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진'의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는 전성진이 독일에서 플랫 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는 동안 월세를 줄이려면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은 필수였고 그렇게 전성진은 자신은 이십대의 한국 여성이면서 오십대의 독일 남성과 한 공간에 살게 된다. 

그는 너무 자주 노크를 하고 청결 상태에 대한 개념이 엉망이라 그 점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어서 수시로 전성진에게 밥을 해주는데, 글쓴이인 전성진도 요식업에 종사하는 만큼 플랫메이트가 해준 요리에 대해 간단하게 레서피를 작성하고 플레이틍을 그림으로 그려 책에 실어두었다.


대부분의 요리가 독일에 있는 재료들이라서-이를테면 독일의 빵, 독일의 양배추 절임- 레서피에 대해서라면 대충 보면서 넘겼는데, 오오, 따라할만한게 있더라. 그건 바로 크림지츠 버섯!!



나는 특히나 음식, 요리에 대한 것이라면 그림보다 사진을 천배쯤 더 좋아하긴 하지만, 오 어쨌든 버섯도 쉽게 구할 수 있고, 크림치즈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이건 뭐 맛없을 수가 없잖아? 재료가 이게 전부라니까? 

자, 만드는 방법은 어떠한가.



아니 어때요 여러분. 이거 너무나 해볼만하지 않나요. 게다가 와인 안주로 굿굿!! 내가, 이걸 한번 해보겠다!! 그래서, 해보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토요일 나의 와인 안주!!



ㅋㅋㅋ 아니 프라이팬에 달궈진 오일이 남아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올리브오일.. 비싸고 맛있고 아까워, 나는 그냥 프라이팬의 오일도 버섯 위로 부어버렸다. 이건 버섯의 맛을 알고 올리브유의 맛을 알고 크림치즈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테지만, 정말이지, 맛 없을 수가 없는 맛이다. 맛없없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어! 맛있다. 게다가 만들기도 쉽다. 그런데!!


뭐랄까. 

의미가 없다.

굳이 이렇게 해먹는 의미.. 무엇? 이렇게 되어서, 엄마랑 맛있게 먹으면서도 엄마도 나도, "맛있지만 굳이 이걸 또 해먹진 않아도 될 것 같아" 라고 했다. 음 그렇지만 손님 접대용으로 좋을것 같아. 짐에 손님을 초대한다면 간단히 내기에 좋습니다. 하여간 맛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메인 메뉴가 될 수 없다. 세상천지에 어떻게 버섯이 메인이 될 수 있는가! 라고 하면 버섯 애호가들에게 발길질 당하려나.. 하여간 이것만 준비한 건 아니고, 요즘 내가 푹 빠질 루꼴라 부라타치즈 샐러드랑, 간단히 농협한우.. 구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고 마시고, 드라마 한 편 보고!! 하아.. 하품하고 자려고 했다가,

낮에 조립하다 말았던 책장 조립을 마저 하기로 했다. 


그렇다. 

책장을 샀다. 샀는데,

사놓고서도 나는 조립할 시간이 없는거다.

나에 대해 이미 잘 아는 분들 몇몇이서 주말에 달리기하고 낮잠 자고 요리하고 술먹는데 언제 조립하냐... 하셨건만, 정말 그랬다. 토요일에 오랜만에 일자산에 가서 걷다가 뛰고 오는 길에 순대국밥 사먹고 집에 와서 샤워하니 잠을 안 잘 수가 없어. 그렇게 낮잠을 디지게 자버린겁니다.. 그리고 일어나서 소고기 사러 나갔다 오고, 여섯시에 먹자, 하고 방에 돌아와 조립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남은 시간 한시간..


난 누구, 여긴 어디.. 일단 유튜브 영상에서 시키는대로 이거랑 이거랑 일케 조립해놓고



그다음이 시키는대로 나사 구멍마다 맞춰서 다른 판때기랑 구멍 맞춰가지고 드라이브로 이케이케 막 돌리고, 또 돌리고... 이게 5단으로 샀더니 ㅠㅠ 계속 맞춰서 돌리고 맞춰서 돌리고 ㅠ 할 게 많아. 그러다가 으응? 이거는 지금 보니 구멍 여덟개인데 나와.. 네 개가 없지? 하다가 뒤돌아보니 이미 맞춰놓은 걸 뒤집어 맞춰가지고 다시 나사 풀고 ㅠㅠ 다시 조립하다가... 엄마랑 아빠가 수시로 괜찮냐고 물어보시고 노 프라블럼, 그런데 저녁 여섯시반!! 이렇게 했지만, 나는 알고 잇었다. 여섯시반까지 다 조립하지 못할 거란 사실을...


결국 여섯시반, 나 때문에 저녁을 하염없이 미룰 수가 없어,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해놓고 저어~~~어기 한쪽이 밀어둔 다음에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고 드라마 보다가 살짝 울고(아빠가 너 왜우냐? 이러면서 깔깔 웃으심. 아니, 오래 일해온 엄마의 솜씨를 믿는다잖아요, 눈물이.. ) 다 보고 하품이 나서 자려고 했지만, 저걸 저렇게 둔 채로 자는건 좀 아닌 것 같아, 그 야밤에 나머지를 조립해서 결국 조립을 다 해두고 잠을 청합니다.



하...고단해.


그런데 내일, 일요일은 내가 책장 정리를 할 수 있을까, 두려워하며 잠들었는데, 왜냐하면 나는 일요일 아침에 달리기랑 요가를 할 계획이었거든. 그런데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까슬하고 머리가 아프고 열이 조금 나는 겁니다. 회사에 독감 환자 수두룩한데, 헉 나 혹시.. 하고 체온 쟀는데 미열이라서 독감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운동을 포기했다. 오늘은 무조건 쉬자, 운동하지 말자. 사실 이정도 컨디션이면 달리기.. 할 수 있을것 같았지만, 하고나서 더 아프면 .. 그 다음은? 이래가지고 아아 운동하지 못하는 일요일이여.. 아쉬워하며, 그렇지만 바로 이걸 노려 책장을 정리하자! 하고는 아침을 먹고 정리를 시작한다.


오, 신이시여, 저는 무슨 짓을 하고 있나요?




이게 원래 책장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기고난 후에 원형 책장이 들어가야해서 책을 다 빼야했단 말이다. 그 뒤에 원래 책장 옮기고나서 원형 책장 위치 잡고 그러고나서 책을 꽂아야 해. 그러니 다 빼는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빼는 것만으로도 토할 것 같았는데 이제 이걸 꽂아야 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쌍욕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는 서재방에 엉망으로 있는 책들도 이참에 같이 정리하려고 했지만, 침실에 있는 책들만으로 토가 나올 것 같아서 서재방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하여간 이걸 가지고 다 꽂았습니다.


