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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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사회에는 아이건 어른이건 '노는 권리'가 필요해요.러셀의 표현을 빌리자면,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 필요합니다. OECD 소속 국가 중 노동시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죽어라고 일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돼 있잖아요. 모두가 '일 중독'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에 자극적인 방법으로 놀 거리를 찾게 되죠. 한국 성인 남성 상당수는 '자기 파괴적 놀이'에 빠져 있어요. 직장 일이 고되고 힘드니까 퇴근 후에 후딱 폭탄주 마셔서 취하고, 차수를 거듭하며 마시다가 노래방 가서 악을 쓰며 노래하고, 귀가하여 토하고 뻗어버리는 식으로 카타르시스를 추구하고 있어요.-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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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7-1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갑자기 수줍///)

그나저나 사진 바뀌었네요 졸리여사 너무 예뻐요. >.< 물론 다락방님도 예쁜 여자 맞아요. ^^

다락방 2011-07-13 16:53   좋아요 0 | URL
'귀가하여 토하고 뻗어버리는......' 이 너무 가슴에 와닿아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문나잇님. ㅎㅎ 전 그걸 기절한다고 표현한답니다. 하핫

pjy 2011-07-1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줍어하지도 않고, 저도 그래요^^ 시원해보이는 졸리여사~ 좋네요*^^*

다락방 2011-07-13 17:04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한국 성인여성도 그렇다니까.. ㅎㅎㅎ 우린 모두 자기 파괴적 놀이에 빠져있군요! ㅠㅠ

2011-07-13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14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1-07-13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이제 저런 행위는 '졸업'했습니다..므하하하하하

다락방 2011-07-14 10:37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이 졸업하셨으니, 아직 졸업하지 못한 제가 메피스토님 앞에서 자기 파괴적 놀이의 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ㅎㅎ 물론, 야클님이 목에 장어를 걸어주신다면.. ( '')

블루데이지 2011-07-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파괴적 놀이라~~~~전 언제 해봤더라!!!
음~~ 저는 대한민국 아이엄마가 된 이후로...자기 파괴적 놀이를 해본적이 없네요~~
하지만 신랑은 가끔 하네요~~근데 두고두고 아이들이 화제거리로 삼아서 이제 눈치보여서 그것도 힘들어요~~ㅎㅎ
저 진짜 이책 읽어 보고싶어요~~ 이렇게 뻥뻥 터지는 책인줄 알았으면...진작 읽어볼껄 그랬어요~~
졸리언니의 어깨에서 팔뚝으로 내려오는 라인을 보고 부러워서 침 줄줄 흘리는 1人 올림...

다락방 2011-07-14 10:36   좋아요 0 | URL
오오... 저는 가장 최근에도 했었기 때문에 ㅎㅎㅎㅎㅎ 만약 제가 아이 엄마가 된다면 음, 저도 아마 졸업하게 되겠지요? 하핫.
이 책은 저희 사무실 직원이 너무 빌려주고 싶어해서 빌려 읽었어요. 하핫. 저를 세뇌시키고 싶은가봐요. 하핫.
졸리 언니 팔뚝 라인보고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진심 생각했어요. 아주 간절하게. 그렇지만 생각만. orz

웽스북스 2011-07-13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술마시고 토한적 없어요 흐흣

다락방 2011-07-14 10:34   좋아요 0 | URL
토할때까지 술을 마신적이 없는거겠죠, 웬디양님. 한번 해봐요. 자기 파괴적 놀이. 그 다음날 녹초가 돼요. 몸무게도 2-3 키로 빠집디다. 물론, 그 다음날 저녁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무해한모리군 2011-07-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마신 다음날 토해요.. 멀쩡한 정신에 토하는거 너무 싫어 흑흑

다락방 2011-07-14 10:33   좋아요 0 | URL
앗. 술인생 몇년인데 그거 저도 해봤어요. 늘 그렇진 않지만. 위액까지 다 나왔었어요. 엄청 쓴.. 하아- 자기 파괴의 끝을 달리는군요. 흑흑

네꼬 2011-07-1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다락방 2011-07-14 16:2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우리..요. ㅎㅎ
 
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사십년이 지나서야 당신은 내 진정성을 알게 될지도 몰라. 후회하긴 너무 늦은 그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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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11-07-1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언 맥큐언은 딱 <속죄>까지인지도.
<체실비치에서>을 읽고나서 옆에 작가가 있다면 어꺠를 꽉 잡고 흔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뭐!!!!' 이런 느낌?

