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아빠를 키우는 아이
아빠를 키우는 아이 - 아빠 육아, 이 커다란 행운
박찬희 지음 / 소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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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처음 아이를 낳고 힘들어했을 때 여동생을 둘러싼 주변 어른들은 '옛날 사람들은 열명을 낳고도 잘 살았는데 너는 유독 왜그러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상에 이렇게 폭력적인 말이 어딨을까. 누군가가 힘들게 잘 견뎌왔다면 나 역시 묵묵하게 그 일을 견뎌야 하는걸까. 힘들다는 말을 입밖으로 내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위기의 상황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놀랍게도 그건 나이든 어른들만의 반응은 아니었다. 여성과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약자를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젊은 남자들조차도 양육이란 이름 앞에서는 엄마의 '희생'을, '모성'이란 것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목격했다. 아니, 다른 남자들이야 그런다고 해도 저 남자는 저렇게 반응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 싶은 남자들조차도 예외없이 아이에게 붙들려서 자신을 포기한 엄마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다치거나 울게 됐을 때 '애 엄마는 뭐하고'가 먼저 나왔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두고 여행을 가서도 안되고, 퇴근후에 약속을 잡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젊은 아빠들이 이 세상에 너무나 많다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한 순간 이 세상은 아이들 엄마에게 지옥 같았다.


이 책에서의 아빠는 아이를 본인이 직접 키우기로 한다. 아빠로서 딸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자 한다. 엄마가 직장에 나가 일을 하는 사이 아빠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놀이터를 함께 가고 박물관을 함께 간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앞에 그동안 그가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인다. 유모차를 밀고 들어갈 수 있도록 버스의 낮은턱이 눈에 띄고, 남자 화장실의 기저귀 갈아주는 시설이 눈에 띈다. 그가 아이를 키우는 것을 직접 해보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이었다. 물론 그는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당장 그의 부모로부터도 또 아내의 부모로부터도 게다가 동네 아주머니들로부터도 불편하고 딱한 눈빛을 받아내야 했다. 내 스스로 당당하다고 생각하려해도 그런 시선들을 견뎌내는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의 시선은 단지 그 사람의 관점일 뿐이다. 지지하는 시선, 낮추어보는 시선, 관심 없는 시선, 호기심어린 시선등 다양한 시선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자. 왜 그동안 우호적인 시선만을 기대하고 있었을까. 좋은 말만 기다리다 보니 다른 말을 들으면 불편했다. (p.45)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소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화장실가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시간을 아이를 위해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 아이를 낳으면 이 모든것들이 엄마들에게 당연하게 돌아간다는 것도 그는 깨닫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빠들은 실질적으로 수혜자가 된다는 사실도.



슈퍼맘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슈퍼맘 신화는 엄마의 책임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육아문제를 엄마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겼다. 슈퍼맘이 될 수 없는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죄의식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죄의식을 보상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값비싼 물건을 안겨주려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죄의식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엄마들의 책임이 늘면 상대적으로 책임이 줄어드는 사람들. 안타깝게도 엄마와 가장 가까운 사람 남편이다. 만약 토요일에 아내가 서령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는다면 나로서는 편안하고 좋은 일이다. 서령이가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할 테고 나는 그 틈에 여유로운 토요일을 보내겠지. 하지만 아내는 자신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훌쩍 날아가는 셈이다. (p.270)



언어는 단지 문장 그 자체의 사전적인 의미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말을 할 때 취했던 행동과 마음속으로 가졌던 감정까지 함께 전해진다. (p.175) 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단순히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걸 새삼 깨달았다. 그래, 아빠는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줄 알게 되었고 세상의 엄마들을 이해할 수도 있게 되었다. 힘들겠지, 하고 막연히 추측하는게 아니라 무엇이 힘든지를 알게 되었다. 아이의 몸이 자라는 순간순간 아빠의 생각 역시 자라고 있었다. 성장은 아이만 하는게 아니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아빠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은 얼마나 적절한가. 



대체적으로 이 책을 좋은 마음으로 읽어내기는 했지만, 육아에 대해서만큼은 정답이 없는거겠지, 나는 몇몇 부분들이 불편했다. 그 중 가장 불편한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때로는 선생님처럼 우리들을 혼내기도 한다. 건조대에 널브러진 서령이 손수건을 보고 아내가 "널려면 잘 널어야지"라며 내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서령이는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 아빠한테 화내지마!"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엄마 혼내줄거야"라며 엄마 손을 잡고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엄마 혼자 여기있어" 라면서 엄마를 방에 혼자 두었다. (p.165)


