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블로그에서 다 만난 글인데도 종이책으로 읽는 거 너무 좋다. 이 책 안의 내용들이 다 너무 좋아서 전국민이 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내가 읽을 책 말고도 두 권을 더 사서 여동생과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다. 책 제목처럼 어린이라는 세계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인데 그렇다고 그 세계가 어른인 나와 완전히 다른 세계냐 하면 또 그렇지가 않다. 전형적인 허세에 있어서 특히 그런데, 자 보자.




새로 배운 어려운 말을 꼭 써 보고 싶어 하는 것도 전형적인 허세 중 하나다. 아홉 살 다은이는 할머니 생신 잔치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성수신찬이었어요"라고 해서 나를 당황하게 했다. 진수성찬이라고 하고 하고 싶었겠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에 푹 빠졌을 때는 삐삐가 "말랼광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은이에게는 말괄량이 삐삐가 '미치광이'같은 느낌이었을까?

어려운 말 쓰기 좋아하는 건 예지도 마찬가지다. 예지가 피규어를 사느라 "용돈을 탈진했어요"라고 햇을 때는 말투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바로잡아 주지 못했다. 다만 그 말이 어딘가 강렬했던 탓에 자꾸 생각났을 뿐이다. (p.25-26)



그러니까 때는 바야하로 2016년 1월. 내가 삼십대 후반이었을 때다. 다시 얘기한다. 삼십대 후반이다. 어린이가 아니었다고.

어린이가 아니었던 나는, 성숙한(?) 어른이었던 나는 수전 손택의 책을 읽는 중이었다.















아침 출근길에 언제나 그랬듯이 당시의 애인과 전화통화를 하던 중에 수화기 너머 애인은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카푸치노의 모양과 맛과 향이 내 앞에 확 펼쳐지면서 나도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는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 나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네, 충분히 사유한 뒤에 마실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그러자 애인은 커피 마시는데 무슨 사유씩이나 필요하냐고 껄껄 웃다가 이내 덧붙였다.


"너 최근에 읽은 책에 사유란 말 나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시 나는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썼는데, 이 책의 키워드는 사유와 은유라고 리뷰에도 써놓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하도 사유사유 읽어가지고 나도 사유사유 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는데 사유씩이나(!!) 해야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삼십대 후반에 내가 그랬다. 김소영 작가님이 언급하신대로 어려운 말을 써보고자 하는 허세를! 내가! 이, 내가! 가지고 있었던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허세 풀장착했어... 허세 샤라랑- ♡




나의 허세는 이쯤하고.

어제 내가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노래 들으면서 집에 가 울거라고 했었는데, 어제 집에 가서 혼술 하면서 아아, 지금 너무 행복한데 슬픈 노래 듣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나 한 편 보자! 하고는 영화를 플레이했다.

'에밀리아 클라크' 주연의 《라스트 크리스마스》였다.




영화 제목만큼이나 영화 속에서 캐롤인 라스트 크리스마스 여러 버젼으로 반복되어 나오는데, 시작부터 나오기 때문에 나는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나는 크리스마스를 내 생일보다 더 좋아하고, 라스트 크리스마스 노래도 또 너무 좋아해서, 진짜 완전 나한테 너무나 맞춤한 영화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크리스마스에 특별히 기억할만한 일이라거나 한 적 별로 없었는데, 그런데도 나는 봄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곤 했던 것이다. 크리스마스 진짜 너무 좋아해. 아무일 없었는데도 매해 기다려. 항상 어떤 기대감을 갖게 된단 말이야? 그런데도 늘 아무 일도 없는 걸 보면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아무 일도 없을까? 푸코나 읽어야 하는걸까?



여하튼 그래서 좋다고 보는데,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나에게는 비호감인거다. 지각하고 문단속 잘 안하는 이런 캐릭터를 나는 딱히 좋아하질 않아서, 흐음, 캐릭터는 내 타입 아니네? 하면서 봤단 말이다.


