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1. 우리들의 조부님, 현길언, 창비 [정경윤,]

 

 2. 생각의 좌표, 홍세화, 한겨레출판 [김민주, 정경윤]

 

 3.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현대문학 [양숙경,]

 

 4.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 효형출판 [김민주, 박근태]

 

 5.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민음사 [김효진, ]

 

 6. 못난 것도 힘이 된다, 이상석, 양철북 [김민주, 김효진, ]

 

 7. 확신의 함정, 금태섭, 한겨레출판

 

 8.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창비 [이지현, ]

 

 9. 청춘의 독서, 유시민, 웅진지식하우스 [이지현, 정경윤]

 

10. 그림, 한참을 들여다 보다, 김형술, 사문난적 [김효진, 양숙경]

 

11.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 지성사 [이일행, 박근태 ]

 

12.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해냄 [이수현, 이일행]

 

13. 예수전, 김규항, 돌베개 [이수현, ]

 

14.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최민식, 샘터사

 

15. 소년의 눈물, 서경식, 돌베개

 

* 이 책을 바탕으로 이젠 활동 내용을 정리하면서 활동집을 만들자!

 

* 우선 기초자료 정리를 설 연휴기간까지(~24일까지)야.

 

* 표지 디자인에 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해.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연락 줘!

 

<동아리 활동 자료집> 준비 마무리!

- 아직도 응답이 없는 친구들은 어쩌자는 것인지? ㅋ

- 하나 빠트렸네, 동아리 활동하면서 느낀 감상 정리해서 올려줘~ <그 때 카페에 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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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8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권력과 웃음의 상관성>

 

   승리의 2012년을 시작한 지 열흘 째! 몸은 감기로 계속 고생중이지만, 초저녁에 잠깐씩 들었다가 깨는 잠 때문에 한밤 중에도 깨어있는 일이 요즘 잦다. 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것도 시들해지는 날이면 가끔 '다음'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게 된다. <루키>라는 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다운로드 목록에 없어서 결국 고른 영화가 <장미의 이름>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예전에 읽었지만, 내가 예전에 읽어 온 책이 대부분 그랬듯이  스릴러 넘치는 소설이었다는 정도만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영화를 보다 보니까 조금씩 줄거리가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 수도원 수사들의 죽음의 원인을 알아 낸 윌리엄 수사와 호르헤 수사와의 논쟁이었다. 호르헤 수사는 수도원의 장서관에 보관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 2편'에 관심을 보이는 수도사들을 죽인다. '시학 제 2편'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에 대한 이야기인데, 호르헤 수사는 종교(기독교)는 인간의 두려운 마음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데, 바로 웃음이 그 인간의 두려움을 없애주기 떄문에 이 책을 읽었던, 또는, 읽으려던 수사를 죽이는 것이다. 웃음은 종교(권력)의 가장 큰 적으로 생각했다. 결국 호르헤 수사는 장서관에 불을 지르고 수많은 책들과 함께 죽음을 선택한다. 

 

   이 장면의 대사를 듣는 순간 번개 같이 머릿속에 떠오른 한 구절은 한나 아렌트가 했던 "권위의 가장 큰 적은 경멸이며, 권위를 훼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웃음이다." 라는 말이다. 확실히 웃음에는 두려움을 없애는 극복하는 에너지가 있다. 또한 웃음의 전파력은 강력한 것이라 현실의 권력은 웃음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이를 증명하는 실례가 바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아닐까? 

 

   사람들이 나꼼수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나꼼수가 전달하고 있는 내용이 거대 보수 언론이 외면하던 사실인 까닭도 있지만,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태도나 방식에 있다. 이들은 현실과 소설-합리적 추론-의 영역을 넘나들지만, 언제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태도는 거침 없이 당당하다. 소위 말해서 '쫄지 않는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에 웃음이 더해지면, 뭔가 조마조마하던 청취자도 그 순간 어느새 권력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눅들어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결국 나꼼수의 힘은, 이 웃음에 있다. 이 나꼼수의 웃음은 이제 공공연히 전파되어 사람들이 더 이상 권력의 눈치를 안 보게 되었다. 나꼼수의 웃음이 사람들에게서 두려움을 없애버린 것이다. '쫄지마, 씨바',는 이제 내 친구가 새해 문자 메시지로 보내기도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답장으로, '그래 씨바!'로 답장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승리의 2012년'을 기대하고 있다. (1년 전을 생각해 보면 정말 상전벽해가 아닌가 싶다.) 이 모든 게 가카 때문이 아니라, 그 웃음 때문이다. 2012년 말에, 웃음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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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2-01-1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정봉주 구속 때, 저만은 아니었을걸요.
눈물 흘리지만, 뜨뜻해져 오고 벅차오르는 희망을 동시에 느낀 사람들~


