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게이샤 커피세트가 새로 나왔다길래 오호라 사볼까~ 했는데 홀빈으로만 판매한단다. 나에겐 그라인더가 없는데..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커피를 장바구니에 넣으려다가 멈칫, 하고 아아, 그렇다면 그라인더를 사야할까? 라고 생각하면서 물건을 더 사는 일은 하고싶지 않은데, 라고 책은 또 살 내가 생각한다. 이 커피가 비싸서 3만원 대이고 거기에 그라인더까지 사면... 그런데 내가 만약 그라인더 사기 싫어서 이 커피도 안산다? 그러면 나의 소비는 0원...


현명한 소비란 무엇인가..















연말의 시사인을 특히 좋아한다. 이유는 <시사인이 선정한 올해의 책 행복한 책꽂이>를 부록으로 주기 때문. 지금이야 다시 정기구독해 보고 있지만 몇해간 정기구독을 해지했을 때도 매해 연말에는 꼭 사서 행복한 책꽂이를 읽었더랬다. 

이번에도 시사인 받자마자 행복한 책꽂이를 넘기는데 리뷰어들 중에 딱히 아는 사람이 보이지도 않고 책들도 딱히 재미있어 보이질 않네... 라고 생각하다가도 아아, 장바구니에 책 이렇게나 넣었다. 














































실려있는 책들 중에 소설의 비중이 적어 좀 안타까웠다. 사람들은 소설을 많이 안읽는걸까? 그리고 몇 권 나온 소설들도 다 내가 좋아할 책들이 아니었어.. 쩝. 아무튼 저 책들중 몇 권을 살까 싶다. 



《먼 길로 돌아갈까?》가 가장 궁금한데, 이 책의 저자 '게일 콜드웰'이 '연인이자 친구이며 자매이고 동료인' '캐롤라인 냅'과의 관계 유지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한다. 캐롤라인 냅의 책을 몇 권 사두기는 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드링킹, 남자보다 개가 좋아 둘다 읽다가 포기하고 팔아버림 -.-) 한 사람이 다른 한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에 대해서라면 나는 궁금하다. 살면서 일정 부분 스스로 깨닫는 관계유지의 방법이라는 게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랑을, 우정을, 관계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렇게나 나이를 먹고 여러 관계를 맺고 또 찢어지는 걸 경험하면서 나는 분명 과거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 때문에 그리고 우정 때문에 가슴 찢어지는 일들이 생긴다. 공부한다고 가슴 찢기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관계는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 그래도 내가 좀 더 단단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나 좀 멋지지 않냐? 이미 잘하지만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하고 싶어하다니.. 멋져.. 내가 나 뽕이 찬다.

나 뽕이 차면 편지를 써주세요~ 두비두바 두비두바~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는 관심 갖지 않은 책이었는데, 기존에 노라 에프런의 책을 읽으면서 딱히 좋다고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녀의 영화들도 내가 막 좋아하며 열광했던 작품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신간(개정판)에 대해서도 무심했는데, 행복한 책꽂이의 리뷰를 읽다보니 젊은 여성과 나이든 여성의 관계에 대해 나온다고. 나는 이제 중년을 살면서 젊은 여성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 나아지기를 원하기 때문에 내 모든 촛점과 관심은 젊은 여성들을 향해 맞춰져 있다. 노라 에프런은 젊은 여성과 나이든 여성들에 대해 어떻게 썼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궁금해졌다. 



《목요일의 아이》는 표창원의 추천작인데 행복한 책꽂이에 실린 소설들 중 유일하게 그나마 흥미가 가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이고.. 어쩐지 너무 자극적이지 않을까 싶어 저어되기 땜시롱 중고로 검색해봐야겠다. 



《초인적 힘의 비밀》은 맙소사 운동 중독인 앨리슨 벡델의 이야기란다. 아니, '앨리슨 벡델'도 흥미로운데, 네? 뭐라고요? 운.동.중.독. 이라고요? 내가 과거의 어느 시절 '나 아무래도 운동중독인 것 같아' 했다가 남동생으로부터 '누나가 아는 운동중독과 내가 아는 운동중독은 많이 다른가보구나' 라는 말을 들었고, 당시의 애인으로부터는 엄청나게 큰 웃음소리를 들었고, 여동생으로부터는 풉- 을 들었....... 운동 중독이 뭐 별건가. '아 운동해야 되는데' 라고 생각하고 운동은 안하면서 그렇지만 '아아 운동해야 되는데' 자꾸 생각하면 운동중독이지.. 운동에 대해 자꾸 생각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합니다.. 

아무튼 이것도 사야겠다. 어쩐지 동질감을 느끼게 될(그거 아니야..) 책인듯 하다.



그라인더나 구경가야겠다. 어디로? 망망대해 인터넷의 세계로.... 

싫어.. 이딴거 알아보고 쇼핑하고 이러는 거...

왜 책 쇼핑은 좋은데 다른거 쇼핑은 졸라 싫을까.....

아 안살래. 커피도 그라인더도 다 안산다. 귀찮.....


히융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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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1-12-22 0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잘못했네요… 그라인더도 같이 보여줘야지….

저도 캐럴라인 냅은 좀 읽기가 힘들었고요. 게일 콜드웰은 읽기가 귀찮았다는..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잘하는데 더 잘하려고 공부하는 다락방님 멋져요 ㅋㅋ

다락방 2021-12-22 10:49   좋아요 3 | URL
예전엔 그라인더 팔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파는가봐요. 커피도구 검색하면 그라인더가 쏙 빠져 있네요.
저 캐럴라인 냅 드링킹 초반에 막 몰래 술마시고 그러는 장면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초반에 확 덮었어요. 개.. 그 에세이도 몇 장읽다가 확 덮고 저는 이상하게 캐럴라인 냅의 책장이 안넘어가더라고요. 그래도 몇 권 더 집에 있으니(대체 왜...) 읽어볼까..하는데 그전에 저 링크한 게일 콜드웰의 책을 볼까 싶어요. 게일 콜드웰은 제가 읽어본 게 없으므로 처음 만나게 됩니다. 후훗.

건수하 2021-12-22 11:00   좋아요 0 | URL
앗 이 댓글 보느라 다시 보니

읽기가 ‘괜찮’았다고 쓰려고 했는데
왜 귀찮았다고 쓰여있죠…?;;;

원래 귀차니스트이기는 하나 이렇게 드러날 줄은…

게일 콜드웰은 잘 읽혔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1-12-22 11:01   좋아요 1 | URL
아니, 수하 님. 귀찮과 괜찮은.. 완전히 다른 뜻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괜찮았다니 다행이에요. 으흐흐흐흐.

책읽는나무 2021-12-22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에 게이샤 커피세트 보고 오호라~했었는데 원두 홀빈이라 어?? 했어요.
예전에 갓 그라인딩해서 먹어보면 또 어떤 맛일까?싶어서 아주 저렴한 그라인더를 하나 샀었거든요.귀차니즘이라 분명 몇 번 쓰지 않을 것 같아 캠핑용 같은 그라인더를 사서 그라인딩해서 먹었는데 오오~~하긴 했어요.냄새도 좋아 행복하긴 하던데 확실히 몇 번 안해먹어 원두 홀빈은 지금 어떤 색으로 변해 있을지???ㅋㅋㅋ
지금 고민중입니다.제대로 된 그라인더와 게이샤 세트를 사?? 말아? 하면서요..근데 엊그제 원두커피 두 봉지나 사버려서...ㅜㅜ
소비는 계속 따라다니나 봐요!!!ㅜㅜ
글 읽다가 책도 몇 권 눈에 들어오고????
아....진정한 소비란???

다락방 2021-12-22 10:47   좋아요 2 | URL
홀빈이라서 확 마음을 접으면 되는데 어째서 그라인더를 살까? 이렇게 되어버리는지. 세상 귀찮네요. 저 일전에 페이퍼에 그라인더 썼다가 여러분들이 막 추천해주셨는데.. 그거 검색해서 살까요? 아 미치겠다. 싫다. 가뜩이나 책상이 쓰레기통 같은데 쓰레기 더미에 살면서 짐을 하나 더 늘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 내적갈등 오네요 ㅠㅠ

바람돌이 2021-12-22 1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게이샤 커피가 200g 3만원에 나온걸 보고 이 미친 가격은 뭐야 하면서 냉큼 샀어요. 특히 과테말라산 게이샤는 100g만으로도 저 가격 하는걸요. (네 저에게는 그라인더가 있습니다라고 자랑질!!! ㅎㅎ) 게이샤는 쌉쌀한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한테는 안 맞구요. 신맛과 꽃향이 확연하게 강해서 호불호가 좀 갈려요. 하지만 신맛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한테는 정말 우울할때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 하면서 사는 커피예요. 이만하면 뽐뿌질 되겠습니까? ㅎㅎ

다락방 2021-12-22 10:46   좋아요 3 | URL
게이샤 커피가 그 약간 청국장 냄새 나는..그런 커피 아닌가요? 저 일전에 엄청 고급 커피라고 해서 게이샤 마셨다가(그 부산의 유명한 까페 게이샤 커피였던 것 같아요) 향이 왜 이래! 했던 적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아무튼 도전! 하고 싶다가 그라인더 사야되니까 또 귀찮았다가 .. 그러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이참에 그라인더 장만해서 향을 좀 느껴보고.. 그럴까요... 아 귀찮아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12-22 11:11   좋아요 1 | URL
청국장요???? ㅎㅎㅎ
음 다락방님이 마신 게이샤에서는 왜 청국장 냄새가 났는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향은 강하고요. 강한데 청국장은 아니고 허브향쪽에 가까워요. ㅎㅎ 맛은 신맛이 강하고요.

다락방 2021-12-22 14:28   좋아요 0 | URL
저 알라딘 게이샤 샀으니까 이번에 한 번 잘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아 2021-12-22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거 검색하는건 왤케 귀찮고 시간낭비같은지ㅋㅋㅋ그런건 AI가 알아서 다 해주면 좋겠어요!
(AI로봇 상용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

다 좋지만 관계에 대해 쓰신 대목 너무좋네요~♡♡ ㅡ운동중독미미

다락방 2021-12-22 10:44   좋아요 3 | URL
미미님도 저같은 운동중독 이십니까? ㅋㅋㅋ 반가워요, 동지여!!

저도 뭐 검색하고 사고 이러는거 진짜 너무 싫고 귀찮아요. 그러면서 알라딘 돌아다니면서 책은 막 쓸어담고 잡지 읽다가 책 쓸어담고.. 책은 왜케 쓸어담을까요.. 에휴...

- 2021-12-22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렴이도 괜찮으면 제 삼만원 미만의 그라인더 추천해주고 싶다 ㅋㅋㅋ 엄청 잘쓰는 중인데 ㅋㅋㅋ 그거 쓰고 와 지금까지 손으로 갈아마셨노 했어요… :) 난 운동하고 왔지요 ㅋㅋ

다락방 2021-12-22 10:44   좋아요 1 | URL
저렴이 원합니다. 사실 삼만원도 좀 쎄요... ㅋㅋㅋㅋㅋ 링크 부탁요! ㅋㅋㅋㅋㅋ
운동하다니 멋지다. 나는 내일부터 할게요. 아 몰라 모르겠다. 다 귀찮다. 운동도 쇼핑도 일도 사랑도...

다락방 2021-12-22 10:55   좋아요 1 | URL
아 나 예전에 친구가 준 링크가 있어서 그걸로 사려고요. 그것도 3만원 안넘어요. ㅋㅋㅋㅋㅋ
근데 수동 사고 싶은 이 미친 마음.. 어떡하지?

- 2021-12-22 10:58   좋아요 0 | URL
수동 안돼 ㅋㅋㅋ 하지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전동으로 갈아탄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2 10:59   좋아요 0 | URL
그치?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본 많은 선배들이 나에게 아니라고 그거 아니라고 전동 가라고 다들 하나같이 말하는데 왜때문에 나는 수동을 원해?

- 2021-12-22 11:01   좋아요 0 | URL
내 집에 있는 방치된 수동 줄께, 일단 전동을 사 ㅋㅋ 그리고 나서 제 수동 이틀 써보면 전동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다락방 우리는 문명인이예요! 개발된 기술을 이용해야합니다! 물론 다락방은 에코페미지향인이지만 그라인더는 정말 그거랑 상관없다 ㅋㅋ

다락방 2021-12-22 14:28   좋아요 2 | URL
나 전동 샀어요. ㅋㅋㅋ 나도 이제 그라인더로 우아하게 커피 갈아마시는 사람이다! 커피도 사고! 그라인더도 사고! 과소비의 날들이닷!

