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 - 트럼프에 관한 가장 치명적이고 은밀한 정신분석 보고서
메리 트럼프 지음, 문수혜.조율리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에 속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조직 내에서 가장 힘이 센 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험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직장이라면 그 힘센 자가 인사권을 쥐고 있을 것이고, 혹여라도 내가 이곳에서 근무하는데 불이익을 당할까 싶어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섣불리 말하지 못한 채로 침묵한 적이 여러번일 것이다. 나에게 올 불이익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힘이 센 자가 내 말을 들어줄 리 없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업무상 회의라도 하려고 여러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가장 권력자가 엉뚱한 소리를 해도, 그 자리의 참석자들이 그게 엉뚱한 소리라는 걸 알아도, 그러나 아무도 반박하지 않고 권력자의 말이 그대로 실행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권력자의 의견은 그러므로 절대적이고, 권력자는 누구도 자신의 말에 거절이나 거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되고 그걸 고칠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다. 반대되는 의견을 들은 적이 없으므로.


아주 많은 사람들은 힘에 굴복하고 조용히 입을 닫고 산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이란, 권력이란, 곧 돈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아주 힘이 센 사람이다. 그가 가진 자본만큼이나 그가 가진 힘도 세다. 그는 부자여서 힘이 셌는데, 부자이기 때문에 아주 많은 사람들을 자신과 자신의 회사를 위해 일하도록 할 수 있었고 그들에게 돈을 주는 사람이었으므로, 그의 옆에는 그의 말을 그대로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마 그에게 거부할 수가 없어서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떠받들어 주는 사람들. 그가 가진 힘은 다른 힘있는 자와 손을 잡고 여러 군데에 그가 힘을 쓸 수 있도록 도왔지만, 그가 계속 그 자리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 건 수많은 힘없는 자들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있는 자가 곧 힘있는 자라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런 그가 소시오패스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체적으로 큰 기업의 보쓰들이 딱히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도덕적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우리가 하지 않기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경우에는 그들보다 더 심한 경우였다. 그는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가치판단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고, 자기 자신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공감능력의 결여는 그를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을 보란듯이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는데, 그에게는 자신 조차도 어쩔 수 없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메리 트럼프'는 도널드 트럼프의 조카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형인 '프레디'의 딸. 그런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삼촌에 대한 기록이 이 책이다. 그녀는 고모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로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 메리 트럼프는 임상심리학자인 만큼 어린 시절이 성인이 되어서도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아직 아기였을 때, 도널드 트럼프를 보호해주는 어른이 없었다. 사랑해주고 돌봐주는 어른이 없이 방치되어야만 했다. 그건 도널드 트럼프 형제들 모두에게 같은 조건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형이나 누나보다 어렸다는 데에 좀 더 차이가 있다. 물론 개인이 타고난 것도 있었을 것이고.


아파서 자신 조차 돌보기 힘든 어머니와 공감능력이 전혀 없이 모든건 다 잘되고 있다고 긍정 확신에 찬 아버지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했다. 아버지의 뜻과 반하는 삶을 사는 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보면서 도널드는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했다. 도널드의 형제자매들이 모두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는채로 자신의 욕망을 죽여가며 살았는데,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했던 그 어린시절부터의 욕망은 이 형제들을 아주 오래 사로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들을 쉽게 인정하지도 않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이 형제들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도 않았다. 행복하지 않은 개개인이 행복한 가족으로 연결될 리도 없다. 그들 모두는 서로 친하지도 다정하지도 않았고 의무적으로 크리스마스 때 모이는 게 전부인 가족이었다. 물론, 아버지의 돈과 회사 그리고 직위로부터 그들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어린 시절에 방치되었던 아이를 보는 것은 괴로웠다. 도널드 트럼프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읽는 초반에는 그에 대한 연민이 생겼다. 아이고, 내 안에 자라는 이 연민을 도대체 어쩌면 좋담, 하면서 만약 다른 어린 시절을 살았다면 그에게도 다른 삶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해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어린 시절이 없었다면 그에게는 지금의 대통령이란 권력도 주어지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채 방치되어 자란 아이가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살면서 아주 많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 선생님을,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직장에서 동료를 만나기도 하며, 동호회의 친구, 그리고 또 연인을 만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가족보다 저 진한 정을 나누는 관계를 새로이 형성하기도 하고, 어린시절이 마치 보상받는 것 같은 큰 애정을 주고 받기도 한다. 사랑받은 적 없던 사람이 아 이런 것이 사랑이구나 새삼 깨닫게 되기도 하고, 우정과 신뢰를 나누면서 점차 자신 안에 있던 상처를 극복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어른으로 살게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라는 거다. 세상에는 악한 인간들도 있지만 선한 인간들이 더 많고, 자기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가 사는 세상에서 우리가 조직에 속하고 또 개인대 개인을 만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과 같은 사람이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도 자라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진실한 우정, 사랑을 나누고 연대를 느끼고, 신뢰라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어릴 때부터 돈이 있었다. 돈이 있었고 돈은 곧 힘이었기에 그에게는 '그렇게 살면 안된다' 라든가 '그건 틀렸다' 라고 말해줄 사람이 현저히 적었다. 이 아이가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았던 엄마는 아들보다 힘이 약해 아들을 통제할 수 없었고, 아버지는 심지어 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다. 큰아들로부터 얻지 못했던 성공에 대한 욕망과 성취를 이 작은 아들로부터 본 것이다. 그렇게 이미 부를 가지고 태어나 부를 더 쌓아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잘못되고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설사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고 해도 트럼프는 이미 잘했다고 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다른 의견에 귀를 열지 못한다. 초반에 그에 대해 생긴 연민이 아직 저기 어디에 희미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끝까지 그에게 연민을 가져갈 수가 없는건, 그가 그러면 안되는 행위를 권력자로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 트럼프'는 언급했다시피, 도널드 트럼프의 조카이다. 대통령이라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자에게, 모든 포지션이 더 약자인 사람으로서, 젊은 여성이자 조카이자 성소수자인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늙은 백인 이성애자 남성!!-에 대해 반하는 글을 결국은 책으로 냈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짜릿했다. 권력에의 도전은 내게 언제나 짜릿함을 준단 말이지. 트럼프의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이겨내고 나온 책이라니, 이 얼마나 튼튼하고 단단하게 어마어마한 의지와 분노로 여기온 것인가. 나는 권력에 맞서는 자에게 언제나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짜릿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그러나 이 책이 새롭지도 않고 충격적이지도 않다. 겉에서 보이는 트럼프에 대한 인상과 딱히 별로 다를 바 없는 내용이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트럼프나 미국에 대한 인상을 새로이 받게 되는 것도 아니다. 가족 내에서도 유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난다는 것을 몰랐지만-트럼프에게 다른 형제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내게 없었다-, 그것은 돈 있는 집에서라면(사실 돈 별로 없어도)늘 일어나는 일이 아니던가. 이 책의 내용을 미국에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가진 사람들이 몰랐을까, 라고 한다면 그도 아닐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일들을 책에서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이 아니었다고 해도 사람들은 트럼프에 대해 모르지 않았을 거라는 거다. 이미 알면서도 여기까지 끌어온 것이고, 이 책이 나왔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결과가 펼쳐질 것 같지도 않다.


트럼프에게는 이 책이 나온게 달랐을까? 그러니까 자신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자기의 조카가 자기의 정체를 폭로하고 그를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책이 나온게, 그에겐 어땠을까? 잘 모르겠다. 이제 앞으로 트럼프의 삶은 어떻게 될까? 잘 모르겠다. 그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변할 필요조차 못느낄 것 같다. 그러니 그의 삶이 뭐 크게 달라질까, 라고 한다면 그럴 것 같지도 않다.



이 책이 내가 기대한만큼 특별한 건 아니어서 별은 세개반을 주고 싶은데, 알라딘은 별 반개가 없고, 그렇다면 올릴까 내릴까 기로에 서서, 권력에의 도전에 별 반개를 더 실어주자, 하고 네 개를 준다.



