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한 달이다! 우리가 저번 모임을 했던 게 4월 초였으니까 한 달도 더 지났다. 동아리 활동이 없었던 지난 한 달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무척 궁금하다. 그 한 달 사이에, 작년 동아리 활동집도 받았는데, 받고 나서 읽어 봤는지 모르겠구나. 참, 그리고 동아리 활동집을 받아들고는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도 궁금하다. 생각의 좌표,를 받아 읽으면서는 어땠을까? 그러고 보면 너희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한 것인 것 같다.

   우리 동아리가 네 마음속에 차지하고 있는 크기는 지난 한 달간의 네가 느낀 아쉬운 마음과 정비례하겠지? 동아리 활동집을 받아들고 느낀 네 마음의 기쁨(활동집의 내용이 어떠한가와는 상관없이)과 동아리 활동집이 나오기 위한 네 노력이 역시 정비례할 것이고? 생각의 좌표를 읽을 때 보인 너의 집중력과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네 생각 또한 정확하게 비례하리라고 본다. 말로야 ‘시간이 없었네’, ‘진심은 그게 아니었네’, ‘표현을 잘 못하네’, ‘이번에는 다른 일이 있었네’ 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마음과 태도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동아리에 대한 애정도 테스트를 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오해는 마시라! 뭘 어떻게 하자는 말도, 너희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다만 그냥, 지금 우리 마음은 어디쯤 와 있나를 한번 생각해 봐달라는 말일 뿐이다. 아울러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더 알차게 꾸려보자고 하는 말이다. 시작부터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자칫 2년차 징크스에 빠질 수도 있으니 첫 출발부터 마음 단단히 먹고, 조금 더 깊이 있는 독서와 멋진 토론으로 1년을 보냈으면 좋겠다.

   먼저 생활나누기, 이번에는 어떤 얘기를 나눠볼까? 다시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2학년이 되어 달라진 나!’ 이런 주제로 생각해 오렴. 이건 1)2)3)……이렇게 적어서 발표해 주면 가장 좋겠다. 적어도 열 가지는 찾을 수 있겠지? (공부하는 책상에 붙여두고 자주 읽어보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체 회의 진행할 사람, 얼른 오렴.

   이젠 본격적으로 책이야기! 생각의 좌표, 어떻게 읽었나? 나는 책을 읽으면서 역시 사람은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에 반응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저자의 생각이 어느 좌표에 있나,를 살펴보기 전에 이런 생각의 좌표를 가지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사람이 살아온 환경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얘기해야겠지? 환경이 사람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익힘’이라고 했으니까 말이야. 그러면 우리도 자기 주변의 환경, 우리나라의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겠지. 우리의 환경은 어떤가. 하고 말이야.

   저자는 환경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지. 폭 넓은 독서, 열린 자세의 토론, 직접 견문, 성찰을 들고 있다. 지금의 네 생각이 만들어지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인 사건을 들어서 설명해 보렴. 또, 이 네 가지 외에 네 생각에 큰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다음 사회적 이슈에 대한 네 생각을 말해 보자. 사형제도, 대체복무제, 동성애, 낙태, 무상급식, 대학평준화, 외국인노동자, 비정규직제,에 대한 네 판단을 점검해 보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네 생각이 아니라 네 생각의 근거이며, 더 중요한 건 네 생각의 근거의 출처-어떻게 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라는 사실이라는 점을 잊지 말도록!

   이런 주제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려나? 그럼 이런 건 어때? 셧다운제(청소년 피시방 이용시간 제한제), 강제 자율학습, 초,중학교 보충수업, 일제고사, 성적순 정독실 이용제에 대해 네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의견을 정리해 오시라.(음, 모든 주장에 다 의견을 내면 좋겠지만, 어려우면 한두 개는 빼먹어도 용서하마. 대신 처음 듣는 제도나 내용은 꼭 검색해서 무슨 내용인지는 알고 와서 한다.)

   우리 모임은 5월 17일(화)이다. 그 날 9교시에 도서실(혹시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그 전에 미리 공지할게.)에서 보자. 지금쯤이면 책은 다 읽었겠지? 어렵고 딱딱한 책 읽느라 수고 많았다.


