상황, 다니고 있는 회사의 위기, 고성이 오가는 싸움, 오디션에 떨어진 여자, 탈레만이라는 음악가, 비올라 다감바라는 악기에 대한 애정 등, 단편 속에 너무 많은 소재들을 담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어색하지 않게 끌고 가는 숙련된 문장력은 돋보였으나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릴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헤란 신드롬> ★★★

테헤란 신드롬이란, 테헤란과 비즈니스를 할 때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다가도 중간에 이유도 없이 꼬이게 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뜻을 보니 소설의 소재로 삼기 좋은 용어이고 작가는 그걸 이용하고자 했던 것 같은데 이 작품의 내용이 과연 부합했는지는 좀 생각해볼 일이다. 실제로 작가는 2015년에 테헤란 레지던스 작가로 선정되었던 바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고 보여지는데 이것이 왜 소설일까, 에세이라고 보는편이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디테일한 묘사 때문이었다. 소설로서 이야기를 읽으려는 독자라면 과하다 느껴질 만큼 꽉꽉 채워져 자칫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받은 느낌이 간간히 들었다.

 

<재의 축제> ★★★★

죽은 자의 재가 살아나 축제를 벌이는 괴이쩍은 활기, 죽은 자를 추억하는, 아니 되살리는 한판 재의 축제. 애도가 이루어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가 팽개쳤던 그 지질해 보이던 일상의 매 순간순간들이 자기에게 복수를 하는 듯했다. (91쪽)

 

삶이란 일상과 따로 뚝 떨어져서 뭔가 대단한 한 방을 위해 남겨둔 공간이 아님을. 한 사람의 실패와 좌절, 쓰러짐, 그 모든 것을 곁에서 지켜봐주기, 좋은 음악에 흠뻑 빠져드는 호젓한 시간, 햇볕의 온기에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소록소록 부풀어 오르는 듯 하던 그 찰나, 시내는 그 모든 순간들을 다 날려 보냈다. (92쪽) 

삶을 이루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 언제나 있을 것 같은, 내일도 모레도 계속될 것 같은 그 지질한 순간들이 결국 나중에 애도가 이루어질 부분이라는 것을 작가는 어찌 알았을까.

 

<달팽이가 되려한 사나이> ★★★★★

이 소설집에서 최고로 꼽고 싶은 단편은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가의 관심세계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다시 보게된 작품이다. 2040년의 세계가 너무나 현실처럼 읽히는 것은 가능성 있는 상황을 잘 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소설로 이어나가는 솜씨가 어줍짢은 도입의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하고 충분히 가능하게 여겨질 정도로 치밀했기 때문이다. 스마트 가이드 (SG)라는, 지금의 스마트폰의 업그레이드 버젼에 해당하는 도구에 모든 결정과 판단을 맡기고 자신들의 뇌 사용은 잊고 만 인간들이 달팽이에게서 뭔가 다시 배우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그때.

"원하는 거 없어. 단지 소박한 감각과 기억을 되찾겠다는 거야. 평범한 인간이 본능적으로 갖고 있었던." (115쪽)

정말 그때가 되면 그리움이라는 말도 잊혀진 말의 리스트에 들어가게 될까. 가까운 미래를 이렇게 현실감 있게 그린 소설이 또 있을까 싶다.

"젠장, 당신들 대체 나의 하늬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122쪽)

나를 위해 이런 말을 던져줄 그 누구도 없는 세상.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 푸줏간에 매달린 고기가 되어 나의 지능과 판단을 포기한 댓가로 편하고 틀림없는 인공지능의 결정를 누리는 세상.

 

<북남시집 오케스트라> ★★★

남북한 청소년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연평도 연주 라는 행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올린 연주자와 지휘자가 주인공이다. 연주 곡목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글의 품격을 더해주고 상황에 대한 비유로서 음악에 대한 내용을 삽입한 것은 좋았지만 덜 구체적이고 덜 전문적이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포성, 지휘자와 화자의 불안전한 관계, 지휘자의 정체성, 음악의 기승전결등, 단편 속에 너무 많은 긴장 요소와 부대 상황으로 포화되어 있다는 느낌은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북동 230번지> ★★★★

역시 본인의 경험담이다. 독특한 소재라는 것과 능란한 문장들의 연속이 결점을 덮는다. 이 작가는 늘 자기의 어떤 특별한 경험들을 소설화한다. 그것이 소설로서 읽히기 보다 보고서나 경험담으로 읽히는 것이 거슬리던 참인데 이 단편에서는 이런 생각을 후반에서 보기 좋게 뒤집어 놓았다.

