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대학생때는 책이 무척 크고 무거웠습니다. 

해부학 책 같은 것은 그 한권만도 3kg이 넘었는데 (크기도 크고, 사진이 많은 책이라 종이 자체가 무거웠음) 수업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8교시 꽉 짜여 있으니 각 과목당 책 갖고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큰 가방에 넣기도 하고, 분책을 하기도 하고, 책을 사물함에 두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책 한두권은 들고 다녀야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또 잔머리를 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왼쪽의 손잡이 달린 책싸개였습니다. 매학년 배우는 과목 중 가장 중요하고 두꺼운 책을 저렇게 싸서 다녔답니다.

이 책은 내과책인데, 크기는 B4크기이고, 이런 책 두 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책싸개의 장점은, 손잡이가 있어 들고다니기 좋다는 것 뿐 아니라,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졸릴 때 책을 덮고 업드리면 베게 역할까지(!!) 해주었답니다. 좀 더 얇은 과목의 책들은 두권을 한꺼번에 넣어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 책싸개가 한동안 잊혀졌다가 최근에 다시 부활했습니다.

이제는 책이 '무거워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책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읽는 책마다 비닐코팅이나 테이프로 포장하기가 귀찮아져서 다시 책싸개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다시 만든 첫 책싸개는 옛날 은사님 만나게 되었을 때 선물로 드렸구요. 아래의 사진은 요즘 만든겁니다.

평범한 것,  자크달린 주머니가 있는 것, 그냥 포켓이 달린것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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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ha 2003-12-27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기발한 아이디어네요.
이쁘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고..
그거 아예 상품등록 해봐여~ㅎㅎ

ceylontea 2003-12-2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예전에 텔레비전에 쇼핑백으로 이와 비슷하게 책싸개 만드는 것이 나왔었는데..
그 아이디어가 혹 가을산님 것은 아니었는지...

sooninara 2003-12-3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달력이나 비닐로만 싸보았는데...
처음엔 무슨 퀼트가방인줄 알았습니다..
가을산님을 보면 의식의 대전환이라던지..사고의 유연성이란 말이 떠오른다는....
평소에는 무슨말인지 가슴에 안 와닿는데.가을산님 작품을 보면..
이말이 이럴때 쓰는말이구나 싶거든요^^

가을산 2004-01-2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두께에 따라 같은 크기의 책이라도 책싸개의 가로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책싸개의 한쪽 날개는 안쪽과 바깥쪽을 한꺼번에 박지 말고 아래위의 끝선을 따라서 아주 작은 똑딱이 단주를 여러개 나란히 달아서 책의 폭에 의한 가로 변화에 따라 길이를 맞출 수 있게 했습니다. 일일이 똑딱이를 달기가 힘들지만, 일단 달아놓으면 꽤 편합니다.
 

지난번 책장을 짜넣고 나서 모처럼 몇일간 정리된 책상을 유지 했었는데...

 

 

 

 

 

 

 아, 얼마 되지도 않아서 요렇게 또 엉망이 되어버렸답니다. --;;

 

 

 


 

쪼그만 점방 하나 운영하는데도 왜이리 여기저기서 공문서들은 많이 오는지--- 지역 의사회, 개원의협의회,  각종 학회, 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기타 산재-고용-연금보험 공단, 보건소, 구청 등등의 공문들, 각종 고지서,  여기에 관심 있는  NGO들에서 온 우편물, 애들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는 공문들이 온통 뒤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간간히 보는 책들과 의학서적, 환자 교육 자료, 회의 자료, 제약회사 직원들이 가져다주는 약품 자료 등도 덤으로 얹혀져 있어 책상을 볼 때마다 암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옛날 학생 때 썼던 파일걸이였습니다.

