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I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삶을 그리고 생을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뜨릴 수도 있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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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2-09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후배 자취방에서 이 책을 뒤적거리다가 집중해서 다 읽은 기억이 있어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단순한 쥐 그림으로 그토록 다양한 인물들을 창조하는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다락방 2011-12-09 08:28   좋아요 0 | URL
많은 책들과 영화에서 다루어진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만화로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쓰레기통에 벙커를 만들어 숨고, 거기서 주는 음식만 받아 먹고 하는 걸 만화로 보고 있노라니 참 씁쓸하더라구요. 게다가 만화속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살하잖아요. 유태인 학살에서 살아남았는데, 그 일이 끝나고 난 뒤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은걸 보면, 그건 그 당시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란 사실 때문에 또 답답해지구요. 2권을 아직 안샀는데 2권도 읽어봐야겠어요.

버벌 2011-12-1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구나. 전 이걸 사야지 하고 메모를 안해놔서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반값도서에서 발견했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1.2권 다 사두고. 동생에게도 사주기로 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전 읽고서 멍먹하더라구요. "자학의시" -> 보셨어요? 전에 즐겨찾던 웹툰 작가의 블로그에서 알게된 4컷짜리 만화인데요. 처음에는 뭐야? 하고 읽다가 점점.. 점점.. ㅎㅎㅎ 역시 멍먹해지는.. ^^

다락방 2011-12-12 11:19   좋아요 0 | URL
버벌님 페이퍼에 땡투 적립금 들어오지 않았던가요? 저 이거 버벌님 페이퍼 보고 장바구니에 넣고 샀거든요. 아직 1권만 사서 읽은터라 아마 땡투 적립금은 한권에 대해 들어왔을 듯요. ㅋㅋㅋㅋㅋ

자학의 시는 당연히 봤지요. 1권만 봤을때는 뭐야, 찌질해..했었는데 2권까지 보고나니까 그 외로움 때문에 폭풍눈물.......을 흘리지는 않았고 좋았어요, 저도.

jongheuk 2011-12-1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에는 최근에 metamaus 라고 maus 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그 뒷얘기를 전하는 책이 출간됐어요. 관심 있으시면 한번 기억해 두셔도 좋을 듯.

다락방 2011-12-14 08:49   좋아요 0 | URL
이거 저 아직 2권도 안사서 말입니다. 2권부터 읽어야겠어요. 그나저나 종혁씨도 이 책을 읽었군요!
 
여성 고급 기모타이즈 [유발,무발,고리] - 블랙_유발

평점 :
절판


완전 두껍고 완전 따뜻함. 얼어죽지않게 도와줄 듯. 반짝이가 뿌려져있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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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2011-12-0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어죽지 않게 신고 오셨습니까. 무슨색? :)

다락방 2011-12-08 10:52   좋아요 0 | URL
완전 따뜻해서 얼어죽지 않을 수 있을것 같아요! 블랙!! 씨익 :)

네꼬 2011-12-0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발 없는 거 샀어요? 돌돌 안 말려 올라가요?

다락방 2011-12-08 10:53   좋아요 0 | URL
발 있는거 샀어요. 유발. 말려 올라갈 일이 없죠. 므흣. 얼어죽지 않게 기모 스타킹 신고 다녀요, 네꼬님!!(그나저나 왜이리 오랜만?!)

