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의 신간을 다 읽고 어제 퇴근길에는 노멀 피플을 읽었고 집에 가서 잠들기 전에는 《기도의 카르테》를 읽다가 잤다. 읽으면서 바로 중고로 등록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절반쯤 읽고나자 '내일 아침 출근길에 읽기엔 내 집중력 낭비다 낭비' 하고 다른 책을 골라야지 생각하고 잠이 들었다. 머리가 잘 돌아갈 땐 다른 책에 양보하세요~
















오늘 아침, 어떤 책을 골라서 가방에 넣을까 머리를 감으면서 생각했고 그래서 이 책 저 책 마구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이거 올려두다 말고 저거 올려두다 치우고. 그리고 버터를 녹여 간장을 넣고 밥을 비벼 먹으면서 북플을 보다가 이 책의 리뷰를 보게 되었다.

















오오, 재미있어 보인다. 불륜의 심리학 뭐 이러는데, 사실 가장 집중 잘 되는 아침에 읽기엔 이 책도 적절해 보이진 않지만,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이미 가지고 있는것 같아서, 나 이거 있지 않나? 사랑할 때 어쩌고 하는 거 뭐 있었던 것 같은데. 레이먼드 카버 의 소설집 말고, 이런 제목 비슷한 거 나 있어. 그게 이 책이었나? 이걸 읽자! 아침에 이걸 보았다면 바로 이 책이 지금 나와 만날 운명!! 그렇게 나는 바쁜 아침에 밥을 먹고 책장 앞으로 가 초조하게 이 책을 찾는다. 아, 어디 있지, 어디 있지, 어디에 뒀지, 분명 사랑할 때 어쩌고~ 하는 제목에 카버의 소설 아닌 것이 있었단 말야? 하고 저기 치웠다 여기 치웠다 하며 드디어 두둥- 발견! 그러나 아뿔싸리?















내가 가진 책은 이 책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책은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 심리학> 이고 밑에 책은 <연인들의 언어에 숨겨진 심리학>이란 부제를 갖고 있다. 완전히 다름 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오늘 이 책을 들고 왔느냐 하면, '어? 이거 저 책 아니네?' 하고 다시 꽂아둔 뒤에, 이 책을 들고 나왔다.


















이 책에 대해 사실 잘 모르는데 어쨌든 이 책을 들고 나와서 읽기 시작하는데, 오, 이 책은 나처럼 눈 앞의 새우깡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 먼 곳에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쓴 책 이라는 느낌이 뽝 왔다. 그래서 나쁘다거나 안맞는다거나 하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느낌이 너무너무 좋다. 너무너무 좋다. 진짜 좋다. 아직 몇 장 읽지도 않고서 나는 이 책을 사람들이 꼭 다들 좀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유퀴즈>에 작가 김영하가 나온 걸 봤더랬다. 김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데, 책을 읽으면 내가 말하고자 했던게 뭔지 거기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거고,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거라고. 김영하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글을 쓰는 사람은 글에 '짜증난다'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는데, '짜증난다'는 감정을 디테일하게 살피지 못하고 모든걸 퉁쳐버리는 단어라는 거다. 적어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짜증난다고 발화할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이 사실은 서운함인지, 분노인지 그걸 살펴보고 거기에 적합한 단어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나는 김영하에 대해 좋다 싫다 감정이 없는 사람이고 김영하의 소설도 딱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김영하가 하는 저 말들은 너무 옳은 말이어서 사람들이 저 방송을 보고 책을 좀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할 때, 책을 읽다 보면 바로 그것임을 알게 되는 경우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런데,



《우연한 생》의 '앤드루 H.밀러'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물론 '책을 읽어라!'하는게 아니라, 우리 인간이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씩은 생각하는 고민, 그러니까 나의 경우 저기 가서 새우깡좀 얻어먹어야 해, 라고 늘 생각하는 사람이어도, 그러면서도 언젠가 한번씩은 '내가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를 종종 떠올리게 되는데, 바로 그런 고민을 우리는 책을 통해, 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거다. 크- 아직 36쪽밖에 안읽었는데 진짜 너무 좋다. 



