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안에서 이 책을 52쪽까지 읽었는데, 아, 너무 힘들다. 아이가 유괴된다는 건 알고 보긴 했지만, 단순히 그 줄거리를 아는 것과 또 책속의 문장으로 읽는 것은 다른지라, 아이가 유괴되는 장면을 보는게 생각보다 더 힘이 드는거다. 엄마 손을 잡고 걷던 다섯살 아이었는데, 엄마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쳐 기절시키고 그 사이에 아이를 유괴해가는데, 엄마는 금세 정신이 들어 그 차를 따라가보지만 차에 매달려 질질 끌려가고 그러다 차에서 떨어져 기절하고.. 하아-


너무 힘들어서 책장을 덮고 이걸 계속 읽어야 하나 그만 읽어야하나 완전 갈등하고 있는데, 만약 지금 멈춘다면 '유괴된 장면'만 읽게 되는거라 싫은거다. 그 뒤, 범죄자가 벌을 받고 아이가 무사히 엄마 품에 안착하는 걸 봐야 할 것 같아 멈추면 안될것 같은거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장르는 '추리'가 아니라...'조이스 캐롤 오츠' 라서.......결말을 내 생각대로 해주지 않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 때문에 또 겁나는거다. 무서우면 어떡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어째야할지를 모르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왜 이 책을 시작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시간을 오늘 아침으로 돌리고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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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5-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후 그 다음 내용을 읽고 싶은 책을 가진 자는 행복하나니...

다락방 2014-05-14 11:29   좋아요 0 | URL
글쎄요. 이 책의 진행이 무서워서...제가 행복한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아무개 2014-05-1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아니여도 대한민국은 지금 충분히 무섭잖아요..
뭘또 이렇게 힘든책까지....

다락방 2014-05-14 11:3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제가 무슨짓을 한걸까요? ㅠㅠ

단발머리 2014-05-1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저 책 표지에 겁먹은 저도,
다락방님이 저 책을 읽지 말자는데에 조용히 한 표를..... 행사하면 다락방님은 퇴근길에 무슨 책을???

다락방 2014-05-14 11:43   좋아요 0 | URL
회사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많습니다! 그러니 집에 갈 때 읽을 책은 걱정이 없습니다만....
하아-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요. ㅠㅠ

건조기후 2014-05-1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면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읽어 주겠어요. 무섭다고 회피하지 말고 담대하게 맞섭시다! 책이든... 세상이든... ㅜㅜ

다락방 2014-05-14 14:02   좋아요 0 | URL
아웅.. 건조기후님 멋져! ♡.♡

기억의집 2014-05-1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드니 유괴를 다룬 소설 읽기가 두려워요. 저 며칠전에 아고라에 세월호에서 벽을 두드리며 문 열어 달라고 했던 영상이 올라 왔는데 못 보겠더라구요. 무서워서.... 나중에 지인이 알려주더라구요. 결국 체념하면서도 자기를 보이기 위해 창문에 기대있었다고..ㅠㅠ 나이가 들면 감성적으로 무뎌진다는데, 꼭 그런 건 아닌가 봐요.

다락방 2014-05-15 11:08   좋아요 0 | URL
저도 조카 생기고 나니 더 힘들더라고요. 현실과 소설이 분리가 잘 안돼요. 너무 몰입되서 아프더라고요. 어휴. 그래서 이 책을 세상의 부모들이나 이모 고모 삼촌들은 읽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성이 무뎌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이 아픈건 아무래도 공감 때문이 아닐까요. 결국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사고를 예방하려고 하는 그 모든 근본은 공감능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저는 요즘 들었어요. ㅠㅠ
 
알바니아의 사랑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1
수사나 포르테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들녘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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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비슷한 모습으로 유전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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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트윗에 퍼온 글을 내가 또 퍼왔다. 오랜만에 시원해서 웃었다. 특히, '뉴욕타임즈는 니들 권한 밖이라 똥줄이 타냐?' 이 부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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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5-1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투. 나도 시원하게 웃었어요!!!

단발머리 2014-05-13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우리네 동네는 '공감' 이 한 번 밖에 안 되는 거죠?

