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뭔말이여..
인생의 맛 - 몽테뉴와 함께하는 마흔 번의 철학 산책
앙투안 콩파뇽 지음, 장소미 옮김 / 책세상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 저자 '앙투안 콩파뇽'의 이름은 어쩐지 칼로리 높은 요리의 이름 같아 정겹다.


2. 그의 모든 말들에 다 동의하진 않을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3. 짧은 분량으로 한 꼭지가 구성되어져있고 책 자체도 얇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지 않은 독서였다. 오타와 멍청한 문장들이 매끄러운 독서를 방해한 것은 물론이다.



아래 인용문의 「」부분은 수상록의 인용문을 발췌한 것.




마키아벨리즘은 국가의 안정을 최고선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국익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어기고 살인하는 것을 허용한다. 몽테뉴는 이 논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어떤 경우건 기만과 위선을 거부했으며, 관례를 무시한 채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을 드러내고 생각한 대로 말했다. 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가려진 길보다는 드러난 길을 선호하고, 솔직함과 올바름을 중시했다. 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며, 국익을 위해 결코 개인의 윤리를 희생하려고 하지 않았다. p.13-14

「나는 지나치게 강압적인 자와는 연을 끊는다. 실제로 나는 자신의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견을 낸 것을 후회하고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모욕으로 간주하는 어떤 자를 알고 있다.」 p.18

인디언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구대륙의 신성 불가침한 왕권을 이해하지 못했다.

「둘째로 그들은 우리 중에 온갖 편의를 차고 넘치게 누리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나머지 반쪽은 허기와 가난으로 비쩍 말라붙은 몸으로 다른 쪽의 문전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이 빈궁한 반쪽이 어떻게 이 지경의 부당함을 참아내고 있는지, 어떻게 나머지 다른 쪽의 멱살을 붙잡지 않고 그들의 집에 불을 놓지 않는지 괴이하게 여겼다.」p.28

몽테뉴는 《수상록》의 도입부부터 마지막까지 강조하게 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 즉 성실성을 곧바로 전면에 내세운다. 성실성은 그가 자신에게서 인정하는 유일한 덕목이며, 그가 보기엔 모든 인간관계를 성립시키는 핵심적이고 필요 불가결한 기본 요소다. 성실성foi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피데서fides에서 유래한 말로, 피데스에는 성실성뿐 아니라 신의, 즉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모든 신뢰의 기초다. 믿음, 충실성, 신뢰, 그리고 비밀 고백,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상대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 p.57

「이 두 가지 교제(사랑과 우정)는 우발적이고 타인 의존적이다. 하나는 드물어서 곤란하고, 다른 하나는 나이와 더불어 시들어버린다. 따라서 이 두 가지는 나의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 세 번째는 바로 책과의 친교인데, 이것이 가장 확실하고 우리와 가깝다. 앞의 두 가지가 가진 장점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책은 꾸준히 그리고 손쉽게 누릴 수 있다는 그것만의 장점이 있다.」p.116-117

「책은 나와 전 여정을 함께하며 어디서나 나를 돕는다. 나의 노화와 고독을 위로하고, 권태로운 무위의 짐을 덜어주고, 성가신 친구들을 언제라도 떼어내주고, 극단적이거나 치명적이지만 않다면 고통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해준다. 괴로운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책을 집어들기만 하면 된다. 책은 이내 나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고 고통을 덜어준다. 또한 내가 보다 실제적이고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다른 편익이 없을 때에만 찾더라도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언제나 똑같은 얼굴로 나를 맞아준다.」p.118

「우리는 죽을 것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살 것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죽지 못한다. 하나는 우리를 권태롭게 하고, 다른 하나는 우리를 두려움에 몰아넣는다.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죽음에 맞서는 것이 앙니다. 죽음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런 해악도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15분간의 고통에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치 않다.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죽음을 맞을 준비를 준비하는 것이다. (‥·)내 견해로는 죽음이 끝이긴 하나 그럼에도 목표는 아니다. 인생의 끝이요 극단이나, 목적은 아닌 것이다. 인생은 그 자체로 목적이고 목표여야 한다.」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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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9-2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역시 당연히 요리이름일줄;; ㅋㅋㅋㅋㅋㅋㅋㅋ 수상록은 저도 인용문으로만 접했는데 꼭 읽어보고 싶어요!

다락방 2014-09-29 14:33   좋아요 0 | URL
나도 조만간 질러야겠어요. 자기전에 조금씩 읽어보면 좋을듯. 근데 그렇게 읽으려고 산 책이 너무 많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licia 2014-09-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관심가는데요? 근데 다락방님은 별 세개 주셨네요^^

다락방 2014-09-29 15:36   좋아요 0 | URL
바로 밑의 페이퍼를 보면 아시겠지만 매끄럽게 읽히질 않아서요. ㅠㅠ
 



이걸 계속 읽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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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앙투안 콩파뇽, 하고 소리내서 말해보고 싶다.
    from 마지막 키스 2014-09-29 09:21 
    1. 저자 '앙투안 콩파뇽'의 이름은 어쩐지 칼로리 높은 요리의 이름 같아 정겹다.2. 그의 모든 말들에 다 동의하진 않을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3. 짧은 분량으로 한 꼭지가 구성되어져있고 책 자체도 얇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지 않은 독서였다. 오타와 멍청한 문장들이 매끄러운 독서를 방해한 것은 물론이다.아래 인용문의 「」부분은 수상록의 인용문을 발췌한 것.
 
