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여자가 웃는 걸 보고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웃는걸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 

나는 그가 그 말을 할 때 미쳐버릴 것 같았다. 미소 한번 보는 것이, 웃음 한번 웃어주는 것이 대단한 일이 되는건 상대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백명이 모두가 웃어도 내가 신경쓰는 건 내가 사랑하는 단 한사람의 미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하기위해 유머를 준비하거나 혹은 웃게 만들 어떤 것을 늘 신경쓰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는 그만큼 힘이 세다. 그리고,  잘 웃지 않는 사람 혹은 웃음을 잃어버린 듯한 사람의 미소도 힘이 세다.  

 

 

 

 

 

 

 

소년은 중앙역에서 엄마를 잃었다. 갈 곳도 잃었다. 그런 소년에게 편지를 대필해주는 여자가 나타나고, 그녀는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런 여자의 집에 친구가 온다. 소년에게 남은것은 자존심과 웃음을 잃은 표정이 전부. 여자의 친구는 처음 보는 소년에게 반갑게 인사하지만 소년은 웃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소년은 씨익, 소리없는 웃음을 여자의 친구에게 지어준다. 바로 그때, 여자의 친구도 웃었고 나도 웃었다. 아, 좋다. 정말 좋구나. 다행이야, 웃어줬어.  

그러나 여자는 소년을 해외입양원에 팔아버린다. 그리고 그 돈으로 리모콘으로 사용가능한 성능 좋은 텔레비젼을 사온다. 여자의 친구는 이 사실을 알고 친구에게 소리지른다. 사람이 해서는 안될짓이 있는거라고. 여자는 친구에게 같이 소리치며 싸우지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온 몸에 땀까지난다. 그녀가 원하는 건 어서 빨리 아침이 오는 것. 그녀도 알고 있었던 거다. 자신이 잘못한 것임을. 잘못했다는 것을 아는건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이고,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 밤, 여자는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이지 않았을까.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 

여자는 아침이 되자마자 소년을 데리고 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현재 알라딘에서 [중앙역] 영화 DVD 는 2,900원.)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하하, 유가 먼저인지 미가 먼저인지 항상 헷갈려요;; 그렇지만 에브리원이 맨 뒤인건 헷갈리지 않아요;;) 에서도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 하는 물음이 나올만한 장면이 있다.  

나이도 많고 솔로인 여자. 그녀는 채팅을 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그녀는 남자와 19금의 대화를 나누며 흥분을 하고 그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공원의 벤치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여자도 남자를 기다리고 남자도 여자를 기다리는 그 벤치, 그곳에서 그 둘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이 장면, 정말 좋아해요!!) 여자가 옆의 남자가 '그 남자'임을 알아챈 그 순간, 그때 그녀도 아마 그렇게 속으로 말했을 것이다. 

'오 맙소사,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그러나 그녀의 이 중얼거림에는 자조적인 한숨이 끼어들어갔을 것이다. 그럼 그렇지, 뭘 기대한거야, 하는. 정말정말 멋진 장면. 웃다가 울어야 하는지 울다가 웃어야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복합적인 장면이다. 아, 그녀를 이제 어찌합니까.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인데,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게 된다면 꼭 한번 '박부길의 손톱깎이'에 대해서 언급해보고 싶다. 이승우님은 좀 짱인듯. 

 

 

 

 

 

 

 

 

추석연휴가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벌써부터 두통이 찾아온다. 난 알고보면 굉장히 비관적인 여자사람인지도.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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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9-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제목 보고 너무 놀라서 스크롤바부터 내렸잖아요.ㅜ.ㅜ 병원에서 뛰쳐나온 것일까, 실수로 눈을 찔렀나, 별 상상을 다하면서 읽고는 안도의 한숨! 무사한거군요, 다락방님! 씨익..^^

다락방 2011-09-14 14:05   좋아요 0 | URL
무사합니다. 무사하고 말구요. 훗
병원에서 뛰쳐나오고 싶은 마음은 정말 간절했어요. 그렇지만 꾹 참았더랬죠. 별 수 없잖습니까. ㅎㅎ

비로그인 2011-09-1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아프세요, 다락방님? 병원에서 뛰쳐나오... 그냥 예시인가요?

[중앙역]은 어떠셨어요? 저는 도라가 소년을 되찾아오고 나서 친구한테 전화하는 장면을 좋아해요. 소년이 지폐뭉치를 들고 씨익 웃는 장면도 좋구요. 그런데 말이에요, 사실 저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생각 많이 해요. 어쩔 수 없나봐요. 물 엎지르고 워터 프루프 수건으로 닦는 격이에요. 그치만, 이런 행동 때문에 좋아하는 웃음을 보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그게 위로가 되네요 ㅎㅎ

다락방 2011-09-14 14:12   좋아요 0 | URL
아뇨, 아프지 않아요 수다쟁이님 :)

[중앙역]은 참 좋았어요, 수다쟁이님. 저는 화장실에 가서 도라가 립스틱 바르는 장면이 좋아요. 버리까지 빗고 나왔는데 남자는 트럭을 몰고 떠나버린 장면이 좋아요, 슬프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편지 대필을 부탁하는 장면들도 좋아요. 편지를 쓸때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다는 진실이 새삼 떠올랐어요. 그들이 그랬으니까요. 좋았어요, 참.
:)

2011-09-11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4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1-09-1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런 생각 자주 해요.. 저는.. 남들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여자사람인지도 모르겠구요. 중앙역은 안 봤지만 왠지 봐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고 있어요. 역시 다락방님은 저를 움직이게 하는 마력을 지니신 분이에요~^^

다락방 2011-09-14 14:14   좋아요 0 | URL
[중앙역]은 참 괜찮은 영화였어요. 아마 장면장면에서 꼬마요정님도 좋은 느낌을 받게 되실 것 같아요. 또한, 내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은 얼마다 다행한 일인가 싶기도 하구요.

연휴가 끝났어요. 엉엉 ㅜㅜ

비로그인 2011-09-1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의 이면>도 마음에 드신 모양이로군요.
박부길의 손톱깎이...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무슨 짓을 저지르셨든 추석 연휴 잘 지내시길^^

다락방 2011-09-14 14:15   좋아요 0 | URL
아직도 다 못읽었어요. ㅠㅠ
박부길의 손톱깎이는, 저도 마음이 무거워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자칫 잘못했다가 그 무거움을 가볍게 써버릴까봐 겁도 나구요.

연휴가 끝났고, 저는 밥을 먹기 위해 돈 벌러 나왔습니다. 하아-

신스님 2011-09-1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나한테 있다면 내가 읽어줄텐데요.
미안해요.

읽어주고 싶어요.

다락방 2011-09-14 14:15   좋아요 0 | URL
나중에 읽어줘요, 내게 없는 책이라도.
:)

moonnight 2011-09-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요. ㅠ_ㅠ
저도 제목 보고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 있으셨나 하구요. ;;;
명절 잘 보내셨어요? 조카 둘이랑 씨름하다 정신차려보니 오늘이군요. 책 한 권 못 읽었다는. 명절은 역시 -_-;;;;;;
남은 휴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다락방 2011-09-14 14:17   좋아요 0 | URL
전 조카사랑으로 가슴이 터질것 같은 연휴를 보냈네요. 어휴 볼때마다 더 예뻐서 미치겠어요. 눈을 봐도 기절하겠고 입을 봐도 기절하겠고 손과 발을 봐도 쓰러지겠어요. 이렇게 예쁜 아가가 내 조카라니. 새삼 감동 ㅠㅠ
웃어줄 때는 진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아요. 조카란, 제가 생각하기에, 이모를 위해서 태어난 것 같아요. ( '')

레와 2011-09-13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딱 저 장면을 말한거에요!!

다락방 2011-09-16 16: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무슨 장면?

2011-09-14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부길의 손톱깎이 이야기가 기대가 됩니다.
이틀이 휙 지나고 저는 출근을 했네요 ㅎㅎㅎ
저는 한밤의 아이들이 생각보다 무척 두꺼워서 거북이걸음으로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11-09-16 16:42   좋아요 0 | URL
아 이런. 박부길의 손톱깎이 이야기를 제가 하지를 못했네요. 어떻게 꺼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아요;;
저는 지금은 까마귀의 엄지를 읽고 있어요. 뒤에 조금 남아서 어서 읽고 싶어요. 훗
내일부터 주말~

페크pek0501 2011-09-1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생의 이면. - 제가 두 번인지 세 번 읽은 책입니다. 열독했어요.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제 서재에 <생의 이면> 중 좋은 글을 뽑아서 옮겨 놓기도 했죠. (지금 확인해 보니)지난 2월 25일에요.
재밌고 멋진 소설이에요.

