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경우는 평생 살면서 아내가 사망하거나 이혼하거나 별거하는 등의 변화가있는 경우에만 무임 가사노동이 늘어난다. - P52

여성의 외도는 지난 30년간 40퍼센트 증가했는데, 벨기에의 심리치료사이자 작가인 에스테르 페렐은 오랫동안 배우자 외도 이후의 부부 상담을 진행하면서 발견한 사실을 얘기했다. 여자들이 남편을 배신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돌보미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페렐은 이를 두고 "사실 우리는 또 다른 사람을 찾는 게아니라, 또 다른 자아를 찾는 거예요"라고 표현했다. - P62

아내보다 더 많은 여가 시간을 누리는 남편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일구지 못했다.
이는 심지어 관계의 끝을 의미할 수 있다. - P65

이상은 당사자가 그 부담을 떠안기 전에만 좋은 것이다. 영국 작가인 레베카 애셔는 아이를 낳은후 변한 자신의 여성주의 이상에 관해 쓴 저서, 《충격받다 shattered》에서 이렇게 썼다. "아빠가 되자마자 [남자]는 결국 가부장제가 자기들에게 더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 P75

언뜻 보기에 포유류 계급과 구성원의 절반이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수컷이 부모 되기라는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타고나지 않았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것 같다. 임신은 변함없는 여자의 영역이다. 엄마는 출생 시 아이 옆을 지키며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헌신적인 수컷은 포유류가 아니라, 젖을 먹이거나 새끼를 품지 않는 물고기와 조류이다. 이어서 양서류와 곤충이 2위를 차지하지만, 인간은 이런 동물과는 결혼할 일이 없다.
물고기는 일부만 새끼를 돌보지만, 새끼를 보살피는 경우 이 일을수컷이 맡는 경우가 암컷 혼자 돌보는 경우보다 9배 많다. 이들 수컷은보통 지나가는 암컷을 유혹하고, 암컷은 사랑을 나눈 후 떠나버린다. - P109

인류학자 커미트 앤더슨과 피터 그레이는 《아버지의 탄생》에서 이렇게 밝힌다. "수컷의 육아참여는 원칙적으로(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사정으로 끝나버린다." - P110

오늘날은 신경 촬영법 같은 기술적으로 더 발달된 방법으로 남녀 뇌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종종 성 고정관념을 구체화하는 데 이용되기 때문에 파인은 이 분야를 신경 성차별‘ 이라 명명했다. 파인은 이렇게 쓴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연구 결과가 보도되는 양상은 유사성이 아닌 차이를 찾는 쪽으로 나아간다. 남자와 여자의 뇌는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뇌 패턴이 중첩될 뿐 아니라 세상에 남자의 뇌만큼 여자의 뇌와비슷한 것도 없다. 신경과학자들은 심지어 낱장 이미지로 보면 남자와 여자의 뇌를 구분하지 못한다. 52나는 신경과학자인 엘리엇에게 전화해 내가 조사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당장 생각나는 불가피하거나 선천적인 요소가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만화 주인공처럼 귀에서 연기를 막 뿜어낼 듯이 말했다. "핵심만 얘기할게요. 인간 행동 중에서 타고난 건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의식적, 무의식적 경험으로 형성되죠. 성별 노동 분담이 ‘선천적‘ 이라는 주장은 권력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편리한 방편이에요." - P122

샌디에이고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인 42세 디에나는 이렇게 말한다. "너무 많은 부분에서 너무 깊게 뿌리박혀 있어요. 문화적으로 여자를 보는 방식, 역사적으로 수천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여자를 대하던 방식 말이에요. 여자는 덜 중요한 존재죠."
디에나는 여자가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이 본인 인생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고백했다. 남편의 전근을 위해 자신은 최고의 직장을 포기했다. 교사로 종일 일하면서 불안과 걱정으로 힘겨워했고, 아기를 키웠다. 그 와중에 둘째를 임신했을 때도 남편에게 매주 가는 출장을 줄이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다 제 책임이라고 느꼈어요." 디에나의 친부모님은 그녀가 2세 때 이혼했고, 홀로 디에나를 키운 엄마는살면서 남자를 찾는 데 주력했다. "엄마가 남자와 안 좋게 헤어졌을때 저에게 여자로 사는 게 뭔지 말해줬던 기억이 나요." 무엇보다 남편을 지키는 게 중요하며, 때문에 남편의 절대적인 안락을 위해 끊임없이 힘써야 한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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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의 허기
레온 드 빈터 지음, 지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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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은 1968년 9월 6일 이후로 줄곧 불면증에 시달려왔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의 죄수가 되었다. -p.48



59세의 펠릭스 호프만 대사는 네덜란드에서 체코로 발령받았다. 젊은시절 서기관으로 일을 시작했던 호프만은 타고난 식탐이 있긴 했지만 사랑하는 '마리안'과 결혼하고 그토록 염원하던 딸들을 한꺼번에 둘이나 얻음으로써 그 식탐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는 행복했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딸중에 한 명이 어릴 때 백혈병을 앓고 사망하는 일이 일어나고 그는 그 이후로 불면증에 시달린다. 대사를 환영한다는 연회가 열린 자리에서도 그는 계속해서 먹고 마시고 혼자 있을 때도 밤이 새도록 먹는다. 그는 잠을 자기 위한 노력을 하는 대신 날이 밝아오는 걸 보면서 먹고 그렇게 한참을 먹다가는 위에 밀어넣었던 음식들을 손가락을 넣어 게워내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식탐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1968년 딸 하나를 잃어 그가 불행을 맞이하게 됐다면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 남은 딸은 성인이 되어 약물중독으로 죽었다. 그는 진작 승진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대사가 되어 발령받았고 그러나 사랑했던 딸 둘은 자기보다 일찍 죽었으며, 아내와는 그저 한 집에 살 뿐 더이상 다정하지도 않다. 다만 외교관들을 상대로 한 부부 모임에서 정확히 그 역할들만을 해낼 뿐. 그는 허기졌고, 그래서 먹는다. 의사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며 그만 먹으라고 말리는데도, 그는 콜레수테롤이 정말 건강에 안좋은건지 믿지 못하겠다며 자기 고집대로 한다. 사실 그는 딱히 살 의지도 없고 의욕도 없어 보인다. 그런 그에게 친한 친구이자 직장 동료는 말할까 말까 망설였다며, 최근에 극장에 가 본 포르노 영화에 네 죽은딸이 배우로 나왔다고 말해준다. 이에 호프만은 놀라서 그 영화를 보고, 그리고 은퇴후 자신의 비상금으로 마련해두었던 돈을 모두 쏟아부어 그 필름의 원본과 복사본을 사들인다. 내 딸이 사람들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있는 이 필름을 사람들이 보게할 수 없다.



이렇게 삶에 있어 뭐하나 재미도 행복도 없는 것 같았던 호프만이 스피노자를 읽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 체코에 마련해준 관저에는 그간 머물렀던 대사들이 놓고 간 물건들이 쌓여있고, 그 다락방에서 우연히 스피노자의 『지성의 개선 및 지성을 사물의 참된 인식으로 인도하는 방법에 대한 논고』를 발견하게 된거다.

