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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뜰 - 소설가 전상국이 들려주는 꽃과 나무, 문학 이야기
전상국 지음 / 샘터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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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전상국. 내게는 중학생때 TV에서 한국전쟁 특집극 <아베의 가족>을 보고 처음 알게 된 작가이다. 그때만 해도 아직 어렸는지, 죽창으로 양민을 학살하는 장면, 아베라는 인물의 탄생 경위, 이후 아베 가족의 역사가 하나씩 드러날때마다 그 충격이 컸었다. 한국 전쟁이 단순히 잔혹하고 슬픈 역사적 사건으로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돠어 현재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고 또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저자는 고등학생때 이미 문학상에 입상함으로써 일찍부터 작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데뷔하였지만 그렇다고 여든의 나이에 이른 지금까지 계속해서 글 쓰는 일만 하며 살지는 않았던 듯 하고 방황의 시기도 겪은 듯 하다. '소설가 전상국이 들려주는 꽃과 나무, 문학 이야기' 라는 설명이 붙은 이 책은 그런 작가의 삶을 되돌아보는 가벼운 자서전 형식이기도 하고 아내와 함께 고향에 내려가 주로 아내 몫인 꽃과 나무, 정원 가꾸기를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자연이 보내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숲은 녹색 탱크. 사람들은 생활에서 피폐하고 고갈된 에너지를 숲에서 충전받는다. (65쪽)


자연과의 만남은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상대를 노리고 있는 사람과의 만남과 달리 항상 덧셈이었고 자기 치유의 바이블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인간은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을 뿐 이다. 인간이 인간을 대할 때 호시탐탐 상대를 노리듯이 우리 인간은 자연을 대할때도 그렇게 대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는지. 이용하는데 눈이 멀어 그것의 소중함과 무서움을 깨닫는 것은 훨씬 나중이다.



설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산을 찾아 들어간다

그 산에

너르고 착한 다른 세상 있구나


- 이성부 <산2> - 



서울에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12년을 지내고 그는 강원대학교 교수가 되면서 다시 고향 춘천으로 돌아온다. 춘천은 그가 애정하지 마지않는 요절한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기도 하다. 춘천에서 그는 교수직 외에도 많은 일에 의욕을 가지고 관여하는데 주로 김유정과 관련된 일이었다. 김유정을 기리는 문화사업에 관여하기도 하였고 김유정을 기리는 다른 문인들과의 모임을 활성화시켰으며 이들과 힘을 모아 금병산 일대에 금병산예술촌을 만들기도 하였다. 춘천이라는 지역과 김유정에 대한 사랑은 그의 작품 여기 저기에 소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저서 <김유정>, <춘천 하는 이야기>외에 <유정의 사랑>은 소설, <물매화 사랑>은 그가 좋아하는 들꽃을 위해 쓴 단편소설이라고 한다.


책 속에는 그가 직접 찍은 많은 꽃, 나무의 소박한 사진들이 실려 있다. 멋부리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듯한 사진들이다. 김유정의 대표작중 하나인 <동백꽃>의 동백꽃은 우리가 아는 그 동백꽃이 아니라 노랗게 꽃이 피는 생강나무임을 그의 설명 덕분에 이제사 알았다. 백로가 날개를 펼친듯한 모습의 꽃을 피우는 해오라비난초는 얼마나 아름다운 꽃말을 가졌는가. '꿈에도 만나고 싶다' 란다. 군락을 이룬 노란 기린초. 작고 여린 기린초이지만 한번 쯤 줄기를 싹둑 잘라주는 용기가 있어야 여름날 더 실한 꽃을 볼 수 있다는 대목엔 밑줄을 그었다. 평소에 하얗고 깨끗한 노각나무 꽃을 보며 활짝 피는가 싶으면 어느새 땅에 떨어져 있어 왜 저리 빨리 떨어질까 의문을 갖고 있던 나인데 노각나무를 특히 좋아한다는 작가는 딱 하루만 피었다가 저녁에 툭 떨어지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들꽃, 나무, 문학 이야기가 소재이긴 하나 이 세가지가 더 잘 엉켜들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꽃, 나무, 정원 이야기와 문학 이야기가 별 관련없이, 섞여만 있는 구성에서 크게 업그레이드되진 않았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역시 노년을 정원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는 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수필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를 떠올렸기 때문일까? 정원 생활 기록이라니 이 책 만큼은 조곤조곤 부드러운 글이겠거니 하며 읽기 시작했다가, 정원을 예찬하면서도 어김없이 그의 뚜렷한 철학과 주장이 담긴 글의 힘이 느껴져서 지금도 옆에 두고 종종 들춰보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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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9-08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상국. 참 진지한 사람입니다. 이 양반이 컴플렉스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생긴 열등감을 어떻게 가려볼까, 싶어서 글을 썼다고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열등감의 근원은..... 전상국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머리도 아니고, 큰 키였답니다. ㅎㅎㅎㅎ
(춘천이 제 처가 동네라서 좀 압니다.)