다락방 2011-09-16 16:43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제가 놓친게 많을 것 같아서요. 이승우의 [생의 이면]은 소설이면서 동시에 인문서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있으면서도 심오한 소설인것 같아요. 다시 읽어볼만한 소설임에는 틀림없어요.
:)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있다. 물론 정확히 아는것도 아닐테고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것이다. 나는 알라딘에 글을 써온지 제법 오래되었으며, 댓글이 많이 달리는 알라디너이다. 즐겨찾기 수도 글쎄, 적극적 글쓰기를 하지 않는 알라디너에 비한다면 많은 편에 속할것이다. 나는 알라딘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을 읽고 있다. 처음 보는 낯선 닉네임의 글도, 한줄짜리도 열줄짜리도 거의 다 읽는다. 오래있었고,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누가 나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있다. 어떤이는 나를 버릇없는 인기인으로 만들고 어떤이는 나에게 권력을 가졌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논쟁에 대해 글을 쓰기가 겁난다. 내가 소위 말하는 인기가 많아서, 혹은 누군가의 미움을 받고 있어서, 혹은 권력을 쥐고 있어서. 그렇다는 것을 내가 누군가로부터 듣거나 읽고 그래서 알고 있어서.
나를 처음부터 쭉 봐 온 사람이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겠지만, 그러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게 지금은 너무 강하고 커서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까봐 글을 쓸 수가 없다. 나는 이럴때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변방에 있는 작은 알라디너였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사람들은 거기에 어떤 껍데기를 씌우지 않고 그저 순수하게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줄지 모르는데, 이제 내가 하는 말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힘' 혹은 '권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나는 그런 글들을 쓰기를 포기하는 쪽을 택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어떤 의견을 내기를 저어하지만, 아마 다른 사람들은 각자가 가진 다른 이유들로 침묵하는 경우가 종종 생길것이다. 나는 뉴스레터가 사생활을 침해하며 그것이 알라딘의 잘못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의견을 드러내는 쪽은 모두 한쪽이라 그것이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혹은 정의인양 드러나는 것이 불편하다. 서재의 메인을 장식한 그 의견들이 나는 불편하다. 알라딘에 어떤 불만을 제기하면, 마치 그 불만이 사회정의의 실현인것 처럼 보여지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침묵의 나선이론에 대한 글을 옮겨올 뿐이다.  

 

 

침묵의 나선이론 [ the spiral of silence theory , 沈默 - 裸線理論 ]
 

여론형성의 사회심리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독일의 여성 커뮤니케이션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Noelle-Neumann, 1974)이 제시한 이론으로 침묵의 나선이론 또는 와선이론이라고도 한다. 매스 커뮤니케이션효과에 관한 소위 강효과이론(the powerful effects theories)의 하나로, 이 학설에 의하면, 인간들은 자신의 의견이 사회적으로 우세하고 지배적인 여론과 일치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그렇지 않으면 침묵을 지키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스 미디어는 지배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전파시키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곧 이론의 요지이다. 노엘레-노이만은 이와 같은 이론을 내세우면서 매스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관한 논의는 다시 초기의 탄환이론과 같은 강효과이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아직 실증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매스 미디어가 사회적인 여론형성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이론은 아직은 하나의 학설에 불과할 뿐이다. 노엘레-노이만에 의하면 여론의 개념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하나는 ‘양식있고 책임있는 시민의 판단’이란 의미로서 이성적 토론에 근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보다 오랜 전통을 지닌 것으로 ‘따라야 할 압력’이라는 의미이다.

노엘레-노이만이 생각하는 여론은 후자의 경우이다. 이는 1744년에 여론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장 자크 루소의 개념이자, 그 이전에 로크와 흄이 생각했던 개념이기도 하다. 노엘레-노이만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립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외적 환경을 관찰하고 여론은 제재와 벌칙의 성격을 지닌 사회적 통제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런 여론개념에 근거한 후, 노엘레-노이만은 사회적 환경에 대한 개인의 관찰을 통해 여론형성의 과정을 분석했다. 그녀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원자화된 고립된 존재이며, 외부의 상황과 사회적 환경에 민감하다. 인간 자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성도 홀로 남겨졌을 때 극도의 소심함과 신중함을 나타낸다. 따라서 인간은 확신과 자신감을 추구하며, 그러한 확신과 자신감은 자신과 동조하는 사람의 숫자에 비례한다. 고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의 판단보다 더 중요하다. 그녀에 의하면 사회적 합의에 따른다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공통된 삶의 조건이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 자신이 고립될까 하는 영속적인 두려움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의사통계적 감각’을 사용하여 어느 의견이 상승세 또는 하향세를 타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 주변의 환경을 주의깊게 관찰하게 된다. 만약에 자신의 의견이 지배적이거나 상승세에 있다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열세 내지는 하향세에 있다면 고립의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의견을 숨긴채 침묵에 빠져들게 된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면에 후자의 의견은 실제의 숫자보다도 더욱 약해진다. 이것은 다시 다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침묵하게 함으로써 소용돌이의 과정이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침묵의 나선(소용돌이) 속에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매스 미디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에 의한 환경의 평가라는 측면에서 여론은 두가지 원천을 갖고 있다. 하나는 매스 미디어의 내용이며 다른 하나는 환경에 대한 개인의 직접관찰이다. 노엘레-노이만에 의하면, 사람들은 개인적 영역 밖의 문제에 대해서 사실을 알기 위해 또는 의견의 기후를 알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매스 미디어에 의존한다. 오늘날 매스 미디어는 일반 대중의 지배적인 공공 정보원이다. 그것은 어디에나 존재하여(편재성) 대중의 눈과 귀로 작용한다. 또한 오늘날의 매스 미디어는 어느 사회에서든지 독점적으로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협화성), 또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사한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누적성).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오늘날의 매스 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따라서 ‘강력한 미디어 개념에로의 복귀’를 주장한 노엘레-노이만의 이러한 관점은 사회와 개인에 대한 인식에서 과거 1930년대의 대중사회론을 연상시킨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의도했던 것은 오늘날의 사회가 그 당시의 사회와 동일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대중사회 개념이 오늘날에 와서 진정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 후기산업사회가 반드시 대중사회의 성격으로 이해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노엘레-노이만의 이론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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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9-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논쟁의 소지가 있는 글에 대해서는 대부분 침묵해요. 비겁하다고 해도 할 수 없죠.
알라딘은 제게 남을 의식한 글쓰기 공간이기도 하지만, 제 흔적들을 남겨두는 소중한 공간이자 취미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요~~~

그나저나 무슨 수술일까? 그냥 평범한 수술이길 바라고, 빠른 쾌유를 빕니다.

다락방 2011-09-11 20: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세실님. 저도 그래요. 저도 저의 알라딘 공간을 잃고 싶지 않아요.
수술은 평범한 수술 맞아요. 라식 수술 했어요. 지금 썬글라스끼고 댓글 쓰고 있어요. ㅋㅋ

좀전에 알라딘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코펜하겐 글 올리셨던데, 저는 그 글 보러 갈거에요. (두근두근)
덴마크엔 아직도 왕자가 있대요. 햄릿이 덴마크 왕자였다는 거 아세요? ㅋㅋㅋ

moonnight 2011-09-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댓글 쓰자면;;
저 역시 논쟁적인 글은 싫어요.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뭐. 하고 말아요. -_- 설득력있게 글을 잘 못 쓰기 때문인 것도 같아요.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 다락방님 글 좋아해요. 저는 !!! (뻘쭘하니까 무조건 소리지른다. ;;;)

라식 수술하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맞아요. 2주정도는 금주해야 해요. (일주일만에 술 마셨던 무모함이 부끄러워지는군요. ㅠ_ㅠ) 라식수술. 하고 난 사람들은 다들 무척 만족하더라구요.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실 거에요. 잠 많이 주무시고 푹 쉬세요. ^^

다락방 2011-09-14 11:14   좋아요 0 | URL
제 남동생도 열흘만에 술마시고서는 누나는 최소 2주를 금주하라며 자신의 눈은 상태가 메롱이라고 하더라구요. 하하하하. 저는 그래서 2주째 되는 토요일에 술 마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술 마시고 싶은 강한 욕망에 시달려서, 그러니까 정확히 맥주를요, 웰치스랑 콜라를 사와서 흡입했어요. 맥주 비슷한 뭐 다른 음료 없을까요? ㅜㅜ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잘 보여요. 헤헷

페크pek0501 2011-09-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도 옳고 저 글도 옳고... 저는 줏대가 없는가봐요. 그래서 저, 그냥 중립하면 안 될까요? ㅋㅋ

어쨋든 이번 일로 다락방님도 마녀고양이님도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재가 문 닫는 일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오늘 두 번째 댓글 남기는 것 같은데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고... 언젠가 다락방님의 이런 글 보고 반해 버렸음은
밝히고 갑니다.

