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친구와 식사를 하다가 친구의 팔목에 걸려진 팔찌가 스르르 팔꿈치쪽으로 내려간 일이 있었다. 친구는 그래서 귀찮다고 했다. 다시 팔목으로 끌고 와야 하니까. 나는 그때 친구에게 그래서 팔찌가 좋다고 말했다. 그렇게 내려간 팔찌를 다른쪽 손으로 끌어 올리며, 아, 여기에 내 팔찌가 있어, 하고 새삼 느껴져서, 그래서 좋다고. 그런데 이 책,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에서 페터 한트케는 이런 문장을 내게 보여준다. 

"일전에 손목시계를 잃어버린 적이 있어." 내가 말했다. "그다지 아끼는 물건도 아니었던데다, 그 전에는 그런 것이 내게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냈지. 그런데도 시계를 잃어버린 후로 손목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한동안 깜짝깜짝 놀라곤 했어." (p.90) 

이 책은 분량은 얇은데 쉽게 읽히질 않는다. 지루하고 재미도 없다. 그런데, 묘하게 마음을 잡아끄는 구석이 있다. 음, 책 전반에 드러나는 강박증 같은것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점에 있다고 해야할까.  

"가끔 난 아이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 클레어가 대답했다. "그럴때면 난 천하의 조심성 없는 엄마가 되지. 아이에 대해 도통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그럴 때면 아이는 내 주위를 무슨 애완동물처럼 돌아다니지. 그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내가 저 아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 사랑이 커질수록 죽음에 대한 불안도 그만큼 커져. 아이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자면 가끔 난 그 두가지를 더이상 구별할 수 없게 돼. 애정이 너무 깊은 탓에 그것이 외려 죽음에 대한 공포로 급변하는 거야. 그래서 아이가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을 뺏은 적이 있어. 아이가 갑자기 질식하는 모습이 눈앞에 보였거든." (pp.91-92) 

나는 정확히 이런 걱정을 했던적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과 특히나 내 조카에 대해서. 그 아이들이 앞으로 받게 될 상처를 내가 견딜 수 없어지는거다. 아이가 자라서 어떤 위험에 닥치게 될지를 상상하니 도무지 그게 멈춰지지를 않는거다. 종국에는 내가 이 모든것들을 감당할 수가 없을것이라는 생각때문에, 오히려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이 이 두려운 생각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결국 그 생각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그때의 내가 얼마나 불안해했는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불과 몇개월전의 일이라서. 

그래서 나는 별 재미도 없는 이 책을 읽기를 포기했다가 다시 집어들고 말았다.  

 

 

- 어제는 정말 지독한 하루였다. 오전 내도록 해야 할 일을 전혀 하지 못한채로 보내고나니 오후에는 폭풍야근이 기다리고 있었다, 라고 해봤자 일곱시에 퇴근했지만. 오후 내내 정신없이 일하고 업무적인 건 업무적인 것 대로 또 개인적인건 그것대로 나는 슬픔과 짜증과 비참함과 우울함이 최고치에 달했다.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 원래는 금,토,일이 약속이 있는 관계로 목요일은 쉬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 정말 그럴 수 없는 기분이었다. 

순대국에 소주 한 잔 할래요? 

나는 친구에게 물었고 친구는 그럴까요? 라고 말하고 회사 앞으로 와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순대국에 소주를 앞에 두고 마주앉았다. 우리는 그다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소주 반 병을 비우도록 우리의 입밖으로 나온 소리는 아~, 음~, 하아~ 뜨겁다, 맛있다가 전부였다. 순대국에 푸짐히 들어간 고기들을 건져 먹고 또 깍두기를 먹고 가슴속에 소주가 들어가서 속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면서 마음이 사르르르 풀어지고 있었다. 아, 순대국은 영혼을 구원하는 음식인것 같아요, 라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는 웃었다. 그리고 나는 진심을 담아 친구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지금 같이 순대국을 먹어줘서. 

그 순간 순대국과 소주 그리고 마주 앉아 함께 신음 소리를 내뱉어주는 친구가 정말로, 정말로 고마웠다. 

 

- 친구를 만나러 가기전에는 말했듯이 정말로 미친듯이 일에 시달리느라 스트레스 작렬하고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나올 무렵 여동생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열어보니 조카의 동영상이었다. 조카는 그네를 타고 있었고 까르르, 소리내어 웃고 있었다. 오, 맙소사. 나는 그 순간 무장해제 되어버렸다. 조건 없는 사랑이 가슴속에서 피어올랐다. 그 순간까지 나에게 있었던 모든 일들을, 나는 조카의 웃음소리와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다 잊고 말았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 얼마전에 한 남자와 배론성지에 갔었다. 성지로 가는 길은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았는데, 내 옆에 앉아 운전을 하던 남자는 앞에서 차가 올때마다 얌전히 한쪽에 차를 멈추고 상대의 차가 먼저 지나가도록 해줬다.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번번이 그랬다. 어제, 내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배론성지에서의 그 일이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그 일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랬나?, 하고 기억하지 못했다. 언제고 한번쯤 말해주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어제였다. 그랬어요, 라고 말하며 나는 덧붙였다. 

나 그때 당신이 너무 좋았어요. 반했었어. 

그는 내게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대답했다. 

 

 

- 어제 타부서의 y 씨가 아이폰4s 화이트를 받았다며 과장님, 기분이 너무 좋아요! 라고 했었다. 나는 그때 그 케이스만 보고 실물을 보지 못했던 상황이라 오늘 아침 출근하고 나서 타부서의 문을 노크했다. 나 아이폰 구경하러 왔어요, 라고. y 씨는 내게 아이폰을 내밀었고, 나는 그걸 구경했는데-뭐 크게 별다를 바 없더만. 근데 왜 사고싶지? ㅎㅎ-, 초기 화면에 어떤 동양 여자가 활짝 웃고 있었다. 이 여잔 누구에요? 그러자 그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배우라며 그 영화를 봤냐고 물었다. 아뇨, 나 안봤어요. 라고 대답했는데 그 뒤로 그는 그 여자배우에 대해 극찬을 했다.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나 뭐라나. 나는 y 씨에게 아이폰을 되돌려주며 "내가 왜 아침부터 여자 칭찬이나 듣고 있는거죠?" 라고 말했다. y 씨도 L 과장도 함께 웃다가 나는 혹시 그 영화 파일 있냐고 물었다. 그는 없다고, 자신은 극장에서 보았다고 말했다. 알겠다고 말하고는 내 자리로 돌아왔는데, 좀전에 메신저로 파일 받았으니 이메일로 보내겠다고 y씨가 말한다.  

