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책이었다. 표지가 마음에 쏙 들었고, 극찬에 가까운 리뷰들을 읽었고, 제목에 반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이라고나 할까.

아름다운 스티븐이 등장한다. 사랑해서 아름답고, 자신을 거부하지 않아서 아름답고, 사랑을 지키려고 해서 아름답다. 스티븐이 그런 만큼, 인정해주지 않는 현실 때문에 아프고 아팠던 책이었다.

읽고 난 뒤 왠지 모를 씁쓸함과 먹먹함에 눈이 시렸더랬다.

 

 읽다가 재미없다고 한 쪽으로 밀쳐두었던 아서 코난 도일의 평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왜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끝까지 읽은 지금은 그 때 읽지 않은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다.

 나는 원래 홈즈보다는 뤼팽의 팬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난 도일이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했다던 홈즈를, 평전을 읽고 나서 좋아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서 뤼팽은 어디갔는지 찾아보기 힘들 정도. 그래서 나는 요즘 다시 평전을 뒤적이고 있고, <주석달린 셜록홈즈>를 지르고 말았다 하하.

 셜록 홈즈의 아버지로만 코난 도일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평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제프리 디버는 그닥 끌리지 않는 작가인데, 이 책은 어찌어찌하여 입수하게 되어 묵혀두었다가 겨우 읽었다. 생각보다는 흥미진진했는데 스토리라인 자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뒤로 갈수록 재미가 반감됐다.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썩 괜찮은 작품이다.

 

 

===11월에는 책을 너무 적게 읽었다. 반성해야겠다 ㅠ 그러면서도 계속 책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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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는 다르지만, 나도 그 나이를 살았다. 환경은 다르지만, 그 나이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방황하고, 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우정을 나누고, 시를 쓰고, 편지를 쓰고, 반항하고. 왠지 슬프다. 그 시절이 이미 흘러가버렸다는 사실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사회에 너무 적응해버렸다는 사실이.

황석영은 이제 너무 대중적인 작가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나는 좋다. 시대를 읽어내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가 참 좋다. 앞으로도 계속 그가 좋은 작품들을 마구마구 써냈으면 좋겠다.

 

 <인사이트밀>은 사실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궁금증 때문에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나 할까. 개연성이 부족하긴 한데, 나름 괜찮았다. 왠지 이야기가 더 이어질 것 같은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제물의 야회>는 기대도 많이 했고, 기대만큼 좋았다고나 할까. 사이코틱한 범인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등장하는 형사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싫은 부분이 가려졌다. 보기 낯뜨거운 장면이나 섬뜩한 부분이 많이 등장하지만 역시 흥미진진하게 달릴 수 있는 책이다.

 말로만 듣던 일본 추리계의 전설, 에도가와 란포를 만났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그런지 약간은 유치하고 뻔한 작품들이 몇몇 있었지만, 그래도 꽤 읽는 재미가 솔솔한 편이었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은 그냥, 그저 그랬다고나 할까. 쓸쓸할 때, 쓸쓸한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쓸쓸한 사람들이, 꿈을 잃은 사람들이 자꾸 내 모습과 겹쳐져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그래도, 살아가는 그들이 있듯이, 나도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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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대죄>는 출간된지 시간이 지난 작품인데 좋다는 이야길 많이 들어서 사두었다가 이제야 읽었다. 흡입력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다. 법정드라마인 줄 알고 읽었다가 사이코틱한 등장인물 때문에 흠칫 놀란 경찰 소설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캐릭터가 상당히 마음에 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서 세 권이라는 분량도 전혀 많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작가의 작품은 번역되는 대로 읽고 싶다.

 

 <흰옷을 입은 여인>은 상당히 두께감이 있는 작품이라 읽는 데 좀 힘들었다. 힘들었다,는 얘기는 흡입력은 좀 떨어진다는 의미다. 모든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의 진술, 일기 등의 방법은 다양한 구성으로 재미를 주지만, 사건은 너무 늦게 일어나고 소소한 이야기와 복선을 너무 많이 깔고 시작해서, 읽는 나는 사건 전에 지쳐버리게 되었다. 흑. 어쨌든 그 사건의 전말이라는 것도- 전혀 고민하지 않고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 시시해지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감기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요코미조 세이시의 매력, 탐정 긴다이치의 매력을 잊고 있었다! 9월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책-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고, 일본 드라마나 영화도 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고 있었는데 드디어 책을 읽었으니 이제 영화와 드라마도 좀 봐야겠다. 조금은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의 전개에도 실망스럽지 않았고, 트릭 역시 놀라웠고, 한 번에 해결해주는 긴다이치의 마력(?)도 여전해서 좋았다.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으흣.

 

 

  

<괴이>는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의 시대물이다.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 지라, 가볍게 읽기 위해 골랐는데 가볍기 보다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 많았다. 이러니, 어찌 내가 미미여사의 시대물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북스피어 출판사에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픈 마음이다ㅠ

<통곡>은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인데, 읽기 전부터 "반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솔직히 무슨 반전일까 생각하며 읽은 작품이다. 나는 아직 초보인지,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에 충격을 받았는데- 여운도 남겨주면서 되새겨보니 어찌나 슬펐는지 모른다. 하지만, 교차하기 전의 사건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이야기가 완벽한 짜임새를 갖추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왠지 작가가 '반전' 하나에만 포인트를 두고 이야기를 쓴 것 같다고나 할까. 마치 '반전'에 목숨 건 독자들처럼.

