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사랑학 수업 -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나보낼 것인가
마리 루티 지음, 권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전에 내 친구 정식이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정식이는 좋은 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다고 했고, 나는 물론 그런책이 몇 권 있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새 책 읽기를 더 원한다고 했다. 정식이는 좋은 책을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감탄한다 했고, 나는 새 책에 있을 다른 무언가를 또 발견하고 열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늘 새 책이 궁금하다고. 그러자 정식이는 내게 말했다. 


너의 책읽기는 너의 연애와 비슷하네.


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그랬다. 나는 책이든 사람이든 잠시잠깐 열광하고 그러면서 늘 새로운 어떤 것,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하고 접하지 못한 어떤 것을 기대했다. 더 좋은 다른 게, 더 흥분할 만한 다른 게, 상상해보지 조차 못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나를 늘 새로운 책을 사게 만들었고, 이것이 나를 늘 짧은 연애만 하게 만들었다.


정식이는 자신이 심사숙고하여 연인을 골랐고, 그렇기에 장기적인 연애가 가능한거라 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버럭 화를 냈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내게는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한참을 대화를 나눈 끝에, 정식이는 정식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하고 나는 내 나름대로의 연애를 한다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우리 모두가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만큼 상대를 선택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전혀 다른 형태로 해나간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정식이는 자신의 연애가 성공적이라 생각했고, 나는 내가 연애의 실패자라고 생각했다. 짧게 끝나는 연애는 결코 성공으로 여겨질 리가 없고, 길고 오래간다면 그것이 성공적이란 건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일테니까. 그렇지만 나는 연애에 있어서 실패를 해도 상관없었고, 내가 실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성공적인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도 않았으며, 정식이의 연애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나는 또 연애를 하게 될 경우에도 여전히 실패를 무릅쓰고 달려들 것이라는 걸 알았다. 성공적인 연애가 작게나마 무엇을 인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들로 이뤄진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것들 중 어떤 것이 내 신경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나는 장기적인-그러나 성공적이라 보이는- 연애대신 기꺼이 실패로 뛰어들 것이었다. 



연애에 실패자라는 사실이 나를 비극이라는 진창속에 빠드리지도 않고, 또한 그 실패에 대한 어떤 두려움도 없지만, 그래도 '실패자' 라는 타이틀은 '성공한 자' 라는 타이틀보다 어감이 안좋은 건 사실이다. 나는 별다른 감정없이 내가 실패자임을 담담하게 인정하지만,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꼭 실패자여야 하는걸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마리 루티'가 이 책, <하버드 사랑학 수업>에서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준다. 실패하라고, 성공하지 말라고. 정식이의 연애는 분석적이고 이성적이었던 반면 나의 연애는 충동적이고 감정적이었다. 이것은 확실히 내가 더 무모한 사람이라는 증거일거라 생각했는데, 마리 루티는 말한다. 충동과 열정과 감정에 그저 나를 맡기라고. 실패를 하라고. 나는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그녀의 말을 경청한다.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준으로 연애의 성공을 측정하곤 합니다. 남녀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지속석 외에도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영혼을 건드리지 않는 밋밋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가느니 아주 잠깐이라도 무모한 열정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안정한 관계를 좇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정감, 편안한, 신뢰감이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의 가치를 이런 식으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사랑의 근본적인 소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좌절은 인생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좌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인 셈이죠. (pp.22-23)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사람들이 장기적인 연애를 성공으로 평가한다고 해서 내가 굳이 그걸 성공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사랑인 본디 상실을 동반한 것이니까. 얼마전에 법륜 스님의 연애에 대한 강의를 들었는데, 듣다가 깜짝 놀랐었다. 장기적인 연애를 하기 위해서 눈을 좀 낮춰 상대를 고르라는 거였다. 내겐 이 말이 '사랑을 모르는' 말인 것 같았다. 숱한 연애지침서는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게임을 하라고 말하는데, 짧은 연애가 눈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면, 그건 상대를 획득하고자, 차지하고자 하는 사냥 본능에서부터 비롯된 게 아닌가. 내가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는 다른 사람들 모두 차지하고자 하는 상대이다, 눈을 낮춰라, 오래가기 위해서는. 이게 뭔말이야...이건 장기적 연애를 성공으로 보는 바로 그 관점이 아닌가. 물론 사람들마다 연애의 궁극적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오래가고자 하는게 최종목표라면, 그래, 그 말을 따르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일부러 눈을 낮추어 고른 상대'가 오래된 관계를 보장한다해도, 그걸 선택하진 않겠다. 안정적이고 긴 연애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내게는 법륜 스님의 연애 강의 보다는 '마리 루티'의 책이 훨씬 와닿았다. 휩쓸리고 열정을 다하고, 상실이 와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는. 첫눈에 반하는 것이 무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그 상대에게서 '무엇'을 발견했기 때문이니 빠져들라고, 마리 루티는 말한다. 아, 하버드에 가고 싶다. 사랑학 강의라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게다가 '마리 루티'는 오, 신이시여, 화성남자 금성여자 라는 논리에 거칠게 반박한다. 개똥같은 소리라고 말한다. 남자와 남자가 더 많이 다르다는 연구보고서가 쏟아져나와도 이 세상의 연애지침서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고 말하고 그걸 고수한다고. 그걸 바탕으로 연애를 전략적으로 하라고 말한다고. 연애지침서가 내거는 남자와 여자의 특징은 말짱 개소리라고 말한다. 너랑 내가 다른거고, 나라는 인간과 너라는 인간이 다른거지,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게 아니라고. 남자도 감성적이고 섬세할 수 있고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아니, 여자를 사냥감 취급하는 남자가 개쓰레기라고, 그런 남자에게 튕기기 작전을 쓰라는, 밀당을 제대로 하라고 충고하는 연애지침서는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한다. 밀당하지 말고 튕기지 말고 그런 전략들에 말려들어 게임하지 말고, 내 개성을 그대로 살리라고. 남자는 원래 이래, 여자는 원래 이래, 라는 오래전부터 잘못된 명제에 혹하지 말라고. 튕기고 밀당을 하면서 유지되는 연애라면, 그 남자랑 거침없이 이별하라고 말한다. 아, 속이 다 시원하다. 멋져!