비로그인 2011-12-09 01:59   좋아요 0 | URL
발이 없다고 해서 무슨 말인가 했네요 ㅎㅎ 듣기에 따라선 꽤나 섬뜩한 표현인데요^^

다락방 2011-12-09 08:28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엔 유발 무발이 뭐야..했어요. 그림을 보고서야 이해했답니다. 어감이 참..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1-12-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두껍고` 라길래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기모타이즈 -ㅅ-ㅎㅎ

다락방 2011-12-08 11:22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도 발 없는걸로 하나 사가지고 엄청나게 추운 날 바지 속에 입고 다녀요. 완전 따뜻해요. 울트라짱이에요. ㅋㅋㅋㅋㅋ

버벌 2011-12-1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발 좋아해요. 자고로 발이 달려야 합니다 -> 쓰고나는 뭔가 이상한. ㅡㅡ;;;;;

다락방 2011-12-12 11:19   좋아요 0 | URL
그쵸. 자고로 발은 달려야죠. ( ``)
 

'캐서린 맥피'의 노래 「over it」에서 나는 그녀가 'pick up the phone'  발음할 때 아주 매혹됐었다. 몇 번이고 따라해보았지만 캐서린 맥피같은 발음을 낼 수는 없었다. 요즘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Mudhouse/Gypsy MC」에서, 그가 'equal opportunity' 를 발음할때마다 끙, 하는 신음을 내뱉고 싶어진다. 엄청나게 좋아서. 역시 따라해보지만 나는 제이슨 므라즈처럼 발음할 수가 없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미카의 노래를 나는 전부 다 좋아하지만, 그의 어떤 발음에 매혹되거나 하지는 않았었는데, 도대체 누군가의 어떤 발음은-그 단어자체가 특별한 단어도 아닌데!-왜 나를 매혹시키는 걸까. 어느 밤, 불면이 찾아온다면, 양을 헤아리기에도 지쳤는데 여전히 눈이 말똥말똥하다면, 제이슨 므라즈를 내 옆에 눕게 해서 내 귓가에 자꾸만 자꾸만 equal opportunity 를 속삭이게 하고 싶다. 내가 잠들 때 까지. 너무 좋아서 잠들기 아깝겠지만, 너무 좋아서 쉬이 잠들 수 있지 않을까. 

 

 

『브레이킹 던』은 전작인 『뉴 문』이나 『이클립스』보다는 확실히 낫다. 이 영화는 몇번이고 울컥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모두가 다 '그것' 이라고 말할 때 로잘리는 '그것이 아니라 베이비' 라고 말한다. 그래서 살려야 한다고. 나는 그때 울컥,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솟는것만 같았다. 그것이 아니다, 아기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울컥거리게 만들었던 장면은 이 음악이 흘러나왔을 때. 

 

 

이 음악은 그러니까 『트와일라잇』의 마지막, 에드워드와 벨라가 함께 춤을 출 때 나왔던 그 음악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4편에 이르러 그 둘이 결혼식 장면에서 이 노래가 다시 울려퍼진다. 진짜 음악 센스가 짱. 트와일라잇을 보고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한동안 반복해 들으며 방 안에 불을 끄고 혼자서 춤을 추던(응?) 기억이 새롭다. 이제 막 연인이 되어 춤을 추던 너희들이 결혼을 하는구나. 그때와 지금, 흐르는 노래가 같구나. 한동안 나는 에드워드에게 얼마나 푹 빠져있었던가. 잠을 자다가 새벽에 잠을 깨면 내 눈앞에 에드워드가 있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그러나 나는 이제 그런 환상에 젖어 살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나이를 많이 먹었다, 

가 아니라 에드워드의 일상 사진들이-화보조차도- 그동안 좀 찌질했다. 더이상 환상을 품지 못하도록 그는 일부러 그런 사진들을 찍은걸까. 그러나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싫어할 수가 없다. 브레이킹 던에서는 벨라가 미웠지만, 여러장면들이 오글거렸지만, 그래도 이 노래를 또 틀어주니까, 어쩔 수 없다. 굴복할 수 밖에. 

