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이었나." 외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어느 날 밤에 자다 등에 심한 담이 결렸다고. 약상자를 뒤져 파스를 찾아냈지만 결리는 부위는 아무리 해도 손이 닿지 않는 곳이었고, 결국 외할머니는 약국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처음에 간 약국의 약사는 젊은 남자였다. 외할머니는 다른 약국으로 갔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있었다. "여덟 군데나 갔어요. 여자 약사를 찾아서." 외할머니는 마침내 찾은 여자 약사에게 파스를 붙여달라고 부탁을 했다. 약사의 손은 찼다. 등에 남아 있는 차가운 기운은 가게 문을 열고,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족발을 삶는 동안에도 가시지 않았다. 쓸쓸했다. 외할머니는 쓸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평생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며 살았다. 외로움에 빠지지 않는 것, 그것이 외할머니가 가진 전부였다. "그런데 겨우 파스 하나 때문에." (pp.142-143)  

 

 

 

 

 

 

 

이 책의 142쪽을 그리고 143쪽을 읽을때의 나는 출근길 버스 안이었다. 외할머니가 혼자 살면서 느끼는 그 쓸쓸함이 버스의 맨 뒷자석에 앉아있는 내게로 그대로 꽂혔다. 모든것이 꾹꾹 눌러담으면 넘치듯이, 아무리 도망가도 언젠가는 잡히게 되듯이, 외할머니의 쓸쓸함은 고작 파스, 파스 하나 때문에 바깥으로 넘쳐 흐르고 만다. 하! 내 외로움과 쓸쓸함을 인정해야 하는게 고작 파스 때문이라니. 그렇게 이를 악물고 더한일들을 견뎌왔건만. 

이 책의 89쪽을 읽을때는 어제 퇴근길의 지하철 안이었다. 나는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의 89쪽을 읽다가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사실 그 전부터 자꾸만 눈물은 고일랑 말랑 했더랬다. 그래서 나는 책을 덮었다. 나는 책을 덮으면서, 지금 사람들이 읽고 있는 책의 89페이지가 궁금했다. 당신이 읽고있는 책의 89페이지, 그 페이지에서 가장 슬픈 문장은 어떤 문장이냐고. 나는 아마 이런 문장을 얘기할 것 같다. 

할머니는 매일 큰삼촌의 방을 청소했다. (p.89) 

아니면 이 문장을 얘기할까? 

"내 자식이라고 모든걸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야." (p.89)

이 문장은 어떨까? 

"기억하면 죽지 않아." (p.89) 

이 문장부터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는 오랜만에 아침밥을 차렸다. (p.89) 

아니, 89페이지에서 울기 위해서는 88쪽까지가 모두 필요했다. 저 문장들에서 눈에 눈물을 가득 담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88쪽까지가 필요했다. 있어야 했다.  

이 책의 169쪽을 읽고 있는 현재, 이 책은 아름답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저마다 각자의 아픔과 각자의 행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아주 쉽게 얘기해주고 있고,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고도 조곤조곤 얘기해준다. 우리는 우리 서로가 서로의 책임이며 존재의 이유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어도 그렇고 혹은 저기 저 머나먼 곳에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어도 그렇다. 

 

 

아침이다. 프리실라 안의 a good day(morinig song)을 아침에 들으면 아주 다정해진다. 그래서 묻고 싶다.  

잘 잤어요?

 

 

 


morning
sunrise
open my eyes

and i can tell it's gonna be a good day
i can tell it's gonna be a good day

did you sleep well?
did you dream at all?
can you tell me the time?
on the alarm clock

i can tell it's gonna be a good day
i can tell it's gonna be a good day

but you can sleep in
you just keep dreamin
for us

did you sleep well? it's gonna be a good day. 

잘 자야죠. 당신과 나는 서로의 책임이고 서로의 존재 이유인데. 우리가 서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데. 

 

did you sleep well? it's gonna be a good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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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from 유리동물원 2011-05-12 16:07 
    다락방님,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신작인가 했더니 새벽세시의 영문판이네요. Love Virtually. 그러니까, 지금 당장 필요한 말은 It's gonna be a good day.
 
 
비로그인 2011-05-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시간마다 깼고 시간이 지루했어요. 어느 지점까지는. 그런 다음 다시 지속되었죠.

다락방 2011-05-12 11:47   좋아요 0 | URL
나도 몇번 깼어요. 그런데 나는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나는 늘 깨곤해요.

섬사이 2011-05-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염때문에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깨서 잠을 못 잤어요.
그래서 깨우는데도 벌떡 일어나지 않는 아들에게 좀 짜증을 냈어요. ㅠ.ㅠ

다락방 2011-05-12 11:47   좋아요 0 | URL
전 비염이 올듯말듯 하더니 안오고 있어요. 갑자기 건강체질이 된건가 싶어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염을 심하게 치르곤 했는데 이번엔 왜 잠잠한가 싶어 겁도 나요.
전 배가 고파서 짜증이나요, 섬사이님. ㅠ.ㅠ

stillyours 2011-05-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윤성희 소설을 읽다보면 늘,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 고민해요. 그러다 결국 웃어요.
다락방님은 울었구나.

다락방 2011-05-12 11:48   좋아요 0 | URL
웃기도 해요. 웃기도 하는데 눈물이 나요. 이 책 재미있어요, 문님.

pjy 2011-05-1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 felt refreshed after a good night's sleep. ^^;
I wish "Eat well, sleep well, bowel movement well, and avoid stress"

♥cheer up♥

다락방 2011-05-12 11:48   좋아요 0 | URL
치얼 업, 하니까 저는 건배, 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요, pjy님? ㅎㅎㅎㅎㅎ

pjy 2011-05-12 12:44   좋아요 0 | URL
저도 기왕에 영어인데 하면서 쓰긴썼는데요^^ 사실 맥주 캬~~ 생각나더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5-12 15:52   좋아요 0 | URL
pjy님하고 맥주 마시면 술값 안주값 엄청 나올것 같아요. ㅎㅎㅎㅎ 여행기 보니까 저처럼 인증샷이고 뭐고 일단 먹고보자 스타일이시던데 ㅎㅎㅎㅎㅎ

버벌 2011-05-13 19:52   좋아요 0 | URL
맥주 저도. 맥주와 멸치라는 아주 좋은 궁합을 마노아님이 일깨워주시더군요.

turnleft 2011-05-1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버스나 지하철에서 책 읽다 눈물이 나면 참 힘들어요. 저도 그럴 때는 서둘러 책을 닫고 창 밖 멀리를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나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안 울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냥 펑펑 울면서 책을 읽었어도 됐을텐데.. 흘러내릴 마스카라도 없구만.

한국 다녀온 이후로 사실 잠을 깊이 못 자고 있어요. 일주일 정도 바닥에 요 깔고 자서 그런지 살짝 허리가 아픈게.. 몸이 예전 같지가 않아요 ㅠ_ㅠ

다락방 2011-05-12 11: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턴님.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왜 안울지? 그냥 울어버리면 되잖아? 왜 울지 않으려고 하지? 그런데 이 생각을 지금은 하는데 또 막상 책을 읽고 그 상황이 되면 또 책장을 덮더라구요. 저도 흘러내릴 마스카라도 없는데요.

운동 하는데도 그래요? 왜 침대에서 안자요? 원래 침대에서 자지 않아요? 잘 자요, 깊이.

비로그인 2011-05-12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한 아침이었는데 다락방님 페이퍼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이상하죠 알라딘은? 서로 다른 것 같아도 같은 책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어요.. 저는 엄마 아빠가 미국에 비슷한 사고를 겪은 사람을 만나려 가려고 짐을 싸는 부분부터 갑자기 이 책이 못견디게 좋아져 버렸다지요.

다락방 2011-05-12 11:52   좋아요 0 | URL
아이가 빵공장 찾아갔어요, 만치님. 그래서 반장 아줌마를 만나요. 빵 맛이 변했다고 해놓고서는 갓 만들어진 빵을 먹어보고는 그렇지 않다고 해요. 그렇지만 이 아이를 이렇게 두고, 물론 아이를 사랑하는 삼촌과 고모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지만, 엽서를 자주 보내준다고 하지만, 이 아이가 자꾸만 빵을 먹어서 배가 나오는데도, 별자리를 외우는데도 먼 곳에 있는 부모가 저는 참 야속해요. 그게 또 슬퍼요.

