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기 시작했다. 

친구랑 함께 1,2 월에 걸쳐 읽기로 했는데 1월에 내내 다른 책들만 읽다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한 것. 하하하하. 그런데 너무 재미있다. 그러니까 첫장에 이런 쪽지가 나온다.



백작(혹은 공작), 혹시 당신이 더 멋진 계획을 세워 두지 않았다면, 그리고 가엾은 병든 여인의 집에서 저녁을 보내는 계획에 별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 말이죠, 오늘 7시에서 10시 사이 우리 집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면 무척 기쁠 거예요. -아네트 셰레르 (p.14)



안나 파블로브나는 자신의 집에 공작을 초대하면서 이런 쪽지를 보내고 그가 오자마자 환영 인사를 건네는데, 공작은 그 인사에 답하며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p.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너무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런 장황한 대화가 러시아 문화인건지 아니면 그 시대 문화인건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말이라서 너무 재미있다. 아니지 전혀 사용하지 않는건 나나 내 주변이 사용하지 않는다는거지 어쩌면 러시아 어딘가에서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라도 저런 식으로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저런 대화가 일상이라서. 


우선 나였다면 저 쪽지 자체는 "우리집와서 밥 먹을래?" 정도로 대체할 것이고, 만약 나였다면 사랑하는 벗이여~ 하는 구절에서는 "몸은 좀 어때? 괜찮아졌어?" 로 물었을것이다. 너 몸 어떠냐는걸 묻는다고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이러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나타샤 소냐 니콜라이 에다가 안나도 여러명 나오는것 같아서 하여간 이름이 헷갈리긴 하는데, 아직 조금 읽었지만 대화가 너무 재미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도 나중에 친구들 아프다고 하면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너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줄래? 날 안심시켜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에 양갈비를 먹으러 갔다. 정확히는 갈비살이었는데 와 너무 맛있게 먹었어. 그런데 기본 반찬으로 준게 다 되게 특이하고 맛있었다. 하나는 고수랑 토마토 샐러드였는데 소스가 뭐냐 물으니 기성품 오리엔탈 소스라는게 아닌가. 오오, 나 집에 고수 있지!! 좋았어. 그리고 서비스라며 숙주볶음을 줬는데 이것도 맛있어. 양념 물어보니 소금 후추 약간이고 웍에 볶았다는거다. 좋았어. 마침 토요일은 우리 이모가 오기로 했고 우리는 나 고생시키지 말자고 배달음식 먹자고 했지만, 내가 있어바바~ 이러면서 나의 텃밭에서 고수를 똑 똑 따가지고 ㅋㅋ 내가 본대로 만들어보았다.



양파도 얇게 슬라이스해서 고수를 제일 밑에 그리고 양파, 토마토 순으로 놓고 오리엔탈 소스를 뿌렸다. 오오 맛잇었어! 엄마랑 이모도 이거 괜찮다~ 이러면서 잘 드셨다. 고수를 내가 키웠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숙주도 만들어보았다. 식당에서 먹었던 것처럼 불향은 안났지만, 이것도 반응이 좋았다!



아삭아삭하고 맛이 좋았는데, 사실 이건 내가 양고기랑 먹었었기 때문에 이걸 먹기 위한 고기가 필요했고, 집에 마침 오리훈제가 있어서 같이 먹기로 했다. 구워먹지 말고 쪄먹자! 나는 알배추를 사와서 훈제오리를 넣고 후추 촵촵 뿌려 쪄냈다.



소스는 참소스 먹고. 

아아 너무나 훌륭한 식사였다. 기름 쭉 빠진 훈제오리찜에 익힌 야채까지 가득가득.

아 나 너무 대단한것 같아. 나 너무 잘하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거 다 파티 음식이잖아. 게다가 고수 내가 키운거라니까? 내가 화분에서 똑똑 땄다니까?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나 너무 대단해...