 
다락방 2014-09-2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구절도 있으므로 일단 계속 읽어보겠다.

하이드 2014-09-2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정도면 집어 던져요. 와 -

다락방 2014-09-26 17:09   좋아요 0 | URL
열다섯번쯤 읽으면 뭔 말인지 감이 잡힙니다. ㅠㅠ

다락방 2014-09-29 09:43   좋아요 0 | URL
뭔 말인지 너무나 이해하고 싶어서 저 문장을 계속 읽어봤거든요. 나중엔 안이상한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0-

무해한모리군 2014-09-2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무슨 소린가요 ㅠ.ㅠ 저도 이거 샀는데... 아직 안읽었는데...

다락방 2014-09-26 17:09   좋아요 0 | URL
22페이지에서 오타 나와서 읭? 짜증났었는데 50페이지에서 저런...문장이.. ㅠㅠ

hnine 2014-09-2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묘하게 인생의 맛을 알려주는군요. 한번 읽어 알수 없는 수수께끼같은, 머리 복잡하게 하는! =3=3=3

다락방 2014-09-27 22:33   좋아요 0 | URL
hnine님께도 매끄럽게 읽히지 않죠? ㅠㅠ 전 여러번 읽어야 했어요, 저 문장을 ㅠㅠ

그렇게혜윰 2014-09-26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게 머리가 아프시겠지만 내용은 괜찮아보여요. 홧띵!

다락방 2014-09-27 22:32   좋아요 0 | URL
열심히 읽고 있는데 제 것이 되지는 않는것 같아요 ㅠㅠ

아무개 2014-09-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아무개 2014-09-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다락방님이...

아무개 2014-09-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해!

다락방 2014-09-27 22:31   좋아요 0 | URL
왜...왜.....왜요!! 뭐가 이상합니까!!

버벌 2014-09-2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뭔말입니까....................

다락방 2014-09-29 09:43   좋아요 0 | URL
열다섯번 읽어보십쇼! ㅎㅎ

lecteur 2014-10-0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인생의 맛> 책임 편집자입니다. 이 페이퍼를 오늘에야 발견하고 급히 댓글을 답니다. 우선 즐거워야 할 독서가 불편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요. 지적하신 문장은 말씀하신 대로 잘 읽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네요. 다음 쇄에는 ˝그는 이 불균형을 인간은 우주의 축도라는 원리에 입각해 신체에 비유하여, 세계는 한쪽 다리는 튼튼하고 다른 쪽은 불구인 기형이 될 것이며, 한쪽 다리에 휜 비뚜름한 몸으로 절룩거릴 것이라고 말한다˝ 정도로 고치겠습니다. 소중한 지적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제가 편집한 책에 대한 좋은 리뷰, 오래전부터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다락방 2014-10-08 09: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lecteur 님. 제가 메모를 해두지 않았는데 잘 읽히지 않는 문장이 뒷부분에 또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22페이지에 오타 있으니 확인해보시고요. 그리고 음, 다음 쇄에 수정될 문장도 썩 매끄럽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그는 이 불균형을 인간은 우주의 축도라는 원리에 입각해 신체에 비유하여, 세계는 한쪽 다리는 튼튼하고 다른 쪽은 불구인 기형이 될 것이며, 한쪽 다리에 휜 비뚜름한 몸으로 절룩거릴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단락 `한쪽 다리에 휜 비뚜름한 몸으로 절룩거릴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가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휜` 주체가 다리인가요, 몸인가요? 저는 원서를 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그 앞 문장으로 보아 다리가 휜 걸로 보아야 할테니, `한쪽 다리가 휜 비뚜룸한 몸으로` 수정하는 건 어떨까요? 첫번째 문장에 `비유하여`와 두번째 문장에 `될 것이며`가 연달아 읽혀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는 이 불균형을 인간은 우주의 축도라는 원리에 입각해 신체에 비유하였는데, 세계는 한쪽 다리는 튼튼하고 다른 쪽은 불구인 기형이 될 것이며, 한쪽 다리가 휜 비뚜름한 몸으로 절룩거릴 것이라고 말한다`

정도는 어떤가요?

lecteur 2014-10-0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쪽 다리가 휜˝으로 타자한다는 걸 오기했네요. 부끄럽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고치는 것이 가장 명확할 듯합니다. 오타 지적도 감사 드립니다! 일정에 맞춰 책을 낸다는 것에 급급해 찬찬히 살펴보지 못한 점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댓글이 달리지 않는 듯해 이렇게 남깁니다.

다락방 2014-10-08 10:28   좋아요 0 | URL
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
 















장용민의 전작 《궁극의 아이》를 읽었을 때, 주변에서 극찬을 했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좋지 않았기에, 이번에 신작이 나왔을 때도 심드렁했다. 그런 스타일의 글이라면 한 편만 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 그런데 어김없이 좋다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고, 내가 문학적으로 신뢰하는 지인 B 가 강력 추천을 하는 것이다. 너무나 재미있고 좋았다고. 그래, 그렇다면 읽어보자 하고 책을 꺼내들고서는 읽기 시작했는데, 내게는 역시 별로였다.


