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먼저 읽은 친구의 조언에 따라 <해제>를 먼저 읽기로 했다. 오늘은 해제와 서론까지만 읽자, 라고 계획하고 옮긴이 서문-해제-서론 을 읽는데, 서론을 읽다가 '옴팔레'를 만난다.



헤라클레스가 옴팔레 Omphale의 발치에서 털실을 잣다가 욕정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어째서 옴팔레는 헤라클레스에 대해 지속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서론, p.32


그리고 옮긴이의 주석에서 옴팔레에 대한 이런 구절을 볼 수 있다.


*리디아 왕국의 여왕. 헤라클레스가 옴팔레의 발치에서 털실 짓는 것을 돕다가 욕정에 사로잡혀 그녀와 결혼한다.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는 데 이 전설의 의의가 있다. -p.32 , 옮긴이의 주석 15



나는 내가 가진 [그리스로마신화사전]을 꺼내와 옴팔레를 찾는다. 언젠가는 이 사전의 어디를 펼쳐도 내가 찾은 흔적들이 빽빽해질날이 오겠지 생각하지만 현실은 색만 바랜채로 책장에 장식용으로 꽂아두고 있는 상태. 그런데 옴팔레를 찾았더니 내가 이미 찾아 놓은 흔적이 보인다. 색연필로 동그라미와 밑줄을 그었어. 아, 나는 옴팔레? 하고 갸웃하였는데, 제2의 성 재독이니만큼 지난번에도 옴팔레가 궁금해서 찾아보았었나 보구나. 그런데 기억이 1도 안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 옴팔레가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는 의의'를 가졌다니, 어디 한 번 옴팔레를 옮겨오겠다.
















옴팔레 Omphale 헤라클레스와 옴팔레에 관한 전설의 가장 흔한 형태에 따르면, 옴팔레는 이아르다노스(혹은 이아르다네스) 왕의 딸로 리디아의 여왕이며 헤라클레스는 그녀의 집노예였다(그가 노예가 되었던 이유에 관해서는 헤라클레스). 본래 옴팔레의 신화는 옴팔레가 옴팔리온 시의 명조로 등장하는 에페이로스 지방의 전설이었던 듯하다. 그러나 곧 그 신화는리디아 지방으로 옮겨 동방적인 색채를 띠게되었으며, 헬레니즘 시대의 시인 및 예술가들은그것을 많이 활용했다. 위에 언급한 가계 외에, 어떤 저자들에 따르면 옴팔레는 트몰로스 왕의딸 혹은 과부로, 그에게서 왕국을 물려받았다고한다.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노예에게 자신의 왕국에서 강도와 괴물들을 몰아내 달라면서, 일련의 과제들을 내주었다. 그리하여 헤라클레스는 케르코페스 실레우스 등과 싸웠고, 옴팔레의 땅을 짓밟는 이토네스 족과 전쟁을 벌였다. 그는그들의 근거지인 도시를 탈취하여 파괴했으며 그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왔다. 옴팔레는 자기노예의 공적에 감탄하여 그의 부모가 누구인지 알게 된 후에는 그에게 자유를 돌려주고 그와 결혼했다. 그녀는 그에게 라몬이라는 아들을 낳아 주었다. 이상이 디오도로스가 전하는 역사적 전설이다. 반면 <소설적> 이설에 의하면, 옴팔레는 처음부터 헤라클레스를 사랑했으며, 그가 노예였던 시절은 편안하게 지나갔다. 옴팔레는 그의 사자 가죽을 쓰고 몽둥이를 휘둘렀고, 반대로 헤라클레스는 리디아의 긴 옷을 입고여왕의 발치에서 삼을 자았다. 그 시절이 지나자 헤라클레스는 리디아를 떠나 그리스로 돌아가서 여러 가지 공적을 세운 뒤 죽었다. - P354


음.. 여자가 남자에게 위력을 보였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딱히 뭐.. 그런데 헤라클레스에게 강도와 괴물들을 몰아내달라고 했다니 흐음 좋군. 헤라클레스 정도라면 강도 다 때려잡을 것 같아서 모든 여성들의 집마다 헤라클레스를 보디가드로 고용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고용한 보디가드 헤라클레스를 그렇다면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헤라를레스도 옴팔레랑 결혼했다잖아? 


으앗 시간이 벌써 아홉시가 다 되었네. 오늘 아무것도 한 게 없건만.. ㅠㅠ 

그래도 제2의 성 시작했다. 이건 너무 두꺼워서 괜히 미뤘다가 이번달 안에 못읽을 것 같아서. 부지런히 읽도록 하겠다!!


덧. 나뭇잎처럼 님의 영어본 발췌 (https://blog.aladin.co.kr/leaf94/12995801) 를 보고 나도 영어본도 사기로 결심했다. 엣헴- 책 사는 결심은 누구보다 빠른 편.

















