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러 콩나물국밥집에 가기로 했다. 거기는 돈까스가 맛있는데, 내가 얼마전에 돈까스 금지를 스스로 내린 상황이라 이걸 깨야하나 말아야 하나, 겁나 갈등중이다. 콩나물비빔밥도 좋다. 이건 되게 건강건강한 느낌을 주는데, 비벼먹는 장도 고추장이 아닌 양념간장이다. 그런데 이건 다 먹고나서 충분한 포만감을 주지 않아 망설여진다. 공식적으로 다이어트중인 나로서는 콩나물비빔밥을 택하는 게 당연한데, 나의 육체는 돈까스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갈등... 좋지 않아..

암튼 조금 더 고민해볼 일이다.


'성석제'의 [투명인간]을 읽었다. 읽으면서 내도록 답답했다. 왜 어떤 사람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인지, 왜 어떤 사람들의 민폐 역시 당연한 것인지, 이걸 고민하다보면 결국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있는 놈들에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걸. 희생과 민폐 모두 '없는 자'들의 것이다. 그들이 서로에게 기대하고 보답하고 매달리고 행패부린다. 그렇게 순환해봤자 그들의 삶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제자리에서 맴맴 맴돌거나 더 나쁜 곳으로 발을 들여놓게 될뿐.


콩나물국밥 얘기를 꺼낸 건, 이 책의 초반에 맛깔스런 음식에 대한 묘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 이런 문장을 읽는 건 정말 신난다. 한국 소설이 좋은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국 소설 속에 묘사되는 음식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엄마는 음식 솜씨가 좋았다. 같은 콩으로 담근 장이라도 엄마가 담근 간장,된장,고추장은 온 마을에서 맛있기로 소문났다. 우리가 캐간 나물을 그 장으로 무치거나 고추장 발라 굽거나 된장을 넣어 국으로 끓이거나 간장, 고추장에 넣어 장아찌를 만들거나 해서 반찬으로 먹으면 어떤 부잣집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게 맛있었다. 김장을 할 때 우리 집은 무를 넣은 독을 땅에 여럿 묻었다. 동치미가 아니라 짠지였다. 무를 깨끗이 씻고 소금 간을 했을 뿐인데 그게 잘 익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한겨울 밤에 그 무를 쫑쫑 채 썰어 양푼에 담고 밥에 고추장을 넣어 썩썩 비벼서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으면 어떤 고생도 같이 견뎌나갈 만한 것처럼 생각되곤 했다. 처마 밑 그늘에 매달아 겨울 찬바람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잘 마른 무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끓인 국은 겨울 저녁의 추위를 달래주었다. 김치를 잘게 썰고 참기름에 살짝 볶은 뒤 남은 밥을 넣고 끓인 뜨끈한 김치죽은 겨울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별미였다. (p.49)

















위에 까지는 어제 써놓은 건데 쓰다가 갑자기 쓰기 싫어져서 중단했었다. ㅎㅎ 그런데 오늘 아침에 아침밥 먹는데 갑자기 똭- 생각나는 거다. 오늘 아침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혼자 잠에서 깨어 혼자 아침밥을 차려 먹어야 했는데, 내가 준비한 반찬은 엄마가 만들어두신 오이부추김치와 아빠가 출근전에 나 먹으라고 해두신 계란프라이, 그리고 내가 부랴부랴 준비한 프랑크 소세지... 아. 이것들과 함게 따뜻한 밥을 먹는데, 바로 여기가 지상낙원 아닌가! 어제는 평소보다 이십분 먼저 일어나서 김치 총총 썰고, 스팸 썰고, 콩나물 무침과 고추장을 넣고 올리브유를 프라이팬에 둘러 밥을 볶았다. 너무 맛있어서 한 그릇 퍼 먹은 다음에 또 퍼먹는데, 남동생이 보더니 '또먹냐' 라고 했다. 나는 진짜 아침에 먹기 위해서라면 일찍 일어나는데 먹다가 출근하기 위해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는 일은 너무 힘들어. 오늘도 프랑크 소세지와, 부추오이김치와, 계란프라이를 먹는 아침이 너무 맛있어서 일어나기 싫어 혼자 끙끙 거렸다. 이 얘길 동료직원에게 하니 마치 호텔 조식처럼 먹었다고 하더라.



여튼 그래서 어제는 콩나물비빔밥을 먹었고, 오늘 점심은 뭘 먹을지, 아직 아침 때문에 배부르지만 고민해봐야겠다. 


성석제의 저 음식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어어, 성석제가 어딘가에서 음식으로 또 나 홀랑 맛가게 했었는데? 싶어 검색해보니 [단 한번의 연애] 였다. 거기에서는 '물회'를 얘기하다가 나로하여금 정신을 잃게 했지. 나는 물회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처음에는 집 안의 부엌 딸린 방에 손님을 받았다. 고만고만한 식당이야 이미 포화상태라고 할 만큼 많았기 때문에 단골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어머니는 해녀였다. 어떤 해산물이 싱싱하고 맛있는지, 싸면서도 구하기 쉬울지 누구보다 먼저 알았다.