"...잠만 쿨쿨 자면......인생 손해지." (174쪽)

"아유, 참, 아버지는 재미있는 라디오라니까. 제발 좀 쉬어가며 웃기세요. 라디오 고장 나요." (175쪽)

소설가 구보 박태원에 대한 오마주는 여기 저기서 나타난다. 성북동 230번지는 박태원이 생전에 작품 인세 대신 받아 살던 집의 주소.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아가보고 조사하면서 화자는 (또는 작가 박찬순은) 박태원과 그의 딸의 대화를 이렇게 상상해보며 이야기 속에 삽입하고 있다. 나같은 보통 수준의 독자들에게는 작가가 너무 고단수를 쓰고 있지 않은가? 집중하며 읽을 필요가 있다.

 

<레몬을 놓을 자리> ★★

이쯤 읽으니 이 작가의 소설은 재미로 읽는 소설은 아닌가보다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의 실제 경험으로 시작했을 것이 거의 분명한 소재인 것은 전작과 마찬가지인데 역시 이야기라기 보다 기록 같은 느낌이 너무 강했다. 실제 인물 (정지용, 윤동주, 카지이 모토지로)이 모티프가 된다는 것도 다른 단편들에서와 같다. 카지이 모토지로의 단편 <레몬>을 읽어본 적 있다면 더 잘 이해가 되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신천을 허리에 꿰차는 법-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처음 부터 끝까지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가와 구보 박태원이 나누는 상상의 대화는 현실보다 더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기 까지 하고, 구보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며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솜씨 또한 주목할 만 하다.

 

<폭죽소리> ★★★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이다. 生命本來就是成功,  Life itself is a success. (265쪽)

폭죽. 화려하게 터지고 나서 곧 스러진다. 그래서 허무한데도 우리는 화려하게 불꽃으로 터지는 인생을 꿈꾸고 부러워하며 그렇지 못한 오늘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아그리파를 그리는 시간> ★★★

살아보고자 탈북한 청년 민호의 불안정한 삶이 줄에 매달려 붓질을 하는 화가와 프로펠러가 달린 플라잉 바이크라는 소재와 맞물려 비유되고 있다.

 

<아홉번째 파도> ★★★★

세월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세월호에 임시직 일자리를 얻어 탑승했던 동생을 잃은 형이 자원봉사를 하며 동생의 생전의 모습을 회상하며 부재를 느끼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단편 <아홉번째 파도>는 러시아 화가 이반 아이바조프스키의 동명의 그림에서 인용한 제목이다.

그림을 찾아보았다. 

세월호 아이들과 달리 그림 속의 이들은 살아남았을까?

그랬기를.

 

 

 

 

 

 

 

글을 쓰고 싶다는 갈망이 오래였던 만큼 작가 자신이 겪은 어떤 경험이라도 소설로 쓰고 싶었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그래서 대부분의 단편들이 작가의 경험으로 시작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소재와 품위있는 문장력은 그 작품의 격을 더하고 있다. 다만 너무나 구체적인 설명과 디테일,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설정을 하나의 작품 속에 담아놓은 점 등은 작가의 과욕으로도 보이고 작품의 재미를 감하지 않았나, 아쉬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짚고 넘어가 본다.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은게 작년이었으니 곧 새로운 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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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04-11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에 두 편만 봤는데, 뒤의 것이 더 좋군요.

hnine 2019-04-11 20:27   좋아요 1 | URL
보물선님 댓글 읽고 보니 제가 열한편의 순서를 책에 실린 순서대로 쓰지 않았기에 수정했어요. 덕분입니다 ^^
저에게는 읽기가 그리 수월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절대 시시하진 않아서 열심히 읽었다고 할까요.
달팽이가 되려 한 사나이가 저는 제일 좋던데요.