이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고있고 고작 네 살이다. 그런데 혼낸다며 방 안에 '혼자두는'것을 알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를 혼낼 때 방 안에 그 아이를 혼자 두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편했다. 그건 어쩐지 아닌것 같았다. 불편했다. 이 얘기를 여동생에게 했더니 아이들을 교육할 때 '생각의자' 라는게 있어서 거기에 앉아 잘못한게 무언지 생각하게 하는 과정이 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런데 자기도 배운지 오래되어서 그게 몇 살부터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그래서 나는 여동생에게 나도 그런 방법이 있다는 걸 어느 책에서 봐서 알긴 아는데, 그 어린 아기를 혼자 두는 방법으로 혼낸다는게 도무지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책에 써두는 이 아빠를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방법도 효과가 있는 방법(?) 이라는 걸까?  다른 부모(어른)들에게는 이게 별로 안불편한가? 나는 아직 아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편한건가? 그렇지만 이 방법은 나는 어른에게도 사용하기 좀 꺼려지는 방법인 것 같은데? 



여동생은 육아를 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강조했다. 신랑에게도 '내가 행복해야 내 아이도 그리고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어' 라고 말했고, 그래서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운동을 다니고,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외박을 하기도 한다. 아직 그런 여동생을 보는 우리 아빠의 시선도 곱지 못하고(애 엄마가 어떻게 애를 두고 외박을 하냐!), 제부도 백프로 수용하는건 아닌듯 하지만, 옆에서 엄마와 내가 끊임없이 여동생도 즐겁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걸 말해준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어찌 세상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너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희생했다는 말처럼 모순인 말도 없다. 미래의 행복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늘 미래를 말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내일이라고 해서 행복할까. (p.230)



아빠가 육아를 함께한다면 이 세상은 분명 지금보다 살기 좋아질 것이다. 여자들이 그리고 엄마들이 어떤점이 힘든지 몸소 깨닫고 나면 이 책속의 아빠처럼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고, 그 시선이 달라진다면 이 사회가 좀 더 엄마들이 편한쪽으로 바뀌는것도 쉬워질테니까. 아이를 키우면서 아빠들이 성장한다면, 이 사회가 성장하는 것도 무리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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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2-1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축물을 설계할 때 예전과 다른 점 중에 하나가 공용 화장실에 기저기 거치대가 남,녀 화장실에 꼭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라죠.(물론 일정규모와 용도의 건축물의 경우에 한하여..)

다락방 2013-02-13 12:59   좋아요 0 | URL
아, 안그래도 기저귀 거치대가 남자화장실에 더 많이 설치되어야 할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설계되는 건축물들은 그렇군요! 다행한 일이네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습니까, 메피스토님. 전 돈까스 먹었는데 완전 느끼했어요. 하아- 싫어요. ㅠㅠ

마노아 2013-02-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크게 공감이 가요. 다락방님은 타미의 이모가 되면서 이미 성장하신 것 같아요. 좋은 이모예요. 좋은 어른이구요.

저는 점심으로 짜장면 먹었어요. 많아 보여서 옆사람 덜어줬는데 정작 저는 좀 모자란 감이 있고, 덜어받은 사람은 다 남겼어요...;;;;;

다락방 2013-02-13 14:3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 역시도 이모가 되어보지 못했다면 무조건 엄마에게 희생과 모성을 강요하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게 조카가 생긴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생각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되는것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되서 말이지요.

앗. 짜장면..먹고싶네요? ㅋㅋ 아니, 그러게 왜 덜어줬습니까. 사람이 자기 몫에 충실해야지요.(응?)
조만간 봅시다. 치킨에 소주 일병 해야지요. ㅎㅎ

2013-02-1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태그에 있는 '박찬일' 씨...
궁금합니다. (저자와) 어떤 관계이신지...
제가 좋아하는 분이라서요. :)

다락방 2013-02-13 14:3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 완전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어요. 말씀 안하셨으면 계속 그대로 둘 뻔했네요. 저자 이름 쓴다는게 박찬일이라고 써버렸어요. 아 완전 빵터졌네요. ㅎㅎㅎㅎㅎ
박찬일은 오타였으며 그러니 당연히 박찬일과 저자는 관계가 있을리가 없고 저 역시도 박찬일과 관계 없으며 이 책의 저자와도 관계 없습니다.

moonnight 2013-02-1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너무 좋아요. 맞아요. 아이란 존재는 부모도 키우고 고모도 이모도 더 성장하게 만들죠. ^^

다락방 2013-02-14 16:23   좋아요 0 | URL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이 태어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어른들 좀 더 성장하라고. 확실히 저는 조카가 생기기전보다 지금 좀 더 나은 인간이 된 것 같아요. 어떤면에 있어서는요.

2013-02-13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4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3-02-1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유명한 말이 생각나네요. 아프리카 속담이던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 ㅋㅎㅎ

고모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다 필요하지만, 제일 필요한 건 역시!!! 이모!!!