hnine 2020-09-09 12:49   좋아요 0 | URL
문학하시는 분들이 진지한 분들 많으실것 같아요. 큰 키가 컴플렉스가 될 수도 있군요. 작은 키인 저도 없는 키 컴플렉스를 갖고 계셨다니. 저도 이분 작품은 <아베의 가족>을 TV말고 소설로 다시 한번 읽어본 것 하고 <우상의 눈물> 정도 밖에 없어요. <유정의 사랑> 같은 것은 한번 읽어보고 싶더군요. 소설 속에서 김유정의 연애 사건을 어떻게 그려놓았나 궁금해서요.
춘천, 저는 지금까지 딱 두번 가봤는데 두번 모두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답니다.

페크pek0501 2020-09-14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상국 작가의 소설도 읽었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책은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라는 책이에요.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것 같은데 내용이 알찹니다. 책 내용 그대로 따라하면 진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어요. 물론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죠. ㅋ

옆에 두고 종종 들춰보는 책을 만난다는 건 큰 기쁨이죠. 어쩌면 그걸 위해 제가 독서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 말이죠.

hnine 2020-09-15 05:35   좋아요 0 | URL
전상국 작가의 그런 책도 있군요. 저도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지어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해서 상당히 매력젹이고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혼자서 재미로 끄적거려보는것과 직업소설가가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이지만 말이죠.
전상국 작가는 문학을, 소설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책 읽으면서 느꼈답니다.
 
공간을 말하다 -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이상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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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에도 몰랐는데 다 읽고 리뷰를 쓰기전 표지를 다시 보니 제목 사이로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움, 생긴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이라는 작은 글씨 한줄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로서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미 공간을 차지하고 공간을 필요로 하며 생을 지속 시킨다. 있는 그대로의 자유스러움 생긴 그대로 자연스러움이 결국 인간 삶의 본성이라면 왜 인간은 공간을 그렇게 두지 않고 새로이 만들어내고 꾸며내며 살아온 것일까. 심지어는 가상의 공간까지 만들어가며 말이다.

도시공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공간을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시각, 즉 열두 가지 학문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말하고 있다.

 

1장. 공간 역사학: 공간은 역사를 기록한다.

인간은 수명을 다하면 사라지지만 거주하던 공간은 인간보다 오래 남는다. 그렇게 공간은 역사를 기록하고, 이것은 입지, 시설, 배치, 모양이라는 원칙을 통해 나타난다.

 

2장. 공간 철학: 생각이 다르면 공간도 다르다.

건물과 터전을 보면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던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마련이다. 책에서 예시한 에벤에저 하워드의 전원도시라는 소도시론과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라는 대도시론은 모두 가난한 노동자의 피폐해진 도시거주 공간을 바꾸려는 시도였다. 두 개의 다른 시도중에서 결국 선택된 것은 무엇일까. 두 가지 주장이 있다는 것은 상반된 것 처럼 보이나 결국 두 의견 모두 그만한 니즈가 있었다는 의미도 된다.

 

3장. 공간 경제학: 공간이 돈을 만든다. 똑똑한 부동산 투자

부동산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리라는건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분명 공간은 돈으로 연결된다.

 

4장. 공간 심리학: 사람의 심리와 공간

살고 싶은 집은 곧 살고 싶은 삶이기도 하다.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으냐는 물음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 것이다. 압축 성장 과정을 거쳐온 한국 사회에서는 남들처럼 하고, 남들만큼 하고 사는게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남의 눈이 중요한 것이다. 김중업 건축가의 말을 인용하였다. "집이란 어드메 한 구석 기둥을 부여잡고 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집이고 집다운 집이다."

