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도 여성은 여전히 두 가지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여성은 프롤레타리아로서 일당을 벌어 자신과 아이들이 먹고살아야 한다. 다른 한편 가정의 노예, 즉 남편과 아버지와 형제들을위해 무상으로 일하는 하인이다. 아침 일찍 공장에 가기 전부터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만약 남자가 그런 일을 해야 한다면 이 일만으로도 하루치 노동으로 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자들은 조금이나마 쉴 수 있는 점심시간도 여자에게는 휴식시간이 아니다. 그리고불쌍한 남자들이 자기를 위한 시간이라고 하는 저녁때에도 불쌍한여자들은 일을 해야 한다. 집안일을 해야 하고, 아이들을 돌봐야 하며, 옷을 빨고 꿰매야 한다. 요컨대, 영국 어느 공장 도시의 남자들이10시간을 일한다면, 여자들은 최소한 16시간을 일해야 한다. 상황이이러한데 어떻게 여자들이 다른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있겠는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 엘리너 마르크스, [영국 여성노동자운동에 관하여 On the Workingwomen’s Movement in England], 1892년 - P56

일부일처제는 결코 개인적인 성애의 결과가 아니었으며, 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왜냐하면 결혼은 언제나 정략결혼이었기 때문이다. 일부일처제는 자연적 조건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바탕을 둔 것으로, 특히 자연적으로 성장한 원시적 공동소유에 대한 사적 소유의 승리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가족 형태였다.
가족 안의 남자의 지배, 즉 남편의 부를 상속할 확실한 남편의 자식을 낳는 것 이것만이 그리스인이 솔직하게 표명하는 단혼의 유일한목적이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1884년 - P48

여성이 자유롭지 않다면 자기 이름값을 하는 게 가능할까?
오늘날, 아니 오늘날까지, 임금노동자가 자기 육체노동을 팔지 않고는 다른 생계수단이 없는 것처럼, 여성도 자기 성을 파는 것 말고는다른 생계수단이 없다. 여성은 평생 동안 한 남성에게 자기 성을 팔아서 그 대가로 사회에서 존중을 받고 귀부인이나 일꾼으로 새장에 같힌 삶을 살아간다. 아니면 밤이면 밤마다 성을 파는 ‘자유여성‘이 되어 세상의 멸시를 받다가 빈민굴에서 삶을 마감한다. 어느 경우든 간에 (여성 자신이 정말로 이 문제에 관해 생각을 한다면) 그 여성은 자존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대단한 선택권이다! — 얼마나 오랫동안여성의 운명이 이러했던가?
여성의 해방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 물론 남녀 대다수 민중의해방과 경제적 노예제의 폐지도 포함된다.

- 에드워드 카펜터, [사랑의 성년기 Love’s Coming-of-Age], 1911년 - P58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글을 써서는 안 된다. 남을 위해서도 써야한다. 머나먼 곳에 사는 알지 못하는 미래의 여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들에게 우리가 결코 영웅이 아니었음을 말해주자. 다만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열정적으로 믿고 추구했을 뿐이다. 우리는 때로 강했지만 때로는 매우 약했다.-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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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와중에서 열심히 읽기 중이시네요. 힘내세요. ^^

다락방 2021-03-15 05:50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주말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흑흑 ㅠㅠ
 

내가 반복해 꾸는 악몽중 하나는 학교,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종종 꿈속에서 나는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학생이고 과제를 미처 못했거나, 수업에 지각했거나, 강의실을 못찾는 등의 일들로 난처해한다. 그게 그렇게 큰 일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깨고나면, 아, 그 시기들을 다 지나와서 다행이다 라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나는 공부를 못했고 안했으며 공부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입버릇처럼 내 서른살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은 내 인생에서 들어내도 큰 변화가 없을거라고, 그 시기는 내 존재가 없던 시기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나에겐 나만의 신념과 고집이 있었고, 그 때도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판단하였으며 그런 것들을 하지 않고 지내기는 했다. 물론, 후회되는 일들도 많이 쌓여있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 주변 자리에서 학생인 누군가가 교과서나 교재로 보이는 것들을 들여다보며 단어를 외우고 수학 문제를 푸는 걸 보노라면, 아, 나는 저 시기를 지나와서 다행이야,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언제나, 늘 생각해왔다. 나는 학창시절을 지나왔음에 늘 감사했다. 만약 다시 되돌린대도 잘할 자신이 없다.