다락방 2011-07-11 10:43   좋아요 0 | URL
전 [속죄]가 좋았는데 단편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이언 매큐언은 이제 안 읽을래, 했다가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암스테르담]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 [체실비치에서]가 참 좋았어요. 내내 여운이 남아요. 사랑했다고 해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서 모든걸 다 말할 수는 없고 또 사랑한다고 해서 말하지 않는 사람을 무조건 믿고 그대로 따라갈 수도 없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책이었어요. 전 이 책이 참 좋았어요, 하루님.

dreamout 2011-07-1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이 소설의 현실이 현실에 가깝겠죠..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이나 마르케스의 콜레라시대의 사랑이 아름답긴 하지만...

다락방 2011-07-11 08:51   좋아요 0 | URL
네, 이 책이 현실이죠. 전 여자가 열두살의 기억에 대해서 체실비치에서 남자에게 고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무섭기도 했거든요. 그걸 말하는 것이 좋은가 말하지 않는것이 좋은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내내 생각나는 책이에요. 책장을 덮고나서도 계속 생각났어요.

moonnight 2011-07-1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예요. 이언 매큐언의 책은 다 읽고 나서 금방 다른 책 잡는 걸 방해해요. 자꾸 생각나요. ;

다락방 2011-07-11 13:2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읽고나서 좀 지나니까 더 생각이 나더라고요. 내내 가슴에 파문이 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너무 힘들게 해서 안읽으려고 했었는데 이 책은 단편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보다는 훨씬 덜 힘들지만 여운이 훨씬 더 강했어요.

관찰자 2013-01-2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은 완전 뿅가게 봤는데, 저는 왜 <체실비치에서>는 항상 읽다가 중간에서 더 못 읽겠는 걸까요.
마치 수학의 정석처럼, 성문기본영어처럼, 앞부분만 까맣네요.ㅠㅠ
 
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러지말라고,안된다고 설득할만한 그 어떤말도 찾을수 없었다. 올해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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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7-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40자 평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음모자'도 보세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어요.

다락방 2011-07-10 20:05   좋아요 0 | URL
네. 시간내서 음모자도 볼 생각이에요. 마노아님, 이 영화 정말 정말 좋았어요. 몇 번이나 눈물을 닦았어요. 한숨도 쉬었고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도 냈어요.

Kitty 2011-07-0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올해 최고의 영화...전 뭐하느라 영화도 못보고 사는지 ㅜㅜ
갑자기 술 마시고 싶다. 다락방님 술 마셔요!!!

다락방 2011-07-10 20:05   좋아요 0 | URL
네, 술 마십시다, 키티님. 꺅 >.<

프레이야 2011-07-1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의 작년 최고의 영화는 엘 시크레토였다지요.^^
올해 최고의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제게도.

다락방 2011-07-10 20:12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았어요, 프레이야님. 크리스티안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러지 말라고 설득할 만한 말들이 아무것도 떠오르질 않더라구요. 크리스티안이 자동차 안에서 아빠에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들 나를 때려도 되는 줄 알아요' 라고 말했을 때, 그때 말예요, 거기에 대체 무엇으로 반박할 수 있단 말인가 싶더라구요. 또한 엘리아스의 아빠가 '저사람이 진거야, 저사람은 저렇게 밖에 못하는 사람이야' 라고 했을 때 크리스티안이 '그사람은 자신이 졌다고 생각하지 않을텐데요'하는 말도 너무 가슴 깊이 박혔어요. 정말 그럴테니까요. 아이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줘서, 저 연기가 끝난후 저 아이들에게 혹여 후유증이 생기진 않을까 싶더라구요. 일상으로 돌아가는게 가능할까, 칼을 가지도 다니지 않는 삶이. 하고 말입니다. 정말 좋은 영화였어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1-07-10 23:55   좋아요 0 | URL
네, 다락방님, 저도 크리스티안이 너무 가엾었어요.
사일로에 올라가 떨어지려던 장면도, 엘리아스 엄마에게 호되게 내쳐지던 장면도,
마지막 장면 "미안해, 내가 잘 못 생각했어."라고 사과하던 장면도요.
아프더군요. 복수하지 마라고 그만하라고 그렇게 말해줄 수가 없었어요.ㅠ

다락방 2011-07-11 08:52   좋아요 0 | URL
크리스티안 아빠도 가슴이 아주 많이 아팠을거에요. 자신이 사랑하는 어린 자식이 대체 무얼 생각하는지, 왜그러는지 영문을 알 수 없으니 말이죠. 모두가 다 너무나 가슴 아픈, 그런 영화였어요. 보는 내내 힘들더라구요.

moonnight 2011-07-10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다락방님께 최고의 영화라면 반드시 봐야하겠지만 너무 슬프고 가슴아플 것 같아서 두렵다는. ㅠ_ㅠ;

다락방 2011-07-10 20:13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로 생각할게 많고 또 답답해요. 안도하는 순간도 물론 찾아오기에 마냥 슬프고 아프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문나잇님. 지금 비가 내리고 있어요.

