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에는 꿈을 꾸었다. 오랜만에 어마어마한 야한 꿈을 꾸었는데, 그러니까 꿈 속에서 나는 그의(?) 집에 가서 엎어치고 메치고 뒹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오래오래 침대에서 뒹굴었다면 좋았겠지만 나에게는 다른 일정이란 것이 있었고 그래서 그의 집을 떠나야 했다. 그렇게 옷을 차려입고 나의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거울을 보았는데 나의 양쪽 콧구멍 속에 아주 커다란 코딱지들이 가득했다. 너무 가득해서 그냥 바깥에서도 다 보이는 정도였다. 와, 아니 이거 뭐야. 이 거대한 코딱지들이 내 코 안에 있었는데 나는 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거지? 아니 저 사람은 이걸 왜 나한테 말해주지도 않았지? 분명 이거 봤을텐데 말야. 아니.... 이걸 보면서도 나랑 물고 빨고 했다니, 헐, 이건 설마... 찐사랑?


나는 그렇게 꿈속에서 진실한 사랑, 찐사랑, 트루 럽을 경험하고 깼다.

















영국 여자 '애나'는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미국 남자 '제이콥'을 만나 연애하고 사랑하게 된다. 한창 사랑사랑하다가 영국 여자 애나는 비자 기간이 만료되어 영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렇게 돌아가야 할 날을 앞두고 그들은 헤어지기 싫어 너무 아쉬워한다.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그만큼의 시간조차도 떨어지는 걸 상상할 수가 없는 거다. 안되겠어, 도무지 떨어져서 못있겠어, 그냥 너랑 있을래, 해가지고는 비자 기한을 너며서도 사랑사랑 연애연애하면서 스윗스윗한 날들을 보내고,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낸 후에, 영국가서 할 일하고 다시 올게, 그 때 만나 하고는 간단 말야?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오려고 공항에 도착해서 제이콥에게 '공항에 도착했어 빨리와!' 했는데, 그러나 미국 공항에서는 애나에게 입국을 허락하지 않는다. 안돼, 너 지난번에도 비자에 문제 있었는데 너를 어떻게 들여보내주니 안돼. 저기요, 이번 한 번만 들여보내 주세요, 남자친구  여기 있어요, 와있다고요, 하는데도 안돼, 해서 그녀는 결국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렇게 공항에 꽃다발 들고 찾아온 제이콥과 만나지도 못하게 된다.


애나는 영국에서 제이콥은 미국에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원거리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나 원거리 연애는 결코 쉽지가 않다. 각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 돈을 벌고 있는데 한쪽이 전화하면 다른 한쪽이 전화를 받을 수 없고 다른 한쪽이 전화를 하면 또 이쪽이 너무 바쁘다. 이들이 서로에게 서로의 소식을 전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사이에 그들은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돈을 벌고 친구를 사귀고 순간순간을 보내며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사랑했고 그래서 보고 싶다. 연락이 닿고 애나가 제이콥에게 여기로 와줘, 하였고, 그렇게 제이콥은 시간을 내어 슝- 영국으로 날아간다. 오랜만에 애나를 보았다는 기쁨도 잠시, 애나의 친구들의 모임에 함께 갔는데, 애나에게는 이미 영국에서의 새로운 일상과 관계가 자리잡혀 있다. 내가 없는 사이 애나에게는 새로운 삶이 형성되었구나, 라는 서운함이 생긴다. 


너무 힘들면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사람 만날까? 라는 제안에 제이콥은 화를 낸다. 너 그러고 싶어? 그래서 그래? 아니라면 왜 그런 말을 해? 왜 그런 생각을 해?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그들은 며칠간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결국 그들은 자신이 일상을 사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연애를 한다. 사람은 외롭게는 살 수 없는 동물이구나, 그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 먼 곳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구나. 저기에 저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내 안에 품고 있으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고 일상을 함께 보내고 섹스할 수 있는 거구나. 인간, 약한 존재야. 외로운 거 못견디는구나, 했는데,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그들에게는 서로가 아주 강한 존재로 가슴 안에 있다.


나무를 생각했다. 거대한 나무.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의 존재는 내 안에서 나무가 되어 자라는 것 같다.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거대한 나무기둥이 위로 올라가고 그 위에 잔가지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겨 여러개를 이루고 그렇게 나무를 이루어서 그 사람이 내 안에 자리잡다가, 그 사랑이 끝나면 나무가 뽑혀 버리는 거다. 


아주 오래전에 예능에서 한 남자 연예인이 남자는 바람피워도 되지만 여자는 안되는 이유가 뭐냐면, 남자는 그저 몸만 주는 거지만, 여자는 마음을 줘야 몸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때 게스트들을 비롯하여 어린 나 역시도 오 그런거구나, 그래서 여자 바람이 더 무서운 거구나, 했었는데,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그 말이 얼마나 개소리인줄 알게 되었다. 남자라서 되고 여자라서 안되고 하는게 아니라, 사람은 저마다 다른 존재라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며 그래서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인데, 그걸 여자라서 안되고 남자라서 된다고 퉁칠 수는 없는거다. 그저 여자의 바람을 막기 위한 거대한 메세지를 던지는 것일 뿐. 태양이 노래합니다. 나는 바람 펴도 너는 절대 피지마~

하나의 사랑이 끝나고 다른 사랑을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은 내 안에 자리 잡았던 큰 나무를 뿌리째 뽑아 버릴 수 있다. 뿌리째 뽑는 과정은 아프고 그래서 울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뽑아내고 그 자리에 다시 또 새로운 나무를 심어 뿌리내리게 할 수도 있는 거다. 그래서 사람1, 사람2, 사람3을 만나 사랑하는 과정은 나무1, 나무2, 나무3을 뿌리내리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거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하나의 나무를 심고 뿌리내리면, 그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는 일 자체를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안에 자란 이 나무를 나는 그대로 두겠다고, 나는 결코 뽑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 커다란 나무 옆에 작게 또다른 뿌리를 내리게 하는 수도 있다. 사람1, 사람2, 사람3을 만나도 사람1을 만났을 때 심어두었던 거대한 나무1이 뿌리를 내리고 잔가지까지 숱하게 뻗어나가게 두었으므로, 나무2는 옆에서 아무리 자라려고 해도 차마 제대로 자라나지를 못하는 거다. 햇빛도 못받고 뿌리 내릴 공간도 없다.