나 줄라고 받은거에요? 

네, 라고 대답하는 걸 들으니 오늘이 신나는 금요일이라는 실감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음화화핫

 

- 나의 후버까페의 좋아하는 여성상에 나는 결코 부합되질 않는데, 이 점에 대해 후버까페에게 말하니 후버까페는 이렇게 말했다. 

다락방님은 제가 가끔 언급하는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기준을 파괴시켜 버리는 수준에 계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만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준파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이다. 먼 데 사는 남자가 나 본다고 한시간 일찍 조퇴하고 올 예정이다. 후훗. (아마도)굿 다운로더 파괴, 여성에 대한 기준 파괴, 근무시간 파괴. 난 다 파괴 시키는구나.

 


 

You call me at night, and i pick up the phone. 

 

앗. 이런건 알고 싶지 않은데, 검색하다보니 캐서린 맥피의 크리스마스 앨범이 나왔어. 아....어쩌지. 

 

 

 

 

 

Christmas is time to say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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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11-2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간거에요?! 왜 메신져에 없어?!

다락방 2011-11-25 11:27   좋아요 0 | URL
잠깐 안보이는 사이 찾으시기는 ㅎㅎㅎㅎㅎ

2011-11-25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1-11-2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읽는 재미란.. 중독입니다.

다락방 2011-11-25 16:0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ㅎ

이진 2011-11-2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지금만나러 갑니다의 여주인공 말입니다... 정말 동양적으로 이쁘게 생겼습니다 ㅎㅎ

저도 가끔 그런 불길한 걱정을 하곤 하는데... 다들 쓸데없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그래도 걱정을 떨칠수가 없는걸 말입니다 ㅠㅠ

다락방 2011-11-25 16:02   좋아요 0 | URL
흥. 그렇습니까?

불길한 걱정, 그게 쓸데없다는 거 잘 알잖아요. 그런데도 한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잘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소이진님도 그렇군요. ㅜㅜ

이진 2011-11-25 20:50   좋아요 0 | URL
우왓.. 그러고보니 유투브 동영상 어찌 옮김니까... 저는 그때 했다가 안되서 애 먹었습니다 ㅠㅠㅠ

다락방 2011-11-26 10:02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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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26 21:05   좋아요 0 | URL
ㅋㅋ 소이진님도 모르셨군요. 저도 다락방님이 알려주셔서 알았다는~!

poptrash 2011-11-2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역시 마성의 매력의 소유자였어...

다락방 2011-11-26 09:57   좋아요 0 | URL
집안 내력입니다. ㅎㅎ

무스탕 2011-11-2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에게 먹히는 매력을 갖고 있다니 부럽잖아!! 뭡니까, 그 매력이? 이제라도 나도 좀 배워보자구요!!

다락방 2011-11-26 09:59   좋아요 0 | URL
ㅎㅎ 무스탕님. 저 지금 새마을호 기차안인데 배고프고 졸려요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11-26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터 한드케...연극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극작가로 유명하지요.독어권 작가들은 소설과 극작을 겸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좋아하는 독어권 작가가 또 있는지요?

다락방 2011-11-28 17:55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은 좋아하는 독어권 작가가 있는지 지난번에도 제게 한번 물으셨던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때도 저는 이렇게 답했을 거에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 작가 말고는 독어권 작가를 잘 알지 못해요.

노이에자이트 2011-11-28 22:25   좋아요 0 | URL
네...그랬군요...

비로그인 2011-11-2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샤콘느... 새벽마다 듣고 있어요. 도입부가 정말 슬퍼요...
어제 [더 리더]를 다시 봤더니 더 뭉클한 것 같아요. 리스트의 탄식보다 슬퍼요 ㅠ ㅠ
그치만 기뻐요. 이런 음악을 듣게 되어서, 또 다락방님한테 받아서! ㅎㅎ

ps. 그런데 잡문집 다 읽으셨어요?
오늘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무려 100쪽이나 읽은 거 있죠?
'벽과 알'에서 감동먹었어요!!!

다락방 2011-11-28 17:54   좋아요 0 | URL
샤콘느는 정말 대박이죠.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슬픈 음악이 아닐까 싶어요. 클래식을 모르는 저도 그 곡만큼은 아주 절절한 마음으로 듣고 있어요.

잡문집 다 읽었죠, 물론! 벽과 알 도 좋았지만 저는 그가 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든 것들이 좋았어요. 언더그라운드 얘기를 할때도 정말 좋았구요, 다른 작가들에 대해 얘기할때도 좋았어요. 아, 그는 정말 좋아요, 수다쟁이님!! >.<

달사르 2011-11-27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 느껴지는 손목의 빈 자리..흘러내리는 팔찌의 새삼스러움. 캬..좋아요.
저는 이런 관능적인 포스팅을 해주시는 다락방 님의 센스에 늘 감동한다는. 히힛.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기준파괴! 하하하. 후버까페도 멋진 분. 이 분은 남자이시지요? 궁금궁금. ^^

다락방 2011-11-28 17:53   좋아요 0 | URL
어머. 이런 사소한 일상 하나에 '관능적'이란 칭찬을 해주시다니. 역시 달사르님은 칭찬이 후한 분이셨어요!! 고맙습니다, 흑흑.

제가 제 글 링크하자니 뭔가 챙피하고 부끄럽지만, 후버까페는 남자사람이 맞아요.

http://blog.aladin.co.kr/fallen77/3451562

2011-11-27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8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11-28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 간거에요. 난 원래 메신저에 락방님이 없어. ㅡㅡ;;;;
저 잡문집 노력하고 있어요.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하철에서 수다쟁이님처럼 백쪽을 읽지는 못했어요.