늘 그렇듯 도널드는 이야기가 진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앞에서 진실은 쉽게 희생당했다. 거짓말을 통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잇을 때 특히 더 그랬다. - P21

고모와 삼촌의 생각과 달리, 나는 돈을 뜯어내거나 복수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쓰지 않았다. 그러한 의도가 있었다면 그가 연쇄 파산한 사업가이자 얼토당토않은 리얼리티쇼 진행자라는 자신의 명성을 백악관 입성에 써먹기 훨신 전에 이미 출간했을 것이다. 삼촌이 내부 고발자들과 자신을 비판하는 인물을 위험에 빠뜨릴 만한 위치가 아니었을 때 책을 내는 편이 훨씬 더 안전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일어난 사건들을 보며, 나는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이 책이 출간될 때쯤이면 수십만 미국인의 삶이 도널드의 자만심과 의도적인 무시의 제단에 희생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 P37

메리 할머니는 애정에 굶주린 사람이었던 데 반해, 프레드 할아버지는 감정의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실 할아버지는 고기능 소시오패스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소시오패스의 수는 전체 인구의 3퍼센트에 달할 만큼 적지 않다(소시오패스 판정을 받은 사람 중 75퍼센트가 남성이다). 소시오패스의 증상으로는 공감 능력 결여,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는 능력, 옳고 그름에 대한 무감각, 학대 행위, 타인의 권리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이 있다. 이런 소시오패스인 양육자 밑에서 자란다는 것은, 게다가 그 양육자가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켜줄 사람이 부재한 환경에서 자란다는 것은 아동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세상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다. - P46

도널드는 세 살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그에게는 성장·학습·발달 능력이 없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능력도 없으며, 자신의 반응을 절제하거나 정보를 받아들여 취합할 기술도 없다. 그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자신의 지지자 중 대다수가 유세 현장이 아닌 곳에서 만났다면 그와 말도 섞지 않았을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 P299

세상으로부터 도널드를 보호해주던 값비싸고 튼튼한 ‘벽 보호대‘(환자가 벽에 머리를 박아 다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 정신 병동 벽에 설치해 놓은 보호대-옮긴이)가 무너지고 있다. 도널드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도널드보다 힘ㅇ 없고 겁이 많지만, 도널드만큼 필사적이다. 이 사람들의 미래는 도널드으 성공과 총애에 직접적으로 달렸다(자신의 운명이 과거 도널드에게 충성했던 사람들과 같아질 거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널드가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신념을 영구화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은 박수부대의 일원이 되어 도널드의 무능함을 감춰주었다. 애초에 도널드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 건 힘있는 사람들이었지만, 그 자리를 지키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은 도널드보다 더 유약한 이들이다. - P302

도널드는 무관심에 대한 공포와, 형을 파멸로 이끌었던 실패에 대한 공포 사이의 어두운 공간에서 부유하고 있다. 형을 끌어내리는 데까지는 42년이 걸렸지만, 형을 끌어내리기 위한 밑 작업은 그전에 이미 끝나 있었다. 도널드가 트라우마로 힘들어할 때 형이 무너지는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도널드가 목격한 일과 직접 경험한 일의 조합은 도널드를 고립시키고 공포에 떨게 했다. 어린 시절에 느낀 두려움의 기제가 성인이 돼서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리고 두려움이 지금까지도 도널드를 압도한다는 사실은 그 감정의 뿌리가 60년 전, 하우스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증명한다. - P305

그로부터 50년 후,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결정과 대책 없는 소통 방식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을 죽어나게 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연방정부에 직접 인공호흡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을 때조차 도널드는 주지사가 자신에게 충분히 충성하지 않는다면 그 주에는 재정적 지원을 끊고 구명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난 이 소식을 듣고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소시오패스처럼 대놓고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와 한 사람의 행동이 불러올 수 있는 결과에 단체로 침묵하는 행위는, 내게 다시 한번 어린 시절에 겪었던 절망의 나락을 상기시켜줌과 동시에 진짜 문제는 도널드가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명확히 확인시켜주었다.
이 모든 것은 도널드가 상황을 빠져나갈수록 주변에서 계속해서 도와준 결과이다. 또한 전통과 존엄성, 법과 인간에게 죄를 저질러온 한 사람에게 보상으로 반응해온 최종 결과물이기도 하다. - P309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0-11-1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싶어요!
트럼프는 지금처럼 어렸을 때도 악동이었겠지만, 그래도 궁금하네요. 전 도서관 책으로 읽어보겠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0-11-19 16:36   좋아요 0 | URL
악동은 너무 귀여운 표현인 것 같습니다!! 참... 여러가지로 안됐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복잡한 마음이에요. 인간의 삶이란 게 개개인으로 놓고 보면 다들 저마다 나름나름으로 불행하고 안됐기도 하고 그렇지만....트럼프는, 다른 인간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냥 끝까지 트럼프일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ㅜㅜ

수이 2020-11-20 09:32   좋아요 0 | URL
악동 말고 악당........ 트럼프에게는 아까운 표현;;;;; 트럼프 넘 시러요.....

다락방 2020-11-20 09:39   좋아요 0 | URL
보기만해도 너무 징그러워요 ㅜㅜ

이 책 읽다보면 메리가 18살 때 수영복 입은 거 보고 ‘오 가슴 죽이는데!‘ 하는 게 나와요. 너무 끔직해 ㅠㅠ
 















<성의 역사 1>을 다 읽었다. 총 네 권중에서 가장 얇은 책이니 앞으로 2-4권을 완독할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하다. 게다가 1권도 읽었다고 볼 수도 없다. 글을 아직 모르는 아이들이 알고 쓰는게 아니라 글자를 보고 그리듯, 나 역시 이 글자를 '보는' 것에 그친 것 같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는 것.


나는 책을 읽으면서 종종 누군가에게 그 책에 대해 얘기해주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린다. 책의 줄거리기이도 하고, 그 책을 읽고난 감상이기도 하며, 그 책 속의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데 으윽, 너무 고통스러워 너라면 어떨 것 같아? 라고 묻는다거나, 그건 작가가 너무 욕심이 많아 지나치게 이것저것 끼워넣은 것 같아, 라는 식의 감상이기도 하다. 이것은 나의 독후활동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내가 읽은 것을 이렇게 알라딘에 쓰면서 그리고 누군가에게 얘기하면서도 그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에 이런 독서 후 활동이야말로 독서를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데,


내가 그 책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얘기를 할 수가 없다. 만약 친구가 내게 요즘 무슨 책 읽어? 라고 물었을 때 내가 '성의 역사 읽어' 라고 답하고, '오 그 책 재미있어? 어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잘조잘 책에 대해 얘기하는 대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상대에게 얘기할 수 있으려면, 내가 무엇보다 그 내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아는척을 하려고 해도 설명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아는 척은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내 것이 아닌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부질 없다. 성의 역사에 있어서라면 이 책속의 무엇도 내 것이 되질 않았다.



길고 지루하기로 하자면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따를 책이 없겠지만, 그 책을 읽는 것은 그래도 가능하며 또 그 책에 쓰인 말이 성의 역사 만큼 모르겠는 것들로 채워진 것도 아니다. 보부아르는 그 긴 책을 쓰면서 자기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을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쓴다. 쉽게 말해 예를 드는 거다. 자 봐,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했는데 그건 이래서 문제지, 이건 이 작가가 놀랍게도 이런 감각을 가지고 있어, 라고 할 수 있게끔 이야기를 끌어 오는 거다. 그 이야기는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이었지만, 어쨌든 보부아르는 이야기를 그 안에 끌고 온다. 그러니 나는 보부아르의 주장을 들으면서 이야기와 결합할 수 있다.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프로이트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 그의 개론서를 두 권 읽은게 전부이지만 프로이트 읽기가 재미있었던 것은, 그 안에 프로이트가 만난 환자들의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그 사람 고유의 이야기이고, 그것이 책 속에서 내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대한 근거가 대고 예가 된다. 정신분석학에 사용되는 용어 자체는 내게 낯선 것이지만, 그러나 그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내게는 어렵지 않았다. 그 안에는 누군가의 사연, 즉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간 소설을 숱하게 읽어온 나로써는 사실, 정신분석학이든 사회학이든 여성학이든, 전문적 용어에 대해 알지 못했을 뿐, 개념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터였다. 정신분석학, 사회학, 여성학, 심리학, 인문학 등등, '학'이 붙는 책들은 주장이나 논리, 이론에 사연을 가져온다면, 소설은 이야기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고, 사람들이 소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소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 뒤에 다 들어있다. 한 사람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회적 배경과 그 심리, 그리고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 고민하는 순간까지, 소설이 주는 이야기는 단순히 이야기의 재미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모든 학문이 다 들어있는 거다. 다만, 전문적 용어만 쏙 빠져있을 뿐이다. 말이 길었는데,



푸코의 성의 역사에는 그런 이야기가 없다. 문장 자체가 지나치게 길거나 도대체 무슨 말이지 모르겠는 문장들이 수두룩해도, 그것들을 꾸며주는 혹은 덧대주는 이야기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읽기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낯선 단어들과 낯선 문장들이 쉼없이 이어진다. 아주 많은 문장들을 두 번 이상씩 읽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인지를 잘 모르겠는거다. 집어던지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 책이 이번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라 그럴 수가 없었다. 와 진짜 같이 읽는 거 아니었으면 열 장도 못읽고 던져버렸을 것 같다. 그러나 어쨌든 꾸역꾸역 다 읽었다.



