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879페이지이며, 17.900원이다. 다시 말해, 출퇴근길에 읽기에는 지독하게 무겁다는 얘기. 단순히 책의 무게만 무거운게 아니다. 그 안에 실린 내용도 엄청나게 무겁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도무지 기분이 좋아질 수가 없다. 그런 책을 나는 방금 다 읽었다. (또) 다시 말해, 내 기분은 지금 무겁다는거다. 

 

 

 

 

 

 

 

제목은 '적절한 균형'인데 이 책은 끝까지 적절한 균형을 보여주지 못한다. 가난한자는 여전히 가난하고 불행한 자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비참함에는 끝이 없다. 세상이 변해간다고 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게 있다. 약자를 괴롭히는 비열한 강자와 강자에게 굴복해서 계속 약할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것. 그것은 무서운 진실이다. 이 책은 879페이지, 그런데 110쪽쯤을 읽었을 때부터 눈물이 고인다. 팔분의 일쯤을 읽었을 때부터 이 책은 나를 괴롭혔다. 무겁게. 

6월2일 선거가 있기 며칠전, 출근길 강변역에서 한 후보를 보았다. 그 후보는 허리를 굽혀 시민들에게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인사를 했다. 정중했다. 그런데 나는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저렇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해놓고서는, 막상 뽑히고 나면 그들은 다시는 허리를 숙이지 않으니까. 뽑아준 시민들에게 '당선자'는 결국 귄위로 똘똘 뭉친 거만한 인사가 되고 마니까.  

이 책속의 인도, 그 인도에서도 그랬다. 자신을 뽑아달라는 연설을 하는 후보들은 희망에 차있고 국민 모두를 구원해줄 것만 같다. 그들의 약속은 감미롭다. 그러나 듣는자들은 알고 있다. 저것들은 무의미 하다는 것을. 그들이 그저 말 뿐이라는 것을. 

연설에는 모든 종류의 약속이 담겨 있었다. 학교를 새로 짓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건강을 지켜 주며, 땅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재분배와 땅 상한제 법을 엄격하게 실시하여 땅을 주고, 카스트가 높은 사람들에 의한 차별과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법을 제정하며, 노예 제도, 아동 노동, 남편을 따라서 함께 죽는 것, 혼인 지참금 제도, 어린이 결혼등을 금지시키겠다고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똑같은 법들이 엄청나게 많은 모양이다." 둑히가 말했다. "선거 때마다 20년 전에 만든 것과 똑같은 법을 만들겠다고 하니 원. 이젠 그런 법들을 실행할 때라고 누군가가 알려줘야 할 텐데." 

"정치인들한테 법을 통과시키는 건 오줌 누는 거나 마찬가지죠. 죄다 하수구로 들어가서 도로 아미타불이죠." 나라얀이 말했다. (p.212) 

선거를 하고 새로운 정치인이 뽑혀도 불가촉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지금이야 어떤지 나는 잘 모르지만 불과 몇십년전의 인도는 대단히 차별이 심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불가촉천민들은 높은 신분의 사람들이 버린것만 취할 수 있었으며, 그나마도 말대꾸 하다가는 심하게 얻어맞기 일쑤였다. 그들에게 공정과 공평이란 단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아들을 낳는 것까지도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인도는 지금, 그때보다 살기 나아진걸까? 

얼마전에 영화 『데저트 플라워』를 보면서도 생각한건데, 그 사회에 전통적으로 뿌리박힌것은 아무리 그 제도 자체가 잘못된것이라고 해도 바로잡기 힘들다. 여성 할례제도를 바깥 사회에 간신히 드러냈고, 그것은 이제 세계적으로 금지하는 사항이 되었지만, 여전히 하루에도 몇천명의 아프리카 여성들의 성기는 제대로 소독되지도 않은 면도칼로 도려내어지고 있다. 인도 사회도 마찬가지. 차별이 옳지 않음을 꾸준히 말해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언제나 그들의 말은 묵살된다. 그리고 처형된다. 사회가 바뀌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는 말 그대로 용기라 그것을 내기가 힘들다. 용기를 냈다가 목숨이 새똥취급당할 수도 있다.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숨어사는 것이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전부다.

인도의 사회에서 불가촉천민들에게는 투표권이 없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그들이 민주사회임을 알리기 위해 그들 모두에게 선거권을 준다. 그러니까 선거장소에 가서 나는 선거하러 왔소, 라는걸 증명할 수 있게 이름 옆에 지장을 찍지만, 투표용지는 지주에게 돌아간다. 그러니 투표에 '참여'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투표' 자체를 할 수는 없는 것. 그것에 불만을 품은 불가촉천민 '나라얀'은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투표권을 주장한다. 

"지문을 찍으라고요? 내 이름을 다 서명할 겁니다. 투표용지를 주세요." 

(중략) 

"우린 지시같은 건 필요 없어요. 이건 유권자로서 우리의 권리에." (p.215)  

나라얀과 나라얀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젊은 청년 두명은, 자신의 투표권을 주장했기 때문에 결국  

   
 

벌거벗겨져서 반얀나무 가지에 발목이 묶여서 거꾸로 매달린 채 온종일 매질을 당했다. 의식이 들었다가 잃었다가 하던 그들의 비명 소리가 점점 더 희미해졌다. (중략) 멀리 들판에서는 사내들이 거꾸로 매달린 머리통 세 개에다가 오줌을 갈겼다. 의식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바싹 마른 그들의 입은 물기가 고마웠고 졸졸 흐르는 오줌을 절박함 때문에 힘없이 핥았다. (중략) 투표함들을 옮기고 난 후 저녁에 그들의 성기는 석탄불로 지져지고 입에는 불타는 석탄이 집어넣어졌다. 그들의 입술과 혀가 다 녹을 때까지 마을 전체에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pp.216-217)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879페이지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이미 217쪽쯤에서 펼쳐진다. 그렇다면 당연히 남은 600페이지가 사랑과 행복으로 넘쳐나길 바라겠지만, 이 책은, 삶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들 말고도 더 나쁜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책장을 넘기면서 나는 놀랍고 슬픈 마음으로 알아가게 된다.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난'이상 그들은 죽을때까지 가난을 면치 못한다.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것 쯤은 그들에게 불행축에도 끼질 못한다. 그들이 가끔 느끼는 행복은 지독하게 작은것이고, 그런 그들이 인내해야 할 고통은 지독하게 큰것이다.

인도의 가난한 자들은 국가가 자신들에게 행하는 짓을 보고 있었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총리가, 그리고 정부가 그들에게 한 짓을 그들은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자들이 보는 인도는 그렇지 않았다. 정부가 하는 짓은 옳은 짓이었다. 가난한 자들을 거세하고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키고 거리로 내쫓고 집을 부수는 것들이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행해져야 하는 일들이라 생각했다. 부자들이 보는 세상은 가난한 자들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이게 어디 비단 인도의 일이기만 할까.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면, 책의 뒷 표지에 '피코 아이어'라는 소설가의 이런 말을 읽을 수 있다. 

"이 소설로 인해서 당신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플 것이다." 

맞다.  

맞는데, 그러니까 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데, 내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너무나 무력하다. 그저 이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뿐이라 답답하다. 그저 한숨 한번 내 쉬는 일이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도무지 어쩔줄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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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 송'이라는 영화를 보는 오후, 제 마음이 참 무료했는데, 세상에는 이렇게 아픈 일들도 있지요. 바다를 마나고 나서 제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일. 사랑하게 되면 보이게 되고, 보이고 나면 알게 되니, 이전과 같지 아니하리라. (순서가 묘하게 다르죠, 원문과)

바다표범도, 펭귄도, 무너지는 빙하 조각도, 지구 온난화도, 독거 노인고 앵벌이 아이들도, 이 세상의 돈없고 힘없고 괴로운 모든 것들은 다들 너무 슬퍼요.(저 가끔 지구 온난화가 무서워서 밤에 전깃불 대신 촛불 켜요.)