물론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서 빨리 뒷장을 넘기고 싶고 문장력도 좋다. 머릿속에서 박진감있게 그려지는 장면들은 마치 영화같아 읽는 내내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훨씬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여기에 내가 애정할 수 없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만약 책 속의 인물인 '가온'이나 '설아'에게 내가 몰입하고 공감해 그들의 내면을 따라갔다면, 나는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좋겠다, 라는 생각에 앞서 그들의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며 책 속 인물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건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는 생각은 내가 그들이 된 게 아니라 철저히 독자로 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책 속 인물 누구도 될 수 없었다.


책을 다 읽고 추천해준 B 에게 나는 그렇게까지 좋지 않더라, 고 얘기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 책에 대해 얘기하면서 서로의 문학적 취향에 대해 알아갔는데, B 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재창조해내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나 나는 역사적 사실도, 새로운 세계도 관심이 없다. 나는 개개인의 내면을 따라가야 한다. 그걸 할 수 있어야 그 책이 내게는 사랑할 수 있는 책이 된다. 그러자 B 는 내게 말했다. '너를 몰입시키기엔 캐릭터가 약했다' 고. 그래, 나는 가온도 설아도 될 수 없었다.


그러자 언젠가 정식이와 영화 《아바타》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새로운 종족,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이는 그 영화가 정말 대단하지 않냐고. 나는 물론 흥미롭게 보았지만, 그 상상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 영화가 좋은건 아니라고 답했다. 그래, 나는 세계에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세계가 아닌, 그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인간' 에게 관심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들이 사는 이런 세상'을 보여주는 작품보다는 '이런 세상속에 사는 이런 사람들'을 보여주는 쪽을 사랑하는 거다. 


이건 여행을 갈 때도 느낀다. 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맛집도 사람들이 모이는 관광지도 크게 흥미가 없었다. 그런 데는 안 가도 그만이었다. 아름답고 멋진 장소에서 감탄을 할 수도 있고 그런 건 물론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나는, 그 안의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게 더 많았던 거다. 이번에 홍콩에 갔을 때도, 비좁은 땅에서 2층 버스를 만들어서 이동하는 우울한 표정의 사람들, 금융가와 확연히 다른 그들의 차림새 같은 것들을 보며 마음이 거시기했던 거다. 그러면서 이런 걸 보고 거시기한 마음이 된다는 건, 내가 오만하다는 증거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그러다 얼마전에 MBTI 자격증을 따서 테스트 해줬던 친구의 말도 생각났다. 나는 '개인'에 관심이 많다고. 쉽게 예를들면 본인의 성향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내가 이사람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다, 나 때문에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내 경우에는 '이 사람이 자신 나름의 이유로 재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할텐데' 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이 지적은 너무나 정확해서 깜짝 놀랐다. 나는 회사에서도 새로 직원이 들어오면 꼭 한 번씩은 그런 말을 한다. 출퇴근이 익숙해져서 하루 생활 패턴이 정착이 되면 그 다음엔 빠져나갈 무언가를 찾으라고. 그게 뭔지 모른다면 이것저것 한 번 해보라고. 운동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전시회도 가보고 음악도 들어보고 맛있는 걸 먹어보기도 하고 수다도 떨어보라고. 그래서 회사에서 빠져나간 에너지나 영혼 같은 것들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물론 다 필요없고 집에서 퍼져서 자야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답인 거라고. 이 모든 나의 말들과 MBTI 성향, 등장 인물의 내면에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것들이 모두 연관된 것 같았다. 나는 세계보다는 사람, 이라는 중심 축이 내 독서와 영화, 그리고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근데 왜 얘기가 여기까지 왔지. 여튼. 그래서 재미도 있고 흥미도 있으며 심지어 작가가 어마어마하게 공부까지 한 걸로 보이는 이 책이 내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고 훅- 하고 후려 갈기지도 않았다는 거다. 레 미제라블, 위대한 유산, 같은 작품들은 보면서 내가 눈물 콧물 다 흘렸는데. 지옥-천국은 완전히 등장인물이 되어 훅- 가슴에 날카로운 칼이 꽂혔는데.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에서 나는 완전히 에미가 되어 레오를 사랑했는데!!!!!!!!!!!!! 더글라스 케네디도, 기욤 뮈소도, 천명관도, 한 두권쯤 읽고나면 다음 작품을 굳이 읽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나는 했는데, 장용민도 내게는 그렇다. 이쯤이면 됐다,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가 빡친 장면.



그곳은 일본식 정원 같은 지하 박물관이었다. 바닥에는 곱고 흰 모래가 깔려 있었고 그 사이로 검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돌길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었다. 모래 바닥에는 드문드문 천연석으로 이루어진 섬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사발을 엎어 놓은 것처럼 동그랗게 전정된 사철나무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위에 하얗게 고사한 단풍나무가 콘크리트 천장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었다. 그 모습은 그로테스크한 행위 예술가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돌길을 따라 각종 유물들이 투명 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유물들은 얼핏 보기에도 상당히 귀한 것들이었는데 신라 시대 청동 불상에서부터 나라 시대 자기, 아스카 시대 청동 검까지 다양했다. 그중에는 국립 박물관에 있어야 할 물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노인은 산책을 하듯 여유롭게 돌길을 지나갔다.

