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잔고 없는 자의 독서


내가 그렇게 힘들게 구했던 책이 개정판이 되어 새로 나왔네? orz 나는 왜 며칠 더 참지 못하고 그 날 그렇게 애를 써서 이 책을 구하려고 했던가. 통장에 잔고도 없었으면서. 흑. 















개정판에는 내가 가진 책의 단 편보다 세 편이 더 실려있어서 어쨌든 나는 이 개정판도 읽을것이다. 두근두근- 그렇다면 구판을 어쩔것인가, 라고 잠깐 생각했는데, 내가 거기에 열정적으로 밑줄을 그어놨기 때문에 도저히 팔기가 힘들다. 나는 그것도 그냥 가져야겠다. 그리고 「당신이 날 만졌잖아요」는 당연히 구판에서 자주 들추어볼 것이다. 그 분홍색 형광펜으로 정신 집중해서 밑줄 그었던 걸 대체 어떻게 잊겠는가.




그러고보면 책과 내가 만나는 순간도 다 운명인것 같다. 


토요일에 전주엘 갔다. 금요일밤에 가방을 싸면서 어떤 책을 가져갈까 고민했다. 나는 항상 장시간 기차를 탈 때는 혹시 모른다며 책을 두세권씩 챙겼었는데, 번번이 기차에서 잠자기에 바빠 그중에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아니 한권이 무슨 말인가 몇 페이지 넘기지도 못하고 그저 잠만 쳐잤....대체 왜이렇게 책을 읽겠다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번번이 육체를 힘들게 하는가 스스로에게 늘 미안했다. 한심하기도 했고. 가방 들고다니기 정말 무겁거든. 그래서 이번에는 그래, 딱 한권만 가져가자 결심을 하고 책장 앞에 섰다. 그리고 골라낸 책은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가볍지도 않아보이는 바로 이 책이었다.
















한 권이라 불안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나는 한 권의 몇 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걱정을 물리치고 이 한 권만 들고가자, 라고 새삼 결의를 다지며 기차를 탔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그런데.............너무 재미없어..................진짜 재미없어...............나는 70페이지쯤 읽다가 잤다. 자다가 일어나서는 다시 책을 펼치고 읽다가 96페이지까지 읽다가 잤다. 자고 일어나 다시 96페이지를 펼쳤다가 너무 신경질이 나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했다. 아, 진짜 드럽게 재미없네. 그러자 책을 읽고 있던 옆자리의 나의 동행이 웃었다. 어휴, 난 이 책 한권 밖에 안가져왔는데 대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지....전주에 내리자마자 눈에 띄는 서점에 들어가 다른 책을 한 권 사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는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돌아다녔던 전주에서는 서점이 보이질 않았고, 결국 다음날 돌아오는 전주역의 편의점에 들어가서 책을 골라보려고 했는데 어쩜 그래, 읽고 싶은 책이 한 권도 없는거다.  우석훈의 『모피아』를 살까, 망설이다가 그냥 나왔다. 어쩌면 아담과 에블린은 나와 만날 운명인건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도 이 책을 펴들었다. 달리 할 게 없었다. 이 책을 읽는것 말고는. 나는 이 책을 다 읽을 운명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결국은 이 책을 다 읽었다.



하아- 다 읽었다. 다 읽고야 말았다. 만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인생 최고의 가치가 사랑일 순 있지만, 사랑이 모든걸 다 감당할만한 건지는 확신할 수 없는거라고. 아담은 재통일전의 동독에서 나름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자신의 재능으로 돈을 벌었고 그 삶이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아담의 여자친구인 에블린은 달랐다. 에블린은 서독에서의 삶을 꿈꾸었다. 동독에서는 에블린에게 학업의 기회마저 없었다. 에블린은 자유로운 서독으로 가서 좋은 집에서 살며 대학을 다니고 싶었다. 그리고 건너간 서독에서 에블린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좋은 친구도 사귀었다. 그러나 아담이 그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에블린으르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독으로 건너왔지만, 서독에서 그의 재능은 도무지 써먹을 데가 없었다. 그는 우울했고 불행했다. 그리고 에블린은 그에게 계속 다른 살 길을 모색하게 해주려 했지만, 이미 모든것에 의욕상실이 되어버린 아담이 다른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표면적으로 타인이 보기에 '더 좋은' 환경은 분명히 있다. 여기서 살 수 있는데 대체 왜 그곳에서의 삶을 고집하느냐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현재에 만족하고 다른 삶을 꿈꾸지 않을 수 있다. 다른이들이 더 낫다고 말하는 곳이, 그에게도 천국이 될 수는 없다. 모두의 파라다이스가 나의 파라다이스가 되란 법은 없다. 사랑하는 한 쌍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 같은 방향으로 가려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비극이다. 그 상태에서도 계속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어느 한쪽은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해야한다. 억지로 살아나가는 삶이 과연 상대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음, 써놓고 나니까 재미있게 느껴지네? 내가 글을 재미있게 잘 쓴것 같다. 킁킁.




전주의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전동성당엘 갔다. 마침 미사중이라 우리는 성당의 내부를 볼 수는 없었다. 저녁으로 떡갈비와 비빔밥을 시켜두고 소주를 마시는데 육체가 너무 힘들어 술이 꿀렁꿀렁 잘 넘어가질 않았다. 우린 전주역에서 숙소까지 얼음길을 40분간 걸었고, 숙소에서 한옥마을까지 또 1시간 40분을 걸었으며, 그 후에도 한옥마을을 둘러보았다. 당연히 지쳤고 피곤했다.  그래도 샤워하고 술판을 벌이자고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를 실컷 샀다.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안에서도 동행과 나는 꾸벅꾸벅 졸았고 샤워를 한 후에도 우리는 좀처럼 피곤함을 없애지 못했다. 결국 사온 맥주의 절반도 채 마시지 못한채로 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그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웃긴건 한옥마을에 다녀와 숙소에 돌아온 직후의 나였다. 동행은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텔레비젼을 켰다. 무한도전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뉴욕에 가서 엠씨해머를 만나고 공연을 하는 내용이었다. 아, 나를 어쩌면 좋으니. 한옥마을에 다녀왔는데 거기에 대한 감흥은 없고 뉴욕을 보는 지금이 더 쿵쾅거려. 난 뉴욕에 가고 싶어, 뉴욕이 내 심장을 뛰게 해. 자고 일어나서 다음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건 한옥마을이 아니라 전동성당이 아니라 뉴욕이었다. 젠장, 나란 인간..어쩔수 없구나.




한옥마을에서 동행과 나는 차례로 사주를 보았다. 한 스님이 손금과 사주를 봐주고 계셨다. 나와 동행의 사주를 다 봐주신 스님은 나를 보며 절세미인이라 칭하셨다. 꼬시고 싶다고(정말로 이렇게 말했다) 말했다. 그러더니 이내 이렇게 물으셨다.


아가씨, 스님하고 술 한잔 할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싫다는 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센스있는 답변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일어나 인사할 때까지 웃기만 했다. 예쁜건 꽤 피곤한 일이라는걸 새삼 느끼면서. 





덧. 제가 읽었던 『아담과 에블린』읽고 싶으신 분 댓글 달아주시면 보내드릴게요.