요즘 정신 없이 바빠 단톡방의 톡을 읽기도 힘겨운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책을 읽는게 다 뭐람.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액션영화만 본다. 책 읽는데 쓸 에너지가 남아 있질 않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퇴근 무렵이면 생각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고 회사에서 이미 탈탈 털린 채다. 그럴 때는 액션 영화가 최고라고, 요즘의 나는 생각한다.


1,2편 모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넷플릭스에 올라온 걸 알면서도 아, 로맨스 따위 이제 보고 싶지 않다, 하고 넘겼다가, 어제는 넷플을 아무리 둘러봐도 보고싶은 액션 영화가 없어서(이미 반복해 본 것들 투성이다) 하는 수없이 라라 진과 피터의 영화를 재생했다.


영화속에서 피터는 이미 운동 특기생으로 스탠퍼드 대학의 진학이 확실해졌다. 라라 진은 피터와 같이 대학 생활을 하기 위해 스탠퍼드에 원서를 넣어두고 합격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함께 가면 그들은 계속 다정한 연인일 수 있고 매일 잘자라는 인사를 끝으로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둘이 함께 갈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그 외에도 라라 진은 스탠퍼드와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버클리 대학애도 원서를 넣어두었고, 언니의 '견문을 넓히라'는 조언에 따라, 안갈거지만, 갈 생각 전혀 없지만, 뉴욕대학교에도 원서를 넣어둔 상태였다.


라라 진과 피터 이 커플은 여전히 다정하고 여전히 사랑한다. 그러니 함께 미래를 꿈꾸는 것이 당연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에 둘이 함께 있는 걸 그려넣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라라 진은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그러나 버클리에 합격한다. 스탠퍼드에 합격하지 못한 걸 피터에게 알리는 게 두려웠지만, 그러나 어쨌든 그에게 알렸고, 피터는 차로 한 시간 거리니까 괜찮다면서 우리는 잘해나갈 것이고, 잘 될 것이라고 얘기하며 이 커플은 아름다운 미래를 역시나 여전히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아, 운명이란 무엇인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학교에서 졸업 여행으로 뉴욕엘 간단다. 오 마이 갓. 그 큰 도시에 졸업여행으로 간단다.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또 버스를 타고 이 학교 학생들은 뉴욕이란 대도시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그곳에서 유명하다는 컵케익을 먹고, 세 개의 조로 나뉘어서 각기 다른 곳을 관광한다. 그리고, 아아, 라라 진은, 거기에서, 도시 한 복판의 뉴욕대학교를 보게 된다. 또한, 이거슨 무슨 운명의 조화인가, 뉴욕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4학년 선배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뉴욕대학교의 학생들이 주최하는 파티에도 참석하게 된다. 이 뉴욕이란 도시, 자신이 주눅들거라 생각했던 도시에서 그녀는 오히려 모든 것들에 반한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자연스런 누군가의 모습, 파티 장소에서 보이는 이 거대한 도시의 불빛. 라라 진은 뉴욕이란 도시에 매혹된다. 그리고 그녀가 고려해보지 않았던 뉴욕대가, 언니가 견문을 넓히라고, 다른 길이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그러나 피터와 어차피 함께 대학갈테니 심드렁했던 바로 그 장소가, 라라 진이 가고 싶은 대학이 된다.



뉴욕과 뉴욕대를 눈 앞에서 보고난 라라 진은 흥분한다. 그리고 설레인다. 그곳에서 사는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다. 언니 말대로 12층짜리 도서관이 있는 곳, 도시 한 복판에 있는 곳,






라라 진은 뉴욕에 다녀온 후 언니에게 얘기한다. 왜 그토록 많은 책의 배경이 뉴욕인지 알겠다고, 어디를 봐도 이야기가 있다고, 그리고 뉴욕대에는 진짜 작가들을 초청해서 학생들에게 강연하게 하는 멋진 문학 프로그램이 있다고, 어쩌면 출판사에서 인턴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자신이 상상한 미래에 대해, 설레이는 감정에 대해 얘기하는거다. 이쯤되면, 라라 진의 마음은 이미 뉴욕대로 기울어진 것이 아닌가.