웽스북스 2011-05-1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시는군요!!

다락방 2011-05-12 15:53   좋아요 0 | URL
재밌어요! 재밌는 책 읽을 때는 회사 좀 쉬라 그랬으면 좋겠어요. -_-

pjy 2011-05-13 12:39   좋아요 0 | URL
피가 되고 살이되는 소망같은 다락방님의 댓글에 또 한번 터집니다!!!!
재밌는 책 읽을 때는 회사 좀 쉬라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해예요^^ 저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아요~ 생각보다! 많이 먹는건 아니예요^^; 단지 급하게 먹을뿐~~

다락방 2011-05-13 17:5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급하게.. 아...슬픈 단어에요, 급하게. 도무지 남의 일이라고 그냥 넘길 수는 그런 일이네요. orz

치니 2011-05-1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자는 건 정말 중요해요. 다락방 님도 늘 쌔근쌔근 잘 자길.
구경꾼들, 보관함에 오래 담겨 있는 책인데, 읽어 봐야겠어요. 하지만 쓸쓸할 때는 피하고 싶어질 것 같아요.
이 글, 참 좋네요. :)

다락방 2011-05-12 15:55   좋아요 0 | URL
이게 반드시 쓸쓸하기만 한건 아니고 웃게도 하고 다정하게도 만들고 암튼 재미도 있고 그렇거든요. 다 좋은데, 하나 좀 걸리는게 있다면, 이 책은 좀 많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과 닮아있어요. 분명 재미있고 사람들을 보는 시선도 따뜻하고 그래서 좋다가도, 자꾸만 그 소설이 생각나서 별을 하나 빼게 되요. (그러니까 자꾸 따라한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신경쓰여요;;)

치니님,
우리 돈 걱정, 진드기 걱정 하지말고 늘 잘 잡시다!

마노아 2011-05-1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과 나는 서로의 책임이라고 해서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제 자리 바로 뒤에 교감샘과 온갖(?) 부장님들이 포진해 있어서 댓글도 못 달았는데 점심시간이라고 대놓고 인터넷 하고 있어요.^^ㅎㅎㅎ
어제 피곤해서 쓰러지듯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이 푸석푸석했어요. 다크써클 진한 얼굴로 옷은 교복처럼 생겨가지고 급식실에선 고딩 소리 들었어요. 아, 웃겨요.;;;

다락방 2011-05-13 08:38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우리는 우리가 서로의 책임이며, 서로의 존재 이유라고. 먼곳에 있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랑 전혀 연관없는 것도 아니라고. 우리는 어떤식으로 어디서 어떻게 얽혀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전 어제 이 [구경꾼들] 다 읽고 자느라 새벽에 잤어요. 그래서 졸려요.
고딩 소리 듣는 마노아님이라니! 멋져요!! ㅎㅎ

건조기후 2011-05-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번 자면 잘 안 깨요. 꿈도 거의 안 꾸고 미친듯이 잡니다 ㅎㅎ 잠은 항상 깰 틈도 없이 모자라요.
근데 안 깨고 쭉 자는 게 잘 잔 거냐..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거 같아요. 똑같이 푹 자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으음 진드기 얘기로 잠자리 사납게 만들어 놓으시구선 잘 잤느냐니... ;
페이퍼 구도 예술이에요 하하하.

다락방 2011-05-13 08:39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는 안 깨고 잘 잤던 것 같은데요 요즘은 안깨고 잔 적이 거의 없어요. 어쩌다 하루 있을까 말까. 그런데 저는 새벽에 자다 깨는걸 스스로 몹시 즐기는 타입이라 자기전에 오늘도 새벽에 깨야지, 하고 자요. 그리고 당연히 새벽에 깨겠지, 하고 자구요. 그러면 정말로 어김없이 깨요. 한번 깨면 새벽 네시일 때가 많구요, 그 이상이면 시간대가 가지각색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음...페이퍼의 구도를 예술로 잡는 그런 여자지요. 하하하하.

무스탕 2011-05-12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찍 해가 뜨는 바람에 일어나야 하는 시간보다 먼저 깨서 시계보고 다시 잠자곤 했는데 오늘 새벽엔 안깨고 아침까지 잘 잤어요.
덕분에 조금전에 영화볼때 안졸리고 끝까지 잘 보고 왔어요 :)

다락방 2011-05-13 08:40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도 잘 주무셨습니까, 무스탕님?

[써니]는 요즘에 개봉영화 보여달라는 아버지의 협박에(;;) 보여드려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영화에요. 아버지랑 어머니 두 분 보내드려야 겠어요. 훗

당고 2011-05-12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이번 주에 이 책을 읽었어요!
재밌지만 슬펐죠. 음음-

다락방 2011-05-13 08:4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책책책에 올라와 있나 싶어서 가봤는데 아직 이 얘기는 없더라구요. 전 별 넷과 셋 사이를 오가다가(다섯은 결코 될 수 없었어요) 결국 넷을 줬어요. 혼자서. 셋을 좀 넘어가서 말이지요.

HAE 2011-05-13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참 좋아요. 같이 술 마셔주는 친구같은 글이랄까. 여튼저튼 맨날 보기만 했는데 이젠 댓글도 달아볼래요. 어떻게 이렇게 계속 좋은 글을 쓰실 수 있는거죠? 다락방님 글 읽으면 같이 술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다락방 2011-05-13 08:42   좋아요 1 | URL
하하하하. 같이 술 마셔주는 친구같은 글, 이라니. 이거 정말 엄청난 칭찬인거죠? 고맙습니다, 한걸음씩님. 안그래도 한걸음씩님의 닉네임은 가끔 보아 왔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계속 좋은 글을 쓸 수 있냐고 물어주시다니, 흑흑, 아침부터 기분 좋은데요, 한걸음씩님. 그런데 저는 같이 술먹어도 그다지 특별할 건 없는 사람입니다. ㅎㅎㅎㅎㅎ

금요일입니다. 잘 주무셨습니까?
:)

레와 2011-05-1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책이 너무 궁금해졌음! 막 읽고 싶은데, 오늘 휴가 낼껄..ㅡ.ㅜ

'a good day' 노래는 나도 좋아해요! ^^

까오~ 내일은 샹그리라날이닷!!

다락방 2011-05-13 09:06   좋아요 0 | URL
책 받았어요, 레와님? ㅎㅎ

레와 2011-05-13 15:2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센스쟁이~

루쉰P 2011-05-1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인데 쓸쓸하다는 다락방님의 글에 왠지 저도 쓸쓸해지는 그런 생각이..뭐든 도움이 되드리고 싶은데 정말 저 봄들의 아지랑이에게 다락방님의 쓸쓸함을 지워줄 완전 남자 나오라고 외치고 있어요. 음...별로 도움은 안 되는 듯...죄송해요.

다락방 2011-05-13 18:02   좋아요 1 | URL
음...제 글 어디에 쓸쓸하다는 말이 있는지;; 책속의 인용문..말씀이신가요?
루쉰님, 저 안쓸쓸하구요, 그러니 저한테 뭐 도움 주실건 없으신데요. 물론 제가 쓸쓸하다고 해도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자신의 힘이 가장 필요할 거구요. 쓸쓸하다고 말하는건 책속의 등장인물이에요, 루쉰님. 그러니 죄송할 필요도 없으신 듯. 하핫;;

루쉰님. 저기서 약국 돌아다니면서 파스 사러 다닌 여자는 제가 아니에요. 저는 엄마랑 같이 살아서 파스 붙여줄 사람 있어요. orz

루쉰P 2011-05-13 18:57   좋아요 1 | URL
전 도대체 뭘 읽은거죠!!! 너무 놀라 다시 글을 봤는데 다락방님 말대로인데요. 저..정말..죄송해요. 잠깐 귀신 씌였나 봐요...