ㅠㅠ

다락방 2011-11-28 17: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혹시라도 메신저에 추가하고 싶다는 의미의 댓글이라면,
ven20@nate.com 이오. ㅎㅎ
우리에겐 그러나 왓섭이 있질 않소, 버벌낭자.

천천히 읽어요. 지하철에서 백쪽을 읽어야만 사람이 되는건 아니에요. 지하철에서 반페이지만 읽어도 된다구요, 버벌님. 오케이?

버벌 2011-11-29 03:59   좋아요 0 | URL
그런 의미의 댓글이 맞아요. 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왓섭이 있죠 그럼요 ^^
네이트 접속시에 추가하겠어요. 왓섭의 락방님도 좋지만. 네이트 락방님도 갖고시픔 꺄~~

듣기 좋네요. 버벌낭자...... 이거 아디로 바꿀까요?
짜장라면 야식 먹고, 배 두들기며 후회하고 있는 새벽이에요. 으악~~~~

다락방 2011-11-29 08:43   좋아요 0 | URL
저 어제 자기전에 맥주 마시고 싶어서 미칠뻔했는데 남동생이 계속 말렸어요. 그러면 안돼, 그러지마, 참어....결국 먹지 않고 잤더니 지금 마음이 좀 편안해요. 만약 남동생이 옆에서 말려주지 않았다면 저도 캔맥주를 마신 뒤에 오늘 아침 부은 눈을 들여다보며 후회하고 있었을거에요. 흑흑.
그렇지만 짜장라면..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제 생각은 온통 짜장라면에 집중되고 있어요. 먹고싶다 먹고싶다 ㅠㅠㅠㅠㅠ

moonnight 2011-11-2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든 다 파괴하시는 다락방님. ^^ 마성의 매력에 공감 한 표입니다.
그런데 궁금. 저만 모르는 건가요. 배론성지는 어디에요? (왠지 부끄럽다. ;;;;;;;;)

다락방 2011-11-28 17:46   좋아요 0 | URL
배론성지는 충청도에 있어요. 저도 배론성지의 존재 자체에 대해 몰랐다가 이번참에 알게된 거에요. 거기 가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구요. 여름 휴가때 다시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전화해서 문의했는데, 성지 안에서 따로 숙박은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바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그리고 성지를 산책해야 할 것 같아요.
:)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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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많이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책이 좋다. 그 생각은 굳이 범세계적일 필요도 없고 아주 생산적일 필요도 없다. 그 생각은 그저 오롯이 나 개인에 집중된 것이기만 해도 되고, 혹은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 대한 것이어도 된다. 그러니까 무엇이든 좋다. 내가 책장을 넘기고 있는 책의 내용이 나를 그저 글자를 읽는 행위만 하게 하는게 아니라 상상하게 하고 꿈꾸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면, 그것들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든 나는 기꺼이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슬프거나 기쁘거나 행복하거나 울거나 짜릿하거나 저릿하거나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노곤해지기도 하고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거나 위안을 얻기도 한다.  

   
 

한 권의 소설이, 한 줄의 말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영혼을 구제한다. 다만 두말할 필요 없이 픽션은 늘 현실과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 픽션은 우리의 실재를 깊게 삼켜버린다. 예를 들어 콘래드의 소설이 우리를 실제로 아프리카의 깊은 정글 속으로 끌고가듯이. 그러나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책장을 덮고 현실로 돌아와야만 한다. 우리 모두는 픽션이 아닌 다른 곳에서 현실세계와 마주선 우리 자신을, 아마도 픽션과 힘을 상호교환하는 형태로, 완성해나가야만 한다. (p.235) 

 
   

하루키는 자신의 에세이집인 『슬픈 외국어』에서도 자신의 글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바 있고, 또 그의 소설 전반에 걸쳐서도 다른 작가의 소설들을 끼워넣곤 했다. 내가 개츠비를, 필립 말로를 사랑하게 된 것은 그의 덕분이고, 프루스트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된 것도 그의 덕분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 좋은글이라고 했을 때, 이 잡문집은 더할나위없이 그런 나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 이 책에 나는 얼마나 많은 밑줄을 그었던가. 그가 자꾸만 말하는 글쓰기와 문학에 대한 생각을 읽는 것도 짜릿했고, 그가 음악에 대해 말할 때는 내 자신이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기억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하루키는 재즈 연주를 들으면서 그것의 감상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 있고, 또 여기에서의 키보드는 어떤 연주자인지, 그 연주만으로도 구분해낼 수 있다. 나는? 나는 뭘 할 수 있지? 나는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고 인상적인 구절들을 잘 기억한다. 이정도는 다들 할 수 있는건가? 내게 더이상 다른 재능은 없나?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하는건 정말로 즐겁다. 게다가 하루키가 옴진리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은 몇년전에 지루하게 읽기를 끝마친 『언더그라운드』를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그는 그 인터뷰를 '그냥' 한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인터뷰를 하고 그것들을 글로 풀어내면서 거기에 대해 느끼고 생각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가 문학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며 그것을 글로 풀어내주는 사람이라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인간은 마땅히 자유로워야 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사란 그리 간단히 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암묵적으로 커다란 사회 규칙이 하나 있었다. '그 차이가 세간의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커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다. (p.226) 

 
   

아, 그의 말은 구구절절 옳다. 그의 문장은 전혀 어렵지 않고 그래서 잘 읽힌다-그런데 책 초반에 자꾸만 '비히클(vehicle)'이란 단어가 스펠링 표기도 없이 튀어나오는 게 거슬린다. 왜 '수단'이라고 번역하지 않았을까? 스펠링을 모르면 그 단어의 뜻을 찾아볼 수도 없었을텐데?-. 게다가 유머는 어떤가. 이 잡문집에서도 그의 유머는 빛을 발한다. 

