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에 없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해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다시 읽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뭐라고? 해마다 다시 읽는다고? 나는 그 말을 듣고 레미제라블을 읽었었다. 친구 한 명은 '피천득'의 <인연>을 해다마 다시 읽었다고 했다. 해마다 다시 읽는 책 혹은 작품이 있다는 건 너무 근사하잖아? 나의 경우에는 간혹 '줌파 라히리'를 다시 읽고 《올리브 키터리지》를 다시 읽기도 했지만, '해마다' 읽는 책이라면, 역시나 유일하게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일곱번째 파도》뿐이다. 그러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매해 다시 읽고 있다. '에미'와 '레오'의 이메일로만 구성된 이 단순한 소설이, 그러나 놀랍게도 읽을 때마다 번번이 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 나는 에미의 모든 감정이 그리고 레오의 모든 감정까지도 책을 통해 전해지는 게 너무나 좋다. 어떤 날은 에미가 되었다가 어떤 날은 레오가 되었다가 한다.


'에이모 토울스'의 소설 《우아한 연인》에서 '케이트'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꼽는다. 이에 '팅커'는 서점에 가 그 책을 사서 읽는다. 팅커는 케이트를 좋아했지... 그렇게 월든을 읽게된 팅커는, 월든이 너무 좋아 그 뒤로 바지 뒷주머니에 늘상 넣고 다닌다. 그렇게 금융맨인 팅커는 소로 같은 삶을 향해 나아간다.



도대체 왜, 도대체 그게 어떤 책이길레 케이트는 그걸 무인도에 가져간다 한걸까. 그리고 왜, 팅커는 그 책을 늘 주머니에 꽂고 다닌걸까. 그책은 왜 그들 모두에게 인생의 책인것인가.

그렇게 나는 너무너무너무너무 궁금해서 월든을 샀다.


















그러나 어디, 샀다고 다 읽으란 법 있는가...(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내 책장에 고이 잠들고 있었다. 지난 주 까지는...

아니 글쎄, 지난 주에 만난 친구가, 월든을 매해 다시 읽는다는 게 아닌가.

뭐라고? 매해 다시 읽는다고? 월든을? 왜?

친구는 내게 '너가 읽는다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아' 라고 했지만, 나의 다정한 친구가 매해 읽는 책이라니, 너무나 궁금해진 나는, 책장 속에서 오래 자고 있던 이 책을 꺼내왔다. 그리고 읽었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끝까지 읽자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며 읽었다. 왜 포기하고 싶었느냐?


재미없다.


정말 재미없다.


진짜 재미없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재미없다.



우아한 연인의 '케이트'가 월든을 무인도에 가져간다고 했는데, 그건 '에이모 토울스'가 쓴 케이트 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월든이 케이트의 인생책인건, 에이모 토울스가 케이트를 썼기 때문이다.. 두 유 노 왓 아이 민?



이 책이 왜 재미없냐면,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을 사 그것에 뚝딱뚝딱 살을 붙이고, 그 곳에서 2년을 산다. 채소를 키우고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으면서 2년을 산다. 오로지 그 2년간의 기록인데, 거기에 스토리가 있을 게 무언가. 그는 해와 달과 자연의 소리, 자신을 찾는 야생동물들과 온갖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 책 한 권에 적어두었다. 그 틈틈이 자신이 생각하는 사람, 공부, 독서, 정부에 대해 이야기하긴 하지만, 그것들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저 한 남자가 호숫가에서 욕심 없이 조용히 먹고 사는 이야기.



그래서 연신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떻게 호숫가에 언 얼음을 가지고, 자신의 집에 찾아든 야생동물을 가지고 이렇게 긴 글을 써낼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사건이 일어난 게 아니라, 그저 자연속에 녹아 들어있는데, 어떻게 이걸로 이토록 긴 글이 가능한가. 마지막 꼭지는 '봄'인데, 어떻게 '봄'이란 걸로 몇 장의 글이 나올 수 있는가 말이다. 그저 자연에 대한 얘기여서 눈 앞에 초록초록한 숲이 보이는 듯했고, 새들이 지저귀는 듯했고, 호숫가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바로 내가 그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여름에는 며칠간 여기에 가보아도 좋겠네,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나 거기에 소로가 있다면 싫을 것 같았다. 소로..너무 식탐 없는 사람. 우리가 많이 먹기 때문에 노동을 빡시게 하고 있는 거다, 라는 너무나 맞는 말 하는 사람. 당연한 게 아닌가. 내가 스테이크에 와인을 먹고 싶다면 그걸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노동이 필요하다. 소로는 말한다. 우리가 간소하게 먹고 산다면 노동에 그렇게 힘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맞다, 맞는말이다. 소로는 한마디로 '쾌락'에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쾌락주의자.... 인생.....Orz




인생에서 가장 가치 없는 노년기에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인생 최고의 순간인 젊음을 돈 버는 데 허비하는 모습을 보면, 노후에 영국으로 돌아와 시인으로 여생을 보내기 위해 돈을 벌러 인도로 건너간 영국인이 생각난다. 그는 인도로 갈 게 아니라 즉시 자기 집 다락방에 올라가 시를 써야 했다. 수백만의 아일랜드 노동자들이 "뭐요? 아니, 그럼 우리가 건설한 철도가 쓸모가 없다는 말이오?" 하고 놀라 소리친다면 나는 '비교적' 쓸모가 있다고 대답하리라. 즉, 이보다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러나 내가 형제로서 하는 말인데, 당신이 땅파기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p.63)




자연의 풍경과 그 안에서의 자신의 삶에 대한 것으로 이 두꺼운 책을 쓰다니,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이걸 썼지? 연신 감탄했다. (재미는 없지만.) 만약 나였다면 숲에서 머무는 것만으로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숲은 온통 초록빛이다, 이름 모를 새가 운다, 볕이 뜨겁다... 정도가 내가 쓸 수 있는 전부가 아니었을까. 그런데 소로는 쓰고 또 쓰고 계속 쓰고 많이 썼다. (재미 없지만.)