연애지침서에서는 남녀가 크게 다를 뿐만 아니라 연애에서 성공하려면 남자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가장 먼저 풀고자 하는 오해입니다. 나는 '남성 심리'란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남자를 유혹하는 불변의 테크닉이란 없습니다. 서점에 이런 테크닉을 가르치는 책들이 넘쳐난다고요? 그것은 이런 테크닉이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다 남녀가 각기 다른 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편이 훨씬 더 쉽기 때문입니다. (p.15)



사실 연애지침서에 나오는 남자들은 섹스를 거부하는 법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요. 뜨거운 피가 흐르는 남자라면 길에서 마주치는 어떤 매력녀와도 잠자리를 같이 할 거라고요.

이 점에서 나는 <가십걸>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 이성 친구들을 보면 어떤 여자를 원하거나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려 할 때 결코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망을 다른 물건에로 옮겨가기 어려운 것처럼 여자에 대한 갈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어떤 여자에게 빠져 있다면 섹시한 여자들을 트럭으로 갖다준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사랑을 배신하느니 술병을 끼고 사는 편을 택할 것입니다.

<가십걸>에서 댄은 현대 남성의 '선택'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끝없이 약해지거나 혹은 전혀 모르는 여자와 자거나. 세상에는 후자를 여러 번 선택하는 남자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남자들 중 일부는 전통적인 마초들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남자들은 상처 입을까봐 두려워하는 남자들입니다. 댄 역시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는 사랑을 선택합니다. (pp.93-94)



내 최근의 연애들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와 연애를 한 그 남자들은, 연애지침서가 정의한 남자들과 달랐다. 그들은 말 그대로, 섹시한 여자를 트럭으로 갖다줘도 나를 선택할 남자들이었다. 나는 그들과 밀당을 할 필요가 없었고 튕기기 작전을 쓸 필요도 전혀 없었다. 내가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였어도 괜찮았다. 더 젊고 예쁜 여자와 한 방에 가둬두어도 뿌리치고 나올 만한 남자들이었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되면 흔들흔들 무너지는 건 나였을 것이다. 내가 사귄 남자들은 열여자 마다하는 남자들이었고, 나는 열남자 마다하지 않는 여자였으니까. 세상에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들이 분명 존재하고, 이것은 이 남자와 다른 남자 혹은 이 사람과 다른 사람의 성향이 다를 뿐이지 '여자와 남자가 달라서' 가 아니었다. 나와 당신이 다르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인 것이다.




언제고 사랑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엄연한 이면일 뿐입니다. 사랑은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아도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은 오히려 그런 사랑입니다. (p.230)



실패라고 치부해버린 내 사랑, 혹은 내 연애도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고, 마리 루티가 말한대로,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도, 잃었던 대상중에 있으니까. 



이별의 고통은 우리의 일상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우리를 무의식적 충동이 담긴 어두운 지하 창고로 끌고 내려갑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랑의 실패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어떻게 나아가기를 원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게 만들죠. 인생 설계를 재조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실연만 한 것은 없습니다. 상실로 인한 번민은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적극 참여하게 만들죠. (p.194)




실연으로 인한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아직 이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 그 고통의 순간은 분명 끝날것이고, 돌이켜보면 조금 더 달라진, 조금 더 성장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고통과 성장을 밀어내지 않을것이고, 지금처럼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뜨거울만큼 뜨겁게 사랑하다 실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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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루티 라고요!
    from 마지막 키스 2017-03-15 10:06 
    오늘 아침 알라딘을 열고 어떤 신간이 나왔나 검색을 해보다가 제목부터 흥미로운 책을 똭- 만났다. 오오, 이거 재미있겠는데? 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어라?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마리..루티? 접힌 부분 펼치기 ▼ [책소개]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유해한 이분법을 비판한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꽤 진보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철저하게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게다가 그 믿음을 일반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공유
 
 
마립간 2014-03-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의 성공의 정의를 긴 연애로 하면 짧은 연애는 실패가 되지만, 각각을 긴 연애의 성공과 짧은 연애의 성공으로 나누어 정의하면 각각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다시 더 낫게 실패하라'는 책도 있지만, 이것은 궁극의 성공을 염두해 둔 말이구요. (저는 남녀의 차이가 개인의 차이보다 더 크다는 정형sterotype을 갖고 있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지만,)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인생의 가장 감동적인 통찰은 사랑의 좌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입니다. 사랑의 좌절은 좌절이고 통찰은 통찰로 무관한 것 같은데요.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의 종결이지 좌절도 아닌 것 같고요.

