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라임 시리즈를 시작하겠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옮긴이가 그런 얘길 한다. 영화로 보면 그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고.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닌데 내가 책이 지금 없어가지고 아무튼 그런 뉘앙스의 글이었는데, 그러면서 옮긴이는 덧붙인다. 링컨 라임 역의 덴젤 워싱턴이야 그렇지 않지만, 색스 역의 안젤리나 졸리를 이미 본 이상 시리즈를 읽어가며 색스 역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게 불가했다고. 나 역시도 그렇다. 링컨 라임이 사건을 해결하는 '머리'지만 그의 덴젤 워싱턴 이미지가 흐릿하다면 색스는 안젤리나 졸리가 너무 퐉 떠올라버려. 아무튼 이거 네이버에 굿 다운로드 있던데 다운 받아 다시 봐야겠다. 영화에서는 색스의 이름이 '섹스(sex)'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도나위'로 바뀌었다고 한다. ㅎㅎ



처음에는 대립했던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점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줄거리는 먼댓글로 쓴 리뷰 참조) 링컨 라임은 사고로 목 위와 왼쪽 약지 말고는 모든 몸의 부분이 마비되었는데, 색스는 그런 라임의 눈과 발이 되어 현장에 직접 가서 관찰하고 증거를 수집해서 라임과 수사에 협동하는 거다. 그러다보니 함께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보니 밤이 깊어지고... 그래서 라임은 색스에게 자고 가라고 한다. 모든 몸이 마비되어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는 라임이 같이 일하는 여자 동료에게 늦었으니 '자고 가라'고 하는 것은, 설사 라임이 색스에게 성적 매력을 느꼈다고 해도 상대에게는 성적인 뉘앙스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소파에 누워 색스가 잠을 청하는데, 자신이 잠들기 전에 전(前)남친은 책을 읽어주었었다며, 자기 잠들기전까지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뭐지?"

"읽어주세요. 이 책 아무 내용이나. 닉하고 같이 지낼 때는 …."

말끝이 흐려졌다.

"뭐?"

"같이 지낼 때는 잠들기 전에 닉이 큰 소리로 읽어주곤 했어요. 책, 신문, 잡지… 가장 그리운 기억 가운데 하나가 그거예요."

"난 낭독 솜씨가 별로야. 꼭 범죄 현장 보고서 읽듯 하거든. 한 가지 기억나는 게 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야. 차라리 현장 이야기를 몇 가지 해줄까?"

"그럴래요?" (p.414)



함께 지내던 예전의 남자친구는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었는데 그 기억이 너무 그립다, 지금 당신이 내게 그걸 해주면 안되겠냐, 하는데 라임은 나는 낭독은 별로니까 이야기를 해줄게, 라고 대꾸한다. 만약 시리즈가 거듭되어 이들이 함께 잠드는 시간이 반복된다면, 라임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습관이 될 것이고 훗날 색스에게 그리운 기억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겠다.


책을 읽어주는 건 꽤 낭만적인 일이다. 어린 시절에 누가 내게 책을 읽어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전혀 기억이 없고 성인이 되어서도 없다가, 몇 년전에야 비로소 잠들기전 무서워하는 나에게 그 당시 연인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어준 적이 있다. 그 기억은 색스처럼 내게도 그립고 소중한 기억인데, 그러나 나는 그가 읽어주는 걸 들으면서 잠드는 습관까지 만들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그가 읽어주는 책을 듣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 수는 있다해도, 그걸 들으면서 잠을 자는 건 또 다른 문제인것 같다.


나는 책 읽는 거 너무 좋아하고, 잠들기 전에 한 장이라도 읽고 자기 위해 노력한다. 그 날 하루 너무 지쳤다해도, 그런 지친 나를 풀어주는 게 책을 읽는 시간인거다. 책을 읽으면 비로소 업무를 했던 나, 회사에 다녀온 나, 지친 나를 달래주는 것 같달까. 어떤 날은 침대에 앉아 잠들기전 책을 펼쳤다가 한장도 채 읽기 전에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한 장만 읽고 자야지 했다가 새벽이 되어가도록 책장을 넘길 때도 있다. 나는 그런 모든 순간을 좋아한다. 더 읽고 싶지만 잠이 쏟아져서 책장을 덮고 잠을 청하든, 내일을 위해 자야하지만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읽기를 멈출 수 없든,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다. 앞으로도 잃고 싶지 않은 순간들 속에 바로 그 잠들기전 책읽기가 있다.


책을 읽는 것은 내게 은밀한 행위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너무 좋아하지만, 그 책 속의 이야기에도 나는 무척이나 빨려 들어가는 편이다. 등장인물이 되기도 하고 또 주변인물이나 완전한 관찰자가 되어서 나에게 있던 일들을 떠올려보는 그 순간순간들은 사실 누구랑 공유하기가 완전하지 않다. 완벽한 건 내가 책하고 동화되는 것이지, 내가 그 때 느끼는 그 감정들을 바깥으로-이렇게 글을 통해서라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은 상대에게 내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어질 수 있으니까. 게다가 내가 느끼는 감정의 크기나 농도를 어떻게 제대로 전달한단 말인가. 책을 읽는 순간은 그래서 내가 혼자가 되는 시간이고, 혼자인 게 가장 완벽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얘기를 왜이렇게 길게 하고 있냐면, 나는 나 잠잘때까지 책 읽어주는 건 싫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내가 읽고 싶어.


그러니까 읽어주는 거 좋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목소리가 좋은 사람.. 이 나랑 같이 공유하자고 읽어주는 거 하나의 특별하고 짜릿한 이벤트가 될 수 있고, 그 이벤트를 습관으로 만들 수도 있다. 잇츠 오케이. 굿. 베리 굿. 벗, 잠잘 때는 낫 오케이.. 잠자기 전에는 내가 읽을게... 만약 내 옆에 잠드는 사람이 색스처럼 내가 책 읽어주기를 원한다면, 그건 오케이. 내가 해줄 순 있다. 그런데 나 잠들때까지 책 읽어주는 건 하지마..그건 내가 알아서 한다.



쓰다보니 책읽기야말로 혼자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행위가 아닌가 싶다.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시간. 책을 읽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덜 느끼지 않을까? 나는 오래전부터 심심함과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아마도 내가 책읽기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다 나는 브래지어 차림의 색스를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여차저차한 일들이 일어났고 색스는 또 라임의 집에서 자야하나? 하는 순간이 생기는거다. 첫밤과는 달리, 그리고 그때로부터도 시간이 좀 지났으니, 라임은 색스에게 자고 가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제 거기엔 그전보다 조금 더 큰 감정이 들어가있다.




라임은 생각했다.

젠장, 말해, 말하라고. 무슨 일 있겠어?

라임이 불쑥 말했다.

"여기서 자고 갈 건가? 음, 늦었으니까. 자네 집은 지문반이 한참 더 수색을 해야 할 텐데."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강렬한 기대감이 솟구쳐 올랐다. 라임은 그런 자신에 대해 화가 치밀었다.

아, 집어치워.

색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러죠."

"좋아."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면서 라임의 턱이 떨렸다.

"잘됐군, 톰!"

음악을 들으면서 스카치를 마시자. 유명한 범죄 현장 이야기도 더해줘야지. (p.49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좋지 않나. 물론 이 둘이 연인 관계가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끼고 있잖아. 자고 갔으면 좋겠다. 자고 가는건 섹스가 없어도 굉장히 친밀하잖아. 무언가 밤을 함께 보낸다는 것. 물론 눈감고 잠자고 각자의 꿈을 꿀지언정, 그건 뭔가 특별한데, 별 뜻 없는것처럼 보이게, 무심한듯 물어야지, 그러나 나는 네가 우리집에서 자고 갔으면 좋겠어, 라는 마음같은 거 너무 폭발할듯 잠재되어있고, 그래서 자고 갈래? 어차피 너 집에 가기 늦었잖아, 라고 하면서 대답을 기다리는 거 아 너무 심장 쫄깃하다. 안자도 괜찮아, 가고 싶으면 가, 그런 투로 말하지만 내 심장은 폭! 발! 속에서는 자고가라자고가라자고가라자고가라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자고 간다고 하니까 좋아서 팔짝 뛰면서 자기 전에 어떤 시간을 보낼지 생각하는 거 진짜 너무 좋다. 이런건 진짜 너무 좋지 않습니까.