댓글(5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미 2013-01-14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장에 나와 하루를 보내면서 꼬박 한번쯤은 다락방님의 서재에 들릅니다.
글 쓰시는 것이 꼭 글을 써야지 하고 마음먹고 쓰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러저러하다보니 이러저러하게 나온 글 같아 읽기에도 편하고 읽은 후에도 마음이 편해졌네요.
저도 여행을 가면 무슨 과시욕인지 평소에 못읽고 치워둔 아주 두껍고, 어려워 보이는 책들을 가방에 집어 넣네요.
그리고 폼 잡고, 옆 사람 의식하며 몇페이지 읽다가 에라이 이게 뭔짓인가 싶어 덮어두기 일쑤입니다.
<아담과 에블린>은 말씀하신것처럼 엄청 재미없을것 같아, 하다가 또 이거 참고 읽을만 한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님 글 솜씨 덕분이네요.^^
저도 그 스님 소개시켜 주세요. 쌍둥엄마임을 숨기고 사주 한번 보게요.
저도 엄청 이쁜데 술한잔 하자고 해주실려나?(농담을 안 웃기게 하죠?)
암튼 꼭 <아담과 에블린>을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전주에 다녀오신 이야기가 재미있어 답글 답니다.

다락방 2013-01-14 13:29   좋아요 0 | URL
매장이라니 어떤 매장일까 궁금해졌어요. 문구용품 매장일까 옷 매장일까 그도 아니면 혹시 서점은 아닐까, 하고요. ㅎㅎ
제 경우에는요, '글을 써야지' 라고 작정하면 글이 안써지더라구요. 가까스로 써도 메롱된 글이 나와요. 그래서 아마도 제가 리뷰를 못쓰는것 같아요. 리뷰만 쓰면 글이 삐꾸가 돼요. 후아-

근데 그 스님이 봐주시는 사주는 비추천이에요. 절세미인이라는 거 말고는 맞는 말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미님, [아담과 에블린] 읽고싶으시면 드릴까요? 댓글의 마지막만 보면 책을 보내달라는 건지 아닌지 의미 파악이 좀 모호해서요. 하핫;; 읽고 싶으시면 드릴 수 있으니(다른분들이 더 먼저 말씀하시기 전에!), 거침없이 말씀하세요!

웽스북스 2013-01-1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뉴욕편 보면서 졸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이렇게 다르네요. 다락방님. 아무래도 우리가 만난 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1-14 13:31   좋아요 0 | URL
아, 웬디양님, 뉴욕편이 재미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때 어마어마한 스타였던 해머가 나오고, 그런 해머를 만난 유재석의 그 가슴 벅참이 그대로 전해져온게 전 너무 좋았거든요. 저도 막 벅찼어요. 으윽, 해먼데, 해머야, 어떻게 해머가 흑흑. 막 이런 심정이 되어가지고. 게다가 연말의 뉴욕이라니, 전 언젠가 연말의 뉴욕에 꼭 가볼거라고 다짐하고 있는 사람인지라 각국의 사람들이 그 도시에 모여있는게 엄청나게 두근거리더라구요. ㅎㅎㅎㅎㅎ

아, 뭐,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제가 웬디양님하고 다른건 확실하지요. 그건 그래요. 인정!

웽스북스 2013-01-14 14:20   좋아요 0 | URL
운명도 인정하세요! 네?

다락방 2013-01-14 14:2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고보니 제가 다른것만 인정했네요? ㅋㅋㅋ 날카로운 웬디양님, 네, 인정합니다!!

아, 나 빨간우체통 찾다찾다 못찾았다요. 빨간우체통 찾아서 사진찍어 웬디양님께 짠~ 하고 보낼랬는데. 킁킁. 노란 우체통만 봤어요. -_-

2013-01-14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3-01-1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니 저도 간절하게 기타 타고 싶어져요. 몇 년 전에 저도 전주에 갔었어요. 전주 한옥마을도 가고 롯데백화점도 가고. 비빔밥도 먹고. 아 또 가고 싶어요. 그런데 더럽게 재미없다, ㅋㅋ 는 말. 그래도 대단해요. 끝까지 읽으시다니. 낭만적인 페이퍼네요.

다락방 2013-01-14 14:23   좋아요 0 | URL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어요. 안그랬으면 기차안에서 계속 잠만 자야하는데 자는것도 너무 불편했고, 바깥만 봐야 되는데 계속 같은 풍경이고...그래서 운명이구나, 한겁니다. 이 책을 읽어야 되는 운명. ㅎㅎㅎㅎㅎ

해미 2013-01-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매장은 츄러스카페입니다.ㅋㅋ. 서점 비슷하기도 하네요.
초면(?)에도 책 보내주시나요? 우와.
그렇다면 <아담과 에블린>은 저하고 운명적인 책이네요.^^

다락방 2013-01-14 14:26   좋아요 0 | URL
우앗 츄러스..라면 기 길쭉한 빵에 설탕 묻힌, 그거 말씀하시는거지요? 영화 보러 극장에 갔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그거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ㅋ

초면에도 당연히 책 보내드립니다. 주소 삼종셋트(주소, 전화번호, 성명) 적어주시면 되는데, 비로그인이라 아마도 비밀댓글은 안될것 같고, 이메일로 남겨주세요.
fallen77@hanmail.net 로 보내주시면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깐따삐야 2013-01-14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님이 꼬시고 싶을 정도면 안봐도 너어무 섹시하잖아요. 불심까지 무너뜨리는 다락방님의 매력이란!

다락방 2013-01-14 14:26   좋아요 0 | URL
아 깐따삐야님 완전 빵터졌어요. 불심까지 무너뜨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진이 된 기분인데요? ㅋㅋㅋㅋㅋ 그런데 '절세미인' 이란 단어에서 어쩐지 '맏며느리감'이 오버랩되지 않나요? -_-;;

Mephistopheles 2013-01-1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선택의 여지가 없이 재미없는 책을 읽을 땐. 기차니까 홍익아저씨의 물품들을 싸랑해주면 됩니다.
(삶은달걀, 오징어, 기타등등 주전부리)
2.왜 나는 그 동행이 누굴까? 궁금할까요? (나만 그런가?)
3.그 스님 참. 스님의 말씀대로라면 다락방님과 불도장은 동격입니다.

다락방 2013-01-14 14: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3-01-14 14:54   좋아요 0 | URL
설마 남자 동행이랑 사주 보러갔는데 스님이 작업을 거셨을까요..
전 그래서 동행은 여자분일꺼라고 생각하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Mephistopheles 2013-01-14 17:34   좋아요 0 | URL
어라 정말로 빅브라더의 음모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이 댓글 쓸때..갑자기 인터넷 먹통이었는데...
어떻게 다락방님은 미리 그 내용을 알고 답글을 달았을까요....? 음.....

다락방 2013-01-14 18:17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너무 예리하신거 아닙니까! ㅎㅎㅎㅎㅎ

메피스토님,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 쓰기 전의 댓글까지도 말이지요. ㅎㅎ

2013-01-1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3-01-1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긋이 웃으면서 페이퍼 보다가 상사한테 딱 걸렸네요.
뭘 보는데 그렇게 헤벌레~하냐고. ㅎㅎㅎ

올만에 댓글입니다. 그동안 저는 감기몸살로 기절모드였어요.
백만년만에 주말에 술을 안마신게 아니고 못마셨네요.
조심한다고 될일은 아니겠지만 이번 감기 무섭습니다.
스님도 고기를 좋아하게 만들수 있을것 같은
초육식 절세미녀 다락방님은 살짜쿵 건너뛰시길! ^^

다락방 2013-01-15 13: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요즘 마중물님 안보이시네, 바쁘신가, 하고 혼자 갸웃하면서 문자 한 번 날려볼까 했던참인데 이렇게 떡- 하니 나타나셨네요. 운명! 입니다. ㅋㅋㅋㅋㅋ(운명 남발)

