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거나 영화를 만들 때, 즉 하나의 이야기를 새로이 창조할 때, 그 안에는 온갖 악한 행위를 넣을 수 있다. 주변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일을 포함해서 드물게 일어나는 일들까지 혹은 순전히 상상에서 나온 것까지도 넣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악한 행동을 넣음으로써 어떤 것을 말하느냐는 그 이야기를 창조하는 사람의 평소 가치관, 사상일 것이고 또 방향일 것이다.

절도나 살인 혹은 강간을 넣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다, 라는 걸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고, 절도나 살인 혹은 강간을 넣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런 가해 행위를 당해도 싸다는 것을 말하는 수도 있다. 이야기는 '나쁜 짓 하면 안돼'로 끝맺지만 그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과 문체, 흐름에 있어서 '으이고 당해도 싸네'라는 생각을 독자나 관객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거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갈릴 수밖에 없고, 바로 그 지점에서 같은 '가해'를 다뤘음에도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고 졸라 까대야 되는 이야기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범죄를 다뤄서가 아니다. 범죄나 가해는 어떤 이야기에도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서 뭘 보여주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거다.



최근에 본 좀비 영화 두 편이 그에 해당한다. '좀비'를 다룬 것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여자주인공 이라는 것은 같지만, 그러나 보여주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데이 오브 더 데드:블러드라인》의 '조이'는 의대생이다. 시체를 해부하고 기증되는 혈액으로 이것저것 연구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데, '맥스'라는 남자가 그 날도 어김없이 그녀를 찾아와 혈액을 기증하고자 한다. 그의 항체는 여느 사람들과는 좀 달라서 연구 가치가 있는데, 그는 꼭 조이에게만 혈액을 주고자 한다. 언젠가는 조이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거라 생각하고 조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데, 조이는 그랑 둘만 있는게 싫어 그의 혈액 채취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지만, 그가 꼭 그녀를 칭하는 바람에 피할 도리가 없다. 그는 자신의 팔에 새긴 조이의 이름을 보여주고 그녀를 강간하려 한다. 그러나 시체실의 한 시체가 깨어나 좀비로 돌변해 맥스를 물고 조이는 그 자리를 피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세상은 수많은 좀비들로 가득차있고 조이를 비롯한 살아있는 인간들은 요새를 이뤄 그곳에서 생활한다. 조이는 그 안에서 의사로 생활하면서 열병에 걸린 아이를 치료하고자 하는데, 가지고 있는 항생제가 말을 듣지 않는다. 자신의 학교 약보관실에 더 좋은 항생제가 있으므로 그것을 가지러 다녀오자고 그 요새를 지키는 대장에게 말하고, 그러다 좀비에 감염되거나 좀비를 끌어들이게 되면 위험하다는 반대를 무릅쓰며, 항생제가 있어야 우리를 살릴 수 있다, 저 열병은 전염성이 있다, 고 말하는 거다. 그렇게 몇몇 군인을 이끌고 학교로 가 약품을 가져오는 도중 좀비에 물리는 희생자가 생기고, 그 학교에 내내 머무르던 좀비 맥스는 그녀가 타는 차 밑에 숨어들어 요새로 침입한다.



조이가 항생제를 가져오고자 한 것은 옳은 일이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그 항생제를 가져와야 한다는 조이의 말에 힘을 실어줬을 것이다. 아이 하나를 살리자고 부대원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대장의 말 역시 타당하지만, 그러나 항생제를 가져와 그 열병의 전염을 막는 것이야말로 사람으로서, 의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인 것이다. 나는 아이를 살리는 일이라면 무조건적으로 그 사람의 편이 된다.





따뜻한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사자자리 여성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관대한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녀는 아이들과 약자들을 여성스러운 연민으로 감싸안아 주는 사람입니다. - 《당신의 별자리 사자자리》, 린다 굿맨, p.72







그런 한편 분명 희생자도 발생했기 때문에 여기서 갈등의 지점이 생긴다. 아니, 생겨야 한다. 아, 사람들의 삶을 지속시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희생을 감당하면서 이렇게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나는 조이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런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갈등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갈등을 하게끔 풀어가지를 않는다. 나는 억지로 그 갈등 속으로 나를 밀어넣었지만, 이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어휴 저 여자 때문에 사람이 죽었네' 하게 되고, '저 여자가 저러지만 않았어도 좀비가 들어오지 않았을텐데' 하게된단 말이다. 좋은 일 하자고 앞장서는 민폐 캐릭터가 되어버리는 거다.



결국 요새 내에서도 물리는 사람이 생기고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은 맥스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 놈의 맥스는 정말이지 징글징글한게, 엄청 특이한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 좀비에게 물렸어도 백프로 좀비가 안되고 인간의 생각과 자질이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이를 본 순간 조이를 무작정 따라오게 된거다. 인간 남자였을 때도 스토커였던 맥스는, 좀비가 되어도 스토커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 스토커 맥스는 다른 인간들을 물지언정 조이는 '내 거'이기 때문에 물지 않는다. 조이에 대한 사랑으로 거기까지 왔고 조이에 대한 사랑으로 조이를 물지 않아.... 어쩌라규.......

어째서 스토커와 진정한 사랑이 이렇게 종이 한 장 차이인것처럼 얘기하냐구!!

스토커는 맥스고, 강간을 시도한 것도 맥스인데, 왜 조이한테 화나게 만드는거냐. 왜!

그리고 스토커여..왜 인간이어도 스토커이고 좀비어도 스토커인가. 제발 이 세상에 스토커들아 좀 사라져라. 진짜 싫다.





이수정: 경계성 성격 장애인의 행동 저변에는 어린 시절부터 욕구 충족이 안 되어 생긴 결핍이 깔려 있습니다. 결핍은 쉽게 채워지지 않으니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집착하는 대상과의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쪽만의 일방적인 관계가 만족을 주기란 어렵죠.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미저리>, P163











요새의 군인들은 그를 묶고, 조이는 그런 맥스의 피를 채혈해서 이제 백신을 만들고자 한다. 역시나 요새 안의 사람들은 이 좀비를 죽이고 싶어했지만, 조이가 '백신은 결국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거라고요! 반드시 만들게요! 날 믿어줘요!' 하면서 그 좀비를 살려두고...........이 과정에서 묶인 맥스 앞으로 가 '정말 더럽게 못생겼네'하고 맥스를 무시하는 여자군인 때문에 맥스는 묶인 줄을 풀게 되고 요새 안은 좀비 판이 되고.....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야, 이 영화 감독은 철저하게 남자구나, 라고 생각했다. 선한 의도를 가진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그녀가 행한 건 숱한 민폐였다. 요새 안의 사람들? 다 죽는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도 물렸는데 그렇게 자살하려고 하는 그에게 '백신으로 치료해줄게'해서 만들어본 백신을 투여해 결국 애인을 살려. 그러나 그 백신을 만들기 전에 이미 사람들 다 죽었는데?