아무튼 자고 간다고 했잖아? 톰은 라임을 돌보는 라임에게 고용된 간호사이며 비서인데, 라임은 톰에게 소파에 잠자리를 봐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색스는 됐다고, 소파는 불편하다고 한다. 그렇게 톰을 내보내고 문을 닫고서는 아아, 색스는 라임의 침대로 들어간다. 라임의 옆에 눕는다. 인생이여... 남과 여..... 한침대에 눕는다.

그런데 이 둘은 섹스를 할 가능성이 없다. 서로 섹스를 생각하고 같이 자는게 아니야. 어쨌든 잠자리는 편해야 한다.




색스는 신발을 벗어 던지고 스웨터와 티셔츠를 벗었다. 안에는 레이스 브래지어와 헐렁한 면 팬티 차림이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의 침대에 들 대 발휘할 수 있는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클리니트론 침대에 누워 있는 라임의 옆자리로 올라갔다. 색스는 구슬 속에 몸을 잔뜩 묻으며 웃었다.

"이 침대 끝내주네요."

색스는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켜고 눈을 감은 채 물었다.

"괜찮죠?"

"괜찮아." (p.498)



구슬이란 단어에 뭔 구슬?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미리 밝혀두자면, 그건 클리니트론 침대를 의미한다. 처음 환자가 누워있는 이 침대에 대한 묘사가 책에서 나온다. '공기 유동침상인 클리니트론은 실리콘으로 코팅된 유리구슬이 거의 1톤가량 채워져 있'(p.51) 다고. 그 구슬이다.


나는 이 장면이,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리고 책을 다 읽고서도 계속 생각났다. 옷을 벗고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으로 남자 옆에 가 누워 자는 것에 대해서 나는 자꾸 생각했다. 나라면? 나라면 어떻게 할것인가.


아, 이거 제프리 디버 까자고 쓰는거 아니고 순수하게 그냥 궁금해서 쓰는거다.


그러니까 여자들끼리 여행을 가도 어떤 친구들은 잠자리에서 브래지어를 벗지 않는다. 원래 잠자리에서 벗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고 타인과 함께라면 그게 누구든 브래지어 벗는걸 꺼려할 수도 있다. 그러니 색스가 브래지어를 한채로 잠자리에 든 것, 게다가 성인 남성과 자는 것이니 더욱이 뭐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라면? 자꾸 나라면?을 물어보게 된다.


나의 경우 잠자리에서는 브래지어를 푼다. 잠자리에서가 다 뭐람. 집에 가자마자 벗어던지는데. 때로는 사무실에서도 답답해서 가서 벗고 온다. 물론 위에 입은 것들이 노브라 상태를 별로 티내지 않을 거라 생각될 때 그러기는 하지만. 사무실에는 성인 남성이 수두룩해서 노브라 상태가 티나는 채로 있을 수가 없다. 집에서 노브라로 있으면서 남동생이 보고 기겁을 하길래, "야, 너 있는 젖꼭지 나도 있어. 근데 왜 나만 가려." 이렇게 남동생을 노브라 차림에 익숙하게 만들긴 했지만, 내가 회사의 남자 동료들에게 일일이 "당신도 젖꼭지 있고 나도 젖꼭지 있소, 그러니 이상하게 보지 마시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그렇지만 집에 가자마자 이 답답한 브라자 태워버려! 이러면서 막 벗어던진단 말이다. 게다가 여성 동료들 또 여성 친구들과는 좀 더 편한 브라를 찾기 위해 엄청 노력한다. 했지만 답답하지 않은 그런 브라를 찾으면 공유한단 말이야? 그러나 지금까지 살면서 브래지어를 한다면, 와이어가 없는 브라, 끈없는 브라, 브라렛, 브라탑 등등, 뭐든 하면, 그건 일단 가슴에 압박이 가해진다. 그 무엇도 안한것 같은 느낌을 주진 않는다. 했으면서 안한 느낌을 줄 순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그 뭣이냐, 안한 상태의 편안함은, '우리 브라 짱편해! 안한 느낌이야!' 하는 어떤 브라라도 똑같이 줄 수가 없는거다. 그러니까, 나는 잘 때 브래지어를 착용한 채로 잘 수가 없다. 못해. 못한단말야.


그래서 내가 저 상황에 나를 대입해봤다. 나라면. 그러니까 그 남자와 섹스할 가능성은 없고 섹스할 의지도 없어, 그런데 그 남자랑 친밀해, 우리가 한 침대를 써야해, 잠자리에서 편하고 싶어, 라면. 나는 티셔츠를 벗고 브래지어 차림으로 눕는 대신, 브래지어를 던지고 티셔츠만 입고 누울 것 같은 거다. 아무리 백번 천번 생각해도 그렇다. 레이스 브라 차림으로 남자 옆에 눕는 건, 예쁘게 보일 수 있지만 편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뭐 브라한 상태가 너무 익숙해서 하고 자는 거 아이 돈 케어 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사람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나는, 뭔가 벗어야 한다면 그건 브라여야 할 것 같은 거다. 만번째 물어도, 섹스 안하고 한침대에서 성인 남성과 눕게 된다면 나는 브라를 벗고 티셔츠를 입겠어.... 잘 때만이라도 가슴을 해방시켜주자!!



물론, 나라고 해서 잠자리에 들 때 언제나 브라를 벗는 건 아니다. 부러 신경써서 브라를 입은 적도 있다. 그렇지만...그만두자, 이런 얘긴.....부질없어. 뭐하러 꺼내는거람? 그만둬, 닥쳐! 다 과거의 일일뿐..... 과거란 무엇인가. 현재란 무엇인가. 변화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음.......




아무튼 그래서 링컨 라임 시리즈를 죄다 읽어봐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3권인가 4권인가는 품절이네? 중고로 사면 되긴 하는데 왜 품절이람? 흐음..
























아휴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싫으면서 좋다. 아무튼 지금 내게 책이 두 박스 오고 있다. 책 인증샷은 다음 페이퍼에... 두구둥-

문학적으로다가 시 한 편 놓고가겠다.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1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당신은 말한다 조용한 눈을 늘어뜨리며


당신은 가느다랗고 당신은 비틀려 있다


그럴 수 없다고, 나는 말한다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가만히, 당신은 서 있다 딱딱한 주머니 속으로

찬 손을 깊숙이 묻어둔 채 한동안 오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것이다

행인들에게 자꾸만 치일 것이고

아마도 누구일지 모르는 한 사람이 되돌아오고

따뜻한 커피를 건넸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겨울이 갔던가



2

오늘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장을 읽고 있다

이 책을 기억하는지

연필로 한 낙서를 지우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한 내게

겨울에, 당신은 묻는다 아무래도

이 책의 삼십칠 페이지에 있는 글씨가 내 글씨 같다고

안녕? 페이지 숫자가 마음에 든다



3

편도를 타고 가서 돌아오지 말자.

옆 에티블에서 젊은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말들 끝에 찻잔을 비우고 헤어진다

희미한 그림자들로 어떻게 

대낮의 거리 한복판을 버티어낼까 망설이며

길 끝으로 사라져가고 있을 것이다



4

어느 거리에선가,

당신은 누구일지 모를 한 사람을 만날 것이다

가느다랗고, 비틀리는 누군가를

그리곤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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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10-0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걸 알게 되면, 우짰든 재미나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07 10:46   좋아요 0 | URL
책 읽는 걸 말씀하시는거죠? 모르는 걸 알게 되는 것도 재미있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재밌어요. 대체적으로 이야기라는 건 그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후훗.