저자는 파워포인트에다 틈틈이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을 설계해본다고 한다. 이미 설계되어 나와서 고르기만 하면 되는 아파트가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내 손으로 계획해보는 것이다. 당장은 형편이 안되어도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할 수 있는 것 부터 하는거라고.

 

5장. 공간 경영학: 여러분이 시장이 된다면 도시를 어떻게 경영하고 싶으신가요?

서울, 파리, 제주, 벤겐 (스위스), 시드니 등 도시의 모습은 같지 않다. 자연과 달리 도시는 인간이 계획하고 꾸며가는 곳, 경영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좋은 도시 경영이란 어떤 것인지 몇몇 도시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파리 시민은 느릿느릿 진화하는 도시를 선택했고 바르셀로나라는 도시는 가우디가 얼굴이 되다시피 했다. 근래는 개발이나 관광으로 유명해지기 위해서보다도 거기 사는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구 삼덕동, 서울의 성미산등도 그 예이다.

 

6장. 공간 인문학: 잘 사는 사람의 공간

르 코르뷔지에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건축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그 이름이 익숙할 정도로 유명한 현대 건축의 거장이다. 여기서는 르 코르뷔지에가 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작은 집',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르 코르뷔지에가 말년을 보낸 바닷가 '오두막집'을 소개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을 통해서는 자연과 건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추구한 그의 유기적 건축 (organic architecture) 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7장. 공간 정치학: 공간을 둘러싼 권력투쟁

고려시대 묘청의 난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복도시는 무엇을 주장하여 어떻게 추진되었고 어떻게 막을 내렸는가.

 

8장. 공간 문화학: 지속 가능한 전통 공간의 아름다움

동남아시아의 필로티, 몽골의 게르, 미국 산타페의 어도비, 일본 시라카와고의 갓쇼즈쿠리, 알프스의 파크베어하우스와 함께 우리의 한옥, 서원, 가람을 소개하였다.

 

9장. 공간 사회학: 우리가 사는 공간

슬럼을 대표적인 예로 하여 공간의 사회학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자본축적과정에서 탄생한 '슬럼'은 도시가 가난해서가 아니라 도시가 부유해서 생겨났다는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10장. 공간 공학: 과학기술이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힌다

또 르 코르뷔지에다. 그의 '빌라 사보아'와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현대식 건물 시스템의 출발점이 된 혁신 상품이다. 지금의 아파트의 기원이 되기도 한 이 건축 형태를 통해 사람들은 원하는 공간을 보다 많이,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서 나아가 미래가 지향하는 공간 이용 방법인 '공간 유동화 기술'에 대해 소개한다. 공간 유동화가 본격화되면 공간의 용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공간의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되는데 이러기 위해선 공간 변환을 위한 기술의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공간도 진화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융합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11장. 공간 디자인학: 같은 터, 다른 느낌. 디자인 코드

같은 공간에서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은 공간 디자인 코드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같은 옷을 누가 입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연출되는 드레스 코드 같은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롱샹 성당, 용산 역세권 개발 프로젝트에 참가한 다섯 개 설계사의 완전 다른 느낌의 설계안, 훈데르트바서의 공간 디자인 코드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12장. 공간 미래학: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스마트시티'가 미래도시의 모델로 이야기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공학자인 저자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시멘트에 철근을 비벼서 만들던 건물에 정보통신망을 깔고 지식과 콘텐츠를 넣어서 건설하는 것이다. 여기엔 STIM아키텍쳐가 필요하다. STIM이란 서비스 (S), 정보통신기술 (T), 인프라 (I), 운영 관리 시스템 (T)을 말하는데, 미래도시는 STIM에 따라 버추얼 시티, 인포메이션 시티, 와이어드 시티, 지식기반 도시 등 그 이름이 바뀌었다. 2003년 한국에선 '유비쿼터스 시티'라고 불리는 스마트시티 모델이 제안되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재택근무가 이루어지고 통근 통행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드는 저비용의 도시를 경험하게 된다. 태양광을 통하여 집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거래하는 친환경의 도시가 만들어지며 자동차를 함께 이용, 주차장도 함께 사용하는 고효율의 공유도시가 된다. 직접민주주의의 도시이다.