 

강남에서 맥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한시간 동안 나는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다. 떡볶이를 먹고 갈까, 말까. 조금 허전한데, 떡볶이를 먹으면 입안은 자극적이 될 테고 가슴속은 따뜻해질테고 뱃속은 차오를테고, 나는 그 만족감에 신음소리를 내뱉을지도 모르는데. 먹을까? 아니야, 떡볶이를 먹는 시간만큼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어, 나는 잠을 자고 싶어, 들어가서 자자. 아니야, 지금 떡볶이를 먹는다면 만족감이 최대치를 찍을거야, 먹자. 아니야, 잠을 자. 그러다가 너무 고민이 깊어져서 더이상 생각하기가 싫어져서 결국은 떡볶이를 먹지 않고 집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나는 잠을 자야 마땅할텐데, 

페이퍼 쓰고 있다. -_- 

그러니까 이것은, 떡볶이를 먹지 못한, 한 겨울밤의 페이퍼.  

이제 자러가야지. 에브리바디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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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12-0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부터 매일 저녁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해먹거나 사먹거나 하면서 소원풀이 하고 있어요.
어제는 오뎅탕을 한솥 끓여서 다 먹었어요. 완전 행복했어요.
사는건 바로 이런것이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것. (읭? ㅋ)


저 곡 진짜 좋아요!!!!! 은근히 겨울과 크리스마스와도 어울려~!!

다락방 2011-12-07 12:53   좋아요 0 | URL
전 지금 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요. 소고기였으면 좋겠지만 양념갈비나 삼겹살이어도 될 것 같아요. 오리 훈제도 좋고..그래서 오늘 집에가서 엄마한테 고기 사달라고 할까 어쩔까 엄청 생각하고 있어요. 들어가면서 죠스떡볶이도 사가야 하나...어휴.
오뎅은 저도 먹고 싶어요. 뜨거운 오뎅과 오뎅국물을 앞에 두고 소주를 찐하게 마시고 싶어요. ㅎㅎㅎㅎㅎ

레와 2011-12-0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이 영화를 보기전까지 만약 결혼식을 한다면 내 웨딩 음악은 비틀즈의 'Here, There and Everywhere'을 쓸려고 했는데 (미드 프렌즈의 영향으로..ㅋ) 저 곡으로 바꿔야겠어요. 언제 할지도 모르는 결혼식에 음악은 정했음!ㅋ


미드 프렌즈의 피비 결혼식에서 쓰인 음악이에요. 3분 30초 넘으면 나옴. ㅋ
http://youtu.be/TmUAyzab03g

다락방 2011-12-07 12:55   좋아요 0 | URL
앗, 레와님 저랑 같은 생각을!! 저도 내 결혼식에 이 노래 틀어놓고 모두모두 파티 했으면 좋겠다, 하는 미친 낭만적인 생각이 이 노래 들을때마다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한국이라는 걸 내가 자꾸 잊고싶어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왕이면 신랑도 에드워드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이 곡, 크리스마스와도 어울려요. 크리스마스에 이 곡 틀어놓고 와인 마시면 참 좋을것 같아. 반짝이 아이섀도우도 발라주고 말이지요. 이 노래 트와일라잇 때도 좋았지만, 4편에서 다시 나오니까 더 감동이더라구요. >.<

2011-12-07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08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1-12-0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레이킹 던 보고싶은데...
트와일라잇 본지 2년짼가.. 1년인가 ㅠ 줄거리도 가물가물하고
뉴문하고 이클립스를 구할 방도가 없어서
ㅠㅠ

떡볶이를 놓치셨군요
저는 지금 떡볶이를 먹으러 갈텐데 말입니다 ㅋㅋ

다락방 2011-12-08 12:01   좋아요 0 | URL
아항. 뉴문하고 이클립스를 안보셨구나. 책은 다 보셨어요, 소이진님?
저는 소이진님이 4편에서의 벨라-에드워드도 제이콥도 있어야 자신이 완전해진다는 말-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좀 궁금해져요. 그녀의 욕심은 충분히 이해가능한 것이지만, 그 욕심을 그녀는 실현해냈기 때문에 또 재수없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 욕심은 저도 가진 욕심이고...쿨럭. orz