다락방 2014-03-07 14:39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사랑하고 애태우고 아파하고 때로는 시큰둥하고 과격하고 무심한 부분들이 제가 '여자라서' 가 아니라 제가 '이런 사람이라서 '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남자 1이 거칠고 마초적이라면 그것 역시 그가 '남자라서' 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라서' 이고요. 성별이 무엇이든간에 그 사람의 성형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나온거라고 생각하는지라, 남녀 차이 보다는 개인의 차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사랑의 좌절이 단지 좌절로 끝난다고 보지 않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겪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하면, 그 좌절의 시간을 지나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간다고 보여지고요, 아 상대는 어땠고 나는 어땠었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오고 이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여지고요. 인격이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 그 남자는 본디 인격이 훌륭하게 태어난 것도 있겠지만,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일련의 사건들과 사람들이 있었을거라고 보여집니다. 좌절이 좌절로만 끝났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게 불가능했을 것이고, 연애를 하면서 늘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겠죠. 그렇기에 저는 좌절을 겪으면 반드시 무언가 얻는게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나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연애는 짧은 연애대로 긴 연애는 긴 연애대로, 종결됐다면 그에 따른 좌절이 찾아올 수 밖에 없고요. 짧든 길든 나라는 인간은 무언가에 열중했다 그것을 놓아버린 혹은 잃어버린 것이니까요. 거기에 절망이나 좌절이 찾아드는 건 당연하다 보여집니다. 그 좌절 역시 짧게 끝나느냐 길게 끌고 가느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고요.

마립간 2014-03-07 14:5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주신 답변성 댓글을 읽으니, 위 리뷰를 다시 읽은 느낌입니다.^^ 다락방님의 의견이 틀렸다기보다 제가 이해를 못하는 것이겠죠. 소설만 안 읽는 저와 소설만 읽는 다락방님 차이처럼. 제가 간접 경험으로도 얻지 못한 것을 옅보고 갑니다.

다락방 2014-03-07 14:5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그러고보니 제 리뷰에서 밝힌 말을 그대로 다시 한 셈이 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

건조기후 2014-03-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이 시원하네요. 저 역시 연인이든 친구든 혹은 단순한 지인이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에 굳이 성별을 끼워넣어 구별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자들은 이거 좋아하지?" 라고 묻지 않고 "넌 뭐 좋아해?" 라고 물어야죠.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이 말 참 좋네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정답 같아요.

장기적인 연애의 성공을 위해 눈을 낮추라는 말은 정말 대체 뭔소린가요? ;; 연애라는 게 감정이 중요한 일인데 시간의 길이가 무슨 상관이며... 눈을 낮추라는 말은 너무 완벽한 상대를 찾지 말라는 뜻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없는 상대와 거짓 인생을 살 수는 없는 일인데. 말 참 이상하다...

다락방 2014-03-10 17:1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남자들은 이렇잖아, 여자들은 이렇잖아, 하면서 일단 성별에 고정관념을 씌워버리는 거죠. 그보다는 개인차이가 더 심한데 말이지요. 일전에 남자사람친구와 닭 구워 먹는데 갔다가 껍질이 너덜거리길래 그걸 벗겨냈거든요. 그랬더니 친구가 야 그거 나 줘, 이러는거에요. 아니 이걸 왜 널 달래? 물었더니. 너 버릴거잖아 내가 먹게 달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걸 왜버려? 하니까 여자들은 닭껍질 안먹고 버리잖아 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난 닭껍질 먹는 여잔데? 먹을라고 벗겼는데? 라고 했어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하하.


법륜스님은 '결혼'은 장기적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눈을 낮추는 게 좋다, 라고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그런데 전 만약 저와 결혼한 남자가 '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눈을 조금 낮춰 널 선택했어" 라고 한다면 진짜 죽빵을 날릴것 같아요. 내 상대가 나를 '오래 가기 위해' 눈을 낮춰 선택했다면, 정말 토할것 같지 않아요? 싫어...싫어요....

꽃핑키 2014-03-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인용문에 확 꽂힙니다. 저는 이십대 중반에 심하게 실연 당한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인생은 실연당하기 전 / 후로 명확하게 달라진것 같다고나 할까요? ㅋㅋ 무튼 인생에서 가장 큰 걸 그때 다 배운것 같아. 지금은 오히려 고맙기까지 해요 ㅋㅋ

그나저나 다락방님 *_*ㅋ 보내주신 책이 잘 도착했답니다. 저 밀려있는 책 진짜 많은데ㅋㅋ 다락방님 책부터 미친듯이 읽고 있답니다. 너무 재미져요! 역시 내 다락방님이야!!! 눈에 하트를 그리며 읽다가 잠깐 안부 남기러 왔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4-03-10 17:13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처음 실연 당한 후가 제일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도 그렇고 남녀관계에 있어서 둘 사이가 얼마나 은밀하고 내밀한가부터 시작해서 어떤 문제들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지를,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이 달랐고요, 그걸 겪고 난 뒤에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연인들을 보는 시야가 좀 넓어지더라고요. 내가 남들 연애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 없겠구나, 하는 그런거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저는 저에게 더 잘 맞는 상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연애는 나 자신의 가장 밑바닥을 들여다보게 해주고,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ㅎㅎ


아니, 재미지다고 해주시니,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핑키님!!!!! 제가 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에헤헤헷

고양이라디오 2015-10-29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꽃핑키님께 추천해주신 책이 먼지 궁금하군요ㅎㅎㅎ

다락방 2015-10-29 08:28   좋아요 0 | URL
꽃핑키님께 추천해드렸다기 보다는 꽃핑키님이 그저 잘 읽어주셨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그 책은 이 책입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431254