읽자마자 내 남동생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내가 학창시절에 공부를 더 잘했다면 지금은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같은 질문을 하노라면, 남동생은 '누나에게는 열개의 자아가 있는데 그중 지금 발현된 자아가 최상이야, 누나의 다른 자아가 발현되면 그건 무조건 지금보다 못해, 그러니까 이상한 생각하지마' 라고 말하는거다. 아 진짜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뉘앙스의 얘길 하면 언제나 '더 끔찍할 수도 있는데 지금의 최상이야' 라고 하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친구 한 명도 내게 그랬다.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다면 지금쯤 더 좋은 직업을 갖고 더 많은 돈을 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하면 '공부잘해서 대기업 간 내 친구도 너보다 훌륭하지 않아' 라고. 내 주변인들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해 얘기하면 항상 '너는 지금이 너의 최선이고 최상이야'라고 해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그런 말들을 들었다고 해도 나는 종종 내가 내린 선택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 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같은. 그러고보면 내가 진짜 늘상 새우깡만 생각하는 건 아니었어.. 요즘엔 양꼬치 생각, 경장육슬 생각을 더 많이 하긴 한다. 아무튼, 이 책 좋다. 좋습니다, 여러분.



문학이여, 영원하라!! 만세!! 책도 만세!!! 나의 자아도 만세!!



(그런데 저 빨간 책.. 왜 나 있을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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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24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곁에 있는 분들이 다락방님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저도 눈 앞의 것이 중요한 현실주의자인데 김영하 작가님의 이야기는 공감가는군요.
글을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해석하고 바라보려는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한다고 늘 생각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해석을 달리 함으로써 지평이 확장되는 것일텐데요. 그래서 내 성향이 아닌 책들도 좀 읽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다락방 2022-05-24 09:32   좋아요 3 | URL
맞아요,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저에게 애정을 품은 사람들이 저를 잘 아는 것 같아요. 물론 그들이 모르는 제가 있기도 하지만요.

김영하 작가의 말을 듣는데 그게 책을 읽는 목적의 전부는 아니긴해도 동의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그렇지, 하고. 제 경우만 해도 책을 읽다가 꼭 제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문장들을 만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책을 읽는 게 너무 좋아요. 우리 열심히 읽고 우리의 세계를 확장하도록 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singri 2022-05-24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테일하네요 김영하;;; 딱히 좋은줄 모르겠는데 저말은 옳긴합니다 정말.

다락방 2022-05-24 09:33   좋아요 3 | URL
그쵸? 저도 저 말을 하는 김영하에게 동의하며 고개 끄덕였어요. 그리고 김영하라는 지명도 있는 사람이 방송에 나와 저렇게 말해주어서 그 점도 너무 좋았어요. 김영하의 저 말로 책을 읽는 사람이 더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잠자냥 2022-05-24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론 제가 잘 모릅니다만.....) 다부장님이 공부까지 잘하는 사람이었다면 저 다부장님하고 친하게(?) 안 지냈을거 같아요... 놀려 먹기 재미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09:33   좋아요 4 | URL
제가 학창시절 공부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러니까, 제 인생 이 시점에 잠자냥 님의 놀림을 받기 위해서였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이 정녕 신의 뜻이란 말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5-24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연한 생 다시 읽기 갈까요? 좋아하는 락방님이 좋아하는 책 읽으며 이 책 좋아요 여러분 하니까 너무 좋아 죽겠다 :)

다락방 2022-05-24 10:11   좋아요 2 | URL
아니, 이 책 왜케 좋아요, 비타님? 고작 36 페이지까지 읽고 좋아서 이런 호들갑 페이퍼를 썼답니다? 크크 얼른 다 읽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

- 2022-05-24 18:19   좋아요 1 | URL
이 책 내가 선물했어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22-05-24 18:27   좋아요 1 | URL
너무나 잘 알고 있답니다? 훗 😉

단발머리 2022-05-24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다락방님 무서운 속도로 읽으시네요. 아주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좋다고 하시니 <우연한 생> 관심이 가네요. 그러나 내 마음은 새우깡에 가 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4 11:29   좋아요 1 | URL
무서운 속도로 읽는다기엔 최근에 읽은 책들이 다 가벼웠어요. 읽으면서 계속 실망만 하고 있습니다. 요즘에 무섭게 읽는건 당연 vita 님 이신것 같아요! 요즘 엄청 쭉쭉 읽으시던데요!!

새우깡 사먹어야겠어요. 새우깡 먹고 싶네요. 맥주랑..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5-2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점심 먹고 커피마시다가, ‘버터 + 간장 + 밥‘ 조합 레서피에 급!!!