그렇게 읽다가 '고백'에 대한 부분을 만난다.


지난 금요일이었다. 고백에 대한 부분을 읽고 고백에 대해 한참을 생각했다. 푸코의 의지와는 달랐겠지만, 나는 폭력으로써의 고백에 대해 생각했다. 자, 푸코가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어쨌든 판단 기준의 관례와 비교해서, 전통의 권위에 의해 부여되는 보증과 비교해서, 증언뿐만 아니라 관찰과 입증의 세밀한 방법과 비교해서도 고백은 서양에서 진실을 생산하기 위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기술의 하나가 되었으며, 그때부터 우리는 고백이 유별나게 행해지는 사회에서 살게 되었다. 고백의 효과는 사법, 의학, 교육, 가족관계, 애정관계, 가장 일상적인 영역, 가장 엄숙한 의례로 멀리 퍼져 나갔고, 누구나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고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고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고백하고 자신의 과거와 몽상을 고백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하고 자신의 질병과 빈곤을 고백하고, 누구나 가장 말하기 어려운 것을 최대로 정확하게 말하려고 열심이고, 누구나 자신의 부모, 교육자, 의사,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고백하며, 다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고백은 기쁨과 괴로움 속에서 자기 자신만이 볼 수 있을 뿐인 글로 쓰이기도 한다. 누구나 고백한다. 아니 누구나 고백을 강요당한다. (p.71)



고백은 대체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달라는 일이다. 고백했기 때문에 애정이 성사되고 고백했기 때문에 용서를 받을 수도 있으며 고백했기 때문에 마음의 짐을 덜기도 한다. 또한 고백했기 때문에 당신과 내가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고백이라는 것은 그 속성상, 처음부터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당신과 내가 처음 봤을 때, 알지도 못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당신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었을 때, 그럴 때 하는 것이 고백이다. 푸코는 '누구나 고백을 강요당한다'라고 했는데, 그 말도 역시 맞다. 우리는 때때로 상대에게 고백을 강요하기도 한다. 범죄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사적인 관계에서도 그런 일들은 빈번히 일어난다.


고백은 당신과 나를 좀더 내밀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게 하는데 일조하는데, 자신에 대해 먼저 드러내기 어려워하는 친구도 내가 먼저 무언가를 얘기하면 이내 자기 얘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아, 이 친구의 말을 듣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하는거구나, 라는 것을 그 친구를 보며 깨닫곤 했었다. 이 친구는 말수가 적고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려하는 친구지만, 그러나 내가 '말해말해'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이랬어' 라고 말하면, '아 그래, 내게도 그런 일이 있어' 라고 하면서 자신의 얘기를 꺼내는 거다. 그렇게 나에 대해 그 친구가 알아가고 그 친구에 대해 내가 알아가면서 우리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연인 사이도 마찬가지. 사귄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연인이 어떤 일을 내게 얘기한 적이 있었고, 나는 그 때 내가 지금 당장 물리적으로 그의 옆에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속상했었다. 그가 내게 '지금 네가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한 건 아니지만, 그 때만큼는 내가 옆에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고백은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은밀한 바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고백은 여지없이 분명한 폭력이다. 나는 듣기 싫은 말을 강제로 들어야 했던 시간들이 있었고, 그것이 너무 괴로웠다. 알고 싶지 않았는데 알게된 일에 대해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 생각해도 대체 왜 내게 그걸 말해서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할까 몸부림치지만, 결론은 하나다. 그 얘기를 내게 했던 당사자들은 그 자신이 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중에는 죄에 대한 것도 있었다. 가해에 대한 것이 있었고 피해에 대한 것이 있었다. 상대는 내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내게 무거운, 아주 무거운 일이 되었다. 들으면서도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고 그 후에도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 그걸 얘기하던 그 당시 그 사람의 눈빛 같은 것들이 여전히 떠올라 괴롭다. 왜 내게 그걸 얘기했을까. 장담컨대, 내게 그 얘기를 하고난 후 당사자들은 자신의 짐을 어느 정도 덜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덜어진 짐의 무게는 고스란히 내게로 와 더해졌다.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런 것들을 듣게 한게 나는 소름끼치도록 싫다. 왜 내게 그걸 떠넘겼을까. 왜 자신의 짐을 덜자고 내게 더했나.



지난 금요일은 내내 고백에 대해 생각했고 그러자 자연스레 신해철의 노래 <고백>이 생각났다. 폭력으로써의 고백에 대해 생각했으면서도, 그러나 <고백>이 생각났다. 금요일은 스트레스가 켜켜이 쌓여서 폭발할 것 같은 날이었고, 저녁에 술약속이 있었던 터라, 이런 기분으로 술마시면 나 미치겠다 싶어 나를 안정시켜야겠다 싶었다.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할 예정이었던 나는 일단 편의점에 들러 컨디션을 샀다. 오늘은 이런 기분으로 마시면 취할테니 조금이라도 준비하자, 하고 컨디션을 친구것까지 사서 준비했다. 그리고 친구가 도착하기 전까지 잠시라도 내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는 <고백> 을 재생시켰다.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았다.




친구가 오기 전에 내 기분을 낫게 해야 한다. 스트레스로부터 그리고 연달아 떠오른 폭력으로써의 고백으로부터 나는 빠져나와야 했다.



이 모든 일들에 대해 내가 폭력이라고 생각한 건, 그 고백의 성격들 탓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상대에 대한 내 애정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였다. 만약 같은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내 반응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중 한 고백은 내가 사랑했던 그 누구도 하지 않을 짓이었기에 도저히 교차할 수 없었다.



쉽게 사랑이라 말하고 쉽게 돌아서곤 했었지
나에겐 사랑이란 말은 그저 나 자신에게 한 말이었어

처음 너를 본 순간부터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
내 삶의 끝까지 가져 갈 단 한번의 사랑이 내게 왔음을
내말을 들어봐

이제 난 다시는 거짓 사랑을 얘기하지 않아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 사랑을 이제 난 찾았어

이제 난 다시는 헛된 사랑을 얘기하지 않아
많은 세월에 바래져도 언제나 난 너를 사랑해



친구가 도착했고 나는 친구에게 컨디션을 건넸다. 자, 우리 이거 마시고 시작하자. 친구는 웃었고 나는 컨디션을 앞으로 내밀며 친구의 컨디션과 건배했다.



푸코의 문장이(혹은 번역가의 문장이) 도대체 뭔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아주 많은 것들이 헷갈린다. 뭐 어쩌라는거야, 이러라는 거야 저러라는 거야, 하면서 헷갈린 거다. 그렇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이다가, <제5장 죽음의 권리와 생명에 대한 권력>에서부터 재미있어졌다. 오, 군주의 생살여탈권에 대한 것이었는데, 오오, 흥미롭다.



군주는 정당하게 전쟁을 벌이고 신민에게 국가의 방위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신민의 죽음읠 꾀하지"않으면서 합법적으로 "신민의 목숨을 좌지우지할"권한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군주는 신민에 대해 "간접적"생살여탈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만일 군주에게 항거하고 군주의 법을 위반하는 자가 신민의 한 사람이라면, 군주는 그의 생명에 대해 직접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징벌의 명목으로 군주는 그를 죽이게 된다. 이렇게 이해된 생살여탈권은 더 이상 절대적 특권이 아니다. 이런 생살여탈권은 군주의 보호와 고유한 존속을 조건으로 갖는다. (p.154)



물론 그렇다고 이 5장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지만, 요건 재미있어서 나중에 5장은 다시 읽어봐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권력은 피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육체"와 "인구"의 연결 지점에서 성은 죽음의 위협보다는 오히려 생명의 관리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권력의 중심적 표적이 된다.
피는 오랫동안 권력의 메커니즘, 권력의 발현, 권력의 관례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p.167)



그리고는 '사드의 작품에서 피는 줄곧 쾌락을 따라 흐른다'(p.169)고 사드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으으..나는 사드 안읽었지만 싫은데, 하는데, 으앗, 너무 싫은 바타유가 나와..