"나는 오후 네시가 되고 싶다. 갓 볶아낸 커피가 되고 싶고 비아그라가 되고 싶다."(제 기억력이 맞나요?...)

나도 요런 글좀 써야겠다, 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제가 훔치고 싶은 글 많이 써 주시길...





다락방 2011-09-14 11:1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 뿜었어요, pek0501님.
말씀하신 글이 어떤건가 제 글 검색해보니, 저는 정확히 이렇게 썼었네요.

나는 할 일 없는 오전이 되고 싶고, 게으른 오후가 되고 싶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외딴섬의 등대지기가 되고 싶고, 걸어다니는 비아그라가 되고 싶다. 나는 코펜하겐에서 그를 기다리는 여자가 되고 싶고, 나는 갓 내려진 뜨거운 커피가 되고 싶다. 나는 그의 방 창문을 때리는 빗줄기가 되고 싶고, 그를 한걸음도 더 내딛지 못하게 하는 쌓인 눈이 되고 싶다. 나는 늑대인간이 되고 싶고,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

하하하하. 중요한 단어는 다 뽑아서 기억하셨네요. 오후, 커피, 비아그라.. 하하하핫.

그리고요, 저는 마음다치는 일 없었습니다. 저는 이번 사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1人이었을 뿐이지, 제가 마음다칠 일은 없었는걸요. 그리고 서재를 닫을 생각도 없고 어디 갈 생각도 없어요. 비아그라 2탄 3탄 계속 써야죠. 하하하하. 아, 극심한 비염으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는데 한참 웃었어요.
:)

페크pek0501 2011-09-16 12:58   좋아요 0 | URL
어머, 게으른 오후였어요? 그런데 왜 저는 오후 네시로 기억할까요? 사람의 기억력이란 정말 믿을 게 못되는군요. 커피도 틀렸네요. 갓 내려진 뜨거운...이라...이번에 머리 나쁜 것을 확실히 인증 받네요.ㅋㅋ
덕분에 저도 유쾌하게 웃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다락방 2011-09-16 13:04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핵심은 다 기억하셨잖아요. 제 생각에 아마도 비아그라는 잊지 못할 단어가 아니었을까..요? ( '')

금요일 오후가 이제 마악, 시작됐어요. 이 오후를 어서 보내고 어서 빨리 밤이 오고 어서 빨리 저는 침대 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잘 보내세요,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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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때의 어느 토요일 오후. 텔레비젼에서는 영화 『You call it love』를 방송해줬다. 나는 소피 마르소가 나온다길래 당연히 보았는데, 와, 이 영화에서 소피 마르소는 정말, 정말 예뻤다. 스키장의 케이블카 안, 스키모자와 고글을 벗는 소피 마르소. 그 앞에 앉아있던 남자 주인공이 그 모습을 보고 갑자기 넋을 잃던 표정.   



    



영화속에서 소피 마르소는 학생이었던가, 여튼 공부할때는 안경을 끼고 있었다. 안경 끼고 공부하는 그녀는 정말 예뻤지만, 공부하지 않을 때 안경을 벗고 있는 소피 마르소는 진짜 샤라라랑 효과음이 날 것만 같았다. 이 영화가 크게 '재미있었'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았지만, 소피 마르소 때문에 이 영화는 아주 강하게 기억이 나는 그런 영화였다. 나는 이 영화의 OST 를 구하고 싶었는데, 그 당시 동네 레코드샵에 가니 주문해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사려는 건 CD 나 LP 가 아니라 카셋트 테입이었다. 다음날 가서 왔나요? 또 그 다음날 가서 왔나요? 며칠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레코드샵 사장님(컷트머리의 여자사람분이셨다)은 어느날 내게 녹음된 테입을 내미셨다.  

이거 구하기 힘들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가진걸 녹음했어요. 

나는 우와- 하고 놀라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얼마를 드려야 하지요? 라고 물었더니 레코드샵 사장님은 그냥 가지라고 하셨다. 선물이라고. 그동안 발품이 어디냐며. 그 뒤로 나는 그 레코드샵에 종종 놀러갔다. 악보를 사기도 하고 다른 테입들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1학년 초에 이사를 가야 했고, 나는 커피를 뽑아들고 챕스틱을 사들고 그 레코드샵을 마지막으로 갔다. 

저 내일 이사가요. 가기전에 인사드리러 왔어요. 입술 트지 않게 챕스틱 바르고 다니세요. 

내가 받은거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난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게다가 나는 열일곱살, 돈도 겨우 챕스틱 하나 살만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사장님은 서운하다고 하셨고 또 고맙다고 하셨다. 그러더니  

지금 당장 갖고 싶은 테입이 뭐에요? 딱 떠오르는거? 

나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지난번에 유 콜 잇 러브도 주셨잖아요. 정말 괜찮아요. 하고 말했는데 사장님은 주고 싶어요 빨리 말해봐요, 라고 말씀하셨고 그래서 나는  알라딘 OST 를 또 선물 받았었다. 아, 그런데 이 얘기 하려던게 아니었는데..미친 삼천포.. orz 

 

유 콜 잇 러브를 보기 훨씬 전부터 나는 '가운을 입은 여자'에 대한 환상 혹은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일을 할 때는 가운을 입고 안경을 끼고 머리를 틀어올린다. 일이 끝나면 가운을 벗고 안경을 벗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 아름다운 사복으로 갈아입어 완벽한 여성으로 변신한다. 나는 이미 안경은 끼고 있으니 일단 하나는 충족한 셈이다. 공부만 열심히 해서 닥터가 되든 약사가 되든 과학자가 되든 뭔가 되자. 가운 입는 직업을 갖자. 그리고 머리를 풀어헤치며 퇴근하자. 근무시간에는 똑똑한 일꾼으로, 퇴근이후에는 섹시한 여성으로 변신하자. 

그러나 지금 현실의 나는 ...... 어제는 정말 최악의 하루였다. 퇴근 무렵, 퇴근후에 이걸 할까 저걸 할까, 나름대로 몇개의 계획을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었는데, 거래처에서 전화가 왔다. 욕을 한바가지로 얻어먹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1공장에 그리고 3공장에 전화를 했으며, H차장, B부장, L차장과 통화를 했다. 그분들 모두 널 힘들게 하지 않게끔 해결하겠다고 말씀을 하셨고, 이런 과정에서 나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뇌가 꽉 찬 기분이었다. 퇴근후의 계획따위는 물거품이 되고 나는 퇴근후 집에 가서 기진맥진..책도, 신문도 읽을 수가 없었다. 좀처럼 스트레스로 꽉꽉 찬 나의 뇌가 평온해지질 않았다. 하아-  

 

오늘도 그랬다. 오늘도 뇌속이 포화상태. 왜 직장일이란게 시간이 지나도 늘 스트레스를 줄까. 왜 오래되도 새로운 문제는 발생할까. 자꾸만 스트레스가 쌓여서 좋은 걸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 그래도 나는 주변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겠다고 하잖아. 그게 어디야. 그러니 금세 해결하잖아. 그래, 힘들기만한건 아니야. 

퇴근하고 집에 오기 전, 좀 걸었다. 요즘은 가끔 걷는다. 걷는 동안은 아주 평온하다.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이다. 집에 돌아오니 배가 고파서 김을 한장 꺼냈다. 살짝 구운다음 쟁반에 놓고 거기에 밥을 한가득 펴 발랐다. 그리고 매운고추장을 꺼내 쓱쓱 발랐다. 둘둘 말아 양손에 쥐고 뜯어 먹었다. 그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내가 이렇게 먹는 사진을 알라딘에 올린다면 즐찾빠지는 건 시간문제일거야, 라고 생각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 자러가야지. 머리 좀 쉬게 해줘야지. 유 콜 잇 러브를 한번 더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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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려고 했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등장. 눈이 너무 시려서 찜해두고 내일 읽을게요 ㅎㅎ 근데 왜 여기저기서 다들 사랑타령인 거에요? 모태솔로 외롭게 시리 -ㅅ-..!! (힝, 그래도 읽는건 좋네요)

다락방 2011-09-09 13:55   좋아요 0 | URL
저 수다쟁이님의 니콜 크라우스 책 이야기 읽으면서 완전 뿜었어요. 솔로의 육신 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슬프고 처절한데 그런데 웃음이 나와서.. 모태솔로 라는 단어보다는 솔로의 육신, 이 단어가 대박이네요. ㅎㅎㅎㅎ
가을이잖아요. 가을이니까 사랑이죠. 물론 여름에도 사랑이지만, 여름에는 육체적 사랑에 가깝고.. ( '')