물론 우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위대한 연구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걸. 하다못해 화장품 하나를 만들어도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나. 우리 편을 살리기 위해 상대편을 죽이는 일도 일어나고. 세상에는 '어쩔 수 없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죽어가게 되는 생명들이 많다. 결국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 그러니까 지구에 인간이 남아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거다. 조이는 백신을 결국은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물론, 조이가 죽인 게 아니다. 애초에 왜 좀비가 생겼는지도 나오지 않고, 좀비가 사람을 문 것은 조이가 지시한 것도 당연히 아니다. 우리는 조이에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야 하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뭐야 이 여자 때문에 좀비 들어왔잖아, 이 여자 때문에 사람들 다 죽었네' 하게 되어버리는 거다. 게다가 여자 군인도 마찬가지. 그녀가 '무시했기 때문에' 좀비 맥스가 빡쳐서 묶인 사슬을 풀 수 있게 되는 거다. 감독은 여자 주인공을 앞세워 여자 주인공의 업적을 보여줄게, 라고 보란듯이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여성혐오를 조장한다. 그러니 여자 주인공이 백신을 만들어 인류를 구하지만 개짜증나는 영화가 된다니까?


이 영화의 포스터를 가져올까 싶어 검색해보았더니 제일 처음 보이는 이 영화에 대한 한줄 리뷰가 '여주인공때문에 암걸리겠다'는 거였다. 그 밑으로 별 한개의 리뷰들이 가득했다. 다 여주인공 욕을 하고 있었다. 백신을 만들고 세상을 구했지만, 욕이란 욕을 다 먹게 만드는 그런 영화인거다.





그러나 이 영화, 《리틀 몬스터》는 다르다.


여자주인공 '캐롤라인'은 유치원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생님. 그녀는 남자 학부모들의 대시가 너무 끔찍해서 왼쪽 약지에 반지를 끼고 다닌다. 자신에게도 불행한 시절이 있었지만, 아이들은 자기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주는 존재라는 깨달음 뒤에 유치원 선생님을 하면서 아이들을 진정 사랑으로 보살핀다. 그런 아이들을 통솔하여 야외학습을 갔는데, 바로 거기에 좀비떼가 나타난다.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속 좀비들은 느리다. 뛰지도 않고 지붕 위로 점프하지도 않는다. 유리창을 주먹으로 박살내는 일도 없다. 그러니 기념품가게 안에 캐롤라인과 아이들이 숨어들었을 때, 이 좀비들이 공격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밖에는 좀비들이 있고 안에는 아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캐롤라인은 용기와 지혜를 보여준다. 글루텐 알러지가 있는 아이가 호흡이상 증세를 보였을 때 그 아이에게 놓아야할 주사기가 들어있는 가방이 밖에 있다는 걸 안 선생님은 밖으로 나가 좀비들과 맞서며 그 가방을 가까스로 가져와 결국 아이의 호흡을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아이의 삼촌은 분명 엄마가 주사 놓는 법을 알려줬는데도 그 말을 건성으로 듣고 안에 있던 주사기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인기있는 남자 스타도, 그리고 아이의 삼촌도, 겉모습은 성인 남자이지만 어른이 아니다. 철이 덜든 인간들. 이렇게 철이 들지 않은 성인 남자들 때문에 아이들을 보호하고 좀비와 싸우는 게 여자 선생님 몫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을 아주 잘해낸다.


철들지 않은 성인 남자를 보는 게 너무 답답했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평소 약하다고 생각한 아이와 여성이 얼마나 용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 보고나면 친여성, 친아이적이네, 샤라라랑~ 이렇게 되어버려. 물론 아이들이 여러명 등장하지만 이 영화를 여기에 출연한 아이들이 볼 수 있을지는...다른 문제지만(볼 수 없을 것 같다), 좀비를 다루고 여성주인공이 인간을 구한다는 스토리는 같은데, 위의 영화 《데이 오브 더 데드》와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됐다.






- 일전에 남자1과 술을 마시면서 나한테 일어난 일을 얘기한 적이 있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나름의 고민이었고, 내 고민속에는 나 말고도 남자2와 여자1이 등장했다. 남자 2가 나한테 할거라 예상되는 행동을 해주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 때 남자1이 내 말을 다 듣고는 내게 그랬다.


"남자2가 네 생각만큼 널 좋아하지 않았나보지."



아?! 나는 그때 너무 깜짝 놀랐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당연하게도 나는 그에게 내가 당연히 우선 순위일 거라고 생각한거다. 그가 나에게 우선순위이니 나 역시 그에게 우선순위일거라고, 너무나 당연히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상대를 10만큼 좋아한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10만큼 좋아하리라는 보장이 어디있는가.



여자2를 만났을 때도 그랬다. 나는 남자3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 때 여자2가 내게 그랬다.


"남자3이 너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나보지."


아?! 나는 내가 남자 3을 110만큼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히 남자3이 나를 110만큼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었나보다. 그의 애정은 고작 98정도였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110에 대한 기대치를 가졌던 것.



오늘은 위의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사소한 일들을 마주하고 나는 오늘, '아 내 생각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한 것. 내가 우선순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나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다는 것을, 오늘은 새삼 나에게 일깨워줘야 했다. 약간 가슴이 아팠지만, 살아가다보면 무수히 겪게 될 일이다. 그러니 극복해야지.





- 어제는 오랜만에 팬레터(?)를 받았다. 가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럴때마다 여전히 신기하다. 나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그저 내가 쓴 글밖에 없는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서 좋다고 혹은 위로를 받았다고 고맙다는 말들을 전해온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네가 글로 덕을 쌓았다'고 했던 말. 선한 의지를 가지고 선한 행동을 하기도 쉽지 않은데 나는 나좋자고 한 일이 이렇게 선한 행동이 될때가 있는 것 같다. 온갖 스트레스로 두드려맞고 있다가도 히힛 하고 좋아하게 된다. 팬레터 감사합니다.

:)



나, 잘 자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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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이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이해하려는 의지가 더 크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막상 나에게 그 일이 닥친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무리 그 입장이 되어보려고 해도 나라면 안 그럴 것 같은데, 하는 그런 일들.


'루시아 벌린'의 《내 인생은 열린 책》을 읽고 있다. 아주 짧은 단편들의 모음이라 수월하게 읽고 있는데, 아, 루시아 벌린은 작게 한 방이 있는 작가구나, 하고 있다.


오늘 아침 지하철안에서 읽은 단편은 <아내들>인데, '아내들'이 왜 '아내들'인고 하니, 정말 '아내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 남자의 아내들. 하...


맥스 라는 남자의 아내였던 '데카'와 현재 아내인 '로라'가 앞으로 아내가 될 '카밀' 얘기를 하고 어쩌면 맥스와 근친상간 관계일 누나 '세라' 까지. 한 남자가 혹은 한 여자가 여러번 결혼하는 건 당연히 죄가 아니다. 그러나 맥스는 데카에서 로라에게 갈 때, 로라에서 카밀에게 갈 때 한 번도 정식으로 이혼 절차를 밟은 적이 없다. 그냥.. 눈맞아서 달아나버려. 이야기속의 주인공 '로라'도 맥스가 데카의 남편이었을 때 만났는데 맥스랑 도망가버리는거다. 그러더니 지금은 맥스가 카밀을 찾는대.