저는 전주에 다녀와서 일요일 새벽에 야한 꿈을 꿨어요, 마중물님. 결코 잊고 싶지 않은 그런 야한 꿈이요. 상대는 무려 지성(!) 이었답니다. 왜 뜬금없이 지성이 제 꿈에 등장한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야한 장면을 연출하는게 지성이라면, 전 그다지 불만 없습니다. 마중물님도 야한 꿈 꾸세요. 그래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쿨럭.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3-01-1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예쁜 건 정말 피곤해요!! 애엄마라고 말해도 자꾸만 대시하는 남자사람도 있고...하하;;;;;;;
(잽싸게 도망=33)

다락방 2013-01-15 13:09   좋아요 0 | URL
아른님도 아시는군요! ㅎㅎ
예쁜 건 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정말 피곤한 일이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3=3=3=3=3=3=3=3=3=3=3=3=3=3=3=3=3

레와 2013-01-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을 꼬시고 싶은 그 '스님' 마음이 이해되는 난... 뭐지?? ㅋㅋ

다락방 2013-01-15 13:10   좋아요 0 | URL
스님이 나한테 뻑 갔나봐요. ㅎㅎ 나이가 그렇게 많냐고, 이십대인줄 알았대. ㅋㅋㅋ 동안유지비결을 알려달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주는 잘 봐주지 못한것 같은게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3-01-1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절세미인 다락방님의 유쾌상쾌한 페이퍼로 히죽히죽 웃고있어요. ㅎㅎ 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이라니ᆢ한번 더 가보고싶은 곳^^

다락방 2013-01-15 13:11   좋아요 0 | URL
전동성당의 내부를 보지 못한게 내내 유감이에요. 한 번 보고 싶었는데. 한옥마을은 걍 한옥마을이구나, 하고 심드렁하게 봤는데 전동성당은 그 앞에 가니까 뭔가 가슴이 턱, 하더라구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경주에 석굴암 갔을 때는 심장이 둥둥 거렸었거든요. 그런거 비슷한 것 같은데, 그걸 내부를 보면 더 잘 느낄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저는 또 전주를 가게될 것 같진 않아요. 다음엔 다른데로.. ㅎㅎ

이진 2013-01-1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드럽게 재미없어요? 에미의 [라이크]지만큼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이책 정말... 정말정말 재밌어요. 버스에서 읽기에 딱인 책. 오랜만에 걸으면서 책 읽어보네요.
예전에 다락방님께서 페이퍼 쓰신 꽁생원!!!! 하는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미치겠네 ㅋㅋㅋㅋ

다락방 2013-01-15 13:13   좋아요 0 | URL
우앙 소이진님, 꺄울 >.<
완전 재밌죠. 그건 단순히 가벼운 로맨스물 이라기엔 더 깊고 진한 무언가가 있어요. 게다가 여자와 남자의 심리를 그렇게 통통 거리면서 쓴다는게 대박이죠. 작가가 여자인줄 알았다니깐요. 에미의 심리가 너무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어서요. 게다가 소이진님 페이퍼를 보니 소이진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던데,

네, 소이진님.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글로 사랑에 빠져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소설은 정말이지, 남 얘기가 아니죠. 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펼쳐봐요, 그 책을. 정말 사랑하는 책이에요. 최고, 최고!

이진 2013-01-15 23:23   좋아요 0 | URL
세상에세상에 작가가 남자여요? 에미의 심리가 정말... 탁월하게!!
그런데 이 둘 너무 싸우는 거 아니예요? 레오가 너무 답답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 약속 펑크낸 거 미안해하는 것도 모자랄 판인데 거기에 옛애인과 밤을 보낼 '뻔'했다는 걸 왜 이야기 하는 겁니까!!!!! 레오!!!!!!!!! 꽁생원!!!!!!
둘은 서로를 파먹을 듯 공격적으로 달려들다가도 어느샌가 잘자라고 키스를 보내고...
그래도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지무지 최고최고 ㅠㅠ

다락방 2013-01-18 12:10   좋아요 0 | URL
저는 레오의 마음이 너무 이해돼요. 완전 잘 이해돼요. 자신도 물론 끌리고 있지만 상대가 이미 유부녀이기 때문에, 또 이메일 속에서만 존재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거기에 하염없이 끌려가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는 노력히 처절하게 다 보인달까요.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런 마음까지도 다 알겠어요. 저였어도 그랬을거에요. 내가 포기가 안되면 상대로 하여금 나를 포기하게 만들자, 라는 심리도 작동한것 같구요.

엄청 재밌죠, 소이진님? 제가 왜 자꾸자꾸 새벽 세시 이야기를 하는지 충분히 알겠죠? 희희희희희

^______________________^

기억의집 2013-01-1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겠다는 욕심이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한참 웃었어여~

다락방 2013-01-15 13:1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제가 흥분해서 똥구멍, 이란 단어도 썼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세실 2013-01-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생각하는 다락방님은 섹시하면서 아름다우실거 같아요^^
그냥 이뻐서는 절세미인이라고 안하더라 ㅋ
참 유쾌, 상쾌한 글~~~

다락방 2013-01-15 13:14   좋아요 0 | URL
세실님. 그래서 전 세실님을 만날 수 없는겁니다. 환상이 아름다운 법이에요. 현실은 잔인하죠. ㅎㅎ
제 생각에 그 스님은 절세미인=맏며느리감 으로 생각하신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13-01-1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다락방님 절세미인이시구나. 보구싶어요, 다락방님...내가 프란세시냐는 안 되고, 스콘이랑 고소한 커피 한 잔은 살 수 있는뎅...ㅎㅎ

전 아직 싱가폴이예요. 내일 밤 비행기로 갑니다. 저도 여기올 때, 레미제라블 1권을 가져왔는데, 노느라 바빠 진도는 못 나가고 괜히 책만 더러워저서 완전 우울해요. 한국가면 밀린 책 다 읽으리라 다짐하건만, 돌아가도 애들 방학이라 짬이 날지 몰라요. 다락방님 추천 목록 다 따라가려면 엄청 버겁고, 책값도 만만찮겠지만, 올해가 넘 기대되요. 기대된다, 2013!!!

다락방 2013-01-15 13: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단발머리님 그런데 딱- 만났는데 제가 절세미인이 아니면...스콘이랑 커피값은 다시 저에게 내라고 하실건가요? 네? 난 미인에게 산다고 했지 안미인에게는 산다고 안했어! 이러시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올해 이제 진짜 책 그만사고 있는 책 다 읽으리라 생각했는데 오늘 또 이번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러고 있어요. 의지박약아...
저도 나름 올 한해를 기대하고 있어요. 우리 올 한해도 잘 지내봐요, 단발머리님.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아껴주면서요. 전 작년에 단발머리님을 알게되서 무척 좋았어요.
^______________^

소금꽃 2013-01-1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스팅도 댓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세미인 다락방님.
예뻐서 피곤하신 다락방님
이렇게 꼭 한번 불러보고 싶었어요.
오늘 한 잔 하시려나? 편한 밤 되세요.^^

다락방 2013-01-18 12:12   좋아요 0 | URL
하아- 소금꽃님.
제가 하염없이 잘난척하며 글을 써대긴 했으나,
우리 오프에서는 만나지 않도록 합시다.
저는 상대의 실망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전 용기없는 여자사람..orz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시간이에요, 소금꽃님. 맛있게 많이 드세요. 꼭꼭 씹어서 많이 많이!