버벌 2011-07-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 꼭 볼게요.

다락방 2011-07-10 20:13   좋아요 0 | URL
버벌님, 꼭 봐요, 꼭.

비연 2011-07-1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번 주에 보려구요. 안 그래도 보고 싶었는데 락방님 40자평 보니 안 그럴 수가 없네요.

다락방 2011-07-11 08:53   좋아요 0 | URL
정말 좋은 영화였어요, 비연님. 덴마크의 여성 감독이라는데 장면들도 다 좋았습니다.

무스탕 2011-07-1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단 말이에요? 최고라구요?
참, 지난 토요일에 지성정성이 트랜스포머3 봤는데 아주 재미있대요.
그래서 다락방님이랑 같은 정신세계인가부다 그랬어요 :)

2011-07-11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7-11 13:26   좋아요 0 | URL
우아아아아아아악 지성정성이 짱이에요. 저랑 정신세계가 같은 사람이 또 있기는 하군요! 감동이에요. 지성정성군에게 다락방 이모가(으응?) 반가워하더라고 꼭 좀 전해줘요!!

그리고 비밀댓글은,
천만에요!!
:)

blanca 2011-07-1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마워요! 락방님, 저 내일 당장 볼게요^^

다락방 2011-07-13 11:51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꼭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정말.
아, 블랑카님. 이언 매큐언의 [체실 비치에서] 읽으셨나요? 블랑카님은 그 책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나는 한 순간도 '엄마'로 살아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엄마'가 된다면 내 아이가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것에 엄마가 '절대적인'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옆에서 끊임없이 '그럴수도 있지' 혹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조언을 해주며, 편견을 가지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아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며 등돌리지는 않는 아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더 나은 세계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아이. 단순히 이것이 정의다, 라고 곧은 길로 가기보다는 이것이 정말 정의인 것은 맞는 것일까, 를 더 고민할 수 있는 그런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나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나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훗날 젊은 사람들이 봤을 때 '그래도 저런 어른이 있어서 든든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돕고 싶다.  

조국 교수의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느낀 것 처럼. 

우리는 계속 '장례식 모드'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두 거인은 갔습니다. 두 분은 자신의 몫을 다했습니다. 할 만큼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이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대중의 고통이 어디에 있고, 그 고통을 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지 제시해야 합니다.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믿음직한 사람·조직·세력을 대중의 눈앞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명박은 물론,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서는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정립하고, 그 가치를 실현할 세력을 형성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p.33)  

 

 

 

 

 

 

 

33페이지를 읽으면서,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말해주는 어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니.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또 다른 형태로 이런 어른들이 더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뭔가 묵직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정치적인 인간은 아니지만, 정치에 크게 관심도 없지만(이 책에서 조국 교수는 '탈정치'도 정치적이라 말했다), 앞서서 이렇게 하자고 선동할 수 있는 사람은 못되지만, 이런 어른이 이렇게 해보자 라고 하면 그런 사람의 뜻에 동조할 수는 있으니, 믿을만한 어른이(혹은 정치인이) 좀 더 앞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지지해줄 수는 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괜찮은 어른은 칠레에 또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에 지진이 일어난 칠레의 전직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의 실천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미혼모 출신이어서 보육 문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2006년 집권 후 0~4세 아동에 대한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임기 중 하루 2.5개씩 총 3500개의 국립보육시설을 만들었어요. 칠레는 1인당 GDP 가 약 1만 5000달러로,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인데도 말입니다. 당연히 전국적으로 고용 창출이 일어났죠. 연이어서 소비가 진작되어 경기도 좋아졌고, 보육 부담이 없어지니 출산율이 급증했어요. 이 사례는 국가가 복지를 강화함으로써 일석 삼조도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예입니다. 바첼레트는 퇴임했지만 인기가 여전하여 국민들이 재출마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다고 합니다. (P.109) 

