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 밖에서 봄

 

 

 

 

 

 

 

 

 

실물이 사진보다 작다.

봄까치꽃.

 

 

 

 

 

 

 

 

2. 집 안에 봄

 

 

 

 

튜율립을 생각하고 꽃집에 들어갔는데

대신 라넌큘러스를 사왔다.

열송이쯤 사고 싶었으나 꽃값이 만만찮아서 딱 세송이만.

 

 

 

 

 

 

 

 

 

 

 

 

 

 

 

 

 

 

 

 

 

 

 

 

 

 

 

 

 

 

 

 

'코로나 19 업데이트 뉴스로 시작하고 마감하는 하루가 계속되는 불안함과 울적함,

너희들이 덜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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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 of a Death Foretold (Paperback)
Vintage Books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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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처음 만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즈. 그의 작품을 읽어봤다는 경험이 그의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도록 이끌기보다 더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일 정도로 백년 동안의 고독은 소화가 잘 되는 소설이 아니었다. 책꽂이에 꽂혀있는지 이미 꽤 된 이 책 <Chronicle of a death foretold>는 그나마 두께가 별로 되지 않고 평도 좋기에 드디어 읽을 용기를 내보았다. 스페인어로 쓰여진 것을 영어로 번역해놓은 책이다. 우리 나라 말 번역본은 2008년에 민음사에서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라는 제목으로 나와있다.

 

안젤라 비카리오 (Angela Vicario, 이 이름의 정확한 스페인어 발음은 모르겠다) 라는 여자가 결혼식을 올린 날, 그녀가 처녀가 아니었음을 알게된 신랑은 그녀를 곧바로 친정으로 돌려보내고, 가족들로부터 신랑 이전의 그 상대가 누구였냐는 질문의 압박에 못이겨 안젤라는 한 마을 청년인 산티아고 나사르 (Santiago Nasar)라고 대답한다. 이런 불명예를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안젤라의 쌍둥이 형제들은 치욕감을 참을 수 없어하며 산티아고 나사르를 죽이기로 하고 그를 찾아나선다. 산티아고 나사르는 이제 스물을 갓 넘긴 청년. 아랍에서 건너온 이민자인 아버지 이브라힘 나사르 (Ibrahim Nasar)가 몇해 전 죽자 그 일을 물려받아 농장주가 되었고, 호탕하고 여자를 좋아하지만 특별히 사람들에게 원한 살 일도 하지 않는 동네 청년이다. 여동생을 욕보인 것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비카리오 형제는 칼을 품고 집을 나서서 산티아고를 죽이겠다고 만나는 동네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돌아다녔기에 이미 많은 동네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게 되었지만 설마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 그들이 산티아고를 죽일 리가 있겠나, 농담일거라고 생각하며 그 누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 비카리오 형제는 가지고 간 칼로 산티아고를 잔인한 방법으로 여러 차례 찔러 죽임으로써 명예회복 목적을 달성한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27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한때 산티아고의 친구였던 화자는 사건의 진실을 다시 밝히고자 이 마을을 방문해 그 사건을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그때 상황에 대해 조사한다.  

 

 

 

 

 

 

 

 

 

 

 

 

 

결혼 첫날 밤을 치르고서 신부의 순결에 대한 증표로서 자고난 침대 시트를 공개해야하는 관습, 신부가 순결을 지키지 못한 것은 곧 가문의 불명예가 되어 명예회복을 위한 복수극을 벌이게 되는 것등,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느껴졌던 남성우월주의가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그건 주제가 아니라 소재라고 믿고 계속 읽어나갔다.

늘 그렇듯이 한 작품을 읽어나가는 것은 사건의 진행을 따라가는 동시에 작가의 의도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산티아고가 살해를 당하던 그 시간, 교황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사람들의 정신을 더 분산시켰다는 설정은 우연한 설정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안젤라와 그 가족의 명예를 박탈시킨 그 남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작가는 끝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죽음을 당한 산티아고가 그 상대는 아닐거라는 암시만 여러번 던지고 있을 뿐이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안젤라는 산티아고라고 말을 한 것인지.

