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스타일즈 주연의 영화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에서 여자주인공 '페이지'는 의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대학생이다. 페이지는 자신의 방 안에 세계지도를 붙여두고 가고 싶은 곳에 빨간 압정을 박아두었으며, 그 곳에 갔다오고 나면 빨간 압정을 빼고 그곳에 초록색 압정을 박아둔다. 셰익스피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속상하지만, 어쨌든 페이지는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기 공부하는데, 그러다가 덴마크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모든걸 내던지고 덴마크로 날아가, 덴마크의 왕비가 된다. 덴마크의 왕비 생활에 적응하고 왕자와 사랑하며 살고 있다가 어느 날 페이지는, 성 안에서 세계지도를 보게된다. 그리고 그간 잊고 있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린다. 나는 하고 싶었던 일도 있었고, 가고 싶었던 곳들도 있었다, 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왕자에게 내 꿈대로 살겠다고 말하며 덴마크를 떠난다. 

 

그런데 여기, 자신이 가고 싶었던 곳을 가지 못한채로 머물러 있는 남자가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곰스크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곰스크, 그 멀고도 멋진 도시 ‥‥‥. 언젠가 곰스크로 떠나리라는 것은, 내 성장기에 더 말할 것도 없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곰스크는 내 유일한 목표이자 운명이었다. 그곳에 가서야 비로소 내 삶은 새로 시작될 터였다. (p.10) 

그 꿈을 잊고 있던 그는 이제 곰스크로 향하기로 하고 아내와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기차표를 사기 위해서 가진 돈을 다 써버렸다. 그리고 곰스크로 향하는 기차 안,  인생의 목표가 다가온다는 전율감에 휩싸인 그는 '우리는 모든 것에서 멀어져가는 군요' 라고 말하는 아내와 함께 앉아 있다가 두시간 동안 정차하는 역에 내려 식사를 하고 쉬기로 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아내 때문에 그는 그만 곰스크로 향하는 기차를 놓치고 만다. 

"기차를 놓치면 안되는데 ‥‥‥." (p.14) 

그가 곰스크로 가는 것은 이제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기차가 매일 오는것도 아니고, 차표를 다시 사야 하고, 또 안락의자 때문에, 그리고 아내가 임신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는 매일매일을 곰스크에 가기 위해 잠시 정차한 역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의 아내는 잠시 정차한 곳을 좀 더 살기 좋고 아늑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두시간 동안 들르기로 했던 작은 마을에 그는 내내 머무를 수 밖에 없게 되고, 시간이 더 지나고 나니 이젠 곰스크로 가야 한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게되고야 만다. 이 남자는 내내 곰스크로 가고 싶은데, 그의 아내가 그를 막았어, 그의 꿈을 좇지 못하게 했어, 하는 야속한 마음이 자꾸만 자꾸만 생기는데, 모든걸 체념하고 곰스크로 향하는 꿈을 어쩔 수 없이 계속 뒤로 미루기만 하는 그에게 그 마을의 나이 든 선생은 죽어가면서 이런 말을 남긴다. 

"나 역시 한때는 멀리 떠나려고 했소.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군요."  

(중략)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중략)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pp.59-61) 

 

나는 늘 내 삶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많이. 내가 노력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 수 있었을 거라고 늘 부질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은 당연한 것이고, 그렇다면 이것은 내가 원한 최선이었을 것이다.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에서의 페이지가 하필 그때 지도를 보지 않았다면, 5년후나 10년후에 자신의 꿈을 떠올렸다면, 그리고 그때 이미 페이지에게 덴마크 국민들이 의지하고 있었다면, 혹은 아이라도 생겼다면 페이지는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기 보다는 덴마크에 머무는 쪽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신은 무엇때문이든 어쨌든 꿈을 포기했군요' 라고 함부로 말할수 없을 것 같다. 머무는 쪽을 선택했다는 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마찬가지로, 이 책속에서의 남자가 곰스크로 가는 것을 아내와 머무는 것보다, 아이보다, 더 원했다면 그는 어쨌든 곰스크로 갔을테고, 그것이 그가 살고자 했던 삶이었을 것이다.  

참 이상하지. 꿈을 좇아 현재에 등을 돌리고 가는 영화를 볼때도 나는 분명히 속 시원하고 위로를 받았는데, 이 책 처럼 가고 싶었던 곳에 가지 못하고 있는 남자를 보는데도 위로를 받는다. 사실 이 책속에서 나이든 선생이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하는데, 그만 바보처럼, 나는 이 책을 껴안고 싶어졌다. 아, 이토록 아름다운 단편이라니! 시니컬하게 진행되다가, 심드렁하게 이야기하다가, 이렇게 따뜻해져버리다니! 이 책의 제목까지 확 좋아지고 만다. 

 

어제 늦은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마지막 단편 『럼주차』를 아주 재미있게 읽으면서 지하철에서 내려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아주 추웠는데, 하필 내가 읽은 부분은 이런 부분이었다.  

키 큰 보이 엡센은 무릎 위로 철썩대며 콸콸거리는 검은 바다를 건넜다. 격렬한 파도가 높이 출렁여 가슴까지 흠뻑 젖었다. 주변에는 안개와 밤, 그리고 철썩대며 일렁이는 바다와 안개를 타고 흐르는 창백하고 유령 같은 달이 있을 뿐이었다. (p.165) 

어휴, 나는 너무 추웠는데, 손도 시려웠는데, 물 속에 서서히 잠기게 되는 보이 엡센의 이야기를 읽노라니 더 추워졌다. 그가 서있는 앞 뒤로 물길들이 다가와 그를 감싸려고 할때 내 몸이 다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덮고 걸음을 빨리해서 집으로 걸었다.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오고 나서는 어두워서 책을 읽을 수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가 물이 서서히 차오르는 그 갯벌에서 더이상 살 수는 없을거라고, 그는 이제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을 마저 읽었다. 그런데 그는 아!  

끝.장.나.지. 않.았.다. 

아 제길. 너무 좋잖아!  

 

책장을 덮고 욕실로 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나도 럼주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추웠으니까. 보이 엡센만큼. 그러나 더 많이 생각한 건 이런거였다. 

 

그래, 삶은 그렇게 쉽게 끝장나지 않아. 

 

밤새 내내 물 속에 서있느라 몸을 덜덜 떨다가,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 마시는 럼주차처럼 몸을 녹여주는 소설집이다. 럼주차를 마셨으니 이제는 나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만 있으면 된다.

 


댓글(43)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10-12-2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삶은 그렇게 쉽게 끝장나지 않아요.

다락방이 추울때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 있어, 이 책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보관함에 담았지~ ㅎ)


다락방 2010-12-29 18:43   좋아요 0 | URL
단편집 중 가장 아련한 건 뭐랄까 그러니까 음, 막 좋은거? 그런건 [곰스크로 가는 기차] 였는데 마지막 단편인 [럼주차]를 읽었을 때는 정말 따뜻하고 힘이 났어요. 삶이 그렇게 쉽게 끝장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어서 말이죠.
이 책 참 좋아요, 레와님.

Mephistopheles 2010-12-2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스크.....저 지명은 저 같은 사람에겐 말입니다.
기독교로 말하면 예루살렘이고 이슬람교도로 말하면 메카같은 곳이에요..
저는 생물학적 분류로..
동물계 척색동물문 척추동물아문 포유강 식육목(食肉目) 지각아목 곰과 거든요.

(정색하며)만화 슬램덩크에 이런 말도 나오죠.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 언제였습니까..? / 지금입니다.

다락방 2010-12-29 18:46   좋아요 0 | URL
아앗. 슬램덩크에 나온 말이라면, 그 유명한 말이 떠오릅니다. '왼손은 그저 거들뿐' 하핫. 술을 따를때도 우리의 왼손은 그저 거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 댓글이 지금 맥락에 맞는 댓글인가요? 왜 갑자기 이런 댓글을 ㅠㅠ 다 슬램덩크 때문이에요. ㅠㅠ

레와 2010-12-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에 갔을때,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기차를 탄적이 있어요. 저녁에 기차를 타면 아침에 목적지에 도착해요. 대략 13시간쯤 걸릴꺼야. 겨울이었어요. 기차는 중간중간 작은 시골역에 정차하는데 그때마다 역주변엔 간이 시장이 열려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고 기차를 따라 사람이들이 한줄로 늘어선 정도. 러시아 촌부들이 집에서 만든 빵이나 따뜻한 차, 치즈 삶은 감자 물론 보드카도 팔아요. 기차가 정차하는 시간은 불과 십몇분. 그 짧은 시간에 조용했던 시골역은 분주해져요. 난 구경만 했어요. 지금이라면 보드카 한잔 마시고 치즈도 사먹고 그랬을텐데.