여주인공 케이트(에밀리 클라크)는 파트타임으로 크리스마스 기념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가수가 되고 싶었다. 오디션을 보면 번번이 떨어지고 친구들과 룸메이트로 살고 싶어도 자꾸 민폐를 끼치는 탓에 환영받지 못한다. 엄마와 언니와도 딱히 사이가 좋은게 아니라 집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다. 그런 그녀에게 같이 산책하자고 말을 걸어오는 남자가 있다. '당신은 내 타입이 아니에요' 라고 거절했지만 어쩌다보니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됐고 위로도 받게 됐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로맨스를 그대로 따라간다. 그러다가 나는 폭풍 오열을 하는데... 하아-

이게 로맨스의 탈을 썼지만 로맨스가 아니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소리 내서 엉엉 울어버렸다. 이승환의 노래를 듣지 않았는데도 울어버렸어. 한 밤에 흐느끼면서 울었다. 로맨스라며 엉엉 로맨스라고 해서 봤는데 왜이래 이러면서 엉엉 운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아침에 생각해보니 그게 그렇게 울 영화였나.. 싶은데 어제 왜그렇게 울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처음에는 줄줄 눈물만 흘리다가 나중에는 양손으로 얼굴 가리고 엉엉 울어버렸다. 어휴... 동생한테 이 영화 보면서 울었다고 어제 말했는데, 오늘 아침 여동생이 어제 울어서 얼굴 붓지 않았냐고 물었다. 아냐, 괜찮아.. 휴......아오 울겠다고 말하고 진짜로 쳐울었네 ㅠㅠ



아무튼 술상은 완벽하게 보았다. 최근에 산 오븐이 오븐, 전자렌지, 에어프라이어, 그릴 용으로 다 되는거라 스테이크 한 번 구워보았다. 양쪽 7분씩 구웠는데 너무 웰던되어서 다음엔 좀 시간을 줄여야겠다.





좋은 안주, 좋은 술 먹으면서 엉엉 운 밤이었다.

빨리 퇴근해서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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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1-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 마이클 열렬 팬이었는데... 이제는 없는 조지. ㅠㅠㅠㅠ
저도 이번 주말엔 와인과 안주 장착해보려고 해요. 으하하.

다락방 2020-11-30 07:58   좋아요 0 | URL
저는 토요일에 와인 일요일에 소주까지 힘차게 달렸네요.. 이제 주중에는 금주.. 하는 삶을 살고 토요일에만 술을 마시도록 해야겠어요. 히융 ㅠㅠ

scott 2020-11-2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겨자 양파 피클까지 완벽한 디쉬인데 ,,,,
다락방님, 소세지 안 구워진것 같아요 ㅋㅋㅋ

이제는 세상에 없는 조지, 죽기 몇년전 파리 빨라스 가르니에 ‘심포니카‘ 콘서트 최고였는데 ㅜ.ㅜ

다락방 2020-11-30 07:58   좋아요 0 | URL
저 소세지는 여동생이 추천해준건데 굽는게 아니라 칼자국도 내면 안되고 끓는물에 데치는 소세지래요. 그래서 끓는 물에 데쳐가지고 저렇게 안구운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으흐흐흐.
 

연말 TV 예능 프로그램 시상식에서 아버지들이 아이를돌보는 리얼리티 쇼가 대상을 받았다고 한다. 출생률이 떨어지는 시대에 아이 돌보는 즐거움을 전파하는 것이 이 쇼가 상을 받은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이 쇼를 보지 않는다. 육아가 거의 전적으로 어머니에게 떠맡겨지는현실에서 아버지가 아이를 돌본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불편하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런데 그보다 큰 이유는 거기 나오는 집들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린이들도 이 쇼를 본다. 세트장‘이 아닌, 유명 연예인의 실제 집과 거기 살고 있는 다른 어린이를 본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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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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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에이미와 이저벨》, 《버지스 형제》까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기존 작품들을 읽고 본다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안읽는다고 이 책이 재미없는 건 결코 아니지만!
당신과 내가 만나고 헤어지는 것, 나이들어가고 죽는것까지, 이 책 한권에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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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2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가서 혼술하면서 울 생각에 신난 1人 힝힝

