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가 출간된 후 10년 동안 학계 및 대중 페미니즘 내에서 환영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선택권‘에 집착하는 리버럴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이 활발히 이루어진 것이다. 나타샤 월터부터도 『살아있는 인형: 성차별의 귀환 Living Dolls: The Return of Sexism」이라는 새로운 책을 내, "내가 완전히 잘못 생각했다고 인정하려 한다" 라며 이전에 선택론 편에 섰던 것을 반성한다. 월터는 새롭게 쓴 책에서 자신의 딸을 포함한 여자 어린이들이 극도로 성애화된 문화에서 자라나며 여자가 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우려한다. 그에 따르면, "이런 문화는 선택과 힘 키우기 같은 언어를 끌어들임으로써 그 선택권이 얼마나 제한된것인지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교묘히 감춘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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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낸시 홈스트롬'의 《사회주의 페미니즘》읽으면서 답답하고 거슬렸었는데 '쉴라 제프리스'의 서문과 개요만 읽고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그러췌~ 하고 외치게 된달까.

열다북스 책 읽다보면 편집자인 국지혜가 자꾸 해설을 쓰는데, 사실 나는 이미 저자의 책 내용으로도 충분한만큼 국지혜의 해설은 넣지 않는 쪽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그리고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에서도. 안넣은게 충분히 좋은데 굳이 보태가지고 이건 좀 빼지, 하게 만드는 이런 생각과 상황을 뜻하는 사자성어가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너무 생각이 안나네? 아오씨 책 왜 읽냐 진짜. 적절한 사자성어를 갖다 쓸 수도 없는데... 인생.....

아무튼 국지혜 해설이 책을 더 빛내주는게 아니라 빛을 좀 갉아먹는 느낌이다. 이 책, 코르셋도 국지혜 해설이 먼저 나오는 바람에 본문 읽기 전에 읽다가 중간에 패쓰하고 본문으로 들어갔다. 편집자의 해설에 역자 서문, 그 다음에 이어지는 본저자의 서문이라니. 사족이 지나치다.



자, 그렇다면 코르셋 개정판 서문, 본저자인 쉴라 제프리스의 글을 보자.


여자 청소년은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에는 이미 90% 가까이가 보편적인 미용 기준에 들어맞도록 외양을 바꿨다. 만 11세~16세 여자 청소년의 대다수(77%)는 면도나 왁싱을 통해 다리털을 제거했고, 64%는 화장을 하고 학교에 간다고 답했다. 비키니 라인 면도 및 왁싱을 하거나 보정 패드가 삽입된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비율도 40% 였으며, 이런 행동을 하나도 취하지 않은 비율은 단 9%에 불과했다. 16~18세 응답자 4명 중 1명은 "별로, 혹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24%)고 답해, 지난해(14%)보다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성애화에 대한 이런 최근의 보고서를 보면 여아와 여자 청년이 미용 관습을 시행함으로써 행위 주체성을 표출할 수 있다는 주장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개정판 서문, p.45



코르셋이 과연 주체적일 수 있을까? 쉴라 제프리스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거다.


사실 내가 코르셋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것은, 쉴라 제프리스의 개정판 서문의 이 구절 때문이었다.



페미니즘 학계 및 운동은 성애화를 심각한 사회적 해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여자 어린이가 성인 여자에게 강요되는 것보다도 심각한 겉치장을 하는 식으로 성애화 관습에 지배되는 건 포르노 산업의 영향이라고 본다. 이런 관습은 여자 어린이를 남자의 성욕 대상으로 밀어 넣으며, '조기 성애화'라는 결과를 낳는다. 이 주장의 골자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일부 우려스러운 측면도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애화만 분리해 우려를 표시하는 건 성인 여자가 성애화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암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 여자와 아동을 아우르는 '성적 대상화'나 '포르노화pornographication'가 좀 더 유용한 개념으로 보인다. -개정판 서문, p.42



아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다. 이 코르셋과 더불어 안드레아 드워킨과 캐서린 맥키넌의 책을 함께 읽어주면 금상첨화일 것 같지만, 둘다 절판인 상태이므로..(언제 재출간 되나요,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들... 서둘러, 허리 허리 허리업!!)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추천합니다. 여러분, 포르노랜드 읽자. 포르노를 30년간 연구한 학자의 글이다..


















아무튼 형광펜 들고 계속 밑줄 그어가면서 코르셋 읽는 출근시간 너무 좋은 출근시간이다. 만세다. 책 만세야. 잘 읽히는 책은 만만세다. 읽으면서 나는 또 온 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분노하겠지만, 어서 빨리 읽고 싶다. 자, 고고씽!!



그런데!!

왜이렇게 사고 싶은 책 많죠? 아직 지난번 주문책이 배송도 안됐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또 내 장바구니 어쩔. 자, 잠깐 우리 다락방의 장바구니를 엿보기로 해요~











The Blindfold's Eyes: My Journey from Torture to Truth (Paperback)》는 얼마전에 한겨레 신문의 <가만한 당신>에서 다뤄준 부고를 보고 궁금해진 책이다.


링크는 요기 ☞ 용서는 신에게 맡겼습니다.


검색해보니 번역본은 나온게 없더라. 당장 읽고 싶어 외서라도 지를까 했지만 이런 식으로 내가 영어책 늘리는 것은 나의 책장에도, 나의 통장에도,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도 좋을 것 같지가 않아.. 그렇지만 .. 내가 원서 읽기를 계속 시도하다 보면 결국 잘 읽는 날이 올지도 모르는데, 그 때를 대비해서 준비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 장바구니에 계속 들어가 있다.


《피에 젖은 땅》은 리뷰 대회가 열리고 1등이 무려 40만원이다. 나는 또 40만원으로 책 살 것에 대해 머릿속에서 리스트를 작성해나갔지만, 그간 리뷰대회 경험으로 보건데 항상 40만원 꿈꾸고 결국 아무것도 받지 못해 좌절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던 바, 이번에도 리뷰대회는 아예 참가는 안하는 걸로. 그러니까 여우의 신포도 같은 거랄까. 내가 왜 1등 못했냐면, 참가를 안했기 때문이야~~

그래도 친애하는 알라디너 의 한 댓글에서 '스탈린에 대해 더 잘 알게됐다'는 걸 보고 궁금해져서 사볼까 싶다. 4만원 주고 책 사서 읽고 리뷰 써서 40만원 받으면 36만원 개이득이지만... 나는 아마 4만원만 없애는 거겠지.....