이 장면 장면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보통 나는 내 삶에 만족하는 편이고, 내가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러나 이 장면을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나의 그렇지 못했던 학창시절을 라라 진이 완벽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라라 진은 성적이 좋았다. 즉 열심히 공부하는 똑똑한 학생이었던 거다. 그래서 그녀는 여기 저기 대학에 원서를 두고 발표를 기다릴 수 있었다. 처음 자신이 가고가 마음 먹었던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하진 못했지만, 버클리를 다니면서 피터의 말처럼 편입을 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공부나 미래 때문이 아닌, 남자친구와의 영원한 사랑 때문이긴 하지만. 그러나 라라 진은 이제 새로운 가능성을 옆에 두고 있다. 이럴 때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언니의 조언은 얼마나 적절했던가. 라라 진은 자신이 아예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본다. 멋진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읽고, 지하철 안에서도 자연스레 책을 읽는 삶이 가능해지고, 좋은 문학 프로그램을 들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낯선 도시 뉴욕에서 자신 앞에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이 가능성이, 나는 너무나 너무나 부러웠다. 이제 내게 없을 그 미래가, 라라 진에게는 펼쳐졌다는 사실이 너무 부러웠고, 그런데 내게는 닫혀버렸다는 것이 너무 슬펐다. 인생을 다시 리셋하고 싶어졌다. 중학생으로 혹은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 이제 뉴욕대의 존재를 아는 나는, 내 인생에 뉴욕대를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유학이 다 뭐야, 어학연수라는 것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 나는 우물안 개구리였다. 내 주변에는 좀 더 큰 다른 미래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도, 보여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미국에 그리고 뉴욕에 가고 싶다고 꿈꿀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노래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게 뉴욕은 로망이긴 했으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라고, 공부를 위한 환경이 조성된 곳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던 거다. 이 사실이 슬펐다. 그리고 라라 진이 부러웠다. 너에겐 다른 길이 있어, 좀 더 견문을 넓힐 수 있지, 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인생에서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러나 라라 진은 피터와 함께 미래를 약속했기에 고민이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은 뉴욕대인데, 그러나 그곳으로 가면 피터와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진다. 1일 18시간 자동차를 타야만 서로에게 닿을 수 있다. 이 사랑은 무사할까, 우리는 괜찮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라라 진은 망설인다. 나는 어차피 영화의 결론이 어떻게 될지 짐작할 수 있었으면서도, 그러면서도 라라 진에게 속으로 외쳤다. 라라 진, 네 미래를 생각해, 너는 고작 열일곱 살이야, 너를 설레이게 하는 미래를 잡아, 네 앞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마, 남자 때문에 선택하지 말고 네 인생을 위해 선택해, 네 자신을 위해 선택해,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 곳,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는 곳을 선택해, 그런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는게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결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라고!!



나는 잠시 영화를 멈췄다.

라라 진 앞에 놓인 기회가 너무나 너무나 부러웠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었다.

열심히 열심히 공부해서 뉴욕대에 가고 싶었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뉴욕대에 가서 좋은 강의를 듣고 12층짜리 도서관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 삶은 상상하는 것처럼 밝기만 한것도 아니고 희망차기만 한것도 아니고, 어디에서나 누구나 그렇듯이 고난과 역경과 후회도 찾아들겠지만, 그러나 앞으로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는 그 삶은 얼마나 찬란한가.

라라 진이 부러웠다.

이제 비로소 더 큰 가능성에 대한 문이 활짝 열린 것이 부러웠다.

그러면서 앞으로 또 더 큰 문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라라 진이여, 열심히 공부하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



어쩌면 라라 진의 뉴욕대 선택 때문에, 그래서 피터와의 멀어진 거리 때문에, 하루하고도 반나절 이상 자동차를 타야만 만날 수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헤어질지 모른다. 그들의 사랑은 차츰 식어갈지도 모른다. 이제 자신들이 새로이 적응해야 할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사건들 때문에 그들은 점점 더 소홀해질 것이다. 오늘은 내가 그리고 내일은 네가 각자 다른 공부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만남으로 서로에게 연락은 뜸해질지도 모른다. 이 멀어진 거리는 필연적으로 헤어짐을 가져올 것이다. 롱 디스턴스가 반드시 헤어짐을 전제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롱 디스턴스 후에 맺어짐으로 엔딩을 가져가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필연적이라는 말은, 슬프지만 대부분의 진실이 될것이다. 헤어짐은 아프겠지만, 그러나 그 헤어짐 후에 나에게 남는 것이 이별의 고통 뿐만은 아니다. 헤어진 사랑으로 인한 성숙과 성장이 거기 있을 것이며, 낯선 곳에서 새로운 공부를 하고 더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내가 있을 것이다. 공부하라, 라라 진이여!!



