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나려던 7월31일. KTX 에 타자마자 알라딘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연달아 도착했다. 내가 중고신청했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1,2권과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 중고로 등록됐다는 알림이었다. 나는 누가 사갈까봐 급한 마음에 KTX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중고들을 주문하고, 신간인 『밤이 선생이다』까지 함께 주문을 했다.

 

 

 

 

 

 

 

 

 

 

 

그리고는 유빅컵을 받아서 맥주를 따라 마시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무릎 꿇고 어제 8월5일,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주문했다. 웃기게도 『솔로몬의 위증』1,2권은 해당도서였지만, 3권은 해당도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3권은 이번주문에서 발생하는 적립금을 보태 사도록 하고 해당도서인 토마스 쿡의 소설을 사자, 하고는 주문을 했다.

 

 

 

 

 

 

 

 

 

 

 

그리고 오늘. 적립금 보태서 솔로몬의 위증 3권을 사자고 생각하고 나의 계정에 들어왔는데, 와- 마일리지까지 포함해서 한 권 사는게 문제도 안되겠는거다. 내 돈 안보태도 되겠다. 내가 어디서 뭘 어떻게 산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적립금이 팡팡 터져가지고 글쎄, 무려 적립금만, 8,000원이 들어온거다!! 꺅 >.<

 

 

 

뭔가 하나는 밤이 선생이다 때문에 받은 것 같고 나머지는 어제의 주문 때문에 받은 것 같다. 움화화화화화화화화핫. 신나는구나~ 행운의 램프인지 요술 램프인지 거기 갔다가 적립금 발급 도서 란 말 보여서 다 눌렀더니 이런 일이 내게 벌어진 듯. 지난주에 로또 한 줄 샀는데 숫자 한 개 맞아서 시무룩했는데 로또보다는 알라딘이 낫구나. 우하하하핫

 

 

 

음..아닌가? 8천원 받기 위해 내가 쏟아 부은 돈이 더 많은가? 갸웃. 어쨌든 마일리지까지 합치면 솔로몬의 위증 3권을 살 수 있겠다. 우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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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8-0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나의 계정에서 6,000원 확인하고는 흐뭇해하는 제 모습이 곧 다락방님 모습?
우린 소시민! 단돈 6천원, 8천원에 행복해하는^^ ㅋ

다락방 2013-08-06 09:37   좋아요 0 | URL
오, 세실님도 6천원 받으셨군요! 히히히히히. 물론 책을 사는 데 제 돈을 들이긴 했지만 아주 좋아요,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13-08-0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소소한 행복!!!
저는 오늘 중고샵 5천원 할인권 당첨!
며칠 전 예매권으로 영화 공짜로 보며 소소하니 행복해, 그러곤 나와서 유료주차장 요금 내고 푸핫~
다락방님, 무더운 여름이랑 친하게 지내고 계신거에요??
전 너무 오래 알라딘을 팽개치고 있었어요. 역시 알라딘! ㅎㅎ

다락방 2013-08-06 11:12   좋아요 0 | URL
앗. 예매권으로 공짜 영화 봤는데 유료주차장 요금...이라니. 반전이네요. ㅎㅎ
무더운 여름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저는 휴가 후 업무 복귀가 너무 힘이 드네요. 바캉스 증후군이라나, 어제 티븨에서 나오던데 저 지금 그거인 것 같아요. 어휴.