-5월 9일, 느티나무 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월엔 네 권을 책을 읽었다.  

   홍세화 선생님이 알라딘에 소개해 주신 자발적 복종. 예전에 샀는데 읽기를 미뤘다가 이번에 읽었다. 독재 권력이나 권위주의 정권과 그 지배 체제 아래에서 살고 있는 인민의 권리의 균형은 인민의 자발적(?)인 복종의 결과라는 게 내용의 핵심. 또한 지배체제는 인민의 자발적 복종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상징조작을 시도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도박이나 오락 같은 것에 물들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렵다, 안 된다는 생각의 범위가 곧 우리가 살고 있는 메트릭스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의 지배체제는 우리의 생각의 범위를 끊임 없이 좁히려고 시도하는데, 우리는 '연대'하지 못하고, '자발적 복종'에 이르고 말 것이다. 더 엉망이었던 세상은 많았겠지만, 우리(?)가 이렇게 무기력한 시대는 전무하지 않았나 싶다. 곱씹을수록 우울하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읽고 있는 와중에 서태지와 이지아 사건(?)이 온 인터넷에 도배를 했다. 그 며칠 전에는 신정아 씨의 책이 화제가 되어 새삼 여러 말들이 떠돌았다. 며칠을 굶은 사냥개가 먹잇감을 발견한 것처럼 달려드는 하이에나들. 국민의 알 권리(?)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글쓰는 자신의 관음증을 충족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 이들만 비판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피리에 홀려 절벽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집단 최면에 걸린 것처럼 쥐떼 같은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달려간다면 소설처럼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조지 오웰의 책을 전체로 읽어 보려고 맘 먹고 산 책 그 중에서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먼저 골라 읽었다. 1930년대 영국 탄광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묘사하고 있는 1부와 파시즘이 창궐하고 있는 유럽을 개탄하며 '사회주의'의 분발을 촉구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이다. 1930년대의 영국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오웰의 의도-비참한 생활상을 보여주려는-는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옳은 방향임에도 불구하고-적어도 오웰은 그렇게 믿었다- 왜 사회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가, 라는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지식인과 노동자를 사회주의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하는 '사회주의자'의 행태를 비판하고, 파시즘의 확장을 경계하는 글도 오늘의 우리 사회의 현실을 되짚어 보게 한다. 우리는, 오웰이 걱정하고 있는 사회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나?

   너의 의무를 묻는다는 김해시에서 주관하는 인문학 대회에 주제도서로 선정되어 있었기에 고른 책이다. 처음에는 동아리 애들이랑 참가해 볼까, 생각했다가 우물쭈물하다 보니 기회를 놓쳤다. 그렇지만 올해 주제도서로 선정된 책들은 다 읽어 볼 생각이다. 가능하면 동아리 아이들과 읽고 토론하면 좋겠다. 책은 무엇이 사회구성원의 의무이며, 인간을 목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의무의 의미이고, 법과 의무, 공동체의 의미 등을 거쳐서 우리가 왜 의무를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다움의 도리'로서의 의무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청소년들이 읽기엔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제대로 읽으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5월엔 더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5-23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 전 자연휴양림으로 여행을 갔었다. 지난 겨울에 예약했다가 때마침 눈이 많이 내리는 바람이 못 갔던 휴양림. 어렵게 거의 두 달 전에 예약을 해서 이번에 다녀왔다. 중간에 성삼재에 들러 노고단으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몇 걸음 걷다가 그만 돌아섰다. 노고단까지 2.5km - 왕복하면 5km 정도? 복이 데리고 갔다 오기는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서 나섰으나, 복병은 거리가 아니라 바람. 거긴 아직 겨울 바람이 제법 매서웠다. 아쉬웠지만 깨끗하게 돌아서서 휴양림으로 갔다.  

   널찍한 방에 짐을 풀고 뒹굴다가 이 좋은 숲에 왔는데, 그냥 있으랴 싶어서 다시 산책하러 나섰다. 그런데 산책로가 여느 휴양림과는 달리 등산로 같이 험했다. 제법 가파른 길에 한바퀴 둘러 내려오고 나니 거리도 꽤 멀었다. 1시간 20분 정도 걸었으니 그냥 가벼운 산책은 아니었다. 거의 노고단에 올라간 거리쯤은 되었다.