다락방 2010-06-08 09:19   좋아요 0 | URL
가장 무서운건, 그런 비참한 현실들을 조종하는 힘센자가 있다는 사실 아닐까요? 지구 온난화를 유도하는 것도, 독거 노인과 앵벌이 아이들에 대한 것도, 모두 가진자, 힘센자들이 그 위에서 힘을 행사하고 잇잖아요.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가 공존한다는 것, 그들이 보는 세계가 다르다는것, 그것이 슬퍼요.

마노아 2010-06-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무거운데 책은 오죽하겠으며, 실제로 그 삶들은 또 어떠할까요. 나른한 일요일 오후 세시 오십오분이라는 제목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에요. 유권자 얘길 보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떠올랐어요. 어휴... 슬픈 이야기가 아직도 가득이에요...

다락방 2010-06-08 09:21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들의 삶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그저 짐작만으로 얼마나 비참할까, 하는 것도 제 위치에서 사치인건 아닐까 싶어집니다. 물론 사람이 사는 이야기, 소설이다보니,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도 행복은 존재해요. 웃음도 존재하죠. 그러나 그것들은 너무 작고 소소해서 제가 다 미안할 지경이에요. 세상은 여전히 불공평해요. 부조리하죠.

소나기 2010-06-0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가슴이 너무도 찢어지게 아픈 그런 이야기라면. 저는 요즘 읽지 않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가슴 아픈 일을 너무 많이 겪어서, 또 머리가 터지듯 아파서. 이젠 그런 이야기라면 괴로워서 말이에요. 요즘은 자꾸 행복한 이야기,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 읽고 싶어져요. 연애소설도 이별 이야기는 보기도 싫네요, 그냥 알콩달콩 달달한 이야기가 좋아요. 그러한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요..?
아참, 저는 내일부터 또 다시 시험이네요;;

다락방 2010-06-08 09:22   좋아요 0 | URL
홀릭제이님은 어쩜 그렇게 시험을 많이 보나요?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건가요? 시험,시험, 늘 홀릭제이님에게는 시험만이 있는것 같아요. 그렇게 좋은 나이에!

지금 알콩달콩 달달한 이야기, 라고 하니까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퍼뜩 떠오르는데, 아마도 그 책은 읽었겠죠? 흐음, 그렇다면, 흐음, 뭐가 있을까요,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까칠한 가족]은 읽어봤나요? 그거 재미있어요! :)

소나기 2010-06-08 13:25   좋아요 0 | URL
이렇게 좋은 나이에! 저는 방 안에 꼭 들러붙어서, 밖에는 나가지 않고 있답니다. 저는 늘 그렇듯 다른이들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어요. 다락방님께서 보시기에 제가 그렇게 시험을 많이 보는 것 같나요? 시험, 시험.. 뭐,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웃음) 그래도..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게 책이 있어, 참 다행이라고 늘 생각해요. :)

아!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는 읽었지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는거죠? ㅎㅎ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까칠한 가족].. 처음 보는 책이어요! 바로 도서관에서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있더군요! 다음주에 시험이 끝나면, 제일 먼저 읽을게요, :)

다락방 2010-06-08 13:28   좋아요 0 | URL
아마도 저는 더이상 시험을 치지 않는 직장인이고, 홀릭제이님은 저를 처음 안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시험을 치고 있는 학생이라 그럴거에요. 그래서 제게는 자꾸 시험만 보이는가봐요.
네, 책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렇지만 밖에 나가서 가끔 광합성도 좀 해줘요, 홀릭제이님! 물론, 너무 더우니까 더위는 먹지 말구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홀릭제이님이 좋아할만한 소설이니까 읽었을거라고 짐작한거죠. 우리 사이에 뭐, 그쯤이야! :)
네, 시험이 끝나면 아주 유쾌한 마음으로 까칠한 가족을 읽어요. 자꾸 웃게 될거에요. 웃어요, 홀릭제이님!
:)

무해한모리군 2010-06-0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요일 오후를 무력감에 휩싸여 보냈답니다. 아..

다락방 2010-06-08 09:23   좋아요 0 | URL
저는 월요일 오후를 좌절에 휩싸여 보냈답니다. orz

레와 2010-06-0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
다락방님에게 밝고 밝은 이야기로 행복해지는 책 좀 추천해 주세요!

아니, 저에게 해주셔도 됩니다!! 제가 보내줄테니..
이럴땐 독서량이 엄청난 사람이 되지 못한 본인이 미워요.

그리고 다락방님아,
이제 아픈책은 고만 좀 읽어요!!!

다락방 2010-06-08 09:25   좋아요 0 | URL
ㅎㅎ
레와님, 저 이책 다 읽고 바로 다음으로 [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라는 어처구니없는 칙릿소설을 읽었어요. 여자주인공이 아파트 복도에서 양동이에 쉬를 하다가 이웃집남자에게 들키는 장면도 나오는, 오, 정말 엉뚱한 소설이었어요. 뭐, 재미는 없었지만 말이죠.

아픈책도 읽고, 서늘한 책도 읽고, 예쁜책도 읽고, 즐거운 책도 읽고. 그렇게 살고 있어요, 레와님. 그러니 걱정 마요!
:)

(그보다 회장님을 좀 북극으로 좀 보내줘요 -0-)

차좋아 2010-06-07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 역에서 매일 같은 후보의 웃는 낮을 피하기도 고역이더군요. 파란색 잠바를 걸치고 환히 웃는 후보의 내미는 손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출근하는 장면이 일주일 쯤 반복되자, 그 구의원 후보가 제 얼굴을 익히더군요. 그래도 웃는 낮으로 악수 한 번 하자고 또 손을 내밀더라고요 저는 일주일동안 야박했던 제 손을 그 후보에게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나 환히 웃던지...
1번이고 2번이고 저는 후보자들의 손은 커녕 눈도 안마주치고 피해가고 명함 한장 안 받거든요.
보이콧이 나름의 정치적 입장인데, 사람 사는 세상 어떤 기준으로만 설명이 안 될 때도 있는것 같아요.
그 환히 웃던 미소가 지금 어떤 얼굴일까요? 의심 안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그냥 생각나서^^&)

선거를 하고 안하고 기층민들의 삶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곳도 마찬가지지요. 그래도 투표권이 있음이 감사하게 생각되는 글이네요. 투표를 하든 안하든 말입니다.

무력한 나날들입니다.


다락방 2010-06-08 09:27   좋아요 0 | URL
웃는 후보의 내미는 손을 거절하는 것도, 또 그들이 건네는 명함을 받는걸 거절하는 것도, 사실 거절하면서 유쾌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번은 이걸 뭐하러 거절하나 그냥 받으면 간단한것을, 싶어서 받았는데, 또 받고 나니 그 명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쩐지 길을 걷다가 쓰레기통으로 휙 던져버리기에는 찜찜함이 남더라구요. 결국 사무실로 와서 버리기는 했지만 ;;
못받겠더라구요.

그러게나 말이죠. 환하게 웃던 미소가 지금은 어떤 얼굴이 되어 있을까요? 사실 저는 그 대부분의 후보들이 더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기 보다는 개인의 명예와 권력을 위해 나온것 같다는 좀 씁쓸한 생각이 더 많이 들어요. 꼴도 보기가 싫어지곤 하죠.

무력한 나날들이죠. 네, 그래요.

2010-06-07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8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6-0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짧은 지문을 읽는 것 만으로도 끔찍하군요. 아마 나는...저 책 한 권을 읽기까지 몇 달은 걸릴지 모릅니다.