과거 한 때 철학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인생에 대한 고민도 했던 그인만큼 비트겐슈타인도 읽었고 버트런트 러셀도 읽었으며 한나 아렌트도 읽었지만 또한 시오랑과 레비나스의 책을 읽어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스피노자는 감히 가까이해볼 생각이 없는 호프만이었다. 그런 호프만이 스피노자를 읽기 시작한다. 캐비아를 먹으면서, 샴페인을 마시면서, 거위간을 먹으면서, 와인을 마시면서, 햄을 먹으면서 스피노자를 읽는다. 구절 하나하나 읽으면서 그는 자신의 식대로 해석하고 또 자신이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예를 든다. 이건 이런 뜻이 아닐까, 이건 이렇게 예를 들면 될것이다, 하면서 스피노자가 말하는 진실과 지식과 지복에 대해서 알고자 하고 깨닫고자 한다. 그리고 계속 읽고자 한다. 그가 스피노자를 읽는 것은 그러므로 먹는 중에도 계속되고 그가 배설하는 중에도 계속 된다. 딸의 과거에 대해 알고 고통스러운 가운데에도 계속되고 그가 문제에 휩싸여 도망치는 와중에도 그는 스피노자를 들고 간다. 심지어 그의 죽음을 늦춰야 하는 이유도 스피노자에 있다. 끝까지 읽고 싶다는 그 열망에 그에게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심한 허기를 가진 호프만의 스피노자 책 읽기가 전부인 책이 아니다. 호프만 보다 먼저 등장하는 엄청난 비만인-세계에서 가장 비만한 백 명 가운데 한 명- '프레디 맨시니'라는 미국인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프레디 맨시니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거라며 아내의 설득에 넘어가 유럽여행을 가게 되고 그렇게 체코에 도착했다. 때는 1989년. 저녁 식사때 패키지 여행객들의 스테이크까지 다 먹어치운 그였지만 새벽 두시에 허기가 져서 참을 수가 없다. 그러나 프라하의 호텔은 그 밤에 룸서비스가 불가능하고 그가 밖으로 밥 먹으러 나가겠다는데 호텔 보안요원들이 제지한다. 이 새벽에 나간다고? 안돼. 너 불량한 자들에게 잡혀가. 그러나 그는 기어코 바깥으로 나갔고, 택시를 잡아타고 이 새벽에 영업하는 식당을 향해 가려다가 가진 돈을 다 털리고, 그런 와중에 납치사건을 목격하게 되는 거다. 그런데 그 납치된 자가 미국 정보부요원이었고 이에 그는 증인이 되어 '안가'로 불려가고 그런데 그 안가에서는 그를 극진히 대접하며 세상 최고 맛있는 칠면조 요리를 대접하고 그래서 그는 거기에서 집에 가기 싫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보면 이 책으로 '레온 드 빈터'는 밀란 쿤데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는 표현이 있는데, 책을 읽기 전의 나는 그 표현을 보고 '이런거 진짜 별로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장 읽지도 않고 오 맞네 맞네, 밀란 쿤데라 완전 딱이네, 하게 되었는데, 특히나 이 책의 끝부분 프레디 맨시니의 삶을 보노라면 '밀란 쿤데라'의 《농담》도 생각나는 것이다. 이중 스파이와 시대적 상황에 대한 갈등과 한 인간의 깊은 내면에 대해 드러내면서 그런데 스피노자까지 배치하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겉으로 보면 프레디 맨시니도 그리고 호프만도 그저 식탐에 차 건강을 챙길줄도 모르는 비만인이다. 그런데 프레디는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걸 먹는 걸로 채우고 있으며, 호프만 역시도 지독한 불면증과 고통을 갖고 있었다. 호프만은 자신의 딸들이 이른 나이에 둘다 사망한 것에 대해 '내가 벌을 받은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일찍이 나치에 의해 죽을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나를 쉬게 해줄 사람들은 내 부모님 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일에도 딱히 열심이지 않고 자기 몸 하나 챙길줄 모르는 호프만이지만 그 내면과 정신이 누구보다 치열했다. 내가 이러는 것은 이 나이에 해서는 안될짓이겠지 너무 수치스러워, 하면서 삶의 지복을 찾고자 하고 진실을 찾고자하는 그라는 인간을, 겉에서 호프만 대사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을까. 왜 어린 시절 부모의 상실감을 겪었던 그에게 청년시절 찾아왔던 행복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으스러졌을까. 그는 자꾸만 자꾸만 죽어갔던 어린 딸에 대해 생각하고 상황을 망치는줄 알면서도 연회에서 과음하다 쓰러진다. 어쩌면 이것이 상황을 망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지옥불에 뛰어들기도 한다. '어떤 연줄이 있어서 운좋게 저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저 뚱뚱한 인간' 인 호프만이 가지고 있는 그 자신만의 역사가 무엇인지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타인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지 못하는 채로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은 과연 온당할까.



현재를 살고 있는 호프만이지만 늘 불행한 과거와 함께 가고 있었다. 불행환 과거는 당연하게도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미래까지 손을 뻗는다.



파괴에 대해 생각했다. 자신을 파괴하는 사람은 그 방법도 다양하지만 대상을 달리하기도 한다. 나를 파괴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파괴하고 다른 사람을 파괴하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을 파괴하기도 한다. 프레디가 이혼을 통보한 아내를 죽여버리고 싶어하는 그 욕망과 원망은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살아온 그가 그 대상을 달리한 게 아닐까.



아주 재미있고 똑똑한 소설이다. 밀란 쿤데라를 좋아하는 이들과 밀란 쿤데라를 모르는 이들, 스피노자를 좋아하는 이들과 스피노자가 대체 뭔데 하는 이들 모두 읽으면 좋을 책이다.



무엇보다 호프만이 스피노자의 『지성의 개선 및 지성을 사물의 참된 인식으로 인도하는 방법에 대한 논고』를 완독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 책 안에 그 답이 있다.






그는 허기를 채우기 위한 여정에서 부딪히는 모든 난관을 무조건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였다. 그는 약자였다. 위장의 노예였다. - P21

모에 샹동 맛도 그리 나쁘지 않으나 호프만은 테탱제를 선호했다. 동 페리뇽이 최고라고들 하지만 호프만 생각으로는 값만 터무니없이 비싸며, 돈푼이나 있고 감식력은 전무한 졸부들을 위한 샴페인이었다. - P39

스피노자도 직장을 가진 한 가족의 가장이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부를 추구했던 모양이었다. 그러다가 의혹을 품기 시작했고, 결국 양자택일하는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다. 즉 그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포기하고 지복을 찾아 나설 수도 있었고 아니면 소유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며 살 수도 있었다. - P49

스피노자는 지성의 개선과 정화에 이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무엇보다 먼저 대중이 이해할 수준에서 말해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이것은 학교 교사나 이미 개선된 지성을 갖춘 교양인에게 해당되는 규범이었다. 그래서 호프만 같은 초보자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이었다.
두 번째 규범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바로 그만큼만 쾌락을 즐길 것‘, 세 번째 규범은 ‘반드시 생계를 꾸리고 건강을 유지하며, 목적에 저해되지 않는다면 돈이나 다른 물질은 관습에 맞춰 살만큼만 소유하도록 할 것‘이었다. - P71

"프레디, 당신은 그냥 뚱뚱한 정도가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은 우리 미합중국에서, 말하자면 세계에서 가장 비만한 백 명 가운데에 들 겁니다. 우리 비서가 요즘 당신들이 애독하는 잡지의 편집부에 문의해봤는데 백 명의 가장 비만한 사람들 가운데 기혼자는 겨우 네 명에 지나지 않고 또 그 네 명 중 셋은 본인 못지않게 뚱뚱한 상대와 결혼해 누구랄 것 없이 부부가 모두 생활의 대부분을 끝없이 먹기만 하며 지낸다고들 합니다. 결론적으로 사랑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한 사례는 단 한 명뿐이었는데, 그 유일무이한 실례의 장본인이 다름 아닌 바로 프레디 당신이었다는 겁니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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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08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전 이 책 미국인 맨시니 나오고, 호프만 나온 부분까지 읽다가 지금 다시 다른 책 읽고 있는데, 걍 쭉 읽어야겠어요. 호프만 딸한테 그런 일이 있었구나.... 중얼중얼.

다부장님은 스피노자 안 읽으세요? 이 책 보니 읽으실 거 같은데. 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11:35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저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계시네요?
마침 스피노자 입문서 친구가 추천해줬던 거 있어서 사려고 했는데 절판이에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중고도 판매자 중고밖에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노자 읽으면서 호프만의 허기 같이 읽으면 좋을것 같아요. 저는 호프만의 허기를 재독할 예정입니다. 후훗.

Falstaff 2021-06-08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흥미 돋습니다. 일단 보관.
그럼 이만.

다락방 2021-06-08 11:33   좋아요 3 | URL
제가 이 책 읽으면서 폴스타프 님과 잠자냥 님 두 분을 생각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이 두 분은 좋아할 것이다!! 폴스타프님은 이 책 읽으시면 엄청 재미난 리뷰 적어주실 것 같아요!

syo 2021-06-08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피노자의 동물 우화>가 절판인 관계로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가 차선입니다. 심지어 얘는 더 쉬워!
그렇지만 가능하면 먼저 대출을 권합니다.....

다락방 2021-06-08 14:56   좋아요 1 | URL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 메모메모.
오케바리. 땡큐!

그레이스 2021-06-08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것 같네요
똑똑한 소설,
일단 밀란 쿤데라 좋아하고, 스피노자에 관심있으므로 읽어봐야겠네요.

그레이스 2021-06-08 14:36   좋아요 2 | URL
빌려왔죠
제발 읽고 반납해야 하는데...^^;;

다락방 2021-06-08 14:56   좋아요 2 | URL
아니 댓글 쓰고 한시간만에 가서 빌려오셨네요? 행동력 천재십니다! ㅋㅋ

그레이스 2021-06-08 15:06   좋아요 2 | URL
마침 반납할 책이 있었어요^^
도서관이 집앞이라...

새파랑 2021-06-08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쿤데라라고 하니까 급 읽고 싶어지네요 ㅎㅎ 스피노자는...잘 모르지만 ^^

다락방 2021-06-08 14:57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정말 재밌게 잘 읽은 소설입니다. 크- 추천추천합니다!
저는 스피노자도 모르지만 이 책 펼치기 전에는 스피노자 나올 줄도 몰랐답니다? ㅋㅋ

북다이제스터 2021-06-08 1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스피노자를 읽었다. 에서 ‘그리고’가 긴 여운으로 맘에 와 닿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다락방 2021-06-08 20:06   좋아요 2 | URL
여운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니 좋네요. 잘 읽어주셔서 기쁩니다. :)

붕붕툐툐 2021-06-08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결론은 모두 읽어도 좋다인거죠? 다부장님의 추천이라면 기꺼이~😉

다락방 2021-06-09 08:49   좋아요 2 | URL
네네 모두 읽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붕붕툐툐님은 항상 캐치가 빠르세요. 감 천재 이십니다! ㅋㅋ

새파랑 2021-07-07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옆에 있는 서재의 달인 메달이 장난 아니네요👍👍 당선 축하드려요 😄

다락방 2021-07-08 10:13   좋아요 2 | URL
아이쿠, 감사합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7-07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축하합니다

다락방 2021-07-08 10:1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초딩 2021-07-07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관왕 축하드려요~

다락방 2021-07-08 10:13   좋아요 3 | URL
아이참.. 감사합니다!!
 