˝머리가 잘 돌아갈 땐 다른 책에 양보하세요~~~~˝ ㅎㅎㅎ 서재 이름 안 보고 들어와 읽었어도, 나는 다락방님 문장인줄 바로 알아봤을 거예요 ㅎㅎㅎ항상 즐거움을 주시는 분 ㅋ‘머리가 잘 돌아갈 땐 다른 책에 양보하세요‘ 이 얼마나 책덕후다우신 표현인가요

다락방 2022-05-24 14:44   좋아요 1 | URL
버터+간장+밥 진짜 너무 좋아요. 저는 돼지가 되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찬은 열무김치! ㅋㅋㅋㅋㅋ 완! 벽!

다른 분들도 제 글 닉네임 가리고 읽어도 제 글 인거 알 수 있을 거라고들 하시더라고요. ㅋㅋ 저렴한 표현들이 가득해서 그런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님이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니, 저는 너무 기쁩니다!!

독서괭 2022-05-26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방금 페이퍼에 ˝짜증난다˝는 말을 두번인가 쓰고 왔는데 찔립니다 ㅋㅋㅋㅋㅋ
새우깡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라니 뭔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책인가 보옵니다. 저도 새우깡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다락방님은 남동생도 재미있으시네요. 열개의 자아 중 지금의 자아가 최상이라니 ㅋㅋ 다른 아홉개의 자아는 모르겠지만 제게도 지금의 다락방님은 최상인 것 같습니다. 양꼬치 생각하는 다락방님 너무 좋다.. 흐흣

다락방 2022-05-26 14:38   좋아요 1 | URL
저도 좀전에 독서괭 님 서재에가서 댓글 쓰면서 짜증난다고 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앗? 하고 지우고 다른 단어를 생각했답니다. 짜증난다는 게 진짜 어느 상황에서나 그냥 퉁쳐버리기 좋은 단어인 것 같아요. 짜증난다는 표현을 자주 쓰면 다른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하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에 김영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저는 세상에서 제 남동생이 제일 웃겨요. 제 남동생만큼 웃긴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님도 양꼬치 좋아하시나요? 양꼬치 럽~ ♡

독서괭 2022-05-26 16:51   좋아요 0 | URL
양꼬치를 별로 먹어본 적이 없네요. 근데 지금 굉장히 먹고 싶은 기분입니다. 배고파유 ㅜㅜ

책읽는나무 2022-05-26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여기서도 김영하 작가님의 이야기가!!!ㅋㅋㅋ
짜증난다는 이야기, 책에서 나의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등등~ 새록새록 다시 떠오르네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이런 느낌이었구나!!를 깨닫고, 감정이입 확 해가지구선 책을 읽던 상황들을 작가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새삼스레 위로받는 느낌이었달까요? 별다를 것 없는 말이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고개 끄덕거리며 봤었네요^^
강연 한 편 들은 기분이었어요.
그리곤 갑자기 책을 사고 싶었고, 책을 읽고 싶었고...그래서 해러웨이 선언문을 완독할 수 있었나 봅니다ㅋㅋㅋ

남동생분과 친구분의 대화를 읽고 낄낄 거리고 웃다가...문득 그런 생각도 드네요.
두 사람은 지금 현재의 다락방님의 모습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창시절 공부를 더 잘했었다면 어쩌면 지금보다 더 최상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을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모습 또한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여기시는 듯요~~ 주변인들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비결이 무언가요??ㅋㅋㅋ
아...김영하 작가님 그런 말도 했던 것 같아요. 만약 내가 그랬었다면?? 하고 상상하며 사는 것이 삶을 지탱해 준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저도 맨날 상상하고 살거든요. 이젠 좀 건실하게 미래를 상상하며 살아보려구요!!!^^

다락방 2022-05-27 07:4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나무 님. 책을 읽는 제가 되게 좋아지고 또 저는 김영하가 말한 이유로 책을 읽은건 아니지만 그러나 그것이 또 아주 이유가 안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책을 읽는 것에는 그만큼 많은 장점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표현을 듣는 사람도 다양한 표현을 익히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책을 읽는 사람을 친구로 둔 사람들도 덩달아 배워가는 것들이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으하하하.

동생과 친구 모두 아마도 제가 지금의 모습에 불만을 갖지 않기를 바라서일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책나무 님 말씀처럼, 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행복하기를, 후회없기를 바라서요.