"여긴 우리 가문의 박물관이네. 외부인이 들어온 건 자네가 처음이야" (p.254)



한 개인이 자신의 집안에 유물을 전시해 놓는다는 게 기가 막혔다. 옛것을 모으는 취미야 당연히 있을 수 있겠지만-나는 책을 사대지 않는가!-, 한 개인의 집 안에 가문의 박물관을 만들 수 있는 그 상황이 빡쳤던 거다. 이 책에는 말 그대로 정말 '지하'에서 살아가는 걸인들이 나오는데, 걸인과 개인 소장 박물관의 간극은 지독하게 멀지 않은가. 이게 속이 탔다. 불로의 인형을 차지하기 위해 욕심내는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보는 것보다, 나는 저 개인소장 박물관이, 그걸 갖출 수 있는 커다란 부가, 그러나 반대편에는 제대로 먹고 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이 막 짜증났던 거다. 이런 상황이야 다른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또 현실에서도 종종 맞닥뜨리지만, 어휴, 저 개인 박물관 보는 순간 뭔가 폭발할 것 같았다. ㅠㅠ 그러나 그의 이를테면 '고상한 취미'에 내가 빡쳐도 좋은가? 세상은 모르겠는 것 투성이다.





어제 사람들을 만나 맛있게 술을 먹고 집에 가는데, 중간에 어떤 생각을 하다가 급 우울해졌다. 그 우울함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좀처럼 잘 되지 않았는데, 그래서일까 새벽에 딱- 얹히는 기분이 들면서 잠에서 깼다. 일어나서 손을 따고 오바이트를 하면 좀 나을 것 같았지만 당장 다음날이 출근이라 나는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있고만 싶었다. 참을만하니 참고 잠을 자보자 싶어서 내 손으로 내 배를 계속 쓰다듬었다. 내 배는 똥배, 내 손은 약손. 그러나 잠이 들라치면 탁 막힌 기운이 또 찾아와 잠을 잘 수가 없었고 결국 잠을 자지 못한 나는 출근 전에 손을 땄다. 그리고 가슴에 얹혀있던 걸 모두 토해냈다. 덕분에 아침을 먹지 않았더니 지금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힘도 하나도 없고 졸려...집에 가고 싶어 ㅠㅠㅠ 그러다 아침에 정식이랑 얘기를 조금 나누고 웃었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으흐흐흐. 아..죽 먹고 싶다..맛있는 죽 ㅠㅠ



아웅 오늘 K 대리가 왜이렇게 이뿌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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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09-2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움미술관엔 박물관 보다 더 많은 국보급 유물이 있는걸요. 리움미술관에 현대작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소장되어 있어서 가능하면 일년에 한두번쯤 방문해서 보고와요. 앉아서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사장님은 집에 좋은 게 아주 많을테니 이 작품을 보면서 나만큼 행복하지 않을거라며 스스로를 위로.... 흑.

끝까지 독자로만 남아있게된다라.. 일전에 다락방님이 드라마를 언급할때 말씀하신게 생각나네요. 뻔한 스토리의 드라마지만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죠. 작가의 개성도 느껴지고.

다락방 2014-09-26 17:33   좋아요 0 | URL
촛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서 하나의 작품이 누군가에겐 좋은 작품이 되고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은 작품이 되는것 같아요. 관점의 차이겠죠. 뭐 뭉뚱그려서 성향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테고요. 소설이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그려진다는 건, 별개의 스토리 별개의 이야기라고 보게되는 것 같아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요.
저는 리움미술관을 알지 못해서 지금 검색해봤는데요, 이건 모두에게 개방한 미술관인 거네요. 자기네 집에다 해둔 게 아니고. 이런 경우는 많잖아요. 부산에도 추리박물관이 개인이 소장한 걸 모두에게 개방한거라 알고 있어요. 그런데 책 속의 저 가문은 그냥 자기네 집 안에다가 만들어 둔거잖아요. 약간 경우가 다른 것 같아요. 뭐, 자기들 물건을 자기들만 보겠다는데야 뭘 더 말할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흐음.

무해한모리군 2014-09-29 10: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른데 한편으론 집에다 둔건 더더 대단한게 많을거 같아서 으허허허 외국에서도 보면 개인 컬렉터가 자신이 소장한 작품을 대중 공개를 위해 아주 짧은 기간도 대여하는걸 허락하지 않아서 작가의 전시회가 막 힘들어지고 하는 경우도 종종 들리잖아요.

레와 2014-09-2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박물관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요.
에버랜드안에 잘 꾸며진 정원이 있는데 이름은 `희원`, 거기안에 호암미술관도 있어요..
그때 나를 거기 데리고 간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원래 그곳이 삼성가 별장이였는데, 미술관&박물관으로 이름붙여 일반들인에게 공개를 하기 시작했데요.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석상들 하며, 안에 전시된 유물들의 규모가 어마무시했어요 실제로 보물, 문화재도 있었구요. 일반인들에게 공개한게 이정도라면 숨겨진 건 얼마나 더 대단한 것들이 있을까란 의문도 들구요. 잘가꾸어진 정원에 마침 소나기도 내리고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풍경과 시간이였는데, 속에서 부터 뭔가 베베꼬인 감정들이 올라와서 지금은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쓰고 보니 나 웃기네..ㅋ 불쾌한건 또 뭐람)



다락방 2014-09-26 17:35   좋아요 0 | URL
자기네가 관심 있으면 소장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걸 꽁꽁 숨겨두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면 뭐 나쁠 것도 없겠죠. 내가 불쾌했던 지점은 `빈부의 격차` 였어요. 책속에서 그 간극이 너무나 어마어마해서요. 세상 어디나 빈부 격차는 있다지만, 한 쪽은 당장 한 끼 식사 해결하기도 곤란한 어둠의 장소인데 한 쪽은 집 안에 박물관을 만들 정도라니... 세상은 참...불공평하고 그래서 더러운 것 같아요. ㅠㅠ

Mephistopheles 2014-09-2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물과 예술품(가끔 저게 예술품이야 하는 헛웃음이 나오는 작품들도 있지만)은 이미 있는 양반들의 탈세와 재테크 수단으로 효용가치가 높은 걸요.