적립금이 팡팡 터져서 행복합니다. 적립금 받고 싶어서 책 사고 싶은 심정이라니깐요.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8-0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로또를 택할래요...(몇주 전 로또가 번호 6개중 5개가 당첨번호와 +1, 혹은 -1 되는 멘붕을 경험)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으악 전 이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로또 한 줄을 산 뒤에 그 앞번호와 뒷번호로 하나씩 더 색칠하고 사자. 라고 말이지요. 그랬더니 또 그 앞번호와 뒷번호를 색칠해서 사면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하고 끝이 보이질 않더군요...

moonnight 2013-08-0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빅컵에 무릎을 꿇고 당분간 책 안 사려는 결심을 버렸죠. -_-; 근데, 받아보니 유빅컵이 너무 예뻐서 하나 더 받으려고 클릭질 ㅠ_ㅠ;;;;;;;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댓글에 무한공감 합니다. 어제 책 박스 뜯고 유빅컵 본 뒤에 완전 만족스러워서 그래, 하나 더 받자, 하고 말았지 뭡니까! orz

레와 2013-08-0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빅컵과 똑같은 모양의 컵을 찾고 말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8-07 14:08   좋아요 0 | URL
똑같은 모양의 컵을 찾는다한들 그것은 유빅컵이 아니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aint236 2013-08-0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알라딘이 기가막힌 증정품을 만드네요. 그 미끼에 그만...

다락방 2013-08-07 14:0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대체로 증정품에 무심하다고 저는 스스로 생각하는데,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진짜 미치겠어요. 흉

2013-08-06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3-08-0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또는 무신, 그게 다 다락방님이 쓰신거에요. 현실을 직시하세요 ㅎㅎ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네네, 저도 압니다. 안다구요. 그렇게 말씀해주시 않아도 잘 안단 말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매지 2013-08-0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제 솔로몬 1, 2권 밑줄에 들어온 땡투는 다락방님이었군요. (헛다리인가요?ㅋㅋㅋㅋ)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헛다리가 아닙니다. 훗.

다크아이즈 2013-08-0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지도 못한 적립금은 확실히 로또보다 기분 좋지요.
(헤헤, 요건 거짓말일세 ~~ 로또 맞아 본 적이 없는 자의 과한 리액션^^*)
다락방님 추카드립니다.^^*

다락방 2013-08-07 14:10   좋아요 0 | URL
전 이제부터 로또를 매주 한 줄 씩 사볼까 해요. 로또를 사야 당첨 될 확률도 생기는거니 말이지요. 하하하하핫

BRINY 2013-08-0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8일인데 아직 이번 달은 도서주문을 한번도 안했답니다. 유빅컵에 탐나서 조금 검색해보긴 했지만, 그냥 접었어요.... 제 스스로가 장하네요.

다락방 2013-08-09 14:43   좋아요 0 | URL
유빅컵 마감됐대요. 전 한 번 더 받고 싶었는데...유빅컵 생각하니 자동으로 맥주가 연상되어서 지금 힘들어요. 사무실인데..Orz
 
제3의 여인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손안의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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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마지막이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휘청이는 나를 어떻게 붙들어야 할까. 내게 그토록 강렬한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있고, 그렇기에 언젠가는 볼 수 있다는 희망은, 지독하게 달콤한 고통이었다. 그 고통이 차라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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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07-30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다락방 2013-07-30 17:30   좋아요 0 | URL
으응?

Mephistopheles 2013-07-3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죠? 그 고통이 나았다는 건 뭡니다까 덜 강렬하고 비록 파란눈은 아니라도 주변에 인간남자가 생겼다는 말씀인가요?

다락방 2013-07-30 17:31   좋아요 0 | URL
네? 아니..전...그냥....책...읽고 쓴건데............아..음..

moonnight 2013-07-3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첨 보는 책이다. ㅠ_ㅠ;(우선 보관함에 넣고;)
저도 읽어볼래요!!! 다락방님의 100자평을 보니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

다락방 2013-08-06 09:33   좋아요 0 | URL
쓸쓸해지더라고요, 문나잇님.
한순간 열정에 휩싸여 이성을 잃다가, 결국 허무해져버리는 남자를 보니 참 쓸쓸했어요.

dreamout 2013-07-3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떠나신줄 알았아요~!