다락방 2013-02-14 17:39   좋아요 0 | URL
저희 집에 조카가 와있을 때면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모두 다 있는데도 조카를 보기에 부족하다고 느껴져요. 제 여동생은 집에서 조카와 둘이 있을 때 대체 얼마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걸까요?

제가 제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건데, 이모는 단발머리님 말씀대로 가장 필요한 존재인듯 합니다. ㅎㅎ

감은빛 2013-02-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는 느낌이예요.
제 주위에는 아빠들이 육아와 가사일을 분담하는 걸 종종 보거든요.
물론 더 많이 바뀌어야 하겠지요.

큰 애가 어렸을 때, 한 6~7년 전쯤에 육아휴직을 하고,
제가 아이을 돌보았거든요.
그때 전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곳에 유모차 끌고 다니는 거 재밌었어요.
주위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즐기는 게 더욱 재밌더라구요.

다락방 2013-02-14 17:40   좋아요 0 | URL
제 주변엔 아직 육아와 가사를 분담하는걸로 보이는 아빠들이 없어요. 그래서 제게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만 느껴졌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이런 아빠가 좀 더 있을거란 생각이 들고, 그렇다면 차츰 바뀌어갈 수도 있는게 아닐까 하는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감은빛님! 감은빛님도 생각하셨던것처럼 아빠 육아 책 내세요, 얼른요!!

BRINY 2013-02-14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 아빠가 교대로 1년씩 육아휴직해야한다고 법적의무를 지우지 않는 한은 힘들 거 같아요...
그리고 '이모'는 아가에게도, 아가 엄마에게도 정말 필요한 존재인 거 같아요. 외동딸인 후배나 주위 사람들 보니 그렇더라구요.

다락방 2013-02-15 09:32   좋아요 0 | URL
육아를 하는 엄마에게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같은 입장에서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도 친정엄마와 이모가 필요한 존재가 되는것 같아요. 친정 엄마야 이미 자식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분이셔서 능숙하게 상황에 대처하실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린 아이와 있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인지라, 조카 덕에 제가 많이 배우기도 하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해요.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서 저도 자라고 있는것 같아요, BRINY 님.
 
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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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런날이 온다, 이 책의 아무곳이나 열고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은 날. 물끄러미 이 책속의 낯선이들을, 그들의 표정과 옷차림을, 그들이 서있는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은 그런 날이, 정말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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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2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12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2-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46, 총 293333

삼삼삼삼....

dreamout 2013-02-13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정말 그런날 있죠.
표정과 몸짓에서 묻어나는 어떤 기운들이 보는 사람들까지 업 되게 해주는..

다락방 2013-02-14 16:17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친구에게 몇 년전에 선물 받을때 가끔 들여다보고 싶어진다는 멘트가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를 알겠더라고요.
 
아빠를 키우는 아이 - 아빠 육아, 이 커다란 행운
박찬희 지음 / 소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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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책장을 덮고나면 이 책의 제목이 얼마나 잘 지어진 제목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누군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바로 그 누군가의 세계로 들어가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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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같이 성장합시다.
    from 마지막 키스 2013-02-13 10:17 
    여동생이 처음 아이를 낳고 힘들어했을 때 여동생을 둘러싼 주변 어른들은 '옛날 사람들은 열명을 낳고도 잘 살았는데 너는 유독 왜그러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상에 이렇게 폭력적인 말이 어딨을까. 누군가가 힘들게 잘 견뎌왔다면 나 역시 묵묵하게 그 일을 견뎌야 하는걸까. 힘들다는 말을 입밖으로 내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위기의 상황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놀랍게도 그건 나이든 어른들만의 반응은 아니었다. 여성과의 차별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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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를 잔뜩 첨가한 대구탕같다. 한 끼를 맛있게 먹긴 했지만 다음에 또다시 먹고 싶어질것 같지는 않달까. 물론 누군가는 중독될것이고, 이러면서도 나 역시 그의 소설을 다섯권이나 읽어버렸다. 조미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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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3-02-12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미료 왠지 꺼려지는데 또 그 맛이 익숙하니까... 고백하자면 나는 두권 읽었어요. 빅 피처는 처음에 막 이거야, 이거야말로 소설의 힘이라며 기욤 뮈소를 처음 읽을 때처럼 환장하다가 끝에 가서 시들했어요. 초반 부분에서는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누구를 어떤 역으로 할까 혼자 고민하고 그랬는데.