등장하는 인물 모두에게서 인간의 속물근성, 이중성, 비겁함을 본다. 안젤라에게 일방적으로 구애하고 일사천리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진행시키며 아내를 잃은 Xius 노인으로부터 억지로 저택을 사들여 미래의 결혼생활을 과시하고 싶어했던 안젤라의 신랑 바야르도 산 로만 (Bayardo San Roman)은 허욕에 찬 인간의 모습이며, 누이의 불명예를 알고 산티아고를 죽임으로써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칼을 들고 나선 비카리오 형제에게 진정한 살해 동기가 있기는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동네 이사람 저사람에게 살인 계획을 말하고 다닌 것이 의미하는 것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일수도 있지만 산티아고를 죽여야 하는 것이 꼭 그들의 의지는 아니었음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동정을 받아야할까. 하지만 판사 앞에서 그들은 다시 그런 상황에 놓이더라도 같은 행동을 했을것이라고 선언한다. 관습과 편견에 의해 살고 죽는 우매한 인간들.

밀크샵 주인 클로틸드 (Clotilde Armenta)는 유일하게 마을 사람들 이사람 저사람을 붙잡고 산티아고의 죽음을 막기 위해 무언가 해야한다고 재촉한 사람이었고, 산티아고의 절친이자 의대생이었던  크리스토 베도야 (Cristo Bedoya)만이 그 사실을 산티아고 본인에게 알리고 피하게 하려고 그를 찾아 이리 저리 뛰어다닌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에게 산티아고를 봤냐고 물어보지만 모두들 못봤다거나 방금 어디로 갔다거나 하는 식으로만 대답하는 바람에 살인을 막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살인이 일어날거라는 것을 들으면서도 그것을 믿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으로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앞에서 누군가 막아야 할 일임을 명확함에도 굳이 나서지 않고 싶어하는 인간의 부끄러운 바탕을 본다. 지금의 우리는 크게 다른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산티아고의 엄마는 달라야 하지 않았을까? 자식이 위험에 처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산티아고의 엄마 플라치다 리네로 (Placida Linero)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 행동은 결국 간만의 차이로 오히려 산티아고로 하여금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맞닥뜨리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죽은 산티아고의 친구였던 화자가 사건이 일어나고 27년이나 지난 후 다시 그 현장을 방문하여 가족을 비롯하여 마을 사람들을 만나 그 당시 사건을 회고하게 만들고 다시 정리하는 구성을 작가가 굳이 택한 이유는, 작가 자신의 오래 전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도 있겠고, 시간에 따라 달라졌을 수도 있는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 관점, 해석을 위해서일수도 있다.

 

이 소설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즈의 다음 작품으로 진행하는데 주저함이 아닌, 그 반대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끝까지 긴장감을 풀지 못하게 하는 매력, 여기 저기 지뢰처럼 깔려있는 상징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가 그렇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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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7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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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7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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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pple Tart of Hope (Hardcover)
Sarah Moore Fitzgerald / Holiday House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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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를 다 먹고 나면 타르트는 사라졌어도 바닥에 타르트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듯이, 모든게 다 끝난 것 같은 상황에도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는 메시지가 책 표지에 드러나있다.

 

 

 

 

 

 

아일랜드에서 성장했고 지금도 아일랜드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살고 있는 저자 Sarah Moore Fitzgerald의 세번째 소설이다.

아일랜드의 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오스카 (Oscar) 라는 남자 아이와 절친 메그 (Meg)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열네살 이 둘은 훨씬 어릴 때부터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이 둘이 처음 친구가 되는 장면을 읽는 동안엔 저절로 웃음이 얼굴에 번지게 만들 정도로 달콤하고 따뜻했다. 막 구워낸 타르트를 맛볼 때 처럼.

정확하지 않은 번역이겠지만 한번 옮겨 적어본다.

 

오스카가 처음 우리 이웃으로 이사오던 날을 나는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때 우린 둘다 꼬맹이였다. 큰 이사 트럭이 가까이 와서 우리 집 부엌엔 그늘이 드리워졌고 나는 무슨 일인가 하여 현관 너머로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 아이를 보게되었다. 키 크고 잘 생기고 침착해 보이는 모습. 그 아이의 동생인 스티비를 보던 순간도 기억한다. 조그맣고 휠체어를 타고 있었고 재잘재잘대던 아이. 얘들의 아빠는 짐을 옮겨 앞마당에 쌓아놓고 있었다. 아무 말이나 표정 없이.

이 날 이후로 오스카를 발견한 곳은 내 방에서였다. 그 아이는 자기 방 창문에 앉아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짓고 팔에 뺨을 얹은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에는 아주 큰 망원경이 놓여 있었다. 처음에 난 그 아이를 못본 척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우리 집과 그 아이 집 사이엔 체리 나무가 있었는데 오스카는 그 나무의 죽은 가지를 쳐내고 내 방 창문을 두드렸다. 내가 창문을 열자 그 아이가 창문 너머로 내게 "안녕!" 하고 인사하며 웃어보였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22, 23쪽)

 

오스카는 성격도 좋지만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애플 타르트를 만들 줄 아는 것이다. 그 애플 타르트는 보통의 애플 타르트가 아니라 희망의 애플 타르트. 한 입 먹는 순간 세상이 지금까지 보던 것과 완전히 달라보이게 만드는 타르트이다.