 

'공간'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없는 백지, 즉 빈 공간이 떠오를수도 있다. 하지만 비어있던 공간은 인간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바뀐다. 저자는 열두 가지 학문적 시각에서 이 공간을 다루어보려고 했고 어떤 사람에겐 이 한 분야가 평생 연구 분야가 되기도 할 것이다. 내용은 전혀 딱딱하지 않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도 공간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따뜻하고, 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에 대한 인간의 회귀본능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삽입된 모든 건축물, 도시 풍경, 거리, 도시나 건축물 설계도 등이 사진이 아니라 손그림이라는 것도 이 책을 다른 책과 달리 보이게 하는 이유로 생각된다. 글 만큼 정성과 공이 많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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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은경의 톡톡 칼럼 - 블로거 페크의 생활칼럼집
피은경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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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한마디로 말하면 '짧은 평'이라고 할 수 있을지. 수필과 다른 점은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 평, 대안 제시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적절한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다소 글이 딱딱해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이 책 제목의 톡톡칼럼을 비롯하여 생활칼럼집이라는 부제까지, 칼럼집이라는 것을 명시하는데는 일반 수필집과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보여 그점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글은 그렇게 딱딱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정치나 경제보다는 생활 관련 글을 선호하여 연애, 결혼, 인간관계, 인간 심리, 삶, 문화 등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한다는 저자의 소개글대로이다. 생활 속 이야기, 일상의 경험에서 출발하는 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자는 '생활칼럼'이라고 세분했다. 저자만의 특수한 일상이나 경험이라기 보다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소재를 채택했어도 거기에 저자의 독특한 시선과 생각이 담긴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 이런 역할로서 한몫 단단히 하는 것이 저자의 그간의 독서 경력이다. 재미작가 이 창래가 어느 인터뷰에서 "누구나 그럴 것이다. 많이 읽다보면 쓰고 싶어진다." 라고 한것을 본 적 있다. 쓰기와 읽기는 꼭 별개의 분야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는 어느 것이 먼저였을지 모르겠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많이 읽다보니 자신의 글을 쓰고 싶어졌을까, 글 쓰기에 관심이 있다보니 더 많이, 열심히 읽게 되었을까.

본인의 일상속 경험에서 시작, 관련된 독서 기록중 적절한 대목 인용, 끝으로 글의 결론으로 맺는 구성을 대부분 채택하고 있다. 글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효과를 위한 듯, 첫째, 둘째, 세째 등 번호 매겨 기술하는 방식을 택한 곳이 많은 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이었다.

어렵지 않은 주제들을 부담없이 읽으며 공감하는 곳이 나오면 공감이 되어 기쁘고, 다소 나와 다른 의견을 발견하면 그런 발견 자체로 새로운 마음이 들어 좋다. 단순히 느낌의 기술이 아니고 저자의 깨우침, 너무 강하지 않은 평, 주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은 글에 진지함을 더해주고, 과한 미사여구를 줄일 수 있고,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주어 좋았다.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읽은 것일까 했는데 마침 저자 서문을 보니 아주 빗나가진 않은 듯 하다.

나의 동족인 블로거들이 이 책을 읽고 수필과 다른 칼럼의 맛을 좋아하게 되길 바란다.

블로거들뿐 아니라 누구나 세상을 향해 의견을 내거나 주장하고 싶은 게 있을 터이다. 그것을 칼럼이란 형식에 담아 보라고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그러면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서문 중)

세상을 향한 의견이나 주장. 수필과 칼럼의 다른 점이기도 하다.

더 많은 독서와 쓰기를 통해, 칼럼을 향한 저자의 눈, 저자만의 눈이 더 빛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중 하나가 '배려'가 아닐까 싶다.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글 쓰는 이의 성격과 가치관은 이렇게 드러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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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 글을 써야 겠다, 로 다짐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책을 사 보는 일이었어요. 독서에만 집중하고 살면서
소설, 수필, 시 등의 문학 강의를 들었어요. 몇 백 권을 읽고 나서... 수필을 쓰다가 방향을 튼 게 칼럼이에요.
수필은 삶에 대한 관조, 여운, 문학성. 이런 게 필요하다면 칼럼엔 의견이나 주장을 제시하고 그것이 맞다고 독자들이
여길 만한 설득력이 필요해요. 어떤 면에서 논술과 비슷해요.
장강명 작가는 칼럼 잘 쓰는 법, 이란 글에서 이렇게 썼더군요. ˝A쪽이든 B쪽이든 치우쳐 써라. 양다리 걸치지 말고.˝
주장을 분명히 하란 뜻 같아요.