치니 2011-09-0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 지구 상에서 누구의 외모로 태어나고 싶냐?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전 단연코 소피 마르소에요. 아 - 라붐에서야 물론 최강 풋풋 예뻤고 나이 들어서도 지금도 훌륭해요. 제가 바라는 완벽한 이상형의 여성 외모. 중학교 때 책받침 코팅 사진은 물론 그녀였고. 다락방 님 덕에 추억이 방울방울 ~

다락방 2011-09-09 13:57   좋아요 0 | URL
우앗. 의외네요! 소피 마르소는 물론 무척 예쁘지만, 치니님이 다시 태어나고 싶은 외모로 소피 마르소를 선택하셨다는 게 정말 의외에요. 뭔가 치니님은 더 얇은(몸매가)여자를 선택하실 것 같았는데요. 조금 덜 따뜻해보이는 그런 외모로요. 오... 놀라고 있어요.
저도 중학교때 책받침 코팅 사진 그녀 ㅋㅋㅋㅋㅋ 진짜 짱 예쁘죠!!
저도 이 영화 보자마자 안경을 뺐다 꼈다 했던 추억이 방울방울 ㅎㅎ

Mephistopheles 2011-09-0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나이가 들어도 역시나 소피 마르소는........수많은 인간남자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합니다.(이건 좀 불공평한 것 같아요. 소녀때는 청순해서 쿵쾅, 아가씨일땐 섹시해서 쿵쾅, 아줌마일땐 농염(헉)해서 쿵쾅)
2. 컷트머리의 여자사람분인 레코드샵 주인님이 혹시 검은 옷을 즐겨입진 않으셨는지요.....
3.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게.. 욕을 한바가지 퍼붓는다고 상황이 나아질까요? (아 물론 가끔 욕 나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서도..전 차라리 욕보단 약을 올리는 스타일입니다.<- 이게 더 모뙨 놈)
4. 매운 고추장을 바른 단순한 김밥말이라도 얼짱 각도에 볼에 공기 좀 넣고 입술을 삐죽하게 튀어나오게 하고 눈을 부릅 뜨고 찍으면...? (이거봐라 이거 의외로 대박 사진이 나올지도...)

다락방 2011-09-09 13:59   좋아요 0 | URL
1. 여자들의 심장도 못지않아요. 게다가 부러움까지 더해지죠. 진짜 대박 아닙니까? 소피 마르소는 미의 상징인 것 같아요. 아줌마일땐 농염...오......
2. 검은 옷을 즐겨 입진 않으셨지만 한번도 스커트를 입지는 않으셨던 것 같긴 하네요. 저는 그시절 솔직히 저에게 동성애 코드가 있는지도 의심했었어요. 성인이 되고 보니 전혀 아니더군요. -_-
3. 듣기 싫은 목소리, 듣기 싫은 말투였어요. 하아- 끔찍한 통화였죠.
4. 저, 볼에 공기 안넣어도 이미 볼이 뚱뚱............... 얼짱 각도로 찍어도 얼짱으로 나올 수 없는 솔직한 얼굴이에요. ㅋㅋ

hnine 2011-09-09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요, 가운 입고 안경 쓰고 머리 틀어 올리고 일하고 있는 사람보다, 퇴근 시간 다 되어 계획 다 뒤로 미루고 여기 저기 연락 취하여 거래처의 요구 해결해놓는 사람이 웬지 더 멋있어 보이는데요? 진짜 프로구나 싶고요. 남들이 보는 모습과 정작 본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다르기 마련인가봐요.
소피 마르소가 나오면 꼭 제가 하는 말이 있지요. 저 배우 나랑 나이도 같고 심지어는 생일도 같아 라고...^^
편히 잘 주무시고 아침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제 9시 좀 넘어 잠 들어 남편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잤답니다.

다락방 2011-09-09 14:20   좋아요 0 | URL
앗, 그러고보니 ㅎㅎ 나인님, 페이퍼에도 한번 포스팅한적 있지 않으세요? 소피 마르소랑 나이도, 생일도 같다고 말이지요. 저 본 기억이 나요. ㅎㅎ
하나도 안 멋있어요, 저. 얼마나 비굴하고 일에 찌든 모드였다구요. ㅜㅜ 이렇게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것인가 어찌나 허무하던지...
내일부터 연휴라는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버텨내야겠어요. 나인님, 추석 잘 보내세요!!

2011-09-09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9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9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9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9-0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분명 극장에서 봤는데 기억나는 장면은
스키타러 리프트 타고 올라갈때 처음 남주를 만나죠? 소피 마르소가 둘둘 감은 목도리랑 모자를 벗어 버리니까 그 이쁜 얼굴이 화면 전체를 채우며 남주가 멍~ 하던 장면요, 그거밖에 기억이 안나요 ㅠㅠ

다락방님이 가운입고 안경쓰고 머리틀어올리고 일하다가 퇴근할때 변신하는 직업을 가지셨으면 지금 우린 못 만났을지도 몰라요. 지금이 좋아요, 지금이!

무스탕 2011-09-09 18:02   좋아요 0 | URL
헐~ 바부탱이 탕이 ㅠㅠ
위의 동영상이 노래 ost인줄 알고 안봤는데 아래 또 있길래 다른 버전의 동영상인가.. 하고 그냥 넘겼다가 위에거 보니 내가 말한 장면이네..ㅠㅠ
그래요. 난 저 장만밖에 생각나는게 없다는거에요.

다락방 2011-09-09 18: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저장면이 기억에 남구요, 또하나는 남자의 집에 녹음된 전화에 남자의 친구가 전화해서 니 여자친구가 가슴이 작다며 어쩌고 하는걸 소피마르소가 듣게 되는거에요.그래서 둘은 대판 싸우고 소피 마르소가 내가 가슴이 작든 크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뭐 그런 내용의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가슴...때문에......기억이....... ( '')

sin`s 2011-09-0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는 당신을 사랑이라 부를래요.

다락방 2011-09-09 16:06   좋아요 0 | URL
이사람은 진짜 ㅎㅎ 제정신 돌아오지 말아요!

마노아 2011-09-0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말 제목이 훨씬 아름다운 걸요. 다락방님이 사랑이 된 것 같아요. 모두들 나서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다락방님이 저도 가운입은 여성보다 근사해 보여요. :)

다락방 2011-09-09 18:07   좋아요 0 | URL
그게말이죠, 전 별로 잘해준것도 없는데 뭔가 짜증난다 힘들다 싶으면 다들 알아서 뭐해줄까, 뭐해줄까 하셔요. ㅋㅋㅋㅋㅋ 전직장에서도 그래가지고 여직원들이 제 안티였는데 ㅎㅎ 제가 예쁜탓일까요? ㅋㅋㅋㅋㅋ
내일 나는 더 예뻐질거에요! ㅎㅎ

좋은날 2011-09-0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길을 걷다가 이노래를 듣고 집에와서 몇번이나 들었어요.
요즘 가을이라 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아서 많이 걸어다니는데
어느 가게에서 이 노래가 나오는거예요. 옛날생각나서 너무 좋았거든요.
다락방님서재 좋아하지만 소심한 알라디너라 글은 잘 안남기지만 락방님은 저의 지름신이거든요.
오늘 들어왔다가 이노래.. 너무 반가와서 글 남깁니다.
이노래 너무 좋아요..아!~ 너무 좋아요~

다락방 2011-09-09 18:0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도 걸을까 어쩔까 생각중이에요. 날이 좋네요. 오전에는 비오는 것 같더니만 우산 없이 집에 가도 되겠어요. 이 노래 너무 좋죠? 시간이 흘러도 이 노래는 좀처럼 지겨워지지 않는 것 같아요. 좋은날님 오늘 좋으시구나 ㅎㅎㅎㅎㅎ

좋은날님, 추석 잘 보내세요!
:)

Kir 2011-09-0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피 마르소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니, 정말 사람인가? 요정 아니고?!' 하면서 한참을 보고 또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녀를 본 건 한참 뒷북인 90년대 중반이었지만요...;

다락방 2011-09-11 20:26   좋아요 0 | URL
맞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중학교 때였는데 텔레비젼에서 CF 가 나왔거든요. 드봉이었을 거에요. 사과 깨물어 먹는 장면이었는데 와 진짜 뭐 저렇게 생긴 여자가 다있나 싶더라구요. 어휴... 어떡하다가 그런 얼굴로 태어났을까요? 나름 괴롭기도 할 것 같아요. 너무 예뻐서;;
 

오늘 점심은 샌드위치였다. 생크림이 얹어진 까페모카와 함께. 사실 샌드위치는 내 입맛에는 달달한 커피와는 궁합이 맞질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메리카노가 짱인데. 여튼,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나니 분노가 샘솟는다. 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생각나 써보는 내가 싫어하는 것들.  