독서괭 2021-12-22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운동중독에 대한 이 새로운 정의 뭐죠?? 운동해야지라는 생각만 자꾸 하면 운동중독, 이 정의가 세워지는 순간 이 세상에 운동중독자의 비율이 급격히 상승합니다..ㅋㅋㅋ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지금 제 옆에 있는데 아직 못 읽고 있네요 ㅎㅎ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은 좋다고 들어서 찜해둔 책입니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는 스콧님 리뷰 보고 담아놨고, <미쳐있고 괴상하며~>도 담아두긴 했네요. 담아주기 중독자 괭...

다락방 2021-12-22 11:00   좋아요 1 | URL
혹시 독서괭 님도 운동중독 이십니까? 우리는 운동 중독자! ㅋㅋㅋㅋ
담아주기 중독자인 것도 맞습니다.
저는 방금전에 알라딘 택배 오늘 받게될거란 문자메세지 받았는데 오늘 또 사기 있긔없긔... 안돼, 그러지마 나여.. 제발....

- 2021-12-22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나 뽕이 차면 편지를 써주세요 두비두바…. 이거 쓰면서 콧노래 불렀죠? ㅋㅋㅋㅋㅋㅋ 어휴 정말 ㅋㅋㅋ

다락방 2021-12-22 11:09   좋아요 0 | URL
ㅋㅋ 쟝님도 이 노래 알아요? 나성에 가면 편지를 써주세요~ 하는 노래예요. 후훗.

근데 찾아보니 편지를 써주세요가 아니라 편지를 띄우세요 네요. 하핫.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나성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
하늘이 푸른지 마음이 밝은지

- 2021-12-22 11:11   좋아요 0 | URL
수상한 그녀!! 영화에 나왔어요! 내가 나에게 뽕이차면 편지를 띄우세요~ 뚜비듀바 뚭뜌바~

잠자냥 2021-12-22 11:47   좋아요 1 | URL
그새 끼락방 또 끼부렸네.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다락방 2021-12-22 14:29   좋아요 1 | URL
수상한 그녀 저 봤는데 이 노래 나온건 기억이 안났어요. ㅋㅋㅋㅋ 이 노래 가사 검색하다보니 그 영화에 나오네.
그새끼 락방이 어디가겠습니까. 본능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 2021-12-23 12:34   좋아요 0 | URL
후후.... 당분간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산다락방으로 불러줄게!, 산다락방 산다부장 ㅋㅋ

거리의화가 2021-12-22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게이샤 커피 세트 끌리는데요?^^ 그라인더 가정용은 그리 비싸지 않으니 한 번 장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말이 됐다는 걸 느끼는 건 시사인 연말호가 올 때쯤이 되면 느끼는 것 같아요. 주로 꼽는 책들이 문학보다는 정치, 사회, 역사 계열이 아무래도 많은 것 같은데 문학류를 어려워하는 저 같은 독자에게는 고맙더라구요. 저는 아직 연말호 받지 못했는데 며칠 안으로 받겠죠? 읽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해야겠네요.

다락방 2021-12-22 11:13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 아침에 받았어요. 내내 배송이 잘 안돼서 애를 태웠는데 연말호는 이렇게 잘 왔네요. 행복한 책꽂이 우선 펼쳐서 훑어보았습니다. 소설이 별로 없는 건 아쉽지만 또 제가 그다지 관심없거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되어서 그건 좋아요. 오늘도 이렇게 보관함을 채우게 되지만 말입니다.
그라인더는 3만원 안쪽으로 살 수 있어서.. 사려고 .. 합니다만... 자꾸 수동이 저를 불러요. 하아-

거리의화가 2021-12-22 11:20   좋아요 1 | URL
그라인더 수동도 있고 자동도 있는데 어느샌가 귀찮아서 자동만 쓰고 있어요ㅋㅋ 수동 사용하면 원두 갈 때 향이 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운동도 되고 그래서 좋은데 말이죠.

다락방 2021-12-22 11:23   좋아요 2 | URL
저 방금 자동으로 질렀어요! 이제 커피 지르러 가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인생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1-12-22 11:25   좋아요 1 | URL
저도 게이샤 질렀어요! 조만간 구매평들이 쭈욱 올라오겠네요ㅋㅋ

다락방 2021-12-22 14:29   좋아요 1 | URL
저도 게이샤 질렀습니다. 얼쑤~

잠자냥 2021-12-22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게이샤 커피 회사 사람이 한번 마셔보라고 해서 마셔봤는데..... 두 눈이 띠용해지는 맛이었어요.
아,,,, 살까말까 고민 중...

샀어요...; 클스마스 내 선물! ㅋ 이번주 크리스마스 엄청 춥다는데, 이 커피 내려마셔야지~ 룰루랄라~

- 2021-12-22 12:05   좋아요 2 | URL
나도 지금 크리스마스 선물할고야. 룰루랄라~

다락방 2021-12-22 14:29   좋아요 2 | URL
저도 샀어요. 게이샤도 그라인더도... 나란 여자,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너무 많이 주고 있다.. ㅋㅋㅋㅋㅋ

- 2021-12-22 23:37   좋아요 0 | URL
자체 산타가 되어주는 산다부장!

잠자냥 2021-12-23 00:15   좋아요 1 | URL
맨날 뭘 산다 산다부장 ㅋㅋㅋ

다락방 2021-12-23 11:23   좋아요 1 | URL
소비의 귀신이 들러붙어버렸네요.. ㅜㅜ

- 2021-12-23 12:41   좋아요 0 | URL
뒤메질 귀신에 이어 소비 귀신 굿을 해야겟어…

PersonaSchatten 2021-12-22 14: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라면 마늘 다지는 데에 그냥 갈아서 마셨을 거 같아요. ㅋㅋㅋ 맛 차이는 있는데 진한 걸 좋아해서 그라인더에서 가는 거 보다 더 갈아서 마시고 그런 적 있어요. 에쏘용으로 갈아서 드립해주신 가게를 가보고 나서 장비가 어때야 한다는 걸 버렸죠. 그러고 보니 말려둔 생강 갈아야 하는데 팬에 덖기가 귀찮네요. ㅋㅋ

다락방 2021-12-23 11:24   좋아요 2 | URL
후훗 이젠 제가 지른 뒤여서 커피와 그라인더가 저를 향해 맹렬히 달려오고 있습니다. 제가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생각입니다. 문제는.. 그것들은 어디다 두는가 하는것인데.. 이래서 제가 물건 늘리기가 싫은데 ㅠㅠ 에휴..
지금쯤 생강은 덖고 가셨습니까?

PersonaSchatten 2021-12-23 11:26   좋아요 1 | URL
아뇨. 너무 귀찮아요. 콩죽 해놓고 금식 중인데 어차피 못 먹을 거나 할걸 ㅋㅋ 근데 손이 영 안가네요.

blanca 2021-12-22 1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 너무 비슷. 책쇼핑은 좋은데 다른 것 쇼핑은 너무 피곤해요. 그리고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저는 진짜 좋았어요. 한동안 커피 잘 마시다 오늘부터 또 속쓰려 못 마심.흑. 다락방님의 건강한 위 너무 부럽.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강력한 위를 가진 사람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가진 자라 생각해요...

다락방 2021-12-23 11:56   좋아요 1 | URL
전 진짜 다른 쇼핑 너무 싫어해서 오래전 디지털 카메라 살 때도, 그리고 네스프레소 머신 살 때도 제가 1도 안알아보고 이미 알아보고 쇼핑한 사람에게 링크다오 해서 그냥 바로 샀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위가 건강하지만 쓸개가 없답니다? 하하하하. 다들 어딘가 약한채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시력 떨어지는 것 때문에 우울해요 ㅜㅜ

psyche 2021-12-23 02: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운동은 안해도 ‘운동해야 되는데‘ 자꾸 생각하면 운동중독이군요!! ㅋㅋㅋㅋㅋ 제가 심각한 운동중독이라는 걸 몰랐네요. 어쩐지 기쁘다.

다락방 2021-12-23 11: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중독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운동해야 되는데 귀찮네요... 인생.....

그레이스 2021-12-23 13:30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라면 저도 운동중독!
ㅋㅋㅋ

다락방 2021-12-23 18:20   좋아요 0 | URL
우리는 모두 운동중독!! ㅋㅋㅋㅋㅋ
 














언젠가 망고같은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엄마가 자기를 버리지 않고 키워준 것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고, 버리지 않아줘서 감사하다고. 그 날 보았던 티비 프로그램에 한 연예인이 나왔는데 자신이 가진 그 감정에 대해 똑같이 이야기해서 그 생각이 났다는 거다. 나랑 같은 마음을 갖고 있네, 하고.

그 친구로부터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나는 한 번도 그런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고 또 알고 있지도 않았다. 아, 엄마가 나를 버리지 않고 키워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는 게 이 세상에 있구나, 누군가는 그런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구나, 나는 그때야 비로소 알았다. 한 번도 나는 가져본 적 없었던 마음, 그 마음의 존재를 그제서야 알게된 거다. 엄마가 결혼해 우리를 낳지 않았다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다음 생애는 자유롭게 살아, 라고 종종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결의 마음이었다.

그 후로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그 마음에 대해 또 듣게 된다. 이번엔 나의 엄마로부터. 엄마는 외할머니의 삶은 아주 어릴 때부터 고통스러웠는데 그 시간을 견뎌내면서 본인을 키워준 것에 감사한다고 나의 엄마는 말했다. 버리지 않아줘서, 버리지 않고 키워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나는 몰랐던 마음이 그러나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존재하는 마음이었구나, 했다.


그리고 나는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최은영의 인터뷰를 통해 또 만난다.



   작가님 소설 속 인물들은 거의 모두 마음속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사랑을 받을까봐, 혹은 사랑을 받지못할까봐, 거절을 당할까봐, 혹은 거절을 하지 못하게 될까봐, 상처를 줄까봐, 혹은 상처를 받을까봐. 그런 두려움의근원은 무엇일까요?
   버림받을 것 같은 두려움 같아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으로서의 두려움일까요?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은데 저는 항상 가지고 있는 두려움 같아요. 가장 근본적인 것은 버려질 것 같다는 두려움. 그게 강하고, 그래서 매사가 조심스럽고, 제가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건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제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거였어요. 어릴 때 어른들이 너 말 잘 듣는다. 착하다라고 말을 했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다보니까 그 기준대로만 살게 되더라고요. 뭘 원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뭘 원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는, 당신 좋을 대로 하세요.라고 일평생을 타인에게 맞춰주면서 살아왔어요. 그런 성격이 제 인생에서 많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했어요. 왜 나는 나의 욕망을 모를까, 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 모를까. 생각해보면 항상 남한테 맞춰주지 않으면 나는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남한테 잘 보이지 않고, 그 사람의 욕구에 따라주지 않는다면 나는 버림받을 거고, 나는 쓸모없어질 거고, 가치가 없어질 거라는 생각이 무의식 안에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 P71



두려움은 모두에게 다르게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밤을 두려워할 수도 있고 귀신을 두려워할 수도 있다. 내 친구중 한 명은 등산의 내리막길에서 혹여라도 미끄러지거나 구를까 봐 두려워하는 내 손을 거침없이 잡아 성큼성큼 내려가게 도와주지만 차도에서 차가 달리는 건 지독하게 두려워한다. 누군가는 날카로운 것을, 높은 곳을 두려워할 수도 있고, 낯선사람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할 수도 있다. 나로 말하자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것은 아주 오래된 것이고 진한 것이어서 아무리 죽음에 대한 책을 읽고 접해도 사그라들질 않는다. 이 두려움은 그냥 나와 함께 가는 것이려구나 한다. 두려움의 종류가 사람들마다 다른식으로 존재한다는 걸 알고 또 다른 사람들이 가진 두려움중에 많은 것들은 내가 가지지 않은 두려움, 때로는 도대체 그게 왜 두려울까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두려움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나는 최은영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두려움을 만났다. 버려질 것 같다는 두려움. 나는 버려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두려움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식하지 못한 채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 어떤 사람에게는 그런게 두렵겠구나, 하는. 


그러고보면 나는 한 번도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을 가져본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인간관계가 정리된다면 그건 내가 하는 일이다 생각하는 편이다. 내 경우에는 그런 두려움 보다는 오히려 나한테 들러붙을까봐 두려워하는 쪽이었다. 내 생각보다 훅 들어오면 어떡하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가까이 오려고 하면 어떡하지? 하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데, 사실 이건 두려움이라고 이름 붙이기엔 좀 어긋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거리를 두지 않을까봐 신경쓰는 것은 두려움과는 좀 다른 거 아닌가 싶으니까. 그런데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이라니. 이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을 갖고 사는구나. 각자가 가진 두려움이라는 것은 대부분 그 전의 삶으로 인해 구성된 것들일테다. 어떤 일들이 내게 있었기 때문에 그 후에 이런 두려움이 생겼다, 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일 터. 그러니 버려질 것 같은 두려움은 기존에 그런 두려움을 갖게 한 어떤 사건이 있지 않았을까. 나의 경우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돌봐주는 어른이 없는 곳에서 어떤 식으로든 폭력에 노출될까봐 두려워서 이런 두려움이 너무 커졌을 때는 이런 두려움 갖는게 너무 싫어서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다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내가 생각하기도 했다. 죽어야 끝날테니까, 이 무서움이.


