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시작된 종교 생활이지만 나는 미사 시간을 무척 좋아한다. 다 끝나고 집으로 갈 때면 아쉬움이 들었다. 성당 밖에서 나를 기다리는 것들은 온통 녹록지 않은 고민거리들이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는 일상의 작은 우연도 신비를 간직한다. 나 역시 우연하고 의외인 일상의 일들을 통해 신을 감각하곤 한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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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를 결정하고나서는 어학연수에 대한 후기를 많이 살펴보았었고, 그러다보니 나는 한국인이 깨끗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후기가 '결벽증 없는 평범한 한국인도 외국인들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깨끗하다'는 거였다. 그래서 외국인들과 함께 방을 나눠 쓰는게 힘들다고. 실제로 싱가폴에서 생활하다보면 몽골인 친구도 중국인 친구도 플랫 메이트들이 너무 지저분해서 집을 옮기는 걸 알아보고 있다고들 했다. 나는 어느만큼 지저분해야 지저분하다는건지 감이 안잡혔지만, 내가 실제로 경험할 일은 없었다. 내가 혼자 살았으니까.


그런데 관련된 후기들과 이야기들을 듣고나서였을까,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인터뷰를 보게 됐다. 외국 영상이었는데, 질문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일주일에 머리를 몇 번 감냐'고 묻고 있었다. 어?? 일주일에?? 질문이 뭐 이래?? 나는 이 질문 자체가 기괴하게 느껴졌다. 왜 일주일에 몇 번 감냐고 묻지? 그러나 들은 대답은 더 충격적이었다. 여자 응답자들도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번 혹은 많아야 세 번을 얘기했다. 나는 너무 쇼킹했는데, 머리는 매일감는거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일 감는거 아니었어? 매일 감지만, 중간에 운동을 해서 땀난다거나 여름이라거나 하면 하루에 두 번도 감는거 아니었어?


유럽 사람들이 깨끗하지 못해서 몸에서 냄새가 나 향수가 발달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있엇지만, 그것을 내가 체감할 일은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을뿐. 그런데 얼마전에는 또 그런 영상을 보게 됐다. 군인들이 나와서 방송하는거였는데, 미국인 남성 네 명과 한국인 여성 두 명이었다. 이들 모두 군복을 입고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것 같았는데, 한국 여성이 '우리는 데오드란트를 바르지 않아' 라고 하는거다. 그러자 미국인 남성이 '그러고 어떻게 외출해?' 물었고, 그러자 한국인 여성이 '한국 여성들은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안나' 라고 했다. 그러자 신기하다는 듯 남성이 여성에게 맡아봐도 되냐고 했고, 여성은 겨드랑이를 들어보였으며, 그러자 남성은 코를 킁킁대더니, 정말 냄새가 안나네! 하면서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데오트란트에 대한 얘기를 열변을 토하며 하고 있었다. 그들은 데오드란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외출이 불가하다는 거였다. 그 중 한 명은 하루는 깜빡 잊고 헬스장에 갔다가, 자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도대체 이게 무슨 냄새야!' 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바람에 가시방석이었다는 얘기도 했다. 나는 그 영상을 보고서야 아, 외국인들은 데오드란트를 매일 바르고 다니는 거였어?! 라고 생각했다. 그 제품이 존재하는 건 알았지만, 나는 사용해본 적이 없고, 사용할 생각도 없어서, 막연하게 '누군가는 사용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거기 냄새가 어떤 사람들은 고민일 수 있을테니까. 나는 내 약한 방광이 고민이듯이 말이다. 그런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그것이 필수품이었구나!!


그러고보니 외국 영화들에서 도망자들이 나올 때, 지저분한 공중 화장실에 가서 머리를 뭉탱이로 자르고 염색하는 클리셰 만큼이나, 공중화장실에 들어가서 부랴부랴 겨드랑이만 급하게 닦아내는 장면들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아, 터키 영화..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제목이 생각안나네 하도 오래돼서. 하여간 도망자들, 집 없이 밖에서 며칠 보내는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서 급하게 겨드랑이만 닦아내는 장면들을 보았던 기억이 났고, 그러고보니 한국 영화에서의 도망자들은 누구도 겨드랑이를 닦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아, 이런 식으로 다르구나. 한국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볼 수 없는건, 실제로 그런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고, 외국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보이는건, 실제로 그들에게 겨드랑이는 냄새가 많이 나는 부위이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책을 읽다 겨드랑이 냄새 얘기가 나왔을 때 고개를 끄덕였다.
















'올리비아 개트우드'의 [네가 누구든] 은, 이웃집에 사는 여성을 포함, 세 명의 여성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연대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30대의 여성이 70대의 여성과 함께 살면서 이웃집에 온 젊은 여성에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나중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일. 그리고 각자 마주한 문제를 직면하며 해결하려는 이야기이다. 세 명다 나처럼 오지라퍼가 아닌,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들이라 딱히 외부의 친구도, 만나는 사람도 없었는데, 미티는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레나'와 인사하고 그녀와 점점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어느날, 레나가 미티를 찾아온다.



"준비됐어요?"

