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에는 정말이지 미련해진다. 내가 자지 않는다고 해서 월요일이 오지 않는게 아닌데, 자고 나면 월요일이 오잖아 으악- 하는 마음으로 잠자는 것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잠자는 걸 뒤로 미룰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이다. 흥미진진하게 읽다보면 금세 밤이 되고, 깊은 밤이 되고, 새벽이 되고... 그렇게 어제도 새벽에 잤다는 얘기인데, 그러나 이것이 스릴러 소설인만큼, 저녁에 이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고 새벽이 되어 끝낸 후, 잠이 들었지만, 악몽을 꿨다는 얘기이다. 으- 내가 이래서 자기 전에는 스릴러를 읽지말자, 고 언제나 생각하지만 나라는 인간은 이렇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미련해. 미련한 일요일 밤이었다.


'스티브 캐버나'의 《열세 번째 배심원》은 변호사 '에디 플린' 시리즈 중 한권이다. 국내에는 이 시리즈 중에서 아직 이 한권만 번역된 모양인데, 시리즈가 나온다면 나는 계속 볼것인가...하면 반반이다. 이 책속에 주인공 '에디 플린'은 변호사가 되기 전 사기꾼이었다. 그러나 범죄를 저지르고 만나게된 판사가 그에게 변호사가 되어보는게 어떻겠냐 제안한 모양이다. 아마도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다보면 그 스토리가 다 나오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가 사기꾼으로 살다 만난 '해리'라는 판사와 친구가 되고 그의 삶도 변호사로 바뀌게 됐다는 것을 짚어주고 있다. 이 시리즈를 더 읽게 된다면 아마도 에디 플린의 개인적 삶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로보텀'의 '조 올로클린' 시리즈가 그런것처럼, 에디 플린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아이를 범죄에 노출시킨 모양이었고, 그래서 아내는 그에게 위험한 변호사 직업을 그만두고 다른 안정적 직업 찾기를 강요한 모양이다. 그러나 에디 플린은 무고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고 결국 아내는 그를 떠나 별거중이었다. 《열세 번째 배심원》에서 거대 로펌으로부터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고 이제 아내를 찾을 수 있을까 했지만, 아내는 이제 다른 남자과 교제중이라며 그에게 이혼할 것을 요구했다. 조 올로클린이 그런것처럼 에디는 이 일을 해결하고 아내와 재결합 하고 싶다. 그러나 그가 맡은 일은 역시나 위험했고 그를 죽을 위기에 처하게도 했으므로, 아, 나의 가족들이 나로부터 떨어져 사는 것이 그들을 위해 나은 삶이겠구나, 를 깨닫는다. 절친한 친구인 해리는 그에게 '굳이 그런 일을 네가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에디는 그런 식으로 아무도 하지 않고 남에게만 미루면 무고한 피해자들은 어떻게 되냐고 반문하고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 하려고 한다.



책속에서 이제 막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커플이 나온다. 처음 만나고난 후 서로 호감을 느꼈고 그래서 데이트를 한다. 데이트는 서로의 집에서 밤을 머무르는 관계까지 발전했는데, 알고보니 남자가 범죄자였다. 그것도 보통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의 범죄가 밝혀지고 감옥에 가는 것은 당연히 따라와야 할 결과이지만, 나는 그의 범죄가 밝혀짐과 동시에 데이트를 했던 연인의 입장은 어떨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맙소사, 어제까지도 데이트했던 남자, 섹스했던 남자가 이런 지독한 범죄자라니. 일단 그녀 자신의 신변이 안전한 것에 대해 안도의 숨을 내쉬겠지만, 맙소사,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 그녀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에 대해 뚜렷한 원인도 없이 자책할 것이다. 내가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없었나, 그가 나를 만나는 동안 이상한 점이 없었나, 어쩌면 나는 그렇게 감쪽같이 속았나... 그리고 아마 그 다음의 관계를 시작할 때마다 두려울 것이다. 이 사람은 괜찮은 것인가, 이 사람은 믿을만한가, 이 남자도 그 남자 같은 남자가 아닌가, 이 남자도 그런 남자일 것 같다.... 하는.