읽다가 느낀 건 소로가 딱히 다정한 사람이나 친절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거였다. 뭐랄까. 사람들이 좀 싫어할 것 같아. 그건 자기가 고집하는 바 그대로를 실천하는 사람의 올곧은 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비판은 정당하고 자신의 생각은 옳다는 것에서 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육식을 하지 말자고 하면서 그러나 사냥은 최고의 스포츠라고 하면... 먹는 건 안되는데 죽이는 것은 괜찮은가...동물을 죽이는 것은 안되지만 자연을 가장 잘 알기에는 사냥만한 게 없다고 하니,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그래도 뭔가 좀 갸웃하게 되는 면이 있다. 마지막에 해설 읽어보니 30세에 이미 틀니를 했다고 하던데, 결국 이빨 안좋아서 육식 안하기가 더 쉬웠던 거 아니야? 뭐 이런 삐딱한 생각도 들고(소로 아저씨 미안!).. 킁킁.

물론 사람이 자신이 말하는 바를 다 지킬 수도 없고, 양가적인 면을 언제나 가질 수 있으며, 자기 안의 모순도 수없이 맞닥뜨린다. 그러니 '육식하지 말라며 왜 사냥꾼이 되라고 해?' 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안다.

나 역시 '텀블러 들고 다닌다며 비행기는 왜 타' 라는 질문을 받으면 할 말 없고요...



그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만한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그건 알지만, 딱히 내가 좋아할 사람 같지도 않고 나랑 친할 사람도 아닌 것 같아. 아마 같은 시기에 살았다면 소로는 나 싫어했을 것 같아. 알라디너였다면 공개적으로 나를 깠을 것 같다. 그여자는 그렇게 많이 먹어서는 안된다...........(  ")



마지막에 <작품해설> 읽어보면 소로가 딱히..음..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읽는 월든은 소로의 입장에서만 쓰여진 거니까. 작품해설 읽다가, 나는 이런 부분을 만난다.



오늘날 대중은 소로를 생태계 보존에 관심을 기울인 환경보호주의자로 여기지만 당시에는 그런 인식도 없었다. 오히려 소로는 일행과 함께 잡은 물고기를 요리하기 위해 불을 지피면서 주변의 잡목을 제거하지 않아(화폐 가치로 2000달러가 넘는) 300 에이커에 달하는 콩코드 삼림 을 태운 부주의한 인물로 악명이 높았다. 소로는 이웃들에게 적절하게 사과도 하지 않았고 이웃들은 불탄 삼림이 회복된 뒤에도 한동안 그 사건을 잊지 않았다. 소로는 다소 오만하고 냉담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작품해설, p.417-418)




네????????????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고기 요리하다가 삼림 다 불태웠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월든 읽는 동안 그 내용 1도 안나온다. 삼림 불태운 건 얘기 절대 안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은 이렇게 어떻게든 자기 포장을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고기 요리한다고 삼림 태워놓고 사과도 안했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월든 두꺼운 책인데 거기에 진짜 이 내용 1도 안나온다. 삼림 다 불태우다니, 참나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연이 아저씨한테 잘했잖아요. 근데 왜그랬어요, 왜, 왜.........



읽느라 고되고 피곤했다. 재미없는데 끝까지 읽는 거 넘나 힘든 일. 다 읽고 책장을 덮으니 이내 다시 책을 시작하기가 힘들더라. 다음 독서까지 약간 텀이 필요했어. 어제 이 책을 다 읽고 다음 책으로 뭐 읽을까, 하다가 좀 쉬고 싶어지길래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다만 소설을 읽겠다! 했어. 그래서 오늘 아침엔 소설 책을 가지고 나왔는데, 더럽게 무거워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잘못 골랐나 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무거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근하느라 기운빠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케 무겁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거운 책 들고 읽느라 출근길 고생한 나에게 옥수수크림소보로 빵을 주었다. 어제 남동생이 나 먹으라고 사놓고 갔는데 그거 들고 와서 먹었지롱.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집에서 내려온 커피도 있지롱.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튼 나는 이제 월든 읽었다. 뭔가 월든 안읽은 거 마음의 짐 같은 ..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짐을 덜었노라..




문득, 내가 소설을 쓴다면 내 소설 속 주인공의 최애작가 혹은 최애소설은 뭐로 하지? 생각하게 됐다. 에이모 토울스는 케이트를 통해 월든을 얘기했는데, 나는 내 등장인물에게 인생 책으로 도대체 뭘 정해주지? 새벽 세시를 너무 편애하는 거 세상사람 다 아니까 그거 하면 너무.. 거시기하고.............. 뭐해주지? 뭐해주지? 아아 고민이 깊다.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두 젊은이가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돈이 없는 젊은이는 여행하는 동안 선원 일도 하고 농사일도 거들어서 여비를 마려했고 다른 한 명은 주머니에 환어음을 갖고 있었다. 둘 중 하나는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두 젊은이가 ‘서로 돕는‘ 여행의 동반자로 오래가지 못했으리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들은 여행에서 첫 번째 시련이 닥치자마자 헤어졌으리라. 앞서 말한 대로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오늘 당장 길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와 함께 여행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떠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한참 뒤에야 출발하게 된다. - P83

집을 짓는 일과 콩밭 일구는 일을 동시에 하는 바람에 일이 끊이질 않아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일이 끝나면 독서를 하게 되리라는 희망이 나를 지탱해 주었다. 나는 일을 하는 짬짬이 여행에 관한 가벼운 책을 한두 권 읽었다. 그러고는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진실을 추구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어놓고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자책했다. - P115

문학은 최고의 유물이다. 문학은 그 어떤 형태의 예술보다도 우리와 친근한 동시에 보편적이며, 삶 자체에 가장 근접한 예술이다. 문학은 어떤 언어로도 번역될 수 있으며, 우리는 문학작품을 눈으로 읽을 뿐만 아니라 소리 내어 읽기도 한다. - P117