누구도 미워할 리 없고 누구를 미워할 줄도 모르는 오스카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바닷가에서 오스카가 타던 자전거만 발견되었을 뿐 수색 작업에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자 사람들은 오스카가 바닷가에 빠져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그에 따른 절차를 진행한다. 가족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받아들이며 학교에서는 오스카를 위한 추모 미사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딱 두 사람, 오스카의 절친 메그와 오스카의 동생 스티브만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사고의 진상을 파헤치기로 한다.

이야기는 첫번째 조각, 두번째 조각 하는 식의 소제목을 달고 스무 조각 까지, 오스카와 메그의 교차 서술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스카와 메그, 오스카의 동생 스티비 외에 이야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두 인물이 더 나오는데 그 한 사람은 바닷가에서 오스카에게 발견되어 애플 타르트와 함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바니라는 남자이고, 또 한 사람은 오스카와 메그의 클라스 메이트로서 새로 이사온 팔로마라는 여아자이이다. 팔로마는 메그가 1년 동안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사가 있는 동안 메그가 살던 집으로 이사해왔고, 자기는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아야 하고 자지가 이 세상에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이다. 팔로마는 오스카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싶어 접근하지만 오스카는 팔로마가 원하는 만큼 자기에게만 올인해주지 않는다. 이런 불만족과 질투, 앙심은 결국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낳게 된다.

메그와 팔로마. 동갑의 두 여자 아이 캐릭터가 극과 극인 것 같으면서도,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어쩌면 두 성향이 다 내포되어 있다가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복잡하지 않은 구성이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나가는 작가의 솜씨는 다음 페이지로 저절로 넘어가게 한다. 깊이 파고들어야 하는 목적의 책이 아닌 이상, 소설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다른 백 사람의 말 보다도 그 사람의 말과 입장을 믿어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거짓을 바탕으로 한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는 것. 우정은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착하고 재미있는 청소년 주인공 소설이다.

아마존 분류 기준으로 12+ 로 되어 있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 12살을 의미할테니 우리 나라 12살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니 참작하여 읽으면 될 것 같다. 우리 나라에 아직 번역본은 안 나와 있는 것 같은데 제목때문인지 오래 전에 읽은 <레몬케이크 껍질의 특별한 슬픔> 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음식과 마음을 연결시킨 이야기라는 점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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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에서 길을 찾다 - 부부가 함께한 유럽 문화 기행
권순긍 지음, 최선옥 그림.사진 / 청아출판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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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행기는 읽어도 읽어도 여전히 흥미가 생기는 것일까. 같은 나라를 다녀온 여행기라 할지라도 저자가 누구냐에 따라, 언제, 어떻게, 왜 갔느냐에 따라 내용은 다 다르고 읽는 재미도 다르다. 그들이 방문했다는 나라에 대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아마도 책마다 다른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읽게 되니 재미가 더한 것 같다.

이 책은 일종의 부부여행기이다. 대학교수인 남편이 안식년 휴가를 맞아 헝가리의 한 대학교에 머물게 되었고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아내가 동행하여 함께 지내는 동안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남긴 기록이다. 남편이 주로 글을 썼고 아내가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책이 두툼하다. 헝가리에 체류기간이 넉넉하다보니 단기 여행과 다르게 유럽의 어떤 도시는 두번 이상 방문한 곳도 있었다. 그런 곳은 더 눈여겨 읽게 된다. 갔던 곳을 다시 방문하는 경우란 웬만큼 좋은 곳이 아니라면 없을테니까.

이 책에 실린 장소는 아테네, 두브로브니크,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파리, 아를, 세비야, 똘레도, 그라나다, 빈, 잘츠부르크, 부다페스트 이다. 어느 곳을 여행하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출발 전 준비로서 흔히 그곳의 날씨는 어떤가, 어디서 묵을까, 어떤 유명한 장소를 가볼까, 어디가 맛있는 곳인가, 교통편은 어떤가 등을 여행가이드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이것 외에도 필요한 준비 사항은 역사, 언어, 종교, 정치, 지리, 문화, 예술 등 그 나라와 그 도시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어떤 곳을 방문하기 전, 그곳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공부를 제대로 하고 갔다는 것이 드러난다. 수박 겉핥기 식의 얕은 정보가 아니라 여행 방식, 나아가서는 성격, 성향까지 짐작케 하는 진지하고 폭넓은 조사를 곁들였다.

