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작이라고 평가받는 <백야행>을 이제서야 읽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한마디로 생각보다는 별로였다는 것이다. 범인을 알아가는 재미는 일찍부터 사라지고, 나는 신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이야기. 다만, 이 책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다. 그렇게 가슴이 아릿할 수가 없었다.

 이 책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끝-

 

 

 

 

 재미있는데 진도가 안 나가는 희한한 책이다. 아마도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 나머지(그것도 이름이 비슷해서 너무 헷갈린다) 가계도를 한 번씩 들춰보는 일, 혹은 일인칭 화자가 앞서 한 이야기를 독자가 다 기억하고 있으리라 판단하고 그냥 넘어가는 일화를 다시 들춰보는 일 때문에 그러리라. 이미 클라우디우스는 격변기를 지나 황제가 되었다. 사람이란 참,, 간사한 동물이라, 격변기에는 얼른 황제가 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더니만, 황제가 되니까 조금 지루해져 오히려 칼리굴라같은 폭군이 그리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주부터 붙잡고 있었던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품집 <빨간 고양이>를 이제 겨우 다 읽었다. 꽤 많은 분량이어서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읽을수록 지치는 듯한 기분에 쫓기면서 읽었다고 해야할까. 많은 분들의 말씀대로 일본 추리 소설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기도 하고, 중간에 뻥- 띄운 시간차가 있어서 좀 아쉽기도 했던 책이었다.

 어찌됐든, 후반부로 갈수록 좀더 흥미진진하고 여운이 남았던 건 사실이다. 옛날의 작품들도 나름대로 재미나고 흥미롭긴 했지만 역시 조금은 촌스럽다고 할만한 트릭들이 보였다. 이 책에서 빠진 작품들이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 할 듯. 개인적으로는 <빨간 고양이>, <그린차의 아이>, <돌아오는 강의 정사>가 좋았다.

 

 

 

 

 원래 로마 문화에 관심이 많다. 거기다 '타임지 선정 100대 영어 소설'이라는 문구에 혹해서 사 두었다가 이제야 읽게 된 책이다. 등장인물은 수없이 많고 이름도 비슷비슷해서 자꾸 헷갈리지만, 한마디로 재미있다! 내내 자서전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들이 두드러지고,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간다. 단지 1권을 읽었을 뿐인데도 흥미는 더해 갈 뿐이다. 

이 책 덕분에, 간만에 추리소설 아닌 책들도 많이 읽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껍다고? 전혀 그렇지 않다. 초반에 지루하다는 평이 있어 속도가 붙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이 역시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용굴모 레사와 용굴령 플라르, 라모스와 니멘스의 사랑이야기와 정신적 교감과 모험이 얽혀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형성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쭉 보고 싶은데, 2편과 3편에서는 각각 다른 인물들이 주가 된다니 조금은 아쉽다. 어쨌든 SF소설에서 시간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가보다.

 

 

 

 

 황석영이라는 작가는 원래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생애를 포장해서 방송에 내보내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처음부터 선입견을 가지고 작품을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 '바리데기'를 읽고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읽는 내내 가슴이 찡하고 읽고 난 다음에는 진한 여운이 남는다. 민족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취향에 맞지 않는 소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재에 약하고, 비단 소재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는 작품에 또한 약하다.

아직 읽지 않은 황석영의 책을 모두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반가운 도련님의 시리즈를 이제야 읽었다. 소소한 재미와 번뜩이는 유머가 있어서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킥킥 웃어버렸을 정도였다. 멋진 두 행수의 과거 이야기도 등장해서 흥미진진했던 2, 3권이다. 아무래도 계속 이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데, 다음 번엔 조금 긴 이야기로 만났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면서, 읽는 내내 세밀한 묘사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작품.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도 소름이 돋아 가시질 않는다. 나도 악몽에 시달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기시 유스케, 참 글 잘 쓰는 작가군.

 

 

 

 

  엄청난 페이지에 좁은 행간, 시작하기 전부터 읽기에 질릴 정도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의 흡입력이라니 놀랍기 그지 없다. '핑거스미스'란 도둑을 의미하는 은어라는데, 제목처럼 런던 뒷골목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볼거리도 많고, 레즈비언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소설은 처음이었지만 위화감없이 읽을 수 있어 괜찮았다.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반전을 담고 있어 흥미진진한데, 나는 수전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암튼 재밌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이름값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무의미함, 허무함, 한탕주의 등으로 가득찼던 청춘같지 않은 청춘의 이야기가 공소시효 하루를 남겨두고 펼쳐진다. 긴박감은 물론이고, 곳곳에 놓여있는 힌트들이 몰입을 돕는, 단 한 명도 소홀함이 없는 작품이다. 아쉬운 점은, 마지막 반전은 놀랍긴 했지만 왠지 설득력이 떨어져서 빼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번째로 읽은 존 딕슨 카의 본격추리소설이다. 여러 서재를 다니면서 관심을 갖게 된 작가인데, 칭찬에 걸맞게 트릭과 추리가 정교하게 맞물려가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탑 안에서 화살을 맞고 발견된 피해자와 포의 원고 분실사건, 모자를 훔쳐가는 괴이한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은 탄복할만 하다. 하지만, 번역은 정말-. 이제껏 별 의식 못했었는데, 동물의 머리는 어김없이 '대가리'라고 표현되어 있고, 맞춤법이 틀리는가 하면 모음 하나만 표기된 오자도 ;; 남아있는 수많은 작품이 이렇다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다아시경이 등장하는 시리즈 중에서 유일한 장편인 <마술사가 너무 많다>. 렉스 스타우트의 <요리사가 너무 많다>-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는 <요리장이 너무 많다>로 출간했다-를 패러디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순서가 바뀐 듯하지만 <요리사가 너무 많다>란 책에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다아시경의 인간적인 매력은 그닥 드러나지 않지만 사건 해결에서 보여주는 냉철함과 남자다움은 빛을 발한다. '마술'이 행해지는 세계라니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 때문에 좀더 흥미진진했다. SF를 가미한 미스터리 소설이라니! 다음 시리즈가 끝이라 아쉽지만, 얼른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