나는 대부분의 책을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통해 사지만 한달에 한 권 이상씩은 꼭 yes24 에서도 산다. 아주 가끔, 드물게 굿즈가 탐나 오만원 이상을 여러번 지를 때도 있지만(최근에 예스에서 파자마 두 벌 받아 조카 줬다), 한달에 한 번 꼭 예스에서 사는 이유는 새로운 달이 오면 상품권을 주기 때문이다. 명목이 뭐였더라, 쉽게 말하면 앱접속 상품권 그리고 하나는..여튼 그렇게 줘서 2천원의 상품권이 생기는데, 주말에는 천 원을 또 준다! 쉽게 정리하여 간략히 풀어쓰자면 새로운 달이 오면 주말에 3천원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여러분 놀라지마라, 3천원 상품권이면 13,000원짜리 책을 10,000원 주고 살 수 있다는 거다! 대단하지 않은가! ㅋㅋㅋ


그래서 새로운 달이 오면 주말 예스 지름은 잊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고, 그러니까 꼭 책을 산다는 말이다.


엊그제 일요일도 그랬다. 토욜에 사려다가 어떤책으로 할까 망설이며 일요일이 되었고, 일요일이 지나면 그 다음주 주말까지 기다리지 않는한 3천원 상품권은 2천원이 되어버려. 반드시! 기필코! 사야한다, 이 주말이 끝나기전에!

그렇게 나는 예스앱을 켜두고는 이 책을 살까 저 책을 살까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흐음 이걸 살까 저걸 살까 이건 알라딘에서 누구에게 땡투를 줄 수있지 않나, 이건 삼천원 할인받아도 너무 큰 금액을 쓰게 되는데, 하고 신중함에 신중함을 거듭하여 단 한 권을 선택하였고, 그렇게 선택한 책이 이 책이었다.
















좋은 선택이었다. 후훗. 일요일 밤에 주문한 이 책은 월욜에 내게 도착한다고 했다. 후훗. 좋았어. 이 책 읽어보고 싶었는데, 잘했어. 사람이 신중해야 해.



그리고 월요일이 되었고, 나는 택배기사님이 토요일에 두고 간 알라딘 책박스를 발견한다. 일단 책상 뒤에 처박아 두고 그 날 일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아침의 정해진 루틴, 커피를 내린다. 그러다 아 맞다, 택배 박스! 박스 분리수거 하게 내다둬야지, 하고는 박스를 열어 그 안의 책을 꺼냈고, 아 쉬바..


왓 더 뻑..




세게는 왜 싸우는가...가 왜 알라딘 박스에서 나와.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나 이거 금욜에 주문한건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요일이었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침착하자. 예스를 들어가보자. 내가 다른책 샀을 수도 있어.

그런데 예스 앱을 열자마자 내 주문을 확인해보니 거기에도 세계는 왜 싸우는가..


왜 싸우냐.

왜 싸우냐 ㅠㅠ



잠시 고민을 한다. 갑자기 두 권이 생겼으니 한 권을 팔아? 선물해? 악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하다가, 침착하자, 침착해.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예스에서 주문한 책의 배송상황을 보는데, 오, 취소가 가능한 상황이다. 만세! 아직 배송 출발을 안했어. 나는 부랴부랴 취소버튼을 누르고 그렇게 취소가 되었고, 그러므로 세계는 왜 싸우는가는 결국 한 권만 내게 있게 되었다. 만세!! 만세!! 흑흑흑 ㅠㅠ


대체 왜 이러고 사는거야, 왜, 왜, 왜, 왜...


여튼 저 책들 전에는 이 책들이 왔고




그 책들 전에는 이 책들이 왔다.




나도 ㅈㅈㄴ 님처럼 이 책들 한꺼번에 쌓아두고 찍고 싶은데 이 책들이 지금 다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못한다. 어떤건 회사 책상 밑에, 어떤건 집 화장대 위에 어떤건 집 책상 위... 어떤건 조카집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마살 홧팅! 내 일간이 무술이고 무무 병존하는데 이게 '해외를 넘나드는 역마'가 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마살 홧팅!! 달려라 으랴으랴~~
















































































사진엔 없지만 살림지식총서인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도 샀다. 그런데 왜 샀는지 모르겠어. 저게 왜 내 보관함에 있었는지 모르겠고 왜때문에 사야겠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며칠전에 커피 사면서 저것도 샀다. 왜 저거 읽고 싶었을까? 흐음..


데비 텅의 책들은 모두 받자마자 읽었고 조카에게 보냈다. 예스에서 받았던 파자마들과 함께.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은 역시 읽고 조카에게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면서 사던 당시 리뷰대회가 있다는 것도 알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읽고 리뷰대회나 참가해볼까? 했지만 여태 읽지 않았고 리뷰대회도 끝났다. 그런 책이 몇 권 있다. 그 피에 젖은 땅도 그렇고 그 무슨 파란 표지 책, 아 그거 사무실에 있으니까 제목 볼 수 있다. 그래, 《컨페션》!! 그것도 리뷰대회 있다네? 이러고 샀다가 사무실 책상 내 발 밑에 있다.


왜 굳이 발 밑에 있냐면,

이걸 책상 위나 이런데 보이는데에 쌓아두니까 임원 한 명이 볼 때마다 여자가 너무 똑똑하면 안된다느니 너무 잔소리를 해대는거다. 책 읽는 사람들은 혼자 노는거 너무 신나서 남편 신경도 안쓰고 너무 똑똑해지면 피곤하고... 하면서. 동료는 깔깔대고 웃으면서 그 얘기를 듣는데 나는 너무 역겹고 짜증이 나는거다. 그래서 여기저기 보이는데 있는 책 싹 다 쓸어서 발 밑에 박스 두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고 있다. 발 밑에 쌓아두면 장점이 밖에서 보이진 않지만 단점이 내가 무슨 책을 갖고 있는지 내가 모른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어제는 이 영화 《새콤 달콤》을 보았다. 장기용을 보고 싶어서 봤다. 일전에 드라마에서 본 적 있는데 사람들이 못생겼다고 그랬는데 나는 쫌 좋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잘생긴 남자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는가... 여튼, 오 그래? 하면서 이 영화 보는데, 영화는 별로였다.


아마 많은 여성들이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남자친구와 섹스한 후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임신이 당황스럽고 그 후가 걱정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낙태수술을 받으러 갔던 일. 산부인과에 같이 가는 남자친구들도 있지만 어떤 남자친구들은 쌩까버린다. 나도 몇몇 경우를 알고 있다. 임신을 시킨건 다른 남자인데 수술할 때 보호자는 내가 되어 따라간 적이 있고, 임신을 시킨건 다른 남자인데 수술을 끝마치고 나온 친구를 기다려 밥을 사준 것도 나였던 적이 있다. 그리고 몇 몇 여자들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자마자 남자친구랑 연락이 되지 않기도 했다. 연락이 되는 경우, 수술하라고 돈을 주는 경우, 수술할 때 옆에 있어주기도 하고 내내 보살펴주는 경우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 어느것도 임신하고 실제로 산부인과에 들어가 낙태수술을 받은 경험을 한 여자만큼이나 할까.


영화속에서 '다은'은 '생리가 없다'고 남자친구 '혁이 오빠'에게 전화기 너머 말하는데, 그러고 나서 둘 사이엔 '이 일을 어쩌나'를 내포한 한숨만 오고간다.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싫지 않나. 너와 내가 좋아해서 섹스를 했는데 그렇게 생겨버린 아기에게 한숨을 쉬어야 하는 그 상황이.



다은과 혁은 연인이다. 다은은 3교대 간호사이고 혁은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서울의 대기업으로 파견되어 정규직으로 취직될지도 모르는 좋은 기회를 잡고 있다. 영화 예고에서는 '장거리 연인' 이라고 하길래 얼마나 먼가 했더니, 다은은 인천에 그리고 혁은 서울에 회사를 다니고 있는 거였다. 인천과 서울을 장거리라고 힘들다고 한거야, 지금? 코웃음을 쳤다. 내가 삼십대 이후에 했던 연애들중 그 어떤 것보다도 가까운 거리의 연애를 하고 있잖아! 그게 뭐가 장거리야!! 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이것은 대한민국의 나와 저기 오세아니아주에 사는 그와의 거리보다 더 먼 거리, 장거리가 틀림 없었다.


그러니까 나의 경우에는, 아니 그러니까 내가 이 나라 당신이 저 나라에 사는 경우라면 우리는 보고싶다고 말할 것이고 가끔은 다른 상대와 더 즐겁지 않을까 의심하게 될지언정, 매일매일 달려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오지 않음에 서운하지 않을 수 있는데,

서울과 인천은 그게 아니었다. '피곤하지만' 오고갈 수 있는 거리, 그게 장거리였다. 그게 장거리여... 바로 그게 장거리다..

처음엔 당연한듯이 퇴근후 인천의 다은 집으로 향하는 혁이었지만, 퇴근길 도로는 정체되고 게다가 일도 많아서 늘 피곤하다. 매일 매일 가던 것이 하루 이틀 걸르게 되고 서로 '내일은 갈게', '토요일엔 올거지?' 라는 대화를 하게 되어버린다. 출퇴근이 너무 힘들어서 혁은 뽀송함을 잃고 꾸벅꾸벅 졸게 되며 그렇게 피곤하니 여자친구를 만나도 적극적으로 데이트에 임할 수 없게 된다.