Falstaff 2020-10-07 10:59   좋아요 0 | URL
당연하지요!
전 영화 <본 컬렉터>를 끝까지 못봤거든요. ㅎㅎㅎ

다락방 2020-10-07 11:17   좋아요 0 | URL
저는 ‘봤다‘는 사실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으니 폴스타프님과 쌤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0-10-07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스도 링컨 라임에게 마음이 있는거죠. 그니까 침대에 가서 누운거예요. 그러면
브래지어와 팬티차림으로 자든 티셔츠만 입고 자든 꼬시기 위한 전초전인걸요. ㅎㅎ 막 스포 뿌리고싶은데 참고 갑니다. ㅎㅎ

다락방 2020-10-08 09:31   좋아요 0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2,3권 샀어요, 바람돌이님. 아이참 스포 뭐야. 말씀하시지 마세요! 제가 읽겠습니다.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들 다 언제 읽는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0-07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잭 리처 시리즈도 아직 다 못 읽었는데, 링컨 라임 시리즈라니요!!!
님아 가지 마오!!!

다락방 2020-10-08 09: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설마하니 제가 잭 리처 시리즈 다 읽었겠습니까? 잭 리처도 방황하면서 이곳저곳에서 여자들 만나고 다니는데, 저도 다른 남자 좀 만나야하지 않겠어요? 이번 남자는 링컨 라임이다, 빠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0-10-0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 라임이 잠든 줄 알고 졸리가 손이며 팔을 살살 쓰다듬는데(두근두근;) 라임이 ˝이거 장애인을 희롱하는 거 아니냐˝비슷한 표현을 하며 눈을 뜨고 씩 웃는 장면이 참 좋았어요ㅎㅎ♡

다락방 2020-10-08 09:32   좋아요 0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봐야겠어요. 볼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다운 받아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컬렉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 링컨 라임 시리즈 1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제프리 디버'의 《본컬렉터》를 어제 다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열심히 읽었지만 내려서 집까지 걸어가는 중에도 걸어가면서 읽었다. 일전에 '혹시 저 알츠하이머 초기 아닐까요?' 라고 상담받으러 갔을 적에 닥터가 내게 걸으면서 책 보지 말라고 했었는데, 나는 의사의 말을 금세 어기고 걸으면서 또 책을 보았고..집 앞 횡단보도에 이르러서야 책장을 덮었다. 날이 너무 어두워져 글씨를 보기가 힘들었어..

그렇게 집에 가서는 자기 전에 침대 위에서 책을 펼쳤다. 뒤에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마저 다 읽고 자고 싶어서. 그런데 뒤로 넘길수록 반전에 또 깜짝 놀랄 반전이... 우와. 이 사람도 이야기를 참 잘 만들어내는구나! 검색해보니 이 시리즈가 국내에 10권 이상 번역되어 있던데,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다 써냈을까? 어쩌면 작가란 타고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고로 몸을 쓸 수 없고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링컨 라임'은 뉴욕형사들의 부탁으로 연쇄살인범을 함께 찾아주기로 한다. 증인은 잘못 볼 수도 있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만 증거는 언제나 사실만을 말한다고 생각한 그는, 사고를 당하기 전에 언제나 뉴욕 시내를 걸어다니고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것을 머리에 넣어두려고 하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현장의 증거들로 그는 상황을 그리고 범죄자의 심리를 짐작할 수 있고 이건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가 건강해서 직접 현장에 가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하는 처지라, 그는 이번 살인사건 현장을 가장 먼저 발견한 순찰 경관 '아멜리아 색스'를 불러 현장 요원이 되어달라 부탁한다. 아멜리아 색스는 그렇게 링컨 라임의 눈과 발이 되어 처음으로 현장을 관찰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하게 된다.


라임은 순찰경관이면서 사건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색스의 처음 담대한 결정에 그를 현장 요원으로 부른건데, 단순히 조용하게 순찰경관으로 살고 싶었던 색스는 갑자기 현장요원으로 불려간 게 너무 부담이 되고 싫다. 그러면서 폭력과 살인에 노출된 피해자를 보는 것도 너무 끔찍하고. 라임과 색스는 그래서 처음엔 불화한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해 가는 시간동안 그들은 점점 서로의 생각을 읽게 되고 친밀해진다. 라임도 언급하는데, 어쩌면 뛰어난 미모의 색스가 자신이 남자로서 그녀에게 위협이 될 수 없을걸 인지하기 때문에 그녀 역시 자신을 편하게 생각한거라고 추측하게 된다.


색스가 현장 증거 수집에 더 능숙해지는 것 그러니까 실력이 향상되는 걸 보는건 즐겁다. 두렵지만 자꾸 앞으로 가려고 하는 것도 짜릿하게 좋고. 이미 능숙한 중년의 남자와 이제 시작인 젊은 여자를 배치한 건 너무나 뻔한 설정이고 또 그녀가 누가 봐도 다시 돌아볼만한 미인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남자작가의 한계인가 싶지만, 색스는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 주장을 펼치고 사과해야 할 때는 사과를 하며 반항해야 할 때는 반항을 한다. 고집스런 여성인 것이다. 점점 더 실력이 향상되어가고 성장하는 여주인공 색스인 것은 너무나 좋지만, 다시 남자 작가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은, 그런 그녀 조차도 다른 사람을 욕하기 위해 그리고 흉보기 위해 '계집애같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물론 여자도 여자를 비하하고 혐오할 수 있지만, 이렇게나 주체적이고 피해자의 입장에 서는 그녀가 툭하면 '계집애같이'라며 다른 남자 형사들에 대해 생각할 때면, '색스, 당신에게 계집애는 어떤 사람인데요?' 묻고 싶었다. 계집애는 대체 뭔데 비하와 멸시의 용어가 되는것일까? 계집애는 어떤데요, 제프리 디버? 계집애가 뭐가 어쨌길래요?



무엇보다 좋은 건 색스가 끝까지 피해자의 편이라는 것이다. 연쇄적인 살인에 결국 FBI 가 수사권을 가져가게 됐을때, FBI 요원은 범인을 찾기 위해 모든 기술을 총동원하고 에너지를 쏟지만, 그러나 지금 어딘가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을 피해자에 대한 색스의 언급에는 '범인을 잡으면 구할 수 있다'고 하는 거다. FBI 요원에게는 범인을 잡는게 가장 우선이었고, 그것은 당연하지만 그러나 색스는 이미 어딘가에서 죽어가고 있을 피해자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 결국 그녀는 모든 증거를 가지고 다시 라임에게로 몰래 도망와서는 피해자를 찾아보자고 그래서 구하자고 한다. 그녀가 피해자를 결국 구해내는 장면장면들은 그녀의 의지였다. 피해자를 구해야한다, 라는 그녀의 생각이 이 책에서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 자신을 지휘하는 사람에게도 "피해자는요?" 라고 물을 수 있는 그 지점이 너무 좋다.


또한 연쇄살인범이 등장하지만 모든 피해자가 계속 죽어나가는 게 아니다. 그 점도 너무 좋다. 일전에 그 뭣이냐..그 일본 소설..머리에 비듬 가득한 탐정 나오는 소설에서는 죽고 또 죽고 죽어도 해결을 못하는 이야기라 너무 싫었는데, 제프리 디버는 그의 소설 속에서 수사하고 추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는 것을 피한다. 윽 죽지마, 그렇게 죽이지말란 말이야, 라는 간절한 바람이 작가에게 들린것 같았달까.


여담이지만, 어딘가에서 본 제프리 디버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와 동물을 해치지 않고 성폭행을 다루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고 했다. 살인이나 고문장면은 실제로 묘사하지 않는다고. 그러면서도 이토록 흥미진진하게 범죄소설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그의 능력이다. 그래, 아이와 동물을 해치지 않고 성폭행을 다루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제프리 디버는 이 연속된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만으로 이야기꾼이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여기선 이제 어떡하지' 하는 지점에서도 그 다음 장면들을 착착 펼쳐낸다. 이를테면, 침대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목 위를 제외한 몸이 마비된 자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될것인가, 아니, 이제 이 사람이 어떡하나, 할 때 조차도 그 다음장면들을 그려낸다.