책은 우리에게 어떤 기적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고 새로운 기적을 보여준다. 또한 이 시대에 언급하기 어려운 말들이 다른 어디에선가 이미 언급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인들 역시 우리를 혼란스럽고 난감하고 좌절하게 하는 문제들을 똑같이 겪었고,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언어를 통해 혹은 자신의 삶을 통해 해답을 제시했다. - P123

숲 속에서 처음 맞는 여름에 나는 책을 읽지 않고 콩밭을 일구었다. 아니, 종종 이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일을 했다. 정신노동이든 육체노동이든 어떤 일에도 절대 양보하기 어려운 소중한 시간이 있었다. 나는 여백이 많은 삶을 소중히 여긴다. 여름날 아침이면 늘 하던 대로 몸을 정갈하게 씻고, 해 뜰 때부터 정오까지 햇빛이 가득 쏟아지는 문지방에 앉아 소나무와 히커리, 옻나무에 둘러싸인 채 방해받지 않고 홀로 정적 속에서 몽상에 빠진다. 그러다가 서쪽으로 난 창문으로 해가 떨어지거나 멀리 도로에서 행인의 마차 소리가 들리면 비로소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곤 했다. 그런 계절이면 나의 정신은 밤새 옥수수가 쑥쑥 자라듯 성장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일은 어떤 육체노동보다도 즐겁다. - P126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을의 도움을 받는 일은 수치스럽게 여기면서, 정직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해서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은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정직한 삶은 도움을 받는 것보다 더 치욕스러운 일이다. 정원에 세이지 같은 약초를 가꾸듯이 가난을 경작하자. 옷이든 친구든 새로운 것을 장만하려고 애쓰지 말자. 낡은 옷을 고쳐 입자. 오랜 친구에게로 돌아가자. 사물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옷은 팔아버리고 우리의 생각을 간직하자. 우리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음을 신은 알아주리라. 온종일 거미처럼 다락방에 갇혀 있어도 스스로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면 세상은 마찬가지로 광활하게 느껴진다. - P366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19-06-21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월든> 너무나도 재미없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던 책입니다. 다 읽고 나서도 별다른 감흥이 안 느껴졌고요. 소로 저 사람, 내가 싫어하는 유형이야.... 이런 생각도 했었고요.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 암튼 누군가에게는 고전이고, 인류의 고전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책은 좀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

다락방 2019-06-21 09:55   좋아요 0 | URL
아아, 반갑습니다,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정말 끝까지 읽느라 고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으면서 소로 이 사람 내가 좋아할 사람은 아니다, 이 사람도 나를 안좋아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ㅎㅎ 저 역시 이렇게나 고전이 될 이유 같은 건 없었다고 보여지지만, 또 어떤 면에서 사람들이 좋아하고 영향을 받는지도 알겠더라고요.

저는 월든 호숫가 근처에 사는 친구 있으면 좋겠다, 여름에 휴가 가고 싶다, 생각했지만 ‘근데 그 사람이 소로이면 싫다‘ 이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19-06-21 10:02   좋아요 0 | URL
아마 그때 책 다 읽고 소로 얼굴 찾아보고 와 정말 고집스럽게 생겼다;; 이런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전 소로가 강요하는 삶이 너무 싫더라고요;; 읽는 내내 ‘알았다고, 당신이나 그렇게 살라고!‘ 막 이런 반감이 들더라는 ㅋㅋㅋㅋㅋ 월든 호숫가 근처도 안 가고 싶어요. 저는 ㅋㅋㅋㅋㅋㅋ

그때 이렇게 감상문 남겼었네요. ㅋㅋㅋ

-난 소로우의 문체랄까, 고답적인 말투도 별로였다. 무엇보다도 책 곳곳에서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사는, 단순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평가하는 소로우의 시선이 불편했다. 마치 그들은 바보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투의 시선이랄까. 소로우 당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남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게 싫었듯이 그저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의 삶도 당신만의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다락방 2019-06-21 10:1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잠자냥 님.
읽는 내내 계속 그렇게 살지 않는 많은 사람들을 비난하죠. 자기 오두막 방문했다가 먹을 거 별로 없고 그래서 속히 떠나는 자들까지 흉보잖아요.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자기가 추구하는 바대로 살고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쾌락과 멀어진 삶을 사는 사람이라 한 백살까지 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마흔네살까지 살다 죽었다고 해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그렇다면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운명이란 정녕 정해져있는 것인가, 죽음은 어떻게 사는가와는 관계없이 찾아오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도 해보고요... (이상한 의식의 흐름)


저는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보는 거는 되게 좋았거든요? 근데 소로의 월든이 재미도 없고 별로인거에요. 그래서 어떤 차이가 있나 곰곰 생각해봤는데,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도시에서 사는 자신의 삶을 힘겹게 느꼈을지언정 그렇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없죠. 게다가 아주 잘 해먹고 살아요. 저는 이 쪽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혼자서 맛있는 거 잘 해먹고 사는 사람. 저는 아무래도 이 쪽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6-2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다락방님 이 페이퍼랑 잠자냥님과의 댓글대화 읽고 나서 이 책이 읽고 싶은 나는...누구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라운 페이퍼여라!
분명 재미없다고 썼는데
이 책이 읽고싶다능!!!

다락방 2019-06-21 11:4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은 이 책이 좋으실 수도 있어요! 저야 워낙 쾌락주의자라... 킁.

단발머리님 읽고 감상 써주세요. 단발머리님 에게서는 얼마나 근사한 페이퍼가 나올까 벌써부터 기대돼요! >.<
읽으실거면, 단발머리님, 제가 읽은 책 보내드릴까요? (초롱초롱)

단발머리 2019-06-21 12:25   좋아요 0 | URL
진짜요?!? 완전 완전 좋아요!!!
(초롱초롱 반짝반짝 @@)
제가 함 읽어보겠습니다용!!!