알로하 2011-05-20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1-05-20 13:37   좋아요 1 | URL
재미있습니다, 알로하님.
:)
 

 

처음에는 낄낄대고 웃을만큼 재미있기는 했는데  전체적으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끝까지 다 읽으니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없는 부분도 있고 그랬다.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다는데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고, 그것이 홍보 부족때문일까 싶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할만큼 재미있는 책인가 하면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미국사람들과 우리의 정서가 다른 탓이겠지만, 일전에 나는 대체 이 영화의 의미가 무엇인가 했던 [무서운 영화]도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 시리즈로 만들어지곤 했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어쩌면 이 책은 원서로 읽는다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거기까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작가는 여러가지 직업을 갖게 된다. 한 부유한 출판업자의 비서부터 이삿짐센터의 직원까지. 그런데 이삿짐 센터의 직원으로 일을 하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금방 못 참게 된 것도 있는데, 책이 지나치게 많은 집이었다. 그때껏 나는 책을 많이 가진 것을 존경할 일로 보았지만, 이삿짐센터 일을 시작한 뒤로는 무겁고 불편한 가식으로 여겨지기만 했다. 책보다 봉제 인형을 수집하는 사람이 대화할 때는 지루할지 몰라도 나는 이제 그들이 훨씬 좋았다. 음반 상자들도 골치였는데 나는 레코드판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아니면 한 사람이 다섯 장 이상 소장할 수 없도록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p.131) 

아, 나는 정말 어찌나 공감을 하고 웃었는지! 책을 많이 가진 상태에서 이사를 한다는 건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힘든일이다. 짐을 옮기는데 무겁기도 무겁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리할때가 더 짜증났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와서 내 방에 책장을 놓고, 그리고 책을 넣으려고 했는데, 방안에 널려진 책들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올랐던 것. 그렇게 일주일을 정리를 못하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해치우자 했지만, 그것 역시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은 화가 나서 이 책들을 다 태우리라 하고 생각하게 됐던거다. 그때의 내가 책에게 느낀 감정은 분노뿐이었다. 다른 감정은 없었다. 나는 책을 몇백권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나보다 책을 훨씬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은 대체 이사를 할때 그 책 정리를 며칠에 걸쳐서 할까? 그들은 분노를 느끼지 않을까? 그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 어떻게? 나는 대체 내가 이 많은 책들을 왜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조차 없었다. 

카셋트 테입도 마찬가지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그것들을 열심히 사 모아서 300개 정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사하고 나서 짐을 풀고 그것들을 정리하려니 죄다 내다버리고 싶은 심정이 된 거다. 가까스로 정리하긴 했지만 사실 이젠 그것들을 듣지도 않으니 내다버려도 상관 없을 것 같은 기분이긴 하다. 그러나 여기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온 그 시간과 힘이 너무나 아깝다. 다음에 이사갈 땐 버릴까? 

 

언젠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클럽]을 읽고 나는 그 책을 추천하면서 연인을 결정할 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준을 가진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 책속의 작가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의 작가는 동성애자인데 자신의 표현을 빌자면 '애인을 기준이 조금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식이다. 

내 애인이 되려면 메리트 담배를 피우면 안 되고, 카우보이 부츠를 갖고 있거나 신어도 안 되며, 라이트나 하트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먹어도 안 된다. 말솜씨가 중요하고, "젖꼭지 피어싱을 못 찾겠어" 나 "여기 이 문신이 내가 처음으로 새긴 것이야"라는 말을 뱉어도 안 된다. 거리 이름을 말할 때는 '피프티나인스와 렉스'라고 줄여서 말하면 안 되고, 특히 '매드애브'(매디슨애버뉴를 줄인 말-옮긴이)라고 말하면 절대 안 된다. 나보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되고, 노트북 컴퓨터에 시를 써서도, 낯선 청중 앞에서 시를 낭독해서도 안 된다. (p.246)

 

나의 포기할 수 없는 기준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생략하고, 다만 나도 줄여서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 동료 직원들(이라기 보다는 아주 젊은 직원들)이 아주 쉽게 줄임말을 쓰는 걸 보고 기절할 뻔 했다. 나는 대체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것. 나는 만약 줄임말을 쓰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으으, 정말 싫을 것 같다. 줄임말은 아니지만, 나는 특히 인터넷이나 메신저, 메세지로 '헐' 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보면 여자든 남자든 애든 어른이든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아, 나는 진짜 '헐'이란 말이 너무 싫어. 나도 몇번 써 본 적이 있는데 그 단어는 쓰면서도 기분이 더럽다. 이제 안 써야지. 안쓰도록 해야지.  헐..이 뭐냐, 헐이. 아, 싫어. 나는 상대가 나에게 '헐'이라는 단어를 쓰면 굉장히, 아주 굉장히 무시 당하는 기분이다. 

책을 읽다가 오타를 발견해서 출판사인 [웅진지식하우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탈자 신고를 하려고 했더니 회원가입을 하란다. 하!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서 오탈자 신고 안했다. 난 회원가입 진짜 싫어하거든. 

이 책 '데이비드 세다리스'의 [나도 말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읽고 싶으신 분,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읽은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으윽, 다른 사람들의 리뷰로 이미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는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읽는 순간이 괴로웠다. 벌레들의 사진을 보는 것도, 그 벌레들에 대한 상세 설명을 읽는것도 끔찍해.. 특히나 가장 끔찍한 건 집먼지진드기. 우리는 집먼지진드기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집먼지진드기의 도입부터 끔찍하다. 

당신이 2년 동안 같은 베개를 사용했다면, 그 무게의 10퍼센트는 죽은 집먼지 진드기와 그 배설물이 차지할 것이다. (p.50) 

윽 ㅠㅠ 싫어 ㅠㅠ 내 베개의 10프로가 죽은 집먼지 진드기와 그 배설물..orz
집먼지 진드기들은 인간의 죽은 피부를 먹고 산다고 한다. 특히 비듬.. 만약 집먼지 진드기들이 우리의 죽은 피부를 먹지 않는다면 우리 주변에는 온통 비듬이 쌓일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집먼지 진드기도 싫고 비듬도 싫어. ㅠㅠ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침대 속에 기어들어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먼지 진드기들이 날마다 "맛있겠다, 소금 좀 건네줘!" 하고 환호성을 올릴 것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인간의 각질만큼이나 애완동물의 몸에서 나온 각질도 좋아한다. (pp.52-53)  

아, 이쯤 되면 머리가 다 아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내 팔을 보고 머리를 긁고 등을 긁고 다리를 긁었다. 팔은 혹시라도 벼룩이 문 자국이라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발견하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건성건성 봤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모낭진드기 부분은 책을 던져버리고 싶게 만든다. 

우리 몸으로 잔치를 벌이는 모든 벌레들 가운데서 모낭진드기보다 더 엽기적이고 우리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도 없다. 우리들 대부분은 언제 조사를 하더라도 눈썹에 약 25개 이상의 모낭진드기를 갖고 있고, 눈 주변에 화장품이나 기름기 있는 물질을 바르는 사람은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 (p.60) 

세상에.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샤워를 했다. 원래 오늘은 집에서 얌전하게 자다가 책읽다가를 반복했으므로 샤워는 하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샤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샤워를 하면서 손에다 잔뜩 힘을 주고 눈썹을 막 문질렀다. 죽어,죽어,죽어버려! 하면서.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모두가 다 눈썹에 가지고 있는 모낭진드기를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구!' 하고 외치고 싶다. 아, 싫어..정말 싫어. 

 

진드기 생각 때문에 내가 오늘 좀처럼 잠을 잘 수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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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05-1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 저 주세요. 그리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탈자 신고를 하려고 했더니 회원가입을 하란다. 하! 어처구니가 없다." 바로 이때 "헐"이라고 하면 간편하고 좋아요.

다락방 2011-05-10 23:10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헐' 이라고 쓸뻔했어요. 그런데 앞으로 안쓰겠다고 했기때문에 의식적으로 '하' 로 바꾼거에요. 헐쓸뻔했네요. ㅎㅎ
네, 책 드릴게요. 비밀댓글로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좋네요. 팝님께 드릴 수 있다니. 히히

... 2011-05-1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당신은 혼자가 아니예요란 말은 진드기, 박테리아, 각종 벌레랑 함께 산다는 뜻인가요 ㅜㅜ
전 베개에 사는 박테리아가 변기의 이백배란 기사를 보고 이제 베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중. 아아아, 그래서 진드기 박멸 스프레이랑 침대아래 깔아두는 시트로 된 부직포도 샀어요. 삼개월간 진드기 없애준데요.

회원가입까지 해야하다니. 켁. 그냥 마음 속에 묻어두세요 하하.