그렇게 피자까지 시켜서 맛있게 먹고(네?) 입가심으로 컵라면도 먹어주고(네??) 하여간 다음날에는 요가를 갔다가 오랜만에 한 번 다시 뛰어보자 하고 천천히 동네를 뛰었다. 5km 작정하고 뛰었는데 느리게 뛰어도 힘들었어. 페이스 9분대 나왔는데 4km 뛰고 나니까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 그래도 땀이 흠뻑 나더라. 뛰면서 머릿속에는 뼈해장국 생각뿐이었다. 뼈해장국 먹고싶다 달리고나면 뼈해장국 먹을거야... 그렇지만 내가 평소에 가던 뼈해장국집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단 말야? 마침 동네를 뛰고 있던 터라 뛰면서 주변을 살폈는데 저어기, 24시간 감자탕 집이 보인다. 나는 달리고나서 그 감자탕 집으로 향했다. 오오 나름 맛집인가보다! 연예인 사인이 잔뜩 붙어있고(그런데 누군지 다 모르겠네요?) 넓은 식당에 예약자들까지 있어서 자리가 꽉 찼다. 그래도 이 한 몸 앉을 자리 있어 앉아가지고 우거지뼈해장국을 시켰습니다. 나는 뼈해장국에 우거지 들어간게 좋다. 잘못가면 우거지 대신 깻잎 넣어주는데가 있는데 뼈해장국은 우거지죠.



영롱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게 먹고 아빠 드시게 포장도 해서 집에 갔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이 집, 김치가 너무 맛없었네.. 



책을 샀다.



네, 이번엔 딸랑 한 권입니다. ㅋㅋㅋㅋㅋ


이거 트윗에서 보고 사고 싶었는데 품절인거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어서 출판사가 재고를 풀겠다고 했고 그 때 신청해서 살 수 있었다. 으하하하하.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책 주문을 어제 했는데 배송이 수요일에 된다고 한다. 으음.. 알았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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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2-03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ㅋㅋㅋㅋㅋ 아니 건강식으로 너무 잘 드셨네 했는데 피자에 컵라면 무슨 일인가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2-03 11:01   좋아요 2 | URL
그게 다 세트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샐러드, 숙주볶음, 훈제오리찜이랑 ㅋㅋㅋㅋ 피자랑 컵라면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17:39   좋아요 1 | URL
ㅋㅋ 네네 단발머리 님 말씀대로 피자에 컵라면까지가 셋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고로 맵고짠탄수화물이야말로 음식의 피니시에 적합하죠. 흠흠.

단발머리 2025-02-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p.15)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웃겨요. 예전에~~~ <빨간 책방>이던가에서 출연진들이 19세기 러시아 사람들이 어떻게 연애했을거 같냐, 연애 편지 막 이야기 하면서. 그네들이 보기엔 전화로 하는 우리 연애는 연애도 아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이야기 기억이 나요.

사랑하는 벗이여, 아침부터 안심 시켜 드릴게요. 제가 오늘 드디어! 대상포진 접종을 맞고 왔습니다. 짜잔~ 2회 맞으라 해서 일단 1회분 ㅋㅋㅋ 엄마가 계속 재촉하셨는데 방학 때 맞겠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ㅋㅋㅋㅋㅋ 이제 안심하시구요.

다락방님 기침은 좀 어떤가요?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세요.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17:42   좋아요 1 | URL
사랑하는 벗이여, 저의 기침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셨다니, 2차까지 다 완료하신다면 저는 무척 기쁠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몇년전에 했었는데 팔이 완전 띵띵 부었었어요. 당시엔 이러다 말겠지하고 넘어가서 며칠뒤 가라앉긴 했는데 아마 알러지였던것 같습니다. 휴..

아무튼 저 대화들 너무 재미있습니다. 저런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어서 결국 위대한 문학 작품들이 써질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화도 문학적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25-02-03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목표가 전쟁과 평화, 혹은 레 미제라블, 혹은 안나 카레니나 영역본 읽기였어서 찾아봤어요.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는 펭귄 클래식 영역본 page 6 (실제로는 두 번째 페이지) 에 나오는데

˝How are you, my dear friend? Put my mind at rest.˝


이렇게 나옵니다. 오, 도스토예프스키도 영역본으로 다시 읽어지고 싶은 번역이네요. ㅎㅎ
이 뒤에는 His voice remained steady, and his tone, for all its courtesy and sympathy, implied indifference and even gentle mockery. 라고 귀족화법 쓰고 있음을 알려주네요.