정반대의 극단에서 우리는 그 동일한 19세기 말부터 성생활의 주제를 법, 상징적 질서, 주권의 체계에 재편입시키기 위한 이론적 노력을 추적할 수 있다. 일상의 성생활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확고한 의도가 있는 그러한 권력 메커니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돌이킬 수 없이 확산적인 성격을 (그것도 정신분석의 탄생부터, 다시 말해서 정신분석이 유전적 퇴화의 신경-정신의학과 단절하면서부터) 의심한 것은 정신 분석이나 적어도 정신분석에 있었을 수 있는 가장 초지일관한 것의 정치적 영광이다. 법, 즉 혼인관계, 금지된 혈족관계, 아버지-군주의 법을 성생활에 원리로 부여하려는, 요컨대 욕마을 중심으로 옛 권력의 영역 전체를 불러들이려는 프로이트의 (아마 그와 동시대적인 인종차별의 광범위한 대두에 대한 반발로 인한) 노력은 이로부터 유래한다. 정신분석이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파시즘과 대립하는 입장이었던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분석의 입장은 분명히 역사적 상황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법, 즉 혼인관계, 금지된 혈족관계, 아버지-군주의 법을 성생활에 원리로 부여하려는, 요컨대 욕망을 중심으로 옛 권력의 영역 전체를 불러들이려는 프로이트의 (아마 그와 동시대적인 인종차별의 광범위한 대두에 대한 반발로 인한) 법, 죽음, 피, 주권의 심급에 따라 성적인 것의 영역을 사유하는 것은 사드와 바타이유에 대한 참조가 어떠하건, 그들에게 요구되는 "전복"의 담보가 무엇이건, 결국 역사적 "후방-선회"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성생활의 장치와 동시대적인 권력의 기술로부터 성생활의 장치를 사유해야 한다. (p.170-171)




나는 위의 문장을 아무리 읽고 또 읽어봐도 그래서 사드와 바타이유가 어쨌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들의 그 피를 부르는 성에 관한 것은 그들의 의도가 어떠했건 진보적이지 못하다는 것인가. 그들이 뭘 어쨌건간에 우리는 별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인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 그렇지만 내가 사드를 싫어하고 바타유를 싫어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안다. 사드는 사실 읽어본 적 없으니 '모르면서 싫어한다'고 하는게 맞는 말일테고, 으으 바타유 진짜 졸 싫다. 바타유 너무 유명해서 내가 그의 작품을 어디 한 번 읽어볼까, 했던게 《눈 이야기》이다.
















이 책 읽다가 37페이지에서 포기했다. 거기에 대해 쓴 명품 페이퍼는 여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9424234


저 페이퍼에서도 얘기하지만, 여기에서는 섹스하면서 오줌 싸는 얘기가 나온다. 상대와 자기의 몸에 오줌을 싸면서 쳐발쳐발하는게 나오고, 단체로 섹스하면서도 그렇게 하는데, 나는 일단 그 부분에서 오줌 냄새 너무 나서 싫었고, 게다가 장농에 들어가서도 오줌 싼다 그래서 흠씬 두들겨패고 싶었다. 오줌 이불빨래 안해본 바타유 되시겠다. 지가 빨래하는 거 아니라고 그렇게 여기저기 오줌 싸대면 하아- 일하는 사람에게 왜 그런 고통 안겨주지요? 나는 푸코의 성의 역사에 바타유 나오는 순간, 오줌 빨래 니가 해라... 하는 마음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눈 이야기에 실린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살펴보자.


1897년 프랑스 오베르뉴 지방의 소도시 비용에서 태어나, 매독 환자에 맹인인 아버지와 우울증을 동반한 정신착란에 시달리는 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 한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성직자의 삶을 꿈꾸기도 했지만, 파리 국립고문서학교에 진학하여 파리 국립도서관 사서가 되었다. 1962년 오를레앙 도서관장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사서로 일했다. 그러면서도 '사드의 적자'라 불릴 만큼 매음굴을 전전하며 에로티슴 소설을 썼고, 니체의 무신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헤겔의 종교철학에 심취하여 <도퀴망> <크리티크>등 당대 사상계를 주도한 잡지를 주재하기도 했다. 경제학, 사회학, 인류학, 종교, 정치, 문학, 예술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쳤다. -<눈 이야기> 책날개의 작가소개 中



이 책의 뒷표지에는 수전 손택도 바타유를 좋아한다고 했는데(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 나는 그래서 뭔가 있을 줄 알았지. 이불 빨래 안하고 오줌 싸는 사람들만 가득할 뿐이었다. 그런 바타유에 대해서라면 나는 얼마후, 아아, 드워킨 님의 글에서 만나게 된다. 안드레아 드워킨 만세다! 드워킨이 바타유를 지적할 때, 나는 내가 바타유를 싫어하는 게 나의 본능적인 감각이라는 것을 알았고, 살면서 습득한 경험에 의한 것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바타유를 싫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매춘은, 여자의 태도의 논리적인 귀결이다. 여자가 매력적인 한 남자의 욕망의 먹이가 된다. 여자가 순결을 지키겠다고 결심을 단단히 햇으므로, 완전히 남자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어느 정도의 금액에, 어떠한 상황에서 여자가 굴할 것이냐이다. 만약 조건이 이루어진다면, 여자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성의 대상으로 내놓는다. 매춘은 다만 경제적 요소를 강하게 지니고 있을 뿐이다. (바타유의 단언, p.237)








안드레아 드워킨의 이 책에서도 수전 손택이 언급된다. 수전 손택을 비롯한 많은 사상가들이 바타유의 글을 심오하다고 했다는 거다. 드워킨은 바타유의 <안구담>이란 책에 대해 언급하는데(고추를 빨고 오줌을 싸고 발기되는 걸 보기 위해 목졸라 죽이고, 안구를 빼서 항문에 넣고..), 드워킨의 포르노그래피를 읽고 쓴 명품 페이퍼는 여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1398382




으 싫다... 그의 문학을 심오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정말 마음속에 그것을 '오 심오하다!' 느껴서 그런걸까? 글쎄, 모든게 취향의 문제라지만, 난 잘 모르겠네?




여성학 책들을 읽다보면 매번 모든 책이 백프로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태어나 살아온 삶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라,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책들이 머릿속에 팍팍 들어오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러나 일단 읽고 60프로 정도만 이해한 채로 있어도, 그렇게 읽었던 경험과 60프로가 나에게 남아 있어서, 훗날 다른 책을 읽다가 갑자기 팍 떠오르면서 그 전에 60프로 이해되던 것이 갑자기 75프로가 되기도 한다. 앗, 그 때 그 책에서 말한게 바로 이거였구나! 하고. 또한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네? 라고 했다가도 다른 책을 읽다가 퍼뜩, 아, 혹시 이게 그 뜻이었나? 하고 찾아보면 또 이해가 될 때가 있다. 이런것들이야말로 독서근육일 것이다. 근육이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니 푸코의 책을 내가 지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책(이야기가 없는!!)을 읽는 근육이 내게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푸코의 책을 4권까지 어떻게든 억지로 읽어낸다면, 지금의 5프로 이해가 15프로가 되고 70프로가 되는 날도 올것이다. 물론 계속 독서를 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 다른 책들을 또 읽고 읽다보면, 앗 그 때 푸코가 한 말이 이건가? 하고 다시 들춰보게 될 날도 오겠지. 그런날을 기다리며 나는 이제 2권을 시작하겠다. 아, 며칠 좀 쉰 다음에....