짠~




세상 깔끔해졌지유?

엄마가 이걸 보시고 훨씬 낫다고 하시면서 근데 그 책들이 저기에 다 들어갔냐 물으셨고 나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사실.. 이 과정에서 세 박스 처분한 건 비밀.. 두 박스는 알라딘 중고샵에 보내고 한 박사는 굿윌스토어에 보냈다. 이건 기증. 그래서 이렇게 깔끔하게 다 채워넣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제부터 사는 책들은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에 놓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내가 또, 책을 샀기 때문이다. 껄껄.



다섯권밖에 없는건, 네 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 그것은 예약판매 걸렸던 잭 리처와.. 또 뭐더라. 존 쿳시 였나. 하여간 그것들은 오지 않았으므로 이번주에는 이렇게 소박하게 다섯권입니다.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를 구매함으로써 나는 국내에 번역된 마리아 미즈의 책을 다 산것일까?

자급의 삶에 대해서라면 궁금하고 한 번 시도해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혼자서는 너무 힘들것 같고 이게 그룹을 지어야만 가능할 것 같은 삶이다.

나는 마리아 미즈와 반다나 시바가 함께 썼던 책 [에코 페미니즘]을 읽고난 후에, 반다나 시바가 공동체를 이루어 자급하며 살고 있다는 곳으로 가 삶의 일정 부분을 보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자본주의에 찌든 내가 과연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급의 삶은 내가 지향하는 미래이기는 하다. 음, 가능하다면 냉장고 없는 삶까지도 꿈꾸고 있는데, 과연... 하하하하하. 


[오만과 선량]은 트친분께서 국내에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오랜기간 높은 판매율을 보유하고 있다는 트윗을 작성하셔서 오, 뭔데 뭔데, 하고 샀다.


[순수박물관]은 사랑하는 사람을 오래, 그런데 배우자는 따로 있는 .. 사람의 이야기라서 궁금해서 샀다. (네?)



'유키 하루오'의 [방주] 를 읽고나서 크게 홍보했던 그 반전에 놀라기보다는 '뭐냐, 윤리 밥 말아먹음?' 했었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 나와도 안사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남동생은 방주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흐음, 그러면 어디 한 번 다시? 이러고 샀다.

이 책의 책 띠지에는 '핵소름', '미친 반전' 이런거 써있는데, 이 단어들이 너무 싫다 ㅋㅋ 어쩐지 별볼일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핵소름, 미친 반전.. 이라니. 요즘 일본 추리소설은 반전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 같다. 반전'만'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 같은 느낌. 딱히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그럼에도 도전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책을 사는 나, 칭찬해... 나는 출판계의... 뭐라고 하더라. 하여간 출판계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아, 생각났다.

출판계의 빛과 소금!

안녕 얘들아? 나는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야. 후훗.





그러면 출판계의 빛과 소금은 물러납니다.

이만 총총.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5-01-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몸 아픈데 저...걸 쏟다니....대...단......
쏟아놓은 책탑들 보고 제가 다 어질어질....(저도 감기라서 ‘저걸 언제 정리하나?‘에 심하게 몰입한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진짜 정리한 거 보니까 깔끔하긴 하네요?!
다락방 방 본 역사 중 제일 깨끗한 듯 ㅋㅋㅋ

그래놓고 이제 막 지르고 있는 다락방
조만간 원상태 복귀각....ㅋㅋㅋㅋ

감기 얼른 낫자!

다락방 2025-01-20 12:40   좋아요 1 | URL
아니 막 아픈건 아니고.. 초큼 아픈거라서 ㅋㅋ 그리고 지금 해놓지 않으면 조립해둔 책장이 계속 저 상태로 있을거 아닙니까. 그래서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이건 제 성격 문제인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제 친구도 이 사진 보여줬더니 제 방 맞냐고 물어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습니다. 제 방입니다. 곧, 복귀각.. 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ㅋㅋ

오늘 컨디션 아주 나쁘진 않은데 그래서 갈등중입니다. 퇴근후에 달릴까 말까..... 흠흠. 독감이면 어쩌나 싶어서 필라테스는 취소했는데...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쉴까..... 흐음.....

독서괭 2025-01-20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왓, 결국 책장을 사셨군요! 저거 뒤에까지 다 책이 들어가는 거죠? 책장이 돌아가나요? 돌아가지는 않게 생겼는데.. 뒤에 꽂은 책을 뺄 수 있나요? 궁금 - 아 다시 사진을 보니 맨 아래가 회전할 것처럼 생겼네요! 호오 - 책정리 하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차라리 운동하는 게 편하셨을듯?? 저도 지금 사무실에 쌓아뒀던 책들 야금야금 집에 가져가고 있는데 둘 데가 없어서.. ㅠㅠ 큰일입니다.. 전 옷장에 넣는 어머님 처방을 택해야 할 것 같아요 ㅋㅋ
부라타치즈 샐러드 너무 맛있어보여요! 올리브도 듬뿍!! 우왕~~ 다락방님, 더 아프지 말고 컨디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Forgettable. 2025-01-20 17:02   좋아요 0 | URL
저도 똑같은 생각했어요. 돌아가나요? 안돌아갈 것 같은데 뒤에도 꽂을 수 있는거 맞죠? 등등..

다락방 2025-01-21 08:11   좋아요 0 | URL
네, 저것은 회전식 책장입니다!! 뒤에도, 다시 말하자면 돌아가면서 다 책을 꽂는 것이 가능합니다.
독서괭 님 말씀대로 운동하는게 더 낫습니다. 책 뺐다가 다시 꽂는등의 정리하는 일은 정말 너무나, 너무나 고됩니다. 하기 싫어요. 이럴 때마다 책을 왜 가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이사라도 가게 되면.. 어떡하지요? ㅠㅠ

부라타치즈 샐러드는 강추입니다. 루꼴라+부라타치즈+올리브+방울토마토(저는 이번에 생략했어요) 거기에 소스를 부으면 되는데요, 소스는 올리브오일+레몬즙+꿀+소금+후추 입니다. 소금이나 후추는 취향에 따라서 넣지 않아도 되고요.

명절에 조카들 오는데 아프면 안되기 땜시롱 어제 증상도 사실 별로 없긴한데 병원 가서 약 처방 받아왔습니다. 조카들에게 감기를 옮기지 않겠다는 굳은 의!! 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2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프신데도 책장 정리 감행하신거에요? 엄청 깔끔해져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지경입니다.
책장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크네요. 전 저거 하나면 일단 밖으로 탈출해서 탁자 위에 방황하는 책들은 넣어둘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구매의 고민🤔

다락방님, 오늘 저녁 운동... 저는 반대입니다! 오늘은 쉬시면 어때요?