어떤 남자들은 여성의 경쟁에 대해 불안해한다. 며칠전한 남학생이 『에브도라탱Hebdo-Latin」지에 "의사나 변호사 지위를 차지하는 모든 여학생은 우리 자리를 훔치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 남학생은 이 세계에서 자기 권리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해관계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억압자들에게 보장하는 이익 중에는 그들 가운데 가장 비천한자도 자기를 우월하게 느낀다는 것이 있다. 미국 남부의 한 ‘가난한 백인‘은 자신이 더러운 검둥이‘는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가장 부유한 백인들은 이런 오만함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자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가 여자들 앞에서 반신半神처럼 행동한다. 몽테를랑의 경우에 남자들 사이에서보다 여자들(게다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앞에서 남자 역할을 해야만 할 때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웠다. - P37

내가 이 사례를 강조한 것은 남자의 단순함이 어이없기 때문이다. 남자들은여성의 이타성異他性에서 이득을 취하는 보다 더 교묘한 다른 방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열등감으로 고통받는 모든 남자에게 그런 것들은 기적의 약이다.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남자는 누구보다도 더 여자에게 교만하거나 공격적이거나 경멸적이다. 동류들에게 주눅 들지 않는 남자들은 여자를 동류로 인정할 채비가 훨씬 더 갖춰져 있다. 그렇지만 이 남자들조차도 여자, 즉 타자의 신화를 많은 이유를 대며 귀중하게 여긴다. - P38

무한히 열린 미래를 향하여 자신을 확장하는 길 외에는 현 존재를 정당화시킬 다른 방도는 없다. - P42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10-04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이 부분 읽고 뭐 이런 일이 있었나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같이 읽으니 이런 점이 좋군욤!!!! 하하핫!! (대충 넘어가기의 달인!ㅎㅎ)

다락방 2021-10-04 22:0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툐툐 님! 저마다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다르고 찾아보는 부분이 다르고 생각이 멈추는 지점들이 달라서 같이 읽기가 좋은 것 같아요. 후훗. 자자, 계속 가봅시다 툐툐 님!!

단발머리 2021-10-0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옴팔레!! 전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읽고 나니 이제 안 잊어버릴 듯 해요. 헤라클레스의 주인이었다는 거죠? ㅎㅎ

다락방 2021-10-04 22:07   좋아요 0 | URL
한때 그랬다가 나중에는 떠나서 제 삶 살다 죽은듯 합니다 단발머리님 ㅋㅋㅋ
전 아마 제2의 성 또 읽는다면 또 옴팔레 찾고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10-0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부아르 부자 하고 싶었지만 (쟁겨둔 불어 영어 책 마나요!) 글자 작다길래 안 샀어요. 영어책 페이퍼백도 글자가 작아요. ㅠ ㅠ

다락방 2021-10-05 09:49   좋아요 0 | URL
저는 링크한 것 중에 하드커버 영어본 살까 해요. 다른 영어본은 600페이지인데 저 하드커버는 800페이지래요. 그러면.. 글자 크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05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팔레......저는 저런 부분이 있었었나???
역시 출판사가 다르니까 새롭구나!!!!
뭐 그런 생각으로 읽어 봅니다ㅋㅋㅋ
옴팔레!!!!
사전 찾으시다 줄 그어져 있는 부분 보고 깜짝 놀랐을 다락방님 모습에 언뜻 제 모습이 비춰 보여 좀 웃었네요ㅋㅋㅋ

다락방 2021-10-05 09:50   좋아요 1 | URL
이... 내가? 내가 이걸 찾았어? 하면서 동공지진 일어나는거죠. ㅋㅋㅋ 그런데 왜때문에 기억이 1도 안나지? 새로워! 하면서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 왜읽는걸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코로나 4단계 이후로 외식을 한 적도 없고 외부에서 친구를 만난 적도 없다. 아마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그래서인지 어떤 날들은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까 우울하다가도 이렇게 혼자인 것에 더 익숙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 코로나백신 완료자가 되면서 친구를 만나야지 생각해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해 약속을 몇 개 잡아두었는데, 그냥 다 집에 가고 싶어지는거다. 계속 집에 가다보니 집에 가는 게 익숙해져버려 다른 거 하기 싫은 그런 마음? 그래서 아아 나 어떻게 되려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추석 연휴에는 집에 친구들을 불러 밥을 같이 먹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하도 집에만 있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지 않다 보니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지적인 대화들도 그리운 터였다. 친구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고 내게 줄 선물을 가지고 왔는데, 아니, 한 친구가 세상에, '네가 가진 한나 아렌트 는 이진우 쌤꺼지? 이거 읽어봐 이게 더 좋을거야' 하면서 이 책을 주는 거다.















아니, 내가 한나 아렌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게다가 내가 가진 개론서가 어떤 건지도 알고 그래서 더 좋은 다른 개론서를 줄 수 있다니. 진짜 대단하지 않은가!!

한나 아렌트 책장에 이렇게 세워두었다. 뽀대가 장난 아니야...





