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Another Ye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쁘지 않지만 어쨌든,결혼하라는 잔소리 혹은 참견같은 영화.씁쓸하고 몹시 쓸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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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11-04-2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삶도 나쁘지 않겠구나 라는 그런 생각을 조금 했더라는.
아주 조금은 씁쓸하고, 조금은 부럽고, 어쨌든 사는건 저런거라는 씁쓸함이랄까나. :)

다락방 2011-04-25 09:58   좋아요 0 | URL
저 이 영화에 대해 길게 페이퍼 썼다가 스스로 구질구질해서 다 지워버렸어요.
이 영화속에서 병들고 아프고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은 모두 '혼자'였죠. 전 그게 너무 무섭더라구요. 어휴. 지독하게 쓸쓸한 영화였어요.

버벌 2011-04-25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지 않았어요. 볼까요? 움. 결혼과 잔소리 조합은 옳지 않은데..... ㅡㅡ;;;

다락방 2011-04-25 09:58   좋아요 0 | URL
전 제 결혼과 연애에 참견하는 모든것 혹은 모든 사람들이 끔찍해요. -_-

마노아 2011-04-2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하고 쓸쓸한 것은 닮아 있어요. 게다가 글자도 닮아 있네요. 어휴...

다락방 2011-04-25 11:0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닮아있어요. 씁쓸과 쓸쓸은.

레와 2011-04-2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 결혼과 연애에 참견하는 모든것 혹은 모든 사람들이 끔찍해요. 2222222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계속 말하는 인간들은 정녕 나랑 싸우자는 걸까요?!

다락방 2011-04-25 13:17   좋아요 0 | URL
내 인생은 내가 제일 많이 생각할텐데 대체 왜 자신들이 내 생각하는 것처럼 끼어들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토할것 같아요. 구역질나요.

섬사이 2011-04-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영화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였는데,,
결혼하라는 잔소리처럼 보이는 영화라면,
이미 결혼한 저에겐 어떻게 보일까요.
결혼을 미화한 영화라면 전 관심 꺼야할 것 같아요. ^^

다락방 2011-04-25 17:50   좋아요 0 | URL
결혼을 미화한 영화는 결코 아니에요, 섬사이님.
다만 혼자 사는 사람들의 결핍이 너무나 드러난달까요. 오히려 결혼해서 평화롭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드문가를 말해주기도 하는데, 저는 이 영화속의 모든 '혼자'의 입장과 마찬가지라 그런지 저 좋을대로 해석을 하게 되더라구요. 섬사이님은 저랑 다르게 봐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보고 감상 써주세요, 섬사이님. 읽어보고 싶어요, 섬사이님의 감상이요.
 

임태경을 좋아했다. 그의 목소리도 좋았고 그가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좋았고 말할때도 다정해서 좋았다. 그는 콘서트에서 노래가 끝나고 나면 한쪽팔을 가슴에 살포시 얹고 허리를 숙여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가 퍽이나 예의바른 남자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내가 그의 콘서트를 빠짐없이 보게 하는 이유중의 하나였다. 정중하게 노래를 부르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는 남자라니. 나는 그런 남자를 도무지 모른척 할 수 없는 것이다. 상대에게 존중받고 싶다면 나 먼저 상대를 존중하라고 했던가. 나는 그가 예의바른 남자라고 생각해서 그의 콘서트에는 늘 예쁜 옷을 입고 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했었다. 그의 노래가 끝나고 내가 박수를 칠 때, 그 때 그 박수는 그의 인사에 대한 답례이기도 했다. 나한테 그렇게 정중하게 대해줘서 고마워요. 나도 그럴게요.  

며칠전부터 임태경의 그 인사를 보고 싶었다. 정중하고 예의바른 인사. 잘 차려입은 남자의 근사한 인사. 그러나 그 인사를 볼 수가 없으니 나는 그저 그의 노래들만 들었다.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내내 듣는데 그의 인사가 생각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물론, 그가 결혼한 후로 나는 그를 향한 애정을 다 회수해 오긴 했지만(응?), 그래서 더이상 그의 콘서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그의 인사만큼은 정말 근사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복권에 당첨된 못생긴 남자가 예쁜 여자에게 자신과 함께 살아달라고 요구한다. 여자는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리고 그에게 말한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요."  

 

 

 

 

 

 

나는 그녀처럼 예쁜 여자가 대체 왜 남자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요'라고 요구를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는 여자를 원했고, 자신의 조건으로는 그녀를 옆에 둘 수 없다는 걸 알았고, 그러나 자신에게 많은 돈이 생기자 그녀가 그 조건때문에 자신의 옆에 있어줄 수 있으리라는 것도 알았으니, 그는 당연히 그녀에게 친절히 대해주지 않을까?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어떤 여자들은 아니, 대부분의 여자들은 친절하고 정중한 대우를 받고 싶어한다. 나와 함께 지내는 남자가 나에게 친절하지 않는다면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 남자가 내게 친절하지 않는다면 나 역시 그에게 친절하지 못할것이다. 때때로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의 '내게 친절하지 못함'은 치명적으로 아프다. 그가 나를 잃지 않으려면, 그리고 나 역시 그를 잃지 않으려면 그는 나에게 친절해야 한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줘요. 

 

48시간을 알아왔던 리 라이너 를 프랜시는 사랑하고 있다.  

   
 

"내 이름은 리 라이너입니다. 정말은 레오인데 사람들이 다 리라고 불러요. 만나게 돼서 정말 기뻐요. 미스 놀란."
그는 손을 내밀었다.
"저도 기뻐요, 라이너 하사님."
"아, 벌써 계급장을 봤어요? 그나저나 하루종일 일하셨으니까 배가 고프시겠어요. 저녁식사를 할 만한 어디 좋은 데 있습니까? 그러니까 정찬을 할 만한....." 
그는 행복하게 웃으며 말했다.
(p.306) 

 
   

48시간을 그와 내내 함께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를 사랑하고 있다.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여자와 이미 약혼한 상태지만 그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프랜시와 헤어졌고, 그러나 그는 그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빌어먹을 리 라이너 하사. 엿이나 먹으라지!