포항의 항구에는 아침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연안에서 잡은 가자미, 청어, 열기, 삼치, 쥐치, 도미, 오징어 등을 실은 어선들이 즐비하게 정박했다. 어부들은 조업을 나가면서 채소와 물, 초장 등을 배에 실어 가지고 바다로 갔다. 물고기가 일단 잡혀 올라오기 시작하면 굶어도 허기를 모르고 옆에서 인어를 따라 용궁으로 사라져 가도 모르는 게 인지상정이다. 밤중부터 새벽까지 그물을 당기고 물고기를 끌어올리던 그들은 한껏 허기가 지는 새벽에 참을 먹기 위해 갑판에 앉았다. 잡아 올린 물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그릇에 넣고 시원한 오이며 채소를 푹푹 썰어서 더하고 고추장을 넣어서 쓱쓱 비빈 뒤에, 빨리 먹기 위해 물을 그득 부어서 나눠 먹는 것, 그게 어머니가 내놓은 물회의 원래 모습이었다. 게다가 어머니가 직접 물질로 잡은 해삼, 멍게, 소라, 성게 같은 해산물까지 물회로 만들어 내놓음으로써 해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유명해졌고 손님은 급증했다. (단 한 번의 연애, p.57)




크- 음식에 취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계속 음식 얘기를 하자면, 일전에 나의 친구 미숙이가 우래옥에서 평양냉면을 맛보게 해준 뒤로 계속 평양냉면에 대한 갈증에 시달렸다. 주말에 늘 먹던 자극적인 시장의 냉면을 먹었지만, 이젠 그 냉면이 예전만큼 좋질 않아진 거다. 아, 평양냉면의 슴슴함을 내가 그리워하게되다니. 나로서도 놀랄 일이었다. 계속 입에 평양냉면을 달고다니던 월요일, 동료와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먹기로 했다. 마침 회사 근처에 '장충동 평양면옥 도곡점'이 있는 거다. 그간 늘 지나쳐왔건만, 여기가 바로 평양냉면 집이었어! 사람은 역시 관심을 가져야 보이는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평양냉면 집에 가서는 호기롭게 물냉면 두 개를 주문하고, 11,000원이나 하는 만두도 주문했다.






냉면육수가 맑은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진짜 '슴슴하다'. 애초에 미숙이로부터 '슴슴하다'는 표현을 들어서 그런지 슴슴하다 말고 다른 표현을 찾을 수가 없더라. 슴슴하고, 두번째 먹어보는 평양냉면은 고소했다. 면을 씹을수록 고소한 거다. 크- 역시 좋아, 라고 먹었다. 그치만 우래옥이 좀 더 맛있는 듯? 그래도 장충동 평양냉면도 나쁘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데, 평양냉면을 처음 접해본 e 양은 다데기를 달라고 하는 거다.



아, 님하...그 강을 건너지 마오........



나는 너무나 안타까워서, 저기, 한 세 젓가락 정도만 더 먹어보고 다데기 넣으면 안될까? 라고 애원했고, e 는 내 말대로 두 젓가락인가 세 젓가락을 먹더니 이내 다데기 투하...그리고 결국 남겼..... 하아- 안타까워. 속상하다.


그렇지만 이해된다. 몇년전 친구들 세 명을 이끌고, 여기가 유명한 냉면집이래, 줄서서 먹는대, 하고 나를 포함해 네 명이서 을밀대 들어갔다가 앗, 이게 뭐냐 싶어 다들 먹지못하고 남기고 나왔던 일이 있지 않던가. 몇년 전 처음 만난 평양냉면은 낯설고 별로였던 거다. 그러니 처음 접하는 e 가 다데기를 넣었다고 해도,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밖에...


여튼 다른 동료직원도 먹어보고 싶다고해서 조만간 이 직원과 함께 또 가볼 생각이다. 으흐흐흐흐.


암튼 모두의 예상대로 나는 다 먹었다.




만두가 없었으며 저 육수도 다 마셨을텐데 만두 때문에 배가 불러가지고...그런데 만두는 별로였다. 만두도 슴슴하고 담백한데, 피가 두꺼워서...만두는 .. 어떤 만두든 간에 나는 피 때문에... 배가 부르면 피를 안먹고 남긴다. 이날도 피가 너무 두꺼워서 속만 건져 먹었.... 두꺼운 피는 딱 질색이다. 이런 어떤 밀가루밀가루 하는 그 느낌은 싫어...수제비, 칼국수 같은 거...싫어... 안먹는 건 아니지만... 