로라와 데카는 한 남자를 시간차는 있을지언정 공유했었고, 이제 다시 새로운 여자에게 뺏길 참이다. 사정이야 어떻든 현재 데카와 로라는 언니 동생 사이로 친하게 지낸다.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둘다 아직도 맥스만한 남자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 윽. 아마 그런 남자 또 없습니다....의 바로 그 지점에서 맥스는 또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또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 게 가능하겠지. 맥스는 데카가 젊었을 때 데카를 만나 함께 살았고 그러다가 젊은 로라가 나타나 함께 살았고 이제 다시 젊은 카밀이 나타나... 내가 이 아내들중의 한 명이라면 아내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까지는 뭐 어떻게 그럴 수 있겠다고 하겠지만(그러고 싶진 않다), 그 남자를 '그런 남자 또 없습니다' 하면서 내내 사랑하고 그리워할 순 없을 것 같다. 그의 다른 아내이든 혹은 내 친구이든 누구에게든 개새끼지..쓰레기같은 새끼...... 사랑과 인내와 신뢰를 저버리는 씨방새...라고 할 것 같단 말이야? 그의 다정함과 그의 섹스..가 이 아내들에게는 치명적이었나보다. 그렇다고 해서 도대체 얼마나 치명적이길래, 나도 알고 싶다 같은 마음 절대 1도 안생기고.... 게다가 로라는 앞으로 맥스 부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데, 이 인류애는 대체 뭔지 모르겠다.



일전에 친구와 우리의 현재 애인과 헤어지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나는 친구에게 '이사람이 다른 사람 만나서 나한테 한것처럼 한다는 걸 상상하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라고 얘기했었는데, 친구 역시 내게 그랬다. '나도 그 생각하는데. 이 사람이 다른 사람 만나서 이럴거 생각하면 잠이 안 와.' 라고. 지금은 우리 둘다 헤어졌으니, 아마 우리 둘의 전애인이었던 사람은 어디가서 우리에게 했던 걸 그대로 하고 있겠지. 아니면 더하거나. 인생...럽...라이프....인간은 왜 사는가...우리는 왜 사랑하고 사는가...사랑이란 무엇인가.....인생이란 무엇인가.......인생.....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것.............



로라와 데카는 한 남자를 사랑했으므로 그 한남자의 다정함이나 섹스를 똑같이 경험했다. 으 싫어.. 로라와 데카는 만나서 함께 술을 마시면서, 맥스와 새로운 그의 아내될 사람이 어떤 시간을 보낼지에 대해 같이 상상한다.



"말 좀 해봐, 아카풀코에 있는 그들을 생각하면 진짜로 기분이 어때? 상상해봐. 지금 해가 지고 있어. 해가 초록빛 점으로 변하며 사라지고 있어. <해가 뜨거워질 때>가 연주되고 있어. 색소폰 소리가 고동치고 마라카스 소리가 섞이고. 아니, 음악은 <계피색 피부>로 하지. 그들은 아직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있어. 여자는 일광욕과 수상스키로 하루를 보낸 뒤 땀을 빼는 에로틱한 정사를 치른 터라 곤히 잠들어 있어. 맥스는 여자의 등에 딱 붙어 자고 있고. 그러다 여자의 목에 키스를 하고 몸을 구부려 귓불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호흡을 불어넣는 장면을 상상해봐." (p.48)



맥스의 아내였던 데카가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자 로라는 아아...



로라는 새로 따른 술을 옷 앞자락에 흘렸다. "맥스가 언니한테도 그랬어?" 데카가 술을 닦으라고 수건을 건넨다. (p.49)



이게 뭐야 ㅠㅠ 너무 싫잖아. ㅠㅠ 에로틱한 정사라든가, 등에 딱 붙어 잔다든가, 목에 키스라든가, 귓불을 입에 넣고..같은거는 전형적인 섹스의 코스이므로(응?) 굳이 맥스가 아니어도 뭐 누구나 다 했을 법한 것들이긴 하지만, 아아, 굳이 '언니한테도 그랬어?'를 왜 물어. 와 진짜 강철심장이다. 그걸 어떻게 버티려고. 내가 짐작하는 거랑 실제 아는 건 그 충격의 크기가 다르다. 나 역시 저런 상황에서 속으로는 아아, 나한테만 그런건 아니구나, 라고 짐작은 당연히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한테도 그랬니'를 물어볼 것 같진 않다.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올 때의 나를 감당할 수가 없어. 물론 내가 맥스를 아직 사랑한다는 가정 하에 그렇다. 지금은 정나미가 떨어져서 개노므시키 .. 같은 감정이라면, 으윽, 언니한테도 그랬어? 어휴, 내가 그때 왜 걔랑 섹스했지, 진짜 내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다..같은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저렇게 물으니 우리의 데카 언니가 뭐라고 답했게요?



"이 양동이 궁둥이야, 세상에 너만 귓불이 있냐?" (p.49)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데카언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 쓰러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쵸, 귓불... 나도 있고 언니도 있고... 그러니 맥스... 내 귓불 물었다가 언니 귓불 물었다가 이제는 어딘가에서 다른 여자 귓불 물고 오물오물.....................



그만두자. 슬픔이여..슬픔의 새드니스... 비오네. 이 비는 하늘이 내 대신 흘려주는 눈물인가........ 나의 슬픔은 네가 대신 표현해주나. 하늘이여, 비여, 슬픔이여, 바다여, 강이여............. 그리고 귓불이여.................저도 귓불..참 좋아하는데요. 귓불....................누구에게나 성감대는 아닌 곳....................귓불..............그렇지만 나는 아랫배가 저릿저릿 해지는 곳...........귓불이여..............................비오는 날엔 섹스가 좋지........

너는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귓불을 물고있니. 아니, 생각해보니 그럴것 같진 않구나. 너는 귓불을 무는 사람은 아니었지...너는 귓불을 좋아하지 않았어.................넌 어딜 좋아했니? ........................그만두자, 이런 얘기.................

그런데... 나 슈리브포트에 아파트 있다?



피곤하구나.

오늘 저녁엔 피자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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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7-2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귓불 저도 그 부분 읽다가 빵터졌는데 ㅋㅋㅋㅋㅋ 태그 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이 책 중에 <순찰: 고딕풍의 로맨스> 이거 읽으시면 아마 다락방 님 한소리 폭풍처럼 하실 듯.

다락방 2020-07-23 10:05   좋아요 1 | URL
제 글의 태그는 피씨로 접속해 읽는 분들을 위한 상냥한 서비스입니다. 북플로 혹은 스맛폰으로 보는 분들은 경험할 수 없는 놀라운 세계가 펼쳐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아내들>도 빡쳤어요. 뭐 이런 새끼 좋다고들 난리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사랑은 저마다의 몫이니...라고 하지만 아니 그래도 너무 싫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7-23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부분은 항상 궁금하긴 해요. 결혼이라는 반영구적 제도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해도 말이에요.
한 사람이 친밀한 관계 중에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게 가능할까. 공유하는 것이 즐거울까.
이성애 뿐만 아니라 동성애 관계라 해도 말이지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의 사랑과 관심과 눈길을 공유하고 싶을까?
이 책에서는 정보 공유 너무 자세하게 하네요. 귓불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프리카에서는 부인들이 모두 자매들처럼 사이좋게 지낸더라,는 그런 이야기도 있잖아요. 어디서 어떻게 어떤 맥락으로 전해진지는 모르겠지만요.