(아 맞다. 얼마전에 전주에서 떡갈비 먹을 때 소금꽃님 생각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찰자 2013-01-1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이 책이 저의 손에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며 만쉐이 입니다.^^

다락방 2013-01-18 12:12   좋아요 0 | URL
아무쪼록 관찰자님은 재미있게(!)읽으시기를 바랄뿐입니다.

moonnight 2013-01-1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불심을 무너뜨리는' 마성의 미모 다락방님!!!!!!!! 예쁜 건 정말 피곤한 일이로군요.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대시로 모자라 스님까지. ^^
몸이 너무 피곤해서 술이 잘 안 넘어가는 그 힘든 상황 저도 이틀 전 겪었어요. 그러고 나니 어제랑 오늘 계속 혼수상태에 가까운 컨디션 -_-;;;;;;;;;;;;;;;;;;; 멀리 여행 가셨는데 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셨다니 안타까와요. 안주도 좋았건만!! 전주 여행 가신 건 무척 부럽구요. 그러고보니 몇 년간 여행을 못 해 봤네요. 버스나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고픈 밤이에요. ^^

다락방 2013-01-18 12:17   좋아요 0 | URL
하아 문나잇님. 실망시켜드리고 싶진 않지만, 저는 여기저기서 대시가 전혀(!)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너무 대시가 안들어와서 썩어가는 느낌이에요. ㅎㅎㅎㅎ

전 이번주에 한번도 술을 안마셨어요. 약을 먹고 있기도 하지만 딱히 땡기지도 않아서요. 조만간 땡기면 마음껏 마셔주리라, 하고 있어요. 이게 다 늙어가서 그런건가.. 쓰읍- 저는 유감스럽게도 버스 타고 여행은 못해요;; 기차나 자가용을 타야만 여행이 가능하다능;; 앗. 갑자기 비행기 타고 싶어졌어요! 이번 추석엔 연휴도 길던데 빚을 내서라도 비행기 타고 멀리멀리 다녀올까봐요. 하아-

관찰자 2013-02-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드디어 다 읽었어요. 엉엉.
이거 왜이렇게 재미없나요.ㅠ
진짜 다락방님께 받은 책이라 끝까지 다 읽었어요.
나도 진짜 만쉐이!

다락방 2013-02-06 09:27   좋아요 0 | URL
오 축하합니다, 관찰자님! ㅎㅎ
의미 없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재미는 없었어요 확실히. -_-
 
미국의 아들 창비세계문학 2
리처드 라이트 지음, 김영희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는 자기가 왜 죽였는지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할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 이유를 말하려면 자신의 삶 전부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메리와 베시를 죽인 행위 자체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게 무엇인지 결코 누구도 이해시킬 수 없다는 바로 그 생각과 느낌이었다. 그의 범죄는 밝혀졌지만, 그것을 저지르기 전에 그가 느꼈던 느낌은 결코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죄를 인정함으로써, 그의 삶이었던 그 깊고 숨막히는 증오를, 원치 않아도 품을 수밖에 없던 증오의 느낌을 전달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죄를 인정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까? (pp.431-432)

 

 

 

 

내가 만약 이 한 권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뉴스에서 범죄자를 다룰때 그 범죄자에 대한 분노를 가졌을 것이다. 잔인한 범죄에는 그에 맞는 형벌을 가해야한다고 당연히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한 사람의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가 사회적 문제때문일수도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어떤 '죄'를 저지르기까지는 그 사람의 삶이 형성된 과정과 시간이 있었다. 그 사람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과 쌓였던 분노.

 

 

이 책 속의 흑인 청년 비거는 마음 속 깊이 분노를품고 있었다. 그 분노가 언제고 폭발할 것 같아서 자신이 두려웠다. 자신 안에 분노가 있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런 분노로 인해 백인 여자를 죽이려고 계획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방 하나에서 네 가족이 함께 살았고 하루하루 먹고 사는것도 힘겨웠다. 그가 그 자체로서의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동네 친구들과 모여서 거리를 방황해야했다. 물론 그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비행기를 몰아 보고도 싶었고 군인이 되고도 싶었다. 사업을 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흑인에겐 이 모두가 허락되지 않았다. 백인들은 그들에게 교육을 받으라고 했으며 자유롭게 살라고 했다. 단, 그들-백인들-이 정해놓은 구역 안에서만.

 

 

 

물론 그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는 백인들이 있었다. 비거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했던 돌턴 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흑인들의 청년 회관에 탁구대를 기증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가진 경계선 바깥의 땅에서만 흑인을 거주하게하고, 그들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받는다. 그것이 관습이었으니까. 그것이 그의 이득이었으니까. 임차인과 집주인으로서 흑인은 더 가난해지고 돌턴씨는 더 부자가 됐다. 그런 그가 일자리를 주고 기부금을 냈다고해서 흑인의 삶을 이해했다고 보여질 수 있을까? 그를 마냥 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비거의 변호를 맡은 맥스 변호사는 돌턴을 향해 '점잖은 돌턴 씨는 돈을 기부함으로써 자신의 기분은 달래보려 했다(p.552)' 고 말한다. 나는 돌턴을 보면서 작년 연말에 보았던 뉴스를 떠올렸다. 뉴스에서는 삼성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얼마냈는지 말하고 있었다. 감히 내가 만져볼 수 없는 큰 금액이었고 그 금액은 재작년보다 더 늘어난 금액이라고 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는 것, 힘이 센 쪽이 약한 쪽을 억압하는 것, 차별을 하고 언론을 장악하는 것. 이 모두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었다. 나는 내가 만약 오래전의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이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당연한 듯 흑인을 노예로 삼지 않았을까. 나는 그 때 세상이 내게 보여주던 신문 기사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았을까. 그 때 신문의 이런 기사가 실렸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

 

 

이곳 남부에서 우리는 흑인이 분수를 지키게끔 단호히 조치하며, 좋은 뜻으로건 나쁜 뜻으로건 백인 여자 몸에 손이라도 닿을 시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만든다.

흑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상상하고 불만을 품을때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가장 빠른 길은 시민들이 직접 법을 대신해 말썽을 부리는 검둥이 한명을 본보기로 삼는 것이다. (p.393)

 

 

지금 보면 이렇게 무섭다고 느껴지는데, 내가 그 당시에 이 기사를 봤더라도 이것이 선동적이고 편견을 조장하는 무서운 기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난 흑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매일매일의 고된 일상을 당연하다 여기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을까? 나는 비거처럼 분노를 간직한 채 그것을 터뜨리는 것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을 원망하기는 했을 것 같다. 지금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그랬던것처럼.

 

 

"신문에서 매일 사람들에게 증오를 불어넣는 판국에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 마음을 바꾸겠다는 겁니까?" 잰이 물었다.

"하느님께선 바꾸어놓으실 수 있지요!" 목사가 열을내며 말했다. (p.405)

 

 

나는 이 부분을 읽다가 펜을 들었다. 그리고 밑줄을 긋고 그 밑에 이렇게 낙서했다. '그렇다면 그동안엔 왜?' 이 세상을, 흑인이 처한 가혹한 현실을 하느님이 바꾸어놓을 수 있다면 대체 왜 그동안엔 바꾸지 않았던 것일까? 어떻게 하느님을 원망하기 보다 믿을 수 있을까? 백인도 믿는 하느님을, 백인과 흑인을 만들어 둔 하느님을, 죽으면 우리 모두가 같은 곳에 갈 거라는 하느님을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왜 죽어서는 같은 곳에 갈 수 있는데 살아서는 같은 곳에서 살면 안되는걸까? 하느님말고는 전혀 의지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감히 하느님을 원망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걸까?