네, 제가 쓴 책입니다. 아하하하하.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면, 나는 그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면 나 역시 그(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은 상대가 혹은 내가 알 필요가 전혀 없지만, 좋아하는 감정은 알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는거야 본인의 자유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꽤 자랑스럽고 근사한 일이니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채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로 일상을 버티게 하고 싶지 않다. 좋아하는 감정이라면, 사랑하는 감정이라면 그것이 반드시 동거라든가 결혼, 연애등의 관계로 이어지는게 아니라 할지라도 아는게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잘 하는 편이다. 상대의 기분 좋게해주자고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좋아한다는 거짓을 말하는 건 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한다고 말함으로써 우리 관계가 더 끈적해진다거나 더 찐득해진다거나 하길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나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 물론 그 관계가 끈적거리고 찐득해져도 좋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어린 에이프릴, 이 작은 꼬마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과 함께 사는 고양이가 자신의 사랑을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이가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채로 사는 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하고,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고양이를 '선택'한다. 이 사랑을 알게 해야해!















에이프릴은 목이 메어 왔습니다. 가슴 아픈 장면을 상상했거든요. 불쌍한 시바! 돌봐 줄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버려져서, 겁에 질려 울부짖겠지. 에이프릴은 시바가 식구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 느낄 슬픔과 절망을 그려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에이프릴이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건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에이프릴은 갑자기 마음을 바꿨습니다. 별수없어, 시바 대신 브렌다를 헬렌 이모네로 보내는 수밖에. 헬렌 이모는 브렌다를 기르고 싶어했으니까 친절하게 잘 보살펴 줄 거야. (페이지 수를 모르겠...지금 책이 없어서.....패쓰. 어쨌든 이 책의 본문 인용)




시바는 에이프릴과 함께 사는 고양이인데, 이번에 새끼를 세 마리 낳았다. 새끼들은 너무 깜찍하고 귀여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다. 에이프릴의 집이 너무너무 좁아 에이프릴의 아버지는 고양이 세마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입양 보내기로 하고, 에이프릴이 가장 좋아하는 새끼고양이 브렌다를 남겨두기로 한다. 그러나 입양보내기 전날 밤, 에이프릴은 잠들지 못한 상황에서 부모님의 대화를 듣게 된다. 헬렌 이모네로 가게 되어있는 시바는, 큰 고양이이기 때문에 덜 사랑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에 에이프릴은 슬퍼한다. 에이프릴은 시바를 사랑하는데, 그 사실을 시바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지 못하는 채로 시바가 외로워할 생각을 하니 견딜 수가 없는거다. 결국 에이프릴은 아빠와 엄마에게 자신이 시바를 맡겠다고 한다. 브렌다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 브렌다를 보내자고..



나는 그간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와 상관없이, 한 대상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에이프릴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었다. 시바는 충분히 에이프릴의 애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이미 아담스가 섹시한 춤을 춘다고 해서 이 영화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다. 게다가 이 명배우들의 출연이라니.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까지 재미있진 않았고, 에이미 아담스는 아주 짧은 시간만 춤을 춘지라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나는 <헝거 게임>을 보지 않았지만, 헝거 게임을 봤던 사람들이 과연 짐작이나 했을까, 그녀가 이토록 멋진 여성이 될 거라고. 며칠전에 제니퍼 로렌스의 인터뷰 글귀가 트윗에서 여러차례 리트윗 된 걸 본 적 있는데, 거기에서 그녀는 자신이 헐리우드에서 많이 먹는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은 굶지 않을 것이고 계속 이렇게 지낼거라고 했다. 완전 쑝갔다. 나랑 마인드가 똑같어...



마인드만..






 

시간은 참말이지, 잘도 흘러간다. 월요일 부터 매일, 매시간 모든것들이 벅차게 느껴지고 버겁기만 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떴더니 목요일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벌써 목요일이 되었네, 하고 스맛폰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착각하는 건 아닌가 해서. 목요일이 맞았고, 그 사실이 기뻤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서 또다시 양재역이란 안내 멘트가 들려온 순간 왈칵, 슬픔이 차올랐다. 싫다...


반나절만 더 버티면 금요일을 맞이할 수 있고, 금요일이 되면 어떤 술을 마실지 지금부터 고민 좀 해봐야겠다. 소주를 마실까, 와인을 마실까. 거기에 따라 안주는 돼지가 됐다가 소가 됐다가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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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6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7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4-03-0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재역을 지나치시는군요. 저는 양재역에서 환승합니다. 전철 안에서 독서 중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다락방님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나 저를 찾으려 하지는 마세요.)

다락방 2014-03-06 15:01   좋아요 0 | URL
전철 안에서 독서 중인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저로 생각하시는 것에는 대찬성이지만, 절대 말을 걸지는 마세요. 그럼 모두에게(그 여인, 마립간님, 저..) 상처가 됩니다... ㅎㅎㅎㅎ

비연 2014-03-0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돼지입니다... 족발로다가..ㅎㅎ 쏘주랑.

다락방 2014-03-06 15:01   좋아요 0 | URL
아 .. 갑자기 눈 앞에 족발이 둥둥 떠다니네요..

관찰자 2014-03-0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본적으로는 '굶지 않겠다'에 찬성하고,
실제로 아이를 낳고는 굶으면 죽을 것 같아 '못' 굶지만서도.