다락방 2011-05-11 11:00   좋아요 0 | URL
네! 진드기, 벼룩, 바퀴벌레, 집게벌레..우린 이런것들과 다 함께 살고 있다고 ㅜㅜ
브론테님, 이 책을 읽어보면요 진드기를 없앨 수는 없대요. 세계적으로 가장 큰 해충박멸회사도 진드기를 없앨수는 없대요. 후아- 전 눈썹을 다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문장이 아예 잘못 삽입된 문장이 있었는데 왜 오탈자 신고에 회원가입을 해야 할까요? 알 수 없어요..

... 2011-05-11 15:46   좋아요 0 | URL
정말이예요? 세계적으로 가장 큰 해충박멸회사도 진드기를 못 없앤다구요?? 그럼 저는 왜 진드기퇴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을까요? 맘대로 되는 건 정말로 없군요. 진드기마저, 으아.

다락방 2011-05-12 10:52   좋아요 0 | URL
진드기를 좀 줄일순 있겠죠. 그러나 완전히 없앨수는 없다고 해요.
전 좀 더 청결해지기로 마음먹었어요. 좀 더 청결해지면 진드기가 좋다고 달라붙는 일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0-

2011-05-11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1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11-05-11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카드를 뻐카 라고 부르고 버스카드충전은 뻐충...이런건 정말 싫어요 !!

다락방 2011-05-11 11:01   좋아요 0 | URL
저 뻐충 이란 단어보고 엄청 웃었네요. 저희 회사 어린 직원들이 고속버스터미널을 고터 라고 부르고 패밀리마트를 패마 라고 부르더라구요. ㅠㅠ

버벌 2011-05-11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샤워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당장에 야근 끝나면 이불 빨래부터 할듯요. ㅠㅠ 나에게 편한 잠자리를 달라`~

다락방 2011-05-11 11:02   좋아요 0 | URL
샤워를 해도 계속 간지러워요. 옆으로 누워서는 이 베개에 지금 진드기들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흑. 버벌님 눈썹에 모낭진드기 있다~

다락방 2011-05-11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아 지금 비가 내리고있다. 그런데 너무 새벽이라 아무한테도 말을 할수가 없네 ㅜㅜ

turnleft 2011-05-11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진드기 책은 도대체 왜 읽는건가요? -_-;;

다락방 2011-05-11 11:03   좋아요 0 | URL
아...그...그...그게.......그러니까요....... ( '')

무스탕 2011-05-1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하는 곳이 컴퓨터용싸인펜을 새털처럼 많이 사용하는 곳인데 언젠가 고딩아가들이 '컴싸'라 말하길래 그게 뭐니? 물었더랬죠 -_-;

턴님 말씀처럼 저런 진드기 책은 도대체 왜 읽는건가요? -_-;;

다락방 2011-05-11 11:04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남동생이 누나 '미피'가 뭔지 아냐? 라고 묻더군요. 아니, 뭔데? 그랬더니 '미스터피자' 래요. -_- 자기도 그날 듣고 온 거라며. orz

그러니까 진드기 책을 왜 읽냐고 물으시면, 진드기 책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라고.. ( '')

버벌 2011-05-11 15:26   좋아요 0 | URL
저보다 7살이 어린 여자 동생이 있습니다. 동호회때 만난 여동생인데 그녀가. 치맥. 이 먹고 싶다고 하더군요. 치맥? 전 맥도날드에 새로나온 버거인줄 알았습니다. 치킨과 맥주를 줄여 치맥이라고 한 것을 모르구요. ㅡㅡ;;;

다락방 2011-05-12 09:48   좋아요 0 | URL
하하 버벌님. 맥도날드에 새로 나온 버거..라뇨..orz

마노아 2011-05-12 12:27   좋아요 0 | URL
멸치와 맥주 버전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치맥이에요. ㅋㅋㅋ

다락방 2011-05-12 12:36   좋아요 0 | URL
아 미치겠다. 멸치와 맥주 ㅎㅎㅎㅎㅎ

버벌 2011-05-13 19:53   좋아요 0 | URL
움. 그리운 멸맥이네요.
개인적으로 치맥보다 멸맥을 원츄.

pjy 2011-05-1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벌레는 좀 참을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장땡인데~~ 이번 방사능사태로 유전자변이해서 막 영화에서처럼 집채만한 진드기나 곤충 이딴거 발견되면 진짜 헐-_-; (줄여말하기는 요정도 쓰임새는 봐주세요^^:)

다락방 2011-05-12 09:48   좋아요 0 | URL
으악, 너무 무서워요. 그럴땐 음, 배트맨이나 울버린이나 스파이더맨이 나타나서 처리해주지 않을까요? 전 작은게 더 무서워요. 제가 모르는 사이 제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 다 들어가고, 온 몸의 털이란 털들 사이에 다 붙어있을 것 같아서 소름이 좌르르르..

굿바이 2011-05-1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죄송해서 어쩐답니까 ㅜㅜ 책을 보내는게 아니었나 봅니다 엉엉~
참회하는 마음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소금을 약간 푼 물로 세안을 하시면 모낭에 사는 진드기를 조금 줄일 수 있다는 사실과
라텍스(천연 고무)제품으로 침구(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를 바꾸시면 적어도 침대에 있는 진드기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라도 알려드려야... 물론 집에 있는 거의 모든 패브릭을 자주 세탁하고 바짝 말리고, 소파에서 쿠션도 치우고... 여튼 죄송해요 ㅜㅜ

다락방 2011-05-12 09:50   좋아요 0 | URL
아니, 이게 왜 굿바이님이 죄송할 일입니까! 굿바이님이 진드기 만들었나요? 굿바이님이 벼룩 탄생에 일조했나요? 굿바이님은 그저 제가 읽고 싶은 책을 보내주신 것 밖에 없잖아요. 그건 전혀, 저어어연혀 잘못이 아닙니다.
소금을 약간 푼 물..후아- 모낭에 사는 진드기 ㅠㅠ
아 굿바이님. 정말 끔찍한 날들이에요. 이 모든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moonnight 2011-05-1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갑자기 막 가려워요. ㅠ_ㅠ; 그나저나 이삿짐 센터 아저씨들이 젤로 싫어하는 집이 책 많은 집이란 거 맞는 거 같아요. 저도 이사할 때 눈치 진짜 많이 봤어요. -_-;;;;;

다락방 2011-05-12 10: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저는 제 책이어도 신경질 나는데 이삿짐 센터 아저씨들은 오죽할까요.
어제는 문득 침대에 누워 책장을 보면서, 만약 내가 또 이사를 간다면 저것들을 다시 다 꺼내고 다시 묶고 다시 옮기고 다시 풀고 다시 꺼내고 다시 책장에 넣어야 겠구나, 를 생각하니 죄다 빼서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더라구요. 우어엉 ㅠㅠ

저, 어제까지도 가려워서 벅벅 긁었어요, 문나잇님. ㅠㅠ

섬사이 2011-05-1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요가 하고 와서 샤워하고 나왔는데...
왜 옆구리 쪽이 근질거릴까요.
귓속도 가렵고, 등도..

다락방 2011-05-12 10:49   좋아요 0 | URL
전 어제도 막 머리도 가렵고 등도 가렵고 어깨도 가렵고 아주 미치는 줄 알았어요, 섬사이님. ㅎㅎ

루쉰P 2011-05-1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번 책 가지고 이사하다가 그만 책 상자를 버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죠. 짧은 글을 쓰는 것에 있어서 젊어 보일려고 일부러 쓸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데 그게 분노를 일으키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하니 오래 살려면 그냥 안 써야 겠어요.

벌레 관련 책은 다른 분 리뷰도 봤지만...'파브르 곤충기' 이후 저에게 충격을 준 곤충책은 없네요. ^^

다락방 2011-05-12 10:50   좋아요 0 | URL
루쉰님, 그렇지만 저렇게 단어를 줄여 쓴다는 건, 그걸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잖아요. 그런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그렇게 쓰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것이 어떤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거라면 그러지 않는게 더 좋을듯하구요. 어떻게 '보이는' 가는 영원하지 못하잖아요. 쉽게 사라져요. 그러니 루쉰님이 편한대로 편한 말을 사용하세요. 그 말들을 사용하는데도 루쉰님이 좋다고 루쉰님 옆에 있는 사람들이 진짜 아닐까요?

이 벌레 책은 파브르 곤충기와는 아주 다른 책이에요. 으윽.