어제는 또 이런 미래라면 어떨까, 하고 제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어떤 미래가 되었든 충실히 옳다고 믿는 쪽을 따르고 나아가다보면 결국 닿게 되는 지점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제가 과거의 그런 저의 모습들로 여기 있는것 처럼 말이죠. 후훗.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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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섬세함이나 따뜻함은 여전하지만 짧은 글이라서 인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일기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의 최은영은 내내 좋았는데 이 책은 별로. 그래도 다음 최은영을 계속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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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사쿠라이 미나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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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학대당하고 폭력 속에 놓인 약자들의 이야기. 반전을 보여주긴 하지만 굳이 읽기를 권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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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5-2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2022-05-23 11:19   좋아요 1 | URL
특히 잠자냥 님은 이 책을 안읽으셔도 됩니다. 의미도 재미도 찾지 못하실듯요 ㅎㅎ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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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기록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 기록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있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 모든 과정에 어디에서나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전쟁을 일으키는 자가 결코 잘 될리가 없다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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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5-23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 이 책 빌리러 도서관 가요. <관통당한 몸>을 읽고 난 후라, 이 표지의 눈물 조차 제 마음을 무겁게 만드네요..

다락방 2022-05-23 14:00   좋아요 1 | URL
저는 관통당한 몸 읽어볼까 하다가도 만나게 될 내용들이 너무 힘들것 같아서 시도를 못하겠어요. 어휴 ㅠㅠ

2022-05-23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5-26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읽었는데! 백자평을 안 썼네요..;;

다락방 2022-05-26 14:34   좋아요 3 | URL
쓸 말 없어도 저는 가급적 백자평을 써야겠다고 얼마전부터 마음 먹었어요. 안그러면 도대체 읽은 내용도 기억 안날뿐더러 읽었는지 안읽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퍼펙트 페어링>은 넷플릭스에 얼마전에 올라온 이성애 로맨스 영화이다. 미국에서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 직장과 동료의 부조리한 일에 빡쳐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와인 회사를 차리게 되는데, 좋은 와인으로 소문난 호주의 와인과 거래하기 위하여 호주로 슝- 날아갔다가 그곳의 목장주와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 

최근에 올라오는 넷플릭스의 이성애 로맨스 영화는 젠더 감수성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면서 성소수자도 배제하지 않으려하고(자연스레 동성애를 하는 연인들과 결혼식도 보여준다) 그래서 현대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택도 없다. 욕 먹으면 안되니까 개념있게 개념잇게! 하는것 같달까. 그렇지만 이 넷플릭스의 로맨스 영화는 진짜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진짜 이게 너무 좋은데, 엄청난 풍경을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는 거다. 꼭 도시의 누군가가 외진 곳의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서 그 외진 곳의 풍경을 보여주는데, 거기는 진짜 너무나 너무나 아름답고 내가 그동안 본 적 없는 곳인거다.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고 시골이기도 하고 그렇게 저마다 풍경 자랑하는 것마냥 어딘가로 훌쩍 날아가서 그곳의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진짜 이맛에 넷플 영화 본다 싶다. 이 영화 <퍼펙트 페어링>도 호주 와이너리로 날아가는데 와이너리 바로 옆에는 양들이 있는 목장이 있고, 그러니까 누우면 별들이 똭- 보이고 풍경이 진짜 예술인거다. 내가 몇 장면 캡쳐하고 싶었는데 폰에서도 피시에서도 영화의 장면 캡쳐는 안되네요. 하는수없이 검색해서 찾아왔다.




이건 여,남 두 주인공이 외근(?) 갔다 둘이 캠핑하는 장면인데 바로 뒤의 침구가 보이는가. 저기에 드러누우면 별이 막 우수수 쏟아질 것 처럼 보인다. 어마어마한 자연의 풍경 앞에서 자기네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고급 와인을 마시고 있다. 없던 사랑도 싹트겠어..



목장일이 바쁜건 한 때 몇 개월 뿐인데, 그 때는 목장에 이렇게 일꾼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고 먹고 잔다. 다같이 쓰는 숙소가 있고 일어나면 다같이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고단한 노동을 하고 나면, 저녁에는 숙소 앞에서 모든 일꾼들이 나와 캠프파이어를 한다. 맥주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면서. 사실 이런 식의 어떤 단체 행동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러나 이 한적한 시골에서 매일 일하는 사람들과 노동 뒤에 마시는 맥주 와 수다 라니.. 이건 진짜 너무 좋아보였다. 이 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나면 이들은 목장을 떠났다가 또 바빠지면 일하러 오고 그러는거다. 와이너리와 목장의 특성상 엄청나게 넓은 대지가 거기 있고, 그리고 그 넓은 곳에 사람들은 이 사람들 뿐이라 자기들끼리 즐거워야 하는데, 아주 잘 하고 있다. 너무 좋지 않은가.