비로그인 2011-12-0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날 눈 뜨자마자 떡볶이를 아침으로 드신 건 아니죠? ㅎㅎ

예전에 백지연이 쇼 프로그램에 나오서 트와일라잇 보면서 감동했다고 그러더라구요. 창가에 서서 분위기 잡고 그때 그 장면을 생각하다가... 영화 찍냐, 스스로 이러면서 깨어난대요. 그런데 트와일라잇 시리즈에는 뱀파이어만 등장하는 건가요? 남자만 뱀파이어인가? 본 적이 없어서 ( '')... 여자 뱀파이어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사뭇~

다락방 2011-12-08 12:02   좋아요 0 | URL
떡볶이를 아침으로 먹은건 당연히 아니구요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회사동료랑 집에 가는길에 제가 살살 꼬셔가지고 죠스떡볶이에 가서 튀김, 떡볶이, 순대를 먹었어요. 순대에 내장 섞어 주잖아요. 저는 허파가 너무 좋아요. 쫄깃쫄깃. 흑흑.

트와일라잇 시리즈에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등장합니다. 여자 뱀파이어도 잔뜩 나옵니다. 움화화핫.

버벌 2011-12-08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나잇 락방님 제 꿈 꾸세요. ㅎㅎㅎㅎㅎ 전. 이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요.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만 그 언젠가는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잘 읽었는데 말입니다)

다락방 2011-12-08 12:03   좋아요 0 | URL
버벌님 꿈을 꾼건 아니지만, 어제 세시 좀 넘어 잠이 깼을 때 이 댓글을 보고, 어머 이 여자사람 새벽 세시에 깨어있네, 일하는구나, 생각했어요. 히히히히히히히히

저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안읽었으며 아마도 앞으로도 안 읽지 싶습니다. 하하

2011-12-08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12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죽여도 가족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10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래전의 어느 드라마에서 김현주는 장동건을 좋다고 쫓아다녔고 결국은 장동건과 연인이 되었다. 그 때 장동건은 다른 여자를 좋아하다가 이별의 슬픔을 감당하는 중이었고, 그래서 장동건의 친구는 김현주를 사랑하는 게 진심이냐, 그것이 가능했냐고 물었다. 그 때 장동건은 친구에게 '사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노력하다보니 정말로 사랑하게 됐어' 라고 말했었다. 사랑은 노력으로 되는걸까? 이 세상의 모든것은 노력으로 된다지만 사랑도 그런걸까? 아니, 그건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어제의 「맨발로 하이킥」「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도 그랬다. 고영욱은 박하선을 정말로 좋아하고 박하선은 고영욱이 자신을 좋아하는 만큼 자신도 좋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고영욱은 박하선에게 최선을 다하고 그리고 자신처럼 못난 남자가 당신같은 훌륭한 여자를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 추운 밤에 좋아해서 미안하다는 말에 박하선은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을 느끼지만, 그러나 정말 눈물이 날만큼 미안하게도, 박하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욱을 사랑할 수가 없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자꾸만 자꾸만 느낀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건 기도로 되는것이 아니니까. 