애나와 제이콥은 이렇게 큰 나무를 심어두고 뽑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안에 큰 축을 이루고 있어서 다른 것들이 들어와서도 그 나무를 뽑아낼 수가 없다. 제이콥은 다른 여자를 만나 사귀고 그 나무에 열심히 물을 줘보지만, 그 나무는 큰 나무 앞에 맥을 못춘다. 오랜만에 온 문자 메세지에 제이콥은 현재의 애인과 이별을 하고 다시 또, 애나에게로 간다. 애나는 그둘에게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일단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려 부부가 되고, 그렇게 미국으로 함께 가면 된다는 것. 그래서 제이콥과 애나는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부부가 되었다. 기뻤다.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6개월간 영국에서 부부로 살아야했고, 그들은 워낙에 뜨거웠던 사랑을 불태우면서 영국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그리고 시간이 되어 미국으로 가기 위해 자기들이 위장 결혼이 아님을, 정말 사랑하는 사이임을 판사 앞에 증명하려 한다. 이거봐, 우리가 이미 제출한 서류로도 알 수 있지만, 내가 제이콥 만났을 때부터 썼던 일기가 있어, 이걸 읽어보면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 수 있을거야. 판사는 너네 사랑을 의심하지 않아, 너희들의 결혼이 진짜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너 전에 비자기한을 안지켰던 거, 이거 때문에 너네 결혼에 대해 내가 수락할 수가 없네, 비자 문제 먼저 해결이 되어야 할 것 같아, 라고 해서 그들이 미국으로 가는 길은 또 막힌다. 그렇게 거절 앞에 그들은 예전의 행복한 연인이 아니다. 짜증이 난다. 신경질이 난다. 화가 난다. 자꾸 신경질이 나서 서로에게 다정하게 대할 수가 없다. 이게 뭐야, 그들은 헤어진다. 제이콥은 다시 미국으로 가고 애나는 영국에서 살면서 커리어를 충실히 쌓는다. 그들은 이제 서로에게 거의 연락도 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삶을 산다. 각자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다. 애나는 부편집장으로 승진도 했다. 동거남으로부터 축하도 받았다. 동거남이 바라는대로 삶의 방식과 습관도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동거남이 청혼하는 순간, 애나는 그것을 수락할 수 없다. 아무리 자라게 두려고 해도 큰 나무가 버티고 서있는 이상 새로 심은 나무는 자랄 수가 없다.



그참에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비자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기쁜가? 아닌가? 애나는 이 사실을 제이콥에게 알린다. 제이콥 역시도 동거중이었는데, 하아- 동거녀와 이별을 하고 제이콥과 애나는 이제 미국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그들은 재회했고, 애나는 드디어, 미국의 제이콥의 집으로 들어온다. 그렇다면, 그들은 ... 그후에 영원히 행복했습니다, 가 될까? 그렇게 크게 버티던 나무는 여전히 건재할까? 오랜 시간 자꾸만 작은 나무들이 자라려고 하는 걸 보면서 큰 나무가 상하지는 않았을까? 그들은, 이제 행복할까? 이것이 해피엔딩일까? 



영화의 아주 많은 부분을 나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에 사는 남자와 영국에 사는 여자가 사랑하면, 그들의 연애는 이벤트가 된다. 그들이 매일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일상은 다른 사람들과의 몫이다. 오랜만에 만난 제이콥이 아무리 애나를 사랑해도 애나의 일상으로 자신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직장에 가고 퇴근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잠자리에 드는 그 모든 순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실체는 없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를 하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나를 외롭지 않게 해줄, 일상을 나눠줄 누군가를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원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애를 이벤트처럼 하고 싶은게 아니라, 일상으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이벤트가 의미있는 것은 어쩌다 특별한 순간에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특별한 이벤트는 특별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이므로, 연애가 이벤트가 되는 순간 일상이 공허해진다. 그래서 자꾸만 일상을 나누는 사람에게로 몸과 마음이 기울게 되는 것일테다. 그러나 제이콥과 애나는 이미 크게 자라게 둔 나무를 제 마음안에 그대로 두었으므로, 일상으로 만든 연애에 온 몸과 마음을 다 쏟을 수가 없었다. 기쁜 순간에 그리고 고독한 순간에 자꾸 서로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연애가 이벤트로 지속될 수 있으려면, 연애가 이벤트여도 괜찮다는 생각이, 나에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있어야 한다. 나는 이벤트 오케이지만 당신은 이벤트인 연애를 못견디겠으면, 그 연애는 지속될 수가 없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날아가는 것, 영국에서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 그것은 낭만적이고 열정이 필요한 일이다.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쏟아붓는 일은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살기는 힘든 법이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곳에서 우리의 삶을 살면서, 여기에서 사랑하고 여기에서 쉬고 싶어한다.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이 괜찮은 사람은, 별로 없다.



고현정과 조인성이 나왔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에서는 조인성이 슬로베니아에 있었다. 조인성과 고현정은 화상통화로 늘 서로에게 안부를 전했고 그리워만 했다. 그러다 어느날, 고현정은 문득 깨닫는다. 어? 열네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 내가 왜 못가고 있지? 그렇게 열네시간을 날아 조인성에게로 간다. 열네시간을 비워도 되는 삶이 고현정에게는 가능했다. 고현정은 프리랜서였으니 자신이 어느만큼의 시간을 빼고 날아갔다와도 자신이 조율해서 그 다음 업무들을 해나가면 되었다. 열네시간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체력과 비행기값이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마음을 먹어야 그 행동이 가능한 것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일이 마음을 먹어야, 계획을 짜야, 달력을 보고 계획을 세워야 가능해지는 것이라면, 그 사랑을 대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사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답답한 지점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이 너무 강렬해서 아아 안되겠어, 비자 기간이고 뭐고 너랑 함께 있을래, 하고 순간의 기쁨을 선택했더니 어떻게 됐다? 그 다음에 만남이 찾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빌어도 우리 서로 사랑해 해봤자 비자 기한 못지킨 사람 되어 비자가 나오지 않는, 입국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잖아.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로서는 정말이지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인거다. 지켜, 룰을 지켜라. 룰을 지켰다면 너네 사랑은 그 다음부터 순조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을 그렇게 만든게 누구다? 너네들이다. 내가 안갈래, 해도 너는 나에게 아니야, 이번에 네가 가야 우리가 그 다음에 또 잘 만나지, 하면서 보냈어야지. 나 안갈래, 아이참, 그래? 이러면서 물고 빨면 어떻게 된다? 그 다음 물고빨고가 안찾아온다, 이 밥통들아..... 아 너무 답답하기 짝이 없어. 왜 룰을 안지키지요? 룰 안지키고 왜 힘들어하지요? 그것은 너네 행동의 결과이다. 감당해라.  우리가 보는 방향이 한 방향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일치했다면 좋았을텐데. 일치하지도 않고 같은 방향을 보지도 않은 채로, 나는 나무만 키워댔고 그 나무를 뽑아내지도 못해서, 그래서 슬픈 한 마리의 사슴이 되어 이에저에 떠딜 닢다이.... (응?)