환하게 웃으려던 미티는 오전에 레나를 기다리기만 했지 일상의 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니에 치태가 끼어 있고, 눈에는 눈곱이 있으며, 배 속에는 카페인 한방울도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루 종일 말할 때마다 입을 가리고 겨드랑이 냄새를 슬쩍 맡아본 후에 팔을 들어야 할까봐 그녀는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베델이 곧 아래층으로 내려올 것이다. -p.118


그러니까 오전에 씻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팔을 들어야 할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고 겨드랑이 냄새를 맡아보는 일이 미티에게 필요하다. 나는 오전에 씻지 않았다고, 반나절 씻지 않았다고 겨드랑이 냄새를 맡을 일이 없다. 아, 물론 간혹, 그러니까 한여름에 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아야 할때, 오늘 땀 엄청 많이 흘렸는데, 하고 킁킁댈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상은 아니라는거다. 그런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겨드랑이 냄새가 일상이었다. 내가 눈꼽 떼야지, 양치를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겨드랑이 닦아야지, 가 일상인 것이다.  


[네가 누구든]은 미국 소설이다. 그러니까 미국인이 자기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는 일상. 그렇다면 유럽은 다를까? 잠깐 들여다보자.
















방은 지하실의 겨드랑이처럼 찝찔하고 시큼하고 달착지근한 냄새를 풍겼다.-이그나시오 알데꼬아', 『영 산체스』, p.34



스페인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겨드랑이 냄새.. 가 소설에 등장하는 경우가 한국에도 있었나? 내가 한국작품을 다 읽은게 아니니 모르겠지만, 이 겨드랑이 냄새가 뭔가 비한국인이게는 집착인 그 무엇...인 것 같다.



그들에게 유독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이유는 뭘까? 아니,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안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이 차이가 너무 신기했다. 그전에는 각 나라별로 냄새가 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를테면 한국인은 마늘냄새 난다 같은거?, 그런데 이렇게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안나는 줄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줄은 몰랐다. 악, 근데... 사실 알고보니 내가 겨드랑이 냄새 심하게 나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글을 읽는 어떤 사람들이 '와, 다락방 겨내 쩌는데 자기는 모르네...' 이러고 있는거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한국인에게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늘 바로 먹자마자 키스해도 마늘 냄새 안난다고 하더라. (주어 없음, 목적어 없음.) 하여간 이 냄새와 청결에 대해서 컬쳐쇼크였다. 데이트에 대해서 컬쳐쇼크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데이트얘기 하는거 들었던 기억도 난다. 핀란드 여성이 '한국에서는 썸을 여러명하고 타면 안되잖아요' 라고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데이트 문화 정말 다르구나 했고, 그런데 그들이 '외국에서는 여러명과 데이트를 하면서 6개월에서 1년은 만나는데, 그 후에야 비로소 한 명하고만 만나야지, 결정하는데, 그게 더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라는 얘기도 하더라. 이 외국인 여성들과 남성들은 한국인들과 연애하면서 한 명하고만 썸타야 하고 세 번 정도 만나면 사귀는게 되는것이 신기하다고 했고, 무엇보다 매일 연락하고 바로 답장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크게 놀랐다고 했다. '읽씹'이라는거 도대체 누가 만든건지 모르겠다고. 이건 한국에만 있는거라고들 했다. 아, 이들은 연애해도 연락 자주 안하는구나. 하여간 새롭다.




한국에 월요일에 도착해서 매우 바빴다. 월요일에 오전에 도착해서 식구들 만나고 조카들 예뻐해주고 저녁엔 남동생하고 술판 벌이고 ㅋㅋㅋ 수요일에는 엄마, 여동생, 나, 타미 이렇게 넷이서 대전에 성심당 투어를 갔다. 성심당에 가서 빵을 미친듯이 사고, 엄청나게 걷고, 두부 두루치기를 먹고, 낮술을 마시고, 신세게 백화점 구경하고, 호텔로 들어가 씻고 다들 잠깐 뻗었다가 저녁을 배달시켜 먹었다. 다음날 또 빵을 사가지고 돌아왔고, 목요일에는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한국의 중년여성을 만났다. 만세!! 


역시나 내가 기대한대로 이 한국의 중년여성과의 대화는 너무나 즐거웠고, 그리고 내가 하는 말들을 다 이해해주었으며, 나에게 필요한 조언도 해주었다. 나의 수치심 고백에 따뜻한 위로를 건넸으며, 내 소설의 방향에 대해서도 잡아주었다. 그걸 잘 쓰느냐 마느냐는 나에게 달린 것... 하여간 한국의 중년여성 너무나 소중해.. 그리고 그 한국의 중년여성과 먹은 것들을 좀 보라지.



아, 너무 소중하다 진짜. 너무 좋아. 모듬수육이다. ㅋㅋㅋㅋㅋ 고기 너무 맛있고 서비스 국물에도 건더기 너무 많아서 깜놀. 진짜 남김 없이 다 먹었다. 만세! 이거랑 소주 세 병 마신 다음에 2차 갔는데, '돼지 먹고 2차로 닭 먹자고 하면 좀 거시기하냐'는 나의 말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치킨 시켜준 소중한 한국인 중년여성이다.