루쉰P 2011-05-13 09:30   좋아요 0 | URL
음 그렇군요. 어떻게 '보이는'가는 영원하지 못하다. 아! 아침부터 이 상쾌한 문장의 울림. 저 반성하고 새롭게 살거에요. 왠지 아침이 아름다워 보여요.

2011-05-11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1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1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5-1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휘모리님 서재에서 봤을 때도 충격 먹을까 봐 슬쩍 멀리서 눈으로 휙 읽고 지나갔는데 오늘 제대로 걸렸어요. 방금 샤워하고 나와서 머리카락에서 물도 뚝뚝 떨어지는데 다시 씻고 싶어져요...ㅜ.ㅜ

다락방 2011-05-12 10:51   좋아요 0 | URL
그런거있죠, 마노아님.
으아아아 간지러워 그만 읽을테야, 라고 하면서도 그걸 계속 읽는거. 멍든데 아프지만 손가락으로 꾹 눌러보면서 뭐얏, 역시나 아프잖아, 하는거.
글쎄 이책은 그런 책이라니깐요. ㅎㅎㅎㅎㅎ

2011-05-14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4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요일 오후, 외출 하는데 날씨가 끝내줬다. 집에서 나와 지하철 역까지 걷는데 정말 날씨는 너무 좋고 갑자기, 딸기가 먹고 싶은거다. 세상에. 이 길바닥에서!! 나는 마구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딸기를 먹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딸기를 먹을 수 있지? 지하철 역 근처에서 과일가게를 찾아 설사 딸기를 산다고 해도 누가 씻어줘야 먹을게 아닌가. 어디서 어떻게 씻어? 지하철역에는 편의점이 있는데 편의점에는 씻어놓은 딸기를 팔지 않잖아? 아 미치겠다. 딸기를 먹고 싶다. 이렇게 햇볕이 내리쬐는데, 이 때 누군가 나타나 내게 여기 딸기야, 라고 건네준다면 나는 아마도 그 순간 영혼을 저당잡혔을 것 같다. 그렇게 딸기를 먹고 싶은 욕망을 어쩔 수 없이 그리고 가까스로 억누르면서 나는 약속장소인 극장에 도착했다. 예매해둔 표를 찾고 마침 스타벅스가 있다는 걸 알고서는 그 안에서 해결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평소에 물과 술과 커피 외에는 음료를 사마시지 않는다. 그것들을 제외한 음료들을 마시고 싶은 욕망따위는 전혀 없다. 나는 진짜 욕심 없는 여자니까.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스타벅스에도 딸기를 갈아주는 생과일쥬스가 있지 않을까? 분명히 있겠지? 그래서 그런걸 사 마시면 딸기를 먹고 싶은 욕망이 좀 다스려지지 않을까 싶었던 것. 

그러나 스타벅스에 생과일딸기쥬스는 없었다. 난 너무너무 슬펐다. 정말 슬펐다. 발로 땅바닥을 마구 짓밟아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닥치는대로 물건을 집어서 다 던져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딸기가 들어간 무언가를 찾아 그걸 먹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메뉴판을 계속 뒤졌다. 그러다가 나는 [두유 딸기 크림 프라프치노] 라는 이름을 보게됐고, 조금이라도 딸기를 느낄 수 있겠지 싶어 그 음료를 주문했다. 이렇게 생겼다.

 

오앗. 맛있다! 딸기맛이다! 맛있다! 나는 남기지 않고 다 마셨다. 물론 저 위의 생크림도 빨대로 정신없이 퍼 먹었다. 아, 어쩐지 이 여름에는 이걸 자주 먹게 될 것 같아. 흑흑. 난 원래 아메리카노 마시는 여잔데..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 좋아 아메리카노 진해 진해 진해~ (으응?)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를 봤다. 이거 영화 포스터를 삽입할랬드만 영화 포스터가 no image 다. 젠장. 어쩔수 없이 OST 이미지를.. ( '') 

책을 먼저 읽은 나로서는 리즈 위더스푼의 캐스팅이 영 마음에 들질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오, 진짜 별로였다. 로버트 패틴슨은 '제이콥' 역으로 잘 어울리는데 '말레나'를 표현하기에 리즈 위더스푼은 따뜻한 매력이 없었다. 책 속에서의 말레나는 동물과 교감을 나누고 사랑때문에 고민하는 따뜻한 면을 가진 여자인데, 영화속에서의 말레나는 아무런 매력이 없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대체 왜 제이콥이 말레나를 사랑하게 된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뭐,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이해받기 위해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제이콥은 말레나에게서 본 거겠지. 킁킁.  

극장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어쩐일인지 좀 나이드신 아줌마들이 단체로 와 계셨다. 아니나 다를까 퍽 시끄러웠는데, 그래도 영화 상영 중에는 조용하시더라. 그런데 영화의 끝무렵,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아이가 다섯이었다는 얘기를 하고, 그에 걸맞는 영상이 틀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그걸 보시며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첫째아들이야. 

아........첫째아들인거, 영화 보는 사람도 다 아는데, 그리고 둘째든 셋째든 아무 상관 없는데, 왜 모두에게 설명해주신걸까. 영화는 중간에 좀 지루해서 보기 싫었지만 끝에는 괜찮았다. 끝은 좋았다. 그래서 나름 괜찮구나, 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첫째아들이라고 설명해주시는 바람에 내 감동이 갑자기 갈 곳을 잃고 뚝 끊겨버리고 말았다. 아줌마. ㅠㅠ  

그러나 사실 내가 영화에 집중하지 못한 까닭은, 젠장, 전날 밤 꿈 때문이었다. 꿈에서 나는 속옷차림의 남자를 보았다. 아 젠장. 영화를 보는데 로버트 패틴슨 따위는 내 시야에 들어오질 못했다. 잠들기전에 그 남자의 속옷차림을 상상하진 않았다. 진짜다. 나는 한 순간도 그남자의 속옷차림을 상상한 적이 없다. 아아, 이런 꿈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해.

 

 

수키시리즈 7권을 읽고 있다. 가장 멋진 작업 멘트는 수키시리즈 안에 들어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이 시리즈 안에는 여자가 듣고 싶어하는 모든 말들이 나온다. 나는 대체 작가가 이 모든 멘트들을 상상으로 쓴건지, 아니면 정말 직접 다 들어본 말들인건지 너무나 궁금하다. 상상으로 썼다고 해도 진짜 대단한거고, 직접 다 들어봤다면 이 작가는 더 대단한거다. 그러나 언제나 이런 생각은 책 표지를 열어 작가 사진을 볼 때마다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뭐..그렇다는 거다. 어쨌든, 

나는 수키가 너무 좋다. 수키가 좋아서, 수키를 좋아하는 남자들을 나는 높이 평가한다. 수키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솔직히 전할 수 있는 여자다. 그녀가 예쁘지 않고, 가슴이 풍만하지 않다면, 그랬다면 그녀는 내게 좀 더 완벽했겠지만 그녀가 예뻐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하다.  

6권에서 수키는 '아니'라고 '그럴리 없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속 어느 한곳에 늑대인간 '알시드'가 자신의 연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고 운다. 냉장고에 기대어 우는 그때의 수키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수키다. 빌과, 에릭과, 알시드와 만나면서 수키는 점점 더 성장해가고 성숙해간다. 이제는 상처받는걸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의 남자친구인 퀸에게 이렇게 말한다. 

「맞아요. 그렇지만 우리가 지난 여섯 달 동안 만났던 것보다 더 자주 보지 못한다면, 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p.50) 

수키는 퀸을 좋아하지만, 퀸을 보고 싶어하지만,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한다. 나는 그녀의 그 요구가 설사 퀸에게 무리할지언정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여섯달 동안 만난게 고작 세번이라면(네번이었나?) 애가 타고 안타깝고 그리운 것은 사실이다.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더 사랑하게 되고 더 깊어지기 전에 헤어지는 쪽이 상처를 덜 받는 쪽이 될지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수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같은 상황이라면 내가 남자에게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답답하다. 그리고 수키는 이렇게 말한다. 