지난번에 미숙이랑 우래옥 갔다가 노가리집으로 걷는 길에 을지면옥을 봤는데, 을지면옥도 한 번 가봐야겠다. 으흐흐흐흐. 난 이제 어쩐지 비빔냉면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야...하아- 그렇지만 또 앞에 있으면 싹싹 비워내겠지. 나란 녀자...



다시 한국소설 얘기로 돌아가서, 한국 소설을 읽으면 마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 같은 시원한 기분이 든다. 물론 모든 한국 소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것처럼, 한국어로 쓰여졌을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을 읽었을 때는 진짜 개운해지는 거다. 이건 대체 다른 나라 말로 어떻게 번역할 수 있단 말인가. 애초에 한국어로 쓰여진 소설보다는 번역된 소설을 읽는 일이 훨씬 더 많아서인지, 나는 내 글이 번역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내가 번역체의 글을 쓴다고 해서 번역체의 글이 더 잘 읽히는 것은 아니다. 성석제의 음식에 대한 묘사는 크- 입맛이 당기더라.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은 아마도 먹는 일이 아닌가 싶다. 잘 쓰여진 문장이라면, 실제 먹는 것보다 더한 기쁨을 주고, 실제 사랑하는 것보다 더한 짜릿함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실제 비빔밥보다 성석제의 비빔밥이 더 맛있을 것이다. 왜, 야한 소설이 야한 영화보다 훠어어얼씬 더 야한것처럼.




지난번에 영화 [데미지]를 보고 마트에 가 치즈를 사두었다. 새로 나온 훈제치즈라는데, 이번 주말에는 훈제 치즈를 얇게 썰어놓고는 와인을 마셔야겠다. 벌써 입안에 침이 돈다. 와인을 사둬야겠구나. 히히. 







베트남 국민 약 4백만명이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에 노출됐고 기형아 출산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었습니다. 세계의 비난이 집중됨에 따라 1969년 11월 25일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앞으로 미국은 어떤 종류의 세균전도 포기하며 현재 저장된 모든 생물학무기를 파괴하고 인간을 살상하는 화학무기도 선제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한편 이날 미 정부 관계자는 보충설명을 통해 `현재 미국이 초원을 태워 적을 수색하고 농작물을 말라비틀어지게 하여 적의 식량 공급을 막기 위해 대량으로 사용하는 제초용 약품은 제네바 의정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참전국 장병들이 원인 모르는 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고 죽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이것이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발전했습니다. 원인 모를 질병이 고엽제의 후유증인 것으로 판단한 미국,호주,뉴질랜드 3개국의 월남전 참전 환자 24만명이 미국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연방법원은 2억 4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도록 판결했습니다. (p.129)

(위로부터 계속) 독재정권하에 있는 한국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소송 참가와 언론보도를 금지해 환자들 대부분이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참전용사들은 원인도 모르는 `베트남 풍토병`이라는 질병에 시달리다가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왜 자기가 죽어가는지 몰랐고 병원에서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살아보려는 본능 때문에 병원을 전전하며 가산을 탕진했습니다. 전우들 중 상당수는 더이상 가족에게 고통을 줄 수 없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세계평화 수호와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수만의 참전군인들은 고엽제라는 맹수가 제 모습을 철저히 숨긴 채 먹이가 먹음직스럽게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누리는 즐거움이 뭔지 알았을 무렵, 고엽제는 그들의 인생을 덮고 있는 한겹 허술한 거죽을 갈가리 찢어발기고 바깥으로 뛰쳐나와 당사자뿐 아니라 온 가족을 인정사정없이 덮쳤던 것입니다 …… (p.129-130)

- 네 손에 들린 거, 그게 뭐냐?
만수는 내가 가르쳐준 대로 10월유신 개헌 투표에 반드시 참가해 투표를 하라는 취지에서 학교에서 붙이는 포스터라고 했다.
- 투표는 국민 된 자의 타고난 권리다. 투표를 하고 안하고는 각자의 판단에 따르면 되는 일이다. 왜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짓을 하며 왜놈들 명치유신을 빼닮은 개헌에 찬성하는 투표를 하라고 강요를 하는 것이냐.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을 시켜서 이따위 짓을 하고 있으니 국가 지도자요 대통령이라는 자가 한심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구나. 총칼로 권력을 잡고 젊은 목숨들을 남의 나라 전쟁에 팔아먹은 걸로 부족해 이제는 추악하게 종신 권력을 탐해?
나는 대통령을 욕하는 할아버지를 경찰서에 신고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숨을 죽였다. 만수는 언제부터인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였다.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제가 민주주의가 뭔지나 알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가 제게 있는 줄이나 알더냐. 그걸 시키다고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너희도 무지몽매하기 짝이 없구나. 너희 나이가 몇이냐.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더냐. 백수가 있었으면 절대로 …… (p.136)