다락방 2010-06-08 09:28   좋아요 0 | URL
저도 꽤 오래 걸렸어요. 사실 참 쑥쑥 읽히기는 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좀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 못하는 바람에 오랜 시간을 끌었죠.

더 끔찍한 이야기가 가득해요. 그런데 그런 사회가 존재하니 이런 소설이 있는거죠. 그것이 끔찍한거에요, 그것이.. 어휴-

穀雨(곡우) 2010-06-0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고가는 지하철에서 들고 읽었지만 질량의 무게보다 마음의 무게가 더욱 무겁습니다.
어쩌면 세상은 모두 불평등하다는 것에서 말이지요. 한동안 이 책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거든요. 무엇이 진실일까하고....^^

다락방 2010-06-08 09:30   좋아요 0 | URL
마음의 무게는, 그렇죠, 이 책 질량의 무게보다 더하죠.
저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살까를 생각해봤어요. 저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있을때는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불평등한지, 이렇게 사는것이 왜 옳지 못한지 열변을 토하겠지만,
만약 힘센자들 앞에 나서지는 못했을거에요. 자, 이것은 불공평하니 이 세상을 뒤집어 엎어버립시다, 라고 앞에서 말하지는 못했을거에요. 저는 비관하고 비난하다 그렇게 비참한 삶을 살았겠죠.

그리고 저같은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바뀌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릴거에요..

따라쟁이 2010-06-0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파요. 가만있어도 아픈데... 왜 자꾸 아픈글들을 읽으십니까?
그래도 제가 이 책을 구입목록에 넣어 놓는 이유는 슬프고 싶은 날이 있을테니까.. 엄청엄청 펑펑 울고 싶은날, 이책을 꺼내 들겠어요. 아.. 마음아 차라리 찢어져 버려.. 싶은날..

아.. 생각만 해도 아파요. ㅠㅠ

다락방 2010-06-08 09:32   좋아요 0 | URL
어떤 현상에 대한 문제제기 만으로도 저는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그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던 자들이 그것이 문제였구나, 라고 생각해서 한발씩 더 앞으로 내밀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알아왔던 것들이 다가 아니란걸, 그동안 보아왔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였다는걸, 세상에는 감춰지고 숨겨진 더 많은 사연들이 있다는 걸 세상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수는 힘이 세죠. 모두가 알고 모두가 잘못됐다고 말해준다면, 더 좋은 쪽으로 더 빨리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프고 힘든 소설이지만, 일독을 권유하고 싶은 소설이기도 해요.

기억의집 2010-06-1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이 작년에 인도출장을 한 삼개월 갔다왔는데..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여전히 신분(계급)의 차별은 엄격하고... 한 예로 기차를 탔는데 브라만교들이 타는 곳이 따로 있다고 하더라구요. 어쩌다고 하급의 사람이 그 곳에 탔다가 쫒겨나는 모습을 봤데요. 여전히 지금도. 동생은 그러한 모습에서 인도에 환멸을 느꼈대요. 도대체 인도를 갔다오고 나서 인도가 좋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층민들 너무 비참하게 살아서 자기는 그 곳이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죠. 뽑아주고 나면 곧바로 허리가 펴지는 사람들이죠. 요즘 한국 사회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무력감을 느껴요. 열심히 사회 운동이나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다락방 2010-06-19 12:52   좋아요 0 | URL
신분의 차별은 지금은 좀 나아지긴 한듯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더라구요. 작년인가 신문에서도 인도의 차별이 얼마나 심한지, 그래서 결혼하는것 조차도 얼마나 힘이 드는지 했던 기사를 본 기억이 있어요. 이 책을 읽어보니 하층민들의 비참한 삶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것을 넘어서더라구요. 저 역시 인도를 한번 꼭 다녀오는게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저 역시 그들의 힘든 삶과 비참한 삶을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힘이 들까요? 또 그것을 깨부수기 위해 싸우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걸까요?

도대체 누가 어째서 왜 신분을 만들어서 그런 사회를 구성하게 됐는지, 그 사람에게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에요. 차별은 이런식으로도 존재하고 피부색으로도 존재하고 여러가지로 존재하죠. 선거에 나왔던 후보들도 국민의 밑에 잇는듯 행동하다가 당선되면 위에 있는듯 행동하겠죠. 처음부터 그들과 우리는 같은곳에 서있는데 말입니다.
 

아빠랑 등산을 다녀왔다. 도봉산 마당바위까지.  

누군가 자신의 품에 쏙 들어오도록 사이즈를 줄이는게 어떠냐고 해서 산에 가기로 결심했다,  

는건 농담이고, 

어제 마신 술을 땀으로 뽑아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산에 가기로 결심했다, 

는건 진담에 가깝지만, 사실 '진실'은 나 혼자 알고 있다. 각설하고, 

 

아침에 등산배낭을 꾸리시는 아빠를 보고 피곤한데도 일어나서 아빠 나도 같이가, 라고 말하고 아빠를 기다리게 하고서는 사실 아빠랑 좀 얼굴을 붉혔다. 나는 뭐 그다지 정치적인 여자사람이 아닌데도, 집에서 정치적인 이야기가 어쩌다가 나오면 아빠랑 나는 생각하는게 완전 달라서 한쪽이 묵묵히 참아내지 않는한 얼굴을 붉히고 큰소리를 치게 되는데, 대부분 그럴경우에 내가 참는다. 왜냐하면 아빠의 고집은 대박... 평생을 그런 사고방식으로 살아오신 분이라서, 또 나는 싸우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가끔 흥분한걸 참을 수 없을때를 빼면 그저 듣고만 있는다.  

아빠랑 둘이 버스를 타러 나가서는 어차피 아빠한테 내가 데려가달라고 말한거니 재롱을 떨었다. (응?) 아빠 어깨에 팔을 얹고 내가 함께 가서 기쁘지? 해대니 또 아빠는 금세 기분이 풀어지셔서는 껄껄 웃으신다. 이 얘기 저 얘기 해가며 아빠랑 도봉산 마당바위에 올랐다.  

엄마의 등산화를 신고온 터라 오르는 길이 미끄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돌이 아니라 흙으로 된 곳을 걸을 때는 좀 주춤해서 어어- 하고 소리를 뱉었더니, 아빠가 돌아보시고는 그럴땐 손을 내밀어 자식아, 하신다. 그래야 잡아줄거 아냐! 아, 네-

 

아빠가 가지고 온 돗자리를 깔고, 아빠가 가져온 김밥을 먹고, 아빠가 잘라준 사과를 먹고, 아빠가 타 준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나는 돗자리 위에 누워서 좀 쉬었다.   

내려오는 길은 오랜만의 산행이라 다리가 후달렸다. 경사가 좀 진 곳이 나오니 나는 그만 후달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어휴- 하고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아빠는 돌아보시고는 껄껄 웃고 손을 잡아 일으켜 주신다. 그러더니 너는 어릴때도 그랬어, 하신다. 어릴때도 나는 걷다가 힘들면 혹은 높은곳에 올라가면 주저앉아서는 아빠- 하고 불렀다고 한다. 지나가던 어른들이 일으켜주려고 하면 싫다고 하고 꼭 아빠가 일으켜주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하하. 정말? 내가 그랬다고? 나는 웃다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그 어린게 그랬으니, 그때 나 예뻤겠네?" 

그러자 아빠가 대답하셨다. 

"엄청났지! 넌 동네에서 최고였어!" 

하하 무려 동네 최고!  