 

 

 

 

 

 

 

   
 

"어머니, 그가 나한테 밤을 같이 보내자고 했을 때 따라갔어야 했을까요?"
케이티는 알맞은 말을 고르느라고 한참을 생각했다.
"거짓말을 하지 마세요, 어머니. 진실을 말해주세요."
케이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거기엔 두 가지 진실이 있어. 어머니로서 나는 한 소녀가 낯선 남자랑 - 그 남자를 안 지 겨우 48시간도 안 되었으니까 - 자러 가는 일은 끔찍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해야겠지. 너한테 엄청난 일이 생길 수도 있었어. 너의 전 생애가 파괴될 수도 있었고. 이건 너의 어머니로서 내가 너에게 말해주는 진실이야. 그러나 여자로서....."
그녀는 망설이다 말했다.
"여자로서 너에게 진실을 말해주마. 그건 아주 아름다운 일이 될 수도 있었단다. 그건....... 네가 그런 식으로 사랑하는 일은 단 한번 밖에 없기 때문이야."
(p.323) 

 
   

만약 프랜시가 라이너 하사와 밤을 같이 보냈다면 그건 어머니의 말처럼 아주 아름다운 일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나 그 아름다운 일이 프랜시로 하여금 프랜시의 끔찍한 삶을 지탱하게 해줄 힘 센 추억이 됐을런지도 모른다. 물론, 명백한 사실은, 그 일은 좀처럼 잊을 수 없는 일이 될 거라는 것. 

 

 

친구와 나는 한 남자사람을 알고 있다. 친구와 나는 종종 그 남자사람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 정말 멋지지 않은가, 그는 정말 근사하지 않은가, 그는 정말 최고가 아닌가 하고. 우리 셋, 그러니까 나와 친구와 그 남자사람은 파전과 동동주를 함께 먹었는데, 다음날 친구와 나는 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정말 괜찮은 남자라고, 너무 근사한 남자라고. 그는 예의가 바르고 친절하고 다정하며 썩 훌륭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근사한 남자를 자신의 남자로 만들 수 있는 여자는 대체 어떤 여자일까, 라고. 그런 근사한 남자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는 여자는 대체 얼마만큼 근사한 여자일까, 하고. 

내가 어제 당신에게 멋지다고 말했던 건 진심이었어요. 
:) 

 

 

오후 14:42
이제야 어제 마신 술이 깬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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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임태경에게 큰 절도 받아봤어요. 설날에 뮤지컬 <모차르트>공연 보러갔더니 큰 절하고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라고 우렁차게 말했어요. 정중하게.

그 멋진 남자사람은, 호혹시, 송승준 편집장? ㅋ

다락방 2011-04-23 19:10   좋아요 0 | URL
임태경은 뮤지컬 참 못하지 않아요? 전 임태경 뮤지컬 볼때마다 실망을 해서 콘서트만 보러 가야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임태경 목소리는 참 좋아요. 다정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에요. 전 거친 남자보다는 부드러운 남자가 좋아요. 음....그런데 브론테님, 임태경 뮤지컬도 보러 다니시는군요! 아니, 스튜어디스가 하늘은 언제 날죠? 전시회 보고, 책 읽고, 뮤지컬까지. 하늘은 언제 나는겁니까, 대체!!


레와 2011-04-22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든 푹, 쓰러지고 싶어요. 빗물에 나의 에너지가 다 씻겨 나간거 같어. 뭐 그렇다고 비를 맞은건 아니고..ㅋㅋ
어제 쇼킹한 뉴스 덕분에 패닉이라오. 이 동네는 딴 세상 같아서 몽롱하네.

[회귀천 정사]를 다 읽고, 읽다 만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을라는데, 펼치기 싫으네.ㅋ


정말 사랑했을까? 후아.. 우리 태지오빠가.. 세상에.. -.-

다락방 2011-04-23 19:11   좋아요 0 | URL
ㅎㅎ 레와님도 서태지 좋아했었군요! 저도 고딩때 마스크하고 학교 다녔던 기억이 새롭네요. 동생들은 아직도 그얘기를 하는데..저는 고딩때 최악의 외모를 갖고 있었죠. 부끄러운..(그런데 이 얘기를 갑자기 왜..)

날씨 좋은 토요일(아, 물론 여기는 추웠지만 레와님 있는곳은 좋다고 했으니까) 잘 쉬었습니까? 전 정신차려보니 벌써 저녁 일곱시가 넘었네요. 슬퍼라.

sslmo 2011-04-22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에 예식장에 갔는데...그러니까 축가로 this is the moment이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그래서 임태경이 생각났었죠.
세상의 참 많은 사람을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몇몇 사람들이 제게는 존재하지요~^^

다락방 2011-04-23 19:13   좋아요 0 | URL
아, 축가로 부르기도 좋은 노래군요. 가사중에 신이여, 허락하소서, 라는 부분이 있잖아요. 전 임태경이 부를때 그 부분이 가장 좋더라구요. 신이 허락해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말 그대로 좋아하는거죠. 거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되어버리면 그건 사랑 아닐까요? 그렇기에 몇몇 밖에 존재할 수 없는거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됐든, 해버리면, 사랑이죠.

무스탕 2011-04-2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뭐래도 전 임태경이 뮤지컬 불의검에서 부른 노래들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그대도 살아주오'를 부를때 을~매나 애절했다고요 ㅠ.ㅠ

혹시 14시 42분 현재 속이랑 정신랑 좀 수습됐으니 맑은 정신과 몸으로 술마시러 가자! 이러는거 아니죠? ㅎㅎ

다락방 2011-04-23 19:14   좋아요 0 | URL
저는 그 뮤지컬을 본 적은 없고 콘서트에서 임태경이 그 노래 부르는 건 봤었어요. 오, 좋구나 했었는데 그때 콘서트때 이 노래 부르는걸 보고 듣다가 기절한거거든요. 옆의 친구에게 대체 이 노래는 뭐야, 했더니 지킬앤 하이드에 나오는 노래라고 하더라구요. 오, 그렇구나, 했습니다.