내가 타고 온 기차를 타야 할 기차를 떠나 보내며 손을 흔들고 있는 날 상상해요.

지난 주말 낯선 도시에서 지금 살고 있는 도시와는 또 다른 겨울 공기를 마시고 추위를 느꼈을때, 러시아 그곳이 그리웠어요.


:)



다락방 2010-12-29 18:49   좋아요 0 | URL
오와 레와님. 내가 타고 온 기차를 타야 할 기차를 떠나 보내며 손을 흔들고 있는 날, 이라는 문장은 이 책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묘사한 듯 하네요. 물론 그들은 다정하게 손을 흔든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저는 죽기전에 이것만큼은 꼭 해보자 하는 것들이 몇개 있어요. 그중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키스해보기가 있어요. 지난번에 그러려고 뉴욕갔었는데 못하고 그냥 와서.... 이걸 하러 다시 엠파이어에 가야해요. 그러니까 레와님, 레와님도 보드카 한잔 마시고 치즈도 사먹는걸 한번 해보기 위해 러시아에 다시 가보도록 해요. 언제가됐든 말이죠.
:)

2010-12-29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30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이런 2010-12-2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감상이네요, 다락방님!

이 글을 읽으면서 <언니가 간다>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완성도는 별로였지만, 전 그 영화가 꽤나 찡했거든요. 내 선택을 바꾸기위해 10대때로 돌아가지만 결국엔 똑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라는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지금에서야 후회할지 모르지만, 그 당시 내가 '그것'을 선택한건 그 때에 내가 가장 원했던것이 '그것' 이었기 때문이라는 깨달음 말이에요.

저는 언제나 전공에 대한 선택을 후회하곤 했었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는 '만약 내가 20살로 다시 돌아간다해도 지금의 전공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0살의 나는 지금의 전공을 가장 하고싶어했으니까 말이에요.

2010년을 얼마 안남긴 시점에 이글을 보니, 또 최근에 했던 일련의 선택들과 2010년에 했었던 바보같은 선택들마저도 모두 따스한 눈길로 바라볼수 있을것 같네요. 내가 선택한거니까, 그건 나쁜 삶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위로를 하면서요^^




다락방 2010-12-29 18:52   좋아요 0 | URL
바이런님의 [언니가 간다]라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상에 대한 댓글은 또 저로 하여금 [이터널 선샤인]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 영화에서는 사랑했던 기억을 죄다 지우지만 다시 또 그 사람을 사랑해버리게 되는 주인공들이 나오거든요. 지금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게 내가 선택한 운명이라면, 어쩌면 지금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사랑할 운명의 사람들일 수 있을거에요. 그러니까 기억을 지워도 같은 상대를 사랑하게 되겠죠? 문득 생각해봤어요. 내가 지금 사랑하는 이 사람을 잊고 싶어서 기억을 다 지웠는데, 또 이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하고 말이죠.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그래도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러고 싶은 사람도 있네요.

저 역시 저의 전공에 대한 선택을 후회했어요. 지금도 후회하고 있죠.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다른걸 택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는 또 역시 이걸 선택할 것 같아요. 제 능력이나 한계, 환경 같은 것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제게 아무도 조언해주지 않을테니까요. 너는 이런걸 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텐데, 그렇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담임선생님의 충고대로 안전빵으로 집어넣게 될거에요.

바이런님,
우리 나쁜 삶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지금도 나쁜 삶을 살고있지 않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지내도록 합시다!

2010-12-29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9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또치 2010-12-30 11:48   좋아요 0 | URL
'매의 눈'에 관한 사례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
제목: 너님들아 그거 봤냐?
하우젠 버블 cf에 연정훈, 한가인 부부 나오잖아-
거기서 연정훈시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2초 정도 나와 -
근데 그것이 바로 !!
인아(인생은아름다워)에서 이상우씨가 입고 나왔던 바로 그 앞치마다 !!


* 이 글에 달린 댓글
패스어딨냐 시에프를 안봐서..... 모르지 2010.10.27 13:05
남양주새색시 오오오오오 2010.10.27 13:05
상어의꿈 ㅋㅋㅋㅋ 2010.10.27 13:05
상어야누나다 오호..|61.32.***.*** 2010.10.27 13:05
상어의꿈 매의눈 2010.10.27 13:05
천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27 13:05
괭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27 13:05
괭이~ 매의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27 13:05
더해 진짜 매눈일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27 13:05
괭이~ 시에프를 안봐서..... 모르지22222222222222 2010.10.27 13:05
댓글돌이 댓글 10개 돌파!!
괭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0.27 13:06
전댕 나~ 이런사람이야 ~ ㅎㅎㅎㅎㅎㅎㅎㅎ 2010.10.27 13:06
인아개바르 ㅋㅋㅋㅋㅋㅋㅋㅋ달달씨엡 ㅠㅠㅋㅋㅋㅋ 2010.10.27 13:07
까몬까몬 오오오오오 진짜 매의눈이다 2010.10.27 13:08
까몬까몬 +_= 2010.10.27 13:08

또치 2010-12-30 11:52   좋아요 0 | URL
'매의 눈'이란 표현은 보통 두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1.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으로 본다('눈빛으로 잡아먹을 기세'라고도 하지요. ex)아이유를 바라보는 유희열) <-- '유희열 매의 눈'으로 검색해보셔요

2. 남들이 보지 못하는 깨알 같고 적절한 것을 포착하는 능력.<- 위의 예문이 여기에 속합니다.

저는 2번의 뜻으로 다락님을 '매의 눈'이라고 한 것입니다 ㅋ
이상, 또치의 답변(feat. 후배님)이었습니다.

다락방 2010-12-30 11:59   좋아요 0 | URL
오와! ㅎㅎㅎㅎㅎ 또치님, 저 점심먹으러 가기전에 이 댓글 보고 뿜었어요. 푸하하하하하하하
이런 자세한 사례라니, 이거 찾느라 힘들지 않으셨어요? ㅎㅎㅎㅎㅎ
자세한 답변에 감사, 그리고 피쳐링해주신 후배님께도 감사를! ㅎㅎㅎㅎㅎ

moonnight 2010-12-29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느끼는 거지만 저는 저 책을 읽었어도 다락방님과 같은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으리라 백프로 확신합니다. (자랑이 아니라는 거 알아요. 흑. ㅠ_ㅠ;)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라고 위로해주는 다락방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래요. 저도 럼주차(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지만;)가 필요해서 당장 보관함에 던져넣습니다. ^^

다락방 2010-12-30 09:21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추운 겨울에 읽기에 아주 맞춤한 책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엉엉 울고 싶어지더라구요. 이렇게 추운데 바닷물에 빠져 얼어죽어버리겠네, 라고 생각했는데 어휴 정말.. ㅠㅠ
나쁜 삶이 아니라고 해서, 이것이 내가 원한 삶이라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나쁜 삶이 아니라는 말을 우리는 듣고 살아야 해요.
:)

치니 2010-12-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스크라는 곳이 진짜 있나 검색해보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극장의 원작이 되기도 했고 영화로도 나왔었군요. 유명한 책이었는데 전혀 몰랐네요.
으음, 읽어볼래요!

다락방 2010-12-30 09:28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치니님! 좋아하실거에요! 마지막 단편 [럼주차]에서 담배 피우는 장면이 참 좋더라구요.히힛.
이책이 우리나라에 번역된 건 처음이구요, 번역물이 돌아다니기는 했었대요. 그게 꽤 유명해서 단막극으로 만들어지고 그랬다더라구요. 책 뒤에 해설에 그렇게 나오더라구요. 책은 얇은데 참 좋아요. 치니님, 읽어보세요.

깐따삐야 2010-12-2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네요. 누군가 심신을 녹여줄 뜨거운 술을 권하면서 그건 나쁜 삶이 아니야, 말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10-12-30 09:29   좋아요 0 | URL
그치요? 넌 잘 살고 있어, 니가 살고 있는 건 나쁜 삶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면서 뜨거운 술을 권해준다면, 와- 정말 인생 잘 살았다고 느껴지지 않을까요?
영화 [밀크]에 보면 하비 밀크가 죽기전에 자신의 애인과 통화를 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때 애인이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 라고 말해요. 그때 저는 정말 너무 좋아서, 저런 말을 들었다면 저 사람은 죽기전에 후회가 덜할거야, 싶더라구요. 우리에겐 그런말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한건가봐요.

2010-12-29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9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0-12-2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길,과 좋다는 문장이 이렇게 궁합이 잘 맞다니요~~
제 20년 지기는 세계지도를 좋아해서 방바닥에다 세계지도를 쬑 깔았다는. 자기는 세계지도가 깔긴 방바닥을 걸으면서 유럽을 갔다오고 아시아를 여행한다는 맘으로.