다은 역시 3교대 간호사라 그 일이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고 가끔은 예정과 달리 나이트 근무가 되어버려서 남자친구와 약속을 깨야 한다. 그래도 데이트할 때 웃으며 다정하려고 해보지만 이 둘의 사이는 이제 너무 삐걱거린다. 서로 피곤하고 지쳐있다. 날선 말들이 나오고 예민한 감정 싸움이 이어진다. 아, 그리고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 있었으니,


혁은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 '보영'과 친해졌는데, 어느 데이트에서 다은이 삐진걸 풀어준다고 다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우리 예쁜 보영이' 라고 해버린 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나를 네 이름으로 불러줘 그 영화 생각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이름을 내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물론 실수일 수 있다. 아니, 실수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하게 되기까지에는 무시 못할 상황이란 게 있다.

일전에 나는 보쓰에게 전화를 연결해주면서 '정몽준 회장입니다' 한적이 있다. 보쓰가 '누구?' 라고 하는데 아차..하고는 *** 회장입니다, 하고 정정해 말해야 했다. 왜 그랬냐면, 내가 정몽준 에 대해 어떤 기사를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름이 잘못 나오기 위해서는 뭔가 그 전에 선행되어야 했던 거다.

다은에게 보영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보영이란 이름을 알고 불러왔던 행위가 먼저 있었을 것이다. 다은에게 보영이라 불렀다는 것은 그러므로 다은에게 '이 남자는 보영이를 불러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어쩔 수 없이 바로 이런 리액션이 튀어나온다.


"보영이가 누구야?"


그 일은 큰 싸움으로 번진다. 아 요즘 계속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아니 그런데 그렇게 다정하게 불러?, 야 너 왜그렇게 예민해 내가 바람이라도 피웠냐?.............



사랑도 건강해야 하고 안피곤해야 한다.

건강할 때는 상대를 배려할 수 있지만 지금 일단 내 몸이 피곤하면 저절로 피곤해, 쉬고 싶어..가 먼저 나온다.

상대와 함께 있어도 좀 더 자고 싶고 얼른 집으로 들어가고 싶고 왜 이런데 돌아다녀야 하나 싶어진다.

데이트가 아니라 그저 타인에게 다정하기 위해서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 역시도 내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금세 차가운 말투가 나와버리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다정하게 오래 잘 지내기 위해서는 그러므로 애를 쓰는 게 필요하고 애를 쓰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너를 보고싶어하기 때문에 매일 보러 간다는 것은 취지가 좋다해도 내 육체를 좀먹는 일이다. 내 육체에 피로가 쌓이고 또 쌓이면 컨디션은 바닥을 치고 그 상황에서 상대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가능하지 않다. 그건 누구도 불가하다. 사랑이 답이 아니고 사랑만도 답이 아니다. 사랑이 유일한 답이 아니란 얘기다.


나 보고싶어서 온게 아니라 쉬러 왔니?

무슨 소리야 너 보고 싶어서 왔지. 힘들게 온 사람한테 왜그래.


왜 기어코 만나서는 이런 이야기들로 그 시간들을 아깝게 축내야 하는가. 오늘 야근했으면 쉬고, 내일 몸 컨디션 회복하게 쉬고, 그렇게 매일 만나면서 피곤을 쌓고 서로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대신, 내 몸의 상태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들고 컨디션을 더 낫게 만들어서 만나면 되는데, 아주 많은 경우 사랑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그 길만을 향해 달려다가다 코피를 쏟곤 한다. 사랑한다면 매일 만나야지! 그러다 골병난다... 병나면 사랑도 못해요...





아무튼 나는 오늘 같은 책을 이틀에 걸쳐 두 번이나 사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상대의 이름을 잘못 부르는 실수를 하지는 말자는 큰 교훈을 담은 페이퍼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양질의 페이퍼 되시겠다. 두둥-



아, 이제 호프만의 허기에 대해 쓰러 가야한다. 슝-




추가) 아니, 그런데 이런 책 나왔다고 친구, 왜 알려주죠? 또 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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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08 0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어마어마하게 사시는군요!
라고 써놓고 보니까, 저도 5월에 18권, 6월 들어 어제까지 14권. 에휴, 개미지옥이 맞나 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13   좋아요 3 | URL
진짜 책들에 치어 미치겠어요. 예전엔 그래도 다섯권 사면 두세권은 읽었는데 요즘엔 열다섯권 사면 한권 읽는 것 같아요. 아휴 ㅠㅠ

잠자냥 2021-06-08 09:42   좋아요 4 | URL
전 폴스타프 님마저 그러실 줄 몰랐어요. 워낙 년초에 1년 독서 계획 세우고 책 읽는 분이라, 연초에 파팍팍 사고, 일년 내내 흔들림 없이 계획 독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비루한 우리 개미들처럼 마구 사제낄 줄이야...정말 실망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43   좋아요 6 | URL
폴스타프 님도 우리랑 다를 바 없는 그런 분이셨다니, 저는 실망보다는 동료애가 싹틉니다. 샤라라랑 ♡

Falstaff 2021-06-08 09:5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전 실망보다 동료애가 훠얼씬 좋습니다. 이거 우짜?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8 09: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ㅋㅋㅋㅋ 진짜 왓 더 뻑..이잖아요! <세계는 왜 싸우는가> 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네요. 취소 가능해서.
<코요테> 그거 빨랑 읽고 쓰시지 그랬어요. 응모자가 많지 않아서 그냥 술렁 썼어도 5만원 타셨을 거 같은데... 아깝다;

저, 저기요, 다 부장님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는 제게 50원 땡스 투 하고 사셨던데... 문득 이 책을 사게 된 계기는 몰리님 페이퍼?? (바슐라르 관련 페이퍼가 종종 보이더라고요)-

암튼 다부장님이 모시는 보스는 무려 정몽준 회장이었군요! 놀라워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41   좋아요 5 | URL
그러니까 제가 잠자냥 님께 땡투하고 산건 알겠는데 애초에 왜 이걸 사려고 했었던가... 였어요. 장바구니에 있었고 자, 누구한테 땡투할까 하고 살펴보다 잠자냥 님의 명품 페이퍼를 본거였거든요. 그렇다면 애초에 장바구니엔 왜 있었던가.. 왜때문에.. 어째서..... 그걸 모르겠는 겁니다. 왜인지... 아마도 몰리님 일까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주로 몰리님과 잠자냥 님 뽐뿌를 받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몰리님 페이퍼 읽고는 출판사에 이메일 보낸 적도 있어요. 이 책 번역본 내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름을 잘못부르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합시다. 이상입니다. 엣헴-

Falstaff 2021-06-08 10:03   좋아요 4 | URL
근데요, 전 바슐라르는 두 권 읽었거든요. 꿈꿀 권리하고 물과 꿈.
시인 이가림의 번역이었는데, 두 권 모두 읽다 던져버렸습니다. 이후 바슐라르는 기피 인물 명단의 꼭대기에 오르거든요. 이 현상이 바슐라르 때문인가요, 아니면 이가림 때문인가요?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1-06-08 13:09   좋아요 2 | URL
제가 안읽어봐서 누구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읽고 말씀드릴게요. 불끈!! 😤

잠자냥 2021-06-08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호프만의 허기는 왠지 <다부장의 허기> 이런 제목으로 다부장님이 글 쓰셔도 굉장히 재미난 글 나올 거 같기도. ㅋㅋㅋㅋ 이참에 책 한 권 더 냅시다. <다부장의 허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42   좋아요 2 | URL
다부장의 허기라면 어쩐지 할 말이 엄청 많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뭔가.. 음.. 문학적 가치는 전혀 없는 책이 나오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어제도 치킨에 와인을 먹고 잤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8 09:46   좋아요 2 | URL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처럼 의외로(?) 에로틱한(?) 글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다부장의 허기> 오... 제목하고도 잘 맞아.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14:58   좋아요 2 | URL
예전엔 에로틱한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쳤었는데 요즘엔 먼 기억속의 일이 되어서 상상력에만 의지해야 하므로 잘 될까... 모르겠습니다. (아련..)

blanca 2021-06-08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우, 그 임원...한 마디 쏘아주고 싶네요. 그나저나 예스 정보 참 알차네요. 예전에 다락방님이 신한카드 알라딘 할인도 알려주셔서 너무 잘 이용하고 있었거든요. 아, 근데 신기하다. 나도 장기용 좋아하는데 ㅋㅋㅋ 너무 비슷해요.
근데 장기용 너무 잘 생겼는데 --;;;

다락방 2021-06-08 10:51   좋아요 3 | URL
아오 진짜 그 임원 꼴도 보기가 싫어요. 너무 싫어요. 아오 ㅋㅋㅋ
예스 정보 참 알차고 이렇게 삼천원씩 할인 받아가며 책 살 수 있어 너무 좋지만, 이 페이퍼에 쓴것처럼 산 책을 또 살 수가 있답니다 ㅠㅠ 저처럼 기억력 엉망진창인 사람이라면 한 계정으로만 책을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면 사기 전에 뜨잖아요. 너 지난번에 이 책 샀는데 또 사니? 하고 말이지요. 이건 여기저기서 사니까 중복이 너무 잘돼요 ㅠㅠ 제가 바보랍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장기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정말 죄송한데 장기용 잘생겼다는 말에 저는 왜 웃음이 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보는데 키도 엄청 크더라고요?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1-06-08 1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악 택배 뜯어봤을 때 얼마나 경악하셨을지 ㅋㅋㅋㅋ 결국 취소가 되어서 이렇게 마음껏 웃을 수 있지만 취소가 안 되었다면.. 그래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즐거우셨겠지요?ㅎㅎ
저 빻은 소리 하는 임원 아오 짜증나네요. 그러니까 넌 똑똑한 여자랑은 수준 딸려서 못 만난다는 거지?
근데 다락방님은 일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글도 많이 쓰고 요리도 하시는데 뭐죠..? 혹시 잠 안 자세요..?