무스탕님 쪽집게. ㅠㅠ
어젯밤에는 맑은 정신으로 그러나 피곤한 몸뚱아리로 또 맥주를 마셨어요. 덕분에 토요일인 오늘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간신히 일어나 세수하고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차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토요일이 다 갔네요. 히융 ㅠㅠ

2011-04-22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3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4-2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 리. 빌어먹을 리. 저는 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진심으로 들리지 않았어요. 나쁜 리. 분명히 저도 읽은 책인데 이렇게 보니 전혀 새롭게 느껴지네요. ^^. 지금 광주는 비가 옵니다. 캐비넷에 있던 우산중 하나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간답니다. 저도 취하고 싶어요. 정신없이 부어가며 잔을 부딪히고, 웃고, 떠들고 싶어요. 근래엔 그렇게 마셔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마실만한 사람이 없어졌어요. 다들... 어디로. 내 술친구들은 어디로... ㅠㅠ 협소한 인간관계에 좌절을...... 더더욱 협소해 질 인간관계에 폭풍오열...을

Forgettable. 2011-04-23 02:08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저랑 다락방님이 쫌 괜찮은 술친구거든요. 후회안하실거에요. 서울 함오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4-23 19:18   좋아요 0 | URL
리. 리. 빌어먹을 리. 거지같은 자식. 고향에 가서 결혼이나 할 것이지 왜 나타나가지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말이죠. 저도 리가 싫었어요. 보자마자 프랜시한테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대해도 되겠느냐는 작업이나 해대고 말이죠. 아 짜증나. ㅠㅠ 그런데 또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아 짜증나요. 결혼을 안하겠다는 말은 대체 왜 하는겁니까!!!!!

버벌님.
저도 다들 어디로..내 술친구들은 어디로...... 뭐 이러고 있습니다만, 또 살다보니까 새로운 술친구가 생기기도 합디다. 그러니 너무 좌절하지 말아요. 마음만 먹으면 옆에 좋은 사람 두는건 가능한 일인것 같아요. 나이를 많이 먹어도 말이지요. 심지어 젊고 잘생긴 남자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어요. 폭풍오열, 집어치웁시다.


뽀님이 하는말을 들어봐요. 아웃겨. ㅋㅋㅋㅋㅋ 자기가 자기 입으로 괜찮대. ㅋㅋㅋㅋㅋ

버벌 2011-04-23 19:56   좋아요 0 | URL
언제부터인가 술자리에서 몸을 사리게 되요. 다음날 걱정 없이(술에 쩔어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쓴물이 나오는, 옳지 못한 파 절임 상태를 말 합니다) 술을 마시는 날이 있을까요?

뽀님. 서울 가면 가능한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소근(저도 꽤 괜찮은 술친구랍니다. 초반에 낯가림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요 ㅎㅎㅎㅎㅎ)
락방님. 젊고 잘생긴 남자들. 젊던가 잘생겼던가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제 앞에 앉아 잔을 채워준다면 저 충분히 만족할겁니다.(둘 다여도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0-0;; 온갖 애정을 베풀어주겠음)
저도 제입으로 술친구로 괜찮다 말했는데..... --> 어째요~

서울에 갈까요? 폭풍오열 ㅠㅠ

다락방 2011-04-23 20:01   좋아요 0 | URL
버벌님 왜이렇게 폭풍오열을.ㅎㅎ
일단 뽀님을 만나고 싶다면 조금 더 기다려요. 뽀님은 현재 캐나다에 있어요. 캐나다에서 현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죄다 울린 다음에 5월달에 돌아올 예정이랍니다. 그러니 조금 더 기다리셔야 괜찮은 술친구인 뽀님을 만날수 있을거에요. 하하하핫

저도 낯가림이 심해요.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만나는 자리 되게 어색해해요. 그렇지만 꾹 견디고 그 시간들을 이겨냅니다. (읭?)
젊고 잘생긴 남자들은 그런데...만나기가 쉽지는 않아요. ㅠㅠ
갑자기 폭풍오열에 저도 동참하고 싶은데요. 토요일 밤인데.

이리와요, 버벌님. 우리 함께 끌어안고 폭풍오열하며 술을 마십시다. 다음날 온몸의 구멍에서 쓴 물이 나오도록 해봅시다.

루쉰P 2011-04-23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그 근사한 남자를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어제 말한 진심이 통해서 말이죠. 의외로 다락방님의 글을 분석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를 보다 낮게 책정하시는 것 같아요. 충분히 근사한 남자를 잡을 수 있는 분이라 여겨지거든요. 서재를 둘러보세요. 이 얼마나 많은 다락방님의 팬들이 있습니까! 힘내삼!

다락방 2011-04-23 19:20   좋아요 0 | URL
루쉰님. 물론, 저도 제가 그 근사한 남자를 잡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제게 잡혀질 수 있는 남자는 아닙니다. 멋진 남자사람이죠. 후훗

갑자기 힘내라고 하시니 힘은 내겠지만 근데 왜 갑자기 힘을 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 힘 넘치는데요? ㅎㅎㅎㅎㅎ
토요일이 다 가고 있어요!

루쉰P 2011-04-23 21:25   좋아요 0 | URL
아..다락방님의 문장을 제가 잘못 읽은 듯합니다. ^^ 힘 내고 계신데 말이죠. 역시나 뭔가 아직도 글 읽는데 서툴러요.

그 남자가 아니더라도 분명 근사한 남자 잡으실 수 있을거에요. 전 다락방님 사진이 안젤리나 졸리라서 그런지 뭐랄까? 굉장한 매력을 뿜어내는 분일 것이라 지레 짐작 합니다. 다락방님도 저 별과 달, 해에게 빌어 드릴거에요. 멋진 남자사람 만나시라구요. ^^ 전 결심했거든요. 누군가를 위해 뭐라도 좋으니 노력하는 제가 되자고 말이죠. (아 멋져라...) 저도 근무하며 토요일을 정신 없이 보냈네요. ㅋㅋㅋ 일요일이 다가오니 기뻐용!!!

다락방 2011-04-25 14:03   좋아요 0 | URL
푸핫. 굉장한 매력...을 심지어 뿜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다니. 루쉰님, 오해에요. 제발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안젤리나 졸리는 훼이크죠. 신비감 조성 ( '')

일요일이 다가오니 기쁘다고 하셨는데 벌써 월요일 점심이 지났어요. 보아의 노래처럼, 지나가는 계절을 멈출 순 없네요. 지나가는 시간도 역시. 후아-

루쉰P 2011-04-26 00:08   좋아요 0 | URL
ㅋㅋ 전 항상 오해를 하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요. 푸훗.

Forgettable. 2011-04-2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임태경은 털이.......(기억하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1-04-23 11:17   좋아요 0 | URL
(저도 잊지 않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4-23 19:20   좋아요 0 | URL
털..
털 앞에서 나는 정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털..............................................