자신이 느꼈던 문제를 권력과 지위를 확보하고 나자 해결해 내려고 하는 것은 가장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하지는 못하는 일이다. 다들 어려웠던 시절을 살았다고 해도, 그 상황을 벗어나면 자신이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이상은 노력하지 않는게 대부분의 어른들이 취하는 자세 아닌가. 그런데 그녀는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을 때 해결을 해줬고, 그랬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믿고 따르고 지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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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고통과, 빈민과, 불행과, 불편을 반드시 '경험'해 봐야만 그것이 문제임을 깨달을 수 있는걸까? 그래야만 그것을 고치려고 할 수 있는걸까? 가진게 많았고 여유롭게 살아왔다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가질 수 없는걸까? 그것을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 많이 '가진자'들이 정치를 하면 서민들의 문제를 풀어줄 수 없는걸까?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물론, 자신이 어렵게 살아봤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박수를 쳐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문제에 닥쳐 보지 않았어도 그것이 문제임을 인식하고, 그것이 불편할 거란걸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그래서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어른은 그렇게도 나타나기 힘든걸까? 대체 어떻게 해야 '나와는 다른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까? 아직 이 책을 절반밖에 읽지 않았는데, 다 읽고 나면 나는 좀 더 명징한 기분을 가질 수 있을까?  

 

일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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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7-08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진보집권플랜>, 도서목록에 추가해야 겠습니다.

다락방 2011-07-08 11: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여강여호님.
『진보집권플랜』은 예상외로 재미있더라구요.

마노아 2011-07-0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고민을 하는 다락방님이야말로 든든한 어른이에요. 제가 막 뿌듯해져요. :)

다락방 2011-07-08 13:13   좋아요 0 | URL
아니 뭐 뿌듯할거 까지야. 점심은 드셨습니까? 저는 대구탕 먹었는데 반찬으로 나온 꽁치구이를 제대로 발라 먹지 못해서 속상해요. 생선 잘 발라주는 남자를 이상형에 추가해야 겠어요. ㅎㅎ

무스탕 2011-07-08 14:53   좋아요 0 | URL
우리집에선 생선을 구우면 전 손을 안대요. 신랑이 다 발려서 애들을 먹이죠 :)

다락방 2011-07-08 16:10   좋아요 0 | URL
좋은 신랑을 만나셨습니다, 무스탕님. 인생 성공하신 거에요. 훌쩍.

에디 2011-07-08 17:20   좋아요 0 | URL
저도 누가 발라주면 잘먹는데...

버벌 2011-07-10 13:47   좋아요 0 | URL
저도... 누군가.. 발라주었으면.... 훌쩍.

다락방 2011-07-10 20:15   좋아요 0 | URL
에디님/ 이럴때 "제가 발라드리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생선살을 잘 발라내는 여자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란 여자는 손이 멍청한 여자 ㅜㅡ



버벌님/ 우리는 강한 여자사람들이잖아요. 능력을 키웁시다. 생선 살 잘 발라내는 능력!

레와 2011-07-0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과 빈민과 불행과 불편을 '경험'해 본다면 더 '절실'해지겠죠.


어제 퇴근직전, 우리사무실 모님께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하여 김진숙이란 여자는 왜 잘 돌아가는 회사에서 불법파업을 하냐'고 말씀하셨어요. 후아.. 후아.. 후아..
'만약 당신이나 우리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부당한 일을 겪는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말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로 톡 쏘아버리고 싶었으나, 그래요 그건 당신 생각이니깐. 우린 다를 수 있겠죠. 라고 혼자 생각했어요.

아직 부당해고를 '경험'해 보지 않아 덜 '절실'한가봅니다. 후아..


다락방 2011-07-08 16:13   좋아요 0 | URL
경험 해본다면 더 절실해지는 건 사실이죠. 그런데 자신의 위치가 바뀌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절실했던지를 대부분 잊고 살잖아요. 심지어 고통스럽다고 절규해도 듣고 무시해버리기 일쑤구요.
어떤 사람들에게 경험은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봐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죠.

이 책 읽었어요, 레와님은? 어휴. 머리가 지끈거려요.

레와 2011-07-08 16:46   좋아요 0 | URL
아직 못 읽었으나, 나중에 읽어볼거에요. ^^

마노아 2011-07-0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내가 틀렸어.'는 뭔가요? 홈페이지 주소도 사라졌어요!

무스탕 2011-07-08 14: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쉿-! 이었는데.. --a

다락방 2011-07-08 16:13   좋아요 0 | URL
아, 그것은 그러니까. 제가 너무 많은걸 틀려서요. -_-
홈페이지 주소는..음..그게 그러니까, 그냥.....................요.