여성들이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는 건, 실제로 남성들이 저지른 범죄의 탓이며 실제로 자신들과 또 주변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탓이다. 대학내에서 강간이 일어났다면 대학내의 다른 남학생들이 강간범인건 아닐까 두려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얼마전에 보고난 후 페이퍼 썼던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15》의 <19화>에서는 도입부에 이런 나래이션이 나온다.


"길을 가다가 독사를 만나면 우리는 얼어붙는다.

연기가 나면 도망친다.

우리는 위험에 직면하면 공포에 사로잡히며

안전함을 느끼려고 필사적으로 애쓴다."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위험을 느끼는 것, 두려움을 느끼는 것, 혹시 이 남자도..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그녀들이 안전함을 느끼기 위해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것이다. 이에 남자들이 분노해야 할 지점은 '왜 모든 남자를 그렇게보냐'에 있는게 아니라, 그런 남자들이 없도록 그리고 최소한 줄어들도록 애쓰는 것이다. 잘못이 없는 남자들이 의심받는 건 여자들 때문이 아니라 죄를 저지르는 다른 남자들 탓이다. 그들이 원망하고 분노해야 할 대상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여성이 아니라, 가해를 저지를지도 모를 다른 남성들이다. 나는 《열세 번째 배심원》에서의 여자가, 그 다음의 삶을 어떻게 살아낼지 걱정된다. 연애야 안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반은 여자이고 이 세상의 반은 남자이다. 집에 처박혀 살지 않는한 집 밖으로 나가면서 여자는 약국에서, 마트에서, 길에서 숱하게 다른 남자들을 마주칠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만나는 남자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물론 그녀는 강한 여성이고 내 걱정과 달리 가뿐하게 뿌리치고 없던일로 삼을 수도 있다. 와, 운이 나빳네 혹은 이만하니 천만다행이네 나는 안전했어, 하며 툴툴 털고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건, '그럴 줄 몰랐어, 정말!' 했던 것은 수시로 그녀에게 찾아들지 않을까. 이런 일들은 끔찍하고 싫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잃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짓이다.




일부 남자들은 솔직히 "나는 안 그런데" 라고 말하고 싶어서거나 아니면, 현실의  시체나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현실의 범인을 논하는 문제로부터 방관자 남성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문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기 위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 한 여성은 격분해서 내게 말했다. "남자들은 대체 뭘 바라는 거예요, 여자를 때리거나 강간하거나 위협하지 않는다고 상으로 과자라도 받고 싶은 거예요?"

여자들은 늘 강간과 살해를 두려워하면서 산다. 때로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남자들의 안락함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제니 추(Jenny Chiu)라는 여성은 트위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여성 혐오자나 강간범은 아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요점은 모든 여자는 다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면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p.182-183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드넓은 대학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강간을 당하자 대학 측은 모든 여학생에게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 말라고, 아니면 아예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일렀다. 건물 안에 있어라. (감금은 호시탐탐 여성을 감싸려고 대기하고 있다.) 그러자 웬 장난꾸러기들이 다른 처방법을 주장하는 포스터를 내붙였다. 해가 진 뒤에는 캠퍼스에서 남자들을 몽땅 몰아내자는 처방이었다. 그것은 똑같이 논리적인 해법이었지만, 남자들은 겨우 한 남자의 폭력 때문에 모든 남자더러 사라지라는, 이동과 참여의 자유를 포기하라는 말을 들은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p.111

































얼마전에는 친구들과 사랑의 시작에 대해 얘기했다. 어떤 친구들은 아 좋아해야지, 라는 의지로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내 경우에는 의지 같은게 1도 작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을 좋아하기 시작하는 것은 의지가 아니었지만 그러나 만약 그 사람과 내가 좋은 관계가 시작되었다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의지에 달려있었다. 누가 나를 좋아한다면 물론 나 역시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과는 달랐다. 내 경우에 내가 반해서 내가 사랑을 시작해야 그 관계가 더 단단해졌고, 상대가 먼저 나를 좋아해서 시작된 관계에 있어서라면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언제든지 떨쳐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상대가 질척거릴까봐 언제나 신경이 쓰였다. 그런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게 내가 좋아하는 거였다. 내가 반하고 내가 시작하고 내가 뜨겁게 사랑하면 상대가 내게 질척일 일이 딱히 걱정되지 않는다. 내가 잘하면 된다.