할인점 등에 가면 파일 중에 양쪽에 쇠로 된 갈고리가 있는 것이 있는데, 문제는 이걸 걸어놓을만한 파일 정리함이 눈에 띄지 않는거였습니다. (있다고 해도 맘에 안들었구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원래는 책장보다 먼저 시작했는데, 손도 많이 가고, 책장이 우선 들어서야 파일함을 놓을 자리가 생길 것 같아 더 늦어졌습니다. 그냥 합판을 잘라 붙이기만 하기엔 좀 그래서 한지공예처럼 문양을 넣어보았습니다.  아직 칠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래는 칠이 완성된 모습입니다.



 

 

 

 

 

 

 

이러고도 책상이 지저분하면 이번엔 무슨 핑계를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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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2-1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다락방에 놀러오면 정말 항상 가을산님 작품들을 보고 놀라게 되네요.
만들어진 작품들도 대단하지만... 필요에 의해... 적정한 물건들을 생각해내시는 아이디어가 더 놀랍습니다.
저는 제 딸이 쉽게 쓸 수 있는 책장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시중에서 파는 것 중에서 하나 골랐지요.
가을산님의 작품들을 보니... 정말 부럽네요..

가을산 2003-12-1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잡생각이 많잖아요. ^^;;

찌리릿 2003-12-25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너무너무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저런 문양을 새기실 수 있는지... ^^
항상 마음 먹은대로, 필요하신대로 이렇게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만드실 수 있는 가을산님의 능력에 부러움과 함께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가을산 2003-12-2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은 서재와 마을을 만드시잖아요.
 


그동안 책상 위를 자판과 모니터, 프린터, 전화기가 차지하고, 책상 옆도 온갖 서류들로 정리가 안돼서 늘 어수선했었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드디어 책장을 완성해서 그 지저분하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책이나 노트를 펴놓을 공간을 확보했답니다 .

아직 책장정리는 더 해야 하는데... 감안해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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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2-10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가을산님 대단하세요...책장이 하나 들어감으로써 많이 정리가 되네요...
음... 사진으로 보면 가을산님은 왼손잡이신가요?

저도 집정리를 해야하는데.. 요즘은 그냥 빨래,청소 등등 벌어지는 일 수습하기도 바쁘네요...

가을산 2003-12-1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예리하시네요!
왼손잡이 맞습니다. 마우스 위치 때문에 컴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늘 불편하답니다.

ceylontea 2003-12-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마우스가 키보드 왼쪽에 있어서.. 혹시나 했었습니다.. ^^

sooninara 2003-12-10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미스마플에 뒤지지않으십니다..
가을산님...책장을 직접 색칠하셨나봐요..색이 특이하군요..
나무결이 살아있는듯합니다..이러다 공방 차리시는거 아닙니까...

가을산 2003-12-1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제가 만든 것은 늘 먼 발치에서만 보아야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하자가 다 드러나거든요. ^^

ceylontea 2003-12-1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가을산님의 땀이 들어간 책장... 다른 어떤 가구회사에서 만든 것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산님이 꼭 필요로 하는 형태로 만드신 책장이기에.. 오랜 시간 가을산님과 함께 삶의 부분을 채워나가리라 봅니다...

sooninara 2003-12-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접기 선생님의 명언..떨어져서 보면 다 잘했다..
집에가서 내것만 보면 최고다(회원들 작품끼리 비교하면 내것이 젤 못나보이거든요)

수련 2004-03-1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솜씨가 대한하신 가을산님~@
부럽네요...
시간 무쟈게 걸리겠당.
그런데...하자드러난거~~버리지는 않는지요?
주으로 가게~~~~~
 

지지난 주 일요일, 이전에 공짜로 머그잔 만들어서 횡재했던 도예촌에 구워진 머그잔을 찾으러 갔습니다. 대전에서 국도로 공주 방향으로 가다가 계룡산 국립공원 삼거리에서 직진, 몇 키로 더 가다보면 '상신리, 하신리'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상/하신리로 가는 왕복 2차선길의 경치는 하이킹 삼아 가보셔도 참 좋습니다. 

계룡산의 단풍은 잦아들었지만, 억새들의 손짓은 여전했습니다.