피터는 이 먼 거리가, 내가 그랬듯, 헤어짐을 가져올거라 본다. 그것은 뻔한 일이며, 그러므로 우리가 그럴 거라면 지금 헤어지자고 한다. 그러나 피터는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만큼의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그는 지레 포기하기 보다는 한 번 열심히 해보는 걸로 마음을 바꾼다. 먼 거리는 헤어짐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먼 거리임에도 헤어지지 않을 수 있으려면,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애씀과 노력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 노력과 애씀을 언제까지고 지속할 순 없다.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사실 나는 그들이 이제 고작 열일곱살이니만큼,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다른 사랑을 더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순간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말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 먼 거리는, 지침을 수반한다. 먼 거리에 있으면서 서로에게 충실하기 위해서는, 그 거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수이다. 너는 거기서 너의 삶을 살고 나는 여기서 나의 삶을 살고. 그것을 인정해야만 그것이 유지된다.




엊그제부터 읽기 시작한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자서전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아마도 여성에게 가장 혁명적인 행위는 자기 의지로 여행을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와 환영받는 일이리라. -p.32


















라라 진은 이제 자기 의지로 여행을 떠났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 집을 나섰다. 물론 자기가 머무르는 곳을 또다시 집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그러나 글로리아 스타이넘 말대로라면 이제 혁명을 시작했다. 떠나라, 길을 나서라, 자기 의지로 행동하라. 그렇다면 그녀의 미래는 아주 많이 다른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아직 학생이고 아직 젊은 모든 사람들이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란다. 나중에 한참 나이들고 나서, 아아, 그 때 공부할 걸, 하고 후회하며 살기 보다는, 일단 지금 공부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라라 진 앞에 이제 펼쳐진 세상이 너무 부러워서 한참을 마음이 아팠다. 이제 시작이니 얼마나 좋을까. 이제 힘차게 걷는 길이 놓여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새로운 강의는 얼마나 좋을까. 새로운 도서관은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하나씩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을 인생에 추가하면서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될까. 부럽다. 부러워 미치겠다.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아니, 다시 태어난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뉴욕대에 가고 싶다.

뉴욕대에 다니게 될 라라 진이 너무 부럽다.

누가 어느 대학 나왔어, 물어본다면, "나 뉴욕대 영문과 나왔지." 라고 대답하고 싶다. 아아. 얼마나 뽀대 나는가..

나는 이래서 안돼. 뽀대를 위해 공부하면 안된다.

아 뉴욕대 가고 싶다.

뉴욕대 가고 싶어.



어제 막 이런 열망에 들끓어서 친구들한테 얘기했더니 그러면 일단 뉴욕대에 여성학과 있는지 보자고 했다. 그렇지만, 뉴욕대 가려면.. 영어.. 해야 하지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제기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어를 못하니까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다. 이제라도 영어 공부하자. 혹시 아는가. 내가 쉰 살이 돼서 혹은 예순 살이 돼서 뉴욕대에 가게 될지. 그 때 뉴욕대에서 오늘 강의는 뻐킹 쉿이었다고 알라딘에 페이퍼를 쓰게 될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기다려라, 뉴욕대. 언젠가 보자. 내가 캠퍼스 구경이라도 가겠다!! 문앞에 가서 사진이라도 찍고 오겠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향학열과 학구열을 불태우는 영화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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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3-10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 오랜만의 페이퍼 반가워요.