색스가 굳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미인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고 읽기 전에는 이 둘이 결국 로맨스로 끝난다는 누군가의 리뷰에 뜨악했었다. 굳이 이 둘에게 로맨스를 줘야했나 싶은거다. 그런데 읽고나니 이 둘에게 있는 것은 우정 쪽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를 갖고 있고,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을 알아보며 가까워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니. 이 둘에게는 그런 식의 친밀함이나 우정이 찾아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에 이성적인 감정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 이미 라임의 머릿속에는 색스를 보면서 미인, 미인의 권력 이란 단어 같은 것들이 떠올랐으니까. 앞으로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이 둘 사이에 로맨스가 찾아온다면 그건 또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감당할 밖에..



나는 이 책의 다음 시리즈를 주문했고 지금 내게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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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응, 자고 갈게.
    from 마지막 키스 2020-10-07 10:11 
    이 책을 다 읽으면 옮긴이가 그런 얘길 한다. 영화로 보면 그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고.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닌데 내가 책이 지금 없어가지고 아무튼 그런 뉘앙스의 글이었는데, 그러면서 옮긴이는 덧붙인다. 링컨 라임 역의 덴젤 워싱턴이야 그렇지 않지만, 색스 역의 안젤리나 졸리를 이미 본 이상 시리즈를 읽어가며 색스 역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게 불가했다고. 나 역시도 그렇다. 링컨 라임이 사건을 해결하는 '머리
 
 
moonnight 2020-10-07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고 책을 읽어서 졸리씨와 워싱턴씨 커플이 자동연상 되어요 호호^^ 참 잘 어울렸는데♡

다락방 2020-10-07 10:47   좋아요 0 | URL
저 2,3권 주문했어요. 으하하하하.
영화 너무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다시 봐야겠어요. 아 책 재미있어요. 저 링컨 라임 시리즈 다 읽을거에요!!

바람돌이 2020-10-07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12권에서 링컨 라임 너무 멋있거든요. 전 남녀관계에서 저렇게 교과서적으로 쿨하고 멋진 남자 처음 봤어요. ㅎㅎ 그니까 꼭 12권까지 보세용... ㅎㅎ

다락방 2020-10-08 09:33   좋아요 0 | URL
저 이제 2,3권 샀는데 12권까지 언제보죠?
그런데 4권이 품절이에요 ㅠㅠ 중고 사면 되니까 뭐 ㅠㅠ 그런데 깨끗한거 사고 싶다 ㅠㅠ 아무튼 12권까지 달려보겠습니다. 그 길에 함께해주세요!! >.<
 

연휴의 마지막 날은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주말에도 언제나 월요일이 오는 일요일밤이 싫었지만, 닷새의 연휴 끝은 더했다. 이 닷새가 도대체 어떻게 흘러간건지, 어떻게 이렇게 뭔가 제대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냥 가버린건지, 난 그동안 뭘한건지...그리고 다시 새날이 밝아 새벽같이 일어나고 출퇴근을 반복해야 하는 일상이 온다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우울했다. 직장생활 하루이틀한 것도 아니고, 이십년을 해도 일요일밤은 돌아버리겠네. 너무 우울해서 드러누웠고 그렇게 잠을 청했는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이 오질 않아서 아아... 다시 일어나서 그냥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잠들기 전에도 책을 보려고 했었지만 답답함과 우울함이 커 통 읽히질 않았는데, 그래, 다시 시도해보자, 하고는 본컬렉터를 펼쳤는데!!

















너무 재미있다!!

물론 처음부터 거슬리는 거 많이 나오긴 하는데, 남자 작가는 예쁜 여자주인공 못잃는 것 같아서, 어휴, 증말이지 어쩔 수가 없군, 이러면서 읽고 있는데, 오, 너무 재미있다. 내가 이거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로 분명 본 기억이 나는데, 그러니까 '봤다'는 기억은 분명하되, 내용은 기억 안나. 침대에 누워 생활해야만 하는 덴젤 워싱턴 찾아 갔던 장면만이 흐릿하다. 어쨌든 영화를 재미있게 본 것 같진 않은데, 책 너무 재미있다. 무엇보다 사건에서 나온 흔적들만으로 그것이 무엇의 재료이다, 그것은 무엇을 만들 때 쓰므로 이런 식으로 이용했을 것이다, 같은거 추측하는 거, 너무 말도 안되게 대단하고, 정말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알 수 있을까? 좀 의심되긴 하지만 여하튼 재미있어서, 아직 이 책의 절반밖에 읽지 못했는데 방금전에 이 책의 다음 시리즈를 주문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음..



어쨌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책이 재미있어서 잠을 또 못자겠고, 그러다가 나의 월요일 어떻게 되나 싶어서 새벽 두시 넘어 억지로 잠을 청했는데, 아아, 아침이야, 자지 않으면 아침이 오지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와.... 하면서 가까스로 일어나 출근을 했는데, 아아, 사무실에 도착하니 또 나름 좋은 거다.

닷새동안 비워뒀던 사무실의 문들을 활짝 열고 그새 차가워진 바람을 맞는데, 아, 나는 이 루틴을 사랑한다, 는 생각이 또 물씬 드는 거다. 나는 이 아침을, 아침을 맞이하는 순간을, 사랑해! 꺄울 >.<


그래서 생각보다 견딜만한 기분이 되어 하루를 시작했는데, 아아 그렇지만 아침부터 퇴근때까지 너무 바빠서 커피 한 잔을 마시지 못했다. 그리고 집에 가서는 너무 지쳐서 저녁을 먹고 아아, 지친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머리가 굴러가지 않는다, 하게 되었는데,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얘기하면서도 무언가 정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이렇게 되어가지고 어쨌든 어제는 이 재미있는 책을 펼쳤다가 꾸벅꾸벅 졸고, 아아 일찍 자야 돼, 하면서 잤다.

새벽에 몇차례 깨서 화장실도 가고 물도 마시고 하느라 한 번에 쭉 이어 자지는 못했지만, 전날 잠을 못잔 탓인지 침대로 들어오면 바로 잠이 들어서 아침에 일어날 때는 '그래도 썩 잘 잤어' 하는 기분이 되었고, 변함없이 출근을 했고, 그리고 어제 마시지 못한 커피를 오늘 마시는데, 내가 내려 마시는데, 흑흑 ㅠㅠ 너무 좋아.  코스타리카 라스 로마스 로스팅 9월초인 커피 남은거 마시는데 흑흑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너무 향이 좋으네 ㅠㅠ 향이 남아있구나 ㅠㅠ 이 별 거 아닌 것이, 그러니까 커피를 내리고 그 향을 맡는 것이 갑자기 나의 마음 왜이렇게 평온하게 만들지. 커피는 진짜 향이 다하는구나.


















어제부터 새로 근무하기 시작한 직원에게 핸드드립 커피 한 번 내려줄까, 물었더니 맛보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기꺼이 내려주니 맛있다고 좋아한다. 으흐흐흐흐. 이거 이제 조금밖에 안남았고 나는 그래서 새로운 커피를 주문했다.


알라딘의 시다모 디카페인 커피를 좋아해서 줄기차게 사놓고 마셨는데, 얼마전 여동생이 그거 사라졌다고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었더랬다. 그랬더니 그건 이제 품절이고 새로운 디카페인이 나온다고 했다며 나와 같이 기다리고있던 터다. 연휴 끝나고 여동생은 디카페인과 카페인 모두 주문을 했고 나는 오늘 일단 디카페인 주문, 내일 일반 커피를 주문할 예정이다. 스탬프 다 채우게 되기 땜시롱 적립금으로 교환할 수 있지.

