성에 관해 말하도록 부추기는 모든 선동이 성의 비밀을 깨뜨리려고 하건, 말하는 방식 자체에 의해 성의 비밀이 막연히 지속되건 성의 비밀은 아마, 그 모든 선동의 자리를 결정하는 기본적 실체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그 모든 선동의 매커니즘 자체에 속하는 주제, 즉 성에 관해 말하라는 요구를 구체화 하는 방식, 성에 관한 담론의 한없는 확산적 유통에 불가결한 허구이다. 근대 사회에 고유한 것은 근대 사회가 성을 어둠 속에 머물도록 운명지었다는 점이 아니라, 근대 사회가 성을 ‘그‘비밀로 내세움으로써 언제나 성에 관해 말할 운명이었다는 점이다. - P44

어른과 어린이의 분리, 부모의 침실과 아이들의 침실 사이에 확립된 양극 구조(이 양극 구조는 19세기 동안 민간 주거가 대대적으로 건설될 때 철칙이 되었다),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의 상대적 격리, 세심한 육아(育兒)의 엄격한 수칙[어머니의 수유(授乳), 위생], 어린이의 성생활에 대한 부단한 관심, 추정된 수음의 위험, 사춘기에 부여되는 중요성, 보모에게 암시되는 감시 방법, 훈계, 비밀과 두려움, 필요를 인정받음과 동시에 꺼려지는 하인의 존재, 이 모든 것으로 인해 가족은 가장 작은 규모로 축소된 형태까지도 단편적이고 유동적인 다수의 성생활로 포화된 복잡한 조직망이 된다. - P57

어쨌든 판단 기준의 관례와 비교해서, 전통의 권위에 의해 부여되는 보증과 비교해서, 증언뿐만 아니라 관찰과 입증의 세밀한 방법과 비교해서도 고백은 서양에서 진실을 생산하기 위한 가장 높이 평가되는 기술의 하나가 되었으며, 그때부터 우리는 고백이 유별나게 행해지는 사회에서 살게 되었다. 고백의 효과는 사법, 의학, 교육, 가족관계, 애정관계, 가장 일상적인 영역, 가장 엄숙한 의례로 멀리 퍼져 나갔고, 누구나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고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고 자신의 생각과 욕망을 고백하고 자신의 과거와 몽상을 고백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하고 자신의 질병과 빈곤을 고백하고, 누구나 가장 말하기 어려운 것을 최대로 정확하게 말하려고 열심이고, 누구나 자신의 부모, 교육자, 의사,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고백하며, 다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고백은 기쁨과 괴로움 속에서 자기 자신만이 볼 수 있을 뿐인 글로 쓰이기도 한다. 누구나 고백한다. 아니 누구나 고백을 강요당한다 - P71

권력은 손에 넣거나 빼앗거나 공유하는 것도 아니고, 간직하거나 멀어지게끔 내버려두는 것도 아니다. 권력은 무수한 지점으로부터, 불평등하고 유동적인 관계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행사된다.
권력관계는 다른 유형의 관계[경제 과정, 지인(知人)관계, 육체 관계]에 대해 외재성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형의 관계에 내재하고, 거기에서 새겨나는 분할, 불펻등, 불균형의 직접적 결과이고, 역으로 이러한 차별화의 내부적 조건이고, 단순한 금지나 추방의 역할에 힘입어 상부구조의 위치를 점하는 것이 아니라 작용하는 거기에서 직접적으로 생산적 역할을 맡는다. - P110

대개의 경우에는 유동적이고 과도적인 저항지점들이 문젯거리로 떠오르면서, 사회의 여기저기에 균열이 생기고 통일성이 무너지고 재편성이 초래되고 개인에게 자국이 나고 개인이 재단되고 개조되며 개인의 마음속에, 개인의 육체와 영혼에 축소할 수 없는 영역이 그려진다. - P112

권력관계에서 성생활은 가장 은밀한 요소가 아니라 가장 많은 활동에 이용될 수 있고 가장 다양한 전략에 대해 거점 또는 연결 지점의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장 큰 도구성(道具性)을 갖추고 있는 요소의 하나이다. - P120

‘여성 육체의 히스테리화‘, 이것은 여성의 육체가 완전히 성생활로 포화된 육체로서 분석되고, 이를테면 자격을 부여받거나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하고, 여성의 육체에 고유한 병리학의 영향 아래 여성의 육체가 의료 실천의 영역에 통합되며, 끝으로 여성의 육체가 (여성의 육체에 의해 일정한 다산성을 보장받게 되어 있는)사회체, (여성의 육체가 실질적이고 기능적인 요소이게 되어 있는)가족 공간, (여성의 육체가 낳고, 교육하는 동안 내내 지속하는 생명-도덕적 책임 때문에 보호해야 하는)어린이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삼중의 관계이다. 가령 어머니는 "신경질적인 여자"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힘입어, 이 히스테리화의 가장 가시적인 형태가 된다. - P121

로마의 가부장은 노예와 자식에게 생명을 "베풀었고" 노예와 자식으로부터 생며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 P153

군주는 정당하게 전쟁을 벌이고 신민에게 국가의 방위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신민의 죽음읠 꾀하지"않으면서 합법적으로 "신민의 목숨을 좌지우지할"권한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군주는 신민에 대해 "간접적"생살여탈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만일 군주에게 항거하고 군주의 법을 위반하는 자가 신민의 한 사람이라면, 군주는 그의 생명에 대해 직접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징벌의 명목으로 군주는 그를 죽이게 된다. 이렇게 이해된 생살여탈권은 더 이상 절대적 특권이 아니다. 이런 생살여탈권은 군주의 보호와 고유한 존속을 조건으로 갖는다. - P154

살아가는 행위는 더 이상 죽음의 우연과 숙명성 속에서 때대로 떠오를 뿐인 그 접근 불가능한 기반이 아니라, 지식의 통제와 권력의 개입이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일정 부분 넘어가는 것이 된다. - P162

일반적으로 "육체"와 "인구"의 연결 지점에서 성은 죽음의 위협보다는 오히려 생명의 관리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권력의 중심적 표적이 된다.
피는 오랫동안 권력의 메커니즘, 권력의 발현, 권력의 관례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 P167

일상의 성생활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확고한 의도가 있는 그러한 권력 메커니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돌이킬 수 없이 확산적인 성격을 (그것도 정신분석의 탄생부터, 다시 말해서 정신분석이 유전적 퇴화의 신경-정신의학과 단절하면서부터) 의심한 것은 정신 분석이나 적어도 정신분석에 있었을 수 있는 가장 초지일관한 것의 정치적 영광이다. - P170

"성의" 관념은 사람들로 하여금 권력을 "권력"으로 만드는 것으로부터 눈을 도렬 권력을 단지 법과 금기로서만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 성, 우리의 눈에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 심급, 우리가 보기에 우리의 현재 모습 전체 아래 감춰져 있는 듯한 이 비밀, 내보이는 권력과 감추는 의미에 의해 우리를 현혹하고 우리의 현재 모습을 알게 해달라는, 우리를 규정하는 것을 밝혀 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받는 이 지점, 성은 아마 성생활이ㅡ 장치와 이 장치의 작동에 필요하게 된 관념적인 지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P177

성은 권력이 육체, 육체의 물질성, 육체의 힘, 육체의 에너지, 육체의 감각, 육체의 쾌락을 장악함으로써 조직하는 성생활의 장치에서 가장 사변적이고 자아 관념적이며 가장 내면적인 요소이다. - P177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20-11-17 1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코 이 대머리가 맘고생을 시켰군요.... 그치만 알지? 푸코 읽자고 한 건 다락방님이야 ㅎㅎㅎㅎㅎ

음, 이 개념을 이렇게 버무리는 게 완전히 푸코의 뜻과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럴 수는 있어요.

‘권력‘이라는 걸 단순히 누군가 다른 누군가를 억압하고 원치 않는 일을 하게 하거나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보면 안 된다는 게 이 책에서 푸코가 하는 큰 주장 중 하나거든요.

권력은 동사고, ‘지식‘을 만든다거나 ‘담론‘의 물꼬를 어느 방향으로 돌리려는 시도 자체가 하나의 권력행위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권력이란 이런 것이라고 정의하거나 주장하는 것 자체 역시 하나의 권력행위라고 볼 수 있지요. 좀 마르크스주의적으로 이야기해보면, 이 책에서 푸코가 성의 ‘억압 가설‘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권력이란 억압행위라고 정의하는 순간 억압 이외의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력의 다른 양상을 숨김으로써 자체로 어떤 권력을 유지하고 지지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그러니까 ‘권력은 억압한다‘는 말 자체가 권력행동이라는 거죠.