음, 이런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고..



나는 영화 《트랜스포터》를 보고 재이슨 스태덤에게 반했고 그 뒤로 재이슨 스태덤을 좋아하고 있다. 그가 폭발물이 터지는 한가운데에서 여성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괜찮냐고 다치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무척 좋았더랬다. 그는 맨몸으로 적들을 소탕하는 싸움꾼이었는데, 그러나 그가 싸우는 것은 약자가 아니라 강자였다. 이건 영화속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지만 나는 그 장면에 특별히 매혹되어 그 뒤로 그가 나오는 영화들을 빠짐없이 보게 됐고, 그러다보니 엉망진창인 영화도 보게 되었지만(맙소사, 아드레날린은 진짜 엉망 진창이다!), 그렇다고 그가 싫어지지 않았다. 딱히 사람을 잘 보고 좋아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드러나는 그의 생활들도 좋다. 운동을 해서 인스타에 올리는 것도 내가 반하는 지점이고, 그가 그의 아내 로지 헌팅턴 휘틀리와 오래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걸 보는 것도 너무 좋다. 물론 그들의 내밀한 사정을 내가 알지 못하지만, 이 커플은 현재 오래 커플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그들 사이에 아이도 태어났다. 어쩌면 그들이 어쩔 수 없이 같이 사는지 어떤건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는게 좋다. 게다가 재이슨 스태덤이 최근에 찍었던 영화 《메갈로돈》은 너무 좋았다. 그 영화에서는 중요한 직위에 여자들을 앉혀놓았는데, 그런 영화속에 재이슨 스태덤이 나오는 걸 보면 아마도 아내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게 아닐까, 라고 혼자 긍정적인 짐작을 해보게 되는거다. 나는 재이슨 스태덤을 좋아한지 오래되었는데, 좋아하고나서부터는 계속 좋아하고 있고,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는 그만큼 좋아해본 일이 없다. 그러니까, 한 사람에게 반해서 좋아함이 시작되면, 나의 경우, 좀처럼 그걸 끝내지를 않는다.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 크- 재이슨 스태덤보다 내가 먼저 좋아한 배우가 안젤리나 졸리였다. 알라딘에 서재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인데,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의 일인데, 그 때부터 내 서재의 퍼스나콘은 안젤리나 졸리였고 한 번도 바뀌어본 일이 없으며 앞으로도 바꿀 생각이 없다. 서재활동을 하면서 오프라인 모임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안젤리나 졸리가 왜좋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되었는데, 나는 페미니즘을 알기 훨씬 오래전부터도 '그녀가 남자 없이도 혼자 잘 살아낼 것 같은 이미지'라서 좋아한다고 답했더랬다. 강한 이미지, 혼자서도 잘난 이미지. 그녀의 삶 어느 시점에 브래드 피트가 있었지만, 그녀가 브래드 피트 '덕분에' 더 이름이 알려지거나 유명해진건 결코 아니었다. 그녀는, 그녀 자체로서도 이미 충분했던 거다.



링컨 라임 시리즈 제1권을 재미있게 읽고 동명의 영화 《본 컬렉터》를 오랜만에 다시 보게됐다. 오래전에 본 건 기억이 안났던 까닭이다. 책에서 색스가 멋있고 좋았는데 자, 영화에선 어떤가 볼까. 하하하하.