비오는날 부추전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요. 피자인가봐요. 오늘의 선택^^

다락방 2020-07-23 10:0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동성애 하는 친구들과도 그런 얘기했었거든요. 이성애든 동성애든 지금 내가 하는 사랑, 내가 받는 사랑.. 이 태도, 다정함, 섹스 모든 것을 공유한다는게..아 전 정말 싫으네요. 전... 제 연인을 딱히 사랑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것 같은데, 사랑한다면 진짜 못할것 같아요. 이 놈이 저 여자 귓불도 오물거렸다니.....라고 하면 정말이지 가슴 찢어져서 ... 저는 언니동생 안할래요. 제 안의 질투심을 제가 다스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거 듣기 싫어요..나한테 말하지마 ㅠㅠ


단발머리님, 비오는 날 부추전 너무 좋네요? 부추전으로 바꿀까........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부추전은 노동이 필요하고 피자는 돈이면 한 방에 끝나는데... 아 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저한테 갈등을 주시나요? 네?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0-07-23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크나큰 웃음을 안겨주신 우리 다락방님, 오늘 피자 많이많이 드셔요. 귓불.... 비 오는 날엔....... 아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7-23 10:0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덕에 부추전에 대한 욕망도 생겨서 지금 어쩌지를 못하겠어요. 그렇지만 퇴근 무렵에는 단호하게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피자냐 부추전이냐, 뭐가 됐든 많이많이 먹을거에욧. 빠샤!

비 오는 날엔...그러니까......킁킁...... =3=3=3=3=3

단발머리 2020-07-23 10:11   좋아요 0 | URL
아니, 다락방님은 비가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항상 우리에게 큰 웃음 주시는데.... 어느 지점에서 부끄러운 거에요?
피자에요? 아닌 귓불? 비인가? 나는 당최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7-23 10:12   좋아요 0 | URL
저는 부추전에 양파, 당근, 새우살 이렇게 넣어요. 오늘은 계란을 하나 넣어볼까 하고 있어요.
집에 부추 있어요. 희귀템인데 집에 있네요. 근데 부침가루 있나 없나 모르겠어요.
우주의 법칙은 하나 있으면 하나 없고 그래요. 맞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7-23 10:17   좋아요 0 | URL
제가 피자를 사들고 단발머리님 댁으로 놀러가면 부추전+피자...를 성공시킬 수 있네요? 새우살... 넣으시다니.....저는 새우를 좋아하진 않지만 새우살 들어간 부추전 이런거는 또 좋단 말예요? 아 점심 마라탕 먹을까? 당근은 안넣어도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편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어릴때나 지금이나 당근이랑 가지가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침가루 실실 나가서 사오세요, 단발머리님. 왜냐하면 부추전이 너무 맛있을 것 같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좋으네. 나간 김에 커피도 한 잔 하시고. 스타벅스에 그 뭣이냐, 섬머 블론드 라떼 있는데 그거 크림이 끝내줘요. 완전 돼지되는 맛난 크림.... 부침가루 사러 나가서 섬머 블론드 라떼 한잔 하고 부침가루 손에 들고 딩가딩가 들어와서 부추전 치이이익 만들어가지고 먹으면 하루가 완전 나이스 뿅뿅이네요!

단발머리 2020-07-23 10:23   좋아요 0 | URL
반바지에 후다닥 나갔다올까? 고민하는 1인..... 그러나 밖에는 비가 내리고....
비오면 나가기 싫은데, 비오는날엔 부추전. 아, 부침가루 한 번에 5개씩 사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섬머 블론드 라떼 사진 여기다가 딱 붙어야 되는데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묘하게 상큼하고 크림이 완전 맛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7-23 10:29   좋아요 0 | URL
크림 너무 맛있는 섬머 블론드 라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 이글은 어디로 가는가. 피자에서 부추전으로 부추전에서 섬버 블론드 라떼로.... 인생은 참 알 수 없어요. 그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0-07-23 10: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분 댓글들 읽다가 더 웃었어요. 오늘 웃을 거 다 웃었다. 그리고 단발머리님 부추전 맛있을 거 같아요, 저는 부추랑 부침가루만 넣어요. 부추 어마무시하게 넣어요. 민이가 부추만 넣는 거 좋아해서 이렇게 해서 어제도 먹었지롱. 나는 부추전은 됐고 락방님 말씀하신 저거 섬머 블론드 라떼 이름 긴 저거 마시고 싶어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민이 꼬셔서 갔다올까 스벅에 하고 갈등중

다락방 2020-07-23 10:45   좋아요 1 | URL
부추전에 오징어 넣어도 맛있어요. 울엄마는 며칠전에 오징어랑 옥수수콘 넣고 해주셨어요. 집에 어쩌면 남았을지도 몰라. 으하하하하. 부추전은 사랑입니다. ♡

수연님, 다녀오세요. 섬머 블론드 라떼 맛있어요. 우리가 비가 와도 맛있는 건 먹으면서 쉬엄쉬엄 살아갑시다. 으하하하하.

수이 2020-07-23 11:06   좋아요 0 | URL
500칼로리.......... 제가 떡볶이 흡입 후 민이랑 휘리리릭 다녀오겠습니다! 카페인도 어마무시!!!

다락방 2020-07-23 11:39   좋아요 0 | URL
수연님, 힘내요! 무엇에? 먹고 마시는 것에!!!

잠자냥 2020-07-2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의 선택에 이 귓불이 올라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저 태그에 공감한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7-23 11:38   좋아요 1 | URL
아아...귓불이란 무엇인가.
귓불, 너는 알았니? 알라디너의 선택에 올라갈 너의 미래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7-23 11:53   좋아요 0 | URL
저세상에서 오늘 루시아 벌린 님이 크게 웃고 계시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귓불이 오늘 한국에서 이런???? 크하하하하하˝ -by 루시아 벌린

다락방 2020-07-23 12:10   좋아요 0 | URL
역시 살아서나 죽어서나 앞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그때 소설에 귓불을 넣으면서 루시아 벌린은 짐작이나 했을까... 하하하하하

반유행열반인 2020-07-23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같은 책을 읽고 있어요. 청소부 메뉴얼을 좋게 읽어서 이 책도 궁금하더라구요.

다락방 2020-07-23 12:10   좋아요 1 | URL
저는 청소부 매뉴얼 소설인 줄 몰랐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야 어랏, 그거 소설이었구나! 했습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07-23 12:25   좋아요 1 | URL
저한테는 읽기 힘들면서도 강렬한 소설집이었어요. 읽고 있는 이 책보다 더요.