내가 가진 두려움은 내 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줄텐데, 다들 각자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사는 일이 매일 힘겹게 걸어나가야 하는 일이로구나 싶다. 두려움이 두려움으로 내 안에 있는 이상 그 두려움을 이겨내거나 극복하는 일은 쉽지 않을테니, 우리는 우리에게 이런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보아야 할것이다. 결코 두려움에 침몰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른 일들로부터 기쁨과 즐거움을 찾으면서.

그러고보면 <다시, 올리브>에서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한것처럼 2월의 햇빛을 좋아하는 일이 살아가는데 확실히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물론, 꼭 2월일 필요는 없다. 4월의 햇빛이어도 좋고 9월의 햇빛이어도 좋다. 8월의 비여도 상관없고 11월의 구름이어도 좋다. 난 이맘때의 햇빛을 좋아해, 하고 그 햇빛을 가만 느낄 수 있노라면 삶은 좀 더 괜찮아질 수 있는 것 같다.


아아, 그리고 책 속에 길이 있고 책 속에 답이 있다.

언제나 말하지만 나는 오롯이 나 한명분의 생각만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두 명의 머리가 세 명의 머리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내가 전혀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이 그것을 해준다. 책도 어차피 사람이 쓰는 것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머리에서 그리고 경험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겠지. 아아, 나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여태 살면서 알지 못했던 것을 최은영으로 인해 또! 알게 된다.



   어떻게 몰타를 딱 찍어서 가신 거예요? 저는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를 진짜 진짜 좋아해서 책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읽고 영화도 찾아보고 그랬는데 어쩐지 몰타에 가보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거든요.
   제가 스물두 살에 처음으로 혼자서 유럽 여행을 했는데 40일 동안 혼자 다녀봤거든요. 그때 너무 안타까웠던 게 의사소통 문제였어요. 영어를 못하니까 너무답답한 거예요. 대화도 안 통하고, 제가 말하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나한테 말을 걸어도 내가 영어를 못하니까 말을 못하는 상황이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영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에 실용영어 수업을 들었어요. 그 선생님이 남아공 선생님이셨는데 거기로 영어를 배우러 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남아공으로 가볼까? 생각을 했어요. 검색해보니 남아공은 너무 위험하고 차라리 몰타로 가라. 누가 네이버 지식인에 그렇게 쓴 거예요. 그래서 몰타가 뭐야? 싶어서 찾아봤더니 예산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예산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엄청 저렴하고, 한국에서 29만 원짜리 월세에 살고 있었는데 몰타에 가면 그게 10만 원으로 줄어드는 거예요. 한국에 사는 것보다 생활비가 훨씬 적게 들고 괜찮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것만 믿고 갔었던 것 같아요.- P65~66



네?? 몰타요?? 몰타의 매의 그 몰타? 내가 몰타의 매 .. 대실 해밋 읽었는데 내용 1도 기억 안나고.. 근데 몰타의 매에 그 예시 나오지 않나? 공사 현장을 지나다가 바로 자기 앞에 뭔가 떨어져서 그 일로 인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인데 이렇게 살지 말자! 하고는 아내를 떠나는 남자... 가 나오는 예시가 몰타의 매에 나오지 않나요? 찾아보고 와야겠다.




「그 남자한테 일어난 일은 이런 겁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사무용 건물을 짓는 공사장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건물은 아직 골격만 있었죠. 그때 빔인가 뭔가 하는 게 10층 정도 높이에서 떨어져서 플릿그래프트 앞의 보도를 박살냈습니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지만 플릿크래프트에게 직접 닿지는 않았어요. 깨진 보도 조각이 튀어 올라 뺨을 강타했을 뿐이죠. 피부만 약간 까진 건데도 나와 만났을 때까지 흉터가 있더군요. 그 사람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그 흉터를 손가락으로‥‥‥뭐랄까 사랑스럽다는 듯이 ‥‥‥만졌습니다. 플릿크래프트는 당연히 머리가 쭈뼛 섰지만, 경악했다기보다는 충격을 받았다고 했어요. 누군가 인생의 어두운 문을 열고 그 안을 보여 준 것 같았다고 하더군요.」

플릿크래프트는훌륭한 시민이자 좋은 남편이고 아버지였다.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주변 환경에 맞추어 사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고 자랐다. 주변 사람들도 그와 같았다. 그가 아는 인생은 공평하고 정연하고 이성적이고 책임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철제 빔의 추락이 인생은 본래 그런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훌륭한 시민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인 그도  사무실에서 식당에 가다가 떨어지는 빔에 맞아 즉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죽음은 그렇게 마구잡이로 찾아오며, 사람은 눈먼 운명이 허락하는 동안만 목숨을 부지한다는 걸 깨달았다. (p.85)



몰타의 매 책 한권 읽고 기억나는 건 저 예시뿐이다. 아니 그런데 페이퍼 뒤져보니 2013년에 읽고 썼던데 저 예시가 저기에 나오는 걸 기억하다니.. 세상 천재 되시겠다. 그렇지만 저거 빼고 아무것도 기억 안나다니.. 어쩌면 똥멍충이일까?


아무튼, 그 몰타가! 세상에 어학연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게다가 저렴해? 왓????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갑자기 나의 인생, 미래의 계획을 변경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학연수도 유학도 가본 적이 없고 그리고 그런 일은 내 삶에서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외국에 나가는 일은 여행으로만 가능할거라고 생각해왔다. 어학연수라니, 그건 대학생들이 가는거잖아? 나는 이미 대학 졸업한지 몇십년(응?) 되었다고. 그런데 가만있어봐, 몰타... 어학연수.... 저렴하다고??? 도대체 몰타가 어디 붙어있는데? 나는 검색 들어가고, 이탈리아 옆의 아주 작은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유럽이었다. 몰타의 면적은 우리나라 강화도의 세 배 정도라고 한다. 왓???





아아... 최은영 님. 내게 길을 알려주시는 분. 거슬러 올라가면 나는 문학잡지든 뭐든 잡지 잘 안읽는데 이거 읽고 넘나 반한 공쟝쟝 님의 리뷰를 읽고 내가 왜왜 뭔데뭔데 이러면서 생애 처음 악스트를 샀고(처음인가? 아닌가?), 최은영 인터뷰를 보다가 뜬금 몰타 어학연수를 알게 되었으니... 아아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내 친구가 누구이냐에 따라 내 삶은 달라진다. 이것봐라 나는 이제 어학연수의 꿈을 꾼다. 나는, 가겠다, 어학연수를, 몰타로! 고고씽!!


어제 집에 가서 잠들기 전 동생들에게 말했다.


"나 퇴사하면 몰타로 어학연수 다녀올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퇴사만 해봐라 어디. 내가 베트남 한달살기(혹은 두달 살기)하다가 들어와서 다시 짐 싸가지고 몰타에 어학연수 간다. 여러분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지중해 섬나라 몰타는 세상 아름답다. 나는 이정도의 직장 경력과 나이도 있으니 최은영의 20대 젊은 시절처럼 세 명이서 한 방 쓰고 이런거 안해도 된다. 나는 혼자서 방 잡아가지고!! 좋은 방 잡을거고!! 거기에서 먹고 마시고 영어를 공부한다!! 배움에는 끝이없고!! 공부는 계속되어야 하고!! 내가 젊은 시절에 가보지 못한 어학연수를!! 내가!! 내돈으로!! 중년에 가버리겠어!! 뿡뿡!!



미래 계획이 이렇게 하나 더 늘었다. 몰타 어학연수 가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젊은이들 틈에서 공부하는거 넘나 낯설고 또 두렵기도 하지만 .. 크리스토퍼 혹시 몰타에 영어 배우러 오지 않을래? 그러면 나랑 소울메이트 할 수 있어.


아무튼 나는 여러분 몰타로 간다.

몰타에서 소식 또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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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12-21 09:21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그녀는 몰타로 간다고 한다. 몰타로 어학연수 가려고 했던 누군가는 이미 책장에 몰타 관련서가 수두룩한데...... 그녀는 알고 있을까. 몰타에서 크리스토퍼랑 영어로 신나게 대화하는 그녀를 그려본다. 왜 이렇게 몰타랑 잘 어울릴까. 크리스토퍼랑 잘 어울릴까. 왜 내 가슴이 두근거리는가.

다락방 2021-12-21 15:07   좋아요 5 | URL
오 비타님 몰타 어학연수 생각했었어요? 저는 이제 막 몰타 어학연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것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면서 몰타를 검색해보자! 하는 몰타 쪼렙입니다. ㅋㅋㅋㅋㅋ
저 몰타 가면 놀러와요, 비타님. 제 소울메이트 크리스토퍼랑 같이 와인 한 잔 하십시다! 으하하하하.

수이 2021-12-21 15:20   좋아요 3 | URL
영어를 잘 못해요 그래서 영어통역가 한 분 모시고 갈게요 ㄷㅂㅁㄹ 그 분~ 😍 와인은 마구 퍼마실 준비 완료 ✅

다락방 2021-12-21 17:13   좋아요 2 | URL
좋습니다 좋습니다. 아 빨리 떠나고 싶군요! 지중해로 가자 몰타로 가자! 고고씽!!

PersonaSchatten 2021-12-21 09: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몰타 어학연수 하신 분 블로그 본 적 있는데 섬 전체가 중세유적이래요. 예쁘더라고요.

다락방 2021-12-21 15:08   좋아요 4 | URL
와 제가 거기에서 영어도 공부하고 와인도 마시고 책도 읽고 산책하고 글도 쓰고 그럴걸 생각하면 너무 좋아요. 현재는 사무실에 있지만.....

청아 2021-12-21 09: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며칠전에 두려움에 관한 글을 써두었었는데 이 페이퍼 읽고 공감되서 놀랐어요(자주놀람ㅋ)
마무리를 못지어 올리지는 못했는데...
죽음에 대해서도요. 저는 특히 새벽에 깨면 거의항상 죽음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몰타 찾아보니 예쁘네요! 이제는 잠시 들러 여행하고 오는것보다 차라리 장기로 체류해 현지의 삶을 살아보다 오는게 자연에 피해도 안주고 경험치도 훨 쌓으니 여러모로 좋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님 몰타에서도 서재하시고 사진도 같이 올려주시는 날을. 거기 제가 좋아요 누를 날을. 저도 기대해봅니다😉

다락방 2021-12-21 15:09   좋아요 3 | URL
저도 잠들기 전에 그리고 새벽에 깨면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할 때마다 두려워서 제가 제 가슴을 쓸어내려요. 그리고 위로를 하죠. 막상 죽으면 내가 죽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어, 두려워하지마, 라고요.

저도 몰타에서의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알라딘 서재에 공유할 날이 얼른 오기를 바랍니다. 비록 지금 제 육신은 사무실에서 늙어가고 있지만 ㅋㅋㅋ 뭐 좋은 날이.. 오겠죠? 몰타에서 인사드릴게요! 껄껄.

새파랑 2021-12-21 10: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망고같은 친구‘라는 말 궁금하면서도 좋네요 ^^ 다락방님 같이 영잘알은 어학연수 필요없으실거 같은데 😅

햇살과함께 2021-12-21 11:23   좋아요 4 | URL
정말 망고같은 친구는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지는 표현이네요 ㅎㅎ

다락방 2021-12-21 15:10   좋아요 4 | URL
무슨 말씀이세요, 영잘알.. 이라니. 제가 영어를 너무 못해서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어학연수라도 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흑흑 ㅠㅠ

망고같은 친구는 그냥 망고같아서 망고같다고 한건데 왜 망고냐 물으시면 망고맛이 나서 망고같다고... (그만하겠습니다)

기억의집 2021-12-21 11: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마가 나를 버리지 않고 키워준 것에 고마원 한다, 라는 의미 알겠는데.. 제가 아는 부부의 남편분의 엄마가 본인 고등학교 시절에 애들은 내팽겨치고 다른 남자랑 살다가 저녁에 잠깐 와서 밥하고 반찬 몇 개 해 놓고 그 남자에게 갔대요. 그러다 보니 자기집은 영화 박화영같은 불량애들(이 푱현이 적절한 표현읹 잘 모르겠네요) 집합소가 되었다고.. 이 분 지금 사십대 초반인데 자기 엄마가 자기를 버리지 않는 것에 감사한다고말하더라구요. 더 의아한 건 자식들 그렇게 내팽겨친분이 자식에게 대우 받고 싶어하고 나중에 합가하기를 원하신다고.. 전 이런 경우 공감 안 가더라구요. 자식 버린 거나 마찬가지인데… 옆에서 보면 답답하고. 버리지 않아, 고맙다라는 말 이면에는 모정에 대한 갈구가 아닐까 하는…이집 부부 싸움의 9.9할은 시어머님의 과도한 요구때문인데,, 걸핏하면 남편분 울 엄마가 날 안 버린 게 어디냐고 그러신다고 하더라구요….