오늘 설거지를 하기 전에 친구들이 오픈해둔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다. 클럽하우스에 처음 들어가봤는데, 오, 이거 좋다. 그러니까 내가 산책할 때 라디오나 음악 대신 틀어두면 좋을 것 같다. 친구들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거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문자로 나누는 대화와도 다르고 영상통화와도 다르고, 전화통화와도 좀 다른 느낌이었다. 연애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수단이 될 것 같았다. 그냥 틀어두고 각자의 삶을 산다면, 애나와 제이콥도 다른 나무를 심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다음에 내가 연애를 하게 된다면(응?) 콧구멍 청소도 열심히 하고(응?) 클럽하우스도 같이 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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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3-2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제목을 ‘거대 코딱지 여인’으로 명명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21 19:47   좋아요 0 | URL
코딱지로 찐사랑을 지우는 잔인한 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03-2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연애를 하게 된다면”!!!!!!!!!!!!

다락방 2021-03-21 19:47   좋아요 0 | URL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럽하우스 뭔가 연애에 맞춤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syo 2021-03-21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쪼록 코딱지로 찐사랑 확인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말도록 합시다.
그리고 세상에 진기한 사람 많아서, 코딱지는 한 바가지를 봐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인중에는 잔털만 나도 진저리 치는 인간도 있을 수 있어서, 찐사랑은 그런 식으로 확인할 수가 없어 ㅋㅋㅋ

다락방 2021-03-21 19:49   좋아요 0 | URL
찐사랑은 확인해봐야지 마음 먹는다고 확인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보다 무의식중에 깨닫게 되는거지. 꿈속의 다락방은 코딱지가 있는 것도 몰랐단 말야. 그런데 코딱지에도 불구하고 39금 찍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꿈의 2탄을 꾸게 된다면 찐사랑인지 아닌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3-21 19:51   좋아요 0 | URL
알고보니 꿈속의 다락방한테 코딱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남자가 39금을 찍은 거고, 코딱지가 없었다면 39금도 없었다 치면, 그런 남자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거야말로 찐사랑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21 19:58   좋아요 0 | URL
음..................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을 사랑은 안하고 39금만 즐기다가 헤어지는 걸로 합시다.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3-21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딱지가 찐사랑의 증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식탁에서 밥먹다가 뀌는 방귀, 같이 피자 먹고 콜라먹다가 나오는 트림... 하 그냥 짜증날뿐 견딜 뿐... 찐사랑은 안되던데요. ㅎㅎ

다락방 2021-03-22 08:3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의 댓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사랑하는 사이라도 방귀, 트림.. 다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사랑하지 않으면서 살아야할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은 어차피 혼자 가는 것...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울면서 눈물을 닦는다)
 

은사란 결국 내 삶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 같다. 나 혼자 뛰어넘을수 없는 어떤 요상한 문제들이 나타났을 때 곁에 있던 선배나 스승이 손을 잡아주든 멱살을 잡아끌든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곤 했다.
어쨌거나 내게는 기본을 가르쳐준 든든하고 엄격하신 선생님이 계셨고, 나는 그분과 8년 동안 함께하며 기본에 기본을 더해갔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기본에 푸념 한마디 정도는 얹을 수 있을 만큼 능숙해졌다. 기본을 공들여 배우는 한, 어떤 젊은 시절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
어찌 됐든 푹 고아야 좋은 찜 요리가 된다. - P44

모든 성공적인 삶의 프로젝트에는 뜻하지 않은 친구가 찾아오게마련인 것 같다. 나는 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그렇게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와 일은 그렇게 한번에 찾아와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이 자리를 빌려 내 모든 친구들과, 또 그들과 함께했던 모든 일들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 P113

우스개로 들리겠지만 내가 한때 만나던 상대와 헤어진 계기는 참사소한 것들이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4단 기어를 놓고 가야 할 상황에서 2단으로 놓고 힘들게 가면 판단력이 없는 사람 같아서 싫어졌다. 세상에 그럴 수도 있을까 싶지만 뭐 그전에 여러 가지가 쌓여있었을 것이다. 술을 마시고 갑자기 감상적으로 변해서 내 앞에서펑펑 우는 남자도 바로 아웃 대상이었다(암만 술이 세지를 못해도 그렇지 썸 탈 때는 조심해야쥬), 해장국이 당기는 아침에 돈까스를 먹겠다고 고집 부린 사람도 아웃이었다. 이게 바로 내가 말하는 행복에 손해를 입기 싫다는 지점이다. 그 상대 역시 나로 인해 사소한 손해를겹치게 된다면 함께보다 혼자가 훨씬 홀가분하겠지. - P182