건강하고 이쁜 여자의 몸이 되고픈 열망은 정말이지 포기하기가 어렵네요.ㅠㅠ

저렇게 말하는 제니퍼 로랜스는 건강하게 아름다운 몸이지요??ㅠㅠ

다락방 2014-03-06 15:48   좋아요 0 | URL
네, 제니퍼 로렌스는 건강하게 아름다운 몸이지요.
저는 먹는걸 선택했기 때문에 아름다운 몸과는 아주아주 거리가 먼 육체를 소유하고 있고요. 하핫.
세상은 잔인하기 땜시롱 제니퍼 로렌스가 굶지 않고 먹는 것과 다락방이 굶지 않고 먹는 것에 차이를 두셨습니다.
-_-

moonnight 2014-03-0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니퍼 로렌스도 에이미 아담스도 건강한 아름다움이라 너무 예뻐요. 요즘 아카데미 시상식을 조금씩 다시 보고 있는데, 제니퍼 로렌스, 진짜 예쁘더라구요. 정말 밝고 긍정적인 사람 같았어요. 얼굴도 몸매도 예쁜데 성격까지 좋다니! ^^

그나저나 전 금요일엔 보쓰와의 저녁식사가 예약되어 있어서 울적. ㅠ_ㅠ 다른 동료들도 함께 하니 그나마 좀 낫긴 하지만 불금의 기분이 전혀 안 난다는. ㅠ_ㅠ;

다락방 2014-03-06 17:34   좋아요 0 | URL
아..보쓰....하필이면 불금의 저녁 식사를 보쓰와... ㅠㅠ
전 친구랑 술마시기로 했어요. 기대기대. 히히히.

제니퍼 로렌스 너무 예뻐요. 전 저렇게 건강미 철철 넘치는 여자가 너무너무 좋아요!! >.<

마노아 2014-03-06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참 좋다. 좋아요, 다락방님! ^^
저도 이 영화에서 제니퍼 로렌스가 참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건강한 미인이에요.
에이미 아담스는 내내 가슴 가운데를 노출했는데 안 예쁘더라구요.
그런데 영화 300에서 에바 그린의 가슴은 정말 쑝 가게 아름다운 거예요. 아, 영화 보다가 헉!했어요.

다락방 2014-03-07 15: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자렌지에 은박접시 넣을 때 진짜 빵터졌어요. 금속을 넣지 말라고? 흥 내가 넣어도 된다는 걸 보여주겠어(이런 뉘앙스)로 넣다가 펑- 하고 터져버리는데 ㅎㅎㅎㅎ

에이미 아담스 가슴 가운데 노출한 것도 전 괜찮더라고요. 자연스럽다고 해야하나. 쳐진 가슴을 보는데 안도감이 찾아왔어요. -0-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어제 읽은 책 『나였던 그 발랄한 아가씨는 어디 갔을까』 에서 요네하라 마리에 관련된 부분을 읽고 웃겨가지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무얼 하나 더 사서 읽어볼까, 하고 생각했다.


"인간의 머리회전도 같은 거야. 뇌수도 가장 멍청하고 유익한 뇌세포의 속도보다 빨리 회전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 '알코올을 너무 섭취하면 뇌세포를 파괴한다. 그러니 음주는 적당해 해라.' 따위의 그럴듯한 논리를 늘어놓는 자들이 있는데, 물소 무리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때문에 파괴되는 건 가장 약하고 느린 뇌세포야. 말하자면, 매일 술을 마시면 느린 뇌세포를 파괴해주니까 결과적으로 뇌수 전체의 움직임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되는 거야."

"아버지, 머리 회전이 너무 빠르면 힘들잖아."

"그러니까 그걸 담배로 조절하는 거잖아."

-요네하라 마리, 『속담 인류학』중에서 (p.34)










인용된 책이 <속담 인류학> 이니, 그걸로 할까? 하하하하하.


저자 류민해는 이 책에서 각 에피소드마다 자신이 읽은 책의 인용을 덧붙여 얘기하는데, 요네하라 마리 부분에서도 그렇고, 어떤 책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일상과 곁들어 읽는게 더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루쉰도 궁금해져서 뭔가 좀 찾아 읽어봐야겠다. 사실 어떤 글들은 이미 그녀의 블로그에서도 읽었던 바 익숙한 것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역시 그 때처럼 애틋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읽기 힘들었다고 해도 좋을, 그러면서 가장 많이 안도한 부분.


눈이 많이 온 날, 큰 아이를 잃고 헤매다가 다시 찾는 과정에서, 아이가 엄마를 보고 으앙, 울음을 터뜨리는 그 장면에서 어휴, 안도하고 힘들고를 반복했다. 조카가 생기고난 후 더더욱 나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엄마가 고통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어진다. 



이제 치카치카 안 한다고, 밥 먹을 때 딴짓하고 어린이집 갈때 꾸무럭거려서 맨날 지각한다고, 같은 반 아이들 다 쓰는 자기 이름 석 자 혼자 못 쓴다고 구박하지 말자.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어. 옆에만 있어준다면, 건강하게 이렇게 있어만 있어준다면 (그런데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끔 보이는 오타인듯. '있어만 있어준다면' 이라니.) 그걸로 감사하잖아.