비연 2020-07-2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걸 다 읽고 마지막 ‘피자‘에만 꽂힌 비연...ㅜㅜ

다락방 2020-07-24 08:18   좋아요 0 | URL
우린 모두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보지 않겠습니까!! ㅎㅎㅎㅎㅎ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면서 성추행이나 성범죄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 '나는 한 번도 그런 적 없어'라고 생각하는 여자라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무언지 인지하지 못한 것일 확률이 크다. 혹은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라 사소하게 여겨 무뎌졌을지도. 일전에도 나에게 여자1이 '너는 어쩌면 그렇게 그런 일을 많이 당했냐'라고, 마치 성추행을 당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말한 적이 있는데, 여자1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언급했을 때에 그중에는 성폭행이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지만 여자1은 응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자1에게 그것은 성폭행이 아닌, 그저 어쩌다 일어난 일이었으니까. 그때야 알았다. 많은 여자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무언지 모르는 채로 살거나 혹은 인정하려 하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데 그것을 내가 성폭행이라고 지적해도 될까. 그건 그녀에게 못할짓이란 생각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이 일에 대해 나는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생각한다. 스스로를 피해자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당사자도 아닌 내가 '너는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나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스물다섯에 당했던 것을 이제야 돌이켜보고 '아 그건 사랑이 아니었구나', '지금이라면 허락하지 않을 일이었구나' 깨달았던 것처럼, 아마 그녀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 그 때 그건 그렇게 대응하면 안되는 거였구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당한게 무엇인지 모르는채로 저마다의 죄책감-갖지 않아도 좋을-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저는 강간을 당한 느낌이었지만,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했어요. 그저 제 자신이 마지못해 그 행위에 참여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사실 저는 그 남자보다도 저 자신을 탓했죠. 상대방이 마약을 먹이거나 때려서 여자를 쓰러뜨린 후 강간한 다음 살해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여자한테 책임이 있는 거라고 늘 생각해 왔거든요.
사건이 일어난 밤에도, 고환을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눈을 가격해서 그 남자애를 다치게 해도 된다는 식의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착한 여자애는 그렇게 하지 않잖아요. 그 대신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히 놔두고 결과에 순응해야 하지요.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로빈 월쇼, p.65-66


















아마 성추행과 성폭행의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가해자에 대한 변명일 것이다. 가해자 스스로가 하는 변명이 아닌, 가해자를 아는 사람들이 해주는 변명들.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나한테는 한 번도 그런 적 없는데..'라는 말들. 나는 이 말이야말로 너무나 무지하게 피해자를 두 번 공격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가 존재하고 사건이 존재하는데, 가해자가 '그럴 리 없는'사람이라는 타인의 증언은, 도대체 무슨 효용이 있는가. 그 말을 피해자에게 왜 하는걸까. 그렇다면 피해자 앞에 일어난 그 사건은 무엇이 되는가.



이 책에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제들과 그러므로 어떠한 제도들이 생겨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양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이수정 박사님은 작정하고 나와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주장한다. 의제강간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것도, 스토커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동 유인 방지법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두, 이 책 안에 실려 있다. 현실과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 이수정 박사님의 말씀은 모두 다 밑줄 그을만한 것들인데, 이다혜 기자님의 상황을 보는 눈도 이 모든 이야기들이 밖으로 나오는데 크게 한몫한다. 나는 특히나 이다혜 기자의 이 말이 아주 날카롭다고 생각했다.




이다혜: 오히려 뒤에서 숨길 짓을 하는 사람일수록 앞에서 더 적극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척하나 봅니다. 그래야 자신들에게 올 공격이나 비난을 예상하기 쉽고,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피해 갈 여지가 생길 테니까요. (팔려 가는 소녀들, p.387)




사건이 존재하고 피해자가 존재하는데 거기다 대고 '(가해자가) 그럴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들은, 아마도 그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앞의 모습만을 보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복합적이고 부조리하다. 작게는 내가 오늘 사람1에게 멋진 사람일 수 있고, 사람2에게 닮고 싶은 사람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사람3에게 상종 못할 쌍년이며 사람4에게 과격하고 몰상식한 사람일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면서도 그리고 일상을 살면서도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나는 내가 보이고 싶은 면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어떤 면은 감추고 싶어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비밀이 있으니까. 그 비밀을 누군가에게는 말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비밀을 대다수에게는 숨기는 경우도 생긴다. 이 비밀까지 알면서도 나를 좋아하려고 할까? 그런 것들은 나의 비밀을 안으로 감추는데 큰 역할을 할것이다. 나를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나를 비난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인간은 다 그런 존재이겠지만, 그러나 중요한 건 '적극적으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데 있는게 아닐까.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바로 그 지점이 '적극적으로' 숨겨야 할 지점을 함께 가져가는 게 아닐까. 일전에도 내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을 가져와 얘기한 바 있지만, 세상에 너무나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알려진 변호사가 바로 자신이 지원하는 청소년을 성착취 하는 남자였다.
















닐스 비우르만은 그린피스 회원이며, '청소년을 위한 봉사 활동'등을 통해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한 존경받는 변호사로 소개되고 있었다. 한 단에는 비우르만의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이며, 그와 같은 건물에 사무실이 있는 루네 호칸손 변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고 있었다. 호칸손은 비우르만이야말로 힘없는 사람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후견위원회의 한 공무원은 "피후견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에 대한 진정한 봉사"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구판, 2부-하권, 스티그 라르손, p.129



만약 리스베트가 사람들에게 '닐스 비우르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리스베트에게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했을 것이다. 성폭행이라는 사건이 있고 피해자인 리스베트가 있지만, 그러나 가해자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리스베트와 성폭행은 허공으로 흩어지는가. 그 사건과 피해자는 어떻게 되는걸까. 밀레니엄에서 리스베트가 자신이 직접 이 일에 대해 응징을 하는 것은,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너무나 '당연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가해자는 처벌받았다.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인걸 경험한 피해자로부터.



이다혜: 성범죄가 일어나면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으니 피해가 아니라고 하고, 가해자도 가해자답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건과 피해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수정: 누가 연쇄 살인을 저지른 후 연쇄 살인범 티를 내고 돌아다니겠어요. 그러면 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을 무려 삼십오 년 동안 못 잡았겠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성범죄자도 마찬가지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p.352)



이미 오디오파일로 들어왔던 터라 익숙한 내용들이 책에 있지만, 내가 몰랐던 사실이 이 책의 <작가 후기>에 실려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이수정 박사님은 '망막 박리증'을 앓고 있어 한쪽의 시력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었다는 것.



주로 글을 쓰는 것으로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연구자에게 눈 하나를 잃는다는 것은 경력 단절을 의미할 수도 있었기에 당시 나는 절망적이었다. 수술한 눈에 가스를 가득 채우고 한 달은 엎드려 있어야 했던 바로 그때, 글 대신에 말로만 해도 되는 일,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풀어내면 되는 일이 다가왔다. 최세희 작가와 조영주 작가, 그리고 이다혜 기자와 함께한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은 내게 그런 의미였다. 내가 아직 쓸모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작가 후기, 이수정, p.394




작가 후기를 읽으면서 출근하는 지하철 안, 가방안의 손수건을 꺼내 몇차례나 눈물을 닦았다. 이 프로그램에 관련된 네 명의 연대가 너무나 고마워서. 모두가 어떤 마음으로 이 프로에 임했는지를 아는 일이 벅찼다. 아마도 우리가 '세상은 아직 괜찮은 곳이야'를 말할 수 있다면,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위의 인용한 문장은 특히나 더 좋았는데, 그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풀어내면 되는 일'이라고 이수정 박사님이 지식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가진 지식. 그러니까 이 부분에서 나는 여성들이 더 공부하고 더 많은 것들을 습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서 그것으로 나를 채운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 더 많아질테니까. 이미 알고 있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내보임으로써 일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고 세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이수정 박사님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풀어내면 된다'고 말할 수 있기 까지는 숱한 시간들이 있었다. 대학을 가고 유학을 가고 일을 시작하고 그렇게 경력을 쌓아가야 했던 수많은 시간들. 그 안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어려움들도 무수히 많았을 것이고. 그러나 결국 그 시간들은 차곡차곡 쌓여서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이루고, 눈을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앞에서도 무언가 쓸만한 것을 내보일 수 있게끔 하는 거다. 너무 좋지 않은가!