「내 육체적인 욕망은 무척 강해요. 정말정말 강한 육체적 욕망을 갖고 있죠. 하지만 난 하룻밤 자고 마는 그런 여자는 아니에요.」 (p.50) 

수키는 이제 섣불리 시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걸 상대에게 전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이 강한것도 알고있다. 나는 욕망이 강하지만, 니가 나를 진지하게 대해주지 않을거라면, 그렇다면 나는 내 욕망을 다스릴 수 있다고 수키는 남자에게 말하고 있다. 나는 이런 수키가 무척 좋다. 욕망의 분출도 중요하지만 욕망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 진지하지 않은 관계에는 욕망을 다스리려는 수키. 멋지다. 좋다. 

 

어제는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는 대신 친구와 캔맥주를 들고 청계천에 있었다. 좋았다. 또 그럴거다. 그리고 오늘은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는 대신 [우리는 시체들]이나 좀 더 읽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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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5-0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길을 걸으면서 딸기를 먹는 방법 아주 훌륭해요. 우유가 아니라 두유라니, 어떤 맛일지 잘 상상이 안 가요. 다음 번에 꼭 먹어보겠어요. 캬라멜 프라푸치노를 사랑하는 나이지만, 딸기를 간 음료도 맛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5-09 08:41   좋아요 0 | URL
그런데 두유맛은 느껴지질 않아요. 저도 두유맛이 이상하게 느껴지면 어쩌나 하고 고민했는데 말이죠. 맛있었어요. 그런데 빨대로 생크림을 퍼먹는 순간 칼로리에 대한 압박이. 흑흑 ㅠㅠ
매일 마시면 큰일나겠어요. ㅠㅠ

에디 2011-05-0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메리카노 마시는 남잔데 내일 저걸 마셔볼께요. 남은 프라푸치노 스티커 한장을 받아야해요.

저는 왜 꿈에서 속옷차림의 여자를 본적이 없을까요? 아쉽습니다.

다락방 2011-05-09 08:49   좋아요 0 | URL
저도 프라푸치노 스티커 한장 남았어요! 히히.
에디님, 아메리카노 마시는 남자라는 타이틀이 무척 잘 어울리네요.

에디님, 꿈에서 속옷차림의 여자를 만나는 건, 좀 기다려봐요. 뭐든 간절하면 이루어집디다. (응?)

레와 2011-05-0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가끔 미친듯이 어떤 과일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땐 편의점에서 그 과일이 일인분씩 포장되어 판매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렇게 포장해서 팔아볼까, 뭐 그런 생각도하고. ㅎㅎ (언제나 생각만) 딸기가 먹고 싶을땐 진짜 딸기, 복숭아가 먹고 싶을땐 진짜 복숭아. (침나온다;;)


오늘 출근하기 진짜진짜진짜진짜 싫었어요. 평소같으면 연차를 쓰고 쉬었을텐데, 오늘이 D-Day.
행운을 빌어줘요.

다락방 2011-05-09 13:00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그럴때가 있죠? 나는 복숭아는 종종 그러고 가끔 딸기가 그러네요. ㅎㅎ 일인분씩 휴대용용기에 포장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길 가다가 사가지고 막 먹으면서 가게. 꼭지 다 따서. 딸기나 방울토마토는 그렇게 팔아도 되지 않을까? 그쵸?

나도 오늘 출근이 너무 싫어서 그런지 새벽에 한시간마다 잠에서 깼어요. 아아~ 그렇지만 조금만 견디면 내일도 쉰다. 아자뵹!

무스탕 2011-05-09 13:16   좋아요 0 | URL
정성이는 오늘 진짜 학교가기 싫다며 징징거리다 갔어요. 왜냐?! 형아는 오늘도 쉬거든요. ㅋㅋㅋ

다락방 2011-05-09 13:25   좋아요 0 | URL
우앗. 징징거려도 가야한다니, 세상은 잔인해요.
어쨌든 왔더니 점심을 지나고 있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견뎌야겠어요.
그런데 정성이는 이제 곧 올 때가 되지 않았나요? 내일 쉽니다, 내일 쉬는걸로 버텨볼랍니다!

무스탕 2011-05-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음료의 90%는 커피인데 저 두유 딸기 크림 프라프치노가 맛있단 말이지요? 담에 기회가 닿는다면 꼭 다락방님 생각하며 마셔볼게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전 저 메뉴를 파는곳과 제목을 핸드폰 메모 기능에 저장을 해야해요. 안그러면 제목을 잊어버려서 시키지도 못해요 ㅠ.ㅠ

다락방 2011-05-09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름이 생각 안나서 홈페이지 가서 정확한 이름을 써온거랍니다. 저런 긴 이름을 어떻게 외우겠어요. 전 저것 말고도 외울거 투성이에요. ㅎㅎㅎㅎㅎ
저도 핸드폰 메모기능을 아주 잘 이용해요. 제가 까먹는게 너무 많아서요. ㅜㅡ

버벌 2011-05-09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우 수키시리즈 일권을 샀어요. 예전 예전에 락방님 서재에서 보구요. 그러고 보면 다락방님 때문에 구입한 서적이 꽤나~ ㅎㅎㅎㅎ 하지만 아직 읽지는... ㅠㅠ 왜냐고 묻지 마세요. 두유 딸기 크림 프라프치노. 오케이. 저 스타벅스가서 마시고 인증샷 찍어오겠습니다. ^^

다락방 2011-05-10 23:00   좋아요 0 | URL
왜요왜요왜요왜요왜요왜요왜요? 왜 안읽었어요? 네? 네? ㅎㅎ
저희 회사 여직원들은 저 때문에 모두 수키시리즈를 읽어요. ㅎㅎ 만약 그걸 읽게 되면 버벌님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시게 될까요? 저는 으음, 에릭이 좋아요. 아잉.
두유딸기크림 프라프치노는 사자마자 보다는 약간 시간이 흐른 다음에 마실때가 더 맛있어요. 그런데 그랑데로 먹지는 마세요. 어제 그랑데 먹었는데 힘들더라구요. 너무 커서 나중엔 화가나요. 어휴..

버벌 2011-05-11 03:25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하는 여자주인공이. 제가 생각하는 남자주인공을 구해주어요. 수키시리즈는 거기서 끝납니다. ㅡㅡ;; 아직 더 읽지 않았어요.

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 읽을게요. 읽을게요.

넵. 그랑데는 먹지 않겠습니다.

... 2011-05-0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딸기 쥬스 파는데 알았는데... 던킨도너츠였던 것 같네요. 길을 걷다 딸기를 먹으려면 던킨으로 가보세요 ㅎㅎ

다락방 2011-05-10 23:00   좋아요 0 | URL
생딸기 쥬스, 던킨에서 파는거 맛있나요? 전 한번도 안사먹어 봐서요. 이제 그거 먹어봐야지. 저 두유 딸기 크림 프라프치노는 쾌락과 함께 죄책감을 줘요. 칼로리의 압박. 죄책감 음료 ㅠㅠ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출근하던 습관 때문에, 공휴일인 어제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늦잠을 자지 못하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배가 고파서 도무지 더 잘 수가 없었다. 아침을 먹고서는 거실의 TV 앞에 앉아서 리모콘으로 채널을 여기저기 돌렸다. 이시간에는 뭘하나. 그러다가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게 됐다. 나는 이 드라마를 포함 미드는(일드나 영드도 마찬가지) 본적이 없었는데,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던 터. 처음부터 보지는 않았지만 어디 좀 볼까 하는 심정으로 앉아있었다.  

이야기는 이랬다. 병원내에서 근무하는 남자닥터1(아마도 이름이 조지)은 군대에 자원했고, 여자닥터2 (이름은 모르는데 27dresses의 주연)는 암으로 뇌수술을 했는데 기억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남자닥터1의 동료들은 군대에 그를 보내는게 싫고, 여자닥터2의 남편은 아내의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 그리고 한 여자를 대신해서 차에 치인 중환자 1 은 언제 죽을지 모를 상황인데, 그 한 여자는 그가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며 그의 옆에 있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들이 일어나는 가운데 여자닥터 3은 시청에 가서 결혼식을 하고 오겠다고 한다. 그러자 동료 여자닥터 4는 "이런 상황에 꼭 결혼해야겠어?" 라고 묻는다. 여자닥터 3은 대답한다. 