그렇게 집으로 올라오는 사이, 아이는 벌써 아까 일을 잊어버렸는지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나를 조른다. 그래, 만들자. 우리 진서가 이렇게 건강하게 웃어줄 수 있다면 이 추위쯤이야, 내 몸 힘든 것쯤이야. (pp.100-101)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여동생과 남동생과 조카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백화점을 갔다가 밥을 먹고 조카가 뽀로로음료수를 사달라고 해서 데리고 식품 매장으로 간거다. 손을 꼭 잡고 식품매장엘 가고, 음료수를 선택했지만 계산할 때는 잠시 손을 놓아야 했다. 타미야, 잠깐만 그대로 서있어 어디가지말고, 라고 말하며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려는 그 찰나, 아이는 손을 놓자마자 부리나케 뛰었다. 아. 쓰다보니 또 눈물나. 나는 계산대 아주머니께 잠시만요, 라고 말하고 미친듯이 뛰어갔다. 아,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빠른지! 나는 이렇게 애가 타는데 얘는 매대사이를 돌아다니며 깔깔대고 웃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튼 가까스로 아이를 붙잡았는데, 이런 우리가 걱정됐는지 매대에 서계시던 분도 잡았어요?(아니, 찾았어요? 였을지도) 라고 물으시며 나를 따라오셨다. 어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동생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그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무척이나 겁나고 두려웠는데 ㅠㅠ 이런 부분을 읽는건 역시 너무나 힘들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떨어져 있으면서 두려움을 느낄 아이 때문에, 아이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겁먹고 당황하는 엄마 때문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당연히 그런면에서 가장 무서움을 안겨줬던 이 책이 떠오른다.





이 책에서는 엄마를 잃은 아이가 나온다. 그 아이가 엄마를 잃은 과정이 소름끼치는데,


아이와 엄마가 함께 지하철을 탔다. 내려야할 역에서 엄마가 먼저 내렸고, 아이가 내리지 않았다는 걸 안 순간 지하철안을 들여다보았고, 내리지 못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지하철 문은 이미 닫혔고, 그 사실을 인식한 순간 지하철은 떠나버린 거다.







아, 너무나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무서웠다. 힘들어서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자꾸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닫힌 지하철문 사이, 그 경계, 그 안과밖으로 서서 눈이 마주치는 엄마와 아이. 이게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 땅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미치게 무서웠다. 엉엉. 쓰다가 또 울고싶어 ㅠㅠ 이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뭔가 이걸 잊게 해줄 알약 같은게 있으면 먹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ㅠㅠ 



아무것도 갖지 않고,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편할지도 모르겠다. 갖는 순간, 사랑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그 지점이 바로 나에게 약점이 생기는 부분이니까. 그렇기에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저자의 말이 아주 강하게 후려쳤다. 내가 와인을 마시면서 읽었기 때문에 그 말이 더 감성적으로 들린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식구들을, 친구들을, 그간 나를 거쳐갔던 애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옆에 있어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중 어떤이들은 여전히 옆에 있기 때문에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자란 아니지 애인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가 하는거니, 있는 동안에만 감사하면 될 일이지만, 내 식구들과 친구들은 지금처럼 계속 그렇게 쭉,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옆에 있다는 사실에 가끔 감사하면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와인 한 잔을 마셔서 가슴속이 뜨거워지며 취기가 돌  때, 마침 친구들이 채팅창으로 일상적인 대화들을 보내왔고, 나는 그들에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진심이었다. 물론 우리의 육체는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놓여있었지만.





그나저나, 육아가 더 쉬워지는 방법은 없는걸까?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돕는 일이니 어려운 게 당연한걸까?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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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4-03-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큰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한 5살쯤 되었을때쯤,
지하에 있는 생활용품 판매장에서 우산을 사려고 잠시 손을 놓았는데,
아이가 여기저기 잔뜩 쌓여있는 다양한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 막 구경하느라 돌아다니더라구요.
그래봤자 지하 매장이니, 지가 가면 어딜가겠어 싶어서 놔뒀는데,
계산을 끝내고 찾아도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때 저 끝 진열대 복도를 우다다다 크게 소리내며 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아빠를 부르며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녀석이 예쁜 거 찾아 돌아다니다가 진열대 사이에서 길을 잃고,
정신을 차리곤 겁이 나서 나를 찾아 막 뛰어다닌 거였어요.
웬지 다락방님 상황과 조금 비슷한 것 같네요.

단발머리 2014-03-0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희 집에 책이 별로 없지만(자랑?) 요네하라 마리 책은 몇 권 있어요. 전 '차이와 사이'를 읽었던것 같아요. 옆에 있어줘서 고마운 사람이 좋아해서요. 읽는 거는 못 봐지만서도^^ 저도 '속담인류학'이 읽고 싶네요. 집에 없는 책만 읽고 싶은 이 묘한~~~ 거시기....

2. 빠른 어린이를 위해 저는 외출시 거의 '운동화'를 착화합니다.
어린이가 참 빠르지요. 뛰기 시작할 때, 거의 동시에 같이 뛰어야 합니다. 아이들 막 뛰어갈 때, 뒤에서 "어~~ 뛰지 마!"하는 엄마들 많은데, 사실 참 위험하거든요. 저희집 둘째는 키가 작아서 도로에서 막 뛰면 사실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아서요, 전 같이 뜁니다. 저는 키도 크고, 달리기도..... 잘..... 합니다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건조기후 2014-03-0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7살 때 제주도에서 미아될 뻔했던 기억 나네요. 큰집에서 고모네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빠가 잠시 우유를 사러 간 사이에 혼자 버스를 타버린 거예요. 무섭거나 울었던 기억은 없고(내가 내 발로 탄 거니까;) 그냥 이 버스를 타면 고모네 갈 수 있고 아빠도 고모집을 아니까 따라 올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제가 없어진 걸 알고 놀란 아빠는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한테 물어서 제가 버스를 탄 걸 알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쫓아오셨죠. 결국 부녀가 상봉하긴 했는데.. 아빠는 놀랐던 것보다, 미친듯이 쫓아온 아빠를 보고도 멀뚱멀뚱 가만히 있던 제가 더 기가 차셨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그냥 아빠가 예상대로 따라 온 거였는데.. ;; 하여간 그 일로 멍충이 곰탱이 오만 꾸중은 다 들었는데, 당시에는 버스 먼저 탄 게 이렇게 욕을 먹을 일인가 얼마나 억울했는지 몰라요. ㅎㅎㅎ 지금은, 아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부모 심정이 어떨지 생각만해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지만요.