다락방 2021-03-11 08:51   좋아요 0 | URL
너무 쓰고 싶어서 아침에 미친듯이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썼네요. 으흐흐.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3-10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1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1-03-10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라진 언니 이야기가 무척 인상깊더라구요. 남친이랑 같이 대학에 들어가지 마라. 네게 열린 모든 기회와 가능성들을 닫아 두지 마라. 공부 뿜뿜 페이퍼네요^^

다락방 2021-03-11 08:54   좋아요 0 | URL
그런 언니가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더라고요. 라라 진은 그걸 알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엔 견문을 넓힐 수 있다, 다른 세상 다른 세계가 있다고 알려주는 어른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걸 누가 알려준다고 해도 제 선택이 달라졌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어른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많이 다른것 같아요. 여러가지로 제 학창 시절 생각나면서 안타깝고 슬프고 또 부럽고 그렇습니다 ㅠㅠ

2021-03-10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1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21-03-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ㅋㅋㅋㅋㅋ 학꾸열을 불태우는 영화다 ㅋㅋㅋㅋㅋ 라라진!!!! 가자!! 뉴욕으로!! 우리 피터는 아깝지만 ㅋㅋㅋ 그래도 뉴욕!!!! 마지막 편 조만간 봐야겠네요ㅋㅋ

다락방 2021-03-11 08:55   좋아요 0 | URL
여기 라라 진이 열일곱 살이거든요. 피터랑 헤어지면 헤어지는 당시에 당연히 이별의 슬픔은 있겠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기대와 설레임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 피터 지금은 사랑하지만 피터 보다 더 사랑하게 될 사람도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설사 못만나도 학위가 남는다, 지식이 남는다, 커리어가 쌓일 것이다. 만세!!

syo 2021-03-1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욕대 가면 알라딘에 페이퍼 안쓰고 아마존에 페이퍼 쓰는 거 아니에요😥?

다락방 2021-03-12 09:35   좋아요 0 | URL
오?? 아마존이라니,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뉴욕대 가서 아마존에 글 쓰고 아마존의 파워 블로거가 되어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어떻게 펼쳐지려고 이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21-03-16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로맨스 특히 영어덜트 로맨스를 별로 안 좋아해서 이건 책 1편만 읽고 말았는데요.
둘째가 이번에 이거 3편을 보고 한마디 하더라고요.
말도 안돼. 버클리랑 뉴욕대 학비 차이가 얼마인데 (라라 진이 캘리포니아 주민이라 주립대학인 버클리는 학비혜택이 있음) 뉴욕대를 선택해?! 실제로 만약 두 군데 학교에 다 합격했는데 단지 뉴욕이라는 이유로 뉴욕대를 선택하기에는 학비+생활비의 압박이 너무 크거든요.
드라마를 보면서도 돈 걱정을 하는 딸을 보니 쫌 미안하기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

다락방 2021-03-16 08:17   좋아요 0 | URL
검색해보니 뉴욕대가 명문사립대 라고 하더라고요. 미국 뉴욕에 있으면서 ‘명문‘ 이고 게다가 ‘사립대‘ 라면 도대체 그 등록금은 얼마일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거기서 공부하기 위해서라면 먹고 사는 것 역시 뉴욕에서 해야 하잖아요. 제가 이 영화 보고 뉴욕대 가고 싶다고 부르짖었지만 현실적으로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못가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만약 간다하면 그 학비는 어떻게 할것인가.. 싶더라고요. 나는 과연 졸업할 때까지의 학비를 댈 수 있을 것인가...

영화속에서 라라 진은 딱히 학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형편의 학생으로 보입니다. 집도 잘 사는 집 같더라고요. 프시케님, 저도 뉴욕대 가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syche 2021-04-18 12:12   좋아요 0 | URL
저 오늘 딸이랑 이야기 하다가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늦었지만 바로잡으려고 댓글 남겨요. 라라진이 사는 곳이 캘리포니아가 아니라네요! 저 1편은 책을 읽었느데 왜 캘리포니아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ㅎㅎ 뭐 암튼 캘리포니아 주민이 아니라면 버클리도 싸지는 않습니다만 사립대인 뉴욕대는 더 비싼 건 사실입니당. 물론 라라 진 집은 부자라 돈이 고려대상은 아니었겠지만요.