   
 

"흐음 그 뭐냐, 무라카미 군은 인기가 아주 많잖아요. 나한테 찾아오는 아가씨들도 거의 다 무라카미 군 얘기뿐이에요. 다들 나한테 소개시켜달라고 난리라니까. 그렇게 인기가 많으면 부인이 걱정이 많을 텐데. 힘들겠어요."
더없이 친절히 걱정하는 척하며, 장황하게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자기 흉은 모르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 생각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한 번도 소개해준 적이 없지 않은가.
(p.349) 

 
   

이 책 속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부분은, 하루키가 작가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샐린저와 피츠제럴드를 카버와 가즈오 이시구로를. 하아- 정말 미칠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얘기한다. 그걸 읽는 순간은 마치 내가 천국에라도 와있는 것 같았다. 하루키가 언급한 작가중 '그레이스 페일리'에 관심이 생겨서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려고 했더니, 그녀가 생전에 남긴 작품은 총 세권이고 국내에 번역본은 한권도 나와있질 않다. 제발 어떤 출판사라도 좋으니, 그레이스 페일리의 작품을 좀 소개해주세요!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집을 읽다보면 나 역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데, 이번에도 그랬다. 하루키는 나를 웃게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내가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의 글을 계속해서 읽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공감한 많은 문장들 중, 가장 가슴이 시린 문장을 옮겨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 세상 이별의 대부분은 그대로 영원한 이별이 되기 때문이다. 그때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은 영원히 갈 곳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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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11-2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 글인데 댓글이 없다. 우와.

다락방 2011-11-24 21:15   좋아요 0 | URL
ㅎㅎ 나 이거 리뷰를 너무 못써서 수치스러워요 ㅠㅠ 고치고 싶은데 못고치겠어서 포기. 수치스러운 이 글도 내 글 ㅠㅠ

blanca 2011-11-2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다락방님이랑 같아요! 저도 그레이스 페일리 폭풍 검색 했는데 번역본이 없더라고요!!! 너무 너무 아쉬웠어요. 맞아요. 하루키 글은 너무 쉬운데 어떻게나 또 깊이가 있는지요. 저도 사실 곱게 읽고 다시 내어 놓으려는 심산이었는데 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제가 가지기로 했잖아요. 댓글이 없는 건 다락방님 리뷰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락방 2011-11-25 16:11   좋아요 0 | URL
저도 밑줄을 너무 많이 긋고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놔가지고 ㅎㅎ 그런 상태로 타부서의 Y 씨에게 빌려줬어요. ㅎㅎ 전 밑줄 많이 긋게 하는 책이 정말 좋아요, 블랑카님.
저는 왜 리뷰를 못쓸까요? 블랑카님의 리뷰를 읽지 말았어야 했나봐요. 잘 쓰고 싶다는 욕망만 강해져서 정작 제대로 된 리뷰가 나오질 못했어요. 하아- 속상해...

이진 2011-11-24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요즘 대세입니다...
하지만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을 먼저 읽고 그리고 나서 잡문집을 생각해봐야겠어요 ㅋㅋ

다락방 2011-11-25 16:12   좋아요 0 | URL
네, 다른 책 먼저 읽어도 충부합니다, 소이진님.
저는 상실의 시대를 가장 먼저 읽긴 했지만 그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건 단편집 [렉싱턴의 유령]이었어요. 그거 읽고 완전 쑝가가지고 하루키를 찾아 읽기 시작했죠. 훗.

비로그인 2011-11-24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갈 곳을 잃어버린 말... 무서운 얘기네요. 어쩌면 영원한 이별보다 더 무서운 얘기일 수도 있겠는데요. 다락방님을 위해서라도 하루키가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좋은 글을 계속 썼으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11-11-25 16:12   좋아요 0 | URL
네, 하루키가 오래오래 살아서 좋은 글을 많이 많이 써줬으면 좋겠어요. 그건 하루키에게는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일...이지 않을까요?

stillyours 2011-11-25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사랑스러운 리뷰인 걸요!
난 오늘 아침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좋군- 하는 기분도 잠시, 마지막 열댓 페이지가 쩍 벌어지며 낱낱이 뜯어졌어요 ㅠ

다락방 2011-11-25 16:13   좋아요 0 | URL
사랑스럽기는 ㅠㅠ 자노아님은 구라쟁이!! ㅠㅠ
저도 마지막 열댓 페이자가 쩍쩍 벌어집디다. 이거 제본 불량인가 왜 이러죠? ㅠㅠ

달사르 2011-11-2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 읽는군요! 와우~ 저는 이 책 읽고 하루키가 더 좋아지고 있답니다. 역시 하루키야..이러면서 말이죠. 하루키는 참 배려를 잘 하는 사람 같애요. 소설을 써내는 작가로만 그치지 않고, 읽는 독자의 마음까지 배려를 한다고나 할까. 작가와 독자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한다고나 할까.

ㅎㅎ 저도 하루키가 소개하는 작가들 중 몇 몇을 지금 찾아보는 중입니다. 지금은 빌 크로에게 빠져있는 중. 히힛.

다락방 2011-11-28 17:45   좋아요 0 | URL
맞죠, 하루키 짱이죠? 끝부분에 작가들에 대해 써놓은 글들이 있거든요. 가즈오 이시구로, 피츠제럴드, 카버, 챈들러..아,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얘기해주다니! 이 얼마나 황홀한 순간입니까, 달사르님!

아니 그런데 달사르님, 그동안 뭐하느라 뜸하셨습니까! 자주 자주 좀 들르세요.