여러분, 지식을 쌓자. 차곡차곡 계속해서 지식을 쌓자. 그건 결국 다 내것이 되고 그것이 결국 나를 구할것이다. 지식을 쌓자.


이수정: 앞서 제가 임신한 상태에서 폭행하는 것은 결정적 징후다, 이것은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또 한 가지 반드시 피해야 할 징후가 폭행 끝에 성폭행, 부부 강간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 징후가 보인다면 이 관계는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법적으로 개입을 해서라도, 강제력을 동원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적과의 동침) - P53

이수정: 저로 하여금 평생 동안 이런 일을 하게 만든 이유가 바로 그 분개심입니다. ‘아, 이건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내가 눈곱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어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 보고 싶다.‘는 마음이 이 일을 하게 했어요.(돌로레스 클레이번) - P69

이수정: 경계성 성격 장애인의 행동 저변에는 어린 시절부터 욕구 충족이 안 되어 생긴 결핍이 깔려 있습니다. 결핍은 쉽게 채워지지 않으니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집착하는 대상과의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쪽만의 일방적인 관계가 만족을 주기란 어렵죠. (미저리) - P163

이수정: 범죄학에는 여성 범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악녀 가설‘이 있습니다. 보통 피의자가 여자라면 경미한 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데 여자가 고의적으로 사람을 죽이면 여자가 감히 사람을 죽이다니! 하며 남자보다 형량이 훨씬 높아진다는 거죠.
고유정 사건을 보면, 시신을 훼손한 살인 사건은 예전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거의 다 남자였잖아요. 그러다가 이번에 여자 피의자가 나오니 이름도 굉장히 빨리 공개되고, 유달리 수선을 피우면서 고유정이 대체 누구냐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죠. 고유정이 우리의 선입견을 깨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을 보면 알겠지만 죽여라, 사형시켜라 하는 분위기 아니겠어요.
악녀 가설은 이처럼 ‘여성이라면 당연히 ○○ 해야 한다‘는 선입견, 전형성을 벗어나는 살인 피의자는 오히려 더 가혹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가설입니다. (숨바꼭질) - P263

이수정: 경제력의 가치만 본다면 기생충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희는 아이를 키우잖아요. 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본질적으로 기생충이 될 수 없다고 보거든요. 이 영화의 스토리는 아이를 키우는 행위의 본질을 평가 절하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여성은 아닐 거라고 추측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어요. (숨바꼭질) - P265

이다혜: 성범죄가 일어나면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으니 피해가 아니라고 하고, 가해자도 가해자답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건과 피해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수정: 누가 연쇄 살인을 저지른 후 연쇄 살인범 티를 내고 돌아다니겠어요. 그러면 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을 무려 삼십오 년 동안 못 잡았겠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성범죄자도 마찬가지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 P352

이수정: 미국에서는 16세 미만의 경우 아무리 합의된 성관계라 해도 성폭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강간을 당한다.‘라는 표현이 성립됩니다. 하지만 한국은 의제 강간 연령에 의거해 만 12세까지만 보호를 하다 보니 13세 부ㅌ터는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성매매 청소년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팔려 가는 소녀들) - P368

이수정: 가정을 대체할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여성가족부 소관입니다. 그래서 여성 가족부가 지역사회 청소년 상담 복지 센터와 연계해 ‘위기 청소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문제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팔려 가는 소녀들) - P379

이다혜: 오히려 뒤에서 숨길 짓을 하는 사람일수록 앞에서 더 적극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척하나 봅니다. 그래야 자신들에게 올 공격이나 비난을 예상하기 쉽고,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피해 갈 여지가 생길 테니까요. (팔려 가는 소녀들)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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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8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팟캐스트 좀 듣다가 (무서워서...) 말았는 데 책으로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다락방님 덕에 이수정 교수님 입덕했습니다! 너무 머시써 엉엉 ㅠㅠㅠ

다락방 2020-07-28 11:31   좋아요 1 | URL
이수정 교수님은 충분히 입덕할만 하지 않습니까! ㅎㅎ

저는 책으로 읽어야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방송을 듣는 쪽이 더 나았던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이수정 교수님과 이다헤 기자님의 목소리로 생생한 감정(대부분 분노)이 전해지거든요. 그래서 들으면서 같이 분노하게 되어가지고... ㅎㅎ

그렇지만 책은 매우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 2020-07-28 20:28   좋아요 0 | URL
제가 확실히 인식한게 여자는 인질이다 서문이엇지요, 아마? ㅋㅋ
 
야생의 위로 -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
에마 미첼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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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새소리, 웅덩이의 꿈틀대는 작은 생물들과 잠든 곤충들은 에마 미첼을 덮쳐오는 우울을 조금씩 덜어내고 삶을 지속시키는 힘을 준다. 그 과정을 기록해준 덕분에 나 역시 책장을 넘기며 야생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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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과 광물, 지질학을 연구하는 박물학자인 '에마 미첼'의 책 《야생의 위로》를 읽고 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저자가 집 앞의 숲을 산책하면서 온갖 식물과 동물을 만나고 스케치하면서 자신의 우울감을 다스리는 글인데, 월(月)별로 계절과 감정의 변화를 적고 있고, 이 책의 시작은 10월 October 이다. 지난주 금요일 출근길에 10월을 읽었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11월 November 를 읽을 차례였다. 11월, 노벰버. 나는 좋았다. 11월은 11월이라는 것도, 노벰버라는 것도 좋았다. 어쩌면 많은 상념에 잠길지도 몰라, 라고도 생각했다. 나는 계절상 여름을 제일 좋아하고 월로 따지면 8월을 제일 좋아하지만-그렇다, 내 생일이 있는 달이라서 좋아하는 거 맞다- 11월 역시 좋아했다. 11월은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내게 조금 특별하고(사수자리!) 그래서 노벰버를 읽는 일은 몹시 기대되는 일이었다. 에마 미첼이 자신의 개 '애니'와 산책하는 어찌보면 단조로운 풍경의 이 책은, 저자 본인의 우울감도 잡아주지만, 독자에게도 평안을 준다.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자리잡고 앉아 11월을 펼치면서, 11월이야, 11월 좋아, 노벰버....이러고 있다가, 그렇게 읽어 내려가다가, 나는 안내방송으로 '개농'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개농?

개농이라고?

개농이 여기서 왜 나와?