우리는 한때 자본주의와 국가의 이빨과 독재의 칼날 앞에 놓인 민중을 구하겠다는 뜻을 같이한 적이 있는 동지였다. 민중과 하나가 되어 평생을 살겠다는 각오를 나눈 사이였다. 그런 중에도 동지가 몸살로 정신없이 앓는 틈을 타서, 술에 취한 틈을 타서 성폭력을 가하고 나서 `내가 도장을 찍었다`고 하던 인간이었다.
-우리 내부에서 이런 범죄적 사건이 일어난다는 걸 적들이 알면 우리는 완전히 코너에 몰리게 돼. 노동자 대중들한테도 신뢰가 무너질 거고. 학형, 깊은 반성과 참회로 무릎 꿇고 용서를 비시오.
그래, 실수다. 그럴 수도 있다. 한번은 그렇게 용서했다. 또 실수를 하고 또 기회를 줬다. 아이가 생겼다. 결혼을 했다. 실수투성이의 알량한 투쟁 경력 때문에 감옥에까지 갔다 왔다. 어쩌면 내 몫까지 합쳐서. 그리고 뭐? (p.318-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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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5-06-1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콤달콤 함흥 냉면도 이전처럼 맛있겠지~ 하고 북촌손만두에서 피냉면 시켰다가 맵고 짜서 힘들었어요 ㅠㅠ ㅋㅋㅋㅋㅋ 평양냉면 만쉐잉~

다락방 2015-06-10 11:54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4,500원짜리 냉면을 먹었는데, 맛있었지만 뭐랄까, 만족감이 예전보다 덜한 기분이더라고요. 어쩐지 슴슴함이 생각나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시일내에 강남 을밀대를 가야겠다고 혼자 마음먹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06-1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주로 먹는데 저도 먹고 싶네요. 슴슴한 평양냉면^^ 성석제작가의 음식묘사는 정말ㅠㅠ;

다락방 2015-06-10 15:05   좋아요 0 | URL
저도 비냉파였는데요, 문나잇님.
제가 변하고 있어요!!!!!!!!!!!! >.<

춤추는인생. 2015-06-10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제갈비집의 슴슴한물냉면을 맛보고 비냉을 멀리하게되었어요
슴슴함이라고 말씀하시니 딱알것같아요. 한동안 한국소설 못읽은게 다락방님과 같은이유였어요 먹고싶어 죽을지경이예요 특히 한창훈 소설에 나오는 쫄깃한 회의 묘사란 .. 눙물이 나요 흑흑

다락방 2015-06-11 10:50   좋아요 0 | URL
크- 저는 최근에 나온 한창훈 에세이집은 안읽었지만,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였나, 그거 읽을 때 진짜 바다로 달려가고 싶었더랬죠. 맛깔스럽게 쓰셔가지고..막 김도 먹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ㅎㅎ
저는 마치 변심한 애인처럼 평양냉면을 향한 마음이 들끓고 있어요. 하아- ㅋㅋㅋㅋㅋ

에이바 2015-06-1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조건 돈까스를 외쳤는데요. 인용해주신 성석제 작가 글 보고 비빔밥으로 선회했습니다... 저는 이분 글은 예전에 잡지 페이퍼에 기고한 글이랑 온라인에서 조각글로만 봤거든요. `투명인간`을 딴 것도 아니고 저 음식 묘사 때문에 봐야하나 걱정입니다. 저거 보면 분명 식욕폭발일 거란 말이죠... 포항물회도 끄덕거리며 내려오다 만두랑 냉면바닥 샷에 그만 ㅠㅠ 저도 그 슴슴한 맛이 궁금해요. 항상 비냉만 먹거든요. 냉면 육수 맛있게 못 뽑는 집에선 무조건 비빔... 물냉시켰으면 식초 투하 ㅠㅠ

다락방 2015-06-11 10:53   좋아요 0 | URL
평양냉면은 평양냉면만 전문으로 하는 집에 가셔서 맛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육수란 것이 일반 냉면 혹은 함흥냉면과도 달라서요. 슴슴함에 있어서는 최고를 자랑합니다. 자극적인 냉면에 길들여져있고 또 워낙 고추장양념 베이스를 좋아한다면 평양냉면이 처음부터 맛있지는 않을 거에요. 제 경우도 그랬거든요. 오래전에 먹었을 땐 이게 뭥믜, 하며 남겼고 최근에 먹을때도 처음 한두젓가락엔 맛이 없다 즉, 맛이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먹으면서 점점 맛있고 나중엔 계속 생각이나는...슴슴함의 마력... 크-

평양냉면을 맛보시게 된다면 반드시 물냉면으로 드시고요, 육수도 그릇째 들어 마셔보시고요,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세요. 아마 평냉투어 다니고 싶어지실지도 몰라요. ㅎㅎㅎㅎㅎ 아 또 먹고싶어요. 지금 당장은 피자가 먹고싶지만 ㅠㅠㅠㅠㅠ

꿈꾸는섬 2015-06-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주변에서 부쩍 다이어트 열풍이라 덩달아 휩싸여 해보겠다고 다짐은 했는데 어려워요.
역시 먹는 즐거움을 포기 못하겠어요. 냉면 만두 콩나물비빔밥 돈가스......단어만으로 침샘이 자극되는 듯 해요.