다락방 2025-01-21 08:15   좋아요 1 | URL
아니 제가 막 아픈건 아니고 평소보다 컨디션 저조.. 쯤이라고 할까요. 미열이 있었지만 타이레놀이 잡아버렸고요 네, 괜찮습니다. 하여간 방이 깔끔해졌지만 굳이 멀리서 찍은건 책들을 제대로 정리하진 않고 걍 꽂아두었기 때문에.. 책을 뭔가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면 그러니까 생각, 생각을 해야하는데 생각하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책장, 하나 들이시지요 단발머리 님.
저는 집에 조립할 사람이 저밖에 없기 때문에 조립을 제가 해서 오래 걸렸지만 하하하하하(눈물을 닦고) 단발머리 님 댁에는 도와줄 분들이 세 분이나 계시지 않습니까. 기꺼이 들이시지요! 방황하는 책들의 안식처를 소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s://www.coupang.com/vp/products/8129472710?itemId=24152408440&vendorItemId=91171112481&q=회전식책장&itemsCount=36&searchId=1e97a9b918855675&rank=1&searchRank=1&isAddedCart=

단발머리 2025-01-21 09:15   좋아요 0 | URL
저 지금 들어가서 구경하고 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마음에 드네요. 거실 탁자 위에 널브러진 책들 다 넣고도 남을 거 같고요. 근데 여기 저기 숨겨놓은ㅋㅋㅋㅋㅋ 책들까지 다 나오면 금방 꽉 찰거 같기도 합니다.
오크도 예쁘고 화이트도 예뻐요. 아.... 너무 고민되는 것입니다!

다락방 2025-01-21 09:29   좋아요 0 | URL
저는 화이트는 어쩐지 부담스러워서요. 예쁘긴 한데.. 게다가 옆에 책장이 짙은 갈색이라 별 망설임 없이 오크 고르긴 했습니다. 단발머리 님, 구입하셔서 책들을 가지런히 넣어주시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21 09:51   좋아요 0 | URL
저희집 책장은 다락방님 책장보다 더 짙은 색이기는 한데... 전 화이트가 맘에 들어요. 청소도 잘 안 하면서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 책들도 가지런히.... 가지런히의 마법 가능할까요?

비공개 2025-01-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계의 빛과 소금❤️ 동의합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감기걸려 한달 앓은 사람

다락방 2025-01-21 08:16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기로 한달이나 고생하셨나요, 비공개 님.
우리는 2월중에 한 번 만나 수다 떨도록 해요, 비공개 님!!

비공개 2025-01-21 16:45   좋아요 0 | URL
네네 2월에 만나요!!

자목련 2025-01-2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정리된 책장을 보니 저도 하나 장만하고 싶습니다.
꽝손이라 조립은 어려울 것 같지만요.
조립과 많은 책정리 고생하셨어요!

다락방 2025-01-21 09:28   좋아요 0 | URL
조립하면서 내가 이걸 왜 샀을까, 진짜 스트레스 엄청 받았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땀도 나서 다 조립한 후에 샤워도 해야 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감은빛 2025-01-24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 책장 신기하네요. 다만, 우리집엔 저런 모서리 공간이 없어서 놓을 수는 없겠네요.
저 많은 책들을 진짜 다 정리하셨어요? 에휴! 컨디션도 안 좋은데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요즘 우리 집에 여기저기 쌓여있는 책들을 무시할 수 없는 마음의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아요.
책 정리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다락방 2025-01-24 12:20   좋아요 0 | URL
저 책장은 굳이 모서리에 놓진 않아도 됩니다. 저는 모서리 밖에 자리가 없어서 놓은것 뿐이고요. 회전식 책장이라 책이 여기저기 다 들어가고 회전할 수 있으니 같은 양의 책을 다른 책장에 넣는 것보다 공간 활용도가 더 좋아요. 저는 저걸 사서 다행히 방이 나름 깔끔해졌지만, 이제부터 더 사게 될 책들은 또다시 혼잡하게 만들어버릴 것이기 때문에... 이제 저도 더이상은, 정말이지 더이상은 책장을 사서 둘 곳이 없습니다. 그전에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게 그나마 공간 덜 차지하는 회전식이라 겨우 하나 더 사둘 수 있었어요. 후훗.
 















신간을 둘러보다 위의 책을 알게됐다. 

국내 작가가 지은건데 제목 그대로 전 세계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에 대해 다룬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책소개를 읽다보니 얼마전에 보았던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생각났다. 그 드라마 보면서 계속, 거듭 생각해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언젠가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것이긴 하다.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 거신 전화는>의 어마어마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예정이므로 그 드라마를 앞으로 볼 예정이라거나 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페이퍼는 읽지 않기를 권한다. 음.. 그런데 여기 오는 분들 중에 그 드라마 보고싶어하는 사람은 어쩐지 없을 것 같지만...


시작합니다.



백사언은 정치인 집안의 아들이자 손자인데, 그러나 백사언은 백사언이 아니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다른 장소에서 다른 어른과 함께 살던 소년이었는데, 어느날 백사언의 집에 와서 백사언으로 살게된거다. 

대대로 정치인의 집안이어서 으리으리한 집에 살며 좋은 교육을 제공받고 그 덕에 지금 유명하고 인기 있는 대통령실 대변인이 되었지만,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에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고 행복한 적도, 웃었던 적도 없다. 그가 백사언으로 살아왔을지언정, 남들이 그 삶을 부러워했을지언정, 그러나 그것은 백사언이 원한 삶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이 어른들과 이런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곳에 오게 됐을까. 어쩌다 오게 됐을까.


그러려면 '진짜' 백사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태어나서 받은 이름이 백사언이었던, 이 백씨 집안의 원래 아들이자 원래 손자인 진짜 백사언.

이 백사언은 그러나 자라면서 큰 문제를 가진게 드러났으니, 그가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이다.