잠자냥 2019-06-21 12:49   좋아요 0 | URL
읽고 꼭 말해주세요. 소로랑 친구 하고 싶은지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6-21 12:54   좋아요 0 | URL
두 분 댓글로 짐작키는 일단 제 스타일의 남자는 아닌 듯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좋아하고 말고는 본인 마음이지만 잠자냥님 말씀처럼 부풀려진 면이 있을까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요. 다락방님의, 생선 요리한다고 산에 불내고 사과 안 했다는 이야기 보면... 호감형은 아닌듯 하고요^^

다락방 2019-06-21 13:5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제가 택배로 보내드릴게요. 딱~ 기다리고 계세요! 슝-

단발머리 2019-06-21 13:54   좋아요 1 | URL
이야호~~!!!!!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신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랑 2019-06-21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과 자주 읽고 싶은 책은 별개인 것 같아요. 영화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자주 볼수록 더 좋은 영화도 있지만요 어떤 영화는 정말 좋은데 또 보기에는 버겁더라구요.
저의 경우에는 라라랜드, 위플래쉬, 버드맨이 좋았는데 또 보긴 힘들었어요. 반면에 포레스트 검프, 쇼생크탈출은 봐도 봐도 좋구요.
책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좋은 책이라고 평가하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다락방 2019-06-23 17:06   좋아요 0 | URL
방랑님!
제가 며칠전에 갑자기 라라랜드를 다시 보고싶어지더라고요. 혼밥하면서 보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아아, 재밌다 재밌다, 하면서 라라랜드를 다시 보았어요. 아, 아직 끝까지 보지는 않았지만요.
말씀하신 것처럼 다시 보고싶어지는 것과 좋은 것은 또 다른 것 같아요. 얼마전에는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스파이]를 다시 보는데 또 너무 재밌잖아요? 으악 너무 재미있다! 이러면서 다시 봤어요. 반면에 [사이드웨이]같은 건 참 좋았어서 다시 봐야지, 마음 먹었었지만 다시 보게 되진 않더라고요. 또 언젠가는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지만요. 좋은 책, 좋은 영화.. 모두 감상하는 자의 몫인 것 같아요. 누가 뭐래도 저에게 뭔가 울림을 준다면 그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대작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감은빛 2019-06-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까지 접한 월든에 대한 글이나 이야기 중에 가장 재밌어요! 역시 다락방님!

제 생각에는 재미있는 책과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책은 다른 것 같고, 다시 읽게 되는 책은 객관적인 재미나 감동과는 달리 특정한 개성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다락방 2019-06-23 17: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책이나 영화가 갖는 특정한 개성, 그것 때문에 어떤 책이 누군가에게는 형편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책이 되기도 하고 그래요. 제 경우 새벽 세시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뻔한 로맨스 소설일테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게 좋아요. 저한테만 좋은 작품. 그거면 된 것 같아요. 후훗.

비연 2019-06-2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월든은 별로였는데... ㅡ.ㅡ;;;

다락방 2019-06-23 17:07   좋아요 0 | URL
아니, 이렇게나 별로인 사람이 많은데 왜때문에 고전으로 평가받는 걸까요? ㅎㅎ

2019-06-25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6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길 2019-06-3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한 친구의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 저도 올해 친구들에게 물어봐야겠어요 ^^ 글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9-06-30 11:16   좋아요 0 | URL
다정한 친구의 좋아하는 책을 저 역시 같이 좋아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는 못했네요. 대길 님도 물어보고 읽어보세요. 이야기거리가 하나 더 생길테니까요. 어쩌면 더 많이. :)
 
우주로 가는 계단 -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창비아동문고 303
전수경 지음, 소윤경 그림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고통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친구가 된다. 그들 사이에 아주 긴 시간과 공간이 놓여있어도.

기다림은 어쩌면 우리로 하여금 또 하루를 버티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걸지도 물라.

‘시간을 거슬러 너를 찾아갈게’ (p.161)

우리는 그렇게 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을 꿨다.

꿈속의 나에겐 남자친구가 있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어떤 대화중이었는데, 남자친구는 내게 멍청하고 성격도 나쁘다고 뭐라고 했다. 우리가 무슨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남자친구에게 나는 멍청하고 성격나쁜 게 아니고, 니 말이 틀린 거라고 대꾸했는데, 그러자 남자친구는 내게 물었다.


"너 생리할 때 됐지?"


남자친구다 보니 내 생리주기 정도는 알 수 있었던 걸까. 공교롭게도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내게


"거봐. 그러니까 멍청하고 성격도 나쁘지. 여자들은 생리할 때 성격 나빠지잖아. 나 아니면 누가 너 이해하냐."


이러는 게 아닌가. 나는 그 말을 듣고난 후,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래, 천천히 보면서 생각했다.


'이런 새끼를 왜 사귀고 있지?'



그러나 그에게 그만만나자고 말하기도 전에 잠에서 깼다. 새벽이었다. 다시 잠들기까지 뒤척이면서, 대체 이런 맥락 없는 뜬금 없는 꿈을 왜 꾼거지? 아무 메세지도 없는 꿈을? 기분만 나쁘잖아? 하다가, 아아, 캣콜링 때문이구나, 했다. 그렇다. 나는 자기 전에 '이소호'의 시집 《캣콜링》을 읽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를 읽으며 빡쳐했던 것이다.