즐겁게 열심히 놀다 보면 어느새 주위에 박수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슬금슬금 모여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어떤 걸 재미있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은 대체 뭘 하기에 저렇게 즐거운지 사람들은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느새 사람들과의 인연도 생기게 된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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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드레드'는 칠개월 전에 딸을 강간살해로 잃었는데 이에 그녀는 이미 광고 끊긴지 오래인 길의 광고판 세 개를 사서 거기에 광고를 낸다. 딸이 강간당하며 죽어갔는데 경찰은 어째서 아직도 범인을 잡지 못한거냐고. 이 광고판은 그 마을의 경찰 서장을 대표로 저격하고 있었고, 경찰 서장은 동네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밀드레드에게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헤어진 남편까지 찾아와 그녀가 잘못했다고 하고 있으며 마을 신부도, 아들의 학교 친구들도 역시나 그녀가 잘못하는 거라고 말한다. 밀드레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을 누구도 응원해주지 않아, 영화 내내 나는 그녀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는 무척 좋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는 모두 '옳은' 것들을 행할수만은 없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혐오를 가슴에 품고 있으며,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그 혐오는 내 말과 행동으로 뿜어져 나오게 된다. 그래서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하고 또 내일의 적이 다음날 동료가 되기도 한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행동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광고판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뜻하지 않게 우리는 누군가를 위기로 몰아갈 수가 있고 역시나 뜻하지 않게 우리는 타인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 자신의 행동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채, 내가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해도 어딘가에서 누구는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칠지도 모른다.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의미 있고 게다가 밀드레드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 연기가 진짜 엄청나서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내내 불편한 장면이 있다. 정말 그럴까, 여자 감독이었어도 저 대사를 넣었을까, 하는 부분. 그러니까 꼿꼿한 성격의 밀드레드가 다른 여자를 창녀라 부르거나 냄새난다고 모욕하는 것은, 뭐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고 다른 여자를 그렇게 부르지 않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여자도 여자를 혐오하니까. 계속 인지하려고 노력하고 바꾸려고 노력한다 해도 나 역시도 그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렇지만, 강간에 대해서라면 다르다.


밀드레드는 딸이 자동차를 끌고 나가겠다는 말에 택시를 타고 가라면서 싸운다. 싸우다가 딸이 화를 내면서 '오다가 강간당할거야' 라고 하는데, 이에 '그래, 오다가 강간이나 당해라!'고 맞받아치는 거다. 이게... 말이 되나? 이 꼿꼿한 여자가, 자신이 하려는 일이 무언지 알고 앞으로 뚜벅뚜벅, 그 고독한 길을 갈 수도 있는 여자가, 물론 난쟁이를 혐오하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딸을 키우는 엄마가, 자신의 딸에게 '강간이나 당해라' 라는 말을, 아무리 싸운다 해도 진짜 할 수 있는걸까?



모든 일에 '그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까 어쩌면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자신이 여자이면서 다른 여자에게 강간당하라고 말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모든 여자를 대변하지도 않으며 세상의 모든 여자에게 물어본 게 아니니 '그렇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강간'에 대해서라면 이 세상의 여자들이 암묵적으로 합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상대가 밉고 싫어도, 그게 나랑 같은 성별의 여자여도, 그러니까 심지어 '죽어버려' 라는 말을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엿먹어라 다쳐라 뭐, 모르겠다 어떤 나쁜 말을 상대에게 할 수도 있고 또 욕을 퍼부을 수도 있겠지만, 강간당하라는 말을, 강간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 역시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몇있고 그중에는 당연히 나랑 같은 성별의 여자도 있다. 나는 그 사람이 싫어서 그냥 꼴도 보기가 싫다. 나랑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무리 홧김이라도 '강간당해라' 라는 말을 한다? 강간에 대해서라면 여자들은 누구나, 바로, 다른 누군가가 강간당했을 때, 그게 설사 알지 못하는 누군가라도,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라도, 바로 내 일처럼 가슴아파 하지 않나, 내 일처럼 비참하지 않나, 그 끔찍함을 내 일처럼 느끼게 되지 않나. 상대가 너무 싫어 자기가 아는 모든 욕을 총동원해서 퍼부을지라도, 우리는 누구나 강간을 말하진 않지 않나? 강간당해라, 를 홧김에 한다는게 나는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거다. 사춘기의 딸이 엄마와 싸우면서 '오다가 강간당할거야' 라고 하는 것은, 어리석게도 엄마의 마음을 가장 후벼파는 말일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본능적으로 강간이 자신이 당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임을 인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를 공격하기 위해 퍼부은 말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엄마가 '그래 강간당해라' 라고 말한다? 나는 이게 너무너무 두고두고 불편한거다. 어느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강간당해라' 말을 하지? 아무리 상대가 싫어도 그 말은 안하는데.



사람은 누구나 말실수를 하고 두고두고 곱씹으며 그 말을 했던 걸 후회하기도 한다. 그 말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는 걸 인지하기 때문에 그 말을 내뱉었을 것이며, 그것이 너에게 상처가 됐을텐데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후회하고 미안해하며 자책하고 또 상대에게 사과를 하거나 아예 인연을 끊기도 한다. 그 모든 말 실수들 중에 '강간당해라'가 있다는 것은.. 모르겠다. 나는 여자에게 '강간당해라' 라고 말을 하는게... 모르겠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누구나 그 때 그 말을 해서는 안되는거였는데, 그건 진짜 내가 나빴어 할 때가 있지만, 강간당해라, 라니... 이게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여자가 여자에게 강간당해라, 말실수를 하기도 하는걸까?





자, 책 책 책 책들이 도착했다. 처음 도착한 건 이렇게 소박했다.




소박하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소박한 것이 좋았을 것이나. 하하하하. 나는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았고, 어제 택배 박스를 풀고 풀면서, 아아, 스트레스는 책구매와 정비례로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새삼, 새삼.




책구매 클라스가 거의 재벌급이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다 내 친구들이 나를 말리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내 친구들에게 미션을 준다. 나를 말려라!

이러다가 나를 말리면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하는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찍으면 또 너무 이쁘잖아유?




브리저튼 시리즈 새로 나온 표지들이 넘나 예뻐서 나는...나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앞으로 나는 브리저튼 시리즈를 얼마나 더 살것인가. 아니, 안살것인가...



엊그제였나, 나는 도대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가방안에 이렇게 넣고 다니는가...나를 원망했다. 걸을 때마다 허리가 뒤로 꺾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힘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나를 힘들게 하는가? 바로 나다!!! 이런 것을 팔자라고 부르나욤??





너무 무겁고,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아직까지 재미도 1도 없고... 언제 재미있어 지나요?