같은 맥락에서, 이 책에 대해서 아무것도 설명할 수가 없다는 다락방님의 말 역시 일종의 ‘설명‘ 행위잖아요. 그 말씀은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책의 내용을 좔좔좔 설명해주는 것만큼이나 어떤 영향을 미칠 거고, 또한 동시에 다락방이라는 사람의 어떤 일면에 대한 설명도 되지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 페이퍼는 이대로, 되게 많은 것을 말해주는 양질의 페이퍼라는 뜻입니다.
수고하셨어용^-^

다락방 2020-11-17 10:35   좋아요 3 | URL
삶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저는 스승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스승이 있다면 아는 것에 있어서 속도도 빠르고 또 깊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푸코에 있어서는 진짜 스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네 권이나 되는데 두달 안에 읽어야하니 개론서 건너뛰자, 했는데, 개론서 한두권쯤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푸코는 누가 좀 이끌어주는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푸코의 성의 역사를 읽고 이런(?) 페이퍼를 쓴다는 것은 쇼님 말대로 푸코의 뜻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알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이렇게밖에 쓸 수가 없었어 ㅠㅠ 왜냐하면 이렇게라도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쓰지 못할테니까...
이게 1권 다 읽어가니까 뭔가 어렴풋하게 짐작 되고 그러는데 그래서 뒤를 더 읽어봐야겠다 생각되기도 해요. 페이퍼에도 언급했지만 생살여탈권 부분 재미있더라고요. 물론 이조차도 반복해 읽어야겠지만요.

아무튼 개론서 또 살거야, 나.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

푸코 제가 읽자고 한 거 너무나 잘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누구도 원망할 수가 없어, 내가 나를 원망해야 한다!! 만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렁 페이퍼 써줘요, 쇼님. 내 이해를 도와줘!

단발머리 2020-11-17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메고 있는 저에게 이 페이퍼와 댓글들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다락방 2020-11-17 11:41   좋아요 0 | URL
다 읽어도 여전히 헤매입니다,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가 제가 쓸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ㅠㅠ

- 2020-11-18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여차저차 읽어낸 그대 대단! ^^ 언급하신 바타유는 정말 🤢 부글부글... 아 성의 역사 빨리 읽(어버리)고 싶다... 심호흡중.. 사실 저도 이해 못할까봐 입문서들만 뒤적이는 중이야요 ㅋㅋ

다락방 2020-11-18 07:58   좋아요 1 | URL
1권은 어떻게든 읽어내긴 했는데 이제 남은 것들은 어쩌나 싶어요. 후딱 읽어버리고 싶은데 무슨 말인지 모르니 걍 펼쳐보기도 싫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인생 뭘까요?

- 2020-11-18 08:15   좋아요 2 | URL
똑똑이들을 보며 똑똑해지는 과정?? 빨리 좀더 똑똑해져서 푸코 따위 비웃어버리자. 흥

scott 2020-11-1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작가 천재 인가봐요. 잭에 이야기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다가 나중에 올리브와 함께 했던 (자잘하게 스치고 지나갔던 인연들)이들에 삶에 마지막 행복한 순간을 슬라이드 영상처럼 끼워 넣었어요.

다락방 2020-11-19 10:27   좋아요 1 | URL
으흐흐흐흐. 푸코 페이퍼에 달린 댓글이지만 찰떡같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말씀 하신다는 걸 알아 듣습니다 ㅋㅋㅋㅋㅋ
저 오늘 출근길에 <단속>한 편 읽었는데, 왜이렇게 좋아요, 스콧님? 저도 정확히 천재라고 생각했어요. 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천재다, 소설 천재! 저도 소설 천재라고 생각하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너무 좋아요 ㅠㅠ 한 편 읽고 너무 좋아서 연달아 읽기보다 하루에 하나씩만 읽을까 싶고 마음을 정하지를 못하겠어요. 너무 좋아요, 스콧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토요일에는 주문한 책들이 도착했다.



무려 10만원어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 마지막 폴 존슨의 책이 진짜 벽돌책이라서, 보고나서 한 숨 쉬었다. 나는 도대체 이걸 왜 샀는가.... 이렇게 샀으면 읽어야 되잖아? 그렇지만 토,일요일에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책도 안읽고...... 치아바타 굽고 에어프라이어로 닭 구워 먹고 술마시고 그랬다. 에어프라이어로 치킨은 처음 해보는데 여동생이 추천해준 닭을 샀고, 나도 맛있게 먹긴 했지만, 일요일 점심에 아빠 해드리니 아빠가 여태 먹어본 닭중 가장 맛있다며 정말 맛있게 드셨고, 앞으로 주말마다 이 닭을 먹으면 안되겠냐 하셨다. 아빠..나 고생스러..... 그러면서 아빠는 '네가 시집을 안가고 있으니 우리가 이럴 수 있구나'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긴 아는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시집 갔으면 지금쯤 네 식구들 챙기느라 우리 신경이나 썼겠냐, 하신것. 그렇지만 아빠..나도 곧 나갈거야..... 곧......곧.............


어제는 여러가지로 우울하고 지쳐서 자, 책을 읽자 하고는 책장 앞에 섰는데 또!! 읽을 책이 없어 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성의 역사1 권이나 읽어야 되는데 읽기 싫어, 그렇게 5번 레인을 다 읽었고 줄줄 울다가 눈물 닦으면서 타미 줄거야 했다.
















어린 아이가(초등6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이 모든 과정에서 겪어야 할 시간들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짠해진다. 그러면서도 그러지 말지 그랬어, 라고 한켠에서 또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고지식한 꼰대 어른이구나 싶고.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그래도 지나치게 이상적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좋은 부모, 좋은 형제,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 좋은 이성친구까지 너무 다 좋지만, 그 모든게 다 갖춰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실망스런 모습에도 여전히 친구로 남는 것은 물론 너무나 바람직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그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 주인공 '나루'는 성장하지만, 세상에 자신과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고, 자기가 우선시 생각해야 할 게 무엇인지도 알아차리게 되지만, 그리고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 받는 과정은 너무 필요했고 그렇게 하는게 마땅하지만, 그 비밀을 간직했던 시간들이 무서웠던 건 사실이다.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나루도 내내 생각한 것처럼, 아마 어떤 잘못된 선택들-그 순간의 판단-로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내가 왜그랬을까' 하게 되는 일들을 자주 마주치게 될 것이다. 나루 역시 살면서 그런 일을을 또 숱하게 마주칠텐데(인간은 결코 완벽해질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니까) 그 때마다 어릴 때의 그 일이 판단할 때 지침이 되어주길 바란다.


완전히 다른 얘긴데, 아마 우리에게는 치명적 약점이나 비밀이 있을 것이다. 이 비밀을 밖으로 내뱉는 순간 많은 이들이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를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진, 그런 비밀. 물론 모두에게 그런 비밀이 있는 건 아닐거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을 돌이켜볼 때 단 한 순간도 후회가 없노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치명적 약점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내 인생에 있어서 그런 치명적 약점들이 있다. 어떤 약점은 가족들도 모르고 연인이었던 사람들도 모르고 지금 가장 친한 친구들까지 모르는, 그런 비밀이 있다. 시간을 돌린다면 그런 선택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그 순간들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이 나였던 것도 변함 없는 사실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정치계에 입문할 수 없다고 늘 생각하고, 유명해져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털려... 털린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연애를 시작할 때 남자들에게 묻곤 했다. '너 혹시 정치할 생각 있어?' 라고... 정치할 생각 있으면 나랑 헤어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쑈를 하고 다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내가 쑈한 게 이거 하나만은 아니니까... 여튼,