영화는 완전 별로였다. 만약 책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보았다면 이 개연성을 어쩔까 싶었다.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생각만으로 사건을 추리해내는게 뭔가 물음표 천 개 되는 것 같은 거다. 게다가 색스가 라임에게 갑자기 애정을 품는 것도 이상하고.. 영화는 아마도 두시간으로 축약해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겠지만 줄거리를 많이 바꿨는데, 영화로만 봤다면 나는 본컬렉터를 전혀 재미있다고 생각할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안젤리나 졸리는 진짜 근사했다. 그녀가 무표정으로 상대를 쳐다보는 것들도 좋고 또 가장 잘 어울렸지만, 그녀가 미소 지을 때면 와- 나는 보면서, 크- 내가 이래서 좋아했구먼, 이렇게 멋진 여성이었구먼, 하게 되었던 거다. 내가 괜히 좋아하는 게 아니었어, 멋지다..멋져... 아름답다. 짱이야.... 막 이렇게 되는 거다. 안젤리나 졸리 혼자 멋진 영화였다. 크-

언제나 그런건 아니지만, 역시나 내가 사람을 잘 보는구먼, 내가 좋아하는 배우니까 그렇겠지만, 좋아할 만했다... 라는 느낌이 영화를 보는 내내 뽝 드는 거다. 역시 짱이야.. 안젤리나 졸리가 짱이다!






어제였나, SNS에서 사람들이 가을을 타는지, 전애인으로부터 '자니'라는 연락이 온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하하하하. 나도 자니, 할까 해다가 전(前)이어도 너무 전이어서 닥치고 가만 있기로 했다. 다만, 나도 가을을 타는건가, 는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그건 내가 이런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사진을 찍으면서 미쳤구나, 했으면서 또 주문해서 내게로 책들이 오고 있다. 책이여, 인생이여, 독서인이여... 그리고 나여.....Orz


어쩌자고 이렇게 책을 사고 쌓아두는가, 내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그러나 '자니' 를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스스로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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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0-12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스릴러는 못 읽어서 이렇게 다락방님 글로 대신합니다. 다락방님 글로 대신해도 아주 충분해요 ㅎㅎㅎㅎ
사진의 안젤리나 졸리는 참 착하게 나왔네요. 저도 강한 느낌의 졸리를 좋아하지만요. 졸리는 진짜 짱 멋져요!
졸리 이야기 하다보니 ‘졸라‘를 자랑했던 어떤 분이 떠오르네요. 니네, 졸라 알아? 에밀 졸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12 10:2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분은 졸라를 알고 너무나 뿌듯해하셨던 분이신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루이스 글릭은 노벨상을 받을만하다고 한참전에 짐작한 분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진짜 졸리 너무 좋아요!! 졸리가 세상에 존재해줘서 좋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0-10-12 10:28   좋아요 0 | URL
혹시 그 분이랑 연락 되시면요. 내년에 마거릿 애트우드님 수상 가능성 있는지 좀 물어봐주세요.
루이스 글릭 수상도 짐작하시고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12 10:30   좋아요 0 | URL
참 뭐라고 대답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지.... ( ˝)

바람돌이 2020-10-1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인에게서 ˝자니?˝라니..... 잘 참으셨어요. 아 그건 정말 가오가 무너지는 소립니다. ㅎㅎ
절대로 전 애인이 너무 오래돼서 저런 문자를 줄 가능성도 받을 가능성도 1도 없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절대로.... ㅎㅎ
안젤리나 졸리는 저도 정말 멋지지만 본컬렉트 영화는 정말 재미없었어요. 저는 가끔 안젤리나 졸리가 좀더 영화를 잘 골라서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락방 2020-10-12 11:14   좋아요 0 | URL
본컬렉터 영화 너무 후져서 ㅠㅠ 지금 다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지금 만들면 뭔가 더 세련되게 잘 만들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해 ㅠㅠ
안젤리나 졸리 [툼레이더] 저 너무 좋아했어요. 그냥 막 싸우고 그러는 거 너무 멋져요. 후훗.
그러고보니 최근에 안젤리나 졸리 영화를 본게 없는것 같네요. 졸리님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렁그렁)

자니? 물었는데 답이 안오면 저는 또 이 가을에 얼마나 바닥에 곤두박질 치겠어요. 저를 위해서 안하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