다락방 2015-06-11 10:54   좋아요 0 | URL
꿈섬님 ㅠㅠ 저 지금 스트레스 폭발 ㅠㅠ
제가 딱히 심하게 다이어트 하는 게 아닌데도 지금 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아요.
식이조절 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지독한걸까요 ㅠㅠ
저는 담배는 끊었지만 식이조절 다이어트는 못하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nomadology 2015-06-1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양)냉친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강남 을밀대는 몇번 안가봤는데 본점이랑 맛이 좀 다르더라구요..

다락방 2015-06-12 11:23   좋아요 0 | URL
어제 강남 을밀대에서 먹었는데요, 이제 평양냉면의 맛은 제게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건 뭐지? 하는 충격은 가시고 음, 이런 것이지...하는.... 첫정이 무서워서인지, 저는 아직까지는 우래옥의 평양냉면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으악- 점심시간 다 되어서 이런 댓글을 달고 있노라니 급 배고픔이 느껴집니다. ㅠㅠ

nomadology 2015-06-1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래옥과 을밀대가 처음에 가장 이해하기 쉬운 맛일것 같습니다. 오늘은 냉친이랑 필동면옥 다녀왔어요. ㅎㅎ

다락방 2015-06-12 18:02   좋아요 0 | URL
아.. 또 먹고 싶네요 ㅜㅜ 이렇게 중독되는 것인가요...
 

굿모닝! :)
까페에 오늘은 왜 사람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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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6-09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굿모닝! :)

투명인간 읽으시네요.^^

다락방 2015-06-09 11:18   좋아요 0 | URL
투명인간=만수 자동연상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ㅎㅎ

보빠 2015-06-09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시간에도 카페 문 열어요?

다락방 2015-06-09 11:18   좋아요 0 | URL
닫은 까페가 많던데 연 곳도 있더라고요. 어제도 오늘도 거길 갔습니다.

유부만두 2015-06-09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커피..... ^^

다락방 2015-06-09 11:18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커피를 벌써 두 잔이나 마셨어요. 힝 ㅠㅠ

단발머리 2015-06-0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읽고 싶은 책이랑 커피 한 잔이라.. 완벽 굿모닝이요 : )

다락방 2015-06-09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아침을 좋아합니다. 꺅 >.<

마노아 2015-06-09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 빈인가요? 머그컵에서 느껴지는 아침의 여유!

다락방 2015-06-09 11:18   좋아요 0 | URL
스타벅스 입니다, 마노아님. 크-
머그컵의 커피, 다 마시고 나왔어용.

moonnight 2015-06-0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신 다락방님^^ 저는 맨날 지각이라 꿈도 못 꾸는 아름다운 아침독서^^

다락방 2015-06-10 08:09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일찍 나가서 책읽어야지, 하고 작정하면 할 수 있긴 한데 최근 이틀간은 남동생 차타고 와서 수월했어요. 출근 시간대가 맞아서요. 평소엔 사실 저도 사무실 오기 바쁘답니다. 흐흐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081615201&code=940100


어디에서 봤던가, 이 분이 5개국언가를 하신다던데, 그래서 한국어를 이렇게 하시나???


예전에 영화 [몬스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탔던 샤를리즈 테론은 '8개국어'를 한단 걸 필모그라피에서 본 기억이 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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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dology 2015-06-0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퓨리오사는 차세대 리더였군요. 그 분보다 팔도 하나 더 많고 머리카락도 더 긴분이 왜 그럴까요?

다락방 2015-06-08 18:34   좋아요 0 | URL
퓨리오사가 짱이죠!!
그러게요 저 분은 왜그럴까요?

보빠 2015-06-08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존엄 여왕님을 ㅎㅎ 21세기에 여왕님 모시고 살기 힘드네요

다락방 2015-06-09 11:55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말입니다. -_-;;
 

이 빽빽한 활자들이 영어로 되어있는 걸 보노라니 아이쿠야,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싶다. 원서 왜샀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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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6-0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조금씩 읽으시면 되죠~~~
그나저나 원서도 읽는 지적인 다락방님^^

다락방 2015-06-08 10:09   좋아요 0 | URL
아뇨, 원서를 `가지고만` 있는 다락방입니다. ㅠㅠ
제가 무슨 짓을 한거죠. 하아- 그냥 돈을 뿌렸네요. 하아-
하하하하하

유부만두 2015-06-0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도 조금씩 읽다보면 완독하실거에요!!