장동건이 김현주를 사랑하게 된 건, 본인은 노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마음이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보여진다. 김현주의 마음이 어느 순간 장동건의 마음을 사랑쪽으로 끌어당긴 것. 그러나 고영욱의 마음은 그것이 간절하고 진심이고 미안함을 포함한다 해도, 박하선의 마음을 사랑으로 끌어당기지는 못한다. 사랑은 노력으로도 기도로도 이루기가 불가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되는 그 순간을 기적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그래서 우리가 연인이 되는 것은 가장 완벽한 길일까? 단 하나의 유일한 길? 나는 절대로,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속의 수키와 에릭처럼. 수키와 에릭은 서로를 사랑한다. 서로를 갈망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연인임을 즐긴다. 서로의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그리고 서로에게 강한 성적 매력을 느낀다.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황홀한 섹스를 즐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완벽한 커플이냐고 하면, 나는 그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수키와 에릭만큼은 연인이 아닌 쪽이 서로에게 더 나은 길을 가게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남자와 여자가, 혹은 사랑까지 느끼는 남자와 여자가 연인이 아닌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부조리하게 보이지만, 그래도 연인이 아닌 쪽이 더 나은, 서로에게 더 행복한 그런 사이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 모두가 운명이라면, 운명이란 게 존재한다면, 수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그 모든 육체적 고통과-다치고 피흘리고-, 그 모든 정신적 고통을 감당해야하는 게 맞을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상대를 선택할 때, 상대가 가진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해야 한다. 수키는 그런것들을 감당하고 사랑하려고 했던건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니까, 수키니까, 나는 이런것들을 극복하며 이 남자와 연인임을 택할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수키와 에릭은 지금처럼 연인이 되기전이 가장 완벽하고 완전해 보였다. 그때가 서로가 최상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는 애틋한 마음을 가진채로 있는것이, 그리고 상대에게 애정을 느끼고 신뢰하는 채로 따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 그것이 관계를 좀 더 오래 유지하고 '최상의 나'를 유지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물론, 이것은 내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나였다면 수키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나 나는 다시 말하지만, 수키가 아니다. 

이 시리즈는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나는 언제나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고, 언제나 수키에게 공감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인 『죽여도 가족』에서는 좀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뱀파이어의 연보를 알게 되는 것도 지겹고, 수키가 감당해야 하는 것들도 지겨웠다. 그 전의 연인인 빌도, 또 지금의 연인인 에릭도 그녀를 늘 위험에 빠뜨렸다. 이것들도 지겹다. 나는 수키가 가진 사랑에 대한 생각과 미움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것들을 표현하는 그녀의 성격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그렇지만 이번 시리즈는 그동안의 시리즈만큼 흥미진진하지도 않았고 재미있지도 않았고 몰입도는 떨어졌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지겹다.

나는 그녀가 많은것들을 감당하지는 않아도 되는 그런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그런 남자가 과연 존재할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할 말이 없다.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거나 무엇을 말하건 그건 변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내게 당신을 위해 시체를 묻어 달라고-아니면 시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그렇게 할 겁니다.」
「우리 사이에는 안 좋은 과거가 있어요, 빌. 하지만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거예요.」
  (p.48) 
 
   

 

마음속의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반드시 연인이라는 포지션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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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11-12-06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저도 그래요. 연인일 필요는 없어요.
연인이 아니어서 좋은 관계가 확실히 있더라고요.
(근데 고영욱은 되고 김현주는 안 된 건, 고영욱이라서 안 된 거고 김현주라서 된 거 같기도 해요ㅠ 저 같아도 고영욱을 사랑하게 되진 않을 거 같거든요=_= 조건 때문에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고영욱은 정말 총체적으로 비호감이라...)

당고 2011-12-06 16:3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근데 이걸 쓰고 생각해보니 노력하면 사랑이 깊어지는 건 맞는 거 같아요.
친구든 연인이든 사물이든 애정을 투여하면 그만큼 애정이 깊어져서 신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최근에 별로 친하지 않은 어떤 친구를 챙겨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 친구에게 마음이 깊어진 나를 발견했어요 ㄷㄷㄷ
그래서 제 결론은...... 노력을 그렇게 해도 안 좋아지는 걸 보면 고영욱이 정말 아니다, 이런 결론에...... 죄송......

다락방 2011-12-06 16:41   좋아요 0 | URL
당고님 저 완전 뿜었어요. 왜냐면 댓글 완전 이해되서요. 그게 그렇더라구요. 김현주는 막 들이대는데도 밉지 않은 스타일이었고(제 기준이겠지만요), 고영욱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하고 심지어 미안해하기도 하는데, 그게 다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건 조건에서 주는 건 아닌것 같아요. 아니, 조건때문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은 조건탓인 걸까요? 대체 그는 왜그렇게 비호감인걸까요?