에이치나인 님은 리뷰의 고수 같아요. 어떻게 금방 저자와 책을 꿰뚫는 리뷰를 쓸 수 있는 건지 우러러보게 됩니다.

이 글을 알라딘의 ‘이달의 당선작‘으로 강추합니다. 리뷰 써 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꾸우벅^^

hnine 2020-08-24 21:57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메모해놓은 것은 더 많은데, 객관적으로 쓰겠다고 간추려서 리뷰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칼럼이라는 것은 저와 무관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pek님 책 읽으며 새로운 시각이 생겼어요. 칼럼쓰기를 염두에 두고 일상을 보기 시작하면 그 전과 다르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글을 쓴다는 것이 누구말처럼 글감옥이 되지 않고 감옥의 창 같은 것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결국은 핑계만 대며 글 쓰는 일에서 고개 돌리고 살고 있는 게으름을 반성했습니다.
좋은 책 내주시고 새로운 반성을 하게 해주셔서 독자로서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바람돌이 2020-08-2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에는 진짜 그 사람의 성격이나 사람됨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그거 꾸밀려고해도 잘 안돼요. ㅎㅎ

hnine 2020-08-24 22:00   좋아요 0 | URL
그 사람의 성격이나 사람됨이 드러나는 글이 솔직하고 제대로 쓴 글이기도 하겠지요.
갑자기 부끄러워지네요.
제가 알라딘에 서재만든지 벌써 몇년째인데, 제 좁고 얄팍한 심성이 여기 저기서 다 드러나있을거 아녜요 ㅠㅠ
잘난체도 꽤 했고, 착한 척도 했을테고, 1시간 후 변할거면서 깨달은체도 했을테고...아이구 부끄럽습니다.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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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알아가기, 아니 정세랑 소설 알아가기로 두번째 고른 책은 2018년 창비에서 나온 단편소설묶음집 <옥상에서 만나요>이다. 만화 같은 표지 그림의 초록색 옥상은 한때 내가 다니던 동네 도서관 옥상을 연상시켰다. 도서관이라는 특성때문인지, 모여있기 좋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 특성과 달리 혼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담배를 피는 사람, 커피를 마시는 사람, 그냥 먼산을 보고 있는 사람. 나 역시 자판기 커피 들고 잠시 먼산을 바라보다 내려오곤 했었다.

 

이 책에는 <옥상에서 만나요>를 포함, 모두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들어 있다.

<웨딩드레스 44> 

제목의 44라는 숫자가 얼른 여자들의 옷 사이즈부터 연상시키는데 여기서는1번부터 44번까지 번호매겨놓은, 웨딩드레스 한벌을 거쳐나간 사람들에 대한 44개의 짧은 이야기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 단편 하나 읽었는데 감이 오더라. 왜 사람들 사이에 정세랑의 소설이 잘 읽히는지. 대화체, 짧은 분량 (늘어지지 않는 분량), 트렌드에 부합하는 주제, 독자를 시원하게 해주는 명쾌한 대사, 지지부진하지 않은 진행.

44번이 아니라 100번 까지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 듯한 신뢰감이 간다.

<효진>

작가 후기를 보면 효진은 작가 절친의 얘기이며 그 친구의 매력을 잘 농축해담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어떤 문학적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라면 갸우뚱이다.

<알다시피, 은열>

석사논문 주제와 현재 몸담고 있는 인디그룹 얘기를 엮어서 독창적인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 것은 성공적이고, 등장인물 모두 트렌드 부합형 인물들이라는 것도 역시 정세랑인데, 그냥 말끔하게 맺어진 이야기 한편이라는 소감 이상 떠오르는게 없다는 것이 유감이다.