뒤늦게 만났으므로 뒤늦게 생일 선물 받은 것도 공개하자면, 이런 게 있다. 포스트잇 플래그 셋트셋트~





세상에. 일전에 친구가 생일선물로 이거 받는 거 보고 부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었는데, 내가 받았다! 나는 이제 포스트잇 부자다. 으하하하. 



책 읽을 때 포스트잇 플래그로 북마크하는 거 알고, 그걸 좋아하는 걸 알고 걱정말고 여유롭게 쓰라며 이런 거 선물해주는 거 진짜 너무 짱이지 않나. 대단하다 정말로.. 이런 선물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찰진 선물...



그리고 금요일에 친구를 만났고 먹고 사는 일에 대해 애기했다. 이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지 알수 없지만 관둔다면 그 후의 먹고 사는 일에 대해 고민해야 할텐데, 친구는 내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에 대해 언급해주었다. 너 이거 하면 어때? 그걸 한다면 내가 널 도와줄 수 있어, 하고. 내가 실제로 그 일을 하게 될거라고 딱히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 일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일이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은 내가 그 일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시간이 흘러 내가 당장 먹고 사는 일을 해야 한다면 내가 생각했던 일들 외에 이거 하나를 또 떠올릴 수 있을 테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은 아무리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 해도 한 사람만큼의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만나면 두 사람분의 생각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내가 두가지의 새로운 일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을 때 친구가 거기에 내가 알지 못했던 하나를 더 알려주니 세가지가 되었다. 너무 짜릿하지 않은가. 사람은 진짜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야 된다.



토요일에 만난 친구도 무척 오랜만에 만난 친구였다. 세상에, 우리 올해 이게 고작 세번째 만남인가, 하면서 반가워했는데, 이 친구에게는 최근에 읽었던 책들과 그 책들로 인한 나의 마음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면서 장 지글러와 반다나 시바 얘기를 하면서 세상의 굶주림과 토지에 대해 얘기를 할 때 친구는 생협에서 장을 보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와, 나는 책을 읽으면서 삶의 방식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너는 이미 행동으로 하고 있었구나, 하면서 감탄했다. 친구와 나는 한참 밀린 수다를 떨고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신나하다가 헤어졌는데, 헤어지기 직전 친구는 내게 한 번 포옹해보자며 나를 안아주었다. 나의 마음은 따뜻해졌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야 된다 진짜...



요즘엔 나의 미래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던 시간들이 길어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직장 생활에서 영혼이 털리고나면 또 그런 생각을 한다. 5년후, 10년후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딱히 외로울 것 같지도 않고 또 못살것 같지도 않다. 나는 건강하게 그리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잘 살아갈 것이다. 기존에 알고 지내왔던 친구들이 계속해 옆에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어서 또 다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먹고 사는 일도 사실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뭐가 됐든 뭔가를 할 사람이니까. 다만, 그게 뭔가일지에 대해서 요즘엔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는 그만두고 싶고 그렇다면 소득은 없어질텐데 다른 소득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뭐가 좋을까. 거기에 대해 이래저래 생각해보는 건데, 그래서 잠들기 전이나 잠에서 깨고난 직후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시간에, 앞으로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를 자꾸 그려보게 되는거다. 그러다 보면 어김없이 가슴이 훅- 하고 한 번 아파져온다. 지금 내 옆에 없는 사람 때문에. 먹고 사는 일로 희망에 차있다가  혹은 어딘가의 삶이 빛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조용한 삶일 것이다 생각했다가 또 친구들과 다정할 것이다 생각했다가도, 그런데 왜 너는 없는가, 라는 생각이 불쑥 치고 들어오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또 내가 내 가슴을 가만 쓸어내려야 한다. 그러다가도 지금 없다고 그 때에도 없을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너 있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때로는 완전히 낯선 장소에서 완전히 낯선 사람들 틈에 있는 나를 그려보기도 한다. 가까운 미래 그리고 그 보다 좀 더 먼 미래에는 내 삶이 고요하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언제나 고요하기만을 바라지도 않는다. 계속 책이 있을 것이고 건강한 음식과 건강한 몸 그리고 건강한 정신이 계속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건강한 친구들과. 때로는 특정인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 방에서 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으면 저기 거실에서 자기 할 일을 하는 장면을 그려보기도 하고 뭐하냐고 내 방의 문을 살며시 열어보는 장면들을 상상하기도 한다. 어느 상상속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 여럿이 함께 내 집에 모여 깔깔대고 웃는 걸 그려보기도 한다.  나는 오년 후에 그리고 십년 후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내가 그리는 미래와 어느 부분이 같고 어느 부분이 다를까. 그때에 나는 얼만큼 웃을까.



10월에 읽을 책들을 나도 꺼내 찍어보았다.