신난 아빠. 어릴적의 나에 대해 계속 말씀하신다. 어릴적에 엄마 등에 업혔을 때, 버스를 타거나 거리를 걷거다 하다가 낯선이들이 엄마의 몸에 좀 닿을라 치면 나는 저리가라고 엄마 등에서 그들을 밀어버렸다고 한다. 하하하하. 나...폐쇄적인 아이었던건가? 

내려오는 길에는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갔다. 시원했다. 



 

나의 어릴적 얘기를 듣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와 달라진걸까? 아니면 달라지지 않은걸까? 왜 그 아이는 다른사람의 손길을 거부했을까?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손이 닿는것도 싫어했을까? 그러다가 문득 나는 지금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도 싫다.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 더 많이 접근하고, 사랑을 표현하고 하는 것들에 질투를 한다. 그러나 어릴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삼킨다는 것 뿐.  

또 그런 생각도 들었다. 아빠에게 나는 그때와 별로 다를 바 없는 딸이라는 걸. 물론 "이제는 니가 코끼리같아."라고 말씀하긴 하셨지만(끙;; 코끼리라니 ㅠㅠ) 삼십대 중반의 나는 여전히 아빠에게는 그저 어린 딸이라는 걸.   

 

 

 




생각의 끝은 결국 아기였는데, 나는 그러니까, 혹 결혼하게 된다면, 그리고 아기를 낳게 된다면, 딸 둘 아들 둘을 낳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 

나랑 딸 둘, 아들 둘 낳아요. 어때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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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6-05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응원만...^^;

다락방 2010-06-05 21:03   좋아요 0 | URL
ㅎㅎ 저 마지막 문단 지울까 어쩔까 고민하는데 댓글 달려버렸어요. ㅎㅎ

비로그인 2010-06-0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궁.. 예쁜 꼬마 아가씨네요.. 단단히 깨문 저 입술하며..

다락방 2010-06-06 01:31   좋아요 0 | URL
아빠랑 얘기하고나서 뭐 예쁘게 나온 아기적 사진이 있나 뒤졌는데 사진이 어디갔나 없더라구요. 중고등학교시절 친구들 다 나눠준 것 같아요. 아쉬워요. 어차피 지나고 나면 그들한테는 버려질 사진일텐데...그때 왜 기분에 젖어서 다 줘버렸는지.

고집 센 아기였죠. ㅎㅎ

Mephistopheles 2010-06-0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이 뻥치셨습니다. 동네최고라니요 세계최고라면 모를까. (이것도 일종의 재롱)

다락방 2010-06-06 01:32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정말이지 엄청난 재롱이군요! 세계최고라니! ㅎㅎ
전 동네최고란 말 듣고도 내려오는 발걸음이 (후달렸지만) 즐거웠는데 말입니다. ㅎㅎ

무스탕 2010-06-05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정작 마지막 저 질문에 대답할 쥔공은 아직 말이 없으신거 같은데 엄한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네요 ^^

도봉산은.. 나 어려서 할머니가 다니신 절이 도봉산에 있는 도봉사였어요. 그래서 어려서 몇 번 가본적이 있지요.
도봉산은.. 친구가 도봉동에 살아서 고등학생때 몇 번 친구들이랑 올랐었는데 우린 맨날 정상은 정복을 안하고 중간에 내려왔어요. 정상을 밟고 나면 또 가기 싫어진다는 우리끼리의 고집이 있었지요.
도봉산은.. 어때요? 지금 여름이 담뿍 들었던가요? :)

다락방 2010-06-06 01:45   좋아요 0 | URL
마지막 문단은 저도 모르게 그만..쓰다가..정신을 잃고... ㅎㅎ 저는 글을 읽으면서도 그렇고 글을 쓰면서도 가끔 감상에 빠져서 정신을 잃어요. ㅎㅎ

저는 산을 많이 가보지는 않았는데 북한산은 정상에 올랐다가 펑펑 울었어요.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도무지 정상에서 설 수가 없더라구요. ㅎㅎ 친구들이 사진 찍고 난리도 아니었죠. 왜 울었냐고 나중에 묻더군요. 전 그때 살아있는게 고마웠다고 답했어요. ㅎㅎ 뜬금없이.

도봉산의 여름은 한창이더군요. 여름이 담뿍 들었더군요. 그랬습니다.

2010-06-05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6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0-06-0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아들래미같아요.
굉장히 고집도 세보이고^^ 우리 엄마한테 닿지 말라고 밀쳐냈을 모습이 확 떠오르네요.ㅎㅎㅎ

다락방 2010-06-06 01:37   좋아요 0 | URL
저를 가졌을때 닥터가 엄마한테 아들이라고 했었대요 ㅋㅋㅋㅋㅋ
연탄까스를 마시고, 계단에서 구르고, 그렇게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도 저는 거침없이 엄마 배를 발로 찼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닥터가 아들이라고 했었대요. 그런데 결국 코끼리같은(?) 제가 나온겁니다. 하핫.

Kir 2010-06-0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 무려 넷이나 낳을 의향이 있으신 겁니까? 와우^^;
전 등산은 좋아하는데, 하산을 무서워해요. 그래서 산을 좋아하지만 잘 가지 않지요. 발목이랑 무릎이 고질적으로 좋지 않은데, 한때 산에서 반복적으로 다친 것에 기인한 바도 크고... 갔다가 또 다쳐서 오는 건 아닐지 겁이 나서 꺼려지더군요.

다락방 2010-06-06 01:40   좋아요 0 | URL
그게말이죠, 동성의 형제가 있는건 꽤 좋은것 같더라구요. 또 이성의 형제가 있는것도 좋은것 같구요.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딸 둘 아들 둘을 낳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사실 지금도 나이가 많아서(끙;;) 결혼을 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기 힘들(끙;;)나이긴 하지만, 저는 혹 낳게 된다면 넷을 낳고 싶어요. 딸 둘 아들 둘 ㅋㅋㅋㅋㅋ

산을 다녀오는데 별 무리는 없습니다, 저는. 워낙에 체력은 국력! 제 체력은 대한민국 최강입니다. ㅎㅎ
제가 고질적으로 좋지 않은건..음...음....뱃살 쯤일까요. ㅋㅋ

비연 2010-06-0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어릴 때부터 미모심^^

다락방 2010-06-06 0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너무 웃겨요. 지금 코끼리라니깐요!

비로그인 2010-06-06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둘, 딸 둘에 적극 찬성!
쌍둥이로다가 두 번에, 아니면 한 번에!

다락방 2010-06-06 10:35   좋아요 0 | URL
어휴...저는 지금 삼십대 중반이고......같이 애 낳을 남자도 없는데.......딸 둘 아들 둘이 가능할까요? 역시 어렵겠죠? 어휴.....어쩐지 한숨 나는 일요일 오전이에요.

개인주의 2010-06-06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땐 손을 내밀어 자식아, 하신다. 그래야 잡아줄거 아냐!
^^*

다락방 2010-06-06 10:35   좋아요 0 | URL
손은 내밀어야 잡아주고,
로또는 사야 당첨될 수 있고,
남자는 만나야 사귈 수 있고,

에, 뭐 그런겁니다. ㅎㅎ

따라쟁이 2010-06-0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둘, 딸 둘에 적극 찬성!-2
음.. 다락방님 이건 정말 비밀에 붙이려고 했는데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 코리보다도 더 큰.. 이라고 이야기 하셨어요.
이러면 제가 쫌 더 강한건가요?(응? 뭐가?)

산, 좋으네요. 저는 조금있다가 출근하는데 ㅠㅠ

다락방 2010-06-06 10:36   좋아요 0 | URL
아니 도대체 현충일에 그리고 일요일에 출근을 왜 한단 말입니까! 네?