공감 *1999 하셨습니다.
ㅋㅎㅎㅎㅎㅎ홓ㅎㅎㅎㅎㅎㅎㅎ

아무개 2014-05-14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우시군요 이분 ㅎㅎ

자작나무 2014-05-1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타임즈 일층에서 아침을 먹곤 했죠. 아시안 치킨 샐러드가 맛있어요.

건조기후 2014-05-14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거 트위터에서 보고 리트윗 ㅎㅎㅎ

기억의집 2014-05-1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스마트폰으로 다락방님 서재 들어와 읽었는데. 지금에야 컴 들어와 댓글 다네요. 저 양반 미국사회에서 아시아인으로 공화당 지지할 정도면 대단히 보수적인 사람 맞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전에 수키시리즈의 주연을 '안나 파킨'이 맡는다는 소식을 듣고 안나 파킨이 누구인가 검색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 《트루 블러드》를 1회인가 본 적이 있고. 이 드라마는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했는데, 안나 파킨은 그 드라마를 찍으며 '빌' 역을 맡았던 배우와 결혼하여 쌍둥이를 낳았다. 뭐, 내가 하려는 얘기는 그게 아니고.


회사 동료랑 트루 블러드 얘기를 하면서, 그런데 안나 파킨이 앞니 사이가 벌어졌잖아, 하는 얘기도 당연히 나왔는데, 그들이 완전 당당한 게 아니라면, 미국에서는 앞니 벌어진 게 아무렇지도 않거나 혹은 매력의 상징인가봐, 분명 교정할 수 있을텐데도 교정하지 않고 꿋꿋이 앞니 벌어진 채로 나오니까 말이야, 라는 대화를 주고 받았었다. 우리 나라였다면 데뷔전에 이미 교정하고도 남았을텐데. 소속사에서 권유한다거나 말이다. 내 경우엔 스무살 시절, 편의점에서 알바하다가 어떤 '아저씨'를 좋아한 적이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다 좋은데 웃을때마다 이빨이 벌어진 게 못내 안타까웠던 거다. 대체 저 이빨은 왜 벌어진거람? 하고. 뭐 그렇다고 벌어진 이빨 때문에 사이가 멀어졌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벌어진 이빨은 뭐랄까 살짝 아쉬운 느낌을 주는, 외모상의 '옥의 티'로 생각됐던 거다.


그런데 안나 파킨은 얼마나 당당하게 웃는가 말이다. 





게다가 최근에 내가 본 영화 《더 로맨스》에서는 그녀가 완전 아름답고 매력적인 인물을 연기하는거다. 설득력 없어...여튼, 그 예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탄 흑인 남자도 앞니가 심하게 벌어졌던 걸로 기억되는데..그도 이빨을 교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오늘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책을 읽다가, 이런 멘붕스러운 문장을 만나게 된다.




헬라나의 살짝 벌어진 치열, 목 선,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었을 때 드러나는 뒷덜미의 자태 때문에 실제도 더욱 힘이 들었다. 그는 드러내놓고 헬레나를 피해버렸다.(p.136)


















읭? '살짝 벌어진 치열'이 '목 선'과 '뒷덜미의 자태'와 함께 놓일 수 있는, 그런 대등한 문장이란 말인가. 이 책의 주인공 '이스마일'은 아름답고 관능미가 넘치는 형수 '헬레나'에게 자꾸만 빠져들게 되는데, 그 요인들 중 하나가 저 '벌어진 치열'인 것이다. 오, 맙소사! 


막연하게 미국에선 벌어진 이빨이 매력의 상징인가보다, 라고 추측했었는데, 알바니아에서도 그건 남성을 유혹하는 필살기로구나. 오, 벌어진 치열!