Forgettable. 2012-04-0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그레이스 페일리를 검색해서 락방님 서재로 들어왔어요 ㅋㅋ

다락방 2012-04-06 13:03   좋아요 0 | URL
어떻게해서든 여기로 오고야 마는군요. ㅋㅋㅋ
 
폭두방랑 타나카 1
노리츠케 마사하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한번쯤 방황의 시기가 있다면, 타나카, 당신에게는 지금! 방황해요, 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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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드는 것이 두려웠다. 하루 하루 그리고 일 년 이 년, 자꾸만 내가 늙어가는 것 같아서 초조했다. '필립 베송'은 자신의 책, 『이런 사랑』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이 젊음은 참을 수가 없다. 젊음과는 맞서 싸울 수가 없다. 우리는 같은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 순식간에 우리 사이에 불균형이 자리를 잡는다. 더 무슨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말한다 해도 핵심을 비켜가게 될 것이다. 갑자기 메울 수 없을 만큼 거리가 너무 많이 벌어져버렸다. 늙고 한물가고 지친 기분이 든다. (p.208)  

 
   

 

 

 

 

나 역시 젊음과는 맞서 싸울 수 없다고, 그렇게만 늘 생각해왔다. 늙어가는 건 좋을거 하나 없다고, 두렵고 초라해지는 거라고. 물론 젊음과는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추상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대체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보려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전, 나는 나보다 젊은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나이 든 내가 가진 '다른 무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나는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와 나 사이에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얼마전에 누군가의 '지나친' 혹은 '끔찍한' 행위를 접하고 나서, 나는 그것은 그런 사람을 선택한 사람이 감당할 몫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는 젊고 아름다운 걸 선택했지만, 그러나 그사람의 그 모든 침범의 행위들을 감수해야 해. 그것조차 사랑하든가 혹은 그것때문에 멀어지든가, 그것은 니가 결정할 일이지. 나는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니니까.
그러나 내가 시간을 돌려 만약 그 끔찍한 행위를 저지른 사람의 나이로 돌아가 같은 상황애 처했다면, 나 역시 똑같은 행동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잘못된 것인줄 모르고서. 그것이 마땅히 나의 권리라고 생각하면서. 새삼 내가 저런 행동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건, 그런것이 끔찍하다는 것 쯤은 알게됐다는 건, 그동안 내가 해왔던 실수들과, 경험들과, 그리고 그러면서 쌓여갔던 시간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참에, 경향신문에서의 '브래드 피트' 인터뷰를 보게됐고, 거기에서 브래드 피트가 마지막에 한 말이 아주 인상깊었다.  

"나이 드는 게 좋다.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지기 때문이다. 젊음과 지혜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물론 지혜다." (2011년 11월 16일 경향신문 33면, 브래드 피트 인터뷰中) 

온다 리쿠는 그녀의 책 『밤의 피크닉』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어, '요는 타이밍이지' 라는 말을 했었더랬다. 루이스의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만났던 타이밍이 중요했다고 말하는 대목이었는데, 정말로 그렇다. 타이밍이다. 마침 나는 이런 생각을 했는데, 마침 브래드 피트의 저런 말을 나는 신문기사에서 읽은것이다. 가슴속에 안도감이 차올랐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아주아주 근사하게 느껴졌다. 당신은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서 그걸 알고 있었군요, 나이 드는게 '좋다'는 경지에까지 이르렀군요. 나는 아직 나이 드는게 '좋다'고 까지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젊음과 지혜중에 선택하라면 단번에 '지혜'라고 말하지도 못하겠지만, 그렇지만 이제는 단번에 '젊음'이라고도 말하고 싶지가 않아졌다. 나는 아마도 이렇게 나이드는 것 같다. 그러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에서 나는 무라카미가 한 말에 밑줄을 긋게 된다. 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걸까. 어째서 하루키씨, 당신도 이 시점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까. 

   
  나이를 먹어서 좋을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젊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건 기쁜 일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전보다 전체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혹은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면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디테일에 불현듯 눈뜨게 됩니다. 그게 나이를 먹어가는 기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경험은 인생에서 하나를 얻은 것 같은 흐뭇함에 젖어들게 합니다. 물론 반대로 젊을 때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이나 문학도 있지만요. (p.114)    
   

 

 

 

 

아. 나는 이대로 나이 들어도 좋겠다. 눈가의 주름이 늘테면 늘어나라지, 흰머리 따위, 생길테면 생기라지. 온 몸에 붙는 나잇살따위, 그래 올테면 오라지. 나는 이제 두려워하지 않고 나이를 먹어줄테다. 내가 가지지 못한것, 이미 놓쳐버린 젊음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가지게 된 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이렇게, 이제는 초조함보다는 여유를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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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 2011-11-2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이들수록 생기는 '씩씩함'이 좋아요.

가끔 거울보고 의기소침(?)해 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그렇게 얘기했다면 졸리를 닮으신 다락방님에게는 피트의 그 말이 진실인 겁니다. ^-^b

다락방 2011-11-24 12:10   좋아요 0 | URL
엄청 근사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신문을 읽는데 정말 쑝갔어요. 멋진 놈들은 멋진말만 하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 예쁜사람들이 예쁜짓만 골라하는 그런거 있잖아요. ㅎㅎ

전 이제 나이들어가는 것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또 맞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해도 젊음은 언제나 부러워요. 젊음만이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생각해보니, 저는 제 가장 첫 연인을 제가 젊었을 때, 제가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사귀었어요. 이런거, 지금은 못하겠어요. 피곤해요. ㅎㅎㅎㅎㅎ

moonnight 2011-11-2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른 신문이지만;) 브래드 피트의 그 인터뷰기사 읽고 너무 멋진 사람. 이라고 생각했더랬어요. +_+;;;
저는 나이 들어서 더 지혜로와진 것 같지는 않지만 (ㅠ_ㅠ;) 어렸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내가 어떻게 그 시기를 헤쳐나왔는데 말입니다!!!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 좋아요. ^^

다락방 2011-11-25 16:16   좋아요 0 | URL
히융. 멋있죠? 예쁜 사람은 예쁜짓만 하고 멋진 사람은 멋진말만 하는건가봐요. 멋져. ㅎㅎ
저는 나이 들어서 더 지혜로워진 것 같진 않지만, 어렸을 때의 제가 굉장히 편협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고집도 셌구요. 물론 고집은 지금도 세고..
전 어떤것들은 다시 돌아가서 바꿔보고도 싶어요. 이를테면 추악한 과거..같은건 좀 지우고.......그렇지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전 어김없이 또 그렇게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은, 지금대로 좋아요, 문나잇님.
:)

비로그인 2011-11-2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덧글을 어떻게 남겨야 하나... 이런 마음으로 추천만 누르고 가셨나보네요.
저 역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브래드 피트가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지혜를 선택할까? 살짝 의심해봤어요.
저는 젊어서는 지혜를, 늙어서는 청춘을 선택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1-11-25 16:17   좋아요 0 | URL
비탈리의 샤콘느는 들어봤어요, 수다쟁이님? 그거 들으면 굵은 눈물 방울이 또르르~ 떨어질 것 같지 않아요? 응?