마침 어제 도착한 책들 중에서 내 생각보다 얇아 놀랜 신계숙 쌤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아, 너무 좋고만. 좋다. 신계숙 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애정하며 다 봤는데, 선생님 좋..좋...좋아합니다. 이 분이 열심히 살아오신 거 읽는 거 너무 좋고, 방송에서도 충청도 사투리 하셨는데 책에서도 가끔 튀어나와서 오늘 나의 페이퍼에 자꾸 사투리 튀어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수적이지 않은 관계, 필수적이지 않은 일, 필수적이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 우리는 많은 시간을 쓰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필수적인 것은 어떻게든 나에게 남아 있게 될 것이며 필수적이지 않은 것은 떨어져나갈 것이다. 이건 내 말을 믿어도 된다. 뭐든 다 겪어보고 결정할 것도 아니지 않나. -p.32



이 책 좋아서 다 읽으면 엄마 읽어보시라 할 거고 엄마 다 읽으시면 여동생한테 보낼 것이다. 지난번에 《왕진가방 속의 페미니즘》엄마랑 여동생 다 너무 좋게 읽었어서 이 책도 그런 경험을 함께 해보고 싶다. 히히히히히.



어제 입사 이주차 신입사원이 내게 자신은 직속 상사(바로 나다!!)를 너무 잘만난 것 같다고 마구 칭찬을 하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자꾸 책 박스 오는거 보고 짐작함) 차장님보다 직급 훨씬 낮은 다른 직원들 모두에게 다 친절하시더라고요. 놀랐습니다. 배워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답했다.


"그건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 인격이 훌륭해서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가서 김치찌개에 소주 먹으면서 엄마한테 이 얘기 해줬더니 깔깔 웃으시면서 "너 제발 겸손할 줄 좀 알아!"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겸손을 몰라서 미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은 저 책탑들을 보면서도 브리저튼 시리즈 다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금요일이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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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19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들이 아주 풍성하네요! 리뷰 기대됩니다. 영화에서 딸 과의 마지막 대화는 저도 너무 충격이었어요. 서장의 마지막도 충격, 🔥 지른것도 충격. 인생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고 충동적인 일들이 의외로 많다는걸 보여주려다 그랬을까요...하

다락방 2021-03-19 12:00   좋아요 1 | URL
저는 영화에서 불지른 사람이 그사람(?) 이라는 것에 너무 어이없고 충격이었어요. 미쳤구나 싶었구요. 아오 너무 빡쳐요 ㅠㅠ
딸과의 대화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뭔가 이 영화 속에서 어긋나버린 지점인것 같아요.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 너무 멀리 나가버린 느낌이었어요. 워워, 그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어쨌든 초반부터 울면서 본 영화입니다. 딸이 당한 사건 때문에도 그렇지만 그걸 끌어안고 살아가는 밀드레드 때문에요. ㅠㅠ

잠자냥 2021-03-19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어디 부분 읽으세요? 전 처음부터 재미났는데, 처음에 재미없었다는 분(유부만두 님, 라로 님 등)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유부만두 님은 곧 그 고비 넘기니 재밌어졌다고 하시더군요. ㅎㅎ

다락방 2021-03-19 12:01   좋아요 2 | URL
저 도미니크 읽고 덮었는데 도미니크까지 다 재미없더라고요. 술렁술렁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 현재까지는 아니에요. 유부만두 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거 알고 있어서 어쨌든 계속 읽어보긴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중간에 덮고 다른 책 들게 만들어요 ㅎㅎㅎㅎㅎ 완독은 할겁니다!!

얄라알라 2021-03-19 21:38   좋아요 1 | URL
저는 <소녀....> 이 책 한 번에 쫙 다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요^^ 릴레이 책읽기처럼 계속 알라딘 서재에서 이 책 이야기가 들려오니 다시 읽고도 싶어져요^^ 다락방님께 여쭌 질문을 수다쟁이 제가^^:;;

수이 2021-03-19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브리저튼은 좀 이따가~ 구입하시면 좋지 않을까요. 소녀, 여자_는 좀 이따 읽어야지 하고 있는데 자꾸 이렇게 보니까 사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네요. 참아야지. 저 말 있잖아요. 저거 만나면 직접 들려주세요. 듣고싶다 직접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19 12:02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지금 사는게 결코 현명한게 아니에요. 그렇죠? 아직 1권도 다 못읽은 마당에 2권 사놓고 왜때문에 3,4,5권 눈독들이나, 정신차리라, 나여...
아무튼 브리저튼 화이팅. 브리저튼 뽀에벌~!!

2021-03-19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신입사원 분께서 또 한번 놀라셨겠어요. 다락방님 재치에..!

다락방 2021-03-19 12:02   좋아요 3 | URL
그렇지요? 우와 다정하고 친절한데 유머감각도 있어! 하고 쑝 갔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점점)

얄라알라 2021-03-19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저는 페이퍼 제목의 ˝인격˝이 언제쯤 나오려나 하고, 아주 아주 작정하고 읽어내려가다 빵 터집니다 ㅋㅋㅋㅋ

어머님께서 깔깔깔 웃으실만 하시네요. 효녀시군요^^ 저도 먼 공간, 가상의 공간에서나마 다락방님 덕분에 엔돌핀 돌았으니 이 감사함을 ㅋㅋㅋ내 인격이 훌륭해서 그래요 ㅋㅋㅋ이런...^^ 저도 한 번 써보고 싶은 말입니다

다락방 2021-03-21 19:5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제 입에서 내 인격이 훌륭해서 그렇다는 말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답니다? 순간적 재치가 정말 뛰어나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3-19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랜시스 맥도먼드
이 분은 눈에 굉장히 익는데 (파고?), 막상 존함이 기억나지 않는 배우셨어요.
이 영화에서는 주연이신거네요

다락방 2021-03-21 19:50   좋아요 1 | URL
제가 보진 않았지만 드라마로 나온 [올리브 키터리지]의 주연도 프랜시스 맥도먼드 님이십니다. 꺄울 >.<

독서괭 2021-03-19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딸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엄마가 과연 있을까요?? 다락방님 의견에 매우 동의합니다.. 차라리 죽어버려 라고 하지 강간당해라라니.. 여자가여자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겸손하지 않은 다락방님 매력 터져요 ㅎㅎ

다락방 2021-03-21 19:51   좋아요 0 | URL
저 대사 말고도 불편한 지점들이 몇군데 있는데 좋은 영화지만 여성혐오적 시선을 버리지 못한게 자꾸 튀어나오더라고요. 독서괭님 말씀처럼 차라리 죽어버려 라고 하지 강간당해라 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제 매력을 알아봐주시니 감사드려요. 우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psyche 2021-03-20 0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정말 좋았어요.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는 정말!!
저는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부분을 별 생각없이 봤었기 때문에 다시 찾아봤는데요.
딸이 엄마한테 차를 달라고 하잖아요. 엄마는 취해서 운전하면 안 된다고 택시비를 주겠다고 하고요, 근데 딸이 대들면서 엄마를 공격하고 (나쁜 놈인 전남편한테 들은 이야기를 들먹이며) 그래서 엄마를 열받게 하고는 택시비 안 받고 나 걸어오면서 강간당할 거야. 라고 하니 엄마가 맞받아치며 그래 강간이나 당해라. 이런 상황이라.
저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그 상황상, 주인공의 성격상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걸 넣어야 엄마의 괴로움이 더 해지는 영화적 설정도 있겠지만요.