아, 치킨도 겁나 맛있게 먹었네. 

다행스럽게도 이 한국인 중년여성은 가슴살을 좋아해서 ㅋㅋㅋ 다리와 날개 좋아하는 내가 사이좋게 먹을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슴살 좋아하는 분, 대환영!!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우리는 일자산에 함께 올랐다. 사실 '오른다' 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한 산이지만 ㅋㅋ 그리고 일자산 정상의 철봉에 가서 매달리기를 해보자고 했다. 매달리기가 그렇게 좋대, 척추가 쫙 펴진대, 하면서 나는 가져온 코팅장갑을 내밀었다.




철봉 잡으면 손 시렵고 미끄러워서 내가 준비해간 건다. 친구는 내가 준비해온 코팅장갑 보더니 빵터졌다.

내가 처음 철봉에 매달리기 시도했을 때는 작년이었는데, 잡자마자 바로 떨어졌더랬다. 그 뒤로 더 연습하고 싶었지만 싱가폴에 가야했고, 싱가폴에서는 콘도에 놀이터는 있었지만 철봉이 없어서 매달리지를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도 그리고 아파트 앞의 초등학교도, 철봉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낮아서 매달리기를 해볼 수가 없었다. 일자산에 가야만 비로소 철봉 매달리기를 시도해볼 수 있는 것. 


며칠전 처음 해봤을 때는 손 시렵고 금방 떨어졌는데, 다음에 갔을 때는 장갑 가져가서 조금 더 매달릴 수 있었다. 체감상 4~5초 매달린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친구에게 시간 재달라고 하고 매달렸는데, 10초 했다. 만세!! ㅋㅋㅋ

친구는 처음이었는데 12초를 매달리더라. 대단하다.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 체육선생님이 체육특기생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운동녀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들셋 맘의 엄마로 바쁘게 살아가면서 또 어린이집 원장님이기 때문에 짬을 내어 걷거나 달리기(이건 내가 추천해서 시작했다) 가 운동의 전부라고 했는데, 오늘 나랑 함께 매달리기도 해본거다. 역시 기본이 단단한 친구였어.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우리는 갈비탕을 먹고 친구는 내가 화장실 간 사이 계산을 해버려서, 친구야 그러면 내가 맛있는 커피 사줄게, 하고 테라로사 가서 아아를 주문했다. 아아, 한국인의 전통 문화..




그리고 친구는 냉이를 산다고 해서 같이 시장 가서 냉이를 사고, 헤어지기 전, 친구는 너도 이제 아이 관리 필요하다며 아이크림을 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국의 중년여성이여!!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것.

고등학교 동창과 중년이 되어 산에 함께 가고 철봉 매달리기를 하고(응?) 시장 가서 냉이 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크림 선물 받고. 하여간 인생 꿀잼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아이크림 바르고 피부관리해서 젊은 남자들 다 후리고 다닐게' 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가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나저나 매달리기 해가지고 팔이 후달리는구나.



하여간 한국 들어오자마자 넘나 바빠서리 책도 제대로 못읽고 있다. 다시 책 읽는 일상을 보내야 하고, 일자리도 알아봐야 하고...(먼 산)



아, 그리고 어제 만난 한국의 중년여성이 정말 싫어하는 노래, 그런데 내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올리면서 마무리한다. 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만난 한국의 중년여성이여, 당신은 내 수치심을 다 알고 계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래는 2026년 나의 테마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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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괜차나…..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1 20: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치를 고백한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근데 친구분 빠르네요? 역시 더 빨리 화장실 가야하는 거였어!!!!

아니 근데 사진 언제 찍었어요????!?!?!? 난 왜 몰랐지?!?!?!?

다락방 2026-02-21 20:1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머릿속엔 페이퍼를 쓸 생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제발 젊은 남자 후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앤드류 사진 또 생각 나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2-21 19:22   좋아요 1 | URL
안 젊군요…??

다락방 2026-02-21 20:10   좋아요 0 | URL
앤드류는 젊지만 젊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무슨 뜻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2-21 20:52   좋아요 1 | URL
노안…..?

다락방 2026-02-22 09: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동안이라고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2-2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오시자마자 바쁘셨군요 성심당까지 가셨어요?! 저는 어릴때 성심당 가서 돈까스 먹고 그 앞에서 영화보던 추억이 있어요ㅋㅋㅋㅋㅋㅋ암튼 대전에서 가족과 즐거우셨을 듯😄 잠자냥님이랑도 좋은 시간 보내셨고 수치심 뭘까 궁금하지만 안 물어보는 걸로🤣

다락방 2026-02-21 20:11   좋아요 0 | URL
저는 대전을 여러번 갔고 갈 때마다 성심당에 가서 성심당 욕망 1도 없었지만, 여동생과 조카가 같이 가자고 해서 그래 알겠다.. 하고 따라갔습니다. 간김에 빵을 많이 먹었습니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 수치심은 제 수치심으로 저리 밀어두는 걸로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젠가 어느 식으로든 고백하게 되겠지요. 저는 글로 풀어내는 사람이니까요. 하핫.