노력하면 사랑이 깊어진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전 마구 동의할 수는 없는데, '노력하는 마음'이 상대에게 전해져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할 수도 있다는 건 저도 알고있고, 믿고있어요. 그게 그거..인가 ;;


어떤 사람은 연인이어서 좋고, 어떤 사람은 연인이 아니어서 좋고. 정말 그런것 같아요. 음..정말 그래요.


그나저나 고영욱....에게도 고영욱에게 노력해줄 사람이 따로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박하선은 여기서 계속 고영욱을 '차마 저버리지 못해, 예의상' 만난다고 해도 고영욱에게도 박하선에게도 서로 괴로운 시간들..orz

비로그인 2011-12-0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들 연애사를 들어보면 아빠가 엄마를 줄창 쫓아다니다가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요런 줄거리가 많던데 다락방님은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쫓아다니는 건... 노력일까요? 아니면 그 사랑하는 마음이 상대방을 움직인 건가... 확실히 구분하기가 어려워요. 사랑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고 당사자도 아니기에...

그나저나 확실히 남자와 여자는 다른가봐요. 저는 고영욱이 점점 인간적으로(!) 느껴지던걸요. 감정 이입을 심하게 했나, 동일시를 심하게 했나... 그래서일지도 몰라요. 결국 서지석과 박하선이 되어야 해피엔딩인데, 전편의 결말을 생각하면 꼭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 같아요. 요즘에 하이킥 못 본지 꽤 됐는데, 보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 2011-12-07 12:59   좋아요 0 | URL
어떤 관계든 시작이 있어야 해요. 누군가 먼저 마음을 줬다든가, 누군가 먼저 고백했다든가 하는, 어쨌든 시작이요. 그게 아빠가 엄마를 줄창 따라다니든 엄마가 아빠를 줄창 따라다니든 뭐든 말이지요. 쫓아다니는 건, 노력이지요.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하고 싶다는 노력. 그런데 상대도 그런 사람을 보며 나도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만큼 좋아해줘야지, 하는것도 노력일테구요. 그런데 '나도 좋아해줘야지'하는건,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닌것 같아요. 노력해서 잘 해줄 수도 있고 기쁘게 해줄수도 있지만 그것이 사랑은 아닐테구요. 아, 모르겠어요, 사랑이 뭔지는. 어쨌든, 만약 나를 좋아하는 상대를 나도 결국 좋아하게 됐다면, 그건 노력보다는 다른 무엇이 작용한 것 같아요. 노력도 기도도 사랑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거든요. 그러나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한 번 볼거 두 번 보는게 노력일테고, 두 번 보다가 세 번 보게 되면 정이 들기도 할테고 그러다보면 사랑하는데 한결 쉬워지는것도 있을테고. 아 모르겠어요.

저도 하이킥 보고 싶어요. 회사고 뭐고 때려치고 좋아하는 음식 먹고 좋아하는 책 읽고 그리고 하이킥 보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요. 먹고 사는 걱정 없이 말이죠. (음, 이야기가 우울해졌어요...)

점심 먹었어요? 난 사과까지 먹었어요.
:)

하양물감 2011-12-0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는 사람은 10년을 쫓아다녔지만, -늘 같이 다녀서 연애하는줄 알았는데- 그들의 헤어짐은 남자의 결혼때문이었어요.
결국 여자는 쫓아다닌거고, 남자는 그냥 같이 다녀준거라네요. 10년이라는 시간을 각각 다른 생각으로 함께 다녔다는게 끔찍하더라구요. 내 생각에는 10년이면 정으로라도 결혼할줄 알았거든요.