다락방 2021-12-21 15:14   좋아요 3 | URL
제가 언급한 사례하고는 좀 다른 경우로 버리지 않음에 대한 감사인것 같긴하지만, 기억의집 님이 말씀하신 분은 모정에 대한 갈구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언급한 경우는 모정에 대한 갈구 보다는 음, 약한 존재를 내치지 않음에 대한, 그래서 결국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인간적인 그런 감사인 것 같거든요. 표현이 잘 안되네요. 기억의집 님이 말씀하신 분은 엄마의 관심이 다른데 가있다는 걸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떠나지는 않았다는 데에서 오는 감사인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떠날 수도 있었고 떠날 곳도 있었다, 그러나 떠나지 않았다 하는 데에서 오는 거요. 그걸 오히려 알기 때문에 감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지만 합가..라뇨. ㅠㅠ 어머님, 그러지 마세요 진짜 ㅠㅠ

- 2021-12-21 11: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내 최애와 내 또 다른 최애가 만나 몰타라는 위대한 꿈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퇴사하고 몰타가자!!!!! 그전에 이 코로나19가 끝나야하겠지만요. 저는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는 데요, 우리 인생이 너무 너무 길지 않겠나요? 언젠가는 훌쩍 혼자 외국에 가서 살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진짜 처음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해봤었어요. ..... 으헤헤. 저는 아직 가고 싶은 것도 갈까 생각해 본 곳도 없지만, 내 최애들이 좋아하는 곳이라면 몰타 기억해주마! >_< 참 좋다. 비슷한거 읽고 전혀 다른 이야기 쓰는 거.

다락방 2021-12-21 15:15   좋아요 6 | URL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나는 몰타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고 있다가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몰타로 어학연수를 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인생 진짜 알 수 없어요, 그죠? ㅋㅋ
어쨌든 내가 몰타로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면 거기엔 분명 공쟝쟝 님의 역할도 있다는 거! 그러니 내가 몰타 가면 놀러와요.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우리 태양과 입맞춤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2-23 12:36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좋다... 나도 돈 이빠이 땡겨 벌어서 디지털노마드냐 뭐시기처럼 맥북 하나들고 일하면서 세계 유랑할까 싶은데 거기 목적지 몰타 해놓을 게요. 부양고양이 홉스 때문에 오래있지는 못하지만 1주일 정도는 충분히 함께할 수 있어, 우리!!! 왜냐면 나는 사장이거든 우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 지금도 거지여서 그렇지 카드 빚내고 갈라면 간다!!!

꼬마요정 2021-12-21 12: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몰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반짝이는 바다 그리고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 그 곳을 걷는 다락방님 상상하니 너무 짜릿합니다. 다락방님의 크리스토퍼랑 함께일까요? ㅎㅎㅎ

요즘 우리 신화에 빠져 있다 보니, 세상에 어찌할 수 없이 닥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내 잘못도 아니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우리는 불행을 겪기도 하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다락방님 말씀처럼, 몰타의 매에 나오는 저 구절처럼 지금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그것이 답이 될 수도 있겠어요. 지금이 가장 젊고, 하고 싶은 게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삶을 열심히 살고 있구나, 이런 생각 해 봅니다 ㅎㅎㅎ 몰타... 마법의 단어 같아요!!

다락방 2021-12-21 15:17   좋아요 5 | URL
지중해 어디쯤에 제가 있게 될 거라고는 그동안에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오늘부터 열심히 그런 모습을 그려봐야겠어요. 자꾸 자꾸 그리다보면 정말 그렇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영어.. 잘하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지만 좀처럼 잘되지 않아 속상한데 그렇다면 공부가 답이다, 어학연수를 가자! 가르침 받고 오겠습니다. 일단 내년부터 요가를 열심히 해서 지중해 갔을 때쯤엔 머리서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머리서기 하는 사진 찍어서 알라딘에 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으하하하.

독서괭 2021-12-21 13: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목표가 베트남에서 몰타로 변경된 건가! 했는데 베트남을 거쳐서 몰타군요 ㅋㅋ 저도 다락방꿈나무로서 몰타를 검색해봐야겠네요. 따뜻한 섬나라에서 바다를 보며 책 읽고 산책하고.. 하.. 너무 좋을 것 같아요ㅜㅜ 다락방님 얼른 먼저 자리잡고 불러주세요 ㅋ
저도 ‘망고같은 친구‘가 뭔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리고 최은영 소설은 <쇼코의 미소>랑 단편 하나밖에 안 읽어봤는데, 더 읽어봐야겠군요.

다락방 2021-12-21 17:08   좋아요 3 | URL
베트남은 제 인생에서 뺄 수가 없습니다. 다른 곳이 더해진다고 해서 베트남이 빠지진 않아요. 베트남은 거기 그대로 있고, 그 뒤에 추가될 뿐입니다. 몰타가 이렇게 추가되는군요. 후훗. 제가 몰타 가서 늘 아름다운 몰타의 풍경을 사진 찍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가기 전에 수영도 좀 배워야 할텐데요. 지중해를 앞에 두고 수영도 못해서야 말이 안되지 않겠습니까. 아 지중해 가기 전에 수영도 해야 하고 요가도 해야 하고 할 게 왜이렇게 많죠? 바빠.. 제 인생은 바쁩니다.

독서괭 님은 최은영의 최근작 <밝은 밤>을 무척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1-12-21 13: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두려움!! 저도 생각해 보니 문득 문득 엄마가 날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을 저도 했던 것 같아요.돌아가신 지금 이순간에도 문득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곤 해요.다행이라고~^^
그건 일종의 ‘감사‘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는데, ‘두려움‘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저는 세상 쫄보라~운전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을 가지고 있어 운전을 못하기도 하고, 고소,폐쇄,환 공포증 다 가지고 있어요ㅋㅋ
때론 한밤 중 죽음에 대한 공포증이 몰려오면 눈을 감고 잠이 드는 게 힘들 때도??? 이정도면 두려움이 아니라 강박증인 거겠죠??ㅋㅋㅋ
버려진다는 두려움을 최작가님도 가지고 있다는 건 왠지 위로받는 느낌입니다^^
몰타에서의 어학연수!!!
다락방님은 두려움이 없어 보이니 왠지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하시고 오실 듯!!
외국친구도 많이 사귀고, 현지인이 되어 돌아오실 듯 합니다^^
거기서도 서재에 글 계속 올려주셔야 해요!!!

다락방 2021-12-21 17:11   좋아요 3 | URL
이 페이퍼를 쓰면서 그리고 다른 분들의 댓글을 읽으면서 저는 이제야 비로소 ‘나는 왜 엄마가 나를 길러준 것에 대해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인가‘ 생각했어요. ‘왜 나를 버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지?‘ 하고요. 젊은 나이에 결혼해 한국남자랑 살면서 출산과 육아 가사노동 그리고 맞벌이까지 하는 길은 고되었을텐데 그래서 지금 온 몸이 다 아프다고 하시는데, 왜 그렇게나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엄마가 나를 (혹은 우리를)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라고 말이지요.

책나무 님, 저에게도 몇 개의 강박이 있고 그런데 그 강박에 대해서는 사실 잘 말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괜히 제 강박에 대해 제 주변인들도 함께 신경써야 할까봐서요. 그래서 혼자가 편한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이걸 같이 짊어지자거나 같이 끌어안자고 하지 않고 오롯이 제가 감당하면 되니까요.

저는 두려움이 많지만!! 겁이 많지만!! 그래도 어학연수 가서 지중해 마음껏 보고 외국인 친구도 많이 사귀어서(가능할까요? ㅋㅋ) 알라딘 서재에 매일 자랑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

바람돌이 2021-12-21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속에 몰타로 가는 길이 있군요. 저도 몰타 가고 싶습니다. 어학 연수는 빼고 그냥 한달쯤 살러 가고 싶습니다. 시칠리아에서 한달쯤 살다가 몰타 건너가서 한달쯤 살고..... 아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돈을 벌어야.....ㅠ.ㅠ
책속에 길은 있는데 돈은 없어서 말입니다. ^^

다락방 2021-12-21 17:13   좋아요 3 | URL
저는 어학연수를 안가봤고 앞으로도 생각 없다가 아아 이게 뭐야 이게 뭐야 하고 제 미래에 한 번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그게 가능할지 또 가능하다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요. 그렇지만 중년의 어학연수, 좀 멋지지 않나요? 후훗.
그러고보니 책 속에 길도 있고 답도 있는데 돈은 없네요. 책 속에 돈 있었으면 저도 지금쯤은 중견기업의 대표가 되었을텐데.... 히잉 ㅜㅜ

건수하 2021-12-21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명의 머리가 세 명의 머리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내가 전혀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책이 그것을 해준다.

이 두 문장이 참 좋습니다.

<몰타의 매> 읽었는데 그 몰타가 저 몰타인지 저는 왜 몰랐을까요.... (읽은지 오래되어 책 내용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다락방 2021-12-22 08:43   좋아요 2 | URL
수하 님, 그 몰타가 저 몰타인지 저도 몰랐답니다? 도대체 책을 어떻게 읽는건지.. 저에게는 그저 ‘나는 몰타의 매를 읽었다‘는 정도의 기억만 있답니다. 이것은 그렇게 말하기 위한 책읽기였을까요... ㅎㅎㅎㅎㅎ

건수하 2021-12-22 08:47   좋아요 1 | URL
제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몰타가 나오는 건 아니고 ‘몰타의 매’ 가 나와서 그런 것 같아요 ㅎㅎㅎ 몰타가 실제 배경은 아니라서..?

(라고 변명해본다)

다락방 2021-12-22 08:48   좋아요 1 | URL
그...그쵸? 그래서 우리가 그 몰타가 저 몰타인지.. 몰랐던거죠? 그래, 그랬던거야... (합리화) ㅋㅋ

mini74 2021-12-21 2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왜 검색하니 최초 대마초 합법화 몰타. ㅎㅎㅎ 이런 기사가 뜨죠 ~ 넘 예쁜 섬이네요. 저는 택시공포증. 엄마가 나를 두고 먼저 내릴거 같은 ㅎㅎ 지금도 택시가 무서워요. 그 외에도 너무 많지만 ㅠㅠ 다락방님 응원합니다 *^^*

다락방 2021-12-22 08:44   좋아요 3 | URL
최초 대마초 합법화... 라고요? 그러나 저는 몰타에 가도 대마초를 하진 않겠습니다. ㅋㅋㅋ 열심히 공부하고 읽고 쓰고 햇볕 마음껏 쪼이고 그렇게 잘 지내다 오겠습니다. 그런데.. 언제? 하하하하하.

시린 2021-12-21 2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요즘도 성경 읽고 계시나요? 읽고 계시다 치고...사도행전에서 바울이 배타고 재판 받으러 로마로 가던 중 폭풍을 만나 보름정도 고생하다 어떤 섬에 닿아 목숨을 건지게 되잖아요.바울이 그 섬 추장 아버지의 병도 고쳐주고..어쩌구 저쩌구. 그 섬이 몰타에요. 몰타도 예전처럼 어학연수 바용이 싸진 않다고. ㅎㅎㅎㅎ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니에요.

다락방 2021-12-22 08:46   좋아요 3 | URL
시린 님, 저는 여전히 성경을 읽고 있고 오늘로 360일을 채웠습니다. 이제 닷새만 더 읽으면 성경 한권을 완독하게 됩니다. 만세! 물론 언젠가부터 대충 읽어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다 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만세!
말씀하신 섬이 그렇다면 성경에 어떻게 표현되어 있나 싶어서 지금 엄청 뒤져봤거든요. 제가 가진 성경에서는 ‘멜리데‘ 라고 나오네요. 오오, 검색해보니 멜리데가 몰타였어요. 오오..

어학연수 비용이 싸지 않다면... 그렇다면.....그냥 놀고만 와야 할까요? 하하하하하.

scott 2021-12-21 2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진심으로 몰타 💖

몰타의 현실은 저얼대로 블루 라군 같지 않음요 ㅋㅋㅋ


다락방 2021-12-22 08:46   좋아요 3 | URL
제가 한 번 다녀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의 코로나 상황으로 언제 갈 수 잇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퇴사를 해야 하고.. 아직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아 모르겠다. 아무튼 제가 퇴사를 하면 몰타에 어학연수를! 다녀오겠습니다. 필승!