제2의 성 시작하려고 앞쪽 옮긴이 서문 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아니 활자 왜이렇게 작은거람? 조만간 돋보기 맞춰야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옮긴이가 보부아르 만났다고 해서 완전 깜놀함. 네??????????????? 보부아르를 만나 대화를 나눴었다고요? 대단하다. 대박이다 진짜.. 그리고 '우르슬라 티드'의 [시몬 드 보부아르 익숙한 타자]라는 책이 언급되어 있길래, 이거 사야지! 하고 검색했는데 품절이었다.
















정가 12,500원의 책인데 현재 품절이고 알라딘에는 개인판매자들이 중고를 등록해두었는데, 아니 '최상'의 책은 96,000 원인거에요. 이게 뭡니까 진짜.. 그래서 출판사 앨피에 문의를 넣기로 했는데 네이버에 앨피 출판사로 검색하면 딱히 전화번호가 안나오는거야. 그래? 그렇다고 내가 쉽게 포기할 것 같아? 나는 알라딘에서 이 책을 검색해 출판사를 누르고 출판사로 나오는 책들중에 사회과학 책들만 정렬했다. 분명 한 두권은 내가 가진 게 있을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이 앨피 출판사의 것이 아닌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 책 뒤의 출판사 이메일 주소를 보고 이메일을 보내두었다. 품절된 책이지만 혹시 구할 수 있는 재고가 있는지, 혹은 개정판의 계획은 있는지에 대해 문의 넣어 두었다. 읽어보고 싶다. 시몬 드 보부아르 익숙한 타자. 제2의 성 옮긴이 '이정순'은 이 책이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광범위한 보부아르의 유산을 정리 소개하고 있다' 고 언급하고 있다.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광범위한 보부아르의 유산.. 나도 읽어보고 싶다.



그러다보니 아까 시작한 옮긴이 서문이 아직도 9페이지다. 활자 너무 작고 책 너무 두껍고 그래서 가지고다니며 읽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이 책, 10월안에 다 읽을 수 있을까? 왜 10월의 책은 이다지도 두껍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 때문인건가? 


퇴사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원한다면 그만 두면 되잖아. 그렇지만 그만 두면 먹고 사는 일은 어쩌란 말인가. 이 굴레에서 빠져나오질 못해 나는 내일도 출근할 예정입니다. 흑흑. 제2의 성 옮긴이의 성과 해제만 이라도 오늘 읽어야겠다. 이거 매일매일 읽지 않으면 진짜 10월 완독 어려울 듯. 자, 도전중인 여러분들 힘내세요!!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혜윰 2021-10-04 1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 ㅠㅠ

다락방 2021-10-04 20:57   좋아요 3 | URL
벌써 아홉시에요. 초조합니다. 내일 회사를 가야한다니 ㅠㅠ

새파랑 2021-10-04 1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위치는 직장에서 멘탈을 터는(?) 위치 아니신가요? 😅
세번째 책을 내시면 미래는 해결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화이팅 하세요~~!!!

다락방 2021-10-04 20:58   좋아요 2 | URL
제가 털려고 털진 않아도 어떤 이는 저 때문에 영혼이 털리는 일이 있기도 하겠지요. 아마 제 영혼 터는 이들도 영혼 털려고 그런건 아닐 겁니다.. 휴..
세번째 책을 내도 미래는 전혀 해결될 것 같지 않지만 ㅋㅋ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흑흑. 연휴의 밤, 마무리 잘하세요, 새파랑 님!

꼬마요정 2021-10-04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 보니까 얼마 전 다녀 온 전시회가 생각나네요. 엘리엇 어윗이 찍은 보부아르 사진이 있었거든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었어요. 사진 찍어왔는데 댓글에는 못 올리는군요ㅠㅠ

다락방 2021-10-04 21:00   좋아요 2 | URL
이번 제2의 성 책에 보부아르 사진 좀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기 사진에 있는 보부아르 전기에도 보부아르 사진은 좀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으하핫. 여기는 댓글에 음악도 못올리고 사진도 못올리고 그저 링크만 올릴 수 있을 뿐이에요. 구려.. 그렇지만 꼬마요정 님의 사진을 올리고 싶었던 그 마음을 감사히 받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꼬마요정 님!

단발머리 2021-10-04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책탑은 너무 아름다운데 밤인데 커피 너무 진한거 아닌가요. 슬픈 소식 한 가지 전해요.
내일이가 오고 있답니다, 지금.... 막, 저기 바다 건너서 이리로 휙휙, 바람이랑 같이 오고 있대요. 흑흑.

다락방 2021-10-04 21:13   좋아요 1 | URL
쌓아두기만 하고 읽지는 못하면서 시간이 흐르고 내일이 오고 있어서 저는 정말이지 슬픔의 새드니스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흑흑.
그런데요 단발머리님, 혹시 제2의 성 영어본 가지고 계신가요? 가지고 계신다면 어느것인지.. 저 지금 영어본 사고 싶은데 이건 하드커버여야 할 것 같고 그러자 매우 비싸다는 것을 알고 동공에 지진이 오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 2021-10-04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두 익숙한타자 아쉬워라 했는데…. 그대는 그렇게 길을 찾아내는 구나!!! 남는 책 있으면 저도 살거라고 앨피여 보고있나? 나 이 시리즈 네권 산 사람이다!!