다락방 2015-06-08 10:12   좋아요 0 | URL
너무 조그맣게 빽빽하게 써있어서 쳐다보기도 싫어요 ㅠㅠ

에이바 2015-06-0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보셨어요? 셰릴 진짜 대단하고 멋져요!

다락방 2015-06-08 10:23   좋아요 0 | URL
네, 영화 봤죠. 영화 보고나서 책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번역본 사놨는데 이 원서는 진짜 완전 허영심으로 구매했네요. 얌전히 꽂아둘라고. ㅠㅠ

제가 쓴 글 제가 링크하기 오글거리지만 ㅋㅋㅋ http://blog.aladin.co.kr/fallen77/7392272

보빠 2015-06-0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장용으로............

다락방 2015-06-08 10:24   좋아요 0 | URL
네, 백프로 그렇게 될 것입니다. ㅎㅎ ㅜㅜ

단발머리 2015-06-0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지 않고 그냥 봤을때는 아주 아름답네요~~~~~
원래 사람도 사귀기 전에 더 근사해 보이고,
원서는 읽기 전에 더 멋져 보인다는 *^^*

다락방 2015-06-08 14:30   좋아요 0 | URL
아름답단 생각에 제가 산 것입죠. 그리고 이런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왜샀지?` 생각하게 되는, 그런 결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팔까요? ㅡㅜ

nomadology 2015-06-0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당장 읽지 못하는 책이라도 구매하는건 어느 나라 말로 되어있어도 마찬가지 이므로...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편입니다. 다락방님도 비슷한 것 같아서 위안을 얻어갑니다.

다락방 2015-06-08 14:31   좋아요 0 | URL
하긴 제가 뭐 한국어로 된 책 샀다고 다 읽어치우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 지금 집에 안읽은 책이 읽은 책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 -0-
뭐, 그 수십권의 책들중 한 권...에 포함되는 거겠죠. 네, 그런겁니다. (엉엉)

무해한모리군 2015-06-0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은 진리입니다.

다락방 2015-06-08 16:22   좋아요 0 | URL
쳐다보기도 싫어요 ㅠㅠ 어쩌죠 ㅠㅠㅠ

기억의집 2015-06-08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이거.....그 영화 금발은 아름다워 여주가 주연한 영화의 소설?? 맞죠! 영어 글자체는 이뻐용~

다락방 2015-06-09 11:19   좋아요 0 | URL
네, 그 영화가 좋아서 번역서 사놨다가 읽지도 않고 원서를 사는 만행을 저질렀네요. 돌았어요 제가 ㅠㅠ

2015-06-08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6-09 11:20   좋아요 0 | URL
싫어요! 안읽어요! 안읽을거에요! 못읽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기가 사놓고 자기가 징징댄다)
 
잘생긴 개자식 뷰티풀 시리즈
크리스티나 로런 지음, 김지현 옮김 / 르누아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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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강남에서 회사를 다니던 시절, 출근길에 모텔에서 나오는 젊은 커플을 보았다. 나는 출근하기 위해 이 길을 걷는데, 저들은 이 시간에 모텔에서 나오다니, 하면서 '집에 갔다가 옷갈아입고 출근해야 할텐데 완전 피곤하겠네' 하는 생각을, 아무도 안 시키는데 나 혼자 했더랬다. 사실 그들이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고, 오후 출근을 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 입고 출근 하는 것에 별다른 생각이 없을 수도 있는데, 나는 순전히 내 기준에 맞춰 생각한 것이다. 나였으면 평일에 남자랑 모텔에서 밤을 지새우고 아침에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게는 그 다음 일들이 내 생각대로 착착 맞춰 진행되는 게 편안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 의외의 일들에 대해서 좀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고, 수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또 압박감을 느끼는 편이다. 전날 남자랑 이러쿵저러쿵 같이 자고 싶어지면, 나였다면, 어떻게든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편안한 집에서 조금이라도 자고 일어나서 깨끗이 씻고 평소대로 화장을 하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출근하는 것, 그것을 택했을 것이다. 