나뭇잎처럼 2021-12-23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고급정보.... 넘 감사합니다. 성인유학, 성인연수를 강력하게 꿈꾸는 일인에게 몰타는 넘 가깝게 느껴지네요. 몰타. 몰타. 몰타.... 몰타에서 와인 한 잔 할까요? 인연이 닿는다면 몰타에서 ㅎㅎㅎ

다락방 2021-12-23 11:22   좋아요 3 | URL
저는 성인유학, 성인연수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가 어머나 이게 무슨 일이야 했답니다. 그리고 몰타..어학연수를 알게된 이상 이제 몰타 어학연수를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퇴사만 해봐라 어디, 나는 간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과 내일을 버티다 급기야 퇴사를 맞이하게 될텐데요, 좋습니다, 나뭇잎처럼 님. 몰타에서 와인 한 잔 하십시다. 한 병이어도 물론 좋습니다. 와인은 제가 사겠습니다. 후훗.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엊그제 친구로부터 원데이 읽어봤니, 어땠니? 라는 물음이 톡으로 왔다. 나는 그거 책은 읽다 팔았고 영화는 좋은것 같았는데, 하고 알라딘 뒤져보니 2014년에 책은 백페이지 읽다 팔았고 영화는 좋았다고 써있는 거다. 친구와 원데이에 대한 대화를 하고나니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때 책은 읽지 못하고 팔았으니 그렇다면... 다시 읽어볼까 하게 되었고, 바보처럼 일단 원서를 주문했다. 번역본은 이북으로 사자..

















나는 어제 이 영화를 다시 보았다. 네이버 굿다운로더로 천원 조금 넘고 넷플릭스에서는 그냥 볼 수 있다.



'에마'와 '덱스터'는 대학졸업식날 아는 사이가 된다. 인기남이었던 덱스터를 에마는 몰래 흠모하고 있었지만 덱스터는 에마의 존재를 몰랐다. 어쨌든 대학졸업식날 이케저케 아는사이가 되고 섹스할 뻔한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그냥 친구를 하기로 한다. 덱스터는 집이 엄청 돈이 많고 잘생기고 인기도 많고 그래서 삶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부모님의 지지가 가능한거다. 반면 에마는 런던으로 넘어가서 멕시코음식 집에서 종업원을 하며 내가 이러려고 여기온 건 아닌데, 그런데 이게 내 현재 직업이고 이것밖에 하는 일이 없으니 이 길로 나아가야 하지 않나 고민한다. 덱스터는 방송국 피디가 되고 싶었지만 아주 지저분한 심야 토크쇼의 사회자가 된다. 그는 인기가 더 많아지고 어딜가나 여자들이 따라붙는다. 이 여자를 여자친구 삼고 저 여자랑 하룻밤 자고 그러면서 그는 에마와 우정을 나눈다. 일하는 틈틈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기거나 외롭고 누군가 필요하면 항상 에마를 찾는다. 이런건.. 소울메이트일까?


반면 에마는 아직 딱히 교제하는 사람이 없었다. 여전히 마음속에 덱스터가 있고 그런데 덱스터가 자기 눈앞에서 여자친구랑 키스하는 것도 봐야되고.. 심란하다. 덱스터는 발가벗은 여자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거리고 섹스를 눈앞에 두고 있어도 에마랑 통화를 한다. 덱스터에게 에마는 자신의 어떤 '다른 영역' 쯤에 놓아둔 친구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속 성소 같은 것..

자신의 미래가 어찌 흘러갈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에마에게 덱스터는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에마에겐 처음 해외여행인데 가는 내내 그들 여행의 룰을 정한다. 벗은 모습 보여주지 않기 서로를 유혹하지 않기 등등. 이들이 이성이면서 한 호텔방에 잘건데 아니, 그거 가능해지는 부분인것인가.. 덱스터에겐 애인도 있었는데 어떻게 여자사람친구랑 단둘이 여행을 가는지, 나였으면 내 애인을 그 여행에 기꺼이 보내줬을까? 생각해보면 어떤 애인의 경우엔 맘대루 해~ 다녀와~ 했겠지만 어떤 연인의 경우엔 그런 생각을 하고 내게 말을 했다는 것 자체에서 이미 충격받고 우울하고 그랬을 것 같다. 인생.. 

여튼,

아니, 굳이 한 방 한 침대에서 자면서.. 아니 어쩌려고.. 게다가 에마는 덱스터 좋아하는데.... 어쩌려고 그래 어쩌려고...

그런데 한 번 해보고 싶긴하다. 너랑 나 친구, 베프, 너 남자사람 나 여자사람, 우리 둘이 여행, 한 침대, 노섹스 노누드 오케바리? 한 번 해보고 싶다. 내가 굳이 단둘이 여행을 가겠다고 허락한 것부터가 그 남사친은 내게 여느친구들과는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이겠지만, 그래도 노섹스 노누드, 사실 나는 그거 자신있다.

뭐 어쨌든 에마와 덱스터는..그렇게 되었다. 어떻게? 안알랴줌.


에마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찾아 간다. 학교 선생님이 되고 늘 염원했던 글을 쓴다. 차근차근, 차근차근.

덱스터는 화려한 시절과 인기를 가졌지만 지저분한 쇼의 진행자라는 오명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자신의 부모님에게 자신이 진행하는 쇼를 보여드릴 수가 없다. 덱스터의 엄마가 그 쇼를 보려고 하자 그걸 말리는 거다. 내가 하는 일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게 하고 싶다는 그 부끄러운 마음,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는 일을 하는 그 마음. 그렇다면 그 일은 안하는 게 낫지 않을까?


에마는 자신을 내내 갈망하던 '이언'과 애인이 된다. 한 집에 살게 되고 이사도 가게 되고 그렇지만 에마는 이언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언은 에마랑 함께하는게 기적같이 여겨지지만 그러나 에마가 사랑하는 건 덱스터라는 사실을 안다. 덱스터와 함께 있을 때 그녀가 밝게 빛난다는 걸 안다. 덱스터를 보는 눈으로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걸 안다. 에마는 자신의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며 책을 쓰고 작가가 되고 거주지를 옮기는 이 모든 과정에서 그러나 자신의 어느 한 부분에 덱스터를 두고 내치지 않는다. 덱스터랑 싸우기도 하고 덱스터의 청첩장을 받아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는다. 아니, 청첩장 받을 때 기분이 어땠겠냐고 ㅠㅠ 문득 너무 좋아했지만 더이상 연락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던 남자가 2년만에 연락해왔을 때 '나한테 청첩장 주려는건가?!' 이러고 대충격 받았던... 나의 과거가 떠오른다. 그가 '하아 내가 어떻게 너한테 청첩장 준다고 전화를 하겠니..' 라고 그가 말하는 순간 내 머릿속 회로는 피라미드로 넘어갔었다. 굳이 2년만에 연락을... 그렇다면 피라미드? 좋다, 만나서 네가 나에게 옥장판을 팔아도 나는 사지 않겠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했지만 다단계 영업엔 노를 말하겠어. 나는 이렇게 칼같은 여자, 냉철한 여자, 차가운 도시여자야! 이성이 가득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인생을 조심조심 살아가려는 나의 태도 되시겠다. 아무튼,

덱스터의 인생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더 가닥이 잡히지 않을수록 에마의 인생은 점점 더 단단해진다. 덱스터는 자신의 딸에게 에마가 지은 책을 읽어주고 또 기차 안에서도 에마의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덱스터는 한참을 돌고 돌아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자신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곳은 에마의 옆자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주 긴 방황을 거친 뒤에. 반면 에마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덱스터를 향한 자신의 마음과 사랑을.


어제 영화보면서 왜 이 남자들은 이렇게나 방황을 하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또렷이 보고 인지하고 그걸 알고 있는 여자들의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는 그들은 왜그렇게 돌고돌고돌아야 하는가. 가장 오래 돌아오는 인물이라면 내가 너무 싫어하는, 다 늙어 죽기 직전에 솔베이지 찾아오는 페르귄트가 있겠고, 노멀 피플 생각났고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생각도 났다. 아니, 일곱번 째 파도도. 원데이에서의 덱스터는 가진 자원이 충분히 차고 넘치는데도 홀로 서는 것에도 방황한다. 


방황은 잘못이 아니고 방황은 죄가 아니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방황할 자유가 그에게는 더 있었다. 에마보다 더. 에마는 자신이 살아가야 할 길을 자신이 개척해야 하고 자신이 중심을 잡아야 하고 그래서 때로는 억지로 어떤 선택들을 하지만, 덱스터는 살고싶은 대로 살거야~ 이러면서 선택할 수 있는거다. 물론 그 선택이 자기가 '하고싶은' 거였다고 해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일 수 없는 것이었지만. 


나는 덱스터가 지 꼴리는대로 살다가 결국 서른이 훌쩍 넘어서도 자기 길 못찾고 있는데, 기차 안에서 에마가 쓴 책을 읽는 아이를 보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에마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분명히 알고 그 길을 향했던 것 같다. 

나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라 똑똑해. 

멋져..



다 늙은 덱스터가 에마가 제짝인줄 알았다고 이 영화가 해피엔딩일줄 안다면....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뭐, 그렇다는 거다. 그 사람이 언제까지나 영원히 거기 있을거라고 착각하지마. 미래는 예측불허.. 




레오, 왜 "당신이랑 ( …… ) 하고 싶어", 이렇게 말하지 않고 "우리 ( …… ) 할까요?", 이렇게 물어요?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몰라요? 아니면 내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당신도 원하지 않을 여지를 남겨두는 건가요? (일곱 번째 파도, p.280-281)









언제 월요일이 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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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20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섹스 노누드, 사실 나는 그거 자신있다. 진짜???????? ㅋㅋㅋㅋㅋㅋ
옆에 크리스토퍼 있어도?

다부장님 근데 다른 소리인데 3차 맞은 거 괜찮아요? 2차랑 3차 중 더 아픈 쪽은?

다락방 2021-12-20 09:57   좋아요 2 | URL
제가 이제 체력이 딸려가지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섹스 노누드 자신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래야만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3차 아팠어요. 열나고 2차처럼 바람이 제 온 피부를 때리는 것 같고 그랬어요. 근데 2차가 더 아팠어요. 3차는 2차에 비하면 덜 아프고 견딜만 했어요. 타이레놀이 도와줬어요. 타이레놀 진짜 신이 내린 선물.. 엄청 괴롭다가 타이레놀 두 알 먹으니까 고통이 잠잠해지더라고요. 타이레놀 만세!

다락방 2021-12-20 09:58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잠자냥 님.
저 크리스토퍼랑은 소울메이트 하고 싶은겁니다. 흠흠.

- 2021-12-20 11:04   좋아요 3 | URL
덴마크에 사는 하나도 안 허약해보이는데 가슴팍 열고 병실에 둔너있는 뮤비찍은 92년생 크리스토퍼!!!! 한국에 너의 소울메이트가 있어!! 노섹 노누드는 가능하지만 노터치는 안된대.

청아 2021-12-20 11:17   좋아요 2 | URL
아ㅋㅋㅋㅋㅋㅋㅋㅋ쟝쟝님 사릉함♡

다락방 2021-12-20 11:28   좋아요 3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터치는 필요로하는 소울메이트가 여기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2-20 11:30   좋아요 1 | URL
매켄지한테는 김치찜 해줄거고 크리스토퍼한테는 수육 삶아줄까? 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0 11:31   좋아요 1 | URL
너무 좋은 아이디어지만 크리스토퍼 이자식 너무 짐승 냄새 나서 육식 좀 금해야 할 것 같지 않아요? 저 야성미랑 짐승미 좀 약하게 해주고 싶어... 안그러면 소울메이트 정신에 해로워....

- 2021-12-20 11:33   좋아요 1 | URL
92년생 크리스토퍼! 너는 월남쌈이야!! 난 양꼬치 먹었지롱 메롱 ㅋㅋ 아 그리고 나한테 양꼬치먹이면서 다락방이 끼부렸어 끼락방 ㅋㅋ

다락방 2021-12-20 12:08   좋아요 2 | URL
흐음.. 양꼬치가 나의 끼본성 건드렸는가부다 ㅋㅋㅋ
여튼 크리스토퍼, 월남쌈 먹자. 월남쌈에 소주 먹고나서 어느정도 취했을때 쌀국수 시켜서 먹어주면 또 그맛이 끝내준다.. 인생 한번 살아볼만하구나, 싶은 개꿀맛...