단발머리 2020-11-26 13:35   좋아요 0 | URL
실시간 중계는 안 되는 거에요? 히잉~~~~ 🥺

다락방 2020-11-26 13:38   좋아요 0 | URL
취중 통곡.. 실시간 중계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1-26 14:16   좋아요 0 | URL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줌도 가능하고요. 처음에는 독창이었다가 나중에 떼창도 가능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1-26 13:53   좋아요 0 | URL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후렴 부분이 떼창 하기에 너무 좋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떼창하면서 떼울음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왜 우는 얘기 하는데 웃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0-11-26 14:02   좋아요 0 | URL
전 나이가 (살짝) 많아서인지 이승환 세대가 아니라.. 좀 슬퍼지는데요;;;; 그래도 떼창은 듣고 싶고요?

다락방 2020-11-26 14:03   좋아요 1 | URL
저는 이승환 세대이긴 하지만 이승환을 딱히 좋아하진 않거든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도 사실 나올 당시에는 좋아하지 않았고, 이승환은 텅빈 마음이여!! 했었는데, 오늘 듣는데 아주 그냥 가슴을 후벼파가지고... 이게 다 쏠랄 때문이고 ㅠㅠ 오늘은 왜이렇게 가사가 저를 후려 갈기는지..

저는 남들 다 박정현의 <꿈에> 좋다고 할 때도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몇 년 지난 후에 갑자기 꿈에 가사가 훅- 오더라고요. 어휴.. 힘들어.. 울어야지 ㅠㅠ
어쨌든 슬프니까 같이 울어요 유부만두님!

유부만두 2020-11-2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미, 이저벨 그 모녀의 이야기도 이어지나요?!!!

2020-11-26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6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6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0-11-2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지 마......... 힝

다락방 2020-11-26 13:51   좋아요 0 | URL
응 안죽어 안죽어 걱정마요. 우리 와인 마시면서 즐겁게 살자요 수연님!

수이 2020-11-26 14:03   좋아요 0 | URL
내년에도 보리 고추장❤️ 아 보고싶다

다락방 2020-11-26 14:04   좋아요 0 | URL
코로나 상황 봐가면서 만날 기회를 노려봅시다. 저는 오늘 혼와인 & 홈와인 할거에요. 아 너무 설레여서 미치겠어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요일에 보리고추장 넣고 비빔국수도 해먹어야겠어요. 앗. 치킨도 구워먹어야 되는데 언제 다 먹지? 아 바쁘다..

단발머리 2020-11-2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꿈인걸 알지만
지금 이대로 깨지 않고서
영원히 잠 잘 수 있다면......

흐흐흑... 오늘의 트랙 2번입니다 ㅠㅠ

다락방 2020-11-26 14:11   좋아요 0 | URL
날 안아주네요, 예전 모습처럼.
그동안 힘들었지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 손을 잡네요, 지친 맘 쉬라며.
지금도 그대 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혹시 이게 꿈이란 걸 그대가 알게 하진 않을거야.
내가 정말 잘할거야, 그대 다른 생각 못하도록.
그대 이젠 가지마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줘요.
나도 깨지 않을게요, 이젠 보내지 않을거예요.



이젠보내지않을거야이젠보내지않을거야이젠보내지않을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0-11-26 14:14   좋아요 0 | URL
이제 다시 눈을 떴는데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나 괜찮아요 다신 오지 말아요

오지 말래 다시는 오지 말래 크아아앙 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ㅠㅜㅜㅜㅜㅠㅠㅠㅜㅜㅜㅜㅠㅜㅜㅜㅠㅜ

다락방 2020-11-26 14:14   좋아요 0 | URL
오지 말라는거 거짓말이야 뻥이야 그냥 해본말이야 진심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러니까 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냥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0-11-26 14:15   좋아요 1 | URL
뻥이야 뻥이래 오지 말란 거 뻥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syo 2020-11-2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댓글창 왜이리 혼란해요 ㅋㅋㅋㅋ 는 왜 저리 많고 ㅠㅠㅠ는 또 뭐 저리 많아? ㅋㅋ큐ㅠㅠ

다락방 2020-11-27 09:17   좋아요 0 | URL
혼란한 것이 어디 댓글뿐이겠습니다. 페이퍼도 리뷰도 언제나 혼란한 사람, 나란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cott 2020-11-2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들이 ㅋㅋㅋㅋ 페이지 한장이에요 ㅎㅎ

다락방 2020-11-27 09:17   좋아요 0 | URL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아까 리뷰(☞ https://blog.aladin.co.kr/fallen77/12168549 ) 에도 썼지만 쏠랄과 이승환 노래가 더해져서 내가 오늘 아침에 마음이 정말 많이 거시기하다. 마음이 마음이 아니야. 가사는 또 왜그래..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돼요..