moonnight 2014-03-0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진짜잘하네요.@_@;;;(너무 당연한 얘기ㅎㅎ)

아기를 놓친다는 거,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에요ㅠㅠ
첫째조카가 네살쯤이었을 때 새언니랑 조카 데리고 쇼핑 갔었어요. 계산하는 곳이 좀 떨어져 있어서 조카는 새언니랑 두고 갔는데 줄서서 기다렸다 계산하려는데 누가 엉덩이를 만지길래-_- 돌아봤더니 조카가 그새 저 찾으러 온거에요. 새언니가 잠깐 옷구경하는새 사라진거라 새언니는 완전 사색이 되어서 정신나간 상태 ㅠㅠ 제 엉덩이를 잘 찾았기에 천만다행이지-_- 딴사람 따라갔으면 어쩔뻔했나 싶어서 아직도 생각하면 무섭ㅠㅠ

달사르 2014-03-0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미있는 사람이네요. 요네하라 마리.
덕분에 안심하고 술을 계속 마실 수 있겠어요. ^^

아무개 2014-03-0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릴적에 엄마가 저를 버스에 두고 내려서
택시 타고 다음 정류장까지 쫒아갔었다고...

그리고
간장 사오라고 바로 대문 앞 구멍가게에 보냈더니
큰 다리를 건너 큰 시장 과일가게에서
바나나를 먹고 있다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그리고
아버지가 사다준 핫도그를
너무 맛나게 먹다가 목에 걸려서 파랗게 질렸는데
놀란 아버지가 저를 들쳐 업고 뛰어 병원으로 가던중
아버지 등에서 '꺼억' 트름과 동시에 '나 소화 다 됐어요'를 했다고

그리고
처마에서 떨어진 물이 얼어서 물기둥이 되었는데
주머니에 손 넣고 뛰다가 얼음에 턱을 그대로 박아서
숨구멍이 보일정도로 찢어져 지금도 흉터가 있다는.

그리고
동네 남자애한테 둔기(?)를 휘둘러 그애의 눈가가 찢어져
욕도 엄청 먹고 치료비도 물어주었지만
그후로 한동안 내내 골목대장이였다는....

저는 참 얌전한 아이였습니다. 으흐흐흐

아...어제 마신 술이 아직 안깨요...힘드러 ㅠ..ㅠ
 


토요일이구나. 좋다.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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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3-05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과장님 여기 가실 계획이군요.

다락방 2014-03-05 08:50   좋아요 0 | URL
네네네네네!!
 





<정사 2013 (원제: MONA)>은 일자리라곤 도축장이 전부인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었다. 나는 주인공 모나가 아니지만, 모나의 선택을 이해하지만, 나였으면 도시로 나와 일자리를 찾고 다른식으로 살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침체된 공간, 침체된 사람들이 그 작은 시골안에 있었다면 이 영화 <어느 멋진 순간 (원제: A Good Year)>에서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골이 있다. 시골과 전원이란 단어가 주는 그 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이 영화에서 보여진다고 하면 될까. 모나에서는 도시로 나가는 게 답일 것 같은 반면, 이 영화에서는 전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삶의 궁극적 해답으로 보였다. 


주인공 '맥스'는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자 그 집을 처분하기 위해 런던에서의 바쁜 일정을 쪼개어 프로방스로 날아간다. 거기, 프로방스에는 아주아주 큰 집이 있고, 라벤더가 놓여진 베란다가 있고, 넓고도 넓은 포도밭이 있고, 수영장과 테니스장이 있고, 와인이 가득 저장된 와인 창고가 있었다. 그뿐인가. 포도밭을 관리해주는 아저씨와 매 끼니를 사랑스럽게 챙겨주는 아주머니도 있다. 대체 이런 저택과 풍경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인가. 서재에서 글을 쓸 수도 있고 바깥 정원에 나가 일광욕을 할 수도 있다.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식사는 풍성하고도 풍성하며 집안 곳곳에는 와인들이 놓여져 있다. 게다가 차를 몰고 조금만 나가면 아름다운 여자가 일하고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풍경에 흠뻑 빠져 젠장, 삶은 결국은 프로방스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영국에도 집이 있고 프로방스에도 집이 있는 사람의 에세이를 읽다가 빡친적이 있었는데, 빡은 빡이고 나 역시 프로방스에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진짜 많이 생각했다. 지하실로 내려가 아무때고 원하는 와인을 꺼내올 수 있는 삶이라면, 창밖으로 내다보는 풍경이 마치 천국의 그것과 같다면, 식탁에는 언제나 맛깔스런 음식들이 풍부하게 차려진다면, 아 이 얼마나 완벽한 삶인가 말이다. 맥스가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하고자 할 때, 그의 변호사는 그에게 충고한다. 그 삶이 결국은 지겨워질거라고, 후회하게 될거라고. 물론 그럴 것 같다. 어떤 정기적인 일을 하지 않는한 그저 놀고 먹고 풍경만 감상하는 삶이 그런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쯤은 어떻게든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일주일에 사흘만 일한다거나, 재택근무를 한다든가 하면서. 진짜 포도밭과 수영장과 테니스장과 와인창고와 엄청나게 큰 저택을 보면서, 프로방스의 저런 집을 가진 남자가 있다면 그 남자가 누구든간에 당장 결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내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남자도 같이 마음을 먹어야....쿨럭.