Falstaff 2021-12-20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대화가 필요합니다.
여자사람과 남자사람 둘이 여행을 가서, 한 방에 묶고, 심지어 한 침대에서 자는데, 노섹스 & 노누드...라면
남자는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정말 노섹스 & 노누드 하면, 내일 아침에 사내새끼가 여자 마음도 몰라준다고 몇 대 줘박고 친구들한테 소문 내는 거 아녀?˝
이런 고민 마시고, 애초에 방 둘 쓰시는 것이 서로 좋을 듯하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0 12:07   좋아요 1 | URL
저도 왜 굳이 한 방을 쓰면서 저런 룰을 만드는가... 생각해보았는데 아마도 경제적인 이유겠지요? 방 두개 잡는것보다 하나 잡는게 더 저렴하니까요. 저도 애당초 저런 룰까지 만들어가면서 선을 그어야 한다면 방을 두 개 잡는쪽이 깔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렇게 막 방 하나 잡아서 선 긋고 룰 정하고 하지 않아도 될만큼 돈을 벌었으니까요... 하하하하하

Falstaff 2021-12-20 12: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실화가 생각나서 말씀입죠.
저 초년 시절에 강차장께서는 딸만 셋을 둔 애처가였는데요, 어린 아가씨를 꼬드겼답니다.
당시엔 섹스를 하면 무조건 결혼을 하는 시대였습니다. 나이 차이가 좀 나서 아가씨는 친하게 지내지만 곁을 주지 않았다는군요. 그래서 강차장께서 얘기하기를,
우린 서로 젊잖아. 젊은이들끼리 뜨거운 가슴만 대고 자자고! 내가 다 보장할께.
강차장도 젊은 시절에 아주 강단이 세고 뜨거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그럴라고 했다네요. 근데 애초에 가능하지 않았던 옵션이라고 하더랍니다.
˝아 글쎄 안 그럴려고 해도, 나머지는 저절로 다 되던걸!˝
당시의 의식수준으로 딸만 셋 둔 것만 조금 불만이었고, 나머지는 하여튼 겉으로 보기엔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ㅋㅋ

다락방 2021-12-20 14:5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강차장 께서는 원래 이성적 호기심이 있던 사람과 가서 지금 딸만 셋을 둔 애처가가 되었다, 는 것이지요? 저 처음 읽을 때 딸 셋을 둔 애처가가 어린 아가씨와 둘이 놀러갔다는 것인줄 알고 아니, 이런 .... 하지 않았겠습니까? 껄껄.

Falstaff 2021-12-20 15:28   좋아요 0 | URL
앗, 읽어보니 그렇네요. 제가 멍충이처럼 썼네요. ㅠㅠ

독서괭 2021-12-20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다락방님, 오랜만에 연락온 그 남자가 청첩장은 안 줬지만 옥장판을 팔았다, 그거 아니지요? 왜 얘기를 하다 끊으시죠? 궁금하게?? / 굳이 한방에서 저런 룰까지 만들며 여행하는 거, 그냥 꽁냥꽁냥으로 보이는데.. 흠. 저 남자 별로네요.

다락방 2021-12-20 14:29   좋아요 1 | URL
이민을 간다고 하더군요... 네..... 이민 가기 전에 보고 싶었다고.....

(잠시만요. 저 좀 울고 올게요.)

독서괭 2021-12-20 14:57   좋아요 0 | URL
음… 옥장판보다 훨씬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결말입니다.. 그만 우시고(토닥토닥)

다락방 2021-12-20 16:57   좋아요 1 | URL
이민가 소식이 끊기고 몇년후.. 그들은 재회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2-20 17:07   좋아요 0 | URL
헉 뭐라구요? 이거 드라마였어요? 다음 화는 언제 방송되나요!😳

다락방 2021-12-20 17:08   좋아요 1 | URL
저도 계속 들려드리고 싶기 때문에 다음 시즌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ㅎㅎ
 
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2006년에 쓰여진 책인걸 감안해도 ‘창녀놀이‘는 자꾸 나를 튕겨내버리지만 마지막장까지 읽고 나면 훅- 별점이 올라간다.
노트와 편지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보게 되는 바로 그 마지막 장에서.
이 맛에 소설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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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2-20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맞습니다. 그 놀이에 저도 음...... 했지만 마지막 때문에 저는 별점 올려서 다섯 개 줬습니다.

다락방 2021-12-20 09:46   좋아요 3 | URL
저 마지막에 진짜 생각도 못했다가 !!!!!!!!!!!!!!!! 이렇게 되어가지고.. 저는 마지막 때문에 넷이에요.
아니 근데 진짜.. 이 맛에 소설 읽지 않나요? 저는 마지막 장이 그럴줄은 몰랐죠?!

잠자냥 2021-12-20 09:50   좋아요 2 | URL
전 많이 줘도 별 넷이야...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장이랑 외할머니 사연때문에 별 다섯으로. ㅎㅎㅎㅎ
마지막장 정말 누워읽다가 벌떡 일어났어요. ㅠㅠ 그 마지막장 알고 다시 생각해보면 이 소설 참... 하... ㅠㅠ

다락방 2021-12-20 09:54   좋아요 3 | URL
저는 막 다 읽고나서 ‘아니, 대체 사랑이 뭐라고, 사랑이 뭔데 그래...‘ 막 이렇게도 되었어요. ㅠㅠ
이 책은 <여성과 광기>랑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인것 같아요.

건수하 2021-12-20 1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어제 후루룩 다 읽었어요!
근데 저는 마지막 전에도 좋았는데..
오히려 그걸로 약간 김이 샜어요 ㅎㅎ

다락방 2021-12-20 16:56   좋아요 1 | URL
오 그 마지막으로 인해 김샐수도 있군요! 그런데 그것도 뭔지 알 것 같아요. 저는 소설 읽는 맛이 난다고 좋아하긴 했지만, 아 그렇다면 그녀에게 진실한 사랑은...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스포를 안하려고 말조심)

건수하 2021-12-20 16:57   좋아요 1 | URL
김샜다.. 라기보다는 그녀가 약간 안스럽기도 했구요… 하여튼 저는 그 전도 좋았다~ 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1-12-20 16:59   좋아요 3 | URL
저는 이게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 궁금해서 보고싶어요. 특히 마지막 장 말입니다. 영화에선 그것이 어찌 표현될지...

책읽는나무 2021-12-20 17: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이라!!!!!!!
궁금하다!!!!!!!!!
계속 마지막 장 얘기만 가득이군요ㅋㅋㅋ

다락방 2021-12-21 09:33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 읽어보세요! 아주 얇아서 금세 읽을 수 있답니다? 후훗.
 

맙소사, 오늘밤 자고 일어나면 12월 20 일이라니. 나 <여성과 광기> 아직 백쪽밖에 안읽었는데 아 미치겠다..

여튼 열흘 밖에 안남았으므로 올해의 책에 대한 페이퍼를 쓰기로 한다. 진작 쓰려고 했는데 이건 왜 자꾸 미루게 되는지. 아마도 남은 기간 동안 더 나은 책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때문이었는가 보다. 그리고 에세이 부분에 있어서는 그 생각이 맞았다.



올해의 소설: 필립 로스, <네메시스>















올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읽었고 또 인상적인 소설도 있었지만, 올해의 소설로는 신념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해준 네메시스 를 정했다. 필립 로스는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 물었을 때 바로 말하게 되는 작가는 아니고 여러면에서 아쉬움이 생기는 작가인데, 글은 너무나 천재적으로 쓰면서 지독하게 남성적인 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점에 있어서 좀 징그러워.. 이 책, <네메시스>도 남성적인 소설이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적인 냄새가 엄청 나는 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을 올해의 소설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은 9월에 읽었는데, 이 책을 읽은 9월, 와 이 책이 올해의 소설이다 이건 변하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에 대해서는 읽고나서 바로 리뷰를 쓰기도 했지만, 이 소설속 등장인물은 바르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다. 바르게 자라왔고 바르게 살고자 한다. 건강하게 살고 싶고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싶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고 약자를 혐오하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는 걸 믿고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존경하는 어른이 있고 또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그런 그가 전염병에 걸리고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도 한다. 이토록이나 확고하게 바르게 살겠다는 신념이 대단하고 그걸 지켜온 고지식한 사람에게 '내가 이들에게 전염병을 옮겼다', '내가 이곳에 이 병을 가져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나의 병으로 인해 고통받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내가 이 소설을 인상깊게 읽은 건 읽는 내내 소설속 주인공이 전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그가 가진 신념과 그 신념을 굳건하게 잡고 앞을 보고 충실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고지식한 면이 내것과 꼭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불구의 몸이 된다.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왔지만 불구의 몸이 되고, 그에게는 자신의 신체할동이 삶의 기쁨이고 에너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너진다. 누구보다 바르게 살고자 했고 또 선하게 살고자 했는데, 아무도 혐오하지 않으면서 살고자 했는데 고통속에 빠져버린거다. 그 부분에서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렇게 사는것이 잘못인가? 남들이 피할 때 피하고 남들이 혐오할 때 같이 혐오했다면 그렇다면 내 몸 하나 건강하게 내 삶을 사랑하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거다. '옳게', '바르게', '맞게' 살고자 했는데 그런데 그 모든게 나를 고통에 빠져들게 한다면?


이 신념에 대한 생각은 이 책을 읽은 이후로 계속 나를 따라다니고 있어서 이 책은 내게 올해의 소설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필립 로스 이 교활한 영감은 이 소설의 말미, 그의 신체가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때를 묘사한다. 정말이지 지독하게 똑똑한 작품이고 나는 여전히, 아직도 이 책의 신념과 고지식함을 떠올린다. 그리고 신념과 고지식함을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나는 이대로 좋은가,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옳다고 믿는 것이 과연 좋은길로 향하기만 하는것인가.




올해의 에세이: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
















공교롭게도 소설도 에세이도 다 노란색 표지네. 노란색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데 그렇게 되었다. 어떤 일은 내가 예상하지 못햇던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올해의 책을 써야지 마음 먹으면서도 에세이를 등장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건 내가 에세이란 장르를 딱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시인이 쓴 에세이는 너무 질색팔색하고, 에세이 읽으면서 좋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굳이 찾게 되는 책, 굳이 읽겠다고 마음 먹은 책들 중에 에세에의 비율은 극히 적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연달아 '아 좋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에세이 역시 어제 리뷰를 올렸지만, 곳곳에 드러나는 작가의 생각이나 감상도 그렇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문장이 정말 끝내주는거다. 이것이 시리즈중 두번째 책이라길래 어제 냉큼 첫번째도 주문햇고, 게다가 어제 감동받았던 여러문장들이 도대체 원서에서는 어떻게 표현됐나 궁금해져서 좀전에 원서도 주문했다.  네.. 나란 여자... 왜이렇게 사들이는데 진심인지 모르겠다.


나는 읽고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읽고 쓰는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읽고 쓰는 일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데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내가 잘 하지 않는 일이고 그럴 일도 별로 없지만 혹여라도 이런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게 된다면 몹시 괴롭다. 나는 삶에 있어서 항상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 역시 다들 답을 찾고자 노력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살다보니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답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답을 누가 대신 찾아줬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나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답을 누가 좀 찾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 내 삶의 방식과 다른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그들과 가까워지고싶지 않고 혹여라도 나에게 다가올라치면 밀어내기 바쁘다. 나는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좋고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기어코 답을 찾아낸다고 믿는다. 문제가 있다면 답을 찾아내야 한다. 문제를 일으킨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원망하는 건 해결하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누가 그랬어?' 보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결하면될까'가 먼저 나오는 사람이 좋다. 


나는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 관심을 갖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 하나의 사건을 그저 사건으로 보기 이전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좋다. 읽는 일과 쓰는 일은 그런것들을 키우는데 최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데버라 리비의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데버라 리비가 읽고 쓰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데버라 리비가 이 에세이를 통해 본인의 관찰과 본인의 삶에 대한 회고와 반성, 그리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들려주어서 고마웠다. 



올해의 여성주의 책: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페미니즘의 투쟁>















이 책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9월의 도서였다. 밑줄을 긋고 플래그 덕지덕지 붙인 건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이 더했지만, 또 제2의 성 읽으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햇지만, 제2의 성이 그렇다는 건 사실 2년전에도 이미 읽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이 책은 읽으면서 실로 놀라웠다. 가사노동에 대한 것이라는 것만 대략 알고 시작했는데 가사노동에 대한 투쟁이어서 놀랐고 마지막엔 토지와 함께 살기, 그리고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것으로 넘어가서 놀랐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땅에 대한 관심 어떻게 사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을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그리고 행동이 이 책안에 있었다. 이런 내용을 만날 줄 몰랐다가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그래서 좋았다. 책은 읽어보기 전까지는 내가 기대한 것과 어느만큼 어긋날지 혹은 어느만큼 더 좋을지 알 수 없는데 <페미니즘의 투쟁>은 내가 생각한것보다 더 힘찬 책이었다. 

<여성과 광기>를 아직 완독하지 못해 어쩔수없이 떨어진 건 유감이다. 미안...