아.. 미치겠다. 쏠랄과 아리안은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인데, 이승환도 이 노래에서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이 되기를 원하는 거잖아.

ㅋ ㅑ - 나는 너무나 문학적이구나. 그러고보니 내 서재명이 마지막 키스야..... 어쩔........ 역시 인간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 그리고 나도 말한다.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돼요..


울자 울자 울어버리자 ㅠㅠ


이렇게 노래에 빠져 허우적대는데 다정한 알라디너가 얘기해준다. 이 노래는 차지연 버전이 더 좋다고. 나는 이승환의 <천일동안>도 옥주현 버전이 더 좋았는데, 뭐라고, 차지연 버전이라고? 그렇게 찾아 들었는데... 아아. 좋다. 슬프다. 운다.






사랑아 잠시 쉬웠다 와라. 우린 어떻게든 다시 만나자. 다른 사랑 하지 말고...



다른 여자랑 잠자겠지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겨울 휴관

 

 

무대에서 내려왔어 꽃을 내미네 빨간 장미 한 송이

참 예쁜 애구나 뒤에서 웃고 있는 남자 한때 무지 좋

아했던 사람 목사가 되었다 하네 이주 노동자들 모이

는 교회라지 하도 괴롭혀서 도망치더니 이렇게 되었

구나 하하하 그가 웃네 감격적인 해후야 비록 내가

낭송한 시라는 게 성직자에게 들려주긴 참 뭐한 거였

지만

 

 

우린 조금 걸었어 슬며시 그의 딸 손을 잡았네 뭐

가 이리 작고 부드러울까 장갑을 빼려다 그만두네 노

란 코트에 반짝거리는 머리띠 큰 눈동자는 내 눈을

닮았구나 이 애 엄마는 아마 모를 거야 근처 미술관

까지 차가운 저녁 바람 속을 걸어가네 휴관이라 적혀

있네 우리는 마주 보고 웃다가 헤어지려네 전화번호

라도 물어볼까 그가 나를 위해 기도할 거라 하네

 

서로를 등지고 뛰어갔던 그 길에서 여기까지밖에

못 왔구나 서로 뜻밖의 사람이 되었어 넌 내 곁을 떠

나 붉게 물든 침대보 같은 석양으로 걸어가네 다른

여자랑 잠자겠지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어휴.. 이 감정 어쩔거야.. 아직 오전인데 오늘을 어떻게 버틸거야. 방금 친구가 손승연 버전도 줬어. 아 눈물이 나네요. 안돼요 안돼요 안된다고..... 오늘 집에 가면 이 노래 틀어놓고 혼자 술 마시면서 울어야겠다. 울자 울자 울어버리자..나는 웁니다. 



그렇지만.. 계속 이런 기분으로 보낼 수 없잖아....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 눈물이 나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만의 약속 그약속을 지켜줄 내사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 감정아 너무 멀리가지마, 돌아와... 너 그러면 안돼, 돌아와, 돌아오란 말야.....자, 돌아오자, 어떻게 돌아올까? 이 노래를 듣자!





<Nohting's gonna stop us now>는 이상하게도 어쩐지 주기적으로 들어줘야 되는 노래 같다. 뭔가 다 괜찮아지는 노래같아. 그렇지만 이 노래를 들어도 여전히 가슴에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남아 있지만. 그건 어쩌면 그게 한글이라 그런걸지도? 아 모르겠다 나는 너무 슬프다. 니 사랑으로 나를 적셔줘라.