버벌 2011-04-23 19:58   좋아요 0 | URL
임태경도 털도 모르는 일인이라.... 검색해보고 나름 정보를 습득한 후에 돌아올게요.

다락방 2011-04-23 20:03   좋아요 0 | URL
아 그건 검색해도 안나올텐데요, 버벌님.
저렇게 다정하고 예쁘장하고 부드럽게 생긴 임태경이 가슴에 털이났고, 그래서 제가 몹시 당황하고 정신이 사나웠었던 기억이 있다, 뭐 그런겁니다. 저는 가슴에 털 난 남자를 절대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임태경 가슴의 털을 보니 참..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털을 싫어하는게 아닌건 아닌가 하는 뭐 그런 생각도 들고..아시겠어요? 그러니까 말 그대로 정신 사.납.다. 고요.
버벌님은 가슴에 털 난 남자를 좋아하나요?

다락방 2011-04-23 20:04   좋아요 0 | URL
아, 그런데 제가 임태경 가슴의 털을 직접 본건 아니에요. 괜히 오해하실라. 텔레비젼에서 봤어요. ㅎㅎ

버벌 2011-04-23 22:21   좋아요 0 | URL
저는... 털을 싫어합니다. ㅠㅠ 절대로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예전에 같이 일하던 닥터가 온몸에 털이 무성한 사람이었는데. 사람 좋은 인상에 정말 착하기까지 했던 그 분이. 싱긋 웃을때마다 제 시선은 팔목에 무성한 털에 고정. 시! 선! 고! 정!

Forgettable. 2011-04-25 06:30   좋아요 0 | URL
털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셔야........
없으면 매력없다니까요, 전 이제. -_-; 큰일 ㅋㅋ

다락방 2011-04-25 09:58   좋아요 0 | URL
아, 오늘은 어찌나 임태경하고 결혼하고 싶어지는지.....

2011-04-23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5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4-24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왕~ 봄 달같은 페이퍼 흐뭇하게 웃고 갑니다. 좀 자주 동동주에 파전을 드셔야겠군요! ㅎ

흠.. 이런 흐뭇함과는 별개로 월요일은 오고 있네요 ㅠㅠ

다락방 2011-04-25 10:00   좋아요 0 | URL
저 바람결님께 할말이 있는데 지금 너무 피곤해서 좀 쉬고 나중에 얘기해야겠어요. ㅎㅎ
피곤은 피곤이고 벌써 월요일 오전 열시. ㅠㅠ
 
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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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두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농담' 이다.-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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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11-04-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문장에도 삐툴빼툴한 자주색 밑줄이 쳐져 있겠군요.^^

다락방 2011-04-17 22:29   좋아요 0 | URL
주황색일걸요, 이 밑줄은? 저는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긋기 때문에. 그러나 삐뚤빼뚤은 맞습니다. 하하

루쉰P 2011-04-1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문장이지만 가슴에 팍 와닿네요. 예전에 호감을 품고 있던 여성분이 계셨어요. 어느 날 '난 루쉰p님 같은 거친 외모가 마음에 들어요'라는 농담 한 마디에 제 가슴 속에서는 대 폭풍을 만들었죠. 그래서 조금 친해질려고 던킨가서 커피라도 하나 사서 갔다 드리고 친절하게 말을 걸어 보았는데 정색을 하시며 싫다고 거절하시는 모습 속에서 커피를 잘 못 샀나해서 다른 걸 사갔는데 더 정색을 하시며 이런 것은 먹지 않으니 주지 말라며 진저리를 치시더라구요. 옆에서 보다 못한 친절한 여성동료가 저를 데리고 나가서 농담을 농담으로 잘 받아들이는 것도 삶의 진리니 정신차리고 살라고 조언을 해 주었죠. 만약 다락방님의 저 문장을 그 때 봤었더라면 전 '내 사랑 가지고 농담하지마!'라고 강하게 소리쳤을텐데.. 암튼 찌질한 청춘이에요. 푸훗.

다락방 2011-04-17 22:32   좋아요 0 | URL
농담은요, 루쉰님. 내가 웃으면서 동시에 상대도 웃어야 농담이라고 생각해요. 한쪽은 웃는데 다른 한쪽은 웃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농담이 될 수 없죠. 그때는 상대를 찌르는 말이 될 뿐이에요. 루쉰님은 그분의 말을 웃으며 그냥 넘길 수 없었는데, 그 분은 그것을 그냥 농담이라고 말해버리시다니. 잔인합니다. 저는 그래서 사랑에 농담이 끼어드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어요. 진심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도 싫어요. 입에 발린 말을 하는건, 사랑에 있어서는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남자들의 접대성 멘트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요. 그 모든 멘트들중에 어떤 것들에 저는 더 큰 의미를 둘 지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결과는 비극일 확률이 높잖아요.

일요일이 다 가고 있어요. 언더그라운드 얼른 다 읽으시고 산뜻한 책으로 한권 골라 읽으세요, 루쉰님.

루쉰P 2011-04-18 00:24   좋아요 0 | URL
가끔 다락방님의 댓글 중에서 굉장히 진지하신 멘트가 훅하고 나올 때가 있습니다. ^^ 네 맞아요. 다락방님의 말씀이 내가 웃으며 상대방도 웃는 것, 근데 제가 그 분을 좋아했던 마음 때문에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 했던 것 같아요. 잔인한 것은 그 여자도 저도 서로 잔인했던거죠.

맞아요. 저도 여성들의 접대성의 멘트를 끔찍이 싫어합니다. 그래서 뭐라 칭찬해주는 여성들의 목소리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그냥 텍스트 그대로 받아들일 뿐 그리 깊이 담아두지 않아요. 그게 제 생존비법이죠. 그리고 그렇게 상처가 굳어서 딱지가 돼 버리는 듯 합니다. ^^

네 일요일 다 갔어요. 옴진리교는 다 돌파했습니다. 산뜻한 책 좀 읽어야 겠어요. 다락방님 말씀처럼.
휴~ㅋㅋㅋ

다락방 2011-04-1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37, 총 131170 방문

1, 3, 7 의 날이로구나. 멋져..

루쉰P 2011-04-18 00:25   좋아요 0 | URL
대박이십니다. 오늘 방문객 137명 중 남자분의 비율이 121명이라 확신합니다. ^^ 뭔가 남자분들을 끄는 아우라가 있어요. ㅋㅋㅋ 다락방님은요.