《시간은 밤》은 문학에 있어서라면 그 누구보다 많은 책을 읽고 부지런히 리뷰 해주시는 두 분의 글을 보았기에 지름에 망설임이 없어야 할 것이다.. ㅈㅈㄴ 님, ㅍㅅㅌ ㅍ 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는게 아니라 책 지르게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제 통장에 잔고는 제로가 됩니다.........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는 네, 정희진의 신간입니다. 아니, 정희진 신간이면 사야지요. 사고 읽어야지요. 정희진의 글은 가끔 '아 정희진 읽고싶다' 막 이런 마음 들게 만들어버린다. 지금은 정희진 쌤에 대한 애정이 처음과 같지 않지만, 나는 이제 윤김지영 쌤에 대한 맹목적 사랑을 갖게 되었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한다면 그 좋아함은 진실되고 오래가는 것이므로, 정희진 쌤에 대한 애정 여전히 크게 남아있고요, 책 읽을 겁니다, 네...



아 얼른 코르셋 마저 읽고 싶은데 나는 왜 회사에 있는가.

어제는 불쑥 또, 아, 퇴사해야지.. 하게 되었다. 퇴사하고 싶다. 퇴사해서 베트남 가 한달살기 혹은 육개월 살기 하고싶다. 어제는 점심 먹으면서 그 마음이 너무 강해서 베트남 한달살기를 검색해 넣어보았다. 베트남에서 한달살기 하는 사람 왜이렇게 많아. 그런데 왜 나 못해.

그렇지만 지금 퇴사하면 그 후..에 어떻게 할것인가, 가 답이 안나와.

그런데 그거 생각하면 나는 언제 퇴사할 수 있나? 이래서 내적 갈등이 또 오지고 치열해졌다.

지금관두자, 지금 관둬서 퇴직금으로 베트남 하노이가서 한달이든 반년이든 살자, 그렇지만 그 후에는 돈 어떡할거야 돈벌어야지, 뭐든 해서 벌면 되지, 뭐든 해봤자 벌이가 확 줄어들텐데 있을때 바싹 벌어야 되지 않겠어?, 그것도 맞지만 그렇다면 내가 하노이에 가서 사는 시간이 자꾸 늦춰지잖아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가서 더 열심히 돌아다니고 더 치열하게 땀 쏟고 싶어..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퇴사하자로 결론이 막 나면서 하노이에서 사는 나를 그려보게 되는 것이다.

일단 가면 쌀국수 매끼니 먹고 신나게 걷고 돌아다닐거야. 그러면 땀이 막 줄줄 흐르겠지. 노페물 그렇게 하노이 땅에 다 흘리고 나는 정결하게 한국에 돌아오는거야..(무슨말이야?) 애초에 갈 때 책을 가져가겠지만 걷고 책읽는 생활 반복하면 결국 가져간 책을 다 읽게 되겠지, 그것은 놀러올 친구들에게 부탁하자, 내게로 오면 쌀국수는 원없이 먹게 해줄테니 내게 올 때 책 좀 사다주렴~ 하고 각자 두세권씩만 부탁해도 책은 끊임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몇해전부터 베트남에 아예 정착해서 사는건 어떨까, 거기서 한국도서 북까페를 하면 나름 수요가 있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집에 가지고 있는 책 아예 다 싸가지고 가서 북까페를 여는거지. 책 대여도 해주면서. 베트남에서 한국어 배우는 사람도 많으니까 또 한달살기 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나름 수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책 빌려주면서 책이나 읽고..... 심심하면 푸시업 하고.. (네?) 아무튼 그런 꿈을 나는 꾸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만 쓰자. 점심 뭐 먹을지나 고민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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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07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유불급..?

다락방 2021-04-07 11:08   좋아요 2 | URL
맞아. 그렇다. 그거에요. 근데 뭐 더 다른거 없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4-07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에 젖은 땅> 저도 리뷰 대회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잘 읽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역시 통 크신 다락방 님 전 그냥 소심하게 40만원까지는 아니고 10만원을 노려보겠습니다. 암튼 히틀러(는 잘 알고 있었지만) 스탈린의 끔찍한 실체를 자세히 알게 된 것도 소득이고, 러시아 문학 좋아하는 입장에서 소련과 러시아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시간은 밤>도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그나저나 점심은 김봡과 라면 아닙니까??? (아까 어디서 봤는데....)

다락방 2021-04-07 12:02   좋아요 2 | URL
피에 젖은 땅 리뷰대회 잠자냥 님 덕분에 알게 됐어요. 다른 분께 댓글로 알려주신거 보고요. 그래서 읭? 하고 책 검색해봤더니 금액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언제 읽고 언제 리뷰 쓰나요. 830 페이지나 되던데요. 게다가 .. 저는 리뷰를 정말 바보같이 못써요 ㅠㅠ
바로 아래에 책 리뷰도 써놓고 읽어보니 리뷰가 아니라 일기를 써가지고... 하아- 리뷰의 길은 정말이지 멀고도 험하며 제 길은 아닌 것 같아요. 흑흑

시간은 밤 저도 재미있게 읽을 것 같아요. 월급 들어오는 순간 죄다 질러버리겠어요.

점심은 다른것도 막 생각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 막 스콘 하나 뚝딱 간식으로 먹어치워버려가지고 ㅋㅋㅋㅋㅋㅋ역시 라면과 김밥 혹은 쫄면과 김밥으로 가야겠어요. 흐음.. 라면으로 갈까나.. 눈누난나~

잠자냥 2021-04-07 12:07   좋아요 1 | URL
<피에 젖은 땅> 800쪽 넘지만 뒤에 100쪽은 참고문헌과 각주입니다. ㅎㅎㅎ 700쪽 조금 넘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점심 맛나게 드세요~

다락방 2021-04-07 16:19   좋아요 1 | URL
저 <종로김밥> 가서 신라면과 참치김밥 주문해서 흡입하고 왔어요. 왜냐하면.. 오늘의 마지막 식사니까요. (웅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07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지말지˝??

몰리 2021-04-07 16:13   좋아요 1 | URL
저녁으로 시리얼 (낮밤 사라진 사람이라) 먹으면서
댓글 보다가 여기서 어이없이 터짐. 하지말지? ;;;;;;; 아.........