다락방 2010-12-30 09:31   좋아요 0 | URL
더 심한 욕으로 쓰려다가 검열검열 ㅎㅎ

저는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싶은 바람같은건 없지만 방 안에 세계지도를 걸어두어야 겠어요. 그냥 보고 있기만 해도 뭔가 벅찰것 같아요. 예전에 종이로 된 지도를 방안에 테이프로 붙여두었는데 자꾸만 떨어져가지고 ㅠㅠ 이젠 좀 좋은 지도를 마련해야겠어요.

마노아 2010-12-3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을 아름답게 만져주는 어여쁜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받은 위로를 나눠줄 줄 아는 따뜻한 다락방님!
북풍이 휘몰아치는 곳에서도 다락방님과 손을 잡고 있으면 이 글처럼 따뜻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0-12-30 09:31   좋아요 0 | URL
북풍이 휘몰아치든 그렇지않든, 마노아님, 우리 손을 굳게 잡읍시다. 나는 손이 좀 찬 여자사람이지만, 마노아님을 만나기 전에는 항상 데펴두도록 할게요. 엉덩이에다가 좀 넣어두고 있는다든가 해서..(응?)
( '')

jongheuk 2010-12-3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도 드디어 저의 서재에 글을 남겨 보았어요 으하하

다락방 2010-12-30 16:43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퍼스나콘이 여자사람이네요! 사람들이 종혁씨 여자사람인줄 알겠다. 그렇게 알게 냅둬야지. 으하하하하하하하. 내가 가서 리뷰 읽어볼게요. 바람의 그림자 서평이네요! 히히
아 맞다. 즐찾도 추가했어요. 리뷰 많이 많이 써요, 알았죠?

jongheuk 2010-12-30 17:24   좋아요 0 | URL
이거 바꾸려고 하는데 자꾸 에러가 나서 일단 그냥 두고 있어요;

전 온라인상에서 진짛게 여자로 오인받은 적도 있기 때문에 뭐 견딜만 합니다. 다음 책으로 뭘 읽을까 책장을 가만히 보는데 다락방님께서 보내주신 책들이 많이 쌓여 있더라구요. 밀린 숙제 정리할 겸 하나 읽을까 해요.

다락방 2010-12-30 17:2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맞아. 나도 여자라고 생각했었잖아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며칠후면 내가 보낸 말랑말랑한 책 도착할테니, 그것도 읽고 감상 써봐요. 내가 완전 열심히 읽을게요! 아, 신난다!

2010-12-31 0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31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12-3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제목이 이거였구나. 언젠가 단막드라마로 만들어진 걸 보고 몇일 잠이 안왔어요. 연말에 이걸 읽다니 강하다 다락방님은!

다락방 2010-12-31 09:28   좋아요 0 | URL
훗. 강한 여자사람 다락방입니다. 잠깐 주저앉기도 하지만 금세 일어서는 여자사람이에요, 난.
이 책 정말 좋아요, 휘모리님.
:)

sjm 2010-12-3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 책 정말 좋았는데, 페이퍼로 보게 되어 더욱 좋네요.

다락방 2010-12-31 09:52   좋아요 0 | URL
위로가 되는 단편집이에요. :)

sweetrain 2010-12-3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참 삶이 힘들었고 제가 원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젊고, 제 눈에는 아름다우니까.
...제 삶도 쉽게 끝장나지 않아요.
그까짓 남자 하나때문에 끝내기에는, 앞으로 남은 저의 인생이 너무 기니까요.

다락방 2011-01-01 11:01   좋아요 0 | URL
그까짓 남자가 인생을 끝나는 이유가 되기에는 너무나 사소합니다.
저는 때로는 책에서, 영화에서, 그리고 음악에서 위로를 받곤 하는데 스윗레인님에게는 어떤것들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위로가 될 만한걸 찾아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여주세요. 나를 가장 사랑할 수 있는건 결국 나 자신밖에 없는 것 같으니까요.

Kir 2011-01-0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의 언젠가 베스트셀러 극장으로 봤던 기억이 나서 신간 리스트를 보다가 보관함에 담아두었어요.
그런데, 다락방님은 원작을 읽으셨군요! 게다가 저의 주춤하는 초강력 지름신을 자극하시는 페이퍼까지......

다락방 2011-01-02 01:52   좋아요 0 | URL
하하. Kircheis님, 이 작품은 겨울에 읽기에 퍽 만족스런 작품이에요. 좀전에 친구랑 통화하면서도 이 책 얘기했어요. 좋았다고. 그런데 저는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 극장으로 나왔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야 알았는데, Kircheis님은 보기까지 하셨군요! 단막극으로는 어떻게 꾸몄을지 궁금해요. 그런데 저는 가능하면 독일 단막극으로 보고 싶어요. [곰스크로 가는 기차]는 물론, [럼주차]도 좋아요!


2011-01-04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4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는, 

거지같은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업무적으로도 나는 지칠대로 지쳐있었고 평소보다 조금 늦은 퇴근길, 월요일 저녁이니 시사인을 사야겠다 싶어 지하철역의 가판대 앞으로 갔지만, 아 맞다! 난 지갑에 지금 백원짜리 하나도 없지. 이런 우라질. 그러면 서점가서 카드로 살까, 싶어서 잠실 교보에 갔다. 그런데 잡지 매대까지 갔는데 아씨.. 시사인을 못찾겠다. 안사, 안사련다. 그리고 나는 시집코너로 가서 『당신의 첫』이란 시집을 찾아본다. 거기에 실린 시를 읽고 싶어서. 그런데 잘 안찾아진다. 검색대에 시집의 제목을 쳐봤더니 시인 이름은 김혜순이란다. 다시 시집 코너로 가서 김혜순으로 찾는다. 찾았다. 

 

 

 

 

 

 

 

시집을 펼쳐 목차를 훑는다. 「당신의 첫」이란 제목으로는 시가 없지만, 「첫」 이라는 시가 있다. 그 시를 찾아 읽는다.

 

첫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그건 내가 모르지.
당신의 잠든 얼굴 속에서 슬며시 스며 나오는 당신의 첫.
당신이 여기 올 때 거기에서 가져온 것. 
나는 당신의 첫을 끊어버리고 싶어.
나는 당신의 얼굴, 그 속의 무엇을 질투하지?
무엇이 무엇인데? 그건 나도 모르지.
아마도 당신을 만든 당신 어머니의 첫 젖 같은 것.
그런 성분으로 만들어진 당신의 첫. 

 

당신은 사진첩을 열고 당신의 첫을 본다. 아마도
사진 속 첫이 당신을 생각한다. 생각한다고 생각한
다. 당신의 사랑하는 첫은 사진 속에 숨어 있는데,
당신의 손목은 이제 컴퓨터 자판의 벌판 위로 기차를
띄우고 첫, 첫, 첫, 첫, 기차의 칸칸을 더듬는다. 당
신의 첫. 어디에 숨어 있을까? 그 옛날 당신 몸속으
로 뿜어지던 엄마 젖으로 만든 수증기처럼 수줍고 더
운 첫. 뭉클뭉클 전율하며 당신 몸이 되던 첫. 첫을
만난 당신에겐 노을 속으로 기러기 때 지나갈 때 같
은 간지러움. 지금 당신이 나에게 작별의 편지를 쓰
고 있으므로, 당신의 첫은 살며시 웃고 있을까? 사진
속에서 더 열심히 당신을 생각하고 있을까? 엄마 뱃
속에 몸을 웅크리고 매달려 가던 당신의 무서운 첫
고독이여. 그 고독을 나누어 먹던 첫사랑이여. 세상
의 모든 첫 가슴엔 칼이 들어 있다. 첫처럼 매정한
것이 또 있을까. 첫은 항상 잘라버린다. 첫은 항상
죽는다. 첫이라고 부르는 순간 죽는다. 첫이 끊고 달
아난 당신의 입술 한 점. 첫. 첫. 첫. 첫.  자판의 레
일 위를 몸도 없이 혼자 달려가는 당신의 손목 두 개,
당신의 첫과 당신. 뿌연 달밤에 모가지가 두 개인 개
한 마리가 울부짖으며, 달려가며 찾고 있는 것, 잊어
버린 줄도 모르면서 잊어버린 것. 죽었다. 당신의 첫
은 죽었다. 당신의 관자놀이에 아직도 파닥이는 첫. 

 

당신의 첫, 나의 첫,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첫.
오늘 밤 처음 만난 것처럼 당신에게 다가가서
나는 첫을 잃었어요 당신도 그런가요 그럼 손 잡
고 뽀뽀라도?
그렇게 말할까요? 

 

그리고 그때 당신의 첫은 끝, 꽃, 꺼억.
죽었다. 주 긋 다. 주깄다.
그렇게 말해줄까요? 