다락방 2013-08-06 09:33   좋아요 0 | URL
다녀왔습니다! 하아-
일상이에요. orz

따라쟁이 2013-07-3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지 모르게 알고싶지 않은 감정이에요. 마지막에 휘청이는 나를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막막해요

다락방 2013-08-06 09:34   좋아요 0 | URL
늘 사랑하며 살아가는 따라쟁이님이라면 아마도 이 소설속의 남자보다 더 큰 휘청임을 느끼겠죠.

2013-08-05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6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7 0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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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다른 사람의 사랑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라면, 너무 덧없지 않나. 캐릭터는 남녀 모두 마음에 안들고 그다지 재미도 없고 확실히 `올해 최고의 스릴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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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 2013-07-26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주인공이 다 거슬리는데다 딱히 재미도 없어서 대체 왜 인기작이 됐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헐리웃이 좋아할만하다는 생각은 들긴 했지만... 막상 영화화한다는 이야기에 헉! 했다가
감독이 데이빗 핀처라는 말에 '그럼 원작을 가뿐히 넘어서는 영화가 나오겠네?!' 그러는 중입니다.

다락방 2013-07-26 11:00   좋아요 0 | URL
마지막에 궁금해서 휘리릭 읽었고, '매일 당신이 당신이 되어야 하는게 불쌍하다' 라고 말하는 것도 싸-했고, 마지막의 결말이 그렇게 되는것도 괜찮긴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도 없고 캐릭터들이 다 병맛이었어요. 불륜녀 앤디 캐릭터도 쫌...어휴..

moonnight 2013-07-2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전자책으로 다운받아놓고 앞의 몇 페이지 읽고 접어놨어요. 재, 재미가 없;;; 그나저나 데이빗 핀처 감독이 영화화하나봐요. (Kircheis님 댓글에서 슬쩍;;) 영화는 기대해봐야겠네요. +_+;

다락방 2013-07-29 18:45   좋아요 0 | URL
저도 몇 번이나 그만읽을까를 생각했었어요. 그래도 결국 누가 어떻게 된건지는 궁금해서 끝까지 다 읽었네요. 좀 작위적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재미없었어요, 결정적으로. -_-
 
이모의 결혼식 - 2004년 제1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19
선현경 글 그림 / 비룡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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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금발의 파란눈과 결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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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7-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폭풍 댓글수를 자랑하는 다락방님의 글에 무댓글이란....
아마 서재분들은 "그런 결혼 난 반댈세" 하는건지도 몰라요 ㅋㅋㅋ

다락방 2013-07-24 09:30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들이 반대를 하든말든 저는 국제결혼할 마음이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꼬 2013-07-23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다락님! 내가 본 이 책 독후감 중 최고예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3-07-24 09:31   좋아요 0 | URL
이것 말고는 뭘 느껴야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어린이책 리뷰 쓰는 네꼬님은 신기해요!

네꼬 2013-07-23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워서 공감 눌러 주고 싶지만, 난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어요. 이해해줘요.)

다락방 2013-07-24 09:3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결혼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그게!!!!!!! 눌러요, 누르란 말얏!!!!!!!!!!!!!!!!!!

Mephistopheles 2013-07-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발의 파란눈....? 대머리는 어쩌라고 대머리는요..??

다락방 2013-07-24 16:35   좋아요 0 | URL
금발의 파란눈과는 결혼하고 대머리와는 연애만......( ")

Mephistopheles 2013-07-24 16:41   좋아요 0 | URL
머리털 차이 하나로 연애와 결혼이 양분되는군요...

다락방 2013-07-24 16:59   좋아요 0 | URL
연애는 더 뜨겁게....쿨럭.
 