다락방 2021-04-07 16:20   좋아요 1 | URL
syo님/ 아아, 맞아, 그거야. ‘하지말지‘ 그거야, 그거! 아아, 이런 언어의 재간둥이 ♡

몰리님/ 오셨습니까. 터지셨다니 너무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4-07 1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찜찜찜입니다! 저도 몇몇 나라에서 짧은 여행보단 몇달 살기 혹은 일년 살기 하고싶어요. 되도록 따뜻한 곳에서.. 😎 생각만 해도 살이 타는 기분입니다.헤헷

다락방 2021-04-07 16:21   좋아요 1 | URL
저도 나이들면서 왜이렇게 더운 나라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저 재작년인가 다낭 갔을 때는 호텔 베란다에서 홀딱 벗고 누워 있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4-07 16:26   좋아요 1 | URL
암요! 그래야죠!! 골고루 태워본게 언젠지ㅋㅋㅋㅋㅋㅋ하🥲
 
무조건 살 빠지는 다이어트 - 식단 없이 운동 없이
김미경(킴스헬스톡)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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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관심이 있어서 책을 찾아 읽어본 사람이라면 혹은 다른 매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살빠지는 지를 모르는 바가 아닐 것이다. 적게 먹고 먹은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면 된다. 쉽고 빠르게 살을 빼고 싶은 마음에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는다거나 빡세게 운동을 한다거나 닭가슴살과 바나나를 먹는 생활을 한다해도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할 뿐더러 그렇기 때문에 요요를 가져온다. 이것저것 접해보고 시도해본 사람들은 그래서 누구나 다 안다. 적게 먹어야 한다, 그리고 운동해야 한다는 것을. 몸무게 감량은 적게 먹는 것이 하는 일이고, 몸의 기초대사량을 높여서 살빠진 몸을 유지해주는 것이 운동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 아래 새로운 다이어트 책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다이어트 관련 책을 사는 나란 사람..을 보면 다이어트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성공했다면 그래서 유지하고 있다면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어볼 게 무어람? 그러나 나는 또 샀다. 왜? 다이어트에 성공을 못했으니까. 그러나 나는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나에게 커다란 성공에의 의지가 있느냐를 묻고 싶다. 없는 것 같다... 네...


나도 나에 대해 몰랐던 것 중에 하나가 내가 하고자 마음 먹으면 해내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그런걸 의식하고 살아본 적은 없으나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다. 그러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되는게 나는 진짜 너무 싫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면 반드시 지키려고 하고, 말을 하면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냥 말을 막 던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제도 나는 친구들에게 '베트남에 가면 어디에 살게 될지 몰라 재워준다고 말할 순 없지만 국수는 사줄게'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베트남에서 살게 된다면 집을 구하게 될지 호텔에서 지내게 될지 아직 모른다. 호텔에서 지내게 될경우 역시 비용 때문에 작은 룸을 구한다면 나는 나를 보러 베트남에 찾아오는 친구들을 재워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확실히 어디에서 살지도 모르면서 '재워줄게'라는 말을 막 던지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럴 경우에 '재워준다고 했지만 못재워주는 말뿐인 사람'이 되는게 너무 싫어서, 나는 그건 내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어떤 경우에도 실행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거다. 국수는 사줄 수 있으니까.


그래, 친구들은 내게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어째서, 왜 때문에........ 다이어트는 못하는가.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 읽었던 다이어트 책에서 저자는 다이어트 하기 전의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했고 그 몸 때문에 어디서도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는 자격지심을 갖고 살았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가 다이어트를 해서 확 살을 빼고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러므로 살을 빼서 자신감을 획득하자! 이러는거다. 그걸 보고 알았다. 난 이번생에 다이어트 망이구나... 나는 어딜가도, 누구를 만나도, 그러니까 하다 못해 식당에 밥을 사먹으러 가도 사람들이 다 잘해주는데... 나는 겁나 잘났고, 내가 이런 육체라 누구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런 육체라서 싫으면 꺼지든가, 라는 마인드로 세상을 살아가기 땜시롱 나에게 다이어트는 절실하지 않은가 보다... 절실하지 않으므로 다이어트에 진심이 되지를 않아.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의지가 마이너스에 수렴해버리는 것이다.. 아무튼....... 겸손인척 하는 내 잘난척은 이쯤하고.


각자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를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절실함이 없었던 것은 딱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 요가를 만나고나서는 다이어트에 대한 욕망이 그전보다 좀 더 생기긴 했다. 비틀기 자세가 너무 안될때면 역시 뱃살 때문인가, 해버리게 되는 것이고 전굴 자세가 안될 때면 역시 가슴 때문인가, 해버리게 되는것. 만약 내 몸의 살들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나면 핸드 스탠드.. 될 것인가? 란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이다.


이 책 역시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새로울 게 없다. '식단없이 운동없이' 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그래서 오오 어떻게? 하고 접근하게 되지만, 이 책의 저자 '김미경'은 '간헐적 단식'을 주장하는 거다. 간헐적 단식은 굶는 다이어트와는 다르다고 설득하는데, 간헐적 단식에 대해 자세한 사항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것이고,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도 이미 들어본 바가 있을터, 역시 새로울 게 없다. 그렇기 땜시롱 이 책을 읽는게 시간낭비였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읽을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이즈음의 나에게는 아주 요긴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 알고자 했던게 아니었지만 우연히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시도해보자 했었던 때가 있었다. 간헐적 단식 앱을 설치하고, 그 유튜버의 말처럼 일주일에 2-3회만 간헐적 단식을 하자 마음먹고 몇주간 지켜왔다. 그러면서 퇴근후 요가도 생활화 시키자고 생각해서 20-30분짜리 영상을 보고 따라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좋은 때였지..

그러나 회사가 갑자기 바빠졌고 근무시간 내내 에너지를 쏟고 나면, 퇴근 후에 다른 무엇에도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책도 읽지 못하는 시간들이 이어졌고 간헐적 단식도 운동도 아무것도 할 에너지가 남아 있질 않았다. 그렇게 몸은 처절하게 망가져만 가고.... 난 누구 여긴 어디?


그런 참에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 다시 습관을 바꾸도록 해보자, 이대로는 안돼,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이어트라는게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알지만 내 육체가 내 마음대로 되질 않아부려... 그러니 이제는 '알기 땜시롱'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야 한다. 의지.. 사실 너무나 어려운 것이다,의지를 다지는 것. 직장생활에 찌들어서 퇴근후에 새삼 의지를 다지고 단식이며 운동을 한다는 것, 공부를 한다는 것, 그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그저 쉽게 해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어쨌든 간헐적 단식.. 김미경은 매일 하는 걸 말하는 것 같지만, 나는 매일은 못하겠고, 왜냐하면 술과 안주를 먹어야 하므로.... 술과 안주를 먹지 않는 날은 간헐적 단식을 해보도록 하겠다. 다시 요가를 내 삶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시도하고 노력해봐야지. 어제도 일어나라, 침대 바깥으로 나가서 요가하라, 고 내가 나에게 명령했지만 내가 나에게 반항했다. 반항적 기질이 다분한 나다.