다락방 2011-12-08 12:06   좋아요 0 | URL
10년이라는 시간을 각각 `다른` 생각으로 `함께` 다녔다는게 정말 끔찍하긴 하지만,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휴, 이제 그 여자분은 방향을 잃고 한동안 휘청거렸을 텐데 어떻게 지낸답니까?
오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건 분명 유의미한 일이지만,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시간과 비례하여 굳건한 사이가 되게 하는 건 아니더라구요. 십년이란 시간, 설사 연애를 했어도 휙, 사라지기도 하더라구요.

하양물감 2011-12-08 12:11   좋아요 0 | URL
이 일도 벌써 7-8년 전의 일이네요. 지금은 각자 결혼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둘이 인연이 아니었던거지요.

버벌 2011-12-08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결국 그 사람은.... 내가 연인이 아니어서 좋은 걸까요? 치....

다락방 2011-12-08 12:07   좋아요 0 | URL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요, 버벌님. 그냥 거기에 그런 상태로 두고 싶은, 그런 상대.
 
브레이킹 던 part1 -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사랑해줄 사람이 이 길 끝에 서있네. 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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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12-05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 영화는, 이미 작품성이나 만듦새 기타 등등은 아무 상관이 없어진 것이군요?

다락방 2011-12-05 01:31   좋아요 0 | URL
트와일라잇은 작품성으로 승부를 거는 영화는 아니니까요. 세상에, 섹스를 하는데 침대가 부서집니다.그장면에서 관객은 무엇을 느껴야할까요? 잘 만들었구나, 가 아닌거죠. 그것은......( ,,)

2011-12-05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12-05 11:54   좋아요 0 | URL
네!
:)

moonnight 2011-12-0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저는 벨라와 에드워드의 신혼여행에서 책에 나왔던 그 민망한 장면들을 도대체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했었거든요. 침대 부서지고 베개 물어뜯고 하는 거요. 책에서 느꼈던 당황스러움보다는 많이 점잖더군요. ㅋㅋ.
이번주에 한 번 더 (자세히;) 볼 거에요. @_@;;;;;

다락방 2011-12-05 14:39   좋아요 0 | URL
영화는 뉴문이나 이클립스보다는 좋았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뛰쳐나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책에 빠져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이 브레이킹 던을 영화로 보다보니까, 이 책에서의 사랑은 아직도 환상에 지나지 않구나 싶더라구요.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이 환상 그 자체인것 같았어요. 현실이 아니라. 물론 이 소설 자체가 판타지지만 말예요.
그리고 책 읽을때는 전 나름 괜찮았는데, 왜 이번 편에서는 벨라가 나쁜년이란 생각이 자꾸 드느건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것'을 없애야 한다고 했을때 로잘리가 '베이비'라고 하잖아요. 그때 울컥 했어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많았던 대신, 그만큼 울컥하는 인상깊었던 장면도 몇 번 있었어요, 문나잇님. 트와일라잇 만큼은 아니지만 뉴문이나 이클립스보다는 훨씬 나은 영화였어요.

굿바이 2011-12-0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심지어 기다린다구요? 우와- 짱입니다. 다락방님!!!!!

그나저나 저는 어째 이런 시리즈물이 하나도 재미가 없을까요. 피를 빤다거나 이런 건 역시나 제취향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리 잘생긴 친구들이 나와서 서로 목을 물고 날아다녀도 영 감흥이 없어요.
뭔가 시절에 뒤쳐진 느낌이에요 ㅜㅜ

다락방 2011-12-06 08:18   좋아요 0 | URL
저는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를 안좋아해요, 굿바이님. 그런데 이상하게 뱀파이어랑 늑대인간에 대해서만큼은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그건 아마도 제가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서 그런건가봐요. ( '')
늑대인간이 되어도 좋을 것 같구요. 이건 아주 깊게 들어가보면 저라는 인간 자체가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음..이건 너무 심오한가...
굿바이님이 시절에 뒤쳐진 느낌이라니,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