 

 

 

책은 처음부터 조마조마하게 읽힌다. 그러다 결국 이글이글 분노가 타오른다. 흥분하고 수치심을 느끼고. 특히나 흑인들도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비거에게 다가가고 악수를 하고 같이 밥을 먹자고 청하는 메리와 잰을 볼때는 그들의 그런 서투른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미 삶 전체를 억압 받으며 살아온 사람에게 갑자기 손을 내밀어 우리는 달라, 너도 같다고 생각해, 라고 말하며 그런 행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비거로 하여금 자신들과 동석하게 만들다니. 그들의 의도가 선했다한들, 그 순간의 비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은게 아닌가. 그들이 생각한 건 그들 자신의 기분이나 만족감이 아니었던가,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해서. 비거는 훗날 그때의 자신이 '비굴한 개가 된 기분(p.489)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지막 맥스 변호사의 변호에 대해서는 할 말도 많고 의욕도 충만해져서 오히려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것 같아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다. 나는 그가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것을 안다.

 

 

 

 

책에 실린 작가연보를 보면

1926년 멤피스 도서관은 흑인에게 책을 대출해주지 않아 백인 동료의 이름을 빌려 책을 봄. (p.658)

 

 

라고 되어있다. 작가인 리처드 라이트는 실제로 그 삶을 살았다. 그리고 책을 읽었고, 어쩌면 그래서 이 소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 백인에게 또 흑인에게 어떻게 다가갔을지 상상만 해볼 뿐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소설이 왜 쓰여져야 하는지를 알수 있었다. 어린 시절 내가 처음 소설이란 걸 읽게 됐을 때, 그 때 소설은 내게 그저 재미를 주는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게 소설은 다르다. 재미와 이야기를 주고 감동을 준다. 세상에 일어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말해준다.

 

무엇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하나의 눈에 보이는 사건 뒤로 길고 긴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나의 범죄는 한 인간이 저지르는게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가 저지른 것일 수 있다는 것도.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reamout 2013-01-1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읽기 시작한 소설이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인데, 그 소설 속 현재가 1928년이고 멤피스와 멀지 않은 남부예요. 흑인에 대한 일상적 차별, 유대인에 대한 미움, 공산주의자에 대한 무조건적 증오, 가난한 자들에 대한 부자들의 조소. 20세기 소설의 4분의 3은 여기에서 나온 듯 해서.. 마음이 쓸쓸하네요.

다락방 2013-01-14 09:50   좋아요 0 | URL
오, 드림아웃님, 이 책도 그래요. 흑인에 대한 일상적 차별과 유대인에 대한 미움, 그리고 공산주의자에 대한 증오까지 이 책에 다 나와요. 언론에서는 전 국민이 공산당을 미워해야 한다고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죠. 물론 흑인에 대해서도 그렇구요. 어휴, 읽으면서 어찌나 답답하고 무섭던지요. 그 시대를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견디며 살아온걸까요..

다락방 2013-01-14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

오늘 100, 총 285596 방문

다락방 2013-01-1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글에 추천이 (이것밖에)없다니 이상하군.

moonnight 2013-01-1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네번째 추천은 저예요. ㅠ_ㅠ

얼마전에 영화 '헬프'를 봤어요.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 시대에 살았더라면 대다수의 백인들과 다르게 흑인들을 동등하게 대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다들 그러니까,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 자체가 마비된 사람들을 보니, 영화라도 너무 무섭게 느껴졌어요.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맞아요. 정말 좋은 리뷰입니다. ^^

다락방 2013-01-18 12:18   좋아요 0 | URL
저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문나잇님. 제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들을 대할수 있었을까, 를 생각해보면 도무지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그 시대에 그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문나잇님, 이 책이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세요. 우리는 하나의 사건뒤로 숨겨져있는 길고 긴 사연이 존재함을 알 수 있어요. 제게는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수확이었어요.

이진 2013-01-1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글에 추천이 없다니 이상하군요.

차별은, 그 자체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이죠. 아픈 것이기도 하구요. 굳이 흑인뿐만이 아니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것이 차별아니겠습니까. ㅠㅠ 저는 조선시대만 생각하면 울컥해요. 핍박받은 여성들을 떠올리면 더욱요. <채홍>을 읽어서 그런 걸까요.

다락방 2013-01-18 12: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사실 저는 추천이 별로 없다니 이상하군, 하고 제가 댓글 단 게 나름 유머였는데 아무도 웃어주지 않아서 뭔가 자뻑에 빠진 여자사람이 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네, 차별은 흑인에게만 가해진건 아니죠. 여자에게도 성소수자에게도 유대인에게도 가해졌었죠. 그것이 폭력적이란 것을 가하는 당시에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것이 주는 폭력성에 다들 취하는 것 같아요. 한참 시간이 지난후에야 알 수 있으려나요.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흐음.
 
인물과 사상 2013.1 - Vol.177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앗. 서민님의 리뷰만 재밌을줄 알았는데 다른 글들도 좋구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금꽃 2013-01-1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다락방님 인물과 사상도 보시네요. 서민님 리뷰가 실려있나요?
예전에 인물과 사상 구독했었는데..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서민님 글도 보고싶네요. 서민님 홈페이지에 가봐야겠다.
생각난 김에. 희희.

다락방 2013-01-13 20:26   좋아요 0 | URL
인물과 사상에 서민님이 매달 책 리뷰를 쓰셔요. 재미있더군요, 소금꽃님. 제가 [인물과 사상]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노란곰 2013-01-1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인물과 사상이 올라오니 반가운 맘에 댓글^^ 정기구독중인데, 처음에 아무런 기대없이 따분한 제목에 괜히 신청했나란 생각을 했지만 왠걸요, 가끔 무릎을 치는 내용도 들어있고 또 지식인코스프레? 분위기도 낼 수있어 요즘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있어요. 작년엔 강신주 샘과 정지영 감독님의 글이 너무 좋았어요^^

다락방 2013-01-14 09:28   좋아요 0 | URL
저도 정기구독할까 생각중이에요. 아니면 가끔 이렇게 살까 싶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서민님의 글과 링컨에 대한 글이 특히 좋았어요. 링컨에 대해 우리나라 위인전에서 과장되게 좋게 묘사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인줄은 몰랐었거든요. 충격적이었달까요. 저도 기대이상으로 좋았습니다. 헤헷
 
마음이 아플까봐 꿈공작소 5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는 29개월을 살고 있는 조카가 있다. 아직 소녀라고 부르기엔 어린 나이. 집 밖을 벗어나면 그곳이 어디든 소리지르며 뛰어다닐 만큼 순수하다. 말을 할 수 있게 되고부터는 이 아이는 아주 궁금한 게 많다. 수시로 묻는다. 이모 왜? 할머니 왜? 엄마 왜? 작년 가을, 온 가족이 기차를 타고 부산을 가고 있는중에 자기 아버지의 무릎 위를 밟고 서서 뒤를 돌아 나에게 쫑알쫑알 대는데, 지나던 승무원이 위험하니 자리에 앉으라고 얘기했다. 아이 아버지는 앉으라고 아이를 달래는데, 아이는 승무원을 향해 또 묻는다.


"왜?"


자주 우리 집에 놀러오는 조카는 퇴근후 내가 집으로 돌아가면 내가 내 방에 들어가기 무섭게 쪼르르 나를 따라온다. 그리고는 내게 이모 뭐해? 하고 묻는다. 나는 옷갈아 입어, 라고 대답한다. 내 책장에서 책을 꺼내고는 이모 책읽자, 라고 한다. 그렇게 침대위에 책을 꺼내두고는 곧 안아달라고 한다. 저기 위에, 자신의 팔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는 책을 꺼내려고. 내가 번쩍 조카를 안아주면 조카는 책장 맨 위의 책을 어김없이 꺼내고서는 또 보자고 한다. 아직 글자를 익히지도 못한 아이인데. 키우는 열대어 어항 앞에 가서는 물고기 밥 줬냐고 묻고 삼촌 방에 들어가서는 이것저것 다 만져가며 이건 뭐냐고 묻는다. 내가 하품이라도 할라치면 이모 졸려? 라고 묻고 할아버지가 등산복을 꺼내 입으면 할아버지 어디가? 라고 묻는다. 불분명한 발음으로 조카가 물어댈때마다 우리는 즐겁게 웃으며 대답해준다.