 

내가 싫어하는 것들 

- 점심으로 먹는 샌드위치 

- 점심으로 먹는 햄버거 

- 점심으로 먹는 순대랑 떡볶이 

난 진짜 견딜 수가 없다. 샌드위치나 햄버거 따위로 끼니를 때우는 것. 그렇지만 내가 하는일의 특성상,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이런것들을 견뎌야 해 ㅠㅠ 싫어 ㅠㅠ 그런데 이걸 살짝 바꾸면 내가 좋아하는 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 간식으로 먹는 샌드위치 

- 간식으로 먹는 햄버거 

- 간식으로 먹는 순대랑 떡볶이 

아침과 점심 사이에, 혹은 점심과 저녁 사이에 저것들을 살짝 넣어주면 나른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나는 가급적 햄버거는 먹고 싶지 않지만. 난 햄버거가 싫어.. 후렌치 후라이는 좋다. 날 좋은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후렌치 후라이를 오만원어치 쌓아두고 맥주를 마시고 싶다. 그러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남동생과 나와 제부는 아구찜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고 2차로 후렌치 후라이를 2만원어치 사서 집으로 돌아가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칼로리 따위, 흥.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나쁜 여자』의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했고 잊지 못한다. 그러나 헤어져야 했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그는 다른 여자인 질 플레밍을 미장원으로 데려가서 붉은색 머리로 염색을 하게 하고, 그녀가 어떤 원피스를 입으면 눈에 띄게 좋아한다. 질 플레밍은 나중에야 왜 그런 모습들에 그가 흥분하는지 알게된다. 그의 사진을 뒤적이다가 그가 사랑했던 여자 레슬리 챔버레인의 사진을 본 것. 그녀가 붉은 머리였던 거다. 그녀가 그런 원피스를 입고 있었던거다. 그러나 질 플레밍이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붉은 머리로 염색하고 원피스를 바꿔 입는다고 한들, 그 남자가 레슬리 챔버레인을 사랑했던 것 처럼 질 플레밍을 사랑할 수는 없다. 닮은 사람은 닮은 사람일 뿐, 이 사람이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또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열거할 수 있다. 

 

또, 내가 싫어하는 것들 

- 시뻘건 떡볶이를 먹고 싶었는데 덜 빨간 떡볶이를 먹는 것 

- 쫄깃한 불족발을 먹고 싶었는데 흐물흐물한 불족발을 먹는 것 

- 맛있는 꼬꼬면을 먹고 싶었는데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싱겁게 먹는 것 

- KFC 의 핫크리스피를 먹고 싶었는데 맛없는 짝퉁을 먹는 것 

 

물론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굶는거다. 나는 한끼라도 굶으면 손발이 떨리고 힘이 쫙 빠지며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우울해지는건 필수. 주변 사람들이 이런 나를 보고 혹시 당뇨가 있는건 아니냐, 저혈압인건 아니냐, 모두들 걱정을 하길래 나도 안되겠다 싶어 한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이런 증상을 얘기했다. 그러자 닥터는 나는 혈당에도 혈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정신적인 거에요. 정신적으로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것 같아요. 

 

난 내가 여러가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까지 가지고 있을줄은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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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7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9-07 17:38   좋아요 0 | URL

Arch 2011-09-0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웃겨요. 다락방은 그냥 페이퍼를 쓰는데도 이렇게 웃깁니까.

제 대학 동기도 제 시간에 밥을 못먹거나 끼니를 거르면 죽을 것 같다고 해서 저를 깜짝 놀래켰어요. 저도 허기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죽을 정도까지는,...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요새 읽는 '행복한 밥상'에선 질보다 양인 서구식 식사에 사람들이 길들여지는 것도 굶주림에 대한 공포 때문일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은 인류 공통의 문제일 수 있다는거. (나 멋지죠?)

다락방 2011-09-07 17:40   좋아요 0 | URL
난...난요, 아치. 글이 그냥 막 써져요. 천재인가봐요. 왜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영재교육을 시키지 않은걸까요? 영재교육만 시켰어도 나는 지금쯤 천재 글쟁이가 되어있을지도 모르는데..가난한 환경을 원망해야겠어요. ㅋㅋㅋㅋㅋ

전 공포가 아주 심해서요, 일전에 친구가 초콜렛을 준 적이 있는데 그걸 받고 술을 뽀지게 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길, 갑자기, 나는 살아야만 해, 하고 중얼거리면서 혼자 지하철안에서 그 초콜렛을 와작와작 다 씹어먹은 적이 있어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대체 나는 왜그랬을까...생각했지만 답은 나오질 않았어요.

인류 공통의 문제. ㅋㅋㅋㅋ 멋지다기보다는 아치다워요 ㅎㅎㅎ

레와 2011-09-07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정신적으로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심한거 같아. 때론 안절부절 못하는걸.. 포악해지는건 당연하고.

다락방 2011-09-07 17:40   좋아요 0 | URL
우리 식구들은 이게 유전인 것 같아요. 포악해지는게 이루 말할수가 없어요. 아빠랑 나는 스스로에 대한 염려와 걱정으로 어쩌지를 못하고 안절부절 ㅎㅎ

nada 2011-09-0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 이거 웃으면 안 될 거 같은데 웃겨요. 어쩌죠?ㅎㅎ
의사들은 뭐든 다 정신적, 신경성이래. 흥.

다락방 2011-09-07 17:41   좋아요 0 | URL
전 닥터의 입으로 그 말을 듣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나는..그런 여자인가... ㅎㅎㅎㅎㅎ
그렇지만요, 꽃양배추님. 정신적이고 신경성인게 맞는 것 같아요. 음.. 그게 늘 문제인것 같아요.

moonnight 2011-09-0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버거집에서 파는 후렌치후라이 말고 술집에서 안주로 나오는 굵다란 감자튀김요!!! 저 그거 좋아해요. 감자튀김이랑 맥주랑 마시면... 진짜 칼로리따위. 흥. 하는 심정이 되는거죠. ^^ 제가 싫어하는 건 술안주로 과일이나 마른안주만 줄 때. 슬퍼져요. ㅠ_ㅠ; 그리고 집에 맥주가 떨어진 날. 무지 우울해지죠. 저는 금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게 아닐까요. -_-;;;;

다락방 2011-09-08 22:27   좋아요 0 | URL
전 패스트푸드점의 후렌치후라이가 너무 맛있어요, 문나잇님. 막 짭쪼름.. ㅠㅠ 맥주랑 마시면 완전 지상낙원 ㅠㅠ 맥주흡입 후렌치후라이 흡입 ㅠㅠ 전 술안주로 마른오징어가 싫어요. 맛없어.. 육포가 짱인듯. ㅋㅋㅋㅋㅋ 마르나 안마르나 고기가 진리.
금주에 대한 두려움을 저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그런데 전 토요일에 수술이 있어서 어제부터 술 안마시고 있어요. 무서워요. ㅜㅜ

pjy 2011-09-0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로리 따위, 흥~ 쌍둥이조카를 보니 똑깥이 먹어도 키도 다르고 몸무게도 다르더이다...
저는 정신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몸이, 그넘의 몸땡이가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거 같아요~ 먹는 족족이 흡수저장해요 ㅠㅠ

다락방 2011-09-08 22:26   좋아요 0 | URL
제 육신도 음식흡수에 전문적입니다. 누가 알려주질 않아도 자기 혼자 알아서 척척 ㅎㅎ
이제 막 돌이 지난 제 조카가 식탐이 장난 아니에요. 얼굴만 절 닮은게 아니라 식탐도 절 닮은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무스탕 2011-09-0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끔 햄버거나 식빵 두세개랑 커피로 점심 때우는데..;;;
근데 어제는 무려 장작구이오리정식으로 점심을 빵빵하게 먹어줬어요. 밥도 한 공기 뚝딱 해치우고 후식으로 나오는 매실주스에 커피까지 챙겨 먹었지요.
아무래도 내 위는 풍선으로 만들었나봐요 ^^

오늘 276, 총 161918 방문


다락방 2011-09-08 22:25   좋아요 0 | URL
우앗. 장작구이오리정식. 저 완전 짱좋아해요. 바베큐훈제오리..드신건가요? 제가 가는 곳에서는 후식으로 호박식혜가 나오는데 전 그건 너무 달아서 싫어요. 그런데 오리 먹고 후식으로 소면을 먹으면 천국천국 ㅠㅠ

제 위는 지구의 모든 음식을 흡수할 수 있을것 같아요.
오늘 213, 총 162221 방문


비로그인 2011-09-07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끼니 자주 떼워요. 종종 굶기도 하구요. 다락방님과 달리 저는, 우울하면 뭔가를 먹을 수가 없거나 마구마구 폭식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굶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폭식을 하고 나면 더 우울해져요. 그래서 우울할 때는 끼니를 거를 때가 가끔 있답니다. 그나저나~ 꼬꼬면 어떠셨어요? 저는 실망했어요. 닭육수로 만들어서 그런지 조금 시원한 맛은 있는데, 그렇게 인기 있을 정도는 아니다 싶은...-ㅅ-..