 

당신의 첫, 을 질투한다던, 부러워 한다던 내 모든 말들은 진심이었다. 이 시가 대신 말해주듯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질투하는 것, 당신의 첫. 그러나 당신이 뭘 질투하는지, 뭘 부러워하는지를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펼쳐든 시집에서 만난 이 시의 첫줄은 '내 맘같은 시' 였다. 그리고 이 시의 3연, 그럼 손 잡고 뽀뽀라도? 라고 하는 부분도 역시 내 맘같았다. 마지막 연의 당신의 모든 첫, 은 다 죽었다고 말하는 것도 나이고 싶었다. 나는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당신에게 첫, 은 어떤 의미인가요? 첫, 이 들어간 그 모든 것들을 잊지 못하나요? 당신은 이미 경험해 볼 모든 것을 경험해봤을테니, 나는 당신에게 그 어떤 형태로든 첫, 으로 기억되지는 못할텐데. 그러니 당신의 첫, 을 다 지워버리고 싶고 다 죽여버리고 싶어요, 라고 매정하게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 시의 두번째 연은 아리송하다. 무슨 말인지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 싶다가 또 알것 같기도 하고. 어렵다. 이 시집을 집어 들고 계산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그리고 시들을 읽는데, 다 잘 모르겠다..........잘 모르면서 또 시집을 샀다...................이건 무슨 똥고집일까.............. 왜 서점에 가면 자꾸 시집을 사가지고 오는거야........... 

 

묻고 싶은게 많았다.
그리고, 많다.
그러나, 묻지 못할 것 같다.
아마도, 묻지 못하겠지. 

 

밤새 눈이 내렸고, 땅이 질척거렸고, 나는 미끄러웠고, 점심은 맛이 없었고,  

하고 싶은 말들은 삼켜졌다. 하고 싶은 말들을 삼켜봤자 배부른 것도 아닌데.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0-12-2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에서 다락방님이 구입한 '첫'시집은..... 무엇일까요?(퀴즈 프로그램 진행자 멘트로)
정답 적어주세요~!

다락방 2010-12-28 14:18   좋아요 0 | URL
제가 구입한 첫 시집은 아마도...고딩때(중딩땐가..)의 원태연? ㅎㅎ
그보다는 더 재밌는 퀴즈를 내는게 어떨까요? 다락방의 첫키스는 몇살? 뭐 이런걸로다가. 물론, 정답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만. ㅎㅎ

Mephistopheles 2010-12-28 14:22   좋아요 0 | URL
첫키스 같은 문제는 정답을 공개하지 않으실 경우 ARS로 정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많은 참여바랍니다.

무스탕 2010-12-28 14:23   좋아요 0 | URL
메피님. ARS보다 투표를 붙이세요 =3=3=3

다락방 2010-12-28 14:30   좋아요 0 | URL
제가 순진하고 고지식한 아이 였다는 데에 힌트가 있겠죠. 정답을 맞추기 위해서는. ㅎㅎ

무스탕 2010-12-2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다락방님 '첫'을 알아가는 시간인거에요?
그럼.. 다락방님의 첫 음주는 언제였을까요? +_+

다락방 2010-12-28 14:25   좋아요 0 | URL
이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그저 술을 마셔본 걸로 치자면 말입니다. 맥주 한모금, 그 때 처음 마셔봤지요. 하하하핫 본격적인 음주는 대딩때부터 였죠. 저는 모범적이며 순진한 여자아이 였습니다. 하핫

산사춘 2010-12-28 14:27   좋아요 0 | URL
그럼 전 다락방님의 첫 '주사'를 묻겠습니다.

다락방 2010-12-28 14:32   좋아요 0 | URL
주사라...주사라...음....첫 주사가 뭐였느냐면.....
아, 지저분한 녀석이 술 마시던 제 친구한테 지저분하게 찝적대길래 발로 차려고 했던게 주사라면 주사겠네요. 왜 어릴적 주사는 기억나는게 그것밖에 없지? 그래서 강남 한복판에서 제 양쪽팔을 남자 한명, 여자 한명이 붙들고 말렸어요. 제가 '저새끼 가만 안둬!' 라고 하도 난리를 치고 손과 발을 버둥대가지고 ;;

잡아줬기에 망정이지 안잡아줬으면 저 어쩔뻔했어요. 저 싸울줄도 모르는데 ㅠㅠ

2010-12-28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쎈연필 2010-12-2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정말 좋아해요.
늘 읽을수록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록새록 읽는 맛이 나요.

다락방 2010-12-28 18:52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저는 전체적으로 난해해서.. 읽을수록 새록새록 읽는 맛이 난다면 좀 더 자주 읽어봐야겠어요. :)

2010-12-28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0-12-28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좀 바보같아서 나의 첫,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게 많아요. 그런데 다락방님의 이 글을 읽으니 그런 내가 되게 밉네요.

다락방 2010-12-28 18:59   좋아요 0 | URL
저는 오히려 치니님의 이 댓글이 위로가 되는데요.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첫'에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을수도 있다는 걸, 치니님 댓글로 알게 되니까요. 저는 어떤 첫, 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의미를 두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봐, 그런데 제가 이제서야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저는 그 첫, 이 되지 못할까봐, 그게 야속하거든요.

Kitty 2010-12-29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락방님처럼 글을 쓰시는 분을 처음 봐요!!
뭐랄까...물론 사람마다 글을 쓰는게 백이면 백 다 다르지만 다락방님 글은 뭔가 독특한 느낌을 주거든요.
그러니까 다락방님은 제 첫, 입니다. ㅎㅎ

다락방 2010-12-29 09:35   좋아요 0 | URL
어므낫. Kitty님, 부끄러워요. 제가 누군가의 아무튼 뭔가든 첫, 이라니! 아웅 뿌듯해라. 멋져요.
히히 :D

마노아 2010-12-29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다락방님과 마신 맥주 500ml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마셔본 맥주였어요.
근데 난 오늘 맥주 1,330ml를 마셨지 뭐예요. 나의 '첫'이 너무 금방 깨져버려서 아쉬웠어요.
다락방님과 다시 '첫'을 만들어야겠어요!

다락방 2010-12-29 09:36   좋아요 0 | URL
아악, 마노아님의 1,330ml 맥주라니! 진짜요? 정말 그랬단 말예요? 나랑은 조만간 만나서 1,500ml 도전합시다!!

stillyours 2010-12-29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좋아할 줄 알았어요!
아-
아침에 건강검진 받느라 금식하고 골골댔는데
이제 점심 시간이에요.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

다락방 2010-12-29 13:35   좋아요 0 | URL
그래서 moon님, 점심은 맛있는 거 먹었어요? 행복 충만한 점심시간이었나요?

그렇지만요, moon님. 이 시집은 제게 너무 난해해요. 휴..

stillyours 2010-12-29 15:14   좋아요 0 | URL
나는 이 시집을
취했을 때만
펼쳐봐요 ㅋ
(점심은 진정 맛있게 먹었지요, 아 행복했음)

다락방 2010-12-30 09:32   좋아요 0 | URL
앗! 나도 취했을때만 펼쳐봐야겠어요. 히히

깐따삐야 2010-12-2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씀처럼 하고 싶은 말들을 삼켜봤자 배부른 것도 아닌데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놓아도 후련하지도 않아요. 역시 알라딘이 짱인가요. 결론이 왜...ㅠ

다락방 2010-12-30 09:34   좋아요 0 | URL
아! 깐따삐야님!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 놓아도 후련하지 않다니, 그렇죠, 정말 그렇죠! 뭔가 지금 삶의 진리를 깨달은것 같아요.

일전에 연애중일때 남자가 다른여자사람이랑 친하게 지낸 일이 있었어요. 물론 여자친구들이야 있겠고 많겠지만, 그 여자는 유독 신경쓰였거든요. 그래서 난 그가 그여자랑 만나고 다니는게 싫었어요. 거기에 대해 싫은소리를 하고 싶은데, 그걸 말하고나면 나도 그리고 그도 기분이 나빠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 말을 하지 않았었는데, 했더라도 뭔가 후련해지진 않았을 것 같아요.

거지같은 남자들...(결론이 왜 ㅠㅠ)

기억의집 2010-12-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울 이들이야말로 기분이 거지같었을거에요. 고양이 키우고 싶어해서 알러지테스트 받았는데 의사선생한테 절대 안된다는 말만 듣고 왔어요. 그 아이의 첫고양이가 될 수도 있었는데.