이 지역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분에 마을의 환경이 보존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전깃줄 때문에 정말 멋있는 경치를 사진으로 담기가 여의치 않아서 아쉽습니다.

 

 

 

 

 

 

 

 

 


도예촌에는 약 10-20개 정도의 공방이 모여 있습니다. 

이 사진은 한 공방인데, 갈 때마다 정문과 옆 벽의 도기 타일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주인이 틈틈이 자투리 공간에 타일을 구워서 벽에 붙여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상당히 싸늘했습니다.

작은 아들이 살얼음이 얼은 얼음을 집어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 도예촌의 공동 가마입니다. 슬라브 지붕 아래 오른쪽 부분을 잘 보시면 둥글 둥글한 가마가 줄지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공방을 운영한다고 해도 개인이 도예 가마를 장만하고 운영하기는 힘들겠지요? 모여서 하다보면 특화도 되고, 협력도 되고, 서로 자극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찾아온 머그잔입니다.

물레는 돌릴 줄 몰라서 그냥 손으로 말아올린, 찻잔으로는 첫 작품(?)입니다.

무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걸 만든 날 길가에서 보였던 억새를 소재로 했습니다.

 

 

 

 

냄비받침입니다.
 

 

 

 

 

 

 

 

 

이전에 만든 것들도 덧붙입니다.


연필꽂이입니다.

 

 

 

 

 

 

 

 

 

 

 


연필이 속에서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구획을 나누었습니다.

 

 

 

 

 

 

 

제 별장입니다. ^^  집앞에 연못이 있고, 새와 물고기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은 조금 넓은 화분에 작은 식물들과 도예로 만든 집과 연못으로 꾸민겁니다.

진짜 별장은 못 갖는 대신... ^^ 


 

 

 

 

 

 

 

 

 

 

 

 

 

 

아래의 물건은 향꽂이입니다. 아직 초벌구이도 하지 않은, 그냥 빚어서 말려 놓은 상태입니다.


 

 

 

 

 

페이퍼 생긴 김에 정리하는 생각으로 그동안 만든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거의 노출과다 수준이 아닌지 걱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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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3-12-03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것마다 욕심이 생기네요..
역시 ''장인''은 틀려요^^
그리고 멋진 아드님들..이목구비가 뚜렷한게 탤런트 뺨치는군요
아무래도 부모님이 얼짱임이 틀림없어요^^

2003-12-03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3-12-0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장 너무 예뻐요.... 저도 만들어 보고 싶네요.... 나중에 지현이 크면 데리고 가봐야겠어요..

가을산 2003-12-0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얼굴에 장난기가 줄줄 흐르지 않나요? --;;

sooninara 2003-12-04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그래야한다고 어른들이 그러시네요..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지난 구정때 만들기 시작해서 3월 말까지 만들어서 남편 생일 핑계로 선물한 옷걸이입니다.


두 부분으로 나뉘어졌는데, 윗부분은 옷을 거는 부분이구요,  가운데 홈이 파인 공간은 옷걸이를 좀더 안정시키는 기능도 하면서 옷에서 나온 열쇠나 잡동사니를 얹어놓는 곳입니다.

아랫 부분은 양복 윗도리나 외투를 걸어놓는 부분과, 일반 옷걸이의 아래부분의 죽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수납공간입니다.


 

 

 

 

 

 

 

 

 


위의 두 사진을 칠해서 합체한 사진입니다.

어찌된 일로 사진에 비친 우리집은 어떻게 해도 지저분하고 정돈안된 모습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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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3-12-0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연 주연의 영화가 생각나네요..빙의가 소재고 형이 죽고 시동생에게 형영혼이 들어가는..그래서 형수인 이미연과 시동생이 사랑을 하게되죠..
거기에서 가구공방이 나오는데 공방전시회가 떠오릅니다..횡설수설...
어쨋든 ''명품''이라 불러야 할듯..

ceylontea 2003-12-0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지네요...
음... 역시 이방의 벽지도 예사롭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