서민의 기생충 열전 - 착하거나 나쁘거나 이상하거나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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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치엔 디아스(Dentzien-Dias PC)라는 학자가 최근 유명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의하면 고생대 상어의 분변에서 촌충으로 생각되는 기생충의 알이 잔뜩 나왔단다. (p.27)

 

 

한사람이 하나의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노력했다는 뜻일테다. '최근 유명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을 이 책의 저자 서민 교수는 틈나는대로 틈틈이 봤다는 뜻이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의 책을 교양서로 낼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들에 대해 그 분야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자신이 그 분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알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나는 서민 교수의 현재 활동을 모두 다 알지는 못한다. 그는 가끔 칼럼을 쓰고, 블로그 활동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텔레비젼에 출연한다고만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이 공부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게으르지 않을 수 있다니, 최신 논문까지 챙겨본다니, 어느 한 분야에서 '잘 나가기' 위해서는 역시 가만 있어서는 안되는거구나, 새삼 깨달았다. 계속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모르는게 약이다'라는 문장만이 떠올랐다. 앞으로 간장게장을 먹을 때 식당 주인에게 이 게장 담은지 15일이 지났냐고 물어보고 싶을것 같아서 미칠것 같다. 조카가 항문 근처를 긁으면 당장 조카를 뒤집어놓고 엉덩이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요충의 알이 붙어있는건 아닌지 확인해보게 될 것 같다. 휴가를 경상도로 가기로 했는데, 피부에 바르는 모기약을 발라야 하는건 아닐까. 알게되니 더 두려워졌다. 아,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던 것 같다. ㅠㅠ

 

 

고작 70페이지 쯤에서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요충이 나온다. 유독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요충.

 

 

항문 근처에 도달한 요충은 대변 냄새에 코를 막은 채 항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이때 요충이 주의해야 할 점은 사람이 변을 볼 때 거기 파묻혀서 변기로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방귀를 뀔 때 그 거센 바람에 휩쓸려 부상을 당하는 것. 그런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몇 달 동안 공들인 계획이 다 무너지니까. 드디어 밤이 찾아오고, 숙주인 사람이 잠을 자면 눈동자가 움직이고 항문이 살짝 열리는 REM 수면기가 온다. 그 틈을 타서 요충은 항문 밖으로 잽싸게 빠져나가고, 항문 주위를 기어 다니며 1만 개가 넘는 알을 뿌린다. 다음 날 아이의 팬티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벌레를 발견한 어머니가 분노에 찬 나머지 요충을 발로 밟아도 요충의 마음은 그저 편안한기만하다. (pp.70-71)

 

 

아, 아이의 팬티에서 요충을 발견한 어머니를 상상하노라니 너무나 끔찍하다. 만약 내가 그걸 발견한 엄마였다면, 소리를 미친듯이 질렀겠지. 패닉상태에 빠져서 한동안 말을 잃다가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야하나 뒤늦게 수습 방법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다행히 회충약으로 잘 치료가 된다지만, 아 너무나 끔찍하다.

 

요충이 밤에 항문 밖으로 나아 기어 다니면 항문이 가렵다. 게다가 그냥 기어다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분비배설물을 내니 생각만해도 가려울 것 같다.(p.72)

 

나는 여동생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요충이 이러이러하다더라, 하고. 실제로 아이의 속옷에서 벌레를 발견해 요충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데, 어쩌면 이런일이 내 여동생에게도 닥칠지 모르니 미리 언질을 해두면 좋지 않겠는가. 그나저나 작은 아이가 항문을 긁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다. 더 가슴이 아픈건 요충 부분을 읽으면서 내 항문이 급격하게 간지러워졌다는 사실이다. 어제 밤, 이 책을 중간정도까지 읽다가 덮었는데, 요충부분부터 덮을때까지 계속 나도 항문을 긁었다. 손을 씻었는지는, 어제 일이라 기억나지 않지만.