그런 내가 지금까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나의 그 비밀, 치명적 약점에 대해 위에 언급한것처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특히 헤어진 애인들이나 관계가 소원해진 친구들을 떠올려보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중 어떤 사람들은 '내 전여친 중에는 이런 일을 한 여자도 있어'라고 어디가서 말할 게 뻔하니까. 나는 사적인 비밀에 대해서 내가 말하지 않고 신뢰를 지키는 걸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걸 지키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편인데, 여태 살면서 깨달은 건, 다른 사람들 모두가 나와 같지는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연인에게도 말하지 않는데, 헤어지고나면 '역시 말하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나루 얘기로 돌아가서, 저 소설은 아름답게 끝났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될까. 밝고 희망찰까. 주변에 다 용서하는 친구들만 있었으니 괜찮을까. 그 일을 아는 친구들이 아무에게도 그 일을 말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어디가서 '우리 수영 대표 나루가 말야~' 이러면서 말하게 되지 않을까.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나의 치명적 약점을 지금 신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신중해져야 할 것 같다. 삶이란 것은 산다고 더 쉬워지는 게 아니라서, 이 나이까지 살아도 '그때 왜 그랬을까', '그 말은 왜했을까' 후회하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틈틈이 '그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있다. 이를테면 위에 말한것처럼 어떤 비밀에 대해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일이 그렇고, 또 누군가와 등돌리게 되었을 때 주변인들에게 편이 되어달라고 말하지 않는 일도 그렇다. 나는 나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내가 굳이 핑계 대며 다니지 않아도 나를 알고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어릴 때라면 누구랑 싸운 후에 '나 쟤랑 싸웠어, 쟤가 나빠, 내 말 들어줘, 내 편이 되어줘'하는 일들이 더러 있었는데(아 지금 생각해도 유치하다), 나를 알아달라고 얘기했어야 했는데, 이만큼 산 뒤에는 내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안다. 나를 좋아할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떤 말을 들어도 좋아하고, 나를 싫어할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떤 말을 들어도 싫어한다. 이건 내가 뭘 더 말하고 내 입장에 대해 변명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나는 그냥 그 상태 그대로 내버려둔다. 네가 판단해서 내 옆에 있든지 말든지 하렴. 고등학생 때 친구가 다른 아이 말을 듣고 나를 달리 생각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 내가 놀란 건 '나랑 친하면서 왜 걔 말을 듣지?' 였다. 그 때 그게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울었었는데, 이 나이 되고 보니 엉엉 울어도 갈 사람은 간다는 걸 깨닫게 된다.


붙잡고도 싶었지만 나도 결국엔 안될걸 알기에...







금요일에 만난 친구는 드물게도 '굳이 묻는다면 래디컬 성향이라고 답한다'고 내게 말했다. 내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친구가 알까. 주변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정말 드물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들하고 대화를 해도 내가 나를 이해시킬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종종 외롭다는 글을 전에도 쓴 적 있는데, 같은 사건에 대해 얘기할 때도 내가 느끼는 분노가 친구들의 분노와 그 크기와 형태가 다르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내가 한 사건을 접하고 처음 드는 마음, 나는 그 마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 마음이 괜히 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동안 숱하게 반복되어 온 일들이 나로 하여금 이런 생각, 이런 마음이 들도록 했다는 것을 내가 알기 때문에, 굳이 선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최근에는 이런 나의 성향은 그동안의 내 삶이, 내가 보고 듣고 느껴온 것들이 이렇게 만들었겠구나 생각하니, 더욱이 바꾸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참에 친구를 만나 '래디컬 성향이라고 답해'라는 말을 들으니 왈칵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그동안 여성학 책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들에 대해 씐나서 얘기해주고 친구도 재밌게 들었다. 아, 책은 역시 여성학 책이 재밌습니다, 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윗을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조카가 쓴 책인데, 자, 이 책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느니, 작가 소개로 한 방에 끝내자.




아 여러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내가 어제 이 책이 너무 읽고 싶은데, 아직 성의 역사1권도 안읽었고 쏠랄과 됨의 이야기도 아직 다 못읽어서..양심상 새 책을 건드리지 말자...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너무 궁금하다 너무 읽고 싶다. 그냥 확- 읽어버릴까? 아 너무 재밌겠어. 내가 책을 괜히 사는게 아니라니까? 진짜 겁나 재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뭐시람? 내가 오늘 출근하면서 '주말에 읽은 책이 없어 오늘은 페이퍼 쓸 게 없군' 했는데 어제 이렇게 또 길게 써버렸대? 하아-


최근에 새로 산 원피스를 오늘 처음 입고 출근했는데 너무 좋다. 특히 소매가!!




왜 이 소매가 좋냐면, 나의 경우, 항상 엉덩이나 가슴에 맞춰 옷을 사면 소매가 길어서 손목을 훌쩍 넘어가버리는 거다. 그래서 막 접어서 입어야 되고 걷어서 입어야 되고 줄이거나 해야 하는데, 이건 이렇게 마감이 딱 팔에 붙게 되어 있어서 좀 벌룬 형태인데도 내려가지 않고 너모 편한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입고 오면서 흑흑 ㅠㅠ 소매 좋아 ㅠㅠ 이 소매 너무 좋아 ㅠㅠ 이 소매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고 감동에 감동을 먹었다. ㅠㅠ 너모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소매 진심 사랑합니다.



엄마가 "락방아, 바다가 보고싶어, 바다 가고 싶어" 하셔서 강릉에 기차랑 호텔을 예약해뒀는데, 코로나 뭣이여 시방...갈 수 있을 것인가... ㅠㅠ




손. 손. 손 너무 좋다.

나는 연인간의 스킨십도 손잡는 걸 제일 좋아하는데, 손 너무 좋아. 손 보는 것도 좋고 잡는 것도 좋다. 왜 갑자기 손이냐면,

꿈을 꿨는데, 꿈에 되게 그립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된거다. 그 사람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나는 부러 찾아갔지만, 부러 찾아갔다는 티를 안내고 우연인 척 반갑게 인사를 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반갑다고 악수를 겸한 손을 잡게 되었는데, 상대도 나도 한참이나 손을 놓지 않고 계속 얘기를 해서, 너무 좋아서, 속으로 '손 놓지마' 라고 몇 번이나 말하고, '손 놓으면 어떡하지' 하게 되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서 두근두근해서, '왜이렇게 좋은거야' 생각했다. 손가락들끼리 서로 얽혀서 놓지 않으면서,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레몬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이었다.




엄마 말에 따르면 나는 그때까지도 건널목에서 꼭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건넜다고 했다. (중략)오크우드 애비뉴에서 모퉁이를 돌면서 나는 충동적으로 조지 오빠의 손을 잡아 버렸다. 곧바로, 내 손을 꽉 잡는, 손가락들. 태양. 진분홍 무더기를 이루며 창문 위로 드리워진 더욱 탐스러운 부겐빌레아 넝쿨. 그의 따뜻한 손바닥. 인도에 웅크리고 앉은 오렌지색 줄무늬고양이. 낡은 검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 활짝 열리는, 도시.
우리는 인도에 도착했고, 손을 놓았다. 얼마나 바랐던가, 바로 그때, 온 세상이 건널목이기를.
 (p.88)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0-11-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매도 소매지만 컬러가!! 가을 여인 락방님❤️

다락방 2020-11-16 10:17   좋아요 0 | URL
저는 화려한 색을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1-16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번 레인>이랑 메리 트럼프 책이랑 <유대인의 역사>... 모두 다 관심가는데요. 저한테 하나만 고르라면 메리 트럼프 책을 고를것 같아요. 제일 먼저 읽고 싶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원피스 색이 진짜 이뻐요. 벌룬 소매에 빠지신 다락방님, 전신샷!!!

다락방 2020-11-16 10:29   좋아요 0 | URL
5번 레인은 단발머리님도 좋아하실 것 같고요, 유대인의 역사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그렇지만 메리 트럼프 책 너무 재미있을 것 같죠!!!!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뭘 미친담? 샀으니 읽으면 되는데, 왜 안읽고 미치는거지?)
소매는 매우 흡족하지만 전신은 전혀 흡족하지 않으므로 전신샷은 고민 없이 패쓰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1-16 10:31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이 없으니 기다릴수 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대단하신대요. 메리 트럼프 책 바로 옆에 있는데 안 읽고 어떻게 버티세요? 대박인데요!!!!!!!!

다락방 2020-11-16 10:3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 왜이러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11-1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왜 이 페이퍼 일케 똑똑하게 느껴지지? 똑며든다...