아.... 슬픔이 너무 찾아와서 돌아버리겠다. 이 감정을 어떻게 부여잡고 오늘을 버티나. 빨리 집에 가서 와인 따라가지고 스테이크 안주해서 먹고싶다..그러면 기분이 괜찮아질텐데...그래도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틀어두고 엉엉 울어야지. 안돼요 안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서 울어야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


내 마음아... 진정해...........가출하고싶은 기분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국 페미니즘 법 이론의 흐름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법제도의 변천 및 법원 판결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입법안과 개정안을 추적하고, 문학 작품·기사를 인용하며, 가상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돕기도 한다. 또한 특정한 페미니스트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각 이론에 따른 결론과 비판점 등을 상세히 설명하여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러한 풍부하고 다각적인 접근은 페미니스트 법 이론이 현학적인 문답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일어나는 문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책소개 中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라는 책이 나왔는데 책소개를 보면 아주 흥미롭다. 문학작품과 기사를 인용하고 법원 판결 내용도 소개한다고 하니 매우 궁금한데, 저자인 '낸시 레빗'은 법학 교수이고, '로버트 베르칙'은 사회복지학교의 연구원이라고 한다. 너무 읽어보고 싶은데, 도대체 어떤 내용들이 어떻게 담겨있길래 384쪽의 책이 정가 49,000 원에 할인도 안들어갈까? 그 이유가 뭘까? 49,000 원이라면... 읽어보고 싶지만 선뜻 확 지르게 되지는 않는다. 서점에 가서 책을 한 번 훑어보고 결정하고 싶은데, 서점에 가면 이 책이 있을까? 어쩐지 마이너한 책인것 같은데.....

내가 아무리 3개월 순수구매액이 72만원을 넘어간다해도 한 권에 49,000원짜리 책을 그냥 막 확 살 순 없잖아?




낙태죄 위헌' 판결, 혀 절단으로 방어한 '56년 만의 미투' 사건 등 여성에 대한 착취와 억압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끝없이 싸워왔던 변호사 김수정.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년간 법정에서 '여성을 위해' 변론하며 기록한 여성 인권 투쟁기이자, 저자의 첫 단독 저작이다.

n번방 사건, 직장 내 성희롱, 가정 폭력, 아동·청소년 성착취 문제, 배드파더스 사건 등 저자와 동료 변호사들이 직접 변론했거나 현재에도 변론 진행 중인 사건들을 천착해 주제별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여성에게 중대한 범죄들이 일어났을 때 왜 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 범죄에 대한 형량은 왜 이리 가벼운 것인지, 왜 법은 현실이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지 법조인의 눈으로 적확하게 바라본다. 과연 법은 여성의 편인지, 법을 다루는 판사들은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수없이 되묻는다. -책소개 中





저자인 '김수정'은 현재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변호사가 본 여성대상 범죄의 사건과 그에 대한 투쟁의 기록이라니, 이 책 역시 너무 읽어보고 싶다. 게다가 이렇게 나와준 게 너무 감사하고. 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일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 여성주의 병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의사 추혜인 원장의 에세이. 건축학도를 꿈꾸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증언해줄 의사가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진로를 바꿔 의대에 재입학한 이십대부터 자전거 타고 왕진 가는 동네 주치의가 된 지금까지 여자로, 의사로, 페미니스트로 살아온 20여 년의 경험과 철학,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 60여 편에 담았다.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안전한 의료 시스템을 향한 열망이 만들어낸 한 지역 의사의 따듯하고 다정한 치료기이자 압축된 생의 기록이다.

책에는 저자가 의사가 된 사연부터 살림의원을 만들게 된 과정, 페미니스트로 살아오며 맞닥뜨린 의료 현장의 문제점, 이웃과 환자들의 왁자지껄한 사람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의료계의 이모저모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기존에 가졌던 의사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수자도 존중받으며 일상을 영위하고 평등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뭉클하고 재미있게 그려낸다.-책소개 中




의사의 책도 나왔다. 저자 '추혜인'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증언해줄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에 재입학 했다고 한다. 추혜인은 의사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말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건 너무 신난다. 변호사도 의사도 여성으로 일하면서 맞닥뜨리는 현실에 대해 증언하고 기록하는 일.