올해의 원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OLIVE, AGAIN>
















올해 친구들과 영어 원서 읽기를 시작하면서 완독한 책은 네 권이고 지금 다섯권째의 책을 읽는 중인데 이 다섯번째 책-오바마 자서전-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불태워버리고 싶다. 오죽하면 내가 친구들에게 한 주 쉬자고 말했다. 읽어도 읽어도 분량이 줄어들질 않고 게다가 오바마는 말이 진짜 너무 많아가지고 대통령 되기까지도 한참 걸렸고 장관 뽑는데도 내가 이 사람을 왜 선택했는지 도 구구절절 설명해놔서 진짜 읽기 너무 싫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른책을 읽고 싶은데, 지금 포기하면 앞으로 오바마 자서전 읽기는 다시 도전하지 못할것 같아서 망설이게 된다. 이대로 끝일 것 같아. 그런데 너무 재미없어서 의미가 없어. 친구들에게 중간점검으로 너희들은 어때? 물어보니 다들 나처럼 반반 인거라. 완독하고 싶은데 다른책으로 갈아타고 싶고 그렇다고 지금 멈추면 오바마를 다시 만날 것 같지 않고.. 그래서 내가 한 주 쉬자고 했다. 그냥 영원히 오바마 쉬고 싶다.. 하아- 어쩌면 그게 너무 어려워서인지 그보다 쉬워보이는 원서를 미친듯이 주문하고 있다. 나여... 오바마 책에 대한 스트레스... 이번 주말에 책에 돈을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썼다. 나여..

각설하고,

브리저튼 시리즈 1,2 권과 샐리 루니의 책을 읽었고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이 책, <올리브, 어게인>을 읽었다. 나는 모두 다 번역본과 함께 읽고 있는데, 그래야만 완독이 가능해지는 나는 영어 초보자..

브리저튼 시리즈는 재미잇지만 시대배경이 1800년대이니만큼 낯선 영어 단어가 겁나 많이 튀어나온다. 공작 자작 뭐 이런거.. 샐리 루니는 이 네권의 원서중에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되게 문장이 쉽다는 거다. 그래서 샐리 루니의 노멀 피플을 도전해보고 싶다. 번역본 팔았는데 다시 사야되겠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야 내가 워낙 좋아하는 작가이고 또 <다시, 올리브>는 <올리브 키터리지>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고 또 말하고 있는데, 그건 어쩌면 원서를 읽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본으로도 분명 좋게 읽었지만 천천히 느리게 원서를 읽는데, 와, 이건 진짜 놀라운 경험이었다. 번역본에서 울지 않던 부분인데 원서에서는 내가 울고 있는거다. 아, 이게 바로 '원서'라는거구나. 원서를 읽는 건 이런거구나를 가장 크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물론 브리저튼도 울었다 ㅋㅋ 나이들면 눈물이 많아진다 ㅋㅋ)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문장들이 때로는 간결한데도 그 안에 묵직한 감정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원서로 읽기에 너무 좋은 작가인것 같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좋은 이유중에 가장 큰 건, 그녀가 자신이 쓴 인물들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책속 등장인물이 나쁜짓을 하거나 혹은 선한 행동을 하거나 하는 일들에 대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자신의 감정을 얹는게 아니라 '이 사람은 이런 삶을 살고 잇어'라고 담담히 기술해주는 거다. 거기에는 범죄자의 삶이 있고 노년의 삶이 있고 다정한 삶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감정을 품는 건 오롯이 작가의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인 거다. 나는 그 지점들이 진짜 너무 좋다. 등장인물들의 변명을 해주려 하지 않아서. 이 인물들의 이 삶에 대해서는 읽는 니가 알아서 생각해라, 하는 것이 나는 너무 좋다. 그 지점이 너무 존경스럽다. 만약 내가 소설가가 된다면 나 역시 그런 소설가가 되고 싶은데 나같은 쪼렙은 내가 그리는 등장인물에 거리두기... 안될거야.



올해의 관심: 장 지글러

















반다나 시바를 만났을 때도 그랬는데 장 지글러를 만나고나서도 다른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지금 나는 여러단체에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내고 있는데, 돈으로 후원하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하고 쉬운 일이다.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을 보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가. 그렇지만 돈 보다 더한 어떤 것을 주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이 세상을 그리고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은 나의 몇푼 돈보다는 직접적 행동이 아닐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거다. 이대로 괜찮을까,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에 대해 생각하게 된게 작년에는 반다나 시바 때문이었다면 올해는 장 지글러의 영향이다. 




올해의 문제: 키오스크와 영어


어쩔 수 없이 맥도날드에 가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할 일이 생긴다. 내가 만나본 키오스크 중 가장 똥같은 키오스크가  맥도날드다. 어쨌든 주문을 마치고 나면서 늘 드는 생각은 '도대체 노인들은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것이다. 나 조차도 이걸 이해하는데 그리고 주문에 이르는데 한참 걸리는데, 우리 엄마는 여기와서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을까? 이런게 너무 화가 난다. 일전에도 케이에프씨에 치킨 먹으러 갔는데, 내 또래의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와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거다. 나는 옆에서 뭘 원하는지 물어가며 대신 주문을 해줬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맥도날드에서는 어떤 할아버지가 헤매길래 도와드렸다. 감사하다는 인사는 받지 못했다. 나는 이런게 너무 화가 난다. 우리 엄마가 행버거를 먹고 싶으면 먹을수가 없다는게 화가 난다. 내가 집에 와서 이런거 화내면 엄마 아빠는 '우리는 니가 사줘야 먹는거지' 하는데, 나는 그게 화가 난다. 왜, 왜 내가 햄버거를 먹고 싶은데 다른 사람에게 기대야 하는가. 너무 빡치지 않나. 지금 대한민국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리고 내 나이 또래의 중년들이 그러고 있을까봐 화가 난다. 왜 키오스크를 더 쉽게 만들지 않지?


얼마전에는 엄마와 걷다가 <hair salon> 이라고만 써진 간판을 보았다. 한글은 하나도 적혀있지 않았다. 너무 화가 났다. 엄마, 저 간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엄마는 모른다고 했다. 엄마, 미장원이야 머리하는데. 하고 또 한참 분통을 터뜨렷다. 왜 한국에서 미장원이나 미용실이라고 안쓰고 저따위로 써놓은거지? 읽을 수 있는 사람만 머리 하러 들어오라는건가? 이거 읽지 못하는 사람 안들어와도 상관없다는건가? 나는 이런게 너무 화가 난다. 


기계를 쉽게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소외되는 세상이 되는 걸 도대체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세상이 바뀌니까 어쨌든 당신들이 따라오쇼, 하는건 답이 아니지않나. 좆같은 세상이라고 복잡한 키오스크와 영어로만 쓰여진 간판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똥같은 세상..




올해의 인물: 크리스토퍼





코로나만 끝나봐라. 덴마크 간다.
크리스토퍼, 나랑 소울메이트 하자. 
나는 왜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소울메이트를 하고 싶을까...... 헤어지기 싫어서 그래.........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지난주에는 연말이라고 크리스마스라고 친구들이 책을 선물해줬고, 그리고 내가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그래서 책이 이만큼이나 와버렸다. 깔깔. 깨알같이 굿즈도 ...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위의 책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이고 이거 받아놓고 어제 오늘 또 주문했다. 그것들은 연말 선물 되시겠다. 12월에 이래저래 여러가지로 마음고생 했으니까 위로가 필요하다. 나를 위로해주는 건 누구? 나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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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9 2021-12-19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중간에 오바마 자서전에 대한 이야기 읽으면서 빵 터졌어요. 저도 읽다가 도중에 페이지를 더 나가지를 못 하고 멈춰있거든요.

다락방 2021-12-19 22:48   좋아요 4 | URL
오바마 말 왜케 많아요. 너무 상세하고 디테일하게 다 설명해놔서 대환장이에요 ㅠㅠ 이렇게 말 많은데 그래도 할 말 다 못했다고 두번째 자서전이 있다니 ㅠㅠ 너무해요 오바마 진짜 ㅠㅠㅠ

잠자냥 2021-12-19 22: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올해의 책이 필립 로스군요! 옴머나…. 필립 로스에 대한 저항감을 꾹 누르고 언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맥도날드 키오스크에서는 실제로 분변도 검출된다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19 22:51   좋아요 2 | URL
저는 네메시스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주인공이 너무 저 같아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저는 저의 큰 단점이 고지식한거라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이 딱 저같았어요. 히융-
맥도날드 키오스크 진짜 개똥이에요! 너무 싫어요!

- 2021-12-19 23:14   좋아요 3 | URL
공자냥, 훗 _!! 저 필립로스 중입니다 (다섯페이지 읽음) 먼저가 있겠습니다! 와 잠자냥이 안읽은 소설 내가 처음 읽어본다!!

다락방 2021-12-20 07:35   좋아요 2 | URL
오 쟝님 필립 로스 읽어요? 아아 쟝님은 어떻게 읽을까.. 필립 말로 깐 것처럼 필립 로스도 까게 될까요? 필립 로스 뭐 읽어요?

- 2021-12-20 09:28   좋아요 0 | URL
공산주의자요 ㅋㅋㅋ 아직 세페이지 건너 하나씩 플래그 붙이는 거 보면 일단 하나마나 한 소리는 하지 않는 것 같긴 해요 ㅋㅋㅋ 필립말로는 느끼했다 ㅋㅋㅋ 윌리엄 스타이런의 스팅고은 쓰레기였고 ㅋㅋ 어제 읽은 롭은 찌질했는 데… 필립로스는 어쩔라나 ? ㅋㅋ

다락방 2021-12-20 09:51   좋아요 0 | URL
공산주의자는 나도 아직 안읽었어요. 그렇지만 내가 누규? 가지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만간 저도 읽을게요! >.<

청아 2021-12-19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메시스>서둘러 읽어야겠네요!
<여성과 광기>도요.<페미니즘의 투쟁>은 읽는 내내 두근두근했었어요~♡ 내일 책 사는 날인데 장지글러 찜. 간판도 그렇고 화장품,삼푸,린스 같은 물품들도 영어에 잠식당했죠. 한글이 어쩌다보이면 신선할지경..ㅠㅇㅠ

다락방 2021-12-20 07:37   좋아요 2 | URL
미미님 내일(아니 그러니까 오늘) 책 사는 날이에요? ㅋㅋㅋ 책 사는 날 정해두고 사요? 그런데 정해둔 날 아니어도 사고 막 그러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장도 샀으니까 책 더 사도 되지 않아요? (충동질한다 ㅋㅋ)

맞아요, 미미님. 저희 엄마 아빠 모두 화장품 케이스 가지고 제 방 들어와서 이게 로션이냐 스킨이냐 영양크림이냐 물으세요. 샴푸인지 린스인지 바디워시 인지도요. 아 정말 너무 화나요. 영어교육 못받은 어른들이 수두룩 빽빽인데 그 분들은 화장품도 샴푸도 제대로 쓰지 말라는건가요? 진짜 너무 빡쳐요 ㅠㅠ 나라가 미친것 같아요 ㅜㅜ

청아 2021-12-20 07:55   좋아요 1 | URL
저 김숙의 ‘국민영수증‘보고 10일, 20일 딱 두번만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노력에 방점, 한권씩 못참고 사는 날도 있죠ㅋ역시 다락방님ㅋㅋㅋㅋ) 장바구니는 마음껏 채우면서 최대 미뤘다가 사래요. 확실히 지연시키니 변동사항도 생기고 도움이 좀 됐어요!

다락방 2021-12-20 07:57   좋아요 2 | URL
맞아요. 하루만 미뤄보자, 하루만 미뤄보자 해서 미루면 장바구니가 변하긴 하더라고요. 급했던 책이 안급해지기도 하고 다른 책을 넣기도 하면서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미루고 미뤄서 와 오래 참았다 하고 뽝 질렀는데, 이게 단단히 고삐를 잡아야지 풀리니까 날뛰더라고요. 토요일 일요일 주말동안 알라딘 두 번, 예스 한 번 주문해서 이제 배송되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ㅠㅠ 미미님은 고삐 잘 잡고 놓지마세요! ㅠㅠ

PersonaSchatten 2021-12-19 2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저는 내년에 저 책들을 읽어보면 되는 것이로군요.
키오스크…정말, 네… 그렇습니다. 일전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싶어 카운터에 도움 요청하고 마지막에 카드 내니까 카드 있으시면서 왜 여기로 왔냐고 다시 키오스크로 돌려보내면서 마치 시간 낭비했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 보고 놀랐었어요. 물론 다른 아저씨가 매니저 불러서 카운터에서 주문 완료 했지만요. 저도 이용하기 짜증나고 솔직히 메뉴가 어디 붙었나 방황하고 찾아야 하고 그 사이에 뒤에 줄 서고 그러면 진짜 나이 이십년은 더 먹은 거 같고 자존심 상하고 막 그런데 서글퍼지게 사람이 운용하는 계산대 하나도 없고 그러면 앞으로 햄버거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안 먹을 것 같고 그렇더라고요.