이 책속에서 여자는 남자와 같은 직장에서 일한다. 아직 사내커플이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 그들은 서로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상사고 여자는 인턴인 상황, 그들은 서로가 일을 잘한다고 인정은 하지만 서로의 성격을 싫어하면서, 그러나 상대에게 서로 육체적으로 조낸 강하게 끌리고 있다. 누가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어떻게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우라지게 강하게 끌리고 있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자자' 하는 게 아니어도 그냥 서로 손만 대기만 해도 흐물흐물 녹아버리고 이성이 사라져서 자꾸만 예기치 않은 섹스를 하게 된다. 예기치 않은 섹스다보니 장소의 의외성이 두드러진다. 그들이 섹스를 하게 되는 장소는 회사 회의실이거나, 까페 화장실이거나, 속옷가게 탈의실이거나, 주차장 차 안이거나, 엘리베이터 안이거나 한다. 하아- 책의 절반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이런 식으로 섹스를 한다. 장소의 의외성이 가져다주는 스릴이야 뭐, 그럴수 있다 치지만, 장소의 의외성은 그 의외성이 주는 스릴만큼이나 '불편하다'. 계획대로 진행된 것도 아니고, 나란히 누워 섹스후에 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화르륵 타오른 섹스 뒤에 그들은 옷차림을 수습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나가기 전에, 비상구 계단에서 나가기 전에, 탈의실에서 나가기 전에,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에 그들은 옷 매무새를 수습하고, 화장을 수습하고, 헤어스타일을 수습해야 한다. 장소의 의외성이, 한두번이어야지, 씨양, 이건 번번이 이러다보니 나로서는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거다. 절반까지 읽고나서는 책을 던져버릴까를 고민했다. 니네 계속 이렇게 할거면, 나 힘들어서 못읽어. 아 스트레스 받아.



게다가 이 남자에게는 여자의 팬티를 찢는 습성이 있다. 의도적이었던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자꾸 이여자의 팬티만 찢게 되는데, 이 여자로서는 예쁜 속옷을 좋아해서 브랜드로 구입하는 바, 남자가 자꾸 팬티를 찢는게, 그들은 서로 만족했지만 나로서는 또 너무 빡이 치는 거다. 하아- 아까워... 아니, 한두번이어야지 번번이 이러면...돈 벌어서 팬티만 사대야 하냐... 하아. 일전에 '제레미 아이언스'와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영화 [데미지]에서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줄리엣 비노쉬의 겉옷을 찢는 장면이 나왔다. 아..난 또 빡쳤어... 



찢지마..

속옷이든 겉옷이든

찢지마, 이 개새끼야.



이 책 속의 커플은 갑작스레, 예기치 않게 섹스를 하게 됐는데 그때 속옷이 찢어졌으니, 어쨌든 지금 있는 장소로부터 외부로 나가게 될 때 여자는 속옷이 없는 채로 나가야 한다.. 아..스트레스 받아.. ㅠㅠ



어제 이 책을 읽고 친구에게 얘기해주다가 '내가 수습해야 되잖아' 라고 했더니 친구가 '왜 니가 수습해?' 라고 한다. 아..내가 또 내가 되었구나, 하고 나는 말을 바꿨다. '아니, 여자주인공이...' 내가 자꾸 책 속에 들어가서 내가 되니까 스트레스도 받고 힘도 들고 그래... 하아- 


중간쯤 읽으면서 내던질까 하다가 '제발 한 번만이라도 편안하게 호텔가서 섹스해라'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붙잡고 읽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함께 출장을 가야했고, 방을 두 개 잡고서는 한 개만 쓰는 상황이 온다. 그래서 그들은 이 책의 중간을 지나고나서야 호텔에서 편안하게 침대를 사용한다. 또한, 여러차례 하고(응?), 함께 잠도 잔다. 서로가 잠든 모습을 보기도 한다. 온전히 밤 시간을, 아침이 될 때까지 함께 있는 것. 그제서야 내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것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한 이상, 아마 이들은 앞으로 침대를 애용하게 되지 않을까. 그들은 아직 서로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기에 이런 상황에 맞닥뜨렸지만, 이제 상대를 좋아하고 네가 내 옆에 있기를 원한다, 고 하는 이상 편안한 섹스가 남았을 것이다,


라고 쓰지만 이건 내생각이고. 뭐, 내가 그런 거에 스트레스 받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랑 같은 상황에서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니, 연애는 언제나 당사자의 몫. 자기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어쨌든 '내가' 조낸 스트레스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뭐 지들이 수습하는 거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성향이라면 계속 그렇게 해도 내가 뭐라 할 순 없지. 



그러나 언제나 대화가 오래남는 법이다. 섹스도 분명 관계를 유지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이지만,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는 것은 대화쪽. 섹스로도 상대를 또 나를 만족시킬 수 있지만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고 행복함을 느끼며 가슴 가득 꽉- 차오로는 충만감을 느끼는 것은, 대화쪽이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 속의 남자와 여자도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 대화가 좋다는 것을 알게됐다. 상대와 나누는 대화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그 대화를 자꾸 또 하고 또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그렇게 상대와 있는 시간을 더 늘려가고 싶은 것. 관계의 발전은 그런 식으로 시작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우리는 천천히 현실로 돌아왔다. 이불을 똘똘 만 채 몇 시간에 걸쳐 어제 일을 이야기했다. 에드와의 미팅이며 베넷의 저녁 식사 자리, 친구들과 내가 어울렸던 일들을 모두 서로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책상이 부서진 이야기와 일주일 동안 입을 속옷을 충분히 챙겨 오지 않아서 베넷이 더 이상 훼손할 속옷이 없다는 이야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단 하나 베넷이 내 심장에 일으킨 대혼란에 관한 이야기는 빼놓았다.