 

회충이나 요충, 디스토마에 대한 치료약은 개발이 되었고, 또 선진국의 큰 제약회사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발견된 기생충이 아니라도 약을 개발해, 기생충이 극성인 가난한 나라로 보내는 일을 하기도 하니 나쁜 기생충이 없어지는 건 시간문제인 듯하다. 다만, 아직도 어떤 치명적인 기생충들에 대해선 마땅한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메디나충을 치료하는 약제는 불행히도 없다. (p.171)

 

메디나충의 감염증상은 수포가 생기고 그 부위가 뜨거워지고 통증이 심한것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약이 없어 아직도 아주 오래전에 쓰던 방식으로 사람의 몸에서 메디나충을 꺼내야한다고 한다.

 

메디나충의 성충이 자기 뜻을 이루고 나면 의사는 막대기를 꺼내고, 조심스럽게 머리를 빼내 막대기에 감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막대기를 감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몇 시간에서 몇 달까지 걸릴 수가 있다니 마음을 단단히 먹는게 좋겠다. (p.171)

 

감염되면 림프절이 붓고 열이 나며 눈에 염증이 생기게도 하는 톡소포자충은 어떤가.

 

문제는 치료법으로, 톡소포자충의 특효약이 없는 탓에 그런대로 듣는 약을 써야한다. 피리메타민(pyrimethamine)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임산부에겐 태아한테 넘어갈 염려가 없는 스피라마이신(spiramycin)을 예방적으로 쓰기도 한다. 최근에는 클리마다이신(clindamycin)도 치료약으로 쓰이는데, 이것들이 톡소포자충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게 아닌 만큼, 좀 더 완벽한 특효약 개발이 필요하다. (p.183)

 

 

나는 치료약이 없다는 부분을 읽을 때마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 생각이 났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약학과 학생인데, 의학보다 천대받는듯한 약학을 왜 전공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이 그 안에 들어있었다. 의학은 다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지만, 약학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는 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나 역시 약학에 대해 잘 몰랐던 바, 약사가 되어 처방전대로 약을 지어주는 것만이 전부인 줄 알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약의 기능을 다 알고 있는게 그들의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무식하고 편견에 휩싸여 있었는지 제노사이드를 읽으면서 알았다. 그래, 약학을 전공하면 사람들이 고통받는 증상에 대해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도 있는건데! 톡소포자충에 대해서도, 메디나충에 대해서도 하루속히 잘 맞는 치료약이 나왔으면 좋겠다.

 

 

가장 인상적인 건 말라리아에 대한 부분이었다. 말라리아도 기생충의 일종인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도 아직 말라리아를 뿌리 뽑을 백신을 개발하진 못했다는 것. 아직도 많은 '못 사는 나라'들이 말라리아 때문에 계속 못 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말라리아에 대한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모기장의 역할이었다.

 

 

우리야 모기장을 아무 때나 구할 수 있지만,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그게 안 된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운동을 한다. 모기장 하나면 한 가족이 말라리아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니 얼마나 보람 있는가? 심지어 미국의 유명 농구선수(스테판 커리)는 "3점슛 하나 넣을 때마다 모기장 3개씩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스타가 앞장서서 이런 운동을 하면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행사를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지속성이 떨어진다. 선진국이란 우리나라에 사람을 죽이는 말라리아가 없다고 해서 말라리아에 무관심한 나라가 아니라, 우리나라엔 말라리아가 없더라도 죽어 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기꺼이 모기장을 보내 주는 그런 나라일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면 정말 좋겠다. (p.234)

 

 

나는 가끔 내가 굉장히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위에 인용한 부분처럼 스타가 앞장서서 이런 운동을 하면 동참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니까. 얼마전에 심규선 팬까페 회원들이 고양이 까페에 기부를 했다고 했던가, 하는 트윗을 보았었는데, 나처럼 모기장 보내기 같은 소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말은 파급 효과가 크지 않겠는가. 뭐, 영향력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지금 해봤자 부질없고, 내친김에 나라도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검색을 해봤다. 그리고 이런 기사를 찾아냈다.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기사에 언급된 홈페이지로 접속하면 아프리카로 모기장을 보낼 수 있다. 한 장당 15,000원 이란다.