독서괭 2026-02-21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누굴 향한 노래죠..?
다락방님 귀국 환영합니다!!! 그새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시다니 ㅋㅋㅋ 언제 봐도 놀랍 ㅋㅋㅋ
잠자냥님은 졌지만 대전에서 만난 친구분은 이기셨군요.. ㅋㅋ 문제는 스피드야
한국인들인 정말 그 겨드랑이 냄새 나는 유전자를 거의 안 갖고 있다나 뭐 그렇다더라구요. 여자도 남자도 냄새가 거의 없다고. 연애하면 외국인들이 그걸로 신기해한대요. 머리 일주일에 한두번 감는다는 건 저도 첨에 알았을 때 대충격 ㅋㅋㅋ

다락방 2026-02-21 20:14   좋아요 1 | URL
누굴 향한 노래라기보다는 그냥 어... 네, 그렇습니다. ㅋㅋ
귀국 환영 감사합니다. 저도 그냥 제 역마살에 굴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일자산에 다녀와서 몹시 피곤하지만, 저녁에 피자랑 와인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대전은 식구들과 갔고 친구는 오늘 만났습니다. 저는 갈비탕 친구는 우거지탕 먹었는데 친구가 계산했어요. 저한테 커피를 사라면서 메가커피 얘기를 하길래, 친구야 맛있는것 먹으렴, 하고 테라로사로 데려갔습니다. 하핫.
겨드랑이 냄새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 물론, 저한테서 겨내가 난 적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제가 제 꺼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젊은 날에.. 하여간 ㅋㅋㅋ 외국인들은 겨내를 끌어안고 산다는 걸 알고 몹시 충격이었습니다. 앤드류 저 만날 때 향수 뿌리고 왔던데.....혹시 앤드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드류야, 누나는 겨내 안나.... 안날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저 머리 일주일에 한두번 감는다는 외국인들의 인터뷰 보고 대충격이었어요!! 아니, 왜죠?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대충격 진짜 충격.....

건수하 2026-02-21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름에 출장갔을때 잘 씻을 수 없어서 북유럽에서 데오더란트를 샀거든요? 그 덕분에 냄새없이 2주를 지냈어요…. 한국과 유럽의 데오더란트는 엄청난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 이유가 ㅎㅎㅎ

다락방 2026-02-22 09:26   좋아요 0 | URL
아 심지어 데오드란트 자체도 차이가 있군요? 오 마이 갓... 하여간 그들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신지식 흡수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2-2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를 5일치씩 살고 있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 아니 언제 일자산에 철봉 운동에 대전까지 다녀오셨던가요. 싱가폴도 좁고 호주도 좋고 한국도 좁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크림 없이 젊은 남자 후리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으시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 4번 손가락으로 톡톡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2 09:29   좋아요 1 | URL
제가 다음주에 다시 또 공항에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피곤하네요.. ㅋㅋㅋㅋㅋ

아이크림이라니, 저는 아이크림 사용할 생각을 1도 해보지 않아서 정말 놀라운 선물이었어요. 그런데 받자마자, ‘오 나도 이제 아이크림 좀 발라볼까!‘ 했답니다. 집에 와서 엄마께 말씀드리니 ‘너도 이제 눈가 주름 좀 관리해!‘ 라고 하셨어요. 그래야겠죠... 저 예전에 [미스트리스]라는 프랑스 영화를 봤거든요? 그때 거기에 그런 대사가 나왔어요. ˝서른일곱, 남자를 후리기엔 늦은 나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가 이번에 외국 나가서 외국 사람들 좀 보고 나니까, 뭐, 저도 가능하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락방, 그래서 외국생활을 좋아하는 걸로 밝혀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6-02-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오자마자 바쁘게 지내신 다락방님! 웰컴백~~