여자닥터 2는 남편이 자신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남편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알지 못해. 한 여자는 운명의 상대라 믿는 남자가 내일까지 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지경이야. 그러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내가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이 드라마를 보는데 나도 그녀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일은 2초후도 알 수 없는 법인데,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아닌가. 나도 지금 당장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르고, 내가 언제죽을지도 모르는데 이 말은 꼭 해야겠다고,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해야 하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다가 그 드라마는 끝났고, 나는 몇번이나 울컥이면서, 아, 인기있는 드라마라는건 이런거구나 싶었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구나. 어휴, 이제 보지 말아야지, 했다. 알라딘에 검색해보니 내가 본게 시즌5 였는데 그것만 없구나.

 

 

 

 

 

내가 이 영화의 개봉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나는 폴 워커를 내 이상형의 실현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물론, 그 사실에는 변함없다. 폴 워커는 여전히 멋지다. 그러나 [분노의 질주:오리지날] 처럼 멋지지는 않다. 젠장.  

소설을 쓰는 사람이 주의해야 할 것 중의 한가지는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너무 사랑하지 않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감독이 영화를 찍을때도 마찬가지. 자신이 만든 주인공에게 모든 합당한 이유를 주기, 같은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만들어낸 캐릭터가 모두에게 사랑받고 공감을 줄 수 있게 하는건 당연한 바람이겠지만, 자신은 한발자국쯤 떨어져서 그들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오히려 독자나 관객들이 그들에 대해 순수하게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닐까. 

이 영화속에서 감독은 주인공들을 엄청나게 사랑한것 같다. 주인공들은 경찰 세명을 죽였다는 누명을 받게 됐는데, 그들은 경찰 세명을 죽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어쩐지 끌리는 여자 경찰 한명은 그들은 그럴 사람이 아닌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그래, 경찰을 죽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뭐? 그들은 '경찰이 아닌' 사람을 삼십명도 넘게 죽였는데? 그것이 정의로 포장됐는데? 그런데도 그들이 경찰을 죽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의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 수십명을 죽였다는 이유로 그들이 계속 멋져 보일 수 있을까? 그게 멋진걸까? 나는 이 영화가 액션 영화인걸 알고 있고, 모든 액션 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쯤은 우습게 다루어진 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보는 내내 기가 막혔다. 그래도 이건 좀 심하잖아? 게다가 특수부대 팀장은 갑자기 왜 이들의 편이 되는건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내용이다. 물론, 액션은 끝내줬다. 마지막 자동차 도주씬은 진짜 멋졌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멋진 영화가 되는건 아니다. 

 

 

어제 오후, 친구는 며칠간 외국에 다니러 갔다.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이제 출발한다는 문자메세지를 내게 보냈는데, 나는 그 문자메세지를 시간이 좀 지난후에 봤다. 이미 비행기는 떠났을 시간, 나는 친구에게 '도착하면 꼭 문자달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아, 빨리 봤어야 그 말을 전하는데. 요즘 같은 때, 그 친구가 그곳에 잘 도착했는지 나는 알고 싶은데. 열몇시간이 지나고 나면 잘 도착했는지 물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새벽, 그 친구로부터 잘 도착했다는 문자메세지가 왔다. 아, 예쁘기도 하지. 이런걸 미리 이렇게 말해주다니. 새벽에 자다 깨서 그 문자를 보고 마음이 참 좋았다. 좀 전에는 호텔방을 정리중이라는 문자가 왔고, 나는 출근중이라는 사소한 답장을 보내면서, 아 이 세상이 정말 좋아졌구나 싶었다. 열 몇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야 하는 곳에 있는 친구와 문자메세지로 대화를 할 수 있다니. 

 

 

얼마전 중앙일보에서 '프리실라 안'의 인터뷰를 보고 그녀의 시디를 사기 위해 알라딘에 들어왔는데, 이번에 나왔다는 앨범은 없었고 기존의 앨범만이 있었다. 그래서 어차피 모르는 가수니 1집부터 듣자 싶어 샀다. 

 

 

 

 

 

2008년에 나온 앨범이라는데, 지금 막 비닐을 뜯었다. 어떤 음악일지 너무 궁금하고 설레인다. 좋았으면 좋겠다. 내가 땡투한 레와님은 별을 셋 주셨던데. 아, 기대된다. 

 

하루 쉬고 나왔는데 내일 또 쉰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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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05-0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본 그레이아나토미의 그 에피는 초절정폭풍눈물 에피소드의 일부였어요. 하필 그 에피를 본거였군요.(그 다음편 에피소드는 더 하다.. 참..;) 그레이를 볼때는 나도 감정이입 100%. 눈물콧물 쏙 빠집니다. 끊을수 없는 감동 미드에요.

(속닥속닥) 저 에피소드 다운 받아 줄까요? ^^


'프리실라 안' 음반은 글쎄.. 듣고 난 뒤 다락방이 어떤 리뷰를 남길지 궁금해요. 꼭 남겨줘요!

다락방 2011-05-06 11:23   좋아요 0 | URL
아니, 나 다운 받아도 안 보더라구요. 데이터 용량만 차지하지 -_-
그 뭣이냐, 영화, 그거 뭐지? 내가 내 돈 주고 다운받은..배종옥 나오고.. 암튼 그것도 여태 못 보고 있어요. 돈주고 받았는데도. 그리고 그 영드 셜록..모두가 재미있다고 하는 그 셜록, 10분 보고 또 안보고 있고. 난 왜 다운 받으면 안볼까요? 네?

프리실라 안, 지금 딱 한곡 들어봤거든요. 좀전에 외근 다녀오는 길에 i don't think so 들었는데, 노래도 괜찮고 목소리도 무척 좋아요. 다 들어보면 다시 얘기해줄게요.

굿바이 2011-05-0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소설이라는 것이 하도 쓰고 싶어서 막 얼렁뚱땅 쓴 적이 있어요.
그런데 주인공에게 너무 애착이 심해서 뭐랄까 애인같은 변호사의 심정으로 변론을 해주고 있더라구요, 나중에는 제가 읽어도 좀 너무한, 차라리 자기애로 똘똘 뭉친 자서전을 써라, 막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거리두기가 참 힘든 것 같아요. 그걸 할 수 있어야 제대로 뭔가 쓸 수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여전히 완성되지 못한 소설이지만, 지금은 주인공이 저에게 말을 걸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기적이 언제 일어날 지는 모르겠지만요. 다락방님 글을 읽으니 뭔가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11-05-06 13: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주인공이 하고 싶은 말을 독자가 캐치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너무 많이 개입하면 주인공이 하고 싶은 말을 작가가 다 하고 있는거에요. 그러면 아 그렇구나, 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보다는 뭔가 억지를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리더라구요.
이 영화도 그들을 지나치게 멋진 차도둑, 의리도 있고 정도 있고 지킬건 지키는 차도둑, 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아이쿠, 저한테는 지나치게 오버센스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내 글을 쓴다는 것, 그러니까 소설의 경우에 말이죠, 다 쓰고 나서도 작가가 변명하지 않는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작가가 변명하는 순간부터 작품의 질은 바닥으로 내려가는 느낌이에요. 제가 글을 하나 쓰면 어떤 사람들은 좋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나쁘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아쉽다고 할테죠. 그럴때 그저 그들이 그렇게 느끼는대로 두어야 하는데, 간혹 나타나서는 등장인물이 그랬던 건 이랬기 때문이고 블라블라 하고 소설속에 들어가서 이야기해 버리면 완전 김새잖아요. 글을 세상에 내놓는 순간, 독자들의 몫으로 두는 자세가 작가들에겐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제 생각이지만 말입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도 섣불리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못하겠더라구요. 어려운 일이에요.

... 2011-05-06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레이 아나토미의 6년차 팬이랍니다. 전 시즌의 전 에피소드를 섭렵했다지요. 중간에 막장으로 치달아서 위기가 있었지만 season 6부터는 다시 볼 만 해졌어요. 힘든 날에 에피소드 하나하나씩 보면 위로가 되기도 해요. 전, 엘렌 폼페오와 패트릭 뎀시의 열혈팬!