나는 내가 제대로 들었나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지하철 역 안내판에는 지금 문이 열리는 이 역이 개농이라고 분명하게 써있었다. 헐. 개농이라니? 개농은 내가 내려야할 오금 역 다음 역이잖아? 나는 잽싸게 내렸다. 이게 뭔일이야. 그리고 다다다닥 계단을 올라가 뛰어서 반대편으로 다시 다다다닥 계단을 내려가며 뛴다. 그리고 다시 확인한다. 그래, 이렇게 반대편 열차를 타야 내가 가야할 곳 오금에 이를 수 있다. 월요일 아침부터 이게 뭔일이여. 게다가 7분을 기다려야 열차가 온다니... 잠깐, '밖으로 나가 택시를 탈까' 했지만, 밖으로 나가는 시간과 택시 잡는 시간을 합치면 딱히 더 이로울 것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 그냥 기다리자, 하면서 다다다닥 뛰느라 흐른 땀을 손수건을 꺼내어 닦았다. 이게 뭔일이야. ㅠㅠ



그렇게 7분 기다렸다 반대편 열차를 타고 오금에 도착했고, 오금에 도착해서는 열차가 들어오는 시간이길래 다다다닥 뛰었지만, 예상대로 놓쳤고, 그래서 결국 십분 가량을 기다려서 3호선을 탈 수 있었다. 나의 흐르는 땀이여, 넘쳐 흐른 에너지여..... ㅠㅠ 인생 뭘까. 나는 아침부터 회의에 차 우울해졌다. 20년을 직장생활해도 이렇게 여전히, 내려야할 역을 지나쳐버린다. 이게 대체 뭔일이여. 그리고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이렇게나 반복되는데, 아아, 인간은(아니, 나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왜죠... 왜 나는 나에게 늘 미안해야 하는가. 어째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왜때문에 월요일 아침부터 다다다닥 이리 뛰고 다다다닥 저리 뛰는가. 왜인가, 나여...



여동생은 이런 나에게 야한 책 보고 있었느냐 물었고 나는 아니야, 야생의 위로를 봤다고!! 했지만, 여동생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게, 어째서 야생의 위로를 보면서 나는 내려야할 역을 지나치는가. 도대체 여기에 푹 빠질 게 뭐라고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는가... 시무룩....


그렇게 평소보다 이십분 늦은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탔고 또 내려서 회사를 향해 걷는데, 뒤에 어쩐지 나에게 아는 척을 할 것만 같은 기운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이 기어코 내게 아는척을 하기 위해서라는 그런 어떤 느낌적 느낌. 아아..나는 지금 당신이 누구든 아는척할 기분이 아니야, 평소보다 이십분이나 늦은 것도 싫고, 아침부터 에너지 너무 소비했고, 날 가만 내버려둬, 라고 생각하면서, 뒤를 돌면 어김없이 아는 사람이 나올 것 같은 기운을 애써 무시하고 부지런히 더 빨리, 더 빨리 걷는데, 아아, 그러나 뒤에서는 나를 불렀다. 차장님!



하아..왜불러, 왜, 왜, 나를 내버려두란 말이야, 흑흑, 눈물을 삼키며 뒤를 돌아보았더니 다른 부서의 남자 과장이었다. 내가 평소보다 늦게 오니 이렇게 만나버리는 구먼... 안녕 남자과장아.... 나는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했더니 남자 과장이 깔깔 웃으면서 '아침에 책이 읽혀요?' 라고 묻더라. 무슨 소리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집중이 제일 끝내주지! 그렇게 둘이 걸으면서 회사 앞에 이르렀는데, 빌딩으로 들어서려니 저쪽에 임원도 오고 있다. 임원에게 인사를 하고 일단 남자 과장하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탔고, 나는 '못기다려, 나 빨리 가야해, 닫혀라닫혀라' 하면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자과장은 빵터져서 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저기 임원의 모습이 보였고 그렇게 나는 가뿐하게 무시해줬다. 나는 오늘 아침 내릴 역을 지나쳤으니까, 나 건드리지마....... 나는 먼저 갑니다....................



어휴.. 힘들다.

여동생이 기운내라며 커피와 케익 쿠폰을 보내줬다. 언니 새로 나온 거래, 먹어봐, 하고.  이따 먹어봐야지. 후훗.





주말에는 이모 모드 가동하여 조카네 식구들과 함께 대천해수욕장에 갔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목에 체온 검사를 마쳤다는 띠를 두른 뒤에 해수욕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전에 도착했던지라 아직 숙소 체크인은 되질 않았고, 차 안에 짐을 둔 채로 조카들과 해변가로 나가 조카들은 씐나게 물속에 들어가 놀았고(물 너무 차가운데!!), 나와 여동생은 해변가에서 요가 동작들을 해보았다. 모래가 발밑에서 움직여서 균형잡기가 어렵군, 어떤 동작을 해야 될까, 이러며서 놀다가 점심을 먹고 숙소에 들어갔고, 리조트 앱을 다운 받아 쿠폰을 받으면 13,000원의 사우나가 무료라고해서 다운 받은 뒤에, 엄마와 조카와 나는 셋이서 사우나에 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사우나에는 사람이 없어서 거의 우리가 독차지했다고 할 수 있었는데, 나와 엄마는 따뜻한 물에 담그며 아이 좋다..하였지만 조카는 찬 물에서 잠수를 하며 깔깔대고 놀았다. 조카여...



그렇게 숙소로 돌아오니 온 식구가 갯벌 체험을 나간다 하고 나는 너무 피곤해... 너희들만 다녀오렴, 하고 모두를 보낸 뒤, 후훗, 너무나 달콤하게 숙소에 혼자 남았다. 와인을 한 잔 따라 마실까 하다가 살짝 졸려서 안마시고, 침대에 누워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펼쳤다.

















그리고 여기, 문학하는 바이런을 만났다. 아, 바이런이여.... 바이런이 어마어마한 수학자의 아버지라는 건 처음 알았네? 아무튼 바이런 바람둥이인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세상이 다 아는데... 자, 잠깐 보자.





위의 사진에서 밑의 깨알 글씨 보면 '자기 누이와도 그랬다는 소문'이라고 적혀 있는데, 맹기완은 아마도 《미친 사랑의 서》를 아직 읽지 않았나보다. 그걸 읽어보면 그게 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을...


아무튼 바이런이 저지경의 난봉꾼이니 아내는 당연히 빡이 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남편이 문학을 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바이런 이 놈이 시를 써서 그래, 시가 그를 난봉꾼이 되도록 했다!! 그렇게 자신의 딸에게는 수학을 공부시키는 거다.




그렇다면 딸인 '에이다' 가 낭만 없는 수학자가 되었느냐...하면, 에이다는 수학하는 바람둥이가 되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람둥이는 시 때문이 아니었고 바람둥이는 문학 때문이 아니었다. 바람둥이는 수학을 해도 할 수 있는 거였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다가 위에도 잠깐 언급한 《미친 사랑의 서》생각이 났고, 바이런에 대해서도 내가 드럽게 까둔 기억이 나기 때문에 과거에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됐다.
















바이런이 어땠는지 한 번 보자.