잠자냥 2021-06-08 10:48   좋아요 3 | URL
심지어 술도 많이 먹어요. 요가도 하던데 저 사람.... 아 산에도 갑디다?

다락방 2021-06-08 10:53   좋아요 4 | URL
독서괭님, 네, 아마도 누군가에게 선물 했겠죠? ㅋㅋㅋㅋㅋ 선물할 때는 ‘너 주려고 샀어‘라고 말하면서 주는게 좋을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여자가 너무 똑똑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남자들을 간혹 보게 되는데, 그게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걸 모르는걸까요? 너무 바보같아요.

저 책도 조금 읽고 요리..라고 할것 까지는 뭐가 없는데요.
요가도..가끔 해요. 산도 가끔..아주 가끔 가고요.....
잠 많이 자며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08 11:14   좋아요 2 | URL
요가랑 산, 음주까지... 이상하네.. 혹시 하루가 24시간이 아니예요..? 저만 잘못 알고 있어요?

다락방 2021-06-08 11:36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직딩에겐 주말이 있잖습니까. 저는 모든걸 주말에 합니다. 빵도 주말에, 딸기쨈도 주말에, 요가도 주말에, 산도 주말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08 11:54   좋아요 2 | URL
흠 여전히 이해는 안 갑니다만ㅋㅋ 일단은 그런 걸로. 암튼 저에게는 신비로운 다코타부장님이세요.

다락방 2021-06-08 12:00   좋아요 3 | URL
제가 예전에 읽었던 소설중에 그런게 있었어요. 주인공이 턱에 홈이 파져 있었는데, 주인공의 엄마가 주인공이 어릴 때 ‘너는 특히 내가 예뻐하는 천사야‘ 라고 신이 콕 찍었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긴 거라고요.

저는 신이 특별히 많이 먹으라고 이 땅에 내려보내신 천사입니다.



죄송합니다. =3=3=3=3=3=3=3=3=3=3=3=3=3=3=3=3=3

잠자냥 2021-06-08 13:09   좋아요 3 | URL
아니 난 또 다부장님 턱에도 홈 파여 있다는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13:15   좋아요 3 | URL
아뇨 저는 턱에 홈은 안파였지만 턱은 두 개에요. (방긋)

단발머리 2021-06-08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엄 그린 한 번도 안 읽어봤는데 저 책은 이뻐서 ㅠㅠㅠ 읽고 싶네요. 총균쇠 새 옷 입어서 이뻐요. 집에 있는 거 팔고 다시 살까요? 🙄

다락방 2021-06-08 13:06   좋아요 2 | URL
그레이엄 그린이 누구야?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제가 산 책의 저자네요? 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

총균쇠는 구판 팔고 새옷 사시는 거 추천합니다. 그럼 이만.

잠자냥 2021-06-08 13:09   좋아요 1 | URL
책은 예쁘지만 예쁘지 않은 내용 ㅋㅋㅋ

단발머리 2021-06-08 13:11   좋아요 2 | URL
그것이 바로 제가 지금까지 그레이엄 그린을 미뤄온 이유지요. 현대문학 단편집도 얼매나 이쁘나요. 그러나/그러나/그러나/

syo 2021-06-08 1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탓이 아니에요, 이게 다 세계가 너무 많이 싸워서 그런거지.....

다락방 2021-06-08 13:08   좋아요 2 | URL
쇼님이 화해 좀 시켜봐요. 사이좋게 지내라고 어떻게 좀 해봐봐.. 🥺

그레이스 2021-06-08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총 균 쇠를 없애는 것보다는 더 가능성이 있겠죠? 화해시키는 게?

다락방 2021-06-08 15:00   좋아요 2 | URL
화해가 심지어 더 나은 방법이라고도 생각하지만 그러나 힘있는 자들이 화해를 원할까요? ㅠㅠ

새파랑 2021-06-08 13: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글 너무 재미있네요 ㅋ 내가 무슨책 산지도 모를정도는 아직 아니어서 다행인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저도 몇권씩 사무실에 쌓아놓다보니까 컴터 옆에 15권의 책탑이 있네요 ㅋ 역시 이정도의 파워가 있어야 부장님이 되는군요^^

다락방 2021-06-08 15:01   좋아요 4 | URL
새파랑 님 요즘의 독서를 보노라면 조만간 무슨책 샀는지 모를정도가 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이럴 줄은 몰랐답니다? 예전엔 그 책이 내 책장 어느 줄 어느 칸에 있는지까지 다 기억했는데 이제는 저한테 이 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 되었어요. 새파랑님, 그 때가 곧 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요리 24


딸기쨈.



토욜에 엄마가 시장에서 딸기를 사오셨는데 사오시고 식탁 위에 두시고는 바로 외할머니 댁에 가셨다. 대부분의 장녀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사랑 듬뿍 받고 자라온 나로서는, 사실 누가 씻어주지 않으면 과일 잘 안먹어버려 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외할머니 댁에 도착해서는 '딸기 금세 무를테니 씻어 먹거라' 문자 보내셨지만, '네' 하고는 씻지 않았다. 내일 엄마가 씻어주면 먹어야지... 이러면서. 아마도 과일 욕심은 크게 없어서 그런건지. 예전에 누가 깎아주지 않으면 과일도 안먹는다 그랬더니 한 알라디너가 본인의 큰언니도 그런다며 아주 얄밉다고 했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낮잠 자고 일어나보니 아빠가 딸기를 다 씻어두셔서 맛있게 몇 알 먹었는데(역시 일은 남에게 미뤄야한다), 엄마 말대로 금세 무를 것 같았다. 윽, 무른 딸기 정말 싫은데.


일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오호라, 건져먹을 만한 딸기가 별로 없다. 죄다 조금씩 물렀고, 먹어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딸기 무른 느낌 너무 싫지 않나. 나는 이럴 때 딱 안먹기를 선택하는데(과일 안먹어도 아쉬움 1도 없는 사람), 내가 물렀다고 안먹으면 이것이 어떻게 될까? 아마 아깝다고 아빠,엄마가 다 드시지 않을까. 나는 조금이라도 상한 과일 안먹으면서 아깝다며 부모님이 드시게 할 순 없다. 이거슨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나는 정말 먹기 싫어!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되느냐? 조금 물렀다는 이유로 과일을 버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자. 그렇다. 세상 스마트한 나는(일전에 거래처 직원으로부터 상당히 스마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이 세상 최고의 지적인 사람인 나는, 이 딸기로 딸기쨈을 만들어보기로 한것이다! 천재 천재 세상 천재 진짜 넘나 천재인 것..


딸기쨈을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던 나는 레서피를 검색해본다. 잘 모르지만 그래도 딸기와 설탕이면 되겠지 했는데, 찾아보는 레서피들마다 자꾸 레몬즙을 준비물이라고 써놓은거다. 여기도 레몬즙 저기도 레몬즙. 대체 딸기쨈에 왜 레몬즙이 들어갈까? 이것이 필수적인 걸까? 이것이 쨈을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걸까? 레몬즙이 없던 나는 이것을 생략해도 좋은건지, 이것이 쨈을 만들때 생략하면 쨈을 완성시키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 일단 알아야 했다. 그래서 쨈을 만들어본 적이 있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전화를 안받는다. 너무 이른 아침이긴 했다. 하는수없이 다시 열심히 검색해보는데, 아아, 누군가가 써뒀다. 새콤한 맛을 위해 레몬즙을 넣어줘요~ 라고. 오, 새콤한 맛 때문에 필요한거였어? 그렇다면 생략 가능하다. 그게 이유라니. 후훗. 나는 새콤 따위 필요없다, 달콤으로 승부한다! 그렇게 딸기쨈 만들기에 도전한다.




군데군데 물렀쥬? 식초물에 금세 딸기를 씻어유~



사실 저울이 있다면 내가 넣은 딸기가 얼만큼인지 그리고 설탕은 얼만큼인지 알 수 있겠지만 나는 저울을 갖고 있지 않다. 도구를 늘리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 나의 이 생에서의 목표이거늘. 그런데 딸기쨈 레서피들을 살펴보니 오래 보관하려면 딸기와 설탕이 1:1 이어야 하고 금세 먹을거면 설탕양을 조절하라고 한다. 나는 딸기가 얼만큼이었는지, 그래서 설탕을 어떻게 넣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일단 딸기를 씻어 꼭지를 따고 냄비에 넣은 뒤에 설탕을 들이붓기 시작한다. 이크 너무 달지 않을까, 하고 멈췄다가, 내가 설탕 넣는데에는 지나치게 쫄보여서 항상 덜 달게 하고 그래서 맛없게 한다는 것이 생각나, 조금 더 넣는다. 그리고 끓여냈다.