마시면 문득 그리운




소호 뭐해? 다른 사람들한테 아직 내 이야기 안 했지? 나중에 우리 여행 갈래. 이 말을 하려고 전화한 건 아니고 그냥 오늘 너무 슬퍼.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나 있는 곳으로 올래? 여기 연남동이거든 택시 타면 금방이야. 이상하게 술 마시니까 네 생각이 나네. 그냥 너 같은 여자랑 사귀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런 생각. 아니다. 우리는 남들처럼 그렇게 유치하게 만나지 말자. 그냥 좋으면 좋은 대로. 나는 소호가 쿨해서 좋아. 예술하는 여자들은 보통 여자들이랑 다르잖아. 자유롭잖아. 얽매어 있는 거 싫어하지 나처럼. 그러니까 구속하지 말자. 마음이 서로 맞는다는 게 중요한 거잖아. 그냥 이렇게 만나서 술 먹고 더 맞으면 자고 그러자. 야. 우리가 무슨 사이냐니. 그게 뭐가 중요해. 너나 나나 나이 먹을 만큼 먹었잖아. 도대체 네가 생각하는 연애의 기준이 대체 뭔데? 남녀가 정기적으로 만나 놀고 먹고 자고. 그거 우리 지금 하고 있는 거잖아. 꼭 연인끼리만 그런 걸 해야 해? 난 아직도 네가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어. 여자들은 정말 이상하지. 멀쩡히 잘 만나다 꼭 이러더래. 됐어 기분 다 망쳤어. 너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볼 줄 몰라.






















아아..이런 시를 읽고 자가지고 꿈에 더러운 남자친구 있었네. 에라이-

어휴 입으로 손으로 똥싸는 놈들..



캣콜링 시집의 첫장을 펼치면, 서문인 듯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



쟤는 분명 지옥에 갈 거야.

우릴 슬프게 했으니까.


2018년 12월

이소호




이 첫장이 너무 좋아서, 나는 지옥에 갈 사람들의 명단을 언제까지고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를 슬프게 한 사람들, 이 시간에도 우리를 슬프게할만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 대해서 단호하게 쟤는 분명 지옥에 갈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지옥에 가라. 당신들은 지옥에 가야해. 왜냐하면, 우리를 슬프게 했으니까. 나를, 내 친구를, 내 이웃을, 내 주변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슬프게한 사람들, 지옥에 가야해.


지옥, 이라고 하니까 며칠 전에 본 영화 《아이 엠 마더》가 생각난다.





원제는 <Pepprmint> 인데 왜 우리나라 와서 아이 엠 마더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강하다..뭐 이런 거 할라고 한건가.



'라일리'는 눈 앞에서 남편과 아이가 다른 사람의 손에 살해되는 걸 목격하게 된다. 범인을 보았고, 그래서 누가 범인인지 지목했지만, 부패한 경찰과 판사는 오히려 그녀를 정신병동에 가두려 한다. 나쁜 짓을 한 놈에게 벌을 줄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니, 자기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피해자인 자기 편이 되어주려 하지도 않다니. 그녀는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그래서 그녀 스스로 악을 응징하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남편과 딸을 잃고 5년이 지난 후, 그녀는 아주 강한 여자가 되어서 관련자들을 죽이고 다니기 시작한다. 남편과 딸을 쏘았던 놈들과, 그걸 지시한 배후와, 판결에서 그들을 풀어준 판사까지.


자, 아래 사진은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지 못한 판사의 집에 찾아가 복수하는 장면이다.






라일리는 가차 없다. 결국 저 판사의 두 손을 책상에 못으로 박아두고 '네가 정의롭지 않아 내가 정의롭겠다' 며, 그녀는 판사를 불태운다. 봐주고 뭐고 없다. 그간 그렇게 잘못된 판단을 얼마나 많이 내렸을까. 가장 정의로워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부패했어? 오케. 죽어.


지옥에 가라.



판결 똥으로 하는 판사들아. 정의가 찾아갈 것이다. 당신들을 응징할 것이다.



그녀는 수십명을 죽였다. 그러나 SNS 에서는 그녀를 응원한다. 경찰이 못하고 판사가 못해준 걸 직접 하는 그녀를 응원한다.



우리를 슬프게 했지?

지옥에 가라.




어제는 다섯 권의 책을 주문했고, 오늘은 세 권의 책을 주문했다.

이건 딱히 지옥에 갈 일은 아니다. 누구도 슬프지 않잖아요?

킁킁.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9-06-19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금 전에 기사 봤는대요.
보습학원 원장이 10세 여아 소주 먹이고 성폭행했는데, 양손을 눌렀다,는 진술만으로 강간죄 성립이 안 된다고 2심에서 감형되서 징역 3년 선고했다고 하네요. 해당 판사 파면하라고 난리던데... 우리나라 사람들 순하기도 해라, 파면이라니...<아이엠마더> 단체 관람이라도 해야할 판이에요 ㅠㅠ

그 와중에, 이소호 시집은 넘나 이쁘구요...

다락방 2019-06-19 12:46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단발머리님. 그 기사 떠올리면서 쓴 페이퍼에요. 그 판사 앞에도 라일리가 나타나 응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열 살 아이한테 소주를 먹인 것만으로(왜 먹여요 대체..어른한테도 먹이면 안되는데!) 이미 3년은 때렸어야죠. 어떻게 열 살 아이인데 강간죄 성립이 안됩니까. 이게 말이에요 똥이에요. 저도 그 판사 파면하라는 청원에 동의했답니다. 파면이 다 뭡니까, 라일리가 저 판사한테 했듯이 모든 걸 다 날려버려야 해요. 모든걸..

이소호 시집은 어렵더라고요, 단발머리님. 해설을 읽어보니 아, 그래서 이렇게 썼구나 싶지만, 그렇다해도 확 오질 않아서 어려웠어요. 그나마 2장이었나, 저렇게 남자들이 하는 말 그대로 따온 시들은 잘 읽히더라고요.
모르던 시집이었는데 도서관 갔다가 보여서 충동적으로 집어왔어요, 저도. ㅎㅎ
 

지난 주에는 며칠간 병원에 입원을 했다. 살면서 입원은 처음이었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섯 권의 책을 준비해갔다(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조용히 읽으며 그 시간을 온전히 휴식에 집중하고자 한다면, 나는 1인실에 묵어야 했다. 1인실에 묵으면서, 병원에서 내어주는 밥을 먹으면서, 그리고 가져온 책들을 읽자, 나는 그리 생각하였다.