무스탕 2011-07-0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정성이 학습지 한 꼭지 주제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이었는데 정성이의 대답은 '예의' 와 '지혜' 였어요.
생각 밖의 대답이어서 조금 의아... ^^;
전 저런 모습을 그닥 보여줬다고 생각을 안했는데 다른곳에서 (학교든 학원이든 학습지든) 받은 교육의 효과일까요?

다락방 2011-07-08 16:15   좋아요 0 | URL
물론 부모님이 아니어도 주변의 어른들 덕에 괜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성이는 알게 모르게 엄마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요? 예의와 지혜를 답할 수 있는건 무스탕님 덕이에요.
:)

블루데이지 2011-07-0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렇게 무늬가 재미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책(진보집권플랜)도 재미있어 보이게 만드시는 글빨(??,죄송해요)을 자랑하시잖아요~~재주 있으시다니까요~~ 아까 제가 추천드린 일...아시죠?ㅋㅋ
이 글을 읽다보니 자꾸 제 뒤를 보게 되네요!! 왜 그럴까요??

다락방 2011-07-10 20:16   좋아요 0 | URL
블루데이지님도 참... ㅎㅎㅎㅎㅎ 부끄럽게 왜이러셔욧!!

자꾸 뒤를 돌아보시게 되는건, 아마도 좋은 어른이 되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불끈 치솟아서가 아닐까요? ㅎㅎ

건조기후 2011-07-0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 글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 들어요. 뜬구름잡는 소리도 안 하고 감정적이지도 않고..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결국엔 희망을 보여주는.. 그런 느낌이요.

직접 겪어봤냐..하는 건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정치든 사회운동이든 경험보다는 공감하는 능력이 훨씬 필요한 일일테니까요. 직접 겪어봐서 더 강한 의지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그래서 더 진저리치고 외면하는 경우도 있구요.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을 때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단정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에는 술 이야기가 나와요. 술시에 술을 마시고 해시에는 해장을 하고 자시에는 집에 가서 자는 술문화를 만들자고. 그게 넘어 축시가 되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 된다구요. ㅋ 근데 왜 이 얘기를 다락방님께 ㅎㅎㅎ

저 이 책에 직접 사인도 받았지용 후후후후후후훗

다락방 2011-07-10 20:21   좋아요 0 | URL
네, 건조기후님. 직접 겪어본 것이 절대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은 사실 모든걸 다 말해주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 경험으로 인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자신의 몫이니까요. 그렇지만 경험해보지 않아도 공감능력이 있는가는 다른 문제죠.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해주는 것은 더 필요한 일이구요. 그러나 그것은 나 자신도 잘 할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도 무리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술 얘기는 이 책에서도 나오던데 말입니다. 이 책을 빌려준 회사의 남직원도 이 책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라고 하던데 저는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은 안들더라구요. 좀 듬직하긴 해도 말입니다. 아직 뒷부분 조금 남겨두고 있는데 다 읽고나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까요?


에디 2011-07-08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정자들의 서민공감능력하면 또 등록금 문제에 허리가 휠 정도로 공감(만)해주시는 우리 서울 시장님이 계시죠.

다락방 2011-07-10 20:2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입니다, 에디님. 가난하게 살았다고 해도 가난한 사람들의 편이 되어주지는 않는 보쓰도 있잖습니까.

blanca 2011-07-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레의 전직 대통령 얘기를 읽다가 뭉클해졌어요. 정말 소설 같은 삶을 산 여인이네요. 다락방님 엄마 되셔야죠. 정말 좋은 엄마가 될 터인데요.

다락방 2011-07-10 20:2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칠레의 전대통령 얘기를 읽다가 막 가슴이 뿌듯해지더라구요. 세상에 이런 어른이 있구나, 있어. 이런 정치인이 있구나. 다들 이렇게만 해줬으면 좋겠다, 하면서요.
엄마는,
글쎄요.

jongheuk 2011-07-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오연호를 좋아하지 않아요. 노무현 정권때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다가 서거후 태도를 싹 바꿔 노무현에 대한 향수어린 책을 팔아 돈을 벌었죠. 그리고 조국 교수를 한동안 밀다가 이젠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하고 있어요.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고 때문에 신뢰가 전혀 없죠.