이 책의 호기심 많은 소녀를 만날 때, 딱 나의 조카를 보는 것 같았다. 너는 누구 조카야? 라고 물으면 이모 조카야, 라고 대답하는 나의 조카.







조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할머니다. 참 이상도하지, 할머니가 키워준 것도 아닌데, 가끔 우리집에 놀러올 때 보는게 전부인데, 그런데 왜그렇게 할머니를 좋아할까. 조카가 보고싶은 마음에 영상전화를 하면 이모, 하고 부르고서는 이내 할머니 보여줘, 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투덜대면서 할머니를 바꿔줘야 한다. 내가 걸었는데!!!!! 부산 여행중에는 차 안에서 조카가 낮잠이 든 터라 아이 엄마와 잠든 조카를 두고 다른 식구들끼리 잠깐 나갔다 왔다. 자갈치 시장에 갔다 다시 차로 돌아갔는데, 고새 일어난 조카는 할머니와 이모를 찾으며 울었단다. 차 문을 열고 우리가 타기 무섭게 조카는 자기 할머니에게 얼굴을 들이밀고는


할머니 보고싶었어


라고 말한다. 아, 이 어린 아이가 보고싶다는 말을 아는구나, 그게 뭔지 아는구나.




소녀에게는 할아버지가 그런 존재였다. 소녀가 세상의 모든걸 궁금해하고 호기심 가득한 채 신나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자신의 옆에 할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호기심에 답을 해주고 또 그 모든 말들을 들어주었던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가 어느날 자리를 비운다. 소녀는 텅 빈 의자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나는 그림책을 읽다가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소녀가 이 텅 빈 의자를 발견하는 순간, 텅 빈 의자 앞에 놓여있는 소녀를 마주하는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이 아이에게 처음 닥쳐온 이별, 이 소녀는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할까. 소녀는 이 아픈 마음을 어쩔줄몰라 자신의 마음을 꺼내어 병에 넣고 목에 건다. 마음을 꺼내고 나니 더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다.






아이에게 죽음을 가르쳐줘야 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얼마전 영화 『아무르』를 보면서도 나는 어른이라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만약 나였더라도, 그러니까 이만큼이나 자란 나이지만, 소녀와는 거리가 멀지만, 나 역시도 그런 상황에서 마음을 꺼내어둘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고 싶어할 것 같다. 네, 내 마음을 꺼내어 병에 넣어둘게요, 그럴게요. 그런데 아이가 이걸 어떻게 감당할까. 이 소녀가 어떻게 감당할까. 네가 울고 소리지르고 슬퍼하고 힘들어해도 그 의자에 다시 할아버지가 와서 앉는 일은 없어, 이 잔인하고 모진 말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소녀는 이제 더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은대신, 세상에 무엇도 재미있는게 없다고 느낀다.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고 아무것도 신나지 않아.






그리고 소녀는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 어릴적의 자신과 닮은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그 소녀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들어가있는 병을 깨뜨리고 싶어한다. 그러나 던지고 때려봐도 그 병은 깨지지 않고 그 안의 마음은 자신에게 돌아오질 않는다. 그 때, 자신의 어린시절과 닮은 소녀가 그 병을 건네받는다. 그리고 그 병안에 있는 마음을 꺼내준다.







마음을 꺼낸 후에 그 마음은 제자리를 찾는다.





빈 의자를 발견 했을 때도, 그리고 마침내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도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고인다. 양철나무꾼님의 리뷰를 보았을 때만해도 나는 이 책을 조카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 언제고 이 어린 아이도 누군가를 잃는 아픔을 경험하게 될텐데 그때 이 책을 보았던 것이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조카를 주기 전에 내가 펼쳐보고 내가 눈물을 흘렸다. 내가 봐도 이런데 이걸 아이들이 어떻게 읽는담, 나는 도무지 이걸 보여줄 자신이 없다. 이걸 읽게 할 자신이 없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 그걸 내가 할 자신이 없으니 나는 그것을 아이의 엄마에게 맡겨야겠다. 이 책을 보여주렴, 그러나 언제 보여주는게 좋을지는 너에게 맡길게, 라고.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읽어보게 될 내 여동생도 코끝이 찡해지겠지. 여동생도 아마 한동안은 보여주지 않고 책장에 꽂아두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소녀가 어른이 되었는데도 그 마음을 꺼내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소녀는 어떤 삶을 살게됐을까. 소녀일때도 혹은 어른일때도 누구나 마음 다치는 것이 싫어 마음을 닫아두려고 할 때가 있다. 사람이 혼자 살지 않고 여럿이 더불어 사는 까닭은, 그러니까 내가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니고 친구를 만나고 애인을 만나면서 사는 까닭은, 내가 빈 병에 마음을 넣어뒀을 때를 위해서인걸까. 그럴때 내 마음을 꺼내어 제자리에 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서, 반드시 누군가가 필요한 일이라서. 




내가 본 그림책들 중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은 내 책장에 꽂아두고 조카를 위해서는 한 권을 다시 사야겠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3-01-1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은 제게 힐링의 수단이 된답니다. 이 책도 봐야겠어요.

다락방 2013-01-11 18:43   좋아요 0 | URL
나인님, 저는 그림책을 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잘 볼 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분명 이 책은 좋았어요. 참 좋았습니다. 힐링의 수단이라면 이 책은 제 몫을 다 할거에요.

M의서재 2013-01-10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좋네요~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는 빈 병에 마음을 넣어뒀을 때를 위해서였네요. 찡한 마음 안고 추천 누릅니다

다락방 2013-01-11 18:44   좋아요 0 | URL
네, 불량주부님. 꺼내고 싶다고 해도 스스로는 꺼내는 방법을 알지 못하더라구요. 그러나 다른 사람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정말 쉽게 꺼낼 수 있었어요. 좋은 책입니다, 불량주부님. 헤헷.
:)

2013-01-10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1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3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4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3-01-1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ㅠ_ㅠ

다락방 2013-01-11 18:45   좋아요 0 | URL
좋다 레와님, 좋아.

미녀 2013-01-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엉엉 ㅠㅠ

다락방 2013-01-11 18:46   좋아요 0 | URL
우앙 미녀다!! 꺅 >.<

moonnight 2013-01-1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아해요. 마음은 아프지만요. ㅠ_ㅠ 조카랑 침대에 누워 읽다가 찔끔찔끔 울었어요. ;

다락방 2013-01-11 18:4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아마 제가 가진 그림책중 이 책을 가장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자꾸만 코끝이 시큰- 빈 의자를 보는 장면은 가슴이 휑해요.

꽃핑키 2013-01-1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조카에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글이네요 ㅠㅠ 내 조카도 아닌데 너무 귀엽고 예뻐서 마음까지 짠해지는 느낌들어요ㅋㅋ 그런데 저는 왜 ?? 저의 진짜 조카는 하나도 예쁜줄 모르겠는지;;ㅋㅋㅋㅋㅋㅋㅋ
친오빠네랑 멀리 떨어져 살아서 볼기회도 잘 없지만, 카톡으로 보내주는 사진도 덤덤할뿐이고;;
우리 조카도 저렇게 쫑알쫑알 이야기 할 때 되면 좀 귀여우려나(?)싶네요 ㅋㅋㅋㅋ
저 동화책 나중에 조카한테 사줘야겠어요 ㅋㅋ

다락방 2013-01-14 09:43   좋아요 0 | URL
저는 조카가 태어날 당시만 해도 제가 조카를 이뻐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순간 정신 차려보니 전 이미 조카의 노예. 조카에 대한 사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 번도 누군가를 이렇게 보고싶어한적도 없는 것 같아요. 조카가 오면 저는 칼퇴를 하고 집으로 달려가고 조카랑 놀 때 다른 사람들이 연락해오면 막 짜증나고 귀찮고. ㅋㅋㅋㅋㅋ 게다가 요즘엔 이모, 이모 하는 통에 정신줄 놓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아하하핫.