벌어진 치열

벌어진 치열

벌어진 치열



나의 '덧니 하나 없고 가지런하며 잘생긴 이빨'은 미국이나 알바니아에 가면 절대 어필할 수 없는 치아구조로구나. 아...'벌어진 치열'이 '목 선'과 같은 거로구나, 그런 느낌으로 남자를 유혹하는구나. 유후- 뭔가 어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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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5-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m.blog.naver.com/PostView.nhn;jsessionid=500FAF84A7573A21A6F2FF98FE0F7C71.jvm1?blogId=tigermetal&logNo=130156891547&categoryNo=0&currentPage=1&sortType=recent&isFromSearch=true

모바일에서 올리는 거라 링크 되려나.
암튼 바네사 파라디, 조니뎁 전 와이프인디 이여자도.. 벌어진 치열 ㅎㅎㅎ 근데 몬가 매력적임 ㅠㅠ 우월해 ㅋㅋ

다락방 2014-05-13 13:04   좋아요 0 | URL
두번째 사진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4-05-1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다 우월한데 아주 사알짝 벌어진 치열이 그 우월함 사이에 있는게 아닐까요?

다락방 2014-05-13 13:06   좋아요 0 | URL
음 그러니까, 벌어진 치열을 굳이 교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른 모든게 다 우월하다, 뭐 이런 의미란 거죠? 바네사 파라디의 경우라면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미 모든걸 다 가졌는데, 치아를 교정할 필요가 뭐람, 뭐 이런거? ㅎㅎ

단발머리 2014-05-1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어진 치열. 저도 별로예요.
하지만, 전 '덧니'가 있으니 그걸로 어필하렵니.....ㅋㅎㅎㅎㅎㅎ (어필이 안 된다는 결론입니다.)

인용해주신 문장 뒤로 어떻게 됐는지, 완전 궁금해요.
조금 더 써주시면.... 안 될까요? (덧니 웃음^^)

다락방 2014-05-13 15:39   좋아요 0 | URL
결국 그들은 그러니까...서로를 향한 욕망에 무릎 꿇어요 단발머리님. (응?)
그들은 집 맨 꼭대기 방에서 바닥에 천을 깔고....근데 천을 깔고 하면 아플텐데...그쵸? ( ")

무해한모리군 2014-05-1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배우는 참 싱그럽네요... 그러니까 윗분들 말씀대로 예쁘니까 치열이 벌어져도 예쁜거 아닐까 싶습니다.

다락방 2014-05-14 10:30   좋아요 0 | URL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서 더 싱그럽게 보이는걸지도 모르겠어요. 위축되어 있다면 저렇게 예쁘지 않았을거에요. 뭔가 당차보이죠?

마노아 2014-05-1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외국 영화 볼 때 신기한 게 사마귀거든요. 얼굴 한복판에 있어도 아무도 없애지 않고 그냥 당당히 나와요. 한국 같았으면 다 빼고 나왔을 텐데 말이죠.그게 참 놀라웠어요. 근데 사실 저도 사마귀는 좀 뺐으면 하는 마음이 있긴 합니다.ㅎㅎㅎ

마노아 2014-05-13 22:10   좋아요 0 | URL
안나 파킨이 피아노의 그 아역 배우인가요?

아무개 2014-05-14 08:16   좋아요 0 | URL
앗! 피아노의 그 꼬마??? 오호~

단발머리 2014-05-14 09:05   좋아요 0 | URL
정말 그 꼬마인가요? 크헉...

다락방 2014-05-14 10:32   좋아요 0 | URL
ㅎㅎ 사마귀라면 로버트 드니로 말씀하시는 겁니까? 저는 로버트 드니로 말고는 사마귀 배우는 생각이 잘 안나네요. ㅋㅋ 전 벌어진 치아를 보면 자꾸 그 사이에 밥풀이 통째로 낄 것만 같아서... ㅠㅠ

네, 필모그라피를 보니 저 배우가 피아노의 그 아이가 맞긴 한데, 저는 피아노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나왔던 건 전혀 기억나지 않네요. 성인 여자와 성인 남자, 바다에 빠지는 피아노만 생각나고.. ( ")

기억의집 2014-05-15 11: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안나 파킨 피아노의 그 아역배우~ 전 그 때 안나 파킨 이뻐서 기억 났는데.. 진짜 외국애들은 아이땐 이쁘구나 했어요! 벌써 언제때 영화예요. 90년대 중반인가요? 제인 캠피온 감독은 여전히 활동할까 싶네요.