현명하네요, 수다쟁이님. 젊어서는 지혜를, 늙어서는 청춘을.
:)

이진 2011-11-24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저는 아직 젊음이라는 것에도 도달하지못한 초젊음 상태인듯 합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여유를 배운다는 것은 힘들고, 지혜와 젊음을 따질 수가 없지요... 일단 저는 아직 젊음이라고 외칠 것만 같습니다ㅋㅋ

다락방 2011-11-25 16:18   좋아요 0 | URL
초젊음.....초샤이어인인가요............ㅋㅋㅋㅋㅋ
소이진님. 젊음 속에 깊이 들어가있을 때는,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현명한 것 같아요. 지금 할 수 있는 일, 지금 재미있는 것들, 모두 다 누리세요.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세요. ㅠㅠ 공부를 열심히 안했더니 어른되서 무식한게 너무 싫고 부끄러워요. ㅠㅠ

jungmin17 2011-11-2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계속늙었단소리를들어서젊음이머가좋은지별생각안해봤지만체력이좋고열정있단것빼곤다부질없죠특히가난한게서럽죠지혜가모든것을이깁니다!

다락방 2011-11-25 16:19   좋아요 0 | URL
흐음, 지혜가 모든것을 정말 이길까요? 미모가 이기는거..아닌가요? 미모가 짱인것 같지만, 네, 그렇지만 저도 미모와 지혜중에선 지혜를 선택할 것 같아요...아닌가? 미모를 선택하려나? 뭐, 어쨌든 제가 묻고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

sweetrain 2011-11-25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스물 아홉인데; 아침에 버스타고 가는 길에 학생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괜히 기분이 좋더라구요. ㅋㅋㅋ
저도 종종 20대 초반이 그립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남은 제 인생 중에서 가장 젊은시기니까,
지금을 즐기려고 해요.

다락방 2011-11-25 16:20   좋아요 0 | URL
오! 멋져요. 학생..이라니. 저는 삼십대 중반인데 대학생이냐는 소리를 몇달전에 듣고 마치 이 지구를 다 얻은듯한 기분에 휩싸여서 제 덩치가 크지만 않았다면 아마도 날아다녔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질리안 마이클스 파워피트니스 30일 - 30일 동안 10kg까지 체중 감량 파워 피트니스 프로그램
질리언 마이클스 출연 / KBS 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한 남자와 데이트 중이었는데, 그 남자에게는 이미 애인(혹은 아내)이 있었다. 이 남자가 누구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바, 우리는 불륜을 진행중인 사람들답게 외진 곳으로 데이트를 하러 갔다. 언덕위의 집이었는지, 산 속 별장이었는지, 어쨌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들어갔는데, 그 남자는 잠시 볼 일이 있다고 자리를 비워 그 쓸쓸하고 적막한 집에는 나 혼자가 되었다. 그 때, 한 젊은 여자 배우가 내가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누구인지는 꿈에서는 알았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나고, 그녀는 내가 데이트 하던 남자의 여자이거나 혹은 처제이거나 암튼 그와 관계있는 여자였는데, 그래서 나를 처벌하기 위해 온 것. 그녀는 커다란 스태플러로 내 손과 발을 찍어댔고 나는 아파서 비명을 질렀지만 그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라 내 비명소리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저주를 퍼부었고 나는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싶었지만 너무 고통스러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뭔가 묵직한걸로-그녀의 다리였는지 망치였는지- 내 허벅지를 강타하기 바로 직전, 한 남자가 그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남자는 역시 꿈에서는 누구인지 알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나고, 어쨌든 나를 구하기 위해 들어온 것인데 나는 이미 죽기 직전, 그녀는 나의 허벅지를 강타하고 나는 그녀가 나를 죽이는 범인임을 알기 위해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비명을 질러 그녀를 범인이라 칭하며 거친욕을 한다. 그 거친욕이 무엇인지는 내 이미지 관리상 말할 수 없고, 다만 수키가 자주 하는 욕임을 밝힌다. 

아침에 일어나 생각하면 별거 아닌 꿈인데, 새벽에 꿈을 꾸다 깼을때는 왜그렇게 무서운걸까. 나는 무서워하다가 진정시키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또! 꿈을 꿨다. 

꿈에서는 엄청난 자연재해가 찾아왔다. 태풍이었는지 폭풍이었는지 홍수였는지 뭔지 모를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라졌고 집들도 사라졌다. 그나마 몇 남지 않은 집 중에 우리집이 있었는데, 그래서 우리집에는 동네에 집잃고 부모 잃은 아이들 몇몇이 와서 임시로 지내고 있었다. 세상은 어두웠고 사람들이 갈 곳은 없었다. 그런참에 나의 친구인 여자사람1人과 남자사람1人이 연락을 취해왔다. 자신들은 더 나은 살 곳을 찾아 아주 먼 길을 떠나려고 하는데, 하룻밤만 우리집에서 재워줄 수 있냐고 묻고 있었다. 나는 그러마고 했다. 나는 그 둘을 보는것이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그들을 우리 집으로 데려갔지만, 방 하나에는 동네 아이들이, 방 하나에는 식구들이, 그리고 방 하나에는 나와 여자사람1人이 자야해서 남은 공간이 부엌밖에 없었다. 그래서 부엌에 남자사람1인의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내 방으로 돌아갔는데, 아무래도 부엌에 그의 잠자리를 마련해둔게 신경쓰이는 거다. 그래서 다시 나가서 괜찮겠냐고 묻는데, 그는 초라한 속옷을 입고 일어서서는 괜찮다고 했다. 나는 그가 앞으로 먼 곳으로 떠날 것이라는 사실과, 그가 초라한 속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를 우리집 부엌에서 자게 한다는 사실과 더불어 내가 그를 향한 오랜 연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인 마음으로 애틋하게 그를 쳐다보다가 아련한 마음을 담아 그를 포옹했다. 그는 나를 마주 포옹하며 키스해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의 키스를 받으며 설마 이게 꿈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키스를 끝내고 내 귀에 속삭였다. 