다락방 2010-12-30 10:29   좋아요 0 | URL
앗! 정말 거지같은 기분이었겠네요. 알러지라니 ㅠㅠ 첫고양이를 옆에 둘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을텐데!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건 정말 순간이군요. 어휴..orz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나는 대도시를 좋아한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굳이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으면, 나는 늘 대도시를 얘기했었다. 나는 도시에 가서 그 도시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 마트와 우체국과 백화점을 가보고 싶고, 지하철을 타보고 싶고, 서점과 레코드샵과 커다란 빌딩을 돌아다니고 싶다. 길에서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고 스쳐지나가고 어깨를 부딪치고도 싶다.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에서 어쩌다 한가한 자리를 발견하면 거기가 마치 내 자리인듯 앉아서 책도 읽고 싶고, 눈이 피곤하면 고개를 들어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멍하니 보고 있고 싶기도 하다. 내가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곳은 바다나 산이 아니라 대도시의 어느 귀퉁이 쯤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책을 읽고있다. 

 

 

 

 

 

 

 

 

"불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여기가 좋아요. 이곳에 온통 빠져 있답니다. 소도시적 환경 말이에요. 난 대도시와 복잡한 성적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열기 말이죠. 내게 대도시란 바로 그걸 뜻한답니다. 기차에서 내려 역 바깥으로 걸어나오면 후끈 몰아치는 열풍을 맞죠. 대기와 차들과 사람들의 열기. 음식과 쎅스의 열기. 거대한 빌딩들의 열기. 지하철과 터널에서 흘러나오는 열기 말이에요. 대도시에서는 기온이 항상 화씨 15도쯤 더 높아요. 열기가 인도에서 올라오고 오염된 하늘에서 떨어지죠. 버스들은 열기를 내뱉고, 열기는 쇼핑객들과 사무원들에게서도 발산되구요. 기반 시설 전체가 열에 바탕을 두고 필사적으로 열을 소모하고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죠." (p.21) 

책 속의 머레이 라는 등장인물이 하는 말인데, 머레이가 대도시를 싫어하는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대도시를 좋아한다. 대도시와 복잡한 성적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 말이, 열기, 라고 표현될 수 밖에는 없는 대도시가 나는 좋다. 어쩔 수 없이. 그리고 이 책도 좋다. 아직 200페이지 가량 밖에 읽지 못했는데 아주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

   
 

적당하기만 하다면 큰 몸집에는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고도 암시했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몸집이 있는 사람을 신뢰하는 법이라고. (p.18) 

 
   

내 몸에는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사람들이 나를 유독 신뢰하는 이유는 (응?) 아마도 나의 몸집에 있는 것 같다.  

 

『시크릿 가든』이라는 아주아주 유명한 드라마를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처음으로 봤다. 토요일 방송분에서는 현빈과 하지원이 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꽤 오래 (함께 자자고)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나는 마침 그때 우리집에 놀러온 여동생과 조카와 제부를 포함하여, 아빠 엄마 남동생까지 다 함께 텔레비젼 앞에 모여앉아 족발을 먹고 있었고, 술을 한잔 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가족 구성원으로서는 조금 뻘쭘했다. 제대로 화면을 쳐다보지 못하고 조카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족발을 집어 먹다가 했다. 제부는 나에게 말했다. 

"처형, 저 장면 제대로 못 쳐다보는데요?" 

나는 뭔가 들킨것 같아 그저 하하하, 하고 웃음으로 얼버무리는데, 옆에서 남동생이 말했다. 

"모르죠, 우리 큰누나가 엊그제 저런짓을 하다가 집에 왔는지도. 그래서 뻘쭘한지도."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이 드라마가 사람 죽이네, 진짜. 그리고 나는 문득 생각했다. 현빈 같은 남자가 옆에 누워있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그 눈과, 그 코와, 그 귀와, 그 입을 가진 남자가 내 옆에 그렇게 바싹 얼굴을 갖다 대고 누워있다면, 그렇다면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어쩌고는 내가 읊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읊고 자시고를 떠나서 부담스러워서 나는 침대를 박차고 나올 것 같다. 너처럼 찬란하게 빛나게 생긴 남자의 옆에 어떻게 감히 내가 눕니. 후아- 숨쉬는 방법을 나는 잊을지도 모르겠다.  

 

『빅토리아 시크릿 2010』패션쇼를 어제 케이블에서 봤다. 와- 진짜 입이 떡 벌어진다. 대체 저 여자들은 뭘 먹고 살까? 이슬? 풀? 저 여자들도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실까? 저 여자들도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지만 미친듯이 빡시게 운동하는걸까? 가릴곳만 간신히 가린 속옷을 입고 길고 길고 긴 다리로 런웨이를 행진하는 그녀들을 보는데 내 가슴이 다 뛴다. 멋지다. 여자로 태어난 이상, 죽기전에 한번쯤 저런 몸매로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저런 몸매였다면, 내 연애 이력도 좀 달라져있지 않을까? 저런 몸매였다면, 내 인생에 짝사랑 따위는 없지 않을까? 

 

 

그리고 크리스마스, 나는 나에게 줄 선물로 반지를 샀다. 나는 얇고 단순한 반지를 그러나 반짝거리는 반지를 내 손에 끼워주고 싶었다. 심플하고 우아한 반지를. 그러나 그런 반지를 손가락에 껴보니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내 손가락이 얼마나 짧고 굵은지를 미쳐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씨양). 반지들을 이것저것 끼워보고 나서야, 아뿔싸, 내가 생각한 옷이 나에게 맞지 않는 것처럼, 내가 생각한 반지도 나에게 맞지 않는구나, 하는 씁쓸함을 느꼈다. 그래서 끼워볼 생각도 안했던 유치한 반지를, 여동생의 강권에 못이겨 끼워봤다가, 샀다. 여동생이 자기가 추천한 반지라는 말을 사람들에게 하고 다니라고 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아무일도 없이. 그렇지만, 괜찮다, 

고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는 내년에 또 올테니까.

 


댓글(4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0-12-2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남자들은 좀 멍청한지라 진국인 여자를 못 알아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그나저나...

"적당하기만 하다면 큰 몸집에는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고도 암시했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몸집이 있는 사람을 신뢰하는 법이라고"

아주 좋네요 이 문구...므흐흐흐흐흐

paviana 2010-12-27 10:33   좋아요 0 | URL
메피님 ....'사람'을 신뢰하죠..곰의 탈을 쓴 여우가 아니라...ㅋㅋ

다락방 2010-12-27 13:12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저는 그래서 저를 좋아하는 남자를 아주 좋아합니다. 일단 사람 볼 줄 아는 제대로 된 남자인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드문 경우인데 그렇게 제대로 된 남자들이 아주아주 가끔 존재합니다. 이 세상 남자들이 모두 멍청하진 않은 것 같아요. 뭐, 지금은 제대로 멍청한 남자들만 득실대지만 말이죠. ㅠㅠ

저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 되 큰 몸집의 정직함에 대한 문장을 보고 이 책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움화화핫. 멋진 책인겁니다!

산사춘 2010-12-28 14:29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제 남자친구 참 똑똑하군요. (닭쵸!)
전 너무너무 정직하구요.

뱀발 : 저 팬심 주장하려고 새벽세시 주문했는데, 아직 안 왔어요. 노력할께요.

다락방 2010-12-28 14:35   좋아요 0 | URL
산사춘님! 꺄악 >.<
이제야 산사춘님을 제 진정한 팬으로 임명합니다. (읭?)
메피스토님과 마태우스님은 멘트쟁이 ㅠㅠ

산사춘님 남자친구는 정말 훌륭한 남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산사춘님의 몸은 정직하긴 하지만 글쎄요, '너무너무' 라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paviana 2010-12-2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다락님 주소 확보하고 카드도 샀는데...흑흑
그래요..크리스마스는 내년에도 또 오니까요. 내년을 기다려주세요.

다락방 2010-12-27 13:1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아니, 파비아나님. 주소 확보도 하고 카드도 샀는데, 그런데, 왜 저는 파비아나님의 카드를 못 받은겁니까? 네? 대답해 보세요! 네?!