배고픔에 대한 두려움은, 그래도 좋은 거 아닌가요? ㅎㅎ
배고픔에 대한 두려움 = 삶에 대한 열정, 이렇게 치환해도 어울릴 듯한...?

레와 2011-09-07 17:33   좋아요 0 | URL
꼬꼬면을 드셔보셨다면, 이번엔 나가사키 짬뽕(삼ㅇ식ㅍ에서 나왔어요ㅋ, 아 저는 이 회사와 무관합니다.) 을 드셔보세요!

아, 맞다! 안녕하세요. 레와라고 합니다. ^^

비로그인 2011-09-07 17:40   좋아요 0 | URL
ㅎㅎ 한 번 시도해보겠슴돠!! +_+
앞 집 사람(?)처럼 친숙한 레와님, 반가워요 :)

레와 2011-09-08 09:17   좋아요 0 | URL
앞 집 사람처럼 친숙한.. 이 표현 완전 좋은데요!!

나도 써먹어야지! ㅋㅋ

다락방 2011-09-08 22:24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저는요. 연인과 이별한 뒤에도 자칫하다가는 끼니를 거르고 굶고 망가질지도 몰라. 잘 먹자. 이런 다짐으로 혼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어요. 이별의 고통으로 우는 건 그 다음이었답니다. 일단 삼겹살을 먹는게 제게는 먼저였어요.

꼬꼬면은 제가 물을 많이 부어가지고 완전 뜨거운물에 밀가루 풍덩 담근게 되어버려서 두젓가락 먹고 버렸어요. 남동생은 제가 미리 말해줘서 물 적당히 붓고 맛있게 먹었다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다시 물 적게넣고 도전해보려구요.

네, 저도 삶에 대한 열정이 혹은 의욕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요. ㅎㅎ



레와님. 나도 먹어볼래요, 나가사키 짬뽕. 아 궁금해 ㅜㅜ

Kir 2011-09-0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끼니로, 특히 점심에 샌드위치 먹는 거 좋아하는데... 다락방님은 싫어하시는군요.
(하지만 저도 생크림 얹은 카페모카와 먹는 건 싫어요! 아니, 일단 그렇게 먹을 수가 없어요.)
떡볶이는 아무 때나 먹어도 다 좋지만, 맵지 않고 달달하기만한 떡볶이는 좋아하지 않아요.
아! 그러고 보니 저는 샌드위치랑 떡볶이를 간식으로는 먹을 수 없는 사람이네요.
전 게을러서 끼니를 잘 거르는 편이라 간식을 먹기는 힘들거든요.

다락방 2011-09-08 22:21   좋아요 0 | URL
Kircheis님은 샌드위치 점심을 좋아하시는군요! 전 저를 막 대하는 기분이 들어요. 전 저를 막 대하고 싶지가 않거든요. ㅎㅎ 저도 맵지 않은 떡볶이는 별로 맛이 없는 것 같아요, 까지 썼는데 입안에 침이 고였어요. 어쩌죠. 방금 밥 먹었는데 ㅋㅋㅋㅋ
저도 게을러요. 저도 엄청 게으른데 끼니만큼은 거르지 않아요. 전 삶에 대한 의욕이 대단한것 같아요.

차좋아 2011-09-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점심으로 햄버거, 샌드위치를 아주 좋아하고 게다가 굶는 것도 좋아해요(?)
취향은 다르지만 그래도 다락방님의 일상이야기는 좋아요^^ 쫀쫀한 불족발을 좋아하는 건 그래도 공통점 ㅋㅋㅋ
혹시, 맥주 안주로 팥빙수는 좋아하세요? ㅎ

다락방 2011-09-08 22:20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우리는 존 쿳시를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제 여기서 갈리는군요. 저 팥빙수 짱 싫어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맥주 안주가 아니라 누가 내 앞에서 팥빙수 시켜도 잘 안떠먹어요. ㅋㅋㅋㅋㅋ 전 팥빙수를 먹노라면 대체 내가 뭐하고있나...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얼음 부순걸 왜 먹고 있지...하는 그런 생각요. 세상에 얼마나 먹을게 천진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차좋아님. 우리는 고기에 소주를 함께합시다. 고기 소주 만세!!

에디 2011-09-07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도 계란 피클 등으로 대충 채운것은 안되요. 꼭 육류(?)가 들어가고 따뜻하게 먹는 그런 것.

다락방 2011-09-08 22:19   좋아요 0 | URL
저는 에디님이 매일매일 제 서재에 좀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매일매일 좋아한다고 말하게요. 육류가 들어가고 따뜻하게..하아- 제가 추구하는 바에요. 아우. 정말 에디님 좋아요. ㅜㅜ

2011-09-07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8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1-09-0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크라상에서 혼자 생과일 오렌지쥬스와 먹는 따뜻한 모짜렐라토마토치킨비프포크(이건 제가 그동안 먹은메뉴를 다 합친거 ㅋ)어쩌고 샌드위치는 한끼 먹으면 든든합니다.
샌드위치 하나를 토스타해서 두개로 나눠주는데 하나 먹고 조금 배불렀을 때 그만큼의 하나가 더 남아있단 그 기쁨....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우울한.. 밤입니다.
막걸리를 마구 흡입했는데도 우울해요.
알바를 예기치않게 하지 않게됐는데도 우울해요.

다락방 2011-09-08 22:1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 어린 뽀야.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으면 나도 배가 불러요. 나도 든든한 샌드위치를 먹어요. 배가 부르지 않아서 싫은게 아니에요. 그것은 위를 따뜻하게 가득 채워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나의 뱃속은 따뜻하게 채워줄 밥과 김치가 필요해요. 그러니까 만약 샌드위치로 배가 불렀다고 해도, 거기에 밥 두어숟가락쯤 먹고 김치를 먹어주거나 하는게 식사의 느낌이 든다는거에요. 나는 그런 식사의 느낌도 들지 않는데 감히 배부르게 하는 햄버거나 샌드위치가 비열해 보일 뿐이에요. 그정도의 어느 한구석 허전한 배부름은 간식으로만 먹어야 하는거에요.


오늘은 어때요, 오늘밤은? 우울해요? 내 꿈 꿔요. 내가 꿈에서 웃긴 얘기 많이 해줄게요.

웽스북스 2011-09-0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요
그저께 떡볶이로 저녁을 먹고 어제는 햄버거를 먹었어요
저녁은 괜찮아요?

그 떡볶이는 안빨갰고, 물 많이 넣은 꼬꼬면도 무척 맛없게 먹은 기억이 있어요.
이런 저는 어떡하죠?

왜 이말을 두번째로 하는 기분이 들죠?
그래도 오늘 저녁은 밥먹었어요 밥밥. 그런데 전 햄버거가 더 좋아요 ㅋㅋ

다락방 2011-09-08 22:15   좋아요 0 | URL
아뇨. 저녁으로도 안돼요. 만약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저녁으로 먹는다면 그건 곁들인 메뉴여야 해요. 메인은 따로 있어야하죠. 떡볶이는 간식이 될 수 있을 뿐이에요. 떡볶이에게 끼니라는 타이틀을 부여할 순 없어요. 그건 내 몸에 미안해요.

밥보다 햄버거가 더 좋다니...대체 우리가 어떻게 친구인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전 탄산수도 싫어하는데 ㅋㅋㅋㅋㅋ 전 탄산 자체가 싫어요 ㅎㅎㅎㅎㅎ

2011-09-08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8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0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묘해요 오오~ 점심으로 먹는 샌드위치와 간식으로 먹는 샌드위치의 격을 이렇게 딱 맞게 표현해주시다니요!!!^^ 백화점 오픈 시간 기다리며 롯데리아에서 크런치새우와 자몽에이드를 주점(전?)부리 한 룰루랄라 메리포핀스입니다~

다락방 2011-09-08 22:13   좋아요 0 | URL
우앗. 메리포핀스님도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는걸 별로 안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아, 그런데 자몽에이드? 전 한번도 안마셔봤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은데, 그거 맛있어요?