다락방 2011-05-06 13:15   좋아요 0 | URL
저 위의 레와님도, 그리고 제 여동생도 그레이 아나토미 팬이거든요. 그게 다 팬이 될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전에 봤던 어떤 에피소드에서도 다 보고 나서 굉장한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러니까 에피소드(저는 여태 두개 본거죠)마다 언제나 사람을 생각하게 한달까요. 그게 바로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이겠구나 싶더라구요. 엘렌 폼페오..는 뭐고 패트릭 뎀시...는 뭐람..ㅎㅎ 검색해봐야 겠네요. 저 검색 짱 싫어하는데. orz

Mephistopheles 2011-05-0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 아나토미는...아무리봐도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어요.
이건 뭐 의사 가운을 입은 연애쟁이들에다가 먹고 먹히는(?)먹이사슬의 관계에다..
시즌 1을 재미있게 봤지만 그 다음부턴 아주 짜증 지대로...

분노의 질주..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어마어마어마어마한.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더군요.
전 볼 일은 없지만서도 거기 등장인물 중에 "인민의 팔꿈치" 기술을 쓰는 제가 좋아하는
레슬러 '더 락'이 출연하더군요.
아마 그가 출연했던 영화 중 가장 흥행성적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연이겠지만..

다락방 2011-05-06 13:19   좋아요 0 | URL
의사 가운을 입은 연애쟁이들도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관계도, 다 충분히 그럴법하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남녀가 온종일 병원에만 갇혀있는데 그 안에서 연애하는건 당연하게 보여지잖아요. 먹이사슬도 마찬가지. 팀별로 나뉘어지고 또 부서별로도 나뉘어지는데 서로 자기네가 더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고 유능한 닥터를 데리고 있으려고 하는 그 모든 일들도 단순히 병원뿐만이 아니라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환자가 나오고 그것을 치료하는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 환자에 대한 사정 같은것도 가끔 보여줘서 환자를 환자로만 다루지 않는 것 같아 저는 꽤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되어 지더라구요. 물론 제가 본건 두 편뿐이지만 말이죠.

분노의 질주는 액션씬만큼은 진짜 좋았어요. 특히 마지막 자동차경주씬은 최고였어요. 어휴 박진감.. 그리고 '더 락'은 ㅎㅎ 저 더 락 나온 영화 몇 편 봤거든요. 항상 완전 정의로운 남자로 나와가지고. ㅎㅎ 무슨 시골마을 보안관으로도 나오고, 이집트가 배경인 영화에도 나오고, 웰컴투더정글, 거기서도 보고. 네, 이 영화에서는 조연이었는데요, 으으, 제 마음에는 안드는 캐릭터였어요. 꽤 유능한 수사관으로 나오는데, 하나도 안 유능해 보였어요. -0-

moonnight 2011-05-06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과 같은 시간에 잠시 채널검색을 했던가봐요. ^^ 그레이 아나토미 하네. 어, 저 사람 아픈가봐. 하고는 넘어갔었는데요. 감동의 에피였었군요. (그러고보니 어제 오전에 뉴문도 하던데요. 더빙도 나름 괜찮더라구요. )

다락방 2011-05-06 13:21   좋아요 0 | URL
저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아침 먹고 배두드리며 휴식을 취하다가 완전 감상적이 되어버렸지 뭡니까! 아휴, 나는 이 드라마 보지 말아야겠다 하는 결심도 했어요. 이 드라마 챙겨보다가는 감정이 너덜너덜해질 것 같더라구요.
오, 더빙된 뉴문이라니! 으윽, 어쩐지 저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데요!! ㅎㅎ

치니 2011-05-0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을 읽으니 글 전체에서 느껴지던 묘한 여유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었어요. ㅎㅎㅎ 공휴일 만세!

다락방 2011-05-06 13:22   좋아요 0 | URL
저 오늘 할 일도 많은데 내일이 또 주말이라서 막 신나가지고 ㅎㅎㅎㅎㅎ 오늘 저녁에도 고기를 먹어야겠구나 뭐 이런 생각만 들어요. 내일 볼 영화도 예매했어요. 므흣.
저 [안티 크라이스트] 무척 보고 싶었는데, 그건 이제 안하더라구요. ㅠㅠ 슬퍼요 ㅠㅠ

치니 2011-05-06 16:33   좋아요 0 | URL
오잉, 그래요? 웬디양은 엊그제 보셨던데, 막판이었나부다.
근데 저는 본 입장에서 안 보셔서 약간 다행. ㅋㅋ 아, 정말 웬간해선 선뜻 추천하기가 너무 힘든 영화에요. ㅠ

다락방 2011-05-08 21:26   좋아요 0 | URL
수요일까진가, 그때까지 하더라구요. 수요일날 가볼까 했는데 넘흐 피곤해서 술마셨어요. ㅠㅠ
전 보고 싶었다구요, 보고싶었어요! ㅠㅠ

마노아 2011-05-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너무 사랑하지 않기'가 무척 인상적이에요.
제가 길고도 긴 소설을 쓰다가 완성 단계에서 마무리를 못 지은 건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무리수를 두어서 수습이 안 되는 거였어요. 완전 깨달음! 하지만 또 부끄럽네요. 그걸 알고 계신 다락방님은 참 대단해요.
제가 본 미드라곤 위기의 주부들 뿐이건만 그레이 아나토미가 그렇게 감동적이군요. 갸들은 왜 그리 드라마도 잘 만드는지...;;;;

다락방 2011-05-08 21:2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여동생이 그레이 아나토미 광팬인데 왜그런지 알겠더라구요.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본다는 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는 것과 같은 말인것 같아요. 단순한 감정적 동요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너무 사랑하지 않기, 가 작가가 지녀야할 자세라면
상대를 너무 사랑하지 않기, 는 연인이 갖추어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요. 상대를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상대를 숨 못쉬게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 모든건 사실 사랑이라고 포장된 집착이고 억압인것 같아요. 그러나 제 자신도 잘 하지 못하는 일이고, 어느만큼이 적당한 선인지 잘 모르겠어요.

섬사이 2011-05-0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 아나토미는 X파일 이후 가장 빠져들었던 미드였어요.
뭐, 막내 재우다 같이 잠들어버려서 못 본 적이 훨씬 많지만요. ^^

다락방 2011-05-08 21:30   좋아요 0 | URL
빠져들만한 드라마라고 생각되요. 그렇지만 저는 워낙에 텔레비젼 안챙겨보는 사람이라 빠져들지 않고 흥, 하고 넘기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몇십분 보면서 그토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그토록 공감을 이끌어내다니. 정말 좋았어요.

버벌 2011-05-06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 아나토미 보셨네요. 의학을 가장한 연애 드라마. ㅡㅡ;;;; 저도 엄청 몰입해서 봤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찾아 보진 않네요. 저역시 ->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너무 사랑하지 않기" --> 맞아요. 공중에 뜬 글인 몇개인지 도통. ㅠㅠ

다락방 2011-05-08 21:32   좋아요 0 | URL
버벌님도 무언가를 쓰셨었군요. 그런데 너무 사랑한 나머지 완성을 시키지 못하고 계시구요! ㅎㅎ

그레이 아나토미는 충동적으로 dvd 살뻔 했네요. 그런데 저는 집에 있는 dvd 도 챙겨보지 않는 터라 쌓이고 있어서 절대 사서는 안돼요. 먼지만 풀풀 쌓이게 될 거에요. 어휴.

jongheuk 2011-05-07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상 참 많이 좋아졌죠 ㅎㅎ

다락방 2011-05-08 21:32   좋아요 0 | URL
네. 종혁씨랑 카톡하는 세상이잖아요. ㅎㅎ

비로그인 2011-05-07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는 댓글도 달수 있다지요! 거리는 좁혀지고 사람은 변해요. 그 친구, 참 멋지군요!

다락방 2011-05-08 21:32   좋아요 0 | URL
사람은 변하죠, 쥬드님.
사람이 변해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2011-05-07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8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 FAST & FURIOUS 5
영화
평점 :
현재상영


폴 워커도 좋고 액션도 좋고 다음편 개봉한다면 또 보겠지만,그래도 이건 좀 심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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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4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5-0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내용 전개는 용납이 안 되어도 애정은 끝나지 않은 영화군요!^^

다락방 2011-05-05 16:36   좋아요 0 | URL
경찰 세명이 죽었는데 주인공들이 누명을 쓰거든요. 그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는데 되게 부질없더라구요. 그들은 경찰 세명을 죽이지 않았지만 경찰이 아닌 사람을 삼십명 이상 죽이거든요. 액션을 보려고 선택했고 액션은 좋았으니 그냥 넘어가야 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설득력도 없고 의미도 없고 이해도 안되더라구요. 멋지긴 멋진데...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