'울면 지는거다, 웃자'

근데 말이죠,'쫄지마, 씨바''그래 씨바!'...땡큐, 유아 웰컴처럼 관용어 아니었어요?@@

느티나무 2012-01-14 16:28   좋아요 0 | URL
뭔가 거대한 민심의 흐름이라는 게 있지요. 그게 옳든 그르든 어떤 한 방향이 정해지면 그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불행히도 이명박이 당선될 때도 그랬죠. 이젠 다른 흐름이 형성되고 있었는데, 나꼼수가 그 흐름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게 큰 역할을 했다고 봐요.(물론 폄하하는 분들도 있지만!)

전 비속어 사용을 못 해서..ㅠㅠ(자기 검열이 심해서 그런가 봐요...) 쉽게 그래 씨바.. 이런 말이 안 나와요.ㅠㅠ

2012-01-14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4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두 안녕! 새해고, 방학이다. 모두들 복된 새해 되시라, 좋은 방학 보내시라! 이번 모임은 다음주 금요일에 한다지?(뉘앙스가 좀 이상하네. 오후에 특강수업을 듣는다는 친구들이 날짜 변경을 요청하던데, 다들 의견을 모은 것인가?) 오늘이 목요일이니 적어도 내일까지는 너희들의 손에 숙제글을 받아야할텐데 지금 열심히 쓰고 있으니 그리 늦지는 않을 거야.

 

   나는 지난 모임 숙제 이야기가 재밌었어. 인터뷰해 온 친구들 얘기도 다양해서 좋았고, 내가 잘 몰랐던 속내를 알 수 있어서 도움도 됐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얘기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예수'에 대한 생각도 솔직한 얘기를 들어서 재미있었다. 그런데, 모임에서도 얘기했지만, 재미 뒤에 숨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한단다. 우리는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 그런데 자기가 편견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더 거침없이 자기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고 했었단다. (또한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도 이런 사람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예수를 믿든 아니든 예수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하게 알아두는 게 좋겠다는 얘기도 했었다.

 

   모임 끝나고 같이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했다. 갑자기 우리 집에 일이 생겨서 서둘러 가야했거든. 저녁에 대한 아쉬움은 붕어빵과 닭꼬치로 달랬으니 그쯤 해 두고, 다음에 또 함께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겠지?

 

   이번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흑백사진의 표지 가운데에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라는 제목이 걸려있네. 근데 제목과 사진을 보니, 어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책의 제목과 사진이 이미 많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지? 우리는 무엇을, 왜, 사랑, 해야 하는가,를 각각 떼어서 스스로에게 물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당연히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야겠지. 우리가 글쓰기는 제법 많이 했으니 이번에는 사진을 찍어보자. 여러 장 찍을 수는 있지만, 그 중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골라서 모임에서 한 5장 정도만 소개해 줘. 단 거기에 사진을 찍으면서, 보면서 떠올린 네 생각도 짧게 써오렴(이런 걸 포토에세이라고 하는 건가?) 보너스로, 최민식이라는 사진작가에 대해서도 좀 자료를 찾아보렴. 부산에서 활동하시는 대단한 작가라는 걸 알게 될 테니.( 그래서 이 사진의 주요 배경이 전부 '부산'이거든.)

 

   아, 생활나누기도 해야지? 이번엔 뭐 상황극 같은 거 해 볼까? 아니면 어떤 주제로 3분 스피치 같은 거 해 볼까? 우리가 준비하는 자체 '독서 퀴즈' 같은 건 어때? 난 뭘 해도 재밌을 거 같은데... 준비하는 너희들은 또 부담스러울라나? 근데 돌이켜보면 늘 이 부담감 속에서 무엇인가를 해 왔고, 그러면서 조금씩 우리가 자랐던 게 아닐까 싶은데... 그럼 따로 준비하는 거 없이 모임 당일에 내가 활동거리를 만들어서 나눠줄게.(기대+걱정하시라!)

 

   살(矢) 같이 빠른 시간이다. 이번 방학에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마음먹었다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화살 같이 빠른 시간을 가장 알뜰하게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뻔한 답이 될 테지만, 나는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시간의 주인으로 살 수 있으니까. 흘러가는 시간은 시간대로 맡겨두고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에 대해서 온전히 집중하는 생활! 그 해야 할 것이 공부든 놀이든 방황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너희들의 방학이 그랬으면 좋겠다.