다락방 2021-10-04 21:25   좋아요 3 | URL
제가 일단 두 권 문의 넣어놨답니다? 후훗. 답이여, 오라!!

바람돌이 2021-10-04 2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일 출근에 저도 부들부들 떨고 있어요. ㅎㅎ
선물이 좋은건 그 선물을 사기 위해 고민한 마음이 느껴져서죠. 다락방님이 받으신 선물을 부러운맘으로 보고 있습니다. ㅎㅎ
그러고 보니 어제 저도 문득 퇴직하려면 얼마나 남았지하면서 막 구체적으로 세봤었네요. 다른 직업을 가질 능력은 전혀 없으니 그냥 이일을 계속 하다 퇴직하는걸로..... ㅠ.ㅠ

다락방 2021-10-04 21:29   좋아요 3 | URL
내일이 오는 걸 출근 때문에 두려워하는 삶이라니.. 저는 문득 이게 삶인가.. 이래도 되는것인가 싶더라고요. 부디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아 신나, 희망차, 오늘이 새로이 시작됐다 꺅 >.<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당장 할 일이 있다는 것도 다행한 일이지만 앞으로 살아가기에도 지금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다행한 삶인것 같고요. 저는 이 일을 계속할 자신이 없어서 다른 길을 찾고 싶은데, 저야말로 다른 길이 보이질 않아요. 휴..

붕붕툐툐 2021-10-04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친구분들 넘 다정하시네요~😍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락방님, 언제나 그렇듯 잘 살아내실 겁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건 제 경험상 진리이고요~ 저도 락방님이 세번째 책을 내시면 좋겠어요. 북플에 있는 생생한 글만 모아서 수필로 내셔도 웬만한 수필책들 씹어먹을 거 같은 느낌인데요~ 그럼 그만큼 유명세를 타고 여성주의 강연만 하고도 먹고 살게 되지 않을까용?

다락방 2021-10-05 09:52   좋아요 0 | URL
다정한 친구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는게 제 삶의 소망입니다. 다정한 친구들과 오래 함께 하려면 저 역시도 그들에게 다정한 친구가 되어야 해요.
수필책을 내서 씹어 먹는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판타지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성주의 강연이라니, 아이고, 당치 않아요 툐툐 님. 그걸 제가 어떻게... 뭐가 됐든 어쨌든 계속 열심히 읽고 쓰는 것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또 최고의 즐거움인것 같아요. 히히. 함께 즐겁게 지냅시다, 툐툐 님!

책읽는나무 2021-10-04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번째 책은 여성주의 책 3 년동안 읽었던 목록만 추려도 책 한 권!!!어쩌면 제2의 성 책 옆에 놔둬도 두께도 비슷해지지 않을까,싶은데요?^^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으신가요?
내일 회사 가서 또 퇴직금 얼마 받는지 두드리지 마시고(1억이 넘을 때까지는 버티시라고 했죠^^)...좋은 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 하시고..(세 번째 책 컨텐츠 구상 같은???) 푹 주무셔요^^

다락방 2021-10-05 09:53   좋아요 1 | URL
엊그제 회사 그만둔 친구 만났는데 그 친구도 저에게 무조건 회사에서 버티라고,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나오면 더 고생이라고 그러니 버티라고요. 그 친구 만나고 와서 다시 버티자, 일단 조금이라도 더 버티자, 하고 있습니다. 이걸 버티기 위해서는 제 즐거움이 필요하고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같아요.

응원과 격려 감사해요, 책나무 님! 우린 10월달에 제2의 성으로 종종 봅시다!!

독서괭 2021-10-05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참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계시네요. 서로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저 어제 <제2의성> 주문해놨는데 ㅋㅋ 못 읽을 게 분명한데 사는 이 마음은 뭔지.
다락방님 여성주의 책 목록으로 세번째 책 고고~~

다락방 2021-10-05 09:55   좋아요 0 | URL
여성주의 책으로 세번째 책이라니.. 그 책이 딱히 팔릴 것 같지가 않아요. 하하하하. 제가 팔리는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닌것 같아요. 하하하하. 슬프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알라딘에 페이퍼 쓰는걸 제일 잘하는 것 같아요. 하핫.

제2의성은 독서괭 님, 천천히 읽어 보셔요. 뜻밖에 인생책이 될지도 모릅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그레이스 2021-10-05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진선물 ...^^

다락방 2021-10-05 09:55   좋아요 1 | URL
선물은 역시 찰져야 제맛입니다! 후훗.
 