다락방 2011-07-10 20:30   좋아요 0 | URL
아앗 그렇습니까? 저는 오연호에 대해서 전혀 몰라요.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그것도 이 책에서는 거의 질문을 하는거라서요. 흐음, 그렇군요. 흐음..

moonnight 2011-07-0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한 댓글이겠지만, 저는 공정하고 훌륭한 어른의 모습은 평생 갖지 못할 것 같아서 엄마는 되지 못하겠어요. 그냥 고모로 만족할려고요. ;

다락방 2011-07-10 20:31   좋아요 0 | URL
사람이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치면서 스스로 배우고 터득하게 되는 것도 많잖아요, 문나잇님. 어쩌면 엄마가 되어서 자식에게 방향을 보여주며 스스로도 더 나은 엄마, 더 나은 어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Kitty 2011-07-0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ㄴ 오 달밤님 말씀에 적극 동감!!!!

다락방 2011-07-10 20:31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조카 사랑하느라 모든 애정을 다 쏟고 있긴 합니다만. ㅎㅎ

밥이좋다 2011-07-16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댓글에 일주일이나 지나서...
일하면서 책도 읽고, 서평까지 꼼꼼하게 올리시는 님들 모두 능력자세요.
까짓 꽁치야 배고프면 뼈까지 먹을 수 있거든요. 읭??

다락방 2011-07-17 18:2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뼈까지 ㅋㅋㅋㅋ
밥이좋다님은, 밥과 꽁치를 드시는 것도 좋아하시겠군요! (이게 무슨 상관 ㅎㅎ)
 
구매의 추억

알라딘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됐는지 쓰다보니까 구질구질 길어져서 그냥 바로 첫구매의 추억으로 패쓰해보자면, 나는 내가 언제쯤 첫 구매를 했는지 완전 기억이 안나는 거였다. 어쨌든 그래서 나의 계정을 들어가보니 첫구매는 2003년 10월 17일 이었고 총 결재금액은 52,160원 이었으며, 리스트에 포함된 책은 다음과 같다. 

 

 

 

 

 

저 책들은 사두고 다 읽었는데, 『파리가 잡은 범인』이란 책을 보니 새삼 웃기다. 저 책이 웃기다는게 아니라  소설들과 에세이들 사이로 혼자 '튀게' 들어가 있는 것 같달까. 그 당시 CSI 를 즐겨보시던 타 블로거 때문에 알게 된 책인데, 책 소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나, 법 곤충학 책도 읽는 여자. --V 

휘성의 2집앨범이라니, 저거 내가 들을라고 산건가.. 음.. 그런것도 같다. 

사실 알라딘을 알기 전에는 영풍문고에서 주문하거나(이건 몇번 안된다) 직접 서점에 나가서 책을 샀었다. 그러나 그 책들을 몇권 안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또 그로부터도 한참 지나고 나서부터야 비로소 책 '구매'가 시작됐으니까. 그전까지는 동네 책 대여점에서 빌려 읽었었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도, 『양을 쫓는 모험』도,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도,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모든 소설들도 다 책 대여점에서 빌려읽었었다. 시드니 셀던의 소설들도, 공지영의 소설들도, 대체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안나는 『모딜리아니 스캔들』이란 제목의 책도 다 빌려 읽었더랬다. 내가 내 돈 주고 책을 사서 본다는 것은 내게 꽤 늦게 일어난 일인데 -사실 나는 모든게 다 늦다-, 알라딘을 시작한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는게 맞을거다. 나는 게다가 꽤 충성스런 사람이라 알라딘 말고는 다른데는 가지도 않고 가격 비교도 안한다. ㅎㅎ 남들이 더 싸다고 다른데 알려줘도 안간다. 귀찮어.. 어쩌다 YES24에 가서 구매하는건 알라딘엔 없고 예스엔 있을 경우, 의 일이다.  

첫 구매 한달 후인 2003년 11월 21일 두번째 주문이 있었다. 이런 책들이었다. 

 

 

 

 

『소유』는 현재 개정판으로 새로 나와 있고,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역시 『스타더스트』란 제목을 달고 개정판으로 나와있어서 내가 이때 샀던 책들은 품절이다. 이 책들도 다 읽은걸 보니, 이 당시의 나는 사 둔 책을 다 읽고 다음 책을 사는, 그런 착실한 독서인이었는가 보다. 그런데 대체 어쩌다가, 왜, 지금은 사두고 안읽은 책을 쌓아두게 된걸까...언제부터 그렇게 된걸까.. 