다락방 2013-02-13 12:20   좋아요 0 | URL
기욤 뮈소와 더글라스 케네디는 정말 닮아있는것 같아요. 그러니까 딱 두 권정도 읽고나면 더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작가들이랄까요. 소설이 엄청 잘 읽히고 머릿속에 영화처럼 흘러가잖아요. 그래서 읽는 동안에는 재미있게 읽지만 그게 전부인것 같은 그런 소설이요. 기욤 뮈소는 저는 두 권 읽었고, 더글라스 케네디는 남동생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계속 사들여서 결국 다섯권이나 읽어버렸네요. 이 책도 딱 영화로 만들어질것 같은 그런 소설이에요. 맛이 뭐랄까, 일회성이랄까. 여튼 그래요.

그나저나 아치 반갑네요. 희희.

Arch 2013-02-13 14:17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취향이 맞네요! 나도 다락방 생각이랑 똑같았는데.

다락방 2013-02-13 14:45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____^

관찰자 2013-02-12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글라스 케네디는 저도 <빅픽처>를 마치 뭐에 홀린 듯 읽은 경험이 있어, 최근작 까지 다 기대하며 읽었지만,
역시.. 김빠진 콜라같은..
역시.. 나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템테이션>은 다 읽고 팔았는데, 다른 책들도 그냥 팔아버릴까 버릴까봐요.ㅠ
그래도 <빅픽처>는 첫정이 있어 못 팔겠어요.

덧. 근데 저는 왜 작가 검색 할때 '마이클 더글라스'라고 치게 되는 걸까요.;;

다락방 2013-02-13 12:21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이클 더글라스랑 엄청 헷갈리죠. 저도 더글라스 케네디라고 입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우선 마이클 더글라스를 말하게 돼요. ㅋㅋㅋ
저는 더글라스 케네디 죄다 팔아버렸어요. 가지고 있어봤자 또 볼 것 같지도 않아서.. -_-

감은빛 2013-02-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빅 픽처]는 사놓고 아직 못 읽었고, [템테이션]은 보관함에 들어가 있는데,
아니 기욤 뮈소와 닮았다니! 이런!
저도 기욤 뮈소는 초기에 딱 두 권 읽고 그 뒤로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보관함에서 삭제해야겠군요.

다락방 2013-02-14 16:18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빅 픽처]를 읽으신다면 다른 작품들까지 애써 찾아 읽으실 필요는 없을것 같아요. 읽는 동안에는 정말 재미있어요. 그러니 일단 사둔 [빅 픽처]는 읽어보세요!!
 
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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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의 캐릭터를 싫어한다는 건 어쩐지 좀 부조리하게 느껴지지만, 어쨌든 병맛 캐릭터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확실히 샘 스페이드 보다는 필립 말로 쪽이다. 이런건 어쩔 수 없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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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1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은 저 좀 주세요.

Mephistopheles 2013-02-1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를 먼저 봤는데....험프리 보가트는 스페이드 역에 제법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나네요.

다락방 2013-02-12 13:11   좋아요 0 | URL
남녀 캐릭터가 모두 병맛이에요. 그나마 마지막에 스페이드는 좀 나아지긴 했지만 소설 자체가 저는 짜증나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샘 스페이드 시리즈에는 빠지지 않을 수 있을것 같아요. 잭 리처 시리즈나 파고 들어봐야겠어요. 그나저나 험프리 보가트라니, 흐음, 어울리는것 같네요. 험프리 보가트가 스페이드라면 어쩐지 영화쪽이 소설보다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핫.

다크아이즈 2013-02-1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하도 좋다고 알라디너님들께서 얘기하길래 무조건 장바구니 넣었었는데 전 앞 부분에서 절 압도하지 못해 아직도 책꽂이에 낮잠 중. 빨리 노란 표지의 몰타의 매에 매달리게 해주세요.^^*

다락방 2013-02-13 12:24   좋아요 0 | URL
저도 초반 읽다가 읽지말까? 하는 생각 엄청 했어요. 그래도 뭐가 있겠지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뭐 딱히 별건 없었다는. 마지막에 샘 스페이드가 초반보다 괜찮게 느껴지긴 했지만 여튼 제가 앞으로 샘 스페이드를 다시는 찾을것 같지 않아요. 흥!

당고 2013-02-12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필립 말로입니다. 절대적으로 필립 말로임!

다락방 2013-02-13 12:24   좋아요 0 | URL
필립 말로를 알고나니 하드보일드를 말하는 다른 탐정들에 대해서는 시큰둥하게 되네요. 흥! 하고. ㅋㅋ

poptrash 2013-02-12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밋 <그림자 없는 남자> 보세요... 샘 스페이드 아니고 다른 주인공 나오는데 매력이 넘쳐요. 필립 말로랑 비등비등!

다락방 2013-02-13 12:25   좋아요 0 | URL
오, 필립 말로랑 비등비등한 남자...가 나온단 말입니까, 팝님? 이를 어쩐다...흐음.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