저는 위의 장편들 다 두고, 결국 몬테크리스토 백작 먼저 읽기로 하긴 했는데, 딱 한 장 읽었는데도, 전쟁과 평화 재미있어 보여요.



다락방 2025-02-03 17:44   좋아요 1 | URL
그런데 영어 번역보다 한국어 번역이 좀 더.. 음.. 뭐랄까. 좀 더 다정하고 오글거린다고 해야하나요. ㅎㅎ
재미있어요.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역본이라니. 와우!! 대단합니다.
전쟁과 평화 분량이 꽤 긴데 재미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여전히 이름 헷갈리긴 하지만 좀 읽다보면 나아지겠지요. 후훗.

잠자냥 2025-02-03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벗이여, 먼저 당신의 점심 메뉴가 어땠는지 말해주겠습니까? 날 안심시켜 주시지요.

저도 우거지 들어간 거 좋아해요.

다락방 2025-02-03 17:47   좋아요 2 | URL
사랑하는 벗이여 저는 중국당면을 추가한 마라탕을 먹었답니다? 언젠가 우리가 우거지 들어간 뼈해장국을 함께 먹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쁠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5-02-0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직 점심 시간은 멀었는데, 엄청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동네 달리기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요즘은 멀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만 달리지만, 예전에 그러니까 본격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동네에서 가볍게 달리기를 종종 했었어요. 겨울을 날 때까지 장거리 보다 단거리를 달리고 있는데, 다시 동네에서 달리기를 해봐야겠어요.

다락방 2025-02-04 11:42   좋아요 0 | URL
동네가 너무 좁아서 올림픽공원이나 한강을 달렸었는데요 이젠 거기 다녀오기가 너무 귀찮아요 ㅋㅋ 그래서 걍 동네나 조금 달려보자 하고 달린건데 앞으로도 동네나 천천히 슬로우조깅 할까 합니다. 그런데 한국.. 달리기 너무 춥습니다 ㅠㅠ
 
십계 미친 반전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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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없다.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 윤리적 감각이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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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2-03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 이거 샀는데 왜 구매자 표시 안뜨지? 다른 계정으로 샀나? 암튼 내돈내산 책입니다.

단발머리 2025-02-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 별 ㅋㅋㅋ🌟🌟

다락방 2025-02-04 11:42   좋아요 1 | URL
미친 반전 이런 광고 진짜 별로에요.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ㅎㅎ

관찰자 2025-02-0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없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낸 다락방님의 의지를 칭찬합니다!

다락방 2025-02-04 11:43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재미없을거지?‘ 했는데 끝까지 재미없더라고요? ㅋㅋㅋㅋㅋ

구름물고기 2025-02-0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이 그러하다

다락방 2025-02-07 11: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름물고기 님도 이 책을 읽어 보셨나요?
 

2월의 함께 읽기 책은 '캐런 윌슨-부터바우'의 [아기 퍼가기 시대] 입니다.

이 페이퍼를 쓰기 직전에야 제가 이 책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어 부랴부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두부스낵과 함께.. 샤라라랑~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음, 아마도 5월이 우리가 여성주의 책을 같이 읽는 마지막 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 함께 읽는 동안 열심히 읽어봅시다.

여러분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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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3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진짜요??? 😱😱😱😱😱

잠자냥 2025-01-31 15:09   좋아요 0 | URL
웅 이제 혼자 읽어!!🔥

다락방 2025-01-31 15:21   좋아요 0 | URL
네, 현재 계획은 그렇습니다!!

햇살과함께 2025-01-3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지금 구매해요. 두부스낵과 함께…

다락방 2025-01-31 15:57   좋아요 1 | URL
두부스낵이란 무엇인가.. ㅎㅎ

단발머리 2025-02-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구매 전입니다. 고백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부 스낵도 같이 올 거에요. 지난번에도 주문했는데 저는 맛도 못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2-03 08:48   좋아요 1 | URL
저는 구매했습니다. 두부 스낵과 함께 제게 오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설연휴동안 부지런히 달려서 48kg 의 몸무게를 만들겠다는 다짐은 축농증 이슈 때문에 무너졌다.