2010-12-27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7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0-12-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굿모닝!!! 즐거운 -_- 연휴 다음날 월요일이에용. ;;

다락방님 반지 예뻐요!!! 저도 가느다랗고 심플한 반지를 좋아하지만 다락방님이 끼셔서 그런가, 여동생분이 잘 골라주셔서 그런가 반지 참 예쁜걸요. +_+;
제 크리스마스는 와인, 맥주와 함께 지나갔어요. 심지어 오늘 새벽엔 네시에 어쩐일로 잠이 깨버려서 와인 남은 걸 홀짝거렸어요. 라디오 틀어놓고 책읽을 때는 좋았는데.. 출근준비하면서 거울을 보니 볼이 빨개져 있더라는. 아침부터 말예요. 이젠 어쩔 수 없는 알코홀릭. ㅠ_ㅠ

오늘 직장 회식이에요. 밤에 또 부어라 마셔라 할 듯 ;;;

다락방 2010-12-28 11:27   좋아요 0 | URL
아니, 새벽 네시의 와인이라니! 그것은 대체 어떤 느낌입니까! 저도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눈이 많이 쌓였어요. 부츠를 신은 발이 눈 속으로 푹푹 빠져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부츠는 무적, 저를 지켜줬어요. 어쨌든 5분 지각했지만;;
저는 오늘은 제가 어찌될지 모르겠고,
내일은 회사 회식이 있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연말엔 그럽시다 우리. 안그러면 사는게 너무 빡시지 않습니까! 흑흑 ㅠㅠ

치니 2010-12-2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왔다 ~ 주말이랑 크리스마스 끼어가지고 그랬는지 다락방님 안 나타나던 지난 이틀이 왤케 길던지! ㅎㅎ

다락방 2010-12-28 11:28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히히히히 아 역시 치니님 밖에 없어용~ 다락방왔숑 다락방왔숑(시크릿 가든 이틀보고 폐인처럼 놀기 ㅎㅎ)

웽스북스 2010-12-28 12:44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다락방님 완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2-28 12:47   좋아요 0 | URL
현빈이 문자왔숑 문자왔숑 이러는데 저 쓰러질뻔 했지 뭡니까. 뿜었어요. 바뀐 라임이라지만 여튼.

꿈꾸는섬 2010-12-2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위해 반지를 사던 언니를 알아요. 자신을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 전 좋아요.^^
반지 너무 예뻐요!

다락방 2010-12-28 11:29   좋아요 0 | URL
제가 저를 사랑하지 않으면, 저는 지탱할 수 없으므로, 마음껏 사랑해줘야 합니다. 그나저나 반지의 할부가 걱정되서 이제 어쩌나 싶어요.
반지 예뻐요. 마음에 들어요, 저도. 헷 :)

깐따삐야 2010-12-2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현빈이 잘생겼다는 생각이 안 들까요. 아무런 아우라가 안 느껴져서 그런가. 여기저기서 돌 날라오는 소리가...! 다락방님의 반지는 하얀 손에 아주 잘 어울리고 이뻐요.

다락방 2010-12-28 11:30   좋아요 0 | URL
저도 아무 생각 없다가 토요일 시크릿가든 처음보고 오오오옷, 저 청년은 무언가, 싶었어요. 하지원이 달아나지 못하게 막 다리로 얽어가지고 ㅎㅎㅎㅎㅎ 얼굴 바싹 대고 옆에 누워있는데 ㅎㅎㅎㅎㅎ 아휴 그냥......저라면, 그러니까 제가 하지원이라면, 제가 현빈 옆에 누워있게 된다면, 저는,

소파에서 자겠습니다!!!!!

jongheuk 2010-12-2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암요. 몸매가 빅토리아시크릿에 나오는 사람들같았다면 다락방님 인생 자체가 달라졌을 겁니다. 연애하느라 (혹은 따라 붙는 남정네들 해치우느라) 지금처럼 좋은 책 많이 읽지도 못했을 거고, 몸매 관리하느라 맛있는 고기며 술이며 많이 먹지도 못했을 거예요. 어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_+

다락방 2010-12-28 11:31   좋아요 0 | URL
ㅎㅎ 내가 종혁씨 좋아한다고 말 했던가요? 2010년에도 말 했나요? 올해가 가기전에 다시 한번 말해야겠네요. 고기며 술을 많이 먹지 못하는 것이 끔찍하다고 말해주는 종혁씨가 좋아요!

헤죽헤죽 ^_______^

마노아 2010-12-2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사진으로는 얼마나 찬란한지 감이 잘 안 와요. 반지 구경 번개를 조만간 해야겠어요. 그때는 기필코 나의 손가락이 다락방님의 위로가 되줄 것 같아요. (>_<)

다락방 2010-12-28 11:3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마노아님의 손가락으로 위로를 받기 보다는 제 손을 드릴테니 마음껏 쪼물락 거리시구랴. ㅎㅎ
마노아님 만나는 날, 그 날 나의 손은 마노아님의 것.
내 두손을 잡고 마노아님 티셔츠 속으로 넣어서 배의 온기로 따뜻하게 데펴줘도 난 정말 괜춘할거에요. 볼이 빨개지겠죠. 홍야홍야~

아포지 2010-12-2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하네요....

다락방 2010-12-28 11:32   좋아요 0 | URL
어느 부분이 그리 짠하셨습니까!

'내 몸에는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 이 부분 입니까?

오랜만이네요, apouge 님! :)

카스피 2010-12-27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반지 낀 손이 참 이쁘신데요.조만간 그 손에 멋진 반지를 끼워줄 님이 나타나실 겁니다.그나저나 올 크리스마스는 밖에 나갔다 동사한 커플이 많다고 하네요 음 ㅎㅎㅎㅎ. 커플 지옥 솔로 천국 만쉐이~~~~~~~~~

다락방 2010-12-28 11:33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 당일에 반지 사러 나갔었는데 정말 춥더군요! 바람이 쌩쌩 불었어요. 어휴~

blanca 2010-12-27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다락방님, 반지. 저 반지 완전 이쁜데요. 족발 갑자기 지난 주에 4인분 시켜 둘이 밤새 먹고 담날에 남동생 불러 나머지를 처치시킨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아, 글구 저도 모델들 엄청 좋아해요. 고등학교때는 <탑모델>이라는 잡지 사보고 혼자 막 변태처럼 좋아하고 그랬는데. 그냥 그 찰나의 아름다움이 넘 매혹적이라서. 글구 다락방님 내년 크리스마스 엄청 화려하고 좋을 것이라고 미리 호언장담해 봅니다.

다락방 2010-12-28 11:34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에 족발을 마음껏 먹지 못해서 아직도 속이 후련하질 않아요. 그래서 조만간 족발을 마음껏 먹고 싶은 아주 작은 소망 혹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족발을 꼭 실컷, 배터지게 먹고 싶습니다!!!!!

저는 모델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는데, 빅토리아 시크릿 보는 순간 오우, 코피가 터질것 같더라구요. 그 긴다리로 막 성킁성큼 걷는데 어휴 정말 ㅠㅠ 그리고 손바닥 만한 천으로 그들의 가릴곳(?)을 가린 것도 무척 예뻤어요. 그들은 아름다웠어요! 죽기전에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모델로 참가해보고 싶은데, 이건 완전 미친꿈이겠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sslmo 2010-12-2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직업 상,그리고 약한 피부 덕에 저딴 걸 껴본 적이 없는 위인이랍니다.

반지 낀 손이 엄청 예쁘신 걸요,
저도 실제 반지 낀 손 보고 싶어요.

그땐 기필코 마노아님과 다락방님의 위로가 돼 드릴 거예요~^^

다락방 2010-12-28 11:35   좋아요 0 | URL
저게요 양철나무꾼님, 설정샷입니다. 제가 괜히 마우스를 쥐고 찍었겠습니까. 그나마 저러고 찍어야 손이 좀 이뻐보여서. 하하하핫

2010년엔 반지 낀 제 손을 실제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

2010-12-28 0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2-28 11:35   좋아요 0 | URL
나한테 새벽에 문자보내도 괜찮아요! 답해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12-28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10-12-28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에 읽기엔 [화이트 노이즈]는 좀 많이 꼬여 있는 책 같은데.. ^^;

빅토리아 시크릿 쇼는 저도 봤는데, 음.. 다들 너무 말랐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멋져 보인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데, 그건 그녀들의 마른 몸매 때문이 아니라 그게 아름다운거라고 스스로 믿는데서 오는 자신감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나도 내 살짝(응?) 나온 배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면 좀 더 멋져 보일까요?

다락방 2010-12-28 11:37   좋아요 0 | URL
저 책을 크리스마스 전에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200페이지 남짓이에요. 저 요즘 책을 안읽어요. 전 요즘 그저 멍때리다가 야한생각하다가..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오늘은 술을 마시고 뻗어볼까..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음, 그게 아름다운 거라고 스스로 믿는데서 오는 자신감, 이라니. 그렇다면 저도 이것은 정직한 몸이다, 라고 스스로 믿고 자신감을 가진다면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그 모델들 마르기는 했는데, 그렇기 말랐기 때문에 그 작고작은 속옷을 그토록 예쁘게 소화해낸 것 같아요. 흑흑

얼룩말 2010-12-2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토리아 시크릿 그 흑인 남자 가수 누굽니까
완전 멋있어요

다락방 2010-12-30 10:30   좋아요 0 | URL
몇년전에 그 무대에 져스틴 팀버레이크가 섰었거든요. 모델들 사이를 누비변서 sexy back ~ 막 이러는데 아휴 그냥 훅끈훅끈 ㅎㅎ

기억의집 2010-12-29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전 딱 2년만 일본 소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해요. 딱 이년만!
그들은 어떻게 살까 어차피 사람 사는 거 다 거기가 거긴데.....그래도 다른 나라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 여행자로서가 아닌.