나 그리고 따라쟁이님 말 안믿어요. 흥. 코끼리보다 크다뇨! 난 허벅지 드러내는 치마 입는 코끼리 못봤어요, 못봤다구요! 따라쟁이님은 구라쟁이! 흥!

따라쟁이 2010-06-06 12:20   좋아요 0 | URL
으흠.. 소울메이트라는 책에 보면 하이힐 신는 코끼리도 나오고, 오페라 보는 코끼리도 나오는데, 왜 허벅지 드러나는 치마를 입는 코끼리는 없다고 하세욧~!

그리고 저는 코끼리가 아니라 코끼리보다 더 큰 이라니까요. 아.. 참.. 이걸 보여 드릴 수도 없고 말입니다. ㅠㅠ

다락방 2010-06-06 21:33   좋아요 0 | URL
보여주세요! 보여주지 않으시면 믿지도 않을거라구욧!! 흥!!

따라쟁이 2010-06-07 15:53   좋아요 0 | URL
기다리십시오+_+ 사진올리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hnine 2010-06-0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의 말 풍선: "나와! 나와! 나보다 예쁘고 똘망한 사람 있으면 나와 봐 어디!"

다락방님, 삼십대 중반이 아닌, 사십대 중반인 딸을 두신 저의 부모님께서도 지금까지 그 딸 어릴 때 얘기하시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십니다. 가끔 제가 민망할 정도로요.
저 사진, 아주 오래 동안 머리 속에 어른거릴 것 같습니다. 바지의 패턴을 보니 혹시 아래 똑딱 단추가 달려있는 바지는 아닌지요? 아직 용변을 스스로 보기 전에 보조 수단 (?)을 착용하고 있던 나이의...ㅋㅋ 상상만 해도 너무 귀여운거 있죠.

다락방 2010-06-06 11:01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부모님들은 정말 자식 어릴때 얘기하는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종종 들어요. 거의 대부분은 '니가 이럴줄은 몰랐다'로 끝맺게 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_-

전 저 바지가 무슨 바지인 줄 모르겠어요. ㅎㅎ 저인줄은 알겠는데 사실 또 정말 저인줄도 잘 모르겠고 ㅎㅎ 아 근데 무척 웃겨요. 저렇게 고집스런 표정을 짓고 있지만 아직 용변을 스스로 가리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군요! ㅎㅎㅎㅎㅎ

치니 2010-06-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아이를 몇 낳는가는 아무래도 삼신할매 맘이지, 사람 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
하지만 뭐 어차피 맘대로 안 될 거, 계획이라도 알뜰하게 세워보는 거죵.
어릴 때 역시 다락방님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언지 잘 알았던 총명한 아기였군요.
본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건드리면 질투한다고 썼지만,
제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용감한(ㅋㅋ) 다락방님이 연상되어요.

다락방 2010-06-06 21:35   좋아요 0 | URL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용감한 다락방이라니, 오 해석이 멋져요 치니님! >.<

그쵸. 아이를 낳는게 내 맘대로 되는 일이었다면 저는 이미 딸 둘 아들 둘의 어머니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현실은.. ㅎㅎ 딸 둘 아들 둘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아요. 더불어 남편은 잘생기고 총명하고 다정하고 어른스러우며 유머감각있고 운동감각도 있고 돈도 많은게 이상적이고요.. ( '')

마노아 2010-06-06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하고의 등산이라니, 최고예요. 뜨거운 햇살을 감당할 만한 값진 시간이에요. 동네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신 다락방님 역시 최고예요.^^

다락방 2010-06-06 21:35   좋아요 0 | URL
아니 대체 세계 최고라는 건 어디에서 근거한 것일까요? ㅎㅎ
전 별로 최고는 아닌데 말입니다.

아 그나저나 일요일이 가고 있어요. 뜨거운 햇살을 감당하고 등산을 했더니 덕분에 다음날인 오늘 온 몸이 쑤셔서 집안에 콕 처박혀 있네요. ㅎㅎ

비로그인 2010-06-06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동네 최고 ^^

다락방 2010-06-06 21:3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인정하지 못하고 계시는군요! ㅎㅎ

레와 2010-06-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나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우리 할머니는 한때 내 다리를 보며
'코끼리 다리'라고 하셨어요. ㅠ_ㅠ




다락방 2010-06-07 13:31   좋아요 0 | URL
아니, 브레이크를 밟는 레와님의 다리가 얼마나 섹시한데요! 왜 코끼리 다리란 말입니까, 네?

아마 우리 아빠와 레와님의 할머니는 아는 동물이라곤 코끼리밖에 없는 모양이어요. 흥!!

니나 2010-06-0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저 앙다문 입술!
지금이랑 똑같아요? (으응? ㅋㅋ)

다락방 2010-06-07 14:54   좋아요 0 | URL
저 미친 자뻑. 이 사진 핸펀 화면으로 깔고 회사 여직원 보여줬더니 남자아이 같다더라구요. ㅎㅎ
제 남동생은 저더러 남들이 보면 딸 사진 가지고 다니는줄 알겠대요. ㅋㅋㅋㅋㅋ

레와 2010-06-07 15:47   좋아요 0 | URL
내가 차마 그말은 못하겠던데.. 역시 남동생! ㅎㅎㅎㅎㅎ

다락방, 내가 좋아하는거 알죠?! (응?)

다락방 2010-06-08 10:34   좋아요 0 | URL
다들 딸 사진인줄 알것 같아서 바꿨어요. 이제 핸드폰 열면 술집 나와요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0-06-0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강에 노랑을 입은 아가라니~

다락방 2010-06-08 11:02   좋아요 0 | URL
엄마가 입힌거겠죠 ㅎㅎ

기억의집 2010-06-17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집도 마찬가지군요. 저의 집도 엄마와 자식들간의 정치적 의견이 틀려서...엄마가 화를 많이 내세요. 저흰 별것 다 갖도 화 낸다고 놀리고. 지난 번에는 글쎄, 민주당 다 휩쓸었다고 집에 오지도 말라고 하셨어요. 하핫, 안 오면 서운해 하면서...

다락방님, 애기때 너무 이뻐요.전 여자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많이 봐서 그런지 딱 여자로 보이는데.

다락방 2010-06-19 12:53   좋아요 0 | URL
저희는 아빠가 심해요. 아빠는 그런쪽으로 아주 완강하세요. 목소리도 크시고 아, 싸우려다 보면 피곤해요. 그러니까 싸우려는게 아니라 얘기를 하려고 해도 곧 싸움이 되버리고 말아요. 저희 아빠는 이번 선거를 보시고는 젊은 애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민주당 뽑아놨다고 막 뭐라고 하셨어요.


그쵸, 이쁘죠? 저도 이뻐서 거울에 붙여놓고 자꾸 봐요. 나 이쁘네 하면서요. ㅎㅎㅎㅎㅎ
 

- 우동을 싫어한다. 그 뚱뚱한 면발이 싫다. 우동과 칼국수와 수제비의 그 '밀가루 덩어리'의 느낌이 싫다. 그렇다고 그 음식들을 안 먹는건 아니다. 가끔 먹고 싶고, 그래서 먹는다. 그러나 한그릇을 채 다 먹지 못한다. 밥은 머슴밥으로 먹을 수 있고, 고기는 혼자서 몇인분이고 먹을 수 있지만, 우동은 좀 다르다. 우동은 남기게 된다.  

어제 집에 들어가는 길, 한정거장 전에 내려 우동집에 들렀다. 밤 열시였다. 배도 고프지 않았다. 나는 그저, 좀 위로가 필요했고 허전했다. 내가 어제 간 우동집은 기사님 분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밤 열시의 우동집에는 그래서인지 기사님들로 가득했다. 그 우동집에서 여자는 나 혼자였고, 젊은 사람도 나 혼자였고, 결국 예쁜 사람(?)도 나 혼자였다. 게다가 나는 심지어 손을 들고 이렇게 외쳤다. 