다락방 2011-04-18 10:02   좋아요 0 | URL
남자들을 끄는 아우라, 라뇨. 불과 어제만해도 제 남동생은 제게 '누나는 남자들의 분노를 건드려' 라고 말했습니다. -_- 분노... orz

루쉰P 2011-04-19 09:05   좋아요 0 | URL
푸핫! 아침 출근해서 댓글 읽으며 커피 먹다가 뿜었어요. ㅋㅋㅋ 좋은 남동생을 두셨군요. 남동생들은 원래 누나 심장에 못을 박으며 성장합니다. 저도 제 누나에게 그런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했던 추억이 있네요. 물론 그러고 나서 얻어 터졌지만 말이에요. 항상 남동생들은 누나의 분노를 건드리죠. 케케케

원래 남동생들은 자신의 누나의 진면목을 모르기 마련입니다. 가족이라는 조건 때문에 우리 누나가 사회에서 미인인지 아우라를 품어 내는지 몰라요. 어린 시절부터 누나에게 맞고 심부름만 해야 했던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남성과 남동생의 시선을 틀립니다. ㅋㅋㅋ 안심하삼!!

다락방 2011-04-19 15:37   좋아요 0 | URL
루쉰님이 저를 본적이 없으시니 아우라...라는 단어를 꺼내시는겁니다. -_-

루쉰P 2011-04-19 16:1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저를 본적이 없으시니 이렇게 다정하게 답글을 남겨주시는 겁니다. 전 역사에 남을 추남이라는 소리도 들었거든요. -_-

버벌 2011-04-19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러울 뿐. (뭐가? 남자분들을 끄는 아우라.. 라는 루쉰님 말이요) 저는 피아노 치는 여자가 너무.. 너무 외설적으로만 기억을 하고 있나봐요. 좋은 기억이 없는 책이에요. ㅠㅠ 왜 이러지? 왜 이러지? 왜 이러니! 왜 이러니!

Forgettable. 2011-04-19 14:51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전에 에디님 서재에서도 순진해보이는 댓글 남기시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귀여우심 ㅋㅋ

다락방 2011-04-19 15:36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린시절에 읽었다면 아마도 외설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지금 읽으니 슬프더라구요. 영화로 봤을때는 여자가 편집증적으로 변해가는구나, 점점. 이렇게 밖에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어떤 작품이든 언제 만나느냐도 꽤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뽀님,
버벌님도 순진하고 저도 순진해요. 우리는 순진한 여자사람들입니다. ㅎㅎ

버벌 2011-04-19 19:55   좋아요 0 | URL
저 뽀님을 엄청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귀엽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제가. 제가요 ㅠㅠ

다락방 2011-04-20 09:00   좋아요 0 | URL
하하 버벌님과 뽀님, 서로 사랑하며 지내도록 하세요. (으응?)

버벌 2011-04-21 00:36   좋아요 0 | URL
뽀님. 사... 사... 사..... 그냥 좋아합니다. *^^*


락방님 젊은 느티나무 여러사람에게 보라고 하고 있는데
저와 같은 느낌을 받는이가 없나봐요. 락방님에 저에게 말씀하신 그 느낌 그대로인...
젊은 느티나무 밀어주고 같은 느낌을 받는 남자와 결혼할까봐요. ㅋㅋㅋ

다락방 2011-04-21 08:43   좋아요 0 | URL
그런 남자를 만난다면요, 버벌님. 결혼해도 돼요. 정말로요.

Forgettable. 2011-04-1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락방님 남자분들을 끄는 아우라............... ㅋㅋㅋㅋㅋ
전 락방님이 오히려 여자분들에게 어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신선하네요.

어쨌든 전 반대로 예전에 애인에게 화를 불러일으키는 말들을 마구 해놓고, 장난이야. 라던가 내가 언제? 라던가 하며 어물쩡 넘어가려고 했던 적이 많기 때문에;; 반성중이에요.

다락방 2011-04-19 15:35   좋아요 0 | URL
저도 살다 살다 처음 들어보네요. 전 절 좋아하는 남자들을 존경하는데 말이죠. 오만년만에 사람볼줄 아는 남자로구나,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남자들을 끄는 아우라..라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모르는 저만의 아우라가 어딘가에 있나봐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일주일간 그놈의 아우라가 어디 붙어 있는지 좀 찾아봐야겠어요.

2011-04-20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1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4-20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은 밑줄긋기도 멋지구나.

다락방 2011-04-21 08:42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
:)

무스탕 2011-04-2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00, 총 131703 방문

오잇-! 백번째 방문자! 멋지죠? 그죠? :)

다락방 2011-04-22 08:10   좋아요 0 | URL
짱이네요, 무스탕님!!
:)

yo 2011-04-2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O oooh!... no comprendí nada. nada de nadaaa!

다락방 2011-04-25 13:12   좋아요 0 | URL
대체 뭔말인지.........모르겠어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핸드폰 사진첩에 있는 사진 몇개를 지워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이 사진을 봤다. 어젯밤이었다. 내가 길을 가다가 이 사진을 찍었나 보구나. 봄밤의 벚꽃. 밤 벚꽃. 그제서야 생각났다. 나는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 우동집에도 들렀다는 것을. 그러나 밤 열한시 반의 우동집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내가 앉을 자리가 없었다. 밤 열한시반에 우동을 먹는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을까? 나는 먹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그 시간에 우동은 참 간절했는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던 날을 기억한다. 여주인공이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아주 많이 등장하는데, 덕분에 이 영화를 보고 와인을 마시러 갔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때문에 기분이 아주 업 되었던 것도 생각이 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자는 키스를 하려고 하고, 여자는 키스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장면도 또렷하다. 그녀는 자신이 해온 그동안의 연애에 좌절하고 있었던 바, 쉽게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프랑스에서 온 남자 줄리앙과 주말을 함께 보내면서 사랑에 빠지게 됐다. 그런건 어쩔 수 없으니까. 영화속의 줄리앙은 영어가 서투르다. 배가 고프다(hungry)고 말해야 하는데 화가 난다(angry)라고 말해버리는 남자다. 그러나 그가 중요한 말들을 놓치는 법은 없다. 그녀의 친구가 그녀를 향한 줄리앙의 시선을 눈치채고 그에게 귀띔한다. 

she's very good girl 이라고. 줄리앙은 i know 라고 답한다. 술 취해 혼자 잠든 그녀를 줄리앙은 의자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불을 꺼준다. 아침에 일어난 그녀가 커피를 준비해 둔 줄리앙을 맞닥뜨리고 놀란다. 나는 당신이 어제 떠난 줄 알았는데. 줄리앙은 말한다. 나는 남아있다고. 