<옥상에서 만나요>

여기서 드디어 정세랑에 대한 생각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재미있게만 읽힌다는 차원을 넘어서 상징과 함축이 들어갔다고 보여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옥상으로 올라가기까지 과정 - 혼자 해결하기의 한계, 주위의 조언 내지는 권유, 그것을 청하게 되는 과정, 내면 심리 등 -, 결국 그렇게 옥상으로 올라가서 소환해낸 것의 실체에 대해 작가는 끝까지 무엇이라고 구체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맙다. 표면적으로는 남편이라고 해놓았지만 독자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 독자의 몫이다. 그녀가 남편처럼 평생을 끌어안고, 보듬고, 미운정 고운정 쌓아가게 될 운명같은 것. 차라리 '문학'이라고 보면 모를까.

<보늬>는 왜 제목이 보늬가 되었을까. 화자인 보윤은 언니인 보늬의 갑작스런 죽음후 두 친구와 함께 '돌연사.net' 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다. 돌연사 기록을 모아보면 그동안 모르게 진행되고 있던 돌연사의 원인에 대한 실마리라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이다. 하지만 공백은 그냥 공백으로 남을 뿐이고 돌연은 그저 돌연으로 남을 뿐이다.

여기서 보윤의 친구로 나오는 매지. 작가 후기에서 작가가 밝히기로 본명이 임혜지인 친구의 별명에서 이름을 빌려왔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반짝하고 생각나는 이름이 있었다. 정세랑 작가 프로필을 보니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 일했다고 하니, 그 친구는 한때 알라디너셨던 그분이 맞지 않나 싶다.

<영원히 77사이즈>

뒤의 해설을 읽기전엔 무슨 얘기인지 이 아둔한 머리로 이해가 안되던 작품이다. 아, 정세랑 작가가 SF소설도 쓰는 작가였지, 끄덕끄덕, 편한 맘으로 해설을 읽고서야 이해했다. 하지만 특별히 관심을 끌 정도의 내용전달은 아니었다. 뱀파이어가 되게 한 설정을 통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실연에 대한 복수일까 아니면 실직에 대한 복수였을까. 곶감의 갑작스런 등장은 또 뭘까 했더니 작가가 이 소설 구상을 하게 된 발단이 바로 그 곶감이었다는 후기 글이 있었다. 대단한 상상력이고 스토리 구성력이다.

<해피쿠키이어>

신체 일부분과 심리와 사회상을 잘 섞어서, 읽는 재미까지 느끼게 만드는 작품 탄생이다.

<이혼 세일>

시니컬한 제목 같지만 이야기의 바탕엔 작가의 배려심, 따뜻한 천성같은게 담겨 있다고 보여지는 작품이다.

<이마와 모래>에서는 나라간 격차를 넘어서, 성별을 넘어서, 세대를 넘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읽는 사람마다 다른 출구로 나가는 미로 같은 소설이 쓰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여기서도 성공적이지 않나 싶다.

 

정세랑.

더 알고 싶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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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0-08-22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 알고 싶은 작가예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만 읽었지만..^^

hnine 2020-08-23 05:20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비교적 최근작이네요 <목소리를 드릴게요>
이 책을 처음 작가를 만나셨군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8-22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 보니 어느 새 네 권 본 작가...

hnine 2020-08-23 05:21   좋아요 1 | URL
네 권씩이나! 워낙 책을 많이 읽으시긴하지만 한 작가의 책, 그것도 젊은 작가의 책을 그 정도 보셨으면 작가에 대해 많이 알게 되셨겠어요. 궁금해라.

반유행열반인 2020-08-23 05:24   좋아요 0 | URL
음 얘 왜 이렇게 쓰냐 부족해하다가 중간중간 설탕 폭발에 으 달다! 하다 작가가 심은 눈물 폭탄 포인트에서 질질 짜다 결국 다음에도 콜 하게 되더라구요 ㅎㅎㅎ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 그날 그 자리에 있을 사람에게
심보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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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그대여

착한 그대여

아직도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열을 셀 때까지 기어이 환한가

천 만 억을 세어도 나의 폐허는 빛나지 않는데

그 질퍽한 어둠의 죽을 게워낼 줄 모르는데

 

 