음..그렇지만 일반커피.. 블렌드인건 좀 그래. 나는 싱글 오리진이 더 좋은데.. 여튼 내일은 무궁화를 주문하겠어! 오늘의 디카페인은 목요일에 도착한단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게는 루틴이 필요하구나, 나는 루틴이 필요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다. 딱히 커피 생각이 났던건 아니었는데도 커피를 내리는 순간 향이 진짜 너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어. 크- 너무 좋구나.




아무튼 어제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지치도록 바빴는데, 그 와중에 개인 사정상 나의 옛날 글들을 보게 되었다. ㅋㅋㅋㅋ 그당시에 알라딘에 창작게시판 있었고 나도 거기에 단편 소설을 써 올린게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려 2009년의 글이다.


https://blog.aladin.co.kr/fallen77/3091843


아아... 너무나 귀염뽀짝한 꼬꼬마 시절의 글이다. 이성애에 흠뻑 빠져들어 있던 때였지. 지금 보니까 귀엽기 짝이없고 아아 지금이라면 쓰지 못할 글이로구나 했는데, 그런데 잘썼네? 아니 천재적이야. 어떻게 하루키 책 읽고 저런걸 저렇게 가져와서 쓰지? 어쩌면 나는 뒤늦게 데뷔하는 천재 작가가 되려는걸까?



내친 김에 한 편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진짜 귀엽기 짝이없다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남성용 드로즈 입고 다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셋트속옷에 대한 소설이라니... 사람은 이렇게 변합니다...  이건 2010년.


https://blog.aladin.co.kr/fallen77/4053823



2009년 2010년... 참 귀여운 한때였네........

나여, 2009년에 누구 사랑했니? 2010년에 누굴 사랑한거야?


나는 답을 알고 있다.



아무튼 오늘 점심은 뽀지게 먹어줄 예정인데 아직 메뉴를 고르진 못했다. 내가 어제 다시 태어날거라고 큰소리 뻥뻥쳐서 친구가 나한테 피닉스 라고 했는데 어제는 다시 태어나질 못했다. 오늘 다시 태어나야겠다. 만 번의 부활... 으르렁-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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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10-0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다모 디카페인 사라져서 저는 급당황하기만 했는데, 동생분은 알라딘 고객센터에 문의까지 하셨군요?! 그 행동력 존경합니다.

다락방 2020-10-06 13:51   좋아요 0 | URL
여동생이 디카페인 여기저기서 사서 마셔봤는데 시다모가 그중 제일 나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오늘 디카페인 새로나온거-그 이름도 당황스런 우에우에테낭고!!- 주문했어요. 목요일에 도착한대요. 새로운 커피를 주문해서 기다리는 건 너무 씐나요! >.<

syo 2020-10-0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커피는 오래 두면 향이 다 날라간다는 말인 줄 알고 뭔가 구슬픈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 생각했지만, 피닉스 이야기였어 ㅋㅋㅋㅋ 구슬픔 그런 건 없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06 13:52   좋아요 0 | URL
구슬픔이 머에염? *^^*

바람돌이 2020-10-0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본 컬렉터. 저의 최애 시리즈요. 시리즈 뒷쪽으로 갈수록 더더더 재밌어지고 1편에서는 그저 그랬던 아멜리아는 갈수록 훌륭해지고 맘에 더더더 드는 저 시리즈.....저는 이제 링컨 라임 시리즈 신간이 나오면 부들부들 떨면서 천천히 책장 넘깁니다. 다 읽어버린는게 안타까워서요

다락방 2020-10-06 13:58   좋아요 0 | URL
오 그래요? 저는 아멜리아가 피해자를 생각하는 게 너무 좋아요! 범인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를 어떻게든 구하려는 집념이요. 그거 너무 좋아요. 히히. 시리즈 다 읽어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0-10-06 14:02   좋아요 0 | URL
뒤로 가면 링컨과의 관계에서도 아멜리아가 윈입니다. 이 둘의 관계는 나오는 분향은 얼마 안되는데 그 쫄깃한 케미가 있달까? 거기다 아멜리아의 그 착함과 따뜻함이 시리즈끝까지 이어지는데 작위적이지 않고 진심으로 아 멋진 여성이구나해요.

다락방 2020-10-06 14:0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그렇군요!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 뛰쳐나가서 읽고싶어요 ㅠㅠ

hnine 2020-10-0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편 모두 재미있어요.

다락방 2020-10-06 15:16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감사합니다! ㅠㅠ

- 2020-10-0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으엉 ㅠㅠㅠ 귀여워 ㅠㅠㅠㅠㅠㅠ 귀요미 시절의 다락방님이다..ㅠㅠ

다락방 2020-10-06 21:01   좋아요 1 | URL
장난아니죠! 귀여움 천재다 천재!!

- 2020-10-06 21:09   좋아요 0 | URL
여기서 시작된 계란 후라이가 ㅋㅋㅋㅋ 좀전에 읽은 쇼님 글 제목으로 간 것 같다는 의심!

다락방 2020-10-07 07: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그 뒤집개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죠? 영감이라든가..영감이라든지... ㅋㅋㅋㅋㅋ
 

연휴가 끝나는 것이 너무나 서운해서 미쳐버릴것 같은데 이러저러한 것들이 겹쳐져서인지 오늘은 지독한 꿈을 꿨다. 그러니까 꿈에,


나는 아마도 코로나 영향인지, 어느 가정집에서 열리는 글쓰기 대회에 참가한다. 소설이나 서평 어떤 분야든 응모 가능했고, 한 출판사에서 몇 명이 나와 제출하는 그 즉시 읽고 심사를 한다고 했다. 나는 서평 부분에 참여했고 나 외에도 참여자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 중엔 소설가들도 몇 명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완성된 작품을 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한 작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네가 제출한 작품 여러개가 다 좋진 않으니 네 작품을 독자적으로 내줄순 없고 앤솔로지 형태로 내주겠다'라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시를 제출했는데 아무말이 없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김금희 작가가 단편소설을 제출했다. 심사위원들은 그 자리에서 읽어보고는 정말 대단하다는 평을 했다. 김금희 작가는 자랑스레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나는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야지, 하고 게으르게 있다가 반드시 오늘 제출하고 가야 한다는 말에, 마음에 들지 않는 내 서평 두 개를 제출했다. 심사위원들은 내 자리에서 가까이 있었는데, 한 중년의 남자 심사위원이 이야...진짜 엉망이다, 이것좀 봐, 하면서 원고를 다른 심사위원에게 내미는 걸 보게됐다. 느낌이 싸한게 내 걸 보고 얘기하는 것 같아, 그래서 게속 그쪽을 봤는데, 다른 심사위원도 첫페이지도 넘기지 않은채로 몇 줄만 읽은채, 야, 뭐 이런게 다있어,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저건 분명히 내거다! 하고 가서 심사위원들이 보는 원고를 낚아챘다. 그리고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쓴거였다. 내가 그 자리에서 원고를 빼앗기 전까지도 그들은 서로 내 원고를 보면서 엉망진창이다, 뭐 이런걸 내냐 웃겨죽겠다, 이러고 있었다. 아ㅏㅏㅏㅏㅏㅏㅏ나는 부끄러우니 그자리를 떠나고 더이상 글을 쓰지 말아야지 했어야 했을것을, 거기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쳤다. 옆에 이 글을 쓴 사람이 있는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렇게 바로 옆에서 비웃고 흉볼수가 있냐, 어쩜 사람들이 그러냐, 하면서 악을 버럭버럭 썼다. 아주 한참을 난리난리쳤다. 그리고 가방을 싸들고 자리를 벗어나 그 집을 나오면서, 아아, 나는 이제 글을 쓰지 말아야 하나, 오늘 내가 진상짓한거 본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 소문나겠지.... 그러면 나는..조용히 사라져야 하는걸까.....같은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는데 열차를 몇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그래서 어떻게 집에 갈 수 있나 사람들한테 묻고 그러다가 잠에서 깼다. 으으...