어제 이 영화를  DVD 로 다시 봤다. 어제 보고 유독 마음에 남았던 장면은, 그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그녀가 힘들어 할때의 줄리앙이었다. 힘들어하고 약을 먹고 침대에 엎드린 그녀를 보면서 줄리앙은 안아준다거나 그 자리를 피해준다거나 하는 대신에 그녀에게 묻는다. 너는 내가 너와 함께 있어주기를 원하니, 아니면 너를 혼자 있게 해주기를 원하니. 나는 그가 그렇게 묻는게 너무 좋았다. 그가 그녀에 대해 아는척 하지 않아서. 그녀가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어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럴때 그녀에겐 이런게 필요해, 라고 알아서 해주는 것도 좋지만, 어제 내 기분에는 그가 물어봐 주는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쪽이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줄리앙이 좋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안에서 줄리앙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녀와 재회한다. 여기에 어쩐일이냐고 묻고 여자는 공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줄리앙은 눈에 띄게 초조해한다. 그녀가 세시간 후면 떠난다고 말한다. 줄리앙은 그 긴 다리를 떤다. 그 짧은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대체 어떤 생각들이 오고갔을까. 그녀의 앞에서 초조한 마음에 다리를 떠는 줄리앙이라니.  

여자, 노라가 좋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키스도 제대로 못하는 여자. 그의 전화번호가 쓰여진 종이를 잃어버리고 패닉에 빠진 여자. 그래서 그를 결국은 만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좌절하는 여자. 그러나 그와 재회한 여자, 기꺼이 비행기를 놓쳐버린 여자.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한다. 이 영화는 최고다. 

 

친구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그 친구와 나는 주저앉고 싶을 때 서로에게 얘기한다. 우리는 서로의 기쁜일이나 슬픈일을 꼬치꼬치 묻지 않는다. 상대가 얘기하는 딱 그 만큼만을 듣고 거기에 반응한다. 우리는 내게 더 많은 것을 얘기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또 우리는 이건 너만 아는 비밀이야, 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서로에게 하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같아지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옷을 벗고 함께 목욕탕에 갈 만큼 친밀한 사이는 아니지만, 수시로 지금의 감정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서로에게 얘기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욕심내지 않는다. 쪽지에는 친구가 나와의 관계가 소중하다고 그래서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써있었다. 아! 나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니. 이런 사람이 내게 있다니. 이런 사람을 곁에 둔 나라는 인간은, 정말, 지독하게 멋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사하다. 젠장. 멋져.  

같이합시다, 노력. 혼자 노력하는 것 보다는 같이 하는게 낫겠죠. 여러모로. 

 

곧 비가 올 것 같다. 비 냄새가 비릿하게 공기중을 떠돈다. 비가 와도 괜찮다. 나는 사무실에 우산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세개씩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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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4-1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인연이, 그런 친구사이가 있다는 거,
우산을 세 개나 가지고 있어서 비가 와도 괜찮은 다락방님에게 있다는 거,
기분 좋네요. ^^

다락방 2011-04-15 17:20   좋아요 0 | URL
비가 올듯 올듯 하면서 오지는 않고 습기만 가득한채로 어둑어둑해지고 있어요.
저는 섬사이님이 안나 카레니나를 '그렇게' 읽어주셔서 참 좋아요.
:)

nada 2011-04-15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합시다, 노력.

이건 흡사 송편이 정원이에게 말하는 투를 떠오르게 하는군요.

락방님은 멋져요, 솔직히.

다락방 2011-04-15 17:21   좋아요 0 | URL
처음에 송편이라고 해서 유머하는줄 알았어요, 꽃양배추님. 그런데 정원이랑 연관시키면서 송편이 뭘까, 이랬는데 송편집장 ㅋㅋㅋㅋ 김석훈 ㅎㅎㅎㅎ

멋지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꽃양배추님.
저는 멋져요. 꽃양배추님이 멋지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니깐요.
으쓱.

개인주의 2011-04-1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한 사이. 좋은 인연을 두었군요.
친구인데도 이상한 질투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간혹 있잖아요.ㅋㅋ

다락방 2011-04-15 17:23   좋아요 0 | URL
다른사람에게 말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없이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전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 친구도 저를 그런쪽으로 믿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구요. 어떤 얘기를 해도 괜찮고 그렇다고 모든 얘기를 다 하지 않아도 좋으니, 정말 근사한 친구죠. 훗 :)

무스탕 2011-04-1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열한시반엔 우동 먹지 마요. 아침에 부으면 어쩌려구..;;
비가 올듯한 하늘을 조금전에 보고 들어왔어요. 요즘 비는 반갑지 않은 비라서 예고없이 내리면 참 미울거에요.
작년까지의 봄비는 꽃잎을 떨구지 않으면 반가웠는데 올해의 봄비는 '비' 라는 자체만으로 공포를 몰고오니 참 어쩌다 이리 됐는지 속상해요. 애들 가방엔 우산이 필수품이 되었구요.
오늘은 비가 오던 어쩌던 하여간 금요일 밤. 밤 열한시반에 우동을 먹고싶지 않도록 그 전에 포만감을 채워두시길 :)

다락방 2011-04-16 08:57   좋아요 0 | URL
흑흑 무스탕님.어제 아침, 상무님께서 다락방과장은 점점 몸이 더 좋아진다, 라고 하시던데 그건.... 제가 가끔 밤 열한시반에 혼자 우동을 먹기 때문일까요? 심지어 저는 그시간에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엊그제 우동집에 갔을때는 회식자리에서 소고기 잔뜩 흡입하고 간거였어요.제가 고픈건 배가 아닌거죠. 흑흑..여자한테 몸더 좋아졌다고 하는건 무슨 의미에요,무스탕님? 네?
저는 지금 공항 가는 지하철 안이에요. 비가 오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비가 오질 않네요. 무스탕님,주말 잘 보내세요!!
아 맞다! 월요일에 제가 이메일 쓰게 될거에요. 기대하셔요~~ :)

mira 2011-04-1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념에 젖게 하는 봄밤의 벛꽃향기가 블로그를 통해 날아오르네요 치열하고 초초했던 저의 어리고 유치햇던 봄밤이 기억이 나네요 사랑,친구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군요 ㅎㅎ

다락방 2011-04-17 01:25   좋아요 0 | URL
어린날은 유치했던 기억들만이 가득한가봐요. 저도 제 어린날을 떠올리면 참으로 유치하기만 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기억들은 싸그리 지워버리고 싶은데, 아마도 시간을 돌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또 똑같은 말을, 똑같은 행동을 할 것 같아요. 그게 자기 자신이니깐요.
봄밤에는 유독 기억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봄밤은 봄밤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이미 많은것들을 건드리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밤이 늦었어요. 편히 주무세요.