마침 집에 삶은 계란 으깨기 위한 도구가 있어서 냄비 안의 딸기를 끓여가며 으깼고 이렇게 중불로 끓이면서 거품이 위에 올라오면 국자로 걷어냈다. 그리고 졸이기.




약불로 졸이면서는 이제 저어주는 일이 남아있다. 세상 힘들 줄 알았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자며 일요일 분의 성경을 한 손으로 읽어가며 딸기를 젓기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오래 걸리지도 않았고 생각만큼 힘들지도 않았다. 아마 양이 적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정도면 됐을까, 조금 더 하면 좋으려나 의 갈등을 오만번 거친뒤에 불을 끄고 식혔다.





으하하하 완성시켜 담아냈고 다른 그릇에 일부 덜었다. 이모가 오기 땜시롱 이모에게도 맛보라고 주려고.

그리고 어제 오후에 엄마가 딸기쨈 드셔보고 싶다셔서 식빵을 사다드렸고 엄마는 식빵에 딸기쨈을 바르셨다.




엄마는 맛있다고 좋아하셨고 내가 먹어보니 좀 덜달았다. 엄마 설탕을 더 넣을걸 그랬지? 했더니 엄마는 지금이 딱 좋다고 하셨다. 와... 빵을 만들다가 이제는 딸기쨈을 만들어..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 내가 생각해도 나는 대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것이 일요일 딸기쨈 스토리.



그나저나, 금욜 밤에 술 드시기로 하신 분들, 동쪽과 서쪽 보며 술드시기로 하신 분들, 드셨습니까? 약속은 지키셨어요?


그러니까 사연은 이렇다.

내가 고메중화짬뽕을 추천하고 나니 사람들이 그 짬뽕을 사기 시작한거다.




배틀 붙어서 7봉지, 8봉지, 9봉지... 나아갔고 어제 다른 친구도 사겠다고 알려온 바. 알라딘이여..고메중화짬뽕 팔도록 하세요. 내가 팔아드릴게. 그렇게 받은 땡스투로 나 집 좀 사자.. 아니면 빵과 쨈 파는 가게 좀 차리자. 알라딘이여, 듣고 있나?


아무튼 이분들과 금요일 밤에 술을 마시기로 하였는데 각자 술 마시면서 동쪽 보고 건배하기로 했는데 한 분이 서쪽 보고 하자는거다.




나는 금요일에 술을 마시다가 이 약속이 퍼뜩 생각나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하고는 핸드폰의 나침반을 두고 동쪽으로 맞췄다. 그리고 건배했다.




서쪽으로도 맞췄고, 역시 건배하고 술을 마셨다.




여러분, 동쪽과 서쪽을 보고 건배하고 술 마셨습니까? 전 그랬습니다.



이거슨 약속을 지켰다는 페이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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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근 산 책 - 5월 중순 6월 초
    from 지상의 다락방 2021-06-07 14:30 
    제프리 유제디니스, <불평꾼들>출간 전부터 알림 설정해 놓고 기다렸던 책.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소설집으로, 그가 30여 년간 《뉴요커》 《게티스버그 리뷰》 등에 발표한 단편과 미공개 단편들 중 10편을 골라 엮었다.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소설집>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사후 4년 뒤인 1983년 출간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책, 생전 매체들을 통해 발표했던 여섯 편과 미발표된
 
 
단발머리 2021-06-07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만든 딸기쨈 먹다보면 사 먹는거 맛없어서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너무 맛나게 생겼네요, 딸기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쪽 서쪽 나침판 건배 완전 웃겨요! 그 분들은 안 잊어버리셨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14   좋아요 1 | URL
딸기쨈 되게 어려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이번에 설탕양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는데 다음엔 쫄지 말고 설탕을 더 넣어야겠어요. 그리고 이렇게 만든 딸기쨈 너무 리얼 쨈이라서 ㅋㅋㅋㅋ저도 사먹기 싫어졌어요. 어떡해요 저? 제가 저에게 자꾸 노동을 줍니다. 그러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이 말이죠, 뭔가 하고자 한다면, 치밀하게 해야 합니다. 치밀하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7 1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 아니 정말 철저한 다부장님.... 저는 그냥 대충 그 시간에 저희집 해뜨는 쪽이랑 해지는 쪽으로 건배했는뎈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은 저렇게 나침반까지 켜고... 역시 부장님은 다르십니다. 딸랑딸랑딸랑~

다락방 2021-06-08 09:15   좋아요 2 | URL
저는 정말이지 철저한 사람이라서 제가 너무 좋아 죽겠어요. 세상에 이런 캐릭터가 어딨답니까? 겁나 매력적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의 딸랑딸랑을 기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사실 누군가의 딸랑딸랑을 제가 좋아하진 않지만 신기하게 잠자냥 님의 딸랑딸랑은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8 09:31   좋아요 1 | URL
그...그..그것은 사...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8 09:39   좋아요 1 | URL
왜 말을 끝까지 맺지 못해요, 왜?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07 12: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칼이시네요..... 좋닷! 그깟 임원 때려 치우고, 가자 뉴욕대!!!! (자꾸 앞으로, 동쪽으로, 나가면 지구는 둥그니까 뉴욕!)

다락방 2021-06-08 09:15   좋아요 1 | URL
역시 뉴욕대로 가서 저는 박사학위 받아야 하는 겁니까? 크-
아무튼 가꾸 걸어나가서 뉴욕대에 가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수이 2021-06-07 12: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 댓글 넘 좋아요. 월요일 아침을 활기차게 만드는 최고의 댓글입니다.

마법의 손입니다. 이제는 잼까지….. 대체 그대의 경계는 어디인가요?! 🐥

다락방 2021-06-08 09:16   좋아요 1 | URL
마법의 손은.. 아니고요 ㅋㅋ 흉내는 내는 것 같은데 확실히 제가 이쪽으로 재능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손만 대면 예쁘고 깔끔하게 뚝딱 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모양도 별로고.. 여튼 그래요. 아, 재능은 없구나.. 하는 것만 깨닫습니다. ㅋㅋ 괜찮아요, 뭐.. 뭔가에는 재능이 있겠죠. 하하하하하.

아무튼 수연님 우리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면서 삽시다!! 아쟈!!

붕붕툐툐 2021-06-07 2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딸기는 딸기쨈으로 변신시키시고, 사람들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건배할 수 있는 능력자~~

다락방 2021-06-08 09:17   좋아요 1 | URL
저는 진짜 살면서 제가 제 손으로 딸기쨈 만들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정말이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딸기쨈 만드는 제가 싫지 않아요. 하하.
건배!

Conan 2021-06-07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꼼꼼하게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네요^^

다락방 2021-06-08 09:17   좋아요 1 | URL
아니, 코난님. 왜 오랜만에 꼼꼼하게 읽으셨나요. 늘 꼼꼼하게 읽어보셔요. 늘 재미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스피 2021-06-08 0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딸기쨈을 직접 만들으셨네요.예전에는 딸기쨈을 식빵에 발라먹는 것이 좋았는데 요즘은 카야쨈이 더 맛있는거 같아요

다락방 2021-06-08 09:19   좋아요 1 | URL
저는 딸기쨈이 쨈의 최고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그 어느 쨈도 딸기쨈을 이길 수 없어요. 딸기쨈이 쨈의 챔피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6-08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그런게 큰딸 들 특징이었어요? ㅎㅎㅎㅎㅎ 어쩌면 저도 결혼 전엔 그랬겠죠?
지금은 참외, 키위 같은 과일은 아예 잘 깎아서 통에 담아 놔요. 애들이 꺼내 먹게요.
그나저나 딸기가 아직도 나오네요. 저도 먹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냉동만 보여요. 산딸기가 나오고 있고요, 참 시간은 빨리도 가네요. 화요일 잘 지내요, 다코타 부장님!

다락방 2021-06-08 09:22   좋아요 1 | URL
사실 큰 딸 특징인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저렇다고 했더니 친구가 ‘우리 큰언니가 그래‘ 해서 아 .. 첫째딸의 특징인가? 한겁니다. 하하하.
이런 저지만 저도 조카들 오면 오렌지 까주고 그래요. 아가들 입에 뭐 들어가는 거 보는게 너무 큰 행복이고 기쁨이라서요. 샤라라랑~ 역시 사랑은 내리사랑인가봅니다..

저희 집 근처에 시장 있어서 딸기 살 수 있었어요. 이 시장 너무 좋아요! 여동생 부부도 저희 이모도 우리집에만 오면 꼭 이 시장에 들러 잔뜩 장봐가지고 가요. 으하하하하. 저는 딸기보다 딸기쨈이 더 맛있어요. 아마도 설탕.. 때문이겠죠? 하하하하.
 

비 내리던 어제 얼른 짬뽕을 먹고 싶었다. 점심에 짬뽕을 사먹을까 했지만, 나는 집 냉동실에 고메중화짬뽕을 쟁여두고 있었고, 최근에는 배달짬뽕이나 중국집 가서 먹는 짬뽕보다 이 짬뽕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기 땜시롱 얼른 집에 가 끓여먹자 했다. 기대감 뿜뿜 차올라서 나는 퇴근하자마자 집을 향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꿋꿋하게 갔다.