보물선 2019-04-1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다시 보게 될 듯합니다. 추천작품 읽어볼께요^^ 감사!

hnine 2019-04-11 20:40   좋아요 1 | URL
제가 감사하죠. 보물선님 서재에서 짧지만 강력한 리뷰 보고 읽어야겠다 결심했는걸요.
작가 인터뷰도 시간 되시면 들어보세요. 아주 재미있는 분 같더라고요.

2019-04-12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2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3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3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3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3 14: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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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와 매 제우미디어 게임 원작 시리즈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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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소설을 좋아하고 거기에 게임까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할 소설이다. 환타지 소설을 특별히 찾아읽는 편이 아니고 게임에도 거의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지루하지 않게 읽었으니 말이다.

요즘 게임은 완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갖추고 있는 게 일반적이라서 게임 산업 분야에서 스토리 작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르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전민희 작가의 이 소설 <전나무와 매> 역시 한 게임회사에서 '아키에이지'라는 게임의 배경으로 선택하여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마치 어릴때 할머니께서 잠자리에서 "옛날에 옛날에" 하고 들려주실때의 그런  느낌으로 시작한다고 하고 싶은데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스케일은 물론 비교가 안된다. 마을 대신 부족이나 나라, 한 세대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 무기, 전쟁, 포로, 노예, 복수 등등 성인 버전의 옛날 이야기라고 비유해도 될까?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관심을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막 비가 그친 밤, 커피와 물 담배, 민트 차와 과자를 파는 기온의 카페에 누더기나 다름없는 망토를 뒤집어 쓴 여자가 들어왔다.

이 여자는 누구? 왜?

마치 미친 여자 같은 차림이지만 아름답고, 비록 누더기가 되어 있을망정 고급의 천, 귀족 문신, 더구나 팔에 아기를 안고 있는 이 여자. 배경 묘사로 길게 시작하는 다른 소설들과는 시작부터 달라서 읽는 사람의 궁금증을 더한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여인은 에페리움 왕국의 로안드로스왕의 후궁 에렉티나. 그녀가 안고 있는 아기는 그녀의 아들 진 (본명은 폴리티모스)이다.

다른 한편의 이야기 속에는 키프로사라는 여자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실편백나무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는 이름, 키프로사는 전나무의 성의 늙은 영주 로지아의 손녀이다. 하나 밖에 없는 손녀이건만 어떤 이유로 로지아는 키프로사를 홀대한다. 키프로사가 열심히 돌보고 있는 매는 나중에 키프로사의 과업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렇게 암시하는데서 끝난다.

진과 키프로사의 이야기가 이 책에서는 이렇게 따로따로 진행되지만 후편에 해당하는 다른 책 <상속자들>에서는 이들이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이미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민희 작가의 책을 이제서, 처음으로 읽어보았지만 환타지 소설의 매력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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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7 - 5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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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을 향하여 가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어느 덧 등장하는 인물들은 1부에 나오던 사람들의 자식의 자식 세대가 대부분이고, 배경이 되는 곳은 평사리 한 곳이 아니라 만주 신경 (新京, 과거 일본인들이 세웠던 만주국의 수도, 지금의 장춘), 진주, 통영, 서울 등으로 확장되었다.

 

집을 거의 비우고 살아온 남편 길상 대신 환국, 윤국 두 아들과 봉순의 딸 양현을 잘 키우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살아온 서희. 장남 환국은 중학교 미술교사이자 화가가 되었다. 친딸처럼 키워온 양현은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양현에 대한 서희와 환국의 극진한 대우에 환국의 처 황덕희는 갈등을 느끼다 못해 못마땅함을 드러내기도 하여 양현으로 하여금 여기를 이제 떠나야 하나 고민에 빠뜨린다.

평사리 농민 출신 송관수는 한때 최참판가 습격에 가담하였다가 동학잔당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던 사람이다. 이후 백정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본인과 가족 모두 백정의 꼬리표를 달게 되는데, 이것을 비관한 그의 아들 영광은 공부를 포기하고 악극단을 따라 다니며 방랑 생활을 하고 양현을 좋아하는 속마음도 제대로 표현 못하고 정신적 방황을 겪는다. 가족과 떨어져 만주로 도피해있던 송관수가 호열자로 죽자 송관수의 처 영선네는 아들 영광과 함께 만주로 가서 송관수의 유해를 가져오고 남은 생을 아들에게 의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절에 은거하겠다는 결정을 한다.