비연 2020-10-1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읽고 다음 시리즈 또 나오면 읽을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ㅎㅎㅎ
링컨 라임 시리즈는 과학수사기법의 첨단이라 재미있고.. 좀 길게 가면 좀 지루하기도 하고 ~
그러나, 안젤리나 졸리는 멋지죠. 진리 ㅎㅎ

다락방 2020-10-12 15:44   좋아요 1 | URL
에디 플린은 딱히 기다리지 않아도 될것 같고요 링컨 라임은 순차적으로 죄다 읽어볼 생각입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진리입니다, 진리!! >.<

비연 2020-10-12 15:49   좋아요 0 | URL
링컨 라임 시리즈는 스핀 오프가 더 좋은 게 있으니 그것도 관심 가져보시길.
캐트린 댄스 수사관이 나오는 <잠자는 인형>.
링컨 라임 시리즈 중 <콜드문> 인가? 거기에 나온 여성 수사관의 스핀 오프인데 괜찮습니다.

다락방 2020-10-12 16:11   좋아요 0 | URL
오오 그래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것도 챙겨봐야겠어요. 어휴 볼 거 왜이렇게 많아요. 큰일났네. 저 아직 10월 도서 한 권도 못끝냈는데 말입니다. 으하하하하

- 2020-10-12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다, 가을타는 책탑...ㅋㅋ 저도 단발님 처럼 스릴러 못읽는다고 하고 싶은데 스릴러 읽어본 적이 없다..?ㅋㅋㅋ는 거 깨달았어요 ㅋㅋㅋ 뭐지 ㅋㅋㅋ

다락방 2020-10-13 08:04   좋아요 1 | URL
아이쿠, 이런... 공쟝쟝님, 스릴러 중에도 괜찮은 게 진짜 많거든요. 저야 워낙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거기에 인간 사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의 성장까지 다 들어가있는게 많아요. 으앗. 나 너무 공쟝쟝님 스릴러 읽히고 싶은데 어떡하지? 그러면 읽게하자! 딱 기다리고 있어봐욧!

- 2020-10-13 14:55   좋아요 0 | URL
그렇게 이날 이 후, 저는 스릴러 마니아가 되었고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0-13 15:33   좋아요 1 | URL
이왕 하는거 마니아 1위 해버려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년 10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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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0-10-09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조합입니다~~~

초딩 2020-10-09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장히 좋은 조합이네여

바람돌이 2020-10-09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 초대받고싶어요. ㅎㅎ

transient-guest 2020-10-0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숙한 녀석들도 있네요 ㅎㅎㅎ 즐맥즐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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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봉하자마자 고소한 향이 확 퍼진다.
깔끔하고 가볍고 산뜻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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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시즌 15, 19화 제목은 <그동안의 침묵> 이다.

여동생이 이 드라마의 팬이라서 나에게 자주 추천하곤 했지만 나는 이토록 긴 시즌의 드라마를 볼 자신이 없다. 도대체 이걸 언제다 챙겨보나. 보지 않았던 드라마이지만, 시즌 15의 19화에 대해서만큼은 여러차례 들어서 알고 있었다. 여동생으로부터도, 친구들로부터도 그리고 SNS를 통해서도 이미 이 회차의 줄거리를 들어 알고 있었고, 유명한 장면이 캡쳐되어 돌아다니는 것도 보았더랬다.

처음부터 다 챙겨볼 생각을 하니까 그간 시작도 못햇던건데, 그렇다면 그 회차 한 편만 우선 볼까, 하고 어제 점심 먹으면서 시청하기 시작했다. 여동생이 펑펑 울었다고 한만큼 나도 울거라는 건 짐작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울겠냐, 밥 다 먹을 때까지는 울만한 장면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다, 라고 재생했는데, 웬걸, 시작부터 눈물이 나서 아..잘못했구나, 했다.