일본 사회에 내면화한 성차별적 요소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소설. 요코하마시 교외의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간다쓰 미사키는 여대에 진학한다. 시부야구 히로의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다케우치 쓰바사는 도쿄대 이과1류에 진학한다. 요코하마의 옥토버페스트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성차별 의식, 학벌에 대한 열등감, 학력주의가 교착하며 도쿄대생 다섯 명에 의한 끔찍한 강제 추행 사건으로 이어진다. 사건이 보도되자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미사키에게 비난이 쏟아진다. 미사키는 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복면을 쓴 익명의 대중에게 ‘꽃뱀’, ‘자칭 피해자’, ‘걸레’라고 손가락질당한다. - 책소개 中






책소개만 읽어봐도 가슴이 답답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될지 읽어보고 싶다. 읽고 더 답답해지면 어쩌지... 하아-








뭐, 그렇다해도 나는 오늘은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감정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술을 마시고 잠이 들어야 할것 같다. 오늘은 그렇게 마치게쒀~ 아직 점심도 안지났지만 나는 그렇게 오늘의 계획을 세우고 살아간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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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11-2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잔잔한 호수에 이승환을 던져서 이런 파문을 일으켰나

다락방 2020-11-27 09:15   좋아요 0 | URL
어휴... 이승환 들으면서 울라고 했는데 영화 보다 울어버린 밤이었네요..... 어휴... 울긴 울었다... 에휴.....

psyche 2020-11-27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89년 데뷰때부터 팬인 저는 이승환 버전에 한표를 팍! ㅎㅎ

다락방 2020-11-27 09:16   좋아요 0 | URL
<텅빈 마음> 너무 좋았어요, 저는. 이거랑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도 좋았고요. 크- 사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버리죠.. 어제는 아주 제대로 감성에 절여졌네요 ㅋㅋㅋㅋㅋ

물까치 2020-12-14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는 표지가 예뻐서 그렇지 대학교 교과서용으로 번역한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ㅎㅎ 번역하신 분들이나 가격이 딱 대학교 교과서 느낌... 헌법재판소에서 번역세미나 하신거 묶어서 출간하신 느낌 ㅠㅠ

다락방 2020-12-14 09: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384페이지 밖에 안도는데 어째서 저 가격이며 어째서 저 번역가들이 다 몰려있는가 싶고 말이죠. 내용적으로 너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은데 지르려다가 지르려다가 역시나 49,000 원이어서 자꾸 뒤로 미루게 돼요. ㅎㅎ
 
주군의 여인 2 창비세계문학 61
알베르 코엔 지음, 윤진 옮김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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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970년대에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지금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 태어날지를 내가 정할 순 없었지만, 태어나고 난 후부터는 순간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것이고, 그럴 때마다 하나를 결정하면서 나는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이만큼의 돈을 벌고 지금 이 위치에서 어떤 사람을 친구로 두고 또 어떤 사람과 연인으로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지는 그러니까 나의 어느 한가지 면 때문만이 아니라 이 모든 것으로 구성되어진 복합적인 내가 하는 일이다. 만약 내가 1920년대에 유럽에서 태어났다면, 2000년에 아프리카에서 흑인으로 태어났다면, 그렇다면 나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 수도 없었을 것이며 친구도, 연인도 다른 모습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어느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했을 때는, 단순히 '지금의 나'가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정체성을 가진 내가 있다. 나였기 때문에, 이 나이의 이 모습의 이곳에 사는 나였기 때문에 당신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의 진행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이 선택은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내가 한 일이라는 거다.



쏠랄도 마찬가지였다. 쏠랄은 부하직원의 아내 아리안을 만나 사랑을 했다. 뜨거운 사랑을 했다. 아리안 앞에 처음에 추한 모습으로 나타나 사랑을 얻고자 했던 일, 세상이 힘에 굴복한다는 사실, 자신의 외모가 가져오는 유리함 그러나 자신의 외모에서 어쩔 수 없이 티나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 이 모든 것들이 그를 이루고, 그렇게 이루어진 쏠랄이 아리안을 사랑했다. 아리안 역시 마찬가지. 그녀의 과거의 삶이, 환경이 아드리앵 됨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게 했고, 그 남편과 사는 삶이 쏠랄을 사랑하게 했다. 내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는가는 단순히 지금 내 기분 하나에만 의지하는 게 아니고, 내가 상대를 향해 사랑이란 감정을 품게 되었을 때는, 이렇게 태어난 나와 이렇게 살아온 내가 있다.