다락방 2014-09-26 17:37   좋아요 0 | URL
미술관에 그림 보러 간다는 제게 `그거 돈 주고 보는거냐`고 묻던 우리 엄마가 생각나요. 우리 엄마는 그림을 보러 간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는데 미술관에 갔더니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부모들이 와있더라고요. 그때 좀 씁쓸하더라고요..

피오나 2014-09-2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로의 인형은 호불호가 있더라구요. 읽을까말까 고민하다 미뤘는데.. 다락방님글 읽으니 어쩐지 안사길 잘한듯한..하핫..^^;;

다락방 2014-09-26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이거 안 읽어도 별 지장 없었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4-09-26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속은 다 나았나요?

다락방 2014-09-29 09:42   좋아요 0 | URL
말끔하게 다 나았습니다! ㅎㅎ

Forgettable. 2014-09-2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예뻐해줭

다락방 2014-09-29 09:42   좋아요 0 | URL
우리 뽀, 술 마시고 왔네용? ㅋㅋㅋㅋㅋ
 

[북플] 테스터 모집에 신청하고 사용하면서 알지 못했던 알라디너의 서재에 방문하게 됐고, 그러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신간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 마 이 갓!





세상에, 이 표지좀 봐.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이라고 해봤자 몇 개 안 읽어보았지만, 나는 이 스페셜 컬렉션 쪽이 훨씬 좋았던 터라 이 책도 당연히 꼭 읽고야 말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 스페셜 컬렉션과 차이가 있다면, 이 표지..인데. 크- 

《봄에 나는 없었다》와 《딸은 딸이다》는 슈퍼바이백으로 읽고 바로 팔았다. 그런데 이 책은 어쩐지 팔기 싫은 표지를 하고 있어...그치만, 나는 이성이 있는 여자사람이니까 ... 저런 표지라고 해서 책장에 꽂아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뭔소리여...)

아, 궁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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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모은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의 세번째 작품.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두 남녀가 함께한 삶의 끝에서 비극을 맞이하고, 화자인 주인공이 그 비극 속에 감춰졌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을 특유의 간결하고 신랄한 문체로 그린 작품이다.

T. S. 엘리엇의 시구 "장미의 순간과 주목朱木의 순간은 같다"에서 모티브를 빌린 이 작품에서 애거사 크리스티는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이라는 대명제 아래, 인간의 계급의식과 인간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걷잡을 수 없는 욕망에 대해, 자기희생과 연민이라는 명분을 쓴 우매한 가식에 대해, 관계와 소통의 지난함에 대해 호소하면서 인간 심리의 미스터리를 통찰한다. 

그리고 햄릿과 맥베스처럼 끊임없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고뇌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것이 과연 인간을 인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인가, 라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휴 노리스는 어느 날 찾아온 낯선 부인의 요청으로 수십 년 전 자신을 슬픔과 경악에 빠트렸던 존 게이브리얼을 만나러 간다. 그러나 허름한 방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게이브리얼을 본 순간 충격에 휩싸인다. 추악하고 비열한 협잡꾼이라 믿었던 그 남자가, 한 여자를 비참한 삶으로 내몰았던 그 남자가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영웅이자 구원자인 클레멘트 신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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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신간 소식을 접하고난 후, 아 또 신간은 뭐가 나왔나, 하고 들어가봤다가 오, 김이설의 소설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도 알게 된다. 내가 김이설 작가와 맺고 있는 관계는 트윗 팔로우가 전부인데, 그간 트윗에서 그녀의 새책 출간에 대해 본 기억이 없던 바, 이 김이설이 내가 아는 그 김이설이냐, 싶어 작가 이름을 클릭했더니, 역시나 그 김이설이 맞았다.

'중편'이라는 분량에 그간 김이설 작가의 다른 책을 자연스레 떠올렸는데, 아마도 분량은 그것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얼굴에 흉터를 가진 여자가 나온다는 책 소개에, 대뜸 '한강'의 <아기부처>를 떠올렸다. 갑자기 아기부처 다시 읽고 싶어지는데 그 책도 이젠 집에 없고...

읽은 책 팔지 말고 가지고 있을까? 라고 생각하다가도 통장에 잔고가 바닥이 되면 어김없이 팔게 되는데, 통장 잔고가 빵이 되는 날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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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선화>는 외형적으로 드러난 흉터로 인해 가족과 불통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와 사실적인 이미지들로 조형해내고 있는 소설로, 지울 수 없는 흉터를 안고 삶을 견뎌내고 있는 핍진한 일상이 전부인 여자 선화의 삶을 통해 외형적 상처와 흉터가 우리 삶의 내면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진지하게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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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응준의 '약혼' 이라니!

이 책은 2006년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사실 나는 약혼 이란 제목을 단 이 책이 장편소설이었으면 좋겠다고, 이 가을에 제대로된 연애소설을 한 편 읽고 싶다는 기대를 충족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아홉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이란다.