다락방 2021-03-21 19:57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 좋았어요. 그렇지만 제가 위에 언급한 부분(강간)도 불편했고,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내가 진심으로 미워하는 상대에 대해서도 강간당해라 라는 말을 한다는 게 너무 설득력이 없게 느껴져요. 여자 감독이었다면 영화적 설정이라도 그 대사를 넣었을까요? 저 부분 말고도 여성혐오적인 시선이 자꾸 나와서, 감독이 남자구나 라는 걸 느낄 수 밖에 없더라고요. 남자 감독의 한계랄까요. 그러니까 ‘남자니까‘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하는 부분들이요. 저는 전남편의 젊은 애인에 대해서도 너무 혐오적이라 짜증났어요. 경찰서장에 대해 한없이 좋게 꾸민것도 너무 남자 변명하는 것 같았고요. 영화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한 지점들이 더 크게 드러나더라고요. 그렇지만 쓰리 빌보드, 세 개의 간판에 그렇게 광고를 한 건 너무 훌륭한 아이디어 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광고낸 후에 여주인공에게 찾아온 고독함과 외로움도 잘 표현됐고요. 다만 더 좋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아쉬워요.

PersonaSchatten 2021-03-2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 신입 분 부럽네요. 저도 대표님과 저 사이에 직속상사 한두분 더 계셔도 좋을 거 같아요. ㅠㅠ ㅋㅋㅋㅋ 근데 진짜 그 상사님이 책도 많이 읽으시고 인격도 훌륭하시고 친절하신 분이라니 부럽습니다!
여자들도 자기 호적상 언니한테 수면제 먹여서 나쁜짓하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깐 저런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 싶지만 영화가 아니라 뉴스에 나올 말이 아닐까 싶어요. 주인공이 자연스럽지 않고 작위적으로 느껴지네요. ;;

다락방 2021-03-25 08:38   좋아요 1 | URL
맞아요, 페르소나님. 저는 그것이 남자 감독의 한계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좋은데 확실히 설정이라는 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 들이 있었거든요.
‘애나 번스‘의 [밀크맨]에도 약 먹이는 여자형제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데 그 책속에서 그 장면이 작위적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거든요. 이 영화에서 만약 저 감독이 여자라도 저 대사를 했을까, 저 감독이 여자라도 저 등장인물을 저렇게 그렸을까 생각해보면 ‘아니다‘라는 장면이 나와요. 책이든 영화든 남성감독의 한계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대표님과 페르소나님 사이에 아무도 없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힘드시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회사 때려치고 싶어서 미치겠네요. 지금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데 때려치는 건 답이 없는 것이겠지만 때려치고 싶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ersonaSchatten 2021-03-25 10:35   좋아요 0 | URL
4년 정도 구직하다 보니 월급이 적어도 일이 많아도 지금 당장은 행복한데 힘드네요. 제가 워낙 의전 예의 없는 사람이라 대표님도 아빠같고 해서 가끔 장난도 치고 그렇습니다. ㅋㅋㅋ 다들 노크하고 들어가는데 저는 문 열려있으면 문 밖에서 부르면서 들어갑니다. 개념이 없는데 아직 그걸로 혼나진 않아서 계속 눈치없게 행동하는 중이에요. ㅋㅋㅋ 근데 점심은 혼자 먹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26 12:24   좋아요 1 | URL
저도 점심 혼자 먹는데 혼자 먹는 점심은 진짜 꿀입니다! 내가 먹고 싶은 거 내가 먹고 싶은 속도로 먹는게 세상 행복해요. 게다가 회사에서 이 많은 사람들과 뒤섞여있다가 혼자 되는 시간은 하루중 반드시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직장도 거의 이십년 다 되어가고 보쓰 모신 것도 십 년이 넘어서... 깨어있는 시간의 가장 많은 부분을 보쓰와 보내고 있고 그런걸 생각하면 아아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전에 이 책의 1 장을 재미있게 읽었고 기대에 차 2장을 읽기 시작했는데, 2장은 내내 불쾌했다.


'미카엘라 디 레오나르도' 와 '로저 랭카스터'의 <젠더, 섹슈얼리티, 정치경제>라는 장인데, 나는 읽는 내내 이들이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한쪽에 치우쳐 쓴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미카엘라 디 레오나르도'는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 인류학 교수이며 『지식의 교차로에 서 있는 젠더Gender at the Crossroads of Knowledge』, s『종족 경험의 다양성The Varieties of Ethnic Experience』등의 저서가 있다고 한다.

'로저 랭카스터'는 조지메이슨대학 인류학·문화연구 교수이며 LGBT, 젠더/섹슈얼리티, 정치경제 등을 연구했다고 한다. 저서도 많다.



이 두 저자는 여성의 성적 쾌락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반포르노 페미니스트'들을 비판한다. 대표주자로는 우리가 아는 캐서린 매키넌과 안드레아 드워킨이다. 나는 굳이 나누자면 반포르노 페미니스트 쪽이다. 나는 포르노에 반대한다. 포르노를 시청하는 대부분의 성별이 남성이라 할지라도, 결국 이성애가 판치는 세상에서 포르노 세상을 사는 건 여자들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자들이 불쾌해하면서도 그걸 감수하면서 상대가 이걸 사랑이라고 하니까, 사랑하면 당연하다고 하니까, 굴욕적인 행위를 할 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나는 캐서린 매키넌과 안드레아 드워킨이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너무나 잘알겠고 또한 동의한다. 그러니 그 결에 대해서라면 나는 그들과 함께한다. 같은 이유로 '리얼돌'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이래저래 말하느니 기사 하나 첨부한다.)