그러나 세상이 어디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것이던가.

한 달전에 미리 1인실에 입원하겠노라 예약했지만, 병원측에서는 1인실에 빈자리가 없다고 했다.

1인실에 빈자리가 없을 수가 있나? 나는 당황스러웠다. 1인실은... 돈만 있으면 병원에서 얼씨구나 하고 받아주는, 그런 병실이 아니란 말이야? 1인실보다 더 좋은 특실은 자리가 있었지만, 1인실보다 하루에 30만원이나 더 비싸서, '나 돈 좀 써보겠다!' 작정했던 나였어도 차마 특실에 묵을 수는 없었다.


"2인실은요?"

"거기도 자리 없어요."


나는 하는수없이 5인실에 들어가야했다.



5인실도 일반병동과 간호병동이 있다 했다. 간호병동은 하루에 2만원 정도를 더 줘야 하는데, 간호사가 더 많이 배정되어 있고 집중적으로 돌보아주기 때문에 밤에 병실에서 보호자가 함께 자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는 간호병동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살면서 처음, 입원했다.



5인실이 소란스러우면 어쩌나 했던 염려와 달리, 네 개의 침대가 비어있었고, 오호라, 나는 내가 원하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창가 옆이었다. 창가 옆에 자리잡고 커튼을 치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짐을 꺼냈다. 그리고 이렇게, 가져간 책을 꺼내두었다.






히힛 씐나. 나 포함 사람 두 명이고 그래서 병실 조용해. 창가 옆이라 창문을 열어두면 바람도 잘 들어와. 굳이 1인실 갈 필요 없겠어. 나는 중간에라도 자리가 나면 1인실로 바꿔달라 요청하였지만, 이정도라면 5인실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빈 병실은 금세 채워졌다. 나 포함 다섯 명의 환자들이 금세 자리를 잡게 되었고, 당연히 보호자들도 따라왔다. 엄마는 수술을 앞둔 나를 두고 안타까운 마음에 쉬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셨고, 혼자 있고 싶은 나는 엄마가 자리를 뜨지 않아 답답했다.


엄마 가, 가, 가란 말이야. 나 혼자 있고 싶어!!



그렇게 발걸음 안떨어지는 엄마를 겨우 돌려보냈건만, 아아, 세상은 정말이지 어쩌면 이렇게나 제멋대로인가요... 혼자이되 혼자가 아니었으니, 병실 안이 시끄러운 거다. 게다가 할머니 한 분은 목청도 너무 크시고 잠시도 수다를 참지 않으시며 게다가 매사가 다 부정적이었다.


흑흑. 1인실 자리나면 당장 옮길거야 ㅠㅠ



나는 초저녁부터 잠을 잤다. 그리고 모두가 잠든 밤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었다. 덕분에 이디스 워튼을, 마이클 코넬리를 읽었는데, 이디스 워튼의 책에다 옮긴이 무슨 짓을 한거냐... 이건 따로 욕해주마... 아무튼,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시간대를 달리하자, 생각했다.

수술 당일날은 그게 쉬웠다. 수술을 하고나자 잠이 쏟아져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으니까. 깨어있는 시간은 곶..통... ㅠㅠ 너무 아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다음날 부터는 병실의 모든 분들이 한마음 되어 수다를 떨 때(애초에 우리 커튼 걷고 수다떨자! 라고 얘기를 하시더라), 나는 책을 들고 휴게실에 가거나, 병원에서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걸어야 한다고 해, 복도로 나가 아픈 배를 부여잡고 걸었다.






그리고 중간에 다시 체크했다. 혹시 1인실 자리난 거 아직도 없느냐고. 병원에서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네.... ㅠㅠ



밥 시간... 밥 먹는 시간에는 나도 그 분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다른 분들은 친절하게 어디가 아파서 들어온거냐 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물으셨고 또 본인들의 이야기도 하셨다. 다들 자랑할 것들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아픈 사연들도 갖고 계시더라. 내가 시끄럽다고 했던 할머니 한 분은 모은 돈을 아들이 사업한다고 가져갔다고 했지만, 수술하는 날에도 아들은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퇴원할 때까지 할머니의 아들은 한 번도 오질 않았어. 한 아주머니는 형부의 사연을 말해줬는데, 들으면서 내 마음이 어찌나 아프던지. 본인의 얘기를 마치고나서 아주머니는,



"문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라요."



하시더라. 문을 열기 전에는 그 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고. 저마다 문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문을 열면 또 각자의 사정들이 있다고. 나는 아주머니께


"혹시 안나 카레니나 읽어보셨어요?"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안나 카레니나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p.11)



















수술을 마치고나면 두 시간동안 잠을 자서는 안된다. 그런데 잠이 쏟아져. 옆에서 남동생이 계속 머무르며 누나, 자면 안돼, 일어나, 돌봐주었고, 매일 찾아와서는 내 침대 옆에 앉아 자기 일을 하거나 나랑 수다를 떨다 갔다.


수술 다음날에는 친구가 찾아왔다. 나는 병원 1층의 밥집과 커피숍으로 친구를 데려가 오랜만에 한참 수다를 떨었다. 친구가 나 주겠다며 과일과 빵을 사왔는데, 으으, 크림가득한 빵을 나는 당장 먹을 수가 없어 눈물을 흘립니다...


퇴원 후에는 집 근처까지 찾아와준 친구를 만났다. 네시간 이상을 정신없이 수다 떨었는데, 콜드브루 를 마시던 친구와 자몽허니블랙티를 마시던 나는 박준과 이제니를 얘기하고, 성의 변증법을 얘기했다. 각자의 실패한 연애에 대한 얘기부터 버지니아 울프 전집까지.

아,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사는 게 좋은 사람. 이래야 행복한 사람이야! 나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친구가 필요해!