내가 오랫동안 꿔 온 꿈이 실현됐네요, 라고. 

내가 당신의 꿈이었다고? 당신은 나의 꿈이었는데? 나는 감격에 겨워 왈칵 울음을 쏟아낼 것 같았다. 그래서 내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친구 J 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싶었다. 내가 그의 오랜 꿈이었대요, 라고. 그러나 그 문자를 보낼 수 없을 정도로 나는 내 감격에 겨워있었던 상황. 그에게 달콤한 말들을 속삭이고 싶었고, 그렇게 그의 옆에 나란히 눕고 싶었는데,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집안의 아이들과 식구들과 여자사람1人 모두 내가 챙겨야 되는 상황. 나는 그 달콤함만을 간직하며 다시 사람들을 살피다가 잠을 깼다. 

 

『질리안 마이클스 파워피트니스 30일』에는 30일동안 10kg 을 감량할 수 있다고 쓰여져 있고, 그래서 나는 30일동안 한 뒤에 "놀라운 효과에요, 정말로 10kg 을 감량했어요!" 라는 구매자 40자평을 쓰고 싶었고,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어제 단 하루를 했을 뿐인데 오바이트가 쏠리고 팔다리가 후달리고, 팔다리에 스태플러가 박히는 꿈을 꿨다. 단 하루만 했을 뿐인데 내 몸은 비명을 질렀고 악몽과 달콤한 꿈 사이를 오락가락 했다. 맙소사. 이래가지고 30일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30분도 채 안되는 시간을 따라했을 뿐인데 나는 마치 젖은 휴지처럼 널브려저 침대에 내팽개쳐진 기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루, 단 하루였을 뿐인데!!  

그러나 이 DVD를 재생시키고 본인의 뼈가 타는 고통을 감수하며 30일간 따라한다면, 감히 단 하루만 해본 사람으로서 말하건데, 정말 10kg 감량은 찾아올 것 같다. 그녀는 쉴 틈을 주지 않고 끊임없이 따라하기를 재촉하며 말한다. 

부상은 안돼요, DVD 를 지금 끄고 싶죠? 자 조금만 더해봐요, 이렇게 따라해봐요, 이 명품 복근을 여러분도 갖고 싶지 않나요? 여기까지 해왔잖아요 조금 더해요, 조심해요 부상은 정말 안돼요, 여러분이 지금 힘들다는 것 알아요, 장시간의 운동과 식이요법은 많이 힘들었죠? 전 여러분의 근육과 심장을 모두 운동시킬거에요. 

그녀는 정말로 그렇게 했고, 그리고 그녀가 시키는대로 부지런히 한다면, 그녀가 보장하는 체중감량과 근육은 내게 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말이다. 이건 단 하루만 해봐도 안다. 그녀는 내가 원하는 것을 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모든것은 나의 의지문제가 아니던가. 나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30일간 30분씩 온 몸이 내지르는 비명을 들어가면서 밤이면 악몽과 달콤한 꿈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명품 복근을 만들것이냐, 편안하게 지내고 편안하게 자면서 뚱뚱하게 살아갈 것이냐. 일단, 지금은, 오늘은, 더이상 이 DVD 를 재생하기를 멈추려한다. 며칠 쉬어야 겠다. 그러니까 단 하루 하고 이러는 거, 맞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질리안 마이클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의 의지는 언제나 나를 배반하기 때문에.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요가매트와 덤벨을 가지고 DVD를 재생시키는 순간, 내 근육들은 움직이고 땀방울은 온 몸으로 흘러 옷을 적신다. 그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정말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그러나 만만치 않다. 

부작용 1. 30분간의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뒤에 침대로 돌아가 책을 읽으려고 했더니 책장을 한장도 넘길 수가 없었다. 곧바로 잠이 쏟아졌다. 

부작용 2. 평소보다 기상시간이 늦어졌다. 아..일어날 수가 없었어. orz 

부작용 3. 식욕이 대박, 밥맛이 꿀맛이다. 아침부터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고 김치왕만두 하나까지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야 말았다(그런데 이건 평소에도 좀 그렇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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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11-22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11-22 10:02   좋아요 0 | URL
피트니스 DVD 리뷰 이렇게 잘 쓰는 사람 봤어요, 웬디양님? ㅋㅋㅋㅋㅋ한순간에 후다다다닥 ㅋㅋㅋㅋㅋ

2011-11-2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2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2011-11-2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푸훗.

다락방 2011-11-22 10:22   좋아요 0 | URL
쌍코피가 터질것 같아요, 하루님. ㅜㅜ

버벌 2011-11-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저 이거 사야할까봐요. 위에 댓글에 이미 락방님이 썼지만.. 휘트니스 비디오에 대해 이리 리뷰를 잘 쓰는 사람은 없을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까 전 그 리뷰에 넘어간,,,움 느껴볼까. 스태플러가 온 몸에 박히는 꿈을.

다락방 2011-11-22 14:27   좋아요 0 | URL
버벌님.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여서 '꾸준히' 이 DVD 대로만 한다면 정말 몸짱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꾸준히' 해내기가 벅차다는 것. 흑흑.
와 전 지금도 몸이 부서질 것 같아서 집에 가고 싶어요. ㅎㅎㅎㅎㅎ

무스탕 2011-11-2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모든걸 감수하고 별이 다섯개!
30일후,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다락방님의 다른 후기가 올라올지 기대해 볼게요 ^^

다락방 2011-11-22 14:28   좋아요 0 | URL
네. 이건 단 하루 했는데도 성능이 짱이거든요! 물론 몸무게가 줄어들거나 하진 않았지만 근육들이 다 깨어난 느낌이에요. 제가 조금 더 부지런하다면, 조금더 의욕적인 사람이라면 효과를 엄청 볼 것 같아요. 그러나 전 게으르고 게으른 여자사람. 흑흑.
크리스마스 즈음이라....전 연말이라 매일 고기와 술을 마시며 백키로 찍을것 같아요. 흑흑 ㅠㅠ

twoshot 2011-11-2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 대박이네요..그런데 이건 평소에도 좀 그렇긴 했다,,,땡스투와 추천을 한방씩 날리고 갑니다~~