오늘 아침, 그래, 새로이 체중을 재면서 다시 태어나자! 하고 오랜만에 체중계 위로 올라가봤다. 예전에 사둔(언제였지? 재작년?) 인바디 체크가 되는 블루트스 체중계였다. 체중을 측정한 지 하도 오래되었는데, 그렇게 오랜만에 앱을 켜두고 체중계에 올라가니 앱이 놀라서는 '체중이 다른데, 너 맞니?' 묻더라. 나 맞다고 했다. 체중, 많이 다르지? 내가 한 일이다... 내가 먹고 마시고 드러누워서 한 일이다. 이제 새롭게 태어나자아아아아아아!! 짝짝짝! 빠샤! 힘을 내!!



어제 퇴근길, 버거킹에 가 치즈와퍼를 주문해두고 이 책을 읽었다.




아뿔싸. 그런데 책에서는 햄버거를 먹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번생 다이어트는 역시 망삘?


정크푸드 멀리하기!

간헐적 단식은 무엇을 얼마나 먹으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상관없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죠. 정크푸드junk food는 중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정크푸드를 즐겨 먹다 보면 식욕 조절이 어려울 수밖에없습니다. 이런 음식들을 먹으면서는 다이어트에 결코 성공할 수 없죠. 대표적으로 햄버거, 피자, 핫도그, 튀김, 과자류 등이 해당됩니다.
영양가는 없으면서 고열량인 정크푸드는 다이어트에도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멀리하는 것이 상책이죠.- P70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모습에는 여러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우선 내 집이 있어야 하고 책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하고 모닝 요가가 있어야 한다. 술도 있어야 하고. 가끔 집으로 초대할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위해 건강은 필수이고, 그러므로 나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보고(제발) 체중을 감량해서 요가의 비틀기 자세를 좀 더 잘해보고, 핸드 스탠드까지 기어코 해내고 싶다.

이만큼 쓰면서도 벌써부터 귀찮아 ㅠㅠ



그런데 어제부터는 왜때문인지 전완근... 전완근 생각이 났다. 다른 사람의 전완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왜이렇게 드는건지. 햇살 좋은 날 창밖을 보고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다른 사람의 전완근을 만지작만지작 쓰담쓰담 하고 싶다. 그 전완근은 달걀을 한 손으로 깨고 김치를 한 손으로 찢는, 그런 전완근이었으면 좋겠다. 전완근,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전완근 만세입니다. 전완근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전완근 뽀에벌~ 전완근 만세. 그렇게 전완근 쓰담쓰담 하면서 심규선의 너의 존재 위에~ 막 이런거 흥얼 거리면서 전완근 또 쓰담쓰담 하고 그러고 싶다. 그러나 전완근 쓰담쓰담할 다른 사람이 없으므로 나는 내 전완근을 쓰담쓰담 해야할 것이고, 그렇다면 전완근을 발달 시켜야 한다. 운동 뽀에벌!!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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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1-04-07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치를 한 손으로 어떻게 찢어요? 계속 생각하게 돼요 ㅋㅋ 아, 집게로 잡고 한 손으로 김치를 찢고 따뜻한 밥 위에 얹어 한 입 하면... 아니면 뜨거운 라면이랑 같이... 다이어트하려면 안 먹어야 하는데 살면서 먹는 이야기가 제법 많은 자리를 차지하네요. ㅎㅎ 맛있게 먹으면 0 칼로리가 진짜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다락방 2021-04-07 08:46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님, 김치를 한 손으로 찢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젓가락질을 엄청 잘하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오늘 아침 볶은김치랑 쑥된장국이랑 밥먹었는데 아 쓰면서 또 먹고 싶네요. 역시 다이어트는 망... 저는 이번생 다이어트는 포기해야 할까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라면도 먹고싶은데.. 점심에는 라면과 김밥을 사먹을까요? 혼란스럽다..

봄이에요, 꼬마요정님. 잘 지내요!!

꼬마요정 2021-04-07 10:2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젓가락이 있었네요 ㅋㅋㅋ 전완근의 힘과 젓가락질의 우수함(?)이 김치를 한 손으로 찢게 하는 마법이었네요 ㅋㅋㅋ 점심은 된장찌개를 먹어야겠어요. 다락방님 점심 맛나게 드세요^^

다락방 2021-04-07 10:46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뭐 먹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라면과 김밥
2. 콩나물국밥과 돈까스(어제 먹음)
3. 육개장
4. 곤드레밥과 김치찌개(그제 먹음)
5. 마라탕
6. 햄버거(안돼!)
7. 짬뽕
8. 순대국

아 혼란스럽습니다.

꼬마요정 2021-04-07 11:46   좋아요 1 | URL
순대국에 한 표 던지고 갑니다^^

잠자냥 2021-04-07 12:00   좋아요 1 | URL
아, 여기서 봤다. ㅋㅋㅋ 햄버거는 어제 먹었잖아요! ㅋㅋ
처음 그대로 김밥과 라면 ㅋ

다락방 2021-04-07 16:21   좋아요 2 | URL
오늘은 신라면과 참치김밥 먹었고요, 내일은 오징어제육볶음을 먹을까 합니다. 빠샤!

페넬로페 2021-04-07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결론은 몸에 나쁜 음식 먹지 말고 간헐적 단식을 하라~~
이런건가요? ㅎㅎ
저도 아침에 쑥된장국 먹었어요.~~

다락방 2021-04-07 09:57   좋아요 3 | URL
네, 그렇습니다. 몸에 나쁜 음식 먹지 말고 밥먹고 가벼운 걷기라도 몸을 움직여줘서 당올라가는 걸 막아주고 간헐적 단식을 하고 공복에 운동을 하고!!

간헐적 단식을 습관으로 만들면 될것 같은데 습관으로 만들기까지가 힘들것 같아요. 여하튼 저는 오늘부터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보겠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시도하겠어요. 빠샤!

단발머리 2021-04-07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이랑 햄버거랑 잘 어울려서 큰일이네요. ㅎㅎㅎ 간헐적 단식이 최소 몇 시간 하는 걸까요? 🙄

다락방 2021-04-07 10:44   좋아요 2 | URL
가장 기본적인 간헐적 단식은 수면시간을 포함하여 16시간입니다. 8시간 동안은 먹고 싶은 것 먹고 16시간은 단식을 하는거지요. 그런데 이게 처음에 할 때 힘들테니 처음에는 12시간 그 다음에는 13시간 하는 식으로 단식 시간을 점차 늘려가보는 걸 제안하더라고요.