달사르 2011-09-0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은 음식이어도 '무엇'에 관한 것이냐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으로 갈리는군요. 캬..그렇군요. 그 선을 연장시켜 사물이나 사람 관계에 대입해도 그대로 적용될 듯 해요. 다락방님은 일상에서 철학을 길어 올리는 '생활 철학자' 같으십니다. ^^

다락방 2011-09-08 22:12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ㅋㅋㅋㅋㅋ 달사르님은 제 보잘것없는 페이퍼를 생활 철학으로 승화시켜주시네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에요. 먹을것만 줄줄이 나오는 페이퍼에 그런 자격을! ㅎㅎ
저녁 드셨어요? 저는 너무 배가 고파서 커다란 김에 밥을 꾹꾹 눌러 두껍게 펴서 고추장을 듬뿍 바른다음에 둘둘 말아서 양손에 쥐고 뜯어 먹었어요. 나른해져요.

2011-09-08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8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8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9-08 17:44   좋아요 0 | URL
님, 미워할거에요 ㅜㅜ
니콜이라니.. 하아-

개인주의 2011-09-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사리 잔뜩 넣은 떡볶이, 가락이 굵은 국수로 만든 비빔면,
불고기버거, 미스도의 도넛, 핫바, ..
쓰읍...

다락방 2011-09-08 22:11   좋아요 0 | URL
앗. 저 어제 명인만두가서 라볶이 먹었어요. ㅎㅎㅎㅎㅎ
전 이렇게.
스테이크, 삼겹살, 순대국, 훈제오리. 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1-09-0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에 완전 공감했어요.ㅎㅎㅎ
배 고프면 온 몸이 떨려와요.ㅜㅜ
배 고픈 걸 절대 못 참아요.ㅜㅜ

다락방 2011-09-09 09:01   좋아요 0 | URL
우앗. 의외로 배 고프면 온 몸이 떨린다는 분이 많으시군요. ㅋㅋㅋㅋ 아, 너무 신나요!! ㅎㅎㅎ
 

내 기억이 맞다면 '시드니 셀던'의 『별빛은 쏟아지고』에는 젊은 여자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는 한 노인이 등장한다. 이 책속의 주인공은 '젊은 여자'이고(주인공 이름이 로라였던가? 갸웃) 노인은 조연이며 그녀의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백이 되어주는 역할인데, 역할이 역할인만큼 그는 한 기업의 사장이며 돈이 아주 많다.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무실에 따로 전화를 설치하고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장면들이 당연히 나오는데, 그런 그를 보고 그의 아내가 그는 지금 어떤 여자와 사랑에 빠져있다는 걸 짐작하게 된다.  

그가 남자가 되었어. 

라고 아내는 생각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회사의 사장이었고, 남편이었고, 아버지였을텐데(아버지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나지만 대체적으로 그런 역할을 수행하니까), 그가 갑자기 '남자'로 변신하는 것. 그것때문에 그녀는 그의 외도를 눈치채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었다. 노인이 어느날 남자가 되는 것. 짐작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몸소 느낀건 아니었는데, 그 뒤로 시간이 지나고 내가 스스로 여자임을 자각하는 순간, 혹은 여자이고 싶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그때 그 소설속의 그 장면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그가 말하고자 했던게 바로 이런것이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는거다.  

나는 어느순간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좋아하게 됐다. 자식으로서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로서 자식에게 희생하는, 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가족을 다 먹여살려야 하는 책임감을 어깨에 무겁게 지게 된 그런 이야기 말고, 자기가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야기, 자신이 온전히 여자이고 싶은 이야기, 자신이 온전히 남자이고 싶은 이야기. 현재 자신이 맡은 수많은 역할들을 다 뒤로 감춘채 여자로서 혹은 남자로서 빛나고 싶은 그런 이야기들. 나도 내가 이런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줄은 미처 몰랐는데, 어느 순간 내가 그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살아. 다른 역할들에 너 자신을 감추지마, 라고 힘껏 응원하면서. 

그런 점에서 '존 쿳시'의 『슬로우 맨』은 또 하나의 기쁨이었다. 

 

 

 

 

 

 

 

주인공인 남자는 예순살이다.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이 혼자산다. 그러던 그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어느 젊은이가 운전하는 차량과 부딪쳐서 다리 한쪽을 잃는다. 한쪽 다리의 무릎 아래를 절단해낸다. 수술을 해낸 의사는 그에게 이 선택 밖에는 없었고, 수술은 무척 잘 되었다고 말하지만,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왜 나한테 어떤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리를 자르지 않을지도 모를, 그런 선택을 하게끔 물어보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고 싶다. 그는 수치스럽고 치욕스럽다. 자신의 다리 한쪽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감당하기도 힘이 든다. 왜 내게 묻지 않았습니까, 왜, 왜. 그는 이제 사람들을 만나기 겁이 나는 지경이 되었다. 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당당하게 다리 한쪽이 없다고 밝히는 일이 그에겐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 그를 돌봐주기 위해 퇴원한 그의 집에 정기적으로 간호사가 방문하게 되고, 그녀의 다정하고 숙련된 간호에 그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녀의 종아리를 보고 감탄하고, 사랑이라 생각하고, 혹은 욕망인가 갈등하고, 무엇보다 그는 남자이고 싶은 강한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는 움츠러든 남자이긴 하지만 이 모든 일의 와중에서도 남자로 남아 있으려고 노력한다. (p.45) 

예순살의 남자, 다리 한쪽을 잃은 남자, 목발이 없이는 걸을수도 없는 이 남자가 '남자로 남아있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하는 이 장면에서 나는 희열을 느낀다. 그의 절절한 마음. 예순이지만 사랑을 하고 싶고, 예순이지만 남자로 있고 싶은 마음. 나는 그를 응원해주고만 싶다. 그를 설레이게 한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인 그녀의 이름은 마리야나 조키치. 

그에게 일어난 좋은 것 중 하나는 마리야나 조키치가 그의 삶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p.45) 

그는 그녀를 만날 수 있게 되고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이제는 자신을 차로 들이받은 젊은이에게 고마움까지 느낀다. 

 

그가 여자에게서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는 그녀가 다시 미소를 지었으면 싶다.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 줬으면 싶다.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 아무리 작더라도 자신의 자리가 있었으면 싶다. 그는 그녀의 연인도 되고 싶은 걸까? 그렇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걸 간절히 바란다. (p.97)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연인'의 형태로 그 사람의 옆에 있고 싶은 건 아니라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연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거기에는 사소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쩌면 너무 좋아서 그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싶지 않은걸 수도 있고, 어쩌면 너무 좋아서 헤어짐을 감당하고 싶지 않아 연인이 되고 싶지 않은걸수도 있다. '이정도의 관계'가 이 좋은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거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가 사랑을 느낀다고 해서 '연인도 되고 싶은걸까?'하고 묻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 사람의 욕망은 얼마나 단순한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주기를 바라는 이 순수한 욕망. 물론 그 욕망은 그것들이 충족되는 순간 더 커지고 더 다양해지겠지만, 미소만을 요구하다니 정말 감탄할만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미소가, 왜 그토록 얻기 어려운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는. 

게다가 그는 여자의 육감이란 것이, 여자가 느끼는 공기의 흐름이란 것이 얼마나 예민한지도 알고있다. 

"마리야나, 당신은 분명히 알고 있을 거요. (입이 마르고, 가슴이 쿵쿵거린다. 열여섯 살 때처럼 두렵고 짜릿한 느낌이다.) 여자는 늘 알잖아요." (p.102) 

여자는 사랑앞에서 그리고 남자앞에서 예민해진다. 숨겨져있든 감각의 촉수가 모두 뻗쳐나온다.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남자와 한 공간에 있는게 아니어도 이 공기중에 어떤 감정들이 숨겨져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는 바로 그걸 지적하는 것이다.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여자에게 가진 감정을, 너는 여자이니 알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 물론 그녀는, 다른 모든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에게는 이제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 그녀를 돕는 일, 그녀가 행복하게 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다. 가장 큰 소망이다. 그는 그녀에게 말한다. 