"리얼돌 그냥 시체처럼, 강력 범죄 연상"



그러나 나는 여성이라는 성별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포르노에 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포르노가 혐오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포르노를 검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책,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첫번째 저자도 반포르노에 반대했고, 페미니스트로 너무나 유명한 '우에노 지즈코 역시도 포르노에 반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른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에노 지즈코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포르노는 안된다' 라고 했다. 그러나 포르노는 점점 더 자극적이 되고 점점 더 어린 연령을 성적 대상으로 만든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그런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흐음, 여기에 대해서는 나랑 생각이 다르군'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어떤걸 주장하고 어떤 쪽의 편을 드는지는, 내가 가장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보면 된다. 나는 어린이를 비롯한 성인 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런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지금 여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우에노 지즈코와 도로시 앨리슨(이 책 1장의 저자)에 대해서 흐음, 그렇군, 하고 넘어가다가 미카엘라 디 레오나르도와 로저 랭카스터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너무 불쾌했다. 이들은 반포르노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쾌락에도 신경을 안쓰고 다양한 여성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다른 문제는 일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이 두 저자는 반포르노그래피 그룹은 어머니로 살아가는 삶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주장하고 문화 페미니스트들은 모성에 집착한다고 주장한다.



문화 페미니즘은 여성의 완전히 다른 본성을 고집한다는 점에서 여성을 혐오하는 나쁜 과학에 굴복한다. 문화 페미니즘은 젠더와 과학의 문제에 역사적으로, 지식사회학적으로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성폭력의 다양한 현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며, 성별화된 섹슈얼리티에 인종이 기입되는 갖가지 변화무쌍한 방식을 포착할 수단도 제공하지 못한다.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수많은 여성이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성적 쾌락을 추구하고 찾는다는 사실을 유념하는 것이 좋다. 신디 로퍼Cyndi Lauper가 노래했듯이, 여자들은 그저 즐기고 싶을 뿐이다. -p.120



문화 페미니즘에 대해서라면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내에서도 숱하게 주장하는 바가 나뉘고 갈리고 지향하는 바 역시 다르다. 문화 페미니즘은 이 두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 중 모성을 가장 우선시 하는것 같다. 문화 페미니스트의 대표를 '캐롤 길리건'이라고 이들은 말하는데, 나는 캐롤 길리건의 책을 아직 읽지 않았던 바, 이들이 주장하는 바대로 문화 페미니스트들이 모성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격화해서 오히려 여성혐오를 고착시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반포르노그래피 그룹에 대해서는 저 비난은 옳지 않다. 반포르노그래피 그룹이야말로 여성혐오에 그리고 여성의 성적 행동에 대해 세심하게 접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두 저자는 '친섹스 페미니스트'의 말을 가져온다.


"한편에는 독선적인 여성의 검열의식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의 취약성을 최소한으로만 다루는 대범한 자유주의가 있다" -p.121, 『욕망의 힘』 재인용



그러니까 반포르노그래피 그룹은 '독선적인 검열'을 하고 있다는게 아닌가. 이 두 저자는 자신이 가져오는 이 '친섹스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 학자들은 역사에 전념했기 때문에 문화 페미니스트들보다 지적으로 성실했을 뿐만 아니라 서구의 성 이데올로기가 시간의 흐름에 한 층위로 내장되어 있음을 간파했다 -p.122



물론 지적으로 '더' 성실한 누군가는 반드시 존재한다. 내가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지적으로 더 성실할 수 있지만, 또 수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더 지적으로 성실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저자가 한쪽 그룹을 다른족 그룹보다 지적으로 더 성실하다고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데에는, 그들의 주장이 자기의 주장과 일치하기 때문이 아닌가. 자신의 주장과 일치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적으로 더 성실하다고 써내는 것이 나는 불편하다. 얼마전에 읽은 《포르노랜드》의 저자는 아주 오랜 시간을 포르노를 보며 포르노에 대해 연구하고 책으로 써낼 수 있었다. 반포르노 그룹이 지적으로 덜 성실하다고 누구도 말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누구보다 더 성실했다.

















게일 다인스:

30년 넘게 포르노 산업을 연구해 온 영국 출신의 페미니스트 학자이자 반포르노 운동가로 미국 보스턴의 윌록 대학 사회학 및 여성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전역과 세계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며 대중문화와 미디어 속 여성 이미지, 포르노의 악영향과 우리 문화의 과잉성애화에 관해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펼쳐 왔다. 페미니즘 보건 교육 단체 '다시 만드는 문화Culture Reframed'의 설립자이자 단체장으로서 해로운 포르노 문화로부터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힘쓰고 있다. 포르노그래피: 불평등의 생산과 소비Pornography: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Inequality를 공동 저술했고 미디어와 젠더, 인종, 계급Gender, Race, and Class in Media을 공동 편집했다. -알라딘 작가소개
















캐서린 맥키넌

미시간대학 로 스쿨(law school)교수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법 정신을 지닌 사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녀는 성폭력 사건 소송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성적 괴롭힘'과 '성적 불평등' 문제 전문가이다. 페미니즘 작가인 안드레아 드워킨과 함께 포르노를 인권 침해로 규정하는 반포르노법을 만들었다. 캐나다 대법원은 평등권에 그녀의 이론을 채택했으며, 현재 그녀는 세르비아의 성적 잔학행위에 대한 국제재판을 요구하는 크로아티아 및 이슬람 여성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포르노를 '표현의 자유'라고 언급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불평등을 강요하기 위한 구실이다." -책날개 중 작가소개




읽는 내내 두 저자(미카엘라 디 레오나르도, 로저 랭카스터)가 아주 오랜 시간 성적 물화 되었던 여성 당사자의 입장이 되는 것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장의 도로시 앨리슨도 그렇고 2장의 두 저자도 그랬다. 동성애 혁명에는 감탄하고 포르노를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비난을 서슴지 않는게 나로서는 나랑 결을 달리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다른 길을 가는 걸로만 보였다. 그동안 '포르노를 검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 라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아주 다른 어조였다. 나는 싫었다.



