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르 카레를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책이라고 알고 있다. 순전히 그러한 '격찬' 때문에 집어 들게 된 책이다. 나는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를 참 좋아한다. 양장본도 그렇고, 꽤 좋은 작품을 출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빽빽한 행간 만큼은 적응이 잘 되지 않는데, 이 책 역시 얼마 전에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 발간이라는 증거의 누런색 속지와 빽빽한 글자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강렬하고, 슬프고, 오래 남는다. 오래 전에 관심 밖으로 물러난 스파이물이지만, 읽는 이에게는 오래오래 기억될. 그의 다른 작품을 읽으러 가야겠다-  

 

 

 

 

 여러 개의 단편이 모여서 하나의 장편을 이루는 연작소설, <나는 지갑이다>. 미미여사의 초기작품이라고 하는데, 풋풋할 줄만 알았던 작품이 의외의 정교함이 있어서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거기다 소년, 사나에, 탐정, 반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따뜻하면서도 한편으로 너무 마음 아파서 아직도 심장이 쿵쿵거린다.

소소한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 미미여사는 멀리 할래야 멀리 할 수 없는 작가.

 

 

 

 

 세 사람의 입장에서 사건이 전개되는 소설이다. 아들을 보호하려는 캐서린, 경찰로서 임무를 다하려는 바비, 복수를 꿈꾸는 움브리오.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힌트를 주면서도 감출 것은 감추기 때문에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내가 모르는 것은 없어,라는 확신을 주면서도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 감추고 있던 상처,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나는 사실 주인공이 곤경에 처하는 내용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재미있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그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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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이 꽤 좋아서 선택한 책이다. 정통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고, 심리 묘사에 치중한 작품이다. 읽는 내내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책과 묘하게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비바람치는 날씨에 고립된 섬'이라는 배경과 '정신분열증'을 앓는 등장인물의 설정이 겹치는 탓이 아닌가 한다.

몇 가지의 반전을 준비하고 독자를 기다리는 책. 속도감 있는 전개와 치밀한 심리 묘사는 꽤 볼 만한 작품이지만, 신선함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다.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서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결국 모든 원인은 '사랑'에서 시작 된 것이 아닌가. 읽는 내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고, '사랑'이 무엇인지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슬픔, 아릿함..

모두들 대단한 작가라고 하는 이유를 알겠다.  

 

  굉장히 좋아하게 된 긴다이치 시리즈의 최고봉인 옥문도를 이제 접했다. 글쎄, 정말 순서대로 읽었다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왠지 팔묘촌, 악마의 공놀이 노래, 옥문도,,를 읽으면서 똑같은 분위기의 이야기가 조금은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기괴한 분위기의 마을, 곳곳에 스며있는 일본색, 한 번에 해결해버리는 긴다이치 스타일까지.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또 만나고 싶어지는 게 긴다이치니까, 사 둔 혼징 살인사건도 기쁜 마음으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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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리쿠의 발견,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이 왜 온다 리쿠를 좋아하는지, 왜 온다 리쿠를 찾아 읽는지 알게 되었다. 평범한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재주, 꿈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재주, 주위에 한 명 쯤은 존재하지만 혹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인물을 창조하는 재주, 아련하고 여운이 남는 결말을 짓는 재주-. 그리하여 나는 <엔드 게임>을 기대하게 되었다.

 

 

 

 

  '뒤집고 뒤집히는 것'과 '빠는 것'이 너무 빈번하게 등장하는 나머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빛의 제국>을 읽고는 단편 오셀로 게임 때문에 정말 기대를 많이 했으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참, 재미없다고 말하기도,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모호한-

 

 

 

 

 

 처음엔 참, 진도가 안 나가더라니 했다. 참고 읽었다. 내가 왜 지루하다고 생각했지?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멋진-방탕하고 잘생긴, 그리고 대단한 실력가인-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앞장선다. 아름다운 여인과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가 그 뒤를 받쳐주고, 예술적인 싯구를 그대로 따라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 자체가 하나의 그림이요, 영화요, 시다.