새파랑 2021-04-07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건 다 나쁜 음식이라는 사실이 슬프네요. (특히 술~!) 다이어트와 운동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1-04-07 10:45   좋아요 2 | URL
제가 또 말입니다, 술을 정말 사랑하는데요. 제가 남자보다 술을 사랑하는데, 술을 살 빠지는데 도움이 1도 안되니 너무 슬픕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하튼 간헐적 단식을 오늘부터 도전해보겠어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되게 해야겠지요. 빠샤!

- 2021-04-07 1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육체라서 싫으면 꺼지든다, 라는 마인드로 세상을 살아가기 땜시롱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나는 겁나 웃어버린다는 겁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나도 좀 그런 편이다??? 옛날엔 코르셋 쫙쫙이었는 데 페미니즘 덕에 뭐랄까 외모비하는 확실히 안해요 ㅋㅋㅋ 하지만 복근은 그냥 갖고 싶다. 무튼 락빵님의 간헐적 단식 응원해! 저는 삼십분을 안쉬고 뛰는 러너가 될거예요!!! (여기서 결심하기)

다락방 2021-04-07 12:04   좋아요 3 | URL
저는 사실 코르셋 막 뒤집어쓴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름 어떤 코르셋을 내멋이다~ 하고 즐겨하긴 했어요. 특히나 지금도 후회되는 건 하이힐... 하이힐 진짜 겁나 신고 다녔어. 발가락 아프면서도 신고 다녔고, 하이힐은 여자의 자존심이다! 막 이러면서 신고 다녔는데 하아.. 제가 저에게 진짜 몹쓸짓 한것 같아요. 발을 괴롭혔어. 이 무게를 지탱하고 다니는 발을 소중히 아껴줘야 하는데, 얇은 힐로 나를 버티라고 했어. 발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제 안그럴게 ㅠㅠ

저도 복근 갖고 싶은데 술 좋아하니까 복근은.. 그렇지만 .. 아무튼 간헐적 단식 오늘부터 시작해보겠어요. 뽜이야~
쟝님도 열심히 뛰어요.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내자!!

- 2021-04-07 12:15   좋아요 2 | URL
방금 댓글 보면서 코르셋 쫙쫙이었을까? 라고 생각해보니... 그러고 보면 전 노력하지 않는 ... 마음만 코르셋이었다ㅋㅋㅋㅋㅋ 하이힐 안신음 치마 안입음 ㅋㅋ 하지만 안꾸미며 이쁘길 바랬으니 음흉한 코르셋이었던 걸로..?ㅋㅋㅋ 이젠 그 노력을 안하는 것에 일말의 자기비하가 없어지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내 말이, 우리 오래오래 다정하게! 술마시면서!!! 책읽자. 그러니 건강하자 ^^

다락방 2021-04-07 16:23   좋아요 1 | URL
나는 코르셋 안조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까 볼터치에 미쳐있던 자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정신 차리면서 보니까 볼터치가 세상에서 제일 이상하더라고요!!!!!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의 과거여.................

그래그래 우리 건강하자, 꼭! 아프지말고 행복하자!!

얄라알라 2021-04-0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고품격 유머! 오늘도 한 방 먹고 갑니다 ㅋ

˝나도 나에 대해 몰랐던 것 중에 하나가 내가 하고자 마음 먹으면 해내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저도 저에 대해 이런 말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IF응원합니다. IF라 하더라고요. 첨엔 ˝if˝인줄.

다락방 2021-04-07 16:22   좋아요 1 | URL
IF 가 뭐예요? 저 모르겠어요. 헤헷. 요즘 젊은이들의 용어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사랑님, 책 많이 읽고 글 많이 쓰면서 즐겁게 지냅시다. 빠샤!!

얄라알라 2021-04-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글쵸? 저도 IF가 도대체 뭔가 했는데, 그것이 바로 ˝간헐적 단식˝이더라고요^^

얄라알라 2021-04-0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싯적엔 제가 말만하면 다 현실로 이루게 하는 yogi인줄 알았어요. 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리다! 다락방님의 ‘˝나도 나에 대해 몰랐던.... 해내는 사람˝이 문구에 웃고가면서도 슬쩍 질투 났던 이유입니다! 빠샤! 같이 힘내보아요^^

다락방 2021-04-08 14:29   좋아요 0 | URL
북사랑님, 아마도 해내는 것들을 보았기 때문에 친구들은 그렇게 말한 것일테고 제가 해내지 못하는 것들도 무수히 많지 않겠습니까. 지금 먼저 생각나는 걸로 치자면 제가 방통대 영문과 편입했다가 한학기 다니고 자퇴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강의 안듣더라고요? 그리고 요가 핸드스탠드도 쟁기자세도 다 안되고..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친구들은 좋은 면만 보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 핸드 스탠드.. 너무 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간헐적 단식이 필수가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아니, IF 가 간헐적 단식이라니... 지금 찾아보니 Intermittenr Fasting 의 약자로군요. 어렵네요...
 

정크푸드 멀리하기!

간헐적 단식은 무엇을 얼마나 먹으라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엇이든 상관없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죠. 정크푸드junk food는 중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정크푸드를 즐겨 먹다 보면 식욕 조절이 어려울 수밖에없습니다. 이런 음식들을 먹으면서는 다이어트에 결코 성공할 수 없죠. 대표적으로 햄버거, 피자, 핫도그, 튀김, 과자류 등이 해당됩니다.
영양가는 없으면서 고열량인 정크푸드는 다이어트에도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멀리하는 것이 상책이죠. - P70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체중 감량 정도는 일주일에 본인의 체중에서약 1%대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50kg이라고 가정하면 일주일에 0.5kg으로 한 달이면 2kg이고, 6개월이면 12kg이 됩니다. 1년이면 총 24kg이 되죠. 체중이 70kg이라면 한 달에 2.8kg씩6개월이면 16.8kg이 되고, 1년이면 모두 33.6kg을 감량하게 됩니다.
체중의 1%라고 하면 미미하게 들릴지 몰라도 6개월 또는 1년을 따지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감량이지요. - P41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자가포식 autophagy 으로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죠. 자가포식은 일종의 신체 보존 매커니즘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재생과 힐링의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세포는 손상되고 노후되어 쓸모없어진 세포 내 단백질과 소기관들을 스스로 먹어 치운다고 해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자가포식, 스스로를 먹는다는 의미로 붙여진 명칭입니다. 자가포식으로 세포는 스스로 에너지를 얻고 세포 내에서는 대청소가 일어납니다. 자가치유의 버튼이
‘ON‘으로 켜지면서 대대적인 재생과 힐링이 진행되는 거죠.
이처럼 유익한 자가포식 활동이 세포 내에서 늘 활기차게 일어나면 좋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굶주림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만 활성화되기 때문인데요. 세포가 굶주려야 생존 본능으로 자가포식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는 거죠. 자주 많이먹는 식습관에 익숙하다면 그만큼 자가포식의 기회도 줄어들 수밖에없겠습니다.
자가포식 기능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적극 추천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간헐적 단식입니다. 간헐적 단식의 널리 알려진 다양한 건강 혜택들 면역력 향상; 암, 당뇨,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감소; 노화 방지 수명 연장 등 그리고 다이어트 효과 복부 비만 개선, 체중 감량 등 까지, 이 모든 혜택은 공복에 활성화되는 자가포식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 P58