산드라 블록의 <로스트 시티>는 재미있다. ㅋㅋㅋ 너무 재미있다. 아니, 아무런 정보 없이 봤는데, 산드라 블록은 로맨스 소설 작가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산드라 블록이 쓰는 로맨스 소설 너무 잘나가서 시리즈로 나왔는데, 채닝 태이텀은 그 시리즈의 표지모델이었다. 아무튼 미국의 로맨스 소설 시장 넘나 궁금하다. 이거 한 번 파고들고 싶어. 여튼 사람들은 그 로맨스 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산드라 블록 자신도 로맨스 소설을 비하하면서도 계속 쓰고 그걸로 돈을 버는거다.


산드라 블록은 고고학자인 남편과 사별하고 자신의 고고학 저서를 쓰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돼서 그 지식을 이용한 로맨스 소설을 쓰고있다. 그러니까 엄청 많이 배운 지적인 여자인 것. 채닝 테이텀은 가진 거라고는 화려한 육체뿐이고 입만 열면 멍청한 소리를 한다. 제대로 아는 게 없달까.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글로리아.. 뭐라고 하더라? 아무튼 '잘생기고 멍청한' 전형적인 남자로 나오는데, 그래서 그는 로맨스 작가인 산드라 블록을 좋아하지만 그녀의 앞에서면 말이 제대로 나오질 않고 긴장하게 되는거다. 저 여자는 너무 지적인데 나는 그렇지 못해, 하면서. 그러나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그녀를 향해있다. 


아무튼 그런 로맨스 작가인 산드라 블록이 아주 부자인 빌런(다니엘 래드클리프)에게 납치되는데,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채닝 태이텀이 나선다!! 였으면 좋겠지만 ㅋㅋ 채닝 테이텀은 네이비 씰 출신의 명상 강사(응?) 에게 그 일을 의뢰한다. 그 명상 강사는 브래드 피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재미있게 봤는데, 자, 나는 세계의 확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한 사람이 보게 되고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되는 세계의 확장.



<퍼펙트 페어링>에서 여자 '롤라'(빅토리아 저스티스)는 호주에 가 처음으로 양의 똥을 치우게 되고 울타리를 수리 하게 된다. 그녀는 거기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서 반드시 와이너리 대표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아 와인 거래를 하고 싶다. 오토바이를 타고 양을 모는 일꾼이 하루 결근하게 되자 그녀는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가 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그 일에 임한다. 와이너리 대표가 집을 비워 수영장이 고스란히 비었을 때, 목장주인 남주 '맥스'(아담 데모스)가 그곳에서 수영을 하면서 그녀에게 '너도 들어와 수영해라' 고 하고, 그래서 그 자연의 풍경에 있는 수영장에 들어가 그녀는 수영을 하며 그곳에서의 하늘을 즐긴다. 그녀는 이곳에 왔기 때문에 울타리를 수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고, 전남편의 취미가 오토바이 타는 것이었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며 자신을 어필할 수 있었다. 수영을 하는 법을 알았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었다. 그녀가 호주에 오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할 일이었고, 그녀가 전남편과 살지 않았다면 또 겪어보지 않을 일들이었다. 그녀가 직접 몸으로 배우고 움직였기 때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고 또 배워나가는 일도 생겼다.


<로스트 시티>의 여자 '로레타'(산드라 블록)에겐 편견이 있었다. 안봐도 뻔해, 너는 잘생기기만 한 멍청이지, 얼굴 믿고 도시로 온 시골촌놈, 니가 하는 일이라고는 로맨스 소설의 커버 모델뿐이지, 라고 앨런(채닝 태이텀)을 생각해온 거다. 그런 여자가 이 잘생기기만 한 멍청이와 함께 하면서 자신이 가진 편견이 서서히 깨지는 경험을 한다. 그는 '네 말이 맞다 나는 시골에서 도시로 와 모델 일을 하고 있고,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네 소설의 표지 모델을 했다, 나도 그런 내가 쪽팔려서 모두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느날 길을 지나는데 한 여성이 나를 보며 '대시'라고 부르며 달려왔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왜 부끄러운 일이냐, 너도 네가 쓰는 소설을 비하하지 말아라' 고 말하는 거다. 