빅토리아모델들은 거의 안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진짜 거의..........그래서 모델들은 먹는 거 때문에 그만두고싶어한다고 하더라구요.

다락방 2010-12-30 10:33   좋아요 0 | URL
전 물론 비쩍 마르게 태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설사 그랬다고 하더라도 모델을 못했을 것 같아요. 삼겹살과 소주를 대체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우아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일본의 소도시를 말씀하시니까, 전경린의 소설중 한대목이 떠오르네요. 옮겨볼게요.

"......당신은 아이들이 언제 다 자란다고 생각해요?"
"열여덟 살. 둘 다 열여덟 살을 넘기면 다 키운 거야......"
"나보다는 당신이 늦겠네요."
"나를 기다려줄 거야?"
희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나 기다려줄 거야?"
"당신이 지금이라고 할 때까지. 얼마든지...... 당신 아는 사람들이 다 죽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 죽고 이 세상에 우리 둘만 남을 때까지......"
"당신의 말은 늘 나를 놀라게 해. 당신 몸처럼."
기윤은 희우의 뒷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그때가 되면 우리 북해도로 여행을 가요. 그곳엔 하나 먹을 때마다 7년 젊어지는 검은 계란이 있대요."
"하하. 그런 이상한 계란이 있다고?"
"틀림없이 있어요. 7년씩 젊어진다는 검은 계란이."
"정말?"
"정말이라니까요. 북해도에 눈이 있는 만큼이나, 온천이 있는 만큼이나 확실히 있어요. 우리 그곳에 가면 검은 계란을 똑같이 두 개씩만 먹어요. 그리고 함께 20년만 더 살아요."(전경린, 부인내실의 철학 中)

2011-01-04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4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몇년째 계속해서 크리스마스때 듣는 캐롤은 제인 모나잇의 『This Christmas』였다. 나는 그 노래와 그 목소리가 너무나 좋아서(그녀의 몸매까지도!) 크리스마스가 되기도 전부터 늘 그 노래를 들으며 혼자 겨울을 맞곤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올해는 몇년전에 사두고 듣지 않았던 엔싱크의 앨범을 꺼냈다.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적에『Merry Christmas and Happy Holidays』란 노래가 너무 좋아서 사둔 앨범이었는데, 이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올해 처음 들어보았고, 실린 앨범의 제목 조차도 몇년만에 처음 보게됐다. 일단 내가 좋아했던 노래. Merry Christmas and Happy Holidays! 양쪽귀에 이어폰을 꼽고 듣노라면 신이 난다. 

 

 

 

그런데 나는 이 앨범의 맨 마지막에 실린 노래 제목을 보고 기절할 지경에 이른다. 제목이 무려, 무려, 

Kiss me and midnight.  

아, 뭐지, 이건 뭐지, 왜 이런 죽이는 제목을 이제야 알게 된거지? 그래서 순서대로 노래를 듣는 대신, 나는 이 노래를 먼저 재생시킨다. 

 

 

노래가 마구 좋지는 않은데 처음에 5, 4, 3, 2, 1..! 하는게 무척 신난다. 흑흑 ㅠㅠ 

 

Kiss me at midnight
(5...)
hey yeah...
(4...)
oh...
(3, 2, 1!)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are here
And when the timing's right
Kiss me at midnight


Kiss... 

I've been waiting for the special night
To be with you
The colors of Christmas are still shining bright
And I know what we're gonna do
Anticipating, music is playing
The magic is in the air
All through the season
Yo've been the reason
I have so much love to share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are here
And when the timing's right
Kiss me at midnight

Kiss...
Kiss me at midnight
Kiss...

We've been making promises in the dark
Our resolutions
As a brand new year is about to start
And we're together.
Celebrating, no more waiting
Our time has arrived
The beat in my heart
As the countdown starts
Just look into my eyes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are here
And when the timing's right
Kiss me at midnight

Baby, it's New Year's Eve 
Time we can believe
In making wishes
Dreams come true
Just for me and you

(break)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are here
And when the timing's right
Kiss me at midnight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are here
And when the timing's right
Kiss me at midnight

(to fade) Kiss me at midnight 
Dance until the morning light
Party into the New Year
All of my friends.... 

 

노래의 몇몇 가사에 밑줄을 좀 그을까 하다가 관둔다.  

 

 

그리고 어젯밤. 아주 추웠고, 나는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렌즈도 빼지 않은채로, 샤워도 하지 않은채로, 나는 책장에서 『올리브 키터리지』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내가 포스트잇 붙인 부분을 마구 뒤적였다.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았다. 

   
  소용돌이치며 두 사람을 집어삼키는 바닷물 속에 다시 잠겼을 때 그는 패티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녀의 팔을 꼭 붙잡았다. 널 놓지 않을게. 파도가 칠 때마다 햇살이 반짝이는 짠 바닷물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케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그 옛날 여왕처럼 줄넘기를 하던 소녀, 지금은 바다에 빠진 젖은 머리의 여인이 두 사람의 구조만을 바라며 바다의 힘만큼이나 격렬하게 그를 붙잡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p.86)  
   

  

아, 잊을뻔했네. 

메리 크리스마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10-12-2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내 친구 다락방~*

크리스마스때 여행가요. 여행길에 무슨책을 읽을까 내내 고민했는데 결정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 를 읽겠어요. ^^


레와 2010-12-24 09:36   좋아요 0 | URL
흠.. 밑에 글들을 다시 읽다가 [그저 좋은 사람]도 보고 싶은데..ㅎㅎ;

이 행복한 고민!

다락방 2010-12-24 09:42   좋아요 0 | URL
흐음. '크리스마스'의 '여행' 이라면 『그저 좋은 사람』보다는 『올리브 키터리지』가 낫겠어요. 그저 좋은 사람은 ... 크리스마스 지나고 읽어요.
:)

레와 2010-12-24 10:16   좋아요 0 | URL
응, 알았어요! ^^*

2010-12-24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6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10-12-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메리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 2010-12-26 19:31   좋아요 0 | URL
절망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난 후, 일요일을 앞둔 우울한 밤입니다.
잘 보내셨습니까? ㅎㅎ

섬사이 2010-12-2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님!
문득 다락방님이 스스로에게 예쁜 반지를 선물하셨을까, 궁금해져요.
알록달록 포스트잇이 갈피갈피에 삐죽삐죽 나와있는 책들이 주루룩 꽂혀있는
다락방님의 책장도 상상하게 되구요.
듣는 크리스마스 캐롤들이 저랑 너무 수준차이 나네요.
저는 아직 유아수준의 캐롤을 들어요.
우리집 꼬맹이 때문에..^^

다락방 2010-12-26 19:31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섬사이님 때문에 제가 페이퍼를 써야겠군요! 반지 샀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저의 책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일겁니다. 하핫

비연 2010-12-2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쿠리스마수, 다락방님^^

다락방 2010-12-26 19:32   좋아요 0 | URL
내년에 크리스마스가 또 다가온다는 사실만이 위안이 되는 그런 밤입니다, 비연님.
:)

자하(紫霞) 2010-12-2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 싱크라...
저도 왕년에 좋아했던 그룹입니다만, 저스틴 목소리가 들리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 2010-12-26 19:32   좋아요 0 | URL
오늘 케이블에서 빅토리아시크릿 2010 패션쇼를 보았어요.
몇년전에 그 무대에서 모델들과 함께 노래하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떠올랐습니다. 훗 :)

moonnight 2010-12-2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님 ^^
크리스마스는 그냥 휴일이 된지 오렌지지만 -_-; 좌우지간 오늘만 일하면 이틀 쉰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요. 히히 ^^

다락방 2010-12-26 19:33   좋아요 0 | URL
이틀 쉰다는 그 기쁜 사실을 이제는 잊을때가 됐어요. 네시간 반 후면 월요일 ㅠㅠ
내년 크리스마스는 올해보다 낫겠지요? ㅜㅡ

마노아 2010-12-2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 붙잡고 놓지 않을 소중한 다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 2010-12-26 19:33   좋아요 0 | URL
콘서트는 잘 다녀오셨어요?
마노아님 덕에 아주 좋은 일년을 보냈어요. 마노아님이 있어서 참 좋아요!
:)

치니 2010-12-24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이번 해 처음으로 제대로 캐롤 들었어요. ^-^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100% 감상하고 그걸 나눠주는 다락방님. 멋진 여자사람! 우리 내년에도 또 잘 놀아요 ~

다락방 2010-12-26 19:34   좋아요 2 | URL
네, 치니님. 우리 내년에도 잘 놉시다. 내년에는 더 멋진 캐롤로 찾아뵙겠습니다. (응?)