금붕어를 시작으로 고양이를 거쳐 나중에 아이들까지 죽이는 일을 아직 십대의 진짜 백사언이 해왔다. 고작 열네살인데(어쩌면 열다섯) 그런 삶을 살았던거다. 이에 진짜 백사언의 할아버지는 그를 '괴물'이라 부르고 더이상 살려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가 살아있다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테고, 그건 비단 이 소년의 범죄 문제뿐만이 아니라 백씨 집안의 명예를 더럽히게 될일이 분명해, 이 할아버지는 어느날 열네살 진짜 백사언을 데리고 낚시를 가서 이 소년을 죽여버리는거다. 물을 잔뜩 먹여서.  그렇게 몇 번이나 할아버지로부터 물을 먹어 축 늘어진 진짜 백사언을, 할아버지는 낚시터지기에게 처리하라 이르고, 낚시터지기가 키우고 있던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백사언으로 대신 키우는 거다. 이제 백사언으로 살 수밖에 없는 소년은 이 할아버지가 진짜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우연히 목격하게 되었고 이 일은 평생 자신에게 남아 지독한 악몽을 꾼다. 그렇게 소년은 가짜 백사언으로 삼십대가 되었고 대통령실 대변인이 되어 집에서 정해준 가문과 정략결혼까지 하고 살고 있는 것.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항상 이 모든걸 버리고 본래의 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자,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진짜 백사언의 시체를 처리하려던 낚시터지기는 그러나 그가 아직 숨이 붙어있음을 알게 된다. 진짜 백사언은 살아있었던거다! 낚시터지기는 차마 이 소년을 '다시' '제대로' 죽일 수가 없어서, 차마 죽일 수가 없어서, 이 소년을 살려둔다. 그렇게 진짜 백사언은 자라서 어른이 된다. 어떤 어른이 되느냐. 사이코패스 어른이 된다. 그는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할 좋은 환경을 누린 가짜 백사언을 괴롭히고 싶다. 그는 사이코패스 아이에서 사이코패스 어른이 되었다. 이걸 알게된 낚시터지기는 '그 때 그 아이를 죽였여야 했는데' 라고 이제와 후회하지만, 그러나 지금의 후회가 결과를 바꾸진 않는다. 사이코패스 아이는 자라서 사이코패스 어른이 되었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 내가 게속 생각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이 아이가 명백하게 사이코패스임이 드러난다면, 그래서 그 아이가 사이코패스 어른이 될 것이 분명해보인다면, 그렇다면 그 아이를 죽이는 것이 마땅한가? 그래도 되는것인가? 하는 지점.


드라마를 통해 나는 이 사이코패스 아이가 할아버지로부터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보게 됐고, 그 때 나는 고통스럽고 괴로워서, 그리고 마땅히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해서 눈을 질끈 감아야했다. 나는 이 아이가 싸이코패스라고 해서 그 아이를 죽이는 일이 어떤 누군가에게 허락된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안돼, 그건 안돼, 라고 생각하는거다. 그런데, 그 아이가 살아서 어른 싸이코패스가 되어 여전히 사람을 더 잔인하게 죽인다면? 그렇다면 어릴 때 그 아이를 죽이지 못한 것이 잘못인가? 그 때 이 사이코패스 아이를 죽이지 못해서 결국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으니, 그 아이를 살려둔게 잘못인가? 



이 사이코패스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다면, 잡아서 감옥에 처넣는게 정답이다. 그게 유일한 답이다. 만약 뉴스로 이런 소식을 접한다면 나는 '저런 놈은 사형시켜야지!'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릴 때 죽였어야 했어' 라고 말한다면, 거기에는 내가 '맞아!'라고 할 수가 없다. 그 아이가 사이코패스로 자랄게 분명해서 그래서 미리 죽여버려야 한다, 미리 죽여서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 라고 하는 것에는 '무슨 말인지 알겠지만', '그래도 안돼' 라는 답을 하게 되는거다. 그런데 나는 나의 이 생각이, 그 아이를 누군가 죽여서는 안된다고 하는 내 생각이, 맞는것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이게 맞나? 만약 사이코패스에게 가까운 사람이 살해당했다면, 나의 '그래도 아이일 때 죽이면 안되지'라는 말은 얼마나 속편한 소리로 들릴까? 그런데 나는 '그건 아닌것 같은데' 하게 되는거다. 아니야, 그래도 그 아이를 그렇게 죽이면 안돼, 이렇게 되는데, 그러다 어른 사이코패스가 늘어나면, 그러면 나는 '그러면 안돼'라는 내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나? 내가 그렇게 말함으로써 지켜지거나 얻어지는건 대체 무엇이지? 어른 사이코패스가 될 아이를 살아있게 하는게, 거기에 의미나 가치가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말렸을 것 같은거다. 안돼, 그러지마, 그러면 안돼! 그리고 얼른 경찰에 신고할 것 같은거다. 그러면서도 자꾸 묻게 된다. 이게 맞나? 내가 맞나? 


아, 너무 어렵다... 어려워.....




<지금 거신 전화는> 이란 드라마는 사실 설정이 말도 안된다. 게다가 노골적 광고가 심하다. 그 광고 보고 '그' 돈까스 먹어보고 싶어져서 연달아 이틀동안 맛있다고 사먹은 시청자가 누구냐, 나다. 하여간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서 '저기서 저런다고?' 이러고 한심하게 생각되는 지점이 수두룩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할 지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위에 썼던 사이코패스에 대한 부분이 그렇고 '수어 통역사'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극중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수어 통역사 홍희주가 대통령실 수어통역사로 면접을 볼 때, 그 때 면접관인 백사언이 이런 질문을 한다. 너는 말을 하지 못하는데 그렇다면 여기 다른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려고 하느냐, 고. 이 때 홍희주는 수어로 말한다. 여러분이 수어를 배우시면 되지 않냐, 수어 어렵지 않다. 그리고 백사언 니가 수어를 배운다면, 통역사가 네 말을 제대로 통역하고 있는지, 그 뉘앙스는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지 않냐, 고 하는거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현명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왜 수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어를 하는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이쪽처럼 해야 소통하지' 라고 말하는걸까. 내가 너와 소통한다면, 꼭 네가 나에게 맞춰야 할까? 왜? 내가 다수이므로? 내가 너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가 너의 말을 배우는 방법이 있다. 이걸 지적해준 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었다. 다른 건 뻥이 너무 쎄가지고..



조연 중에는 아나운서 '나유리(장규리)' 가 있다. 평소 백사언을 너무나 존경하고 짝사랑하는데 정신의학과 전문의 '지상우(허남준)'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지상우의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된다. 보육원에서 자란 지상우는 당시에 함께 보육원에서 자랐던 친구들을 잃었던 것 지상우도 이 사건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해결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하게 된 나유리가 옆에 있게 된다. 백사언, 홍희주, 지상우까지 모두 악몽을 반복하는 고통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나유리는 그런게 없는 캐릭터로 나온다. 지금 일을 열심히 하고 백사언을 짝사랑하는 그런 발랄 캐릭터. 그런데 하루는 지상우가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한다. 


"당신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밝은 사람이에요. 덕분에 내가 버틸 수 있었어요."


나는 이 대사가 그렇게나 좋더라. 나유리가 밝은 이유는 괴로운 지상우를 버티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지만, 그러나 나유리의 밝고 건강함이 지상우를 버티게 했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어떤 이의 밝음은 그 자체로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좋았던거다. 저 말이 되게 좋았어서, 나는 내가 저런 말을 들은 적이 있나 생각해보았다. 딱히 떠오르질 않네. 그러다가 내가 '너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이라는 수식어로 들었던 말이 뭐가 있나, 생각해보다가..... 저렇게 막 좋은건 아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점심 먹으러 가야지.