다락방 2021-04-18 13:38   좋아요 0 | URL
영화에서 라라진 집이 되게 좋긴 하더라고요. 크-
아무튼 프시케님 저 뉴욕대 갈거니까 저 뉴욕대 가게 되면 뉴욕에서 한 번 만나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야할텐데... 아 초조합니다. 영어 공부는 하기 싫고... ㅜㅜ
 

나는 황당하게도 에이드리언이 내 영혼의 짝이라고 믿었다.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그러나 나는 바로 그걸 원했다. 나를 완성시켜줄 남자를 원했다.
파파게노에 어울리는 파파게나**. 그것이야말로 내 모든망상 중 가장 심각한 망상이었다. 다른 사람은 결코 나를완성하지 못한다. 우리 자신이 우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완성할 힘이 없을 때, 사랑을 찾는 건 자살행위이다. 그럴 때 우리는 자기희생이 곧 사랑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 P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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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3월 도서 .. 다들 알고 계신거죠?

제가 현재까지 3월에 이 책 읽고 있다는 글을 딱 한 편 보았는데... 맞나요?

이거 두꺼운데 여러분 아직 시작 안하고 뭐해요?

얼른 시작해요, 얼른!


여러분 시작하는 거 보고 저도 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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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03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고문헌 빼면 770페이지니 어서 시작해야겠어요~(부릅!)다락방님 글 보고 바로 서문펼침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3-05 08:46   좋아요 1 | URL
아오 저도 시작해야 하는데 도대체 언제 할런지... 지금 읽는 책도 며칠째 붙들고 있어서 말이지요.
아무튼 미미님 화이팅입니다!!

청아 2021-03-05 08:49   좋아요 0 | URL
제 느낌상 다락방님 이 책을 아주 좋아하실듯 해요!

다락방 2021-03-05 08:56   좋아요 1 | URL
아이참... 읽어야 그렇다 아니다 말을 할 수가 있는데 제가 아직 책을 꺼내놓지도 않았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3-03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시작하시면 시작해야징!!!!! ㅎㅎㅎㅎ

다락방 2021-03-05 08:46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이번달 안에 못끝내실 수도 있을텐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빨리 시작하는 걸로 해보겠습니다. ㅋㄷㅋㄷ

수이 2021-03-03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릅!! 오늘은 놀고 내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다락방 2021-03-05 08:46   좋아요 1 | URL
오, 시작하셨습니까?! 저는 다음주에나...

비연 2021-03-03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아직 첫장만 넘긴... 이번달은 자신이 없다는...

다락방 2021-03-05 08:47   좋아요 1 | URL
비연님 일단 화이팅 드립니다. 우리 한 번 해봅시다. 전 아직 책을 꺼내지도 않아서요..

- 2021-03-04 1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엣헴!저는 서문읽고해제도 읽었읍죠!!! 내가 일등이다!! (시작은 언제나 빠른편)

비연 2021-03-04 18:31   좋아요 1 | URL
어머어머. 전 아직도 진전이 없는 ...ㅜㅜㅜㅜ

다락방 2021-03-05 08:47   좋아요 1 | URL
서문과 해제라니..이것 역시 서문과 해제의 압박이 있나보군요. 흐음...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하면 밥벌이를 이십년이상 해오고 있는데, 이쯤하면 모든 일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술술 넘겨야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오늘은 오전에 넘어야 할 작은 산이 있었고 또 오후에도 하나가 있다. 오전의 작은산은, 잔뜩 긴장했는데, 지금 막 넘겼다. 이제 오후의 작은산 하나만 넘기면 오늘을 무사히 넘길 수 있겠구나 싶지만, 또 이 산이라는 게 갑자기 없다가도 생긴다. 물론, 있다가도 사라지고. 오늘 두 개의 산도 내게 생길줄 몰랐던 것들이다. 게다가 회사에서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있는 바람에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산, 거기 있는줄 몰랐던 큰 산들이 자꾸 있어서 나로 하여금 넘어가게 한다. 힘들다. 이 산들은 도대체 언제쯤 없어질까 싶지만 밥벌이는 쉬웠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종이신문 펼쳐가며 혹은 주간지를 훑어보면서 신간 소식을 접했다. 그게 그렇게나 재미있었더랬다. 그러나 요즘에는 종이 신문이 눈앞에 있어도 펼쳐보지 않는다. 매일 알라딘에 들어와 신간을 확인하는 게 루틴중 하나였는데, 어느순간 그도 잘 안하고 있다. 신간 훑어보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장바구니에 살 책들을 쌓이는지 잘 모르겠다.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기 때문일까.

