 

 

 

 

 표지와 제목에의 이끌림, 단지 처음에는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 '예쁘장함'만 가진 것이 아니었다. 고독을 이겨내는 법을 환상 속에서 찾은, 그리고 그 환상을, 현실을 이겨내는 법으로 바꾸어버린 그들이 부럽다.

나도, 힘들고 지칠때, 내 환상의 공간에서 유영하고 싶다-

 

 

 


 이제까지 출간된 미미여사의 작품과는 다르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하드보일드에 가깝고 문체는 간결해졌다고- 읽는 내내, 사실은 좀 그랬다. 이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역시, 미미여사의 작품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옮긴이가 밝혔듯이 미미여사는 인간의 따뜻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가다. 이 작품에는 왠지 선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누구나, '어쩔 수 없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일 뿐이다. 주인공들의 행동은 묘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서 딱히 '괴물같다', '무서운 사람이다'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가 곤란해진다. 보통 사람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일면이 터져나온 것일뿐.

 마음 한 켠이 아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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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아릿한 책을 만났다. 읽고 난 뒤 뛰는 가슴을 어찌하지 못했다. <저주받은 피>에 이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작품. 추리소설의 형태를 띈 가슴아픈 인간 소설이다. 정말, 이 작가의 작품은 더 읽고 싶은데-

 

 

 

 

 오츠이치의 단편집. 찬사가 쏟아져 기대가 엄청 났었는데, 읽고 보니 그닥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었다. 소재가 신선하고 발상이 기막히다는 것은 인정. 하지만 오싹하게 무섭지는 않았고(무서운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호러소설이라 부른다면 무서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감탄사만 연발하게 되는 소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철저히 작품을 평가하는 입장에 독자를 세우는 소설집이다.

 

 

 

 

 이 책, 발간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평이 좋아도 너무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괜히 깎아내리고 싶은 심술이 드는. 트릭은 간단하지만 명쾌하여 깔끔한 맛이 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서 트릭이 꽤 눈부신 책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로봇'이라는 소재를 끌어다 썼다는 참신함, 인간미를 잃어버리고 기계에 의존하는 인물형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형사는 오로지 주인공에게 혐의를 두고 모든 추리를 진행시킨다는 것,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범인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감점.

어쨌든,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만-

 

 

 

 

 열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 모두 도코노 일족과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로 등장인물이 비슷해서 연관지어 읽는 쏠쏠한 재미가 있고(인물들 이름이 비슷해서 몇번이나 앞페이지를 들춰봤는지 모른다), 연작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신비한 느낌과 막연한 그리움이 살아있는 작품들.

 

 

 

 

 기대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블랙캣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고, 줄거리도 꽤 눈길을 끄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분위기 형성은 정말 좋다. 눈 내리는 전원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고, 고풍스러운 저택의 이미지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다. 매력적인 형사 페레즈의 등장과 그의 마음 속에 담긴 프랜에 대한 관심도 흥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칭찬 일색으로 끝날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추리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긴장감'이 없는 것이다. 연쇄 살인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하지만, 그 사실에서 올 수 있는 긴장감은 주변 인물들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맥이 빠져버린다. 또한, 마지막 부분의 결론은 더할나위없이 깔끔해서 범인에 대한 형사의 이야기로 끝난다. 에필로그를 바란 내 잘못일까.

 

 

 

 

 

 단 한마디. 나는 이제 기리노 나쓰오의 팬이다.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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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8월 18일 토요일.

오로지 독자들의 평만 믿고 시리즈 전부를 구입해버린 간 큰 나;; 드디어 <우부메의 여름>을 다 읽었다. 사 놓은지 꽤 오래지난 지금까지 읽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무섭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최고의 폭염이 나라를 뒤덮은 오늘, 제격이다 싶어서 꺼내든 작품. 읽기 전에는 우부메인지, 우무베인지 그렇게도 헷갈리더니 이제야 확실히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정말 무섭다. 다 읽고 난 뒤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덥다고 해서 <망량의 상자>를 읽을 생각이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바로는 못 읽겠다. 그래도 이 시리즈, 미워할 수 없을 것 같다. 캐릭터의 힘? 장광설의 힘?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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