여전히 나는 내가 구독하는 신문의 일주일에 한번 나오는 북섹션에서 책을 고른다. 그러나 블로그를 하면서 부터는 책을 고를 수 있는 범위가 아주 넓어졌다. 나는 사람들의 리뷰에 감동을 받아서 책을 구입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누군가 얘기한 어떤 부분 때문에 충동적으로 책을 사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바로 어제 주문 같은 경우가 그러한데, 지인의 블로그를 갔다가, '이언 매큐언은 이제 안읽을테야'라고 했던 결심을 무너뜨리고 『체실 비치에서』를 장바구니에 담았고, 알라딘에서 모두가 신형철을 사랑한다고 말해도 아웃오브안중으로 흥, 거리며 거들떠도 안봤다가, 지인의 블로그에서 '신형철이 코맥 매카시를 언급할 때'라는 그 문장을 보고 오, 왜, 코맥 매카시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길래, 싶어서 그게 너무 궁금해서 장바구니에 담았고 바로 주문을 눌러버렸다. 아, 이런식..정말 좋지 않아..자꾸 쌓여, 자꾸...블로그를 그만두면 책 구매도 멈추게 될까?

 

 

 

 

 

나의 계정에 들어가서 첫 주문을 살펴보다가 문득 내가 서재에 처음 글을 쓴게 언제인지 찾아보니 그건 2003년 10월 04일 이었고, 음반 리뷰였다. 지금은 챙피해서 도저히 읽을 수 없는 리뷰라 그당시 쓴건 죄다 가려놨더라. 하하하하. 글 되게 못쓰는구나... 이런걸 어떻게 리뷰라고 올려놨을까. 얼굴이 빨개지지만, 그렇다고 참 지우기도 뭣하다. 이렇게 찌질한 글을 쓰는 나도 분명 나인걸. 그 음반은 역시나, 지금은 품절된, 사라 코너의 1집이었다. 

 

 

 

2003년이면 8년전이고, 햇수로 나는 9년간 여기에 있다. 오, 대단하다. 멋지다. 그때도 좋아했던 하루키를, 닐 게이먼을, 샐린저를 여전히 나는 좋아하고 있다. 나는 언제나 '크고 강하고 충성스러운' 사람들에게 맹목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무기력하게 빠져들곤 하는데, 사실, 나야말로 내가 반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인 것 같다.  

어제 남동생과 대화를 하다가 남동생이 세상에서 박한별이 제일 이쁜것 같다며, 세븐을 없애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세상에 세븐이 없어도 박한별이 널 볼일은 없을거라고, 결코 널 좋아하지는 않을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박한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내가 나타나서 도와주면 나한테 반하지 않겠어?' 란다. 얘야, 너는 여자가 위험에 처할때 도망가는 스타일이잖아. 너 내가 위험에 처하면 도망갈테니 나더러도 알아서 도망가라며, 라고 했더니 남동생은 '박한별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누나는 위험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이잖아. 

나는 위험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러니까 나는 강한 사람이고, 꽤 충성스럽다. 새삼 듬직하고 근사하게 느껴진다. 멋져.. 내가 이런 사람이라 다행이다. 

 

치즈가 아주 아주 가득 들어가서 한입 깨물면 쭉쭉 늘어지는 그런 돈까스를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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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0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댓글 일빠로 남겨요. 아니 일빠가 아니라 최근엔 댓글 자체가 뜸했었지만요.
다락방님다운 페이퍼, 태그엔 특히 공감하고요.^^
나의 계정 들어가서 확인해봐야겠어요.ㅋㅋ

다락방 2011-07-07 13:06   좋아요 0 | URL
제가 이런 결론으로 가려고 했던건 아닌데 쓰다보니까 이렇게 되버리더라구요. 하하하하. 저란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네꼬 2011-07-07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첫 리뷰나 페이퍼 따위는 안 읽으려고요;; 근데 다락님 진짜 멋지다. 친구 되길 잘했어요. 내 친구 중엔 법 곤충학 책을 읽는 여자가 있다!

네꼬 2011-07-07 10:04   좋아요 0 | URL
근데 어째 태그는 꼭 내가 쓴 것 같다. ㅎㅎ

다락방 2011-07-07 13:08   좋아요 0 | URL
전 옛날 리뷰 읽다가 기절했어요. 뭐 이따위의 글들을 떡하니 사람들 보라고 올려놨냐 싶더라구요. 부끄러워요 부끄러워. 하아- 읽지 말아야 겠어요. 그런데 읽다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기도 했어요. 여전히 남자를 좋아하고 야한걸 좋아하고, 뭐 그랬더라구요. -0-

저기 근데 네꼬님...좀 정정해줘요. 법 곤충학책을 '읽는' 여자라기 보다는 사실상, '한 번 읽어본' 여자에 불과해요. ㅎㅎㅎㅎㅎ

웽스북스 2011-07-0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봐요 이봐. 원글을 능가하게 멋진 먼댓글을 쓰는 건 반칙이라고요!!!!