이응준의 소설 《내 연애의 모든것》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그의 연애소설을 또 읽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단편소설이라니 어쩐지 맥이 빠진다. 그래도 무려 '약혼' 인데!

크- 묵직한 로맨스 소설-그러나 시대물은 아닌-을 읽고 싶은 내 바람과는 어긋나지만 '약혼'이란 타이틀로 어떤 연애가 진행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 책, 9월말까지 알사탕 300개를 준다...흠.. (알사탕에 무릎꿇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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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94년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시작으로, 정결하고 투명한 시적인 문체를 사용해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과 고뇌가 깃든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시인이자 소설가 이응준의 네번째 소설집 <약혼>(2006)의 개정판. 

<약혼>에는 '사랑'을 화두로 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약혼'이라는 제목이 주는 환하고 밝은 이미지와는 달리 이 소설집에 실린 모든 작품의 중심에는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죽음과 죽음의 운명에 대한 질문이 이야기의 초점인 셈으로, 이는 몸과 영혼, 순간과 영원, 죽음과 불멸, 인간과 신 등의 관계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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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이 책 저 책 욕심을 내보지만 정작 내 책장에 꽂아두게 됐을 땐 읽지 않는 책들로 변해버려 큰일이다. 그러니 이 책도 만약 사들이게 된다면 '읽는 책' 이 아니라 '산 책'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지난 주말에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올라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때 친구는 내게 '너는 진보와는 거리가 멀다' 고 했더랬다. 이 책을 읽고 있던 친구는 '진보는 개인을 희생할 수 있느냐 아니냐'로 구분된다고 했는데, 나의 경우에는 '개인의 희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나는 맞다고 답하면서, 나 역시 내가 진보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는 내가 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보다는 자유주의자에 가깝다는 사실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알았으니까.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정작 틀렸을까봐 조마조마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이 뭐라고 말하는지, 내가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틀렸다고 말하고 있는지는 않은지, 그게 궁금해져서 읽고싶다. 엊그제 남동생과 집에 함께 들어가면서 나누었던 대화도 생각난다. '우리는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고 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저들도 자기들이 맞다고 강하게 생각해서 우리를 이해할 수 없는거야' 라고 남동생은 말했고, 나 역시 그렇겠지, 라고 답했던 그 순간. 나는 다만, 내 주위에 소중한 많은 사람들 중에 이렇게 내가 극진히 사랑하는 남동생과 같은 방향을 보고 의견을 같이 한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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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현재 영미권의 가장 ‘핫’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 《바른 마음》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에 놓인 ‘바른 마음’을 발견한다. 그동안 윤리와 정의를 다룬 책들이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에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이트는 직접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 이유를 밝혔다. 

그가 굳이 ‘바른 마음’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은, 이 도덕이라는 감정이 가지고 있는 권력으로서의 힘과 개인의 잠재력에 대한 측면을 새롭게 부각하기 위해서이다. 도덕은 사고와 판단의 영역이 아니라 감정과 신체적인 영역에서 더 중요하게 작용하며, 또한 집단적인 힘과 리더십의 문제, 개인의 행복이나 취향의 차원에서도 어떤 신념이나 이념보다 강력하다고 그는 역설한다. 

2008년 하이트의 ‘진보와 보수의 도덕적 뿌리’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룬 18분짜리 TED 강의는 게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종교, 진화와 자기 초월의 행복’, ‘공동의 위협이 어떻게 공통의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내는가’ 등 세 편의 강의는 300만이 넘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 

오랜 시간 도덕의 감정을 연구해온 저자는 2008년 TED 강의 내용을 더 확장하고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여 2012년 《바른 마음》을 출간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과 지식인으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으며, 학술서로는 드물게 아마존 베스트셀러 10권에 올랐다. 

‘인류의 자기 이해에 기념비적인 공헌을 한 책’(뉴욕 타임스), ‘정치, 종교, 인간 본성에 관한 우리의 사고와 대화 방식을 바꿀 만한 책’(미국공영라디오 NPR), ‘도덕의 세계가 가진 풍부한 복잡성과 그것에 잠재된 융통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책’(커커스 리뷰) 등의 찬사는 물론이거니와, 세계적 언론들이 앞다투어 그를 주요 사상가로 선정했고, 심리학계는 물론, 정치, 경제 분야에서도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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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은...흑 ㅠㅠ

홍콩의 서점에 들렀다 메모한 책, 《Simply Italian》의 제목 밑에는 또 한 권의 제목이 적혀 있었다. 《Vibrant Food》가 그것이었는데, 나는 그간 나의 메모장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검색하기를 미뤄왔다. 제목만 보면 안땡겨, 그렇지만 뭔가 갖고 싶어 적어놨겠지, 그러니 안돼, 보지마, 검색하지마...ㅠㅠ

그러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검색했고 이런 표지를 맞닥뜨렸다. 아 .. 씨양.. 욕나와.. 갖고 싶어.. 심지어 알라딘에서 팔아!! ㅠㅠ 왜팔아 왜, 팔지말지, 왜왜왜왜왜!! ㅠㅠ 