다락방 2014-05-15 11:11   좋아요 0 | URL
전 아이가 나온 장면은 전혀 기억나지 않네요. 전 역시 그당시의 관심사가 아이가 아니라 성인이라 그랬던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AYLA 2014-05-14 0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이쁘고 치열만 흠이라서 그런건 아닐까요..('' ) ( '')
너무 완벽하면 정 떨어지듯이..ㅎㅎ

다락방 2014-05-14 10:33   좋아요 0 | URL
저는 다 흠인가운데 무엇...이 장점일까요? ( ")
맞아요, 다 이쁘고 치열만 흠이라서 그게 '흠'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난 이렇게 예쁘고 아름답고 당당해. 근데 내 치열 뭐? 하는 당당함이 아름다움에 크게 한몫했을 것 같고 말입니다.

기억의집 2014-05-1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네사 파라디도 치열 벌어졌지만... 진짜 치열 벌어진 유명하고 돈 많은 사람은 마돈나죠~ 교정 절대 안 하더군요. 젊은 시절부터 화보마다 치열 벌어져 이상했는데..외국은 치열 벌어지면 돈 많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대요.

다락방 2014-05-15 11:11   좋아요 0 | URL
헐...마돈나가..치열이 벌어졌어요? 전 왜 몰랐죠? 치열 벌어지면 돈 많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사실인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마돈나도 그렇고 바네사 파라디도 그렇고..죄다 유명한 사람들....저는 치열이 붙어있어서 이렇게 매일 출퇴근하며 사나봐요. ㅠㅠ
 
행복한 라디오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이 말해준 것들
리사 나폴리 지음, 김유미 옮김 / 수이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그동안의 내 삶을 크게 후회하거나 하진 않지만,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한다. 어릴적에도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 대학엘 진학하고 직장을 선택하는 그 과정들 속에서도 나는 크게 내 삶의 방향을 고민해보진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늘 현재에 만족하고 그렇게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해서 하루하루 지내다가 지금에 이르렀고, 그리고 지금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아마 크게 욕심이 없는 것도 현재에 만족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그런 내가 요즘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꿈꾼다. 서울 생활이 답답하다거나 인간들이 지긋지긋하다거나 하는것과는 좀 다르다. 최근에 뉴스를 보며 매일 울었던 것도, 직장에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것도 너무 한꺼번에 갑자기 들이닥쳐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보았던 대전의 수목원은 도심속의 한가로움을 보여주는 듯해 꿈의 장소로 여겨졌다. 막연히 그곳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나는 양재동이 지긋지긋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일 양재동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미칠 정도로 싫다. 양재동으로 일주일에 다섯번 출근해야 하는 삶을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나는 이 책의 저자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달라지고 싶은것, 더 행복해지고 싶은것. 제주에도 부산에도 여러차례 갔었지만 내가 더 마음이 끌리는 곳은 부산이었고, 최근엔 대전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의 저자가 부탄을 택했던 이유로 나는 대전을 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부탄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 부탄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지도 않은채로 무작정 옮겨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며 혹여 나는 부탄에 가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오히려 나로 하여금 역시 나는 부탄엔 갈 수 없겠구나, 싶어졌다.

 

 

 

 

 

 

 

 

 

 

 

아무것도 결정하지도 못하고 확실하지도 않은채로 이 나이가 되어 비로소 삶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런 일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 답답했다. 이런 고민은 좀 더 일찍 했어야 했던건 아닌가, 하고.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마흔 한 살에 부탄으로 떠났다. 물론 그녀는 부탄에 거주지를 정해 그곳에서 정착하진 않는다. 다만 한 번 다녀온 부탄을 자신에게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 가끔 찾곤 하는 것이다. 그곳에 친구를 만들고 자신이 도와줄 일을 만들고, 부탄 혹은 부탄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현재 자신의 거주지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그녀의 귀와 눈과 마음은 부탄을 향해 열려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나는 그녀가 그 나이에, 자신이 모든것에서 실패했다는 생각을 가진채로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며 방황한다는 게, 동질감이 느껴져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이 나이에 고민한다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이 책은 내가 중년에 겪은 위기와, 우연히 아시아의 신비로운 왕국을 방문하면서 그 위기를 극복해 낸 과정을 적은 이야기이다. 나는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을 때까지 삶의 고비마다 후회와 회환에 시달리면서 정신없이 쫓기듯 달려왔다.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말을 후렴구처럼 반복하며 뒷북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다.