다락방 2026-02-22 21:59   좋아요 1 | URL
어휴 오늘은 몸 컨디션도 안좋고 그래서 밖에 한 번도 안나갔어요. 피곤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6-02-23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들어오신 듯 하신데 왤케 소식이 없으시지? 싶었는데 와! 이렇게나 한국일정 소화하고 계셨었군요? 와. 대단한 체력이십니다.ㅋㅋㅋ
그리고 아이크림을 이제 처음 발라보신다는 것에도 놀랍구요. 저는 얼굴에 주름이 많아 엄청 일찍부터 아이크림 바르고 살았는데 아이크림이 설마 주름을 더 생기게 하는 물건이었던 건 아니겠지? 의심이 들지만 암튼 결론은 다락방 님이 엄청 동안이신가보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앤드류는 그래서 또 나이 더 들어보일 수밖에 없었고…ㅋㅋㅋㅋ
겨땀 냄새 저도 예전에 어떤 영상을 보고 좀 놀랐던 적 있었어요. 외국인들이 한국인들 겨땀 냄새 안 나 신기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누가 연구해봤더니 한국인들의 유전자가 겨땀 안 나는 유일한 민족이라나 뭐라나…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단 얘기를 들었어요.ㅋㅋ
그리고 한국인들의 청결도가 아주 수준급인가 보더군요. 청소에 대한 강박증도 심하고(다이슨 무선 청소기도 한국에서 엄청 많이 팔려 다이슨 사장님도 놀랐다는 믿거나 말거나 말도 있었고^^) 냄새에도 민감해 빨래를 하면 섬유 유연제를 꼭 마무리를 하는 습관이 한국인들에게 있다는 걸 저도 처음 알았어요. 저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거든요. 외국인들이 어디서 좋은 냄새가 나서 고개를 돌려 두리번 찾아보면 꼭 한국인이 주변에 있었고 늘 좋은 냄새가 났는데 알고 보니 섬유 유연제 냄새였다는 소릴 듣고 좀 놀라웠어요. 근데 외국인들이 매일 머리를 감지 않는다는 습관도 좀 충격이네요.ㅋㅋㅋ 또 한편으론 환경을 생각한다면 매일 머리를 감지 않는 습관이 더 올바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한 미용실에서 원장님 왈..머리를 감는 행위도 머릿결을 상하게 하는 행위 중 하나라고 하시던데 일리가 있다.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게 낫다라곤 할 수 없겠단 생각을 했습니다만…그래도 냄새를 풍긴다는 건 참…한국인으로서…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3 09:25   좋아요 1 | URL
한국인들의 유전자가 겨땀 안나는 유전자라니, 너무 신기하네요! 그 유전자를 제가 좋아합니다. 우앙 우리 그런 유전자였어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멋져요!
저는 유럽에 가면 지나가면서 향수 냄새를 자주 맡을 수 있어서 너무 좋거든요? 호주에 가도 그랬고요. 향수 냄새를 좋아해서 ‘아 외국 사람들 향수 많이 뿌려서 너무 좋아!‘ 했었는데, 그게 다 까닭이 있는건가 봅니다. 향수 냄새.. 흠.. 너네 안 씻어서 뿌린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도 그런 얘기 했었어요. 처음으로 아시아 여자 가까이에 있었을 때 백인 여자랑은 다른 냄새가나서, 그 냄새가 좋아서 ‘이게 뭐지?‘ 하고 놀랐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저에게서 좋은 냄새가 나서 앤드류가 저를 그때 그런걸까요?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 머릿결 상한게.. 매일 감거나 하루에 두 번도 감거나 그래서일까요. 저 안그래도 새치가 너무 늘고 ㅋㅋ 머리도 많이 빠지고 대머리가 되어가지고 진짜 미치겠어요. 저는 염색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러다 진짜 백발 되겠어요.

제가 동안이어서 아이크림 안발랐던건 아니고요, 그냥 생각이 없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름 있다 크림 바르자‘ 뭐 이런 생각같은게 전혀 없었어요. 관심이 너무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크림 살 생각을 해보지를 못했네요. 그렇지만 친구가 준 건 열심히 발라야겠네요!! 라고 쓰는 순간 어젯밤에 씻고 아이크림 안발랐다는게 지금 생각났습니다. 이게 습관이 안되어가지고... 하하하하하.

아무튼 저 돌아왔습니다!! >.<
 
네가 누구든
올리비아 개트우드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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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나,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그의 기대대로 행동하는 나는, 사람인걸까? AI 인건 아닐까?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은 여성들의 연대와 자기 자신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탈출까지 인상적이었다. 이후의 이야기들이 더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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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레나와의 우정을 지키는 방법도 그것일지 모른다.
너무 늦기 전에 물러서는 것. 이제 그만 가라는 말을 듣기 전에 파티에서 먼저 나오는 것.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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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가면 야외 테이블에 앉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재작년에 이탈리아 갔을 때는 40도를 육박하는 더위에 실내를 고집하긴 했지만, 풍경 좋은 곳에서 야외테이블에 앉는것은 로망 아닌가. 드레스덴에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슈니첼 먹던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이며, 프라하에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기억도 그렇다. 싱가폴에서도 야외 테이블을 더 좋아했는데, 실내가 지독히 춥기 때문이기도 했다. 냉방에 온 마음과 에너지를 다 쏟는 나라 싱가폴.. 한국의 중년여성은 많이 추워요.. 햇볕을 받으면서 야외 테이블에 앉는 것은 참 행복이다. 최근에 멜번에서도 느낀건, 태양과 낯선 도시는 행복이라는 거다. 난 이 두 개만 있으면 행복해! 멜번에서 앤드류랑 마주 앉아서도 태양이 좋고 바람도 불어 아, 너무 좋아 행복하다, 했더니 '널 행복하게 하는건 쉽네!' 라고 했더랬다. 그런데,


야외 테이블의 단점이 있었으니, 온갖 살아있는 것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이 음식을 먹는 나 외에 다른 숨쉬는 것이 먹기 위해 찾아온다. 사실 '온갖' 이라고 했지만, 그냥 '새' 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해운대 바닷가에 갈매기.. 그런 수준으로 이 야외 테이블에 새들이 달려드는데, 싱가폴 에서도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가 새들이 바닥에 돌아다녀서 마음이 좀 불편했더랬다. 그뿐인가, 식당 문을 열고 닫을때는 심지어 식당 안으로도 들어온다. 싱가폴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태연한데, 나는 좀 충격이었다. 맥도날드 실내에 새들이 바닥에서 돌아다니고 있어. 오 마이 갓..