아! 꼭 덧붙이고 싶다.

<지금 거신 전화는> 의 마지막회는 진짜 해도해도 너무했다. 어이가 없다. 완전 구렸다.

사랑하는 남자 찾겠다고 내전 있는 지역에 가고, 거기서 인질로 사로잡히고, 그런데 남주가 나타나서 구해주는... 서사 무엇??

그거 찍으면서도 부끄럽지 않았어요?



제목에 드라마를 보다가 '1' 이라고 붙인건, 2가 있다는 걸 암시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편에서는 <나의 완벽한 비서>로 돌아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하수 2025-01-1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어려운 문제네요. 그 아이가 자라서 사람을 죽이기 전에 개선할 방법이 정말 없는걸까요?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에서도 결국 실패해서 엄마도 죽고 이모도 죽이고... 세상으로 나가잖아요. 그도 인간이지만 우리와 어울려 살수 있을까요? 딜레마네요. 저도 그책 읽고 진짜 고민했었거든요. 근데 답이 안보이네요!

맛점하세요^^

다락방 2025-01-20 11:46   좋아요 0 | URL
으. 종의 기원이 그런 내용인가요? 저는 정유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너무 고자극이라 다른 책들을 안읽고 있기는 한데 결국 실패해서 가족도 죽이는..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그러고보면 [다윈 영의 악의 기원]도 비슷해요. 그건 참 착한 주인공이었는데 자신의 환경이랄까 그런걸 유지하기 위해 그런 줄 몰랐던 어떤 본성이 튀어나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더랬지요.

저는 이 페이퍼를 쓰기 전에도 답을 내리지 못했는데 이 페이퍼를 쓰고 나서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어려워요. 삶은, 더욱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은 어려운 게 맞는것 같습니다.

레와 2025-01-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이 드라마를 보네요?! 이게 무슨일인가요?! ㅎㅎㅎㅎ 반가워서 그만.. ^^

요즘 내가 애정하는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이야기도 해준다니 궁금하다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게 웃게 되는 주인공(한지민 이준혁.. 아 이준혁..ㅎㅎㅎㅎㅎ 흐뭇해) 때문에 보는데, 오늘 금요일! 본방사수! ㅋㅋ

다락방 2025-01-20 11:4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요즘 퇴근길에는 좀 멍때리느라고 드라마를 봐요. <나의 완벽한 비서>도 넷플릭스로 보다가 어?? 하고 놀란게, 이게 완결난게 아니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아.. 이거 완결이 아니야? 하고보니 레와님도 이렇게 본방.. 얘기를 해주시고. 그래서 저도 본방으로 보았습니다. 아빠랑 같이 봤어요. 토요일 회차에서는 울었다우 ㅠㅠ
나도 그런 비서가 필요하다!!

잠자냥 2025-01-1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어렵다... 어려워.....2222222
어려운 문제네요. 아무리 싸패라해도 어릴 때 죽이는 건 좀;;;

그나저나 락방아...

너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많이 먹어.

주말에도 많이 먹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20 11: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이게 드라마 속에서는 그 아이를 죽이는 장면이 보여지니까 더 안되겠더라고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되게 강하게 들어요. 그걸 보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자라서 어른 싸패가 되었어도 그래도 아이일 때 죽인다는 건 안되는거야, 라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저는 아무리 다시 생각하고 또 다시 생각해도 안되는것 같은데, 그런데 제 생각이 맞는건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주말에도 많이 먹고 낮잠도 자고 그랬습니다!! 운동은 적게 하는 주말이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5-01-17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부분 읽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오이디푸스네요. 저주 받은 운명의 남자 아이(드라마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사실). 그걸 알게 된 아버지(드라마에서는 할아버지). 죽이려는 시도. 실패. 다른 사람이 키움. 다시 돌아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의 고민을 저도 생각해 보았어요. (고민 같이 하는 스타일ㅋㅋㅋㅋ)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데 정신과 의사가 사이코패스 연구하다가 자기 뇌 찍어 보니 자기가 사이코패스 뇌였대요. 근데 자기는 의사가 되었고, 어떤 사람은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되었구요. 그걸 환경의 영향과 관련해서 설명한 책이었는데, 책제목이 기억 안 나서 모양 빠지네요. 요는 환경의 영향. 그 부모들은 아들의 그런 성향을 알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 성향이 발현되지 않도록 더해서 다른 사람에 대해 공감하는 심성을 기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자극을 주었다는.... 제 결론은.... 어릴 때 죽이면 안 된다.

다락방님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 달리기를 좋아하고 ............ 치아바타를 가장 잘 만들어요^^

은하수 2025-01-17 23:36   좋아요 1 | URL
<사이코패스 뇌과학자>이고 제임스 팰런 박사 이야기 같은데요^^
그 부모님은 아들의 성향을 이미 어릴 때부터 알고 계셨다고...
부모라면 알 수 밖에 없을 거 같아요!
제가 읽은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과는 완전히 반대여서 저도 이 책 읽어봤거든요!

단발머리 2025-01-18 07:46   좋아요 1 | URL
제가 이 댓글 쓰면서요 ㅋㅋㅋㅋㅋㅋ 누구든지 이 알라딘 서재에는 이 책의 제목 아시는 분 있으실 거라 생각했거든요.
은하수님이시네요! 박수 짝짝짝! 전 의사라고 기억하는데, 과학자였군요.

저는 정유정 작가님 책은 무서워서.... (죄송합니다, 작가님) 끝까지 읽은 책이 없지만,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은하수 2025-01-18 08:36   좋아요 1 | URL
의사이시기도 하답니다.
자신이 사이코패스 뇌란걸 알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한다더군요. 감정이 안되면 지식으로~~~! 그분 부모님은 정말정말 현명하신 분이어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더라구요. 긍정적인 부분이 발현되게 얼마나 노력하셨을까 싶어 그때도 감동했거든요. 부모의 역할이란게 정말 대단하구나... 새삼 느꼈지만... 전 자괴감도..ㅠㅠ

다락방 2025-01-20 11:51   좋아요 0 | URL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저도 보관함에 오래 담아두고 있는 책입니다. 너무 궁금해서 사서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여태 사지는 않고 있네요. (아닌가..샀나??)
저도 단발머리 님과 은하수 님의 댓글을 읽다보니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를 꼭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전 정말 그런 기질이 보인다고 어릴 때 죽인다는 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잖아요. 그런데 그 아이가 자라서 다른 사람을 죽인다, 고 저한테 반박한다면 저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하여간 어렵고 복잡하더라고요.
사이코패스 뇌과학자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도!!
저는 고자극이라 정유정의 책을 안읽는데, 종의 기원..은 읽어볼까요? 흐음.. 이건 좀 보류!!