- '식후에 이별하다' 마지막 연

    2008, 문학과 지성사 <슬픔이 없는 십오초> -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라는 물음 속엔, 자기 쪽 풍경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내가 있는 쪽은 어둠이다. 천 만 억을 세어도 빛나지 않고 걷히지 않는 어둠이다. 까마득한,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두 권의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눈앞에 없는 사람> 제목에 모두 '없다'는 부정어가 들어가 있다. 슬픔은 겨우 십오 초 정도만 부재해주었다고, 부재하는 연인에 대해 예찬한 심보선은 내 머리 속엔 시인으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비록 그가 처음부터 시를 따로 공부하지 않았고 시가 아닌 다른 전공으로 교수직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를 시만 쓰는 시인으로 쉽게 떠올리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두 시집에 실린 시들로 인해 그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1994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2008년에 <슬픔이 없는 십오 초>라는 시집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2011년 시집 <눈앞에 없는 사람>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작년 2019년엔 그동안 다양한 지면에 발표한 짧은 산문들을 묶어 이 책을 내었다. 출간을 위해 지난 글들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양 어색하고 부끄러웠다고 고백했지만 어색하고 부끄러워하는 그 느낌도 그 자신의 한 부분일 것이다.

산문집에서 만난 그는 적어도 시만 쓰는 시인은 아니었다. 사회의 여러 약자들의 외침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었으며,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참여하려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에서 열리는 예술 워크샵에 참여하고 (207쪽, '달려라 중학생'),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를 보며 악이 얼마나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잠수사들의 증언을 통해 발견하는 사람 (216쪽, '선과 악의 평범성'),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규명하자고 기획된 공연에 기꺼이 참여하는 사람이었다 (218쪽, '기억을 위한 장소'). 쌍용차 해고 노동자, 현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트위터 상에 소리연대라는 기획을 내놓기도 하였다 (226쪽, '어색하고 부끄러운 기쁨'). 시집 <눈앞에 없는 사람>에 실렸던 '거기 나지막한 돌 하나라도 있다면'이라는 긴 시는 용산 참사 2주기 추모행사에서 낭독했던 시라고 한다.  

그가 시 속에서 부재를 자주 언급하고 즐겨 사용하는 것은, 존재를 부정한다기 보다 존재를 넘어 있을, 쉽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그 무엇을 인정받게 하고 추구하고 싶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다음 구절을 통해 짐작해보았다.

 

시인은 없어져도 시 쓰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니체의 말처럼 우리 안에 우리를 넘어선 존재가 숨어있는 한 말이다. (203쪽, 시 쓰는 사람)

 

책 리뷰를 쓰기 전에 예전에 읽은 그의 두권의 시집을 꺼내왔다. 밑줄 그어 놓은 부분들이 적지 않다. 두 시집 속 밑줄 그어놓았던 부분들과 지금 읽은 산문집을 다시 들춰보기를 반복했다.

이 쪽 풍경은 답답하고 숨막힌다. 그쪽 풍경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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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8-1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 쓰는 사람 중 시인들이 가장 존경스러워요. 단 몇마디의 언어로 최적의 감정을 표현하는건 정말 신이 내린 경지같다는..
덕분에 오늘 시 한편을 또 알고 가네요

hnine 2020-08-19 05:06   좋아요 0 | URL
위에 인용한 시에 나오는 ‘폐허‘라는 단어는 심보선 시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라는 시에서는 자기 생을 폐허에 비유했는데 그냥 폐허가 아니라 ‘빛나는 폐허‘였다고 했어요.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 이런 단어 조합, 이게 노력으로만 될까 싶지요 타고 난게 있고서 노력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시를 처음 읽을땐 시 전체의 느낌을 보다가, 마음에 들어오면 단어 하나 하나 다시 새기며 읽어보게 되는데 그러면 더 좋아지고 감탄할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시집은 한번만 읽게 될 수가 없어요.

페크pek0501 2020-08-21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두뇌를 들여다보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시를 읽다가요...

hnine 2020-08-22 11:47   좋아요 1 | URL
저는 시인의 일기장을 훔쳐 보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시가 맘에 들면 나중엔 시보다 시인에 더 관심이 갈때도 많고요. 사람과 그 사람의 창작물을 구분없이 받아들일때가 많은데 별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시인. ‘대신 울어주는 사람‘이라고, 언젠가 본 영화에서 시인이 그렇게 정의를 내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