마노아 2011-04-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가 떠올라요.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적당히 마땅한 대꾸를 해준 훈이 말이에요.
지금은 부산에 있을까요, 돌아오는 중일까요, 이미 돌아왔을까요?
목요일에는 벚꽃 사진을 찍었는데 다락방님이 떠올랐어요. 다락방님은 수시로 떠올라요.
여러 곳에 다락방님이 있어요. 어디서든 볼 수 있어요.^^

다락방 2011-04-17 01:2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는 부산에 갔다가 돌아왔어요. 부산에서 친구와 스테이크를 먹고 심지어 샐러드도 소고기가 들어간 샐러드를 먹었는데, 그 뒤로 커피를 마시고 김해공항에 오니 또 배가 고프잖아요? 혼자 푸드코트에 가서 튀김우동을 먹었어요. ㅋㅋㅋㅋㅋ 먹고 바로 비행기 탑승해서 다시 서울로 왔는데 도넛츠가 너무 먹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김포공항에 던킨도넛츠는 보이질 않았어요. 슬퍼라.. 결국 집에 왔는데 온 몸이 녹초가 됐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하루만에 왕복하는건 진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볼때 저는 이미 국민체력을...(응?)
수시로 제가 떠오른다면 수시로 제 생각을 하세요. 그건 결코 나쁘지 않아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안그래도 마노아님 생각했는데 서재 들어왔더니 마노아님의 댓글이 있네요. 이런거 좋아요.
:)

버벌 2011-04-1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우산이 두개인데... 락방님 짱인듯. ㅡㅡ;;; 잘 다녀오셨어요? 저는 책 잘 읽었어요. 옛문체인데 전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느티나무 말고 가슴이 멍먹해지는 글들이 많더라구요. 잘 모르던 작가였는데 좋아하게 되버렸어요~~ ^^ 무리와 부조리.

다락방 2011-04-18 09:03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저는 강신재는 젊은 느티나무를 읽은게 다인데 다른 단편들도 좋았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 좋죠?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것이다, 라는 끝맺음이라니요, 흑흑. 설레임을 주는 소설이에요.
전 잘 다녀왔어요. 게다가 저 역시 베티 스미스의 [나를 있게 한 모든것들]을 다 읽었습니다. 주말에요. 다 읽고 카톡 보낼까 하다가 말았어요. 히히.

버벌 2011-04-19 03:08   좋아요 0 | URL
저는 단편집을 샀는데. 젊은 느티나무를 본 후에 처음부터 차례로 읽고 있거든요. 양공주에 관한 단편이 있었는데..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재미보다 이 느낌이 뭔지 모르겠어요. ^^ 저에게 설명을 좀. ㅎㅎ 베티 스미스 보셨구나. ^^ 저 역시 느티나무 읽고 카톡 보낼까 하다가. 말았어요 히히.

다락방 2011-04-18 22:38   좋아요 0 | URL
버벌님. 명령이에요. 이제 앞으로 나한테 카톡 보내고 싶으면 참지말아요. 참지말고 그냥 보내요. 알았어요??!!

버벌 2011-04-19 03:10   좋아요 0 | URL
네넷!!
 

- 며칠전, 팩스의 기록을 확인할 일이 있었는데 도무지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는거다. 팩스 제조회사로 몇번이고 전화를 걸어봤지만 전화는 잘 연결되지 않고 여섯시가 되자 영업시간이 끝났다는 멘트만 나왔다. 아 진짜. 똑같은 팩스를 타부서1 도 타부서2도 쓰고 있는 상황이라 나는 타부서1의 L 대리에게 그동안 내가 팩스 보낸 목록과 송신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목록이 있는데, 그걸 확인하고 싶은데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혹시 아느냐고 메신저로 물었다. L 대리는 모른다고 답했다. 타부서2의 Y 씨에게도 같은 걸 물었다. 역시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알았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이런 쓸모없는 젊은 남자들, 이라고 궁시렁 거렸다. 그러나 잠시후, Y 씨에게서 메신저가 왔다.  

[과장님. 이버튼 저버튼 다 눌러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요.] 

앗, 모른다고 하고 끝낼줄 알았더니 그걸 다 눌러보고 찾아봤구나. 기특해라. 나는 '나도 그래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심드렁하게 답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참 기특한 젊은이라고(응?) 생각했다. 그리고 또 잠시후 L 대리로부터 인터폰이 왔다. 

[과장님, 트랜스미션만 보시면 되는거에요?] 

아, 그것의 이름이 트랜스미션이구나.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L 대리는 찾았다면서 방법을 알려줬다. 일단 이 버튼을 누른다음에 거기서 무얼 누르고 하면서. 오오, L 대리도 찾아봤구나. 그리고 찾아냈구나. 후훗. 역시 기특한 젊은이야. 트랜스미션을 출력하게 되어 신나기도 했지만 이 기특한 젊은이들 때문에 더 기뻤다. 

나는, 말만 하면 다 되는구나. 다 들어줘. 훗. 