독서괭 2025-01-17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앍 드라마 마지막이 그모양이예요?? 뜬금없네요!!
전 싸이코패스 얘기 나오면 항상 “너를 기억해”라는 드라마(장나라, 서인국)가 생각나요. 이 드라마 정말 좋아요.
다락방님은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투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다락방 2025-01-20 11:53   좋아요 0 | URL
아니 여기서 갑자기 내전 국가 왜 나오고 거기에 찾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거기서 인질로 잡혔는데 그녀를 구해주는게 뜬금없이 백사언... 이럴 확률이 얼마나 되지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ㅠㅠ 너무한 설정 아닙니까. 이거 원작이 웹소설이라는데.. 그래서.. 이런 황당한 설정으로 마무리한걸까요? 내전 국가에서 인질 구해주기... 백사언은 어떻게 그런것도 잘해요? 너무 어이없었어요. -.-

<너를 기억해>라는 드라마는 제목도 처음 들어요. 장나라, 서인국 주연도 처음 듣고요 ㅋㅋ

그나저나 가장 투명한 사람이라니, 음.. 제가 고기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것 같은데..하여간 투명한 사람이라니, 좋습니다!!
 

아니, 내가 진짜 예약구매는 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건 어쩌나.. 예약구매.. 할까.

신간 뭐 나왔나 들어왔다가 똭- 봐버린 나의 잭 리처 되시는 겁니다.

사실 21세기 최고의 책.. 선정할 때 잭 리처 넣을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다. 왜냐하면 잭 리처 같은 인간은 사회에 필요하니까요.



하아 근데.. 표지...머에염?

근육...라인.....
















아니, 이것도 겁나 읽어보고 싶은데 예약구매네.. 왜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5-01-1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거 보고 이 인간 사겠군 했다능

다락방 2025-01-17 11:46   좋아요 1 | URL
책 사기.. 어떻게 멈추는건가여.....

단발머리 2025-01-1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약보다 판매 후 당일배송이 더 빠르더라구요. 어쩌나…. 심히 고민되네요! 😱😳🙄

다락방 2025-01-17 11:50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예전에 트와일라잇 시리즈 예약구매 해 본 적 있는데 판매 시작후 구매하는게 더 빨리 배송되더라고요. 그 뒤로 예약구매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데, 잭 리처 시리즈 갖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이걸 어쩌나 싶네요.. ㅋㅋ 하여간 다음주에는 뭐가됐든 갖출 수 있을테니 ㅋㅋ 설연휴에 똭 읽을 수 있겠네요? (이러고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음)

하이드 2025-01-1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번에 리처 시즌3 나오는데, 이 책 없어서 원서 담아뒀더니, 역시나 잽싸게 나오는군요. ㅎㅎ 표지.. 사고 싶네요 ❤

독서괭 2025-01-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리처!!! 근육이 다락방님을 부른다!! 심지어 제목이 처단!!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식의 삶의 형태도 나쁘지 않겠구나. 다른 성별 다른 국적 다른 연령대의 사람과 플랫 메이트로 살아가는 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그러므로 새로운 상실을 겪기도 하지만, 그러나 삶의 다양한 가능성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겠다.
그리고,
육개장이 ‘그런 식으로‘ 나올 거라 생각을 못했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5-01-17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싫다....
다른 성별 다른 국적 다른 연령대의 사람과 플랫 메이트로 살아가는 일......
🤣🤣🤣

다락방 2025-01-17 11:31   좋아요 1 | URL
게다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플랫메이트는 정말.. 더럽습니다. 청결과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

단발머리 2025-01-17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기숙사 배정 때는 그런거 물어보더라구요. 본인이 청결하다 생각하는가? 1 2 3
그것도 방 배정 고려 사항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은 1끼리, 3은 3끼리 ㅋㅋㅋ

다락방 2025-01-17 11:52   좋아요 1 | URL
하아... 정리정돈..을 못하면 그것은.. 청결하지 않은건가요? 제가 청결은 한데, 정리를 못하는 것 뿐인데... 라고 생각해보지만, 저 지금 자기 객관화를 못하고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가지 분명한 건, 저는 저같은 사람과 같이 생활하기는 싫다...는 것입니다.

곧 드라마로 이야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나의 완벽한 비서>를 보는 중인데 여러가지 반성.. 이 되기 땜시롱 ㅋㅋ
 

알라딘에서 21세기 라는 문구를 보기는 했어도 딱히 관심이 생긴건 아니라 뭔지도 몰랐는데, 어제 잠자냥 님의 페이퍼를 보고서야 오! 했다.


어제의 잠자냥 님 페이퍼는 여기 ☞ 나도 한다 <21세기 최고의 책>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출간된 책이라는데, 자, 나도 잠자냥 님 따라 한 번 해보도록 하겠다.




21세기 최고의 책,

이라는 타이틀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린 책은 바로 '레이첼 모랜'의 《페이드 포》였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고 읽을 때마다 감탄했다.

같은 일을 겪고도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또 그것으로부터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는 각자에게 다를텐데, 통찰이라는 면에서 봤을 때 레이첼 모랜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게 아닌가 싶다.

성매매에 어떻게 들어서게 됐는지, 거기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서 레이첼 모랜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이 이 책에서 굉장히 깊고 넓게 펼쳐진다.

돈을 받고 성을 팔 수밖에 없는 여성과 그녀들에게 성을 구매하는 남성들 모두가 점점 더 타락할 수 밖에 없는 '타락의 상호작용' 부분은 특히나 인상깊었다.






이 책과 같이 읽을 책들이라면 이런 책들이 있다.














두번째 책은 '애나 칭'의 《세계 끝의 버섯》.

도대체 버섯으로 무슨 이야기를 한다는걸까. 세상 어딘가에서 버섯으로 인문학 책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는데, 이 책을 펼치니 와, 놀라운 이야기가 가득했다.

인간의 간섭이 어떤 생명에게 파괴를 가져오지만 또 어떤 생명에게는 탄생을 가져온다는 것에서부터,

자본주의와 가장 멀었던 버섯 채집이 그러나 채집꾼들의 손을 떠나 자본주의 세계로 들어오고, 최종적으로 일본인에게로 가 선물이 될 때 다시 자본주의에서 멀어지는. 세계가 어떻게든 어떤 식으로든 얽힐 수밖에 없는 과정을 보는 것은 내내 흥미진진했다.


이 책도 두 번 읽었다.