닥터 '조'는 태어나자마자 소방관 앞에 버려져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채로 성장했고 지금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친엄마가 어디에 사는지를 알게 되어 찾아간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싶었고 친엄마를 한 번만이라도 만나보고 싶었으니까.

자신이 버려진만큼 조는 엄마에 대해 생각한 게 있었다. 분명 학업도 제대로 못마쳤을 것이고 가난하게 살고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조가 찾아간 그녀의 친엄마는 남편과 결혼하여 아이들, 강아지와 함께 단란하게 살고 있었고 대학원까지 마치고 번듯한 직장에서 일하는 훌륭한 여성이었다. 이에 조는 절망한다. 엄마가 나를 버린 게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조의 엄마는 조의 그런 원망에 하는수없이 조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대학교1학년, 학교의 조교가 끈질기게 데이트하자고 쫓아다녔고, 그래서 알겠다고 대답해 첫데이트를 하게된 날, 그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것. 싫다고 이러지말라고 하였지만 결국 조교는 대학교 1학년 학생을 강간했고, 강간후에는 웃으면서 좋았다고 말하라고 윽박질렀다. 그날밤 조가 임신되었고, 조의 엄마는 누구에게도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한채 이 아이를 혼자 낳아야 했던 것. 태어난 아이를 보니 모성이 생기긴 했지만, 그러나 아이를 따로 떼어내 생각한다는 게 불가능했다. 자꾸만 자신을 강간한 강간범이, 그 강간이 떠올라 견딜 수 없었던 거다. 그렇게 결국 닷새만에 조의 엄마는 조를 버리고, 자신의 회복을 위해 오래 애쓰다가, 몇년이 지난 후에야 대학원까지 진학해 과정을 마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고있다는 거였다.



조는 그런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운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결혼해서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수차례 당했던 이야기를. 임신 중에도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으면 나는 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겠구나, 싶어서 조는 낙태를 했다. 그 얘기를 엄마에게 하면서 조도 울고 엄마도 우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엄마의 손을 조가 잡으려고 하자 엄마는 순간 본능적으로 움츠러든다. 그리고 엄마는 말한다.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았고, 지금 이 순간 너를 만나는 것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조가 이렇게 엄마와의 만남을 떠올리게 된건, 물론 이 일 자체가 잊을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하지만, 병원에 성폭행 피해환자가 입원했기 때문이었다. 얼굴과 온 몸에 심한 구타의 흔적이 있는데, 피해자는 의사에게 싱크대에 부딪쳐서, 옆집 아이들과 하키를 하다 다쳐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자 의사가 들어온 순간 피해자는 조의 손을 저도 모르게 꽉 움켜쥐게 되고 조는 상황을 짐작하며 다른 여자의사를 불러 함께 피해자를 진찰하게 된다. 그녀의 모든 흔적이 그녀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해주는데 한사코 아니라는 피해자에게, 닥터들은 괜찮다고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는 자신이 남편에게 당한 폭력에 대해서 얘기한다. 피해자는 자신의 강간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까봐 그리고 자신을 탓할까봐 두려웠다고 한다. 남편과 빨래 때문에 싸우고 화가 나서 바에 가 혼자 술을 마시다가 강간을 당했는데, 자신이 술을 마셨단 사실과 또 짧은 치마를 입었다는 사실 때문에 남편도 그리고 경찰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책의 말을 늘어놓는다. 내가 그날 왜 술을 마셨을까, 그때 왜 가로등이 꺼진 길로 걸어갔을까. 이에 조와 다른 닥터는 그것이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It was not your fault.


그러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에게 그 말이 제대로 가 닿지 않는다. 그녀는 자꾸 다른 사람들의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고 두렵고 고통스럽다. 그런 와중에 남편으로부터 당한 피해를 얘기하는 의사에게 자신이 말한다.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서라면 그것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일이라면 일단 자신 탓을 하고 보는건 대부분 여자들에게 공통점인것 같다. 나만 해도 내가 이렇게 했어야 했나, 저렇게 했으면 달랐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하니까. 오래전부터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여성들이 집단 억압을 당한 탓이다. 어두운 거 알면서 왜 그길로 갔지, 술을 왜 마셨지, 내가 왜 그 남자를 만나러 나갔지, 내가 왜 그 남자랑 결혼했지, 내가 왜 말대꾸했지.. 그러나 잘못은 명백하게도 성폭행한 가해자들에게 있다.