집에 가서는 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물을 올리고 짬뽕을 끓였다.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냉동 새우 네 개도 함께 넣어 끓였다. 나는 새우를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냉동실에 쟁여두면 요긴하게 쓰일 때가 많다. 갑자기 감바스 먹고 싶을 때 넣어도 좋고 이렇게 짬뽕을 끓일때 넣으면 장식의 효과가 크다. 사실 그냥 저녁으로 먹을거면 새우를 생략했을텐데, 나는 술안주겸 먹을거라 꼭 넣어야 했다. 크- 

그렇게 어제 차려낸 소박한 술상이자 밥상.



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었어. 금욜에 제대로 화려한 술상을 차릴거라 목욜엔 간단하고 소박하게 차려냈다. 아빠는 거실에서 텔레비젼 보시고 엄마는 안방에서 친구랑 통화하시고 나는 홀로 부엌 식탁에서 으아~ 캬~ 크~ 해가면서 먹었다. 아 좋은 저녁이었다..



그렇게 맛있게 다 먹고 으아 맛있었다, 하고는 설거지를 한 뒤에, 음주 후 책은 무슨 책, 하면서 아빠가 텔레비젼 보는 거실로 가 자리 잡고 앉았다. 아빠는 티비를 통해 영화《쥬라기 월드》를 보고 계셨다. 이미 전에 한 번 본 영화인데 티비에서 자주 해주다 보니 또 틀어놓고 보고 있는거다. 이미 전에 봤다해도 나도 기억 잘 안나서.. 뭐 공룡 나오고 그러니까 가족 무비로는 좋다할 수 있겠다. 그런데,















끝까지 다 보진 않았지만 영화는 좋지 않았다. 유전자 조작으로 공룡을 만들어 내어 공룡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나 파크를 만들어낸 것은 인간의 욕심이 능히 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그 공룡이 인간을 죽일 때는 저거봐 인간의 욕심이 한 일이라니깐, 했단 말이다. 그런데 이 공원 전체를 관리하는 '여자 임원'이 문제였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위험한 결정을 내리고 정작 자신의 조카들이 위험에 처할 때는 남자에게 가 자기를 도와달라 한다. 남자가 '네 하이힐 때문에 너는 여기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아' 라고 하자 여자는 갑자기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 헤치더니 그걸 배 앞에서 묶어서는 나는 준비가 되어있어, 한다. 한마디로 민폐 캐릭터였고, 보다보면 자연스레 '아오 저 여자 왜 저래' 라는 말이 나오는 캐릭터인거다. 쥬라기 월드는 아이들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다. 그런데 '저 여자 왜저래'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다. 그런 여자 캐릭터를 우리는 그 영화를 통해서 보고, 그리고 우리는 언제부터 그렇게 된건지 모르지만, 어떤 나쁜 여자 캐릭터가 나올 때 그것을 그 한 사람 개인의 특성으로 보지 않고 여자의 탓을 한다. 나만해도 입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저 여자 짜증나네' 라고 생각한거다. '저 사람 짜증나네'가 아니라. 여자 한 명의 잘못은 여자들 전체에 대한 대표성을 가진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며 '이래서 여자 대통령은 안된다니까'를 들어왔는가. 그 전에 수많은 남자 대통령이, 독재자들이 있었는데!





인종적 소수자는 그들에게 주어진 낮은 기대치에 맞서 스스로를 입증해야 한다. 그들은 고도로 비가시적인 곳에서 충분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자신이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려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비가시성과 맞서야 한다. (p.108)











파농은 흑인 전문직 종사자들의 불안정한 지위를 생생하게 회고했다. 칭찬과 권위의 추락 사이에는 매우 얇은 선이 있다. 실수를 저지를 만한 여지는 지극히 적다. 일을 하면서 생기는 아주 작은 실수일지라도 지적되어 그 사람이 직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증거로 과장된다. 이는 다시 점점 더 심해지는 관찰과 감시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된다. 현미경 같은 감시는 부정확성의 여유를 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감시의 시선이 필사적으로 파고든 것을 찾아낸다. 당사자는 감시 아래서 지나친 압박을 받아 자신의 실제 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하며 불안과 초조의 증거인 실수를 더 자주 저지르게 된다. (p.112)



여성과 인종화된 소수자는 자신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다는 사실, 아주 작은 실수조차 무능력의 증거로 간주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른바 ‘대표성에 대한 부담감‘을 짊어진다. 그들은 그 자체로 표가 나고 가시적인 그들 집단의 능력을 대표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앞서 보았듯이 파농은 어떻게 개인 경력 이상의 것이 ‘검둥이‘ 외과의사의 일에 달려 있는가를 설명했다. 인종화된 특정 집단의 능력을 대표한다고 여겨지며 소수자의 일원이라는 데에 당연한 부담이 있다. 비백인도 그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일을 잘해야 하는 압박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 고위 공무원은 "못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편을 실망시킬 테니까요. 아시아인이 정말 잘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증명하고 싶어서 잘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p.113)






요즘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을 보면 변화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최근에 본 로맨스 영화에서는 여자주인공의 덩치가 컸다. 그간 유머를 가미해 부러 뚱뚱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적도 있지만, 이번에 본 로맨스 영화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덩치가 크다는 것을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만 내디뎠다. 그래봤자 잘 나가는 도시의 회사 임원이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남자 옆에 살기로 했으니까 ㅎㅎㅎ 돈 싫어 ♪ 명예 싫어 ♬ 따분한 음악 우리 정말 싫어  ♪ ♬ 한적한 마을 남자옆이 최고야 오예~~ ♪ ♬♪ ♬♪ ♬♪ ♬♪ ♬♪ ♬♪ ♬♪ ♬♪ ♬♪ ♬



아무튼 영화 보다 말고 졸려서 내 방으로 들어갔는데 책을 조금 읽다가 잤다. 그리고 꿈을 꿨다. 아마도 쥬라기 월드를 봐서 그런 꿈을 꾼것 같았는데, 쥬라기 월드에서는 남주가 동물들에 대해 많이 알고 또 남조가 동물과 교감하는 장면이 나오는거다. 내가 꾼 꿈에서 나는 중국 남자랑 연애를 시작했다. 우리는 학원에서 만났던가? 여튼 서로 영어로 대화를 하는데, 둘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니 기본적인 영어로만 소통을 했다. 학원 끝나고 함께 걸으면서 그가 내게 선물이라며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내밀었다. 행운을 뜻하는 거라며 나 가지라고 주는거다. 꿈속에서 나는 얼른 이 화폐의 가치를 우리돈으로 환산해 보았는데 백십원이었다. 고맙다고 지갑에 넣으면서 '왜 행운을 뜻하는 지폐가 이렇게 소액이야? 줘도 백원이 뭐람?' 했다. ㅋㅋㅋ 그리고 걸으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데, 그는 일전에 서커스단에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동물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자기가 일하던 서커스장이 없어져서 자기가 이제 서커스에서 동물을 만나는 일이 없다고, 그렇지만 길에서 동물을 만나면 교감을 나눌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거다. 아, 그런가보다 하고는 걷는데 그가 자기네 집에 가자고 했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고 지금 학원에 다닐 수 있는건 부모님의 지원 덕분이라 했다. 그의 행색은 좀 초라해보였는데 뭔가 나와 데이트를 시작하면서 나도 뭔가 좋으니까 데이트를 했겠지만, 나야 원래 인간성!! 인간성을 보고 사람을 좋아하곤 했지만, 여튼 꿈에서도 '내가 뭔가 괜찮으니까 이 사람하고 데이트를 시작한거겠지' 하면서, 그가 그의 집에 가자는데 그래 그러자, 하면서는 속으로 생각했다.


'초라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부자였으면..'

'저기 보이는 큰 집이 그의 집이었으면, 그 옆에 세들어사는 저 작은 집이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의 집에 도착하지 못하고 가던 도중 알람이 울려 깼다.



아침에 출근준비하는데 이거 생각나면서 너무 웃기는거다. 아 너무 속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딱히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니 데이트 하는 중에 '초라해 보이지만 부자였으면..' 같은거 생각하다니, 너무 좋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이 참 꿈에서나 현실에서나 솔직하기 짝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부자였을까?

그간 나의 연애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부자 아니었을 것 같다.

나는 한 번도 부자를 만난 적이 없다.

다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들이였어...

인생이여.....

아니, 내가 근근이 먹고 사는데 다 비슷한 사람 만나는거지, 내가 부자가 아닌데 어떻게 부자를 만나냐. 부자는 원래 부자 냄새 맡고 다니는 거 아니었냐. 부자는 부자 만나겠지, 니가 부자냐 내가 더 부자다 이런 사람들이 서로 연애하겠지. 나는 근근이 먹고 살고 너도 근근이 먹고 살고... 내가 너보다 매달 십만원쯤 더 벌 수도 있겠지...

인생이여.....





아무튼 어제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이 너무 좋은데 아직 조금밖에 안읽었으므로 무슨 책인지는 빔!일! 와, 이거 읽으면서 좋아할 사람들이 여럿 떠올랐다.