무스탕 2010-12-24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시간에 뭐하고 계실까요? 너무 추워서 얼른 삼겹살 구워 쐬주 한 잔 해야지 그러고 계실까요? ^^
다락방님을 꽉 붙잡고 놓지 않고 계신 마노아님을 묶어 놓으면 두 분 다 놓칠 걱정 없으려나요? ㅎㅎ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D

다락방 2010-12-26 19:35   좋아요 2 | URL
저는 지금 이시간, 난장판이 된 방안을 치우고 먼지를 닦고, 책들을 책장에 좀 꽂아 넣고, 율리시스를 쳐다보기만 하다가 음, 역시 나는 읽지 않겠어 라고 생각하고 책장에 꽂아넣고 콩나물과 버섯나물을 고추장과 함께 밥을 비벼먹고 커피를 내려 마시며 넷북 앞에 앉아서는 이대로 끝나버린, 기적없이 끝나버린 크리스마스를 서러워하고 있습니다. 흑흑.
무스탕님은 잘 보내셨습니까!

비로그인 2010-12-25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잊을뻔했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님! ^^

다락방 2010-12-26 19:36   좋아요 2 | URL
내년에도 잊지 말고 크리스마스 인사 나눕시다, 바람결님. 훗

기억의집 2010-12-29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Kiss me~~ 저는 올 크리스마스에는 If I could wrap up a kiss 들었어요,

다락방 2010-12-30 10:33   좋아요 2 | URL
크리스마스엔 역시 키스가 대세로군요! 하하
 

 

 

 

 

 

 

 

시사인을 늘 사서 읽지는 않고, 사서 읽는다고 해도 모든 기사를 빠짐없이 읽지는 않는다. 뒤에서부터 읽다가 다시 편집국장의 편지부터 읽다가 하는데, 그래서 대부분의 메인 기사를 안읽고 넘기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출근길, 뒤적뒤적 이다가 30페이지의 [교육 in- '행복한 진로학교' 강좌 중계 6] 을 읽었고, 그 짧은 시간에, 그 기사가 내 마음을 건드렸다. 

기사의 전문을 찾아 링크를 하고 싶었는데, 인터넷으로 시사인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찾을 수 없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인터넷으로는 한주일 느리다고 한다. 어쩔 수 없지.  

[세상의 평화를 일구는 어느 공정여행가의 직업 이야기- 임영신 대표]  

"실패할 기회 더 많이 줘야 잘하는 일 찾아" 

 

임영신 대표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얘기하고, 자신이 시민운동을 하게 된 계기라든가, 아름다운재단에 근무할 때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또한, 자신의 소중한 경험들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를 건드린 부분은 그녀가 이라크 여행에서의 가이드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이분은(화면을 가리키며)이라크에 여행 가서 만난 제 생애 첫 가이드 스와드 아줌마예요. 저는 가이드라는 의미를 이분을 통해 배웠어요. 제가 이라크에 갈 때는 일촉즉발이었어요. 이분과 같이 다니면서 기자들이, 그리고 제가 가장 많이 물은 질문이 뭐였을까요. "전쟁이 오고 있는데 두렵지 않나요?" 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통역을 하다 우리에게 묻더라고요. 너희는 우리에게 질문을 하고 왜 답에 귀 기울이지 않느냐고. 그녀는 CNN 이나 BBC 에서 출력한 그 데이터를 내려놓고, 지금 여기 우리가 말하는 진실에 귀 기울이라고 호통을 치더라고요. 

 
   

이 부분을 읽는데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혹은 알고자 했던 것은 진실이 아닌 다른 무엇이었을 거라는, 진실로 포장된 자기 좋을대로의 생각 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질문해놓고 그들의 답을 듣기 보다는, 그 질문을 '했다'는 것 자체로 그간 살아온건 아니었을까.  

   
 

친해지고 나니, 어느 날 밤 저에게 물어요. "너는 여기 왜 왔니?" 한국에서도 기자회견 때 '간지 나게' 답변을 해왔는데, 이분이 물으니까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이라크 전쟁을 막고 싶어서요, 라고 간신히 대답했더니 아줌마가 막 웃어요. 네가 온다고 막아질 것 같으면 몇 천만 되는 이라크 사람이 이러고 있겠느냐고. 그러더니 너는 결혼은 했니, 아이는 있니, 묻는거예요. 아이가 있다니까 등짝을 후려치면서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당장 짐 싸서 돌아가라고 하더라고요. 전쟁이 임박했을 때 제가 이라크에 남아서, 죽이는 자의 눈이 아니라 죽어가는 자의 눈으로 기록해 평화의 증인이 되고 싶다고 하자 저를 쳐다보면서 그러셨어요. "너는 이라크 사람의 눈으로 이 전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믿니?" 내가 대답을 못하자 나무라지는 않고 "내가 너의 눈으로 이 전쟁을 기록해주겠다" 라고 하셨어요. 너의 아들이 바로 너의 평화니까 돌아가라며 제 비자 연장 서류를 찢어버렸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과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 현재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런 기사들을 언제나 심드렁하게 읽지도 않고 넘겨오곤 했었다. 설사 읽어도 그다지 나를 움직이지도 못했고.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이 기사를 읽음으로써 내가 뭔가 달라졌다는 건 아니지만, 이 사람이 얘기한 과거는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 모두의 현재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사람의 현재가 이런 과거들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임영신 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검색해봤다. 

 

 

 

 

 

 

여행기에는 통 흥미가 없는 나지만, 임영신이 들려주는 여행이야기라면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그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많은 것들이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가 생겼다. 

 

이번호 시사인을 볼 만큼 다 보고난 후에는, 회사동료에게 주기로 했다. 동료가 내게 받아서 읽으려고 펼치다가 이 기사를 봤을때는, 내가 그은 빨간 밑줄을 보게 될 것이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10-12-22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건드렸다는 의미가 툭툭 치는 쨉이였을까요..
원투 스트레이트에 로우킥 콤비네이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것이었을까요?

다락방 2010-12-22 15:40   좋아요 0 | URL
툭, 쳤는데 제가 무릎을 꿇고 말았어요. ㅎㅎ

무스탕 2010-12-22 16:10   좋아요 0 | URL
툭, 친 건드린 부분이 마음이 아니고 무릎 뒤 오금팽이였나봐요 =3=3=3

너의 아들이 바로 너의 평화다.. 라는 부분 참 저릿하네요, 전

다락방 2010-12-22 16:15   좋아요 0 | URL
무릎 뒤 오금팽이 ㅋㅋㅋㅋㅋ

저는 '너희는 우리에게 질문을 하고 왜 답에 귀 기울이지 않느냐'는 부분에 아주 찔끔했어요.

레와 2010-12-22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읽고 따끈따끈한 페이퍼 써주세요!

헤헤..:)

다락방 2010-12-22 17:08   좋아요 0 | URL
아, 이 페이퍼 보고 저 책을 누가 준다고 했는데요, 그분이 그 책을 언제 줄지 모르겠네요. 아마 올해안에 받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너무 읽고 싶어서 일단 한권을 먼저 질러 말어 이러고 있어요.

웽스북스 2010-12-25 00: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누군지 몰라도 무지 게으른 분인가봐요
그분이 방법을 좀 고민해보겠다고 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은데, 쫌만 기둘려봐용 ㅋㅋㅋ

다락방 2010-12-26 19:37   좋아요 0 | URL
그분은 좀 게으르긴 하시지만(응?) 천재입니다. ㅎㅎㅎㅎㅎ

Arch 2010-12-2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때로 말뿐인 '의식'은 차라리 생각이 없는 것보다 나을게 없다는 생각을 해요. 요즘은 뭐 통 생각을 안해서 그런 구분조차 무의미하게 됐지만.
다락방님, '희망을 여행하라' 꼭 읽어보시면 지금보다 좀 더 따끔따끔, 훅훅 잽이 날라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몰라요. 전 그랬거든요.

다락방 2010-12-22 17:38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아치가 페이퍼 썼던거 기억났어요. 아치 페이퍼에서 본 책인데, 그 책을 쓴 사람이더군요. 네, 훅훅 잽이 날라오는 느낌을 받을 것 같고, 그 느낌을 저는 기대하고 있어요. 읽게 되면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아치한테 얘기할게요. 다락방의 순한 아치. 히히 :)

세실 2010-12-22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패할 기회 더 많이 줘야 잘하는 일 찾아" 요 표현 참 좋은데요.
그녀의 글은 삶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줄듯 합니다.

다락방 2010-12-23 09:10   좋아요 0 | URL
세실님이 선택하신 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은 알라딘 반값이라 저도 이미 사두었는데요, 아직 책장에 있어요. 세실님이 쓰신 글을 보니, 그 책을 읽어도 생각할게 많을 것 같아요.

임영신의 글을 얼른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 가르침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많은 깨달음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든요.

2010-12-26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6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