쏠랄과 아리안은 사랑했고, 사랑의 도피를 했고, 서로에게 열중했지만, 세상과 소통할 순 없었다. 처음에 그것은 의지였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상이 이 연인을 배제한 것임이 드러난다. 불륜이어서, 국제연맹 사무차장이라는 직업도 잃어서, 프랑스의 국적도 박탈당해서, 그리고 그가 유대인이어서. 거슬러 올라가면 가장 처음, 그가 유대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를 책의 말미에는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왔으므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사랑할 수 있었다면, 마찬가지로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고통과 괴로움은 없었을 거라는 의미도 된다. 그러나 인생은 한 번 뿐인데,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다시 태어날 수가 없는데, 이제와서 '유대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은 도대체 무슨 소용인가. 이것이야말로 부질없다.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사랑, 세상으로부터 배제된 사랑은 활활 타올랐던 것도 잠시. 지쳐버리고 무너져내리고 꺼져버린다. 그란 쏠랄과 아리안에게 남은 것이 서로가 전부이며 또 그들이 시작한 사랑만이 전부였기에,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그 사랑을 붙든다. 그렇게 붙들지만 그 사랑은 결국 어떻게 될까.



이 책은 1,2권 두 권인데 두 권다 너무 두껍고 게다가 수시로 문장 부호도 없는 긴 장광설이 등장한다. 1권의 아드리앵 됨의 장광설과 2권의 마리에뜨의 장광설은 깔깔대며 웃기에 좋고, 그들의 장광설은 신분과 계급과 사회를 비웃는다. 아리안의 장광설은 과거의 사랑을 끊임없이 소환하고 또 현재의 사랑에 대한 열정을 퍼붓고 또 퍼붓는다. 그리고 쏠랄의 장광설은 힘과 사랑에 관한 것이며 그의 정체성에 대한 것이었다. 이 사랑과 질투와 화해와 연민이 결국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이르고, 그 정체성만으로도 자신은 이미 세상으로부터 배제된 사람이라, 이 어마어마한 분량의 내용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며 나를 반성에 이르게 한다.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저렇게 혼자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 고민하며 걷는 사람들을 향한 손가락질에 나 역시 침묵으로 동조하고 있는건 아닌가. 존재하는 사람을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세상 속에서 당사자는 그 존재가 드러날까 숨어다녀야 한다. 그가 혼자 외출하고 혼자 걸을 때, 벽에서 유대인에 관련된 낙서를 볼 때, 술집에서 유대인에 관한 사람들의 숙덕임을 들을 때, 쏠랄은 이 세상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캐서린 맥키넌의 말이 생각났다.



'백인 전용'이라는 간판은 '유대인 사절'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가 차별행위로 간주된다. 인종 격리는 "나가!" "당신은 여기 못 들어오게 되어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면 일어날 수가 없다. 상대를 높이는 것이나 깎아내리는 것이나 모두 의미 있는 기호나 의사 전달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바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다. - 《포르노에 도전한다》, 캐서린 맥키넌, p.36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그런 행위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죽으라는 말들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쏠랄이 한 명의 연인만 보고 살아가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책장을 덮으면서 힘들었다. 여전히 묵직하다. 이유있는 장광설들이었다.



그런 참에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이승환의 노래 얘기가 나왔다. 오늘 아침, 말 나온김에 들어볼까, 하고 재생하는데, 어젯밤 잠들기 전에 읽었던 쏠랄의 이야기가 훅- 다가왔다. 노래의 모든 가사가 쏠랄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갑자기 슬퍼졌다. 이승환은 어떻게 사랑이 그러느냐 물었지만, 나는 쏠랄이 유대인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어졌다.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오늘은 쏠랄 때문에, 쏠랄을 위해, 술 한 잔 해야겠다.