 

 

왜 나는 사랑하는 남자와 가정을 이루는 데 실패했을까.

왜 나는 젊은 시절을 그렇게 함부로 낭비했을까.

왜 나는 그렇게 나를 분노하게 하는 직업에 매달렸을까.

어떻게 하면 앞으로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우아하게 나이들 수 있을까. (pp.12-13)

 

 

 

나를 비롯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매순간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럴것이다. 앞으로의 나의 삶이 더 의미있기를 바라고 우아하게 나이들기를 바라는 것. 아마 그것이 매시간 매일 나이들어가는 우리들이 하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그 답을 젊은 시절 찾는 사람도 있고 나이 들어 찾게 되는 사람도 있을것이며, 그 답을 금세 찾는 사람도 있고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나는,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승려에게 답했던 바로 그처럼, 그걸 찾는 과정에 놓여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그가 완벽한 영어로 물었다.

성직자가 그런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가 내 정확한 답변을 원하는 걸까,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를 건넨 것일까? 그는 내가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걸 알고 있을까? 라마의 현신이라는 이 영험한 승려는 내가 몇 년 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내가 앞으로 이끌어야 할 직원들 앞에서 어리석은 답변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이에요." 적당한 답변을 떠올리지 못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다. 애매하고 가식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그 순간의 솔직한 내 심정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나 자신도 몰랐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계획일 수도, 나 자신을 정화하는 일일 수도, 마음의 평화일 수도 있었다. (pp.107-108)

 

 

 

저자는 부탄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그곳에서 위로를 받는다. 좋은 친구도 사귀게 된다. 자신의 거주지로 돌아오면 또다시 부탄을 그리워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하는 일이고 그것이 힘들었던 그녀 삶에서 자신에게 내려진 해답이었다. 부탄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부탄을 그리워하고 언제든 갈 수 있다는 걸 안다는, 바로 그것. 마음의 안식처가 어디에든 있고,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커다란 위안이 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것이 답일지도 모르겠다. 아예 어딘가로 나를 옮겨두는 게 아니라, 언제든 내가 갈 어딘가가 있다는 바로 그것. 답답하고 한심스러워질 때, 슬프고 하염없이 울고 싶어질 때 어딘가로 가고 싶다, 거기에 가면 내가 나을 것이다, 라는걸 아는 것. 그런 장소가 한군데쯤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나는 이 책의 저자가 그렇게 힘든때 우연히 방문한 부탄에서 위로를 얻었던 것, 자신이 그 타이밍들의 우연으로 인해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 결코 '부탄'의 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런 열망이 가득한 그때 누군가 다가왔고 또 부탄이 다가왔던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그녀가 그렇게 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새로 만나게 된 사람도, 그렇게 소개받은 부탄도 그녀에게 별다른 의미를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영원히, 여기가 아닌 다른곳을 꿈꿀 수밖에 없는 존재일런지도 모른다. 도시의 각박한 삶에 지치고 너덜너덜해져 그녀가 부탄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부탄에서 그녀를 도와주던 젊은 여자친구는 미국을 방문한 뒤 부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질 않는다. 자신의 삶을 미국에서 펼쳐나가기를 바란다. 한적한 곳에서 살던 그녀에게 도시는 지독하게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가 부탄을 만난 것이 그녀에게 무척 좋았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부탄이 거기 있는한 그녀가 언제든 자신의 한 몸을 지금 여기와 떼어내 머무르게 해줄 곳이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나 이 책이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게다가 나는 그녀가 여전히 완전히 낫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여전히 사랑을 불신하고(나처럼),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삶이 더 나은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자기 자신을 믿으려고 노력하는 쪽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에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는데 나만 늘 허우적거리며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누구나 나름대로 힘겹게 살고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자녀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헤쳐나가지 못한 채 누군가 구원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불행한 이들도 있었다.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협하고 포기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결국 타협한다는 것이다. 사랑은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훨신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다. 나에게 사랑은 경리롭게 다가와 짧은 순간 생기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다가올 때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p.171)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사실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았다. 다만 내가 아직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란 사실만을 명백히 알게 되었을 뿐. 그리고 나는 그녀가 좀 더 기운을 낼 수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네개의 별점은 모두 그녀를 응원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사람은 5초후의 일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앞으로 그녀와 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거니까. 부탄과는 전혀 다른 것이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의 삶을 황홀하게 만들어줄 지도 모르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것이 내 앞에 나타나 나를 지금의 이 방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안정감을 줄 지도 모르니까. 나는 평안함이 내 삶에 찾아들기를 바란다.