공복에 하는 운동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이유는 바로 공복에 증가하는 성장호르몬human growth hormone 때문입니다.2-34 성장호르몬은인간의 성장 발달에 관여하는데요, 특히 공복일 때 그 수치가 증가해서 대사를 촉진하고 체지방 연소를 활성화시켜 줍니다.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죠. - P83

수면을 돕는 행동 수칙

1 밤에 하는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녁 7시 이후에 하는 운동은 신진대사를활성화시켜 수면에 방해가 될 뿐이죠.
2 취침 전 마시는 술은 깊은 잠을 방해합니다. 이뇨작용으로 수면 도중 잠을 깨워 수면의 질이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취침 4시간 전에는 카페인 음료를 마시지 않습니다.
4 저녁 식사가 과하면 수면에 방해가 되죠. 취침 3~4시간 전에는 먹는 것을 자제하세요.
5 지나치게 밝은 조명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요 특히, 형광등이나 LED 조명, 적어도 취침 30분전에는 다소 어두운 조명으로 바꾸는 것이 수면에는 도움이 됩니다.
6 침실에서 TV를 보거나,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의 사용을 자제하세요.
7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밤에 자고 아침에 해 뜨면 일어나는 규칙적인생활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살 빠지는 비결이기도 하죠.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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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의 뒷부분을 조금 남겨둔 어제, 집에 가는 길에 나는 들떴다. 일전에 ㅂ 님 서재에서 '순대와 와인이 잘어울린다'는 글을 보고 바로 그 날 순대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었었는데, 바로 어제! 그것을 먹기로 결심하였기 때문이다. 마침 집에 혼자 있게 되었고, 아아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혼술의 시간, 게다가 재미있는 요 네스븨 소설과 함께라니. 너무 씐났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스콘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휴지시킨 뒤에(왜?) 냉장고에서 순대를 꺼내 시키는대로 끓는물에 15분을 끓여냈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와인을 따라서 쨘-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씐난다!

나는 그렇게 따뜻한 순대와 와인을 먹으면서 히융히융 좋구먼, 행복하다, 했다. 사실 내가 와인의 맛을 잘 모르는 사람이기 땜시롱, 순대가 와인하고 막 잘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깍두기 보다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여튼 그렇게 요 네스뵈 책장을 넘기는데, 요 네스뵈 소설은 이래서 재미있어, 하는 부분들은 유머에 있었다. 해리 홀레의 유머 감각. 그러니까 시종일관 웃기지는 않는데 가끔씩 툭, 웃겨줘서 내가 책을 읽다가 피식 웃는거다.


어제 내가 읽은 부분 중에는 해리 홀레가 상사인 군나르 하겐에게 콩고로 출장을 다녀오겠노라 허락을 구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왜 자네가 허락해달라면서 이렇게 귀찮게 구는지 모르겠군. 전에는 내가 허락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잖나."

"경정님께 자신이 결정을 내리는 책임자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보스"

하겐은 경고하는 시선으로 해리를 쏘아보았다. 해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허락해주십시오, 보스. 나중에 명령을 어긴 죄로 절 쫓아내시면 됩니다. 모든 비난은 제게 돌리십시오. 전 괜찮으니까요."

"괜찮아?"

"어차피 이 일이 끝나면 그만둘 거라서요."

하겐은 해리를 바라보았다. "알았네. 다녀오게." 하겐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해리는 그를 따라잡았다. "가도 되는 겁니까?"

"그래. 어차피 처음부터 허락할 생각이었네."

"네? 그럼 왜 안 된다고 하신 겁니까?"

"내가 결정을 내리는 책임자라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p.68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요 네스뵈가 보여주는 이야기에서 몇몇 부분들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나 해리 홀레 왜이렇게 고생시켜. 스노우맨에서는 해리 홀레 손가락을 잘라버려서 그 뒤로부터 해리 홀레는 세번째 손가락이 없는 강력반 형사인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하아.... 입이 찢어져서 ... 평생 흉터 갖고 살게 되었다.


내가 요 네스뵈의 소설을 몇 개 읽긴 했지만 '라켈'을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었나 갸웃갸웃, 이 편에서도 사랑한다고 따라 다니는 젊은 여형사(!)에게 나랑 다니면 너도 위험해, 하면서 라켈을 그리워하는게 나오는데, 이 다음 시리즈에서는 라켈과 재회하는걸까? 아무튼 재미있게 읽다 보니 오, 요 네스뵈 또 읽어볼까 하게 되었다. 집에 남아 있는 요 네스뵈는 이것뿐이어서 새로 사야했는데, 자, 뭐가 뭐가 있나, 하고 요 네스뵈를 넣고 검색해보았다. 오, 해리 홀레 시리즈도 엄청 많네. 이거 순서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내가 요 네스뵈 소설을 스노우맨 말고도 뭔가 더 읽었을 것 같긴한데, 그렇다면 나는 뭐 사야 되지? 하게 되어서 내가 사용중인 독서앱에 '뵈'를 넣고 검색해보았다. 내가 읽은 요 네스뵈의 책이 모두 검색되도록.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 내가... 요 네스뵈를 이렇게 많이 읽었어?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작가인데? 넘나 놀라버린 것. 게다가 아들, 블러드 온 스노우, 미드나잇 선, 스노우맨은 읽은 기억이 나지만 레드 브레스트?? 네메시스?? 데빌스 스타????????? 내가 이런걸 읽었다고? 나는 크게 당황한 것이다. 안그래도 요네스뵈 이름 넣고 검색해 책이 너무 많이 나오길래 뭐 읽을까? 데빌스 스타? 네메시스는 뭐지? 레드브레스트 읽을까? 막 이러고 잇었는데???????????

