용이와 임이네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월선네 손에서 크다시피 하여 월선네를 더 어머니같이 생각하는 홍이는 김훈장의 손녀 허보연과 결혼하고 만주에서 살지만 거기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다시피하는 여동생 임이때문에 괴로와한다.

앞에서 조준구에게 누명을 쓰고 죽게된 정한조란 인물이 있었다. 남편이 죽음을 당한후 그의 처 석이네는 혼자 딸 순연, 복연, 아들 정석을 키우며 살아간다. 나중에 정석은 허영과 사치로 가득한 양을례와 결혼하는데 원만한 결혼 생활을 못하게 되고 결국 헤어지게 되고 양을례는 딸 남희과 아들 성환을 두고 집을 나간다. 정석의 아들 딸 남희와 성환을 맡아 키우는 할미 석이네 집에 출가한 딸 순연까지 와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고, 스스로 열등감에 시달리는 딸 순연과의 관계 마저 원만치 못하다.

토지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신여성 중 한사람으로 유인실이 있다. 동경유학까지 다녀오지만 감옥살이를 하고 일본인 오가타와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오가타에게 알리지 않은채 혼자 아들을 낳고 조찬하에게 아들의 양육을 맡긴 채 만주로 떠난다. 나중에 조찬하는 오가타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고 유인실과 오가타가 재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오가타는 처음으로 아들을 만나게 된다.

 

토지를 처음 읽을 때와는 확실히 읽는 기분도 다르다. 힘 빼고 읽게 된다고 할까.

권수를 더해 갈수록 인물의 수도 많아지지만, 그래서 혼동될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읽어나가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또 집필하는 작가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주 과거의 그 인물 집안 얘기며, 과거의 일들을 상기시키는 대목들이 삽입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토지는 어떤 한 인물, 가령 서희나 길상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진행되는 연대기적 소설이라기 보다 이렇게 양반과 민초를 포함한 여러 인생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누구의 삶도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이겠다. 그렇다고 모든이의 삶이 공평한 것 같지도 않다.

불공평한 삶.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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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9-03-2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3권 읽다가 멈춰 있는 상태인데... 대단하세요.^^

hnine 2019-03-28 05:27   좋아요 0 | URL
제가 대하소설을 원래 잘 못 읽거든요. 그런데 토지는 예외적으로 17권까지 왔네요. 대신 오래 걸려 읽고 있지요. 특별한 매력이 있어서라기 보다 그냥 놓지 못하게 하는, 치웠다가도 다시 집어들게 하는 그런 구석이 있는 소설 같아요. 작가의 노력과 애정과 시간이 읽는 동안 독자의 마음에 스며드나봐요.

붉은돼지 2019-03-2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10여 년 전에...20년 전인가? 어쨌든 솔 출판사판 16권 짜리 읽었는데
내용은 거의 까먹었지만
읽으면서 이 소설 정말 대단하다고
몇 번이나 혼자 감탄하고 했던 기억은
분명히 납니다

hnine 2019-03-28 05:32   좋아요 0 | URL
벌써 다 읽으셨군요.
워낙 긴 소설이니 내용은 생각 안나시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거예요. 저는 지금 읽는 중인데도 앞의 내용이 생각 안나는걸요 ㅠㅠ
처음엔 토지가 최참판댁, 그 중에서도 최서희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젠 과연 작가는 그런 의도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의 애정이 꼭 서희의 삶에 집중되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요.
아무튼 나머지 세권도 다 읽어야지요.

페크pek0501 2019-03-3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을 향해 가고 계시네요. 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져서 뿌듯하시겠습니다. 총 22권인가요?
저로선 엄두가 나지 않는 향해입니다.


hnine 2019-03-30 18:16   좋아요 0 | URL
20권이 마지막이요. 끝장을 내리라 마음먹고 읽기시작했다면 부담때문에 중단했을지도 모르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더니 여기까지 왔네요.18권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집어든 지금 읽는 책이 더 페이지가 안넘어가요 한권짜리 단행본인데 말이에요 ㅠㅠ 저는 역시 쟝르소설과는 친해지기가 힘든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