"사장님, 우동 면발은 절반만 주세요!" 

아!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더 주세요, 도 아니고 많이 주세요, 도 아니고. '절반만 주세요' 라니! 아저씨들만 가득한 곳에서 예쁜 여자(응?) 혼자 앉아 우동 면발 절반만 주세요, 를 외치다니. 뭔가 새초롬하다. 아, 뭔가..뭔가...나랑 어울리지 않는데,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비로소 여자가 된 느낌? 여자로 완성된 느낌?   

우동 면발을 절반만 줬다고 해도 그곳의 우동은 양이 아주 많아서 결국 몇가닥 또 남겼다. 그곳의 메뉴는 다섯가지밖에 안된다. 우동, 짬뽕, 짜장, 짜장밥, 그리고...하나는 생각이 안난다. 아, 어제 외울라고 했는데...맥주를 마셔가지고....기억력이...orz 

고단한 며칠을 보냈다. 뭐, 오늘도 역시 고단한 하루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나는 정말로 지쳤고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막 떼를 쓰고 싶었다. 며칠전에는 친구와 강남역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 계단에서 나를 밀어줘'라고 했다. 더 슬픈 건 그 친구가 이렇게 답했다는 사실이다. '그 기분이 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아요.' 왜 이런 기분을 내가 느끼고, 또 당신은 이해하는걸까? 우리는 대체 어떤 삶을 사는걸까? 

어제의 따뜻한 우동은, 그런 내가 내게 주는 위로였다. 그곳의 우동 면발이 다른곳보다 얇았기에 가능했다.  

 

 

- 나의 후버까페와 데이트를 했다. 그는 일년만에 한국에 들어왔고, 그래서 우리의 만남도 일년만이었다. 그는 내게 잘 지냈냐고 물으면서 일년간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뭐 별로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했다. 늘 그랬듯이 회사 다니고 친구들 만나 술먹고 그렇게 살았다고,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그러자 그는 내게 만약 인생을 80으로 놓고 본다면, 80살이 되어 자서전을 쓴다고 했을 때, 그때 2009년에는 아무것도 기록할 게 없느냐고 했다. 나는 0.2초간 눈알을 굴리며 있다고 대답했다. 

"있어요. 그런데, 말하기 뻘쭘해요. 그래서 일기에도 못썼어요." 

그렇다면 그는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 일은 그러니까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냐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해프닝 같은것이었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했다. 미래는 예측불허라더니, 맞다고, 그 일을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고, 그랬다고. 그렇다면 그 일은 이제 상황이 종료된거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 일은 여전히 예측불허인채로 내게 있다고. 나는 그 상황안에 여전히 있다고. 그래서 말할 수 없는 거라고.  

나의 경우, 어떤 일들은 반드시 지나야만 말해지는데, 이것이 이미 지나버린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어쩌면, 한 2년쯤 지나면 내가 말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 때쯤이면 일기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최근 일년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니까 80이 되어 자서전을 쓴다고 했을 때, 2009년 05월에서 2010년 05월까지 특별한 일은 무엇이 있었을지, 어떤 일들을 기록할지. 

당신은 무얼 기록할건가요? 당신의 최근 일년, 자서전에 기록할 만한 특별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어떤일이 당신에겐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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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10-06-07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 저는 말할데가 없어 애꿎은 일기에만 적고 있는 일이 진행중인데 말입니다. ㅜㅠ 일기에도 쓰지 못할 일이라면 대체...

다락방 2010-06-07 13:32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그러니까,
제가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기록하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일기장은 홈피에 공개되어 있고, 어, 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 일기를 읽는 경우도 있으니, 저는 온라인상의 일기장에 백프로 모든걸 쓸 수는 없죠. ㅎㅎ

전 요즘에 종이일기장을 안쓰거든요. 아주 오래되었어요.

마그 2010-06-0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일본에서 먹었던 라멘집을 떠올리게 하시더니. 사뭇 진지한 물음으로 끝난 페이퍼군요 _ _ ; 무서운 페이퍼입니다. 이건.
내용이 너무.. 무서워요. 저의 올해는 일기에 뭐라고 써야할찌. 흠칫.. 놀래는 중 입니다.

다락방 2010-06-08 15:51   좋아요 0 | URL
떠올리면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런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즐겁게 살면 되지요, 마그님. 그러면 무섭지 않을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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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방안의 미니 컴퍼넌트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CD 가 걸려있다. 그런데 갑자기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고 싶어져서 CD를 바꿔 넣을까 하다가 음, 좀 귀찮아져서 인터넷으로 찾아 들으려는데, 늘 보던 멈춰진 영상 말고, 직접 연주하는 걸 보고 싶어지는 거다. 마침, 장영주의 연주가 있다. 

오-  

멋지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다. 바이올린을 대체 얼마나 배워야 이 음악을 이렇게 연주할 수 있을까! 

 

 

완전 정신줄 놓고 봤다. 정신줄 놓고 보면서 들었다. 두근두근하는 밤이다. 이렇게 서글픈 음악인데 왜 이 영상을 보면서 들으니 두근두근하는걸까!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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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3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말 좋으네요..다락방님..

다락방 2010-06-03 08:26   좋아요 0 | URL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다니깐요! 그런데 이만큼 연주하려면 엄청 오랜 시간 연습해야겠죠? 어휴..

비로그인 2010-06-03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이 쏙 빠지겠군요.
슬프고 아름다워요.
이번달부터 바이올린 배우려던 전...엄지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기고...ㅠㅠ
그래도 배울거예요.

다락방 2010-06-03 08:47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떡하다가 엄지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기나요?
전 음 좀 더 알아보고 배울지 말지를 결정해야겠어요. 저도 저렇게 연주해보고 싶어요. 흑 ㅜㅡ

비로그인 2010-06-03 08:56   좋아요 0 | URL
바이올린이 많이 어렵다는군요.
레슨비도 비싸구요.
다행히 전 피아노쌤의 친구분께 배울 기회가 생겨서...

그르게...왜 갑자기 관절이...
무거운거 들다가 삐끗 했었나본데...걍 오래 방치한 결과죠, 뭐.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고 믿으면...좀 열심히 배우게 될랑가요?
믿어야지, 암 믿어야지!!!!

다락방 2010-06-03 12:57   좋아요 0 | URL
피아노를 처음 배울때도 저는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가 엄청 피아노를 멋지게 쳐서 그렇게 치는줄 알고 배우게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나요. 초딩1년때. 그런데 막상 배우니까 도레도레부터 시작하더군요. 하핫. 그때의 괴리감이란.

바이올린도 마찬가지겠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 슝-

네꼬 2010-06-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 너무 아프지 않을까? 삐딱하게 있어서. (별 걱정을.)

무스탕 2010-06-03 12:18   좋아요 0 | URL
목 아픈건 잘 모르겠고 바이올린 하는 사람들 목덜미;;를 보면 굳은살이랄까 흉이랄까 하여간 하도 눌려서 생긴 흔적이 있더라구요. 다는 아닌것 같지만요.

다락방 2010-06-03 12:56   좋아요 0 | URL
네꼬님/ 역시 내 걱정은 네꼬님 뿐. ㅎㅎ 그런데 멋진 음악 연주하기 위해서 살짝 삐딱한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난 예술을 사랑하는 여자사람 ㅎㅎ


무스탕님/ 목덜미에 굳은살이라구요!?!? 흐음. 굳..은..살.....그냥 물렁살 많을것이냐, 굳은살 많을것이냐, 그것을 선택해야 하는거군요!