당황스럽다.. 내가 정말 읽었단 말인가...

나는 너무나 놀라서, 제목 조차 기억안나는데 내가 읽었다니, 나의 서재에 들어와 저 책들을 검색해 보았다.


스노우맨 2014년, 아들 2015년, 레드브레스트 2016년, 네메시스 2016년, 데빌스 스타 2016년, 미드나잇 선 2017년...에 각각 읽고 페이퍼를 썼더라.


네??????????????????????????????????????????


기억이 1도 안나... 1도...... 1도............................


독서란 무엇이며 글쓰기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제 순대에 와인을 먹고 내가 구운 스콘도 좀 먹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서 배가 고프질 않았다. 그럼 그냥 출근하고 출근하다 배고프면 밥 사먹고 들어가자! 하다가 회사 근처에 도착해서 콩나물 국밥을 사먹었다. 윽 맛있다. 먹으면서 전자책으로 정아은의 [엄마의 독서]를 읽었다.



엄마의 독서는 예전에도 읽다가 불편해서 읽기를 멈춘 책이었는데, 오늘 읽으면서 역시나 또 불편했다. 며칠전에 읽었던 아리의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도 읽다가 어느 지점인지 잘 모르겠지만 좋지 않다고 했던 것과 비슷하게 불편했는데, 나는 오늘 엄마의 독서를 읽다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내가 불편해하는 지점을. 엄마의 독서에서 정아은은 남편과 지인 얘기를 한다. 그들과 나눴던 대화, 그들로부터 받았던 감정을 써놓는거다. 지인에 대해서라면 영희다 철수다 본명을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만약 당사자들이 책을 봤다면 그것이 자신의 얘기임을 알았을 것이다.


일전에 [요가매트만큼의 세계]를 읽었을 때도 비슷한 불편함을 느꼈었다. 저자는 나가서 상처받고 온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요가를 하는데, 거기에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러니까 그 친구들이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이거 내 얘기네' 하게될 것이었다. 정아은은 그걸 아는 만큼 조심스레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상대에 대한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는걸 보면, 일단 무조건적인 비난을 피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에 나오는만큼, 당사자는 자신의 이름이 실려 있지 않아도 매우 불쾌했을 것 같은 거다. 설령 장점만 썼다고 해도 그게 마냥 좋기만 할까?


글에 그렇게 제멋대로 다른 사람을 끌고 들어오는 일이 영 불편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여기서 자유로운가?

나는 아무에게도 불편함을 주지 않는 글을 썼는가?

글을 쓰다 보면 나 역시 책이나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상을 적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과의 대화나 사건에서 종종 가져와 그 때의 느낌을 적기도 한다. 나는 몇년전부터 타인을 글에 들여오는 일이 매우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몇몇 일들로 깨달았고, 그래서 나름 신경쓰고 조심하려고 하지만,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완벽한 글이 나올 수는 없다. 아주 많은 사건과 그로부터 발생되는 느낌들은, 여전히 많은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해서 글을 쓰는데, 나야말로 가장 조심해야 하지 않는가.

몇해전에 친구와 글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글을 쓸 때 조심하자, 라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었고, 그 뒤로 정말 바싹 신경쓰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 뜨거운 콩나물 국밥을 먹으면서, 와, 진짜 조심하자, 더 조심하자, 하게 되었다.


세상에 이미 발표된 영화나 책에 대해서라면 내 감상을 말하는 일이, 설사 그것이 나쁜 평이라 해도 내 잘못이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내가 써낸 글을 누군가 후졌다거나 빻았다고 비난하는 일 역시, 그런 평이 달갑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상대의 감상에 대해서는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 개인에 대한 거라면 내가 일방적으로 써내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입장이 아닌 내 입장에서만 쓰여진 글이 다수에게 읽히고, 그 책에 갑자기 등장해버린 사람은 방어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런식으로 책에 등장할거란 사실조차 몰랐다면 아마 당사자에겐 폭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오늘은 아침에 콩나물국밥을 먹으면서 조심하자고 앞으로 글을 쓸 때 지금보다 더 조심하자고 계속 생각했다.

이렇게 조심하자고 생각하고 나니 그간 발표한 글들과 책들이 무척 부끄러워졌다 ㅠㅠ 다시 읽었다가 그 안에서 무수한 빻음과 빻음과 빻음과 빻음을 만나게 될까봐 너무 두렵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다가 망고같았던 내 친구 생각이 났다. 우리가 다정했던 시절, 그 친구는 내게 소설을 써보라고 수차례 권했었는데, 내가 '나도 너와의 일로 써보고 싶어, 그런데 너라는 당사자가 특정되면 안되니까 몇 가지를 바꿔서 써볼까 해' 했더니 그 친구는 내게 말했다.


"야, 너 장소 하나만 바꿔도 다른 것도 다 같이 바꿔야 돼서 머리 아플걸? 나 괜찮으니까 그냥 나 그대로 써."


했었더랬다. 아, 보고싶네, 친구... 내가 만약 소설을 쓰게 된다면, 그리고 거기에 네가 그대로 나온다면, 그때는 네게 연락해서 책을 한 권 보내줘야겠지. 베프였고 찐친이었고 절친이었던 망고... 밥은 먹고 다니니? 누나는 이제 스콘을 잘 굽는 사람이 되었단다? 너는 가끔 뢰스티를 굽니? 내 스콘 장난아냐...







심규선의 <5월의 당신은> 을 요즘 듣고 있다. 진짜 너무 좋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남자사람이 있는데, 왜 이 노래에 그 남자 사람 생각이 날까, 를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떠올려 보았다. 그 남자 사람의 생일을 모르기 때문에 5월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게다가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5월이 아니었다. 몇 월인지 기억이 안나네? 여튼 이 노래를 듣다가 웃음소리, 그래 웃음 소리 때문에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그가 자동연상이 되는거였어, 했다.