지난 주말 산에 다녀온 뒤부터 기침과 가래가 시작됐는데 병원가 사흘치 약을 받아 먹었지만 낫지 않았던 것. 연휴 시작과 동시에 동네 내과를 찾았는데 축농증이라고 했다. 흐음. 사실 그런가 싶긴 햇지만 어쨌든 기침과 가래가 고민인데 기침 가래약을 받았으니 걍 먹어보기로 했다. 

약국에서 약 처방을 받는데 항생제를 6일.. 이나 주어서, 저기요 선생님, 혹시라도 그걸 중간에 빼먹으면.. 건너뛰면 안되겠지요? 물었는데 약사 선생님은 왜 빼먹으려고 하시죠? 물으셨고 나는 작게, 술.. 마셔야 해요.. 라고 했다. 선생님은 술을 마셔도 약은 먹으라고 술 마시는 것도 몸에 나쁜데 약까지 안 먹으면 어떻게 나으려고 하냐, 약도 먹고 술도 마시라고 했다. ㅎㅎ 


그리고 토요일, 친구랑 일자산에 갔다.

날이 아주 좋았지만 가래가 심해서 걷는동안 목구멍에서 가릉가릉 했다. 힝 ㅠㅠ




목구멍에 가래가 끓어 걷기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쩼든 무사히 올라갔다 내려와 친구랑 오리 로스구이를 먹고 2차로 닭똥집 튀김을 먹고 헤어졌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다른 친구와 일자산을 갔다. 이번엔 전날보다 더 추웠다. 날씨가 별로였다. 목 상태는 전날보다 나아서 중간중간 평지에서 뛰었다. 친구는 오르막인데도 아주 잘 뛰더라.





이 친구랑은 1차로 소고기를 4인분 먹고(맛없었다) 2차로 만두전골을 먹었다(네?) ㅋㅋㅋㅋ


하여간 48kg 만들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친구는 그렇다면 몇 kg 을 감량해야 하냐 내게 물었고, 음, 아마도 수십키로? 라고 나는 말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화요일날 남동생네가 오기로 했었는데 월요일에 여동생 혼자 하루 먼저 와서 우리는 함께 백화점을 쇼핑하고 요가센터에서 같이 요가도 했다. 저녁도 맛있게 같이 먹고 새벽 두시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음날은 남동생 식구들과 여동생 식구들이 모두 모였다. 집이 왁자지껄 시끄러웠는데, 다섯살 조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서 진짜 너무 좋았다. 이 아이들이 같이 모여 노는걸 보는게 너무 좋아서 나는 기꺼이 명절 여행을 포기하고 있다.



아오, 저 작은 손 좀 봐.. 얘네들 같이 노는거 너무 예쁘다 진짜!!


신나게 같이 놀고 먹고나서는 잠들지 않은 몇 명만 거실에서 <중증외상센터>를 같이 보고, 그리고 거실에서 나랑 여동생이랑 타미가 함께 잤다. 자다보니 타미의 손이 내 얼굴에 얹어져있고 타미의 발은 내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는데, 이게 왜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자다 깨서 웃었다. 이불을 다시 제대로 덮어주고 자는데, 이런 순간조차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옆에서 잠든 사람이 나에게 발을 얹었을 때 웃음이 날 확률은? 


후훗.


이번 설에 특별히 음식을 내가 준비한 건 없었는데, 그래도 저녁에는 아이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어 루꼴라부라타치즈 샐러드를 만들었다. 다섯살 조카는 맛없다고, 치즈는 노란 치즈만 맛있다고 했는데 타미랑 둘째조카는 너무 맛있다고 했다. 다 먹고나서 이모가 해준 샐러드 또 먹고 싶다고, 다음에도 오면 해달라고 했다.



다른 재료는 있었지만 방울토마토는 없었는데, 마침 일요일에 일자산 같이 간 친구가 집에 가면서 미리 준비해온 방울토마토 두 박스를 선물해주었다. 식구들과 같이 먹어요, 하고. 덕분에 샐러드에도 넣어 맛있게 먹었다. 스테비아 토마토였는데 망고맛과 청포도 맛이었다.