 

 

- 오늘 출근길 버스안에서는 갑자기 보아의 everlasting 이 너무 듣고 싶어졌다. 젠장. 나는 버스안에서 부랴부랴 스맛폰으로 멜론에 들어가 660원을 내고 음원을 결제한다. 사무실로 와서 피시로 들어가면 레인보우 포인트로 결제할 수도 있고, 알라딘에서 만약 판매한다면 마일리지로 살 수도 있는데, 그걸 못참고 결제. 그러니까 나는, 안녕이란 인사가 여행을 위한거면 가장 예쁜 미소로 나는 웃어줄텐데, 라는 가사가 정말 미치도록 그 순간에 듣고 싶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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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시간 멀리서 살아가며 그대와 잡은 이 손 놓치지 않을게요, 라고 말하는 가사도 좋지만 무엇보다 영원히 잊지않죠 하는 가사도 좋다. 아니, 그것은 좋은 것과는 다르다. 나는 여자가 잊지 않죠, 라고 말하는 것을 믿는다. 여자가 잊지 않는다고 하면, 정말 잊지 않는다. 여자들은 좀처럼 잊는 법이 없다. [나의 미카엘]에서의 한나도 처음 미카엘을 만나던 순간부터 결혼하고 난 이후의 순간들까지 잊지 않았다. 그리고 한나는 수시로 얘기한다. 나는 잊지 않았다, 라고.   

 

 

 

 

 

 

 

 

 

나 역시 잊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아홉시, 옷장에 기대어 주저 앉아 이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을, 봄비가 내렸던 어느 해 3월1일을, 발을 동동 구르며 택시를 잡던 날 밤의 나의 구두를 그리고 그 날 내가 뿌렸던 향수를, 혼자서 침대에 앉아 전화기 너머로 한시간 십분 이십팔초동안 이야기 했던 날 밤을. 나는 잊지 않았다. 잊지 않는다. 잊지 않을 것이다.  

한나는 집요하고 여자는 집요하다. 한나는 표독스러워지고 여자는 언제든 표독스러워질 수 있다. 에미도 그랬고 나도 그랬다. 표독스러운 자신을 표독스러워졌다고 깨닫는것도 누가 알려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안다. 그런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 역시 스스로 안다. 한나가 신경질적이 될 때, 에미가 집요해질 때, 나는 그녀들에게서 나를 본다.   

- 보아가 노래했듯이, 안녕이란 인사는 여행을 위한 것일때만 나는 웃어줄 수 있다. 그리고 보아가 노래했듯이 가슴을 펴보아도 고갤 숙여봐도 지나가는 계절을 멈출수는 없다. 좀처럼 꽃이 피지 않아 징징댔는데,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려고 하니 회사 근처에는 벚꽃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내가 술마시는 동안,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내가 꿈을 꾸는 동안, 내가 생각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동안, 벚꽃은 꽃을 피워냈다. 내가 징징대서도 아니고, 내가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해서도 아니다. 벚꽃은 내가 어디에서 무얼하든, 그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피었을 뿐. 그래서 나는, 

 

- 의리를 지키지 않을것이고 반칙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과격해질 것이다.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 오겠지만, 내 말을 들어주진 않겠지만, 그래도 바랄 수는 있으니, 나는 여름이 좀 더 빨리 오기를 바라야겠다.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는 여름이 제일 좋다. 다른 계절은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여름만큼 좋아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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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1-04-1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날 위한 페이퍼구만 ㅋㅋ

다락방 2011-04-14 10:2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니 왜 그런 생각을! ㅎㅎㅎㅎ

Forgettable. 2011-04-14 10:53   좋아요 0 | URL
제목부터가 ㅋㅋㅋㅋㅋ 날 염두해뒀어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4-14 11:42   좋아요 0 | URL
오해에요, 뽀.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1-04-14 11:4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아마도 뽀로롱은 지금 만취한 상태가 아닐까요? 네, 어쩌면 한수철님 탓일지도 모르겠어요. 음, 이건 뽀만이 정답을 알겠죠. 뽀로롱은 왜이렇게 된건가... ㅎㅎㅎ 아 점심먹기 전에 완전 빵 터졌네요. ㅎㅎㅎㅎㅎ

2011-04-14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1-04-1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잊지 못하는 날이있죠. 절대로 잊지 못하는 말도 있구요. 도무지 잊을 수가 없어요. ..... 생각나 버렸다. ㅠㅠ

다락방 2011-04-14 16:2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버벌님. 정말 그렇죠.
전 어떤 꿈도 잊지 못해요. 꿈 속에서의 상대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어떤 저녁도 어떤 밤도 잊지 못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버벌님.
아우, 가슴이 또 콱 막혀버리네요.

치니 2011-04-1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보아가 권보아로 나오네요? 이제 권보아로 활동하는 건가...

다락방 2011-04-14 16:28   좋아요 0 | URL
이 노래는 아주 오래전의 노래인데 왜 권보아로 나오는건지는 모르겠어요. 영상만든이의 장난인지 아니면 보아는 원래부터 권보아였는지....

sslmo 2011-04-1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이 제일 좋아요.
전 햇볕 쨍쨍 내려쬐는 과한 여름이 좋아요.

의리를 지키지 않을것이고 반칙할 것이고 지금보다도 훨씬 더 과격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의리를 지키고 반칙하지 않고 훨씬 부드러워 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모두가 사람이 일이면 인지상정이고, 자연이면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좀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전 아침저녁을 알 수 없는 조변석개형 인간이어서 everlasting을 맹세할 수는 없지만 말예요~

다락방 2011-04-14 16:31   좋아요 0 | URL
저는 여자들이 맨발에 샌들을 신고 다니는 여름이 좋아요. 부츠보다는 구두가, 구두보다는 샌들이 좋아요. 여자들은 여름에 가장 예뻐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름이 좋아요. 남자들이 반팔 입고 다니는 여름이 좋아요. 팔 근육을 보여주는 여름. 남자들은 여름에 가장 멋진 것 같아요.

의리를 지키고 반칙하지 않는 것은요, 양철댁님, 속이 썩어 나가는 일이라서 그래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일이고, 나를 죽이는 일이라서. 그래서 씩씩하게 살아가려면 의리 따위 좀 던져버리고, 반칙도 좀 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되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이 봄날에 앓아 눕겠어요.

everlasting, 은 그 누구도 어떤것에도 맹세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으니까요. 맹세는 너무 깨지기 쉬워요. everlasting 을 맹세하지 않는쪽이 조금 더 신뢰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인것 같아요, 양철댁님.

비로그인 2011-04-1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아의 성이 권씨였나요? 오호~ 처음 알았습니다. 권보아라... 어쩐지 보아 같지가 않아요^^

다락방 2011-04-14 16:32   좋아요 0 | URL
권보아가 도대체 왜 튀어나온건지는..저도 알 수 없어요. 배수아의 철수처럼요. (응?)

2011-04-14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15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