[기역이미음] 김칩스_쯔란 - 쯔란

평점 :
절판


첫맛은 김맛인데 마지막에 겨드랑이 맛이라 나는 도무지 감당이 안된다. 그런데 옆에서 맥주 마시던 남동생은 맥주 안주로 너무 좋다고 환호하고 있음. 근데 진짜 겨드랑이 맛이야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1-10-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정말 겨드랑이인가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3 22:44   좋아요 2 | URL
저 양꼬치 정말 좋아하는데 이거 힘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3 22: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양꼬치에 쯔란 왕창 먹는데 이거 뭔가 힘든 포인트가 있음. ㅋㅋㅋㅋㅋ 근데 묘하게 중독성도 있음.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김과 쯔란 함부로 만나면 위험한 듯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3 22:57   좋아요 1 | URL
더 먹으면 익숙해질지 모르지만 저는 지금 못먹고 있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3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겨드랑이맛 알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3 22:44   좋아요 1 | URL
찐 겨드랑이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3 22:47   좋아요 0 | URL
아우 찐이라는 단어 보자마자 막 느껴진다….. 그맛이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0-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탄 이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3 22:44   좋아요 1 | URL
와 저는 이거 힘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3 22:51   좋아요 1 | URL
다락방 님, 이거 뭐랄까….. 땀 겨드랑이에 김 끼워넣었다가 먹는 맛?!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3 22:54   좋아요 2 | URL
맞아요!! 땀난 겨드랑이에 김 끼웠다가 먹는 맛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와 너무 힘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0-04 06:14   좋아요 1 | URL
으으윽 너무 리얼한 비유.. 상상만 해도 싫은데요 ㅋㅋ

햇살과함께 2021-10-0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미각 후각이 예민하지 않아서:;;; 맥주 안주로 짱인데요?! 우리 둘째도 엄청 좋아하고요^^

다락방 2021-10-04 00:08   좋아요 1 | URL
제 남동생도 맥주 안주로 짱이라고 잘 먹어요! ㅋㅋㅋㅋㅋ
 
알라딘 커피 선물 세트 - 10g, 24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다른 부서 직원이 퇴사한다고 해 준비했다. 좀 예뻐라 했는데 친했던 건 아닌지라, 이거야말로 맞춤한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미니즘의 투쟁] 재생산 거부

그런데 무엇보다도 세계의 모든 거주민이 전적으로 돈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를 얼마나 누릴까? -P.402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페미니즘의 투쟁》을 다 읽었다.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나서도 너무 좋고 뭔가 막 내 안에서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7월이었나,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읽을 때는 도대체 이게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어떤 도움이 되나 싶어 물음표 천개 되었었고 그래서 굳이, 부러 의미를 찾아야만 했다. 내가 이 책을 읽는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것이다, 하는. 그렇지만 버틀러의 주장들에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고(드랙이 젠더정체성을 전복하는 대표존재라고 하는 거에 나는 읭??????????????? 되어버림 -.-), 주디스 버틀러의 이 책 안에 담긴 생각과 주장들이 현재의 여성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가 닿아 어떤 영향을 주느냐고 물었을 때 삶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것이다. 그런데!!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읽으면서는 완전히,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고 너무나 충만하게 충족되는 느낌인것이다.


1960-1970년대의 여성들의 살아남고자 하는 투쟁, 가사노동과 재생산노동을 거부하는 투쟁에 대한 기록을 읽을 때에도 지금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읽는 것 자체로 흥분했었는데, 뒷부분은 뜻밖에 토지와 식량에 대해 얘기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빈곤한 자들이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우리는 우리의 식량을 자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선진국의 대기업들은 살아남고자 하는 그들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거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몇달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였던 '마리아 미즈'와 '반다나 시바'의 책 《에코 페미니즘》에서도 읽었던 이야기라 쑤욱 쑤욱 잘도 들어왔다. 선진국의 대기업이 들어와 토지를 소유하고 그 땅의 사람들을 빈곤하게 만드는 일들, 화학 비료를 써서 건강을 해치고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까지. 결국 그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일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는 이 일들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반다나 시바를 만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의논하기도 한다.

















에코 페미니즘을 읽기 전에는 읽어야 할 것 같으니 읽어보자 라는 마음이었는데, 읽으면서 내가 에코 페미니즘의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는 것에 내 자신에게 놀랐다. 나는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인 반다나 시바가 궁금해졌고, 나 역시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되었던 거다. 반다나 시바는 농장의 사람들과 땅을 지키며 농사 짓고 살고 있는 삶에 대해 얘기했었는데, 인간은 결국 그렇게 살아야하는게 아닌가 싶었던 거다. 그래서 반다나 시바 너무 궁금해져서 반다나 시바의 다른 책을 사놓았던 거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아침에 눈을 떠 회사에 출근하고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책을 사고 술을 사마시고 여행을 다니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여기에서 살아남는 것이지 궁극적인 삶의 방향이라 할 수 있을까? 내 생애 어느 정도는 훌쩍 반다나 시바의 곁으로 가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에코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했던 거다. 그런데, 꼭 굳이 거기까지 가서 살아야 하나?





'반다나 시바'가 잠깐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내일》을 친구로부터 소개 받아 보기 시작했다.