설 당일날엔 모두 모여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조카들에게 주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세뱃돈을 받지 못했지만 나가는 건 많이 나갔다. 부모님께도 내가 드리고 조카들에게도 내가 주고.. 나이들어 싱글이라는 건 세뱃돈이 나가기만 한다는 걸 뜻하는것 같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통장이 텅 비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식구들이 모두 돌아가고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집안 대청소를 하고 뛰러 나갔는데, 바람이 너무 찼고, 5km 만 달려보자, 하고 나갔지만 중간에 기침이 계속 나오는 바람에 3km 에서 멈췄다. 달리기를 멈춘 후에도 한참동안 발작적 기침이 나서 너무나 힘들었다. 어휴, 그래서 이번 연휴에 달리기는 그만두자, 생각했다. 48kg.. 안녕.. 기침 때문에 달성 못했어. 정말 기침 때문이었어...



연휴동안 책을 많이 읽자고 생각했지만, 사실 잠을 정말 많이 잤다.

기침약 먹으면 잠이 쏟아져서 잠을 자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잤다. 자고 또 잤다. 일어나서 먹고 또 잤다. 그래서 48kg 를 만들 수가 없었다. 다 기침 때문이라니까?


책을 샀다.


















잭 리처 시리즈인 [처단]은 연휴때 읽을라고 급박하게 샀는데 읽지 못했다. 아아, 나여..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단발머리 님 서재에서 자주 보았던 책이지만 과연 내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하며 한참을 미루다가 한 번 사봤다. 어쩌면, 조금쯤은...


[폴란드인]은 존 쿳시의 신작이라 샀다. 오래전에 [추락]을 읽은 후로 존 쿳시의 책들을 계속 읽고 사고 있다.


[아픈 몸을 살다]..를 샀는데, 박스를 열고 책을 꺼내보니 익숙한 책의 모습... 집에 어쩌면 이 책이 있을 것 같아 겁나지만, 정말 있을까봐 애써 찾아보거나 뒤져보진 않았다.



















이번 연휴에 추리 미스테리 쪽 소설을 죄다 조져버리겠어! 라고 결심하고 [존재의 모든 것을]을 샀지만, 건드리지도 못했다.


남동생이 온 김에 그간 읽은 책 추려고 준비해놨는데 내 책장에 놓인 이제 막 새로 산 책 [한밤중의 마리오네트]를 보더니 누나, 이거 재미있겠다, 하고 내가 읽지도 않았는데 가져가버렸다. 그래, 먼저 읽고 줘... 


[십자군, 성전과 약탈의 역사]는 구매자평에도 썼지만, 국힘 전의원이 법원 폭도들을 향해 십자군이라 칭해서 뭐라고?? 하고 읽게 되었다. 나는 국사,세계사에 엄청 무지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어디 한 번, 하고 보는 편이다. 



하도 많이 잤더니 어제는 잠이 오질 않아서, 이번달 여성주의 책은 [제국주의와 남성성]도 다 읽었고, [외국어를 공부합니다 영어는 아니고요] 도 꺼내서 다 읽고 내친김에 [십자군, 성전과 약탈의 역사]도 다 읽고 잤다. 덕분에 잠을 못잤다. 뭐, 출근 하기 싫어서 못잔걸지도 모르겠다. ㅋㅋ


그렇게 나는 출근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익숙한 양재천,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양재천. 저기, 개를 산책하는 사람이 보인다.

일을 시작할 준비를 했고, 보쓰에게 보고할 자료를 출력해 두었고, 커피를 내렸고, 그리고 예의 책과 함께한 사진을 찍었다.




오늘 일하면 다시 주말이라는 건 좋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것 같아 너무나 아쉽다. 벌써 1월이 다 가버리다니.


2월에 해야할 일, 5월에 해야할 일, 그리고 가급적 5월 안에 해야 할 일을 계획했다. 이루고 싶은 일과 연습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정말로 48kg 가 되고 싶은건 아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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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1-3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침 한 번 하면 잘 안 낫는 사람으로서 그릉그릉 기침 너무 괴롭잖아요. 얼른 나으셔야 하는데ㅠㅠㅠ 일단은 너무 기침 날 때는 커피도... 목 안을 건조하게 한다 해서 저는 그 기간에 커피를 끊었습니다. 그 때는 일할 때라 기침하면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요. 너무 기침 나면 함 고려해 보세요. 그리고 따뜻한 물 많이요.