그러나 싱가폴의 새는, 하, 내가 놀랄만한 것도 못되었다. 멜번은 대단하다! 여긴 새들과 공존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그냥 바닥에 새들이 수두룩하다. 크로아상과 함께 커피 마시던 나는, 아아 내 크로아상으로 와서 덤비는게 아닐까 싶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자리를 떠서 빈 테이블, 아직 치우지 못한 접시 위로 새들이 날아들기 때문이었다. 내가 먹고 있으면, 내 접시에도 덤비는게 아닐까. 나는 걱정이 되었다. 새들아, 오지마.. 난 너네랑 그렇게 막 친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멜번 3대 커피집 중 하나인 '마켓레인' 에서 커피와 크로아상을 마시고 있었다. 멜번은 커피 맛있기로 세계 1위 도시라고 한다. 근데 그중에서도 3대 커피집이 있는데 내가 거길 갔었단 말이지. 이때가 마지막날 아침이어서, 나는 디카프가 아닌 카페인 커피를 주문했다.



핸드드립용으로 좋을만큼 볶은 커피란다.  그런데, 아아, 새들아 새들아 새들아...




그러나 이 새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보타닉 가든이라는 어마어마한 야생의 공원에 가서 그 안에 까페를 갔을 때, 그 안에는 전망 때문인지 사람들이 정말 많아 빈자리가 별로 없었는데,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는 이미 새똥이 있었다. 직원이 와서 닦아주었는데, 와 새들이 엄청 날아다니고, 사람이 앉아있든 말든 개의치않고 막 음식을 노려. 우리 근처에 여러명의 젊은여자들이 앉는 테이블은 막 주문한 음식이 나온 모양이었다. 꺅 소리가 들리고 성급히 일어나고 새들이 그 테이블로 막 찾아오고... 오 신이시여. 

나랑 앤드류는 커피만 주문해서 다행히 우리 테이블에 새가 오진 않았는데, 문제는 우리 위의 파라솔이 우리를 통째로 감싼게 아니라 파라솔과 파라솔 사이 빈틈이 있어서, 거기로 언제든 새똥이 날아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다가 새가 똥을 싸서 바닥에 떨어지는 것도 봤다. 우리 테이블에 이미 질러둔 새똥과 또 길바닥에 새똥... 우리 테이블 위에 새가 똥 쌀 수도 있겠는데? 라고 하자 앤드류가 맞다고, 저쪽 자리 비면 옮기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얘들아..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 마시다가 새똥 공격을 당할 수가 있어............. 참고하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멜번이 그립다. 아주 그립다. 6개월 머물렀던 싱가폴보다 멜번이 더 그립다. 어쩌면 멜번은 고작 며칠 있었고 싱가폴은 6개월이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멜번이 너무나 그립다. 다시 그 도시를 걷고 싶다. 커피를 좀 더 많이 마실 걸 그랬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여행이었다면 커피도 좀 사오고 그랬을텐데, 나는 싱가폴로 와서 짐을 챙겨 한국으로 떠나야 했다. 버릴거 버리고 나눠줄거 다 나눠줬는데도 캐리어가 세 개다. 이걸 어떻게 핸들링 하고 가야할지.. 그러나 뭐 어떻게든 되겠지. 두 개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세 개를 사용해야 했다. 싱가폴에서 과자도 좀 사가고 싶은게 있는데, 그것도 못사간다. 더이상 어디 쑤셔넣을 수도 없고 내가 들고 다닐 수도 없어. 캐리어가 세 개야. 하여간 그래서 멜번에서 커피를 못사온게 너무 한이 된다. 가서 실컷 커피도 마시고(방광 이슈 ㅠㅠ) 또 막 사오고 싶다. 그래서 다시 가고 싶다. 좀 더 걷고 좀 더 마시고 그리고 좀 더 사오고... 싱가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이 좋은 태양을 받고 있어도, 멜번에 있던 내가 생각난다. 멜번앓이중..