비로그인 2010-06-03 14:27   좋아요 0 | URL
굳은살에 한 표!!!

moonnight 2010-06-0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하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피아노도 못 치는 1인. ㅠ_ㅠ;

다락방 2010-06-03 12:55   좋아요 0 | URL
피아노는 배우긴 했었는데 오래 안치니깐 말이죠, 안배운거랑 똑같아 지더라구요! ㅠㅠ

다락방 2010-06-06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볼 때마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비로그인 2010-06-0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이 음악을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사랑하시는 군욥.. 언젠가 직접 들려주시는 날이 오길 바라겠습니다. ㅋ

다락방 2010-06-06 15:02   좋아요 0 | URL
저 이거 정말 좋아요! 어제 새벽에도 들었고 오늘 아침에도 들었어요. 이거 정말 좋아요. 음 역시 바이올린을 배워야 하는걸까요? ㅎㅎ
 

- 택시타는 건 싫지만 말(horse)타는 건 좋다. 음, 돈이 많아진다면 제주도에 별장을 사서 말들을 좀 키우고 싶고, 가끔 스트레스 받을때 내려가서 말 좀 타고 달리고 싶다. 버스타는 건 싫지만 비행기 타는 건 좋다. 돈이 많아진다면 비행기 한대 사서 가고 싶은 지방의 먼 곳은 비행기를 좀 타고 가고 싶다. 조종사는 그냥 음, 닉쿤정도로만 생겼으면 좋겠다. 닉쿤이라면 내가 별로 멜랑콜리해질 것 같지 않으면서(비리지 않으니까) 훈훈하다 할 수 있겠다. 토요일 오전, 비행기를 타러 갔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보안검사를 받고 탑승수속을 기다리는 순간을 나는 좋아한다. 이제 곧 비행기를 타겠구나, 하는 그 순간을. 또한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자리 잡고 앉아 내 옆자리에 앉게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고 상상하는 순간도 좋아한다. 토요일 오전의 나는 세 좌석중 가운데에 제일 먼저 자리잡고 앉았는데 양 사이드로 어떤 사람이 앉게 될지 두근두근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이런걸로 두근거리는 스스로가 퍽 만족스러웠다. 나는 언제나처럼 강하게 살아있고 깨어있다는 느낌.  

물론, 내 양 사이드로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앉았고, 그들은 타서 내내 졸았다. 나는 책을 읽었고. 

 

- 부산에 도착해서 공항으로 픽업나온 친구를 만났다. 친구의 차 안, 라디오에서는 이상은이 좋은 노래들을 연달아 들려주고 있었다. 하나는 이것, 

 

 

 I won't forget the way you're kissing
The feeling's so strong were lasting for so long
But I'm not the man your heart is missing
That's why you go away I know

다른 하나는 이것. 

 

 

마이클 볼튼 때문에 'blue eyed soul'이란 장르가 만들어진게 아닐까? 이 금발의 푸른 눈동자를 가진 남자는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십대의 중반즈음에 이 사람의 목소리에 아주 푹 빠져있던 기억이 난다. 목소리가 아주 그냥 절절하구나! 

좋은 친구의 옆에 앉아 오래전 좋아하던 노래들을 연달아 듣고 있노라니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만 같았다. 부산에 가는걸 무척 부러워하던 여동생이 생각나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이상은이 내가 좋아하던 노래들을 연달아 틀어주네. 감동이야. ㅠㅠ] 

그러자 여동생에게서는 이런 답장이 왔다. 

[부산은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먹어봤어.] 

orz 

 

 

-친구들과 영화 대부를 봤다. 음, 굉장히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사실 내 기대처럼 이 영화가 좋다거나 하진 않았다. '마리오 푸조'의 원작을 몇년전에 읽었을 때 꽤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막상 영화는 내게 뭐 그다지 크게 준 건 없었다. 물론, 알 파치노의 발견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세상에, 알 파치노가 이렇게 꽃미남이었다니! 이렇게 잘생긴 배우였다니!! 지금 볼 수 있는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가 젊은 시절에는 그다지 보이진 않지만 와- 정말 잘 생겼더라. 

영화속에서 알 파치노(마이클 코를레오네)가 살인을 저지르고 이탈리아의 시실리에 몸을 숨기던 장면이 있다. 그리고 시실리에서 그 마을의 처녀를 보고 반하는 장면. 그는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되고,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 순간, 그는, 할 말을 잃고 만다. 아무말도 할 수도 없고 들리지도 않는 상황. 옆에서 보던 마이클의 경호원은 그런 그를 보고 '벼락 맞은 표정'이라고 한다. 벼락 맞은 표정이라니! 하아- 

그러니까 한 여자를 보고 무려 벼.락.맞.은.표.정.을 지을 수 있다니! 

갑자기 내 인생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뭔가 헛살았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이닥쳤다. 그동안 내가 만났던 남자, 내가 좋아했다고 생각하는 남자, 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남자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들중 아무도 내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지어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누군가에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하지 못하는 여자라니, 아, 뭐 이래!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믿지만,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곧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것은 영원하지도 않다. 첫눈에 반했다가도 그 다음 만남에서 그 매력은 반감되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사실 첫눈에 꼭 상대를 반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살면서 한번쯤은 누군가가 나 때문에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되는 것, 그건 정말 해볼만하지 않은가! 하아-

영화 『대부』를 보고 나는 내 인생이 허무했다. 흑. 그렇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내일, 어쩌면 내가 마흔이 되었을 때, 혹은 예순이 되었을 때라도, 누군가에게 벼락 맞은 표정을 짓게 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희망을 잃지말자. 

 

-오늘 아침 부산의 한 호텔에서 눈을 뜨고 샤워를 하면서는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다. 

 

 

I heard from a friend today and
she said you were in town
suddenly the memories came back
to me in my mind  

나는 제일 처음의 이 부분이 무척 좋다. 오늘 친구로부터 당신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갑자기 내 마음속에 기억들이 떠올랐죠. 그와의 일들을 떠올리는 그녀의 그 순간, 그 기분이 어떨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그와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그가 바로 나와 가까운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그 순간 온전히 그를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 여름이 좋다. 여름은 여자들이 예쁜 계절이다. 젊고 예쁜 여자들이 짧은 치마와 짧은 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기차게 걷는 걸 보노라면 마구 기분이 좋아진다. 여자들은 예쁘다. 나는 그녀들의 그 드러난 다리들이 예쁘고, 그 다리로 걷는 그녀들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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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0-05-3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ㅎㅎㅎ

다락방 2010-05-31 08:44   좋아요 0 | URL
저는 음악 얘기를 하는데 동생은 왜 동래파전 얘기를 하는걸까요? 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엉뚱한 대답을 하는걸까요? ㅎㅎ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 ㅎㅎ

2010-05-31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1 12:33   좋아요 0 | URL
음 저도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데 못 먹어봤어요 222222222222222222222222222

다락방 2010-05-31 12:44   좋아요 0 | URL
그럼 제가 다음번에 부산에 뜨면 그때는 동래파전을 먹어보도록 합시다. ㅎㅎ

2010-05-31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0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이클 볼튼...
오랜만에 다시 보는데...가슴이 마구 떨리는군요~~~^^

다락방 2010-05-31 09:01   좋아요 0 | URL
지금부터 20년이 지난후에 지금 세대들도 2PM의 노래가 나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렇게 될까요? 우리가 마이클 볼튼의 목소리를 듣고 감상에 젖는것처럼 지금 젊은이들도 그럴까요? 흐음..