아직 다 보진 못했지만 초반에 디트로이트 사례가 나오는데,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책에서도 디트로이트는 언급된다.



아이비엠IBM 이 제3세계로 이전하고 슈퍼마켓들이 폐업하자 사람들은 남은 땅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된다. 그 땅에는 생물학적으로 재배하는 작물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재배하던 것과는 다른 작물도 재배할 수 있었는데, 시간을 새롭게 활용하고 지역 내 보호 구역에 사는 아메리카 토착민과 새롭게 관계를 맺음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과거 자동차 산업의 수도였던 디트로이트 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고, 샌프란시스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샌프란시스코 도시 농업연합>회장인 모하메드 누루는 "우리는 하나의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순환 구조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P.258



《내일》에는 지역 농업의 사례들이 나온다. 어제는 잠깐 영국 토드모던의 <놀라운 먹거리>프로젝트에 대한 부분을 보게 됐다. '팜'과 '메리'는 지구환경 강연회에 갔다 익히 알고 있던 자원고갈 문제에 대해 듣게 됐고, 우리가 지구를 구하는 거창한 데까지 나아가진 않더라도 우리 동네에서 시작해 우리 아이들의 먹거리 문제에 대해서는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라는 생각을 하게됐고 그래서 혹시 같이할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 주민회의를 열었는데 60명이나 참석했다는 거다. 팜과 메리는 한 다섯명 쯤 오지 않을까 했는데 60명이나 와서 너무 놀랐다고 했다. 이들은 거리마다 정원과 텃밭을 만들기로 한다. 병원, 기차역, 경찰서 앞, 길과 길 사이, 공터를 텃밭과 정원으로 만들어서 누구든 먹고 싶으면 가져가도 된다고 부추와 당근 각종 허브 옥수수등의 식물을 잔뜩 심어둔다. 이걸 보면서 그래, 왜 나는 반다나 시바가 있는데까지 가겠다고 생각한건가..역마살 때문인가.. 그냥 동네에서 시작해도 되지 않나 싶은 거다. 아니,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그게 어디든 텃밭이 있고 사람들이 경찰서 앞에 야채 따러 가는거다. 너무 좋은것입니다.



반다나 시바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던 나는 시간이 지나 '장 지글러'로부터도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 그의 책 《인간 섬》을 읽고 나서였다. 그 책을 읽고 나서는 인생의 몇 년쯤은 난민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나 인생의 몇년쯤은 이렇게 몇년쯤은 저렇게 하는게 너무 많아서 절대 죽으면 안된다. 할 게 너무 많아.. 여튼 그래서 그의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 뒤늦게 사두었었는데, 어제 페미니즘의 투쟁을 다 읽고 덮은 뒤, 책장 앞으로 가 이 책을 찾아 꺼내 오늘 아침부터 바로 읽기 시작했다.


















일전에 지구 반대편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를 하자는 광고를 보고 나도 모르게 '왜 저렇게 굶주리는 아이들이 많을까'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했었고 그때 옆에 있던 여동생이 '그러게' 하며 나랑 같이 씁쓸해하고 있는데, 그때 우리와 함께 있던 남동생은 "큰누나가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 라고 말해서 갑자기 빵터지게 했더랬다. 빵터졌는데, 그때 뭔가 웃고 지나가기 보다는 그 광고와 그 순간이 강하게 남아, 그때부터 나는 유니세프에 정기후원을 시작했더랬다. 남동생의 말은 그 순간에 우리를 평소처럼 웃게한 말이었지만 그래서 나도 깔깔 웃었지만, 그런데 그 후에 그것을 무시할 수가 없는거다. 나 때문이야, 라고 할 순 없겠지만, 그러나 '나 때문이 아니야' 라고도 할 수 없지 않은가.



왜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지는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와 반다나 시바가 말해주고 있고 장 지글러도 말해주고 있다.


아무튼, 살아서 할 게 많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페미니즘 책들 중 가장 좋았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매우 두꺼워 들고 다니며 읽기 힘들었지만 읽는 내용 자체가 어렵지 않았고 문장도 어렵지 않아 또 좋았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이대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굶어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다른 삶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글로 써준다니, 어쩌면 지구가 계속 이렇게 유지되는 건 그런 사람들 덕이 아닌가 싶다. 미래가 희망적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우리 손에 달렸다면, 우리가 그렇게 하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 매우 좋은 책읽기였고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만세만세 만만세다.



여러분 페미니즘의 투쟁을 읽으세요!!