존 쿳시는 저는 <포>랑 <철의 시대>만 읽었는데 <추락>을 꼭 읽어봐야겠군요. 신작도 나왔네요.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연휴가 휘몰아쳐 끝나고 이제 남은 건, 마저 읽어야할 책들과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잭 리처. 책만 남았습니다^^

다락방 2025-01-31 10:35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닥터가 커피는 가급적 마시지 말라고 해서 연휴 동안에는 가급적 안마셨는데 회사에 나오니까 또 그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낫긴 해요. 그렇지만 여전합니다. 이놈의 기침 가래 너무 싫어요 ㅠㅠ 아 맞다, 닥터가 따뜻한 물도 많이 마시라고 했어요! 단발머리 님은 닥터십니까?

존 쿳시는 포랑 철의 시대를 저는 안읽었는데 단발머리 님과 이렇게 어긋나나요. 후훗. 죄다 읽어볼 작정입니다.
저도 잭 리처 읽을 생각에 너무 씐나요! 그리고 .. 네, 책이 남았습니다. 책들이요..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3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오빠랑 엘사 퍼즐 맞추기 할 때 아가 조카가 얼마나 행복할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상상이 너무 잘 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31 10:40   좋아요 1 | URL
다섯살 아가가 까르르까르르 웃을 때마다 진짜 얼마나 심장이 녹아들어가는지 모릅니다. 얘네들 보는 재미에 살아요. 이런게 바로 나이들어가는 것인가 봅니다. 흑흑 ㅠㅠ

비공개 2025-01-3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동안 감기 앓은 사람으로서 운동 조금 덜하시고 약 잘 챙겨드시기를 바래봅니다!
조카들 보며 웃는 다락방님을 생각하며 저도 웃어봅니다 ㅎㅎ 감기 다 나으시면 연락주세요!! 문자로…
(48kg 다락방님을 어찌 만나야할지 고민하다 마지막줄에 안심한 사람..)

다락방 2025-01-31 13:40   좋아요 1 | URL
제가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연휴 좀 왔다고 할랬더니 이렇게 기침이.. 하아.. 그리고 약 먹기는 왜이렇게 지겨운가요? 항생제 다 먹었습니다. 만세!!
우리는 곧 보도록 합시다.
48kg 라뇨, 저는 싫습니다. 그렇게 힘없(어 보이)는 여자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아하하하하.

blanca 2025-01-3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농증 당첨되셨군요. 항생제 끝까지 잘 드시고 나은 것도 꼭 확인하셔야 해요. 저 재작년에만 거의 네 번 걸렸었는데 작년부터 서서히 회복되더라고요. 코로나 후유증으로 걸리기 시작하더니 감기 끝에 항생제 매번 먹었어요. 아그들이 너무 예뻐요. 저는 아기 조카가 독감에 걸리고 동생은 노로 바이러스 걸려서 못 봤어요. --;; 빨리 나으세요.

다락방 2025-01-31 13:41   좋아요 0 | URL
기침 가래는 빨리 낫지 않네요. 병원에서도 닥터가 가래가 목에 붙어서 그게 아주 오래 가고 고질일거라고 했는데딱 그렇습니다. 항생제는 다 먹었어요. 오늘 아침 마지막 항생제를 다 먹고나서 만세!! 했습니다. 항생제 처방은 정말 싫어요. ㅠㅠ
아가도 아프고 동생도 아프고.. 명절인데 못보셨네요. 저는 볼 수 있어서 또 실컷 안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

잠자냥 2025-01-31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48kg 되려고 마음먹은 거 아니야?!🤣🤣
그래도 친구랑 찍은 사진은 그림자가 매우 길어서 48kg으로 보입니다!🤣🤣🤣
저도 싱글 아닌 싱글이라 조카들에게 세뱃돈 펑펑 나가고 내 자식들은 6마리나 되는데 ㅋㅋㅋㅋ 다들 집에서 쿨쿨 자느라 세뱃돈 회수 실패 ㅋㅋㅋㅋㅋ🤣🤣🤣

전 그래도 엄마가 세뱃돈 줬어요. 그걸로 책 사러 들어옴… ㅋㅋㅋㅋㅋ 폴란드인 땡투할게!! 새해에도 부자 되렴!