나는 손가락 하나로 베넷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베넷은 내 손가락을 잡아 멈추더니 자기 입술 쪽으로 이끌었다.

"이야기를 나누니까 좋군."

나는 크게 웃으면서 베넷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이마 위로 넘겨주었다.

"나랑 매일 이야기를 나누잖아요.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자면 소리치고 고함치고 문을 쾅 닫는 식이기는 하지만. 또 뿌루퉁하게 말할 때도 있고‥."

베넷은 손끝으로 내 드러난 복부에 나선형의 그림을 그리면서 내 주의를 산만하게 했다.

"내가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알잖아."

알고 있다.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정확하게 안다. 이 순간을 어떻게든 더 연장해서 영원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p.315-316)



결국, 이 순간을 어떻게든 더 연장해서 영원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 욕망, 그것이 연애가 가져오는 최상의, 궁극적인 욕망이 아닐까.



책을 읽고나서 나란 사람이 참 고지식한 사람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아니면 내가 이제 너무 늙어버려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다. 왜 이들의 관계에 스트레스를 뽝- 느끼나. 그러나 고지식과 나이를 넘어서, 취향의 문제일 것이다. 성향 탓일 것이다. 나는 번개같이 해치우고 나서 거울을 보며 머리를 수습하고 화장을 고치고 옷 매무새를 고치고 속옷도 없는 채로 저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긴 싫다. 피곤해...


이 책이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야한 걸 읽고 싶다거나 누군가의 끈적한 연애 이야기가 땡기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읽을 필요까지는 없는 책이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벗고 벗기고 물고 빨고 하는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날인 토요일, 친구와 과천 산림욕장을 세 시간 동안 걷고나서 다리통이 너무 아파 힘들어, 힘들어 하며 침대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내 몸이 아픈 이유가 어제의 산림욕장 워킹 때문인지, 이 책 때문인지, 알 수가 없더라. 여튼 되게 아프고 쑤시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요일이었다. 그 일요일에 이 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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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곰 2015-06-0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본의 아니게 다락방님을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저는 반성합니다... #엎드려운다 #그러나찰진리뷰

다락방 2015-06-08 10: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아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이것들이 아주 그냥 젊은 혈기로 손만 대기만 하면 뜨거워져버리는 바람에 ...

젤리곰 2015-06-0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여요, 마담오키)

다락방 2015-06-08 10:26   좋아요 0 | URL
접수!

보빠 2015-06-0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다락방씨 리뷰가 더 재미있네요

다락방 2015-06-08 10:16   좋아요 0 | URL
ㅎㅎ 네, 그럴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ㅋㅋ

유부만두 2015-06-0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경험을 하며 여러 인생을 사시는 매쏘드 리딩의 달인!!! 다락방님 리뷰 짱!!!

다락방 2015-06-08 10:17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유부만두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 짱이라니. 좋은 칭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5-06-0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남자한테 ˝어떻게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우라지게 강하게 끌리고 있다.˝는게 어떤 것인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ㅋㅎ
역시, 다락방님!! 두 남녀가 눈 앞에 그려지네요. 선남선녀로요.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저에게는 필립 로스가 있기에 지금이야 끈적한 연애이야기에 끌리지 않지만, 혹 외로운 밤에...
이 책을 읽어볼까요? ㅋㅎㅎ

다락방 2015-06-08 16:0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는 통제가 안될정도로 우라지게 끌린 적이 있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지 완전 알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탈의실,화장실,엘레베이터,회의실 이런데서 팬티 찢겨가며 섹스를 하고 싶진 않아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앤의다락방 2015-06-08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가 너무 재미있어요! ^.^

다락방 2015-06-09 11:20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앤의다락방님.
무릇 리뷰란 재미있어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으흐흐흐흐

2015-06-08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9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5-06-0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신혼부부가 밥상 앞에서 수저를 들다가 눈이 마주치자 바로 섹스를 하더라구요. 그게 좀 어릴때 봤던거라 정말 저럴까? 했는데 한번도 그래본적이 없어요. 여튼 소설과 영화에서 이해불가인 것들 정말 있어요.

다락방 2015-06-13 09:51   좋아요 0 | URL
수저를 들다가 눈이 마주치고 바로 섹스를 하는건 한 번 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5-06-13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해서 한번도 그래본 적이 없어요.ㅎㅎㅎ

보빠 2015-06-13 09: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적 없어서 반성중...ㅎㅎ

다락방 2015-06-13 12:22   좋아요 0 | URL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5-06-13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제어록님 다락방님 오늘 웃음 빵 터지는 날이네요.

다락방 2015-06-13 18: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빠 2015-06-13 19:2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하셨나 보네 저 자신감 넘치는 ㅋㅋㅋㅋㅋ 웃음을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