피해자는 성폭행으로 인해서 장기가 위로 밀러 올려졌다. 호흡이 점차로 가빠지고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병실 바깥으로 나가 수술실로 이동해야 하는게 너무 두렵다. 피해자는 말한다.


"모든 남자가 그 남자로 보여요."


피해자는 자신을 강간한 남자가 자신을 강간할 남자일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낯선 남자로부터 강간을 당했고, 그런 후에 다른 남자들에 대해 저 남자도 그런 남자일 것이다 두려워하는 건, 당연하다. 그녀는 두렵다. 의사도 간호사도 남자를 보기가 두렵고, 자기를 봐주었던 조가 바깥에 나가려고 하면 날 두고 가지 말라고 손을 꼭 붙잡는다. 조는, 그러겠다고, 당신 옆에 있겠다고 한다. 그리고 수술실에 가는 길도 두렵지 않게 해주겠다고 한다. 조는 피해자가 병실을 나가 수술실로 가는 그 모든 길을 병원의 여자 직원들로 채운다. 그녀의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여자직원들을 불러 줄을 세우고 남자 직원들은 그동안 출입금지 시킨다.




그녀를 데리고 수술실로 가는 것도 전부 여자직원들이고 그녀를 수술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도 모두 여자였다.




수술을 집도하는 역시나 여자 의사는 조에게 말한다. 지금 네가 한 일은 규정에 어긋난다고. 조는 대답한다. 알고 있다고. 그러자 집도의가 말한다.


"그런데 그래야만 했어."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치명적 해를 입힌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해를 입혀서 그 후의 일상을 사는걸 아주 힘겹게 만든다. 망가진 몸은 병원에 가 치료를 받는다 해도 그 일을 당했다는 그 순간의 끔찍한 기억은 살아있어 끊임없이 피해자를 괴롭힌다. 며칠 혹은 몇 년이 걸려 가까스로 일상을 회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고 해도, 피해자는 트라우마 때문에 언제라도 재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혹은 책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트라우마는 피해자를 과거의 그 시간으로 다시 끌고 들어가 괴롭게 한다. 성폭행은 그런 것이다.



또한, 조의 경우처럼, 피해자 한 명만 괴롭히는게 아니라 그 사이에 태어날 아이까지도 괴롭힌다. 내가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것, 우리 엄마는 강간 피해자였고 우리 아빠는 강간 가해자였다는 것, 나에게도 어쩌면 그런 자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나의 존재가 엄마에게는 고통일 거라는 것.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꾸 생각하고 의심하게 되는 것. 나를 보면 움츠러들고 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걸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책을 읽었다. 예전에 사두었으나 아직 읽지 않았던 책.
















이 책속에서 오늘 아침, 이런 구절을 만났다.



강간은 우선 다른 폭력에 의한 상처와 동일하면서도 그와 다른 상처를 발생시킨다. 난폭함의 결과이기 때문에 동일하다. 그리고 그 상처가 희생자에게는 접촉에 의해 더럽혀졌다는 생각과 수치심을 각인시키고 훼손당한 인격을 관통하는 모욕감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놓는 데 비해, 폭행한 자에게는 대개 거의 인식되지 않거나 욕망을 해소하는 그 순간 지워져 버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바로 이 더렵혀졌다는 생각이 고소를 방해하고, 희생자에게는 입을 다물게 하고 주변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희생자를 비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p.41)



그레이 아나토미 속의 피해자가 그랬다. 자신이 비난당할까봐 남편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었다. 이에 조는,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모든건 네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그렇지만 혹여라도 나중에 네가 정의를 찾고 싶을 때를 위해서라도 성폭행의 흔적을 채취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강간에는 그 행위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우연히 목격하는 즉시 부인하면서 집단적 의식의 가장 어두운 영역에 묻어버리게 만드는 일련의 이유가 있다. 우선 사회적 제재라는 집요한 위협이 침묵을 강요한다. 성폭력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절대적 필요성이 폭력 그 자체를 덮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p.48)