다락방 2025-01-31 13:43   좋아요 1 | URL
저거 그림자가 마침 길게 나오길래 ㅋㅋ 그래서 찍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러면 저도 안찍었을 겁니다. ㅋㅋㅋㅋㅋㅋ하여간 명절에 돈 훅 나가서 미치겠어요. 명절이 일 년에 두번이라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아하하하하.
저희 엄빠는 세뱃돈도 안주십니다.. 저는 지갑에서 돈만 나가는 사람... 그나마 잠자냥 님의 땡투 덕에 먹고 삽니다. 흑흑 ㅠㅠ 제가 파산하지 않는건 잠자냥 님 덕입니다!! 잠자냥 님 만세만세!!

망고 2025-01-31 15:51   좋아요 1 | URL
그림자만 보면 2미터 48킬로그램으로 보입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5-01-31 15:5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다리 길이만 1미터 50센티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0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축농증이요? ㅜㅜ 저희둘째도 축농증 진단 받고 한참 항생제 먹었는데.. 그와중에 등산까지?? 기침가래 좀 나아지셨나요?
아가조카 손 정말 귀여워요…❤️❤️❤️ 아이들 같이 노는 거 보면 참 흐뭇하죠. 자다가 나한테 발 올려도 기분좋은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ㅎㅎ
1월이 벌써 가버리다니… ㅠㅠㅠㅠ

다락방 2025-02-03 08:49   좋아요 1 | URL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4km 느리게 뛰엇습니다. (피에스 9분대 ㅋㅋㅋㅋㅋㅋㅋㅋ) 5킬로 채우고 싶었는데 힘들었어요. 어휴.. 속도에 대해서 저는 욕심을 버려야할 것 같아요. 실력이 안됩니다.. 히융
자다가 발 올리는 존재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행복합니다 ㅠㅠ
 

빅토리아 시대의 언론은 인도 항쟁에 관한 단편적인 기사와 과장된 현장 소문을 보도하여 대중들 사이에 집단적인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사실 기사와 소문은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 - P133

하지만 매춘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1869년 전염병 예방법 폐지를 위한 두 개의 단체38)가 결성되고, 그후 10년간 이 법을 폐지하라는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다. 구빈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매춘부의 실태에 접근하게 된 조세핀 버틀러 Josephine Butler(1828-1906)가 이 캠페인의 지도적 역할을 맡게 되었다. 버틀러는 매춘 여성들의 권리와 자유를 옹호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매매춘에 대한 최초의 페미니즘적 설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매춘 여성이 곧 매매춘이었던 등식에서 벗어나, 버틀러는 매매춘에 관련된 남성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여성이법적 차원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매매춘이 생겨났으며, 책임과 애정이 없는 섹스를 추구하는 남성들의 부도덕성이야말로 매매춘을 낳게 한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버틀러는 주장했다. - P174

피터 게이Peter Gay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공포는 태곳적부터 있었지만, 그것이 대중 소설이나 의학 논집의 두드러진 주제로 부상한것은 19세기라고 주장한다. 특히 19세기 후반부에는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힘이 드러나면서 남성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되었다는 것이다. 8)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성욕과 <오르가슴>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은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성을 둘러싼 엄청난 권력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르가슴>을 통해 여성은 남성의 성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하며 위계를 매길 수 있는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지표들은 종종 <도덕>이라는 더욱 강력한 요소에 의해 그 권위가 전복되거나 굴절, 은폐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성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도덕>으로 <과학>을 제압하는 현상이 그것이다. - P181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소년의 개별적 정체성과 집단적 삶 사이에는 늘 긴장이 존재한다. 상급생이 하급생을 마구 부려먹는 패깅fagging 제도에 대하여 톰은 끊임없이 반항한다. 그러면서도 결국그 불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톰이 선택하는 방법은 또다른 <팀 스피리트>의 창출이다. (8장) 다수의 저학년 패그들이 단합하여 자신들을 괴롭힌 상급생들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꾀한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제국주의 시스템 속에서 식민지들이 선택하는 저항의 기제조차도 중심부에서 만들어낸 방식 자체를 차용(모방)할 수밖에 없는 제국주의의 본질 자체와 일맥상통한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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