쒸웬과 수다떨고 앤드류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런데 최종적으로 내가 내린 결론은, 중년의 한국여성과 대화하고 싶다는 거였다. 중년의 한국여성이야말로 내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에 대해 그렇다. 나와 친한 친구들 그리고 나를 좀 아는 사람들은, 내가 외로움에 대해 말할때 그 외로움이, 그러니까 인간이 본질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 외로움이 뭘 뜻하는지를 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는 외로움은, 지금 당장 섹스할 사람이 없는 외로움이 아니다. 나는 그런거는 하나도 외롭지 않다. 집에 가면 나를 안아줄 사람이 없는 그런 외로움, 그런거 아니다. 나는 그런 외로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 외로움이라는 것, 내가 생각하는 외로움은, 이 세상에 나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데에서 오는 외로움이다. 내가 어떤 것을 보고 분노할 때, 내가 어떤 것을 하고 행복할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없다는거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해해보고자 노력할 수 있을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면 삶은 풍성해진다. 그러나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누군가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 때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것 같다. 그건 결코 누군도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인데, 그런데 외부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면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앤드류가 아직 호주에 있고 내가 싱가폴에 있을 때, 톡으로 대화중에 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라고 생각하고 나는 이걸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앤드류는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나는 누나네 집에서 개 두마리랑 함께 놀 때 하나도 외롭지 않았어' 라고 했다. 아.. 내가 말한 외로움이 그에게 가 닿지 못하는구나. 어쩌면 이것은 나의 영어가 짧아 더이상의 설명을 부연하지 않은데에서 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쒸웬을 만났을 때, 우리는 외국에 혼자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하다가 외로움 얘기로 넘어가서인지, 아예 다른 외로움으로 그는 접근했다. 갑자기 자기 폰을 이용해서 AI 남자 캐릭터 만들어 내게 보여주면서 한국말로 말걸어보라는거다. 그러면 한국말 해준다고. 이건 AI 남자친구라는거다. 헐.. 나는 그거 필요없어, 나는 그런 외로움을 말한게 아니야,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랑 똑같지 않다는 외로움이야!! 

그래,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럴 때 AI 남자친구는 도움이 된다니까? 미래에는 다들 이걸 갖게 될거야. 말 걸어봐.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안녕, 나는 클락키를 걷고 있어, 라고 했더니 AI 남자 캐릭터가 마주 인사하며 뭐라고 다정한 말들을 막 건네더라. 하여간 좀 기괴했어. 나는 이런걸 원하는게 아니야, 나 필요없어!! 했더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지금도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앞으로도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게 될거야. 좋은 남자친구가 될거야, 이러는거다. 야 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러면 너도 AI 걸프렌드가 있어?


그는 아니라고 했다.
아닌걸까, 정말? 아닌데, 왜 나한테 그렇게 적극 추천해? 왜? 


하여간 웨스턴 가이(오세아니아는 웨스턴이 아닌가요) 랑 아시안 가이랑 얘기해보고... 즐겁고 행복했지만, 그래 정말로 즐겁고 행복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나는 그것보다 더한 어떤것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내가 영어를 더 잘하게 된다면, 어느나라 가이를 만나도 소통이 될 수 있는 부분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더한 어떤 것, 좀 더 깊은 것이 필요하다. 내 영혼에는 그보다 더한 어떤것이 필요해.

내가 무슨말 하는지 알지, 얘들아...
그래서 어제도 '아 한국 중년 여성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고 생각한 것이다. 유 노 왓 아 민?


그런 한편, 영어로 쓸 소설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고민이 있다.

원래 내 계획은 처음부터 영어로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생각은 일단 한글로 쓰고 그걸 영어로 내가 번역하는거다. 문제는, 그것 역시 어려울 것이니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아야 할텐데, 이럴 경우 영어로 완성된 내 소설은 비도덕적인가?

그리고 가장 큰 고민, 사실 이것 때문에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나는 소설을 읽을 때 작가가 소설 안에 드러나는게 너무 싫다. 주인공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게 싫다. 주인공과 작가는 거리두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내가 이걸 할 자신이 없다. 주인공과 나 사이에 거리두기. 이게 안될것 같아서, 그게 진짜 제일 큰 고민이다. 

내가 지금처럼 알라딘에 페이퍼를 쓰고 리뷰를 쓰고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해서 책으로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글 안에서의 '나'와 실제 그 글을 쓰는 '내'가 분리될 필요가 없는 글의 형태이기 때문이었다. 에세이는 말 그대로 작가 자기 자신이 드러나는 글이니까. 나는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었고, 에세이는 거기에 적합한 형태였다. 그러나 소설은 다르다. 일단 소설을 사랑하는 나부터가 작가와 주인공의 거리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내가 소설을 쓰고자 할 때 역시 가장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자신이 없어...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생각중이다. 고민하다보면 답이 나오겠지.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겨드랑이 냄새에 대한 글도 써야 하는데, 너무 길어지니까 그건 다음 기회에.. 흠흠. 



지금은 이 책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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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1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말이니….? 🤣

오우! 사람들이 외롭다는 감정을 그렇게 인식한다는 게 놀랍네요?! 전 인간의 근본적 외로움은 아무리 연인이 있다해도 해소할 수 없는 어떤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락방 2026-02-17 23:03   좋아요 0 | URL
제가 영어로 하다보니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못한 상황이라 전달이 불가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국어로 하는 대화가 간절했고요. 저는 인간의 이 근본적 외로움을 알지 못할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아닌가, 그럴 수도 있나...
하여간 대화합시다, 한국의 중년여성 잠자냥 님.

잠자냥 2026-02-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저도 다락방 님과 같은 이유로 소설을 쓰지 못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작가 자신이 작품에 너무 드러나는 작품도 좀 별로입니다. 지금 읽는 책도 좀 그렇네요. ㅎㅎ

다락방 2026-02-17 23:12   좋아요 0 | URL
작가 자신이 드러나는 소설을 저도 별로 안좋아하는데 제가 그런 소설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아주 미치겠어요. 고민입니다. 새로운 주인공을 만드는 방법을 몰라.. 휴.....