지독한 꿈이었다. ㅠㅠ

싫어 ㅠㅠ

왜 이런 꿈을 꾼거지? ㅜㅜㅜㅜ


잠에서 깨어 눈을 뜬 뒤 이 지독하고 끔찍한 감정때문에 이게 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왜 이런 꿈을 꾼건가, 왜..왜때문에..무엇을 말하는것인가, 꿈이여...어서빨리 프로이트 콤플렉스를 읽어야겠다. 아마도, 내 콤플렉스가 꿈에 나온 것인가.... ㅠㅠ




우울한 기분으로 일어나 책을 좀 읽다가 배가 고파서 비빔국수를 해먹기로 했다. 비빔국수 양념장 만드는 걸 검색해보다가 일전에 내가 백종원만능양념장을 만들었다는 게 기억나서 그걸 꺼냈다. 면을 삶고 그 양념장에 김치를 송송 썷어 넣고 참기름을 부어 비볐다. 아아..맛있는 비빔국수가 되었어!!






나는 어릴때부터 언젠가 글을 써서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십대 중반에는 직장 동료들에게 내 장래희망은 소설가로 대박쳐서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되는거라고 얘기하고 다녔더랬다. 그런데 글을 쓰면 쓸수록 내 길은 이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글에 대한 욕망이 아주 오래전부터 자리한거라 내게 가장 좋은 칭찬은 글 좋다는 칭찬이고, 그래서 내 글을 비웃는 그 꿈은 지독한 악몽이었다. 꿈에서도 나는 화를 내고 울고 절망했다. 특히나 글 잘 쓰는 사람들을 마주칠때면 나는 대체 뭐하고 있나 싶어진다. 저 사람은 저렇게 잘 쓰는데 난 뭐야...이래가지고 글로 돈 버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라고 내게 물으면 긍정적 대답이 나오질 않아. 아마도 이런 복합적인 마음들이 오늘의 악몽을 꾸게한게 아닐까. 그런데 내가 만든 비빔국수가 맛있다. 잡채도 맛있게 만들었어. 저 계란국은 후다닥 연두를 넣고 끓였는데 별로였다. 치킨스톡 넣는게 더 맛있어. 어쩌면 내가 살아가야 할 길은 글이 아니라 요리인걸까...  직장을 다니는 것은 어차피 1,2년후면 끝일텐데, 그 뒤에 먹고 살 일을 생각하면..나는 식당을 하고 싶진 않았는데, 그런데 내 길은 식당인것인가.... 퇴사하고 나면 그 다음엔 좀 쉬엄쉬엄 일하면서 살고 싶었는데, 식당하면 엄청 힘들것 같은데...... 그런데 이렇게 국수를 맛있게 만들면 미래를 바꿔야 하는가... 내가 그리는 나의 미래는 나의 뜻대로 되질 않는 것인가...



어제는 엄마랑 잠시 마트 가는 길에 커다란 전자대리점 앞을 지났다. 상호를 밝힐 수는 없지만, 거긴 몇해전 내게 사보에 실을 원고를 청탁한 곳의 대리점이었다. 으윽 갑자기 부끄러움이 발꼬락에서부터 올라왔어. 싫어... ㅠㅠ 부끄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역시 글이 아니라 비빔국수여야 하는건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행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내가 갈 순 없을 것 같지만 정말 근사한 풍경의 낯선 나라들을 만나게된다. 그럴때마다 내가 살아생전 저곳에 가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즐겨 따라하는 요가소년의 요가소년 니드라 영상을 보면 항상 내게 간절한 소망을 떠올리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라고 한다. 그럴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소망이 있는데, 그것 역시 살아생전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나 간절히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나에게 올 일일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나에게 어차피 올 일이라면, 이루어질 일이라면, 좀 더 빨리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한껏 기쁠 수 있게.




여동생은 나와 독서취향이 달라서 나랑 읽는 책이 전혀 겹치지 않는데, 얼마전에 남동생과 내가 애프터 쉬즈 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 번 읽어볼래, 햇더니 알겠다고 빌려달라했더랬다. 그러더니 오늘 다 읽었다고 연락이 왔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아..좋아... 정말 좋구나...

















남동생에게 한동안 읽을 책들을 잔뜩 빌려주었었는데, 이제 그녀석에게 남은 책이 별로 없다. 나는 오늘 사실 엘레나 페란테의 신간 읽을라고 꺼냈었는데, 다른 소설을 읽어야겠다. 남동생에게 줄만한 거. 두꺼운 거 던져주면 한동안 날 귀찮게 하지 않겠지. 그렇지만 두꺼운거 던져주면 읽기 싫다고 할 수 있어. 집에 요 네스뵈 레오파드 있는데, 지난번에 남동생이 요 네스뵈 몇 권 읽더니 "누나는 왜 요 네스뵈 처럼 못쓰냐?" 했던 적이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 네스뵈 읽기가 싫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 콜렉터 읽고 줄까? 크로스 본즈 읽고 줄까? 아 이새끼 너무 편협적인 독서해서 내가 너무 힘드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새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당분간 또 미스터리 소설 겁나 읽어가지고 한아름 들려줘야겠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로이트 읽고 내 꿈 분석해야 되는데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는게 너무 우울하다. 그리고 악몽은 꾸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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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0-04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네스뵈 나온 책 다 읽은 저로선... 넘 잔인해요 네스뵈씨ㅜ 피까지 먹여 주인공한테ㅜㅜ

다락방 2020-10-05 10:33   좋아요 0 | URL
헐.. 아니 왜 그런 짓을 하는건가요 ㅠㅠ
저는 최근에 마이클 로보텀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권이었나 너무 슬퍼서 ㅠㅠㅠㅠㅠㅠㅠ 이거 주인공한테 왜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이래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리즈 읽다보면 등장인물한테 막 정드는데, 그래서 등장인물의 행복을 바라게 되는데 그렇게 슬픈 일 주고 그러면 너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20-10-05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무 싫은 꿈이다.... ㅠㅠㅠㅠㅠㅠ 근데 왜 결론이 비빔국수인 거예요 ㅠㅠㅠ 발꼬락부터 올라오는 부끄러움은 대체 어떤 부끄러움인가요.... 하지만 국수는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 식당은 찾아갈게요.. 아, 만약에 글을 쓰시면 그 글도 사서 읽고!! 그르니까 뭐든 대박나자!

다락방 2020-10-05 10:34   좋아요 1 | URL
저도 꿈 너무 싫었어요. 최근에 그냥 글 못쓰는 것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했는가봐요. 휴.. 그래서 아마도 꿈에 나온게 아닐까요. 역시 프로이트를 읽어야겠다...
돈받고 쓴 원고가 너무 후져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서 부끄러워요 쟝님 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각잡고 쓸라믄 안되는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거 너무 절실히 깨달았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박납시다, 쟝쟝님. 우리 대박납시다!

잠자냥 2020-10-0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왜요 오늘 글쓰기 1등 하셨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저건 개꿈이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05 10:35   좋아요 0 | URL
저 이 댓글 보고 뭐라고??????????? 하고 당첨 페이지 가봤다가 알게됐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근데 뭐.... 치열한 경쟁에서 이긴 것도 아니고............... 뭐 그렇습니다. 계속 떨어지다가 응모자 적으니까 되어버린... 하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잠자냥 2020-10-05 11:0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저는 메일이 와서 알았습니다. 아, 왜요, 추석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ㅎㅎㅎ

다락방 2020-10-05 11:45   좋아요 0 | URL
커피 사야겠어요. 커피 새로나왔으니까. ㅋㅋ 디카페인 시다모 없어졌어요 ㅠㅠ
 
화가들은 왜 비너스를 눕혔을까? - 우리가 ‘여신’ 칭송을 멈춰야 하는 이유
이충열 지음 / 한뼘책방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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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뉴욕여행 갔을때 미술관 몇 군데를 혼자 다녔었다. 미술관마다 내가 혼자 거기에 이르렀던 사연들이 있어 모두 특별하고 좋았지만, 그림 자체만으로 내게 감동을 준 곳은 가장 규모가 작았던 <노이에 갤러리>였다. 애초에 건물 자체가 작았는데 3층은 리모델링인지 그림 교체라고 했는지 아예 전시가 없었고 2층에 그림들이 꽉 차있었는데, 아마도 내가 클림트의 그림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그곳이었던 것 같다.