《연대하는 페미니즘》이라니, 제목이 너무 약해서, 만약 내가 이 책의 제목만 보았다면 내 관심을 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를 보라, 정현백이다!! 그렇다. 그, 정현백, 우리가 아는 그 정현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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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현장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페미니스트 역사학자. 서울대학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독일 보훔대학교에서 독일노동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와 강의를 하는 동안, 여성단체들의 연대 조직인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다시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지내며 여성운동과 시민사회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2017년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미투운동과 불편한 용기의 시위 등 억눌려왔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격렬히 울려 퍼지던 현장을 목격하고 함께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로 있으며 서울시 교육청 성평등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노동운동과 노동자문화, 민족과 페미니즘, 여성사 다시 쓰기, 주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등이 있고, 민족주의와 역사교육, 처음 읽는 여성의 역사, 글로벌시대에 읽는 한국 여성사등을 함께 썼다.

운동가를 자처해왔지만 대학이라는 공간으로 살짝 비켜나 있었던 탓에 늘 동료 여성운동가들이 지나온 험한 세월, 경제적 난관과 과로로 점철된 고단한 삶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과거가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과 공유되고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올드페미의 고민과 성찰이 영페미헬페미의 그것과 만나 차이 속의 공동체(연대)를 만들고, 그곳에서 페미니즘의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한다.-알라딘 저자소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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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


















내가 써낸책도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다. 다른글보다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는게 불편할 때가 더러 있어서 잘 안읽게 된다. 나는 소설로 말하는 소설가가 좋고, 나 역시 소설로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설을 쓸 능력이 내겐 없다는 것을, 오랜시간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에세이는 내 관심 분야가 아니지만, 그러나 토니 모리슨의 얘기라면 달라진다. 토니 모리슨이 소설가로 살아오면서 생각한 것 느꼈던 것을 읽어보고 싶다. 토니 모리슨의 에세이라면 가벼움보다는 묵직함이 더 클 것 같은데, 정말 그러한지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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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문학의 상징적 인물이자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토니 모리슨. 그는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출판편집자로 영문학 강사로 일하는 와중에 마흔에 소설가로 데뷔했고, 그 후 열한 편의 소설을 썼다. 그리고 2019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만큼 그는 소설 집필 외에도 인종차별과 젠더 갈등,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위험, 문학과 교육이 처한 불행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날카로운 견해를 펼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보이지 않는 잉크>는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토니 모리슨의 산문집이다. 그가 작가의 삶을 살며 남긴 에세이, 연설, 강연 등이 한 권에 담겼다. 이 책에서 우리는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영문학자이자 비평가로서 40년 넘게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생각을 펼쳐온 토니 모리슨을 만난다.

 

특히 소설 창작자이자 흑인, 여성으로서 '자기 존중의 근원'에 가닿기까지 치열하게 쏟아냈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기울인 지적인 노력은 이 글들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배움일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잉크>는 토니 모리슨이라는 작가가 소설가라는 틀로만 소개하기에 생각의 몸집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독자의 손에 남긴 온기 가득하면서도 날카롭고 서늘한 사유로부터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깨달음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이다.-알라딘 책소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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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은 사람들이 '곱게 늙자'는 말을 내뱉곤 하고 나 역시 그렇지만, 그렇다면 곱게 늙는다는 건 어떤것일까. 그러니까 우리가 저 사람처럼 늙지 말아야지, 하고 반면교사 삼는 사람들도, 젊은 시절 곱게 늙자고 다짐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곱게 늙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뭐가 됐든 배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배우고 페미니즘을 배우는 것처럼 사랑을 배우고 또 나이듦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우리는 더 '잘' 나이들 수 있을까.

얼마전에도 회사 화장실에 갔다가 내가 내 정수리의 흰머리를 뽑았더랬다.

안과에서는 노안 진단을 받은지 벌써 수개월째다.

단순히 몸의 늙어감이 아니라 내 영혼과 정신도 나이들고 있을텐데, 더 잘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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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이나 노년학에서 '늙음'이 '여성'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확신에서 시작된 책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별개로 다루어지던 것들, 이를테면 건강, 정치학, 인문학, 페미니스트 노년학, 문화 분석까지 같이 묶어보려고 시도했다. 동시에 여성 노화에서 중요한 주제들, 즉 주거, 교통, 메디케어, 양로원 등도 주목했다.