피해자(생존자)가 그 일을 덮고 싶어한다면, 그건 피해자의 뜻에 존중해야 한다. 사람마다 극복하는 방법도 또 대처하는 방법도 달라서, 그러는 편이 피해자의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결정을 따라주어야 한다. 순결한 피해자를 만들려는 세상이, 피해자의 탓을 하려는 세상이 피해자의 입을 다물기를 원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간들을 견디며 싸우고 싶지 않아서 자꾸 자신의 피해를 숨기고 싶어한다. 그런식으로 폭력이 덮이고, 덮이는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이 일어나는 걸 돕는다. 결국, 당한 너네가 잘못이야, 라는 사회의 압박은 '우리가 계속 성폭행할게'라는 뜻에 다름아니다. 우린 계속할테니 입 다물어.



그러나 세상은 변하고 있다. '조르쥬 비가렐로'는 강간의 역사라는 책을 썼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과 강간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이 에피소드는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시즌 15를 통해 방송된건데, 드라마 속에서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을 보여주면서 '동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혹여 상대 여성이 즐겁지 않다고 한다면, 그만하라고 말한다면, 무조건 그만두어야 한다고. 어린 아들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에게 즐거운 것이 상대에게 즐겁지 않다면, 그만두어야 할 것. 또한, 성폭행 피해자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여전히 강간의 피해자가 있고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의 피해자가 있지만, 세상의 다른 여자들이 피해자에게 연대하며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덜어주려고 노력하고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끊임없이 말해준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서 아주 여러번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렇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더이상 숨기려 하지 않고 덮으려 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입을 열것이다. 폭력이 덮이는 것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묻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이 또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녀가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성관계를 하지 말라.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로빈 월쇼, p.266

















저 말고도 루크에게 폭행당한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유죄 판결이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그들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저는 그 사건이 나를 망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치유과정을 통해 조금씩 회복하는 중입니다. 상담을 받으며 상처를 극복하려 애쓰고,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도움에 기대기도 합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이제 이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서 싸울 용기를 얻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복수를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생존자로서 저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 《강간은 강간이다》, 조디 래피얼,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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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20-10-0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다락방님이 다락방했다!!

다락방 2020-10-08 20:39   좋아요 0 | URL
응? 무슨 말이지? 이 페이퍼에 귀여움은 1도 없는데? 🙄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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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동안 알라딘 커피 드립했던 것들중 가장 잘 부풀어 올라서 기분이가 좋구먼.
마시자마자 다크 초콜릿의 씁쓸함이 뽝- 왔는데 상품 소개에는 ‘밀크 초콜릿의 단맛‘ 이라고 되어있다. 내 혀 어쩔. ㅋㅋㅋ
다크 초콜릿의 씁쓸함이 먼저고, 산미가 그 다음에 왔다.
알라딘은 디카페인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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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20-10-0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카페인이 필요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는지라 디카페인은 손이 잘 안가요. 그런데 이렇게 극찬을 하시니... 맛이 궁금해집니다.^^

다락방 2020-10-08 09:30   좋아요 0 | URL
이거 좋아요, 보슬비님. 이번에 새로 나온 블렌딩 무궁화도 사서 맛봤는데 저는 이 디카페인이 맛이 더 좋았어요. 으흐흐

단발머리 2020-10-07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있는 거 얼른 먹고 도전해야겠어요. 전 사실 지금 마시는 코스타리카 너무 좋거든요. 알라딘 잘한다!!

다락방 2020-10-08 09:30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의외로 커피 맛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 2020-10-0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테말라 좋습니다! :-)

다락방 2020-10-08 09:30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딱히 커피 취향은 없는데요, 이 디카페인은 참 좋더라고요. 앞으로 마시다보면 저도 과테말라 라는 취향이 생길까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