클림트라고 하면 워낙 몇가지 그림이 유명하기도 해서 반가웠지만 내 눈앞에 그가 그려낸 그림들의 화려한 색채가 펼쳐지는데 너무 놀랐다. 그림들을 보면서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한참이나 그의 그림들 앞에 서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키스>그림도 그랬지만, 그중 내가 가장 오래 머물렀던 건, <The Dancer>라는 그림이었다. 그 분홍빛의 화려한 색채가 눈이 부셨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고, 어떻게 색을 이렇게 썼을까를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런 한편, 그런데 왜 젖가슴은 드러났을까. 춤을 추는데 옷이 벗겨질 리도 없는데, 설사 옷이 벗겨지는 일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해도, 왜 대부분 옷을 입고 추는 댄스에서 하필이면 가슴을 드러냈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나는 애써 그 생각을 머리에서 몰아내고 그 화려함만을 간직했다. 그 그림이 너무 좋아서 갤러리에서 나오기전 기프트샵에 들어가 그림의 책갈피를 샀고,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선물로 보냈다. 나 한 개, 너 한 개. 나 이그림 너무 좋아! 미국에 사는 친구는 내 추천에 노이에 갤러리를 방문했고 나와 마찬가지로 클림트의 그림을 본것만으로도 그 작은 미술관은 소임을 다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내가 감탄한 그림의 포스터를 사서 내게 보내주었다. 그 일은 내게 큰 기쁨이고 소중한 해프닝이며 평생 기억할만한 일이 되었다.


포스터를 꼭 내 방에 걸어두어야지, 생각했는데 그냥 포스터만 붙이긴 아쉬워 액자를 하나 구입하려 했는데, 액자가 너무 비싼게 아닌가. 지금은 부모님 집에 살고 있으니 그냥 벽에 붙여두고, 나 독립하는 날 액자 사서 근사하게 거실에 혹은 꾸미게 될 서재에 걸어두어야지, 하고 일단 지금은 내 침실 벽에 포스터를 붙였다. 방이 환해지는 것 같았는데, 그런데도 나는 자꾸 이 여성의 가슴이 신경쓰였다. 이 그림이 너무 좋고, 클림트 대 화가이고, 이 그림은 명작이겠지만, 그런데 저 가슴이 저렇게 드러난 건 불필요해보였다. 어떻게 가릴까 싶었지만 내가 무슨 수로 그걸 가려? 하는수없이 그냥 그대로 벽에 딱 붙여두었는데, 내가 붙이는 걸 본 엄마가 보시더니, 보자마자 이러시는 거였다.


"젖통이 다 나왔네."


나는 깔깔 웃으며 엄마, 젖통이 뭐야 젖통이..가슴이라고 해야지! 라고 대꾸했는데 엄마는 다음에 이렇게 물으셨다.


"꼭 그렇게 젖통을 내놓고 그려야했대니?"


나는 그 말에 아무말도 대꾸할 수가 없었다. 내가 클림트가 아니니 대답할 수 없기도 했지만, 꼭 젖통이 나와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체 뭐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장면에서는 반드시 가슴 노출이 필요하다고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그림은 이 그림이다.





나는 이 질문이야말로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게 가슴을 내놔야만 했다니? 라는 물음. 


이충열의 이 책, [화가들은 왜 비너스를 눕혔을까?]는 우리엄마의 이 물음을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한 것이다. 왜 남성 화가들은 그림에서 여성들을 기울이고 눕히고 멍하게 그려두었을까. 세계적 명화라는 것들 속의 여자들은 왜 하릴없이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가. 그 가슴은 결국 누구에게 보여지는가, 그 벗겨진 가슴을 보는 주체는 누구인가!


이충열은 명화들을 보면서 그 안에 등장한 여자들의 포즈를 따라해본다고 한다. 이 동작 자체가 자연스러운 동작인지. 남성화가들이 그린 그림속 여성들의 포즈는 실제 여성들이 현실속에서 자주 취하는 포즈도 아니었을 뿐더러, 애시당초 따라하기 어려운 포즈들도 많았다. 특히나 나도 보면서 이해 안되는 그림이 있었는데,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샘>이 그것이다.



이충열은 묻는다. 항아리에 든 물을 버릴때 저런 포즈로 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우냐고. 대체 왜, 무엇 때문에 저 여성은 항아리에 든 물을 다 벗고서 저런 포즈로 버리는 것인가. 왜? 저거 누가 저렇게 하라 그래도 못하겠는데 굳이 들어올려 한쪽 어깨에 얹어서 저렇게 따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렇게 할 필.요.가 없었는데, 굳이 저렇게 그려야 했다면, 왜, 누구를 위해 그러해야 했는가.


왜 그림속 여성들은 저런 포즈들을 취해야 했는가. 


적장의 목을 벤 '유디트'를 다룬 그림들조차도 유디트는 벗고 있고 표정은 단호함과 거리가 멀다. 남성화가들이 그린 유디트는 적장을 죽인 용맹한 여성이 아니라, 팜므파탈적 요소를 가진 여성이었다. 이런 여성에게 잘못 걸리면 죽는다는 메세지. 



지은이의 이름이 '이충열'이라서 나는 남성작가가 뻘소리한 책이라 짐작하고 이 책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이 작가는 안그래도 이름 때문에 남성으로 오해를 받는 여성작가라고 한다. 작가소개를 보면 미술을 포기했다가 문과와 이과를 거쳐 결국 현대미술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그러는 동안 그림들속의 여성혐오를 발견하고 자기 안에 여성혐오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이충열이 그림을 제시하고 끊임없이 묻는 것은, 그간 그림을 보고 내가 느꼈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게 했고, 현재에 이르러 시각적으로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대상화 시키는것까지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충열은 '벡델테스트'처럼 '충열테스트'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묻기를 제시한다. 앞으로 그림을 보게될 때 이렇게 세가지를 물으라는 것.


1. 필연적인 노출인가?

2. 표정과 동작의 의도가 명확한가?

3. 직업, 나이, 성격등 개인적 특성을 알 수 있는가?



이중 두 가자 이상의 질문에 '아니오'란 답이 나온다면 그 그림은 단순 누드라는 거다. 그렇게 다시 그림들을 보면서 그 질문들에 답을 해보자니, '필연적인 노출인가'라는 1번 질문부터 '그렇다'는 답을 할 수 있는 그림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클림트의 댄서 라는 그림에 있어서도 그랬다. 필연적인 노출인가? 물으면 결코 그렇다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엄마의 질문도 생각났다. 젖통을 굳이 드러내야 했다니? 이것은 이충열의 제1질문과 똑같은게 아닌가. 그 노출이 반드시 필요했는가?


놀랍게도 대부분의 여성노출 그림에 '응 필요했어!'라고 답할 수 있는 그림이 없더라. 그렇다면, 그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왜 그토록이나 열심히 그려댄 것인가. 그걸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커버칠 생각이었는가. 그 그림을 보는 이는 누구이며, 그 그림을 보면서 현실 여성에 대한 관점과 시선이 달라지는 것은 또 누구를 위해 이익인가. 

물론 이충열은 '남성'화가들만 그런 그림을 그린 건 아니라는 사실을 얘기해준다. 남성 주체의 시각에 길들여진 여성 화가들도 여성을 수동적으로 그리기도 했다고. 그래야 남성 소비자들에게 팔리니 그런 시선에 길들여지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자연스런 일이었을 거라는 거다.