 

 

 

사과를 한 봉지 사가지고 돌아왔더니, 집에 사과가 있는데 왜 또 사왔냐고 엄마가 묻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사과가 이미 가득한 냉장고에 사과를 넣었다. 오호, 이것은 무언가 대단한 꿈, 나를 어딘가로 데려다 줄 횡재를 맞을 꿈이 아닌가 싶어 로또를 맞춰보았고, 하하하하, 꽝이었다는 사실에 멘붕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사과야, 너는 왜 꿈에 나온거니?

 

주변에 물어봤더니 이건 태몽이란다. 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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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5-12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강제로 시골에서 3년 넘게 산 적이 있었는데 은행 한번 가려면 차로 20분을 나가야 하는 그런 곳이었죠. 그땐 시골이 너무 싫었어요. 틈만나면 서울에 오고싶었고...
그런데 지금은 그때가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드네요.

언젠가 저 세상으로 가기 전 내 인생을 문득 돌아보면서, 닥칠 때는 지옥이었던 순간들이 사실은 꽃동산이었음을 절감할지도 모른다.
꽃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우리가 만난 그 많은 행복하고 불행했던 인연들도 사실은 꼭 일어나야 했을 필연이 아니었을까.
다만, 내가 꽃이 왜 피고 지는지, 왜 내가 그 꽃을 지금 이 순간 만나고 있는지 그 의미를 모를 뿐.

다락방 2014-05-12 11:21   좋아요 0 | URL
저는 다른 곳을 꿈꾸지만 그렇다고 그곳이 시골은 아니에요. 저는 여전히 도시를 꿈꾸고, 그 도시가 좀 여유롭고 한적하길 원하죠. 부산은 바다가 있어서 좋고 대전은 수목원이 있어서 좋고. 바다와 수목원들을 둘러싼 높은 빌딩들이 있는, 그런 곳이 좋아요.

오늘 문득 퇴직금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면서, 중간에 두번이나 받아 쓰지 않았다면 금액이 엄청났을텐데, 싶으면서, 그랬다면 몇개월쯤 일하지 않고 그 돈으로 버틸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엔 회사며 일이며 모두 지긋지긋해요. 죄다 놓아버리고 털어버리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14-05-12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은 아이에게 자주 '너는 외국가서 살아라'고 말해요. 그럴때마다 저는 크게 화를 내죠... 외국에 나가서 살고싶으면 니가 그렇게 해야지 아이에게 자신의 희망을 강요하지말라고. 넌 아직 죽지도 늙지도 않았으니까 하고 싶은게 있으면 니가 하라고. 우린 너무 젊으니까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4-05-13 09:31   좋아요 0 | URL
전 제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초조해요. 여유롭게 이 나이드는 것을 받아들여지질 않네요. 흑흑.
휘모리님은 역시 똑똑하고 멋진 분이신 것 같아요. 휘모리님 아이가 휘모리님처럼 멋지고 똑똑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물려주게 될 세상이 아직은 엿같지만, 휘모리님 아이가 자랐을 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자작나무 2014-05-1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젊은 분들 부럽다는...

다락방 2014-05-13 09:31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젊음은 젊은 그 자체로 부러워요. ㅠㅠ

자작나무 2014-05-14 11:00   좋아요 0 | URL
락방씨두 젊잔아요 아직 삼십댄데 뭘...

다락방 2014-05-14 11:28   좋아요 0 | URL
전 더이상 젊지 않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