다락방 2021-12-20 07:40   좋아요 3 | URL
저는 은행 갔다가 스맛폰 뱅킹 때문에 고객하고 직원이 신경전 벌이는 걸 보게 됐거든요. 고객은 할아버지뻘이었는데,

고객: 왜 앱이 설치되지 않냐
직원: 저장공간이 부족하다고 나온다. 필요 없는 앱 지워라.
고객: 니가 지워줘라
직원: 그걸 내가 어떻게 지우냐 너가 뭘 쓰는 줄 알고
고객: (스맛폰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자리고정)

나중에 그 직원에게 업무를 보게 됐는데 하루에 저런 손님 상대를 너무 많이 해서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저로서는 어떻게 스맛폰을 다루는지 모르는 고객 입장도 알겠고 번번이 그걸 설명해줘야 하는 직원 입장도 알겠고. 정말 답답하더라고요. ㅠㅠ

저도 키오스크에서 시간 많이 걸리면 되게 당황스러워요. 나이드신 분들은 오죽할까요 ㅠㅠ 아 너무 짜증나요 ㅠㅠ

- 2021-12-19 2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선물 책탑에 제 올해의 에세이가 있네요? ㅋㅋㅋㅋ 아 ㅡ 벌써 20일.. 올해의 페이퍼..! 이번에 마감치면 나도 각잡고 써야지!!

다락방 2021-12-20 07:41   좋아요 3 | URL
<외로운 도시> 말하는거죠? 후훗.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
얼른 마감치고 페이퍼 써줘요, 쟝님!!

2021-12-19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12-20 0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메시스 올리브 저도 넘 좋았어요 ㅎㅎ 다른 책들도 알아가고 싶네요 저도 키오스크가 편하지만은 않은데 ㅠㅠ 어르신들 나름의 자존심도 있는데 젊은이에게 묻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귀도 잘 안들리고 눈도 잘 안 보이니 설명한다고 잘 알아들을수도 없고. 도서관등에서 키오스크 수업을 하더라고요. 근데 코로나때문에 그것도 힘든 상황 ㅠㅠ 내년엔 꼭 덴마크 가시길 ㅎㅎ

다락방 2021-12-20 07:47   좋아요 2 | URL
네메시스도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고요 다시 올리브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최근에 저희 노화를 매일매일 실감하기 때문에 다시 올리브의 경우 더 절절하게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 나도 언젠가는 혼자 늙어가겠지 누군가와 매일 서로를 들여다봐주는 것이 필요할 날이 올거야, 같은 생각을 하다 보면 다시 올리브는 정말 바로 나의 인생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특히 올리브가 쓰러졌다가 병원에 실려가고난 뒤 의사에게 사랑을 느끼는 그 부분도 뭔지 너무 잘 알겠고요!

저희 아빠는 KFC 라는 이름을 외우는데에만도 한참 걸리셨는데 점점 세상으로부터 추방당하고 있는것 같아요. 하아-

덴마크 가면 소식 전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2-20 05: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카페에서 키오스크 앞에서 적립,할인 그런 것도 다 챙겨 누른다고 막 버벅대고 작동도 늦고 버퍼링 한참....ㅜㅜ
뒤에 젊은이들이 한숨 쉬고 카운터로 가고...^^;;;;;; 저렇게 힘든 키오스크를 왜 설치했대??궁시렁 궁시렁~~~
영화관도 키오스크!! 식당에 앉은 자리에서도 메뉴도 키오스크!!!(이건 좀 편하더군요.종업원 일일이 따로 안불러도 되니깐요) 아이스크림 먹을래도 키오스크!!!.....계속 해본 키오스크는 익숙하니까 할 수 있지만 처음 간 장소의 키오스크는 정말 진땀 절로 납니다ㅜㅜ
어르신들은 어떻게 드실까?생각 많이 드는 부분입니다.ㅜㅜ
크리스마스 선물과 연말 선물도 받으시고...또 좀 있음 새해 선물도 받으시겠군요?^^
1년이 늘 생일같은 책 선물 받기!!! 이거 넘 좋은 이벤트네요ㅋㅋㅋ 굿즈는 덤!!!!^^
일단 눈에 띄는 책들 담아 갑니다^^

다락방 2021-12-20 07:49   좋아요 4 | URL
저는 엄마폰에 스맛폰뱅킹 깔아드리고 한참 설명하고 할 때마다 설명해드려도 잘 못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숫제 제가 하게 돼요. 이제 학습도 느리고 기계를 만지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만한데 세상은 점점 다 기계로 대체되고 있으니 너무 안타까워요. 병원 접수도 키오스크라서 우리 엄마 이 병원 오면 어쩌나 싶어요. 왜 나는 이런거 못하는데, 하고 위축되는 감정을 들게 할까요? ㅜㅜ

저 거름망 있는 찻잔 너무 좋아서 어제 책을 또 주문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하나 놓고 쓰려고요. 깔깔.

새파랑 2021-12-20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올해의 소설 <네메시스>는 꼭 읽어봐야 겠어요~!! 필립 로스 순서대로 읽으려고 했는데 😅 크리스마스 선물이 정말 풍족해 보이네요~!!

다락방 2021-12-20 07:50   좋아요 3 | URL
저도 이번에 쌓아두고 좀 심했나... 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세 번의 주문을 더 했습니다. 늦게 준비되는 책들이 있어 아마도 다음주에 책들이 또 폭발하듯 오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하하하.
새파랑 님은 네메시스를 읽으면 어떻게 느끼실까요. 제 생각에는 새파랑 님 네메시스 되게 좋아하실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1-12-20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올해의 소설에 로스 작품이 꼽혔다는 걸 로스는 모르겠지만 ㅎㅎ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그래,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바로 이런 사람이야... 뭐 이런 생각이 드네요. 만감이 교차합니다. 전 아직도 필립 로스를 좋아하지만, 좋아하지 않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꺼려지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언젠가 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당장은 아니구요.

올해의 여성주의 책에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가 꼽혔군요. 저는 애증의 <제2의 성>으로 골라 두었거든요.
한 해를 돌아보는 <올해 시리즈> 페이퍼 너무 좋아요. 전 이웃분들 올해의 페이퍼 때문에 연말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랠 수 있답니다.
저기 아름다운 책탑 사진 3번, 컵에 대한 상세설명이 없네요. 궁금합니다@@

다락방 2021-12-20 09:51   좋아요 1 | URL
저는 로스를 싫어한다고 할순 없을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로 손에 꼽지는 못하지만요. 사실 읽었던 로스의 책들이 좋기도 했고 좋으면서 ‘이러지말지‘ 하고 안타까웠던 적도 있고 그랬는데, <네메시스>는 저에게 개인적으로 너무나 강렬했어요. 너무 대충격이었고 저를 너무 흔들었어요. 그 책을 읽은 후로 ‘신념‘에 대해 여전히 생각하게 되거든요. 완전 네메시스는 상대를 제대로 만난거죠. 아니, 제가 상대를 제대로 만난 것일지도. 그러고보면 책 역시도 독자와의 합이 중요한 것 같아요. 네메시스는 언젠가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어요. 특히 마지막 장에 대해서요. 저는 네메시스의 마지막 장이 너무 아름다워요, 단발머리 님! 이 부분이 진짜 감탄이 나와요.

저도 제2의 성하고 어떤걸 할까 계속 갈등했어요. 두 개를 공동으로 선정할까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 한 개에 몰아주자, 그렇다면... 그래, 인지도가 적은 마리아로사 님으로 가자!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마리아로사 더 유명해져서 책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 컵은! 거름망이 있는 잔으로서 잎차를 먹기에 좋습니다. 집에 잎차 선물받아 많은데 귀찮아서 잘 안마시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 컵이 생김으로써 거침없이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면 거름마을 싹 드러내서 차를 마시는 겁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1-12-20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키오스크 문제 관련하여 분노할 때가 많아요. 저조차도 어렵고 힘들 때가 많더라구요. 키오스크 터치 오류도 많고 일단 단계가 너무 복잡해요. 어르신들은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여성주의 책 읽기 뒤늦게 참여했는데 내 안의 변화를 조금씩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좋아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21-12-20 09:53   좋아요 1 | URL
어르신들은 옆에서 설명해줘도 또 까먹고 또 까먹고 그러는데 키오스크 진짜 너무 개똥이에요. 좀 더 쉽게 만들던가 해야지 특히나 맥도날드는 뭐 하나 고르면 자꾸 쓸데없이 다른 화면 나오면서 ‘이건 안먹을래?‘, ‘이건 진짜 선택 안해?‘ 막 이러고 있어요. 아 이자식들 진짜...

거리의화가 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내년에도 열심히 읽고쓰고 더 단단해지도록 합시다!

독서괭 2021-12-20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올해의 책 페이퍼다! 신나서 폰으로 먼저 읽다가 끊겼다가 얼른 PC로 댓글 달아야지 하고, 끝까지 못 읽었다는 걸 깜박하고 들어왔는데, 댓글에 온통 키오스크 이야기라 당황했네요 ㅋㅋ 얼른 마저 읽고 왔습니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요즘은 주차장 출입구에도 IN OUT 이라고 영어만 써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거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 영어를 모르는 분들은 출구가 어딘지 입구가 어딘지 어떻게 아냐고.. 그걸 듣는 순간 확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다들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다들 안다고 함부로 단정하고 쓰는 언어가 얼마나 위험한지.
다락방님 올해의 책들 모두 잘 담아갑니다(원서 빼고)ㅋㅋ <네메시스>리뷰 봤지만, 올해의 소설로 꼽을 정도로 좋으셨군요. <살림 비용>도 궁금하네요. 읽고 쓰는 일이 답을 찾아가는 데 가장 좋은 길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읽고 쓰기 전도사 다락방님 덕에 저도 올해 더 열심히 읽고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다락방 2021-12-20 14:33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in out 어떻게 알고 들어가고 나가냐고요. 아 너무 짜증나요. 상호도 죄다 영어로만 되어 있어서 도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어요. 너무 속상해요. 세상이 너무 똥같아요 독서괭 님 ㅠㅠ

네메시스는 읽는 사람 모두가 좋아할 소설은 아니겠지만(다른 소설들도 그렇겠지만요) 저한테는 너무 훅 들어온 소설이었어요. 살림비용 너무 좋았스니다. 이건 매우 얇아서 독서괭님도 시작하신다면 금세 끝내실거에요. 엄청 얇아요! 전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요.

독서괭 님,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 읽고 쓰는 일을 멈추지 말아요. 계속 이 길을 함께 갑시다!

PersonaSchatten 2021-12-20 14: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ttps://youtube.com/shorts/e_X4roE1ExU?feature=share

이젠 지나가다 크리스토퍼를 봐도 이 분인가 생각하게 되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0 14:31   좋아요 3 | URL
페르소나 님, 이 크리스토퍼가 저 크리스토퍼 맞습니다. ㅋㅋ 저기에서 나중에 힛트곡도 라이브로 부르더라고요? 제가 유튭 검색하다가 국경없는 포차에 와서 노래부르고 갔다는 것도 알게됐지 뭐겠습니까! 하하하하하.

PersonaSchatten 2021-12-20 14:33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신기하네요. ㅎㅎㅎ
다락방님 언급 이후로 이젠 제 유튜브 추천에도 자주 보이는 거 같아요. ㅎㅎㅎ
만화같이 생겼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1-12-20 14:34   좋아요 3 | URL
아, 딱 그 표현이네요 페르소나 님. 만화같이 생겼어요, 정말!! >.<

마루누나 2021-12-26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사용, 영어 사용, SNS 사용으로 그룹이 나뉘는 세상. 이게 신종 계급주의인 것 같아요.
아직은 제가 소외단계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저희도 10대 20대의 감각과는 다르니까...
부모님 세대를 보면서 이런 점에서 미래가 많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ㅠ.ㅠ

다락방 2021-12-27 08:35   좋아요 3 | URL
맞아요, 마루누나 님. 저도 지금 이정도나마 따라갈 수 있는건 제가 어쩔수없이 직장생활을 계속 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하거든요. 컴퓨터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고 어쨌든 직장에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과 저보다 젊은 사람들이 함께 있으니까요. 가까스로 따라잡고는 있지만 말씀하신 감각 부분에서는 영 뒤쳐져요. 십대의 제 조카들은 저보다 더 스맛폰을 잘 만지더라고요.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저 역시 따라잡을 수 없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지금 부모님 세대들이 이래저래 소외되는 걸 보면서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너무 불편하고요. ㅜㅜ

새파랑 2022-01-07 17: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21년 올해의 책 오늘 구매했는데 이렇게 당선되셨네요. 이작가님 당선 축하드려요~!!

mini74 2022-01-07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 ㅎㅎ 락방님 둘 다 넘 좋은 ~ 감축드리옵니다 !

그레이스 2022-01-07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얄라알라 2022-01-07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1 결산 페이퍼, 별들의 ˝전쟁˝은 아니고 별들의 쏟아짐 수준의 좋은 페이퍼들이 많았는데!!
다락방님 그 중에서도 ˝이달의 작품˝ 당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