그 숱한 여성혐오적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아버지의 강압과 아버지 친구의 강간, 그 모든 싸움을 해내면서 주체적으로 여성주체적 그림을 그려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라는 화가를 알게된 건 큰 수확이었다. 


짧은 책인게 아쉬울만큼 좋은 질문으로 가득한 책이었다. 좀 더 많은 그림을 보여주고 좀 더 많이 질문하도록 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나 이만큼으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나는 앞으로도 미술관을 종종 찾을 생각인데, 그 때마다 노출된 그림들 앞에서 스스로 질문할 것이다. 필연적인 노출인가? 짐작하건대 아마도 그렇다는 답을 할 수 있는 그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 너무 좋다. 이런 책을 읽게 되어서. 그림을 볼 때 질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서. 무엇보다 미술하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로 써줬다는 게 너무 짜릿하다. 세상 곳곳에서 모든 현상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계속 책을 내주었으면 좋겠다. 아직 질문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덕분에 질문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저는 ‘누드‘를 이렇게 정의하고자 합니다. ‘성별 이분법과 이성애를 기준으로 한 남성만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성적 욕망의 소유자라는 입장에서, 남성을 시선의 주체로 놓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이미지‘라고 말입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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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0-0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젠틸레스키의 유디트가 감동적이죠. 전 피렌체에서 저 유디트를 봤을 때의 감동을 잊을수가 없어요. 같은 미술관에 있는 카라바조의 유디트와는 정말 다른..... 아 이게 진짜 그림이구나 하는 느낌. ^^

다락방 2020-10-04 15:59   좋아요 0 | URL
네! 젠틸레스키의 유디트 그림은 숱한 남자화가들의 유디트와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주체적이면서 여성연대적이었어요!! 저도 언젠가 제 눈앞에서 그 그림을 직접 보고싶네요. 이런 코로나 상황에서 그런 날이 언제올지 알 수 없지만... ㅠㅠ

syo 2020-10-0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클림트는 아니지만, 제 생각에 클림트한테 저 가슴을 드러내는 게 꼭 필요했니? 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미학적 이유를 댔겠죠.

클림트가 그렇게 대답할 거라고 가정하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저 가슴 노출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다락방님의 견해고 관점인 것 같아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클림트의 견해고 관점이듯이요.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할 질문은 어느 한쪽의 관점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왜 필요하지 않은 것을 그렸는가?˝ 가 아니라, ˝여성노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생각했는가?˝가 아닐까요? 물론 두 질문은 결국 같은 과녁을 겨냥하겠지만요.

다락방 2020-10-04 18:59   좋아요 1 | URL
클림트의 저 그림은 제가 제 방에 걸어둘 것이지만,
클림트가 아닌데 클림트에게 이 가슴 노출은 필요했을 것이다, 라고 가정하는 것이야말로 이시점에 불필요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데 자기 입장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저것이 필요하다고 답할 것이다, 라고 한다면 뭐 클림트만 그렇겠습니까.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나는 그래야 했어, 라고 답하겠지요. 그렇다면 반복되는 문화와 반복되는 세상이 이어질 것이고요. 저는 굳이 클림트에게 필요했을 것이다, 라고 가정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진 않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여성을 수동적으로 그리고 그렇게 그리는 주체, 그리고 감상하는 주체가 남자였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뿐이지요. 그래서 저는 저것이 꼭 필요했는가, 라는 물음은, 쇼님이 같은 과녁을 향한다고 했을때도 어쨌든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쇼님이 바꿔서 질문하고자 한 그런 질문이 나오기 위해서라도 질문했어야 하는 것이고요. 가슴 노출이 꼭 필요했는가,라는 질문이야말로 본질적이죠. 자연스레 따라나오니까요, ‘누구에게‘, ‘왜‘ 가요.



˝창조주가 세상 만물을 만든 후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한 것처럼, 자신이 ‘보기에 좋은‘ 여성을 ‘창조‘해내고자 하는 남성 화가의 욕망과, 아름다운 여성 그림을 주문하고 소유함으로써 여성 신체를 소유하고자 했던 귀족이나 부유한 상인들의 욕망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 바로 누드화였습니다.˝ (p.107)


syo 2020-10-04 19:32   좋아요 0 | URL
저는 ‘클림트에게 저 노출이 필요했을 것이다‘라고 가정한 게 아니라, ‘클림트는 스스로 저 노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가정한 거구요. 그거 두 개는 같은 말이 아니에요.

클림트가 저렇게 그렸잖아요. 그럼, 스스로 이렇게 그릴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그려야지- 하고 그렸다기보다 자기는 자기만의 이유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렸다고 보는 게 납득이 가지요. 그래서 그 생각을 비판하자는 거구요. 작가가 자기가 필요해서 그렸다고 자기 입장을 이야기하면 그걸 듣고 나서는 비판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실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음, 화가가 자기 입장상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렸다고 하더라도 비판할 부분은 비판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핑계없는 무덤 없다는 말 있듯이 자기 입장 없는 사람 누가 있느냐, 그렇게 봐주면 안된다˝라는 말씀은 정확한 반론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저자에게 입장이 있건 없건 별로 안 봐주는 스타일입니다. 오죽하면 다자이 오사무 <사양> 비판할 때도 시대 상황 고려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겠어요. 제 말대로 클림트가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건 그렇지 않건, 아니면 심지어 다락방님 표현대로 클림트에게 그게 필요하다고 가정하건 그렇지 않건, 비판의 여지가 있으면 비판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는 비판해야 한다는 같은 견해입니다.

가슴 노출이 꼭 필요했는가- 라는 질문은 전혀 본질적인 질문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술은 때로 필요하지 않은 것도 하니까요. 만약 클림트가 스스로 가슴 노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저걸 그렸다면, 가슴노출이 필요한가 하는 질문의 답은 클림트가 저 그림을 그리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까요. 저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클림트가 가슴 노출이 필요하다고 인식해서 저걸 그렸고, 그래서 그 인식을 격파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게 본질적 질문은, ˝왜 남성 화가들은 여성의 그림을 그릴 때 가슴 노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입니다.

다락방 2020-10-04 20:19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 쇼님의 댓글을 읽고 클림트에게도 그만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거라고 받아들였어요. 저는 그 이유까지 제가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고요. 그렇지만 지금도 ‘필요했을 것이다‘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가 다른가? 라고 하면 그렇게 다른 말 같지도 않아요. 필요는 생각에서 오는게 아닌가요? 어떤 이유가 있으니 그렸을 것이고 그것은 그 이유를 생각한 것이며, 필요인 것이겠지요.

요약하자면 어쨌든 비판해야 한다는 견해는 같은데 본질적 질문에 대한 차이가 있는 것이군요. 저는 궁극적으로 쇼님이 질문한 것에 이르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질문에서 더하고 덧붙이면 결국 그 질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본질적이란 단어에 대해서 어쩌면 개념을 다르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본질적 질문이라고 한 건, 그 그림을 보자마자 나오게되는 즉각적 반응에 대한 것이었어요. 저 그림을 딱 보았을 때, ‘저 가슴은 왜그렸지?‘ 가 되고 저희 엄마는 ‘그 가슴을 꼭 그려야했대니?‘ 라고 물었다 했잖아요. 제게 본질적 질문이란 그런 뜻이었어요.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질문이요. 결국은 ‘왜 남성화가들은 여성의 가슴을 노출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에 이르긴 하겠지만, 그리고 결국 이렇게 이르는 질문을 쇼님은 본질적이라고 했지만, 저는 ‘뭐야 왜 저렇게 그렸어‘가 먼저 튀어나오거든요. 이충열은 왜 여자들 다 눕혀놨을까? 라고 질문한것처럼요. 저는 그런 질문을 본질적 질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오고 나서야 답을 하고 또 하는 과정에서 찾아간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쓰다보니까 좀 말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