나는 팔아도 욕하고 안팔아도 욕하는구나 ㅠㅠㅠ

책소개를 일단 가져는 오겠지만 영어라 읽지는 않았는데, 누가 책소개 읽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저건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책이라고. 그러면 내가 흥미를 뚝--- 떨어뜨릴 수 있을텐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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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The vivid colors of fresh produce inspire this artistic collection of whole foods recipes from the creator of the acclaimed blog The Year in Food.Kimberly Hasselbrink, photographer and creator of the acclaimed blog The Year in Food, invites you to look at ingredients differently and let their colors inspire you: the shocking fluorescent pink of a chard stem, the deep reds and purples of baby kale leaves, the bright shades of green that emerge in the spring, and even the calm yellows and whites of so many winter vegetables. Thinking about produce in terms of color can reinvigorate your relationship with food, and in this collection of recipes, Hasselbrink employs aesthetics, flavor, and texture to build gorgeous yet unfussy dishes for every season. Recipes take you on a journey through spring’s Pasta with Nettle Pesto and Blistered Snap Peas, summer’s Berry?Coconut Milk Ice Pops, fall’s Turkey Burgers with Balsamic Figs, and winter’s Sparkling Pomegranate Punch. Featuring photo pairings that celebrate not only the finished dishes but also the striking ingredients that create them?plus a photograph of each and every recipe?this book reveals an artistic picture of whole foods e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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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어플을 깔고나니 북플 사용자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눌렀을 경우 내가 알 수 있게 된다. 이건 피씨버젼 알라딘 서재를 쓸 때의 '공감'의 횟수에 더해지는데, 나는 페이스북을 사용하질 않아 '좋아요'란 기능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것이 사용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몰랐다. 그런데 어제, 누군가가 내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누가' 눌렀는지를 내가 알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딱히 좋다는 느낌도 그렇다고 딱히 나쁘다는 느낌도 아니었는데, 다만 '누가 눌렀는지 꼭 알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역시..잘 모르겠다.


또한, 타 SNS 와 마찬가지로, 누군가 나에게 '친구신청'했다는 사실이 당연히 알람이 온다. 이건 피씨에서 서재를 썼을 때는 알 수 없었던, 할 수 없었던 기능이다. 내가 신청을 '수락'하지 않아도 내 글을 보는 건 가능할 터, 나의 경우 알라딘 서재를 사용할 때 많은 사람을 즐찾하지 않고 알라딘 서재의 최근글에서 올라오는 거의 모든 글들을 읽었던 바, 상호 친구신청을 하지 않아도 내게는 괜찮다. 어차피 다 읽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누군가 내게 신청했을 때는 '너도 같이 신청해'의 의미일까? 이 역시 잘 모르겠다. 트위터는 누가 나를 추가하든 말든 별 신경쓰지 않았는데 북플은 좀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이미 알라딘을 오래 사용해오던 사람이라 다르게 생각해서일까?


북플이 스맛폰에 깔리는 순간, 그간 알라딘을 이용하던 것과는 다른 식의 접근, 다른 식의 반응이 가능할 것 같다. 이게 더 좋을지 어떨지도 또 잘 모르겠다. 나는 식당도 갔던 곳만 가고, 직장도 한 곳을 오래 다니고, 블로그도 사용하던 것만 사용하던 사람이라, 이 새로운 어플에 과연 제대로 적응을 해낼 수 있을지,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새로운 사람, 그들을 통해 알게되는 새로운 책들은 반갑지만, 사실은 조금 두렵다. 뭔가가 크게 달라질까봐. 나는 낯을 가리는 매우 수줍은 사람인데...



뭐,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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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4-09-2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네요 얼른 책팔아서 책사야겠어요

다락방 2014-09-25 14:01   좋아요 0 | URL
저도 책 팔아서 책 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4-09-2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소개는 고사하고 Vibrant Food도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북플이라는게 있나보네요.. 오호 찾아봐야지.

다락방 2014-09-25 14:02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zigi/7136130

이것이 북플이닷!! ㅎㅎㅎㅎㅎ 저도 어제야 신청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흐흣

아무개 2014-09-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침에 맛없는 카페모카를 마시며 읽던 책은 ??

2.진보주의자가 아닌것이 `틀림`을 뜻한다는게 아니라는건 아시죠?

3.북플?

다락방 2014-09-25 14:03   좋아요 0 | URL
1. 그것은 곧 페이퍼 쓸 예정이므로 일단 패쓰.
2. 네, 틀리다는 게 아님을 당연히 알지요. 다만, 내가 어딘가에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없나 궁금해졌어요. 제가 `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변함없을텐데요, 그거 말고 무언가 어딘가에서 잘못된 게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은 거에요. 바른 마음이 그걸 하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요.
3. 북플은 요기. http://blog.aladin.co.kr/zigi/7136130

아무개 2014-09-25 16:07   좋아요 0 | URL
진보주의자나 보수주의자 또는 개인주의자가 되는것은
날때부터 어느정도 유전적으로 정해져있고, 주변 환경에 따라서 강화된다고 봐야 한다는군요.-이 견해에 100%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내가 진보주의자가나 보수주의나 또는 개인주위자가 아니라는것이
`어딘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요.




다락방 2014-09-25 17:15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은 멋져요! ♡.♡

레와 2014-09-2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은 검색중.. 앱스토어에서 한글로 검색하니깐 안뜨는데욤? ;;

에거사 크리스티, 이응준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언제 주문할지는 몰라.ㅋ

다락방 2014-09-25 14:03   좋아요 0 | URL
9월달엔 책을 너무 많이 사서 나도 이제 그만 사야해요 ㅠㅠ 왜 사고 싶은 책은 이렇게 많을까? ㅠㅠ 책이 새로 나오는 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요 ㅠㅠ

북플은 메신저로!!