   다음날 아침, 이곳 휴양림의 특별 프로그램인 한지체험에 참가하기 위해 일찍 준비해서 나갔다.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게 왠지 어설프고 조잡하다는 선입관이 있어 어떤 곳에서도 참여해 본 적이 없었지만 이곳 휴양림의 한지체험은 이상하게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어제부터 들었다.(체험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된다고 해서 어제 미리 전화도 했다.) 제 시간인 9시 30분에 나온 팀은 나의 불길한(?) 예상대로 달랑 두 팀! 프로그램 진행팀은 한 10분 정도 다른 손님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눈치였으나 더 나올 기미가 없자 체험 장소로 두 가족을 데리고 이동했다.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숲의 생태며, 새 소리까지... 일행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내려갔다. 그러다가 진행팀 중 한 분이 애기 이름이 물어보고 교회에서는 '진복 팔단'이라는 말을 쓰던데 혹시 진복이라는 이름을 그래서 지은 거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속으로, '어? 진복 팔단을 아시는군. 흠... 교회(성당)에 열심히 다니시는 분이군' 이런 생각을 했다.  

   체험장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무척 썰렁했다. 사람이라도 좀 많았으면 덜했겠지만, 직원 다섯 명이나 붙어서 진행을 도와주고 있는데, 참가자가 초등학생 1명, 유치원생 2명뿐이니 옆에서 보고 있는 내가 다 민망했다. 한지체험이라는 과정도 닥나무 껍질이 다 벗기고 삶아서 걸쭉한 상태로 이미 담겨 있는 것을 뜰채 같은 것으로 서너번 뜨기만 하면 되는 게 다였다. 그래도 설명하시는 분들은 애들이 못 알아들으면 어른인 나한테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하시는데, 

   가만, 저 목소리는 무척 귀에 익은데.... 

   아까부터 그 분의 목소리가 정말 귀에 익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유심히 얼굴을 봐도 잘 모르는 분인데 목소리만은 아주 익숙했다. 분명히 내가 아는 사람. 어딘가에서 만났던 사람인데 전혀 생각이 안 났다. 내가 이상하다, 는 표정으로 계속 앉아 있었나 보다. 잠시 후에 그 분이 미리 준비한 쑥인동차를 온 사람들에게 한 잔씩 건네주셨다. 나한테도 차를 한 잔 권하시기에 받으러 가니 작은 목소리로 '저 선생님, 알 거 같아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냉큼, "저... 선생님, 우리 아는 사이죠? 우리가 어디서 봤지요?" 이렇게 물어도 그냥 웃으시고 자리를 피하셨다.

   그 때 순간적으로 슬쩍 이름표를 확인해 봤다. OOO. 낯선 이름.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는 사이는 분명한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익숙한 목소리.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억양이 무척 자연스럽다. 연배는 나랑 비슷한 거 같으니 제자일 리는 없고, 동료교사 중에 학교를 그만둔 사람도 없고... 한참을 그러다가, 선생님? 

   그 순간, 아! 생각났다. OOO 공부방. 

   나는 십 년이 좀 넘게 부산의 빈민지역에서 공부방 교사를 했었다. 대학교 1학년 2학기에 시작해서 군대 가기 전까지 1년 6개월을 하다가, 교사로 발령받고 다시 시작해서 10년을 더 했다. 시작은 좋아하던 고등학교 선배의 권유였지만(딱 한 번, 이런 일이 있는데, 해 볼래? 였다.) 교사로 발령 받고 다시 올라가게 된 것은 이상하게도 '의무감' 같은 것이었다. 그 10년 동안 늘 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 '의무'에 충실하려고 애는 썼다고 말할 수 있다. 흔한 수사가 아니라, 정말 거기서 가르치면서 배운 게 많다. 