망고 2026-02-15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 어릴때부터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느끼고 있었는데요 그게 옆에 가족이 있든 친구가 있든 상관없는 외로움이었는데...여기서 앤드류 좀 실망ㅋㅋㅋㅋㅋㅋㅋ내가 실망해서 어쩔건데?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15 16:34   좋아요 0 | URL
나도 좀 실망했어….🤣

다락방 2026-02-17 23: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도 저 대답을 듣고서는 흐음, 외로움에 대한 대화는 할 수 없는건가? 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앤드류가 그런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어떤 외로움을 말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영어가 짧아서.. 하여간 그래서 한국여성과의 대화가 시급했습니다. 모국어라면 설명할 수 잇는데 영어로 설명을 못해. 저는 저 자신에게 제일 실망입니다. 그동안 뭘한것이냐 대체.....

독서괭 2026-02-15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중년여성 하나 추가요✋ ㅋㅋ
근데.. 자기 자신이 아예 투영 안 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시작은 자전적 작품부터 시작하는 게 제일 쉽지 않을지.. 마음에 안 들어서 어디 내놓지 않더라도요.

단발머리 2026-02-16 11:37   좋아요 2 | URL
크흐 ㅋㅋㅋ 독서괭님! 댓글 너무 좋아요. 내 맘에 쏘옥! 😘💕

다락방 2026-02-17 23:15   좋아요 2 | URL
안녕, 독서괭 님?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전적 작품인걸 알면서, 작가가 드러나는 그 어떤 점 때문에 작가가 좋아지기도 하잖아요. 이를테면 이승우의 경우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집착하는 면을 독자가 알 수 있고, 정찬우는 폭력에 대해 집착하는 걸 알 수 있고 뭐 그런거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혹은 어떻게 드러나야 독자들에게 좋은 글이 될지, 제가 그걸 모르겠네요... 하여간 일단 써야 하는데, 쓰다가 고쳐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렇게혜윰 2026-02-1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페이퍼 너무 좋네요^^ 웰컴 투 코리아! 새는 저도 너무 무서운데 낯선 도시에서의 태양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젊어지는 기분 들어요!

다락방 2026-02-17 23:16   좋아요 0 | URL
낯선 도시와 태양의 조합은 뭐, 더 뭘 추가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행복의 충분조건인것 같습니다. 이국의 풍경속에서 테양을 만난다는 건 ㅋ ㅑ ~ 낭만 터지는 것입니다!! >.<

hnine 2026-02-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 사람들은 저를 비롯해서 대체로 외로움에 대한 역치가 낮은가봐요.
그리고 사람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끝까지 거기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것도 인간이고요.


다락방 2026-02-17 23:18   좋아요 0 | URL
제가 영어로는 설명을 잘 못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요, 어쩌면 그런 식의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을것 같기도 하고요.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고독해지는 것 같아요. 결코 채워질 수가 없기 때문에... 예전에 정희진 선생님이 강연에서 ‘외로움이 가장 무서운 것‘ 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외로울 때 실수하기가 쉽고요.

단발머리 2026-02-16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은 밤 야외테이블에서 맥주 마시며 이야기했다면 앤드류도 다락방님이 말하는 외로움에 대해 이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만약 ㅋㅋㅋㅋ 진짜 그래도 해피해피~ 하다면 저도 실망 추가요!

웰컴 투 코리아, 다락방님!
이제 한국에서 맛난 거 맘껏 드시길요!!

다락방 2026-02-17 23:25   좋아요 1 | URL
네, 대화를 깊게 한 건 아니고 제가 그것이 어떤 외로움인지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를 해버려가지고요. 제 영어가 더 능숙했다면 그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설명한다고 해서 또 완전히 그것에 대해 그가 이해할 것이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는 정말 해피해피.. 일 수도.. 그리고 이제 그는 호주에 있고 저는 한국에 있으니 .... 그것에 대해 알 기회는 없을 것으로 밝혀져.....

저도 참 연락 안하는 사람인데요, 최근에 유튜브나 인스타 릴스나 보면 말이죠, 외국인들이 한국인들과 연애할 때 연락을 자주 해야 하는것에 대해서 충격받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답장도 보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요. 핀란드 여성은 ‘한국에서는 썸을 여러명과 타면 안되잖아‘ 라고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한국은 세번쯤 만나면 사귀게 되는데, 보통 다른 문화권에서는 6개월에서 1년은 데이트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여간 재밌습니다. 제가 어디에서 봤는지 출처가 불분명한데, 그 나라 문화에 대해서 흥미가 있어야 그 나라 언어를 배우기가 쉽다고 하더라고요. 아, 이걸 누가 말했더라.... 하여간 그래서 흥미로운 문화에 대해 귀쫑긋 하고 있습니다.

저 어제 도착하자마자 폭식해가지고 한국 돌아오자마자 살쪘답니다? 대환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마 김장김치 찢어먹기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