사실 가장 먼저 떠올린 한국 소설은 '박경리'의 《토지》였지만, 그 책은 2000년 이전에 쓰여진 작품이라 패쓰. 사람들이 이승우의 소설 중 무얼 먼저 읽을까, 를 내게 물을 때, 나는 이 책, 《일식에 대하여》에 실린 단편 <고산지대>를 추천한다. 일단, 이것만 읽어봐, 라고.


이승우가 쓰는 소설은 다른 소설가들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그건 이야기보다는 이승우 고유의 문장이 차지하는게 좀 더 크긴한데, 그 뛰어난 문장들로 숙연한 이야기를 담아낸 게 <고산지대>이다. 고산지대의 마지막을 읽노라면, 소름이 돋는다.


'최고의 책'이라고 해서 <고산지대>가 실린 이 책을 선택하긴 했지만, 사실 나는 이승우의 《사랑이 한 일》을 굉장히,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아브라함과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하갈의 이야기를 이승우 식으로 다시 쓰기한 것이, 그 안에 담긴 고민과 정서가 그리고 사랑이 너무너무 좋다.







네번째는 '아다니아 쉬블리'의 《사소한 일》.

아, 바로 이 맛에 문학을 읽는거야, 문학은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라고 감탄하며 읽었던 책이다.

팔레스타인 작가가 쓴 전쟁과 그 안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대로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 어떤 지점에서 분명 괴롭지만, 그러나 그 괴로움이 바로 지금 현재 상황의 것과 다르지 않기에, 이 책이야말로


'일독을 권한다'


과거의 일이었으며 현재의 일이다.








다섯번째, '장 지글러' 의 《인간 섬》.

현재를 사는 사람들중 대부분은 난민의 존재를 뉴스에서만 접하고 나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텐데, 분명 어딘가에 어려운 삶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그 삶을 잘 들여다보아야 그 다음으로 갈 수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사실 계기는 소설이었다.

'카밀라 그레베'의 《애프터 쉬즈 곤》에는 난민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던 인물이 그 자신이 난민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 있다.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 바로 여기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등장인물의 '내가?' 를 보고 난민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지는 말자, 하고 장 지글러를 읽게 되었다.

나는 우리가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섯번째 책은 '게일 다인스'의 《포르노랜드》


2000년에서 2024년까지 가장 크게 발전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한 게 포르노가 아닐까.

지금의 포르노는 중장년이 알고 있는 그 포르노가 아니다.

포르노 안에는 우리의 주변인물이, 어쩌면 바로 내가 있을 수도 있고, 그리고 그 안에서 많은 여성들이 학대를 당하며, 그리고 그 안에서 빈번하게 폭력과 여성혐오 인종혐오가 파생된다.

포르노는 낄낄거리며 즐길 수 있는 혹은 섹스에 참고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폭력적 행위이다. 







일곱번째 책은 '린다 티라도'의 《핸드 투 마우스》이다.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내가 그동안 빈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빈곤은 게으른 사람에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아침 저녁으로 일을 하고 또 해도 제대로 된 토스터기 하나 살 수 없는게 빈곤이다. 나쁜 소비인줄 뻔히 알지만 나쁜 소비를 할 수밖에 없는게 빈곤이다. 빈곤은 몸을 병들게 하고 빈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한다.

막연히 빈곤이 어떨것이다, 라고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이 책을 통해 실제 빈곤을 마주하는 건 차이가 있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들 몇 권 추려본다.













여덟번째 책은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관련 팟캐스트를 듣기도 했는데, 와 이 책 역시 놀라운 책이었다.

그러니까 인간이 가장 고등동물로서 저 혼자 잘나서 살고 있는게 아니라는거다. 나라는 이 하나의 인간이 존재하는 건 수많은 비인간 존재들의 엮임과 얽힘으로 가능하다는 것.

이런 식의 생각을 도나 해러웨이로 인해 처음 접하게 됐고 그래서 신선했으며 좋은 의미로 충격이었다. 

언젠가부터 동물 노동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러웨이 선언문 읽고나니 비인간 존재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들이 직접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 이야기들마저 인간들로부터 온것일텐데, 그건 과연 비인간 존재 그들의 이야기일까?






아 여섯시다.. 퇴근해야 되는데.. 여기까지만 쓰고 갈까, 잠깐 고민하다가, 마저 쓰고 가는 걸로 하자..




아홉번째 책은 '캐시 박 홍'의 《마이너 필링스》이다.

점점 더 모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 책은 저자인 캐시 박 홍이 미국에서 아시아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년 여름 이탈리아에서 잠깐의 인종차별을 당한 후에, 외국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인종 차별을 더 오래 당할텐데, 그런 식이라면 성격까지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 아시아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아시아인 여성에게도 그리고 비아시아인에게도 비여성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과 함께 백인 여성인 '로빈 디앤젤로'의 《백인의 취향성》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열번째 책은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로맨스로 읽지만, 이 책은 그보다 더 크다.

물론 성인 여성과 성인 남성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고 그리고 감정이 짙어지는 로맨스인건 맞다.


지금은 더이상 특별하지 않지만 이 책이 쓰여졌을 당시에는 '이메일' 자체가 편지를 대신해 쓰이는 수단이었다. 그 수단을 이용해서 설렘을 전하는 것도 좋았고, 그래서 그들이 주고 받는 이메일을 활자로 읽으며 그들이 느꼈을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는 것도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문학이 할 수 있는, 아니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큰일을 했는데, 그건 바로 


등장인물들이 '활자'를 읽으며 느끼는 감정을 독자 역시 똑같이 '활자'를 읽으며 느낀다는 거다. 그들의 설렘과 실망과 초조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건 주인공들과 독자가 같은 수단으로 감정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문학'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보여준건,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얼굴을 모른다는 거다. 본 적이 없다는 거다. 독자가 그러는 것처럼.


거의 모든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모습을 안다. 대화를 하고 안고 싸우고 이 모든 과정에서 그 사람들은 서로에게 실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에미가 레오에게 실체이지 않고, 그리고 에미가 독자에게 실체이지 않다. 그 실체를 궁금해하는 게 독자만의 몫이 아니라는거다. 내가 에미가 궁금하듯, 레오도 에미가 궁금하고 에미가 레오를 궁금해하듯 독자도 레오를 궁금해한다. 후버까페에서 그들이 만나기로 했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일까, 저 사람이 그녀일까, 라는 초조함을, 책을 읽는 내내 독자가 똑같이 가져가는거다. 이 책에서만큼은 등장인물들과 독자가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 우리는 그(녀)의 모습을 모른다는 것. 그런데 그들 사이에 오고가는 이메일은 함께 읽고 있다는 것.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참 묘미가 이 책에 있다.