우리에게도 이동 방목의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농촌 사회와 만나려고 길을 나선다. 이제 외투를 벗어던지고 유럽 중심, 인간 중심에서 멀어지자. 조금 더 동물적인 존재로, 시골스러운 것과 윤리적인 것 사이로 나아가자. -P.399







1차 녹색 혁명은 농업 근대화로 전 세계 기근을 해결하겠다는 엄청난 공약을 내걸었으나 실제로는 기근을 양산하여 많은 이들을 굶주림에 빠뜨렸다. 질이 좋은 대규모 땅을 강제 수용함으로써 기근이 발생했고, 강제수용에 앞서 종종 군사적 개입이 있기도 했다. - P402

경작할 땅이 없으면 영양가 있는 음식도 없다. 영양가 있는 음식이 없으면 신체도 없다. 신체는 죽음을 맞는다. 이 문제에 맞서지 않고는 생명정치에 뛰어들 수 없다. 우리는 ‘대탈출‘이 일어나는 상황에서조차 여전히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 P316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거서 2021-09-30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는데 “읽으세요!!” 소리 쳐서 정신 차렸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1-10-01 16:27   좋아요 0 | URL
정신차려서 그 다음은 어떻게 되셨나요? ㅋㅋㅋㅋㅋ

오거서 2021-10-01 16:33   좋아요 0 | URL
정신 차리고 36계를 행하였는데 불러 세우시는군요 ㅋㅋㅋㅋ

수이 2021-09-30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399쪽 인용하신 구절 너무 좋아서 밑줄 박박 쳐놨어요. 퇴직하고난 후 다락방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막 궁금하고 막 기대되고 그럽니다.

다락방 2021-10-01 16:28   좋아요 0 | URL
퇴직 후의 삶을 살고 싶어서 얼른 퇴직하고 싶어요. 여기에도 가고 싶고 저기에도 가고 싶고. 저는 사실은 떠나고 싶은게 아닐까 싶어요. 익숙한 곳도 좋지만 낯선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크니, 저도 앞으로의 제가 어떤 삶을 살지 궁금합니다. 우리 서로의 삶을 계속 응원하며 지켜봐주도록 합시다!

독서괭 2021-09-30 1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3년이나 여성주의책읽기를 해오신 다락방님께서 최근 읽었던 페미니즘 책들 중 가장 좋았다고 표현하시다니!! 꼭 읽어..아니 사두겠습니다..;;

다락방 2021-10-01 16:29   좋아요 1 | URL
내용이나 문장이 어려운건 아닌데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진 않거든요. 왜일까 골똘히 쳐다보니 한 페이지가 너무 커요. 그래서 글자수가 많은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좋은 책입니다, 독서괭님. 기회 된다면 읽어보세요!

청아 2021-09-30 1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 읽은 페미니즘 책 중, 아니 사실 모든 페미니즘 책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달달 외우고 입력하고 싶은 내용들인데 (이건 가능하진 않겠지만) 전태일 사건이 있던 우리나라처럼 동시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투쟁의 역사가 있었다는것도 놀라웠고 그녀 덕분에 그런 통찰,역사를 훑을 수 있었단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귀한 책을 경험하도록 이끌어주신 다락방님께도 감사해요~♡😍

다락방 2021-10-01 16:31   좋아요 2 | URL
전 앞에 가사노동 거부, 재생산노동 거부 의 투쟁들 만으로도 오오 하고 좋았는데 갑자기 땅과 식물 얘기 나와서 놀랍고 좋더라고요. 제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할거라고는 저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건 아닐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서 진짜 너무 좋아요, 미미님! 언제나 지치지 않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붕붕툐툐 2021-09-30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저는 10월에 제 2의 성 읽고 11월에 이 책 읽을까 해요~ 내 맘대로!ㅎㅎㅎㅎㅎ

다락방 2021-10-01 16:31   좋아요 2 | URL
오, 그것도 역시 베리베리 굿입니다. 툐툐님과의 제2의 성이 기다려지는군요!! 움화화화핫

책읽는나무 2021-09-30 1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요.저도 11월에 이 책을 읽어봐야 겠어요.

다락방 2021-10-01 16:32   좋아요 4 | URL
네, 책나무 님. 이 책은 정말 정말 누가 읽어도 좋을 책이에요.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붕붕툐툐 2021-10-01 17:51   좋아요 2 | URL
책읽는나무님이랑 같이 읽으면 되겠어요!!😊

책읽는나무 2021-10-01 19:21   좋아요 3 | URL
붕붕툐툐님...같이 읽도록 해요^^
나머지 공부 같은 느낌이 약간 들긴 하지만,여러 사람들이 극찬하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테니 읽어봐야겠죠.
압박하는 사람 없다면 저는 또 흐지부지 11월을 넘길지도 모를텐데...누군가 같이 걸어가 준다면 외롭지 않아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10-01 21:09   좋아요 3 | URL
오~ 나머지 공부 너무 정겹고 좋은데요? 책읽는나무님이랑 나머지 공부하는 맘으로 열심히 읽어볼게요! 근데 그러려면 일단 제2의 성 10월에 다 끝내야할텐데.. 이것부터 걱정이..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21-10-01 22:08   좋아요 2 | URL
아오 이분들 뭐야 ㅠㅠ 너무 좋잖아 ㅠㅠㅠ 제가 알라딘에 계속 있는 건 여러분 때문이에요 이 다정한 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