마음이 막 너무해 ㅠㅠ




사랑이 잠시 쉬어 간대요
나를 허락한 고마움.. 갚지도 못했는데
은혜를 입고 살아 미안한 마음뿐인데
마지막 사랑일거라 확인하며 또 확신했는데
욕심이었나봐요
난 그댈 갖기에도 놓아주기에도 모자라요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사랑한단 말 만번도 넘게
백년도 넘게 남았는데
그렇게 운명이죠 우린
악연이라 해도 인연이라 해도 우린..
우린 어떻게든 무엇이 되어있건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
안돼요 안돼요..

그대는 나에게 끝없는 이야기
간절한 그리움..
행복한 거짓말 은밀한 그 약속
그 약속을 지켜 줄 내 사랑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너만의 나이길 우리만의 약속
그 약속을 지켜 줄 내 사랑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너만의 나이길 우리만의 약속
그 약속을 지켜 줄 내 사랑..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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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1-2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복명가왕에서 차지연이 부른 버전을 좋아합니다.
그렇다는 걸 알려드리려 굳이 댓글을 답니다. 사랑 가득한 아침이에요. 근데 슬픈 사랑....

다락방 2020-11-26 10:09   좋아요 0 | URL
아오.. 아침에 제대로 허우적대네요. 이 노래 출근하면서 내내 반복해 들었어요.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ㅠㅠㅠㅠㅠㅠㅠㅠ엄청 절규하잖아요? 엉엉 ㅠㅠ 아주 지금 가슴속을 헤집어놔가지고 제 마음이 갈 곳을 잃고 헤매입니다... 아아 이 마음......

간절한 그리움
은밀한 그약속

울자 울어버립시다 단발머리님.


이승환의 그 뭣이냐, <사랑이 떠나가네>도 옥주현 버전이 더 좋았는데, 이 노래는 차지연 버전이 더 좋군요? 한 번 찾아서 들어야겠어요. 그리고 또 울겠습니다. 오늘은 운다.......

단발머리 2020-11-26 10:14   좋아요 0 | URL
옥주현 버전의 이승환 노래는 <천일동안>이 되겠습니다. 물론 <사랑이 떠나가네>도 너무너무 좋지만서도요.

울면서 쓰는 댓글입니다.
다락방님, 우리 울어요. 그냥 막 울아버립시다!!! 엉엉!!!!!

다락방 2020-11-26 10: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맞다 천일동안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 떠나가네는 김건모죠 ㅋㅋㅋㅋㅋ 아무튼 천일동안도 이승환보다 옥주현이 더 좋았다는 말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울다가 웃어버렸네. 똥구멍에 털나겠어요 ㅠㅠ

Forgettable. 2020-11-2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쏠랄이(!!!) 이 쏠랄이 되었군요. 별 5개라 좀 놀라며 읽었는데 ㅎㅎ 유대인이 그렇게 천대받던 시절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아랍인이 스페인을 정복했을 때 유대인을 받아들여서 그들의 수학적 지식이 나라의 부강에 큰 도움을 주었고 이후 다시 스페인 왕가가 복귀하면서 유대인을 다시 천대하며 천천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고. 이 못된 차별주의자들!! 궁금했던 이 이야기의 한 면모를 이 책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락방 2020-11-26 10:29   좋아요 0 | URL
뽀 댓글 읽다보니 제가 얼마전에 [유대인의 역사]를 사놓고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퐉 떠오르네요. 하아.. 이것이야말로 부질없다. 왜 사는가..책을 왜 사는가, 왜..

어휴 막판에 너무 감정이 휘몰아치더라고요. 쏠랄이 어디에도 갈 데가 없고 설 데도 없고 머무를 곳도 없고 속할 곳도 없어서 혼자 움츠리며 걷는 시간들이 너무 훅 오는 바람에 힘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책장 덮는데 ‘그러지마‘라고 말할 수도 없고 아주 돌아버리겠더라고요. 너무 감정 쏟아지는 독서였어요. 그 쏠랄이 정말 이 쏠랄이 되었네요. 휴.. 지금 감정이 너무 거시기해져서 이 감정을 좀 어떻게 해놔야지 안되겠어요. 그래도 예정대로 저녁에 술은 마실겁니다. 훗. 혼와인 너무 기대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