프레이야 2014-09-2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이란 게 그렇군요. 전 신청하지 않았는데 잘 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장미와 주목!! 책표지가 저렇게나 섹시해도 되는 거에요?? ㅎㅎ 사고 말테야요.
참 좋은 가을입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14-09-29 13:58   좋아요 0 | URL
북플은 지금 테스트 중이고요, 정식으로 오픈된 다음에 사용하셔도 될 것 같아요. 북플이 편하다고 하는 사람들잉 많은데, 제 경우엔 여전히 피씨로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는 쪽이 훨씬 마음이 편하고 글도 잘 써지긴 합니다, 프레이야님. 아하하핫.
저도 주목과 장미 살거에요! 조만간.. ㅎㅎㅎ
라고 써놓고 보니 제목은 장미와 주목 이네요?
 
[공지] <북플> APP 테스터 모집 안내

[북플] 아침에 뿅-

 

 

 

 

아침에 까페에서 커피 시켜두고 책 읽다가 충동적으로 올렸는데,

 

1. 사진 크기는 조절 안되나요? (저는 결국 피씨로 줄였습니다)

2. [마이리뷰]로 자동 등록되던데 [마이 페이퍼] 선택은 안되나요?  (이건 됩니다)

3. 제목 설정 안되나요? (제목이 저게 뭐야...피씨에서도 제목 수정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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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9-2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시간에 벌써 회사 앞 커피숍이신거예요? 아, 진짜 다락방님....
부지런하시군요.
부.... 지..... 런.....

커피는 카페모카인데, 근데 책은 무슨 책일까요? 한자가@@

다락방 2014-09-25 08:30   좋아요 0 | URL
심지어 지금은 사무실입니다. ㅎㅎㅎㅎㅎ

저 책에 대해서라면 곧 페이퍼를 쓸 예정입니다. 그 때 어떤 책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훗 :)

단발머리 2014-09-25 08:31   좋아요 0 | URL
기다릴께요~~~
알라딘 부지런상도 드려야할텐데.... ^^

다락방 2014-09-25 08:32   좋아요 0 | URL
오잉! 실시간이네요, 단발머리님?
지금 여기에 단발머리님과 내가 동시에 있다!!!!!!!!!!!!!!!!!!!!!!!!

단발머리 2014-09-25 16:51   좋아요 0 | URL
게다가, 제가 커피까지 맞췄다는거 아닙니까.
이름도 아름다운 카페모카.

근데, 그게 왜 맛이 없었을까요@@

다락방 2014-09-25 17:14   좋아요 0 | URL
신입직원이 만들면 이렇게 맛이 없어요 ㅠㅠ 지난번에는 뜨거운 캬라멜마끼아또 시켰는데 뜨거운 두유만 느껴지고 오늘은 까페 모카 시켰는데 뜨거운 두유만 느껴졌어요. 히잉 ㅠㅠ

Mephistopheles 2014-09-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아침에.......

휴가 때 스페인에 다녀온 사무실 직원에게 선물하라고 강요한 하몽(그러니까 스페인에서 파는 ˝햄!˝으로써 자연건조시켜 생으로 먹는 돼지 앞다리살로 만든다는 그것!!!!)을 바삭한 바게트 빵에 올려놓고 올리브 올려놓고 먹었어요.

맛은.....있네요..(무지무지)

다락방 2014-09-25 11:07   좋아요 0 | URL
헉! 하...하....하몽이라뇨! 저로 하여금 스페인에 간다면 꼭 먹어보리라 다짐하게 만든 바로 그 하몽..말입니까! 아 부러워..아 배아퍼...(뒹굴뒹굴 뒹굴고있다) 저도 한 입만 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09-25 12:57   좋아요 0 | URL
메론이랑 같이 묵으믄 그래 맛나다고 소문났던데 쩝쩝쩝

다락방 2014-09-25 14:00   좋아요 0 | URL
마늘이 아니라요????? 전 마늘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4-09-25 16:28   좋아요 0 | URL
하몽메론이라고.. 메론에다 하몽을 돌돌 말아서 먹으면. 햄의 짠맛과 메론의 단맛이......좀 남았으니 해 먹어봐야 겠군요....

(감자 삶아 볶아서 계란 반숙 두개 얹은 후 하몽 막 뿌려서 먹어도 맛나다는군요......오호호)

이태원에 하몽 파는 식당 있답니다. 찾아보시길...

다락방 2014-09-25 17:15   좋아요 0 | URL
하몽에 메론이라니..어쩐지 상상이 가질 않지만 먹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ㅋ 아..먹어보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하면 또 스페인에 날아가고 싶을지도 모르니 꾹- 참아야겠어요. ㅠㅠ

무스탕 2014-09-2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올리신 저 시간, 07:51 에 저는 아침먹은 설겆이를 하고 있었다능..
진짜 일찍 다니시네요@_@

다락방 2014-09-25 14:01   좋아요 0 | URL
네 일찍 다니고 있습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무스탕님 ㅠㅠ

유부만두 2014-09-2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이 뭐에요?.¤.¤ 앱스토어에도 없네요?

다락방 2014-09-26 08:22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zigi/7136130

이것입니다. 지금은 베타테스트!! ㅎㅎ

dreamout 2014-09-26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다락방님 이 글. 카페에서 읽었어요.
평일 아침 카페라니. 아주 오랜만이어서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도 어쩐지 유유자적한 기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