핑키님, 저 책은 핑키님의 조카보다는 핑키님이 본다면 더 좋을 책이에요. 어른을 위한 그림책 같아요.
:)

마노아 2013-01-1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큼이나 다락방님의 리뷰도 아름다와요. 힐링 북이에요.^^

다락방 2013-01-14 09:43   좋아요 0 | URL
어휴, 코끝이 찡해지잖아요 글쎄. 눈물이 핑- 돌고. 아름다운 책이에요, 마노아님.

저기요.. 2013-01-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돈까스 이후로 세계명시가 중단됐다고 문단이 술렁이고 있어요 얼릉 쓰시세요 -_-으르렁 해줄게요 으르렁////

다락방 2013-01-15 13: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죄송합니다. 요즘엔 영감이 떠오르질 않아서..쿨럭. 조만간 스테이크라도 한 번 먹으면 제 안에 숨겨진 모든 창작력을 동원하여 시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리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ㅎㅎㅎㅎㅎ
 














이 책을 절반쯤 읽었는데 절반만큼 오는 동안에도 이미 감정이 격해졌다. 화가 나고 초조했다. 그래서 페이퍼를 쓰려고 키보드를 다다다닥 두드렸는데, 고작 화난 것에 대해 얘기하는데도 말이 너무 많아졌다. 아, 안되겠어. 다 읽고, 다 읽고 쓰자. 묘한 일이다. 미국 작가가 쓴 『미국의 아들』을 읽는데,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도 생각나고,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 벌』도 생각난다. 음악도 틀어주지 않는 아주 조용한 카페의 구석에 앉아 혼자서 뜨거운 커피를 시켜두고 이 책을 마저 읽고 싶다. 내가 이 책의 책장을 덮을때까지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이 책은 [창비세계문학]의 두번째 책이다. 그리고 짜잔~ 나는 이 책의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



으하하하. 이 책들을 박스에서 꺼내어 나란히 꽂아두니 어찌나 근사한지. 나는 책장 한 칸을 창비에게 모두 내주었다. 그 모습은 이렇다.





왼쪽은 [창비세계문학단편선] 이고, 오른쪽은 [창비세계문학] 이다. 아, 완전 뽀대난다. 사실 겉모습도 그렇고 제목들도 그렇고 단편쪽에 마음이 끌려서 세계문학 시리즈는 꽂아두고 아직 읽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세계문학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서부터 읽고 싶었던 『미국의 아들』이 무척 재미있어서 오, 막 기대가 되는거다. 책등을 보면 새 책 같지 않고 뭔가 낡은 필름같은 느낌을 주는데, 저건 내가 책을 험하게 다룬게 절대 아니라, 원래 저렇다. 세계문학의 설정이랄까. 박스에서 꺼냈을때도 그리고 셋트로도 저렇게 꽂아두었을 때도 예쁘긴 하지만 아무래도 옆의 하드커버가 너무 근사해서인지 살짝 위축되어 있는 듯하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이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려니 좀 거창한데, 사실 나는 전집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다. 정말이다. 그런건 민음사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민음사 고전에 대해서는 이미 책장의 세 칸이나 내어줬던 바, 문학동네나 펭귄 또 창비에 대해서도 나는 집착하지 않으려고 굳게 마음 먹었다. 그러나 창비도 저렇듯 한 칸을 내어주게 됐고, 펭귄과 문학동네에도 하아- 한 칸을 내어주게 됐다.





문학동네도 펭귄도, 집착하지 않으려고 다 읽은 책을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이만큼이...한 칸을 만들어두고나니 나는 집착하게 될 것 같다. 흑흑. 물론 저 사이로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들도 꽂혀있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사이사이 책장에 꽂아두기도 했고 따로 쌓아두기도 했는데, 따로 쌓아둔 데에는 민음사의 책들도 몇 권 있어서 아마 민음사에게는 책장을 한 칸 더 내어주게 될 것 같다. 게다가 이젠 민음사 모던클래식에게도 한 칸을 내어줘야 할지도...orz



나름 열심히 책을 방출하고 있는데도(알라딘 중고샵에 수시로 팔고 매입불가 책은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기도 했다) 책장이 조금 비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다시 찬다. 아직 내 방의 책장을 넘어가는 일은 없지만-넘어가도 갈 데도 없다-, 오늘이나 내일 또 나는 열 권쯤 질러버릴 결심을 했는데, 대체 이를 어쩐담. 할 수 없다 또 열 권쯤 팔아야지.


며칠전에는 친구를 만나서 내가 가지고 있던 김이듬의 시집을 선물해주었는데, 요 며칠 김이듬의 시가 자꾸만 생각이 난다. 안되겠다, 나는 김이듬의 시집도 다시 사야겠다.



















내가 요며칠 계속 생각난 시는 바로 겨울 휴관.



겨울 휴관

 

 

무대에서 내려왔어 꽃을 내미네 빨간 장미 한 송이

참 예쁜 애구나 뒤에서 웃고 있는 남자 한때 무지 좋

아했던 사람 목사가 되었다 하네 이주 노동자들 모이

는 교회라지 하도 괴롭혀서 도망치더니 이렇게 되었

구나 하하하 그가 웃네 감격적인 해후야 비록 내가

낭송한 시라는 게 성직자에게 들려주긴 참 뭐한 거였

지만

 

 

우린 조금 걸었어 슬며시 그의 딸 손을 잡았네 뭐

가 이리 작고 부드러울까 장갑을 빼려다 그만두네 노

란 코트에 반짝거리는 머리띠 큰 눈동자는 내 눈을

닮았구나 이 애 엄마는 아마 모를 거야 근처 미술관

까지 차가운 저녁 바람 속을 걸어가네 휴관이라 적혀

있네 우리는 마주 보고 웃다가 헤어지려네 전화번호

라도 물어볼까 그가 나를 위해 기도할 거라 하네

 

서로를 등지고 뛰어갔던 그 길에서 여기까지밖에

못 왔구나 서로 뜻밖의 사람이 되었어 넌 내 곁을 떠

나 붉게 물든 침대보 같은 석양으로 걸어가네 다른

여자랑 잠자겠지 나는 쉬겠네 그림을 걸지 않은 작은

미술관처럼



아, 이 시가 왜이렇게 생각나지.  일단『미국의 아들』을 다 읽고, 그런 다음엔 이 시를 한 번 마음먹고 외워볼까?





아파트 옆 동의 아주머니께서 손수 만든 유자차를 주셨다. 나는 엄마에게 그 중 조금만 그릇에 덜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가져와서 오늘 사무실에서 뜨거운 물을 끓여 부었다. 향도 좋고 맛도 좋았다. 좀처럼 기침이 떨어지질 않아 짜증스러운데, 유자차를 마시노라니 저절로 눈을 감게 된다.



오전에 타부서에 갔는데 다들 업무를 시작한 시간, 부장님이 코트를 벗고 옷걸이에 걸고 계신다. 나는 혹시 지금 오시는거냐 여쭸다. 부장님은 멋적게 웃으시며 그렇다고 했다. 나는 마주 웃으며


왜왜왜왜왜?