다락방 2011-11-22 14:29   좋아요 0 | URL
잊지마세요, 투샷님. 자신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요. 하루만 해봐도 몸이 달라지는 걸 느끼실 거에요. 그러니까 겉으로 보기에 달라졌다는 게 아니라 내 안의 근육들이 다 깨어났어요. ㅎㅎ
식욕은, 에, 뭐, 늘 그랬으니깐요. ( '')

레와 2011-11-2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

다락방 2011-11-22 14:30   좋아요 0 | URL
난 참...애가 여러모로 짱이야. ㅋㅋㅋㅋㅋ

... 2011-11-2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 활용팁에 "초보자는 아니타를 따라하시고 경험이 있으신 분은 나탈리를 따라 하세요" 라고 나와 있어요. 다락방님이 나탈리를 따라 하신게 아닐까요? 아니타를 따라 해야 하는데? ( '')

다락방 2011-11-22 15:46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브론테님. 아니타를 따라했어요. 아니타를 따라하는 것도 완전 죽을듯한 고통을 동반해요. 흑흑.
(게다가 반복해서 질리안이 말해줘요. 초보자는 아니타를 따라하고-이러면서 아니타에게 가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나탈리를 따라하라고-이러면서 나탈리에게 가요. 헷갈릴 수가 없어요. ㅠㅠ)

자하(紫霞) 2011-11-22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피트니스 DVD 보고 일주일에 3일 따라하다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살빼기를 소망하는 아는 동생에게 그걸 빌려줬더니 그날 밤 이런 문자가 오더군요.
진짜야? 이거 사람이 하는 거 맞아?라고...
아~복근 대박 부럽네요!

다락방 2011-11-22 15:47   좋아요 0 | URL
이걸 정말 따라만 한다면!!!!! 복근은 문제 없을듯한데 말입니다.
이건 사람이 하는건 맞긴 맞는것 같은데, 그런데 제가 할 건 아닌것 같아요. 포기의 경지에 이르러서 저는 울어야 하는지 웃어야 하는지. 흑흑.

moonnight 2011-11-2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답게 막 사고 싶게 만드시는 리뷰예요!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어디 가서 하는 건 귀찮고, 집에서 하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러나, 의지박약인 저로서는 열심히 따라할런지 걱정 -_-;;;;;;;;

다락방 2011-11-23 15:38   좋아요 0 | URL
저도 의지박약이라 어제는 또 음식을 폭풍흡입하고 그냥 잤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고 있지만 슬픈...기필코 또다시 따라하리라, 라는 마음은 먹고 있는데 그게 대체 언제가 될지. orz
아직도 등과 엉덩이의 근육이 울고 있어요. ㅜㅜ

sweetrain 2011-11-22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껏 본 피트니스 비디오 리뷰 중에 최고에요!! 저도 갑자기 사고싶어지네요..
이거 샀다가 혹시 나중에 저도 몸에 스테이플러 박히는 꿈 꾸고 제 서재에서 울부짖을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평소에도 식욕이 엄청나 피자 한 판을 앉은 자리에서 먹는데;;
식욕을 얼마나 억제할지가 걱정이에요..;

다락방 2011-11-23 15:39   좋아요 0 | URL
저도 식욕이 대박. 식욕은 억제가 안되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제가 그다지 식욕을 억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는거에요. 전 욕망이란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을 왜 억제해야 하느냐..라고 생각하는 쪽이라. ( '')
그래서 이 dvd 를 산건데, 어휴, 근육들이 놀라가지고 지금 어쩔줄을 모르네요. 그렇지만 열심히 한다면 정말로 몸의 라인과 근육의 움직임은 달라질것 같아요.

메르헨 2011-11-2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건 다 뒤로하고...얼마전에 이소라디비디 3일하고 멈춤 상태에요. 땀을 비오듯 쏟으며 하다가
내가 이 방안에서 뭔 짓인가 싶더이다.ㅜㅜ그래도 운동은 해야해요.

다락방 2011-11-23 15: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니까 그게 뭐든 역시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헬쓰장을 다니든 조깅을 하든 이런 dvd 를 재생시켜서 따라하든.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사실 뭘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의지라는것이 제게는 통 없는가봐요. orz

이진 2011-11-2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이어트의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지요...
저도 조혜련의 태보다이어트 DVD를 근 나흘동안 아주 열심히 하다가
한달넘게 뒹굴뒹굴의 끝을 보이고 있답니다...
살..살이 정말 ㅠㅠㅠ

다락방 2011-11-23 15:41   좋아요 0 | URL
다이어트는 고통이죠. 이렇게 운동해서 땀흘리는 것도 고통이지만 먹을걸 참는 건 더 고통이잖아요. 그래서 전 애초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생가한다해도 음식을 안먹는걸로는 아예 생각을 안해요. 먹는 기쁨은 제게 정말 엄청나기 때문에 도무지 포기할 수가 없어요. ㅠㅠ
조혜련 태보다이어트 보고 따라하세요, 소이진님. 저도 질리안 마이클스를 다시 따라해볼랍니다. 불끈!

마노아 2011-11-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뉴스보면서 훌라후프 30분 돌렸어요. 아니타에 비하면 훌라후프는 그야말로 율동이에요. 전 그냥 율동이나 할까봐요..;;;

다락방 2011-11-23 15:42   좋아요 0 | URL
율동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보잖아요. 그런데 아니타 따라하다가 저는 지금 근육들이 우는통에 미칠지경. ㅎㅎ 그렇지만 오랜만에 근육들이 우는것도 사실 나쁜 기분은 아니에요. 몹시 피곤하지만 살짝 뿌듯하달까. 조만간 또다시 해볼거에요. 전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30일에 10kg 라면 60일엔 20kg 감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