 

   다음 모임에서도 의논할 게 많다. 겨울 캠프 일정도 짜야 하고, 동아리 활동집 구성도 해야 할 테니까.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동아리 활동집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너희들의 내적 성장의 흔적이 온전히 담긴 책이면 족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들 각자가 지금껏 활동했던 내용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시간이 우선 필요하겠지? 그렇게 정리하면서 한 번 더 자기 자신을 성찰할 수 있을 테고! 지금,  조금, 여유가 있을 때 정리해 주면 좋겠다. 미루지 말고, 당장,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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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2012-01-1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축하하러 왔어요~^^ 이달의 마이리뷰 당선을 축하,축하~~드립니다^^
2012년에도 쭈욱. 좋은 글들을 많이 올려주세요~~~!!

느티나무 2012-01-13 13:34   좋아요 0 | URL
오늘은 동아리 모임이 있어서 학교에 왔는데, 보충수업하는 학생들이 있어 활기는 있네요.(애들은 힘들겠죠?) 동아리 모임도 있고, 또 논술특강도 있어서 모처럼 바쁜 오후시간입니다. 처음에 결심했던 책 읽기가 흐물흐물하지 않도록 가끔 알려주세요~"선생님, 요즘 어떤 책 읽고 계세요? 글은 안 쓰시나요?" 이렇게 말이지요.ㅋㅋ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진실의 성장, 그리고 아이들과의 사소한 이야기>

 

   ...... 아이들 내면의 성장은 안중에도 없는 오늘날과 같은 교육 풍토 속에서는 아이들에게 진실한 교사가 능력 있는 교사로 대접받기는 매우 어렵다. 교사의 능력이란 것이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수치로만 계산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나쁜 교사가 되겠노라고 아예 공공연히 말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 자조 섞인 말 속에는 좋은 교사는 곧 무능한 교사라는 등식이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등식은 관리자의 시선만이 아닌, 학생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할수록 오히려 그들로부터 푸대접을 받는 억울한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요즘 이런 난제를 조금씩 풀어 가고 있다. 그 방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아이들에게 느리게 다가가는 것. 아이들의 행동에 느리게 반응하는 것.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때까지 잠자코 있어 주는 것. 느린 속도로 아이들의 진실을 채취하는 것. 그렇게 '진실하고 느리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 여유를 부리며 느린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느려터진 교사가 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서서히 아이들의 힘을 빼는 것.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아이의 진실을 성장시켜 주는 것. 말하자면 싸움의 도를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나는 신사적으로 대하는데 상대가 비굴하게 나오면 지는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아이의 진실을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아이들과 닭싸움을 곧잘 한다. 내가 이길 때도 있고 아이들이 이길 때도 있다. 누가 이기든 중요하지 않다. 어느 쪽이든 진실이 이기면 되는 거니까. ......(후략)

 

책을 펴내며 중에서[10-11쪽]

 

   며칠 전에 안준철 선생님께서 책을 보내주시겠다는 <댓글>을 내 서재에 써 놓으셨다. 얼마 전에 내가 교육공동체 벗에서 엮은 <교육 불가능의 시대>라는 책에 대한 리뷰를 썼는데, 그걸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나는 전화를 드릴까 하다가, 좀 쑥스러워서-전화를 받으시면 뭐라고 말씀을 해야하나 싶어서-그냥 답글로 주소와 이름을 남겨놓기만 했다. 그리고는, 선생님께서 여기에 들어오셔서 다시 보실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었는데, 달리 어떻게 하기가 그래서 어물거리다가 그만 잊고 말았다.

 

   오늘 점심 때쯤에 방학하고 거의 일주일만에 학교에 갔다. 공문 처리할 게 있다며 학교에서 호출을 받고 가는 길이어서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사실, 오늘 오전은 딱히 갈 데가 없어서 학교에 가기는 가야 했지만!) 내 자리에 앉으려는데 우체국 소인이 찍힌 누런 봉투가 책상에 올려져 있었다. 뭐지, 하면서 발신자를 보니, 바로 안준철 선생님이셨다. 그때서야, 와! 책 보내셨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뜯어보니 선생님께서 쓰신,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안준철의 시와 아이들)>이 들어있다. 속지에는 <존경과 우정을 담아서 OOO샘께>라고 써 주셨다. 아마 보내신 날이 12월 27,8일 쯤이라 진작에 학교에 와 있었을텐데, 오늘에서야 내 손에 들어왔다.