2010-05-31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31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3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4. 마이클 역을 알 파치노가 아니라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가 할 뻔했다는 말이 있어요.
A. 실제로 제작사에서는 스타였던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를 훨씬 더 원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코폴라는 이미 알 파치노만이 마이클 역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답니다. 그를 처음 만나자마자 코폴라가 알 파치노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돈 콜레오네!”라고 장난치는 자료도 남아 있습니다. 마이클 역으로는 제임스 칸도, 마틴 신도 스크린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알 파치노의 연약한 듯 보이면서도 냉랭한 기운을 따라가진 못합니다. 코폴라는 조지 루카스의 부인 마샤 루카스가 한 말을 들려주며 자신의 판단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마샤 루카스가 말했답니다. “알 파치노로 하세요. 눈빛으로 옷을 벗기는 재주가 있어요.” 그럼 마이클의 연인 역을 했던 배우 다이앤 키튼은 누굴 원했느냐고요? 물론 알 파치노였습니다. 알 파치노를 비웃던 스탭들도 그 유명한 ‘솔로조 카페신’에서 그의 눈빛연기를 본 다음에는 무릎을 꿇었다고 합니다. 마이클이 아버지를 저격한 상대 조직원들을 카페에서 살해하는 장면인데요, 알 파치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이렇게 회고합니다. “단호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좀 보여줬지.”


출처 :씨네 21.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1003013&article_id=60981


얼른 대부 2,3도 개봉했으면 좋겠어요!ㅠㅠ

거절하지 못 할 제안을 할 거야. 아아아, 너무 멋있잖아요!

다락방 2010-06-01 23:37   좋아요 0 | URL
대체 눈빛으로 옷을 벗긴다는 건 뭘까요? 저도 그런게 가능하다면 눈빛으로 옷을 좀 벗겨보고 싶네요. 알 파치노는 오, 정말 예상외로 잘생긴 외모를 빛내더군요! 그렇지만 카리스마 면에서는 지금이 압도적이에요.

저는 대부를 보기전에 대부를 제가 엄청나게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막상 보고 나니 제게 그다지 별 볼일 없는 영화더군요. 사실 그 영화를 보고 제가 무얼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좋다 싫다 어떻게도 말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대부 2편,3편은 음, 그래서 저는 개봉한 후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무엇이 Jude님에겐 그토록 좋게 느껴진걸까요?

비로그인 2010-06-02 14:26   좋아요 0 | URL
그, 대사들이요! 거절하지 못 할 제안을 할 거야. take te canoli, leae the gun, go to the matrss!
`제 어미가 아이를 이 꼴로 보낼 순 없으니, 자네 모든 기술을 동원해서 멀쩡하게 해 주게.' `마약은 달라. 교회에서 금지하는 것이잖소'

근대에서 현대로, 미국의 모든 문화는 대부에 담겨 있어요. 대부가 없었다면 난 나의 짧은 미국 여행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거에요(물론 마피아를 만나고 싶다는 건 아님)

아무런 표정도 없는 것 같은 얼굴로 강력한 메세지를 전하는 1세대 돈 꼴레오네, 아들을 보고 거동 못하며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는 그 남자, 연약한 듯(총 찾으려고 더듬, 더듬, 할 땐 사람 하나 못 쏠 것 같았죠) 강한 그 남자.

밖에선 거절 못할 제안을 하면서도 집에 가기 전에 과일 사 가고, 어릴 적 아픈 아들을 근심어린 얼굴로 보는 마피아 가장.

대부는, 완벽해요. 제 일생동안 영화 하나만 보라면 대부를 보겠어요. 그런 다음 키에슬롭스키의 블루를 보겠죠.

다락방 2010-06-02 18:40   좋아요 0 | URL
와- Jude님의 이 댓글을 보니 정말 대부가 완벽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러면서 왜 이런걸 나는 못느낀걸가 스스로 좀 한심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맞아요, 정말 그랬어요. 사람을 죽여야 할지 살려야 할지 결정하는 남자가 집에 갈 때는 과일을 사가지고 가죠. 게다가 아들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복수보다는 평화를 생각하구요. 맞아요, 그는 그랬죠. 맞아요, 그는 그랬어요. (끄덕끄덕)

니나 2010-05-3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번에 부산가서 록빈(새우빈대떡이래요)이란 걸 먹어봤는데,맛있더라고요.
동래파전이 유명하구나. 다담주에 출장때문에 또 가는데 시도해봐야겠어욜! ㅋㅋ

다락방 2010-06-01 23:38   좋아요 0 | URL
동래파전이 유명하다는건 여동생의 문자메세지 덕에 알았네요. 그것도 음악 좋다는데 완전 동문서답하는 문자 ㅋㅋ 동생들이 왜 죄다 이모양일까요?
그나저나 우리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어요. ㅋㅋ
물론 다른 장소에 있어도 서로를 갈구하지만!!

따라쟁이 2010-05-3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때려버려욧~!!!!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 누군가를 벼락맞는 표정을 짓게 하기도 어렵겠지만, 나를 벼력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게 한 사람도 없군요. 여러모로 재미없는 인생. -ㅁ-;;;

다락방 2010-06-01 23:40   좋아요 0 | URL
저는요 따라쟁이님, 벼락맞은 표정을 지어본 적이 있어요. 상대는 눈치도 못챘겠지만.

한번은 예상과는 다른 어떤 모습때문이었구요 ㅎㅎ
한번은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음,...... 암튼 그랬어요.

전 그 두번의 경험 모두,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그러나 이 얘기는 음, 그만 쓰겠어요.
가슴을 후벼파니까요.
벼락맞으면...아파요 ㅠㅠ

따라쟁이 2010-06-03 10:25   좋아요 0 | URL
아... 아프군요. ㅠㅠ

다락방 2010-06-03 13:16   좋아요 0 | URL
응! 나 죽을지경인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10-05-31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두 학기 연속으로 영화관련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수업을 듣게다고 들어갔을까 싶긴 한데 너무 많이 배운지라 무척 기억에 남아요, <영화비평>과 <미국영화사>였는데 그 때 말론 브란도의 "On the Waterfront" 와 "The Godfather"를 연달아 보고나서 제가 지은 표정이 아마도 벼락맞은 표정이었다 싶네요. 어떻게 하면 저렇게 무표정으로 감정과 대사를 전달할수 있지?? 하고 엄청 놀랐어요.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알파치노가 벼락맞은 표정을 짓던 장면, 그리고 시실리에서의 결혼장면 모두모두 너무 생생히 기억나요! 대부는 제 인생의 영화 다섯개를 뽑으라면 아마도 1,2위를 다투게 될 정도로 제가 사랑하는 영화거든요. 물론 수업들을 땐 영화속의 미장센과 카메라 이동과 색감의 사용등등을 분석하라고 막 그래서 머리를 쥐어뜯긴 했지만요, 크으~

다락방 2010-06-01 23:43   좋아요 0 | URL
전 대학때 공부를 하도 안해서, 심지어 세시간 연짱짜리 수업에서는 출석체크만 하고 전산실 가서 채팅하랴, 성인비디오 보랴;; 대체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저 들은 수업을 또 들어서 학적과에서 전화온 적도 있어요. 절반쯤 들었는데 취소하라고 ㅠㅠ

분명 그때는 영화비평이라든가 미국영화사라든가 하는 과목이 없었을거에요. 저도 듣고 싶단 말예욧!

그런데 벼락맞은 표정은 퍽이나 인상깊었지만, 음, 저는 대부는 별로였어요. 도대체 무엇이 브론테님에게 그토록 좋게 기억되는걸까요? 대부는 제가 '좋아하고 싶은'영화들 중 하나였는데 전혀 좋지 않았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저는 그 영화를 보고 무얼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오히려 책을 보았을 때에는 좀 더 감동받고 아,이것은 남자들의 이야기! 하고 감탄했더랬는데, 영화는 아무것도 안주네요. 알 파치노의 미모, 그것 밖에는...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