《포르노에 도전한다》리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1352112


《포르노랜드》리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1638723



아무튼 계속 읽어볼 것이다. 3장에서는 그리고 4장에서는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야지.


















어쨌든 남자 헌팅 다니는 걸 포기하고 대학 스쿼드 회원들과 어울려 놀았다

스크롤-좋아요-채팅-초대-잠자리 세대의 일원으로 성인이 된 건 불행한 일이다, 이 세대 남자들은 첫 번째(그리고 딱 한 번의) 데이트에서 상대가 성적 욕구에 따라 움직이길 기대하고, 음모는 제모하여 하나도 없으며, 인터넷 포르노영화 속 여자들이 하는 역겨운 짓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므로.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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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7 11: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우 장문의 글이지만 내용정리가 잘 되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포르노와 예술의 경계 문제 같은게 워낙에 애매하고, 실제로 표현의 자유 문제도 있기 때문에 저는 사실 저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어요. 실제로 포르노를 금지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가져올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어디까지 포르노이고 어디까지 예술인가에 대한 너무도 폭넗은 경계 긋기가 개별 사람들에 의해 자유롭게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문화에 대한 통제, 간섭으로 이어질 것이 너무 불을 보듯 뻔해서요. 우리 사회가 마광수 교수를 용인하지 못했던 데서도 보듯이입니다. 저는 마광수 교수의 글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싫어해서 즐거운 사라 보다가 중간쯤 때려치고 그 이후로는 다시는 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개인이 마광수 교수의 글을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하는 문제와 국가나 사회가 그것을 금지하고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문제는 너무도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포르노에 대한 생각이 다른 페미니스트들의 생각 전체를 단정하는 경계가 되는 것은 또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생각이라는게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지 않으니가요.

다락방 2021-03-19 08:13   좋아요 0 | URL
모든 사안들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진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죠. 그럴 수도 없고요. 저 역시도 성매매, 포르노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이라고 말하기를 보류했던 사람중 하나고요. 그래서 더 잘 알고 싶더라고요. 제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더 많이 읽고 접하려고 했던 부분이 여성에 대한 폭력 부분이었어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폭력이요. 그래서 강간 관련 책들도 부지런히 읽었는데, 그렇게 성폭력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성매매와 포르노와 만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다 연결되어 있어서요. 그래서 포르노 관련 책을 읽고 성매매 관련 책도 읽게 되고요. 그러다보니 저는 이제 입장이란게 생기더라고요. 제 입장은 표현의 자유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포르노는 혐오 표현이다의 손을 들어주고 있어요.

그렇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려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페미니스트 중에도 그렇게 발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그런 저와는 다른 주장을 하는 글을 볼 때면 아 이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아닌데, 하고 넘어가거든요. 제가 다 따라다니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랑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또 그 사람이 알고 보고 이해하는 선에서 가지게된 사고일테니까요. 그런데 이 책에서 친섹스페미니스트들이 지적으로 더 성실하다고 하는걸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나랑 주장이 다르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니네는 멍청해서 그래‘하는 것 같아서요. 반포르노 관련 서적을 써낸 사람들은 그렇게 쓰기까지 어마어마하게, 트라우마 생길 정도로 그 영상을 반복해보고 피해자 혹은 범죄자와 이야기를 나눈건데요. 그런 단정, 너네보다 얘네가 더 똑똑해, 하는 그 단정이 저를 너무 화나게 만들었어요.

- 2021-03-17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대체 문화페미니즘이 뭔가 싶어서 읽다말고 딴거 읽다보니 아무것도 못읽어지고 있어요. ㅋㅋㅋ (망했다..) 그나저나 맥키넌 책은 언제 다시 나오남...! 나와랏!

다락방 2021-03-19 08:15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지금 몇년째 페미니즘 책을 읽고 있는데, 꾸준히 읽고 있는데, 어째서 문화 페미니즘을 저는 모르는거죠? 물론 제가 세상의 모든 여성주의 책을 다 읽은건 아니지만 너무 생소해서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3장 월경전증후군 부분까지 읽었습니다. 엣헴-

맥키넌 책 다시 나와라, 나와라!!

난티나무 2021-03-17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되게 어려운 게 포르노 같아요. 반대 입장이지만 또 다른 입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견 맞는 말도 있는 거 같거든요. 18장에 포르노 다시 나옵니다. 저도 물음표 빵빵해요.ㅠㅠ

다락방 2021-03-19 08:23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포르노를 반대하지 않는 쪽이었거든요. 포르노로 성관계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부끄럽기 짝이없네요. 그건 제가 포르노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아주 나중에 알게 됐지요. 포르노는 제가 생각하는 그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에로틱한 섹스를 보여주는게 아니더라고요. [포르노랜드]에서 작가도 서문에 언급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요즘 포르노가 얼마나 잔혹한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썼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사람중에 하나였다는 자각이 그 때 들었어요. 게다가 그즈음 sns를 통해 여성학대 영상이(포르노로 올라왔어요) 무작위로 올라오고 저는 마구 신고를 눌렀고요. 그 짧은 영상들 속에서 얼마나 여자들이 학대 당하는지, 그건 굴욕과 수치인게 너무 온몸으로 느껴져서, 저는 이제 확고한 입장이라는 게 생겨버리고 말았어요. 18장에 포르노 얘기가 다시 나온다니, 어떻게 써져 있을까 궁금하네요. 부디 2장에서처럼 반포르노 작가들을 후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적으로 덜 성실한걸로 얘기하다니, 저는 너무 기가 찼어요. 포르노랜드의 게일 다인스는 포르노를 30년간 연구했는데 말예요.

저는 3장 월경전증후군까지 읽고 또 빡이쳤답니다? 전쟁이 끝나면 여자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월경전증후군은 일하는데 적합한 몸이 아니게 한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세상은 도대체 여자를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건지 ㅠㅠ
 
[수입] Anton Yelchin - Like Crazy (라이크 크레이지)(한글무자막)(Blu-ray)
Anton Yelchin / Paramount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어휴.. 이거 뭐 이런 영화가 다있어.
나 보라고 만든 영화냐.

미국에 있는 남자와 영국에 있는 여자가 사랑하면 그 연애는 이벤트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사랑과 연애는 서로의 일상이 되는 것일테고, 그렇다면 그 먼 곳에서 사랑하며 위태롭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때 그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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