다락방 2020-11-16 13:34   좋아요 1 | URL
내가 이 댓글 읽고 다시 페이퍼 읽어봤는데 똑똑함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치만 똑며든다니, 똑똑한 걸로 하자. 똑똑한 거 좋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11-16 23:27   좋아요 0 | URL
저 사진속 책들의 포스와 핫한 메리트럼프라니 똑똑하죠 ㅋㅋ

라로 2020-11-1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말도 많았는데 저는 왜 하나도 안 궁금할까요? 그것보다 [5번 레인]이 너무 궁금하네요. 다락방 님이 그런 느낌이 들었다니...암튼, 저도 전신샷을 외칩니다!! 우리는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저 화려한 색 좋아하는 사람 좋아해요!!!ㅎㅎㅎㅎ 아무튼, 전신샷!!! 전신샷!!!!! 어떤 옷인지 감은 잡히지만 내 감이 맞는지도 확인해 보고 싶어요~~~~~!!! 전신샷!!!!!!😅

다락방 2020-11-16 13:33   좋아요 1 | URL
저는 트럼프라는 인간은 1도 안궁금한데, 미국대통령이라는 최대의 권력에 굴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말을 써낸 작가의 글이 너무 궁금해요. ‘여성‘이면서 ‘조카‘인 저자를 한껏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뭔가 대차게 썼을것 같아서 저도 대차게 읽어주고 싶어요! 후훗.
5번 레인은 라로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의 성장을 보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픈 시간이 동반되는데, 그 아픈 시간을 보는 건 그렇지만 너무 괴로워요 ㅠㅠ 울면서 읽었습니다 ㅠㅠ

제가 커다란 엉덩이와 가슴 때문에 전신샷은 올릴 수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님의 감이 맞는지는 확인해 드려야 하니 링크 드리겠습니다.

http://www.lotteimall.com/goods/viewGoodsDetail.lotte?goods_no=12647168&chl_dtl_no=&chl_no=20

라로 2020-11-18 16:31   좋아요 0 | URL
바빠서 이제야 답글 봤어요!!! 제 생각하고 너무 일치해요!!! 전 정말 옷 천재가 아닐까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그런데 비버얀,,,이라니???@@ 감촉이나 그런 건 어떤가요? 따뜻한가요??

다락방 님이 입으신 것을 보여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가슴과 엉덩이가 크시다니,,,부럽군요.

2020-11-18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겟타 2020-11-1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트럼프의 책이 한국에도 나왔군요!
최근의 기사를 보니 메리 트럼프가 자기가 아는 도널드는 평화적인 정권이양에 대한 행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요.. 미국이 한동안 시끄러울 것 같아요. ㅠㅠ

다락방 2020-11-17 08:00   좋아요 0 | URL
저 메리 트럼프의 책 읽기 시작했는데 어린 트럼프가 불쌍하네요 ㅠㅠ 힝 ㅠㅠ 이런걸 바라고 읽은 건 아닌데, 어릴 적에 제대로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를 보는 건 너무 힘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scott 2020-11-1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멋쟁이^ ^

다락방 2020-11-17 15:40   좋아요 0 | URL
아니 갑자기 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쨌든 고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겨레21 제1336호 : 2020.11.09
한겨레21 편집부 지음 / 한겨레신문사(잡지)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반성폭력 활동가 마녀' 님 글을 읽기 위해 응원하는 마음으로 샀다. 이번 주제는 '보복성 고소'에 관한 것이었는데 읽다가 밑줄을 그었고 아직 반성폭력 활동가 마녀 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주었다. 지금은 트윗에서 'D'님으로 활동중이신데,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재판에 연대자로 함께 해주시며 또한 트윗 내에서도 발언을 늘 해주신다. 그 분이 가장 많이 하는 발언은, '어떻게든 살아만 있으라'는 것. 어떻게든 살아만 있으면 돕겠다고 연대하겠다고 해주시는 거다.


최근에는 자살 협박을 이용해 여성들을 유인, 성폭행 했던 시인이 마녀님께 대드는 걸 보면서 세상 뻔뻔하기 이를데 없다고 생각했는데,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던 미성년자 성폭행 전과자부터 시작해서 왜이렇게 이 남자들은 뻔뻔함으로 무장되어 있을까 생각했다. 후...


마녀님의 말씀대로 늘 주장하시는 바대로,

여자들아 어떻게든 살아 있자. 그러면 다른 여자들의 연대로 그 다음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자살협박하는 자들에게 달려가지 말자. 누군가 자살로 유인을 한다면 경찰에 신고하자. 그 사람의 자살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너가 지금 오지 않으면 나는 죽을 것 같아, 한다면 무조건 경찰에 신고하자.

그리고 당신이 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죽었다해도, 다시 말하지만 당신 탓이 아니다. 정말 아니다.

많은 경우 경찰들은 여자 피해자의 말들을 들어주지 않고 가볍게 취급하지만,

남자가 자살한다고 한다면 달려갈 것이다.

누군가 자살할 것 같다고 와달라고 하면 거기에 달려가는 대신 경찰에 신고하자.

그리고 살자, 여자들아. 살아남자.

살아남아서, 그 다음 세대의 여자들이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

우리 그렇게 하자.

뻔뻔한 남자들을 가볍게 즈려밟고 그렇게 살자.





보복성 고소란 ‘역고소‘ ‘맞고소‘ 등으로 불리는 성폭력 가해자들의 대응 전략이다. 성범죄 전문 법인에서 가해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이 방식은, 피해자 입을 틀어 막고 지지와 연대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통상 피해자가 고소·신고하면 무고,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공갈, 협박 등의 조명으로, 피해자가 폭로만 했을 때는 무고를 뺀 나머지 죄명으로 고소한다. 게시물과 기사, 방송 내용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민사소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는 피해를 입었음이도 피고소인 신분으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아야 한다. 자시느이 피해 사실 입증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며, 가해자 쪽 고소 취하·합의 종용에 끌려가게 된다. - P12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0-11-16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해자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그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인간에 대한 기대를 자꾸 저버리게 되네요.
우리 그래도 살아봐요. 우리 여자들아, 어떻게든 살아남자!

다락방 2020-11-16 09:15   좋아요 0 | URL
살아남아야 합니다. 살아 남아야 해요. 우리 어떻게든 살아남아요, 단발머리님!!

수이 2020-11-1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어디 기사인지 깜박했는데 오마이뉴스 였던 거 같기도;; 데이트 폭력으로 아니 데이트 살인이라고 해야할까 그 통계를 보았는데 모조리 살릴 수 있었어요, 그 무고한 죽음들이 전남편이나 남편이나 애인들에의해서 행해졌고_ 법 자체를 바꾸지 않고서야.... 살 수 있는 여자들을 일부러 죽음으로 몰아가는 거 아닌가 현 법망은. 열불나서 또 씩씩거리는 아침

다락방 2020-11-16 10:31   좋아요 1 | URL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여자들은 남성들에 의해 죽음의 공포를 겪죠. 이에 대해 바깥으로 얘기하면 다들 과한 생각이라고 여자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결국 남성에 의한 여성 살인은 반복되죠. 이에 대해 리베카 솔닛도 얘기한 적이 있어요.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에 이런 구절이 나오거든요.

<신뢰성은 생존의 기본 도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하던 시절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핵물리학자 삼촌이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그 삼촌은 우리에게 핵폭탄 연구자들이 사는 교외의 자기 동네에서 한 이웃집 부인이 한밤중에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와서는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러댔다는 이야기를-마치 가볍고 재미난 대화 소재인 것처럼-들려주었다. 나는 물었다. 남편이 진짜로 아내를 죽이려 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내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 사람들은 점잖은 중산층 가정이었다고, 따라서 남편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말은 여자가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외치면서 집을 뛰쳐나온 데 대한 설명으로서 믿을 만하지 않다고, 오히려 여자가 정신 나간 거라고 ‥‥‥(p.18)>


매일매일 화나는 아침과 낮, 밤입니다.


수이 2020-11-16 11:28   좋아요 0 | URL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읽을 게 넘 많아..... 그래서 더 좋고
 

인생 사건이든, 소소한 일상이든 행복은 오감으로 몸과 함께온다. 그 순간에 그 풍경을 봐서, 그 사람의 손이 따뜻해서, 그눈빛을 봐서, 그곳에 그 음악이 있어서, 내 숨이 살갖으로 느껴져서 행복하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행복감은 몸을 훑고 지나가는 감각이다. 몸의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식물이 햇볕 쪽으로 온몸을 향하듯이, 행복한 감정을 일으키는 쪽으로 몸을 돌려가며 산다. 행복에 대한 센서는 살아 있는, 더 생생하게 살고자 하는 몸에서 나온다.
몸을 알아가는 일은 결국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일이다. - P5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1-15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16 0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