내가 할 수 있는게 하나 더 생기면 내 세계는 그만큼 확장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외국어가 하나 있다면 모국어로 된 글만 읽다가 외국어로 된 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만나게 되는 세계는 기존보다 더 크다. 운동도 마찬가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가 달리기를 한다면, 수영을 한다면, 요가를 한다면, 복싱을 한다면, 그 후에 내가 만나게 될 세계는 더 커진다. 내가 저기 먼 호주로 간다면 캥거루를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파밸리에 간다면 와이너리에서 직접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걷거나 버스타는 것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니 '아니 나는 내가 있는 곳에만 있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할거야' 가 인생의 목표라면 그건 그 사람이 살아갈 몫이고, 나는 나의 세계가 확장이 되길 원하고, 자기의 세계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 운동을 배우는 것,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세계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좋은 방법이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다면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알 수 있게 되고, 알 수 있게 되면 바랄 수도 있게 되니까. 그러나 세계를 확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은 영어를 가르쳐주는 사람, 수영을 가르쳐주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것을 뜻한다. 내가 관계를 맺는, 애정을 갖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분명 전남편과 좋았던 시절이 있었고, 그래서 남편의 취미를 함께 하게 돼 오토바이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옆에 계속 함께 다니는 남자에 대해 점점 호감이 커지면서, 잘생긴 남자가 단순히 멍청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된다. 우정을 나누는 친구 덕에 반려동물에 대한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뀔 수도 있고 우정을 나누는 친구 덕에 동물을 먹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게도 된다. 나는 자꾸 내 세계를 확장시켜 가고 싶은 사람이고, 그것을 더 잘 표현하고 싶은 사람인데, 세계를 확장하는 가장 쉽고도 빠른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다른 사람과 관계맺기가 아닌가 싶어지는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다. 세계의 확장은 지식의 확장, 사고의 확장, 경험의 확장을 모두 포함하며 감정의 확장도 마찬가지다. 주말에 동생네 집에 갔다가 조카들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난 뒤 내가 또 한껏 충만해진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과 손을 잡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충족되는 기분이라니. 나라는 사람은 자꾸 확장시키며 살아가고 싶다. 




책을 ..또 샀다. 이제 진짜 안사야지..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은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의 서재에서 보고 알게 되었다. 나는 과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과학자에 대한 지식 역시 마찬가지. 조금이나마 알고 싶어서 마련해두기로 한다. 한 명씩 읽어나가다 보면 나도 뭔가 아는게 생기겠지.

<고립의 시대>는 '모든 것이 연결된 시대'에도 우리가 얼마나 외로운지에 대해 얘기한다고 한다. 어쩐지 내가 말한 '세계의 확장'과 연결되는 것 같지 않은가. <고립의 시대>라는 책이 나왔으니 나는 <세계의 확장>이란 책을 써볼까.. 

<사는 것은 위험하다> 는 왜 샀는지 잘 모르겠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표창원이 쓴 줄 알았는데 사놓고 보니 권일용이 쓴 거였네? 뭐가 됐던 어쨌든 프로파일러의 책인줄 알고 사긴 했다.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니 너무 재미잇을 것 같다. 단순히 투명인간이 나오는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소외계층에 대한 얘기이기도 한 것 같아서 샀다.