'늙음을 배운다'는 것은, 나이 듦이 이 시대, 이 공간의 산물이며, 생물학적 측면보다는 문화적 측면과 사회제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낙관적으로 보자면 우리가 의도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일련의 삶의 경험임을 인식한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 의해 어떤 식으로 조작되는지 알아야만 한다. 즉, 늙음을 배우려면 노화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 관찰한 후, 그 명령에 순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알라딘 책소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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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역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법이라, 몇년전이라면 이 책에 관심을 안가졌을 것 같은데 이제는 이런 책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자꾸 관심이 간다. 나이든다는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니까.

이 책 읽어보기(구매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평을 보려고 했는데, 줄줄이 리뷰와 구매자평이 달렸지만 '구매자'가 쓴게 하나도 없더라. 흐음... 그렇다면 내가 구매자가 되어 읽어보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다.


여러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구매자가 쓴 리뷰를 보게 해드릴게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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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무엇을 신경 써야 할까? 이 질문에 미국인의 56퍼센트는 운동, 26퍼센트는 올바른 식습관이라고 답했다. 최상의 운동법, 건강 식단, 기적의 영양제까지, 과연 이것이 노화와 질병 없는 행복한 노년을 보장해줄까?

2016년 <사이언스> ‘올해의 과학책’에 선정된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의 저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마르타 자라스카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지 그 비결을 찾아 나섰다. 600여 건의 논문을 분석하고 50여 명의 과학자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자라스카는 우리가 지금껏 건강을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무의미할 수 있으며, ‘건강한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바쁜 현대인들은 채소와 과일을 몇 그램 먹었는지, 비타민 함유량이 얼마인지, 하루에 몇 킬로미터를 뛰었는지 등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건강법을 선호한다. 하지만 과학은 덜 걱정하고, 가족 또는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웃에게 더 친절하고, 더 많이 웃는 일처럼 측정되지 않는 것들의 효과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더욱 건강한 삶에 이르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가득한 이 책은 질병과 우울과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운 노년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며, 동시에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알라딘 책소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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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장바구니에 넣은 책은 이런 책들































장바구니에 넣었다고 해서 사겠다는 건 아니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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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3-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세요. 전 토니 모리슨 에세이랑 애트우드 여사 글쓰기 책 샀어요.

다락방 2021-03-02 13:11   좋아요 1 | URL
제가 안사려고 했는데..
점심 배달시켜 사무실 책상에서 먹다가 미소된장국을 책상에 엎어서... 닦고 또 닦았지만 된장국 냄새가 나요..
그러니까..
사야겠죠? ㅠㅠ

blanca 2021-03-0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건강하게 나이든다는 것> 있어요. ㅋㅋ 리뷰 안 썼나 기억이 가물가물... 꽤 좋아서 소장했답니다. 노안은....이게 제일 슬퍼요. 저는 지금 징조가 아주 서서히 밀려옵니다. 아침에 핸드폰 글자가 잘 안 보이더라고요. 얘기하다 보니 우울해졌어요...책값은 2월은 아주 성공적으로 줄였어요. 여튼 이제 얇은 책은 안 산다,로 가려고요. 아주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들로다가 구입하기로 했어요. 힘내요, 다락방.

다락방 2021-03-03 12:00   좋아요 0 | URL
저는 재작년인가 저 포함 세명이서 레스토랑에 갔는데요, 다들 메뉴판 받자마자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고 보고들 있더라고요. 그걸 세명이서 동시에 깨닫고 빵터져서 웃었지만, 그러나 또 어찌나 슬프던지요. 아무리 싫다고 거절해도 도망갈 수 없는 것 같아요, 노화로부터요. 제가 블랑카님 글에 부쩍 공감하게 되는것도 우리가 같이 늙어간다는 걸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블랑카님,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냅시다. 책 읽고 글 쓰면서요. 흑흑 ㅠㅠ

감은빛 2021-03-02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반어법을 배워갑니다. ㅎㅎ
저도 신간 따위 쳐다보지 않은지 제법 되었지만, 책은 자꾸만 쌓이더라구요.

다락방 2021-03-03 12:01   좋아요 0 | URL
저는 3개월 구매금액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만, 장바구니에 책 너무 담아놔서 좀 털어줘야 하지 않나 싶고 그렇습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