예를 들면, 파리 여행기를 다음과 같이 파리의 정체성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파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굳이 의미를 찾자면 근대의 상징적인 도시라는 것이다. 로마는 분명 고대와 중세의 중심이었고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파리는 근대 문화의 중심이자 그것을 확대 재생산한 곳이다. 발터 벤야민은 <파리, 19세기의 수도>,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는 <파리, 근대성의 수도>라는 책을 써서 파리를 근대성, 즉 '모더니티'의 상징적인 도시로 부각시켰다. (180쪽)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파리가 근대성의 수도로 떠올랐을까 하는 것으로 내용이 이어지면서 파리라는 도시의 역사로 이어진다. 왜 막연히 파리 하면 로마나 피렌체에 비해 더 근대적인 이미지가 떠올랐는지, 한번도 역사적으로 캐물어 본 적이 없었는데 첫 시작부터 눈이 번쩍했다.

유럽에서 가장 '예쁜' 도시로서 빈을 선정했는데 빈에 있으면 마치 화려한 장식장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역사가 한참 이어진다. 역사 배경 지식이 보잘 것 없는 나로서 한번 읽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오진 않았지만 이런 배경 지식 없이 여기 저기 명소만 돌아다닌다면 그것이 과연 내가 희망하는 여행일까, 그건 아닐거라 확신하게 해주었다.

빈이 화려한 장식장이라면 잘츠부르크는 자연과 가장 조화를 이룬 도시라고 했다. 그림과 같은 도시가 아니라 그림 그 자체라고.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라는 시 때문에 우리 국민에게는 너무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로만 떠올라 유감이라는 부다페스트 편은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실었다. 헝가리에서 지낸 기간이 가장 오래이니 아마도 가장 친숙한 도시였을 것이다.

저자가 처음 헝가리에 간 것이 2008년이고 이 책이 나온 것이 2011년이니 지금으로부터 거의 10년 이상 된 여행기록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도록 기본적인 것들에 충실하게 쓰여져 있다. 마치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스페인 한 나라에서도 세비야, 똘레도, 그라나다 이 세 도시 각각에 충분한 지면을 할애하여 꼼꼼하게 기록했다. 아직 경험이 없어 모르겠지만 한 도시만 해도 이러한데, 한번 여행가면 붙어있는 몇개국을 되도록 많이 방문하고 돌아오는 코스가 과연 가능할지, 소화해낼 수 있을지, 저자의 여행 기록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에피소드나 사진 중심으로 지면을 채운 책이 아니라서 어쩌면 요즘 쏟아져나오는 여행기와 좀 달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여행이었다. 그러니까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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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2-1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여행이 부담스러운 제가 읽으면 외국 여행에 끌릴지 모르겠네요.
가는 곳마다 꼼꼼한 기록한 필수겠고 거기에 유머와 버무리면 좋을 듯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교과서 느낌. 좋네요.
여행, 에는 확실히 셀렘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hnine 2020-02-13 12:38   좋아요 0 | URL
모범생같은 여행기록은 맞는데 유머가 두드러지진 않아요 ^^
그래도 내용 부실하면서 유머를 내세우는 책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외국 여행뿐 아니라 모든 여행을 일단 설렘보다는 부담으로 생각하는건 집순이인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런데 열에 열, 다녀오고 나면 괜히 갔다고 생각되는 여행은 없더라고요. 보람도 있고 뿌듯하기도 하고 생각에 새바람도 들어가고요.
 

 

 

 

 

 

 

 

 

 

 

 

 

 

 

 

 

 

 

 

 

 

 

 

 

 

 

 

 

 

 

 

 

 

 

에탄올은 상처소독용으로 사다놓았던 것

솜은 화장품 살때 끼워받은 화장솜

 

 

그동안 쓸일이 없었는데

어제 휴대폰과 휴대폰 케이스를 닦는데 써보았다.

손은 원래 자주 씼는데

요즘은 더 자주 씼는다.

이 불안하고 불안정한 시기가 언제 지나갈까 생각하며

밤에 산책을 하다 보니

목련나무가 벌써 몇주 전과 달라져 있었다.

 

 

그래, 오는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어디선가 봄이 오고 있구나 어김없이.

이 시기도 언젠가는 지나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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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02-05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넘 멋지네요^^

hnine 2020-02-06 04:3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