 

   전에도 썼지만 안준철 선생님과의 인연은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선생님께서는 잘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오마이뉴스에 연재하시는 글을 틈틈이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죽을 쑤고 있는 내 처지에서는 부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에이, 설마 이렇게 좋기만 하겠어?'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면서도, 선생님이 쓰신 <세상 조촐한 것들이>,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라는 시집도 읽었고, <그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교육에세이를 꼼꼼하게 읽기도 했다. 

 

   그러면서 점점 선생님을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회활동하면서 선생님을 모시고 초청강연을 열기도 했다는 얘기는 전에도 했다. 강연도 그랬고, 뒷풀이 자리에서도 조용조용하게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하시는 말씀에 진정성이 느껴져서 나 혼자 했던 괜한 오해가 풀리기도 했다. 그때쯤이었나, 선생님께서 부산에서 지인들을 만나는데 같이 '맥주 한 잔 하자'고 하시며 전화를 하셨는데, 마침 그날 북부지회에 일이 있어서 못 가 뵈서 안타까웠다. 아무튼, 그 이후로는 가끔 메일을 보내드리기만 했을 뿐, 다시 뵐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선생님께 새로 책을 받고보니 선생님의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이처럼 작은 인연을 귀하게 여시는 분이시니, 아이들과 맺은 인연도 귀하게 여기시고 정성을 다하시는 분이실 것 같다. 나도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교사이고 싶다. 선생님께 말씀으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배우는 것이 더 오래, 더 깊이 남을 것 같다.

 

   2년 동안 쉬었던 담임을 올해는 신청을 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담임을 맡게 될 것이다. 막상 담임을 신청하고 나서는 올해 내가 만나게 될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나는 아이들과 어떤 1년을 지내게 될까, 설렘과 기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과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마침 선생님께 책 선물을 받고 서문만 읽었는데도, 불안과 걱정은 조금 덜은 것 같다. 느리게 다가가면서 녀석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면 뭐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져 본다.

 

   이제부터 천천히 선생님의 새 책을 펼쳐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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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책읽기가 부진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훗날 그 이유를 잊을까봐 변명 겸 해서 몇 자 적어 본다면, 지난 3월부터 운동을 새로 시작한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또 학교에서는 도저히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올해 읽은 책을 꼽아보니 다음과 같다.(기준은 내가 알라딘에 가끔 올렸던 2011년 O월에 읽은 책,이라는 페이퍼이다.) 1월에 10권, 2~3월에 4권, 4월엔 4권, 5월엔 8권,  6월엔 12권, 7월엔 1권, 8~9월엔 8권, 10~12월엔 8권. 모두 합치니 겨우 55권이다.

 

   한 때는 해마다 거의 100권을 읽던 적도 있었는데, 펀드가 반토막 나는 것만 걱정할 게 아니라, 내 독서력이 절반으로 꺾이는 것도 함께 걱정해야 했던 것이다. 원래부터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아무튼 나이 마흔에 벌써 이렇게 책읽기 능력이 쪼그라들면 앞으로 제대로 된 교사로 살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니, 독서는 취미이자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2011년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최고의 책을 꼽는다면,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이다. 러시아의 스탈린 체제를 풍자한 소설 <동물동장>의 작가로만 알았던 조지 오웰의 진정한 면모를 보게 해 준 나는 왜 쓰는가, 를 읽고 그의 치열한 현실 인식을 존경하게 되었다. 이후 카탈로니아 찬가까지 따라 읽으며 신념을 실천하는 올곧은 한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아 무척 기뻤다.

 

   <닥치고 정치>는 논란이 많이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던 열망을 새롭게 불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론가는, 골방에서 '가카 헌정 방송'이랍시고, 몇몇이 모여서 떠든다고 세상이 달라지냐고 비웃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꼼수가 현실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하는 사람이야말로 외눈박이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나꼼수는 지난 초여름부터 일상이었고, <닥치고 정치>를 읽으며 회의적인 사람에서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희망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다. [아까 오후에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은 어떤 번호로 새해 덕담 문자가 왔는데 이렇다. "친구들 새해에 용처럼 승천하자^^ 행복하자고 빌지 말고 많이 만들자. 쫄지마, 씨바!"]이제, 씨바,는 전국민의 감탄사가 됐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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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08: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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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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