전 2권을 가지고 있고 2권을 읽었어요. 맞혀봐요. 흥흥.
읽은 2권과 가지고 있는 2권은 다른 책이고요. ㅋㅋㅋ

다락방 2011-07-07 13:12   좋아요 0 | URL
저도 써놓고 이러면 안되는데..생각했어요. 또 너무 멋지게 썼더라고. 뭐 썼다하면 멋지니까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억지로 노력해도 안되는게 글 안멋지게 쓰기인것 같더라구요. =3=3=3=3=3

일단 가지고 있는 두권은 [소유] 랑 [멋진 징조들]
읽은 두권은 [느낌의 공동체]와 [오만과 편견] 이요.

나 어쩐지 정답..일것 같아.........

웽스북스 2011-07-08 01:42   좋아요 0 | URL
첫구매에서만.....말한건데......ㅋㅋㅋㅋㅋ

다락방 2011-07-08 09:42   좋아요 0 | URL
재도전.

오만과 편견, 호밀밭의 파수꾼 은 읽었고 우천염천, 향수는 가지고 있다.

맞죠, 맞죠?

꼬마요정 2011-07-0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다락방님~ 다락방님은 위험에 빠져도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어요. 특유의 위트와 유머와 또 섬세하고 긴 손가락을 사용해서요~^^(뭔말???) 블로그를 그만둬도 책은 계속 사게 될거고, 그러면 다시 블로그로 들어올거고, 또 책을 사게 되고.. 흐흐.. 결론은 다락방님은 여기서 못 나가신다는 거죠~^^

다락방 2011-07-08 09:43   좋아요 0 | URL
섬세하고 긴 손가락...은 글쎄 아니라니깐요. ㅠㅠ 뭔가 오해가... ㅠㅠ
저는 블로그질과 책사기의 수렁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을까요? 하아- 그러면 집에 계속 계속 책이 쌓일까요? 힘겨운 일이에요. 흑흑.

2011-07-07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8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1-07-0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저랑 알라딘 가입 동기네요 -_- 저도 2003년... 저는 12월 첫구매

다락방 2011-07-08 09:44   좋아요 0 | URL
흐음..기쁘지 않아요? 우리가 알라딘 가입 동기라는게? 그런데 표정은 왜그래요? 싫어요? 흥!

moonnight 2011-07-0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02년 첫 구매했네요. 파리가 잡은 범인. 저도 읽었어요. >.< 다락방님 멋진 거 맞아요. ^^

다락방 2011-07-08 09:45   좋아요 0 | URL
우아ㅏㅏㅏㅏㅏㅏㅏ 문나잇님도 파리가 잡은 범인을 읽으셨군요!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제 주변에 또있다니. 꺅 >.<
문나잇님도 짱 멋져요!! ♡

달사르 2011-07-0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년이라..어마하게 긴 시간이로군요.
ㅎㅎㅎ 9년 정도 지나면 초창기에 썼던 글들이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저도 앞으로 9년쯤 여기서 보낸 뒤에 그런 느낌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9년이라는 커다란 시간이 주는 느낌에 다락방님이 괜히 멋져, 보입니다요.

앗..제목에 이미..ㅎㅎ 본인이 이미 알고 계셨어. ㅎㅎ

다락방 2011-07-08 09:46   좋아요 0 | URL
9년 정도 지나기도 지났지만 그때 글 진짜 읽어줄 수 없게 썼더라구요. 어려서 그랬나..뭐 사실 그렇게 어린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글 진짜 잘 쓰던데... 전 왜 그모양이었나 몰라요.

네, 저는 제가 멋진 걸 아는 여자사람 입니다. ㅋㅋㅋㅋㅋ

jongheuk 2011-07-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의 파수꾼은 아직도 읽어 보지 못한 책이예요. 오래전부터 다락방님이 입이 닳도록 칭찬했는데.. 꼭 읽어 봐야 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다락방 2011-07-10 20:32   좋아요 0 | URL
네, 종혁씨 읽어봐요. 이 책은 사실 저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것 같지만,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로요. 패이버릿 ㅠㅠ

은오 2023-06-10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2021년 글이래도 믿겠어요 ㅋㅋㅋㅋㅋ 제목부터 너무 다락방님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