결말이 그리 좋지 못했던 독실하고 부유한 애너벨라 밀뱅크Annabella Milbanke와의 결혼은, 그가 편지로 심드렁하게 청혼하고서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성사되었다. 그녀와 결혼하면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무엇보다 이복누이 오거스타의 치명적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심산으로 청혼한 것이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이 결혼하도록 부추긴 것이 바로-바이런을 향한 감정이 그 못지않게 뜨거웠던-오거스타였다고 기록으로 남겼는데, 당시 오거스타가 내세운 이유는 "결혼만이 두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니까"였다고 한다. (바이런, p.111)



바이런은 그곳에서 제일 처음 사귄 정부를 버리고 이번에는 문맹 제빵사의 아내를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녀는 아예 남편을 버리고 바이런이 사는 집으로 들어가 열네 명의 하인 대열에 가정부로 합류했다. 바이런은 그녀의 불타오르는 색정과 특이한 버릇들-섹스를 하다가 교회 종소리가 들리면 성호를 긋는다든가 하는-은 좋아했지만, 레이디 캐롤라인을 떠올리게 하는 유난스러운 질투와 드라마틱한 언동에 곧 질려버렸다. 그래서 집에서 나가달라고 하자, 그녀는 바이런에게 식탁용 나이프를 휘두르더니 베니스의 대운하에 몸을 던졌다. 바이런에게 고용된 곤돌라 사공들이 그녀를 얼음장 같은 물에서 건져내 왔지만, 바이런은 꿈쩍도 안 하고 그녀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짐을 싸서 내보냈다. (바이런, p.118)




그러니까 바이런은, 누이와의 근친상간을 덮기 위해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결혼하고 나서도 근친상간을 유지했고, 또 다른 애인도 사귀었고, 또 다른 애인도 사귀었고, 애인을 가정부로 들이기도 했다는 것. 그러다가 결국 매춘에도 빠지게 된다. 정말이지... 에휴..... 나는 어릴 때부터 글 읽는 걸 좋아했지만 글 쓰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노래를 좋아했지만 노래 만드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아, 어릴때부터 예술하는 남자란 어떤 존재인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세상 현명하고 지혜롭고 똑똑해. 물론, 이공계 남자라고 딱히 다를 것도 없지마는...



바이런만 읽고 났는데 너무 잠이 쏟아져서 숙소에서 기절하듯 잤다.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게 되었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지금 이모 모드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휴...


어제 집에 돌아와서는 샤워를 마친 뒤에 기절을 했고, 일어나서는 엄마가 끓인 된장찌개와 엄마가 구워준 조기 두 마리를 흡입했다. 아, 겁나 맛있어 진짜 짱이야, 대천 해수욕장에서 사먹었던 그 모든 음식들보다-쭈꾸미 볶음, 조개구이, 바지락 순두부- 최고 맛있어! 그렇게 밥을 맛있게 먹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야밤의 공대생 만화를 펼쳤다. 만화로 과학자와 수학자들에 대해 얘기하고는 뒷편에 부록처럼 그들과의 가상 카톡대화를 올려두는데, 하하하하, '페렐만' 부분에서는 아아..아련....... 나의 감성이 촉촉해졌다. '자니?' 하고 싶은 나를, 맹기완이 알아...





어머니랑 전복 따고 산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니... 대한민국으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있던데....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잘 지내니 보고싶다.....



자니?




월요일이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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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7-2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길 독서장인 다락방님이 역을 지나쳐 고생한 이야기 들으니 너무 안타깝네요. 저 웃고 있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장인이라면 모두 월요일 아침에 <야생의 위로>가 필요할 듯 해요. 역만 지나치지 않는다면요.

바이런 이야기는 전에도 읽었지만 오늘 아침에 다시 읽다보니 정말 총체적 난국이네요. 욕하면서 읽는다는 <미친 사랑의 서>가 다시 한 번 눈에 띕니다.

다락방 2020-07-20 10:58   좋아요 0 | URL
출근길 독서장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출근길 독서장인이닷! 출근길 독서장인이라 내릴 역도 지나치고 막 그런다. 꺄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이런은 옆집 소녀부터 친구의 조카까지 십대 소녀에 대해서도 흑심을 품었던 사람이에요. 그걸 과연 바람둥이라고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싶어요. 성에 미친 인간이라 사리분별 못하는 것 같은데. 미성년자에 대한 욕망이라니 이미 죽었지만 제 안에 살인욕망 생기네요. 흥!!!

반유행열반인 2020-07-20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야공만이랑 미친(놈들의)사랑의 서 둘다 본 책이라 반가운 글이었습니다. 내릴 곳 지나칠 정도의 집중력 부럽네요. 걸어다니는 출퇴근이 강제로 걷게 해서 좋은 점도 있는데 책을 못 읽고 다니는 건 아쉽습니다. 오가며 한 시간이면 꽤 읽을건데...오디오북 듣고 다니다 포기했어요...

다락방 2020-07-21 08:01   좋아요 2 | URL
미친 사랑의 서 팔아버렸는데 다시 살까 싶어요. 수시로 미친 놈들의 사랑을 들춰보며 세상 미친놈이네..하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가끔 들거든요. 하하하하.

[야생의 위로] 참 좋네요, 반유행열반인님. 위로가 되는 책이에요. 아침에도 이 책 읽으면서 왔는데 정신 바짝 차려야했어요. 혹시 역을 지나치진 않을지...

에이바 2020-07-2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에 뭘 읽다가 역을 심지어 네 정거장이나 지나쳐버린 적이 있어요. 제가 내릴 역에 섰을 때 분명히 확인하고서 바로 고개를 내렸는데 10분도 지나고서야 사실을 알았지 뭐예요. 다행히도 그 날은 30분 정도 일찍 나선 날이라 다행이었지.. 어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식은 땀이 다 나네요. 전 아마도 웃긴 글을 읽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에이다 러브레이스! 저도 바이런의 시를 먼저 접해서 사생활 이야기 알았을 때는 정말 깨더라구요 ㅋㅋ 짜증나구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런 즐거움이랄까.. 방탕하게 살았던만큼 예술혼을 불태워서 그런 작품들을 남겼나 싶기도 해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그저 강 건너 불구경... 야밤의 공대생 만화는 페북이었나? 그런데서 본 것 같아요. 책으로 봐도 충분히 재밌나봐요!

다락방 2020-07-21 14:32   좋아요 0 | URL
내릴 역을 지나치는 일이 저에게도 종종 일어나는데 한 번 실수하면 다음부터 안해야 할텐데 또 그러니 문제입니다. 어휴.. 저 역시도 엄청 일찍 미리 출근하는 사람인지라 출근에 별 지장이 없었어요. 저렇게 놓쳐서 돌아오는 열차를 타고 또 기다렸다가 열차를 탔음에도 40분전에 도착했지요. 하하하하하.

저는 그냥 바람둥이라면 바람둥이였구나 넘어갈텐데 미성년자한테도 자꾸 연애하자고 덤비는 사람이더라고요. 지는 아저씨였으면서요. 문학하는 남자들은 왜이렇게 징그러울까요? 점점 더 남자들의 문학도 싫어집니다. 지금 시대에 살지 않은 걸 바이런은 운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으 싫음..

야밤의 공대생 만화는 저는 책으로 처음 보는건데요, 너무 재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이라는데 작가가 글씨는 못쓰더라고요? 글씨 못쓰는 것도 웃기고 만화도 웃겨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나저나 에이바님 이렇게 오셔서 댓글도 남겨주시고 제가 너무 기분이 좋으네요 흑흑 ㅠㅠ
우리 자주 볼 수 있는거죠, 이제? (그렁그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