결국 나는 5인실에 입원하고 5인실에서 퇴원을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발길 떨어지지 않던 우리 엄마, 수술실에 나를 들여보내면서 펑펑 울던 엄마는, 다음날 부터는 '나 안가도 되지?' 전화 한통 하시고는 오지 않으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들르던 남동생에게도 '야, 걔 혼자 있고 싶어해, 가지마' 이러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처음엔 집에 가지를 못하더니, 이제는 오지를 않더라?" 하니 엄마 빵터져서 웃으셨다. ㅋㅋㅋㅋㅋ



오롯이 혼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조용히 있고 싶었기 때문에 5인실에 있었던 것은 불편했지만,

그러나 그 안에서 입원한 다른 분들이 다 너무 친절하셔서 짜증냈던 내가 좀 미안했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는 모두 "잘 하고 와요, 잘 될거야." 하며 인사해주셨고, 밥을 먹을 때면 '반찬 가져온 것좀 줄까요?" 챙겨주셨고, 잠이 들라치면 커튼을 쳐주셨다. 수술 후 걷는 운동을 시작할 때는 '젊어서 회복이 빠르네', 다들 감탄하시고, 할머니는 '저렇게 꼿꼿하고 예쁜 사람이 여긴 왜 와있어' 하셨다. 퇴원할 때는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나와 배웅해주셨다. 건강하게 지내라며.


유독 목소리 크고 늘상 수다인 할머니에게 짜증이 났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할머니는 그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외로우셨겠다, 너무. 누구든 붙잡고 얘기를 하셔야 했겠어.





출근을 했다.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소포가 도착했다.

소포를 뜯어보니 그 안에는 늘 사야지 마음먹었던 라벤더 오일과 tea, 그리고 아프지 말라는, 쾌유를 바란다는 간단한 내용이 적힌 카드가 있었다. 그 두 줄이 마음에 와 박혔다.





어제 자기 전에 라벤더 오일을 살짝 손에 덜어 귀 뒤와 목에 조금 발라주었다. 라벤더 오일은 숙면을 도와준다고 했다. 내가 몰랐기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이 떠올랐다. 몇 해전 여름에, 그 때 우리가 함께이던 그 밤에, 그 때 내가 오일을 알고 또 가지고 있었다면, 오일을 발라줄 수 있었을 텐데. 몰라서 하지 못했네. 몰라서 하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다. 다음에, 다음에 가능하면 그 때는 내가 라벤더 오일을 준비해갈게. 그리고 자기 전에 발라줄게, 숙면을 취하도록. 왜냐하면 나는 코를 고니까.. (응?)




회복중이다.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9-06-1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빠른 쾌유 바랍니다...

다락방 2019-06-18 14:0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빨리 낫고 있는 것 같아요. 훗.

목나무 2019-06-18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10월 충수염젤제 수술을 한 저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
저 역시 5인실에서 아주 기냥 시끌벅적하게 지내다 퇴원했었거든요. ㅋㅋ
수술 잘 하고 무사히 퇴원하신 거 축하드려요.
당분간은 그래도 몸조리 잘해야 하니까 늘 조심조심하셔요~ ^^

다락방 2019-06-18 14:03   좋아요 1 | URL
5인실 너무 시끄럽고 ㅋㅋㅋ 그것은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있을 때는 혼자 조용히 있지 못해 짜증났었는데, 돌이켜보니 같은 병실 분들 다 너무 친절하고 다정하셨어요.

조심조심 회복에 집중해야지요.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19-06-18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 창가의 책까지는 낭만적인 그런데 그 다음부턴 숨이 좀 막히는 듯한 병원에서의 시간이었어요 꼭 회복 잘 하시길

다락방 2019-06-18 14:0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창가에 책을 꺼내놓을 때까지만 해도 혼자 독서나 실컷하자며 좋아라 했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저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지라 제 생각대로만 굴러가지 않았네요. 하핫.
네, 회복에 집중할게요. 감사해요!

psyche 2019-06-18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수술에 입원이시라니... 몸이 다 회복될때까지 꼭 무리하지 마세요. 빨리 좋아지시길!

다락방 2019-06-18 14:04   좋아요 0 | URL
네, 얼른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부지런히 걸었고 이제는 부지런히 먹고 부지런히 잘거에요. 감사해요!

잠자냥 2019-06-1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조리 잘 하시고요! 회복도 잘 하시고요~ 그나저나 역시 포스팅은 회사에서 제맛이죠? ㅋㅋㅋ

다락방 2019-06-18 14:04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떻게 아셨습니까. 포스팅은 역시 회사에서 하는 게 제 맛! 회사는 제 작업실입니다. 포스팅을 위한 작업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9-06-18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18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방랑 2019-06-1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 페이퍼에서 다락방님이 병원에 입원한다면 책을 잔뜩 싸가서 읽고 싶다고 하신 것 같은데...
실현된건가요..ㅜㅠㅠ
몸조리 잘 하시고 무리하지 마세요.
병원이 아니라 해변가에서 카페에서 건강하게 책 읽으시길!

다락방 2019-06-18 14:05   좋아요 0 | URL
네, 그러합니다. 책 잔뜩 싸들고 가서 읽었답니다. 물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주 오래전에 사두고도 안읽었던 책들 위주로 가져갔어요. 읽고 처분하려고요. 후훗.

네, 다음에는 카페에서 책 읽는 사진을 인증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6-1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수술 경과는 좋으신지요.
빨리 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다락방 2019-06-18 15:05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수술도 잘 되었고 회복도 빠르게 되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2019-06-18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19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9-06-1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도 잘 되고 회복도 빠르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다락방님을 너무 잘 아는 다락방님 어머님을, 저는 좋아합니다.
입원하고 수술하는 건 별로지만
그 와중에도 5권의 책언덕 멋져요.
다음 작품 기대할께요^^

다락방 2019-06-19 12:16   좋아요 0 | URL
어떤 때에는 엄마가 저를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때에는 어쩌면 이렇게 나를 모를까 싶기도 해요. 그러나 이건 누군들 그렇겠지요. 저라고 저를 다 알 순 없듯이 말입니다.