   그런데 그 공부방은 모 수녀원에서 운영을 맡아 하고 있어서 수녀님들 두세 분이 그 지역에서 지역 활동(빈민 사목)을 하며 공부방 옆에 수녀원 분원을 세우고 살고 있다. 그곳도 정기적으로 인사 이동이 있는 곳이라 거의 15년 동안(군대 공백기에도 연락은 하고 있었으니까) 내가 공부방과 인연을 맺으면서 알게 된 수녀님들도 꽤 많다. 

   그럼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그 수녀님 중의 한 분?  

   아까 얼굴을 보고도 못 알아본 건 그분의 머리카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이름도 늘 세례명으로 불렀으니 낯설 수 밖에. 그런데 그 세례명이 계속 머리속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음, 분명히 다섯 글자로 된 이름(세례명-본명)인데, 뭐였더라? 아무리 생각을 해도 끝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여기에서 일하실까? 수녀원을 나오셨구나, 언제 나오셨을까, 왜 나오셨나, 꼬리를 무는 생각들. 

   그러고보니 그 수녀님과 관련해서 아주 인상적인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수녀님을 만난 건 2001년이나 2002년이었을 것 같다. 공부방 담당 수녀님으로 있었고, 그 때 내가 교사대표였으니 이러저래 의논할 일도 많았다. 공부방은 여름캠프가 끝나면 방학에 들어가는데 그 때는 교사도 수녀님도 모두 휴가기간이다.  

   나는 그 여름에 도보여행을 떠났다. 부산에서 땅끝까지 걸어가는 여행! 그런데 창원에서 출발하는 이른 아침. (아마 일요일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휴가 중인 그 수녀님과 어찌어찌해서 연락이 닿아서 창원의 중앙동 근처에서 그 수녀님을 만났다. 그런데 수녀복을 입은 채로 무지하게 큰 등산배낭을 지고 우리(친구랑 나)를 만나러 왔다. 목소리도 걸음걸이도 아주 씩씩한 아가씨 같았다. 수녀님의 그 당시 집은 진해. 지리산에 올랐다가 휴가기간이라 집으로 가는 길에 우리를 만나고 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냥 그대로 헤어졌는지, 어디서 아침을 같이 먹었는지 뚜렷한 기억이 없다. 아무튼, 큰 배낭을 지고 걸어 온 수녀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바로 그 수녀님을 십 년만에 만났는데 오늘은 한지체험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직원이 되어 이것저것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중간에 지나가는 말로, '저 선생님 알 거 같아요'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등을 돌려서 묵묵히 체험활동의 뒷설거지를 하고 있다.

   나는 주신 차도 다 마셨고 거기 계속 있기가 무람해서 슬슬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서면서 따로 인사를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간의 소식을 여쭈어야 하나, 모른 척 해야 하나,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수녀님은 여전히 등을 돌리고 무엇인가에 분주하다. 할 수 없이 그냥 나왔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무척 무겁다. 계속 신경이 쓰여서 다른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서둘러 짐을 챙겨 나오면서 혹시 사무실에 계신가 싶어서 열쇠를 반납하면서 빼꼼히 봐도 자리에 계시지 않는다. 열쇠를 두고 나오면서 내내 찜찜한 기분. 마지막까지 돌아가서 인사를 드려야 하나, 정리가 되지 않았다.  아무튼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 어느 곳에서나 향기로운 사람으로 잘 지내시기를 빌어 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함양 오도재에서 

 

함양 상림 입구

 

상림에서 산책 중인 이진복 어린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양철나무꾼 2011-04-2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이 무척 심오하게 느껴져요,ㅋ~.
'어린이'라는 이쁜 표현을 너무 오랫만에 만나네요.

느티나무 2011-04-27 14:03   좋아요 0 | URL
심오함이라... 그냥 막 찍은 사진에 좋은 의미를 부여해 주시니 고맙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합니다.ㅋ 아이라는 말보다는 더 좋은 듯합니다.ㅋ
 

 2011학년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독서동아리 독서 목록 후보군

   이 중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지나치게 비싸거나 독후 활동을 하기 힘든 것들은 차례차례 버리고, 남은 책들 중에서 골라 읽고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모두 책읽기를 좋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