<새 마음으로>는 그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던 이슬아의 인터뷰집. 이슬아.. 어쩐지 나는 딱히 관심 없었는데 이 책은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사랑의 기술>은 그렇게나 유명해도 내가 아직 읽어본 적 없는 책. 사랑도 책으로 배울 수 있나요? 더 잘 알기 위해서는 내가 몸소 겪어나가며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책은 그런 나에게 아주 많이 도움을 줄 것이다.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진작부터 봐두고 있다가 이번에야 샀다. 얼마전에 몸에 대해 다룬 책의 소개에서 '탈 코르셋에 대한 불편한 마음, 탈 코르셋도 하나의 코르셋' 이라는 구절을 보고 좀 당황스러웠다. 각자의 사정으로 완전히 탈코르셋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만 해도 여전히 원피스를 입으니까. 그러나 내가 어떠한 이유로 여전히 화장하기를 혹은 짧은 치마를 입기를 선택했다고 해서 탈코르셋이 하나의 압박이다, 라는 것에는 나는 전혀 동의하지 못한다. 탈코르셋은 그동안 여성들에게 가해졌던 코르셋을 벗자는 '운동'이고 내가 그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아도 거기에 대해서 '그 운동은 나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굳이 책으로 써낼 필요가 있었을까? 모든 사회적 운동에는 그 나름의 뿌리가 있고 역사가 있다. 브라를 벗자고 외치는 여성들 중에는 당연히 브라를 하는 게 더 편한 상태인 사람도 있다. 그러나 브라를 벗자고 외치는 것은 그동안 여성이 가슴을 가려야했던 것을 거부한다는 뜻이 담겨있는데, 거기다 대고 '나는 브라가 더 편한데 그런 운동은 나에게 불편해' 하면서 운동을 압박으로 바꾸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때로 브라가 더 편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브라를 외치는 여성에게 '이런 나를 배제하는 거야!'라는 불편한 마음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이 느끼는 어떤 기분 나쁨을 압박이라 칭하는 일은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은 과연 여성의 몸에 대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애쓰지 않아도>는 최은영의 신간이고 아꼈다가 나중에 사야지, 했는데 워낙 좋은 리뷰가 많아 안되겠다, 하고 샀다. 현재 읽고 있는데 나에게는 그간 내가 읽은 최은영 중에 가장 별로인 작품. 

<전쟁일기>는 지금 현재의 우크라이나 상황을 그려낸 작가의 작품이라는 시사인의 소개를 보고 사게 됐다.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기록을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 결국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은 잘 될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애나 크리스티> 와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 모두 친애하는 알라디너 들의 글을 보고 사게 되었는데 사고보니 분홍 깔맞춤이라서, 이 책들은 어쩐지 다 읽고 별로여도 팔지 못하고 책장에 꽂아두고 싶어질 것 같다. 아니, 분홍 깔맞춤이라니.. ㅋㅋ 예쁘잖아?




보통 여행을 가게 되면 호텔 조식을 먹고나서 호텔 주변을 한바퀴 걷곤 한다. 내가 살아온 곳이 아닌 다른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 좋다. 때에 따라 그 아침엔 사람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곳이 내가 지금 여행 온 낯선 곳이라는 사실 만큼은 분명해서 내가 보지 못했던 풍경과 때로는 내가 읽을 수 없는 간판들이 그곳에 있다. 냄새와 온도 조차도 낯설다. 그 속에서의 나는 동행과 함께이거나 혼자이거나 모두 아주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그간 육아로 인해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남동생과 여동생 집에 가 오랜만에 모두 함께 즐거운 술자리를 가졌다. 조카들과 여러가지 게임도 하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고 다음날 아침. 남동생은 지독한 숙취에 시달렸다. 숙취해소제를 주었지만 그걸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 나는 호기롭게 '약국가서 약 사다 줄게' 하고는 약국을 검색하고 집을 나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거리엔 사람이 없었고, 나는 내가 가본 적 없던 약국을 찾아 헤매야 했다. 여동생이 어느 병원 뒤, 죽집 근처에 있다고 했지, 하며 간판을 하나둘 보면서 걷는데, 바로 그 때, 행복함이 찾아왔다. 이건 내가 여행지에서 호텔 조식을 먹고 걷던 그 때의 기분, 그 때의 감정이다! 나는 이상한 만족감에 휩싸였고, 결국 약국을 찾아 약을 사고 돌아가야 했을 때는 아쉬움마저 느껴졌다. 



주말이 갔다. 사고 싶은 책들의 목록이 또 생겼고,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다. 차례차례 하나하나 진행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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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23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계의 확장이라고 하시니 처음 여행갔을 때가 떠올랐어요. 겁이 많고 소심한 제가 혼자 유럽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 많이 했었는데 어쨌든 다녀왔고 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그 이후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혼자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 책도 타인의 생각을 만나는 경험이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자전거를 배우고 싶은데 여전히 도전을 못햇어요. 이것도 도전해서 이뤄내고 싶네요^^;
분홍 깔맞춤 책들 이쁘네요. 여성과학자들 이야기 재미날 것 같습니다ㅎㅎ
한주 힘차게 시작하세요*^^*

다락방 2022-05-23 10:40   좋아요 2 | URL
저도 혼자 여행 처음한 게 베트남이었는데 잔뜩 쫄았으면서도 그렇게 다녀오고 나니 뭔가 더 단단해진 것 같았어요. 다음 여행도 내가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용기도 생기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감이 생겼어요. 새로운 경험도 새로운 관계도 모두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게 저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방법인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머릿속으로 ‘수영을 배워야할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시도하지 않고 있네요. 흐음.