 

주위에서 기욤 뮈소의 작품이 참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고, 서점에만 가면 이런 느낌의 표지를 달고 나온 같은 작가의 책이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어 한 번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목들도 참 감성을 자극해서 왠지 기대를 많이 하게 되었다. 아, 내가 보기엔 정말 별로인 책이다. 술술 잘 넘어가긴 하지만,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이 계속되고, 차라리 그 시간에 잘쓰여진 혹은 갈등구조가 명확한 로맨스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기욤 뮈소는 땡! 

 


 

 

 

 

<x의 비극>은 내가 읽는 앨러리 퀸의 첫 작품. 역시,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밀한 트릭과 추리에 감탄했다. 어색한 몇몇 문장과 단어 번역에 흐름이 끊기고, 뜬금없는 그림에 실소를 머금은 건 빼고 말이다.

마르케스의 <사랑과 다른 악마들>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었는데, 나는 일단 종교적 색채가 스민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잘린머리 사이클>은 헛소리꾼 이짱의 헛소리를 다 넘겨버리고 읽어서;; 우려했던 것과 비슷하게 좀 청소년 취향 같아서, 이 시리즈는 시작하자마자 끝내버릴 것 같다. <

로라, 시티>는 표지의 포스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스밀라를 생각하니 어려울 것 같던 내용도 의외로 술술 잘 읽히고, 괜히 기억이나 죽음이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좀 우울해지니까, 이 시기에 왠지 어울리는 책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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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카 고타로는 워낙 유명한 작가라서 오히려 멀리하게 되는- 내게 있어서는 히가시노 게이고나 온다 리쿠쯤 되는 작가라고 할까. 하지만 <백야행>이나 <밤의 피크닉>을 그들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사카 고타로에게도 있었다,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골든 슬럼버>. 끊어 읽어도 이처럼 긴박감이 유지되는 책은 참으로 오랜만. 왠지 두근거리고 숨가쁜 호흡으로 읽어내려가는 느낌이 좋았다고나 할까. 이 작가의 책을 다시 보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작품이다.

  원래 음식이란 먹는 것 말고는 좋아하지 않아서 요리라는 것에 관심이 없었는데, 미스터리와 요리를 절묘하게 접목시켰다고 하길래 흥미가 생겨 읽었다. 난 퓨전요리를 싫어하는데, 그것은 원래 음식 혹은 재료의 고유한 맛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금단의 팬더>는 그러한 퓨전요리를 맛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차라리 요리 얘기만 있었다면 더 좋았을 듯 하다. 미스테릭한 부분이 등장하기 전에는 충분히 흥미로웠으니까. 절대미각의 소유자들이 펼치는 맛의 향연이 좋았다. 하지만 미스터리는 엉성해서, 둔감한 독자인 나도 100% 예상할 수 있는 스놉시스. 아아. 섬뜩하긴 하나, 새로운 면이 없어 실망이다.

나는 스릴러 보다는 정통 추리극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단, 빌 벨린저의 작품은 예외다. <이와 손톱>과 <연기로 그린 초상> 두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교차서술과 같은 그의 방식이, 사랑을 소중히하는 그의 인물들이 참 좋다. <연기로 그린 초상> 역시 큰 반전은 없지만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다. 빌 벨린저는 무조건 추천!!

이에 비해 <폐허>는 고립이 주는 오싹한 공포가 있지만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조금 질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더운 여름(이미 다 지나간 듯 하지만_)에 한 번 읽기엔 괜찮은 작품.

 사놓은 지 1년은 족히 넘었을 듯한 블랙캣 시리즈를 두 권 연달아 읽었다. 두 권 모두 추리 매니아 사이에서 호평인 작품들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_ 일단 <와일드 소울>은 합격. 스케일도 크고, 왠지 러시아에서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 생각이 나서 공감이 가기도 했다. 살짝 강도높은 애정씬에 민망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 <시티즌 빈스>는 솔직히 너무 끊어 읽은 탓인지 내용 연결이 잘 안 되어서 읽을 때마다 곤혹스러웠다. 그랬더니 읽고 나서도 별로 남는 게 없는 작품. 아쉽다. 다음 번엔 정독해야겠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간결하고 무감하고 무서울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그래서 나중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책이다. 한 권을 한 시간씩 읽었으니, 알 만하지 않은가. <핑거포스트>는 역시 내겐 팩션이 맞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었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재미있게 읽었으나, 해설을 읽고 다른 독자의 리뷰를 읽어도 제목의 의미는 전혀 모르겠다는. 

요즘 들어 내 책 읽기에 한계를 느낀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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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둘째주까지는 꽤 열심히 읽어서 후반에도 열심히 읽을 것 같았는데,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시간표가 바뀌고, 방학이 되고 나니 일드에 빠져서 책 읽을 시간이 없기도 하고, 집이 너무 덥기도 하다;; 일단은 예정했던 케네디 평전 2권은 손도 대지 못했고, 핑거포스트 역시 2권은 조금 손 댄 상태. 생각보다 지루하고 진도가 나가지 않는 면이 있는데, 나는 교차진술이나 여러 사람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진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흥미를 가지면서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나이팅게일의 침묵>보다는 훨씬 재미있었다. 추리 소설의 진지함이나 정교함은 찾아볼 수 없는 책이니 그런건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고, 유쾌하고 재미있기만 하여라 생각했는데, 재미있었다. 캐릭터들이 살아있어서 그걸 보는 쏠쏠한 맛도 있었고, 드라마화되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나름 즐기면서 읽은 작품이다.

 <암흑동화>는 역시, 오츠이치의 작품답게 어둡고 암울하고 잔인하고 아름답다.

<셰르부르의 저주>는 앞부분의 단편들은 재미있었으나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편이어서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장편보단 단편이 더 재미있다고 하던데, 내게는 어쩐 일인지 장편인 <마술사가 너무 많다>가 훨씬 더 흥미있었던 편이다. 이제 <나폴리 특급 살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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