'그는 약자였다. 위장의 노예였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크-


초반인데 너무 좋아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까페에 앉아 책에 집중하고 싶지만, 아아 나는 비루한 월급쟁이... 상사의 눈치를 봐야해. 사실 아까 반차 쓴다고 할까, 하였지만, 보쓰의 컨디션이 너무 엉망인것 같아서 입 꽉 다물었다. 퇴근때까지 열일해야지. 나는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며칠전에 친구가 내게 '우리가 좋아하는 여름이 왔어!' 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여름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여름이 갈 때마다 아쉬워한다는 걸 알고, 그리고 본인도 여름을 좋아해서 이렇게 자연스럽에 닥쳐오는 계절의 변화를 입밖으로 꺼내 얘기할 수 있다면, 아아, 얼마나 좋은가. 너무 좋다. 진짜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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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비가 와서 삼계탕이 먹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자주가는 식당 가서 포장요. 포장식품은 짬뽕조차도 괜찮게 나오는데 왜 삼계탕은 아직일까요? ㅎㅎ
새로 읽기 시작한 좋은 책이 궁금한 1인입니다.

다락방 2021-06-04 10:34   좋아요 0 | URL
앗 삼계탕!
저는 오늘 찜닭이 먹고 싶어서 점심에 찜닭 배달시킬까 해다가 저녁에 스테이크 먹을건데 점심 찜닭이면 인간이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닌가.. 싶어서 자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흑흑 ㅠㅠ

새로 읽기 시작한 좋은 책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흑 너무 좋아요 ㅠㅠ

Falstaff 2021-06-04 12:16   좋아요 0 | URL
아, 오늘 저녁엔 토종닭 백숙! 바뀔 수 없는 메뉴입니다!!!

다락방 2021-06-04 13:02   좋아요 0 | URL
크- 폴스타프님 토종닭 백숙에 소주 가십니까! 저는 오늘 스테이크에 와인인데 여덟시반에 동쪽 보고 건배합시다!!

잠자냥 2021-06-04 14:09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사람들 이젠 책도 모자라서 먹는 걸로 알라딘 사람들 꾀고 있네...ㅋㅋㅋㅋ 여러분, 서쪽 보고 건배하세요... 제가 있는 쪽 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4 14:15   좋아요 1 | URL
오케오케. 그러면 동쪽 보고 한 잔 하고 서쪽 보고 한 잔 하고 그럽시다. 오케?

Falstaff 2021-06-04 15:12   좋아요 1 | URL
흠... 오늘은 두 병을 까야겠군요. 어제도 두 병 깠는데 이거 참.
에라 모르겠다, 오케 좋습니닷!

단발머리 2021-06-0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항상 냉동새우를 구비한 사람으로서 (에헴!) 우리집에 새우는 있는데 왜 저렇게 맛있는 짬뽕은 없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맛나 보여요! 어제 날씨랑 완전 딱이네요!

쥬라기 월드 저 좋아하는 영화라서 여러번 봤거든요 (아버님, 안녕하세요^^) 저 민폐 여주에 대해 한 마디만 하자면....
그 여주가 초반에 실수도 많이 하고 폐쇄시킨 구역 안에 하이브리드 공룡이랑 조카 둘이 있다는 걸 알고 허둥대기는 하는데, 마지막에 (이거 스포죠 ㅋㅋㅋㅋㅋ) 그 공룡 문제를 해결하잖아요. 하이힐 신고 촛불 큰 거 들고 다른 큰 공룡(티라노사우루스던가요) 유인해서 막 뛰거든요. 그게 그 사람이 거기 책임자라서 어디에 뭐 있는지 알고, 또 문여는 직원에게 명령도 내릴 수 있었구요. 그래서, 전 그 여주를 또 쪼금 좋아한다고 그래요.

다락방 2021-06-04 10:4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제가 어제 끝까지 안보고 ‘끝까지 보면 여주 달라지나? 다른 모습 나오나?‘ 하는 생각했어요. 저 오만년전에 봤는데 기억이 안나는거에요. 기억나는 거라고는 그 조카들이 동그란 기구 안에서 막 이리저리 굴러다니잖아요. 그것만 생각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보고 ‘오 이거 본거다!‘ 했어요.
마지막엔 그런 액션을 보여주는군요. 그렇다면 영화는 ‘이렇게 민폐라고 니네가 욕할거잖아? 그런데 이봐, 이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니까!‘를 보여주려고 했던 걸까요? 저는 하이힐 지적할 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여자가 하이힐 신으면 예쁘다고 그렇게 세상이 주입해놓고서는 그래서 하이힐 신었더니 너 하이힐 신어서 못 뛰니까 가만 있어~ 이래버리면 뭐 어쩌라는건가 싶고. 여자들 살라고 세상을 만들어놓은건지 꼼짝 못하게 할려고 만들어놓은건지 세상은 똥이다!! 막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매운거 잘 드신다면 고메중화짬뽕 강추합니다. 정말 맛있어요. 제 경우엔 집에서만 먹어야 합니다. 왜냐면 땀과 콧물로 범벅되기 때문이지요. 크- 너무 맛있어요. 내일 또 먹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하하. 중국남자랑 연애 이야기 너무 웃겨요. 자기 전에 중화짬뽕 먹어서 꿈에 중국 남자 나온 것임. ㅋㅋㅋㅋ 굉장히 현실적인 다부장의 꿈세계-
새로 읽기 시작한 책 그거 제목 보고 저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마침 중고로 나온 게 있더라고요. 은근 재미나 보이더라고요?
위장의 노예인 제가 또 읽으면 얼마나 공감할 것인지- ㅎㅎㅎ

불초상 저 장면은 다시 봐도 좋네요. 저도 이 영화 두 번 봄.

그나저나 고메중화짬뽕은 땡스투 어찌해야 하는가요? ㅎㅎ

다락방 2021-06-04 10:50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도대체 왜 중국 남자가 나온건지 이게 갑자기 뭔일이야 했는데 중화짬뽕 때문이었군요!! 아, 역시 논리적이십니다, 잠자냥 님. 아니 왜 그걸 몰랐지, 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님이 바슐라르 읽어서 논리적이 되셨는가 봅니다.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로 읽기 시작한 책 사둔지 진짜 오만년 된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너무 재미있어요. 책날개 작가 소개 보면 밀란 쿤데라에 비하던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아오 너무 재미있어서 회사 탈출해서 읽고 싶어요. 너무 좋습니다. 저 역시 위장의 노예인지라, 제가 위장의 말 잘 듣고 모시고 있는지라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으하하하핫.

불초상 자체를 제가 막 좋아했던 건 아닌데요, 중간에 여자들끼리 아카펠라로 음악 만들어서 축제할 때 너무 진짜 자지러지게 좋았고요, 그리고 저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에요. 음악 선정부터가 너무 압권이에요 ㅠㅠ

고메중화짬봉을 알라딘에서 판다면 땡스투 대왕 될 수 있는데..아깝네요. 참고로, 폴스타프님은 며칠전에 일곱봉지 주문하셨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4 10:59   좋아요 0 | URL
헐 일곱봉지! 난 여덟봉지 주문해야지!!!!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4 11: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거기에 배틀붙어요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4 11:14   좋아요 0 | URL
위장의 노예이므로........

수이 2021-06-04 12:08   좋아요 2 | URL
고메중화짬뽕 아홉봉지 주문 끝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탕수육도 맛있을까 해서 탕수육도 넣었는데 맛없으면 어쩌지......

Falstaff 2021-06-04 12:15   좋아요 2 | URL
흠... 잠자냥 님이 어디서 짬뽕 일곱 봉지라는 고급 정보를 얻으셨나 했더니 바로 여기군요!
저 짬뽕에 수프 반만 넣고 대신 청양고추 하나 다다다닥 썰어 넣으면 틀림없이 덜 짜고, 국물에 콧물 두어 방울 떨어집니다. ㅋㅋㅋㅋ 쐬주 한 병은 그냥 넘어갑니다!

다락방 2021-06-04 13:01   좋아요 1 | URL
저는 정해진 용량보다 물을 100미리 정도 더 많이 넣어요. 이렇게 나오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물을 더 많이 넣어야 간이 맞더라고요. 시키는대로 하면 짜요. 냉동실에 아직도 4인분이나 더 있고 냉동 새우도 있으므로 행복합니다. 저는 파를 좀 넣어 먹는 편이고요, 이것만 먹어도 콧물 장난 아닌데(코 엄청 풀면서 먹어요) 고추까지 넣으면 크리넥스 한 통 다 쓸 것 같아요. 옷도 다 젖고요. 땀으로 ㅋㅋㅋㅋㅋ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1-06-0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쓰 왜 기분이 안 좋을까요 날도 이렇게 좋은데_ 보쓰 반차 쓰고 아니지 보쓰는 그냥 휙 나가도 되는 건가요;;; 보쓰 얼른 나가서 놀아요 우리 락방님도 좀 놀게

다락방 2021-06-04 13:01   좋아요 1 | URL
괜찮습니다. 사무실에서 놀면 됩니다.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nan 2021-06-0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짬뽕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공간침입자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다락방 2021-06-05 10:06   좋아요 1 | URL
공간침입자 좋습니다, 코난님. 꼭 읽어보세요! 짬뽕도 꼭 드셔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