 

 

교과서에서 기생충을 배웠다면, 기생충의 특징이나 감염 경로를 알 수는 있었겠지만, 아프리카에 모기장을 보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일을 우리가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언급해준 이 교양서가 무척 고맙다.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끝까지 다 읽으니 이 기생충과 저 기생충이 헷갈리기도 하고 또 기생충들의 이름이 잘 외워지지도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러니 아, 이 기생충이 어떻게 감염된다고 했지? 혹은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있다고 했지? 할 때마다 책을 뒤져봐야 할 테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 교양서가 내 책장에 꽂혔다는 게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처음에 언급했던것처럼 알고나니 오히려 두려운 것도 있지만, 알기 때문에 나는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어쩌면 기생충 때문일 수도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더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상식으로 똘똘 뭉친 책에 심지어 유머까지 곁들여 있다. 읽으면 무척이나 유용할 책이라 여동생에게도 추천했다.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일독을 권한다.

 

 

방금,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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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3-07-2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다 읽으셨군요! @@

다락방 2013-07-22 08:34   좋아요 0 | URL
네. 쉽고 재미있어서 빨리 읽힙니다. ㅎㅎ

아무개 2013-07-22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시고
벌써 모기장까지 보내셨군요.!!!!!!!!


다락방 2013-07-22 09:22   좋아요 0 | URL
잽싸게 행동하는 다락방인겁니다. 후훗 ^^v

야클 2013-07-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같은 책을 읽어도.... ㅜㅜ
다락방님은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고, 나는 그저 술안주를 회에서 고기로 바꾸고.

다락방 2013-07-22 10:3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야클님. 저는 그간 회를 찾아먹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회를 좀 더 안먹게 될 것 같아요. 특히 간장게장....안먹을래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13-07-2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 벌써 읽으셧어요. 저도 읽고는 싶은데, ~충, ~충들을 다 감당할 수 있을런지 몰라서요.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너무 멋져요. 15,000원이군요. 모기장 보내면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보내야할지 선뜻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저리로 접속하면 쉽게 보낼 수 있군요.
저두 하나 보낼려구요.

내가 굉장히 영향력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단 얘기 너무 공감되요.
저두 그런 생각할 때가 있거든요. 가끔 좋은일 하고 싶을때ㅋㅎㅎ
우리 둘 다 욕심쟁이? *^^*

다락방 2013-07-24 09:33   좋아요 0 | URL
일단 모기장 보내기는 7월달까지만 진행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보내실거라면 얼른얼른. 나중에 그 때 보낼걸, 하고 후회하지 않게 말이지요.
뭐, 이렇게 말하는 저도 고작 하나 보냈지만 ㅠㅠ 찌질찌질..ㅠㅠ
전 말일쯤에 하나 더 보낼까 생각하고 있어요.

좋은일 하고 싶을 때 내 영향력이 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는 건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인가봐요. 히히.


아 그나저나 너무 졸리네요 단발머리님. ㅠㅠ

프레이야 2013-07-2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고 유익하고 다 좋은데 제가 무지하게 좋아하는 회를 덜 먹고싶게 만드는 거에요? ㅜㅜ 구매하려던 참인데 어휴 ㅎㅎ 어쩌나ᆞᆢ

네꼬 2013-07-23 15:46   좋아요 0 | URL
제 말이!

다락방 2013-07-24 09:34   좋아요 0 | URL
깨끗이 씻지 않은 야채, 멧돼지, 간장게장, 모기들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날것으로 먹는건 더 위험이 크더라고요. ㅠㅠ

따라쟁이 2013-07-29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회를 포기할 수 없는데. 벌써부터 괜히 간질간질 스러워서 괜한 머리만 벅벅 긁었네요

다락방 2013-07-30 09:04   좋아요 0 | URL
회 좋아해요, 따라쟁이님? 육덕진것만 먹을거라고 생각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