성의 변증법은 병원에서 몇 번이나 시도했다가 포기했어요. 퇴원하고 나서 다시 읽기 시작했고요.

단발머리님이 써주시는 글, 페이퍼든 리뷰든 읽는 거 너무 좋아요. 그 시간을 좋아합니다. 우리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화이팅!

감은빛 2019-06-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다락방님은 원체 건강하시니 금방 회복되시리라 믿어요.

돈이 있어도 자리가 없어서 1인실을 이용하지 못했다니!
그렇군요. 저도 병원 입원실을 떠올리면 늘 6인실, 8인실 등이 생각납니다.
그 와중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으셔서 다행이에요.

다락방 2019-06-21 09: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감은빛 님.
정말 저 건강한가봐요. 회복이 빨리 되고 있습니다. 후훗.

clavis 2019-07-2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접때 몸이 안좋다셔서 마음으로 기도했는데 이렇게 회복의 기간을 가지셨군요 늦었지만 저도 쾌유와 회복을 응원합니다. 지금쯤 많이 좋아지셨겠지요? 안나카레리나의 저 문장은 ˝고슴도치의 우아함˝에도 나와요. 아주 뚱뚱한 수위 아줌마가 사실은 아주 대단한 독서가 인데, 그것을 저 문장을 주고 받는 신사가 생기면서 로맨스가 시작되는. 락방님. 꼭 보셔야합니다. 제가 전에도 락방님께 추천한 기억이 있습니다ㅠ

다락방 2019-07-22 08:05   좋아요 1 | URL
클래비스님, 저 고슴도치의 우아함 봤어요! 수위 아주머니가 얘기하는거 기억하고요. 제가 그거 보고 안나 카레리나가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했던 것 같아요. 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던제 본 책이라 기억이 희미합니다. 다만, 거기에 안나 카레니나 나왔다는 건 확실히 기억해요. 후훗.
 
핸드백 대신 배낭을 메고 - 소설가의 활력 갱생 에세이
유이카와 케이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험이 쌓이다보면 나 역시 에베레스트를 욕심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안그럴듯), 지금은 그저 가깝고 낮은 산이라도 자주 오르고 싶어진다.

등산뽕이 차오른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9-06-1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자산 오르시잖아요. ^^

다락방 2019-06-18 08:43   좋아요 1 | URL
일자산은 사실... 산책 코스이지 등산 코스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산이라서..이름만 산이에요. 하하하하하. 그래도 일자산만 다니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9-06-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제가 마라톤, 달리기에 (책이랑 영화) 빠졌었는데 제 폐가 마음을 못 따라가서 .... ㅠ ㅠ

다락방 2019-06-18 09:03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까지는 달리기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어요. 걷기와 등산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등산도 너무 험하고 가파른건 무섭고 역시 일자산이 적당하다 싶어요. 욕심없는 소박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9-06-18 09:09   좋아요 0 | URL
‘본투런’을 읽으시면 달리기뽕! 이 찹니다. 차고 넘치죠.

붕붕툐툐 2019-06-18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등산뽕!!!! 발목 다쳐서 한동안 못갔더니 너무너무 가고 싶어요~ㅎㅎ

다락방 2019-06-18 09:09   좋아요 1 | URL
오오 븅븅툐툐님 이 책 읽어보셨어요? 이 책 읽어보시면 등산뽕 더 차오르시겠어요!
저는 숲이나 산에 가는 거 너무 좋아요! 공기가 일단 다르잖아요. 숲의 공기? 그런 게 너무 좋더라고요. 조금 높은 산이라면 전망 보는 것도 좋고요. 저는 높이 올라가는 건 무서워서 ㅠㅠ 예전에 북한산 정상인가 한 번 올랐다가.. 바위였는데.. 내려오지 못하고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래서 낮은 산에만 좀 다녀야겠어요. ㅋㄷㅋㄷ

붕붕툐툐 2019-06-18 09:13   좋아요 0 | URL
ㅋㅋ락방님 귀여우심~ 책을 읽어보진 못했는데, 원래 등산을 넘 좋아해서요~ 숲의 공기 진짜 좋죵~ 그냥 걸으라면 5시간 못 걸을텐데, 등산은 가게 되는 걸 보면 숲이 가진 매력이 있는게 확실해요~ 전 약간 높은 산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1인입니다~ㅎㅎ

다락방 2019-06-18 09:15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저자가 등산에 대해 생각도 못하던 사람이었는데 같이 살던 개가 죽고나자 등산을 시작하거든요. 그러다 결국 예순이 되었을 때 에베레스트를 보러 가요. 사람이 어떤 일을 맞닥뜨리고 시작하고 그리고 어디까지 목표를 설정하느냐 까지, 자기가 모르던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과정인것 같아요. 그럴 줄 몰랐는데 등산을 시작했고, 그럴 줄 몰랐는데 어느틈에 에베레스트까지..

그런면에서 보면 인생은 한 번 살아볼만한 것인것 같아요. 흥미진진!!
:)

방랑 2019-06-1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산 바다 중에서는 당연히 바다였는데요.
제주에서 오름 다녀오고 나서는 산도 은근 끌리더라구요.
물론 오름은 산이라기엔 가벼운 산책 수준이겠지만요.
얘기하고나니 또 가고 싶네요.

다락방 2019-06-18 14:29   좋아요 0 | URL
저는 숲의 공기도 좋아하지만, 일단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게 ‘걷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높은 산은 좀 빡세고 산책 코스 정도가 딱 좋은것 같고요. 저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 같아요. 북한산 정상에서 주저앉은 거 보면 확실히 있는듯요 ㅠㅠ

저도 주말에는 슬렁슬렁 산책 다녀와야겠어요. 초록초록한 나무도 보고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도 듣고 바람과 빛도 느끼고요. 흐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