라고 다시 물으니 부장님은 늦잠자서- 라고 답하셨다. 푸핫- 나는 키득키득 웃으며 주먹 하나를 쥐고 팔을 들어올려 "화이팅!!" 이라고 말했다. 부장님도 같이 웃었다.





나물이 가득 들어간 돌솥비빔밥을 먹고 싶다. 평소에 비빔밥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긴한데, 날이 차서 그런가 생각나네. 돌솥비빔밥은 점심 메뉴였으면 좋겠다. 한시에서 두시 사이의 점심. 그리고 반드시 소주 반 병을 함께 먹었으면 좋겠다. 아,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돌아버릴 것 같다. 돌솥비빔밥과 소주 반 병. 그리고 바깥으로 나왔을 때 세상은 아직 환하고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면, 아, 뭐든 다 괜찮아질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나는, 토요일에 그리 해볼테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3-01-1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장을 정리하느라 알라딘 중고에 책을 팔았어요. 하지만 적립금 기다렸다 바로 책을 또 사버리니,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갑니다. 창비 전집 생각보다 약간 빈티지 느낌이 나는 표지네요? 다른데서 본 사진으론 너무 튀는 표지라 주저했는데....돈끼호테 때문에요.

다락방 2013-01-11 18:48   좋아요 0 | URL
돈끼호테가 아무래도 빨간색이다보니까. ㅎㅎ
저도 박스 뜯고 나서는 깜짝 놀랐었어요. 어엇, 이건 뭔가 닳은 듯한 느낌? 네, 빈티지 느낌이 나요. 그런데 아무래도 창비 단편쪽이 표지며 제목이 확- 끌리죠? 너무 잘빠졌어요. ㅎㅎ
그나저나 저 아직도 [미국의 아들]을 다 못읽었네요. 이를 어쩌면 좋아요. [파리의 노트르담]은 주문 완료!

다다 2013-01-10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듬 기억할게요 이 시의 마음을 헤아릴 것 같아 눈물이 나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돌아버리지는 마시고 저 누구게요?

다락방 2013-01-11 18:48   좋아요 0 | URL
누군지 알지롱요~ 제가 떡갈비 안좋아한다고 해서 마음 상했던 분 아니십니까! ㅎㅎㅎㅎㅎ

하루 2013-01-10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문학은 모으고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어느 순간보면 꽤 모이더라구요.

다락방 2013-01-11 18:4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저도 민음사 전집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앗, 언제 이렇게 모였지? 모으게 됐다는 걸 인식한 순간 고전 살 때 저절로 민음사에 손이 가게 되더라구요. 하핫

이진 2013-01-1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문학전집은 ... 왜 다들 그렇게 예쁘게 낼까요? ㅠㅠ
저는 펭귄클래식이 좋아요. 외양도 예쁠 뿐더러 남들이 다 싫다하는 페이퍼도 좋거든요.
민음사도 여러권 꽂아두니 까리하고... 문학동네는 말할것도 없이 뽀대나고 ㅋㅋ
저는 김이듬의... 시집 제목이 끌리는데요?
그 시도 올려주셔요!!

다락방 2013-01-11 18:51   좋아요 0 | URL
저는 문학동네 하드커버가 꽂아두면 참 예쁘더라구요. 그렇지만 이미 많은 정을 민음사에 줘버리고 말았어요. 정이란건 그런거니까요. 하하.

소이진님, 김이듬의 다른 시 두 편은 여기에. 감상해보세요!

http://blog.aladin.co.kr/fallen77/6016120

레와 2013-01-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솥비빔밥이 먹고 싶은걸 보니, 내가 보고싶은거죠?! 응?!!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이 남긴 소주 반병은 내가 마셔야지.

다락방 2013-01-11 18:51   좋아요 0 | URL
으응? 돌솥비빔밥과 레와님은 어떤 연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소주 반 병씩 먹고 취해버리자. 낄낄.

moonnight 2013-01-1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집에 집착하고 있어요. ㅠ_ㅠ 다른 책들은 읽고 중고로 팔고 하지만 전집은 완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답니다. 근데 책장이 빈 곳이 없어서 옆으로 막 쌓아놨어요. 다락방님의 창비시리즈에, 또 활활 불타오릅니다. 갖고 싶어욧 >.<

다락방 2013-01-11 18:52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그러고보면 저 민음사 전집중에 읽다가 포기한 것도 팔게 되질 않더라는. 하하하핫. 저도 집착..이란걸 하고 있나봐요? 희희.

Mephistopheles 2013-01-10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그럼 창비가 분명할텐데..

왜 페이퍼의 마지막에 돌솥비빔밥을 아구아구 먹으며 소주(그것도 낮술)을 반병 비우고
크아~~~ 하는 다락방님을 상상하니..

더 이상 창비가 아닌 "장비"로 보이는거 있죠.(장비문학전집??)

다락방 2013-01-11 18:53   좋아요 0 | URL
꽥!! 메피스토님!! 저는 조자룡을 좋아합니다!! (뭐래 ㅎㅎ)

겨울엔 역시 소주에요, 메피스토님. 뭔가 인생의 맛이 나지 않습니까. 후훗.

비연 2013-01-1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제 책을 좀 정리해야 할 듯. 근데 시리즈물은 왠지모를 마력이 있어요. 모으고 싶은..ㅜㅜㅜ

다락방 2013-01-11 18:54   좋아요 0 | URL
전집에 욕심 내면 돈이...돈이..... ㅎㅎㅎㅎ
새해에는 책을 좀 안 사야 될텐데요, 비연님. 사두고 안 읽은 책만 다 읽어도 올해로 모자란데. 훌쩍.

비로그인 2013-01-12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다락방님 책장이닷! 다락방님도 혹시 삼나무 책장??ㅋㅋ
전 세계문학전집은 아빠의 오래된 책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많지가 않네요
문학동네는 염소의 축제와 영문판 준대서 산 노인과 바다 뿐이고
펭귄은 only 레미제라블ㅠㅠ
민음사는 지금 세어보니 13권...ㅠㅠ
그래도 창비세계단편문학은 다 있어요^^
다락방님 페이퍼를 보니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창비세계문학 지름신이~~ㅎㅎ
저도 요즘 겨울휴관을 틈틈이 소리내어 읽고 있답니다
폰을 바꾸며 좋아하는 분의 문자가 사라지는 게 아쉬워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글쎄 그 분께서 새 폰의 첫 문자로 시를 보내주셨지 뭐에요!!!

다락방 2013-01-14 09:46   좋아요 0 | URL
아, 전 저희 엄마가 사주신 책장이라 무슨 책장인지는 모르겠네요. 삼나무 책장이 아니라 아마도 저렴한 책장이 아닐까..쿨럭.
저는 제가 사기 전에는 집에 책이라곤 없었어요. 하핫. 저 책들은 모두 제가 사 모은 책들이에요. 그러고보면 돈 벌고나서 참 부지런히 책을 사다 날랐네요. 집에 책이없는 환경에서 저 혼자만 책을 읽는 돌연변이었어요, 저는. 어쩌면 식구들이 그렇게 아무도 책을 안읽는지. -0-

창비세계문학이 12권까지 나왔네요. 12권이 바로 [패니와 애니] 꺅 >.<

그런데 새 폰의 첫 문자로 시라니, 오, 좋으네요!! 낭만적이야...그쵸? 희희.

단발머리 2014-01-0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진~짜 좋아요. 사생활 공개 페이퍼~
이 시집과 연관된 우산 에피소드도 좋아요.

난, 왜 이렇게 느려요? 그래서 아직 철이 안 들었나봐요....

다락방 2014-01-07 09:49   좋아요 0 | URL
헤헷. 느려도 이렇게 닿았으면 충분하지요, 단발머리님. 그리고 지금 읽어서 더 좋은걸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