"당신에게서 나를 차단하지 말아요." (p.215) 

 

무엇보다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다고 해서 '원하지 않는 차선책'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거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그에겐 가진게 얼마 없으니, 그가 가지기에 적절한 것은 '원하지 않는 차선책'이었을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갖지는 않겠다고 한다. 그는 고집스럽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나는 차선책을 선택한적이 있었다. 별로 원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원하니 괜찮을거라는 생각으로. 그러나 그 후에 찾아온 건 엄청난 후회였다. 나는 차선책으로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란 걸, 그때는 몰랐다. 사랑도 노력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다지 노력하는 인간도 아니고 내게 사랑은 노력이 아니었다. 그는 고집스러움으로써, 차선책에게 예스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남자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꼿꼿하게 살아갈 것이다. 여자이기 위해서 그리고 남자이기 위해서 내던지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은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자존심이 여자를 여자로, 남자를 남자로 지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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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벌 2011-09-0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걸 느끼죠 예민해지죠. 내가 느끼는 거면... 그도 느끼는 걸까요? ㅎㅎ

저 역시 차선책에 고개를 끄덕여서 후회한 적이 많아요. 지금까지 그랬고, 지금 그렇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더라도 나중일은 어찌 될지 장담 할 수는..... 자존심. 맞아요. 자존심. 여자를 여자로. 아 책 읽어야 겠다. ^^

참참참 올만이에요 락방님.
드뎌 블베가 예약 판매 시작을 했어요.
제손에 오게되면 큼지막하게 알려드릴게요 ㅎㅎ


다락방 2011-09-07 12:32   좋아요 0 | URL
버벌님 아니요, 그렇질 않아요. 내가 느끼는 거면 그도 느끼느냐..아니에요. 그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머저리들이라...하하하하

저는 제가 왜 차선책에 고개를 끄덕였나 자꾸만 생각해봤는데, 그때는 그거라도 붙잡자 하는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일의 진행과정을 보아가며, 아, 나는 차선책으로 만족하며 살기엔 자존심이 너무 세구나 싶더라구요. 그때 왜그랬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수 있어요. 거기에서 배우는거죠.

우아아아 블베 우아아아. 버벌님의 블랙베리!! 왓섭, 왓섭. 사자마자 왓섭이에요. 알았죠?

Forgettable. 2011-09-08 13:59   좋아요 0 | URL
전 ㅋㅋ 블베가 블루베리인줄 알고 ㅋㅋㅋ 나도 달라고 손벌릴 뻔 ^^
요즘 블루베리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 맛있어 ㅋㅋ

다락방 2011-09-08 22:07   좋아요 0 | URL
아 어울린다 뽀. 블루베리랑 어울려요. 그런데 블랙베리랑도 어울려요. 뽀. 만약에 스맛폰으로 바꿀거면 뽀도 블랙베리로 바꿔요. 블랙베리는 참 뽀대나는 것 같아요. 난 지금 당장 바꾸고 싶은 심정 ㅋㅋ 버벌님 사는거 보고 괜찮으면 나도 미친척하고 바꿔버려야지. ㅋㅋㅋㅋㅋ

레와 2011-09-0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받았던 편지중에 '자존심은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마음이야..'라고 한 사람이 있었어요.
지금도 가끔 이 말을 생각해요.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마음.


예순살 남자 주인공이 남자로 남아 있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이 페이퍼에서는 거부감 없이 나에게 다가와요.
막상 내가 [슬로우맨]을 읽어 본다면 이 느낌이 어떤식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괜찮은 느낌이네요.
이와 반대로 박범신의 [은교]는 지금도 약간 불쾌감이 남아있어요.
노시인 이적요는 '나이듦'을 안간힘을 쓰고 벗어나려고 하는 듯 했었거든요. 그래서 거부감이 들었고 어떤 부분에선 불쾌했죠.


참, 페이퍼 제목 의미심장한데요! ㅋㅋ

다락방 2011-09-07 12:35   좋아요 0 | URL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마음, 이게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의외로 어려워요.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만족을 위해 나에게 희생을 강요하게 될 때가 많으니까요. 편한게 편한거지, 하고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도 더러 생기구요. 나이들수록 더 이타적이 되어갈줄 알았는데, 웬걸, 나는 그저 점점 더 나 자신을 꼿꼿하게 지키고 싶어지더라구요.

이 책은요, 레와님. 은교와는 완전히 달라요. 절대 달라요. 저도 [은교]는 불편했어요. 아주 많이. 그건 늙은 남자의 환상을 버무려놓은 판타지 소설 같았죠. 은교에 대한 욕망을 말하는게 아니라-그건 당연한거라 보여지거든요-, 레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이들었지만 남자이고싶다'가 아니라 '나이듦'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여서이기도 했어요. 물론 내가 가장 불쾌했던건, 노시인의 제자와 여고생의 관계였지만 말에요. 존 쿳시의 책은 불쾌하지 않아요. 오히려 감탄만이 있을 뿐이죠.

페이퍼 제목은 그러니까, 음... 하하하하. 여기까지.

비로그인 2011-09-0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 이미숙이 [여배우들]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살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저는 아직 남자로 남고 싶다거나 뭐 그런 생각은 없는데 (성적인 의식이 없는 탓일지도..) 얼마 안 있어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오면, 그런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하고.. ( '')~ 요새는 다락방님 페이퍼로 로맨스 소설을 대신하고 있답니다 ㅋㅋ

다락방 2011-09-07 12:37   좋아요 0 | URL
괄호안의 성적인 의식이 없는 탓일지도, 라는 수다쟁이님의 문구를 보니 갑자기 그렇다면 나는 성적인 의식으로 가득차있나, 뭐 이런 생각이 들어서 웃었어요. 언제 어떤식의 생각을 갖게 될지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지금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을지 몰랐거든요.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이런 마인드를 내가 가지다니, 하는 그런 생각이요. 전 제가 굉장히 이타적인 어른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는 전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더라구요.

수다쟁이님, 나중에 아주 늙어서 나랑 같이 실버타운에 머무르게 될때, 그 때, 남자이고 싶다, 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랄게요.
:)

비로그인 2011-09-07 13:02   좋아요 0 | URL
아핫, 그 때까지 건강하게 책으로 몸보신 든든하게 하고 있을게요. 다락방님은 걱정 없겠지요? ㅎㅎ
[모두 다 예쁜 말들] 너무 좋은데, 지금 읽을 책이 산처럼 쌓였어요. 오랜만에 개강을 하니까, 학교 도서관에서 닥치는대로 읽고 싶은 책을 빌려왔거든요. 날밤이라도 새서 읽어야겠어요 :)

다락방 2011-09-07 14:00   좋아요 0 | URL
네, 수다쟁이님. 우리 그때까지 잘 먹고 잘 읽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말하면서 그리고 잘 들으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도록 해요. 실버타운에서 수다쟁이님 만나면 내가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게요. 쉬지 않고 말할테니까 혹여 듣기 지겨워지면 스톱, 이라고 말해야 해요.

모두 다 예쁜 말들을 좋아하는 사람을 저는 좋아할 거에요. 후훗

노이에자이트 2011-09-07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매력이란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내게서 전혀 매력을 못느끼겠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서글픈 현실이겠지요.특히 이성이 내게 아무 매력을 못느꼈다면...

다락방 2011-09-07 17:42   좋아요 0 | URL
그치요, 노이에자이트님. 누군가가 내게 매력을 느꼈다는 걸 안 순간, 나 스스로도 반짝 빛나게 되는 것 같아요.

신`s 2011-09-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끝까지 당신을 차단하지 않을 거에요.

다락방 2011-09-07 17:42   좋아요 0 | URL
이런 로맨틱한 사람 같으니라고. ♡

차좋아 2011-09-0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겠어요 ㅎㅎㅎ 존 쿳시를 좋아하는 건 우리의 공통점 ^^

다락방 2011-09-08 09:00   좋아요 0 | URL
오, 차좋아님. 존 쿳시를 좋아하십니까? 와- 엄청 반가워요. 전 제 주변에서 존 쿳시 좋아하는 사람 보지를 못했거든요. 아, 딱 한분 빼고 ㅋㅋㅋㅋㅋ

차좋아 2011-09-08 09:27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거에요. 다락방님이 좋아하는 작가니까요.ㅋㅋㅋㅋ

다락방 2011-09-08 22:08   좋아요 0 | URL
어머, 안그래요 차좋아님 ㅋㅋㅋㅋㅋ 제가 좋다고 한 소설을 읽고 안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달사르 2011-09-0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져요!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의 그 지극한 행복에 대한 느낌이 전달되는 듯해요. 각자의 짐 같은 역할을 떠나,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을 떠나, 온전히 남자와 여자만으로 만나는 그것은..햐아..다락방님, 이 포스팅 너무 좋습니다요. ^^

다락방님은 사랑을 아는 멋진 여자! ^^

다락방 2011-09-08 22:09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이 페이퍼를 좋다고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이 페이퍼가 엄청 좋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페이퍼를 좋아하는 만큼 다른 분들도 이 페이퍼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쓰는 사람이 좋은글과 읽는 사람이 좋은 글은 다르더라구요.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히히. 막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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