내가 처음 남자사람의 웃음 소리를 들으면서 나직한 웃음소리, 하고 그 웃음소리 자체에 가슴 가득 차올랐던 행복감과 설레임을 느낀건 그 사람 때문이었다. 옆에서 걸을 때면 그가 느껴지는게 좋았다. 그의 존재감이. 오랜시간 통화를 할 때 간혹 그가 낮게 웃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면 그게 그렇게 자지러지게 좋았더랬다. 뭔가 함께 먹을 때면 입 안에 음식이 있을 때는 말하지 않는 것도 좋았다.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이름 붙일 수도 없는 색깔들이
바람에 묻어와
기다리는 것은, 기다려야만 하는 건
마냥 봄 뿐만은 아니겠지요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와, 어떻게 이런 사람이! 했었더랬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이었다. 그대가 웃는 웃음소리, 걸음걸이와 너의 모든 것이, 나를 가만히 두질 않아,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요. 나도 꼭 그랬다. 같이 걷는게 얼마나 좋던지. 함께 걸을 때면 이 사람과 걷는 나를 누군가 봐주길 간절히 바랐더랬다. 벤치에 앉아 얘기할 때도 좋았고. 그가 내게 보내주었던 그의 사진들도 좋았다. 물론 너무 정신 사납게 만드는 사진이라 바로 지워버렸지만... 그거 보고 또 볼 내가 싫어서 지워버렸다. 나란 여자.. 대단한 여자야. 고지식이 하늘을 찌른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면 나는 진짜 운동하는 남자사람한테 좀 반하는 것 같아..........



아무튼 4월에 5월의 당신은 들으면서 몇월에 태어났는지 모르는 그 사람을 생각했다. 아마 말해줬을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앗?! 설마... 혹시 갑자기 머릿속에 어떤 날짜가 똭- 떠오르는데, 그때인가??????????




하아- 봄이다.
















이거 읽기 시작했다. 무조건 살빠지는 다이어트. 식단 없이 운동 없이 어떻게 가능한지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여러분, 이 책 리뷰로 내가 돌아오겠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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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4-0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트이타에서 순대랑 와인 먹는 거 보고 웅? 잘 어울리나 했는데, 나름 어울리는군요.
그나저니 아니, 아침에 회사 앞에서!!!! 콩나물국밥 먹고 출근하는 부지런함이라니....@_@ 전 아마 그 시간에 꿈나라------

저도 남의 이야기 잔뜩 가져와서 쓰는 글 좋아하지 않아요. 에세이든, 소설이든... 타인의 삶을 대상으로 삼는 것도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요... ㅠ_ㅠ(그래서 제가 소설을 어떤 부분에서는 더 쓰지 못하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예전에 대학 다니던 시절 모 소설가랑 작가와의 만남 이런 걸 하고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데요. 그때 어떤 학생이 소설가가 되고 좋지 않은 점은 무엇이냐 물었더니, 그 작가가 ˝친구들이 사라지더라˝라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이 자기 이야기 소설로 쓸까봐 자기한텐 점점 속마음을 터놓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조금씩 주위에서 사라지더라고요.

다락방 2021-04-06 10:07   좋아요 1 | URL
순대가 따뜻해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와인하고 찰떡인가 싶으면 그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와인 안주로 순대는 좋습니다. 뭔들 안좋겠습니까마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콩나물국밥 먹는데 왜이렇게 맛있죠? 너무 맛있어서 지금 점심때도 가서 먹고 싶은데(점심때는 돈까스랑 셋트로..) 아침에 가고 점심에 가고 그러면 직원분이 저를 .. 좀.. 외우실 것 같아서.. 그게 꺼려지네요. ㅋㅋㅋㅋㅋ

글이라는게 감정이나 생각을 적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타인과의 대화나 사건들이 끼어들 수밖에 없잖아요. 가급적 안쓰는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아예 안 쓸 수가 없고, 그렇다면 역시 늘 신경쓰고 조심해야 하겠구나 싶어요. 갑자기 누군가의 책이나 글에 등장한다는 것이 쓰는 사람이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등장하는 사람에게도 좋으리란 법은 없으니까요. 저는 몇해전에, 그러니까 그게 아마도 2015년 쯤이었나... 누군가 저를 글에 등장시킨게 기분이 너무 나빴거든요. 그거 보면서 아, 나 역시 했던 짓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내 글에 등장했던 사람들도 불쾌한 기분을 느꼈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 그 때부터 되게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가급적 말하지 말자, 혹여라도 말해야 한다면 특정되지 않게 하자, 등등. 신경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는 또 실수를 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엔 더 굳세게 결심했어요. 글을 쓸 때 조심, 또 조심하자고요.

Forgettable. 2021-04-0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천순대인가 고기 들어간 순대가 더 맛있어요. 레드와 꿀조합ㅋㅋ 레드 브레스트는 저한테 주셨답니다!

다락방 2021-04-06 10:42   좋아요 0 | URL
저 순대는 홈플러스에서 산거거든요. 냉장 순대라서 15분 끓여 먹어야 되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순대는 뜨거워야 맛있어요. 다음에 또 사서 시도해봐야지. 병천순대? 그것도 마트 갔다 보이면 사봐야겠어요. 술과 안주에 진심인 편..

레드 브레스트 읽은거 생각도 안나는데 ㅋㅋ 읽고 페이퍼까지 쓴 거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걸 또 뽀한테 줬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뽀 왜이렇게 내 인생에 여기저기 스며들어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4-0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대와 와인이 어울린다구요? 한번도 생각지 못한 조합... 저 둘다 좋아하니까 조만간 제가 또 실험해보겠습니다. ^^
전 오늘 아침에 오랫만에 빵 먹고 왔는데 콩나물국밥 얘기하니까 막 콩나물국밥이 또 먹고 싶네요. 점심시간은 왜 이리 안오는거죠?

글에서 남 얘기는 정말 조심해야 된다고 나이가 들수록 더 생각하게 되네요. 미묘한 불편함을 나는 얘기하지만 어차피 그 글은 내 입장을 전달하는 것 뿐이고 내 입장에서 각색된 것인데, 그걸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건 결국 일방적인 폭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요 네스뵈는 저는 스노우맨 한권 보고 약간 안 맞아서 접었는데 그래도 계속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나봐요. 많이 읽으시더라구요. ^^

다락방 2021-04-07 11:59   좋아요 0 | URL
오 바람돌이님의 후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따뜻한 순대와 와인을 드시고 어떻게 느끼실지 너무 궁금해요! 으흐흐흐. 저 어제 콩나물국밥에 돈까스 세트 먹었어요. 점심에요. 아침에도 콩나물국밥 점심에도 콩나물국밥 ㅋㅋ 오늘은 라면에 참치김밥 먹을까 생각중입니다. 아니야 쫄면하고 먹을까.. 혼란스러워.

뭐든 다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잖아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이란 원래 부조리하고 불완전한 존재라서 시행착오는 필수라고 봅니다. 제 경우에도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잘못을 지적받고 또 깨닫게 되고 그러는것 같아요. 타인을 글에 쓸 때는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고 몇해전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요 네스뵈를 안좋아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읽은거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보다 많이 읽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요 네스뵈랑 좀 맞는 편인가? 갸웃하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