거리의화가 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singri 2022-05-2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텔조식 산책.;;
넷플이 요즘 뜸했더니만 둘러봐야겠네요

다락방 2022-05-23 10:40   좋아요 1 | URL
호텔 조식을 먹고 호텔 근처 산책하는 건 너무 즐겁습니다. 으하하하핫.
저도 넷플에 또 뭐 볼 거 없나 살펴봐야겠어요.

- 2022-05-23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 좋은 월요일 아침예요! 다락방님 ^^! 전 어제 일찍 잤더니 오늘 일찍 일어나서 일찍 일하는 중 ㅋㅋㅋㅋ (월요일 루틴이닷! 하고 들어왔는데 역시 우수수 페이퍼!!) 제가 좋아하는 책들도 몇권있어서 반가워요!
약국 장면은 상상이 좀 가는데... 확장 다락방님 여름이 다가오는 데 햇살이 좋아서 바로 이거다!했나봐요!! (구체적으로 호텔 조식 먹고 걷던 때라니 ㅋㅋㅋ)
저도 어제 동생들이랑 근 두달만에 곱창 먹었어요! 너무 맛있... 입맛을 잃었다가.. 입맛이 돌아와서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었어요 ㅋㅋㅋㅋ... 돼지 기름 섞인 마지막 볶음밥이란 무엇인가...

다락방 2022-05-23 10:43   좋아요 2 | URL
전 왜이렇게 여행지의 낯선 장소, 낯선 공기 같은게 좋은가 모르겠어요. 너무 좋아요! 호텔 조식 먹고 산책하는 건 진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으하하하하
저는 코로나로 입맛 잃었다가 경장육슬+화이트와인 콤보로 완전히 돌아왔어요. ㅋㅋㅋㅋㅋ 어제도 경장육슬 시켜 먹었다능!! 입맛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돼지 기름 섞인 볶음밥이 큰일했네요. ㅋㅋㅋㅋㅋ 화이팅!!

Joule 2022-05-2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텔 조식 먹고 산책을 가면 그럼 세수는 호텔 조식 전에 하는 거예요, 아니면 산책 다녀와서 하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항상 어렵더라고요.

다락방 2022-05-23 11:37   좋아요 0 | URL
그때그때 다른데 최근에는 산책 다녀와서 세수를 하곤 합니다. 예전엔 꼭 조식 먹기 전에 세수 했는데, 이젠 세수 안하고 조식 먹으러 갈 때가 많아서요.

독서괭 2022-05-26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몰아읽기 중인데, 아니 다락방님, 제가 한동안 못 오는 동안 책을 얼마나 사신 거예요? 26일 것부터 거꾸로 보는데 벌써 또 책탑이 나왔어 ㅋㅋ 왜 샀는지 모르겠는 책은 왜 사시는 거예요 ㅋㅋㅋ
세계의 확장이라는 책 쓰시면 좋겠네요. 다음 책 제목이나 부제로 좋을 것 같아요.
다락방님 조카랑 시간 보내신 얘기 하실 때마자 제가 괜히 마음이 좋네요^^

다락방 2022-05-26 14:36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근데 지금도 저한테 열심히 책 박스가 날아오고 있습니다. 아마 주말이면 또 책탑 사진 올려두고 페이퍼를 쓸 것 같아요. 어떡하죠? 정말로 그만 사야겠어요. ㅋㅋㅋ

세계의 확장이란 제목 좋은데, 저도 책 제목으로 쓰고 싶은데, 그런 제목에는 어떤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후훗.

저는 조카랑 시간을 보내고 오면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분명 제가 주는 사랑이 더 무조건적이고 크다는 걸 확신하면서도, 가서 조카들과 이야기하고 웃고 손잡고 오면 제가 더 충만해진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한 존재들입니다.

잠자냥 2022-05-26 15:01   좋아요 2 | URL
책과 물아일체 다락방 몰아읽기

독서괭 2022-05-26 16:50   좋아요 1 | URL
잠자냥 몰아읽기도 하러 갈 거예요. 근데 일하며 틈틈이 읽느라 다락방 몰아읽기가 안 끝나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