자, 다 썼다. 이제 퇴근해야지


뿅!!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5-01-15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권이요~~ 잠자냥님 20권 중에 7권이었으니 락방님과 더 많이 겹치네요 ㅋㅋㅋㅋㅋ
일단 댓글 달고 이따 다시 올게요! 😎

다락방 2025-01-16 07:49   좋아요 2 | URL
그동안 제 서재를 방문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리스트가 그다지 특별할 것 같진 않습니다. 좋다고 늘 노래를 부르던 책들이라서.. ㅎㅎ
단발머리 님도 해주세요! 저도 단발머리 님과 몇 권이나 겹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매우, 매우 적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여기에 넣진 않았지만 2000년~2024년 이라는 조건이 없었다면, 단발머리 님, 저는 마리아 미즈 넣으려고 했었습니다!! 마리아 미즈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입니다!!

Falstaff 2025-01-15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각해집니다. 새벽 세 시가 떴습니다. 흠...

다락방 2025-01-16 07:50   좋아요 1 | URL
장담하건데 이 리스트를 작성하는 사람이 그 누구든 새벽 세시 넣는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하.
그걸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플스타프 님이 새벽 세시를 읽는다면 저처럼 좋아하진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팔랑팔랑 책장이 아주 잘도 넘어가니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후훗.

잠자냥 2025-01-16 08:56   좋아요 0 | URL
폴스타프 님 그냥 멈춰요! 🤣🤣

다락방 2025-01-17 08:08   좋아요 0 | URL
왜요, 어디 한 번 폴스타프 님의 감상 들어봅시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폴스타프 님의 별 둘이나 셋 예상합니다. 많이 주신다면 셋..

독서괭 2025-01-15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권 읽고 1권 가지고 있네요 ㅎㅎ 새벽 세시가 나올 줄이야!! 역시 읽어봐야 하나요!

다락방 2025-01-16 07:51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이 새벽 세시 좋아한다에 오백원 겁니다!!

잠자냥 2025-01-16 08:57   좋아요 1 | URL
괭은 좋아한다에 700원

다락방 2025-01-17 08:09   좋아요 1 | URL
어, 이런다고요?
700원 받고! 독서괭 님이 좋아한다에 850원 겁니다!

독서괭 2025-01-17 08:26   좋아요 1 | URL
응?? 그 판돈은 어디로 가는 거지요..?

다락방 2025-01-17 08: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저한테 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가됐든 다 저한테 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17 08:51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그런데 내가 이 책 안사줬나요?

독서괭 2025-01-17 10:13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5-01-17 10:39   좋아요 0 | URL
뭐야.. 사줬다는 거야 안 사줬다는 거야 사달라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17 10:47   좋아요 0 | URL
비밀이지롱😛😛😛

다락방 2025-01-17 11:38   좋아요 2 | URL
어디 한 번 궁금해해봐라 잠자냥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7 11:41   좋아요 1 | URL
흥! 사줬네 사줬어!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17 12:3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1-15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권을 읽었는데 다 다락방님과 함께 읽었어요 :)
새벽 세시는 락방님 책에서 보고 처음 알았는데, 다시 기억해둬야겠어요.

다락방 2025-01-16 07:52   좋아요 0 | URL
건조한 수하 님은 과연 새벽 세시를 어떻게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실지 너무나 궁금하네요.
저는 이 책 너무 좋아해서 이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 새벽 세시 얘기하고 그랬어요. 하하하하하.

유수 2025-01-1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인의 취약성 저도 잘 읽었어요. 그때도 다른 책들처럼 다락방님 리뷰 있어서 좋았고요. 여러 책들과 처음 들어보는 핸드 투 마우스도 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5-01-16 07:53   좋아요 1 | URL
핸드 투 마우스는 가난에 대한 전시가 아닌 가난에 대한 고발이라고 보면 적절할 것 같고요,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비로소 가난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합니다.

유수 님도 이거 해주세요!!!!!

단발머리 2025-01-1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의 예상 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하기에 다락방님이 리스트에 넣었을 거라고 생각한 책 3권이 있었습니다. 페이드 포, 포르노랜드, 새벽3시 바람이 부나요~ 해러웨이를 많이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구요. 저도 해러웨이 좋아하지만, 저는 이 책보다는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에요.

이 리스트가 2000년에서 2024년까지 출판된 책인거죠? 그럼 제가 사랑하는 거다 러너의 책, 필리스 체슬러의 책은.... 한국에서 그 사이에 나왔더라도 원저가 2000년 이전이면 포함되지 않는 걸까요? 그럴 거 같아요. 그래서 마리아 미즈 책은 빼신듯 합니다. 저도 하고 싶기는 한데, 아.....
나의 게으름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16 08:38   좋아요 2 | URL
마리아 미즈랑 박경리가 2000년 이전이라 뺐어요. 마리아 미즈 책은 국내에는 2000년 이후에 출간되긴 했지만 원서 검색해보니 이전이더라고요. 아쉽.. 저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꼭 넣고 싶었습니다!!
저는 도나 해러웨이가 참 신선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좋고요, [영장류~] 책이 너무 어려웠어요 ㅠㅠ 그래서 여기에 넣질 못했어요.

단발머리 님 해주세요, 해주세요, 해주세요!! 저는 꼭 단발머리 님의 리스트를 보고 싶습니다!!

독서괭 2025-01-16 08:55   좋아요 1 | URL
저도요!!

잠자냥 2025-01-16 08:58   좋아요 0 | URL
단발은 그만 축하하고 어서 페이퍼를 쓰시오!

단발머리 2025-01-16 09:17   좋아요 0 | URL
😜🫣🙄🤪😎

새파랑 2025-01-16 0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있는 책도 다 얻어가야 되겠습니다. 새벽 세시만 읽어봤네요~!!
알라딘에 뜬 목록보다 잠자냥 이작가님 목록이 더 땡깁니다 ㅋ

근데 명저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가 없네요?

다락방 2025-01-16 08:4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안그래도 마지막에 엄청 갈등을 했습니다. 독서공감... 을 넣느냐, 마느냐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저의 잘난척보다 저의 양심이 초큼 더 컸던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6 08:59   좋아요 1 | URL
다락방 시대의 참양심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17 08:0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심 다락방으로 불러주세요. 흠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퇴를 안 했다니!! 실망이다-!!
그나저나 저 다락방 님 리스트에서 세 권 맞혔다요! ㅋㅋㅋ 이 인간 페이드 포, 버섯, 새벽 세시는 꼭 들어가겠구먼 했다능🤣

다락방 2025-01-17 08:10   좋아요 0 | URL
ㅋㅋ 저는 리스트 고르면서 생각한건데 뭔가 읽고나서 ‘아?!‘ 이렇게 되는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 책들을 골라놓았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