굳이 다른 사람에 의존할 꿈을 꾼 까닭은 지금 내 형편으로는 프로방스에 집을 마련하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란 걸 내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듯 성실하게 꼬박꼬박 직장을 앞으로 십년간 더 다닌다고 한들, 다니면서 술도 끊고 책도 끊는다고 한들, 과연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살 돈이 모여질까? 개똥같은 소리겠지. 설사 로또라도 당첨이 된다면 가능하려나. 아니, 로또당첨으로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또 설사 어찌어찌 저런 어마어마한 저택을 내 소유로 했다한들, 관리비는 어쩔것이냐. 그 큰 집을 관리해줄 일꾼들이 필요한데 그 월급을 무슨 수로 충당해. 아아- 프로방스의 저택이란 실로 대한민국의 월급쟁이가 꿈 꿀 수 없는 아득히 멀고도 먼 곳에 있는 것이구나. 이렇게 영화로 봐야만 하는 곳이구나. 환상의 장소로구나.



한 달만이라도 살다 오는건 가능하려나. 로또 당첨되면 한 달만 머물다 와야겠다. 그러려면 오늘 퇴근길에 일단 로또를 사야겠구나. 아, 이 미친 로또. 괜히 있어가지고 사람을 이지경을 만들어놔. 왜 코털같은 가능성을 생각해보게 하는거야. 쓰읍-



될 놈은 어떻게든 된다는 게 이 영화의 교훈이다. 어떤 놈은 도시에서 떼돈을 벌고 전망 좋은 고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직장을 때려치고 시골로 가도 거기에 어마어마한 포도밭과 으리으리한 저택이 있고 그 마을에서 누구나 뻑가게 아름다운 여자를 애인으로 사귀게도 된다. 인생은 애시당초 불공평한 것이고, 내 몫으로는 프로방스의 땅 한 뙈기도 배정되어 있질 않았다. 



싸구려 와인이나 사다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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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3-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간 여행으로 묵을수 있다면 정말 부러운 곳이겠지만
글쎄요...삼겹살과 파절이 그리고 소주도 없이
다락방님이 어떻게 저기서 평생 살수 있겠어요? ^^:::



이래저래 답답하니 더욱더 여행 가고 싶은 날들입니다.

다락방 2014-03-04 11:15   좋아요 0 | URL
네, 여행으로 다녀오는 게 더 좋을것 같아요. 미국에 있는 부자친구가 프로방스에 집 하나 사두기로 했습니다.(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겹살과 파절이는 없겠지만 와인과 스테이크가 있을테니 괜찮을 것 같아요. 문제는 한국남자가 없다는건데....뭐, 외국남자가 있을테니 그것도 뭐 그런대로..

저도 엄청 바다 보러 가고 싶어요. 돌아버릴 지경이에요. 혼자 훌쩍 다녀올까, 그런 생각을 하는 날들입니다.

자작나무 2014-03-0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할 일이라 위안해 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과장님에겐 좋은 가족들과 친구들, 착한 애인, 야한 동영상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가진 것은 공기와 같아서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없어질 때 비로소 인식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은 생리전증후군을 악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락방 2014-03-04 11:22   좋아요 0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면 자작나무님이 말씀하신대로 그곳이 바로 공기와 같은 일상을 주었을테니 감사한 줄 모르고 살았겠죠. 아마 거기에서 다른곳을 향한 꿈을 꿨을 듯요. 제게 좋은 가족들과 야한 동영상이 있는건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지 않은 다른 곳을 꿈꾸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전 착한 애인은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프로방스에 집있는 애인이 필요합니다. 하다못해 제주도라도...말타고 해변을 뛰어다니게.....하하하하하.

와인과 함께 갈거라면 생리전증후군도 계속 함께 가야겠네요. 어쩔수없이..

moonnight 2014-03-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사람은 (천만다행으로;) 제 주변엔 아무도 없군요. ㅎㅎ
프로방스에 대한 책과 영화들을 보다보면 햇빛과 친하지 않은 저도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

다락방 2014-03-04 16:59   좋아요 0 | URL
너무 아름다워서 저절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가서 '사느냐' 하는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예요. 전 며칠간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며 맛있는 것 먹고 와인 마시고 지내보고 싶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14-03-0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프로방스에 있는 포도밭이 넓게 있고 지하실에 와인이 가득가득한 거대한 대저택의........

"포도 따는 아낙네 #1"도 괜찮치 않을까요...??

다락방 2014-03-04 16:58   좋아요 0 | URL
오! 완전 현실가능성 더 있는 훌륭한 제안이네요. 포도 따는 아낙네 1 이 되어서 대저택의 주인을 유혹하면 되는거잖아요!!!!!!!!!!!!!!!!!!!!!!!!!!!!!!!!!!!!!!!!!!!!!!!!!!!!!!!!!!!!!!!!!!!!!!!!!!!!!!!!!!!

Mephistopheles 2014-03-05 09:36   좋아요 0 | URL
모든 결론은 유혹과 에로스로 종결짓는 에로에로다락방님이시군요...ㅋㅋㅋ

다락방 2014-03-05 10:17   좋아요 0 | URL
결국은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